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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마이닝이 '무결점 포청천'은 아니다

  • 데일리팜
  • 2013-06-12 06:34:54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공급량 청구불일치 서면조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선 약사들이 조사를 받지 않겠다고 반발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약사회는 11일 회장단 회의를 통해 '심평원 청구불일치 서면조사 중단과 함께 심평원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을 채택해 발표했다.

일개 지역약사회가 정부기관의 행정 행위에 크게 반발하고 나선 건 심평원의 조사가 부당하다고 판단하는데도 계속해서 약국 조사통보가 날아오는데 따른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자신들의 최상급 단체인 대한약사회에 별다른 기대를 가질 수 없다는 무력감도 직접 행동을 촉발시킨 것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

심평원은 현재 '테이터마이닝에 근거한 공급불일치 자료'를 토대로 문제가 의심되는 전국 1만4000여개 약국을 순차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매달 800개씩 서면조사를 마치고 나면 심평원은 고의성이 짙을 것으로 보는 약국 1000여곳에 대해 강도 높은 현지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1만4000여 약국은 전체의 3분의 2로, 심평원의 의심을 소명해 내지 못하면 꼼짝없이 행정적 처분을 당할 위기에 몰려있다. 개인은 그나마 행정적 처분에 그치겠으나, 약사 집단은 부도덕한 곳으로 '사회적 주홍글씨'를 달게 될 위기 상황이다.

성남시약사회처럼 많은 일선 약국들은 심평원이 서면조사 기준으로 삼고 있는 데이터마이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데이터마이닝이 과학적 방법론이라고는 하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의약품이 들어간 입구와 출구간 의약품의 종류와 수치가 일치하느냐'를 보는 것인데 약사들은 입구와 출구 사이에 수치로만 설명할 수 없는 '현실적 변수가 수없이 도사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급내역 보고가 시행된 2008년 1월 이후 약국의 공급량을 제로(0)로 놓고, 그 이후 입구와 출구를 보는데 공급내역 보고이전 약국이 보유했던 의약품 재고량 파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제약회사와 도매업체의 부정확한 공급내역 보고라든지, 폐업한 약국과의 거래, 약국간 교품, 유효기간 임박에 따른 의약품 폐기 등 '불일치 유발 요인'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성남시약사회는 상황이 이런데도 '심평원이 우리는 의심한다, 의심을 풀려면 약국이 자료 소명을 통해 입증하라'는 식의 조사는 약국을 일단 구속해 놓고 알리바이를 입증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러 사정으로 소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마치 부당한 이익을 취하기 위해 저가약을 쓰고도 고가약을 조제한 것처럼 몰릴 수 밖에 없는 조사는 거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심평원은 지금 감사원의 지적사항을 성실하게 수행중이지만 이번 성남시약사회의 집단적 반발을 결코 이해단체들의 예정된 반발로만 보아선 안될 것이다. 서면조사를 받던 한 두명이 이견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집단적 문제 제기라면, 심평원도 자신의 손에 들린 잣대엔 정말 오류가 없는지 당장 다시 살펴봐야 한다. 무엇보다 3명 중 2명이 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은 비정상적이다. 보건의료시스템이나 조사 방법론에 구조적 문제가 있지 않은지 제3자 검증방식으로 들여다 봐야 할 것이다. '번복은 없고, 억울하면 소송하라'는 식의 행정의 고질적 원칙만 고수할 상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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