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초식동물서 육식동물로 바뀐 국내 제약들
- 조광연
- 2013-08-13 06: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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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골탈태(換骨奪胎)다. 뚜렷하다. 내수에 터 잡고 앉아 내심 티끌모아 태산을 꿈꾸며, 시대적 분위기를 거스르지 못해 겨우 '글로벌을 립싱크' 하던 국내 제약회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강점으로 글로벌 진군을 시작했다. 안방을 떠나야만, 안방을 지킬 수 있다는 역설적 환경에서 국내 제약회사들은 뒤로 물러서는 대신, 단단히 마음을 고쳐 먹고 무기를 다듬으며 운동화 끈을 죄고 있다. 이들은 크고 작은 성취를 맛보며, 글로벌 플레이어에 대한 원대한 꿈을 키우고 있다. 몇몇 제약회사들의 성취는 전체 제약업계에 '글로벌 노마드'라는 새로운 개척 정신을 전파시키며, 글로벌 경영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작년 '혁신형제약기업'을 인증하는 한편 올해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제약기업들이 1000조원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도록 격려하고 있다.
현지 제약사 사들이고...빅파마에 특허도전하고
'글로벌 진출=완제나 원료 수출'로 통하던 소극적 접근 방식이 공세적으로 바뀌고 있다. 얼마전 대웅제약은 180억원을 들여 중국 제약사 바이펑을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작년 4월 인도네시아 제약사 인피온사와 합자로 'PT.Daewoong-Infion'을 세운데 이은 공세적 행보다. 국가별 생산거점을 만들어 진출 국가에서 10위 안에 들고, 이를 토대로 2020년까지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서도록 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했다. 동아제약도 해외 제약사 M&A를 통한 '지름길 전략'을 마련했다. 글로벌 신약 가능성이 높아진 슈퍼항생제로부터 얻은 자신감으로 올해 2월 브라질에 법인을 세웠고, 우즈베키스탄 생산시설 검토, 몽골 MEIC사와 합작 법인 설립을 위한 협약 등 글로벌 경영을 구체화하고 있다. GSK와 지분 공유를 통한 글로벌 네트워크 확보, 삼천리제약 인수를 통한 원료 수출경쟁력 확보, 송도에 바이오시밀러 공장 설립 등 병참기지도 준비해 놓은 상태다.
보령제약도 ARB계 고혈압치료제 국산신약 카나브의 세계시장 판매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원로의 김승호 그룹회장까지 멕시코, 브라질로 날아가 정부와 함께 중남미 시장 교두보 마련에 진력하고 있다. 미래를 내다보고 2006년 1800억원이라는 공격적인 투자를 했던 JW중외제약의 '당진수액공장 이펙트'도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달초 SKK와 995억원 규모의 글로벌 중장기 공동개발 협력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얼마되지 않아 빅파마 박스터와 3챔버 영양수액제에 대한 '라이센스 아웃 및 수출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으로만 3500만달러를 받고 앞으로 공급실적에 따라 러닝 로얄티를 받는 호조건이다. 앞으로 당진공장이 파생시킬 부가가치는 계속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새들이 제목소리로 우는 것처럼 각자 장점으로
국내 개량신약 부문서 독보적 위치를 구축해 온 한미약품도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을 미국 FDA에 등록하는 쾌거를 이뤘다. 에소메졸의 등록 과정은 국내 제약업계에 FDA에 대한 아득한 두려움을 해소시키고 빅파마를 상대로 한 특허도전도 '넘지 못할 벽만은 아님'을 몸으로 보여준 사례다. 이 밖에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의 '한국 제약산업 연구개발 백서 2012'에 따르면 국내 연구개발 중심형 제약기업 35개 업체가 개발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은 238건에 이른다. 개량신약 파이프라인도 200개 이상이다. 특히 미국 FDA 승인을 목표로 임상중인 신약 아이템만도 25개에 달하는데, 이중 LG생명과학 서방형 인성장호르몬, 동아제약 2품목, 녹십자 IVIG 등 4품목은 미국 임상 3상을 완료했다. 대웅제약 개량신약 메로페넴은 이미 작년 11월 일본 PMDA 승인을 획득했다. 같은 달 FDA에도 ANDA를 허가신청해 올해 안 허가도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마인드를 갖추고,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현상은 허허벌판에 가까스로 꽃을 피운 한떨기 민들레처럼 반가운 것이지만, 여전히 꽃밭을 만들기에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미 1000조원 글로벌 시장은 어느 특정 기업의 경쟁터가 아니라 국가간 전쟁터라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계 빅파마를 비롯해 모든 제약사들이 중국 시장을 보며 군침을 흘리지만, 중국 정부도 '12.5 계획'을 세워 2015년까지 연평균 20%를 이루는 가운데 의약품 산업을 재편하기로 했다. 아쉬울게 없어 보이는 미국은 2011년 'Driving Innovation'에 이어 작년 9월 '바이오의약품 혁신촉진 방안'을 내놓았고, EU 역시 'Europe 2020 전략'을 채택해 바이오 산업을 중점 투자 분야로 해 14조3000억원의 투자를 하고 있다. 이스라엘, 싱가포르, 터키 등도 투자펀드 조성, 제약생산기지 구축 등 정부 차원의 제약산업 육성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바야흐로 제약산업은 국가대항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사회가 제약기업의 변신의지 인큐베이팅해야
이런 상황에 비춰보면, 글로벌 시장에서 겨우 첫발을 떼는 정도의 대한민국 제약산업의 미래를 결코 희망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제약산업은 일반 산업과 다르게 모든 나라의 규제 속에서 제한된 비즈니스 활동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처럼 국내 제약업계에 불어온 훈풍을 살려내려면 기업 스스로의 분발은 물론 정부와 사회의 따뜻한 인큐베이팅이 절실하다. 기업들은 혀를 깨무는 각오로 자기 발목을 잡는 불법 리베이트와 작별하고 연구력 향상에 주력해야 한다. 복지부 역시 최근의 모멘텀을 이어나가도록 글로벌 진출에 필요한 손톱 밑 가시를 제거하는데 앞장서는 한편 '연구의 결과가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지도록 국공립병원 등에서 국산 신약이 제대로 대접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줘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산업적 마인드가 고려된 약가정책 개발에도 주력해야 한다. 사실상 신약의 생사여탈권을 쥔 의사 사회도 선진국처럼 자국 기업의 의약품에 좀 더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애플에 대한 과도한 사랑만큼은 아니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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