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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레미, 진성적혈구증가증 장기치료 선택지로 주목"[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진성적혈구증가증(PV) 치료 목표가 혈구 수치를 낮추는 데서 벗어나 장기적인 질환 진행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혈구 수치를 낮춰 혈전 발생 위험을 줄이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었다면, 최근 치료 목표는 질환 원인 세포를 줄이고 장기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데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인터페론 제제인 '베스레미(로페그인터페론알파-2b)'가 장기 치료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 베스레미는 혈구 수치 조절에 더해 질환의 원인과 관련된 세포를 줄이는 데 작용하고, 일정 기간 치료 후에는 투여를 중단한 상태에서도 반응이 유지될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어서다. 김대영 분당차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나 "진성적혈구증가증 치료에서 같은 혈구 수치를 달성했다고 해도 치료가 질환 자체에 미치는 영향까지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특히 젊은 환자는 앞으로 수십 년간 치료해야 하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치료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 치료 한계 속 인터페론 제제 역할 부각 진성적혈구증가증은 골수증식종양의 한 유형으로 골수에서 적혈구가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증가하는 질환이다. 적혈구뿐 아니라 백혈구와 혈소판 수치도 함께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혈구 수치가 높아지면 혈액 점도가 증가하면서 혈전 발생 위험이 커진다.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 심장으로 가는 혈관을 막으면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 환자는 장기적으로 급성골수성백혈병 등 다른 혈액질환으로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진성적혈구증가증 치료는 적혈구용적률 등 혈구 수치를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왔다. 대표적으로 사혈을 통해 직접 혈액을 제거하거나 하이드록시우레아를 투여해 과도하게 생성되는 혈구를 줄이는 방식이다. 다만 장기간 치료해야 하는 환자에서는 한계가 존재한다. 사혈은 환자가 주기적으로 의료기관을 찾아 혈액을 제거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철분이 감소해 피로나 기력 저하를 호소할 수 있다. 하이드록시우레아는 가격이 저렴하고 경구 복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주된 역할은 혈구 수치를 낮추는 데 있다. 김 교수는 기존 치료에 대해 "질환의 원인 자체를 조절하기보다 당장의 혈구 수치를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고 짚었다. 향후 질환이 진행하거나 다른 혈액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최근에는 건강검진과 혈액검사가 보편화되면서 20~40대의 비교적 젊은 환자도 진단되고 있다. 김 교수는 "젊은 환자의 경우 향후 수십 년간 치료를 지속하면서 사회·경제활동을 이어가야 하는 만큼 단기적인 혈구 조절보다 장기적인 질환 진행까지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봤다. 최근 진성적혈구증가증 치료에서 나타나는 변화도 이 지점에 맞닿아 있다. 혈구 수치를 정상 범위로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질환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량을 낮춰 장기적인 질환 진행 위험을 낮추는 접근이다. 베스레미는 이러한 치료 전략에 활용되는 페길화 인터페론 제제다. 기존 인터페론은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비정상적인 세포를 제거할 수 있지만 고열과 염증 반응 등 부작용으로 장기간 사용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이 치료제는 인터페론에 폴리에틸렌글리콜을 결합해 약물이 체내에서 보다 오래 작용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기존 인터페론 제제의 한계를 개선하고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같은 혈구 수치라도 치료 상태는 다를 수 있어" 최근에는 단순히 혈구 수치를 낮추는 것을 넘어 장기적으로 질환 진행을 억제하는 치료 개념이 등장했다. 초기부터 질환의 원인이 되는 JAK2V617F 유전자 변이량을 충분히 낮춰 추가적인 유전자 이상이 축적될 가능성을 줄이고 장기적인 질환 진행 위험을 낮추는 방식이다. 여기에 JAK2 유전자 변이량이 높을수록 혈전이나 골수섬유증 진행 등 불량한 예후와 연관된다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베스레미 장기 추적 연구에서는 치료 6년 시점 분자학적반응(MR)이 베스레미군 66.0%, 대조군 19.4%로 나타났다. JAK2 유전자 변이량도 베스레미군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72개월 시점 평균 8.5%까지 낮아졌다. 또 JAK2 변이량 감소와 분자학적반응을 보인 환자에서는 혈전, 질환 진행, 사망 등을 포함한 무사건생존(EFS) 개선과의 연관성도 확인됐다. 김 교수는 "하이드록시우레아로 치료받은 환자와 베스레미로 치료받은 환자의 적혈구용적률이 모두 45% 미만으로 낮아졌다고 하더라도 두 환자의 치료 상태가 반드시 같다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혈액학적 지표는 같더라도 JAK2 변이량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어서다. 같은 적혈구용적률을 달성했더라도 치료가 질환 자체에 미치는 영향에는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이드록시우레아가 혈구 수치를 조절하고 혈전 위험을 낮추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면 베스레미와 같은 인터페론 제제는 JAK2 변이량을 감소시키고 정상 유전자를 가진 세포가 자랄 수 있도록 한다는 차이가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치료 전환을 고려할 수 있는 환자도 적지 않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하이드록시우레아에 불응성을 보이는 환자는 전체의 약 10% 수준으로 추정된다. 치료 효과는 있지만 부작용으로 복용을 지속하기 어려운 환자까지 포함하면 약 20%가 치료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교수는 "특별한 불편함 없이 하이드록시우레아 치료를 유지하는 환자도 있지만 지속적인 부작용을 감수하면서 치료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런 환자라면 부작용을 견디며 기존 치료를 유지하기보다 다른 치료 옵션으로의 전환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어 김 교수는 "연령 역시 중요한 판단 요소다. 치료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젊은 환자에서는 당장의 혈구 조절 외에 장기적인 질환 진행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급여 1년…부분반응 환자 치료 지속도 고려해야 베스레미는 지난해 국내 건강보험 급여에 등재됐다. 현재 하이드록시우레아 치료에 불응성 또는 불내약성을 보이는 환자의 2차 치료제로 급여가 적용된다. 급여 등재 이후 임상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도 크다는 게 김 교수의 의견이다. 김 교수는 "현재 하이드록시우레아 불응·불내약 환자 8명에게 베스레미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들 모두에서 적혈구 수치가 감소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현재까지 부작용으로 투여를 중단한 사례도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동안 실제 진료 현장에서 베스레미를 사용하는 데 가장 큰 현실적인 제약 중 하나가 비용이었다"며 "급여 등재 이후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장기 치료를 뒷받침하려면 현행 급여 유지 기준을 보다 유연하게 볼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현재 베스레미는 치료 후 12개월 내 완전혈액학적반응을 달성해야 급여를 유지할 수 있다. 완전혈액학적반응은 적혈구뿐 아니라 백혈구와 혈소판 수치까지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문제는 적혈구가 충분히 조절되고 JAK2 유전자 변이량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백혈구나 혈소판 수치가 기준에 도달하지 못해 완전혈액학적반응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환자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12개월 시점에 완전혈액학적반응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치료 효과가 없다고 판단해 급여를 중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유럽백혈병네트워크(ELN)에서도 부분반응을 약물치료 효과로 인정하는 만큼 완전혈액학적반응뿐 아니라 부분반응 환자에게도 치료를 이어갈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자 주도 임상 2년 추적에서도 치료 1년 이후 완전혈액학적반응 달성률이 계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이는 12개월 시점에 완전반응에 도달하지 못했더라도 치료를 이어가면서 이후 반응이 개선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부분반응 환자에서도 치료 기간에 따라 JAK2 유전자 변이량 감소가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3년 치료 후 중단 가능성도…재투여 기준은 과제 장기적으로는 일정 기간 치료제를 사용한 뒤 약물 투여를 중단하는 전략도 가능성이 제시된다. JAK2 유전자 변이량 감소와 완전혈액학적반응을 달성한 일부 환자에서 치료 중단 이후에도 반응이 지속적으로 유지된 사례들이 보고되며 궁극적으로 치료 중단의 가능성까지 탐색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베스레미로 3년간 치료한 뒤 일정 조건을 충족한 환자가 치료를 중단하더라도 과반수 이상에서 적혈구가 다시 증가하지 않고 치료 반응이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이를 두고 "치료 없이 안정적인 상태가 장기간 유지된다면 완치에 가까운 개념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치료 중단 후 재발한 환자에서도 베스레미를 다시 투여하면 치료 효과를 회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김 교수는 이를 만성골수성백혈병의 치료 중단 전략과 유사한 개념으로 바라봤다. 만성골수성백혈병에서도 충분한 치료 반응을 장기간 유지한 일부 환자는 치료를 중단할 수 있고 이후 재발하면 기존 치료제를 다시 투여해 반응을 얻는 방식이 활용된다. 이에 따라 3년간 베스레미 치료를 받은 뒤 투여를 중단한 환자에게 다시 치료가 필요해질 경우 재투여 급여 적용도 향후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 교수는 구체적인 적용 기준은 추가적인 데이터 축적을 통해 마련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김 교수는 "건강보험 재정 역시 단순한 약제 비용보다 장기적인 치료 효과와 질환 진행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의료비, 사회경제적 부담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젊은 환자는 치료 기간이 긴 만큼 혈전증이나 다른 혈액질환으로의 진행을 줄이고 장기간 안정적으로 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봤다. 향후 진성적혈구증가증 치료에서 베스레미의 위치 역시 단순한 2차 치료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게 김 교수의 시각이다. 김 교수는 "하이드록시우레아와 베스레미는 같은 성격의 치료제라고 보기 어렵다"며 "하이드록시우레아가 혈구 수치를 조절하는 치료라면 베스레미는 면역계에 작용해 질환의 원인이 되는 세포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현재 진성적혈구증가증에서 완치의 개념에 가장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치료제가 베스레미라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1·2차 치료제라는 구분에 머물기보다 초기 치료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2026-10-06 06:00:44손형민 기자 -
"당뇨 초기에 여러 원인 함께 잡아야"…조기 3제 병용 주목[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당뇨병은 한 가지 이유로 생기지 않는다.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 문제부터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 저하, 신장의 과도한 포도당 재흡수까지 여러 원인이 함께 얽혀 있다. 김상용 조선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이런 특성을 고려하면 혈당이 떨어지지 않을 때마다 약을 하나씩 추가하는 것보다, 초기부터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는 약제를 함께 사용하는 치료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약 하나로 여러 원인 잡기 어려워…초기부터 함께 치료해야” 김 교수는 제2형 당뇨병이 하나의 원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질환이라는 점에서 치료 방식도 그에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뇨병에는 인슐린 저항성, 췌장 베타세포 기능 저하, 신장에서 포도당을 과도하게 재흡수하는 문제 등 여러 원인이 있다”며 “이런 문제를 약 하나로 모두 조절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고혈압도 한 가지 약을 최대 용량까지 올리는 것보다 저용량의 여러 약을 함께 사용하는 치료가 많이 쓰인다”며 “당뇨병 역시 한 가지 약을 쓰다가 안 되면 추가하는 방식보다 초기부터 여러 작용기전의 약물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치료전략을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근거는 ‘EDICT’ 연구다. 이 연구는 새롭게 제2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처음부터 메트포르민·피오글리타존·엑세나타이드 3제를 투여한 군과 메트포르민을 먼저 사용한 뒤 필요에 따라 글리피지드와 인슐린을 차례로 추가한 군을 비교했다. 3년 추적 결과 초기 3제 병용군의 평균 당화혈색소(HbA1c)는 6.4%로 순차치료군 6.9%보다 낮았다. HbA1c 6.5% 미만을 3년간 유지한 환자 비율도 각각 67%, 41%로 차이를 보였다. 초기 3제 병용군에서는 인슐린 감수성과 베타세포 기능 역시 더 크게 개선됐다. 김 교수는 초기의 빠른 혈당조절이 단순히 당화혈색소 수치를 떨어뜨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뇨병 초기는 아직 췌장 베타세포 기능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 시기”라며 “이때 혈당을 빨리 낮추고 췌장의 부담을 줄여주면 베타세포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장기적으로 혈당조절이 무너지는 것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EDICT 연구에서도 초기 병용치료는 순차치료보다 치료 실패 비율을 낮추고 장기간 안정적인 혈당조절을 유지하는 데 유리한 결과를 보였다. “다파글리플로진-피오글리타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용…장점 높이고 단점 줄인다” 김 교수가 실제 진료에서 활용하는 조합 가운데 하나는 SGLT-2 억제제인 다파글리플로진과 TZD 계열 약물인 피오글리타존이다. 피오글리타존은 인슐린이 몸에서 더욱 잘 작용하도록 만들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약물이다. 반면 다파글리플로진은 신장에서 포도당이 다시 몸 안으로 흡수되는 것을 막고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방식으로 혈당을 낮춘다. 김 교수는 “두 약은 혈당을 떨어뜨리는 방식이 서로 겹치지 않아 같이 사용했을 때 효과적으로 혈당을 낮출 수 있다”며 “두 약 모두 자체적으로 저혈당 위험이 낮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각 약제의 단점을 서로 보완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피오글리타존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강하지만 체중 증가와 부종이 처방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반면 다파글리플로진은 소변으로 포도당과 나트륨, 수분 배출을 늘려 체중과 부종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김 교수는 “피오글리타존을 사용하면 체중이 늘거나 붓는 환자가 생길 수 있는데, 다파글리플로진을 같이 사용하면 이런 부분이 상당 부분 줄어든다”며 “그래서 두 약의 궁합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심부전 위험 측면에서도 두 약의 특성이 서로 보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피오글리타존의 가장 큰 단점 가운데 하나가 심부전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라며 “반대로 다파글리플로진은 심부전을 줄이고 예방하는 효과가 뛰어난 약물이어서 함께 사용하면 피오글리타존 사용으로 인한 심부전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화혈색소 8.4% → 6.5%”…실제 환자서도 조기 병용 효과 확인 김 교수는 실제 진료현장에서 이같은 치료 효과를 확인한 사례를 소개했다. 메트포르민 단독치료를 받고 있던 48세 여성 환자는 당화혈색소가 8% 중반까지 상승했다. 체질량지수(BMI)는 약 22kg/㎡로 비만한 환자는 아니었지만, 기존 치료만으로는 목표 혈당 도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됐다. 김 교수는 이 환자에게 기존 메트포르민에 다파글리플로진·피오글리타존 복합제를 추가했다. 이후 당화혈색소 수치는 8.4%에서 6.5%까지 약 2%포인트 떨어졌다. 체중은 증가하지 않았고, 약 300mg/dL에 달했던 중성지방도 150mg/dL 미만까지 감소했다. 김 교수는 “약을 하나만 추가했을 때 통상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혈당 감소 폭을 감안하면 목표에 충분히 도달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조금 더 일찍 병용치료를 선택했고, 혈당뿐 아니라 중성지방까지 좋아졌으며 체중도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2026-10-01 06:00:38김진구 기자 -
"모든 진단 과정 연결"…바이엘이 그리는 영상의학 미래[데일리팜=손형민 기자] 고령화와 만성질환의 증가로 CT·MRI 등 영상검사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글로벌 영상의학 시장 과제도 달라지고 있다. 검사량 증가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한정된 의료 인력과 자원 안에서 진단 품질과 환자 안전을 유지하면서 검사 전 과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바이엘은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해 조영제 중심의 개별 제품 공급에서 벗어나 인젝터와 디지털, 환자별 검사 프로토콜을 연결하는 토탈 솔루션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환자의 검사 준비부터 조영제 주입, 영상 촬영, 프로토콜 관리, 검사 후 데이터 기록과 분석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연결된 흐름으로 보고 워크플로우를 최적화한다는 구상이다. 데일리팜은 최근 대한영상의학회 연례학술대회(KCR 2026)가 열린 고양 킨텍스에서 요스트 라인하르트(Jost Reinhard) 바이엘 제약사업부 래디올로지 글로벌 총괄과 안드레 위스크(Andre Wysk) 북아시아 총괄을 만나 글로벌 영상의학 시장의 변화와 바이엘의 대응 전략, 한국 시장의 역할을 들었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만성질환 부담이 커지면서 영상검사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암과 심혈관질환, 신경퇴행성질환 등은 조기 진단부터 치료 결정, 치료 반응 평가, 추적관찰까지 영상검사 의존도가 높은 질환군이다. 바이엘에 따르면 매년 약 2000만건의 신규 암이 전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2050년에는 약 3500만건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혈관질환 관련 사망자 역시 연간 약 2050만명에 이르며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질환 부담이 증가하면서 영상검사 수요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전 세계 연간 영상검사 건수는 약 42억건에 달한다. 반면 이를 감당할 의료진과 자원은 제한적이다. 검사량이 늘어날수록 의료현장에서는 높은 진단 품질과 환자 안전을 유지하면서 더 많은 검사를 수행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바이엘 래디올로지의 주요 포트폴리오는 조영제와 주입 시스템, 디지털 솔루션으로 구성된다. CT 조영제 '울트라비스트듀'와 MRI 조영제 '가도비스트', 간특이 조영제 '프리모비스트'를 비롯해 'MEDRAD Centargo'와 같은 조영제 주입 장비, 검사 프로토콜과 데이터를 연결하는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환자별 검사 최적화도 핵심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프로토콜을 적용하기보다 환자의 특성과 질환, 검사 목적에 따라 적절한 조영제 용량과 검사 방식을 적용하는 'right dose(적정 용량), right protocol(적정 프로토콜), right patient(적정 환자)'의 접근이다. 단순히 조영제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진단에 필요한 영상 품질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용량을 사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조영제 사용과 방사선 노출, 의료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환자 안전과 지속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방향이다. 한국은 바이엘이 이러한 전략을 구체화하기에 중요한 시장으로 꼽힌다. 국내 인구 1000명당 CT 검사 건수는 333.5건으로 OECD 평균 177.9건의 약 1.9배 수준이다. 높은 검사량과 우수한 의료 인프라, 빠른 디지털 기술 도입이 특징인 반면 영상검사 수요에 비해 의료 인력은 제한적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이 같은 한국 시장의 특성은 글로벌 래디올로지 시장이 맞닥뜨린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검사 수요는 늘고 있지만 자원은 제한적인 만큼, 정확한 진단과 효율적인 워크플로우를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공통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시장 변화…"정확한 진단 중요성 더 커져" 요스트 총괄은 글로벌 래디올로지 시장에서 치료 기술과 정밀의료가 발전할수록 정확한 진단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봤다. 그는 "과거에는 치료가 어려웠던 질환에도 혁신적인 치료제가 등장하고 정밀의료 역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혁신적인 치료제도 적절한 환자를 적시에 찾아낼 때 비로소 가치를 온전히 발휘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결국 더 나은 치료의 출발점은 더 정확한 진단이며 치료 기술이 발전할수록 래디올로지의 중요성도 함께 커진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 1일 바이엘 래디올로지 글로벌 총괄로 취임한 요스트 총괄은 첫 출장지 가운데 하나로 한국을 찾았다. 세포·유전자 치료 분야를 거쳐 래디올로지 사업을 맡은 요스트 총괄은 두 영역 모두 혁신을 실제 환자에게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요스트 총괄은 "바이엘 래디올로지는 오랜 유산을 바탕으로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며 "새로운 조영제 뿐만 아니라 주입 관련 신기술을 개발해 환자 진료 전반의 흐름을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드레 총괄은 검사 수요 증가와 의료자원 부족 사이의 간극을 현장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그는 "검사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이를 감당할 의료진과 자원은 제한적"이라며 "의료현장은 높은 품질과 환자 안전을 유지하면서 더 많은 검사를 수행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러한 환경에서 바이엘이 가장 먼저 집중하는 것은 워크플로우 혁신"이라며 "의료진이 중요한 임상적 판단과 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소개했다. 환자 맞춤형 영상검사도 주요 변화로 제시했다. 안드레 총괄은 "과거에는 질환이나 환자와 관계없이 동일한 프로토콜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제는 환자 특성과 검사 목적에 따라 가장 적합한 조영제 용량과 검사 방법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병원 내 영상검사 체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바이엘이 강조하는 토탈 솔루션 전략의 핵심은 조영제와 장비, 소프트웨어를 개별 제품으로 보지 않고 하나의 검사 과정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안드레 총괄은 "토탈 솔루션을 단순히 여러 제품을 함께 제공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중요한 것은 영상검사 전 과정을 하나의 연결된 여정으로 바라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검사 전 준비부터 조영제 주입, 영상 촬영, 프로토콜 관리, 검사 후 데이터 기록과 분석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를 연결해 의료진의 부담을 줄이고 진단 품질을 높이는 방식이다. 그는 "과거에는 조영제, 인젝터, 소프트웨어가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검사 수요가 늘고 의료진의 업무 부담이 커진 오늘날에는 개별 제품의 성능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관건은 이 요소들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돼 의료진을 지원하고 진단 품질을 높이는가"라고 풀어냈다. 국내 의료현장에서 적용한 사례도 나왔다. 한 국립대학교병원에서는 스텔란트(Stellant) 인젝터와 P3T Abdomen을 활용해 복부·흉부 CT 프로토콜을 최적화했다. 안드레 총괄은 "검사당 조영제 사용량을 약 20~30mL 줄이면서도 더 나은 영상 품질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단순히 제품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료진과 협력해 임상 워크플로우를 최적화하고 실제 진료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드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접근은 바이엘이 고객을 바라보는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안드레 총괄은 "과거 바이엘의 접근은 전통적인 영업 방식으로 거래처 담당자가 제품의 과학적 특성을 중심으로 논의하는 방식이었다"며 "지금은 병원 안의 래디올로지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이해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돌아봤다. 방사선사와 간호사, 영상의학과 전문의, IT 인프라, 스캐너와 주입 시스템, 환자별 프로토콜 등 모든 요소가 진단 결과에 영향을 주는 만큼 각각을 분리해서 볼 수 없다는 의미다. 환자별 조영제 사용 최적화 역시 같은 전략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안드레 총괄은 "래디올로지 전반에서 근거에 기반한 접근이 적용될 때 ‘적을수록 더 나을 수 있다(less can be more)’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영상 기술의 발전과 개인별 주입 프로토콜, 워크플로우 최적화, 조영제 혁신을 통해 진단 영상 품질과 임상적 확신을 유지하면서도 조영제 사용을 줄이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환자 진료뿐 아니라 지속가능성과도 연결된다"며 "특히 MRI에서는 저용량 조영제가 반복적인 검사가 필요한 환자의 누적 가돌리늄 노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요스트 총괄도 환자별 최적화를 향후 래디올로지의 주요 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는 "일률적인 프로토콜에서 벗어나 환자 맞춤형 접근으로 질환의 진행 단계, 사용하는 모달리티, 환자의 특성에 따라 접근 방식을 정하고 그 환자에게 조영 증강이 최적화되도록 맞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히 조영제를 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더 지혜롭게 사용하는 것"이라며 "모든 투여가 환자와 의료 시스템, 사회에 최대의 가치를 전달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바이엘의 저용량 MRI 조영제는 일본,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에서 허가됐으며 한국에서도 올해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한국 시장서 전략 구체화…신기술·지속가능성 주목 한국은 조영제 시장 경쟁이 치열하면서도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게 두 총괄의 공통된 판단이다. 안드레 총괄은 바이엘 래디올로지의 차별점으로 장기간 축적한 제품 신뢰성과 함께 새로운 진단 환경을 만들어온 역량을 내세웠다. 그는 "조영제는 환자 안전과 진단 품질에 직결되기 때문에 제품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오리지널 조영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오랜 기간 실제 임상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했고 일부 제품은 40년 이상 지속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진단 환경과 시장을 만들어 왔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조영 증강 유방촬영술(CEM)이다. 바이엘의 울트라비스트듀는 2023년 국내에서 조영 증강 유방촬영술 적응증을 획득했다. 이후 한국 의료계와 유방영상 전문가들과 협력했고 올해 2월 CEM이 신의료기술로 지정됐다. 안드레 총괄은 "오리지널리티와 안전성에 대한 신뢰, 그리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역량의 결합이 바이엘 래디올로지만의 차별화된 강점"이라고 규정했다. 지속가능성도 주요 과제로 다루고 있다. 안드레 총괄은 "한국은 조영검사 건수뿐 아니라 검사 1건당 사용되는 조영제 양도 다른 국가에 비해 상당히 많은 편"이라며 "그만큼의 조영제 주입이 의학적으로 반드시 필요한지, 환경적 영향은 어떠한지를 함께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엘은 환자별 적정 용량을 적용하는 개인 맞춤형 프로토콜과 멀티 페이션트 시스템, 주입 파라미터 최적화 등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 검사량이 많은 한 대학병원에서는 MEDRAD Centargo와 같은 멀티 페이션트 시스템을 도입한 뒤 검사당 조영제 사용량을 30% 줄이고 연간 의료폐기물을 2톤 이상 감축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요스트 총괄은 한국의 빠른 기술 도입 속도에 주목했다. 그는 "학술대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한국 영상의학계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여 일상적인 진료현장에 적용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이라며 "한국은 기술 도입률이 높고 임상적 우수성과 디지털 역량을 모두 갖춘 이상적인 조건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은 바이엘과 함께 새로운 솔루션을 만들어내고 세계의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시장"이라며 "한국에서 축적한 우수 사례를 다른 국가로 가져가고자 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서 검증·확산…분자영상까지 포트폴리오 확장 바이엘은 한국을 단순한 판매 시장을 넘어 새로운 기술을 검증하고 다른 시장으로 확산할 수 있는 임상·학술 파트너로 평가하고 있다. 요스트 총괄은 한국의 임상 연구 역량을 첫 번째 강점으로 들었다. 그는 "한국은 전국에 200개가 넘는 식약처 지정 임상시험 실시기관을 보유하고 있고 서울은 산업계 주도 임상이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등 연구를 선도하는 국가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래디올로지는 새로운 기술과 솔루션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환자의 진단 여정에 어떤 가치를 더하는지 검증하는 것이 중요한 분야"라며 "한국은 바이엘 래디올로지 혁신이 실제 임상에서 논의되고 검증되며 확산될 수 있는 중요한 임상·학술 파트너 시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 뒤 실제 사용 경험을 통해 최적화하는 과정에서도 한국의 역할을 기대했다. 요스트 총괄은 "새로운 기술은 시장에 나온 뒤 사용자가 사용법을 최적화하고 회사가 임상 현장의 사용 경험을 배우면서 더욱 발전한다"며 "한국의 임상적 우수성이 그 잠재력을 더 크게 열어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바이엘 래디올로지 제품과 워크플로우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높이고 의료진의 부담을 줄여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한국이 바이엘의 미래 포트폴리오를 가장 먼저 도입하는 시장 중 하나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안드레 총괄은 국내 의료진들이 기술 자체보다 현장에서 만들어내는 가치에 더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혁신이 의료진의 부담을 줄이고 임상 워크플로우를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면서 환자 진료의 질을 높이는 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라며 "바이엘은 단순한 조영제 공급자를 넘어 고객이 더 높은 효율성과 진단에 대한 확신, 더 나은 환자 치료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종합 솔루션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래디올로지의 장기 목표는 파트너인 의료 시스템이 미래의 과제를 감당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미래 대비(future readiness)'를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래 포트폴리오는 기존 조영제와 주입 시스템을 넘어 분자영상으로도 넓히고 있다. 바이엘은 올해 초 미국 기업 애트랄러스(Attralus)로부터 아밀로이드증 진단을 위한 방사성 추적자 2종을 인수했다. 이 가운데 첫 번째 자산인 'AT-01'은 최근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데이터가 발표됐다. 요스트 총괄은 "분자영상은 기존 영상 기술을 보완하고 보다 조기의 정밀한 진단을 지원할 수 있는 흥미로운 분야"라며 "특히 심장학 분야에서 축적한 역량을 감안해 두 개의 아밀로이드증 추적자를 인수했고 이는 래디올로지 포트폴리오를 미래 혁신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그는 "심장 아밀로이드증은 상당히 진행돼 비가역적인 손상이 발생한 뒤에야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며 "트랜스티레틴(ATTL) 아밀로이드증과 경쇄(AL) 아밀로이드증 모두 조기에 발견해 개입할수록 이익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심장 아밀로이드증 치료제가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의료진이 보다 근거에 기반한 결정을 내리도록 돕고 환자의 진료 여정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단순히 환자에게 명확한 답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치료가 가능한 시점에 답을 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마무리했다.2026-09-28 06:27:41손형민 기자 -
"서울대병원, 임상 자문 통해 희귀신약·필수약 사각지대 타파"[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서울대병원은 희귀필수약센터의 한정된 재원과 인력 안에서 당장 어떤 신약·필수약을 선제적으로 먼저 들여와야 할지, 어떤 약의 정식 국내 허가를 추진하거나 부작용 위험 약물을 가려내야 할지 판단하는 전문적 임상·의학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양 기관은 상시 핫라인을 구축하고 신약에서부터 필수약의 국내 사각지대를 파악하고 해결하는데 힘을 합칠 계획입니다. 서울대학교병원 희귀질환센터와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업무협약(MOU)을 통해 서로 손을 맞잡았다. 희귀질환신약·필수약의 해외 통관·국내 유통이란 행정 실무를 전담해 온 센터와, 국내에서 가장 방대한 희귀질환 임상 데이터와 환자 풀을 축적한 상급종합병원이 하나의 거버넌스로 묶인 셈이다. 임병찬 서울대병원 희귀질환센터장은 "희귀약센터가 희귀질환 신약과 수급 불안정 약 정보와 현황을 일일히 파악하기 어려운 만큼 임상적 자문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분명히 누군가는 해야 합니다. 서울대병원이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적극 소통에 나섰다"며 MOU 체결 배경을 설명했다. "16년 축적 서울대병원 희귀질환 임상 네트워크 기반 민·관 협력" 서울대병원 희귀질환센터 뿌리는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대형병원들조차 희귀질환에 대한 체계적 지원 체계를 갖추지 못했던 시기다. 보건복지부 희귀질환 진단·치료 연구 사업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첫 발을 내딛은 센터는 질병관리청 체제로 전환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중앙지원센터 역할을 맡아 전국 권역별 희귀질환센터의 설립과 인프라 구축을 선도해왔다. 또한, 2024년부터 권역별 전문기관으로 선정돼 현재까지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을 위한 의료·연구·정책의 허브 역할을 수행중이다. 서울대병원의 희귀난치질환 관련 풍부한 임상적·의학적 데이터베이스는 식약처 산하기관인 희귀필수약센터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국내 도입에 어려움이 큰 희귀질환 신약과 수급이 불안정한 약으로 인해 고통받는 환자 치료를 위한 민·관 협의체가 성립된 이유다. 임병찬 센터장은 "햇수로만 16년 가까이 희귀질환 환자 진료와 유전체 연구, 지역 센터 네트워크를 지원해 온 역량이 축적돼 있다"며 "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특정 대학병원과 손을 잡은 배경 역시 실제 진료 현장의 임상 지견을 정부 정책·약제 관리 현장에 즉각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피력했다. 수입·통관·배송 등 조달 실무에 특화된 센터와, 질환의 위중도와 치료제의 실제 효능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검증할 수 있는 의료진이 직통 창구를 만들었다는 취지다. "모든 약을 다 들여올 순 없다"…도입·정식허가·퇴출 자문 현재 국내에는 극희귀질환 치료제나 채산성 악화로 국내 공급이 끊긴 퇴장방지·국가필수의약품 등의 수급 공백이 상존한다. 하지만 희귀필수약센터 내부 인력만으로는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희귀의약품의 임상적 타당성과 시급성을 일일이 교차 검증하기 역부족이다. 전문의 인력 풀 자체가 제한적인 국내 의료 환경의 한계이기도 하다. 임 센터장은 양 기관 협력의 핵심을 '임상·의학데이터에 기반한 우선순위 선별'로 꼽았다. 서울대병원은 희귀약센터와 상시 핫라인과 정기 협의체를 구축해 임상 현장에서 마주하는 최신 임상 지견을 가감 없이 전달할 방침이다. 그는 "희귀질환 환자들에게는 모든 약의 국내 도입·투약이 절실하지만, 물리적·재정적 한계 탓에 모든 수요를 동일 선상에서 감당할 수는 없다"면서 "희귀약센터 긴급도입 트랙은 정규 공급망의 공백을 메우는 보조적 통로가 돼야지, 모든 짐을 떠안는 메인 통로가 되면 행정과 비용 부담이 폭증해 시스템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장섭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는 "도입 초기에는 긴급구호 성격으로 수입해 쓰더라도, 실제 환자 투여 후 효과가 확실하다면 식약처 정식 허가 절차를 신속히 밟도록 정책 제언을 해야 한다"며 "반대로 현장에서 임상적 효능이 미미하거나 부작용이 확인된 약제는 시장에서 빠르게 정리·퇴출하는 판단 근거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요예측 시스템 구체화…환자 중심 보조 통로 안착 목표 양 기관은 정기 실무 미팅을 정례화하고, 진료 현장의 처방 흐름과 의약품 품귀 조짐을 사전에 읽어내는 수요예측 시스템 구축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임 센터장은 "희귀난치질환 환자나 보호자가 직접 해외 수급 동향을 찾아보고 약을 수소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며 "결국 유효성과 안전성을 갖춘 약물인지 현직 의료진이 신속하게 감별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적 센터가 조달에 착수하는 가교 역할이 절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한된 예산 안에서 환자들에게 돌아가는 치료 혜택을 극대화하는 효율성과 운영의 묘를 살려, 약이 없어 생명을 위협받거나 치료를 위해 수도권으로 상경해야만 하는 비효율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승복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는 "일단 지금은 서울대병원과 희귀필수약센터가 정기적으로 상호 미팅을 갖기로 합의했고, 수요예측 시스템 구현을 위한 소통이 더 필요한 단계"라며 "서울대병원과 희귀약센터가 직접 그리고 상시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졌다는 게 MOU의 실질적 의미"라고 덧붙였다.2026-09-23 06:00:40이정환 기자 -
"연질캡슐로 쌓은 기술, 젤리에 담았다…해외 직수출 도전"[데일리팜=황병우 기자]알피바이오가 연질캡슐 제조 노하우를 접목한 젤리 제형으로 해외 직수출에 나선다. 국내 고객사를 통한 간접 수출에 더해 해외 기업과 직접 제품을 개발·공급하며 사업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맛과 섭취 편의성을 살린 젤리 제형으로 키즈·이너뷰티 수요를 공략하고, 해외 바이어와의 상담을 실제 계약으로 연결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데일리팜은 노미선 알피바이오 상무를 만나 해외 직수출 추진 배경과 제형 경쟁력, 고객사 확보 전략을 들어봤다. 해외 고객과 직접 개발…제조 넘어 협업 확대 알피바이오가 추진하는 직수출은 해외 기업을 직접 고객사로 확보해 제품을 개발·공급하는 방식이다. 국내 고객사의 해외 판매를 뒷받침하던 역할에서 나아가 현지 기업에 제형 기술을 제안하고 초기 개발부터 협의하는 사업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노 상무는 "국내 고객사를 통한 간접 수출에서는 고객사의 브랜드를 보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며 "직접 협의할 때는 제품 자체를 보고 접근하기 때문에 제품력을 검증하고 기술력을 더 적극적으로 알릴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직접 협업은 현지 규제와 기후, 섭취 방식과 맛에 대한 선호를 제품 설계에 반영하는 데도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회사는 독자적인 배합 기술과 공정 노하우를 보호하면서 신기술의 시장 적용 속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글로벌 바이어와 연구개발 및 마케팅 초기 단계부터 직접 협업해 현지 요구를 처방 설계에 반영하려 한다"며 "통합 개발 솔루션을 제공해 중장기 수주 관계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공략지는 태국·베트남과 중국이다. 현지 제약·헬스케어 브랜드사와 대형 헬스앤뷰티(H&B) 유통 채널을 주요 고객군으로 설정했다. 최근 참가한 비타푸드 아시아에서는 젤리스틱과 블리스터 젤리, 젤리제를 앞세워 제품 개발 수요를 확인했다. 노 상무는 "맛과 식감은 직접 먹어봐야 알 수 있다고 생각해 현장에서 시식을 많이 진행했다"며 "제품을 먹어본 뒤 부스 안쪽 테이블에 앉아 상담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전시 이후에는 샘플과 제품 콘셉트 자료 요청에 대응하며 후속 협의를 진행 중이다. 개별 거래처는 규모와 업력, 현지 활동을 확인하고 제품에 대한 관심과 협의 적극성을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했다. 연질캡슐 노하우 담은 젤리…맛·편의성 차별화 해외사업의 기술적 기반은 연질캡슐이지만 신규 고객 확보의 전면에는 젤리를 내세웠다. 여러 제조사가 공급하는 연질캡슐에 더해 알피바이오의 차별성을 보여줄 제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노 상무는 "연질캡슐은 많은 회사가 생산하고 있어 새롭게 선보이는 젤리 제형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며 "키즈 제품뿐 아니라 젊은 여성들이 찾는 이너뷰티와 다이어트, 피부 관련 제품에도 이런 제형이 더 적합할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전시에서 질문이 집중된 제품은 블리스터 젤리인 이지츄와 젤리제인 네오츄, 젤리스틱이다. 알피바이오는 기능성 원료의 맛과 냄새, 씹을 때의 불편함을 줄이는 데 주력했다. 이지츄는 오일 특유의 비린내를 줄이고 개별 포장으로 휴대성을 높였으며, 젤리제는 치아에 달라붙는 느낌을 줄이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현지 소비자가 선호하는 맛과 식감을 반영해 해외 고객사에 맞춤형 제품을 제안할 계획이다. 고온다습한 환경과 장거리 운송에 대응하는 연질캡슐 기술도 함께 제시할 계획이다. 회사는 의약품용 뉴네오솔과 건강기능식품용 뉴네오젤로 피막의 굳음과 변형을 줄이고, 유통기한 36개월을 적용한 제품을 상용화했다고 설명했다. 처방과 피막 조성, 건조·포장 조건을 조정하는 기술을 해외 제품 개발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그는 "태국·베트남 바이어들과 만나면서 프리미엄 어린이 제품에 대한 관심을 확인했고 이너뷰티 분야에도 이런 제형을 적용할 수 있는지 묻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젤리 제형이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다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상담을 계약으로…맞춤 개발·인허가 대응 강화 알피바이오가 제시한 위탁개발생산(CDMO) 서비스는 제품 기획과 처방 설계부터 현지 규제·인허가 자문, 포장·표시 대응, 생산과 통관·선적 지원까지 포괄한다. 마그비 등 의약품을 개발·생산하며 축적한 품질관리 경험도 활용한다. 노 상무는 "고객사가 원하는 콘셉트와 우리가 구현할 수 있는 기능성, 부원료를 배합해 맞춤형으로 전달할 예정"이라며 "바이어들이 빠른 피드백을 요청하는 만큼 신속하게 대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해외는 샘플을 주고받는 데 시간이 더 걸리는 만큼 기존에 확보한 배합을 활용해 초기 제안과 개발의 효율을 높일 방침이다. 현재 국가별 수입 기준에 맞춘 시제품 제공과 배합 제안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노 상무는 "계약 등 절차가 있어 국내보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성과가 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현지 원료 규격 검토와 인허가, 안정성 시험 등을 거쳐 2027년 안에 첫 직접 수출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매출을 발생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생산은 신규 대규모 증설보다 기존 공장의 자동화 효율과 근무조 운영, 생산 품목 구성을 조정해 대응할 계획이다. 조직은 계약 진행에 맞춰 단계적으로 보강한다. 해외 연구·영업과 함께 국가별 허가 요건과 수출 서류를 지원하는 인허가(RA) 기능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노 상무는 "국가마다 요구하는 자료가 다르고 허가 과정에서도 시간이 걸린다"며 "현지 파트너와 어떤 전략으로 허가를 풀고 시간을 단축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중장기 목표는 특허 제형과 품질관리, 맞춤 개발을 제공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CDMO 파트너로 자리 잡는 것이다. 전시에 동행한 연구소장이 바이어 측 연구 인력과 논의하며 확인한 요구도 후속 개발에 반영할 계획이다. 그는 "기술력을 알리면서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점을 느꼈고, 더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겠다는 동기 부여도 됐다"며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기술을 계속 발전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2026-09-22 06:00:44황병우 기자 -
"위고비, 근손실 과도한 우려…건강상 이점 함께 봐야"[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둘러싼 근손실 우려를 과도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전문가 견해가 나왔다. 윌리엄 티모시 가비(William Timothy Garvey) 미국 앨라배마대학교 버밍엄캠퍼스(UAB) 영양과학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나 "GLP-1 제제의 근손실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체중 감량으로 얻는 건강상의 이점이 훨씬 클 수 있고, 단백질 섭취와 근력운동,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한다면 보다 건강한 체중 감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가비 교수는 체중감량 과정에서 나타나는 제지방 감소를 실제 근육 손실과 동일하게 해석하기 어렵다고 봤다. 체성분 변화뿐 아니라 심혈관·대사질환 개선 등 치료를 통해 얻는 혜택까지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대한비만학회 국제학술대회(ICOMES 2026) 참석차 한국을 찾은 가비 교수는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 심대사질환 분야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전문가다. 가비 교수는 위고비(세마글루티드)의 주요 임상 연구에도 직접 참여했다. 집중적인 생활습관 교정 프로그램과 위고비 병용 효과를 평가한 STEP 3에서는 최종저자를 맡았고, 2년간 장기적인 위고비의 체중 감소 효과를 살핀 STEP 5에서는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발표된 고용량 연구 STEP UP에도 최종저자로 참가했다. 이들 연구에서 가비 교수가 주목한 지점은 단순히 체중이 얼마나 줄었느냐에 있지 않다. 감량 과정에서 어떤 조직이 감소했는지, 신체 기능은 유지되는지, 혈당과 혈압, 지질 등 심대사 위험인자와 비만 관련 합병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시각이다. 기존 근손실 관련 데이터 상당수가 제지방과 실제 근육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측정 방식에 기반한다는 점도 짚었다. 최근 MRI 기반 분석에서는 실제 근육 감소 폭이 기존 추정치보다 작게 나타났고, STEP UP에서도 감량분의 약 84%가 지방조직에서 비롯된 것으로 관찰됐다. 위고비의 역할을 체중 감량에만 한정해서도 안 된다는 게 가비 교수의 판단이다. 체중 감소와 함께 심혈관·대사 위험인자 개선 근거가 축적되고 있으며, 비만 역시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장기간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제지방 감소와 실제 근손실은 달라…MRI서 확인된 지방 중심 감량 가비 교수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근손실 논란을 해석할 때 체성분 측정 방식부터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관련 연구에서는 골밀도 검사(DXA)가 주로 활용됐다. 이 방식은 골량과 지방량 측정에는 정확도가 높지만 제지방량을 측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제지방량에는 근육뿐 아니라 체액과 뼈, 장기 조직 등이 함께 포함된다. 가비 교수는 "DXA로 측정한 제지방량 중 실제 근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50%에 불과할 수 있다"며 "체중 감량분의 3분의 1이 제지방이라는 결과가 있다고 해서 그 전체를 근육 손실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MRI를 활용해 실제 근육과 주변 조직 변화를 보다 세밀하게 평가하는 연구가 늘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체중 감량 과정에서 실제 근육 감소 비중이 기존에 거론됐던 30%대가 아닌 10%대 수준으로 나타났다는 게 가비 교수의 설명이다. 나머지 상당 부분은 근육 내 글리코겐이나 근육 주변 지방조직 감소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가비 교수는 "이는 DXA 기반 추정치만큼 실제 근손실이 크지 않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정확한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위고비 고용량(7.2mg) 효과를 평가한 STEP UP에서도 MRI를 이용한 체성분 하위분석이 진행됐다. 분석 결과, 위고비 투여 후 감소한 체중의 약 84%가 지방조직에서 비롯됐다. 지방조직과 복부 내장지방은 30% 이상 줄었고 제지방은 약 10% 감소했다. 체성분 변화에도 근기능 저하는 나타나지 않았다. 30초 앉았다 일어서기 검사에서는 위고비 투여군의 근기능이 유지되거나 소폭 개선됐으며, 위약군과 비교해서도 유의한 악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가비 교수는 "어떤 방식으로 체중을 감량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지방이 먼저, 더 많이 줄고 일부 근육량 감소도 나타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감소한 근육량이 환자에게 실질적인 해를 끼치는 수준인지 여부"라고 짚었다. 이어 "한국을 방문하면서 많은 환자와 미디어에서 근손실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느꼈다"며 "치료를 시작하기 전 기대되는 이점과 잠재적인 부작용을 함께 고려하는 것은 건전하고 비판적인 태도"라고 전했다. 그는 "근손실을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체중 감량으로 얻는 건강상의 이점이 훨씬 클 수 있고, 줄어든 식사량을 단백질 위주로 보완하면서 근력운동과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한다면 보다 건강한 체중 감량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다만 가비 교수는 고령자와 폐경 후 여성에서는 보다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가비 교수는 "폐경 후 여성은 이미 체지방 증가와 제지방 감소 등 체성분 변화를 겪고 있다"며 "용량을 천천히 높이고 단백질과 철분, 칼슘 섭취를 충분히 유지하면서 근력운동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체중감량 넘어 심대사 위험 관리…합병증 중심 치료로 가비 교수는 위고비를 포함한 2세대 비만치료제의 의미를 단순한 체중 감소폭에서만 찾아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2014년 이전 사용되던 비만치료제의 평균 체중 감소 효과가 대체로 10% 미만이었다면 위고비 등 2세대 치료제는 평균 15% 안팎의 체중 감소를 보이며 보다 많은 환자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감량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변화는 생활습관 교정을 병행한 연구에서도 드러났다. STEP 3에서는 집중적인 식이·운동·행동 상담에 위고비 2.4mg을 추가한 결과 68주 평균 체중 감소율이 16.0%로 나타났다. 위약군은 5.7%였으며, 위고비군에서는 약 3분의 1이 20% 이상 체중을 감량했다. 가비 교수는 이 결과를 생활습관 교정과 약물치료를 병행했을 때 추가적인 체중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로 제시했다. 더 큰 변화로는 비만 관련 합병증 개선을 꼽았다. 가비 교수는 "위고비를 2세대 치료제로 분류하는 이유는 평균 15% 수준의 체중 감소 때문만은 아니다"며 "비만과 관련된 다양한 합병증 위험을 낮추고 대사 건강을 개선하는 건강상 이득을 함께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STEP 임상 연구에서는 체중 감소와 함께 공복혈당과 공복 인슐린, 인슐린 민감도, 중성지방, 혈압, 염증 지표인 CRP 등의 개선이 확인됐다. 위고비의 심혈관 혜택을 평가한 SELECT 연구에서는 약 4년간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비당뇨 과체중·비만 환자 약 1만7600명을 추적했다. 그 결과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은 위약군 대비 약 20% 낮았다. 가비 교수는 이를 비만치료의 평가 기준이 체중 감소에서 합병증 관리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로 해석했다. 그는 "비만치료의 목적은 관련 합병증을 예방하고 개선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망률과 입원율을 낮추는 데 있다"며 "최근에는 임상시험도 단순히 체중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넘어 합병증 개선을 주요 평가변수로 설정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고비 성분 세마글루티드는 비만과 심혈관질환 외에도 대사이상관련지방간염(MASH), 당뇨병성 신장질환 등 심대사 영역에서 임상근거를 축적하고 있다. 가비 교수는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이 지속되면 당뇨병 전단계나 대사증후군,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등을 거쳐 심혈관질환과 당뇨병, 만성신장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세마글루티드는 여러 심대사 위험인자를 하나의 치료 전략 안에서 관리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요요현상, 의지 문제 아냐"…비만, 장기관리 필요 위고비 치료에서도 단기간 체중 감소보다 효과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게 가비 교수의 견해다. 체중이 줄면 인체는 이전 체중으로 돌아가려는 생리적 반응을 보인다. 포만감과 관련된 신호는 약해지고 식욕을 자극하는 신호가 강해지면서 치료를 중단할 경우 체중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체중 재증가를 환자의 의지 부족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가비 교수는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것은 환자의 잘못이 아니라 비만이라는 질환의 병태생리와 관련된 현상"이라며 "당뇨병이나 고혈압 치료제를 상태가 좋아졌다고 임의로 중단하지 않는 것처럼 비만 역시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관점은 위고비의 장기 추적 연구에서도 뒷받침됐다. STEP 5에서는 위고비 치료를 104주간 이어간 결과 평균 약 15.2%의 체중 감소가 유지됐다. 5% 이상 체중 감소를 달성한 비율은 위고비군 77.1%, 위약군 34.4%로 집계됐다. 치료를 지속할지, 용량을 조절할지, 중단을 고려할지는 체중 변화 하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된 설명이다. 혈당과 혈압, 지질 등 대사 지표와 동반질환, 환자의 치료 목표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가비 교수는 향후 비만치료제 개발에서도 치료 지속성을 높이는 방향이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GLP-1뿐 아니라 아밀린, 글루카곤, GIP, PYY 등 여러 기전을 결합한 치료제와 경구제, 투여 간격을 늘린 장기지속형 제형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가비 교수는 "비만치료에서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는 환자가 치료를 중도에 중단하는 것"이라며 "투여 간격을 늘리거나 경구제 선택지를 확대하는 기술 발전은 치료 지속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고용량·다양한 제형 등장…환자별 치료도 세분화 비만치료제 선택지가 늘면서 향후 치료 전략은 환자의 감량 목표와 동반질환에 따라 한층 세분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가비 교수는 같은 위고비 치료에서도 환자별 반응과 필요한 감량 수준에 따라 용량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기존 2.4mg으로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하거나 추가적인 체중 감소가 필요한 환자에게는 고용량 치료가 또 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가능성을 살핀 연구가 STEP UP이다. 기존 위고비 2.4mg과 7.2mg 주 1회 고용량을 비교해 추가적인 체중 감소 효과를 살폈다. 연구에서 위고비 7.2mg 투여군의 평균 체중 감소는 치료를 지속한다고 가정한 분석 기준 약 21%로 집계됐다. 2.4mg군은 17.5%, 위약군은 2.4%였다. 체중을 25% 이상 감량한 비율도 7.2mg군 33.2%, 2.4mg군 16.7%, 위약군 0%로 차이를 보였다. 가비 교수는 "환자마다 약물에 대한 반응에 개인차가 있는 만큼 더 높은 용량이 필요한 환자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다. 약제 선택에서도 단순히 가장 큰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인 치료제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환자별 특성에 따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BMI가 높고 거동에 어려움이 있어 큰 폭의 감량이 필요한 환자와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등 특정 동반질환을 가진 환자는 필요한 치료 전략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가비 교수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거나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라면 관련 임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한 세마글루티드와 같은 약제를 고려할 근거가 충분하다"며 "여러 치료 옵션 가운데 환자의 상태와 치료 목표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개인 맞춤형 접근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2026-09-21 06:00:48손형민 기자 -
"나쁜 약국은 없다"…데이터로 말하는 입지분석 일타 강사[데일리팜=강혜경 기자] 감과 브로커 입김에 좌지우지되는 약국 환경에서 '데이터로 말하는' 일타 강사 이열 약사(35·경희대)가 주목받고 있다. 약국 실전 상권분석부터 기존·신규 약국 인수시 공략법, 데이터 기반 입지 분석까지 그가 맡는 일련의 강의들이 그를 말해준다. 그가 데이터에 집중하는 이유는 약국 시장이 가지는 개별성, 비대칭성 때문이다. 같은 약국이라고 해도 지역에 따라, 입지에 따라, 진료과목에 따라 다른 특징을 가지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특수성이 존재하기 때문.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칫 호가가 스탠다드처럼 여겨지는가 하면 결정을 해야 하는 약사 입장에서는 쉽사리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결정장애로 이어지게 된다. 그가 데이터를 기준으로 권리금 배율 추이와 조제료 대비 월세 비중, 진료과목·의료기관 원장의 연령 등에 따른 요인을 한땀 한땀 수집하고 통계화하는 것도 동일한 맥락이다. 어려서부터 '숫자'를 좋아해 신문에 나온 주식차트를 섭렵하는 게 취미이기도 했지만 약사에게 삶의 터전인 약국이 외부에 의해 흔들리지 않고 적절한 판단 기준과 비교해 작동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서 시작됐다. 첫 개국에서 법정 공방이 이어질 확률은? 공부가 된 경험 병원실습에 매료를 느꼈던 그가 졸업 후 가장 먼저 선택한 진로는 병원약사였다. 하지만 군복무 시절 약국 아르바이트를 경험하면서 약국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마트 내 약국이었는데 영양제 상담을 해드리면 피드백을 해주시고, 재구매로 이어지는 경험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이때부터 대학병원 문전약국, 요양병원 약국, 로컬 약국에서 1년 반 동안 경험을 쌓았죠." 개국 체크 리스트 첫 항목인 '모든 과를 경험했는가'를 충족한 그는 개국을 결심하고, 대출을 받아 7평 남짓 약국의 대표가 됐다. 하지만 약국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고 해 저절로 와주는 고객은 없었다. 설상가상 코로나19까지 터지면서 약국은 적막에 휩싸였다. 이때 그를 구해준 게 공적 마스크였다. 약국당 200장씩 공적 마스크가 배분되면서, 신규 환자를 늘리는 절호의 기회가 됐다. 한 번 약국을 온 환자의 기록을 소상히 POS 데이터로 남겨두고, 재방문에서는 남겨둔 메시지를 토대로 스몰토크를 시작했다. 하나 둘 단골이 생겼고 매출도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 나갔지만, 건물주의 리모델링 통보로 법정 공방이 빚어지게 됐다. 리모델링 가능성에 대한 고지가 없었다는 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었지만, 개국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눈을 뜨게 된 것은 그가 개국 플랫폼 멘토약사로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내 수업과 동아리 활동 등이 멈추면서 선후배 관계도 희석되기 시작했고, 이같은 갈증이 개국 플랫폼으로 쏠리면서 많은 질문이 잇따랐다. 함께 활동한 멘토약사들을 통해서도 개국과 관련된 다양한 상황들을 접하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소상공인 상권분석시스템과 지하철 데이터, 버스 정류장 유동인구 등 공공 데이터 등을 토대로 일반약 매출과의 상관 관계를 분석하는가 하면 부동산 관련 인터넷 강의까지 들으며 기본기를 익혔다. 틈틈히 멘토·멘티를 통해 알게 된 약사들과 상담을 하고, 좋은 피드백을 들음으로써 보람도 커졌다. KB 부동산 시세 같은 약국 플랫폼, 왜 없을까? 20년 동네지킴이, 30년 사랑방 같은 약국이 여전히 지역 내 뿌리내리고 있지만 그는 자산시장으로서의 아파트와 약국이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아파트는 균질성이 있어 단지별 시세나 역학관계가 분명해요. 그래서 KB 부동산 시세 같은 표준화된 기준이 마련돼 있는 거죠. 반면에 약국은 이보다 복잡한 상관관계와 변동성을 갖다 보니 표준화가 쉽지 않아요." 주식처럼 계속해 관심을 갖기도 쉽지 않다. 필요에 의해 시시각각 시장이 변하다 보니 약대 증원, 비대면 진료 약 배송, 창고형 약국 같은 이슈에 따라 변동폭이 큰 것도 특징이다. 약국 직거래가 흥행하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강의를 하면서 느끼는 건, '나쁜 약국'이라고 단정할 만한 약국은 많지 않다는 거예요.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고 목표로 하는 매출과 추구하는 워라밸 등이 다르다 보니 함부로 예단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상호간에 품평을 지양하고 건전한 시장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개국을 꿈꾸는 약사들을 위한 플랫폼 구축도 고민해 봤지만, 그는 현장에서 나오는 동적인 데이터들을 분석하고 제시할 수 있는 일에 우선은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빅데이터에 기반해 트렌드를 분석하는 비저너리데이터와 함께 약국 처방유입 구조와 의료기관 처방분산 구조를 측정, 약국 경영지표를 추정하는 '파메트리(Pharmetry)'를 통해 데이터 컨설턴트로의 활동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절대적인 바이블은 될 수 없지만 시행착오를 줄이거나, 간과할 수 있는 부분들을 캐치해 참고할 만한 참고서가 됐으면 한다는 것. '이상적인 약국'에 대한 그의 생각은 확고하다. "좋은 입지라고 해서 매출이나 신뢰가 담보되지는 않습니다. 약국은 마케팅과 영업, 전문성, 커뮤니케이션, SNS 스킬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다 보니 나만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해요. 목소리나 재미있는 이야기, 그림 등 뾰족하게 트래픽을 뺏을 수 있는 수단을 갖는 거죠. 저 역시 기억에 담기 보다는 POS에 고객과의 스토리를 적어나가며 다시 오고 싶은 약국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2026-09-17 06:00:48강혜경 기자 -
라켓 내려놓고 심폐소생술...코트서 빛난 심평원 팀워크[데일리팜=정흥준 기자]테니스 복식 경기에서 중요한 것은 파트너와의 호흡이다. 한 사람이 놓친 공간을 다른 사람이 채우고, 서로를 믿으며 다음 공을 준비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테니스 동호회는 지난 22년 동안 서로 다른 부서와 직급의 직원들이 호흡을 맞추며 팀워크를 쌓아온 사내 대표 동호회다. 데일리팜은 최근 심평원 본원에서 장신애 과장(35, 일차의료개발부)과 변재석 대리(29, 자동차보험심사센터 자보기준관리부)를 만나 테니스의 매력과 동호회 활동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봤다. "쉽게 잘할 수 없어 더 재밌죠"...각기 다른 이유로 잡은 라켓 심평원 테니스 동호회는 지난 2005년 설립돼 올해로 22년 차를 맞았다. 현재 회원은 약 50명이다. 회원들은 매주 수요일 퇴근 후 혁신도시 인근 사설 테니스장에 모이고 있다. 장신애 과장은 지난 2024년 처음 테니스를 시작했다. 약 10개월 동안 테니스를 배우면서 더 많은 사람들과 공을 주고받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고, 자연스럽게 사내 동호회의 문을 두드렸다. 현재는 총무를 맡아 동호회 운영을 돕고 있다. 장 과장이 꼽은 테니스의 매력은 역설적으로 ‘쉽게 잘할 수 없다는 점’이다. 장 과장은 “어제는 잘 맞았던 공이 오늘은 마음대로 되지 않고, 무언가를 깨달았다고 생각한 순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것처럼 느껴지는 날도 있다”며 “공 하나가 마음먹은 곳으로 정확하게 날아가는 순간 그동안의 어려움을 모두 보상받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변재석 대리는 초등학교 시절 약 4년 동안 선수로 활동했다. 이후 오랜 기간 라켓을 놓고 지냈지만, 지난 2024년 연말 심평원에 입사한 뒤 어린 시절 즐겼던 테니스의 재미를 다시 느껴보고 싶어 가입을 결정했다. 변 대리는 “공이 라켓의 중심에 정확히 맞았을 때 느껴지는 타격감이 좋다. 경쾌한 손맛과 소리가 업무 중 쌓인 스트레스를 모두 날려준다”며 “복식에서 파트너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득점을 만들어내는 것도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몸이 먼저 반응했어요"...코트 위에서 살린 생명 테니스를 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두 사람에게 묻자, 올해 초 경기 중 발생했던 아찔한 응급상황을 떠올렸다. 장 과장은 병원 응급실에서 6년, 변 대리는 중환자실에서 3년을 근무한 간호사 출신이다. 지난 4월 테니스 경기 중 코트 체인지를 하던 선수가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장 과장과 변 대리는 곧바로 달려가 의식과 맥박, 호흡을 확인했다. 심정지 상황이라고 판단한 뒤 역할을 나눠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AED(심장 제세동기)도 사용했다. 장 과장은 “당황해서 맥박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순간적으로 헷갈렸는데 둘이 함께 확인하니 대응할 수 있었다. 혼자였다면 확신을 갖기 어려웠을 것 같다”고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사고 일주일 전 심평원 소방교육에서 심폐소생술 실습을 받은 것도 도움이 됐다. 결국 환자는 의식을 되찾았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수술을 받은 뒤 직접 심평원을 찾아 감사 인사를 전했고, 환자 가족은 국민신문고에 고마운 마음을 남기기도 했다. 장 과장은 “심평원에 입사한 지 6년이 지나 임상에서 했던 일은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몸이 먼저 반응했다”며 “그 뒤로는 우리가 안 오면 운동 못 나간다는 농담들을 하신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복지부 대회 작년 8강 진출...올해는 우승이 목표 심평원 테니스 동호회의 목표는 이달 11일 열리는 보건복지부장관배 보건복지가족 테니스대회 우승이다. 새벽 일찍 코트를 잡아 연습할 만큼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작년에는 남자복식조가 단체전 8강까지 진출하는 성과도 냈다. 올해는 작년 성적을 넘어설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장 과장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 더 합류했다. 작년 성적을 넘어 우승까지 도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변 대리는 “무엇보다 부상 없이 즐겁게 경기를 치르면서 입상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지를 내비쳤다. 두 사람에게 테니스 동호회는 단순히 운동을 하는 모임만은 아니다. 함께 땀을 흘리며 형성된 친밀감은 조직 안에서 소통의 문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됐다. 또 동호회 활동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동력이 되기도 했다. 장 과장은 “심사직으로 근무하면서 다른 직렬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동호회를 통해 여러 부서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변 대리도 “수요일 퇴근 후 테니스를 치고 나면 일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풀리고 기분도 한결 가벼워진다. 직장 생활의 윤활유가 되고 있다”며 테니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들은 올해 대회 입상이라는 개인적 목표 외에도 동호회 차원에서 이루고 싶은 소박한 목표가 하나 더 있다. 장 과장은 “처음 생겼을 때 테니스 동호회로 부르기 시작해 별다른 명칭 없이 22년을 운영해왔다. 올해는 회원들과 함께 우리 동호회만의 이름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2026-09-10 06:00:46정흥준 기자 -
"ESA 증량만이 답 아니다"…신성빈혈 치료 선택지 세분화[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만성신장질환에 따른 빈혈 치료가 적혈구생성촉진제(ESA) 용량을 조절하는 방식에서 환자의 철 대사와 염증 상태, 치료 반응 등을 고려해 적합한 기전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수십 년간 투석 환자의 빈혈 치료를 이끌어온 ESA가 여전히 표준적인 치료 옵션으로 자리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체내 저산소 반응을 이용해 내인성 에리스로포이에틴(EPO) 생성을 유도하는 저산소유도인자 프롤린 수산화효소 저해제(HIF-PHI) 계열 경구제가 국내 진료현장에 들어오면서 선택지가 추가됐다. 특히 ESA 치료에도 목표 헤모글로빈(Hb)에 도달하기 어렵거나 저장철(Ferritin, 페리틴)은 충분하지만 실제 조혈 과정에서 철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환자 등에서 새로운 기전의 활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동기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나 "지난 30년간 투석 환자의 빈혈 치료는 사실상 ESA 용량 설정과 철분 보충 기준의 문제였다"며 "HIF-PHI가 등장하면서 ESA 증량 외에 다른 선택지가 생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투석 환자 흔한 빈혈…심혈관 위험까지 연관 빈혈은 투석 환자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합병증이다. 콩팥 기능이 저하되면 적혈구 생성을 유도하는 EPO 생산이 감소하고, 요독 물질과 만성 염증, 철 이용 장애, 반복적인 채혈과 투석 과정에서의 혈액 손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환자가 체감하는 부담도 크다. 빈혈이 심해지면 호흡곤란과 피로뿐 아니라 운동능력과 집중력, 수면, 사회활동 등 전반적인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김 교수는 빈혈 관리가 단순한 증상 개선을 넘어 투석 환자의 장기 예후와도 밀접하게 연결된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투석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 가운데 하나가 심혈관계 질환"이라며 "빈혈이 발생하면 이를 보상하기 위해 심박수와 심박출량이 증가해 심장 부담이 커지고, 좌심실 비대 등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빈혈은 입원이나 사망 등 환자의 예후와 밀접하게 연관된 만큼, 단순히 증상을 개선하기 위한 보조적 치료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헤모글로빈을 지나치게 높이거나 급격하게 교정하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 환자의 Hb와 철분 상태뿐 아니라 염증과 출혈 여부, 심혈관계 질환, ESA 반응성 등을 함께 살펴 적정 범위에서 관리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ESA 저반응·철 결핍 환자 존재…치료 공백 심화 ESA는 신성빈혈 치료에 변화를 가져온 대표적인 치료제다. 도입 이전 빈번했던 수혈을 줄이고 환자의 빈혈과 삶의 질을 개선하면서 오랜 기간 치료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모든 환자가 ESA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특히 만성 염증이 있는 환자에서는 철 대사를 조절하는 헵시딘 수치가 올라가면서 체내에 철이 있어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당뇨병과 감염, 혈관접근로 문제, 복막염, 만성 창상, 자가면역질환 등을 동반한 환자가 대표적이다. 혈중 페리틴은 충분한 반면 트랜스페린포화도(TSAT)가 낮은 '기능적 철결핍' 환자 역시 ESA와 철분제를 투여하더라도 원하는 수준의 반응을 얻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김 교수는 "이런 환자에서 ESA 용량을 계속 높이는 전략은 효과가 제한적인 동시에 부작용 위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ESA 외에 다른 기전으로 빈혈을 조절할 수 있는 치료 옵션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HIF-PHI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옵션이다. 저산소유도인자(HIF)를 분해하는 프롤릴수산화효소를 억제해 체내 저산소 반응 경로를 활성화하고 내인성 EPO 생성을 유도한다. 철 흡수와 운반, 이용에 관여하는 경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기존 ESA와 구별된다. 김 교수는 "ESA가 외부에서 EPO를 공급해 적혈구 생성을 촉진한다면 HIF-PHI는 환자가 가진 저산소 적응 시스템을 이용한다"며 "특히 헵시딘을 포함한 철 대사에 영향을 미쳐 체내에 저장된 철을 조혈에 활용하도록 한다는 점이 중요한 차이"라고 평가했다. "누구에게 쓸 것인가"…HIF-PHI 적용 환자 구체화 국내에서는 HIF-PHI 계열의 경구 신성빈혈 치료제 '바다넴(바다두스타트)'이 투석 중인 만성신장질환 성인 환자에서 사용되고 있다. 바다넴은 150mg과 300mg 용량으로 공급되며 1일 1회 경구 복용이 가능하다. 바다넴은 투석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INNO2VATE 1·2 연구에서 기존 ESA인 다베포에틴 알파와 비교해 헤모글로빈 개선 효과의 비열등성을 입증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실제 진료 경험을 토대로 HIF-PHI를 고려할 수 있는 환자로 신규 투석 환자와 기능적 철결핍 또는 염증을 동반한 ESA 저반응 환자, 주사제 투여 부담이 있는 복막투석 환자 등을 꼽았다. 김 교수는 "투석을 처음 시작하는 환자는 상대적으로 잔여 신기능이 남아 있고 염증 상태가 심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며 "이런 환자에서는 내인성 EPO 생성을 유도하는 HIF-PHI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또 "페리틴은 충분하지만 TSAT가 낮아 철이 제대로 동원되지 않는 기능적 철결핍 환자나 염증으로 ESA 반응이 떨어지는 환자에서도 HIF-PIH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고용량 ESA를 사용하던 저반응 환자가 HIF-PHI로 전환할 때는 보다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기존 ESA 요구량과 Hb 변화를 확인하면서 적정 용량에 도달하기까지 경과를 관찰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실제 HIF-PHI 전환 환자에서 "초기 4~8주 동안 Hb가 급격하게 변하기보다는 목표 범위 안에서 유지되거나 완만하게 상승하는 양상을 경험하고 있다"며 "치료 중에는 헤모글로빈과 함께 철 관련 지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경구제라는 투여 방식도 실제 진료에서 HIF-PHI를 고려하는 요인 중 하나다. 그는 "환자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것은 주사를 맞지 않아 좋다는 점"이라며 "의료진 입장에서도 주사 일정과 투여량을 관리하던 부분이 하루 한 번 복용으로 단순해지면서 환자의 Hb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인지에 보다 집중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급여 범위는 과제…"환자에 맞는 기전 선택해야"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시됐다. 현재 급여 환경에서는 HIF-PHI와 ESA를 병용하는 방식에 제약이 있어 치료제 전환 과정에서 유연한 치료 전략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신약이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환자 접근성이 확보됐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전환 시점에서 조금 더 유연하게 치료할 수 있는 환경과 환자 상태에 따른 Hb 관리 범위에 대해서는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 유지 치료 과정에서 인정되는 Hb 범위와 적용 환자가 투석 환자에 한정돼 있다는 점도 향후 임상 근거에 따라 논의할 부분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유지 투여 시 급여로 인정되는 헤모글로빈 범위가 좁다는 점이 아쉽다. 국제 가이드라인의 목표 범위와 비교할 때 조정 여지가 있다"라고 첨언했다. 이어 "향후 국내 실제 진료 데이터가 축적되면 한국인 투석 환자의 특성을 반영한 HIF-PHI 활용 기준도 보다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의 치료 선택지는 환자에게 현재 어떤 기전이 더 적합하고, 어느 치료가 안정적으로 Hb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다. 선택지가 늘어난 만큼 빈혈 치료도 더 정교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2026-09-07 06:00:46손형민 기자 -
HR+ 유방암에 ADC 선택지 추가…'다트로웨이' 역할 주목[데일리팜=손형민 기자] 호르몬 수용체 양성(HR+)/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서 CDK4/6 억제제 이후 치료 선택지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내분비요법과 CDK4/6 억제제 병용이 1차 표준치료로 자리 잡으면서 초기 치료 성적과 삶의 질은 크게 개선됐지만, 내성이 발생한 이후에는 치료 효과와 내약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는 선택지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후속 내분비 기반 치료 선택지가 충분하지 않아 질병이 진행되면 세포독성 항암화학요법으로 넘어가는 환자가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탈모와 누적 독성, 일상생활의 어려움 등에 대한 환자 부담도 커진다는 게 임상 현장의 진단이다. 최근 국내 허가된 TROP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ADC) '다트로웨이(다토포타맙데룩스테칸)'는 이러한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기존 항암화학요법과 차별화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경화 고대안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CDK4/6 억제제 치료를 경험한 환자들은 높은 삶의 질과 오랜 일상생활 유지에 대한 기대가 높다"며 "하지만 이후 이를 이어갈 만한 치료 옵션이 충분하지 않다는 데서 환자들이 느끼는 좌절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다트로웨이가 허가되면서 새로운 ADC 치료 옵션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비교적 긴 무진행생존기간(PFS)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CDK4/6i 사용 이후 짧아지는 생존기간…후속 치료 공백 HR+/HER2- 전이성 유방암은 일반적으로 내분비요법과 CDK4/6 억제제 병용을 1차 치료로 사용한다. 문제는 내성이 발생한 이후다. CDK4/6 억제제 사용 이후 질병이 진행된 환자의 PFS 중앙값은 4개월 미만이며, 항암화학요법도 1차에서 PFS 중앙값이 6.4개월이지만 3차 치료에서는 약 4.1개월까지 낮아진다. 실제 3차 치료까지 이어간 환자도 전체의 31%에 그쳤다. 박 교수는 국내 치료환경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국내에서 현실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후속 내분비요법은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이나 에베로리무스와 엑스메스탄 병용 정도"라며 "ESR1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는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없어 임상시험 참여를 고려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결국 상당수 환자가 항암화학요법으로 넘어가지만, 환자가 느끼는 거부감은 적지 않다. 박 교수는 "비용적인 이유보다 CDK4/6 억제제로 치료하면서 일상생활을 유지하다가 머리가 빠지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항암치료로 넘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 환자가 많다"고 덧붙였다. 다트로웨이 PFS 개선…안전성도 이점 다트로웨이는 지난 3월 이전에 내분비 기반 치료와 진행성 단계에서 전신 화학요법을 받은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 치료제로 국내 허가됐다. 허가 근거가 된 TROPION-Breast01 연구에서 다트로웨이는 연구자 선택 항암화학요법과 비교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7% 낮췄다. PFS 중앙값은 다트로웨이군 6.9개월, 대조군 4.9개월로 위험비(HR)는 0.63이었다. 객관적반응률(ORR)은 각각 36.4%와 22.9%를 기록했다. 치료 효과는 이전 치료 차수와 CDK4/6 억제제 사용 여부, HER2 저발현 또는 IHC 0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된 양상을 보였다. 박 교수는 절대적인 PFS 차이가 2개월이라는 점보다는 기존 치료의 한계와 환자 특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봤다. 박 교수는 "2개월 정도의 차이지만 약 7개월의 PFS는 상당히 의미 있는 수치"라며 "세포독성 항암제는 말초신경병증과 수족증후군, 부종 등 누적 독성으로 효과가 있어도 치료를 오래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누적 독성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으면서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 ADC의 큰 장점"이라고 부연했다. 삶의 질·독성 함께 고려…"일상 유지도 치료 성과" TROPION-Breast01에서는 환자보고결과(PRO)와 안전성 측면에서도 기존 항암화학요법과 차이를 확인했다. 확인된 악화까지의 기간을 분석한 결과 삶의 질 악화까지의 기간은 다트로웨이군 9.0개월, 대조군 4.8개월이었다. 통증 악화까지의 기간 역시 각각 9.0개월과 5.5개월로 차이를 보였다. 3등급 이상 치료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은 다트로웨이군 20.8%, 대조군 44.7%였다. 호중구감소증은 각각 1.1%, 30.8%로 집계됐다. 박 교수는 "과거 전이성 암 환자에게는 몇 달을 더 살 수 있는지가 중요했다면 요즘은 치료 중 해외여행을 가도 되는지, 수영장에 갈 수 있는지를 묻는다"며 "암을 치료하며 살아가는 질환으로 받아들이는 환자가 늘면서 삶의 질을 유지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연장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다트로웨이 치료에서 구내염이나 안과 이상반응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상당수는 예방과 관리가 가능하다는 게 박 교수의 견해다. 그는 임상시험 참여 경험을 토대로 "스테로이드 구강세척제를 사용하면 관리되는 낮은 등급의 구내염이 있었고 시야가 흐려진 환자도 적절한 안과 진료와 치료를 통해 큰 문제 없이 관리했다"며 "호중구감소증이나 간질성 폐질환으로 병원이나 응급실을 찾게 되는 높은 등급의 이상반응 빈도는 매우 낮았다"고 소개했다. 종양 부담·기저질환 고려해 ADC 전환 가능 그렇다면 실제 임상에서 어떤 HR+/HER2- 환자에게 다트로웨이를 우선 고려할 수 있을까. 박 교수는 CDK4/6 억제제에도 질병이 빠르게 진행하거나 후속 내분비요법에 대한 반응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자를 우선적인 후보군으로 꼽았다. 박 교수는 "일부 환자는 1차 약제 사용 이후 6개월 이내에 질병이 진행하는데 이런 환자는 다음 치료로 ADC를 빠르게 고려할 수 있다"며 "CDK4/6 억제제로 비교적 오랫동안 질병이 조절됐더라도 종양 부담이 크거나 이후 적절한 내분비요법이 없는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PI3K 또는 AKT 억제제와 같은 표적치료를 환자의 신체 조건이나 기저질환 때문에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도 ADC 전환을 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다. HER2 IHC(면역조직화학검사) 0인 환자 역시 다트로웨이를 고려할 수 있는 환자군이다. 기존 HER2 표적 ADC 사용이 제한되는 환자에서도 TROP2라는 별도 표적을 활용할 수 있어서다. 박 교수는 "HER2 0인 환자나 HER2 저발현이더라도 심장 기능 또는 다른 기저질환으로 HER2 ADC 사용이 어려운 환자, 신체 상태가 취약해 안전성이 중요한 환자에서 다트로웨이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환자 상태 따라 치료 선택 폭 넓혀야" 다만 국내에서 실제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급여 문제가 남아 있다. 박 교수는 임상적 필요성과 별개로 다트로웨이의 급여 적용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ADC들이 높은 임상적 성과와 전체생존기간(OS) 개선까지 입증하면서 평가의 눈높이가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박 교수는 환자마다 장기 기능과 기저질환, 독성에 대한 취약성, 병원 접근성 등이 다른 만큼 다양한 기전과 투여방식을 갖춘 치료 옵션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박 교수는 "의료진 입장에서는 환자마다 컨디션과 기저질환, 장기 기능 상태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독성과 내약성 측면에서 치료 옵션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치료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의미 있는 시간의 연장"이라며 "전이성 유방암 환자가 치료하면서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가정과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도 치료에서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2026-09-04 06:00:42손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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