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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성큼 다가온 오리지널-제네릭 약가 양극화, 앞날은?

  • 조광연
  • 2014-02-28 12:15:00
  • 국내 제약사 초저가 제네릭 선택은 생존 몸부림

소폭의 차이는 있었으나, 크게 보아 한 덩어리였던 '국내 의약품 가격 체계'에 실금이 가기 시작했다.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과 제네릭 가격의 양극화를 예상할 만한 조짐이 광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네릭을 생산, 공급하는 국내 제약회사 39곳은 작년 91개 품목의 판매예정가를 복지부가 정한 약가산식보다 낮게 등재했다. 올해도 통상의 정해진 가격 아래로 스스로 가격을 낮추는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지금도 동종 업계 일각에서 '이래도 되는 거냐' 같은 우려가 나오고, 앞으로 더 미묘한 논쟁 혹은 논란을 부르기에 충분하지만, 시대를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가 될 것은 자명하다. 시장에 특장점을 내놓고 설명하기 힘든 제네릭 특성과 개발과 출시가 더뎌지는 신약 때문이다.

우선 예상되는 논란은 정부 등의 약가거품론이 될 공산이 크다. '그것 보라구. 가격을 내릴 충분한 여력이 있다니까. 아직도' 같은 공세 말이다. 다음으로는 동종 업계의 경쟁자들이 제기할 업계 공멸론일 것이다. 개별 제약회사 별로는 비주력 품목의 가격을 낮춰 시장의 움직임을 살펴 미래 마케팅 혹은 회사의 전략 방향을 점쳐 보는 것일테지만, 이것이 일상화돼 합쳐지면 업계의 전체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와 논란은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제약회사가 스스로 제네릭 가격을 내리는 현상은 그렇게 단순하게만 볼 수는 없는 사안이다. 여기엔 소위 '反 리베이트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제약사들의 생존 몸부림이 내재돼 있고, '소비자가 언제까지 가격정보를 모르고 있을까'하는 의구심에 기반한 미래 제네릭 사업의 방향을 타진해보려는 테스트 마케팅도 들어있다. 약국 입장으로 시각을 좁혀 보자면, 의약품 구매대금 규모가 줄어든다는 측면도 있을 수 있다. 일명 초저가 제네릭 시대는 몇몇 가격정책과 어우러질 때 의약품 가격체계의 실질적인 양극화를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현상=비아그라와 글리벡의 초저가 제네릭 경쟁은 모양새는 유사했지만 결과는 매우 상이했다. 비아그라 제네릭 저가 경쟁은 실적이 보여주는 것처럼 '제네릭 동맹'이 오리지널을 구체적으로 괴롭히는 양상이다. 제네릭 중에서도 후발로 뛰어든 제약회사 관계자 A씨는 "가격을 크게 낮춘 만큼 매출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마케팅 영업 비용 또한 다른 제네릭처럼 거의 투입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얻은 것으로 회사는 평가한다"고 말했다.

반면 글리벡 분야는 달랐다. 환자 단체가 잘 결속돼 있는데다, 고가여서 환자들이 가격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함으로써 초저가 제네릭 공략이 성공적일 것으로 전망됐으나, 글리벡이 상대하고 있는 질병이 난치성 암이라는 점을 간과했다. A씨는 "가격보다 질병의 중증도가 더 놓은 결정 요소였다"고 말했다. 생사를 다투는 중증의 질병 앞에서 가격 요인은 부차적이었던 셈이다. 초저가 제네릭 경쟁이 모든 질병분야서 이뤄질지는 의문의 영역으로 제약회사들의 테스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초저가 제네릭 왜=국내 제약회사들이 초저가 제네릭 경쟁을 벌이기 시작한데는 反 리베이트 움직임을 빼놓을 수 없다. 또다른 제약회사 B씨는 "의약품 거래와 관련한 불법 리베이트 행위가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큰 흐름에선 한풀 꺾인 상황이라 제네릭 가격을 낮출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제약사들이 초저가 경쟁의 영토로 생각하는 곳은 의원급이다. 이곳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경우 본인부담금에 민감하기 때문에 의원들도 긍정적으로 초저가 제네릭을 바라보는 만큼 제약사들은 승부를 볼만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B씨는 말했다. 의원 등을 상대로 마케팅을 전개하면서 '초저가의 유용성'을 앞세워 말을 걸 수 있다고 보는 셈이다.

▶미래를 구축할 또다른 요소=제약사들의 풍향계는 정부 정책을 향해서도 돌아가고 있다. 저가구매 인센티브 제도가 영구화되면, 제약사들은 정부 산식에 맞춰 가격을 등재하는 게 유리할 것이다. 병원에 인센티브가 많이 돌아가게 하려면, 스스로 초기몸값을 튼실하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를 대체하게 될 것으로 유력한 '처방총액 약품비 절감 장려금제도'라면 상황은 바뀐다. 초기몸값이 낮을수록 병원 등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결국 제약사들은 이같은 정책의 운명과 향방을 지켜보며 가격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판도라의 상자도 있다. 사실상 세상에 있는 모든 가격정책이 국내에 도입된 상황에서 예외가 있는데 바로 참조가격제다. 이 제도는 한마디로 정보비대칭에 가려진 가격을 소비자에게 보여주고 선택하게 하는 제도다. 리스트 상에서 현저한 가격의 차이를 보게되는 경우 초저가 제네릭 전략은 성공을 거두게 될 것이다. 그때도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이 고가를 유지하면서 굳건히 버틸지는 거꾸로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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