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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시마 유럽 판매허가의 의의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biosimilars)인 램시마가 지난 6월 27일 유럽의약품청으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았다. 국내 언론들은 세계 최초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이라고 대서특필했다. 바이오시밀러는 생물의약품의 복제약을 말한다. 생물의약품은 오리지널 약품의 완전한 복제품을 만들 수 있는 합성의약품과는 달리, 세포주나 배양조건에 따라 오리지널 약품과 미소하게 차이가 있기 때문에 복제약이라고 하지 않고 비슷하다는 의미로 바이오시밀러 라고 한다. 생물의약품은 생체에서 유래한 물질을 의약품으로 개발한 것으로 그 종류에는 단백질의약품, 항체의약품, 백신 등이 있다. 2006년부터 유럽의약품청의 허가를 받아 판매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는 총 12개에 달하는데, 이것들은 단백질의약품인 성장호르몬, G-CSF, 그리고 EPO의 복제품들이다. 램시마는 세계 최초의 바이오시밀러가 아니고 '최초의 항체의약품 바이오시밀러'라고 해야 맞는 표현이다.램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이드는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건선, 건선성 관절염, 소아크론병 등 난치성 자가면역 질환의 치료제로 개발된 약품이다. 레미케이드는 인체의 면역반응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핵심 단백질인 TNF-알파의 항체다. 이 항체는 TNF-알파를 통한 신호전달을 차단해 면역반응을 억제함으로써 질병을 치료한다.레미케이드는 1998년에 미국 FDA의 허가를 받은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2012년 매출이 9조원(82억 달러) 이상에 이른다. 특허는 머크사와 존슨앤존슨사가 갖고 있는데 유럽과 미국의 특허는 2014년과 2018년에 각각 만료된다. 셀트리온은 암젠, 바이오엑스프레스, 호스피라 등 세계 유수의 생물의약품 회사들과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을 벌여 왔다.신약도 아닌 복제품인 램시마 개발이 왜 큰 뉴스거리가 되는 것일까? 합성의약품의 복제약과는 달리 바이오시밀러 개발은 상당한 시설투자와 기술 축적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다. 램시마 개발 성공은 셀트리온이 세계적인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기술축적을 이루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생물의약품 시장과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해마다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어 셀트리온의 성장 가능성도 활짝 열려 있다. 램시마의 개발로 셀트리온은 거대 시장을 향한 막차에 올라타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셀트리온은 자체 시설과 기술로 항체의약품을 최초로 개발함으로써 시장을 선점했고, 첨단 기술을 보유한 회사라는 명성도 얻었다. 2002년 설립되어 불과 십여 년밖에 안 된 셀트리온이 세계적인 기업들을 제치고 이런 개가를 올린 것은 참으로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마냥 축하하면서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사정은 아니다. 램시마는 특허로 보호받는 오리지널 의약품이 아닌 복제약이기 때문에 그 한계 또한 분명하다. 숨 돌릴 시간도 없이 계속 달려 나가야 하는 것이 복제약의 운명이다.램시마 개발 성공의 부수적 효과도 매우 크다. 개발과정에서 생물의약품 신약개발의 필수기술인 세포배양기술, 단백질정제기술, 동물시험기술, 임상시험기술 등이 축적된 것은 큰 소득이다. 이는 생물의약품 신약개발은 물론 합성의약품 신약개발에도 적용되는 기술로 향후 우리나라의 신약개발에 있어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램시마의 개발은 지금까지 거대한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틈새에서 신약개발을 향해 고군분투 해 온 한국의 다른 제약회사들에게도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2013-07-11 06:30:05데일리팜 -
모두 똑같은 방식의 수출지원 의미없다역시장은 흔히들 총성 없는 전쟁터라 한다. 서로 통상정책을 펴면서 자국의 이익을 얻고자 혈안이 되어있다. 과거 미국이 공산품을 수출하고자 시장자유화를 위해 1947년 GATT 협정을, 1995년에는 WTO 세계무역기구를 출범시켰다. 전자는 관세장벽에 후자는 특허 등 비관세 장벽에 초점을 맞추었다.특히, 의약품에 대해 1995년 출원일로부터 20년이라는 독점권을 특허권자에게 주도록 했고 이를 통해 오리지널을 보유한 다국적 기업은 특허권을 이용 현재까지도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20년 특허권도 모자라 자료독점권을 요구하고 최근에는 허가 특허 연계를 통해 허가 시 특허를 검토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특허가 1일 연장하면 매출액이 큰 품목은 막대한 이득을 특허권자에게 안겨주는 것이다. 이와 같이 선진국은 자국 제약기업들과 연대하여 국가의 이윤을 창출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한편, 부존자원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대한민국이 국민 1인당 소득 등 여러 가지 지표에서 선진국 대열에 서 있게 된 것은 60년대에서 70년대까지 수차에 걸친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자원빈국이라는 자기 위치를 확인하고 국가 전체가 '輸出入國' 이라는 슬로건 하에 한 방향으로 힘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낸 결과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작금의 현실이 개탄스러운 것은 최근 제약업계가 의약품 가격인하, 지속되는 리베이트 근절대책 및 세계적 불황이라는 삼각파도에 휩쓸려 표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변단체, 협회 할 것 없이 유일한 돌파구를 수출로 삼아 지원하겠다고 하는 것 까지는 좋았으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보건복지부도 많은 도움을 주고는 있으나 예산 지원 등 업무는 복지 업무에 밀려 차선 또는 차 차선으로 언감생심 꿈꾸기도 힘들고, 최근 조직이 커지고 힘이 실렸다고 하는 식약처 또한 성격이 규제기관이라 수출지원에 관한 예산편성 자체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따라서 이제는 모두들 똑같이 똑 같은 방식의 수출지원을 외치지 말고 지원의 방향성과 각 기관의 Identity를 가지고 접근해서 실질적인 수출지원에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직능단체는 그 야말로 현장에서 뛸 수 있는 업무를, 정부 기관 등 관련기관은 위 선진국처럼 제도 개선 등 통상 정책을 연구 개발하여 수출 대상국에 요구하는 업무에 치중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각 기관별 수출 지원의 방향성과 Positioning이며 창구 일원화인 것이다.2013-07-01 06:29:02데일리팜 -
CEO 모임 도착 순서는 연봉순? 기회를 잡자보건산업진흥원이 서울 노량진에서 충북 오송으로 옮긴지 3년째가 된다. 필자는 서울역에서 오송역까지 KTX로 매일 출퇴근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곤 한다. KTX는 정해진 출발시간에 맞추어 출입문을 닫는데 바로 그 순간에 도착하는 사람이 가끔 있다. 그 중 대부분은 서울역에 들어서면서부터 뛰어서 달려온 사람들이다. 기차를 놓친 후의 반응도 다양하다. 황당하게 문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 너무 아쉬워 출입문을 손으로 쿵쿵 두드리는 사람 등.그러나 한번 닫힌 KTX문은 절대로 열리지 않는다. 종착역까지 정해진 시간에 도착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다시 문을 열고 닫히면 약 1~2분이 소요되며 이런식으로 종점까지 수차례 반복되면 약 20분 이상 늦어져 고속열차의 의미가 사라지기 때문이다.필자도 KTX를 타면서 이런 경험이 몇 번 있다. 한번은 너무 달려 다리가 후들거리고 속이 울렁거린 적도 있었다. 다시는 이러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하지만 그런 다짐도 오래가지 않고 또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한번은 세미나 발표장에 늦게 도착해 숨을 고르지도 못한 상황에서 마이크를 받고 토론을 한 적이 있었다. 앞 사람의 발표 내용을 인지하지 못했을 뿐만아니라 숨이 차서 토론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숨만 헐떡거린 경험도 있었다. 반대로 제약사와 관련 된 회의나 세미나를 주최하다 보면 어떤 제약사는 항상 늦지 않고 빠지지도 않는다. 그런 제약사는 여지 없이 영업실적도 우수하다. 시간을 지키는 것은 개인 차원의 성향도 있지만 회사차원의 특성도 있는 것 같다. 약속시간에 늦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가? 답은 간단하다. 일찍 출발하는 수 밖에 없다. 대부분 알고 있겠지만 VIP들은 항상 약속시간 30분전에 미리 와서 차를 마시고 기다린다. 이것은 습관이다. 모 CEO 모임에서는 연봉이 큰 CEO 순서대로 온다고 한다. 늦는 사람은 항상 늦는다. 이렇게 늦게 되는 이유는 중요하지 않은 다른 것을 포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늦은 시간까지 축구경기 시청, 잠에 대한 집착, 술자리, 식사시간, 잔무 등을 포기 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최근 제약산업에는 2000년 초반의 의약분업부터, 최근의 약가 인하까지 중요한 환경 변화요인이 있었다. 환경변화에 미리미리 준비한 회사는 지속적인 성장을 했지만 그렇지 않은 회사는 점점 성장대열에서 탈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은 국내 제약사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한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펀드사업을 운영할 운영사를 선정하였다. 이 펀드는 보건복지부가 200억원을 출자하고 정책 및 민간 자금을 활용해 총 1천억 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조성자금을 국내 제약사들의 해외 제약기업의 M&A, 기술도입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자금의 조성시기는 8월말까지로 직접 투자시기는 9월부터이나 관심있는 제약사들이 운영사와 진흥원을 찾아 오고 있는 상황이다. 발빠르게 움직이며 투자처를 찾고 있는 제약사에게 펀드의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다.요즘같이 예측 불가능한 경제 상황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유효한 경영전략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전략실행 시점 즉 타이밍이 아닐까 한다. 즉 기차 문이 닫힌 후에 도착한다든지 허겁지겁 도착해서 기차를 타는 것이 아니라 미리 도착해서 여유를 가지고 출발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 아닐까 싶다. 늦지 말자는 칼럼을 쓰면서도 오늘도 칼럼을 써야할 시간을 넘기는 나 자신을 보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2013-06-27 09:44:45데일리팜 -
연구자를 위한 변명-신약개발이 어려워진 이유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활동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신약개발은 여전히 이루기 힘든 과제다. 과거에 비해 시간과 돈은 더욱 많이 소요되고 있으나 승인되어 나오는 신약의 개수는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신약개발을 위한 환경은 어려워지고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으며 생산성은 더욱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 만큼 신약개발에 임하는 각 기업들이 떠안게 되는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각 신약연구 현장에서 연구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최근 10여년간 FDA가 허가한 신약의 개수를 보면, 1996년 부터 2004년까지 매년 평균 36개의 신약이 승인되었다. 그후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액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2005년부터 2010년까지는 연 평균22개로 급감했다. 최근 들어 2011년과 2012년에는 신약 승인건수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이나 장기적으로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처럼 과거에 비해 신약개발은 부쩍 어려워진 느낌이다. 이런 상황은 왜 만들어진 걸까?우선, 신약이 될만한 것들은 이미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좋은 신약들이 많이 나왔다. 그 동안 축적되었던 기초과학의 발전에 힘입어 질병 메카니즘에대한 이해가 증진되면서 질병을 좌우하는 단백질에 작용하는 새로운 약을 찾아낼 수 있었던 덕분이다. 또한, 이 시기는 high-throughput technology가 신약개발에 도입되어 연구 개발의 생산성을 증대시킨 때이기도 하다. 따라서 비교적 손쉽게 발견하거나 합성하기가 쉬웠던 약들이 개발과정에서 약효와 안전성 평가를 거쳐 이 시기에 무수히 시장에 나왔다. 순환계질환, 대사성질환, 관절염, 통증, 소화기질환, 감염성질환 등에 작용하는 약물들이 그 예에 속한다. 이런 결과로 이제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꼭꼭 숨어있는 약들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신약 발견이 어려워진 것이다.이제, 많은 제약사들이 질병 메카니즘이 더욱 복잡한 질병에 매달려 신약 개발에 전념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신약개발의 실패율이 높아진 것도 요인이다. 대표적인 예로서 치매 (Alzheimer’s disease) 치료제를 들 수 있다. 치매가 의학적으로 처음 보고된 지 100 년 이상이 되었지만 아직껏 치매의 원인에 대해선 정설이 없는 실정이다. 현상적으로는 치매 환자의 뇌속에 베타아밀로이드 (β-amyloid)가 축적되는 것이 관측되고 있지만 이것이 치매의 원인인지 아니면 증상으로 나타난 결과인지 분명히 해명되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타우단백질(Tau protein)이 새로운 타겟으로 주목받지만 그 유효성은 연구들이 더 진행되어야만 알 수 있다. 현재 100 개가 넘는 치매용 신약후보물질들이 임상실험을 치르고 있지만 현재까지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는 약들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대부분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Genomics와 proteomics의 발전으로 새로운 타겟 단백질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의 경우 그 타겟 단백질과 질병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 바람에 질병과의 관련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타겟을 정해놓고 제약사들이 개발에 나섰다가 결국 임상실험 단계에서 좌초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최근의 통계를 보면, 신약후보들이 임상2상에서 성공하는 사례가 20% 미만에 그치고 있는데 그 실패 사례의 절반 정도가 충분한 약효가 입증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또한, 임상3상에서 실패하는 사례들을 보면 그 3분의 2정도가 불충분한 약효 때문이었다. 이처럼, 특정 질병에 대해 새로운 타겟의 발견이 예전에 비해 쉬워졌다고는 하지만 그에 반해 이들 타겟들이 질병의 상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타겟이 아닐 가능성도 많은 것이다. 그만큼 제약사들로서는 리스크를 많이 떠안고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모순적으로 들리겠지만, 신약후보물질의 스크리닝의 속도가 빨라진 것도 신약개발의 전체 속도를 더디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들어, 특정 타겟에 대한 assay 기술이 발전되고 그 스크리닝 속도가 빨라져 (high throughput screening) 각 제약사는 신약후보물질을 손쉽게 많이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일단 스크리닝 단계에서 단서가 될만한 후보물질이 나오면 이들 물질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최적화된 신물질을 찾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이 단계에서는 동물실험을 비롯한 여러 테스트를 거쳐야 하므로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따라서 고속 스크리닝 단계에서 여러 개의 물질이 후보약으로 추려지면 결과적으로 여러 사냥감을 한꺼번에 쫓아야 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제약사로서는 각 사냥감에 대해 일일이 연구를 집중하면서 평가를 해야 하는 신약후보물질이 많아지므로 그만큼 전체적인 진도가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는 연구개발의 필수요건 중의 하나인 집중된 연구환경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기도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노력을 통해 더욱 좋은 신약후보물질을 발견할 가능성 또한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환자 기대수준 높아지고 약물 안전성도 한층 강화환자들이 신약에 대해 그 기대수준이 더욱 높아진 것도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을 증가시키고 있다. 많은 환자들에서 처음에는 약이 듣다가도 차츰 안 듣게 되어 다른 약을 복용하고, 또 다시 다른 것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발견되는데 이런 고질적인 환자(refractory patients)들은 어느 질병이든30-40%에 이른다고 한다. 이처럼 치료하기 까다로운 환자를 대상으로 약을 개발해야 할 경우, 반드시 새로운 메카니즘을 지닌 약물을 개발해야 하고 아울러 환자가 복수의 약을 먹는 경우를 감안하여 약물상호작용을 고려해야 하는 부분도 생기게 되므로 그 만큼 리스크가 높아지게 된다. 또한, 환자들은 약효가 있는 것은 물론이요 약의 복용법이 편리해 지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예를 들어, 1일 다회 복용에서 1일 1회 복용하는 약, 매일 사용하는 약에서 주 1회 사용하는 약, 주사제보다는 경구로 복용하는 약, 비슷한 치료효과라도 부작용이 더욱 경감된 약 등을 선호하고 있다. 이는 처음 개발에 성공한 신약 (first-in-class 신약)들이 근본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 (best-in-class 신약) 할 수 있도록 신약개발과정중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신약으로 성공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개발사들을 압박하는 또 다른 요인이 되는 것이다.허가당국이 약의 안전성에 대해 더욱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것도 신약개발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최근, FDA등 허가당국은 신약이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나타낼 경우 환자들의 안전을 적극적으로 보장하는 관점에서 심사를 하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2004년에 진통제 Vioxx를 복용한 환자들에서 심장마비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지면서 Merck사가 자진해서 판매를 중단한 것을 계기로 FDA는 신약의 심혈관계 부작용에 가능성에 대해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민성대장증후군에 사용하던 Novartis의 Zelnorm에 대해 심장발작과 심장마비에 대한 위험성이 알려지자 FDA는 판매금지를 권고한 바 있다. 그후 2007년에는 GSK의 당뇨병 치료제 Avandia 역시 심장마비의 위험성이 대두되자 (최근, 그 위험성이 지나치게 과장되었던 것으로 판명났음.) FDA는 이후 개발되는 당뇨약중에 심장에 대한 위험신호가 보이는 신약에 대해 수천 명 이상의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한 안전성 시험을 의무적으로 하도록 규정을 신설하였다. 이런 대규모의 임상실험은 한국의 제약기업들에겐 감당하기 벅찬 요구조건이 된다. 이같은 예에서 보듯, FDA는 공공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부작용 가능성을 어느 때보다 중시하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신약개발의 진도가 정체될 수 있다.더욱 강화된 안전성 문제와 더불어, 보다 확실한 약효(Efficacy) 역시 요구된다. 유럽의 허가기관인 EMA는 새로운 약에 대해 기존의 치료제와 비교하여 우월한 약효를 보일 때에만 허가를 해 주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개발중인 약물이 기존 치료제에 비해 우위를 보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개발사로서는 위험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FDA는 부작용 대비 약효가 뚜렷하지 않으면 허가를 보류하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비만치료제 등 남용의 우려가 있는 약이나 당뇨병 약처럼 매일 복용해야 하는 약들의 예에서 보듯, 심혈관계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상쇄할 수 있는 우월한 약효를 지니지 않으면 신약 승인을 받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또한, 최근들어 희귀질환 치료용 신약이 전체 신약의 3분의 1이나 차지할 정도로 많이 승인되고 있는데 이 현상도 따지고 보면 이들 약물들이 특정 환자군에 대하여 보다 뚜렷한 약효를 보여주기에 유리한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약효에 대해 보다 명백한 자료를 요구하는 최근의 까다로운 심사기준을 충족시키려면 제약사로서는 더욱 완벽한 신약 발굴에 집중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이다.일단 신약으로 승인받았다고 하더라도 상업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낮아진 것도 신약개발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의 통계를 보면 승인받은 신약 10 개중에서 단 2 개만이 개발경비를 넘어설 정도의 수익을 가져다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역곡절 끝에 승인을 받아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곧 상업적인 성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의 또 다른 통계에 의하면, 신약이 승인을 받은 후 후발약이 시장에 등장하기까지에는 평균 1.2년 밖에 안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선발약과 후발약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져서 first-in-class이든 best-in-class신약이든 예전처럼 블럭버스터 신약이 나오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된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이상으로, 과거에 비해 신약개발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들을 살펴보았다. 오늘날 각 신약연구자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객관적인 환경은 신약개발의 중흥기였던 90년대와는 판이하게 달라져 있다. 이는 한국내의 신약연구자들에게도 적용되는 현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글로벌 공룡 제약기업들이 주도하는 신약개발의 다툼 현장에서 한국 제약기업들이 이뤄내는 신약개발 성과는 매우 고무적이다. 제한된 연구인력과 연구비로 만들어낸 신약후보들을 가지고 글로벌 기업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라이센싱 대화를 진행하는 기업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직접 겨냥해 미국시장에서 임상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국내 신약도 10여개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한국의 제약업계가 온갖 어려움속에서도 이뤄내고 있는 성과가 속속 가시화 되고 있지만 여전히 일반 국민들은 물론이요 많은 의약 관계자들조차 한국 제약업계의 신약개발 노력이나 잠재력을 과소평가하는 모습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부디 이 글이 한국의 제약사들이 겪고 있는 신약개발의 어려운 현실과 그것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이해하는 데에 다소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2013-06-24 06:30:04데일리팜 -
적자라고 할 일 없다고 군대를 해산할 것인가?시민단체나 노조, 지역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상남도 의회는 지난 11일 진주의료원 해산을 명시한 '경남도 의료원 설립 및 운영 조례 일부 개정안'을 날치기로 통과시켰다.홍준표 지사가 지난 2월 26일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밝힌 지 105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경남도 의회의 민주개혁연대 조형래 대변인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60%이상의 주민들이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를 하고 있었다"며 "홍 지사는 이러한 정서를 읽지 못하는 독불장군"이라고 비난했다.반면 경상남도는 조례안 통과에 대해 "진주의료원은 곪을 대로 곪아서 이미 백약이 무효한 치유불능의 상태"라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임기가 1년 밖에 남지 않은 일개 도지사가 지역거점병원으로서 적정진료와 필수의료를 제공한 103년 역사의 공공병원을, 그나마도 입원해 있던 환자를 내쫓아가며 지역사회의 동의도 없이 날치기로 폐원시킨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면 경남에서는 왜 그럴까? 의도는 잘 모르겠다. 여러 설이 있다. 우선 홍준표 한 사람이 자신의 보수 선두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언론플레이라는 설이 있다. 조대변인은 "홍 지사의 이런 태도는 자신의 정치적 전망에 대비하는 등 개인적 이유들이 너무 강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며 "강경한 보수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작업이라고 생각된다"고 지적했다.경남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도 날치기 전에 모여 표결을 한 결과 진주의료원 해산 반대 의견이 더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모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홍 지사가 자기 욕심을 챙기려다가 화를 키웠다"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이 뻔히 보인다"고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고 한다.아니면 노조가 보기 싫어서. 그동안 진주의료원 노동자들이 몇 차례 양보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진주의료원 사측과 경상남도는 이를 무시하고 폐업을 추진했다. 한 마디로 홍지사는 처음부터 노조와 협상할 마음이 없었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홍준표 도지사와 경상남도는 겉으로는 '재정 건정성' 운운하며 진주의료원 폐원의 당위성을 주장했지만, 애초에 본심은 몇 푼의 적자가 아니라 재정적자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눈엣가시 같은 노조를 공격하는 데에 있었다"고 주장했다.어쨌든 한 지방 자치단체가 적자라고 지금 당장 지역주민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는다고 100년이 넘게 운영해 오던 멀쩡한 병원을 하루아침에 없앴다(신종플루는 누가 막으려나!). 그럼 같은 논리로 지금 별로 하는 일 없는 군대도 해산할라나?조례통과에 대한 시민단체 기자회견에서 박석운 대표는 "의회의 날치기를 폭거라고 규정하며 절차 자체의 오류로 인해 해산조례안 통과가 무효이고, 한편으로는 진주의료원을 국립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단체 우석균 정책실장도 "폐원은 살인이며,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안 통과는 그 살인 행위를 재확인하는 것이며, 보건복지부와 박근혜 정부가 책임지고 진주의료원을 국립화해야 한다"고 말했다.또한 시민단체들은 이번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안 통과에 있어 박근혜 대통령과 보건복지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이 대선 때 공약한 '지역거점병원 육성과 공공병원 활성화'와 정면 배치되는 사안을 같은 정당의 도지사가 일방적으로 추진했음에도 대통령과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며 사실상 책임을 방기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동안 진주의료원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근거인 의료법 제59조 2항에 의한 '업무개시명령'이나 사회보장기본법에 의한 '사회보장위원회' 소집 등을 시민단체들이 요구해왔지만, 보건복지부는 '유감' 표명만 해왔다. 지자체의 자율성을 핑계로 한 중앙정부의 이러한 수수방관은 사실상 공공의료에 대한 공격에 무게를 실어줌으로써 대통령의 복지 공약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아예 없었음을 나타내는 것이거나,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지독한 무능함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진주의료원 폐원과 해산은 그 자체로 정부가 해야 할 기능을 사적 의료체계에 떠넘기는 일이며 공공의료의 포기다. 이에 더해 정부는 아예 지난달 말부터 이명박 정부 시기 여론의 뭇매를 맞아 철회된 모든 의료민영화, 의료상업화 정책을 재추진하고 있다. 또한 자신의 공약(公約)이었던 4대 중증질환 보장성 100% 보장을 나 몰라라 공약(空約)화하는 재정방안을 발표하였다.진주의료원을 폐원하는 것에 대해 그토록 소극적 우려만을 표시해온 새누리당은 한편으론 의료민영화 정책을 전방위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31일 정부가 보험회사가 외국인환자에 대해서 유치·알선을 허용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같은 날 문화관광부는 ‘메디텔’ 설립을 위한 개정안을 대통령령으로 입법예고 했다.지난 10일엔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의료민영화 법안인 ‘원격진료’ 허용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을 또다시 발의했다. 의료민영화 관련법을 재추진하는 것은 진주의료원 폐원을 계기로 공공병원의 기능과 역할을 축소시킴으로써, 의료분야에서 사적(私的) 영역을 확대시키고 자본에게 의료를 통한 돈벌이의 길을 활짝 열어주겠다는 것이다.그런 정부도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을까? 뒤늦게 보건복지부에서 지방자치법 172조에 따라 홍지사에게 경남도의회에 재의를 요구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복지부는 "여러 차례 걸쳐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요청했지만, 경남도가 이를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폐업과 법인 해산안을 위한 조례개정을 강행했다"며 "이는 '의료법 59조 1항'에 따른 복지부의 지도 명령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또, "국고보조금을 투입한 진주의료원을 정부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해산하고 잔여 재산을 경남도에 귀속하도록 한 조항은 '보조금 관리법'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진주의료원의 폐업과 해산은 경상남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지방의료원과 공공의료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며, 주민의 건강권과 직결되는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경남도는 폐업.해산을 지역주민의 건강이나 의료안전망 약화, 공공의료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민주적 절차에 따른 의견수렴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함으로써 기존 입원환자 뿐 아니라 주민의 보건의료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고 복지부는 밝혔다.국회도 움직이고 있었다.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진주의료원 문제에 대한 국정조사 기간을 6월 12일부터 7월 13일까지 32일간으로 정하였고, 진주의료원 폐업조치와 관련 대상 기관에 대한 현장검증이 내달 4, 5일 이뤄질 예정이다. 특위위원장엔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 여야 간사는 김희국, 김용익 의원, 특위위원에는 강기윤, 김현숙, 류성걸, 문정림, 박대출, 이노근, 이완영 등 새누리당 의원과 김성주, 남윤인순, 양승조, 이언주, 최동익, 한정애, 유대운 민주통합당 의원, 진보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포함된다.6월 국회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 등에 대한 국정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홍준표 경남지사는 이는 전적으로 지방사무라며 국정조사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밝혔다. 홍 지사는 1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진주의료원 사태 등에 대한 국정조사에 대해 "지방 고유사무는 국정조사나 국정감사 대상이 아니다"며 "도 차원에서 국정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지를 따져보기 위해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경남도의회에서 해산 조례안이 통과됨에 따라 이제 진주의료원 폐원 문제는 사실상 중앙정부로 넘어 왔다.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진주의료원 폐원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보건의료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경남도의회에서 해산 조례안이 통과됨에 따라 진주의료원 폐원 문제는 사실상 중앙정부로 넘어 왔다. 이제 박근혜 정부가 진주의료원 폐원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공약에 대해 일말의 책임을 지고 진주의료원을 국립화해서 서부경남지역의 모든 사람들에게 양질의 의료복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이 문제는 어떻게 보면 한 지역의 병원을 비용-효과 면이나 수요 공급의 시장원리에 따라 없애는 것이라고 강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공공의료에 대한 우리 사회의 합의점을 찾는 중요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시민들의 안위와 생명을 지키고 질병을 치료하는 것은 정부의 의무다.단군신화에도 '환웅천황은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 수명, 질병, 형벌, 선악 등을 주관하면서, 인간의 삼백예순 가지나 되는 일을 맡아 인간 세계를 다스렸다'는 정부의 의료보장 역할은 우리들 피 속에 흐르는 불문율이다. 이번 기회에 의료에서의 정부의 역할이 무엇인지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103년이나 된 진주의료원이 기사회생하길 바란다(제발 오래된 것 좀 보존하자!).2013-06-17 08:38:52데일리팜 -
국제화 시대의 진정한 경쟁력아침에 아이폰(미국)의 알람을 듣고 양모이불(호주)의 따뜻함에 잠시 일어나지 못했다.최근 머리숱이 걱정되어서 티트리오일이 들어간 천연샴푸(미국)로 머리를 감으니 산뜻하다.중국산 토스트기에 토스트와 브라질산 커피 그리고 캘리포니아산 오렌지로 간단히 요기한다.최근에 장만한 도요타하이브리드(일본). 웬만한 국산중형차보다 저렴하게 장만해서 기분이 좋다.차 안에서 자기계발을 위해 중국산 USB에 담겨있는 영어회화를 튼다.출근후 인텔칩과 윈도우8이 내재된 컴퓨터를 켠다.그리고 값싸고 편안한 중국산 슬리퍼로 갈아신는다.요즘 돈이 달려서 스카이프 화상영어로 필리핀 원어민과 영어회화를 아침에 20분정도 한다.그저 돈이 부족해서 선택한건데 너무 만족한다.컴퓨터를 오래 들여다보니 눈이 뻑뻑하다. 일본산 원료의약품으로 만든 인공눈물을 넣으니 한결 편하다.점심시간 칠레산 돼지고기와 중국산 김치로 볶은 두루치기 백반을 먹는다. 요즘 식당 종업원들은 어떻게 다들 조선족분들이다.정말로 저분들이 인건비가 싸서 고용되는 것일까? 잠시 의문을 가져본다. 점심부터 고기를 먹었더니 속이 부담스러워 직원들과 스타벅스에서 카라멜 마끼야또 한잔하니 속이 부드럽다.저녁에는 직원들과 간단히 맥주 한잔 하기로 한다. 아웃백(미국)에 예약하고 감자칩과 맥주 한잔 뒤 서둘러 귀가한다.집사람과 홈플러스(영국계)와 코스트코(미국계)에서 장보기로 했기 때문이다.어느 직장인의 간단한 하루일과다. 굉장히 평범한 하루 일과이다. 그런데 뭔가 씁쓸하다.대한민국은 이미 ASEAN, EU, 미국, 싱가포르, 인도, 칠레 ,터키, 페루, 콜롬비아 등과 FTA를 체결하였고, GCC(걸프협력회의), 뉴질랜드, 멕시코,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캐나다, 호주 등과 FTA협상중이며, MERCOSUR(남미4개국공동시장), SACU(남아프리카관세동맹), 러시아, 말레이시아, 몽골, 이스라엘, 중미 등과 FTA 검토 중이다.이에 맞물려 미국이 주도하려 하는 TPP(환태평양 전략적 경제동반자협정)와 중국이 주도하려 하는 RCEP(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와 한-중-일 FTA에도 대응하고 입장을 밝혀야 한다.잘은 모르겠지만 무언가 전세계적으로 대한민국이 국제화에 한발 더 다가서고 우리도 그들 시장에 한발 더 다가서고 있는 느낌이다. 그저 느낌이다.필자는 제약회사에 다니고 있다. 제약산업은 산업분류상 제조업이다. 그 제조업의 근간인 원료의약품(API)의 경우 국내산은 거의 미미하고 중국산이 태반이고 인도산이 그 뒤를 달리고 있다.제품을 개발하는 개발자 입장에도 DMF통과된 원료의약품이라면 다만 10원이라도 저렴하고 경쟁력 있는 원료의약품을 찾기 마련이다.국제화 시대에 산다는 것이 칼럼 서두에 쓴 것처럼 국내산으로는 거의 살 수 없고 결국 모든 세계에서 들어오는 물건들을 써야 한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그러나 제조업 입장에선 품질이 보증되고 경쟁력 있는 단가의 기초재료가 있다면 당연히 국산이 아니라도 쓰게 마련이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그것이 제품이든 서비스든 막론하고 품질 좋고 가격경쟁력이 있다면 당연히 품질 좋고 가격경쟁력 좋은 것을 택하게 마련이다.필자는 이것이 국제화 시대에 대한민국이 가져야 할 경쟁력이라고 말하고 싶다.칼럼 서두에서 처럼 칠레산 돼지고기가 저렴하기만 하고 질이 떨어진다면 당연히 외면 받겠지만 이미 칠레산 돼지고기는 수입돼지고기 중 가장 의존율이 높았던 벨기에산을 제치고 한국 내에서 1위를 수성하고 있다. 당연히 한-칠레FTA의 효과이고 칠레가 품질에 더 정성을 들였던 까닭이다.필자는 FTA나 지역무역협정 등이 대한민국 내수시장이 조금씩 침체에 들어서는 이때 안정적인 해외수출시장을 확보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 이라고 판단한다.그러나 그저 체결만 하고 협정에 싸인 만 한다고 국제경쟁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과거에 가격만 싸고 품질이 낮았던 다른 나라 제품들이 이제는 품질마저 경쟁력을 갖고 있고 더불어 높아지는 시장(특히 서비스산업)개방 압력에 따라 너무나 자연스레 모든 환경에 국내자급도가 떨어지지나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우려도 하게 된다.얼마 전 필자의 직원을 일본 동경 cphi에 보내고 보고를 받았다.실제로 우리 직원은 엔저의 영향을 고스란히 느끼고 돌아왔다고 한다. 일본의 엔저태풍은 급속도로 부상해 100엔대 0.99달러가 무너졌다.일본은 영악하게도 선진국 특히 미국, EU와는 FTA를 체결하지 않았다. 그런 일본이 미국이 주도하려는 TPP협정에 조기참여를 선언하였다.이는 일본의 장기침체에 한-미 FTA 및 한-EU FTA 발효에 따라 무역전환효과로 인해 일본내 제조업의 위기감이 최고조로 달하고 있고 최근 미국과 EU간에도 FTA추진 움직임이 있다는 것에 미국과 같이 TPP 표준제정자로 참여함으로써 일본의 이익을 관철하고 아울러 중국을 견제하고 한국에 불리해진 미국, EU시장을 TPP체결로 만회하려는 의도가 보이는 것이다.전문가들도 대한민국을 Nut-Cracker라고 한다. 신흥국가 등에서는 가격에서 밀리고 선진국에는 품질에서 밀리는 이중고를 겪는 시장이라고 한다.그런데 얼마전 흥미로운 두가지 상반된 보고서를 볼 수 있었다.지난 2월 7일 보건산업진흥원이 우리 정부의 헬스케어, 제약·바이오 등 보건산업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가 미국의 26분의 1에 불과, 관련분야에서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게다가 중국 등 신흥국가의 제약기업들이 연구개발비를 크게 늘리고 있어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신흥국, 양쪽에 치이는 넛크레커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전망의 보고서를 내놓았다.반면 이 보다 앞선 대한상공회의소가 2010년 내놓은 '성장잠재력 확충노력과 정책 과제'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견·중소 기업 가운데 55%는 미국 등 선진국기업과 경쟁력 격차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앞선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즉, 우리 대한민국의 기업들의 자신감 만큼은 사기충천하다는 증거이다.대한상의 설문서를 계속 인용해 보면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정부지원제도를 활용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절반이 51%만이 활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이처럼 정책지원제도의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데 대해 대한상의는 "기업들은 독자적인 R&D노력을 통해 기존사업분야 혹은 유관·밀접사업분야에 대한 투자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정부에서는 산학연 협력과 신산업분야위주로 지원하고 있어 양자간에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필자는 우리 대한민국이 절대 일본이나 여타 나라에 품질에서 뒤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울러 가격경쟁력에서도 크게 뒤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위의 두 보고서 내용의 결과처럼 정부도 국제화 시대에 기업에게 생색만 낼것이 아니라 일본의 영악함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 이다.엔저의 태풍으로 침수된 업종들에게 선별적이나마 지나가고 복구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지원을 아끼지 말고 FTA체결나라 및 각종 무역협정 나라에 대한 시장연구에 더욱 많은 홍보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아울러 우리 기업들도 가급적 국내 자급도를 높여서 국산의 우수성에 대한 홍보를 더욱 치중해야 하며 우리 국민들도 품질에서 가격에서 우수한 국내산제품(서비스)를 더욱 사랑하고 더욱 많이 찾아야 할 것이다.이것이 바로 국제화 시대에 대한민국이 살아가는 저력이고 경쟁력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2013-05-27 06:30:01데일리팜 -
MSG는 마음껏 먹어도 안전한 천연 조미료다건강에 좋은 웰빙음식의 조건은 MSG(글루탐산 소듐)를 넣지 않은 음식으로 인식될 정도로 MSG에 대한 거부감이 널리 퍼져있다. 일반 사람들은 물론 음식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도 MSG는 공장에서 합성된 화학물질일 뿐 아니라 몸에 해로운 물질이라고 굳게 믿으며 이를 전파하기에 바쁘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과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는 허무맹랑한 주장이다. 시판되고 있는 MSG는 공장에서 합성된 것도 아니고 몸에 해로운 것은 더더욱 아니다.MSG는 글루탐산에 소듐(나트륨) 이온이 결합한 물질로 물에 녹으면 글루탐산과 나트륨 이온으로 분리된다. 글루탐산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20개 아미노산 중의 하나로, 단백질 대사과정, 신경전달 과정 등 다양한 생리작용에 관여하는 중요한 물질이다. 글루탐산은 육류, 어류, 우유 등 동물성 식품은 물론 다시마, 김, 미역 등 해조류와 표고버섯, 그리고 간장, 된장 등에도 많이 들어있다.MSG가 독특한 맛을 낸다는 것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동경대학의 이케다 기쿠나에 교수로 1908년 다시마를 끓여 졸인 물에서 MSG를 추출해 냈다. MSG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소위 ‘천연조미료’를 만들 때 많이 쓰는 다시마의 맛도 알고 보면 MSG의 맛인 셈이다. 이케다 교수는 MSG의 맛을 '우마미(감칠맛)'라고 이름 붙였다. 1909년 MSG가 처음 시장에 나오자 주부들이 환호했다. 음식에 첨가했을 때 음식의 맛이 획기적으로 좋아졌기 때문이다.지난 백여 년간 MSG의 생산법도 변천을 겪었다. 처음에는 밀의 글루텐이라는 단백질을 분해해서 생산하다가 한 때는 화학적 합성법으로 생산되기도 했으나 1970년대 이후는 생산비가 훨씬 싸고 안전한 미생물발효법으로 바뀌었다. 현재는 사탕수수에서 설탕을 생산하고 남은 부산물을 재료로 사용해 MSG를 생산한다. 미생물발효법은 요구르트 등 발효식품의 생산에 널리 쓰이고 있으며 매우 안전한 방법이다. MSG는 합성조미료가 절대 아니고 완벽한 천연조미료라는 말이다.MSG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1968년 미국의 의사 로버트 호만 콕이 중국음식점에서 식사한 후 생긴 불편감이 MSG 때문이라고 주장한 데서 비롯됐다.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의 FDA와 유럽식품과학위원회를 중심으로 MSG의 안전성에 대해 숱한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모든 연구에서 안전성이 입증되었다. 1987년 유엔식품농업기구(UNFAO)와 유엔보건기구(WHO)는 MSG가 가장 안전한 식품첨가물 중의 하나라고 공동으로 발표했다. 1991년 유럽식품과학위원회는 글루탐산은 신생아는 물론 미숙아라도 소화시키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로 안전한 물질이라는 발표했으며 2013년 1월 6일 이런 내용의 법안을 발효시켰다. 글루탐산은 소금의 대체품으로 사용할 수 있고 몸무게 1킬로그램 당 10그램, 즉 몸무게 50킬로그램인 성인이라면 500그램을 한꺼번에 섭취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이 기준으로 보면 MSG는 설탕이나 소금보다도 훨씬 안전한 셈이다.MSG가 몸에 나쁘다는 일반 대중의 오해는 MSG를 생산하는 두 회사가 똑 같은 제품을 가지고 내 것은 좋고 남의 것은 나쁘다고 수십 년간 서로 비난을 해 댄 데서 비롯된 것이다. 결국은 두 회사 제품이 모두 나쁜 조미료가 되고 말았다. 다시 강조하지만 글루탐산은 우리 몸에 풍부하게 존재하며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는 물질이다. 음식을 만들 때 MSG를 쓰는 주부들은 공연한 죄책감에 시달리지 말고 필요한 양만큼 마음 놓고 사용하자.2013-05-22 06:30:00데일리팜 -
약값 조기지급 의무화 논란 쟁점은이용균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연구실장최근 국회에서 법안개정으로 발의된 약품비 조기지급 의무화 법안(약사법·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의료계의 이슈로 대두하고 있다. 발의된 법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첫째, 약국 및 의료기관은 의약품공급자로부터 의약품을 공급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대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둘째, 미지급 시 복지부장관이 정하는 이율에 따른 이자를 지급토록 한다. 셋째, 의료법상 시정명령 근거 마련하여 미이행 시 의료법에 따라 의료업 정지, 개설허가 취소, 의료기관 폐쇄 가능 등을 포함하고 있다.이번 국회의 입법동향의 배경에는 의약품 리베이트 문제가 사회적으로 자주 이슈화되었고, 일부 의료기관의 지나친 약가대금결제기간 지연 등으로 입법을 통한 제도개선 공감대가 일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회의록에는 법안개정의 취지에 대해서 '약사법 개정안에서는 의료기관 등이 의약품 대금을 3개월 이내에 지급하지 않는 것을 불법 리베이트로 전제하고 이를 제재하려고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따라서 의료기관의 의약품 대금을 3개월 이내에 지급조건을 일반 상거래상의 대금지불 지연이 아닌 리베이트 차원에서도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또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약품비 지급현황 사전 실태조사 및 지급지연의 원인분석 등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복지부는 관련 실태조사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이 밖에 국회 해당위원회에서는 동 법안에 따른 3개월 이내 대금결제 실제 집행 가능성을 몇 %로 보는가에 대한 질의에 대해서 복지부는 동 법안으로 인한 의도하지 않은 범법자 양산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즉, 복지부는 병원의 실태조사를 통해서 근본적인 문제를 파악한 이후 실제로 작동될 수 있는 입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국회에서 법안이 발의된 경우에 국회차원에서 법안이 제안된 경우에 기초적인 실태조사가 미비된 사례가 자주 있는데, 이번 법안도 이 범주에 든다고 할 수 있겠다. 당일 해당 위원들도 약가대금지급의 원인행위에 대한 분석의 필요성과 의료기관별로 대금지불의 실태에 대한 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인식공감대가 있었던 것 같다.만일 법안개정으로 3개월로 모든 약가 대금 지불기한을 법으로 정할 경우 법을 시행할 정부와 사법부도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의약법 개정안이 실제 작동될 수 있는 입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형성되었기 때문에 개정안이 입법화 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향 후 복지부는 의료기관의 제약사에 대한 대금결제 기간 및 수단에 대하여 조사가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또한, 조사 내용에는 병원이 제약사에게 약가를 결제하는 기간 및 방법(현금, 어음) 실태와 결제수단과 방법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왜냐 하면 복지부장관은 국회에서 실제 실태조사를 파악해서 입법에 고려하겠다고 공언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약가대금 3개월 이내 지급은 진행형이라고 하겠다.최근 병협에서도 의약도매협회와 함께 약가 대금지불을 둘러싼 입법부의 법안개정을 둘러싸고 당사자끼리 무릅을 맞대고 협의할 장을 마련하고 있다. 약을 공급하는 공급자인 도매협회와 구매자인 의료기관의 대표자가 동수로 구성된 위원회를 구성한 것이다.이와 같은 공급자와 구매자의 협의체 구성은 여러 면에서 진일보 한 것으로 평가된다. 왜냐 하면 입법을 통해서 약가 대금지불의 기간이 제도화되고 강제화 되면 시장의 가격기능은 상실될 수 있기 때문이다.즉, 약가의 대금지불의 조건(어음과 현금), 계약기간, 계약금액 및 계약방식 등에 따른 대금 지불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약품의 상거래 행위에 속하는 대금지불조건을 법제화 할 경우 구매자는 동일 조건에서 최대한의 구매자 파워(bargain power)를 형성하려고 할 것이고, 이 경우에 또 다른 사회적인 문제를 양산할 수 있다.이와 같은 우려는 병협에서는 법률안이 개정되면 ‘국가의 행정권 남용에 대한 행정소송이 줄을 잇고 의료기관과 의약품공급자 간의 건전한 거래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감을 표명하고 있다.따라서 약품의 구매자와 공급자는 약품비의 조기지급을 해야 상호공생할 수 있다는 인식공감과 이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 개선합의점 모색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최근 병협과 의약품도매협회가 테스크포스를 구성해 자율적으로 개선안으로 도출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은 진일보한 조치로 구매자와 공급자 상호간의 윈&윈(win) 할 수 대안이 나오길 기대한다. 왜냐 하면 시장에서 법은 최소한의 시장질서유지 수단이 되어야지 최대한의 수단이 되면 위험하기 때문이다.2013-05-16 06:30:04데일리팜 -
지금 병원에는 간호사가 없다아파서 병원에 가게 되면 우리는 간호를 받는다. 아픈 사람을 돌보고 살피는 일이 간호이기 때문이다. 입원이라도 하게 되면 간호서비스는 더 절실해지는데 우리는 과연 병원에서 간호를 받고 있을까?환자들은 하나같이 간호사 보기가 힘들다고 한다. 정해진 시간마다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고, 검사를 하거나 주사를 놓고, 투약을 하고 가는데도 보기 힘들다고 한다. 환자는 나를 돌보고 살피는 간호사를 원하는 것인데, 무슨 검사인지도 모르겠고, 궁금한 점을 물어볼 시간도 거의 없으니 돌봄이나 살핌을 느낄 수가 없는 거다.병원에서 환자가 누구보다 가깝게, 오래 접하게 되는 의료인은 의사가 아닌 간호사다. 또한 환자를 이해하고, 환자가 겪는 어려움을 초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하기 위해, 누구보다 가까운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 것 또한 간호사다.의사의 진료와 처지 못지않게 중요한 간호서비스이기에 그 중요성과 전문성이 점점 강조되고 있지만, 병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간호사를 보기 힘들다고 하는 이유는 간호사 자체가 실제로 부족하기 때문이다.우리나라의 간호사 한명은 평균적으로 15~20명 가량의 환자를 돌봐야 한다. 병원의 규모가 작아질수록, 지방으로 갈수록 그 수는 늘어나고, OECD 국가들의 평균과 비교하면 두 배에서 네 배 정도가 되는 셈이다. 당연히 환자 한명에게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노령화와 만성질환의 증가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간호서비스가 많이 필요할 것이라는 것은 오래전에 예상되었고, 이에 따라 간호대를 졸업하는 간호사 수는 꾸준히 늘이고 있다. 그러나 실제 병원 현장에서의 낮은 보수와 대우, 살인적인 노동 강도로 인해서 힘들게 간호사가 되어놓고도 다른 일을 선택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전체 간호사의 수 자체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간호사의 근무 환경이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말이다. 원래 간호사라는 직업 자체가 항상 타인의 고통을 목격하게 되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쉽게 소진될 수 있는 일인데 보수까지 작다 보니 버틸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다.그런데 최근 발표된 보건 복지부의 간호인력 개편 계획을 보면, 간호조무사의 교육 과정을 개선하고, 일정한 절차를 통해 간호조무사가 간호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다.기존의 간호조무사 교육과정에는 많은 문제가 있었고, 이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것에는 아무도 반대하지 않는다. 또 적당한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관리하면 간호조무사가 간호사가 되는 것이 크게 무리가 되는 일은 아니다.그러나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수없이 많은 간호조무사가 이미 존재하고 있고, 이들이 경력과 시험만으로 간호사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 이는 전체적인 간호서비스의 질 저하를 의미한다. 이미 부족한 간호사의 수로 인해 간호서비스의 질이 더 이상 낮아질 수 없을 만큼 낮아져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질 저하는 환자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지금 시점에서 간호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해야할 일은 병원이 간호사의 처우를 개선하고, 충분한 간호사를 고용하도록 하는 일이지 간호조무사 이름표를 간호사로 바꿔다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를 구분하지 못한다고 해도 이름표만 바꿔단다고 해서 환자가 느끼는 간호서비스의 질이 좋아질 것 같지는 않다.또 현재 적용되고 있는 간호인력 기준을 강화하고, 위반 시 강력한 패널티를 적용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 엄연히 비영리법인이면서도 어떤 영리법인보다 영리를 추구하는 병원은 당연히 어려운 형편을 핑계 삼겠지만 우리 국민 중 어느 누구도 병원이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고 말하거나 강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자본의 논리에 의해 환자는 돈으로 보고 간호사나 간병인은 기계의 부속쯤으로 생각하는 병원은 아픈 사람을 돌보는 일에 이윤을 논할 것이 아니라, 발생한 손해를 자랑스러워하고 당당하게 국가의 지원을 요구해야 본래의 의무를 다할 수 있다.결국 필요한 재정의 문제로 귀결되는 사안이라, 가까운 시일 안에 질 좋은 간호서비스를 기대하기는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너무 바빠서 항상 피곤에 찌들어 있고, 환자인 나보다 더 아파보이기 까지 하는 간호사들이 있는 병원은 분명히 문제가 있고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2013-05-13 06:30:00데일리팜 -
신약개발, 네트워킹도 경쟁력이다신약개발의 성패는 결국 사람에게 달렸다. 연구개발 투자의 초점은 시설이나 장비가 아닌 사람쪽으로 맞춰야 한다. 신약개발의 전과정은 사람들의 복잡한 의사 결정을 거치는 것이므로 기업으로서는 실력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적절한 시점에서 합리적으로 내리게 되는 의사결정이 결국 기업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현재 각 제약사들은 우수한 전문인력을 유치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면서도 회사 자체의 연구원들을 실력있는 전문가로 양성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 결과로 한국의 제약업계는 과거에 비해 더욱 많은 연구인력을 확보하고 있게 되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더욱 많은 전문가들이 연구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다행히도 최근 들어 외국의 선진제약기업에서 연구 경험을 갖춘 전문가들이 국내로 귀국하여 한국의 신약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외국의 대형제약기업에서 행해지는 신약연구 방식이 소규모 국내 기업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바람직한 지는 논란이 되고 있지만 이들 경험있는 연구자들이 국내 신약 연구의 전문성을 드높이는데에 일조하고 있는 것 만큼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또한, 외국의 학계에서 높은 수준의 기초 연구를 수행하고 있던 박사급 전문인력들도 국내의 제약기업에 입사하여 실용적인 신약연구에 헌신하는 사례도 과거에 비해 뚜렷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것 역시 한국의 신약연구 환경을 튼튼히 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본다. 이처럼 국내의 전문인력 풀에 더하여 많은 해외의 전문인력들이 신약연구 현장에 가세할수록 한국 제약기업의 경쟁력은 더욱 향상될 것이다. 그러나, 해외의 전문인력들이 한국의 신약연구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새로운 동력원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귀국하는 연구자 수는 여전히 제한적인 숫자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 등 현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들 연구자들이 현업을 그만두고 귀국을 결심하기까지엔 자녀교육 문제나 급여수준 격차 등의 현실적인 문제들이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우수한 전문가들이 연구자로서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나이에 귀국 시기를 놓치게 되는 일은 한국의 제약기업들에게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만약, 각 기업들이 해외의 신약 전문가들을 영입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네트워킹을 통해 이들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필자는 한국 제약기업들의 해외 네트워킹 파트너로 재미한인제약인협회(KASBP)를 고려해 보길 권하고 싶다. 재미한인제약인협회는 2001년에 만들어져 신약개발을 포함하는 생명과학 분야의 주요 이슈에 대한 정보 교류와 회원간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단체로서 대부분 박사급인 710명 (5월 8일 현재)의 전문인력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미국 전역에 소재하는 100여개 제약기업의 종사자들과 60여개의 아카데미아에 소속된 교수, 연구원 및 대학원생 등 학계 관계자들과 미국FDA, 국립보건원(NIH) 등 정부기관 근무자들이 그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재미한인제약인협회, 6월 7일 봄 심포지엄재미한인제약인협회는 한국의 제약기업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상호 관심사를 공유하면서 한국의 신약연구개발과 개발기술의 상업화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주요한 목표의 하나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매년 봄과 가을에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신약개발 분야의 새로운 이슈들과 트렌드를 집중적으로 조망하고 회원 및 기업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네트워킹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주제발표, 토론, 질의 응답 등 모든 순서를 한국어로 진행하는 것도 특징이다. 따라서 한국의 기업들로서는 신약 연구의 최신 경향을 한눈에 파악해 볼 수 있고 각 분야 전문가들을 상대로 맨투맨으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다.또, FDA에서 신약의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심사관들도 다수 참여하여 신약개발 허가업무에 관한 실무적인 내용을 발표하고 토론하기도 한다. 규제과학에 대한 이해나 경험이 부족한 한국의 기업들이FDA와 커뮤니케이션 할 때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또, 각 기업의 참가자들은 이들 FDA심사관들과의 집중토론회에서 신약허가업무에 관한 구체적인 현안문제를 질의하고 구체적인 지침을 얻을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국내의 제약사 관계자들은 FDA 허가절차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더욱 자신감 있는 업무를 펼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이번 6월 7~8일에는 재미한인제약인협회가 한미약품, 유한양행과 손잡고 미국 제약산업의 메카인 중부 뉴저지에서 봄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최근 신약개발 전반에서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주요 주제들이 엄선되었다. 즉, 제약산업에서의 마케팅 전략, 차세대 항암제 개발, 바이오마커 스크리닝, 중개연구 전략, 바이오시밀러 동향, 난용성 약물의 제제 설계, CRO 선택 기준, 성공적인 임상 개발 전략, 제네릭 약물과 바이오의약품의 FDA 심사 업무, 신약개발을 위한 생물학적 동등성 연구, 임상 실험과정에서 통계의 중요성 등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이러한 신약연구에 대한 주제발표외에도, FDA에서 온 8명의 심사관들이 각 기업에서 온 참가자들을 상대로 합성신약, 바이오신약, 개량신약, 제네릭 등의 허가업무와 관련된 현안 문제들에 대해 구체적인 지침을 주는 순서를 가질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각 기업들이 FDA와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생기는 각종 이슈들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구자들을 상대로 채용을 희망하는 국내의 기업들과 취업을 희망하는 참가자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인터뷰를 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기업들로서는 신약개발 정보수집과 허가업무의 현안문제 해결외에도 우수한 전문인력들을 채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다.이처럼, 재미한인제약인협회는 다양하면서도 다이내믹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한국의 기업들로부터 많은 연구자들이 이번 심포지엄에 찾아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심포지엄 등록은 재미한인제약인협회의 홈페이지 (kasbp.org)에서 현재 진행중이다. 심포지엄 현장에서 이뤄질 각종 네트워킹을 통하여 한국의 기업들이 자신들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경쟁력을 더욱 갖추게 되는 기회로 활용했으면 좋겠다. 이런 노력들이 이어져 한국의 많은 제약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우수수 진출하게 되는 날이 더욱 앞당겨 지길 기대해 본다.2013-05-09 06:30:03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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