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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초식동물서 육식동물로 바뀐 국내 제약들환골탈태(換骨奪胎)다. 뚜렷하다. 내수에 터 잡고 앉아 내심 티끌모아 태산을 꿈꾸며, 시대적 분위기를 거스르지 못해 겨우 '글로벌을 립싱크' 하던 국내 제약회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강점으로 글로벌 진군을 시작했다. 안방을 떠나야만, 안방을 지킬 수 있다는 역설적 환경에서 국내 제약회사들은 뒤로 물러서는 대신, 단단히 마음을 고쳐 먹고 무기를 다듬으며 운동화 끈을 죄고 있다. 이들은 크고 작은 성취를 맛보며, 글로벌 플레이어에 대한 원대한 꿈을 키우고 있다. 몇몇 제약회사들의 성취는 전체 제약업계에 '글로벌 노마드'라는 새로운 개척 정신을 전파시키며, 글로벌 경영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작년 '혁신형제약기업'을 인증하는 한편 올해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제약기업들이 1000조원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도록 격려하고 있다. 현지 제약사 사들이고...빅파마에 특허도전하고 '글로벌 진출=완제나 원료 수출'로 통하던 소극적 접근 방식이 공세적으로 바뀌고 있다. 얼마전 대웅제약은 180억원을 들여 중국 제약사 바이펑을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작년 4월 인도네시아 제약사 인피온사와 합자로 'PT.Daewoong-Infion'을 세운데 이은 공세적 행보다. 국가별 생산거점을 만들어 진출 국가에서 10위 안에 들고, 이를 토대로 2020년까지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서도록 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했다. 동아제약도 해외 제약사 M&A를 통한 '지름길 전략'을 마련했다. 글로벌 신약 가능성이 높아진 슈퍼항생제로부터 얻은 자신감으로 올해 2월 브라질에 법인을 세웠고, 우즈베키스탄 생산시설 검토, 몽골 MEIC사와 합작 법인 설립을 위한 협약 등 글로벌 경영을 구체화하고 있다. GSK와 지분 공유를 통한 글로벌 네트워크 확보, 삼천리제약 인수를 통한 원료 수출경쟁력 확보, 송도에 바이오시밀러 공장 설립 등 병참기지도 준비해 놓은 상태다. 보령제약도 ARB계 고혈압치료제 국산신약 카나브의 세계시장 판매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원로의 김승호 그룹회장까지 멕시코, 브라질로 날아가 정부와 함께 중남미 시장 교두보 마련에 진력하고 있다. 미래를 내다보고 2006년 1800억원이라는 공격적인 투자를 했던 JW중외제약의 '당진수액공장 이펙트'도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달초 SKK와 995억원 규모의 글로벌 중장기 공동개발 협력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얼마되지 않아 빅파마 박스터와 3챔버 영양수액제에 대한 '라이센스 아웃 및 수출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으로만 3500만달러를 받고 앞으로 공급실적에 따라 러닝 로얄티를 받는 호조건이다. 앞으로 당진공장이 파생시킬 부가가치는 계속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새들이 제목소리로 우는 것처럼 각자 장점으로 국내 개량신약 부문서 독보적 위치를 구축해 온 한미약품도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을 미국 FDA에 등록하는 쾌거를 이뤘다. 에소메졸의 등록 과정은 국내 제약업계에 FDA에 대한 아득한 두려움을 해소시키고 빅파마를 상대로 한 특허도전도 '넘지 못할 벽만은 아님'을 몸으로 보여준 사례다. 이 밖에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의 '한국 제약산업 연구개발 백서 2012'에 따르면 국내 연구개발 중심형 제약기업 35개 업체가 개발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은 238건에 이른다. 개량신약 파이프라인도 200개 이상이다. 특히 미국 FDA 승인을 목표로 임상중인 신약 아이템만도 25개에 달하는데, 이중 LG생명과학 서방형 인성장호르몬, 동아제약 2품목, 녹십자 IVIG 등 4품목은 미국 임상 3상을 완료했다. 대웅제약 개량신약 메로페넴은 이미 작년 11월 일본 PMDA 승인을 획득했다. 같은 달 FDA에도 ANDA를 허가신청해 올해 안 허가도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마인드를 갖추고,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현상은 허허벌판에 가까스로 꽃을 피운 한떨기 민들레처럼 반가운 것이지만, 여전히 꽃밭을 만들기에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미 1000조원 글로벌 시장은 어느 특정 기업의 경쟁터가 아니라 국가간 전쟁터라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계 빅파마를 비롯해 모든 제약사들이 중국 시장을 보며 군침을 흘리지만, 중국 정부도 '12.5 계획'을 세워 2015년까지 연평균 20%를 이루는 가운데 의약품 산업을 재편하기로 했다. 아쉬울게 없어 보이는 미국은 2011년 'Driving Innovation'에 이어 작년 9월 '바이오의약품 혁신촉진 방안'을 내놓았고, EU 역시 'Europe 2020 전략'을 채택해 바이오 산업을 중점 투자 분야로 해 14조3000억원의 투자를 하고 있다. 이스라엘, 싱가포르, 터키 등도 투자펀드 조성, 제약생산기지 구축 등 정부 차원의 제약산업 육성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바야흐로 제약산업은 국가대항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사회가 제약기업의 변신의지 인큐베이팅해야 이런 상황에 비춰보면, 글로벌 시장에서 겨우 첫발을 떼는 정도의 대한민국 제약산업의 미래를 결코 희망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제약산업은 일반 산업과 다르게 모든 나라의 규제 속에서 제한된 비즈니스 활동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처럼 국내 제약업계에 불어온 훈풍을 살려내려면 기업 스스로의 분발은 물론 정부와 사회의 따뜻한 인큐베이팅이 절실하다. 기업들은 혀를 깨무는 각오로 자기 발목을 잡는 불법 리베이트와 작별하고 연구력 향상에 주력해야 한다. 복지부 역시 최근의 모멘텀을 이어나가도록 글로벌 진출에 필요한 손톱 밑 가시를 제거하는데 앞장서는 한편 '연구의 결과가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지도록 국공립병원 등에서 국산 신약이 제대로 대접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줘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산업적 마인드가 고려된 약가정책 개발에도 주력해야 한다. 사실상 신약의 생사여탈권을 쥔 의사 사회도 선진국처럼 자국 기업의 의약품에 좀 더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애플에 대한 과도한 사랑만큼은 아니더라도 말이다.2013-08-13 06:34:54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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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수차례 흔들렸던 한미 임성기 회장의 뚝심'굳세게 버티거나 감당해 내는 힘' 또는 '좀 미련하게 불뚝 내는 힘.' 이를 한 단어로 표현하는 말은? 뚝심이다. 사전적으로 그렇다. 만일 종이 위에 뚝심이라고 쓰고, 한미약품 사람들에게 무엇을 연상하느냐고 물어보면 십중팔구 '임성기 회장'을 떠올릴지 모른다. 그는 그렇게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건물 안에서나 제약산업계 내부에서나 신념에 가득찬 인물로 꼽힌다. 그런 임 회장도 지난 10년간 수차례 흔들렸다. 에소메졸 때문이었다. 에소메졸은 6일(현지시각) 미국 FDA서 시판허가를 받았다. 이름도 생소한 505(b)2 항목이다. 우리 용어로 개량신약 부문이다. 한미약품이 역류성식도염치료제로 에소메졸 개량신약 연구에 착수한 건 2004년이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08년 국내 출시에 성공했다. 자신감을 얻은 한미는 국내 출시와 함께 미국시장을 뚫어보기로 했다. 이는 문턱도 밟아보지 못했던 FDA의 관문을 넘어서야 하는 일이자, 로섹 후속작인 넥시움으로 미국 시장서만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던 빅파마 아스트라제네카와 특허 다툼을 각오하는 일이었다. 특허소송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었던 만큼 경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소송비만 물어주고 짐싸서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리스크를 동반한 의사결정에서 회사 임직원들이 고민하고 주저할 때 임성기 회장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신시장 개척은 영원히 불가능하다. 성공을 못한다해도 (나는) 수업료로 생각하겠다. 그렇지만 성공을 위해 우리 모두 100% 그 이상 노력하면서 도전해 보자"며 방향을 제시했다고 한다. 배워가며 진행하는 과정은 시행착오를 불렀다. 허가를 위한 서류작성부터 임상 등 순조롭게 되는 일이 없었다. 무지해 안써도 될 돈을 쓰고, 해외 임상 실패도 경험했다. FDA에 허가서류를 접수하고 이번엔 되려나 싶다가도 막판에서야 염변경에 따른 생식독성 자료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고 10개월을 허비하기도 했다. 보이는 허가장벽은 없는데, 보이지 않는 장벽은 분명히 느끼기도 했다. 애초 특허소송을 각오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랜박시, 닥터레디, 테바, 산도스, 악티바스, 루핀 등 내로라하는 세계적 제네릭 기업들이 퍼스트제네릭 발매와 관련해 아스트라제네카와 소송을 했다가 협의로 돌아서는 장면에서도 한미는 고민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당연히 내부에서 소송무용론도 고개를 들었다. 특허전문 변호사만 100여명씩 거느린 세계적 기업들이 협의를 하고 합의할 때는 그 만한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며 소송은 무리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반면 제네릭사들은 10여건 특허문제가 걸려있지만 개량신약인 에소메졸은 2건 밖에 없는 만큼 승산이 있다는 주장도 완강했다. 이러 저러한 여러 가능성을 제시한 임직원들이 최종적으로 자신의 입만 바라봤을 때 임성기 회장이라도 흔들렸을 것이다. 돈이 좀 들겠지라고 생각했지 264억원이나 들어갈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더구나 여러 환경 때문에 국내 매출도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 때도 임 회장은 '끝까지 가기'로 했고 해피엔딩을 연출했다. 현재 한미가 미국시장에서 얼마 만큼 매출을 거둘지 현재로선 미지수다. 하지만 매출을 발생시키는 과정 역시 마케팅 역량을 쌓고 미국 시장을 살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도전이 될 것이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한미약품이 쌓은 글로벌 자신감은 앞으로 거두게 될 매출보다 더 값질 것임에 틀림없다. 세계서 제일 어렵고 까다롭지만 가야만 하는 미국시장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고 허가와 임상, 특허분야에서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큰 무형의 자산을 쌓았다. 대차대조표 자산란에 기재되지는 않겠지만 이같은 자산은 한미약품의 글로벌 DNA로 심어져 진화 발전될 것이다. '겨우 염변경한 걸 가지고…'라고 '신포도'를 말하는 사람들은 결코 가질 수 없는 글로벌 진출에 대한 총체적 역량 말이다.2013-08-08 06:34:54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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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함께 뛰는 보건복지부국내 제약기업들이 '글로벌 도전'에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진영 장관의 보건복지부가 '페이스 메이커'를 자임하며 함께 뛰기 시작해 주목된다. 그동안 보건복지부와 제약기업의 관계가 대부분 규제하고, 규제를 받는 경직된 상황에서 질책하고 원망만 했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작금의 이같은 변화는 매우 신선하게 다가온다. 모처럼 찾아온 변화가 일과성에 그치지 않고, 정부와 기업이 비전을 주고 받으며, 어려운 처지를 십분 이해하는 관계로 발전돼 국내 기업들이 '세계인들의 약국'이 되는 날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작년 혁신형 제약기업을 인증하고, 지난 달 21일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한 복지부는 이날 제약협회, 보령제약, 동화약품, 한국비씨월드제약, 한미약품, 바텍제약 관계자들과 함께 중남미 시장의 거점인 멕시코와 브라질 시장을 둘러보라며 7박 8일의 일정에 관계자를 파견했다. 박인석 복지부 제약산업정책국장, 정은영 제약산업 TF팀장 등은 현지 보건부와 인허가 기관 관계자를 만나 국제 수준으로 발돋움한 우리나라 인허가 제도와 품질관리 시스템을 소개하며 국내 기업들을 지원했다. 보령은 이번 방문에서 2600불의 카나브 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작년 12월 미국 MSD 본사에서 열렸던 한미약품 아모잘탄(글로벌 상품명 코자엑스큐) 글로벌 발매 기념식에도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글로벌 진출이 중요하지만 복지부가 전면에 나설 일이냐'는 비판도 나온다지만, 오바마 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애플의 손을 들어주는 장면을 상기해 본다면 이는 아주 편협한 지적일 뿐이다. 왜냐하면, 글로벌 시장 진출엔 기업들의 노력 외 정부간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의약품은 일반 공산품과 달리 까다로운 허가절차와 품질관리가 중요해 카운터 파트가 되는 각국의 보건 및 인허가 관계자간 신뢰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떤 면에서 기업들의 열마디 말보다 우리 정부 관계자의 설명 한마디가 더 효과적 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중요성도 있다. 우리나라 보건 관계자가 현장에서 글로벌 진출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체험하고 체득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복지부가 혁신형 제약기업을 인증하고 5개년 계획을 세웠다지만, 글로벌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서툴기는 기업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우리나라 정부는 물론 제약산업계 모두 글로벌을 상대한 경험이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다시 말해 혁신형 기업들에게 어떤 지원 정책이 현실적인지, 그래서 5개년 계획엔 어떤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시켜야 하는지 현장에서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된다는 뜻이다. 또다른 측면에선 복지부가 규제 마인드를 풀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보건복지부가 기업과 함께 뛰기 시작한 현상은 매우 바람직하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국내 제약산업계 역시 모처럼 찾아온 호기를 잡아내려면 '제약산업은 중요하다' '혁신형 제약은 실효성이 없다'와 같은 추상적 구호나 맥없는 비판을 앞세워 정부에게 원망섞인 요구만 해서는 안될 것이다. 어떻게 일본 정부와 제약회사들이 손발을 척척 맞추는지를 분석하고, 일본 기업들처럼 정부를 이해시키고 설득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그래서 신바람이 난 복지부가 예산부처를 열성적으로 설득해 필요한 예산을 따낼 수 있도록 진정한 상생의 구도를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글로벌이라는 먼 길을 가려면, 보건복지부와 제약기업이 함께 길을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앞에서 보건복지부와 기업은 일심동체가 돼야 한다.2013-08-06 06:34:55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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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는 스스로 존재감을 살려내라국내 제약산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제약협회가 "정부 등에 제네릭이나 복제약이라는 용어를 쓰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제네릭이나 복제약을 대신할 수 있는 좋은 이름 공모 및 대국민 캠페인까지 전개하기로 했다. 일괄 약가인하 등 일방적인 정부 정책의 트라우마로 인해 온갖 피해 의식에 사로 잡혀 있던 제약업계가 존재감 회복에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다.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스러운 행보로, 이번 기회가 제약산업과 의약품의 가치를 사회 전반에 폭 넓고 깊이 알리는 한편 제약업계 스스로에게도 에너지를 불어넣는 계기로 승화되기를 기대한다. 제약업계의 부정적 행태들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탄식만 할 뿐 별다른 반응 조차 보이지 못했던 제약업계는 최근 협회는 협회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전향적이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동아제약은 TV 방송에 '난치성 질환을 앓는 아이의 병상 곁에서 간호하던 엄마가 신약개발의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의 기업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이는 '생명의 기원'이라는 기업광고로 중년층의 가슴 속에 아직도 '징~~' 종소리와 함께 '종~근~당'이라는 울림을 주고 있는 1970년대 종근당 기업광고를 연상하게 만든다. '당신이 잠든 밤에도…'로 시작하는 종근당의 기업광고는 제약회사는 어떤 곳이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 명작으로 꼽힌다. 동아의 광고와, 신약개발 전문기업의 이미지 보여주는 한올바이오파마의 기업 광고 두 편은 제약회사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작은 출발점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그동안 제약산업이 이 사회속에 제대로 된 정체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일본 다이이찌산쿄본사 1층과 2층에 설치된 체험관은 국내 제약업계가 벤치 마킹해 봄직하다. 제약회사가 내 건강에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약은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CG로 구현한 곳인데 도쿄 시민들은 물론 외지에 온 사람들이 꼭 들러 살펴보는 명소가 됐기 때문이다. 현재 임대를 준 한국제약협회 1층 사무실을 모두 비우고 국내 제약산업을 알리는 공간으로 삼는다면 어떨까하는 생각까지 들만큼 제약산업계는 그동안 사회에 제대로 뭘 보여준 기억이 없다. 사회가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다고 원망은 많았지만 사회를 향한 어떤 신뢰 프로세스를 가동했는지, 무슨 종류의 마일리지를 쌓았는지 드러나 있는 게 별로 없다. 가끔 재해지역에 의약품을 기증했다는 보도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소속한 사회의 지지를 받는 산업군이 강한 경쟁력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제약업계는 캠페인 등 분위기 전환을 통해 사회적 관심과 지지를 끌어내는 일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활동들은 데코레이션일 뿐 근원적 해법이 아니라는 점 또한 잊어서는 안된다. 국내 제약업계는 종종 사회적 지지가 탄탄한 일본을 보라고 예시하지만, 정작 일본 제약회사들이 전체 산업군 중에서 화학공업 다음으로 법인세 납부 실적이 높다는 점은 주목하지 않고 있다. 여전히 방송광고 톱 10을 주름잡던 1970년대의 영광만 기억할 뿐 국내 GDP 대비1% 남짓한 산업이라는 냉정한 현실은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질적인 성장이 없으면 캠페인 등을 통한 사회적 지지는 일시적 현상에 그치거나 착시 현상만 부를 뿐이다. 외국기업과 이들의 의약품 비중이 국내 의약품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등 외부적 요인에 대해서는 정부도 새로운 정책에 매우 신중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기 실시된 정책이라도 되짚어 대안을 마련하는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약산업계가 우선적으로 할일이적지 않다. 최우선으로는 의약품 거래와 관련한 불법 리베이트로 부터 온전하게 자유로워 지는 일이다. 리베이트 쌍벌제 이후 움츠려 들었던 리베이트 행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금단증상을 겪는 기업이 꽤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한 제약업계의 미래는 어두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제네릭 용어 쓰지않기 대국민 캠페인이나 새 이름 공모는 일과성 이벤트가 아니라 제약산업 전체가 마음과 자세부터 새롭게 다지는 소중한 기회로 발전돼야 할 것이다. 진정성있게, 지속적으로 말이다.2013-07-31 06:46:59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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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G폰과 스마트폰-바코드와 RFID 경제학얼리 어답터(Early Adapter)들의 전유물이었던 스마트폰은 이제 생활필수품이 됐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무언가 보거나 듣는 사람들 십중팔구는 '스마트폰 사용중'이다. 이들은 뉴스를 읽거나, 듣고, 보며 영화를 즐긴다. 미국에서 열리는 류현진 야구 중계에 열광하는 사람, 미처보지 못한 드라마를 다운받아 시청하는 사람, 영어회화 공부를 하는 사람들…. 모두 스마트 폰을 움켜쥐고 사는 시대다. 골프 매니아들은 골프 중계나 전문프로의 레슨에 심취한다. 어떤이는 내비게이션 대신 실시간 정보를 알려주는 스마트폰을 더 의지하며 운전한다. 누군가는 '카톡'으로 저편의 사람들과 접속한다. 흥미로운 건 이같은 스마트폰의 열풍속에서도 2G폰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전화는 전화일 뿐,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컴퓨터 기반의 다양한 기능은 크게 중시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전화만 잘 걸리고 들리면 됐지 굳이 기기 값도, 요금도 비싼 스마트폰을 살 필요가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지금 휴대 전화의 세계엔 '2G폰과 스마트폰'이 공존하고 있다. '2G폰과 스마트폰'처럼 보건의약계에도 묘한 공존이 자리잡고 있다. 이름도 낯선 '128 확장(2D) 바코드'와 'RFID 태그'다. 2011년 5월 보건복지부가 '의약품 바코드와 RFID 태그의 사용 및 관리요령'이란 고시를 개정한데 따른 것이다. 복지부가 이 고시를 통해 달성하려는 건 '의약품 유통정보화의 기반을 조성해 유통비용을 절감하고 이력관리를 효율화하는 것'이다. 128 확장(2D) 바코드나 RFID 태그 중 하나를 제약회사, 도매 등이 채택하면 이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엔 간과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한 외형적 형평성을 갖춘 정책은 '지금 익숙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2D바코드'를 범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정부의 미래 정책이라는 측면에서 이같은 정부의 태도는 과연 바람직하기만 한 것일까? 분명한 것은 '2G폰과 스마트폰의 공존'과 경우가 다른 문제라는 점이다. 의약품 유통 정보화의 기반이라는 측면에서는 두 방식 모두 비슷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모르나 유통비용을 절감하고 이력관리를 효율화 해야 한다면 '128 확장(2D) 바코드'와 'RFID 태그'간 현격한 차이는 감안돼야 한다. 2G폰을 쓰거나 스마트 폰을 쓰는 문제는 개인 선택 영역이지만, 정책 선택 만큼은 목적성이 분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128 확장(2D) 바코드와 RFID 태그간 업무 효율성에 관한 비교 자료에 따르면, 2D바코드를 채택한 도매상이 의약품 1박스를 입고 처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분30초에서 6분가량 소요된다. 수작업으로 개별 바코드를 일일이 스캐닝하는 과정 때문에 아무리 손동작이 빠른 달인이라해도 절대 시간을 줄이는데는 한계가 있다. 이에 비해 RFID 태그를 채택한 국내 제약회사가 같은 업무를 해봤더니 자동화 라인에서 9초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를 일일 물동량으로 계산하면 전자는 70시간 이상, 후자는 1.9시간 가량 걸렸다. 이를 필요인력으로 계상하면 전자는 적어도 9~10명의 인력이 필요한 반면 후자는 1명이면 충분했다. 이를 제약회사의 발송업무와 도매업소의 입고 업무로 합쳐 생각해보면 2D바코드보다 RFID 태그가 효율적이다. 효율성이라는 면에서 토를 다는 전문가들은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정부가 두 방식의 공존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데는 RFID의 높은 초기 비용 때문일 것이다. 효율성이라는 면에서 두 방식의 차이가 확연하지만 키를 쥔 정부가 이 상황을 그대로 두면 어떤 상황이 전개될까? 물이 낮은대로 흐르듯 많은 관련업체들이 2D바코드로 몰릴 것이 뻔하다. 이는 정부가 2015년까지 국내 생산되는 의약품 절반 이상에 RFID 태그를 부착하겠다는 '제약+IT 융합발전전략' 추진 목표와 어긋나는 현상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RFID 태그를 부착한 8개 제약회사 등이 소수로 전락돼 업계의 표준은 '2G폰, 아니 2D바코드'로 고착될 것이다. 아이러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355억원(제약사 219억원, 정부 136억원)이나 투입한 야심찬 전략이 창조적 결과를 내지 못하게 되는 것은 국가적 낭비다. '닥치고 RFID'라고 할 수 없는 현실적 문제가 존재한다면 두말할 나위도 없이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 의약품 유통투명화와 유통비용의 절감이 국내 제약산업의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는 인프라이자, 의약품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기반이라고 한다면 이를 실현하기 위한 최선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선이 빤히 보이는데 굳이 차선을 선택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우선 높은 초기 비용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 방법을 찾아내는 한편에서 기업들을 설득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RFID의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그 효율성을 정확히 모르는 게 현실이다. 막연히 비용이 엄청든다는 사실만 강조해 듣고 걱정할 뿐 RFID가 장기적으로 실현해 줄 효율에 대해서는 알려고 조차 않는 실정이다. 일부 약국들의 오해도 불식시켜야 할 것이다. 약국 밖에서도 스캐너 한번 쏘면 모든 정보가 빠져나간다고 오해하고 있다. 만약 RFID가 구현돼 있었다면 오늘 날 약국가를 혼란에 빠트린 청구불일치 문제는 없었을지 모른다. 이력을 해명하느라 이것 저것 관련 증빙서류를 찾지 않아도 됐다는 말이다.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있다. 만약 이 문제가 이대로 방치되면 2D바코드와 RFID가 혼재돼 도매 유통업계의 업무와 비용은 이중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정부의 고시 개정, 다시말해 정책이 이런 것을 목표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정부는 8개 기업들의 시행착오를 표준화하는 등 알려야 할 것은 적극 알리고, 필요하고도 현실적인 유인책 마련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2013-07-30 06:45:50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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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교육 연구하는 학회조차 없었다니약학대학 교수 50여명이 현행 공급자 중심의 약학교육을 스스로 비판하며 오는 19일 '한국약학교육학회(가칭)' 발기인 총회를 개최한다. 한국약학교육 100년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의학계는 이미 30년전부터 한국의학교육학회를 창립, 활동하면서 의학도들의 교육의 방향을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 만시지탄이지만 약학교육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고민하게 될 약학교육학회가 이제라도 출범하게 된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현재 약학교육 현장은 매우 어수선하다. 교육연한이 종전 4년에서 6년으로 늘어나는 발전을 이뤘다지만, 실무실습 등 교육기반은 제자리를 잡지 못한 게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종전 20개 약학대학에서, 2010년 15개 약학대학이 더 신설되면서 단기간 200명 이상 교수들이 신규로 채용됐다. 그야말로 약학교육의 전환기이자 혼란기라 해도 돼 과언이 아니다. 현장에서 연구하던 이들이 자리를 대학으로 옮겼거나, 인근 학문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거 약학대학으로 옮겼으니 약학교육에 대한 정체성이 바로섰는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 그래서 일각에선 6년제로 학제가 개편돼 3년째 약학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도 교수들은 약사의 직역과 직능, 약학교육의 목적, 목표, 내용, 방법 등을 제대로 정립 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여전히 일부 기득권교수의 아집과 자기합리화, 특정분야 교수의 과목이기주의 등으로 인해 약사양성교육이 굴절돼 보인다는 스스로의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다. 누가 뭐래도, 약학교육은 우수한 전문직업인을 길러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약대 교수들의 자리 보전용은 아니라는 점에서 서둘러 약학교육은 그 자체로 진지한 연구의 대상으로 올려져야 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보아도 약사직능은 위기를 맞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약료(Pharmaceutical Care) 영역을 구축하는 등으로 인해 대한민국 약사들의 동경 대상인 미국 약사들조차 끊임없이 자신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상황이고 보면 공급자 역할을 맡고 있는 약학교육의 현장과 교수진들도 이같은 고민을 충분히 인식해야 할 시점이다. 이참에 현역교수들이 약사양성교육 프로그램 자체를 연구대상으로 삼고, 6년제 약학대학 졸업생들이 사회에서 맡게될 역할에 부응하는 구체적인 교육내용, 교습방법을 지속적으로 연구·발표하게 되는 한국약학교육학회(가칭)의 창립은 그래서 매우 시의 적절하다고 본다. 다만, 한가지 주문을 하자면 이 학회 역시 공급자 중심의 사고로 치닫게 되는 오류에 빠질 수 있음을 깊이 자각해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의 머릿속에서 조밀하게 구성되는 추상명사들의 나열이 아니라 실제 약사면허가 사용되는 현장의 실태를 기반으로 삼아 교육이 설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회가 원하는, 다시말해 시장이 원하는 약사가 무엇인지 늘 염두에 두고, 이를 실현하는 방안으로서 교육 프로그램들이 개발돼야 한다는 뜻이다. 시장의 필요성을 강조해 대학내 또다른 자리를 마련하는 또다른 논리로 삼는 종전 구습은 탈피해야 한다.2013-07-16 06:34:5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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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환규 회장의 '청구불일치 사용설명서'노환규 회장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한약사회관을 찾은 것은 얼마전의 일이다. 이 일이 있은 후 조찬휘 회장이 떡을 들고 의사협회관을 찾은 것 또한 얼마전의 일이었다. 모처럼의 화해무드였다. 이 기류에 편승하듯 두 단체의 수장은 상설협의체를 만들어 서로의 눈물을 닦아주고, 등을 토닥거려 주자고 했었다. 그런 두 남자, 채 100일이 안돼 페이스북서 째려봤고, 아예 등을 돌릴 처지에 이르렀다. 애초 의구심이 들지 않았던 건 아니었으나, 신혼여행서 돌아와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는 신혼부부처럼 여운조차 만들지 못한 채 사실상 결별의 길에 들어섰다. 노 회장은 7일 그가 즐겨하는 페이스북에 "전체 약국의 80% 이상에서 공급-청구불일치가 확인됐다"며 "그동안 심평원은 청구불일치 대부분의 사례가 공급된 약은 싼값, 청구된 약은 비싼값이었다고 발표하면서 의구심이 사실일 가능성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또 갑자기 심평원이 약국 청구불일치 관련 설명회를 취소했다, 어쩌면 심평원이 입을 닫을지 모른다는 기사가 올라오고 있다며 그 의심에 슬쩍 동조했다. 그는 "의사가 처방한 약이 환자도, 의사도 모르게 다른 약으로 바뀌었을 개연성이 높다"며 "이 때문에 환자가 무슨 약을 먹었는지 확인을 하기 위해선 의사의 처방전 1매가 추가로 필요한 것이 아니라 조제내역서의 발행이 의무화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회장과 달리 SNS에 둔감한 편인 조찬휘 회장이 8일 페이스북에 응수했다. 노 회장의 글에 답문을 다는 방식이었다. 조 회장은 "성분명 처방이 실시됐다면 이런 혼란도 없었다. 리베이트로 빈번한 처방 변경이 야기돼 수급조절이 이뤄지지 못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냐"며 "이참에 성분명 처방으로 가자"고 제안했다. 그는 또 "고가 주사제를 포함한 청구불일치(싼 주사제 바꿔치기) 조사가 임박했다는 데 알고 있냐"며 "그 때 나는 (노환규)회장님에게 뭐라 말씀을 드리면 되냐"고 되물었다. 이어 "2만개 약국 중 90% 이상이 지적됐다면 제도의 문제점이지 단체가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려서야 되겠냐"며 "우리 서로 돕자. 약속을 어기지 말자"고 노 회장에게 주문했다. 노 회장은 청구불일치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 것일까. 그는 페이스북에 쓴대로 약사들이 건보재정을 턴 중대 사건이라고 100% 믿고 있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왜냐하면 그 만큼 우리나라의 왜곡된 의료제도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인물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직접 만나본 그는 한시간 안에 건강보험 도입부터 지금까지 히스토리는 물론 제도들이 파생시킨 부작용을 다 설명할 수 있는 전문가였다. 이런 면에서 그는 청구불일치조사가 태생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도 모를리 없다. 그럼에도 그는 단순하게 청구불일치를 규정한다. 극단적 모형으로 단순화시켜 새로운 논쟁의 프레임을 예비하는 있는 것은 아닐까? 힌트는 의사협회가 준비중인 의약분업 여론조사에서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재평가라는 말을 썼지만 실은 기존의 틀을 바꿔보려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현행 강제 의약분업을 선택분업으로 바꾸기 위한 전략상 수단으로 청구불일치를 사용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든다. 의약분업의 두 축 중 한 곳인 약사와 약국의 손발을 묶기 위한 수단으로 말이다. 노 회장이 청구불일치를 꺼내든 또다른 이유로 내적 리더십 강화용으로도 읽혀진다. 바로 성동격서다. 의료계의 시선을 약사들의 청구불일치에 돌려 놓음으로써 자신을 향한 비판의 수위를 낮추고 자신의 리더십 중심으로 회원들의 마음을 모으려는 의도 역시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 회장의 의도는 뜻대로 관철될 수 있을까? 낙관적이지만은 않아 보인다. 홀로 거울보고 카드놀이를 하는 것이 아닌 이상 일사천리로 진행되지는 못할 것이다. 상대단체와 정책 안정을 유지하려는 행정부 등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삐걱거림이 느껴져 피로감이 들뿐이다.2013-07-12 12:24:50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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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당번약국이란 말 폐기처리 할 시점이 됐다당번약국이 문제란다. 얼마전 한 방송이 그랬다. 당번약국들이 문을 열지 않아 불편하다는 시민들의 원성을 담았다. 그리고 이 문제를 조명했다. 초등학교시절 당번이 있었다. 요즘 나오는 MBC 수목드라마 여왕의 교실에선 쪽지시험 성적이 신통찮은 학생들이 당번을 맡았지만, 예전엔 돌아가며 했다. 당번은 남보다 더 일찍 등교해 주전자에 새 물을 채우고, 컵을 닦아 정렬해 놓았다. 수업이 끝나면 칠판을 깨끗하게 지우고, 작은 양손에 지우개를 끼워 탁탁 부딪혀 분필가루를 날려버렸다. 이 때 당번은 학교안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 요원이자 요소였고, 그건 의무였으며, 그에겐 책임이 따랐다. 교실안에서 문제가 있을 때면 학생들은 너나없이 "당번"이라고 외쳤다. 물론 체형이 왜소한 학생이 덩치 큰 당번에겐 쉬할 수 없는 말이었다. 당번을 부르지 않더라도 온갖 굳은 일은 마땅히 당번이 해야한다고 믿었고, 학생들은 심리적 자유를 얻었다. 당번약국은 법적 용어가 아니다. 당연히 사회 전반에 '당번을 선다'는 개념도 아니다. 휴일이나 명절 때 소비자들의 의약품 접근성 약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며 인용한 용어다. 대한약사회는 일정한 숫자의 약국 문을 열도록 협력하면서 당번약국이란 말을 스스로 썼다. 대한약사회 정관에도 언급될 만큼 익숙한 말이 당번약국이기 때문이다. 철저히 약사사회 안의 용어리는 뜻이다. 요사이 통용되는 당번약국의 출생 비밀은 알고보면 아이러니하다. '이번 주 일찍 문 닫을 약국은 어디지'라는 순서를 정하기 위해 태어난 용어기 때문이다. 과거 70~80년대엔 좀처럼 문을 닫지 않은 약국이 골치거리였다. 당시 전문지들은 '쪽문을 열고 손님을 받은 약국을 어찌 징계한다'는 내용을 많이 보도했다. 의약분업 이후 의원따라 평일 일찍 문닫고, 주말엔 아예 문을 열지 않는 약국이 많아 당번약국이란 말이 일상화된 것과 다르다. 격세지감이다. 당번약국은 작년 상비약 편의점 판매 논란을 정점으로 주목 받았다. '주말과 휴일 당번약국 잘해 소비자들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일테니 편의점 판매만은 하지 말아 달라'며 약사들 제시한 대안이었다. 결국 편의점 상비약 판매는 시행됐고, 당번약국이란 용어도 죽지않고 살아 남았다. 소비자들은 그래서 학생들이 '당번'이라고 불렀듯 수시로 '당번약국'을 호명하고 있다. 야박하게 들릴지 몰라도 최근들어 소비자들의 휴일 등 의약품 접근성 강화를 위한 조치로 상비약 편의점 판매가 이뤄지는 상황이라면 당번약국이라는 용어는 폐기돼야 마땅할 것이다. 최소한 용어라도 말이다. 약사회도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데 봉사약국도 대안용어 중 하나로 제시됐다. 하지만 이 용어는 약사 입장에선 공감될지 모르나 일반인 입장에선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용어다. '약값 받는데 봉사약국이라고?'같은 공연한 시비도 예상된다. 이 보다 가치중립적인 휴일 근무약국 등이 무난해 보인다. 가만보면 약업계엔 오해를 부를만한 용어들이 적지 않다. 이미 여러차례 지적됐지만 대체조제가 대표적이다. 대체엔 질과 양이 담보되지 못한 짝퉁의 냄새가 강하다. 동일성분 동일함량 동일제형 조제가 최적이지만 동일성분 조제라는 말이 괜찮을 것같다. 약사감시도 빼놓을 수 없다. 약사감시라면 약사(藥師)에 대한 감시로 오인되기 십상이다. 정확한 의미는 약을 둘러싼 일의 감시, 다시말해 藥事감시다. 감시라는 말도 지도나 조사라는 말이 더 객관적이다.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 藥務조사 혹은 藥務지도라는 용어가 통상의 편견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심야약국도 마찬가지. 늦은 밤이라는 의미지만, 밤을 샌다는 뉘앙스가 강하다. 그러다보니 지자체와 계약을 통해 환자가 필요한 시간이나 문을 닫고 있지만 인터폰을 활용하도록 한 심야약국조차 밤새 문을 열지 않았다는 시비에 휘말리기 십상이다. 언어가 인식을 지배한다는 점을 보면 새로운 용어선택엔 신중을 기해야 겠지만 기왕에 통용되는 말도 가치중립적인 용어로 재정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2013-07-10 12:24:50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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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약 전환, 만사형통 아니다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마약 추출로 사회 문제가 된 슈도에페드린 성분 함유 감기약의 전문약 전환을 최우선 대책에서 제외하고, 판매량 제한 등 다른 대안을 마련하기로 방향을 설정했다. 이는 매우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이다. 식약처의 국회 현안보고에 따르면 1단계는 슈도에페드린 취급량 급증업소를 지도 점검하고 약국이 자율적으로 판매량을 제한하도록 조치하는 것이며, 이같은 조치에도 효과가 미진한 경우 마약류유통관리시스템을 구축과 함께 전문약 전환을 검토한다는 게 2단계 대책이다. 사회가 사회적 비용 증가 등 사회문제를 야기하는 필로폰 등 마약류에 대해 엄격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 슈도에페드린 함유 감기약이 문제가 된다면 이 역시 간과할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대책의 실효성이다. 실효성이라는 면에서 볼 때 슈도에페드린 성분 함유 감기약의 전문약 전환은 빈대잡으려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처럼 강할 뿐 실 이득은 없는 일이다. 빈대는 잡아 좋을지 몰라도 날아간 집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 판단도 필요하다. 프로포폴 주사는 엄연히 전문약인데도 일부 의사들과 연예인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오남용의 결과를 초래했다. 슈도에페드린 성분 함유 감기약의 전문약 전환은 건강보험재정 안정화 측면서도 고려해봐야 한다. 늘어나는 건보재정 안정화 방안으로 경증질환에 대한 비급여까지 이야기되고 있는 마당에 모든 코감기 환자마저 보험에 편입시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마땅히 감기약에서 마약을 추출하는 범죄의 연간 발생 및 사회적 비용과 전문약 전환에 따른 건보재정 증가라는 또다른 사회적 비용을 비교 검토해 보아야 할일이다. 결국 이 문제는 경찰이 도둑을 잡아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것처럼 마약 당국이 예의 주시하며 범죄를 사전 예방하고 적발하는데 주력하면 될 일이다. 이와 함께 식약처의 조치가 병행되면 충분한 조치가 될 것이다.2013-07-04 06:30:0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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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나는 도둑놈이 아닙니다"…어느 약사의 절규'과거 고속도로 CC-TV 녹화 화면을 되돌려보니, 귀하 소유의 65오 64XX 차량이 여러차례 과속을 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2009년 7월3일과 8월5일, 귀하가 과속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해 주시기 바랍니다. 과속을 인정하신다면, 범칙금을 납부하겠다는 내용을 적어 동봉한 확인서에 서명 날인하여 30일 이내 회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첨부자료: 안내문, 확인서 각 1부, 어슴푸레 흐릿한 CC-TV 사진 2장." 만일 독자 여러분이 경찰 당국에서 이같은 통보를 받았다면? 약사들이 요즘 이와 유사한 일로 난리법석이다. 이유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감사원의 지적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일로매진 중인 '의약품 공급·청구불일치 내역 확인 요청' 때문이다.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기반의 일명 청구불일치 서면조사다. '의약품 도매상 등 공급업체가 신고한 의약품공급 내역과 약국의 약제비 청구(사용) 내역'을 대조해 그 차이를 밝혀내는 방식이다. 약사들은 그 차이를 해명하려 먼지 쌓인 서류 더미를 2~3일씩 시간을 쪼개 뒤지고 있다. 약사회가 있다고는 하나 무력하기는 마찬가지로 결국 십자가는 약사 개인의 몫이다. "우리는 의심한다...죄없음을 스스로 입증해 보이라" 심평원의 청구불일치 서면조사는 '공급내역과 청구내역'을 견줘서 나타난 차이를 '의심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이 의심은 구체적으로 약국이 저가의약품으로 조제하고, 고가의약품으로 청구함으로써 부당하게 이익을 얻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심평원의 서면조사는 "우리는 당신의 행위를 의심한다, 고로 약국이 스스로 죄없음을 입증하든가, 부당 이익을 토해내라"는 말과 같다. 사극의 흔한 장면 "네 죄를 네가 알렷다"와도 중첩되는데, 추상같은 호령앞에 떨고 있는 약국이 무려 1만곳이다. "난, 도둑놈이 아닙니다." 모 약사는 데일리팜 기자를 만나자 마자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달에 겨우 2224원을 편취하려고 ml당 10원인 의약품을, ml당 14원인 약으로 허위 청구했겠습니까? 이게 뭐하자는 겁니까" 라고 반문했다. 물론 그의 항변이 서면조사 대상 1만 약국에 대한 의심을 다 설명해 주지는 못할 것이다. 1만 중엔 진실로 억울한 곳도 있을 터이고, 경미하지만 급한 김에 행한 의도적 사례도 있을 것이며, 뭐가 뭔지도 모르는 가운데 이뤄진 경우도 섞여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억울함을 호소하는 약사들의 구구절절한 사연들은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그렇다고 한다면 '입구와 출구의 의약품 종목과 수량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1만 약국을 의심하는 것은 과연 타당한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약사들이 입증한 구구한 사연들 구조적 문제로 귀착 약사들이 토해낸 사연들은 한결같이 보건의약계의 구조적 문제로 귀착된다. 1만종이 넘는 보험약품과 약국 수용의 문제를 비롯해 ▶지역의사회의 처방의약품 목록 미제출 ▶사후통보 같은 대체조제 걸림돌의 존재 ▶잦은 처방변경이 빚어내는 반품 연례 행사 ▶분업초창기 원활한 조제를 위해 권장됐던 약국간 교품 혹은 빌려오기 ▶약국간 불용재고 교품 권장 관행 혹은 문화 등이 난마처럼 얽혀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단순히 공급과 약제비 청구(사용)를 비교해 위법의 가능성만 크게 보는 행정은 과연 올바른 것일까? 특히 데이터 마이닝의 출발점인 제약회사, 도매업체 등 공급자의 거래내역 보고의 오류 가능성은 감안하지 않은 채 수치상 차이를 유통의 마지막 단계인 약국에게만 입증하라는 명령은 행정권력의 오용내지 남용이다. 물론 심평원이 현지조사하고 있는 1000여개 약국은 별건이다. 심평원이 데이터 마이닝을 통해 차이나는 금액이 상식 밖이어서 누가 봐도 행위에 고의성이 짙은 것으로 추정했기 때문이다. 이 들에 대해선 서면조사를 받고 있는 약사들 조차도 일벌백계 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서면조사를 받는 약사들은 수시로 데일리팜에 전화를 걸어 억울하다고 하소연하거나, 문제를 지적하는 반면 현지조사를 받았다는 약사들은 누구도 연락하지 않았다. 주변에선 경영잘하는 모 약국이 현지조사 때문에 폐업했다는 등의 흉흉한 이야기만 나돌 뿐이다. 이들 약국을 어떻게 해야할까? 감사원 지적대로 환수조치 등 사법적, 행정적 조치를 내려야 한다. 이들은 환자를 속였고, 국고에 준하는 건보재정을 축냈기 때문이다. 서면조사 약국과 현지조사 약국은 질이 다르다 그렇다면 '약 4년간 거래 금액 8억원 중 8만원의 차이를 낸 약국은 어떻게 볼것인가. 이들은 고의성을 입증하기도 힘든데다, 오히려 구조적 문제의 희생자들이다. 그런데도 이곳에 자료를 입증하라 하고, 잘못을 인정한다는 확약서를 쓰게 하며, 그 금액을 환수해야 옳은 일일까? 그게 추상같은 정의의 실현일까? 감사원은 본연의 직무 실현을 위해 환수하라고 지시할 수 있다. 피감기관은 당연히 그 지적을 개선하고 이행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지적을 액면 그대로 이행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보건의약계의 문제를 모르는 곳이라면 몰라도 전후 사정을 꿰고 있는 심평원이라면 고의성 짙은 약국을 면밀하게 밝혀 다수의 약국에게 경계로 삼겠다고 왜 당당하게 감사원에 소명하지 않았는지 납득할 수 없다. 서면조사는 참 고약하다. 4년이라는 기간 중 어느 날 이뤄진 거래내역서나, 혹은 급한 환자 때문에 이웃약국에서 약한통 빌려와 조제한 후 밥한끼 산 사연을 입증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 고약한 함정은 귀찮아서 그깟 8만원 포기하고 싶은 유혹 뒤에 숨어있다. 해당 약사야 8만원 없는셈 칠 수 있겠지만 '없는 셈 치는 순간' 이건 스스로 유죄를 인정하는 꼴이된다. 통계는 과학의 영역이지만, 때때로 진실을 왜곡하는 악마로 돌변한다. 일단 전국 약국을 2만곳으로 칠 때 만약 1만곳이 확인서를 쓰고 입증을 포기했다면 심각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약국 절반이 싼약으로 조제하고 비싼 약으로 속여 돈을 타냈다.' 어디서 봄직한 텍스트 아닌가? 다행스럽게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쳐도 약사 집단의 덜미는 이미 남의 손에 내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행정의 원칙은 새 사회질서 구축...진실게임은 안돼 심평원의 서면조사는 지금처럼 진실게임이 되어선 안된다. 기존 질서의 과오를 수정하며 새 질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행정의 목표이자 원칙이라고 한다면 '다수를 아마도 도둑일거야'라는 추정으로 거의 모든 약국을 이잡듯 조사하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 확실히 문제가 있는 곳을 정밀타격해 감시의 눈이 살아있고, 법이 엄중 집행된다는 것을 다수에게 보여줘 추후 같은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별도의 팀을 만든 심평원도 힘에 겹고, 늦은 밤 셔터를 내리고 서류를 뒤적거리는 약국들도 고통스러운 소모전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감사원인가? 아니다. 바로 새 질서다. 새 질서를 통해 얻게될 공익이다. 약사들에게 그래도 믿을 구석은 대한약사회 뿐이다. 따라서 약사회는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 '이럴 땐 이렇게 소명하고, 저럴 땐 또 저렇게 소명하라'는 식의 내비게이션 역할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논리의 문제를 넘어 정치력의 공간으로 접어든 사안이란 말이다. 고의성 짙은 약국 1000여곳을 몽땅 들어다 받치고서라도 고의성이 없거나 경미한 대다수 구조적 문제의 피해 약사들과 약사 직능을 구해야 내야 한다. 현장약사들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지만 그 보다는 미래 약사 직능 보전이라는 측면에서 다급하고 위중한 사안이다.2013-06-21 06:35:00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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