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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성 의문드는 복약지도 미이행 과태료 법오는 6월부터 약사가 처방에 따라 조제한 후 환자에게 의약품을 건네면서 말(구두)이나 서면을 통해 복약지도를 하지 않으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약사법 개정안이 지난달 28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 법은 환자가 처방 조제된 의약품을 복용하기 전에는 반드시 약사로부터 복약과 관련된 전문 정보를 들어야 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보완 혹은 조정돼야 할 측면이 적지 않다. 복약지도 의무화를 담고 있는 이 법의 작동 원리는 복약지도의 두 주체인 약사와 환자 중에서 약사에게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복약지도 이행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예방 및 치료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복약지도가 약사와 환자간 상호작용을 근간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보면 매우 미흡하다. 100만원이라는 과태료가 앞세워지면서 구두 복약지도를 둘러싼 약사와 환자간 분쟁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은 우선 접어두더라도 모든 복약지도가 종이 한장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점은 크게 우려된다. 복약지도는 의약품 전문가인 약사와 의약품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간 신뢰의 기반 위에서 예방 및 치료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어떻게 복용해야 하는지를 상담하는 일로 이해돼야 할 것이다. 눈이 어둡거나 이해가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복약지도 이행 증명서' 성격의 종이한장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반대로 종이 한장이면 모든 상황을 이해하는 젊은 주부에게 긴 말도 의미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말과 서면 복약지도는 상황에 따라 독립적으로 선택되거나 혹은 병용되어야 하는 도구일 뿐이다.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과태료일 것이다. 약사들이 이 과태료를 물지 않으려면 복약지도를 했다는 증빙이 필요할테고 너도 나도 서면으로만 증거를 남기는데 주안점을 둘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현상이 충실한 복약상담을 받아야할 환자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은 불문가지다. 이 보다는 환자가 충분하게 복약지도를 받으면서도, 약사들이 과도한 과태료의 부담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약국이 보관하는 처방전에 '귀하는 충분히 복약지도를 받고 이해했습니까'라는 란을 신설해 환자들이 서명하도록 하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당연히 이렇게 하려면 현행 과태료를 대폭 낮춰야 한다. 무엇보다 복약지도를 충분히 인지했는지를 환자에게 묻는 것은 성실하게 복약지도를 하려해도 불필요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약을 낚아채가는 환자들에게도 복약지도의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2014-03-05 12:24:5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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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성큼 다가온 오리지널-제네릭 약가 양극화, 앞날은?소폭의 차이는 있었으나, 크게 보아 한 덩어리였던 '국내 의약품 가격 체계'에 실금이 가기 시작했다.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과 제네릭 가격의 양극화를 예상할 만한 조짐이 광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네릭을 생산, 공급하는 국내 제약회사 39곳은 작년 91개 품목의 판매예정가를 복지부가 정한 약가산식보다 낮게 등재했다. 올해도 통상의 정해진 가격 아래로 스스로 가격을 낮추는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지금도 동종 업계 일각에서 '이래도 되는 거냐' 같은 우려가 나오고, 앞으로 더 미묘한 논쟁 혹은 논란을 부르기에 충분하지만, 시대를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가 될 것은 자명하다. 시장에 특장점을 내놓고 설명하기 힘든 제네릭 특성과 개발과 출시가 더뎌지는 신약 때문이다. 우선 예상되는 논란은 정부 등의 약가거품론이 될 공산이 크다. '그것 보라구. 가격을 내릴 충분한 여력이 있다니까. 아직도' 같은 공세 말이다. 다음으로는 동종 업계의 경쟁자들이 제기할 업계 공멸론일 것이다. 개별 제약회사 별로는 비주력 품목의 가격을 낮춰 시장의 움직임을 살펴 미래 마케팅 혹은 회사의 전략 방향을 점쳐 보는 것일테지만, 이것이 일상화돼 합쳐지면 업계의 전체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와 논란은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제약회사가 스스로 제네릭 가격을 내리는 현상은 그렇게 단순하게만 볼 수는 없는 사안이다. 여기엔 소위 '反 리베이트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제약사들의 생존 몸부림이 내재돼 있고, '소비자가 언제까지 가격정보를 모르고 있을까'하는 의구심에 기반한 미래 제네릭 사업의 방향을 타진해보려는 테스트 마케팅도 들어있다. 약국 입장으로 시각을 좁혀 보자면, 의약품 구매대금 규모가 줄어든다는 측면도 있을 수 있다. 일명 초저가 제네릭 시대는 몇몇 가격정책과 어우러질 때 의약품 가격체계의 실질적인 양극화를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현상=비아그라와 글리벡의 초저가 제네릭 경쟁은 모양새는 유사했지만 결과는 매우 상이했다. 비아그라 제네릭 저가 경쟁은 실적이 보여주는 것처럼 '제네릭 동맹'이 오리지널을 구체적으로 괴롭히는 양상이다. 제네릭 중에서도 후발로 뛰어든 제약회사 관계자 A씨는 "가격을 크게 낮춘 만큼 매출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마케팅 영업 비용 또한 다른 제네릭처럼 거의 투입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얻은 것으로 회사는 평가한다"고 말했다. 반면 글리벡 분야는 달랐다. 환자 단체가 잘 결속돼 있는데다, 고가여서 환자들이 가격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함으로써 초저가 제네릭 공략이 성공적일 것으로 전망됐으나, 글리벡이 상대하고 있는 질병이 난치성 암이라는 점을 간과했다. A씨는 "가격보다 질병의 중증도가 더 놓은 결정 요소였다"고 말했다. 생사를 다투는 중증의 질병 앞에서 가격 요인은 부차적이었던 셈이다. 초저가 제네릭 경쟁이 모든 질병분야서 이뤄질지는 의문의 영역으로 제약회사들의 테스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초저가 제네릭 왜=국내 제약회사들이 초저가 제네릭 경쟁을 벌이기 시작한데는 反 리베이트 움직임을 빼놓을 수 없다. 또다른 제약회사 B씨는 "의약품 거래와 관련한 불법 리베이트 행위가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큰 흐름에선 한풀 꺾인 상황이라 제네릭 가격을 낮출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제약사들이 초저가 경쟁의 영토로 생각하는 곳은 의원급이다. 이곳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경우 본인부담금에 민감하기 때문에 의원들도 긍정적으로 초저가 제네릭을 바라보는 만큼 제약사들은 승부를 볼만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B씨는 말했다. 의원 등을 상대로 마케팅을 전개하면서 '초저가의 유용성'을 앞세워 말을 걸 수 있다고 보는 셈이다. ▶미래를 구축할 또다른 요소=제약사들의 풍향계는 정부 정책을 향해서도 돌아가고 있다. 저가구매 인센티브 제도가 영구화되면, 제약사들은 정부 산식에 맞춰 가격을 등재하는 게 유리할 것이다. 병원에 인센티브가 많이 돌아가게 하려면, 스스로 초기몸값을 튼실하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를 대체하게 될 것으로 유력한 '처방총액 약품비 절감 장려금제도'라면 상황은 바뀐다. 초기몸값이 낮을수록 병원 등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결국 제약사들은 이같은 정책의 운명과 향방을 지켜보며 가격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판도라의 상자도 있다. 사실상 세상에 있는 모든 가격정책이 국내에 도입된 상황에서 예외가 있는데 바로 참조가격제다. 이 제도는 한마디로 정보비대칭에 가려진 가격을 소비자에게 보여주고 선택하게 하는 제도다. 리스트 상에서 현저한 가격의 차이를 보게되는 경우 초저가 제네릭 전략은 성공을 거두게 될 것이다. 그때도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이 고가를 유지하면서 굳건히 버틸지는 거꾸로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2014-02-28 12:15:00조광연 -
시장형실거래가 폐지 결정 희망을 쐈다2010년 도입 당시부터 논란이 돼 왔던 시장형실거래가제도(일명 저가구매인센티브제)가 결국 폐지됐다. 보험약가제도개선협의체는 14일 시장형실거래가제도를 폐지하고 외래처방 장려금제도로 대체하는 단일안을 마련해 복지부에 제시하기로 했다. 문형표 장관이 국회 등에서 '협의체 결론을 수용하겠다'고 여러차례 밝혀온 만큼 협의체 제시안은 그대로 수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론부터 말해 이번 시장형실거래가 제도 개선 과정은 매우 힘겨웠지만,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대신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주장을 충분히 듣고 합리적인 안을 채택했다는 점에서 정책 결정의 새로운 장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이 제도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인 제약업계는 향후 정부의 산업정책에 대한 희망을 보았고, 정부는 인내하는 과정에서 거버넌스의 가능성을 보았다. 제약협회가 "협의체의 이번 결정이 누가 이기고 지거나, 특정 단체에 유리하고, 상대 단체에 불리하다는 등의 편협한 잣대로 따질 일은 결코 아니다"며 "건강보험재정과 더불어 국민의 건강권, 보건의료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에 튼실한 자양분이 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한 점도 주목된다. 제약업계는 이번 시장형실거래가제 폐지를 계기로 신약개발과 함께 투명한 의약품 거래질서 확립에 스스로 앞장 섬으로써 국민건강증진의 주춧돌 역할을 해야하며 글로벌 진출로 국가 경제발전과 이를 통한 건보재정 절감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일방통행식 정책 추진을 버리고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한 협의로 결론을 도출한 정부도 이번 성공사례를 계기로 건강보험 운영에서 건강보험 재정과 제약산업 발전을 균형점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자동차 시장보다 400조원이나 크다는 1000조원 의약품시장을 국내 제약산업과 함께 공략하는데 앞장서 산업을 발전시키고, 이같은 결실이 건강보험을 튼튼히 하는 쪽으로 선순환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난한 협의로 결론을 낸 이번 시장형 실거래가제 폐지는 단순히 한가지 정책을 결정했다는 의미를 넘어 정부와 보건의약계가 희망을 함께 품은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다.2014-02-17 06:14:49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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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제3의 정명희 약사'를 기다린다부산의 한 대형병원 인근서 비교적 소규모 약국을 경영하는 정명희 약사가 전국 약사 사회에 감동의 파문을 보내고 있다. 정 약사는 부산시약사회 중요 사업인 '의약품 부작용 보고 우수협력약국' 운영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그 자신도 우수협력약국 일원으로 맹활약하면서 이 시대 약사가 어떤 역할을 하며 존재해야 하는지 매일 입증하고 있다. 최근 '데일리팜의 의약품 부작용과 복약지도 리포트' 코너에 출연해 미래 약사상을 강렬히 제시했다. 환자의 안전한 약물복용과 함께 복약순응도를 높이는데 전문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정 약사의 전문적 행위는 약사 본연의 책무이자 약사만이 할 수 있는 고유 권리다. 본래 의약품은 허가받기 전 제한된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효과를 추출하고 이와 함께 치명적인 이상반응을 걸러낸다. 그러나 모든 리스크를 다 제거할 수 없다. 그래서 각국 정부가 의약품 부작용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제약회사 스스로도 4상 임상을 진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환자를 만나고 지켜보는 약사 전문인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의약품 전문가로서 정 약사의 역할이 돋보이는 건 부작용 사례 파악과 보고에 자신의 한계를 설정해 놓지 않고 환자에게 투약하는 시점부터 해당 약물의 이상반응을 주지시키고, 팔로업하며 적극 개입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정 약사는 두통이라든지, 미식거림 같은 이상 증상이 나타났을 때 처방의사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리라고 하는 등 환자대처 사항까지 꼼꼼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 세상에 100% 안전한 의약품은 없지만, 의약품 전문가인 약사가 개입하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음을 정 약사는 입증해 나가고 있다. 정 약사의 전문가적 역할이 바람직하다해도 여간한 인내심이 없으면 결코 수행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실제 SNS에 올라오는 약사들의 글에 따르면, 약사들이 진심으로 책무에 충실하기 위해 복약지도를 하려해도 이를 거부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또 열성적인 설명을 다듣고 나서 딴 이야기를 하시는 어르신들이나, 여유롭게 복약지도를 할 수 없도록 만드는 불충분한 복약상담료나 경영환경 등 현실적 어려움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서, 이를 소홀히 할 수도 없다. '포괄적 복약상담'이 바로 약사의 존재 이유이자, 예전과 달리 사회적 감시의 눈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복약상담료 왜 내야하는지 모르겠다'는 무지한 주장이 파장을 일으켰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정명희 약사가 열심히 하고는 있다지만, 결코 혼자서 이 사회에서 약사가 필요함을 충분히 입증할 재간은 없다. 물론 지금도 알려지지 않아 그렇지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을 하는 약국과 약사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상의 약국들이 '정명희 약사 처럼' 환자들에게 '능동적인 복약상담'을 한다는 이미지는 형성되지 않은 게 사실이다. 약사의 미래를 위해서도 이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사회가 의약품을 안전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측면서 '제2, 제3의 정명희'는 크게 늘어나야 한다. 아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약사의 약학적 코멘트에 귀기울이는 사회, 그래서 안전하게 의약품을 복용하는 사회가 완성돼야 한다.2014-02-14 12:20:18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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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약사회는 전투…의협은 집(計家)바둑바둑은 집싸움이다. 집을 많이 지으면 이긴다. 그런데 지금 '의료영리화 바둑판'이 묘하다. 대마의 사활을 걸고 곳곳에서 만패불청을 외치며 확전 양상을 보이던 전투가 급격히 소강상태로 변모되고 있다. '원격의료와 의료기관 자회사 설립'을 동력삼아 화점에 착점했던 정부나, '3.3 대파업'을 앞세워 정부의 대척 지형인 '3.3'에 돌을 내려놓고 옥쇄작전에 돌입했던 의료계는 초반 화력과시를 멈추고 전투지형에서 손을 빼 각자 생존의 길을 선택한 듯하다. 바꿔치기까지는 아니더라도 타협국면으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의사협회는 어느 새 또다른 지형에 집을 지으며 의료수가 인상, 의약분업 재검토, 병의원의 의약품 택배 같은 현안을 품었다. 정부도 은근슬쩍 그 곁에다 돌은 두지만, 몰아치는 대신 어울려 자신의 집을 짓고 있다. 전투 바둑은 어느 새 집바둑, 다시말해 계가(計家)바둑 양상이 됐다. 마치 끝내기 수순같다. 4일 열린 제2차 의정협의회 결과는 국면의 대전환을 적지 않게 암시하고 있다. 선수를 뒀던 정부가 검은 돌, 의사협회가 백돌을 쥐었던 '의료영리화 바둑판'은 어느 새 흑백으로 어우러지며 '비버'처럼 각자 집 짓기에 들어간 가운데 '법인약국이라는 회색돌'을 쥐고 바둑판에 뛰어들었던 약사회는 마땅히 착점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착점할 곳이 없거나 기회를 잃은 셈이다. 검은 돌과 흰돌이 대마싸움을 벌일때 흰돌을 쥔 의사협회 응원군을 자처하며 거들었던 약사회는 흑돌과 백돌이 전투대신 각자 계가 바둑으로 한발 물러서면서 누구를 상대로, 누구와 함께 싸워야할 지 길을 잃은 모습이다. 이렇게 되면, 정부와 의료계가 이번 바둑을 끝낸후 다시 정부와 법인약국을 놓고 맞대결을 펼쳐야 할 상황이다. 고약한건 의료영리화 저지라는 대의의 대열에 함께섰던 의사협회가 알토란 같은 자기 집을 열심히 짓고 있다는 점이다. 약사회도 자기 집을 지어야만 하는데 언제, 어디에 착점할지 지금도 좌고우면하고 있다. 좀더 긍정적으로 바라보자면 심사숙고일테지만 말이다. 더 고약한 건 약사회가 흰돌을 잡고 싸워야할 다음번 바둑판이다. 약사회가 정부와 함께 새롭게 대마싸움을 할 바둑판은 정부와 의사협회가 각자 집을 지으며 만들어 놓은 여러 조건이 이미 깔려있다는 점이다. 만약 정부와 의사협회가 병의원의 직접적인 의약품 택배 등 의약분업 전반에 걸쳐 평가를 하자는데 공감하게 되면 법인약국을 건 대마싸움은 크게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의약분업 재평가 같은 패를 완전 무시할 수 없는 처지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립무원이다. 반대로 꽃놀이패를 손에 쥔 정부의 법인약국 다루기는 한층 쉬워지게 되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 철학이든, 전략이든 지금까지 정부가 의약분업 재평가 같은 문제를 위해 적극적으로 테이블을 마련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양상이 바뀌어 '3.3대파업'을 막으면서 원격의료 등을 관철시키려면 사석(死石)작전도 염두에 둘 수 있을 것이다. 약사회로선 또다른 심각한 고민거리가 생긴 것이다. 2014년 2월, 약사회가 회원 중심으로 법인약국의 폐해를 알리는 홍보전에 나서고 있다지만, 원격의료를 내건 의료영리화처럼 국민들을 각성시켜내지는 못한 상황이다. 의료영리화의 한 구성요소로 법인약국이 포함돼 있었다고는 하나 냉정히 말해 아는 사람만 알거나 무관심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은 '국민 63%가 법인약국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흘리며 민심 선점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약사회 집행부가 부랴부랴 새누리당대표를 만나기 위해 당사를 찾아 당대표 비서실 팀장을 만났다. 약사회 입장은 당대표까지 전달됐을까? 정부와 여당은 '바둑 한판두자'고 상대를 압박해 오는데도 약사회는 여전히 '당장 둘 일이 아니다'며 '장기적으로 두는 날짜'를 잡자고 하는 실정이다. 정부가 어느 날 바둑판에 돌을 놓을때도 약사회의 상징이자 대표인 조찬휘 회장 집행부가 다음에 두자고만 할 수는 없는 일일 것이다. '바둑을 아예 두지 말라'는 약사들의 민심 위에 선 조 회장의 다음 행보가 쉽지 않다.2014-02-05 12:24:53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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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흘려 법인약국 바람잡겠다는 건가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새누리당 부설 연구소인 여의도연구원 주체의 '보건의료제도 개선책에 대한 여론조사' 내용이 일부 언론에 보도됐다. 국민 24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원격의료 허용 찬성 68.3%, 의료자법인 설립 및 인수 합병 허용 찬성 45.3%, 법인약국 허용 찬성 63.2%였다. 당사자인 약사들조차도 법인약국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여론조사 응답자들에게 어떤 설명을, 얼마나 쉽게 했길래 이처럼 높은 찬성 답변이 나왔는지 궁금증이 남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해 설문내용은 당당하게 공개돼야 할 것이다.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을 비롯한 회장단은 3일 새누리당 당대표실을 방문해 여론조사 발표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 문제는 약사회와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분야인 만큼 새누리당 차원에서도 이번 문제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약사회는 이도 모자랐는지 같은 날 성명을 내어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은 실시했다는 설문지 내용이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당으로서 (언론을 통한 여론조사 공개) 자제해야할 사안이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언론을 통해 오도된 정보로 국민을 혼란스럽게 한다면 정부와 대화는 의미가 없다"고까지 수위를 높여 비판했다. 여론조사는 설문 내용의 객관성 및 공정성이 무엇보다 강조되는 사회과학 방법론 중 하나지만 설문구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얼마든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구심의 영역을 남겨 놓고는 한다. 설문조사를 통한 석박사 학위 논문에 설문 항목을 모두 첨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 만큼 여론조사 결과가 언론에 보도됐다면,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은 마땅히 어떤 내용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지 조사원문을 공개해야 마땅하다. 오차 범위가 얼마라는 식의 '정량적 정확성' 뿐만 아니라 내용 구성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정성적인 공정성'도 밝혀져야 한다. 설문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채 결과만 공표하는 건 홍보전의 일환, 그러니까 바람잡이용으로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2014-02-04 06:14:51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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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법인약국? '돈독(毒) 오른 약국'만 키운다우리는 흔히 서비스(service)를 이야기한다. 음식점만 해도 어디는 서비스가 '좋고' 어디는 '엉망'이라는 식으로 품평한다. 음식은 특성상 청결하고 맛있는 게 핵심이겠지만, 그 외적으로 종업원들의 수저 놓는 태도부터 말투까지 수없이 많은 파생 서비스가 음식점 주인이나, '왕'이라고 철썩같이 믿는 고객들의 요구로부터 만들어진다. 그러다 보니 종업원들이 홀 바닥에 엎드리다시피 하는 음식점도 생겨난다. 죄다 경쟁의 산물로, 종업원들의 바닥에 엎드리는 행위가 모든 고객들을 만족시키는지 알길 없다. 평가 기준은 고객의 숫자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알고 있는 건 엎드리는 수고비를 내 지갑에서 지출한다는 사실뿐이다. 소비자는 '같은 값이면 분홍치마'를 원하지만, 공급자 서비스에 동가홍상(同價紅裳)은 거의 없다. 자본주의 시민이라면 다 아는 이야기다. "법인약국을 허용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한 듯 보인다. 정부는 나홀로 약국의 비효율적인 경영이라든지, 1일 3교대 약국이 가능해져 서비스 수준이 향상된다든지 같은 명분을 앞세운다. 뭉뚱그리면 자본이 약국에 투자되는 양 만큼 '서비스도 개선된다'는 가설의 추종이다. 정부는 헌법재판소가 내린 '불합치 판결'을 해소하는 차원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라고 본 약사법 20조(2002년 당시 16조)는 '약사 또는 한약사가 아니면 약국을 개설할 수 없다'고 약국개설등록의 요건을 규정했다. 정부는 왜 약사라는 직종을 국가면허로 관리관장하고, 약사법은 왜 이토록 약사들에게만 독점의 혜택을 안겨온 것일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약사라서인가. 그럴리없고, 아니다. '균형잡힌 권리부여와 의무이행'을 통해 안전한 의약품 사용이라는 체계 확립과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서다. 그 뿐이다. 약사만이 약국을 개설하는 만큼, 약사들은 약국을 운영하면서 '하면 안된다'는 금지의 하명을 떠안고 산다. 마치 효능·효과는 한 줄인데 비해 경고, 주의 같은 사용상 안전사항이 대부분인 의약품 사용설명서(인서트)처럼 약사들에게 부과된 의무는 권리 못지 않게 많다. 의약품이 '양날의 검'으로 상징되듯 필요 이상 의약품이 국민들에게 투여되지 못하도록, 다시말해 의약품이 이윤을 창출하는 도구로 전용되지 못하도록 여러 규정으로 약사들의 경쟁 행위를 제한하는 것이다. 오죽하면, 약국을 찾는 고객에게 떡 한조각 나눠주는 것까지 못하도록 문제 삼을까. 반면 '해야한다'는 수행의 하명도 품고 산다. 복약상담이 대표적이다. 처방전에 적힌 의약품 사이의 상호작용은 없는지, 불필요한 약물이 포함돼 있지는 않은지 살펴야 하고 환자들이 약물을 잘 복용함으로써 증상완화나 최적의 치료에 도달하도록 도와야 한다. 법인약국이 도입되면 소비자 마음을 훔치기 위해 '음식점의 종업원처럼 엎드리는 외견적 서비스'는 늘어날 것이다. 생계형 약국보다 매뉴얼화된 복약상담이나, 조명발 제대로 받은 의약품의 진열 등 바깥으로 보이는 서비스는 더 나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이같은 서비스를 원하는 것일까? 내 지갑을 노리는 감춰진 이면에 진심으로 눈돌린다면 그럴리 없다. 투자된 자본은 서비스를 향상시키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론 이윤창출을 더 노골화시킬 것이다. 투자된 자본의 압박을 받아 돈독(毒)이 오른 법인약국들이 '너 죽고 나살자'는 식의 경쟁을 주도하며 소비자들에게 약을 권할 건 너무도 뻔하다. 생계형 약국도 이윤창출 욕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법인약국에 비하면 욕망의 강도는 현저히 낮을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약국의 독점을 풀기위해 박카스를 밖으로 빼내고, 소비자 편의를 명목으로 일반의약품을 편의점으로 보냈다. 이만하면 충분하다. 법인약국의 돈독, 나는 사절한다.2014-01-22 12:24:52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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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편의점 일반약 트라우마에 갇힌 '법인약국'전국 약사들이 매일 밤 '법인약국 도입 결사 반대'를 결의하고 있다. 전국 시도 산하 분회의 총회 현장의 '필수 단골 메뉴'가 됐다. 그만큼 약사들에게 법인약국 도입은 위협 요소이자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인 것이다. 약사들의 분노를 잘 알고 있는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의 반대 의지 또한 결연하다. 민주당이 주도한 14일 토론회 현장서 '사전협의 진위'를 따져 물으며 복지부 이창준 과장을 코너에 몰아 세운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 회장이 이날 저녁 서울 강동분회가 주최한 회원과 대화에 참석해 "3월까지 절대 협의는 없다"고 한 것도 결사반대의 확고한 의지로 풀이된다. 복지부 과장을 거세게 몰아친 '조 회장의 초강력 행동과 3월까지 협의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입장 표명대로라면 이 기간동안 정부는 정부대로 구상한 안을 진전시킬 것이며, 약사회는 약사회대로 반대논리 개발과 함께 약사회원들의 분노를 투쟁의 동력으로 응축시키게 될 것이다. 조찬휘 회장을 비롯한 약사회도 나름의 복안을 갖고 있겠지만, 어떤 대화도 안겠다는 것만이 과연 최선일까? 반대의 경우는 어떤가. 정부와 협의체를 만들어 유한책임회사 형태의 법인약국이 왜 위험한지를 주장하면서 정부의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탐색하고 결과에 따라 향후 방향을 정하는 것 말이다. 의사협회가 한발 앞서 선 파업결정 후 협의체 가동을 얻어냈다지만 이것만이 유일한 롤모델 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약사회가 정부와 협의에 나서려면 우선 '사전 협의 논란'을 넘어 자유로워져야 한다. 약사회가 사전협의 논란에 민감한 것은 일반약 편의점 판매와 관련해 전임 집행부가 어느 날 밤 갑자기 '전향적 협의'를 밝힘으로써 약사들로부터 지탄을 받았던 트라우마 때문일지 모른다. 특히 100만인 서명운동 등 일선 약사들이 전격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일이라 약사들의 분노는 한층 컸었다. 그렇다고 한다면 법인약국 문제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정부와 협의에 나서고, 해보니 도저히 안된다고 한다면 회원들도 충분히 납득할 것이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하면 현 집행부에게 더 큰 힘이 실리고 공연히 밀실합의설 같은 주홍글씨를 달지 않아도 된다. 의사협회는 오늘(17일) 복지부와 회의를 열고 의료발전협의뢰를 구성, 22일 의사협회에서 첫 회의를 열기로 했다. 주목되는 점은 첫 회의를 의사협회에서 연다는 점이다. 의료계에 대한 배려인 셈이다. 다른 하나는 의협의 미묘한 입장변화다. 이용진 의협 기획부회장은 "원격의료 국무회의 상정 보류 요구안은 협의회 논의 시작을 위한 전제조건은 아니다"라며 슬쩍 협의체 운영의 유연성을 넓혔다. 만약, 의정협의체가 결과를 나타내 의사협회가 3월3일 총파업을 접는다면 약사회는 대정부 협상에서 지렛대를 잃게 될지 모른다. 약사회만의 외로운 투쟁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조찬휘 회장의 약사회'는 법인약국 투쟁의 궁극적인 목표를 명확히 하되, 좀 유연해 질 필요가 있다. 과거 일반약 편의점 제도 도입 과정의 트라우마 때문에, 혹은 이를 기억하고 있는 약사들의 눈을 의식해 필요 이상 강경한 태도를 취하다보면 미처 파악하지 못한 외통수에 걸려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약사회는 우선 복지부와 대화창구를 개설해야 한다. 대관 라인을 새롭게 정비해 출구를 마련하고, 말문을 터야한다. 협의 그 자체를 터부시할 필요는 없다. 또 협의에 나서야 추후 정부나 약사들로부터 '사전협의설' 공격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협의 과정을 거치고 난 후 또다른 방안을 모색해도 늦지 않다. 협의하면서 극단적 상업화 약국의 폐해를 국민들에게 이해시키고 힘을 축적해 나가야 한다.2014-01-17 12:24:50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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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협의체, 진료수가 제대로 짚는 계기로지난 12일 대한의사협회가 '3월3일 조건부 총파업'을 결정한 이후 파업 시계의 초침이 재깍재깍 돌아가고 있다. 정부와 의사협회간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 에 현격한 차이가 있고, 각자 구상하는 협의체 모양이나 성격이 다르다지만 '협의체 구성 자체'에는 공감한 만큼 양자는 서둘러 협의체를 구성하고, 현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핵심 쟁점은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허용여부, 의료법인 자(子)법인 설립 등 정부 투자활성화 방안, 수가 등 건강보험제도 개혁 등 3가지로 압축된다. 양자는 이 문제를 두고 치열하게 논쟁하되, 아전인수격 각자 입장만 고집해 총파업을 불러들여서는 안된다. 오직 어느 것이 국민에게 이로운지만 바라봐야 한다. 그럴 때만 이 협의체의 결정 내용에 국민들도 지지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원격의료나 의료법인 자회사 설립에 대해서는 정부와 의료계 등 보건단체들 사이의 이견 차이가 현격한 만큼 더 따져볼 필요성이 있다. 도입 그 자체가 안되는 것인지, 상업화 혹은 영리화로 변질될 위험성을 최대한 보완하는 것으로 가능한지 모두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수가 현실화 문제 만큼은 세세한 내용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부가 어느 정도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 만큼 이번 협의체가 제대로 짚는 계기가 돼야한다. 건강보험제도가 도입된 이래 의료계가 일관되게 '진료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가'가 정상적인 의료를 왜곡시킨다고 주장해온 만큼 면밀하게 따져보는 이번 협의체는 황금의 기회나 마찬가지다. 수가가 진료원가의 몇%를 커버하고 있는지, 수가를 올릴 필요가 있다면 비급여 항목은 어떻게 할 것인지, 행위별 진료원가는 얼마며 공개가능 한 것인지 조목 조목 논의해야 한다. 그래야만 보험료 인상이든, 정부지원금 증액이든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수가인상이라는 말만 나오면 여기저기서 '밥그릇 다툼이라는 모자를 씌워' 진지한 논의에 이르지 못한 게 사실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비정상의 정상화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협의체는 건강보험제도 핵심 축의 하나인 의료행위에 대한 현행 보상체계가 유발하는 비정상이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정부가 강경 대응하고 있음에도 단절되지 않는 의약품 리베이트나, 병원경영을 염두엔 둔 시장형실거래가 제도 같은 게 죄다 저수가에 기인한다는 보건의약계의 시각이 늘 존재해 왔기 때문이다.2014-01-14 12:24:5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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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법인약국의 '화려한 약속과 우울한 결과'복지부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영리 법인약국과 관련해 약사회가 결의대회로 반발하고, 이를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하자 "의료민영화와 무관하다"고 복지부가 보도자료를 내어 설명 겸 반박했다. 법인약국 허용의 추진은 2002년 헌법재판소 헌법 불합치 판결에 따른 위헌상태 해소 차원이며, 주식회사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아 대형자본에 의한 독과점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골자다. 법인당 개설할 수 있는 약국 수를 제한함으로써 동네약국의 도산 우려는 없다고 강조했다. 영리법인 형태는 약사 면허 소지자들만이 사원으로 참여해 유한책임을 지는 유한책임회사가 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그렇다 치자. 정부 말을 액면 받아들여 '제4차 투자대책 활성화 대책'이 제시한 영리 법인약국의 기대효과를 살펴보자. 정부는 기대효과로 국민건강권 보호를 위한 양질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 진다고 봤다. 약국 경영이 효율화 되고, 처방약 구비가 완벽해지며, 심야·휴일영업 활성화 등 약제서비스의 품질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기대효과 예상에는 현행 약국에 대한 문제의식이 짙게 깔려있다. 기존약국은 약사 1인이 운영해 영세하며, 경영이 비효율적이고, 영세약국은 병원처방약을 모두 구비하지 못하며, 구비한 약품도 일부만 판매되고 재고가 쌓인다는 것이다. 집주변 소형약국의 경우 접근성은 좋지만 원하는 약품을 모두 구비하기 힘들고, 약사 가족 등 무자격자 조제도 많다고 예시했다. 정부의 기대효과에 의도하지 않은 결과들이 초래되지는 않을까? 효과 대비 부작용의 측면, 다시말해 배보다 배꼽이 크지 않을지 의문이 떠나지 않는다. 왜? 기업의 속성 때문이다. 근래들어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다지만 기업설립의 목적은 누가 뭐래도 이윤 추구다. '소득있는 곳에 세금있다'는 명제에 앞서 더 치밀하게 이윤을 짜내는 곳이 바로 기업이다. 그래서 투자는 곧 이윤(돈)이 있어야 시작되며, 시작된 이상 이윤을 만들거나 짜내야 하는 태생적 속성을 갖고 있다. 유한책임회사 형태의 법인약국이 설립됐다고 가정해 보자. 이 기업은 주변과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기대하는 효과처럼 약사 1인 이상을 고용하고 필요하다면(더 정확히는 이익이 난다면) 1일 3교대도 할 것이다. 그 반대의 경우, 돈이 생각만큼 벌리지 않는 상황이라면 어떨까? 기업은 또 그 속성상 경영효율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 자본축적을 통해 POS 같은 약국설비에 적극적으로 나설 개연성도 크다. 그런데 경영효율화의 모토는 이익극대화, 다시말해 경상비는 최소화하고 이익은 최대한 높이는 방향으로 가게된다. 이건 자명하다. 이익은 경상비 절감보다 영업이익 증가에서 더 알차게 추출할 수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소비자(환자)를 상대로 더 많이 판매하는데 혈안이 될 것이다. 작년 갑을 논쟁을 일으켰던 기업들의 행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뜻이다. 대리점에 기획상품을 떠 안기듯 법인약국 본부는 브랜치에 신상품을 떠 맡길테고, 그러면 브랜치는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논리 비약인가? 아니다. 매우 상식적인 기업 활동의 단면일 뿐이다. 약권하는 사회, 건강식품 권하는 약국의 등장은 뻔하다. 정부는 진정, 바리바리 약 보따리를 들고 문을 나서는 소비자들을 보려는 것인가. 행정학 분야에 '의도하지 않은 결과의 가설'이란 게 있다. '화려한 약속과 우울한 결과'라는 말로 통용되는 이 이론은 새로운 정책이라는 것이 '사전적 의도와 사후적 현실'이 다를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굳이 외부 대자본의 유입까지 고려하지 않더라도 영리법인 약국은 그 자체로 추상적 명사인 경영효율화를 쓸어버리고 상업화로 달려나갈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지나친 극단의 상업화 말이다. 구체적인 정부 안과 계획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유령출몰설'에 기반해 쓰는 이 글이 소설이라고 팽개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좀더 나가, 약사만의 법인의 경영실적이 나빠져 새 자본을 필요로 할 때 투자처를 찾던 외부자본이 법테두리 밖에서 입맛만 다시고 말까? 약사만의 법인약국이 결국 외부 대형자본의 사다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약사들의 주장은 피해망상, 과대망상일 뿐일까? 결과적으로 법인약국 주변의 영세약국들(정부지칭)은 무너지게 될 것이며 연쇄작용을 일으킬 개연성은 크다. 또 다른 맥락에서 현행 약국운영의 문제점으로 지적한 정부의 진단에는 '문제점'이 있다. 정부가 법인약국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영세약국의 비효율성을 지적했지만, 영세약국을 넘어 나라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비효율성은 왜 눈을 감고 있을까? 1만종이 넘는 의약품을 모든 약국이 구비하고 있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 비효율 중의 비효율이다. 예를들어 제네릭만 수십종인 의약품의 경우 이 모든 약들을 약국이 다 챙길 수 있어야만 효율이고, 그렇지 못하면 비효율인가? 아니다. 이같은 현실을 양산하는 허가체제와 정책이 더 문제다. 또 접근성 좋은 약국이 집주변에 있는 사회적 가치가, 원하는 약품을 모두 구비하지 못했다는 점 하나만으로 문제있는 곳으로 지적받는 것은 불합리하다. 무자격자 조제를 거론하지만, 이 보다 환자 약력 관리 등에 헌신하는 약국이 결코 적지 않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법인약국은 누구를 위해 필요한 것일까?2014-01-07 12:24:53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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