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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화 시대의 진정한 경쟁력

  • 데일리팜
  • 2013-05-27 06:30:01
  • 허윤일 이사(대우제약)

아침에 아이폰(미국)의 알람을 듣고 양모이불(호주)의 따뜻함에 잠시 일어나지 못했다.

최근 머리숱이 걱정되어서 티트리오일이 들어간 천연샴푸(미국)로 머리를 감으니 산뜻하다.

중국산 토스트기에 토스트와 브라질산 커피 그리고 캘리포니아산 오렌지로 간단히 요기한다.

최근에 장만한 도요타하이브리드(일본). 웬만한 국산중형차보다 저렴하게 장만해서 기분이 좋다.

차 안에서 자기계발을 위해 중국산 USB에 담겨있는 영어회화를 튼다.

출근후 인텔칩과 윈도우8이 내재된 컴퓨터를 켠다.

그리고 값싸고 편안한 중국산 슬리퍼로 갈아신는다.

요즘 돈이 달려서 스카이프 화상영어로 필리핀 원어민과 영어회화를 아침에 20분정도 한다.

그저 돈이 부족해서 선택한건데 너무 만족한다.

컴퓨터를 오래 들여다보니 눈이 뻑뻑하다. 일본산 원료의약품으로 만든 인공눈물을 넣으니 한결 편하다.

점심시간 칠레산 돼지고기와 중국산 김치로 볶은 두루치기 백반을 먹는다. 요즘 식당 종업원들은 어떻게 다들 조선족분들이다.

정말로 저분들이 인건비가 싸서 고용되는 것일까? 잠시 의문을 가져본다. 점심부터 고기를 먹었더니 속이 부담스러워 직원들과 스타벅스에서 카라멜 마끼야또 한잔하니 속이 부드럽다.

저녁에는 직원들과 간단히 맥주 한잔 하기로 한다. 아웃백(미국)에 예약하고 감자칩과 맥주 한잔 뒤 서둘러 귀가한다.

집사람과 홈플러스(영국계)와 코스트코(미국계)에서 장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어느 직장인의 간단한 하루일과다. 굉장히 평범한 하루 일과이다. 그런데 뭔가 씁쓸하다.

대한민국은 이미 ASEAN, EU, 미국, 싱가포르, 인도, 칠레 ,터키, 페루, 콜롬비아 등과 FTA를 체결하였고, GCC(걸프협력회의), 뉴질랜드, 멕시코,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캐나다, 호주 등과 FTA협상중이며, MERCOSUR(남미4개국공동시장), SACU(남아프리카관세동맹), 러시아, 말레이시아, 몽골, 이스라엘, 중미 등과 FTA 검토 중이다.

이에 맞물려 미국이 주도하려 하는 TPP(환태평양 전략적 경제동반자협정)와 중국이 주도하려 하는 RCEP(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와 한-중-일 FTA에도 대응하고 입장을 밝혀야 한다.

잘은 모르겠지만 무언가 전세계적으로 대한민국이 국제화에 한발 더 다가서고 우리도 그들 시장에 한발 더 다가서고 있는 느낌이다. 그저 느낌이다.

필자는 제약회사에 다니고 있다. 제약산업은 산업분류상 제조업이다. 그 제조업의 근간인 원료의약품(API)의 경우 국내산은 거의 미미하고 중국산이 태반이고 인도산이 그 뒤를 달리고 있다.

제품을 개발하는 개발자 입장에도 DMF통과된 원료의약품이라면 다만 10원이라도 저렴하고 경쟁력 있는 원료의약품을 찾기 마련이다.

국제화 시대에 산다는 것이 칼럼 서두에 쓴 것처럼 국내산으로는 거의 살 수 없고 결국 모든 세계에서 들어오는 물건들을 써야 한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제조업 입장에선 품질이 보증되고 경쟁력 있는 단가의 기초재료가 있다면 당연히 국산이 아니라도 쓰게 마련이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그것이 제품이든 서비스든 막론하고 품질 좋고 가격경쟁력이 있다면 당연히 품질 좋고 가격경쟁력 좋은 것을 택하게 마련이다.

필자는 이것이 국제화 시대에 대한민국이 가져야 할 경쟁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칼럼 서두에서 처럼 칠레산 돼지고기가 저렴하기만 하고 질이 떨어진다면 당연히 외면 받겠지만 이미 칠레산 돼지고기는 수입돼지고기 중 가장 의존율이 높았던 벨기에산을 제치고 한국 내에서 1위를 수성하고 있다. 당연히 한-칠레FTA의 효과이고 칠레가 품질에 더 정성을 들였던 까닭이다.

필자는 FTA나 지역무역협정 등이 대한민국 내수시장이 조금씩 침체에 들어서는 이때 안정적인 해외수출시장을 확보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 이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그저 체결만 하고 협정에 싸인 만 한다고 국제경쟁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 가격만 싸고 품질이 낮았던 다른 나라 제품들이 이제는 품질마저 경쟁력을 갖고 있고 더불어 높아지는 시장(특히 서비스산업)개방 압력에 따라 너무나 자연스레 모든 환경에 국내자급도가 떨어지지나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우려도 하게 된다.

얼마 전 필자의 직원을 일본 동경 cphi에 보내고 보고를 받았다.

실제로 우리 직원은 엔저의 영향을 고스란히 느끼고 돌아왔다고 한다. 일본의 엔저태풍은 급속도로 부상해 100엔대 0.99달러가 무너졌다.

일본은 영악하게도 선진국 특히 미국, EU와는 FTA를 체결하지 않았다. 그런 일본이 미국이 주도하려는 TPP협정에 조기참여를 선언하였다.

이는 일본의 장기침체에 한-미 FTA 및 한-EU FTA 발효에 따라 무역전환효과로 인해 일본내 제조업의 위기감이 최고조로 달하고 있고 최근 미국과 EU간에도 FTA추진 움직임이 있다는 것에 미국과 같이 TPP 표준제정자로 참여함으로써 일본의 이익을 관철하고 아울러 중국을 견제하고 한국에 불리해진 미국, EU시장을 TPP체결로 만회하려는 의도가 보이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대한민국을 Nut-Cracker라고 한다. 신흥국가 등에서는 가격에서 밀리고 선진국에는 품질에서 밀리는 이중고를 겪는 시장이라고 한다.

그런데 얼마전 흥미로운 두가지 상반된 보고서를 볼 수 있었다.

지난 2월 7일 보건산업진흥원이 우리 정부의 헬스케어, 제약·바이오 등 보건산업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가 미국의 26분의 1에 불과, 관련분야에서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게다가 중국 등 신흥국가의 제약기업들이 연구개발비를 크게 늘리고 있어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신흥국, 양쪽에 치이는 넛크레커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전망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반면 이 보다 앞선 대한상공회의소가 2010년 내놓은 '성장잠재력 확충노력과 정책 과제'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견·중소 기업 가운데 55%는 미국 등 선진국기업과 경쟁력 격차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앞선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우리 대한민국의 기업들의 자신감 만큼은 사기충천하다는 증거이다.

대한상의 설문서를 계속 인용해 보면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정부지원제도를 활용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절반이 51%만이 활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정책지원제도의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데 대해 대한상의는 "기업들은 독자적인 R&D노력을 통해 기존사업분야 혹은 유관·밀접사업분야에 대한 투자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정부에서는 산학연 협력과 신산업분야위주로 지원하고 있어 양자간에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필자는 우리 대한민국이 절대 일본이나 여타 나라에 품질에서 뒤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울러 가격경쟁력에서도 크게 뒤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위의 두 보고서 내용의 결과처럼 정부도 국제화 시대에 기업에게 생색만 낼것이 아니라 일본의 영악함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 이다.

엔저의 태풍으로 침수된 업종들에게 선별적이나마 지나가고 복구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지원을 아끼지 말고 FTA체결나라 및 각종 무역협정 나라에 대한 시장연구에 더욱 많은 홍보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 기업들도 가급적 국내 자급도를 높여서 국산의 우수성에 대한 홍보를 더욱 치중해야 하며 우리 국민들도 품질에서 가격에서 우수한 국내산제품(서비스)를 더욱 사랑하고 더욱 많이 찾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국제화 시대에 대한민국이 살아가는 저력이고 경쟁력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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