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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안전조치, 산업저해 우려된다식약처가 의약품 안전 대책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는 방안들이 업계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유통의약품 수거 생동성시험이나, 코감기약 성분인 슈도에페드린 함유 복합제의 전문의약품 전환 검토가 그것이다. 아직 검토단계라 실현 가능성을 장담할 순 없지만,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만으로 해당 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사실 두 방안은 예전에도 논의된 적이 있다. 당시 식약청은 산업 저해 등의 이유로 추진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유통의약품 수거 생동성시험은 제네릭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의사단체 등에서 제기한 문제다. 유통약 생동시험으로 제네릭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면 굳이 못 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대조약의 불균일, 비용주체 등 현실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더구나 유통의약품 생동성시험이 제네릭 신뢰회복으로 연결돼 처방이 늘어난다는 근거도 없다. 약효시험이 처방패턴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제네릭은 약값과 마케팅이 처방을 좌지우지한다. 또한 사전 인허가 과정에서 행해졌던 품질과 약효시험을 추가비용을 들여 발매 후에도 실시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취지야 그럴듯 하지만, 그로 인해 전가되는 부담이 너무나 크고 합리적이지도 못하다. 몇 년전 식약청도 고개를 흔들었던 방안이 갑자기 왜 튀어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다. 슈도에페드린 함유 복합제의 전문의약품 전환 방안 역시 과도한 안전 불안감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물론 해당 성분을 마약으로 전용하는 사례가 늘어났다고 하지만, 약국을 통해 쉽게 코감기약을 이용했던 소비자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작년 전면 재분류 조치에서 보여주듯, 전문의약품은 안전성, 일반의약품은 접근성을 중시하고 있다. 과연 슈도에페드린 함유 복합제가 환자의 부작용을 걱정할 만큼 위험한지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 없다. 또 이 약을 대체할 일반의약품 코감기약도 부족한 상태다. 더욱이 오랫동안 일반약으로 자리를 한 제품군이라 전문약 전환으로 매출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매해 생산실적도 약 500억원으로 작지 않다. 식약처도 이런 문제들을 잘 알기 때문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원칙만 지켰으면 한다. 비과학적이고 불합리한 조치라면 바로 폐기하고, 업계의 불안감을 해소시켜야 한다.2013-06-27 06:30:00이탁순 -
연구자를 위한 변명-신약개발이 어려워진 이유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활동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신약개발은 여전히 이루기 힘든 과제다. 과거에 비해 시간과 돈은 더욱 많이 소요되고 있으나 승인되어 나오는 신약의 개수는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신약개발을 위한 환경은 어려워지고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으며 생산성은 더욱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 만큼 신약개발에 임하는 각 기업들이 떠안게 되는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각 신약연구 현장에서 연구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최근 10여년간 FDA가 허가한 신약의 개수를 보면, 1996년 부터 2004년까지 매년 평균 36개의 신약이 승인되었다. 그후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액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2005년부터 2010년까지는 연 평균22개로 급감했다. 최근 들어 2011년과 2012년에는 신약 승인건수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이나 장기적으로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처럼 과거에 비해 신약개발은 부쩍 어려워진 느낌이다. 이런 상황은 왜 만들어진 걸까? 우선, 신약이 될만한 것들은 이미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좋은 신약들이 많이 나왔다. 그 동안 축적되었던 기초과학의 발전에 힘입어 질병 메카니즘에대한 이해가 증진되면서 질병을 좌우하는 단백질에 작용하는 새로운 약을 찾아낼 수 있었던 덕분이다. 또한, 이 시기는 high-throughput technology가 신약개발에 도입되어 연구 개발의 생산성을 증대시킨 때이기도 하다. 따라서 비교적 손쉽게 발견하거나 합성하기가 쉬웠던 약들이 개발과정에서 약효와 안전성 평가를 거쳐 이 시기에 무수히 시장에 나왔다. 순환계질환, 대사성질환, 관절염, 통증, 소화기질환, 감염성질환 등에 작용하는 약물들이 그 예에 속한다. 이런 결과로 이제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꼭꼭 숨어있는 약들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신약 발견이 어려워진 것이다. 이제, 많은 제약사들이 질병 메카니즘이 더욱 복잡한 질병에 매달려 신약 개발에 전념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신약개발의 실패율이 높아진 것도 요인이다. 대표적인 예로서 치매 (Alzheimer’s disease) 치료제를 들 수 있다. 치매가 의학적으로 처음 보고된 지 100 년 이상이 되었지만 아직껏 치매의 원인에 대해선 정설이 없는 실정이다. 현상적으로는 치매 환자의 뇌속에 베타아밀로이드 (β-amyloid)가 축적되는 것이 관측되고 있지만 이것이 치매의 원인인지 아니면 증상으로 나타난 결과인지 분명히 해명되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타우단백질(Tau protein)이 새로운 타겟으로 주목받지만 그 유효성은 연구들이 더 진행되어야만 알 수 있다. 현재 100 개가 넘는 치매용 신약후보물질들이 임상실험을 치르고 있지만 현재까지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는 약들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대부분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Genomics와 proteomics의 발전으로 새로운 타겟 단백질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의 경우 그 타겟 단백질과 질병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 바람에 질병과의 관련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타겟을 정해놓고 제약사들이 개발에 나섰다가 결국 임상실험 단계에서 좌초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최근의 통계를 보면, 신약후보들이 임상2상에서 성공하는 사례가 20% 미만에 그치고 있는데 그 실패 사례의 절반 정도가 충분한 약효가 입증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또한, 임상3상에서 실패하는 사례들을 보면 그 3분의 2정도가 불충분한 약효 때문이었다. 이처럼, 특정 질병에 대해 새로운 타겟의 발견이 예전에 비해 쉬워졌다고는 하지만 그에 반해 이들 타겟들이 질병의 상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타겟이 아닐 가능성도 많은 것이다. 그만큼 제약사들로서는 리스크를 많이 떠안고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모순적으로 들리겠지만, 신약후보물질의 스크리닝의 속도가 빨라진 것도 신약개발의 전체 속도를 더디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들어, 특정 타겟에 대한 assay 기술이 발전되고 그 스크리닝 속도가 빨라져 (high throughput screening) 각 제약사는 신약후보물질을 손쉽게 많이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일단 스크리닝 단계에서 단서가 될만한 후보물질이 나오면 이들 물질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최적화된 신물질을 찾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이 단계에서는 동물실험을 비롯한 여러 테스트를 거쳐야 하므로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따라서 고속 스크리닝 단계에서 여러 개의 물질이 후보약으로 추려지면 결과적으로 여러 사냥감을 한꺼번에 쫓아야 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제약사로서는 각 사냥감에 대해 일일이 연구를 집중하면서 평가를 해야 하는 신약후보물질이 많아지므로 그만큼 전체적인 진도가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는 연구개발의 필수요건 중의 하나인 집중된 연구환경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기도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노력을 통해 더욱 좋은 신약후보물질을 발견할 가능성 또한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환자 기대수준 높아지고 약물 안전성도 한층 강화 환자들이 신약에 대해 그 기대수준이 더욱 높아진 것도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을 증가시키고 있다. 많은 환자들에서 처음에는 약이 듣다가도 차츰 안 듣게 되어 다른 약을 복용하고, 또 다시 다른 것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발견되는데 이런 고질적인 환자(refractory patients)들은 어느 질병이든30-40%에 이른다고 한다. 이처럼 치료하기 까다로운 환자를 대상으로 약을 개발해야 할 경우, 반드시 새로운 메카니즘을 지닌 약물을 개발해야 하고 아울러 환자가 복수의 약을 먹는 경우를 감안하여 약물상호작용을 고려해야 하는 부분도 생기게 되므로 그 만큼 리스크가 높아지게 된다. 또한, 환자들은 약효가 있는 것은 물론이요 약의 복용법이 편리해 지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예를 들어, 1일 다회 복용에서 1일 1회 복용하는 약, 매일 사용하는 약에서 주 1회 사용하는 약, 주사제보다는 경구로 복용하는 약, 비슷한 치료효과라도 부작용이 더욱 경감된 약 등을 선호하고 있다. 이는 처음 개발에 성공한 신약 (first-in-class 신약)들이 근본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 (best-in-class 신약) 할 수 있도록 신약개발과정중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신약으로 성공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개발사들을 압박하는 또 다른 요인이 되는 것이다. 허가당국이 약의 안전성에 대해 더욱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것도 신약개발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최근, FDA등 허가당국은 신약이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나타낼 경우 환자들의 안전을 적극적으로 보장하는 관점에서 심사를 하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2004년에 진통제 Vioxx를 복용한 환자들에서 심장마비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지면서 Merck사가 자진해서 판매를 중단한 것을 계기로 FDA는 신약의 심혈관계 부작용에 가능성에 대해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민성대장증후군에 사용하던 Novartis의 Zelnorm에 대해 심장발작과 심장마비에 대한 위험성이 알려지자 FDA는 판매금지를 권고한 바 있다. 그후 2007년에는 GSK의 당뇨병 치료제 Avandia 역시 심장마비의 위험성이 대두되자 (최근, 그 위험성이 지나치게 과장되었던 것으로 판명났음.) FDA는 이후 개발되는 당뇨약중에 심장에 대한 위험신호가 보이는 신약에 대해 수천 명 이상의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한 안전성 시험을 의무적으로 하도록 규정을 신설하였다. 이런 대규모의 임상실험은 한국의 제약기업들에겐 감당하기 벅찬 요구조건이 된다. 이같은 예에서 보듯, FDA는 공공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부작용 가능성을 어느 때보다 중시하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신약개발의 진도가 정체될 수 있다. 더욱 강화된 안전성 문제와 더불어, 보다 확실한 약효(Efficacy) 역시 요구된다. 유럽의 허가기관인 EMA는 새로운 약에 대해 기존의 치료제와 비교하여 우월한 약효를 보일 때에만 허가를 해 주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개발중인 약물이 기존 치료제에 비해 우위를 보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개발사로서는 위험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FDA는 부작용 대비 약효가 뚜렷하지 않으면 허가를 보류하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비만치료제 등 남용의 우려가 있는 약이나 당뇨병 약처럼 매일 복용해야 하는 약들의 예에서 보듯, 심혈관계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상쇄할 수 있는 우월한 약효를 지니지 않으면 신약 승인을 받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또한, 최근들어 희귀질환 치료용 신약이 전체 신약의 3분의 1이나 차지할 정도로 많이 승인되고 있는데 이 현상도 따지고 보면 이들 약물들이 특정 환자군에 대하여 보다 뚜렷한 약효를 보여주기에 유리한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약효에 대해 보다 명백한 자료를 요구하는 최근의 까다로운 심사기준을 충족시키려면 제약사로서는 더욱 완벽한 신약 발굴에 집중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이다. 일단 신약으로 승인받았다고 하더라도 상업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낮아진 것도 신약개발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의 통계를 보면 승인받은 신약 10 개중에서 단 2 개만이 개발경비를 넘어설 정도의 수익을 가져다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역곡절 끝에 승인을 받아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곧 상업적인 성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의 또 다른 통계에 의하면, 신약이 승인을 받은 후 후발약이 시장에 등장하기까지에는 평균 1.2년 밖에 안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선발약과 후발약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져서 first-in-class이든 best-in-class신약이든 예전처럼 블럭버스터 신약이 나오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된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상으로, 과거에 비해 신약개발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들을 살펴보았다. 오늘날 각 신약연구자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객관적인 환경은 신약개발의 중흥기였던 90년대와는 판이하게 달라져 있다. 이는 한국내의 신약연구자들에게도 적용되는 현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글로벌 공룡 제약기업들이 주도하는 신약개발의 다툼 현장에서 한국 제약기업들이 이뤄내는 신약개발 성과는 매우 고무적이다. 제한된 연구인력과 연구비로 만들어낸 신약후보들을 가지고 글로벌 기업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라이센싱 대화를 진행하는 기업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직접 겨냥해 미국시장에서 임상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국내 신약도 10여개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한국의 제약업계가 온갖 어려움속에서도 이뤄내고 있는 성과가 속속 가시화 되고 있지만 여전히 일반 국민들은 물론이요 많은 의약 관계자들조차 한국 제약업계의 신약개발 노력이나 잠재력을 과소평가하는 모습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부디 이 글이 한국의 제약사들이 겪고 있는 신약개발의 어려운 현실과 그것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이해하는 데에 다소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2013-06-24 06:30:04데일리팜 -
[칼럼] "나는 도둑놈이 아닙니다"…어느 약사의 절규'과거 고속도로 CC-TV 녹화 화면을 되돌려보니, 귀하 소유의 65오 64XX 차량이 여러차례 과속을 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2009년 7월3일과 8월5일, 귀하가 과속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해 주시기 바랍니다. 과속을 인정하신다면, 범칙금을 납부하겠다는 내용을 적어 동봉한 확인서에 서명 날인하여 30일 이내 회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첨부자료: 안내문, 확인서 각 1부, 어슴푸레 흐릿한 CC-TV 사진 2장." 만일 독자 여러분이 경찰 당국에서 이같은 통보를 받았다면? 약사들이 요즘 이와 유사한 일로 난리법석이다. 이유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감사원의 지적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일로매진 중인 '의약품 공급·청구불일치 내역 확인 요청' 때문이다.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기반의 일명 청구불일치 서면조사다. '의약품 도매상 등 공급업체가 신고한 의약품공급 내역과 약국의 약제비 청구(사용) 내역'을 대조해 그 차이를 밝혀내는 방식이다. 약사들은 그 차이를 해명하려 먼지 쌓인 서류 더미를 2~3일씩 시간을 쪼개 뒤지고 있다. 약사회가 있다고는 하나 무력하기는 마찬가지로 결국 십자가는 약사 개인의 몫이다. "우리는 의심한다...죄없음을 스스로 입증해 보이라" 심평원의 청구불일치 서면조사는 '공급내역과 청구내역'을 견줘서 나타난 차이를 '의심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이 의심은 구체적으로 약국이 저가의약품으로 조제하고, 고가의약품으로 청구함으로써 부당하게 이익을 얻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심평원의 서면조사는 "우리는 당신의 행위를 의심한다, 고로 약국이 스스로 죄없음을 입증하든가, 부당 이익을 토해내라"는 말과 같다. 사극의 흔한 장면 "네 죄를 네가 알렷다"와도 중첩되는데, 추상같은 호령앞에 떨고 있는 약국이 무려 1만곳이다. "난, 도둑놈이 아닙니다." 모 약사는 데일리팜 기자를 만나자 마자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달에 겨우 2224원을 편취하려고 ml당 10원인 의약품을, ml당 14원인 약으로 허위 청구했겠습니까? 이게 뭐하자는 겁니까" 라고 반문했다. 물론 그의 항변이 서면조사 대상 1만 약국에 대한 의심을 다 설명해 주지는 못할 것이다. 1만 중엔 진실로 억울한 곳도 있을 터이고, 경미하지만 급한 김에 행한 의도적 사례도 있을 것이며, 뭐가 뭔지도 모르는 가운데 이뤄진 경우도 섞여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억울함을 호소하는 약사들의 구구절절한 사연들은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그렇다고 한다면 '입구와 출구의 의약품 종목과 수량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1만 약국을 의심하는 것은 과연 타당한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약사들이 입증한 구구한 사연들 구조적 문제로 귀착 약사들이 토해낸 사연들은 한결같이 보건의약계의 구조적 문제로 귀착된다. 1만종이 넘는 보험약품과 약국 수용의 문제를 비롯해 ▶지역의사회의 처방의약품 목록 미제출 ▶사후통보 같은 대체조제 걸림돌의 존재 ▶잦은 처방변경이 빚어내는 반품 연례 행사 ▶분업초창기 원활한 조제를 위해 권장됐던 약국간 교품 혹은 빌려오기 ▶약국간 불용재고 교품 권장 관행 혹은 문화 등이 난마처럼 얽혀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단순히 공급과 약제비 청구(사용)를 비교해 위법의 가능성만 크게 보는 행정은 과연 올바른 것일까? 특히 데이터 마이닝의 출발점인 제약회사, 도매업체 등 공급자의 거래내역 보고의 오류 가능성은 감안하지 않은 채 수치상 차이를 유통의 마지막 단계인 약국에게만 입증하라는 명령은 행정권력의 오용내지 남용이다. 물론 심평원이 현지조사하고 있는 1000여개 약국은 별건이다. 심평원이 데이터 마이닝을 통해 차이나는 금액이 상식 밖이어서 누가 봐도 행위에 고의성이 짙은 것으로 추정했기 때문이다. 이 들에 대해선 서면조사를 받고 있는 약사들 조차도 일벌백계 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서면조사를 받는 약사들은 수시로 데일리팜에 전화를 걸어 억울하다고 하소연하거나, 문제를 지적하는 반면 현지조사를 받았다는 약사들은 누구도 연락하지 않았다. 주변에선 경영잘하는 모 약국이 현지조사 때문에 폐업했다는 등의 흉흉한 이야기만 나돌 뿐이다. 이들 약국을 어떻게 해야할까? 감사원 지적대로 환수조치 등 사법적, 행정적 조치를 내려야 한다. 이들은 환자를 속였고, 국고에 준하는 건보재정을 축냈기 때문이다. 서면조사 약국과 현지조사 약국은 질이 다르다 그렇다면 '약 4년간 거래 금액 8억원 중 8만원의 차이를 낸 약국은 어떻게 볼것인가. 이들은 고의성을 입증하기도 힘든데다, 오히려 구조적 문제의 희생자들이다. 그런데도 이곳에 자료를 입증하라 하고, 잘못을 인정한다는 확약서를 쓰게 하며, 그 금액을 환수해야 옳은 일일까? 그게 추상같은 정의의 실현일까? 감사원은 본연의 직무 실현을 위해 환수하라고 지시할 수 있다. 피감기관은 당연히 그 지적을 개선하고 이행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지적을 액면 그대로 이행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보건의약계의 문제를 모르는 곳이라면 몰라도 전후 사정을 꿰고 있는 심평원이라면 고의성 짙은 약국을 면밀하게 밝혀 다수의 약국에게 경계로 삼겠다고 왜 당당하게 감사원에 소명하지 않았는지 납득할 수 없다. 서면조사는 참 고약하다. 4년이라는 기간 중 어느 날 이뤄진 거래내역서나, 혹은 급한 환자 때문에 이웃약국에서 약한통 빌려와 조제한 후 밥한끼 산 사연을 입증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 고약한 함정은 귀찮아서 그깟 8만원 포기하고 싶은 유혹 뒤에 숨어있다. 해당 약사야 8만원 없는셈 칠 수 있겠지만 '없는 셈 치는 순간' 이건 스스로 유죄를 인정하는 꼴이된다. 통계는 과학의 영역이지만, 때때로 진실을 왜곡하는 악마로 돌변한다. 일단 전국 약국을 2만곳으로 칠 때 만약 1만곳이 확인서를 쓰고 입증을 포기했다면 심각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약국 절반이 싼약으로 조제하고 비싼 약으로 속여 돈을 타냈다.' 어디서 봄직한 텍스트 아닌가? 다행스럽게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쳐도 약사 집단의 덜미는 이미 남의 손에 내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행정의 원칙은 새 사회질서 구축...진실게임은 안돼 심평원의 서면조사는 지금처럼 진실게임이 되어선 안된다. 기존 질서의 과오를 수정하며 새 질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행정의 목표이자 원칙이라고 한다면 '다수를 아마도 도둑일거야'라는 추정으로 거의 모든 약국을 이잡듯 조사하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 확실히 문제가 있는 곳을 정밀타격해 감시의 눈이 살아있고, 법이 엄중 집행된다는 것을 다수에게 보여줘 추후 같은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별도의 팀을 만든 심평원도 힘에 겹고, 늦은 밤 셔터를 내리고 서류를 뒤적거리는 약국들도 고통스러운 소모전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감사원인가? 아니다. 바로 새 질서다. 새 질서를 통해 얻게될 공익이다. 약사들에게 그래도 믿을 구석은 대한약사회 뿐이다. 따라서 약사회는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 '이럴 땐 이렇게 소명하고, 저럴 땐 또 저렇게 소명하라'는 식의 내비게이션 역할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논리의 문제를 넘어 정치력의 공간으로 접어든 사안이란 말이다. 고의성 짙은 약국 1000여곳을 몽땅 들어다 받치고서라도 고의성이 없거나 경미한 대다수 구조적 문제의 피해 약사들과 약사 직능을 구해야 내야 한다. 현장약사들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지만 그 보다는 미래 약사 직능 보전이라는 측면에서 다급하고 위중한 사안이다.2013-06-21 06:35:00조광연 -
낙제수준인 건보 체감도 53점정부가 지난 3개월동안 준비해온 비장의 보장성 카드가 내주 공개된다.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가 핵심이지만 국민들의 기대치는 더 높다. 가난한 사람들은 '재난적 의료비'로부터 구출될까. 가난하지 않은 사람들은 적당하게 돈을 내고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큰 부담없이 누릴 수 있을까. 미국 대통령도 부러워한다는 건강보험이지만 아직 갈길은 너무 멀다. 건강보험가입자포럼이 최근 한달동안 대형병원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국민 103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건강보험 보장률 체감점수는 53점으로 낙제수준에 머물렀다.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공식 보장률 통계 63%와 비교해도 10% 또는 10점이 더 낮다. 무엇 때문일까. 원인이야 복잡하겠지만 기대치보다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이 부담은 대부분 비급여 진료비에서 발생한다. 정부는 연말까지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이른바 3대 비급여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건강보험 재정이 충분치 않고 여기다가 고령화에 따른 재정 지속가능성을 염두해야 하기 때문에 덮어놓고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것은 벅찬일이다. 그렇다고 비급여 진료비를 해결하지 않고 방치하면 체감점수 53점은 계속 유지되거나 더 낮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국민들은 정부가 내주 발표할 보장성 카드에 기대를 걸고 있다. 4대 중증질환 등 공약이행 사항 뿐 아니라 다른 질환을 포함한 전체 비급여 진료비에 대한 정책방향도 고대한다. 그것이 '억지춘향'이 아닌 '낙제탈출기'의 초석이 되기를.2013-06-21 06:30:00최은택 -
내가 만난 어르신들에게서 약국의 역할을 본다우리 나라는 이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고, 노인들의 평균 수명이 80세 정도로 늘어났으며, 이에 따라 노인의 13%가 전체 의약품의 30%를 소비하는 등 많은 의약품이 노인에 의해 소비되고 있다. 필자는 최근 2년째 노인대학에서 노인들에 대한 약물안전사용 강의를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의약품의 종류, 복용 방법, 금기, 주의할 사항 및 시사적으로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부분에 대한 동영상 등으로 교육을 한다. 강의 중 질문을 통해 노인들의 반응을 살펴 보면, 여러 가지 질문들이 쏟아 진다. 예를 들면, 글루코사민을 자식들이 사왔는데 식사 중간에 먹어도 되는가? 혈압약은 평생 먹어야 하는가? 등 약을 어떻게 먹는 지, 건강기능식품과는 어떻게 복용해야 하는 지 등이다. 대부분 본인들이 먹는 약에 대해 잘 모른다. 그저 의사나 약사가 제대로 줬겠거니 하면서 오늘도 한 움큼 약을 털어 넣고 있으며, 가끔은 아침에 한 번 먹어야 할 약을 깜빡 잊어버리고 두 번 먹기도 한다. 하나의 질환으로 하루에도 서너 군데병의원들을 돌아다니며 처방을 받아 약을 먹기도 하는 등 약물 중복 투여에 대한 위기감도 거의 없다. 또한 주사 한 방 맞으면 모든 게 해결될 것처럼 믿고 있는 분들도있다. 혈압, 당뇨약을 복용하면서도 한 달에 한 번 병의원에서 체크하는 게 전부인 분들이 대다수다. 의사가 아무리 똑똑하다고 해도 한 달에 한 번 체크하고 약물의 종류와 용량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당뇨약을 처음 복용하는 분들도 약 먹기는 싫지만 의사들이 먹으라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먹는 분들도 있다. 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음에도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 지 잘 알지도 못하고, 주변에서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상당수의 노인들은 약물에 대해 적절한 사용법을 교육 받지 못하고 있으며, 스스로 관리능력도 거의 없다. 불필요한 약물의 사용을 막고, 최소한의 약물 사용으로 최상의 건강을 유지하는 게 보건의 목적이라면, 이러한 일을 누군가는 해 줘야 한다. 아주 미미하게 금연 상담, 세이프약국 등을 약국에서 실시하고 있지만, 이런 상담은 국가 주도 아래 혈압과 당뇨 등 만성 질환으로 약사가 상담할 수 있도록 확대되어야 한다. 이미 많은 나라들이 노인 질병의 치료보다 예방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우리 나라도 최근 노인대학 등을 통해 약물교육과 식습관 교육, 레크레이션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약물과 이에 따른 생활교육을 좀더 전문적인 단골상담약사를 정해서 가급적 자주 만성질환에 대해 체크하는 게 효율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상담의 결과가 의사에게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고, 적절한 약물이 투여될 수 있도록 관리한다면 노인들의 건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 국가는 약국을 활용하는 법을 고민해야 한다. 무차별적인 약을 통한 질병의 치료보다 약사의 상담을 통한 합리적인 관리가 국가 재정을 효율적이며 건강하게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고령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약을 중복되지 않게 사용하도록 지도하고, 만성질환에 대한 교육 및 관리자로서 약사들이 적격이라고 생각하며, 약사들의 적극적인 주장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본다.2013-06-20 06:30:00데일리팜 -
적자라고 할 일 없다고 군대를 해산할 것인가?시민단체나 노조, 지역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상남도 의회는 지난 11일 진주의료원 해산을 명시한 '경남도 의료원 설립 및 운영 조례 일부 개정안'을 날치기로 통과시켰다. 홍준표 지사가 지난 2월 26일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밝힌 지 105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경남도 의회의 민주개혁연대 조형래 대변인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60%이상의 주민들이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를 하고 있었다"며 "홍 지사는 이러한 정서를 읽지 못하는 독불장군"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경상남도는 조례안 통과에 대해 "진주의료원은 곪을 대로 곪아서 이미 백약이 무효한 치유불능의 상태"라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임기가 1년 밖에 남지 않은 일개 도지사가 지역거점병원으로서 적정진료와 필수의료를 제공한 103년 역사의 공공병원을, 그나마도 입원해 있던 환자를 내쫓아가며 지역사회의 동의도 없이 날치기로 폐원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 경남에서는 왜 그럴까? 의도는 잘 모르겠다. 여러 설이 있다. 우선 홍준표 한 사람이 자신의 보수 선두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언론플레이라는 설이 있다. 조대변인은 "홍 지사의 이런 태도는 자신의 정치적 전망에 대비하는 등 개인적 이유들이 너무 강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며 "강경한 보수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작업이라고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경남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도 날치기 전에 모여 표결을 한 결과 진주의료원 해산 반대 의견이 더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모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홍 지사가 자기 욕심을 챙기려다가 화를 키웠다"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이 뻔히 보인다"고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고 한다. 아니면 노조가 보기 싫어서. 그동안 진주의료원 노동자들이 몇 차례 양보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진주의료원 사측과 경상남도는 이를 무시하고 폐업을 추진했다. 한 마디로 홍지사는 처음부터 노조와 협상할 마음이 없었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홍준표 도지사와 경상남도는 겉으로는 '재정 건정성' 운운하며 진주의료원 폐원의 당위성을 주장했지만, 애초에 본심은 몇 푼의 적자가 아니라 재정적자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눈엣가시 같은 노조를 공격하는 데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어쨌든 한 지방 자치단체가 적자라고 지금 당장 지역주민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는다고 100년이 넘게 운영해 오던 멀쩡한 병원을 하루아침에 없앴다(신종플루는 누가 막으려나!). 그럼 같은 논리로 지금 별로 하는 일 없는 군대도 해산할라나? 조례통과에 대한 시민단체 기자회견에서 박석운 대표는 "의회의 날치기를 폭거라고 규정하며 절차 자체의 오류로 인해 해산조례안 통과가 무효이고, 한편으로는 진주의료원을 국립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단체 우석균 정책실장도 "폐원은 살인이며,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안 통과는 그 살인 행위를 재확인하는 것이며, 보건복지부와 박근혜 정부가 책임지고 진주의료원을 국립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민단체들은 이번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안 통과에 있어 박근혜 대통령과 보건복지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이 대선 때 공약한 '지역거점병원 육성과 공공병원 활성화'와 정면 배치되는 사안을 같은 정당의 도지사가 일방적으로 추진했음에도 대통령과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며 사실상 책임을 방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진주의료원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근거인 의료법 제59조 2항에 의한 '업무개시명령'이나 사회보장기본법에 의한 '사회보장위원회' 소집 등을 시민단체들이 요구해왔지만, 보건복지부는 '유감' 표명만 해왔다. 지자체의 자율성을 핑계로 한 중앙정부의 이러한 수수방관은 사실상 공공의료에 대한 공격에 무게를 실어줌으로써 대통령의 복지 공약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아예 없었음을 나타내는 것이거나,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지독한 무능함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진주의료원 폐원과 해산은 그 자체로 정부가 해야 할 기능을 사적 의료체계에 떠넘기는 일이며 공공의료의 포기다. 이에 더해 정부는 아예 지난달 말부터 이명박 정부 시기 여론의 뭇매를 맞아 철회된 모든 의료민영화, 의료상업화 정책을 재추진하고 있다. 또한 자신의 공약(公約)이었던 4대 중증질환 보장성 100% 보장을 나 몰라라 공약(空約)화하는 재정방안을 발표하였다. 진주의료원을 폐원하는 것에 대해 그토록 소극적 우려만을 표시해온 새누리당은 한편으론 의료민영화 정책을 전방위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31일 정부가 보험회사가 외국인환자에 대해서 유치·알선을 허용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같은 날 문화관광부는 ‘메디텔’ 설립을 위한 개정안을 대통령령으로 입법예고 했다. 지난 10일엔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의료민영화 법안인 ‘원격진료’ 허용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을 또다시 발의했다. 의료민영화 관련법을 재추진하는 것은 진주의료원 폐원을 계기로 공공병원의 기능과 역할을 축소시킴으로써, 의료분야에서 사적(私的) 영역을 확대시키고 자본에게 의료를 통한 돈벌이의 길을 활짝 열어주겠다는 것이다. 그런 정부도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을까? 뒤늦게 보건복지부에서 지방자치법 172조에 따라 홍지사에게 경남도의회에 재의를 요구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복지부는 "여러 차례 걸쳐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요청했지만, 경남도가 이를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폐업과 법인 해산안을 위한 조례개정을 강행했다"며 "이는 '의료법 59조 1항'에 따른 복지부의 지도 명령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국고보조금을 투입한 진주의료원을 정부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해산하고 잔여 재산을 경남도에 귀속하도록 한 조항은 '보조금 관리법'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진주의료원의 폐업과 해산은 경상남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지방의료원과 공공의료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며, 주민의 건강권과 직결되는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경남도는 폐업.해산을 지역주민의 건강이나 의료안전망 약화, 공공의료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민주적 절차에 따른 의견수렴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함으로써 기존 입원환자 뿐 아니라 주민의 보건의료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고 복지부는 밝혔다. 국회도 움직이고 있었다.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진주의료원 문제에 대한 국정조사 기간을 6월 12일부터 7월 13일까지 32일간으로 정하였고, 진주의료원 폐업조치와 관련 대상 기관에 대한 현장검증이 내달 4, 5일 이뤄질 예정이다. 특위위원장엔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 여야 간사는 김희국, 김용익 의원, 특위위원에는 강기윤, 김현숙, 류성걸, 문정림, 박대출, 이노근, 이완영 등 새누리당 의원과 김성주, 남윤인순, 양승조, 이언주, 최동익, 한정애, 유대운 민주통합당 의원, 진보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포함된다. 6월 국회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 등에 대한 국정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홍준표 경남지사는 이는 전적으로 지방사무라며 국정조사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밝혔다. 홍 지사는 1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진주의료원 사태 등에 대한 국정조사에 대해 "지방 고유사무는 국정조사나 국정감사 대상이 아니다"며 "도 차원에서 국정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지를 따져보기 위해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도의회에서 해산 조례안이 통과됨에 따라 이제 진주의료원 폐원 문제는 사실상 중앙정부로 넘어 왔다.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진주의료원 폐원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보건의료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경남도의회에서 해산 조례안이 통과됨에 따라 진주의료원 폐원 문제는 사실상 중앙정부로 넘어 왔다. 이제 박근혜 정부가 진주의료원 폐원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공약에 대해 일말의 책임을 지고 진주의료원을 국립화해서 서부경남지역의 모든 사람들에게 양질의 의료복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 문제는 어떻게 보면 한 지역의 병원을 비용-효과 면이나 수요 공급의 시장원리에 따라 없애는 것이라고 강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공공의료에 대한 우리 사회의 합의점을 찾는 중요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시민들의 안위와 생명을 지키고 질병을 치료하는 것은 정부의 의무다. 단군신화에도 '환웅천황은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 수명, 질병, 형벌, 선악 등을 주관하면서, 인간의 삼백예순 가지나 되는 일을 맡아 인간 세계를 다스렸다'는 정부의 의료보장 역할은 우리들 피 속에 흐르는 불문율이다. 이번 기회에 의료에서의 정부의 역할이 무엇인지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103년이나 된 진주의료원이 기사회생하길 바란다(제발 오래된 것 좀 보존하자!).2013-06-17 08:38:52데일리팜 -
과도한 의약품 외상 거래 관행 '이젠 그만'예정대로라면 '의약품 대금 결제기한 의무화 입법안'이 이번 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다뤄진다. 병원 등 의료기관이 의약품을 구매했다면, 3개월 안에 대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안의 골자다. 이 법안은 왜곡된 갑을문화 해소나 경제민주화 차원에서도 조명받고 있지만, 실은 매우 상식적인 문제로 이번 기회에 반드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이미 약국같은 경우 10곳중 9곳이 의약품 구매대금을 3개월 안에 결제하는 것이 일반화된 가운데 병원만큼은 외상거래가 만연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도매협회가 2011년 10월부터 12월까지 전국 98개 종합병원 거래 현황을 자체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의약품을 판매하고 대금을 받는데 걸린 평균일은 250일에 달했다. 자그마치 8개월인 셈인데 어떤 곳은 830일도 넘었다. 이러고서도 외상대금을 받지 못한 도매업체나, 의약품 공급의 원천인 제약회사들이 견디는 게 신통할 지경이다. 지금껏 이같은 관행에 익숙했던 병원계는 결제대금 의무화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내며, 도매협회와 병원협회간 자율협약을 맺어 문제를 풀어가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단체간 자율협약의 구속력이 개별 회원사에게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율협약은 무용지물 일뿐이다. 이 보다 병원계는 결제기일 의무화로 인해 겪게될 현실적 어려움을 모두 제시하고, 국회와 당국이 이를 적극 수용해 개선하도록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병원계는 병원들의 경영상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줄돈을 가급적 늦게 주는 것으로 해법을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우선은 새로운 경제질서를 만드는데 동참하면서 병원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정부와 함께 협의하고 대안을 찾는데 주력해야 한다. 제약산업 전반에 '돈맥경화'가 일어나면 궁극적으로 산업의 건전한 발전은 물론 병원 경영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2013-06-17 06:34:51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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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불일치, 진짜 잘못한 약국만 잡아달라"청구 불일치로 심평원 현지 확인을 받았는데 정말 빡빡하더라고요. 약국을 인수하면서 의약품을 양도받았는데 품목에 대한 증빙이 없다고 인정을 안 합디다." 약사들이 청구불일치 조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약사들이 힘들어하는 이유는 부당성이나 고의성이 없지만 이를 증빙할 길이 막막하기 때문이다. 부천의 한 약국도 약국을 인수하면서 의약품을 양도 받았다. 국세청에 정확하게 신고까지 해 별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 약국은 청구불일치 현지확인에서 국세청 신고내역을 내밀었다. 그러나 전체 양도금액은 입증이 되지만 양도 받은 개별 품목에 대한 내역이 없다며 심평원에서 소명자료로 인정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이 약국은 청구불일치로 환수조치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뒤 사정을 가라지 않고 결과만을 놓고 보면 이 약국은 부당청구를 한 셈이다. 이같은 약국들이 하나둘 모이면 '싼약 조제, 고가약 대체청구'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쓰게 된다. 약사회 관계자는 "부당청구 개연성이 높아 복지부 현지확인을 받는 약국들은 사정이 다르지만 심평원 현지확인, 서면조사 약국들은 달리 봐야 한다"며 "의도적이지 않은 불가항력의 이유, 즉 증빙자료, 서류미비 등으로 환수 처분을 받게 되면 얼마나 억울하겠냐"고 전했다. 6월 서면조사 대상인 A약국은 "39개월 동안 약 7만원 정도의 불일치 발생으로 조상대상에 올랐다"며 "39개월 동안 청구한 금액의 수억원이 넘는데 7만원가지고 문제를 삼으면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서울 용산구의 한 개국약사는 "분업 도입 당시 복지부는 인근약국에서 약을 빌려서라도 환자조제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홍보한 적이 있다"며 "그러나 지금은 인근 약국에서 약을 빌려와 조제를 했는데 증빙을 하지 못하면 불일치 약국으로 몰아세우는 게 복지부"라고 혀를 찼다. 약사들이 정부에 원하는 것은 단순하다. 불법 개연성이 높고 의도적으로 약을 대체 청구한 약국들을 잡아달라는 것이다. 제도상의 문제, 시스템의 오류, 업체들의 잘못 등으로 인한 불일치까지 싸잡아 짐을 씌우지 말아 달라는 게 약사들의 생각이다.2013-06-17 06:30:04강신국 -
제네릭 가격인하를 둘러싼 논쟁일괄약가인하와 정부의 리베이트 조사 확대 파급력은 예상보다 대단했다. 급격한 제도와 환경변화로 보험상한가를 스스로 낮추거나 비급여 약물에 대한 파격적인 공급가 책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신과 의약품들의 자진인하가 이뤄졌고, 진해거담제 시장에서도 시네츄라 등 대표품목 약가가 최근 자진인하 됐다. 후순위 경쟁약물에 비해 높게 약가가 책정된 한미약품의 간질치료제 레비라정도 이같은 자진인하 코스를 밟았다. 시네츄라와 레비라정 사례는 경쟁사 품목 약가를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글리벡 제네릭의 경우 오리지널 대비 1/5수준의 파격적인 약가가 등재되면서 제네릭 가격파괴의 정점을 찍고 있다. 비급여 약물도 마찬가지다. 부광약품의 비아그라 제네릭 후발 약물은 오리지널 대비 1/8수준인 1200원에 공급가를 결정했다. 영업환경이 급변하면서 제네릭사들이 결국 가격경쟁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한미 '팔팔'이 낮은 공급가 책정으로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자 이를 지켜봤던 제약사들이 처방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가격인하를 선택하고 있는 양상이다. 오는 9월 특허만료되는 올메텍과 내년 상반기 특허가 풀리는 크레스토 제네릭 등재과정에서 이같은 가격파괴가 지속될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제네릭 자진인하와 가격파괴 정책은 시장에 늦게 진입한 제품들에게는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선택 사항으로 인식되고 있는 느낌이다. 경쟁약물과 치열한 경합을 벌여야 하는 마케팅-영업부서는 가격인하에 대한 타당성을 적극 주장하고 있다. 약가부서와 마찰이 발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가격파괴 현상을 바라보는 3자적인 입장에서는 찜찜함을 지울수 없다. 원가를 도저히 맞출수 없다며 가격에 목숨을 걸었던 수많은 제네릭사들의 주장이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제네릭 가격인하가 고착화 될 경우 정부의 제네릭 약가를 바라보는 시각도 충분히 달라질 것이라는 우려다. 일괄인하 시행과 맞물려 폐업투쟁까지 불사하겠다던 제약사들의 강경함은 자연스럽게 후미진 뒷 공간으로 밀려나고 있다. 반값약가제도 상황에서 수익을 내기위해 제약사들은 어쩔수 없는 선택을 하고 있다는 항변이 남아있을 뿐이다. 그리고 가격파괴를 선택한 업체들은 환자 부담 완화와 편의 제공, 보험재정 절감이라는 당위성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장생존을 위한 제네릭사의 가격인하 선택이 '제살깎아먹기'로 이어지며 부작용이 속출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국내제약사들의 '긴숨'이 필요한 시점이다.2013-06-13 06:30:00가인호 -
데이터마이닝이 '무결점 포청천'은 아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공급량 청구불일치 서면조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선 약사들이 조사를 받지 않겠다고 반발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약사회는 11일 회장단 회의를 통해 '심평원 청구불일치 서면조사 중단과 함께 심평원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을 채택해 발표했다. 일개 지역약사회가 정부기관의 행정 행위에 크게 반발하고 나선 건 심평원의 조사가 부당하다고 판단하는데도 계속해서 약국 조사통보가 날아오는데 따른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자신들의 최상급 단체인 대한약사회에 별다른 기대를 가질 수 없다는 무력감도 직접 행동을 촉발시킨 것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 심평원은 현재 '테이터마이닝에 근거한 공급불일치 자료'를 토대로 문제가 의심되는 전국 1만4000여개 약국을 순차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매달 800개씩 서면조사를 마치고 나면 심평원은 고의성이 짙을 것으로 보는 약국 1000여곳에 대해 강도 높은 현지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1만4000여 약국은 전체의 3분의 2로, 심평원의 의심을 소명해 내지 못하면 꼼짝없이 행정적 처분을 당할 위기에 몰려있다. 개인은 그나마 행정적 처분에 그치겠으나, 약사 집단은 부도덕한 곳으로 '사회적 주홍글씨'를 달게 될 위기 상황이다. 성남시약사회처럼 많은 일선 약국들은 심평원이 서면조사 기준으로 삼고 있는 데이터마이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데이터마이닝이 과학적 방법론이라고는 하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의약품이 들어간 입구와 출구간 의약품의 종류와 수치가 일치하느냐'를 보는 것인데 약사들은 입구와 출구 사이에 수치로만 설명할 수 없는 '현실적 변수가 수없이 도사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급내역 보고가 시행된 2008년 1월 이후 약국의 공급량을 제로(0)로 놓고, 그 이후 입구와 출구를 보는데 공급내역 보고이전 약국이 보유했던 의약품 재고량 파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제약회사와 도매업체의 부정확한 공급내역 보고라든지, 폐업한 약국과의 거래, 약국간 교품, 유효기간 임박에 따른 의약품 폐기 등 '불일치 유발 요인'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성남시약사회는 상황이 이런데도 '심평원이 우리는 의심한다, 의심을 풀려면 약국이 자료 소명을 통해 입증하라'는 식의 조사는 약국을 일단 구속해 놓고 알리바이를 입증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러 사정으로 소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마치 부당한 이익을 취하기 위해 저가약을 쓰고도 고가약을 조제한 것처럼 몰릴 수 밖에 없는 조사는 거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심평원은 지금 감사원의 지적사항을 성실하게 수행중이지만 이번 성남시약사회의 집단적 반발을 결코 이해단체들의 예정된 반발로만 보아선 안될 것이다. 서면조사를 받던 한 두명이 이견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집단적 문제 제기라면, 심평원도 자신의 손에 들린 잣대엔 정말 오류가 없는지 당장 다시 살펴봐야 한다. 무엇보다 3명 중 2명이 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은 비정상적이다. 보건의료시스템이나 조사 방법론에 구조적 문제가 있지 않은지 제3자 검증방식으로 들여다 봐야 할 것이다. '번복은 없고, 억울하면 소송하라'는 식의 행정의 고질적 원칙만 고수할 상황이 아니다.2013-06-12 06:34:54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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