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노환규 의사협회장의 말
- 조광연
- 2013-03-06 12: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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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규 의사협회장은 보건의약계에서 대표적인 문제적 인물로 꼽힌다. 갈등을 마다하지 않는 성향 탓일 것이다. 약사회나 한의사협회 등 관련 이해단체와 쟁점을 두고서는 세게 부딪히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에도 까칠하게 다가 섰다 부드럽게 사이드 스텝을 밟았다. 노 회장의 행보는 유연하다. 그래서 정치적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사안에 따라 갈등을 유발하지만, 풀어내는 솜씨도 나쁘지 않다. 때와 장소에 따라 그의 말은 안성맞춤을 지향한다. 자연인이 아닌 이익단체인 의사협회의 수장으로서 노환규 회장 말이다.
연초 제약회사 리베이트 문제가 불거지자 노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리베이트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부대조치도 취했다.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의 의원출입을 삼가하라"고 말이다. 리베이트 쌍벌제의 근원적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장치인 셈이다. 그리고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영업사원들이 오늘의 조치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할 줄은 안다"며 인간적 고충도 드러냈다. 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는지도 조근 조근 이어갔다. 이런 모습 때문일까? 그를 따르는 의사들은 논리적이며, 인간적 면모를 보이는 노 회장에게 열광한다. '회장님, 힘내세요'같은 격려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반면 관련 이해 단체는 힘겨워 한다. 그의 심중을 모르기 때문이다. 첩첩산중이라고나 할까? 노 회장은 지난달 27일 오후 한국제약협회 68회 정기총회 석상에 나타났다. 의사협회장의 제약협회 총회 내빈 방문이 처음은 아니지만 매우 이례적인 것만큼은 사실이다. 이날 점심엔 의사협회와 제약협회 수뇌부가 오찬을 나누며 리베이트 근절문제와 영업사원 의원 출입 제한에 대해 논의를 했었다. 그렇다해도 그의 총회 참석은 의외였다. 그의 축사는 더 예상 밖이었다. '좋은 게 좋다'라는 것이 축사인 관행에서 노 회장의 발언은 도드라졌다. 참석자들의 말이 그렇다. 제약회사 고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노 회장이 달라진 것같다"며 말뿐 아니라 인간 노환규를 호의적으로 받아들였다. 달라졌다는 말에는 '전의총 회장 노환규가 아니'라는 인식도 깔려 있었다. 큰 그림에서 제약산업을 이해했다는 뜻도 있었다.
다소 늦게 나타나 유지영 의원, 이언주 의원 등 내빈에게 목례한 후 마이크 앞에 선 그는 "의료계와 제약업계는 동반자"며 "지금 함께 사회적 질타를 받고 있다"고 동질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최근 (의료계와 제약업계가) 한시적 갈등구조에 있지만, 국내 제약산업의 입장을 십분이해 한다고도 했다. 또 고통을 이겨내고, 의료와 제약이 국민의 존경을 받으며 함께 나가자고 강조했다. 구구절절 옳은 말들이다. 국내 제약회사들이 신약을 개발하고, 개량신약을 내며, 신제품을 출시한다고 해도 의료계의 탄탄한 지지가 뒷 받침되지 않으면 진정한 성공을 거두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면에서 노 회장의 말은 제약업계엔 희망의 불씨다.
노 회장의 동반자론이 발전하면서 해 낼 일들은 명확한 편이다. 동반자론이 오월동주(吳越同舟)가 되지 않는다는 신뢰가 기반되는 조건일 때 말이다. 제약업계와 의료계라는 두 동반자가 우선 손 보아야 할 척결 과제는 불법 리베이트라는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나는 일일 것이다. 그러려면 두 동반자가 공히 제기하고 있는 '토끼몰이식 리베이트 단속을 소몰이식 환경'으로 바꾸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불법에 대한 처벌은 감수하되, 양성화 할 대상은 양성화해야 한다. 문제는 갑을(甲乙)의 위치를 떠나 지혜를 모아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발전 과제는 국내 제약산업을 글로벌로 키워내는데 필요한 의료계의 따뜻한 시선이다. 일본 제약산업이 일류가 된데는 제약회사들의 노력 못지 않게 자국 의료계의 배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의료계가 대놓고 애국적 태도를 보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간 불필요하거나 근거없는 불신이 있었다면 이것만이라도 걷어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노환규 회장의 동반자론은 궁지에 몰린 세력간의 인지상정을 넘어 발전적 단계로 진화해야 한다. 노 회장의 한마디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적 환경에 지금 보건의료계는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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