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수차례 흔들렸던 한미 임성기 회장의 뚝심
- 조광연
- 2013-08-08 06: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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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게 버티거나 감당해 내는 힘' 또는 '좀 미련하게 불뚝 내는 힘.' 이를 한 단어로 표현하는 말은? 뚝심이다. 사전적으로 그렇다. 만일 종이 위에 뚝심이라고 쓰고, 한미약품 사람들에게 무엇을 연상하느냐고 물어보면 십중팔구 '임성기 회장'을 떠올릴지 모른다. 그는 그렇게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건물 안에서나 제약산업계 내부에서나 신념에 가득찬 인물로 꼽힌다. 그런 임 회장도 지난 10년간 수차례 흔들렸다. 에소메졸 때문이었다. 에소메졸은 6일(현지시각) 미국 FDA서 시판허가를 받았다. 이름도 생소한 505(b)2 항목이다. 우리 용어로 개량신약 부문이다.
한미약품이 역류성식도염치료제로 에소메졸 개량신약 연구에 착수한 건 2004년이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08년 국내 출시에 성공했다. 자신감을 얻은 한미는 국내 출시와 함께 미국시장을 뚫어보기로 했다. 이는 문턱도 밟아보지 못했던 FDA의 관문을 넘어서야 하는 일이자, 로섹 후속작인 넥시움으로 미국 시장서만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던 빅파마 아스트라제네카와 특허 다툼을 각오하는 일이었다. 특허소송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었던 만큼 경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소송비만 물어주고 짐싸서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리스크를 동반한 의사결정에서 회사 임직원들이 고민하고 주저할 때 임성기 회장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신시장 개척은 영원히 불가능하다. 성공을 못한다해도 (나는) 수업료로 생각하겠다. 그렇지만 성공을 위해 우리 모두 100% 그 이상 노력하면서 도전해 보자"며 방향을 제시했다고 한다. 배워가며 진행하는 과정은 시행착오를 불렀다. 허가를 위한 서류작성부터 임상 등 순조롭게 되는 일이 없었다. 무지해 안써도 될 돈을 쓰고, 해외 임상 실패도 경험했다. FDA에 허가서류를 접수하고 이번엔 되려나 싶다가도 막판에서야 염변경에 따른 생식독성 자료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고 10개월을 허비하기도 했다. 보이는 허가장벽은 없는데, 보이지 않는 장벽은 분명히 느끼기도 했다.
애초 특허소송을 각오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랜박시, 닥터레디, 테바, 산도스, 악티바스, 루핀 등 내로라하는 세계적 제네릭 기업들이 퍼스트제네릭 발매와 관련해 아스트라제네카와 소송을 했다가 협의로 돌아서는 장면에서도 한미는 고민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당연히 내부에서 소송무용론도 고개를 들었다. 특허전문 변호사만 100여명씩 거느린 세계적 기업들이 협의를 하고 합의할 때는 그 만한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며 소송은 무리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반면 제네릭사들은 10여건 특허문제가 걸려있지만 개량신약인 에소메졸은 2건 밖에 없는 만큼 승산이 있다는 주장도 완강했다.
이러 저러한 여러 가능성을 제시한 임직원들이 최종적으로 자신의 입만 바라봤을 때 임성기 회장이라도 흔들렸을 것이다. 돈이 좀 들겠지라고 생각했지 264억원이나 들어갈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더구나 여러 환경 때문에 국내 매출도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 때도 임 회장은 '끝까지 가기'로 했고 해피엔딩을 연출했다. 현재 한미가 미국시장에서 얼마 만큼 매출을 거둘지 현재로선 미지수다. 하지만 매출을 발생시키는 과정 역시 마케팅 역량을 쌓고 미국 시장을 살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도전이 될 것이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한미약품이 쌓은 글로벌 자신감은 앞으로 거두게 될 매출보다 더 값질 것임에 틀림없다. 세계서 제일 어렵고 까다롭지만 가야만 하는 미국시장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고 허가와 임상, 특허분야에서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큰 무형의 자산을 쌓았다. 대차대조표 자산란에 기재되지는 않겠지만 이같은 자산은 한미약품의 글로벌 DNA로 심어져 진화 발전될 것이다. '겨우 염변경한 걸 가지고…'라고 '신포도'를 말하는 사람들은 결코 가질 수 없는 글로벌 진출에 대한 총체적 역량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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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07 12: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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