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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엄마로 산 37년, 더할 나위 없었다"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이 보편화된 시대라지만 개개인이 겪는 고단함과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 여성이 직장과 가정 사이에서 오는 내적 갈등을 이겨내고 한 직장에서 반평생 이상을 보내고 정년퇴임까지 하기란 더욱 쉽지 않은 일. 퇴임을 앞둔 강남세브란스병원 안보숙 팀장(62·이화여대 약대)은 약사이자 세 아이의 엄마로 산 지난 37년이 "더할 나위 없었다"고 말했다. 병원에 들어온 후 지금까지 자신의 인생은 시속 120Km 이상이었다고 회상한다. 그래서인지 지난 37년의 세월이 짧게만 느껴진다. 안 팀장은 영동세브란스병원, 현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역사를 함께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대 졸업과 동시에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사해 5년을 일했지만 기존 시스템을 꿈꿔오던 대로 변화시키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결심한 것이 전보 지원. 때마침 강남에 영동세브란스병원이 개원을 준비 중이었고 안 부장은 1983년 황무지였던 병원에 들어가 약제팀 하나하나를 직접 일궜다. "병원이 위치한 이 지역은 허허벌판이나 다름없었어요. 당시 강남은 물론 용인, 광주세브란스 병원이 동시에 개원했어요.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서울 용인, 광주를 오가며 개원 준비에 매달렸죠. 아이를 임신 중이기도 했는데 그때는 힘든 줄도 몰랐던 것 같아요." 강남세브란스병원 약제팀이 다른 병원들도 부러워하는 지금의 시스템을 갖추기까지 안 부장의 손이 닿지 않은 부분이 없을 정도다. 투약 대기 시간을 단축하고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조제실을 외래약국, 병실약국으로 분리했다. 병원 약제팀 외래약국에 ATC기계를 처음 도입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약사들이 의사, 간호사, 영양사 등 병원 내 다양한 직역과 팀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약사 위상을 강화한 것은 가장 뿌듯한 부분 중 하나다. "다학제팀 임상업무에 우리 약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한 것은 병원 내에서 약사 역할을 강화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전문약사가 강화되는 것은 앞으로 병원 약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도 하고요." 병원약사회 내부적으로도 안 부장은 전설적 인물 중 한명으로 통한다. 병원약사회 법인화 추진 선봉에 나섰던 인물 중 하나이기 때문. 1999년 법인화 확정 보건복지부 장관 최종 사인을 앞두고는 며칠 먹지도 자지도 못해 실신할 정도였다. "그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요. 당시 홍보위원장이었는데 복지부, 국회, 식약처, 약사회 등 안 따라다닌 곳이 없는 것 같아요. 모두 힘들다 했던 일이지만 오랜 염원이었던 만큼 꼭 이뤄내고 싶었어요. 복지부장관 최종 사인을 받았단 연락을 받고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한참을 못 일어났었죠." 안 부장은 가정으로 돌아오면 세 자녀를 둔 엄마이기도 하다. 안부장의 교육열은 병원 약사는 물론 지역에서도 유명하다. 한 교육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자녀 공부법을 소개하기도 한 그다. 그는 현재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로스쿨에 재학 중인 아들이 고등학생 시절이었던 3년의 시간이 가장 힘들었지만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며 엄마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일에 너무 집중하다보니 사실 두 딸에게는 큰 신경을 써 주지 못했어요. 나중에 크게 후회하겠다 싶어 막내인 아들에게는 고등학생 시절만이라도 집중해주자 결심했죠. 좋은 결과를 얻고 아들이 꿈을 키우며 사는 모습을 보면 그것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는 것 같아요." 다음달 퇴임식을 앞두고 있는 안보숙 부장. 한달 정도 여행을 다녀와 주어진 10여년의 시간은 기존보다 속도를 절반 이상 낮추고 앞은 물론 옆과 뒤까지 돌아보고 즐기며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37년을 앞만보고 달려왔는데 남은 시간은 지금의 속도를 반으로 줄여 시속 60Km 정도로 즐기며 살고 싶어요. 부동산 공부도 하고 인테리어도 배우고 싶고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요. 지금까지 그랬듯 계속 행복한 약사 엄마로 살아가고 싶습니다."2015-01-30 06:14:48김지은 -
"의약품 리포지셔닝·바이오시밀러에 중점""올해 우리 학회 키워드는 기존 의약품 리포지셔닝과 바이오시밀러입니다. 신약개발이 궁극의 목표이지만 그 시대에 맞는 트렌드도 읽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재훈 한국응용약물학회 회장은 새로운 적응증 등의 발견을 통한 의약품 리포지셔닝과 시밀러 등 바이오의약품을 올해 학회가 주목할 주제라고 밝혔다. 오는 4월, 10월 진행되는 춘계, 추계 학술대회에서도 이들 내용을 주제로 국내외 산·학·연 대표자들과 집중적인 논의의 장을 펼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진행된 정기총회에서 20대 회장에 선출된 정재훈 교수는 올 한해 학회를 이끌어가게 됐다. 학회는 현재 약대 교수는 물론 제약사 관계자 등 600여 명이 회원이 활동 중이다. 정 회장은 일본과 동남아시아 국가 등과의 국제교류와 더불어 학술대회와 더불어 학회지 'Biomolecules & Therapeutics(B&T)' 활성화에 주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학회는 실제 1991년 설립 이후 20여 년 이상 미국, 일본 등과 학술 교류를 통해 신약개발 관련 정보와 신기술 도입을 지속해 왔다. 그 성과 중 하나로 올해부터 일본 신약개발 관련 학술 단체인 '약물동태학회'와 상호교류 심포지엄을 시작하고 이를 정례화할 예정이다. 일본과의 협력으로 신약개발 관련 아시아 중심 학회로 거듭나 동남아 등 약이 부족해 생명을 지키기 어려운 나라들을 도울 길을 열어가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가까운 동남아 국가들과 정보를 교류하며 함께 제약산업 발전 방안을 고민하자고 뜻을 같이했습니다. 일부 다국적사가 의약품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데 한국과 일본이 협력해 아시아 제약산업 활성화에 일조해 보자는 취지인 거죠."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의약품 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국가들을 위해 SCI에 등재된 자체 학술지는 무료로 풀 데이터 검색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임기 동안 학회를 통해 국내 제약산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고민해 가겠다는 것이 정 회장의 목표. 학회 궁극의 목적은 신약개발에 있지만 시대별 트렌드에 맞는 의약품에 대해서도 연구, 고민하고 방안을 모색해 가겠다는 방향성도 갖고 있다. 지난해 학술대회에서는 복합제를 주제로 다뤄 제약사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올해 4월 진행되는 춘계 학술대회에서는 발달장애에 필요한 신약개발과 더불어 기존 의약품의 새 적응증 추가 등을 통한 리포지셔닝 등을 주제로 다룰 예정이다. "신약개발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국내 제약사들의 열악한 환경 상 제한이 따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기존 의약품의 '리포지셔닝'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거죠. 대학과 연구소, 산업체의 유기적 협력과 발전체계를 통해 국내 제약산업 활성화에 일조하고자 합니다."2015-01-29 06:14:48김지은 -
'건강을 요리하는 약국'엔 '5분 법칙'이 있다[5] 경기 고양시 '건강을요리하는약국' 처방전을 들고 약국을 찾았던 환자는 약사의 몇마디 복약지도에 자신이 3년 넘게 앓고 있다는 위축성 위염의 고통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약사는 질환의 원인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약, 음식까지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환자 눈높이에 맞춰 설명한다. 70대 고령 환자는 5분 넘게 이어지는 이야기를 하나라도 놓칠새라 약사의 말에 집중한다. 약사가 조제에 치여 조제실과 투약대를 바쁘게 움직이고 정작 환자와의 대화는 30초를 채 넘지 못하는 대다수 약국과는 분명 다른 풍경이다. 경기도 일산의 '건강을 요리하는 약국'. 이름부터 특이한 이 약국의 황영모 약사는 3년 전 자신이 추구하는 건강 전문 약국 운영의 의지를 담아 약국 이름과 로고를 만들고 상표도 등록했다. 약사의 영역이 닿을 수 있는 양약과 한약과 영약학, 음식 처방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해 상담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는 황영모 약사, 환자 건강 케어 전문 약국을 표방하고 있는 이 약국이 궁금해졌다. ◆"약사에게는 식품·음식 처방권이"…환자 건강케어 주력 대로변 상가 건물에 위치한 약국은 언뜻 보기엔 건물 내 병의원에서 유입되는 처방전이 매출의 대부분일 것이라 예상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항문외과와 피부과, 치과가 상가 내 입점해 있는 의원의 전부. 그 마저도 1층의 2개 약국, 층약국까지 함께 있어 하루 평균 유입되는 처방전은 30~40건 내외다. 하지만 황 약사는 약국 매출에 대해서는 큰 걱정이 없다. 일반 매약 매출이 조제료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황 약사는 조제 건수가 많지 않아 매출을 걱정하는 여느 약국장들과 경영 철학이 다르다. "의사에게는 약 처방권이 있다면 약사에게는 한약을 비롯해 그 외 건강기능식품, 음식까지도 처방권이 있어요. 자신이 공부한 만큼 환자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말이죠." 황 약사는 1991년 처음 약국을 개국했을 당시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분야를 지속적으로 공부하며 상담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그런 뜻을 담아 3년 전 10년 넘게 유지해 오던 '태평양약국'이라는 평범한 이름을 버리고 '건강을 요리하는 약국'으로 변신했다. 상표 등록을 해 놓아 이 약국에서만 사용 가능한 특별한 이름이기도 하다. 약사는 약국 이름에 담긴 의미처럼 단순 의약품 조제, 판매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약국을 찾는 환자의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경상도 영덕부터 충북까지 전국 곳곳에서 상담을 위해 약국을 찾는 환자도 적지 않다. "처방전이 보장되는 약국, 물론 편하고 좋죠. 그 환자가 과연 내 환자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병원이 떠나면 함께 떠날 거쳐가는 환자일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해요. 단순 처방전 때문이 아니라 약사 때문에 찾아오는 환자, 그것이 오롯이 내 환자라고 할 수 있는거죠." ◆약사, 한약·영양학·음식 처방 섭렵…환자별 맞춤 상담 황 약사는 약사의 말에 귀 기울이는 환자, 긴 상담 시간을 피곤해 하지 않는 약사의 그림이 유지될 수 있는 힘은 끊임 없는 공부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약사는 10여년 전 전신 류마티스로 제대로 걷지도, 먹지도 못할 정도의 고통을 느꼈다. 진통제도 스테로이드제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보며 처음으로 약의 한계를 체감했다. 당시 약사이기 이전에 한명의 환자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영양요법, 음식 관련 강의부터 건기식 다단계 판매업체 교육까지 닥치는 대로 직접 찾아다니며 공부했다.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맞는 영양, 식이요법을 찾아 적용하며 회복되는 모습을 보며 다른 환자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싶은 희망을 발견했다. "아는 만큼 환자를 대하는 자세도 달라지더라고요. 특별히 도와줄 게 없다면 환자에게 다가가기가 쉽진 않거든요. 공부한 것이 많으면 환자가 말하는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게 되고 그런 환자의 건강이 개선됐다는 말을 들으면 약사로서 그만큼 행복할 때가 없어요." 지식과 정보가 많아질수록 환자에게 권하는 제품 하나도 대충 들여놓는 법이 없다. 황 약사는 다양한 루트를 통해 고품질의 제품을 선별하고 환자별 맞춤 제품만을 권하고 있다. 황 약사는 더 많은 약국들이 상담에 집중하며 약국이 환자들의 건강 상담, 관리 장소를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주변에선 약사가 왜 약에만 집중하지 않냐고 물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약사는 약만 만지도록 제한된 것은 아니잖아요. 궁극적으로 약사도 환자의 건강을 관리하고 케어하기 위한 전문직종이니까요.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 그게 바로 진짜 약사 모습 아닐까요."2015-01-28 06:14:59김지은 -
리소좀축적 질환에서 효소대체요법이란?헌터증후군·고셔병, 치료제 도입 전후 패러다임 교체 치료제가 해당 질환 관리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희귀난치성질환일 경우 이같은 확률은 상승한다. 그중 대사질환 영역에서는 특정 희귀병 환자들에게 1종의 효소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이 역할을 대신 수행하는 대체제를 체내에 투입하는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질환 관리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맞게 됐다. 이른바 '리소좀 축적질환(Lysosomal Storage Diseases, LSD)'이라 불리는 질환들이다. 헌터증후군, 고셔병, 파브리병, 폼페병 등이 해당되며 효소대체요법(enzyme replacement therapy, ERT)을 가능케하는 약제들로 환자들은 치료를 받고 있다. 해당 약제들의 개발 및 공급에는 젠자임이라는 희귀난치성질환 전문 제약사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헌터증후군에 '엘라프라제(이두설파제)', 고셔병에 '세레자임(이미글루세라제)', 파브리병에 '파브리자임(아갈시다제)' 등 치료제를 통해 리소좀축적질환 관리에 기여하고 있다. 데일리팜이 국내외 석학들의 입을 통해 리소좀 축적질환에 있어, ERT의 가치에 대해 가늠해 봤다. 헌터증후군, 로젤라 파리니 마리아니재단 소아신진대사질환 호흡기센터 교수 -헌터증후군 관리에 있어, 치료제 출시 전후상황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 ERT 이전에는 완화 치료만 가능했다. 편도선이 비대해져 숨쉬기 어려울 경우 외과적으로 수술을 해서 숨쉬기 편하게 한다든지하는 방식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그러나 ERT가 등장하면서 환자들이 몸에서 자체적으로 생성하지 못했던 효소들을 외부에서 주입해줄 수 있게 됐다. 치료제의 등장으로 이전에 비해 경증의 환자들의 생존 기간이 연장되고, 심장과 폐 쪽의 기능을 지대하게 개선시켰다. 또한 과거에 비해 환자들의 관절 등이 덜 경직되기 때문에 훨씬 움직임이 원활해지고 기동성이 높아져 독립적인 삶이 가능해 삶의 질도 높아졌다. -엘라프라제를 통한 ERT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는 없었나? 만약 해당 케이스 발생시 옵션이 있는가? 아예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들은 없다. 정도 차이는 있지만 모두 어느 정도의 치료 반응은 보이고 있다. 만약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 골수이식을 하는 방법이 있는데, 유럽이나 아시아에서 헌터증후군 환자들에게 골수이식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시도도 몇 번 있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중단했다. 만약 고령에서 엘라프라제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 숨 쉬기 편하게 하기 위한 외과적 수술, 각막 이식 수술 등과 같이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요법 이외에는 더 이상의 치료 옵션은 없다고 할 수 있다. -ERT 요법도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약이 뇌혈관장벽(BBB, blood brain barrier)을 투과하지 못해 중추신경계 문제까지는 해결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정신 지체 같은 문제는 계속 진행하는 아쉬운 점이 있다. 현재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척수강내 주사(intrathecal injection) 또는 약 용량 증가를 통해 BBB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다만 척수강내 주사 자체가 굉장히 까다로운 치료이고 통증, 감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척추 뼈 사이에 매달 바늘을 찔러 넣어서 약을 투여하는 접근법 대신 디바이스를 체내에 심어 약이 점진적으로 나오게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척수강내 주사는 뇌 쪽 수액으로만 약물이 투여되고 사용 용량이 소량이기 때문에 나머지 신체 기능 개선을 커버할 수 없어 기존 투여 방법과 병용해야 한다. 고셔병, 유한욱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 내분비대사과 교수 세레데이즈에서 세레자임으로 이어진 ERT, 고셔병 관리에 있어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전에는 고셔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비대해진 비장을 절제하는 방법이 있었으나, 되레 고셔세포가 다른 장기로 옮겨 가서 더 나빠지는 등 심각한 문제를 초래했다. 국내 데이터를 보면 절반의 환자가 사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RT의 출현은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는 쉽게 말하자면 단백질 주입 치료다. 성장호르몬이 부족하면 성장호르몬제를 주입하고, 당뇨병 환자에게는 인슐린을 주입하듯이 효소가 결핍된 환자들에게 효소를 만들어서 주입시키는 것이다. 고셔병 환자들은 세레자임으로 인해 삶의 질이 매우 향상됐다. 극심한 빈혈로 인해 사망에 이르던 환자들이 수혈도 필요치 않게 됐으며 비정상적인 비장 비대도 해소되는 등 드라마틱한 결과를 보였다. 세레자임은 대사질환 치료의 프로토타입(효시)이 됐다. 50여 개의 리소좀 저장 질환 중 10여 개가 ERT를 통해 치료되고 있다. 고셔병은 골질환 합병증의 위험성이 중요한 평가지표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삶의 질과 매우 큰 관계가 있다. 치료법의 출현으로 고셔병 환자의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뼈의 건강이 중요해졌다. 골질환 합병증의 경우 뼈가 그냥 부러지기도 하고, 나이 든 환자의 경우 고관절이 부러지기도 하는데 이 경우 평생 문제가 되고 이차적으로 사망에 이르기까지 한다. 또한 척추측만증이나 만곡증도 발생한다. 골위기(bone crisis)라고 하는 뼈에 나타나는 고통 또한 심각한데, 마약성분의 진통제가 아니면 안될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성장기 아이들은 뼈가 자라기 않기 때문에 키가 크지 않는다. 삶의 질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골질환 합병증은 중요한 이슈다. 지금은 유플라이소, 비프리브 등의 고셔병치료제가 나와 있다. 다른 약물에 대한 기대감은 없는가? 해당 약물들은 같은 ERT이긴 하지만 숙주세포 면에서 세레자임과 차이가 있다. 현재 우위를 비교하긴 어렵다. 다만 다른 제품들은 불과 7, 8년 전에 출시돼, 아직까지는 데이터가 많이 축적되어 있지 않다. 아직까지 처방경험은 없으나, 뼈에 대한 치료 효과는 장기간의 관찰이 필요한데 이에 관한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아쉽다.2015-01-26 06:14:50어윤호 -
"30년 경험…국제 약물경제학자 양성"저마다 국내 제약산업 글로벌화의 필요성을 주창하지만 뚜렷한 대안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 가운데 일부 전문가는 그 해답은 '사람'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내 제약산업을 성장시켜 나갈 힘은 곧 글로벌 제약 인재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정부 지원으로 진행 중인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은 그런 의미에서 국내 제약산업을 이끌 차세대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지난해 6월, 쟁쟁한 대학들과 경쟁을 통해 최종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에 선정된 중앙대 약대는 그 어느 때보다 어깨가 무겁다. 특히 이번 특성화대학원 선정을 위한 커리큘럼 마련부터 심사과정에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해 온 서동철 교수(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장)라면 더 그렇다. "분명 국내 시장 안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봐요. 그만큼 국내 제약사들도 세계 무대로 눈을 돌려야 할 때고요. 이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곧 글로벌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력이라는 거죠. 우리 대학에 기회가 주어진 만큼 어깨도 무겁습니다." 중대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의 특장점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글로벌'이다. 글로벌이란 키워드는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장을 맡은 서동철 교수에서 나온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적 보건경제학, 약물경제학 전문가인 서 교수는 미국 럿거스, 뉴저지 주립대 등에서 교수로 20년 가까이 재직하며 약물경제학, 약국 경영학, 임상연구설계 등의 과목을 강의해 왔다. 특히 서 교수가 미국에서 10여 년 간 진행한 인더스트리 펠로우십은 국내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과 유사한 성격의 대학원 과정이다. 서 교수는 해당 프로그램 중 약물경제성평가 분야를 맡아 2년의 학위 과정 중 인턴십과 이론 교육을 접목한 커리큘럼을 개발해 높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10여 년 간 미국에서 진행해 온 프로그램 노하우를 이번 특성화대학원에도 적용해 이론과 실무가 겸비한 인재를 양성해 가겠다는 것이 서 교수의 계획이다. 서 교수는는 향후 국내 제약사는 물론 미국의 다국적제약사와 연계해 학생들이 학기 중이나 방학기간에 국내·외 제약사에서 인턴십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예정이다. "뉴저지는 미국에서 제약산업의 메카라 할 정도로 세계 10위권 다국적사 대부분이 위치해 있어요. 제가 몸담았던 대학이 뉴저지에 있기도 했고요. 인턴십과 이론 수업을 병행하기에 최적이었던 거죠. 중앙대도 위치 특성상 제약사들과 비교적 인접해 계획 중인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에 긍정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앙대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은 현재 ▲글로벌마케팅 ▲경제성평가 ▲의약품 인허가 ▲R&D 전략 네 가지 분야로 구성돼 있으며 풀타임과 파트타임이 진행 중이다. 선정 후 첫 학기에는 14명의 학생이, 지난해 말 진행한 모집에는 총 17명(전일 11명, 파트 6명)이 합격했다. 대학은 한 학기당 약 15명의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올해는 4월 초 원서접수를 시작할 예정이지만 벌써 대학 측에 입학전형을 묻는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 대학을 떠나 국내 제약산업이 성장하는데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기로 했던 이유 중에는 그런 마음이 있었고요. 이번 기회를 통해 글로벌 제약 인재를 키워 제약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중심에 우리 약대, 그리고 특성화대학원이 있기를 바랍니다."2015-01-23 06:14:59김지은 -
"품질좋은 캐나다산 제네릭으로 승부"수입 제네릭약품의 한국시장 성공시대를 열 것인가? 캐나다에 위치한 제네릭전문 제약회사 파마사이언스가 국내시장에 본격 데뷔한다. 이 회사는 테바와 마찬가지로 한국시장 진입방식으로 직접 진출이 아닌 조인트벤처 형식을 택했다. 파트너는 ODM 전문 제조업체로 잘 알려진 한국콜마다. 한국콜마와 파마사이언스가 50대50으로 투자한 파마사이언스코리아는 2월부터 CNS(신경정신과) 분야 5개 제네릭약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파마사이언스는 2012년 기준으로 매출 8억달러를 기록한 캐나다 내 3위 제네릭 전문 제약회사다. 해외 60개국에 제품을 판매하고, 매년 3000만불 이상 연구비를 투자하는 글로벌한 회사다. 사원수만 1300명 이상. 그러나 전세계 1위 제네릭사 테바도 고전하고 있는 곳이 바로 한국시장이다. 거의 모든 국내업체가 제네릭 사업을 진행할 정도로 시장 경쟁이 치열한데다 의료진들의 제네릭 신뢰도도 높지 않다. 제네릭약품으로는 쉽사리 성공여부를 점치기 어려운 시장이 한국이다. 파마사이언스는 품질 경쟁력으로 이러한 악조건을 정면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출시하는 5개 제품도 캐나다 현지의 높은 수준의 생산시설에서 제조한 의약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제품 출시 전 파트너사인 한국콜마와 향후 협력사업을 체크하기 위해 지난 19일 내한한 모리스 굿맨(Morris Goodman·83) 파마사이언스 회장이 21일 한국콜마 서울사무소에서 전문언론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우리나라 제네릭의약품 비중 27%를 더 끌어올리겠다며 빠른 시일 내 한국시장에 안착하겠다고 밝혔다. - 한국 시장에서 어떤 제품으로 승부할 생각인가? = 품질이 좋으면서 가격경쟁력이 있는 제품으로 승부할 생각이다. 단순 제네릭 공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자들이 신뢰하고 품질이 보장된 가치있는 제품으로 경쟁력을 쌓고 싶다. 환자들의 복용편의성을 높인 제품도 포함돼 있다. 한국콜마에 좋은 이미지를 받았다. 콜마가 한국시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기대를 걸고 있다. - 한국의 어떤 점에 진출 결정을 내렸나? = 한국은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빠른시일 내 고속성장했다. 캐나다에서 유통되고 있는 자동조제기도 한국산이 많았다. 우리는 파마사이언스의 미래를 아시아에서 찾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의 제네릭약품 비중은 27%로, 캐나다 60%에 비해 적은 편이다. 앞으로 제네릭약품 비중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캐나다와 FTA를 체결해 향후 관세면제 등 혜택도 기대된다. - 이번에 런칭하는 제품은 어떤 제품인가? = 리스페리돈, 플루옥세틴, 미르타자핀, 프라미펙솔, 토피라메이트 성분의 약물로, 대부분 신경정신계 약물이다. - 우리나라의 제네릭약품 판매환경이 좋은 편은 아니다.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 제네릭약품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마케팅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물론 제품 교육에도 신경을 쓸 계획이다. 한국정부도 오리지널의약품과 제네릭약품이 동일하다는 점을 홍보하고 있다고 들었다. 캐나다 정부도 제네릭약품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앞으로 보험재정 측면에서도 제네릭약품의 판매비중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 영업·마케팅은 어떻게 전개해 나갈 예정인가? = CNS약물을 전문으로 하는 5개 CSO를 통해 판촉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는 본사 차원에서 제품 교육을 지원할 방침이다. 콜마가 그동안 ODM에 집중해 영업기반에서 부족한 점도 있지만, 조직력과 윤리기준 등을 고려하면 좋은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 앞으로 제품 출시 계획은? = 콜마와 협의해 3차에 걸쳐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향후 2~3년내 20여개 제품 런칭을 고려 중이다. 너무 빨리 가도, 너무 천천히 가도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 가격 책정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 무조건 가격을 낮게 책정할 계획은 없다. 품질이야 캐나다 유통약품과 동일하지만, 가격적인 부분은 더 조율할 필요가 있다. - 테바도 국내에서 고전하고 있는데… = 테바를 캐나다에 소개한 게 바로 나다. 테바는 좋은 파트너이자 선의의 경쟁자다. 앞으로 콜마 측과 협력관계를 통해 한국에서 난관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것이다. - 반대로 콜마의 생산제품을 캐나당 등 해외시장에 소개할 계획은 없나? = 물론 있다. 이번에 미팅에서도 이런 부분을 논의했다. 다만 현지 등록절차가 있어 당장 계획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 앞으로 한국시장에서 목표라면? = 사업 초장기여서 구체적인 목표는 정하지 않았다. 굳이 꼽자면 2년 이내 한국시장에 제대로 안착하는 것이다.2015-01-22 06:14:53이탁순 -
"제가 수석이에요? 베푸는 의사될래요""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고, 베풀 줄 아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올해 의사 국가시험에서 400점 만점에 376점을 받아 당당히 수석합격을 거머쥔 전남의대 안연수(26) 씨의 소감이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2015년도 제79회 의사 국가시험 합격자 발표를 하던 21일 오후 5시. 안 씨는 극장에 있었다. 영화 감상 도중 날아든 수석합격 소식에 "수석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한다. 안 씨는 "필기시험 채점 이후 평소보다 잘 치렀다는 생각을 한 정도였다"며 "운이 좋아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아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 입학후 의사를 꿈으로 정했다. 그 꿈의 시작을 국가시험 수석합격이라는 영광과 함께 시작하게 됐다. 그가 수석합격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던 이유는 남들 보다 '조금 더' 열심히 한 덕분이다. 그는 "대학교 입학하면서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놀고 싶은 것도 많았다"며 "하지만 공부를 조금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 것이 수석합격의 노하우라면, 노하우"라고 귀띔했다. 안 씨는 아직 전공과목을 정하지 않았다. 대신 인턴 생활은 모교인 전남대병원에서 보내기로 결심한 상태다. 그는 "광주에서 자라고, 전남의대에 입학했다"며 "모교에 계신 훌륭한 교수님들께 앞으로 배워야 할 것이 더 남았고, 전남대병원이 지역거점 병원인 만큼 다양한 환자군이 방문하기 때문에 임상적으로도 배울 점이 많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그는 "국가시험 공부를 하면서 교수님들에게 항상 받는 입장이었다"며 "의사가 됐으니, 모교에 공헌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능력이 된다면 끝까지 남아서 공부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2015-01-22 06:14:49이혜경 -
처방전만 받는다고? 이 약국에 와보세요[4] 서울 중구 '서울시니어스약국' 잘 되는 약국, 약국 잘하는 약사라 하면 매출 많고 경영이 효율적인 약국과 약사를 떠올리기 마련.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면 지역 주민의 건강 상담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그 속에서 매출도 잡아내는 숨은 '고수' 약사와 약국도 반드시 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시니어스약국도 고수 약국이라하기에 손색이 없다. 형편이 어려운 지역 주민들에게 이 약국은 힐링의 장소가 됐다. 환자가 약사에게 고맙다며 눈물을 훔치게 만드는 이 약국, 그리고 이 약국의 CEO 이선민 약사가 궁금하다. ◆지역 주민과 함께 숨쉬는 약국…환자 인식 달라져 서울시니어스약국은 여느 약국들과 다른 곳에 자리잡았다. 서울시내 몇 곳 안되는 도심형 실버타운 건물 1층에 위치해 있는 점이 우선 이색적이지만, 약국 바로 옆에는 규모가 꽤 되는 대장항문 전문병원이 있다. 약국을 찾는 환자의 질환 특성상 신경이 예민하거나 고령의 어르신들이 약국을 찾는 경우가 많다. 15년 전 지금의 약국을 처음으로 열고 이 약사는 그런 환자들을 접하며 적잖게 상처도 받았다. 반면 약국 주변에 형편이 어렵거나 말 못할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도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래서 동참하기 시작한 게 지역 보건소와 약사회가 함께 진행하는 저소득층 주민 방문 복약상담. 조제에만 매몰됐던 약국 생활을 벗어나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을 직접 찾아가 건강을 체크하고 복약상담을 진행하며 느낀 점도 많다. "약국 안에서 처방전에 치여 살다보면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질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자신을 찾아줬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맙다며 제 손을 붙잡고 울먹이는 모습을 보며 약사로 사는 오늘을 다시 돌아보게 됐죠. 무엇보다 약사, 약국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는 환자들을 볼 때면 약국의 역할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돼요." ◆"고맙다 울며 손 부여잡던 환자 잊을 수 없어" 지난해부터 이 약사는 서울시가 진행하고 있는 세이프약국에 참여하고 있다. 약간의 책임감과 의무감에 등 떠밀리듯 시작한 면도 없지 않으나 이 약사는 세이프약국에 동참한 지난 1년여 간 어느 때보다 약사로서 보람을 느꼈다. 이 약사가 현재 세이프약국으로 약력관리를 하는 환자는 150여명. 초기엔 단골환자 위주였지만 최근엔 조제 환자 중에서도 처방전을 확인해 대상자로 적합하다고 판단하면 환자 동의를 얻어 진행하는 등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약력관리 환자에게는 약복용 정보를 비롯해 영양, 식이, 운동 요법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건강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있다. 약국 업무만으로도 버거운 시간을 쪼개 환자 상담을 하고 그 내용을 일일이 보고란에 입력하는 과정이 녹록치 않아 포기할까 여러차례 고민도 했지만 환자들의 반응 때문에 그만두지 못했다. "주민들과 친숙해질 수 있는 건 세이프약국의 장점 중 하나에요. 약력, 건강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환자의 소소한 부분까지 알 수 있게 되거든요. 그런 분들 중엔 유독 어렵게 사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와 이야기하며 스스로 외로움을 달래 '고맙다' 하시고 눈물도 보이시는 것을 보면 지쳐 그만두려 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질 때도 많거든요." ◆"공부하고 또 공부하고…더 나은 상담 위해 매진" 세이프약국에 참여해 환자들과 이야기 할 시간이 많아지자 이 약사는 어느 때보다 공부의 필요성도 절감한다고 말한다. 더 나은 상담을 제공하려면 약사 스스로 더 많이 알고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약사는 지역에 상관없이 필요한 학술강좌가 있는 곳은 어디든 찾아가려 노력한다. 영양요법부터 한방, 건강기능식품까지 환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줄 수 있는 강의가 있다면 바쁜 시간을 쪼개 달려간다. 최근 지역에서 함께 공부하려는 약사들과 '수요일 밤의 임상약학 토크콘서트'도 한다. 동호회 형태의 모임에서 약사들은 한 주에 한 명씩 발제자가 돼 약물정보와 처방해설, 적절한 복약지도, 한방 요법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공유한다. "환자와 상담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많은 정보를 주려는 욕심이 자꾸만 커져요. 학습에 대한 목마름이라고나 할까요? 이런 제 마음이 주민들에게도 전달되나봐요. 눈에 띄지 않는 약국이지만 동네분들이 일부러 찾아오시거든요. 뿌듯합니다."2015-01-20 06:14:59김지은 -
"작용기전 개선된 치매치료 신약 눈앞"비행기, 바퀴, 상대성이론 등 세상을 바꾼 발명품과 과학적 이론은 상상력과 열망에서 비롯됐다. 만화영화 아톰을 동경한 소년의 꿈은 과학자였다. 그것도 이성적 사고와 감정을 컨트롤하는 인공지능 두뇌를 만드는 과학자말이다. 그 소년은 어른이 돼 뇌신경과학계 세계 권위자가 됐다. 인공지능 두뇌를 만드는 대신 치매치료 신약 개발에 열정을 쏟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영국 브리스톨대 케이 조(Kei Cho·49) 석좌교수다. "여타의 장기나 신체조직은 첨단 의과학으로 치료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뇌는 한번 손상되면 재생이 불가능합니다. 아직도 치매원인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부분만으로도 뇌세포 연구가 얼마나 미개척 분야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케이 조 교수의 연구가 빛을 발한 시점은 2001년 논문 '장기적인 시차 경험과 뇌신경세포의 역학관계' 발표 직후다. 케이 조 교수는 3년간 60명의 항공사 승무원을 임상시험군으로 '시차 스트레스는 뇌의 인지·인식 기능 저하의 초래 즉 초기치매증상을 유발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워싱턴포스트, BBC, 타임지 등 세계 유수의 언론과 빅파마들은 그의 연구가 향후 치매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고 극찬했다. GSK, 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등은 케이 조 교수의 논문에 영감을 받아 치매치료제 임상시험 패러다임을 새롭게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뇌세포 노화 등이 치매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케이 조 교수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뇌세포신경돌기 손상에 주목해 치료제 개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현재 기술력으로는 100% 치매 완치는 그야말로 꿈이죠. 하지만 초기·중기 치매 단계는 더 이상 진전하지 못하도록 억제할 수 는 있습니다. 아직은 전임상 단계지만 수년 내 업그레이드 치매치료제가 개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케이 조 교수는 2014년도 노벨의학상 수상자인 존 오키프 교수팀과 캠브리지대, 브리스톨대, 가천의대 길병원이 공동 연계된 치매치료 신약 개발 계획을 구상 중에 있다. 길병원이 보유한 고해상도 세븐 테슬라 자기공명영상장치는 전임상 단계에 머물렀던 '뇌세포 안의 위치세포 발견과 작동 메카니즘 연구'를 임상단계로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케이 조 교수는 뉴턴과 다윈을 배출한 영국 왕립과학원 리서치 펠로우와 런던헬스포럼 부회장직을 수행하며 한·영 뇌신경과학 교류와 발전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2015-01-19 06:14:51노병철 -
"층약국 입점도 이겨낸 힘, 바로 십자수"하루 절반 이상 좁은 약국 안에서 환자를 상대하다보면 약사도 사람인지라 가끔은 인내심의 한계를 경험하곤 한다. 환자만이 약사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은 아닌 법. 인근 약국의 지나친 경계와 난매, 청천벽력 같은 주변 병원 폐업 소식 등도 참고 넘어가기란 쉽지 않다. 이럴 때 자신을 다독이고 지탱해 줄 '벗'이 약국 안에서 항상 함께한다면 얼마나 큰 힘이 될까. 서울 강동구 새실로암약국 박건영 약사(54·숙명여대 약대)는 갖은 풍파(?)를 이겨내고 20여년 한자리에서 약국을 지킬 수 있었던 버팀목은 우연히 시작한 십자수였다고 말한다. 1990년 박 약사는 지금의 약국 자리에 처음 터를 잡았다. 약국은 의약분업 전에는 단골 환자들로 북적였다면 의약분업 후에는 처방전 환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하지만 약국의 바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같은 1층에 두곳의 약국이 더 들어오더니 의원이 위치한 같은 층에 층약국까지 밀고 들어왔다. 갑자기 한가해진 약국 안에서 공허함이 밀려올 때 쯤 같은 상가에 십자수 가게가 들어왔고, 박 약사는 무엇에 이끌리기라도 한 듯 가게에서 처음 십자수 재료를 구입해 시작했다. "TV에서 어느 남자 탤런트가 부인을 위해 십자수를 했다는 장면을 눈여겨 보았었는데 마침 우리 상가에 가게가 들어온거죠. 갑자기 찾아온 약국에서의 한가한 시간도 채울겸 시작한 것이 벌써 10년이 넘어가게 됐네요." 약사가 약국에서 시작한 십자수라고 하면 단순 취미생활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박 약사의 작품을 실제 접하면 선입견은 이내 사라진다. 세계적인 명화부터 풍경화, 동양화까지 20여점이 넘는 작품 중에는 폭이 1m 이상인 대형 작품도 적지 않다. 완성까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여의 기간이 소요되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작품 하나당 도안만 30~40장이 넘는 것들이 대부분이고 몇만번 이상의 바늘땀을 놓아야 작품을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십자수는 하는 내내 인내심과 끈기가 필요한 작업의 연속이에요. 한땀 한땀에 집중하다보면 근심도 잊게 되고 잠재돼 있던 인내심도 발견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작품 하나를 완성하기까지 고난의 연속이지만 다 완성됐을 때 찾아오는 성취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짜릿하죠." 두 달 후면 박 약사는 20년 이상 운영해 온 지금의 약국 자리를 떠나야 한다. 주변 아파트 단지가 재개발에 들어가면서 약국이 위치한 상가도 철거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20여년 한자리에서 약국을 운영하던 그가 환경 변화로 인해 약국을 떠나야 하는 현실이 견디기 힘들 법도 한데 박 약사는 의외로 담담했다. "오랜기간 같은 자리에서 약국을 하다보니 단골 환자들과 가족처럼 지내왔어요. 그런 환자들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 슬프기도 하지만 이 상황 역시도 즐겁게 받아들이려고 해요. 워낙 긍정적인 성격도 있지만 새롭게 약사로서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긴거니까요. 어디를 가든 10년 이상 약국 생활의 벗이 되준 십자수와 항상 함께해야죠."2015-01-19 06:14:49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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