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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총 약국 감시고발, 이젠 그만해도 된다전국의사총연합(전의총)이 21일 서울 부산 청주지역 약국 221곳에서 불법행위가 포착됐다며 관할 보건소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전의총은 2011년 53개 약국을 필두로 작년 3월 123곳, 7월 203곳 등 지금까지 어림잡아 600곳 정도를 고발 조치했다. 결론부터 말해 전의총의 약국감시와 고발은 이쯤에서 손을 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것이 상대직능이든, 이웃이든 사회 정의의 실천이라는 측면에서 불법을 감시하고 적발하며 당국에 고발조치하는 것을 두고 무조건 탓할 일은 못된다. 그럼에도 상대 직능이 깨끗해질 때까지 손봐주겠다는 식으로 비춰져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는 커녕 상대직능과 반목과 갈등만 키우게 된다. 사회적으로는 참으로 박수치기 불편한 사회정의의 실천으로 보일 뿐이다. 손뼉이 마주치듯 최근 취임한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은 9일 경기도약사회 임원 워크숍에서 "상대 단체가 약국을 고발하는 경우 5배, 아니 10배까지 되갚아 주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장에 당선되면서 의료기관 불법사례 기록을 요청했으며 현재 2000여 건이 확보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복 의사를 보였다. 대체 보건의약계 두 수레바퀴인 의사와 약사들이 지금 무엇하겠다는 말인가. 전의총은 경각심을 일깨운데 만족하고 약국 감시와 고발을 멈춰야 옳다. 상대 직능의 잘 잘못을 따지기 전 자신의 과오는 없는지 성찰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때다. 그래야 사회는 더 큰 지지를 보낼 수 있다. 약사회도 마찬가지다. 비록 전의총의 손을 빌리기는 했으나 약국가에 여전히 문제의 소지가 있음을 다시한번 알게 된 만큼 뼈를 깎는 자기 반성에 주력하며 국민속으로 걸어들어가야 할 것이다. 국민이 의약사에게 바라는 것은 이것 뿐이다.2013-03-12 06:34:5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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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의 불용재고약 정부는 외면하지 말라의약분업이 시행된 지도 이제 10년이 넘었다. 시행 초기에는 다소 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 제도가 정착되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아직도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하나가 바로 약국에 쌓여가는 불용재고약(不用在庫藥 )문제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모든 의약품은 의사의 처방전에 의하여만 판매 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과, 의사의 처방이나 또는 약사의 판단에 의하여 판매 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나뉜다. 다시 말하면 일반의약품은 의사의 처방 또는 처방전이 없이도 판매할 수 있지만 전문약은 반드시 처방조제로만 판매할 수 있어 약국의 입장에서는 약을 구입하여 사용하고 남은 약은 처방이 나오지 않으면 이를 소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또한 일반약이라 할지라도 처방조제에 사용하고 남은 약은 낱알 판매가 금지되어있어 재고약 문제는 사실상 약국이 자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심각한 상태이다. 현재 대로라면 약국은 약의 수요예측과 소비가 자력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약 구입과 재고약 해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이로 인해 약을 준비하지 않으면 환자로부터 비난을 받고 약을 준비하여 처방이 나오지 않으면 손실을 감내해야하는 말도 안 되는 이중의 고통과 손실을 고스란히 현장에서 겪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 동안 약사회는 궁여지책으로 생산.공급자에게 사정하다시피 남은 약을 반품하는 소모적 과정을 되풀이 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이 역시 쉽지 않고 더구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전혀 될 수가 없다. 한편 이와 같은 불합리한 고통과 손실은 직접적으로는 약국의 피해이지만 결국은 사회적 손실과 고통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당국은 10년이 넘도록 이런 현실은 몰랐을까? 아니다. 알았지만 의지가 없어서 이 문제를 외면하여 왔다고 생각한다. 아니 알면서도 모른 체 해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타의(他意)에 의해 쌓일 수밖에 없는 불용재고약을 약국과 공급자간의 양자간 문제인양 방치한 정부가 이 문제에 관한한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우선 가장 근본적 해결책은 처방전 발행 시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성분명처방을 법제화 하거나 최소한 이를 정책적으로 적극 유도해야 한다. 일예로 성분명처방에 대하여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법 등이 그것이다. 툭하면 관련 직능이 주장하는 "동일 성분이어도 약효가 다르다”는 내용은 성분명 처방을 반대하는 명분치고는 옹색하기 짝이 없다. 과연 그럴까? 그렇다면 역설적으로 약효가 떨어지는 약을 일부러 처방하는 의사도 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는 말인가? 뭐라고 하던 업계 및 관련자들은 다 아는 사실이고 이제부터라도 일부 예외적인 경우나 상품명 처방이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일반명(성분명)처방을 시행해야 한다. 둘째 정부가 대체조제에 대한 대국민 설득을 적극적으로 해나가는 한편 국가기관을 통하여 동일성분 간에는 약효가 동등하다는 것을 공신력 있게 담보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환자에게는 대체조제가 처방과 다른 내용으로 조제되는 것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키고 약국은 동일성분에 대하여 최소한의 품목으로도 원활하게 조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우선적으로 나서 해결해야한다. 여기서 대체조제 대신'동일성분 조제'라는 용어의 사용도 환자의 이해를 돕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셋째 현행 약사법상에는 각 지역별로 지역의사회가 처방목록을 준비하여 지역약사회에 주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이 조항은 이행하지 않아도 벌칙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사문화 되어온 실정이다. 또한 이 처방목록 제출 조항의 입법 사유는 의.약.정(醫.藥 .政) 합의사항이기도 한다. 따라서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불이행에 따른 벌칙을 약사법에 넣어 실효성 있게 운용하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소포장 단위 생산의 엄격한 관리다. 이를 테면 제약사에 소포장 생산을 의무화하고 유통과정 중 약국의 소포장 단위 주문 시 이를 거절하면 제제를 가하는 등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재고약을 줄이는데 보다 효과적이리라 믿는다. 문제는 정부가 늘 이 문제를 공급자와 수급자간의 상거래 관행상 이견 정도로 인식하여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더 이상 방치해서도 안 되며 약사의 직능이기주의적 발상도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선결과제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문제 해결의 가장 중요하고 실효적인 대책이라는 점을 강조해둔다. 아무쪼록 새롭게 출발하는 정부 당국에 만성적인 약국불용재고약 문제 해결에 대한 적극적인 사고의 전환과 시행을 기대 해본다. 이 불용재고약 문제에 관한한 약국의 책임은 결코 물을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2013-03-11 06:30:03데일리팜 -
과욕이 부른 약사회의 감사 경선대한약사회 일부와 서울, 경기도약 임원 선출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대약, 서울, 경기도약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감사 선출을 위해 모두 경선이 치러졌다는 것이다. 대약은 총 3개조로 나눠 감사 후보가 추천됐다. ▲기호 1번은 노숙희-박호현-옥태석-김태원 ▲기호 2번 문재빈-박호현-노숙희-구본호 ▲기호 3번 박호현-노숙희-김태원-구본호 후보였다. 공통 후보는 노숙희, 박호현 씨 였고 나머지 두 자를 놓고 문재빈, 옥태석, 구본호, 김태원 씨가 경합을 벌인 모양새다. 결국 문재빈-박호현-노숙희-구본호 씨가 대약 감사가 됐다. 서울은 더 복잡했다. ▲기호 1번은 서국진-곽혜자-이상학 ▲2번은 서국진-백원규-남수자 ▲3번은 서국진-백원규-곽혜자 후보였다. 서울시약 감사는 기호 2번이 당선됐다. 경기도약도 ▲1번 김현태-최광훈-박덕순 ▲2번 김현태-최광훈-박명희 조로 나눠 투표가 진행돼 2번이 당선됐다. 투표에 참여한 대의원들은 누가 왜 추천을 받았고 감사를 하려고 하는 지 영문도 모르고 투표에 나섰다. 결국 동문 줄서기, 인맥, 정치적 입장 등이 고려된 투표가 진행된다. 이같은 현상은 집행부 회무를 견제하고 관리해야 할 감사직을 집행부에서 좌지우지 하려다보니 발생한 문제다. 한 자리라도 더 차지하려는 인사들의 양보 없는 '치킨게임'도 원인이다. 대약 파견 A대의원은 "지부 총회의장을 하는 분이 감사를 하겠다고 하고, 동문회나 회장 입김에 따라 감사후보가 변경되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번 총회에서 회원을 위한 약사회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동문 줄서기, 집행부와 전임 집행부 간 알력으로 탄생한 감사단이 회무와 회계 전반을 감시하고 지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잘못은 덮어주고 잘한 일은 칭찬만 하는 감사단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2013-03-11 06:30:01강신국 -
[칼럼] 조찬휘 회장, '강함의 강박증'서 벗어나야조찬휘 회장의 인식을 지배하는 핵심 키워드는 '고슴도치'와 '파마토피아(Pharmatopia)'였다. 7일 제37대 대한약사회장에 취임한 조 회장은 A4용지 세 장 분량 취임사를 통해 앞으로 6만 약사를 이끌고 나갈 방향성을 제시했다. 세 가지 방향성은 강한 약사회, 미리 미리 정책, 행복한 약사회로 요약된다. 강한 약사회를 이야기 하기 앞서 그가 제시한 두 가지 방향성은 납득 가능하다. 약사와 관련한 정책에 대해 그는 '빨리 빨리'보다 '미리 미리'하겠다고 약속했다. "돌발 현안에 허둥대며 임기응변 하지 않고 선제적으로 의제를 발굴, 정부와 상대 단체에 제시함으로써 이슈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말 반듯한 판단이 아닐 수 없다. 이전 모든 집행부에게 쏟아졌던 비판이 바로 이 대목이었기 때문이다. 약사들은 "대체 지금까지 뭐하다가 이제와서…."라고 성토했었다. 그래서 전국 각지서 능력있고, 창의력 넘치는 인재를 모으겠다는 약속은 이해된다. 회원이 행복한 약사회, 다시말해 파마토피아는 조찬휘 회장의 비전과 소망을 넘어 6만 약사들의 염원이자 대한약사회 존재의 이유라는 점에서 너무도 당연한 방향성 제시다. 그는 말했다. "약국경영이 불안하지 않고, 조제와 투약 업무에 성심성의 껏 임하는 기쁨을 맛볼 때 회원이 행복한 약사회가 만들어 진다"고 말이다. 따라서 처벌위주의 약사법을 손보고, 억울한 약사들의 법률 구조에 힘쓰며, 악성재고를 해결해 내겠다는 그의 약속은 약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게될 것이다. 우려되는 부분은 강(强)함에 대한 조 회장의 인식 체계다. 그는 말한다. "가시를 곧추세운 고슴도치처럼 외부 도전에 까칠하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강한 약사회 만들겠다." "순종적이고 순응적인 정책 기조를 벗어나 우리에게 아픔을 주는 만큼 분명히 돌려줄 역량이 있음을 천명한다." 물론 그의 자세와 태도에 대한 의지의 표현으로서 수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아니면 전임 집행부와 차별을 두기 위한 반동의 언어일 수도 있다. 그런데 정말 강한게 상대를 향해 가시를 곧추세운 고슴도치 뿐일까? '조 회장의 강함'에는 국민이 빠졌다. 세 장 분량 취임사 어디에도 국민은 없었다. 오늘 날 국민의 요구를 거스르며 추진할 수 있는 정책이란게 과연 있을까? 최근 만난 의사협회 집행부 한 임원은 "역사적으로 가장 뼈아픈 게 있다면 그건 힘을 앞세워 파업했던 거"라고 고백했다. 분업 당시 파업으로 현실적으로 뭔가 얻었던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는 '의사의 사회적 발언권이 약화됐다'고 씁쓸해했다. 그는 "결국엔 국민을 중심에 놓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이긴다"면서 "지금 당장 힘들어도 10년, 20년을 내다보고 국민을 중심에 두고 가겠다"고 말했다. 그게 현 집행부의 기조라고도 했다. 언제나 달콤한 말을 쏟아내는 정치인들이지만 그들은 모두 국민의 등 뒤에, 다시말해 여론의 뒷편에서 몸을 사리고 있다. 그런 사회다. 약사회의 좌표도 필연 이 안에 있을 것이다. 조찬휘 회장이 진정 파마토피아를 꿈꾼다면 국민들에게도 좋으면서 약사들도 좋은 정책을 만들어 내는데 힘써야 한다. 이런 정책들이 완성되려면 정밀한 연구와 준비가 필요하다. '안전상비약 편의점 판매는 전임 집행부의 유약함에서 비롯됐지'라고 되뇌이다 보면 강함을 추구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자신도 어쩔수 없는 오류에 빠질 우려가 크다. 전국 6약사들이 조 회장에게 진정 거는 기대는 강한 약사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도 밝힌것처럼 '파마토피아'에 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2013-03-08 12:24:50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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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 내세우기로 끝난 인사청문회지난 6일 진영 보건복지부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이어졌다. 이번 인사청문회는 박근혜 정부의 첫번째 복지부장관의 자질을 검증하는 상징적인 의미 외에도 논란에 휩싸인 보건복지 대선 공약 전반에 대한 해명과 이행 의지를 확인하는 시험대이기도 했다.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과 박근혜 당선인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하면서 새 정부 정책 설계의 핵심에 있었던 그였기에 인사청문회 현장의 분위기는 더욱 살얼음이었다. 야당 쪽 보건복지위원들은 4대 중증질환에서 상급병실료와 선택진료비 제외 논란, 고령자 기초연금 20만원 지급 공약 후퇴 등에 대해 작정한 듯 날선 맹공을 퍼부은 반면, 여당 쪽 위원들은 변론에 치우친 '질문 아닌 질문'으로 시간을 허비하기에 바빴다. 진상을 요구하는 보건복지위원들의 질문에 진 내정자는 "오해의 소지가 있었을 뿐 결코 공약 후퇴가 아니다"라는 답변을 종일 이어갔을 뿐이다. 투표 전날 보도자료를 배포해 비급여 포함 논란을 불식시켰고, 그 전후로도 수차례 바로잡았다는 것이 주된 명분이었다. 수차례 설명과 투표 전날 해명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는 것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될 지 모르지만, 과연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명분이 되는 지는 의문이다. 이를 인지하고 투표해 임한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되는 지는 간단한 대국민 설문만 해봐도 알 일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진정성이다. '100% 급여화'가 아닌 '국가 부담'을 약속한 공약과 캠페인 슬로건이 당선의 핵심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여야가 이견을 달리할 리 없는 주지의 사실일 것이다. 그렇다면 투표 직전 해명했다는 명분은 결코 정의롭지 못하다. 다시 말해, 공약과 캠페인은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해 산업광고 카피처럼 혼란을 의도했고 그만큼 지극히 자극적이었을 뿐, 뚜껑을 열어보니 과연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달랐다'는 것이다. 공약 설계의 요직에서 이를 지켜봐온 진 내정자가 인사청문회에 나와 "캠페인 문구가 짧아 국민이 오해할 수도 있겠다"며 한 발짝 뗄 문제는 결코 아니라는 얘기다. 앞으로 진 내정자는 새 정부의 보건복지 정책 공약 이행의 중심에서 이 문제에 대한 많은 이해관계와 갈등을 불식시키는 데 상당한 체력을 소모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의 진정성을 국민에게 피력하는 일은 지금부터 다시 시작된 셈이다.2013-03-07 06:30:02김정주 -
현대 의료소비자로 살기이 글은 마르크제의 후기산업사회 현상 분석으로 약과 의료에 대한 지난 글의 연장이다. 행위의료에 있어서는 약과 같은 대량생산이 없으므로 산업적 조작주의가 없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종양제거를 위해 대형병원에서 눈코뜰새 없는 수술 과정을 경험한 사람은 의료의 산업적 콘베이어 벨트는 이미 오래전부터 돌아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행위의료에서는 숫자대신 시각적 지표가 그것을 대신한다. 푸꼬는 그의 명저 ‘임상의학의 탄생’에서 근대의학이 보이는 것을 객관적 공간-신비론적 관념적 질병관에 대비하여-으로 정리하면서 실증주의의 영역으로 진입하였다고 하였다. 그것은 이후에 피부 밑의 해부적인 공간으로까지 확대되었는데 근대 실증주의 의학은 시각적으로 형성되었고 이것은 마르쿠제적 관점에서는 일종의 대표지표이고 조작주의의 단초가 된다. 종양은 그러한 측면에서 가장 적합한 사례이다. 병의 본질로서 종양과 치료로서 그것의 제거는 대표적인 시각적 실증주의 지표이다. 이것은 지극히 당연하게 질병과 치료의 개념을 대체한다. 환자는 '종양환자'와 '종양이 아닌 환자'로 나뉘고 다시 세부집단으로 분류되어 긴 줄을 서서 수술장을 향한 컨베이어 벨트에 오르게 된다. 다양했던 개인적 주관적 고통은 종양과 치료를 위한 표준화 된 내용으로 이의 없이 정리된다. 의료의 외연공간까지 거대한 전일체로 재구성된다. 종양제거를 가장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대형병원과 거기에 보낼 환자를 예비 심사하는 지역병원, 그리고 종양제거의 정당성을 홍보하고 공포를 통하여, 또는 예찬을 통하여 시청자들을 동원하는 매스미디어, 비용을 보상한다고 선전하는 보험회사, 그리고 규범적 관리를 하는 법률 시스템이 모두 관련된다. 종양과 질병자체가 동일시되는 조건에서 그것의 제거가 삶의 질에 미치는 효과는 진지하게 검토할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자동으로 '정당한' 것이며 종양을 제거하지 않는 경우와의 비교연구는 제거하지 않는 대조군을 형성할 수 없어 연구자체가 불가능하다. 자궁 적출역시 유사한 사례이다. 자궁 적출이 필요한 지표가 '개발'되고 그 전후관계에 대한 스토리가 완성되어 매스미디어를 통해 공급되면 자궁적출의 필요성은 완성된다. 미국에서 자궁적출의 기준과 산부인과 의사 수를 대입하면 65세 미국 여성의 반은 자궁을 적출하게 될 거라는 자조적 예측도 있다. 조작주의로 발전한 이상 의료는 사회의 이데올로기가 된다. 사회는 기성의료의 외연공간으로, 문화 또한 그것을 중심으로 조성된다.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한 비판은 이 거대한 흐름에 압도된다. 그 세부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존재하는 것은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기성의 해결방안은 잠재적 대안보다 우수하며 비판과 다른 대안의 모색은 불필요하거나 가치 없는 불평으로 간주된다. 두 번째, 현실에 존재하는 대안들은 일차원성 안에서 서열이 매겨지고 내용적 상이성은 사라진다. 세상에서, 혹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약, 의료가 존재하고 그것은 언제나 제2, 제3의 대안에 비해 우월한 것이다. 누가 제1대안의 소비자가 될 것인가는 그 사람의 재력과 권력을 반영한다. 누군가 제1대안의 소비자가 되었으나 불행한 결과로 이어졌다면 그는 최선을 다한 것이고 자기 부모를 제2, 제3의 대안에 의뢰하려고 하였다면 그는 최선을 다하지 않은 불효의 죄책감에 갇힌다. 세 번째로, 세상은 유능한 공급자와 무능한 소비자로 양극화 된다. 유능한 공급자는 다양한 주체들이 전일화된 시스템 하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반면 소비자에게는 무능이 강요된다. 소비는 규범이 되며 자신의 신체에 대한 선택의 자유는 포기가 종용된다. 자신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환자의 의견형성과 제시는 의사의 권한에 대한 도전으로 비쳐지며 문제의 인지를 즉각적인 수동적, 순응적 환자의 역할로 연결시키지 않으면 일탈로 비난받는다. 유능한 공급자의 일원도 스스로 소비자가 되었을 때는 순간적으로 무능화된다. 결과적으로 의료는 사회의 통제와 지배의 강화에 기여한다. '힐링'의 고전적 모델로서 의료는 환자의 일탈을 치료하고 '정상'에 복귀시키는, 그럼으로써 일탈과 부정을 체제 속에 통합하는 '수선'의 메카니즘이다. 이 모델은 최근에는 다른 부분에까지 확대되는 양상이 나타나는데 힐링 뮤직, 힐링 푸드, 힐링 캠프, 힐링 체조 등이다. 그것은 사회의 전체주의적 통합, 비판의 무력화 기전이다. 개인은 이 과정을 통하여 자신의 문제를 발견하지만 문제의 한 축인 사회는 보존된다. 얼마 전 정부는 동네병의원을 활성화하기 위해 경질환의 2, 3차 병원 이용에 대하여 본인부담을 높이는 조치를 취하였다. 이 조치로서 상급 병원의 이용이 얼마간 억제되는 듯 했지만 좀 더 시간이 흐른 지금 상급병원의 환자 수는 원상회복한 느낌이다. 경질환을 동네병원을 이용하도록 하는 조치는 현대산업으로서 의료소비자의 규칙위반을 전제로 한다. 환자 스스로 경질환을 판단할 것, 자신의 몸을 제1 대안이 아닌 제2, 제3 대안에 의뢰할 것을 요구받는 것이다. 의료산업화의 초기단계에는 의사치료를 받는 것, 의사 처방을 실천하는 것만으로 제 1대안의 의미를 충족시켰을지 모른다. 하지만 산업의 고도화로 의료서비스간의 차별과 경쟁의 원리, 배제의 원리가 강화되면서 제1대안의 범위는 축소되고 일반 의료는 제2, 제3대안으로 밀려난다. 이 때 조작주의의 일원으로 상급 병원은 산업 전략으로서 복합 상병이나 중증질환의 지표를 부각시켜 상급환자를 ‘창조’하는 것은 사실상 그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다. 대체조제의 활성화 실패 역시 같은 맥락에서 설명이 가능해진다. 의사의 처방약은 대체조제약에 대하여 제1대안으로 '간주'된다. 비용을 지불하고 제 1대안 약을 처방받았는데 제2 대안약으로 후퇴하는 것은 산업사회의 소비자에게 강요된 생활방식이 아니다. 벗어나면 불안해지는 규범의 자발적인 일탈을 기대하는 것은 허망한 일이다.2013-03-07 06:30:00데일리팜 -
[칼럼] 노환규 의사협회장의 말노환규 의사협회장은 보건의약계에서 대표적인 문제적 인물로 꼽힌다. 갈등을 마다하지 않는 성향 탓일 것이다. 약사회나 한의사협회 등 관련 이해단체와 쟁점을 두고서는 세게 부딪히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에도 까칠하게 다가 섰다 부드럽게 사이드 스텝을 밟았다. 노 회장의 행보는 유연하다. 그래서 정치적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사안에 따라 갈등을 유발하지만, 풀어내는 솜씨도 나쁘지 않다. 때와 장소에 따라 그의 말은 안성맞춤을 지향한다. 자연인이 아닌 이익단체인 의사협회의 수장으로서 노환규 회장 말이다. 연초 제약회사 리베이트 문제가 불거지자 노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리베이트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부대조치도 취했다.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의 의원출입을 삼가하라"고 말이다. 리베이트 쌍벌제의 근원적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장치인 셈이다. 그리고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영업사원들이 오늘의 조치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할 줄은 안다"며 인간적 고충도 드러냈다. 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는지도 조근 조근 이어갔다. 이런 모습 때문일까? 그를 따르는 의사들은 논리적이며, 인간적 면모를 보이는 노 회장에게 열광한다. '회장님, 힘내세요'같은 격려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반면 관련 이해 단체는 힘겨워 한다. 그의 심중을 모르기 때문이다. 첩첩산중이라고나 할까? 노 회장은 지난달 27일 오후 한국제약협회 68회 정기총회 석상에 나타났다. 의사협회장의 제약협회 총회 내빈 방문이 처음은 아니지만 매우 이례적인 것만큼은 사실이다. 이날 점심엔 의사협회와 제약협회 수뇌부가 오찬을 나누며 리베이트 근절문제와 영업사원 의원 출입 제한에 대해 논의를 했었다. 그렇다해도 그의 총회 참석은 의외였다. 그의 축사는 더 예상 밖이었다. '좋은 게 좋다'라는 것이 축사인 관행에서 노 회장의 발언은 도드라졌다. 참석자들의 말이 그렇다. 제약회사 고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노 회장이 달라진 것같다"며 말뿐 아니라 인간 노환규를 호의적으로 받아들였다. 달라졌다는 말에는 '전의총 회장 노환규가 아니'라는 인식도 깔려 있었다. 큰 그림에서 제약산업을 이해했다는 뜻도 있었다. 다소 늦게 나타나 유지영 의원, 이언주 의원 등 내빈에게 목례한 후 마이크 앞에 선 그는 "의료계와 제약업계는 동반자"며 "지금 함께 사회적 질타를 받고 있다"고 동질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최근 (의료계와 제약업계가) 한시적 갈등구조에 있지만, 국내 제약산업의 입장을 십분이해 한다고도 했다. 또 고통을 이겨내고, 의료와 제약이 국민의 존경을 받으며 함께 나가자고 강조했다. 구구절절 옳은 말들이다. 국내 제약회사들이 신약을 개발하고, 개량신약을 내며, 신제품을 출시한다고 해도 의료계의 탄탄한 지지가 뒷 받침되지 않으면 진정한 성공을 거두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면에서 노 회장의 말은 제약업계엔 희망의 불씨다. 노 회장의 동반자론이 발전하면서 해 낼 일들은 명확한 편이다. 동반자론이 오월동주(吳越同舟)가 되지 않는다는 신뢰가 기반되는 조건일 때 말이다. 제약업계와 의료계라는 두 동반자가 우선 손 보아야 할 척결 과제는 불법 리베이트라는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나는 일일 것이다. 그러려면 두 동반자가 공히 제기하고 있는 '토끼몰이식 리베이트 단속을 소몰이식 환경'으로 바꾸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불법에 대한 처벌은 감수하되, 양성화 할 대상은 양성화해야 한다. 문제는 갑을(甲乙)의 위치를 떠나 지혜를 모아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발전 과제는 국내 제약산업을 글로벌로 키워내는데 필요한 의료계의 따뜻한 시선이다. 일본 제약산업이 일류가 된데는 제약회사들의 노력 못지 않게 자국 의료계의 배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의료계가 대놓고 애국적 태도를 보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간 불필요하거나 근거없는 불신이 있었다면 이것만이라도 걷어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노환규 회장의 동반자론은 궁지에 몰린 세력간의 인지상정을 넘어 발전적 단계로 진화해야 한다. 노 회장의 한마디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적 환경에 지금 보건의료계는 놓여있다.2013-03-06 12:24:50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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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와 판촉행위의 경계는?또 다시 정부와 의료계, 제약업계가 투명사회 실현을 위해 힘을 합쳤다. 2005년, 2009년, 2011년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고 김근태 전 복지부 장관 시절인 2005년 정부와 산하단체, 시민단체, 의약단체, 제약계 등 21개 단체는 보건의료분야 투명사회협약을 체결하고 리베이트 근절을 선언했었다. 그리고 지난 2009년 전재희 복지부 장관 때에는 유럽상공회의소 등 5개 단체가 윤리 서약서를 통해 자정 선언을 했다. 2011년에도 의약계는 리베이트 근절을 선언을 했다. 그리고 2013년 의사협회와 제약협회는 투명경영 실현을 위한 협의체 구성에 합의하고 이를 정부에 제안하기로 했다. 걱정과 기대가 교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의약단체와 제약계는 10여년간 자정 선언을 계속 외쳤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리베이트 꼬리표는 떨어지지 않았고, 리베이트 사정 태풍이 불어닥칠 때마다 '자정 구호'는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왔다. 어느 누구의 잘못을 따지기전에 갑과 을의 관계에 있는 의료계와 제약업계가 리베이트와 관련한 구조적인 모순을 떠 안고 있기 때문인 듯 하다. 그래서 이번에도 자정선언이 헛구호에 그쳐 실효성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여전하다. 이제는 선언적인 의미보다는 실행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투명경영 정착을 위한 열쇠는 누가 쥐고 있을까? 약간의 오버를 더한다면 정부가 바로 '답안지'라 할수 있다. 제약사들은 최근 몇 년간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은다. 관계중심에서 근거중심으로 확실한 체질개선에 나섰지만 여전히 모호한 마케팅 허용범위 규정은 제약사들과 의료인들을 또 다시 불법의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 의료인의 강연, 자문, 연구활동, 제약사의 학술 및 교육활동 등이 현행법의 모호성으로 인해 충분히 불법 리베이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가 리베이트 근절의 실현을 담보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명확히 정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 '현질'(현금성 리베이트)하는 시대는 지나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말로 불법적인 리베이트가 무엇인지 규정해주고, 처벌은 어떻게 할 것인지 명확하게 하는 것이 투명사회 실현을 위한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제약협회와 의협이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하니 이번 기회에 리베이트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규정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래야 불법 판촉행위에 대한 처벌도 힘을 받게 된다. 정부, 제약, 의료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는 의산정 협의체에 모든 약업계의 눈과 귀가 쏠려있는 만큼 현실적인 대안이 쏟아지기를 기대해본다.2013-03-04 06:30:00가인호 -
공단-심평원 관계, 상식의 눈으로 봐야누군가 "당신은 돈만 만들고 내가 주라는 대로만 하시오."라고 한다. 이어서 "제대로 주는지 알려고도, 따지지도 마시오.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요."라고 한다면 어떨까? 기가 막혀 입을 다물기 어려우리라. 비약이 아니라, 2000년 출범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간 현재까지의 사실관계이다. 2000년 시행된 건강보험법은 공단을 '건강보험의 보험자'로, 심평원을 '요양급여비용 심사와 요양급여 적정성평가 기관'으로 명시했다. 잘 못 채워진 첫 단추는 각 기관의 기능을 왜곡시키는 시발점이 됐다. 심평원은 2000년7월1일 의료보험통합이 되기 전까지 의료보험을 다보험자방식으로 운영하면서 심사업무를 위탁받았던 보험자단체인 의료보험연합회의 후신이며, 진료비심사기능을 보험자로부터 독립된 공법인에게 부여한다는 취지로 출범했다. 건강보험법은 의료보험연합회의 심사업무와 관련된 권리와 의무만 심평원으로 이관토록 하였으나, 복지부가 요양급여기준, 약가관리 등 주요 업무를 심평원이 계속 담당하도록 함으로써 공단은 세계 어느 곳에도 없는, 껍데기뿐인 보험자로 전락했다. 공단은 법으로 '단일보험자'의 지위를 얻었으나, 이전의 다보험자 업무기능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에게 '징수기관' 이미지로 고착됐다. 2006년부터 신규약가에 대해 공단에 협상권을 부여했지만, 심평원에서 경제성평가를 수행하여 공단은 형식적 역할에만 머물고 있다. 공단 이사장과 의약계 종별 대표와 체결하도록 돼 있는 요양급여비용에 대해서도 공단은 점수당 단가만 계약하고 상대가치점수는 심평원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심평원은 병의원에 진료비를 지급하는 기준인 요양급여기준, 약가제도, 정책결정 등 건강보험의 주요업무를 수행한다. 또한, 요양기관의 허위& 8228;부당청구 확인을 위한 현지조사 계획수립, 조사지원, 분석평가 등 업무를 심평원이 수행하고 공단은 현지조사 보조역할만 담당한다. 공단이 법적으로는 보험자의 당연한 의무인 보험재정관리 책임자로서 명시되어 있지만,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전은 전무하다. 이런 기관간의 기능왜곡은 국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의료비용과 관련된 주요업무에서 가입자의 대리인인 공단을 배제시켰으며, 국민의 진료비를 적정하게 관리하며 아껴야 하는 보험자인 공단의 기본적 역할조차 상실시켜버렸다. 공단은 올해 심평원에 2000억원을 심사수수료와 평가업무 등 업무에 소요되는 부담금을 보험재정에서 부담하지만 비용의 적정집행을 검증할 수 있는 장치는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해 12억 여건의 진료비 청구에서 심평원의 진료비 조정률(진료비 삭감률)이 0.05%를 밑돌아도 보고만 있어야 한다. 진료비 관리는 크게 '병의원의 진료비 청구, 심사, 지급, 사후관리'라는 네 단계로 이루어진다. 여기서 공단은 단지 '지급'의 기능만 있다. 국민이 납부한 소중한 보험료가 어떻게 집행되는지도 구체적으로 알 도리가 없다. 하지만 보험재정이 악화되면 '방만 경영', '업무 태만' 등 조직을 뒤흔드는 온갖 비난은 모두 공단에게 집중된다. 죄라곤 피땀 흘리며 보험료를 거두고, 심평원이 주라는 대로 병의원에 돈을 지급한 일밖에 없는데 말이다. 책임만 있고 권한은 전무한 곳, 이 말이 공단보다 어울리는 곳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혹자는 전문성 운운하지만 진료비청구 접수 및 심사는 통합되기 이전에 공교공단, 조합 등에서 기본적으로 수행했던 업무였다. 공단에서 본 업무가 이루어진다면 진료비 지급기간 단축, 공단이 보유한 자격정보를 통한 부정수급 방지 등 적지 않은 부수적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에 대한 의협의 맹렬한 반대 입장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똑같은 요양급여기준에 의해 급여비를 지급하는데 심평원이 하면 되고, 공단은 하면 안 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노환규 의협회장은 '선수가 심판까지 보려는 것'이라고 비유했지만, 심판자 역할이 없는 보험자를 둔 국가가 세계 어디에 있는지 묻고 싶다. 백번 양보해서 보험자가 선수라면 반신불수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이다. 2004년 감사원은 공단과 심평원 역할구분에 대한 감사결과에서 '단기적으로, 공단에 내부통제시스템 마련 후 심평원이 수행하는 요양급여기준(범위와 내용), 상대가치점수산정, 약가 결정 등을 공단을 활용하여 수행하고, 장기적으로, 보험자인 공단이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도록' 권고했다. 공단과 심평원의 업무영역을 건강보험법에 명시된 내용과 다르게 부여하여 양 기관의 지속적 갈등을 유발시킨 복지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사람들은 기관이나 조직의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는 '밥그릇 싸움'으로 치부해버리며 구경거리로 삼곤 한다. 하지만 상식의 눈마저 잃어버리면 안 된다.2013-03-04 06:30:00데일리팜 -
1원낙찰…원외처방목록 복수화가 마침표제약업계와 보건복지부가 국공립 등 대형병원의 1원 낙찰 폐단을 개선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병원이 올해 의약품 입찰부터 적격심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병원계를 대표하는 서울대병원이 스스로 적격심사제를 도입한 것은 공기관의 책임있는 태도여서 주목된다. 다른 공공의료기관과 대형병원들도 공공의 이익 실현을 위해 1원 낙찰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서둘러 적격심사제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국립암센터와 국립의료원, 영향력이 큰 서울대병원까지 도입한 적격심사제는 분명 진일보한 대책이지만, 이 제도 하나만으로 '1원 낙찰의 폐해'를 온전하게 바로잡기에는 역부족으로 판단된다. 원내 입찰시장 보다 4배 이상 큰 원외 처방시장을 겨냥한 제약회사의 욕망과 1원 낙찰 후 원내소요 물량의 4배까지 많은 물량을 제약사로부터 받아내 이득을 취하려는 입찰전문 도매들의 무한 욕망을 잠재울 수 없는 한계 때문이다. 외려 적격심사제는 입찰에서 오랫동안 공력을 쌓은 기존 입찰 전문도매들에게 유리한 구석도 적지 않다. 병원 실상에 누구보다 밝아 '적격의 조건'을 가장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적격심사제 도입과 함께 '원외 처방약제 목록 복수화'와 '입찰 발주량의 공개'를 복지부와 기왕에 결단한 서울대병원에 제안한다. 적격심사, 원외처방 복수화, 실 발주량 공개 세트로 묶여야 원외처방 복수화가 필요한 이유는 간명하다. 제약사들이 원내서 본 손해를 원외서 복구할 수 없도록 하는데 이 장치는 꼭 필요하다. 다시말해 병원 약제위원회(drug committee)가 동일한 성분 X, Y, Z를 선정한 경우 원외(외래)처방 목록에도 세 품목을 모두 등재하는 게 골자다. 지금은 원내 소요물량 입찰에서 낙찰된 품목만 외래처방되는 폐쇄적 구조로 운용되고 있다. 입찰에서 X가 낙찰되면 외래처방은 X만 가능한 구조를 바꿔 X, Y, Z 모두 의사들이 외래 처방할 수 있도록 개방하자는 것이다. 오는 7월부터 의사 처방실명제가 실시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조치는 의사들의 처방선택권을 확대한다는 의미와 함께 입찰서 1원낙찰로 손해보더라도 원외시장서 만회하면 된다는 제약사와 도매업소의 장사 욕망을 원천 봉쇄하는 자물쇠가 될 것이다. 입찰 발주량 공개는 원외시장 유통 투명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최저가 입찰제도에서 1원에 낙찰시킨 도매업소가 손해를 만회하는 유일한 길은 제약사로부터 받아내는 길 밖에는 없다. 원외처방의 길을 텄으니 통행료를 달라는게 소위 입찰전문 도매업소들의 행태다. 문제는 병원이 발주한 양을 제약사가 모른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도매업소들은 과도한 물량을 받아내 해당 병원은 물론 문전약국 등에 유통시킴으로써 유통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병원들은 실질 발주량을 병원 홈페이지 등에 공개함으로써 투명하지 않은 약들이 유통가를 흐리며 떠돌지 않도록 하는데 일조해야 한다. 국가를 당사자로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의약품 공개경쟁입찰은 결국 1원 낙찰의 폐단을 불러 제약산업계를 어렵게 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1원 낙찰에서 흘러나온 약들은 유통을 불투명하게 만들어 도매업소와 일부 대형 문전약국들간 부적절한 관계를 유발시키는 만큼 반드시 개선돼야 할 시대적 과제다. 따라서 제약산업계, 도매업계, 정부, 의료계는 머리를 맞대 실효적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적격심사제 확산을 포함해 원외처방 목록 복수와, 실제 발주량 홈페이지 공개 등 가능한 모든 개선책을 마련해야 나가야 할 것이다.2013-02-28 06:34:53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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