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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로봇 커지는데 제도는 제자리…수가 현실화가 관건[데일리팜=황병우 기자]수술로봇 산업이 맞닥뜨린 다음 장벽은 기술 자체보다 임상적 가치를 평가하고 적정하게 보상하는 제도다. 국내 로봇수술은 대부분 비급여로 운영된다. 이 같은 구조는 새로운 수술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초기 시장을 키우는 기반이 됐지만 환자의 비용 부담과 병원 간 접근성 격차도 함께 만들었다. 국산 수술로봇은 제도적 공백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병원은 임상 근거가 부족한 장비를 먼저 도입하기 어렵고, 기업은 장비가 설치되지 않으면 제도적 평가와 해외 인허가에 필요한 데이터를 축적하기 힘들다. 근거가 있어야 시장에 진입할 수 있지만 진입하지 못하면 근거도 만들기 어려운 구조다. 비급여가 키운 시장…환자 선택권은 갈렸다 국내 로봇수술 시장은 환자의 직접 부담과 실손보험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환자는 같은 질환을 치료하더라도 실손보험 가입 여부와 경제적 부담 능력, 이용 병원의 장비 보유 여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수술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장비가 집중된 대형병원과 도입 여력이 부족한 지역·중소병원 간 격차도 접근성에 영향을 준다. 의료 현장에서는 질환과 환자 상태에 따라 개복·복강경·로봇수술 가운데 적절한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로봇수술의 임상적 이점이 예상되는 환자도 높은 비용과 비급여 구조로 선택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이종훈 삼성서울병원 소아비뇨의학과 교수는 "로봇수술이 무조건 더 좋다고 말하기보다 환자와 상황에 따라 수술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면서도 "로봇수술이 유리한 환자가 있지만 가격 차이가 크고 보험 적용도 되지 않아 환자와 보호자의 접근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급여화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비용 문제 등을 고려하면 아직 구체적인 제도 논의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 로봇수술 전체를 일괄 급여화하는 방안도 단순하지 않다. 암과 양성질환, 성인과 소아, 단순 절제와 복잡한 재건술에서 발생하는 임상적 편익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한 수술로봇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이 환자의 직접 부담과 실손보험에 상당 부분 의존해 가입 여부에 따라 선택 가능한 술식이 달라질 수 있다"며 "반대로 장비 원가와 병원 운영 비용을 반영하지 못한 급여화는 병원의 도입 유인을 낮출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로봇 사용보다 추가 가치…수가 평가의 기준 급여 논의에 앞서 국내 수술 수가 체계 자체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수가 체계가 개복 수술과 복강경·내시경 수술의 임상적·운영적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로봇수술의 적정 보상만 별도로 설계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복강경 수술은 절개 범위와 회복 기간을 줄일 수 있지만 장비와 소모품, 의료진 숙련도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로봇수술은 고가 장비와 유지보수, 수술팀 교육 비용이 추가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로봇수술 급여만 떼어 논의하기보다 개복 수술과 복강경·내시경 수술의 수가 차이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로봇을 사용했다는 이유가 아니라 기존 수술보다 환자와 의료체계에 어떤 추가 편익을 제공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평가항목도 수술 성공률과 단기 합병증을 넘어 개복 수술 전환율과 수혈, 재원일수, 재입원율, 장기 치료 결과를 포함해야 한다. 환자의 회복과 삶의 질, 의료진 학습곡선, 수술 준비 시간과 수술실 회전율도 비용효과성에 영향을 미친다. 이와 관련해 인튜이티브서지컬는 환자 중심의 단계적 검토 원칙을 강조했다. 인튜이티브 관계자는 "환자가 검증된 의료기술의 혜택을 적절한 시점에 과도한 경제적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임상적 효과와 근거가 충분히 확인된 수술 영역부터 단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술 직후 결과뿐 아니라 빠른 회복과 삶의 질 향상, 재입원율·합병증 감소에 따른 사회적 비용 절감과 의료자원 활용까지 살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전면 급여보다 근거가 확인된 환자군과 술기부터 단계적으로 부담을 낮추고, 실제 사용 과정에서 장기 성과와 비용효과성을 계속 평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국내 수술 건수가 해외 신뢰도 가른다 해외 병원과 유통 파트너가 국내 의료기관의 설치 실적과 수술 사례를 주요 레퍼런스로 확인하는 상황에서 비급여 중심의 시장은 국산 장비가 수술 건수를 늘리는 데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해외 진출 과정에서는 제품 성능과 인허가뿐 아니라 국내 어느 병원에서 사용되는지, 수술 건수와 적용 술기, 논문과 장기 추적 결과가 확보됐는지를 함께 확인한다. 국내 임상 경험이 해외 병원의 도입 위험을 낮추고 규제기관과 유통 파트너를 설득하는 기반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국산 장비 지원은 단순 구매보다 반복 수술과 임상 근거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공공병원 실증도 설치 실적에 그쳐서는 의미가 제한적이다. 대상 환자와 비교군, 합병증과 재원일수, 수술시간, 의료진 학습곡선, 장비 가동률, 소모품·유지보수 비용 등을 사전에 설계하고 공통 기준으로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비급여 부담과 병원의 초기 도입 위험으로 수술 건수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해외에서 요구받는 레퍼런스를 만드는 데도 한계가 생긴다"며 "공공병원의 장비 구매 실적보다 비교 가능한 임상·운영 데이터가 남는지가 중요하다"며 "이 근거가 민간병원 도입과 수가 평가, 해외 인허가에 다시 활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수술로봇 생태계 장비 수출 넘어 현지 안착 지원 필요 해외 진출 지원도 인허가 비용 보조에 머물러서는 한계가 있다. 현지 규제기관이 요구하는 임상시험 설계와 보험 등재 자료 작성, 핵심 의료진 교육, 초기 수술 프록터링, 소모품 공급과 유지보수 거점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장비를 수출해도 교육과 사후관리 체계를 갖추지 못하면 반복 수술과 후속 구매로 연결되기 어렵다. 미래컴퍼니는 해외 장비 공급 과정에서 집도의뿐 아니라 간호사와 의공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국내 초청 교육과 현지 실습, 수술 참관, 초기 임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국산 장비의 수출 지원 범위가 인허가를 넘어 교육과 서비스 기반까지 확장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수술로봇 업계 관계자는 "국산 수술로봇의 해외 진출은 국내 실증과 임상 근거 확보에서 출발한다"며 "국내 수술 건수를 축적해 해외 인허가와 현지 데이터 생성으로 연결하고 의료진 교육과 유지보수까지 지원하는 구조가 마련돼야 실제 수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2026-08-05 06:04:40황병우 기자 -
해외서 실력 검증 나선 국산 수술로봇…글로벌 경쟁력 시험대[데일리팜=황병우 기자]국산 수술로봇이 기술 개발과 국내 허가에 머물던 단계를 지나 해외 병원에서 사업성을 검증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중동을 비롯해 중앙아시아와 중남미, 아프리카까지 공급 국가가 다변화되고 있다. 특히 뇌수술과 신장결석처럼 글로벌 선도 플랫폼과 직접 겹치지 않는 영역을 공략하는 차별화 전략도 눈에 띈다. 다만 국내 기업 전체를 같은 성장 단계로 묶기는 어렵다. 반복 공급과 다국가 임상 경험을 확보한 기업이 있는 반면 해외 인허가나 초기 임상 검증 단계에 있는 기업도 공존한다. 국산화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와 글로벌 시장 안착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사업 성과 가시화…현재 위치 평가는 엇갈려 국내 기업들은 국산 수술로봇의 현재 위치를 서로 다르게 바라봤다. 미래컴퍼니는 복강경 수술로봇 분야에서 기술 개발과 가능성 검증을 넘어 글로벌 상용화와 시장 확대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한국을 포함해 우즈베키스탄과 러시아, 몽골, 파라과이, 튀니지, 모로코 등 7개국에 레보아이를 공급했고 일부 국가에서 후속 주문이 이어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미래컴퍼니 관계자는 "복강경 수술로봇을 기준으로 보면 국내 기업은 기술 개발과 가능성 검증을 넘어 글로벌 상용화와 시장 확대 단계에 들어섰다"며 "후속 공급이 이어지는 국가가 나온다는 것은 현지에서 제품의 신뢰성과 사업성을 확인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큐렉소도 국내 수술로봇 기업들이 해외 인증과 초기 진출을 넘어 실제 판매와 임상 레퍼런스를 만드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봤다. 빠른 기술 개발과 가격 경쟁력, 국내 의료진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신흥시장에서 사업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큐렉소 관계자는 "과거에는 해외 인증과 초기 시장 진출이 주요 과제였다면 최근에는 실제 판매와 임상 레퍼런스를 확보하며 시장을 확대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로엔서지컬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평가를 내놨다. 로엔서지컬 관계자는 "냉정하게 보면 국내 기업은 시장 진입 초기에서 검증 단계에 있다"며 "일부 기업이 해외 인허가와 실제 수술을 통해 가능성을 입증했지만 설치 기반과 술자 생태계, 제품 신뢰도에서는 글로벌 선도기업과 격차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시각 차이는 국산 수술로봇 산업의 현실을 보여준다. 복강경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신장결석 수술로봇은 적용 술기와 임상 경험, 인허가 단계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국산 수술로봇이라는 산업군은 형성됐지만 기업별 사업 위치는 초기 검증부터 다국가 상용화까지 길게 펼쳐져 있는 셈이다. 선도 플랫폼과 정면승부 대신 술기·지역 차별화 국내 기업들이 선택한 전략에는 공통점이 있다. 글로벌 선도 플랫폼과 모든 기능을 비교하기보다 특정 술기와 지역에서 먼저 자리를 잡는 방식이다. 레보아이는 고가 장비 도입에 부담을 느끼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장비와 소모품, 유지보수 비용의 경제성을 내세운다. 제품 공급 이후에는 집도의뿐 아니라 간호사와 의공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국내 초청 교육과 현지 실습, 수술 참관, 초기 임상 지원을 제공한다. 미래컴퍼니 관계자는 "글로벌 선도 플랫폼과 기능이나 임상 규모 전반에서 정면으로 경쟁하기보다 병원이 도입과 운영 과정에서 체감할 수 있는 경제성과 서비스 경쟁력을 앞세우는 전략이 효과적"이라며 "장비 판매보다 현지 의료진이 로봇수술 프로그램을 계속 운영하도록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큐렉소는 특정 임플란트 기업에 종속되지 않는 오픈 플랫폼을 활용한다. 병원이 여러 임플란트를 선택할 수 있고 해외에서는 현지 임플란트 기업이나 의료기기 유통망과 로봇을 함께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제시한다. 현재 큐렉소는 인도에 수술로봇 100대 이상을 공급하며 임상 경험을 쌓았다. 이집트에서는 현지 정형외과 임플란트 유통사와 협력해 아프리카 시장에 진입했다. 장비를 단독 판매하기보다 기존 임플란트 유통망과 결합해 추가 도입과 인접 국가 확장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큐렉소 관계자는 "선진시장에서 글로벌 기업과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기보다 특정 술기 최적화와 현장 대응력, 임상 레퍼런스를 확보한 뒤 가격 경쟁력을 결합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밝혔다. 고영테크놀러지와 로엔서지컬은 연조직 복강경 수술과 직접 겹치지 않는 영역을 선택했다. 고영의 지니언트 크래니얼은 뇌전증과 파킨슨병 등 이상운동질환, 뇌종양 조직검사에서 정밀한 위치 설정과 기구 이동을 지원한다. 미국 FDA에 이어 일본 PMDA 인허가를 확보하고 일본 신경외과 병원을 대상으로 초기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로엔서지컬은 연성 요관내시경 조작과 신장결석 제거라는 특정 술기에 최적화한 자메닉스로 시장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다빈치가 자리 잡은 복강경 시장에서 가격으로 경쟁하기보다 기존 플랫폼이 충분히 해결하지 못한 수술을 먼저 로봇화하는 전략이다. 로엔서지컬 관계자는 "복강경 수술 전반에서 정면승부하기보다 특정 술기에 최적화된 기술과 임상적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언급했다. 첫 수출 넘어 반복 도입으로…현지 안착이 관건 수술로봇의 해외 성과를 판단할 때는 첫 수출과 시장 안착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장비 한 대를 판매했다고 사업이 완성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현지 의료진이 교육을 마치고 실제 수술을 시작해야 하며 초기 수술에서 안전성과 운영 안정성을 확인한 뒤 반복 수술과 추가 구매로 이어져야 한다. 레보아이가 우즈베키스탄과 몽골, 파라과이에서 후속 공급을 확보한 점은 첫 설치 병원의 사용 경험이 다른 병원이나 교육기관의 도입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 큐렉소가 확보한 4만5000례 이상의 국내외 임상 레퍼런스와 인도 설치 기반도 단순 수출 대수보다 반복 사용 경험을 보여주는 지표다. 다만 회사 역시 수십 년간 임상 데이터와 브랜드 인지도를 축적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려면 지속적인 임상 성과와 안정성 입증이 필요하다고 봤다. 해외 병원과 유통 파트너가 우선 확인하는 것도 자국 시장에서의 사용 경험이다. 국내 대학병원에서 실제로 활용되는지, 어느 수술에 적용됐으며 반복 수술과 연구 결과가 축적됐는지를 살핀다. 미래컴퍼니 관계자는 "해외 의료진과 파트너들은 한국 주요 대학병원에서 실제로 사용되는지, 어떤 수술에 적용됐고 임상 결과는 어땠는지를 먼저 확인한다"며 "국내 수술 사례와 논문, 학술 발표가 해외 병원의 불확실성을 낮추고 유통 파트너와의 협상에서도 신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국내 의료진이 해외 병원을 찾아 초기 수술을 지원하는 프록터링도 장비 도입과 현지 임상 안착에 영향을 미친다. 제품 설명서만으로 전달하기 어려운 수술 흐름과 기구 활용법, 돌발 상황 대응을 실제 수술을 통해 전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의 임상 경험만으로 모든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지 환자 특성과 의료환경, 보험·조달 구조에 맞는 수술 데이터가 추가로 요구된다. 로엔서지컬 관계자는 "국내 임상은 해외 인허가와 파트너십 협상의 중요한 자산이지만 현지 보험 등재와 병원 도입 과정에서는 현지 데이터도 필요하다"며 "국내 경험을 토대로 현지 근거를 생성하는 전략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설치 기반 넓혀도 원천기술·현지 근거는 과제 특정 술기와 신흥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은 국내 기업의 현실적인 진입로다. 다만 장기간 가격 경쟁으로 흘러가지 않으려면 정밀 제어와 센싱, 인공지능(AI) 등 핵심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수술로봇 정밀 제어 특허 분석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주요 5개 특허청에 출원된 관련 특허는 3481건이었다. 미국 출원 비중이 39.9%, 중국이 29.8%를 차지했다. 유럽은 14.0%, 일본은 11.8%였지만 한국은 4.5%에 그쳤다.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관련 특허 1011건 가운데 한국 출원인의 특허는 6건이었다. 기술의 중심도 술자의 손동작을 기구에 전달하는 제어에서 힘과 접촉을 감지하는 센싱·피드백, 수술 위치를 인식하고 보정하는 내비게이션·자율 제어로 이동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강점은 의료진과 가까이 협업하며 제품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러나 현장 대응력과 가격만으로는 글로벌 기업이 축적한 특허와 수술 데이터의 장벽을 넘기 어렵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로엔서지컬 관계자는 "국산 수술로봇이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의료진이 대안이 아닌 1차 선택지로 환자에게 제시하는 단계로 올라설 때 실질적인 도약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2026-08-04 06:04:36황병우 기자 -
다빈치 독주 속 휴고·오타바 추격…판 커지는 수술로봇 시장[데일리팜=황병우 기자] 수술로봇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로봇팔의 정밀도와 기구 조작성 등 개별 장비 성능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수술실 공간과 장비 활용도, 의료진 교육, 수술기기 포트폴리오, 데이터 분석과 유지보수까지 포함한 운영체계가 경쟁의 전면에 섰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장기간 축적한 수술 경험과 교육·서비스·소모품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메드트로닉은 기존 개복·복강경 수술기기 사업에 휴고를 연결한 통합 외과수술 플랫폼을, 존슨앤드존슨(J&J)은 수술대에 로봇팔을 통합한 오타바를 앞세웠다. 경쟁 플랫폼이 늘어난다는 사실만으로 다빈치 중심의 시장이 곧바로 재편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병원이 수술로봇을 선택하는 기준이 제품 한 대의 성능에서 수술 프로그램 전체의 지속가능성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지고 있다. 커지는 시장…기업은 역할 변화에 주목 시장조사기관 마켓엔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수술로봇 시장은 2024년 111억달러에서 2029년 237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평균 성장률은 16.5%다. 최소침습수술 수요 증가와 고령화뿐 아니라 일반외과,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정형외과 등으로 적용 영역이 넓어지는 점이 성장 배경으로 꼽혔다. 수술로봇이 일부 대형병원의 시험적인 장비에서 임상과 병원 운영에 영향을 주는 전략적 투자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이 바라보는 변화도 시장 규모 증가에만 머물지 않는다. 적용 술기가 늘고 경쟁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수술로봇 자체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인튜이티브서지컬 관계자는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은 로봇 보조 수술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다양한 접근이 더해지더라도 궁극적으로 환자 치료 결과와 의료현장의 가치로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튜이티브는 초기 수술로봇이 의료진의 손동작을 정밀하게 구현하는 장비였다면 앞으로는 수술 전 계획과 교육, 수술 중 지원, 수술 후 데이터 분석을 연결하는 디지털 수술 플랫폼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드트로닉도 플랫폼 증가를 의료진과 병원의 선택지가 넓어지는 과정으로 평가한다. 다만 휴고만을 독립적인 로봇 장비로 공급하기보다 개복·복강경·로봇수술을 연결하는 외과수술 생태계 안에서 접근하고 있다. 메드트로닉 관계자는 "복잡성이 높고 맞춤형 치료 요구가 커지는 임상 현장에서는 여러 수술 방식에 걸쳐 종합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의료기술 생태계가 중요하다"며 "개복과 복강경 수술에서 축적한 포트폴리오에 로봇수술을 연결해 병원의 수술 프로그램 전반을 지원하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이 체감하는 시장 변화도 유사하다. 수술로봇 시장이 도입기를 넘어 대중화와 지능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하는 모습이다. 미래컴퍼니 관계자는 "과거에는 장비를 도입하는 것 자체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의료진 교육과 초기 임상 안착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지, 병원이 장기간 운영할 경제성을 갖췄는지가 더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다빈치의 진입장벽은 병원에 쌓인 경험 수술로봇 시장 확대의 가장 큰 수혜를 누려온 플랫폼은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다. 다빈치가 확보한 경쟁력은 로봇팔의 개수나 콘솔 구조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이미 장비를 사용하는 의료진과 수술팀이 많고 교육과 프록터링, 기구·소모품, 기술지원 체계가 설치 장비를 중심으로 맞물려 있다. 병원이 새로운 플랫폼을 도입하려면 집도의뿐 아니라 간호사와 마취과, 의공 인력까지 수술팀 전체가 장비와 수술 흐름을 다시 익혀야 한다. 기존 플랫폼에서 축적한 수술 경험을 바꾸는 과정에서 수술 시간이나 장비 가동률이 떨어질 가능성도 병원이 고려하는 요소다. 인튜이티브가 다빈치5에 포스 피드백과 수술 데이터 분석, 시뮬레이션 교육, 원격 협업 기능을 결합한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맞닿아 있다. 기구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수술 수행과 교육, 사후 분석을 하나의 플랫폼 안에 묶는 전략이다. 인튜이티브 관계자는 "의료기관은 초기 도입비용뿐 아니라 장기간 축적된 임상근거와 의료진 교육, 서비스 지원, 디지털 기술 등 생태계 전반을 고려한다"며 "의료진이 안정적으로 활용하고 환자에게 일관된 치료 결과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후발 플랫폼이 넘어야 할 장벽은 다빈치와의 일대일 기능 비교가 아니다. 의료진이 기존 경험을 바꾸고 새로운 장비를 사용할 만큼 충분한 임상적·운영적 가치를 제시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메드트로닉 휴고, 복강경에서 로봇까지 수술방식 연결 휴고의 모듈형 설계와 개방형 콘솔도 메드트로닉이 구축해 온 외과수술 사업의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 휴고는 각각 분리된 로봇팔을 수술 종류와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에 따라 배치한다. 수술실 사이에서 장비를 이동할 수 있고 필요한 로봇팔을 선택적으로 활용하도록 설계됐다. 개방형 콘솔을 통해 집도의와 수술팀이 수술 화면과 주변 상황을 함께 확인하는 구조도 특징이다. 기존 개복·복강경 수술에서 이뤄지던 수술팀 간 의사소통을 로봇수술 환경에서도 유지하려는 접근이다. 메드트로닉은 여기에 기존 외과수술 기기를 연결하고 있다. 휴고는 전용 혈관 결찰 기구인 리가슈어 RAS를 로봇팔에 직접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병원 입장에서는 개복·복강경 수술에서 사용해 온 에너지 기구와 로봇수술을 하나의 제품군 안에서 운용할 수 있다. 수술 전 계획과 원격지도, 수술 후 AI 분석을 제공하는 터치 서저리와의 연계도 추진 중이다. 로봇수술을 기존 수술과 단절된 별도의 영역이 아니라 환자와 질환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수술 방식 중 하나로 편입시키려는 전략이다. 메드트로닉에 따르면 휴고는 최근 5년간 6개 대륙, 35개 이상 국가에서 수만 건의 수술에 사용됐다. 국내에서는 2024년 허가 이후 비뇨의학과와 산부인과, 일반외과를 중심으로 임상 경험을 확대하고 있다. 메드트로닉 관계자는 "병원마다 수술실 구조와 진료과별 수요가 다른 만큼 시스템을 공간과 수술 방식에 맞게 유연하게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며 "수술기기와 교육, 임상·기술지원을 함께 제공하는 방식으로 병원의 전체 수술 프로그램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타바까지 가세…수술실 설계도 경쟁 존슨앤드존슨(J&J)도 최근 오타바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De Novo 허가를 확보하면서 연조직 수술로봇 경쟁에 진입했다. 허가 범위는 위우회술과 위절제술, 담낭절제술, 비장절제술, 위소매절제술, 소장절제술, 충수절제술 등 상복부 일반외과 수술 10종이다. J&J는 미국 일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상용화를 시작한 뒤 적응증과 허가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타바는 4개의 로봇팔을 수술대에 통합했다. 수술대와 로봇팔이 함께 움직이고 사전에 설정한 수술 자세를 자동으로 구현해 환자 체위 변경과 여러 복부 영역 접근을 지원한다. J&J는 오타바가 기존 붐·카트형 시스템보다 공간을 30~50% 적게 차지한다고 제시했다. 회사 자체 평가라는 한계는 있지만 후발 플랫폼이 수술실 공간과 설치·정리 시간, 의료진 동선을 새로운 경쟁 요소로 보고 있다는 점은 확인된다. 다빈치가 로봇수술 안에서 의료진 경험과 교육·데이터 생태계를 확장한다면 메드트로닉은 개복·복강경 수술에서 이어지는 외과수술 포트폴리오에 로봇을 더하고 있다. J&J는 수술대 통합과 자동화로 수술실 공간과 업무 흐름의 변화를 시도한다. 각 기업의 접근은 다르지만 허가와 첫 설치 이후의 과제는 같다. 의료진이 교육을 마치고 반복 수술을 이어가야 하며 소모품 공급과 기술지원이 중단 없이 작동해야 한다. 메드트로닉 관계자는 "새로운 플랫폼이 진료현장에 안착하려면 의료진이 충분한 교육과 훈련을 바탕으로 다양한 수술에 안전하게 적용하고, 환자에게 더 나은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2026-08-03 06:00:58황병우 기자 -
"약국, 판매처 넘어 '피부 큐레이션' 플랫폼으로 진화해야"[데일리팜=김지은 기자]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은 이제 다시 성장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단계를 넘어섰다. 제약사와 화장품 기업, 전문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소비자는 제품명보다 성분과 근거를 비교하며 제품을 선택한다. 외국인 관광객의 K-뷰티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약국은 의약품을 구매하는 공간을 넘어 건강과 뷰티를 함께 해결하는 채널로 관심받고 있다. 하지만 시장 규모가 커지는 것과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성장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브랜드와 제품만 늘어날 뿐 객관적인 검증과 교육, 전문적인 상담 체계가 함께 성장하지 못한다면 10여 년 전 약국화장품 시장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제품을 만드는 기업과 이를 설명하고 추천하는 약국이 각각 따로 성장하는 구조가 아닌 제품력과 약사의 전문성이 서로 시너지를 내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은 커졌다…이제는 산업을 키울 시간" 최근 더마코스메틱 시장은 제약사와 화장품 기업의 경계를 허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제약사들은 의약품 연구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원료와 기술을 활용해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기존 전문 더마 브랜드와 글로벌 기업들도 경쟁적으로 제품군과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PDRN과 EGF, 엑소좀, 펩타이드 등 바이오 기반 성분이 시장을 이끌고 K-뷰티 확산과 외국인 관광객 증가도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반면 제품이 많아질수록 소비자 혼란도 커지고 있다. 약국 매대에는 기능과 성분이 유사해 보이는 제품이 늘어났지만 소비자가 원료와 함량, 제조 기술, 제품별 근거를 직접 비교해 자신에게 적합한 제품을 고르기는 쉽지 않다. 정수진 팜에이스 대표는 “제품이 너무 많아진 만큼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하기는 오히려 어려워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개별 소비자에 적절하고도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별하고 안내하는 역할은 결국 현장의 약사가 맡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약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일반 뷰티 채널보다 소비자의 기대 수준이 높다”며 “여드름이나 피부 고민을 해결하고 더 나은 효과를 얻고 싶다는 기대가 있는 만큼 브랜드의 제품력과 약사의 추천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품력만으로 시장을 지속시키기도, 상담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과거와 같은 상황으로 퇴행하지 않으려면 브랜드의 제품력과 현장에서 제품을 설명하고 추천하는 약사의 역할이 서로 시너지를 내야 한다”며 “기업은 약사와 약국 종사자가 제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과 자료를 지원하고, 약국은 지속해서 공부하며 소비자에게 맞는 제품을 안내해야 한다. 이 과정이 잘 맞물려 소비자가 만족해야 시장도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명'이 만드는 신뢰…“좋은 제품은 설명될 때 시장이 된다” 온라인과 SNS에서 화장품 정보가 넘쳐날수록 약사가 제공하는 정보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 유튜브 채널 ‘약사가 들려주는 약 이야기’를 운영하는 고상온 약사는 영양제 시장이 겪은 변화가 화장품 시장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 약사는 최근 진행된 약사 대상 심포지엄에서 “영양제 시장은 온라인 판매와 무분별한 광고가 확대되면서 소비자가 큰 혼란을 겪었고, 결국 전문가가 제대로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수요가 커졌다”며 “화장품도 같은 흐름을 따라 전문가가 있는 약국에서 제품을 선택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약국에서 판매한다는 사실 자체가 전문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약사가 소비자의 신뢰를 유지하려면 제품의 장점만을 강조하기보다 확인할 수 있는 사실과 한계를 정확히 구분해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 약사는 “약사의 가장 큰 가치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만 말하고 제품의 가치를 과장하지 않는 신뢰”라며 “성분의 강점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의 피부 타입에 맞는 관리 방법을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을 제대로 말하고 어떤 제품이 제대로 된 제품인지 설명하는 데 약국의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설명과 큐레이션은 온라인이나 H&B스토어와 차별화할 수 있는 약국만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약사는 소비자의 피부 상태와 생활습관, 사용 중인 화장품은 물론 복용·사용 중인 의약품까지 고려해 제품 사용법과 주의사항을 안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과 성분에 대한 소비자의 질문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어느 회사 제품인지, 유명 브랜드인지가 주요 선택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어떤 성분이 들어 있고 왜 사용해야 하는지, 제시된 근거는 무엇인지를 묻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임별 약사는 “예전에는 브랜드가 시장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좋은 성분과 이를 설명하는 전문가, 그 가치를 전달하는 방식이 함께 움직일 때 시장이 만들어진다”며 “좋은 제품은 설명될 때 비로소 시장이 된다”고 말했다. 좋은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소비자 선택으로 이어지기 어렵고 약사가 근거를 이해해 소비자의 언어로 전달할 때 비로소 제품의 가치가 완성된다는 설명이다. 임 약사는 “소비자는 좋은 성분이라는 말만 믿는 것이 아니라 제시된 근거를 본다. 약사가 그 근거를 전달할 수 있을 때 제품이 실제 시장의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좋은 성분의 제품과 약사의 전문적인 큐레이션, 그 가치를 알고 함께하려는 회사와 브랜드가 움직여야 브랜드도 성장하고 약국도 성장하고 시장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약국 넘어 'K-약국'으로…주도권 확보할 시점 전문가들은 더마코스메틱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약국과 약사의 역할을 꼽는다. 브랜드가 온라인과 H&B스토어, 면세점, 해외시장으로 판매망을 넓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성장 전략이다. 그러나 약국이 단순한 판매 채널에 머문다면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오히려 약국의 존재감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대로 소비자의 피부 상태와 사용 목적, 복용 중인 의약품 등을 함께 고려해 제품을 추천하고 올바른 사용법과 사후관리까지 제공하는 전문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다면 약국은 단순한 판매처를 넘어 시장의 신뢰를 만드는 핵심 축이 될 수 있다. 실제 현장에서도 약사의 역할은 제품을 판매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수진 대표는 "약국을 찾는 소비자는 단순히 화장품을 사러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피부 고민에 맞는 해결책을 기대한다"며 "제품이 많아질수록 약사가 직접 경험하고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맞는 제품을 추천하는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국화장품 시장이 다시 성장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제품력과 이를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약사의 전문성이 함께 시너지를 내야 한다"며 "기업도 교육과 학술 지원을 지속해 약사가 전문적으로 상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소비 환경 변화도 약사의 역할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SNS와 유튜브를 통해 소비자가 제품과 성분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지만, 정보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어떤 제품이 자신에게 적합한지 판단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개인별 사용법을 안내할 전문가에 대한 수요 역시 함께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더마코스메틱 시장이 단순한 미용을 넘어 문제성 피부 관리와 예방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지역 약국, 약사들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양덕숙 약국화장품학회 출범위원장은 "최근 뷰티 트렌드는 여드름과 알레르기 등 문제성 피부의 장벽 개선, 탈모 예방, 항노화 등 고기능성 성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전문 화학 성분과 바이오 성분에 대한 소비자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정보로 부작용을 겪거나 올바른 사용법을 알지 못하는 사례도 함께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과 외용 의약품을 함께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점도 약사의 전문성이 필요한 이유로 꼽았다. 양 위원장은 "광고나 SNS를 통해 제품 이름은 알고 있지만 적절한 사용 범위와 부작용 위험성까지 이해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며 "개인별 피부 상태와 사용 목적을 고려해 올바른 사용법을 안내하는 영역에서 약사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결국 더마코스메틱 시장의 경쟁력은 제품을 얼마나 많이 출시하느냐가 아니라 소비자가 믿고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을 얼마나 만들어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10여 년 전 약국화장품 시장은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제품과 전문성, 소비자 경험이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반면 지금은 시장 규모와 소비문화, 기업들의 투자, 글로벌 K-뷰티 환경까지 당시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달라졌다. 이제 시장의 성패는 기업의 제품력과 객관적인 근거, 약사의 전문성, 소비자의 신뢰가 하나의 구조로 연결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양 위원장은 "약사는 단순한 판매자가 아니라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건강과 아름다움을 함께 책임지는 전문가"라며 "화장품은 더 이상 약국의 부수적인 품목이 아니다. 약사의 전문성이 가장 크게 발휘될 수 있는 새로운 무대인 만큼, 약국이 산업의 신뢰와 기준을 만들어가는 역할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2026-07-31 12:09:28김지은 기자 -
제약 잇단 참전…더마코스메틱 시장, 성분 넘어 '제품력' 승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경쟁 구도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과거 국내외 전통 화장품 기업들이 주도했던 시장에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더마 브랜드와 국내 전문 화장품 기업, 약국을 주력 채널로 삼는 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시장은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 국면을 맞았다. 시장 확대의 배경에는 달라진 소비자가 있다. 과거 소비자는 약사나 판매자가 권하는 제품을 구매했다면 최근에는 제품과 성분을 직접 검색하고 비교한 뒤 약국을 찾는 분위기다. 다만 제품과 브랜드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소비자의 선택은 오히려 어려워지는 모습이다. ‘약국 꿀템’, ‘한국 약국에서 꼭 사야 할 제품’이라는 이름을 내건 제품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시장의 경쟁 기준은 새로운 브랜드나 유행 성분을 먼저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결국 소비자가 선택하는 기준은 얼마나 확실한 제품력과 근거를 갖추고 있는 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의약품 기술력을 더마코스메틱으로 옮겨오다?" 최근 제약사들의 더마코스메틱 진출은 단순히 화장품 사업 하나를 추가하는 수준이 아니다. 의약품 연구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원료와 기술, 브랜드 신뢰도를 바탕으로 더마코스메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먼저 동국제약은 상처치료제 마데카솔의 핵심 원료인 센텔라아시아티카 정량추출물을 앞세운 센텔리안24를 국내 대표 더마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대웅 계열 이지듀는 자체 개발한 EGF 기술을 기반으로 기미·탄력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파마리서치는 의료기기 리쥬란의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PN·PDRN 기반 홈케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파티온을 통해 트러블 케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와 유한양행, 안국약품도 각각 피부장벽과 PDRN, 엑소좀 등 의약학 기반 성분을 내세워 시장 확대에 나섰다. 과거에는 ‘제약사가 화장품도 만든다’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제약사가 축적한 연구개발 역량 자체가 더마코스메틱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경쟁 상대가 다른 제약사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에스트라, 네오팜의 제로이드와 아토팜, 고운세상코스메틱의 닥터지, 휴젤의 웰라쥬를 비롯해 라로슈포제, 아벤느, 바이오더마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이미 강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피부장벽과 민감성 피부, 트러블 케어 등 특정 영역에서 오랜 연구개발 경험과 브랜드 경쟁력을 축적하며 시장을 키워왔다. 판매 채널도 달라졌다. 과거 약국화장품은 약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이라는 의미가 강했지만 현재 센텔리안24와 파티온, 이지듀, 리쥬란 코스메틱 등 주요 브랜드는 홈쇼핑과 온라인, H&B스토어, 면세점, 해외시장까지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약국이 브랜드의 전문성과 신뢰를 구축하는 출발점 역할을 하는 반면, 성장의 무대는 일반 유통과 글로벌 시장으로 빠르게 확장되는 구조다. ODM 업계 역시 이러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과거에는 보습이나 민감성 피부 중심의 제품 개발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PDRN과 EGF, 엑소좀, 펩타이드 등 바이오 기반 성분을 적용한 제품 개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제품 넘쳐나는 시장…성분 경쟁 넘어 ‘제품력·근거 경쟁’으로 소비자의 선택지가 넓어진 것은 시장 성장의 긍정적인 신호다. 하지만 브랜드와 제품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소비자가 제품 간 차이를 판단하기는 오히려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더마코스메틱 시장에서는 PDRN과 EGF, 엑소좀, 펩타이드 등을 앞세운 제품이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같은 성분을 표방하더라도 원료의 출처와 제조공정, 함량, 제형, 적용 기술은 제품마다 다르지만 소비자가 이를 객관적으로 비교하기는 쉽지 않다. 정수진 팜에이스 대표는 “과거에는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의 폭 자체가 좁았다면 지금은 약국화장품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선택지가 크게 늘었다”며 “너도나도 ‘약국 꿀템’, ‘한국 약국에서 사야 할 제품’이라고 소개하다 보니 소비자가 제품을 선별하기는 오히려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K-뷰티 확산과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시장 수요를 끌어올리는 요인이지만, K-뷰티 자체가 하나의 강력한 브랜드로 자리 잡은 만큼 비슷한 콘셉트와 성분을 내세운 제품이 빠르게 양산될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할 대목이다. 정 대표는 “결국 중요한 것은 진짜 제품력”이라며 “제품 콘셉트와 콘텐츠는 유사하게 만들 수 있지만 실제 제품력과 브랜드가 제품을 만든 이유, 고유한 방향성은 쉽게 모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가 약국 제품에 기대하는 것은 일반 화장품 매장보다 나은 효과와 자신의 고민에 맞는 해결책”이라며 “높은 기대와 비용을 감수하고 구매하는 만큼 제품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 약사의 설명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시장 경쟁력이 새로운 성분을 먼저 사용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해당 성분의 효능과 안전성을 얼마나 객관적인 자료로 제시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진단한다. 임별 약사(파마브로스 대표)는 최근 진행된 심포지엄에서 “SNS와 논문, 인공지능을 통해 소비자가 직접 정보를 찾으면서 질문도 ‘어느 브랜드인가’에서 ‘어떤 성분인가’, ‘왜 사용해야 하는가’로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 약사는 “예전에는 브랜드가 시장을 만들었다면 지금은 좋은 성분과 이를 설명하는 전문가, 그 가치를 전달하는 방식이 함께 움직일 때 시장이 만들어진다”며 “좋은 제품은 설명될 때 비로소 시장이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부 SNS에서는 PDRN 화장품을 일반의약품의 업그레이드 버전처럼 소개하거나 ‘약국 판매 1위’, ‘약국 전용’ 등을 과도하게 강조해 소비자 혼란을 일으키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화장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지속적으로 적발하고 있다. 화장품과 의약품은 개발 목적과 허가 체계, 적용 법령이 근본적으로 다른 만큼 성분의 특징과 제품의 한계를 명확히 구분해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확대되는 시장을 겨냥해 약사 중심의 전문 학회가 출범한 것도 같은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시장 성장과 함께 성분·효능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 약사 전문교육,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정수진 대표는 “약국에서 소비자가 기대하는 것은 일반 화장품 매장에서보다 나은 효과와 자신의 문제에 맞는 해결책”이라며 “높은 기대와 비용을 감수하고 제품을 구매하는 만큼 브랜드의 제품력과 약사의 전문적인 설명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2026-07-30 12:02:07김지은 기자 -
"화장품 사러 약국 간다"…K-뷰티 타고 다시 열린 시장[데일리팜=김지은 기자] 한때 약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았던 약국 화장품 시장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10여년 전에도 제약사와 화장품 업체들은 약국 전용 브랜드를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 확대에 나섰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상당수 업체가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했고 약국 역시 화장품을 부가상품 수준으로 운영하는 데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제약사들은 더마코스메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시작했고 K-뷰티 열풍을 타고 한국 약국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새로운 쇼핑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약국 화장품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학회까지 출범하면서 업계에서는 "이번에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과거 한 차례 실패를 경험했던 약국 화장품 시장, 이번에는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약사가 상담·판매하는 화장품"…기대 컸지만 시장은 기대 이하 약국 화장품은 새로운 시장이 아니다. 2010년대 중반부터 약국은 민감성 피부와 기능성 화장품 시장의 새로운 유통채널로 주목 받았다. 약국에 대한 소비자 신뢰와 약사의 전문성을 앞세워 백화점이나 화장품 전문점과 차별화된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도 컸다. 실제 일부 업체는 약국 전용 브랜드를 선보였고 약국을 중심으로 한 유통 전략을 내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당시 약국 화장품 시장이 안착하지 못한 이유로 ▲일반 화장품과 차별화 부족 ▲제약사 등 관련 업체의 제한적 투자 ▲약국 내 상담·판매 시스템 미흡 ▲높은 가격대 ▲소비자의 낮은 인지도 등이 꼽힌다. 무엇보다 소비자에게 약국은 어디까지나 의약품을 조제, 구매하는 공간이란 인식이 강하다보니 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해 일부러 약국을 찾는 문화 자체가 형성되지 못했던 것이다. 비교적 높은 약국 화장품 가격대도 소비자의 접근성을 낮추는 이유로 꼽혔다. 최근 약국 화장품 시장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과거와 달라졌다. 가장 큰 변화는 제품보다 약국과 소비 환경 변화에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창고형·마트형 약국 당장 이후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을 소비자가 직접 둘러보고 비교하며 구매하는 쇼핑형 약국이 확산되고 있는 저도 시장 변화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것. 기존 동네 약국에서는 약사가 권하는 제품을 중심으로 화장품이 판매됐다면 대형 약국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살펴보고 선택하는 소비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같은 제품이라도 일반 동네 약국과 대형 판매 중심 약국에서의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이미지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약국이 단순 '조제를 받는 공간'에서 건강과 뷰티를 함께 쇼핑하는 공간이란 인식이 확대되면서 실제 특정 약국 화장품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약국을 찾는 소비층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회복·재생’ 관심 증가…K-뷰티 열풍도 ‘한몫’ 약국 화장품 시장 확대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피부과 시술의 대중화를 꼽는 시각도 적지 않다. 레이저 시술과 리프팅, 스킨부스터 등 피부과 시술이 일상화되면서 시술 이후 피부 진정과 장벽 회복을 위한 사후관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PDRN과 EGF, 세라마이드, 판테놀 등 피부 회복과 재생을 강조한 성분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과거에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화장품을 선택했다면 최근에는 성분을 직접 검색하고 비교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전문적인 상담이 가능한 약국의 경쟁력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제품이라도 약국에서 어떤 방식으로 진열되고 상담되는지에 따라 소비자가 느끼는 브랜드 이미지가 달라진다"며 "과거에는 약국이 제품을 권했다면 지금은 소비자가 특정 제품을 찾아 약국을 방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K-뷰티 열풍도 약국 화장품 시장을 다시 움직이는 중요한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약국에서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는 콘텐츠가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K-약국 투어'가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주목받으면서 서울 명동과 강남, 성수, 부산 등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외국인을 겨냥한 대형 약국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맞춰 외국어 POP를 비치하거나 택스리펀 서비스를 도입하고, SNS를 통해 제품을 소개하는 약국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과거에는 약국이 소비자에게 화장품을 권했다면 이제는 소비자가 먼저 특정 제품 구매를 위해 약국을 찾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한 약사는 "10년 전과 가장 달라진 점은 제품보다 소비자"라며 "예전에는 약사가 설명해야 판매가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소비자가 성분과 제품을 미리 검색한 뒤 약국을 찾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특히 SNS를 확인해 특정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약국을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이 확실히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피부과 시술 증가와 K-뷰티 확산,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맞물리면서 약국이 화장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신뢰할 수 있는 전문 채널로 다시 평가받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판매를 넘어 산업으로…남은 과제는 ‘전문성’ 이 같은 시장 변화는 관련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통적인 의약품 사업 외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제약사들은 의약품 연구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과 원료를 바탕으로 더마코스메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약국 전용 브랜드를 넘어 온라인과 H&B스토어, 면세점, 해외시장까지 유통 채널을 넓히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전문의약품 시장 성장 둔화와 일반의약품 경쟁 심화 속에서 의약품 연구개발 경험을 기반으로 한 기능성 화장품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브랜드에서 성분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이전과 다른 변화로 평가한다. 성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이를 설명하고 상담할 수 있는 약사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약국화장품학회 출범 역시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평가된다. 판매 중심 시장을 넘어 연구와 교육, 전문성을 갖춘 산업으로 발전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의미다. 다만 시장 확대만으로 약국화장품의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기능성 성분과 전문 상담을 내세우는 만큼 객관적인 근거와 검증 체계, 상담 표준화 역시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덕숙 약국화장품학회 출범위원장(약학박사)은 "최근 뷰티 트렌드는 단순 미용을 넘어 문제성 피부의 장벽 개선, 탈모예방, 항노화 등 고기능성 성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전문 화학 성분이나 바이오 성분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급증하는 한편 검증되지 않은 정보 속 부작용을 겪거나 올바른 사용법을 알지 못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관련 산업이 성장하고 있지만 임상 약사, 학계, 산업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약국 중심 플랫폼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이런 시장 환경에서 전문가인 약사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에서 학회를도 출범하게 됐다. 확장되는 더마코스메틱 시장에서 전문가인 약사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2026-07-29 11:59:12김지은 기자 -
상반기 바이오 IPO, 기관 수요 집중…상장 후 주가는 온도차[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올해 상반기 바이오·헬스케어 기업공개(IPO) 시장은 공모 단계에서 지난해보다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수요예측 경쟁률이 전년보다 크게 높아졌고 기관투자자 의무보유확약도 급증하면서 기술특례 신규 상장 6개사 모두 희망 공모가 범위 최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청약에서도 흥행은 이어졌다. 올 상반기 신규 상장 6개사 평균 일반청약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다만 상장 후 주가 성과는 엇갈렸다.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웃도는 기업은 6곳 중 2곳에 그쳤다. 공모 과정에서 흥행이 곧바로 상장 후 수익률로 이어지지 않은 모습이다. 수요예측 평균 675대 1→1122대 1…기관 장기 보유 의사도 확대 3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입성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6곳은 코스모로보틱스, 인벤테라, 리센스메디컬, 메쥬,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카나프테라퓨틱스 등이다. 이들 6개사는 기관 수요예측 단계에서 지난해보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6개사 평균 수요예측 경쟁률은 1122.0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기술특례 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 6곳의 평균 수요예측 경쟁률 674.7대 1보다 66.3% 상승한 수준이다. 기업별로는 리센스메디컬이 1352.6대 1로 가장 높은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인벤테라 1328.8대 1, 코스모로보틱스 1140.1대 1, 메쥬 1108.9대 1, 카나프테라퓨틱스 962.1대 1, 아이엠바이오로직스 839.2대 1 순이었다. 올해 상장사 6곳 모두 8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기업별 편차가 컸다. 인투셀이 1151.1대 1,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1066.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오름테라퓨틱은 16.9대 1에 그쳤다. 로킷헬스케어도 368.5대 1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전반적으로 고른 기관 수요가 형성된 셈이다.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 비율도 크게 높아졌다. 올 상반기 기술특례 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 6곳의 기관 확약 비율은 평균 67.9%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평균 7.8%와 비교하면 8배 이상 높아졌다. 가장 높은 기관투자자 의무보유확약 비율을 기록한 곳은 카나프테라퓨틱스로 이 회사는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 가운데 의무보유확약 물량 비중이 76.1%에 달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76.0%, 메쥬는 75.4%, 코스모로보틱스는 73.0%를 기록했다. 리센스메디컬도 63.9%였고 인벤테라는 43.1%로 집계됐다. 올해 상장사 6곳 모두 기관 확약 비율이 40%를 넘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기관 확약 비율이 두 자릿수를 넘긴 기업이 2곳에 그쳤다. 인투셀이 12.0%, 오름테라퓨틱이 10.9%를 기록했다. 로킷헬스케어는 8.5%, 이뮨온시아는 8.2%,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6.3%였고 지씨지놈은 1.0%에 불과했다. 6개월 이상 장기 확약도 올해 들어 크게 확대됐다. 올 상반기 6개사의 의무보유확약 물량 가운데 6개월 이상 확약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3.4%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평균이 0.4%에 그쳤다는 점과 비교하면 장기 보유를 전제로 한 기관 참여가 크게 늘어난 셈이다. 코스모로보틱스는 의무보유확약 물량 중 6개월 이상 확약 비중이 90.2%로 가장 높았다. 인벤테라도 88.2%를 기록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 29.0%, 메쥬 21.5%, 카나프테라퓨틱스 20.6%, 리센스메디컬 10.7% 순이었다. 지난해에는 해당 비중이 1%를 넘긴 기업이 한 곳도 없었다. 기관 확약 확대는 금융당국의 IPO 제도 손질 이후 수요예측 구조와 투자 행태가 달라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과거에는 공모주 배정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고가 주문과 상장 직후 매도 전략이 반복되며 '묻지마 청약' 논란이 이어졌다. 그러나 의무보유확약 우선배정과 확약 위반 제재 등이 도입되면서 일정 기간 보유를 전제로 한 기관 참여가 늘었다. 특히 확약 부담이 커지면서 단기 차익 목적 청약보다 기업가치와 상장 후 주가 흐름을 함께 고려한 주문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기관 수요 몰리며 상장사 6곳 전원 밴드 상단 확정…일반청약도 흥행 수요예측 경쟁률과 기관 확약 비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공모가도 모두 희망 범위 최상단에서 결정됐다. 올해 상반기 기술특례 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 6곳은 모두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희망 공모가 범위 최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공모가가 가장 높았던 곳은 아이엠바이오로직스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희망 공모가 범위를 1만9000~2만6000원으로 제시했고 최종 공모가를 최상단인 2만6000원으로 확정했다. 이어 메쥬가 희망 범위 1만6700~2만1600원 가운데 최상단인 2만1600원으로 공모가를 정했다. 카나프테라퓨틱스도 희망 공모가 1만6000~2만원 중 최상단인 2만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인벤테라는 희망 공모가 범위 1만2100~1만6600원 가운데 최상단인 1만6600원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다. 리센스메디컬은 9000~1만1000원 범위에서 최상단인 1만1000원으로, 코스모로보틱스는 5300~6000원 범위에서 최상단인 6000원으로 각각 공모가를 확정했다. 상반기 신규 상장 6곳 모두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희망 범위 최상단에 공모가가 안착한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공모가 결정 결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해 상반기 기술특례 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 6곳 중 지씨지놈, 인투셀, 이뮨온시아,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등 4곳은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를 결정했다. 반면 로킷헬스케어는 밴드 하단, 오름테라퓨틱은 희망 범위 하단 미만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공모가 확정 이후 진행한 일반청약에서도 투자 수요가 몰렸다. 올 상반기 6개사 평균 일반청약 경쟁률은 2026.4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평균 761.2대 1의 2.7배 수준이다. 메쥬는 2428.3대 1로 가장 높은 일반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리센스메디컬은 2097.7대 1, 코스모로보틱스는 2013.8대 1로 2000대 1을 넘겼다. 인벤테라 1913.4대 1, 카나프테라퓨틱스 1899.0대 1, 아이엠바이오로직스 1806.0대 1 등도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공모가 웃돈 곳 코스모로보틱스·리센스메디컬 2곳뿐…흥행과 주가 성과는 별개 다만 상장 후 주가 흐름은 공모 단계 열기와 달랐다. 2일 종가 기준 올 상반기 신규 상장 6곳 중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웃도는 기업은 코스모로보틱스와 리센스메디컬 2곳뿐이다. 인벤테라, 메쥬,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카나프테라퓨틱스 등 4곳은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2일 기준 코스모로보틱스 종가는 1만3880원으로 공모가 대비 131.3% 높다. 리센스메디컬도 공모가 대비 70.4% 높은 1만874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인벤테라는 공모가 대비 50.5% 낮은 8220원에 머물고 있다. 메쥬 현재 주가는 공모가보다 36.2% 낮은 1만3780원이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공모가보다 27.1% 낮은 1만4590원,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공모가보다 15.6% 낮은 2만195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기술특례 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 6곳 중 2일 종가 기준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웃도는 곳은 3곳이었다. 로킷헬스케어는 공모가 대비 253.6%, 오름테라퓨틱은 165.5% 높았다. 인투셀도 36.5% 상승했다. 반면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공모가 대비 56.2%, 지씨지놈은 55.2% 하락했다. 이뮨온시아도 공모가보다 5.8% 낮은 주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상장사 역시 종목별 주가 차별화가 컸지만 올해는 공모가를 웃도는 기업 수가 더 줄어든 셈이다. 결국 올해 상반기 바이오·헬스케어 IPO 시장은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등 공모 단계에서는 강한 흥행을 기록했지만 상장 후 주가는 종목별로 갈리는 흐름을 보였다. 높은 수요예측 경쟁률과 기관 확약 비율, 일반청약 경쟁률이 상장 후 수익률을 담보하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시장에서는 공모 단계에서 이미 미래 성장 기대가 공모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상장 이후에는 실적과 파이프라인 진전, 기술이전, 제품 매출 등 구체적 성과 검증이 더 중요해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공모주 투자 열기는 강해졌지만 상장 후 시장은 기업별 성과를 기준으로 더 엄격하게 주가를 가르고 있다는 설명이다.2026-07-03 06:00:56차지현 기자 -
상장 바이오 추정 이익·공모액↓·할인율↑…깐깐해진 IPO 문턱[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올 상반기 기술특례로 증시에 입성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평균 추정 순이익과 총 공모액이 모두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파두 사태 이후 금융당국의 실적 추정 검증이 강화되면서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제시하는 미래 이익 전망이 한층 보수적으로 바뀐 모습이다. 다만 공모가 산정의 눈높이가 전반적으로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회사 몸값을 매길 때 참고한 비교기업의 주가 눈높이는 지난해보다 높아졌고 대형 제약사를 비교 대상으로 삼는 구조도 이어졌다. 추정 실적은 낮췄지만 비교기업의 시장 평가가 공모가 산정에 반영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 순익 평균 398억→242억…실적 추정 보수화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기술특례 상장 기업 6곳은 모두 상대가치법 중 주가수익비율(PER) 계산 방법을 활용했다. PER은 주가를 한 주당 얻을 수 있는 이익, 즉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수익성과 시장 평가를 함께 반영하는 지표다. 상장 추진 기업과 주관사는 향후 몇 년 뒤 달성 가능한 순이익을 추정한 뒤 유사기업의 PER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산출한다. 이후 미래 실적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할인율과 공모가 할인율을 반영해 희망 공모가 범위를 정한다. 올해 상장 기업의 순이익 추정치는 지난해보다 낮아졌다. 올 상반기 신규 상장 6개사가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제시한 평균 추정 순이익은 24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6개사 평균 398억원보다 39.2% 감소했다. 개별 기업별로 보면 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가장 큰 순이익 추정치를 제시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2028년 순이익 648억원을 기준으로 공모가를 산정했다. 회사는 2025년 별도 기준 순이익 9억원을 올렸지만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는 3년 안에 순이익을 72배로 키울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의 2028년 순이익 추정치 648억원은 오름테라퓨틱을 제외하면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기술특례 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오름테라퓨틱은 미래 추정치가 아닌 기술수출 수익을 반영한 2024년 3분기 말 LTM(Last Twelve Months) 기준 순이익 993억원을 공모가 산정에 활용했다. 이어 카나프테라퓨틱스가 2028년 순이익 224억원, 메쥬가 2028년 순이익 223억원을 각각 공모가 산정 근거로 제시했다. 인벤테라는 2029년 순이익 183억원을 반영했다. 코스모로보틱스는 2028년 순이익 91억원, 리센스메디컬은 2027년 순이익 83억원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산출했다. 파두 사태 이후 기술특례 기업의 순이익 추정은 전반적으로 보수적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바이오 기업공개(IPO) 호황기였던 2021년만 해도 기술특례 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의 평균 추정 순이익은 418억원에 달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313억원, 350억원 수준이었다. 2021년 상장한 네오이뮨텍은 3년 후 1205억원의 순이익을 제시했고 같은 해 상장한 차백신연구소도 2년 뒤 241억원, 3년 뒤 932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 상장한 지아이이노베이션 역시 2024년과 2025년 순이익을 각각 926억원, 472억원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2023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금융당국의 예비 상장사에 대한 실적 추정 검증이 강화되면서 2024년 평균 추정 순이익은 89억원까지 낮아졌다. 지난해에는 기술수출 성과를 반영한 기업이 등장하며 다시 300억원대로 반등했지만 올 상반기 6개사 평균이 다시 낮아진 것이다. 과거 바이오 IPO 호황기처럼 수백억~1000억원대 미래 이익을 공모가에 적극 반영하던 때와 비교하면 미래 실적을 공모가에 반영하는 방식이 한층 신중해졌다는 평가다. 올 상반기 상장 업체들은 할인율 역시 높게 적용했다. 할인율은 미래 추정 순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데 사용하는 수치다. 할인율이 높을수록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는 낮아지고 기업가치도 낮게 산정된다. 통상 할인율이 높을수록 투자자에게 보다 시장친화적인 공모가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래 추정 실적을 활용한 기업 기준 평균 할인율은 지난해 상반기 19.0%에서 올 상반기 22.5%로 높아졌다. 올해 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30%로 가장 높았고 인벤테라가 25%, 코스모로보틱스·리센스메디컬·메쥬·카나프테라퓨틱스는 각각 20%를 적용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지씨지놈과 인투셀이 15%, 이뮨온시아가 25%, 로킷헬스케어와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20%를 적용했다. 평균 PER 21.3배→28.1배…대형 제약사 비교군 반복 순이익 추정치는 낮아지고 할인율은 높아졌지만 유사기업의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반영한 PER은 오히려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상장사 6곳의 평균 적용 PER은 28.1배로 지난해 상반기 21.3배보다 높아졌다. 미래 실적 전망은 다소 보수적으로 잡았지만 비교기업의 시장 평가가 높아지면서 공모가 산정 눈높이를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PER이 가장 높았던 곳은 코스모로보틱스다. 코스모로보틱스는 피앤에스로보틱스와 라온로보틱스를 유사기업으로 선정해 47.45배의 PER을 적용했다. 리센스메디컬도 원텍, 아스테라시스, 클래시스를 비교기업으로 삼아 31.33배를 적용했다. 인벤테라는 24.34배, 카나프테라퓨틱스는 23.59배,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21.46배, 메쥬는 20.66배를 각각 적용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지씨지놈이 26.04배로 가장 높은 PER을 적용했다. 로킷헬스케어는 25.12배, 인투셀은 21.10배, 오름테라퓨틱은 19.26배, 이뮨온시아는 19.18배,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17.22배였다. 올해는 코스모로보틱스와 리센스메디컬 등 일부 기업의 높은 PER이 평균을 끌어올린 구조다. 대형 제약사와 의료기기 업체를 유사기업으로 삼는 흐름도 이어졌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대웅제약과 HK이노엔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종근당, 한미약품, 보령,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유사기업으로 제시했다. 신약개발 바이오텍이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이미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내는 상장 제약사를 비교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의료기기·디지털헬스케어 기업도 각 사업 영역의 상장사를 비교군으로 활용했다. 리센스메디컬은 원텍, 아스테라시스, 클래시스를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메쥬는 메디아나와 인바디를 선정했다. 인벤테라는 동국생명과학과 듀켐바이오를 유사기업으로 제시했다. 코스모로보틱스는 피앤에스로보틱스와 라온로보틱스를 비교군으로 삼았다. 지난해에도 대형 제약사를 비교기업으로 포함하는 방식은 반복됐다. 인투셀은 한미약품, 대웅제약, HK이노엔, 에이프릴바이오를 유사기업으로 선정했다. 이뮨온시아와 오름테라퓨틱은 한미약품과 HK이노엔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도 HK이노엔을 유사기업에 포함했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대형 제약사의 시장 평가를 참고하는 구조는 올해에도 유지된 셈이다. 총 공모액 1811억, 전년비 6.1%↓…대형 공모 기업도 감소 추정 순이익이 낮아진 가운데 실제 조달 규모도 줄었다. 올해 상반기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6곳의 총 공모액은 181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기술특례 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 6곳의 총 공모액 1928억원보다 6.1% 감소한 규모다. 올해 가장 많은 자금을 조달한 곳은 아이엠바이오로직스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공모가 2만6000원을 기준으로 520억원을 모집했다. 지난해 상반기 가장 많은 금액을 모집한 오름테라퓨틱 공모액 500억원보다 20억원 많은 수치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HK이노엔(전 CJ헬스케어) 바이오부문장 출신 하경식 대표가 창업한 항체 기반 신약개발 바이오 기업으로 지난 3월 20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거래소 지정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각각 A등급을 획득하며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본 요건을 갖췄다. 이후 같은 해 10월 거래소에 코스닥시장 상장 예심 청구서를 제출했다. 이 회사는 창업 4년 만에 1조원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6월 자가면역질환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 'IMB-101'을 미국 네비게이터 메디신에 1조3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이어 2개월 뒤 IMB-101에 대해 중국 화동제약과 4309억원 규모 계약을 맺으며 연이은 기술수출 성과를 거뒀다. 해당 계약은 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개발을 주도하고 HK이노엔과 와이바이오로직스가 각각 핵심 기술을 제공한 3자 공동개발 구조로 체결됐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400억원을 조달했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지난 3월 16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이 회사는 총 200만주를 공모했으며 희망 공모가를 1만6000~2만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최종 공모가액이 희망 범위 최상단인 2만원으로 확정되면서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총 400억원을 모집했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2019년 설립된 신약개발 바이오텍이다. 인간 유전체 기반 약물 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종양미세환경(TME)을 표적하는 면역항암제와 자체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 기반 치료제 등을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보유 중이다. 이 회사는 롯데바이오로직스, GC녹십자, 오스코텍, 동아에스티, 유한양행 등과 공동 연구개발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화 기반을 넓혀왔다. 이어 메쥬(291억원), 코스모로보틱스(250억원), 인벤테라(196억원), 리센스메디컬(154억원) 순으로 공모액이 컸다. 메쥬는 희망 공모가 1만6700~2만1600원 가운데 최상단인 2만16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하면서 291억원을 모집했다. 코스모로보틱스도 희망 범위 최상단인 6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해 250억원을 조달했다. 기업별 공모 규모에서도 축소 흐름이 확인된다. 지난해에는 오름테라퓨틱, 지씨지놈, 이뮨온시아 등 3곳이 300억원 이상을 조달했다. 반면 올해 300억원 이상을 모집한 기업은 아이엠바이오로직스와 카나프테라퓨틱스 2곳에 그쳤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지난해보다 대형 공모 기업 수가 줄어든 셈이다. 올해 상반기 바이오·헬스케어 IPO는 조달 규모와 미래 실적 전망을 낮추는 방향으로 조정됐지만 공모가 산정의 부담이 완전히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비교기업의 시장 평가를 근거로 공모가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상장 이후에는 실적과 파이프라인 성과로 기업가치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2026-07-02 06:00:58차지현 기자 -
바이오·헬스 IPO 심사기간 단축…'옥석 가리기'에 양극화[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올 상반기 기술특례로 증시에 입성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지난해와 같은 6곳으로 집계됐다. 신규 상장 수는 전년과 동일했지만 상장예비심사 통과까지 걸린 기간은 크게 짧아졌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45영업일 만에 예심을 통과하며 '초단기' 심사 사례를 만들었다. 심사 속도가 빨라졌다고 해서 상장 문턱이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바이오 기업에 대한 선별 심사 기조가 이어지면서 유빅스테라퓨틱스와 넥스트젠바이오사이언스는 예비심사 단계에서 자진 철회를 택했다. 공모 과정에서도 평균 2회 이상 증권신고서 정정이 이뤄졌다. 예심 빨라진 기술특례 IPO…카나프·메쥬·아이엠바이오 두 달 내 통과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은 6곳이다. 카나프테라퓨틱스, 아이엠바이오로직스, 메쥬, 리센스메디컬, 인벤테라, 코스모로보틱스 등이 해당한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상장한 6개사(오름테라퓨틱,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로킷헬스케어, 이뮨온시아, 인투셀, 지씨지놈)와 동일한 규모다. 상장 기업 수는 전년과 같았지만 예심 소요일에서는 변화가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신규 상장 6곳의 예비심사 평균 소요일은 75.7영업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6곳의 평균 92.2영업일과 비교하면 16.5영업일 단축됐다. 예비심사 청구부터 심사결과 통보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기준으로 17.9% 줄어든 셈이다. 올해 가장 빠르게 예심을 통과한 곳은 카나프테라퓨틱스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지난해 10월 17일 예비심사를 청구했고 같은 해 12월 18일 심사 결과를 통보받았다. 소요 기간은 45영업일이다. 거래소 예비심사 45영업일 처리 원칙에 맞춰 결과를 받은 사례다. 메쥬와 아이엠바이오로직스도 두 달 안팎에 예심을 통과했다. 메쥬는 지난해 10월 1일 예심을 청구한 뒤 같은 해 12월 18일 결과를 통보받아 52영업일이 걸렸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0월 28일 청구 후 올 1월 16일 결과를 받아 57영업일이 소요됐다. 코스모로보틱스도 비교적 빠른 편이었다. 코스모로보틱스는 지난해 9월 12일 예심을 청구했고 같은 해 12월 24일 심사 결과를 받았다. 소요 기간은 69영업일이다. 올 상반기 상장사 6곳 중 4곳이 70영업일 이내에 예심을 통과했다는 얘기다. 반면 인벤테라와 리센스메디컬은 100영업일을 넘겼다. 인벤테라는 지난해 7월 17일 예심을 청구해 12월 24일 결과를 받기까지 109영업일이 걸렸다. 리센스메디컬은 지난해 7월 2일 청구 후 12월 29일 심사 결과를 통보받아 122영업일이 소요됐다. 평균 심사 기간은 줄었지만 기업별 편차는 지속됐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올해 '단기 통과' 기업이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에는 60영업일 이내에 예심을 통과한 기업이 없었다. 오름테라퓨틱과 지씨지놈이 각각 76영업일로 가장 짧았고 인투셀 95영업일, 이뮨온시아 97영업일, 로킷헬스케어 98영업일, 오가노이드사이언스 111영업일 등이었다. 올해는 카나프테라퓨틱스, 메쥬, 아이엠바이오로직스 등 3곳이 60영업일 이내에 심사를 마쳤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90영업일 안팎 심사가 일반적이었다면 올 상반기에는 단 두 달 안팎 만에 예심을 통과하는 초고속 심사 기업이 대거 등장하며 거래소 심사 적체 해소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올해 심사 기간 단축을 두고 거래소가 예비심사 절차를 대대적으로 간소화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그동안 바이오 업계에서는 심사 장기화가 기업 생존을 위협한다는 호소가 끊이지 않았다. 심사가 지나치게 길어지면서 임상 일정이나 자금 조달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결국 투자자 신뢰 등 기업 운영 전반에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거래소는 심사 지연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특별심사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는 등 고강도 대응책을 펼쳐왔다. 인력을 보강하고 심사 프로세스를 재정비해 적체된 물량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뒀다. 또 거래소는 기술특례 상장에 한 번 실패한 기업이 재도전할 시 의무 사전 협의 절차를 도입해 사전에 문제점을 점검하도록 했다. 예심은 빨라졌지만 검증은 여전…자진 철회·신고서 정정 반복 다만 심사가 빨라졌다고 해서 규제가 완화됐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예심을 통과한 기업 기준으로는 심사 기간이 줄었지만 당국이 기술수출이나 매출 등 구체적 성과 증명이 미비한 기업에는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 상반기 상장을 추진하던 유빅스테라퓨틱스와 넥스트젠바이오사이언스는 예비심사 단계에서 자진 철회를 택했다. 유빅스테라퓨틱스는 지난해 11월 예심을 청구했지만 올해 3월 심사를 철회했다. 넥스트젠바이오사이언스도 지난해 12월 예심 청구 이후 올해 6월 자진 철회했다. 두 기업 모두 심사 과정에서 요구되는 사업화 입증 부담이 커진 데다 코스닥 시장 변동성 속에서 기업가치를 충분히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상장 일정을 늦춘 것으로 풀이된다. 예심 기간 단축에도 기술성·사업화 가능성·수익화 경로를 둘러싼 거래소 선별 검증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모 단계에서도 보완 요구가 이어졌다. 올 상반기 기술특례 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 6곳의 증권신고서 평균 정정 횟수는 2.5회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6곳 평균 3.0회와 비교하면 소폭 줄었으나 올해에도 기업당 평균 두 차례 이상 신고서를 고쳐 제출했다. 기업별로는 카나프테라퓨틱스가 4회로 가장 많았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예심은 45영업일 만에 통과했지만 공모 과정에서는 가장 많은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예심 통과 속도와 공모 단계 검증 부담이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코스모로보틱스와 메쥬는 각각 3회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리센스메디컬과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각각 2회, 인벤테라는 1회 정정했다. 지난해에는 이뮨온시아와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각각 4회 정정했다. 지씨지놈, 인투셀, 로킷헬스케어는 각각 3회, 오름테라퓨틱은 1회 정정했다. 올해 평균 정정 횟수는 줄었지만 기술특례 기업의 공모가 산정 근거와 위험요인 공시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토 부담은 계속된 것이다. 거래소 예비심사와 금융감독원 증권신고서 검토는 성격이 다르다. 거래소 예심은 상장 적격성과 기술성, 계속기업 가능성 등을 검토하는 절차다. 증권신고서 심사는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공모 정보의 충실성과 위험요인, 재무 추정, 밸류에이션 근거 등을 들여다보는 과정이다. 올 상반기에는 두 단계의 역할이 분명히 갈리는 모습이다. 올해 상장한 업체의 예심 소요일과 신고서 정정 횟수를 보면 거래소 예심 처리 속도는 빨라진 반면 공모 단계의 공시 보완은 지속됐다. 예심 단계에서는 심사 적체 해소와 절차 개선 효과가 나타났지만 증권신고서 단계에서는 미래 실적 추정과 사업화 가능성, 비교기업 선정, 투자위험 기재 등을 둘러싼 당국의 검증이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2026-07-01 06:00:58차지현 기자 -
이슈 터지면 줄이고 늘리고…공동·위탁생동 정책에 업계 혼선[데일리팜=이탁순 기자] 공동·위탁생동 1+3 제도를 주관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재까지 제도 전면 폐지(공동·위탁 생동 허용 금지)에 대해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 1+3 제도가 의원 입법을 통한 법률(약사법) 개정 사항이다보니 여당 측에서 공식 의견이 있기 전까지 식약처 스스로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과거 고시 개정을 추진하면서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에서 두 번이나 제동이 걸렸기 때문에 공동·위탁 생동 제한 정책은 식약처가 완전히 주도권을 잃어버렸다. 더구나 대형 제약사와 중소사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상황에서 식약처가 주도적으로 밀고 나가기도 부담스럽다. 이에 2021년 7월 1+3 제도가 시행된 이후 5년차에 들어섰지만 제도개선은 커녕 영향 평가 등 연구 계획도 없다. 식약처 관계자는 "공동·위탁 생동 1+3 제도와 관련해 제도 개선이나 영향 평가를 위한 연구 용역 계획은 없다"며 "여당 쪽에서 공식적으로 의견이 오간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단계적 폐지 약속했던 식약처…당시 계획은 잊어버렸다 하지만 지금과 달리 식약처가 고시 개정을 추진할 때는 1+3 시행 3년차에는 공동·위탁 생동시험을 전면 폐지하겠다는 입장이었다. 2020년 4월 규개위에서 철회 권고 결정이 내려진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개정안'에서도 식약처는 규제영향분석서를 통해 전면 허용되어 있는 공동·위탁 생동 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명확히 했다. 1차로 공동·위탁생동의 품목 허가 수를 제한(원제조사 1개+위탁제조사 3개 이내)하고, 2차로 3년 경과 후 공동·위탁생동 제도를 완전 폐지(생동자료 허여 불인정)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는 고혈압치료제 원료 '발사르탄'에 비의도적 혼입 불순물(NDMA)이 함유되어 완제품의약품 115품목이 잠정 판매 중지되면서 당시 제약바이오협회 등 제약단체에서도 공동·위탁생동이 시장 난립과 과다경쟁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품목허가 수 제한을 적극 건의한 점이 반영됐다. 당시 제도를 추진했던 식약처 관계자도 "당시엔 제약바이오협회에서 공동·위탁생동 품목허가 수 제한을 적극 건의한데다 약가 개편과 맞물려 복지부에서도 관심이 많아 여러차례 회의를 하며 방안을 수립했다"고 기억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2단계인 공동·위탁생동 제도 완전 폐지는 제약협회 내에서도 이견이 있었기에 일단 1단계인 1+3 제한 도입에 더 신경을 썼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정책 입안자나 현재 관리주체들도 공동·위탁생동 제도 완전 폐지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거나, 모르겠다는 답변을 하고 있다. 이슈 발생 때마다 늘리고 줄이는 일관성 없는 고무줄 정책 공동·위탁생동 제도 완전 폐지는 여당인 민주당 일각에서 언급되는 수준이지만, 제약업계는 실현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제도가 과거 이슈가 있을 때마다 왔다 갔다 했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공동·위탁생동이 최초로 허용됐다. 의약분업 도입에 맞춰 제네릭 진입을 장려하기 위한 조치였다. 2002년에는 무분별한 제네릭 증가를 막기 위해 공동 생동 제한(1+2) 정책이 시행됐고, 대규모 생동 시험 데이터 조작 사태 발생으로 2006년에는 1개 위탁사만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다 다시 2011년 11월에는 공동생동 제한 전면 폐지됐다. 하지만 2018년 고혈압약 불순물 검출 사태로 동일 공장에서 생산된 대규모 제네릭이 판매 금지되는 사태가 발발하면서 규제 재도입 여론이 급부상했다. 이에 식약처가 고시 개정을 통해 단계적 폐지안을 예고했지만, 규개위에 막혀 약사법 개정을 통한 직접 규제로 우회 추진하게 된다. 이렇게 2021년 7월 약사법 개정으로 1+3 규제가 정식 시행된 것이다. 1+3 제도 시행 이후 제네릭 수가 전보다 줄어들긴 했다. 식약처가 제공하는 생물학적동등성 인정품목을 보면 2022년부터 생동인정품목은 200~300건 내외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제도 시행 전 풍선효과로 2019년 1418개, 2020년 1012개 등 제네릭 품목이 급증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과연 제도의 순기능만 있었는지는 물음표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 도입을 너무 장기간 예고하는 바람에 업계가 수년 치 제네릭 허가를 한꺼번에 쟁여두는 최악의 풍선효과를 낳았다"며 "2022년 이후 통계상 품목 수가 줄어든 것은 제도의 순기능이라기보다, 이미 2019년과 2020년에 허가받을 수 있는 약은 다 받아두었기 때문에 나타난 기저효과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당시 허가 급증으로 승인된 제품 중 상당수는 실제로 시장에 출시되지도 않은 채 '장롱 면허'처럼 허가증만 유지되고 있거나, 허가권 양도·양수 시장에서 껍데기만 거래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규제 강화보단 규제 완화에 방점…개량신약 지위 공동 인정 검토 식약처가 규제 강화보다는 규제 완화에 방점을 두고 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도 '공동·위탁생동 제도 완전 폐지' 실현 가능성이 낮은 이유다. 특히 식약처는 자료제출의약품에도 1+3을 시행하면서 개발 주관업체에만 개량신약 지위를 부여하고 있는 현행 규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공동개발사에도 개량신약 지위를 인정해달라는 제약업계 건의에 최근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제도 개선 모색에 나선 것이다. 식약처는 2021년 공동·위탁 생동 1+3 제도를 시행하면서 자료제출의약품에도 적용했다. 그러면서 2022년 가이드라인을 통해 공동 개발을 통해 위탁생산된 제품은 개량신약 지위를 불허했다. 개량신약 지위가 불허된 품목은 약가 가산을 받지 못해 공동개발 품목이라도 불이익을 받았다. 실제 5개사 공동개발한 아세클로페낙-에페리손염산염 복합제는 주관사인 아주약품 제품만 개량신약 지위를 인정받으면서 홀로 가산 약가를 적용받고, 나머지 4개사는 가산없이 이보다 낮은 약가를 산정받을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개량신약 공동개발이 위축된다며 위탁사라도 공동개발사에는 개량신약 지위를 부여해달라고 강력히 건의해 왔다. 이를 식약처가 전향적으로 검토하면서 협의체를 통해 제도개선안이 나올지 제약업계가 기대를 하고 있다. 이런 규제완화 추진 상황에서 '공동·위탁생동 제도 완전 폐지'를 식약처가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다. 제약업계 한 제품개발 임원은 "개량신약 지위 인정 확대 등 규제 완화 움직임이 있는 상황에서 공동·위탁 생동 완전 폐지가 언급되는 건 모순적"이라며 "과거 식약처가 이를 추진했다 해도 현재는 부담이 더 커져서 폐기했던 정책을 다시 꺼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2026-06-25 06:00:59이탁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