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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는 스스로 존재감을 살려내라

  • 데일리팜
  • 2013-07-31 06:46:59

국내 제약산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제약협회가 "정부 등에 제네릭이나 복제약이라는 용어를 쓰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제네릭이나 복제약을 대신할 수 있는 좋은 이름 공모 및 대국민 캠페인까지 전개하기로 했다. 일괄 약가인하 등 일방적인 정부 정책의 트라우마로 인해 온갖 피해 의식에 사로 잡혀 있던 제약업계가 존재감 회복에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다.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스러운 행보로, 이번 기회가 제약산업과 의약품의 가치를 사회 전반에 폭 넓고 깊이 알리는 한편 제약업계 스스로에게도 에너지를 불어넣는 계기로 승화되기를 기대한다.

제약업계의 부정적 행태들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탄식만 할 뿐 별다른 반응 조차 보이지 못했던 제약업계는 최근 협회는 협회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전향적이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동아제약은 TV 방송에 '난치성 질환을 앓는 아이의 병상 곁에서 간호하던 엄마가 신약개발의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의 기업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이는 '생명의 기원'이라는 기업광고로 중년층의 가슴 속에 아직도 '징~~' 종소리와 함께 '종~근~당'이라는 울림을 주고 있는 1970년대 종근당 기업광고를 연상하게 만든다. '당신이 잠든 밤에도…'로 시작하는 종근당의 기업광고는 제약회사는 어떤 곳이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 명작으로 꼽힌다. 동아의 광고와, 신약개발 전문기업의 이미지 보여주는 한올바이오파마의 기업 광고 두 편은 제약회사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작은 출발점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그동안 제약산업이 이 사회속에 제대로 된 정체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일본 다이이찌산쿄본사 1층과 2층에 설치된 체험관은 국내 제약업계가 벤치 마킹해 봄직하다. 제약회사가 내 건강에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약은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CG로 구현한 곳인데 도쿄 시민들은 물론 외지에 온 사람들이 꼭 들러 살펴보는 명소가 됐기 때문이다. 현재 임대를 준 한국제약협회 1층 사무실을 모두 비우고 국내 제약산업을 알리는 공간으로 삼는다면 어떨까하는 생각까지 들만큼 제약산업계는 그동안 사회에 제대로 뭘 보여준 기억이 없다. 사회가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다고 원망은 많았지만 사회를 향한 어떤 신뢰 프로세스를 가동했는지, 무슨 종류의 마일리지를 쌓았는지 드러나 있는 게 별로 없다. 가끔 재해지역에 의약품을 기증했다는 보도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소속한 사회의 지지를 받는 산업군이 강한 경쟁력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제약업계는 캠페인 등 분위기 전환을 통해 사회적 관심과 지지를 끌어내는 일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활동들은 데코레이션일 뿐 근원적 해법이 아니라는 점 또한 잊어서는 안된다. 국내 제약업계는 종종 사회적 지지가 탄탄한 일본을 보라고 예시하지만, 정작 일본 제약회사들이 전체 산업군 중에서 화학공업 다음으로 법인세 납부 실적이 높다는 점은 주목하지 않고 있다. 여전히 방송광고 톱 10을 주름잡던 1970년대의 영광만 기억할 뿐 국내 GDP 대비1% 남짓한 산업이라는 냉정한 현실은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질적인 성장이 없으면 캠페인 등을 통한 사회적 지지는 일시적 현상에 그치거나 착시 현상만 부를 뿐이다.

외국기업과 이들의 의약품 비중이 국내 의약품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등 외부적 요인에 대해서는 정부도 새로운 정책에 매우 신중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기 실시된 정책이라도 되짚어 대안을 마련하는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약산업계가 우선적으로 할일이적지 않다. 최우선으로는 의약품 거래와 관련한 불법 리베이트로 부터 온전하게 자유로워 지는 일이다. 리베이트 쌍벌제 이후 움츠려 들었던 리베이트 행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금단증상을 겪는 기업이 꽤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한 제약업계의 미래는 어두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제네릭 용어 쓰지않기 대국민 캠페인이나 새 이름 공모는 일과성 이벤트가 아니라 제약산업 전체가 마음과 자세부터 새롭게 다지는 소중한 기회로 발전돼야 할 것이다. 진정성있게, 지속적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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