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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를 대하는 제약협회의 바른 자세국정감사가 눈 앞으로 다가오자 각계 이해단체들이 자신들의 이해와 직결된 관련법 개정 등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설득하기 위해 여의도로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바야흐로 국회를 둘러싸고 이해단체와 행정부간 보이지 않는 논리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한국제약협회도 과연 그 같은 활동을 맹렬하게 전개하고 있는지 의문을 표시하며, 피폐해진 산업 환경을 개선하는데 협회가 이번 국정 감사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약협회만 바라보는 회원사 입장에서 당연한 주문일 것이다.최근 일괄 약가인하와 관련한 '사실상 마지막 소송'이 법원으로부터 패소하면서 제약업계는 당분간 회복하기 쉽지않은 혹한의 시대에 진입했다. 따지고 보면, 약가인하 소송 패소는 제약협회 리더십의 지리멸렬이 불러온 예상된 결과였다고 해도 조금의 과장이 아닐 것이다. 물론 오늘날 저약가 시대의 원점은 보험재정 안정화를 위해 약값을 무자비하게 깎아내린 정부에 있지만, 제약협회가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행정권력에 대한 두려움과 이사장 선출 과정에서 부풀려진 감정에 휘둘려 갈팡질팡했던 잘못도 결코 작지 않다.제약협회가 이 같은 과거를 성찰하고 무엇인가 결단했다면 대한민국 제약산업을 정상궤도에 올려 놓는데 주야 가리지 않고 뛰어야 할 것이다. 협회 이사회를 구성하는 인물 면면이 제약회사 CEO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본업을 팽개치고 뛸 수는 없는 노릇이며, 실제 기업관계자의 활동은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 쉬운 위치라는 점에서 오히려 자중해야 한다. 그렇다고 한다면 그 역할은 당연히 제약협회, 특히 협회 고위 관계자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들은 '대과없이 마무리하겠다'는 타성을 던져 버리고 헌신적으로 산업을 살리는 일에 일로 매진해야 한다.오늘 날 제약산업을 살리는 거의 유일한 길은 정부로부터 한 푼이라도 더 연구개발비를 확보하는데 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일괄 약가인하에 따른 영업이익 격감으로 제약회사들은 연구개발비 투자여력이 현저히 낮아져 기존 파이프라인의 제품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 부처 장관들을 대동하고 제약협회를 방문해 제약산업의 중요성과 연구개발의 가치에 공감하고 지원의사를 밝혔다. 제약협회는 이 때 형성된 범부처의 공감대를 놓치지 말고 이번 국정감사 기간 중 입법부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어려움을 이야기하되 거기에 매몰되지 말고 산업의 미래비전을 적극 설파하는데 주력해야 한다.2012-09-14 06:44:5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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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를 견디며 법지킨 약사에게 박수를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다짜고짜 전문의약품 판매를 강요하는 환자 앞에서 끝까지 항생제를 판매하지 않고 버틴 개국 약사의 기개가 약사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상황 논리에 기대어 슬며시 전문의약품을 건네줄 수 있었음에도 꿋꿋하게 버틴 이 약사의 법준수 의지는 '국민건강 수호와 함께 미래 약사 전문직능의 버팀목'이라는 점에서 박수를 받아 마땅할 것이다.인천에서 약국을 경영하는 모 약사는 데일리팜 네티즌 뉴스 기고를 통해 최근 몸소 겪은 일화를 소개했다. 이 약사에 따르면 지난 토요일 밤, 약국업무를 마치고 셔터를 반쯤 내린 상태에서 보안장치를 걸고 막 문을 나서는데 건장한 청년 두 명이 들어와 "요도염인 것같다"며 항생제를 달라고 떼를 썼다. 이 약사는 공포심을 느끼는 순간에도 병원가 진찰받고 항생제 처방을 받으라고 설명했다. 결국 탈없이 상황이 종료되어 다행이지만 이 약사가 겪었을 공포감은 짐작되고도 남는다.의약분업 환경에서 처방전 없이 전문의약품을 판매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지만, 약국 입장에서는 끊임없는 유혹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친분을 내세우고, 단골임을 앞세워 전문의약품 판매를 강권하는 환경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런 순간마저 법 규정만 들이밀며 안된다고 말하기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큰 일을 겪은 약사의 체험은 더 값지며, 개개의 약국이 신념으로 단호하게 불법을 배격해야 한다고 웅변하고 있다. 동시에 문턱이 낮아진 약국의 보안문제에 대해서도 한층 주의를 기울여야 함도 보여준다하겠다.2012-09-05 12:24:5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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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감정노동자가 된 약사…그러하더라도바야흐로 전문인이 고통받는 시대다. 전문인 중에서도 특히 의약품 전문가라는 약사의 고통은 곁에서 지켜보기에도 딱한 실정이다. 한 때 낮은 문턱이 자랑이었던 약국은 이제 그 낮은 문턱 때문에 팜파라치들의 전용 사업장이 된 형국이다. 어느 고객의 가방에 몰래카메라가 숨겨 있는지 모를 지경이다. 팜파라치가 아니더라도 심심찮게 방송국 카메라들도 숨어들어 시시콜콜 따지고 든다. 내부적으로는 다른 약국을 들먹이며 가격이 비싸네, 싸네 시비하는 고객들과 신경전을 벌여야 한다. 먹다 남은 조제약을 환불해 달라는 고객과도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 약사들은 어느 새 '감정노동자' 반열에 끼어 들었다. 본연의 업무인 조제와 복약지도 만으로도 매일 매일이 투쟁인데 마치 연기하듯 친절함과 상냥함을 유지하기 위해 매순간 감정을 통제하자니 죽을 맛일 것이다.어떤 면에서 이같은 일상의 갈등들은 '빅뱅의 위기를 맞은 약국'이라는 중압감에 견주면 아주 가벼운 것일지도 모른다. 약국 관련 비즈니스를 크게 하는 한 관계자는 전망한다. "약국 생태계가 점진적으로 변한다고 보면 안일한 오산이다. 향후 5년 안에 급속도로, 상전벽해처럼 변할 수 있다. 태풍의 눈은 바로 '약없는 드럭스토어들'의 약진과 안전상비약의 편의점 판매다. 무엇보다 나홀로 약국, 동네약국들이 변신의 시점을 맞고 있는데 걱정스러운 것은 뚜렷하게 권장해 줄 만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아니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약사들의 인식 전환을 전제로 지난하게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서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고 다급해진 약사들이 귀담아 듣기 어려울 것이다"라고.이 관계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전국 모든 약국이 '약사의 가치로 소통하는 것'이다. 약사의 가치란 무엇일까? 참 막연한 말이다. 그러나 단순화시켜보면 어떨까. 약사는 의약품에 관한 지식과 건강에 대해 일반인보다 월등히 많이 알고 있다. 많은 소비자들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있다. 소비자들의 이같은 믿음에 약사들이 구체적인 그러나 쉬운 일상의 말들로 답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약사가치 기반의 소통 행위일 것이다. 필자의 친구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얼마전 어지럼 증세로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고 처방전에 적힌 약을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보니 항우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약을 건네는 약사에게 너무 궁금해 "제가 왜 항우울제를 먹죠?"라고 물었더니 "항우울제는 없는데요"라는 답변이 돌아와 실망했다고 친구는 말했다.모르긴 몰라도 그 약사는 환자가 항우울제 정보를 안다는 것이 복약순응도에 오히려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럴 경우라도 '그것까지 알필요는 없다'는 표정보다 한마디만 더 설명해주면 고객은 그 약국을 결코 떠날 수 없을 것이다. 그 고객이 알고 있는 정보는 내가 먹는 약 중에 항우울제가 있다는 것 뿐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며 전문가인 약사에게 자신의 건강에 대해 설명받고, 이해받고, 공감받고 싶었을 따름이었다. 친구의 말이 그렇다. 이 에피소드처럼 환자들은 약국에 가면 평소 궁금했던 것을 털어놓고 싶어하는 것이 사실이다. 인터넷 정보가 넘친다해도 직접 전문인의 입으로 들어야 더 믿음이 가는 심리 때문이다. 물론 수많은 내방객들을 만나다보면, 약사들은 하루에도 수 차례 평정심이 깨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차라리 무표정으로 자신을 감싸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되돌려 생각해보면, 약사의 따뜻한 눈 빛과 온화한 목소리야 말로 '약없는 드럭스토어'가 갖지 못한 '비밀병기'가 아닌가. 전문인이 고통받는 시대를 견디려면 '약사의 가치'를 더 높이는 일에 모든 약사들이 나서야 한다. 일상을 괴롭히는 수 많은 시비에도 불구하고.2012-08-29 12:26:50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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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방문, 관건은 정책 반영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3일 아침 각료들과 함께 한국제약협회를 전격 방문해 제약회사 CEO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약산업 육성 단일 사안'으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이후 제약업계 내부에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올랐다. 제약업계는 이번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글로벌 신약개발이 얼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정책당국이 십분 이해했을 것'이라고 미뤄 짐작하고 만족해하면서 의약품 거래와 관련한 리베이트 단절 등 스스로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는 공감대를 넓혀 나가고 있다. 대통령 방문이 극도로 위축된 제약업계에 활력을 불어 넣는 계기였다는 사실 하나로도 높이 평가받을 만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대통령 방문에서 형성된 광범한 공감대가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정책으로 매조지되는 일이다.대통령 방문이 제약산업의 글로벌 진출의 디딤돌이 되려면 무엇보다 약가인하로 신음하고 있는 제약업계의 염원과 기대가 정책으로 반영돼야 한다. 제약업계는 이날 신약개발이 최소 10년이상 시간이 소요돼 투자금이 천문학적으로 들어가는데다 성공 확률도 0.02%, 다시말해 1만번 시도하면 9998번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전형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리턴(High Risk High Return)의 도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의 대폭적인 신약개발 연구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또 신약개발에 쓰인 돈에 대한 세제혜택을 비롯해 정부가 선정한 신성장동력산업 17개 업종에 제약산업을 포함시켜 달라고도 요구했다. 기업간 M&A 촉발을 위한 기금 요청 뿐만 아니라 토론과정에서는 신약에 대한 적정가치 산정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고 한다. 그야말로 67년 갇혔던 말들을 대통령 면전에서 술술 다 풀어낸 셈이다.개별 제약회사들이 사회봉사 단체가 아니라 이윤추구를 목적삼는 기업이라면 연구자금 등 지원 못지 않게 관련 정책의 예측가능성이 높아져야 할 것이다. 각고의 노력 끝에 특정 질환에 약효가 있는 물질을 발견했다고 가정했을 때, 이를 성공시키면 미래 시장에서 대략 얼마를 받을 수 있게 되며 그래서 모두 얼마의 수익을 거둬 들일 수 있는지 알게 되면 기업들은 정부가 막아서도 기어이 투자를 하겠다고 나설 것이다. 이는 매우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당국이 신약의 가격을 적정하게 평가해주겠다는 입장보다 가격을 누르겠다는 심산으로 신약에 시멘트 천장(Ceiling)을 씌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견고한 구도가 존재하는 한 기업들의 투자욕구를 불태워 글로벌 기업화시키기는 불가능한 일인 만큼 제약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출구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다.결과적으로 대통령의 제약산업에 대한 이해는 큰 수확이자 앞으로도 씨앗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왕이면 분위기가 살아있을 때 제약산업 관련 당국의 실천적 정책으로 이행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생명과 직결된 제약산업은 지금도 1000조원 시장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수 밖에 없는 만큼 정책 당국은 거시적 그림과 함께 미시적 개선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국내 제약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세워 지속적으로 나가야만 한다. 정부가 혁신형 제약을 선정하고, 2020년 세계 7대 제약강국을 부르짖는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화이자'같은 기업이 눈앞에 나타날 수는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제약산업을 보험재정에 복속시키면서 불평불만을 달래는 방편으로 지원책을 언급하지 말고 '산업을 산업'으로 바로보고 육성 계획을 마련할 때만이 글로벌에서 돈버는 국내 기업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제약협회 방문은 실체적 정책 반영으로만 결실을 맺을 수 있다.2012-08-29 06:44:5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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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조 의약품시장 '대한민국 먹거리'로 만들자세계 의약품 시장이 우리나라 한해 예산보다 3배나 큰 1000조원을 돌파했다. 가히 세계 모든 국가가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만한 시장이다. 당연히 세계 곳곳의 크고 작은 제약회사들도 이 시장을 점령하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제서야 신약개발 좀 할 수 있는 단계에 접어 들었으나, 해외 시장 개척 능력이 초보 단계인 우리나라 제약회사들은 '글로벌 경쟁을 결단하고 꿈꾸기'보다 대대적인 약가인하 후유증을 다독이는데 사력을 다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제약산업은 풍성한 식탁을 눈앞에 두고도 숟가락마저 들 수 없는 환자나 다름없는 상태다. 1989년 물질특허 도입이후 신약개발 능력을 쌓아온 제약회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정부의 시급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시급한 조치의 1장 1절은 정부의 과감한 R&D 정책 수립과 실행이다. 흔히 제약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불리지만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 표적항암제 글리벡처럼 혁신신약이 전제되지 않고는 고부가가치를 구현할 재간이 없다. 물론 대규모 공장을 활용한 의약품 생산 대행(CMO)이나 제네릭 수출도 국내 제약산업에게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으나 이 시장에서 인도나 중국 기업들과 맞붙어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제약산업은 근본적으로 이노베이션을 전제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노베이션, 다시말해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필요한 것은 역시 돈이다. 2010년 기준으로 정부가 제약산업에 지원하는 R&D 기금은 모두 합쳐 1000억원 규모다. 제약회사들의 R&D 기금까지 합쳐봐야 1조원에도 이르지 못한다. 한해 R&D를 몇십조원이나 쓰는 다국적 기업들과 견주지 않더라도 이 규모는 매우 부족하다.R&D 지원과 함께 제약사들 투자동기 꺾지 말아야통상 글로벌 신약을 1개 개발하는데 1조원 가까이 든다는 게 정설이지만, 우수인재가 축적된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경우 최대한 비용을 절약하고 압축 개발을 하면 5000억원에서 6000억원에도 가능하다고 한다. 이중 절반인 2500억원에서 3000억원 정도가 해외 임상이고 보면, 정부지원 R&D는 임상비용 한건도 충당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기업들을 다그칠수도 없는 실정이다. 올해부터 보험약가가 14% 인하(제약회사 입장에서는 매출 감소와 직결)돼 제약회사들이 사실상 투자여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한미약품과 동아제약 등이 매출 정체와 영업이익 감소에도 730억원대의 연구개발비를 쓰는 것은 차라리 분에 넘칠 지경이다. 만약 정부가 제약산업의 미래 가능성을 제대로 짚어 2008년 신성장동력 산업에 제약산업을 포함시켜 조세지원 등이 가능하도록 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제약산업을 보험재정을 떠받치는 수단이 아니라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바라보고 R&D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물론 보건복지부가 혁신형 제약 43곳을 선정 지원하고 있으나 이를 통해 세계 제약강국으로 도약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대폭적인 R&D 지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일관된 산업정책일 것이다. 정부가 제약산업을 지나치게 보험재정 안정화 대상으로 삼다보니, 신약개발 등 제약회사들의 투자욕구의 싹을 아예 잘라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도 반드시 시정돼야 마땅하다. 신약에 대한 적정한 가치를 인정해 제가격을 주고, 그래서 돈이 벌릴 수 있다는 예측이 가능하면 제약회사들은 정부가 막는다 해도 극구 개발에 나설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아니다. 수출만해도 그렇다. 수출품목에 대해 제가격을 줘야 외국시장에서도 높은 가격을 받을텐데도 이 문제는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제약산업을 산업정책과 약가정책을 균형있게 펼치려는 노력부터 기울여야 할 것이다. 더이상 복지부 보험약제과가 초토화시킨 후 보건산업진흥과가 위무하는 방식으로는 국내 제약산업은 서서히, 그러나 확실히 무너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국내 제약회사들도 미래를 정확하게 읽어내야 한다. 세계시장에서 한국시장의 규모는 겨우 1.7% 수준에 불과한데 이는 1000조원 시장 중 98.3% 시장은 나라 밖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만해도 세계 시장의 9.3%나 돼 일본 기업들이 국내에서 벌어가며 외국시장을 노릴 수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은 내수를 떠나지 않으면 미래가 막히는 국면에 있음을 정확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우선 약가인하 원망에서 벗어나는 한편 리베이트 멍에를 벗어던져야 한다. 그리고 '지금이 정상이라는 심경'으로 제약회사 존재이유인 연구개발에 한층 몰두해야 할 것이다. 이는 우리정부도 같이 인식해야 할 사항이다. 외국 시장으로 나가라고 구호를 외치는 것만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는 현 상황 말이다. 정부가 세계 1000조원 시장에 관심을 두고 제약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나선다면 제약산업도 조선 자동차 반도체 스마트폰처럼 두각을 나타내지 못할 하등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2012-08-22 12:25:00데일리팜 -
500정 향정약 포장, 최소 100정으로약국들이 500정 덕용 포장 향정신성의약품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향정약이 포함된 처방전을 들고 찾아오는 환자들을 외면할 수 없어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500정짜리 덕용포장을 들여 놓으면 어김없이 부진 재고로 처쳐 결국엔 유효기간 경과로 반품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반품절차도 까다로워 약국은 유효기간 경과품목이 발생할 때 마다 보건소에 반품해야 한다. 이는 환자들의 처방조제에 관한 접근성 측면과 의약품의 안정성 측면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어떤 식으로든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소포장은 제약회사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소포장으로 만들 경우 포장비용 등이 추가로 더 드는 탓이다. 그래서 소포장으로 할 것인지, 덕용포장을 만들 것인지는 저가의약품 기준선(50원→70원)이 설정돼 있음에도 궁극적으로 제약회사의 의지로 결정되고 있다. 보험약가가 정당 39원짜리 의약품을 500정짜리 덕용포장으로 만드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23원짜리 의약품을 PTP 소포장으로 내는 제약사도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저가약 기준선으로 봤을 때 39원짜리 제약회사가 소포장을 만들지 않는다고 해서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그러나 법적 문제가 없다고 해서 제약회사의 사회적 책임마저 면탈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들 제약회사들 역시 대한민국 보건의료체제에서 활동하고 있다면 당면한 이 문제에 눈감고 외면해서만은 안될 것이다. 제약사들이 수지를 맞추려면 500정짜리가 불가피하다고 항변할 수 있겠으나 이 때문에 이 약을 취급하지 않는 약국이 늘어날 경우 손해를 보게되는 환자들의 접근성과 500정짜리가 다 소진될 때까지 병뚜껑을 열었다 닫았다하는 과정에서 발생가능한 의약품 변질 등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우리는 각자 입장에서 물러설 수 없는 문제라도 서로 중간지대를 찾아야 한다고 본다. 약국가는 30정짜리나 PTP를 강력히 희망하고, 제약회사들은 500정짜리를 선호한다면 100정 정도에서 타협하지 못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함부로 버리거나 먹어서 없애 버릴 수도 없는 500정짜리 향정약을 껴안고 고민하는 약국과 약가인하로 고충을 겪고 있는 제약회사가 함께 사는 길이다.2012-08-16 12:22:5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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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약국 미래를 포위한 '약' 없는 드럭스토어희한하다. 매장 안에 약국이 없는데 드럭스토어라 한다. 의아하다. 의약품을 팔지도 않는데 드럭스토어로 부른다. 바야흐로 드럭스토어 전성시대다. 대기업 중심의 기존사업자들은 전국 주요 상권에 이같은 유형의 매장을 꾸준히 늘려나가고 있다. 공사 가림막이 벗겨지고 나면 스타벅스 커피전문점이 생겨나듯 말이다. 암중모색중인 또다른 거대자본들 역시 쉼없이 시장을 관찰하며 때를 보고 있다. '약' 없는 매장에 어떻게 드럭스토어라는 말을 붙일 수 있느냐는 항변이 약국가에서 간간히 들려온다. 그러나 이 항변은 극히 지엽적이다. 문제의 본질은 이들이 동네 어귀 등 소비자들과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발전해 온 기존 약국들의 미래를 그물망처럼 포위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니 포위 상태나 다름없다.현재 드럭스토어라는 이름의 매장을 낸 대기업들은 CJ, GS, 코오롱, 신세계 등이다. 여기에 커피체인 전문점인 카페베네가 8일 서울 강남역 주위에 이들처럼 HBC(Health, Beauty, Cosmetic)를 표방한 'December24' 1호 점을 열었다. 현재 CJ올리브영은 지난 1일 200번째 매장을 전북 군산에 냈고 GS왓슨스 매장은 63개에 달한다. 코오롱 더블유스토어는 92개 매장이며, 신세계 분스 역시 3호점을 개설했다. 롯데그룹은 물론 전국 네트워크가 잘 짜여진 기존 편의점, 주유소, 실체가 드러나지는 않았으나 사업을 준비중인 것으로 관측되는 대형 의약품도매업소 등도 다크호스다. 약사법이 바뀌어 약국영리법인이 허용되면 이들도 언제든 시장에 숟가락을 올릴 수 있는 '예비군'으로 분류된다. 명실상부한 드럭스토어 토양이 이미 조성된 셈이다.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이 감지된다. CJ올리브영의 태도 변화다. 약국의 기세가 등등했던 1999년 11월 CJ올리브영은 매장 안에 약국을 임대하는 형식으로 첫 선을 보였다. 그리곤 줄곧 약국친화형 드럭스토어를 표방했다. 하지만 최근 행보는 다르다. 약국있는 매장은 겨우 4곳 뿐이다. 그야말로 마이웨이 기반이 확립된 것이다. GS왓슨도 약국 매장없이 굳건하며, 신세계 분스 역시 약국을 필수 요건으로 삼지 않는듯 하다. 다만, 더블유스토어만 모두 매장안에 약국을 별도로 두고 있다. 이같은 변화가 의미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의약품없이 수천 품목에 달하는 HBC만으로도 독자 생존할 수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의약품이라는 핵없이도 드럭스토어라는 세포가 살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하겠다. 쉽게 말해 굳이 약국을 품지 않고서도 장사가되는 시대적 조류를 반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독자생존의 기반을 닦은 드럭스토어형 매장들어떤 시대 말인가. '아픈가, 괜찮은가' 만을 중시했던 소비자들의 관심이 '건강과 미용과 화장품(HBC)'에 까지 넓게 옮겨오면서 굳이 약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소비자들을 잡을 자신이 생긴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의약품을 구매하려는 욕구에 편승해야했던 HBC도 이젠 또다른 주인공으로 우뚝섰다는 뜻이다. 올리브영이 나왔을 때 '약국이 서둘러 HBC를 품어야 한다'고 주장한 곳은 온누리약국체인이다. 약국을 찾아야만 하는 소비자들에게 HBC를 얹혀 약국을 더 풍요롭게 해야한다는 개념이었다. 프랜차이즈 형태로 관계를 맺은 약국들은 종전 약사중심의 파마시(Pharmacy)에서 고객중심의 드럭스토어(Drugstore)로 나름 변신을 시도했고, 주위약국보다 한층 짜임새 있는 상품들을 채운 것으로 쉽게 관찰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약국들은 별다른 변신없이, 옛 성공방식을 답습하는 현실이다.이제부터다. 얼핏 그런대로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거대시장은 이제부터 균열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세균열이 나타났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균열의 시발점은 안전상비의약품과 일반의약품에서 바뀐 의약외품이다. 대기업들의 드럭스토어에서 판매 가능해지면, 약국과 드럭스토어는 대등한 위치에 설 것이다. 안전상비약 정도를 사려고 약국을 다녔던 소비자들의 변심은 충분히 예상된다. 젊은 소비층일수록 소비 패턴의 변화는 빠르게 진행될 것이어서 시간이 흐를수록 약국이 불리해지게 된다. 약국에는 그야말로 약만 남는 시대가 올 개연성이 적지 않다. 사막화 또는 빈둥지화다. 당연히 대기업들은 이런 시대를 염두에 두고 끊임없이 자신들의 매장에서 더 많은 의약품이나 의약외품이 판매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직영약국이 가능해지는 약국영리법인까지 멈추지 않고 두드릴 공산이 다분하다.안 아프면 그만이던 그 남자 이젠 비비크림이 필수 대략 13년 전 올리브영이 등장했을 때 필자는 세수를 하고 로션 조차 거의 바르지 않았다. 헌데 요즘엔 비비크림도 바른다. 정기적으로 피부 마사지를 받는 젊은 남성들도 적지 않다. 알게 모르게 세상 참 많이 변했다. 같은 맥락에서 여전히 약국은 전국망을 갖춘 힘있는 판매 네트워크라는 평가를 받지만, 그 힘은 예전보다 훨씬 빠졌다. 과대평가다. 언급했던 대기업 드럭스토어, 편의점, 대형마트 등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숫자로는 약국 네크워크가 월등하지만, 본사 지시대로 일제히 움직이는 이들 경쟁 네트워크에 비해 효율성은 크게 낮은 편이다. 예전에는 대한약사회가 여러면에서 본사의 역할을 해냈지만, 안전상비약 등의 파동을 겪으면서 혹은, 의약분업이 처방 잘 받는 약국과 그렇지 못한 약국으로 부의 양극화를 불러오면서 그 구심력은 크게 약화된 것이 사실이다.속수무책일까. 안타깝게도 변화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딱부러지게 막아낼 비책은 없다. 전국에 산재한 개별약국들이, 특히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약국들이 거대 자본의 욕망에 스크럼을 짜 완벽하게 맞설 방책은 누구도 제시할 수 없을 지 모른다. 다만, 속도와 수위를 낮추는 노력은 해 보아야 한다. 약국경영 관련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는 대목은 바로 인식전환이다. 약사전문직능과 의약품이라는 '타고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에 대한 절박감을 갖고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다른 한 측면에서는 대한약사회의 구심력 강화다. 지금처럼 숨가쁘게 현안을 틀어막는 일 외에 약국이 경쟁업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급업체 등 주위 협력자들이 약국을 외면하는 내부 요인은 무엇인지 파악해 개선되도록 해야 한다. 또 개별약국들에게 풍부한 상상력이 발동되도록 다양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어느 한가지도 만만치 않다. 12월 뽑히는 대한약사회장은 이런 일도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2012-08-10 06:34:53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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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판매와 택배, 약국이 할 짓인가서울 종로지역 일부 약국들이 무자격자를 내세워 일반의약품 판매를 목적으로 전화상담을 하는가하면 거래가 성사된 일반의약품을 택배로 배송까지 해주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통상 판매가격보다 20% 이상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꾀어 전국 규모의 영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불법 행위는 국민 건강차원은 물론 다수 약국의 피해 방지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의약품 전문가인 약사가 운영하는 약국이 싼 가격을 미끼로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는 일은 결코 해서는 안될 일이다. 소비자들이 의약품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전문지식을 충분히 제공하는 일에 약사 전문인과 약국이 앞다퉈 욕심을 내야지 한푼의 돈을 더 버는 일에 혈안이 돼서는 안된다. 다시말해 전문지식과 함께 판매돼야하는 특별한 상품이 의약품임을 인식하고 노력할 때 이 사회에서 약사의 존재 이유가 더욱 분명해 진다는 이야기다. 약사 스스로 전문직능을 던져 버릴 때 의약품 안전성이라는 말은 공허해 지고, 약사 직능의 위상이 낮아지는 것은 불문가지다.만약 약사 사회가 종로 일부약국의 불법 행태에 대해 눈을 감는다면 머지 않는 장래에 안전상비약 편의점 판매 이상 파장을 몰고 올 '인터넷 판매 허용같은 사태'를 다시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약사 사회가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한 당국이 먼저 나서서 대응하지 않을 공산이 큰 만큼 전문카운터 근절에 나서고 있는 약사회는 통신판매, 의약품 택배, 무자격자 상담 등에 대해서도 서둘러 조사하고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이같은 주문을 하는 것은 각 영역의 전문가들이 제 역할을 다할 때, 다시 말해 약사 전문인이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에 대해 무한 신뢰를 줄 때 그 만큼 국민 건강도 지켜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2012-08-08 06:34:5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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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계에 쓴 교훈 준 제약사 대표 구속중견 제약 Y사 대표가 리베이트 문제와 관련, 구속 입건된 가운데 정부가 '공여자든, 수수자든 간에 리베이트를 통해 얻는 경제적 이익보다 법 위반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훨씬 크게 하는 방향'으로 관련법 정비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제약업계를 비롯한 보건의료계 내부에 리베이트 경계심이 최고조로 높아졌다. 의약품 거래와 관련한 고질적인 리베이트 문제는 반드시 털고 가야할 보건의료계의 '공통 부채'였다는 점에서 이는 매우 바람직한 변화다.중견 제약사 대표의 구속 입건은 리베이트 문제가 구조화 될 수 밖에 없었던 시장 구조 때문에 마치 '걸리지 않는 것도 기술'이라거나 '운이 안좋았다' 같은 안일함이 남아있던 보건의료계에 큰 충격파를 일으키며 '더는 안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다시 말해 2007년 하반기 공정거래위원회의 리베이트 조사가 진행된 이후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으로 이어지면서 '반 리베이트 정서'가 차츰 차츰 공고해지는 가운데 방점을 찍는 역할을 해냈다고 평가된다.'반 리베이트 정서'가 확산돼 자리잡는 과정에서 많은 제약회사들이 구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번민하면서 쉽사리 유혹을 떨치지 못하는 것 역시 현실이다. 대신 걸리든 말든 이판사판식으로 대놓고 법 위반에 나서는 제약사는 거의 없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대표가 구속된 Y사 역시 같은 맥락에 있는 회사다. 동병상련에 빠져 있는 제약업계는 "우리가 경계심을 얻은 것 이상으로 Y사도 깨닫지 않았겠냐"면서 "이 회사가 제대로 반성할 수 있도록 대표 구속을 면하는 등 제대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좋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우리는 이번 제약사 대표의 구속이 의약품 거래와 관련한 '리베이트 시대의 종말을 몇 년 이상 앞당기는데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이같은 확신은 "뭐니 뭐니해도 가장 두렵고, 부담스러운 건 대표 등의 인신 구속이 아니겠냐"는 모 제약사 대표의 말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리베이트 문제는 장기화 될 수록 보건의료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부정적으로 고착시킬 수 밖에 없는 만큼 단칼에 잘라버려야겠다는 대결단이 필요하다. 마치 금연처럼 말이다. 보건의료계는 이번 제약사 대표이사의 구속에서 충분히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2012-07-30 06:46:35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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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약에 유효기간 표기? 소가 웃을 노릇행정안전부가 잦은 민원을 이유로 '약국이 조제한 약들의 유효기간'을 해당 처방전에 일일이 기재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복지부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도 검토 절차에 나섰다고 한다. 처방조제약들에 대한 유효기간 기재 문제는 행정적으로야 충분히 검토해 볼 수 있는 사안이겠으나, 안전한 의약품 사용이라는 측면과 현실적인 측면에서 불가능한 만큼 공연히 논란을 키우지 말고 이쯤에서 접어야 마땅하다. 한마디로 이 문제는 진단과 처방, 의약품 특성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빚어진 탁상적 발상으로 소가 웃을 노릇이라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다분하다.민원인들이 조제약들에 대한 유효기간을 알고 싶어하는 이유는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 자가진단에 기반해 남아있는 처방조제약을 복용하면 된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혹은 약들 중에서 항생제나 진통제, 위장관보호제 등을 가려내 필요할 때 복용하면 경제적이라는 생각도 내포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는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몸에 열이나는 이유만도 수십가지가 넘는다고 의료진들이 경고하고 있는데다, 약은 개봉하는 순간부터 외부조건과 시일에 따라 안정성(Stability)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게 약사들의 지적이기 때문이다.조제가 이뤄지는 약국 현장에서 보면 이 문제는 더욱 한심하다. 한 분포지에 6~8개 정도의 알약이 들어간다고 가정했을 때 약사들이 이 약들의 유효기간을 대조해가며 처방전에 옮겨 적는게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장기처방전이면 조제하다 부족해 새로운 약을 개봉해 조제를 마쳐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처방전만해도 아직까지 상당수 의료기관이 환자보관용 처방전을 발급하지 않는 상황이고 보면 약국들은 약 봉투에 깨알처럼 유효기간을 적어 넣어야 할 판이다. 약국에게 한도끝도 없는 책임을 지울 타당한 이유도 없다.행안부든 복지부든 당국은 우리나라가 의약품 오남용을 원천적으로 배제시기 위해 의약분업을 10년 이상 시행하고 있다는 점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처방과 조제행위, 복약지도가 나뉘어져 패키지처럼 이뤄지는 것은 해당 질환을 최적의 진단과 처방, 정확한 의약품 투약과 복약지도로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질병을 치료하는데 그 목적있다. 최적의 치료라는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아야지, 남은 의약품의 알뜰한 사용을 궁리하는 측면에서 문제에 접근하면 필연 또다른 문제나 부작용을 유발시킬 수 밖에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2012-07-23 12:24:5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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