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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시장 개척' 선봉에 선 유통업체 커미스커미스 김포물류센터변화를 시도하는 유통업체가 늘어나고 있다.이들은 새로운 시도를 익숙한 곳에서 하는 업체와 익숙한 일을 새로운 곳에서 해보려는 곳으로 나뉜다. 지난 12월 30일 중국에 한국 중소기업 화장품 2만 세트 유통 계약을 체결한 유통업체 커미스는 후자에 속한다.20일 김포 고촌물류센터에 위치한 커미스 본사에서 만난 임용철 사장은 '2년여 간의 많은 시도와 몇번의 실패 끝에 이제 결실이 나오기 시작한 듯 하다'고 밝혔다.'커미스'는 몽골어로 '최고의, 높은, 원대한'을 의미한다. 사명을 외국어로 택해서였을까, 임 사장은 일찌감치 해외 유통에 눈을 돌렸다."유통업계 어려움은 어제 오늘일이 아닙니다. 해외 유통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최근 1~2년 사이 대두된 건 그만큼 유통업계가 힘들어졌다는 반증이고요. 처음부터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기 보다 길을 따라오다 보니 새로운 길이 보이더라고요."임용철 사장도도매 거래를 기반으로 김포에 위치한 입지를 이용해 수출, 수입 품목들을 취급하기 시작한 커미스는 서울 사후면세점에 한국 의약외품을 공급하며 중국 유통으로 시야를 넓혔다. 진입 장벽이 높았지만 임 사장은 중국과의 연계점을 찾는 동시에 여러차례 현지를 방문해 소비자 분위기를 살폈다. 때마침 한국 화장품 붐이 인 것도 기회가 됐다."중국 시장 특징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중국은 이미 '소비 양극화'가 진행되고 최고가 아니면 최저가 제품이 가능성이 크죠. 그러나 '저가'라 해서 품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미 중국 소비자들도 눈이 높아져 '저가지만 품질 좋은' 제품만이 호응을 얻으니까요."커미스가 화장품 공급 계약을 맺은 중국 '광채그룹'은 중국 전자그룹 중 세번째로 큰 곳으로, 유통사업부가 제품을 받아 중국 충칭지역 백화점과 마트, 온라인 등에 제품을 공급한다.커미스가 공급하는 2만 세트의 화장품은 주로 온라인을 통해 판매된다. 온라인 유통은 중국 정부의 위생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 착안, 온라인 유통을 먼저 시작했다. 진행 중인 허가가 완료되면 중국 오프라인 매장에도 판매된다."이번 계약이 밴더사를 끼지 않은 직거래 계약이라는 점도 의미있습니다. 밴드사에 주는 수수료를 줄여 마진폭을 높였을 뿐 아니라 대기업과의 직거래 이력을 쌓아 중국 내 신뢰도가 높아지기 때문이죠."임 사장이 중국 진출을 업체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귀로 듣고 결정하지 말고 직접 가보고 눈으로 본 후 믿으라'는 것이다."중국 시도를 하는 업체 많은 수가 밴더사에 사기를 당하거나 계약금만 떼입니다. 아주 비일비재하죠. 직접 찾아가 업체를 확인하고 은행 계좌 이름을 대조하는 건 필수입니다. 중간 밴더사 말만 믿다가 손해본 회사가 한둘이 아닙니다."임용철 사장(왼쪽)과 광채그룹 관계자한편 커미스는 CJ 홍삼드링크 '홍삼진'을 센뇽그룹을 통해 중국 내 독점공급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11월 1차 발주로 7만병을 공급했고, 2차 주문이 들어와 선적을 준비하고 있다.더 나아가 정관장 제품과 한국 제조 커피, 참치 등 식품에도 눈을 돌렸다. 최종적으로는 한국 의약품을 중국에 수출하는 것이 목표다."식품으로까지 품목을 늘려 한국의 좋은 제품을 중국에 소개하고 싶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뿐 아니라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시장 가능성도 보고 있고요. 의약품 도매가 위기라고 말하지만, '국내가 어려우니 외국으로 가자'는 발상은 위험합니다. 급한 마음에 리스크를 놓칠 수 있으니까요. 많이 공부하고 많이 연구해야 합니다. 저도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2016-01-27 12:14:52정혜진 -
가려운 곳 긁어주는 서대문 만물박사이근호 약사.서울 서대문구에는 만물박사로 통하는 약사가 있다. 이 곳에서 정문약국을 경영하고 있는 이근호(48, 충북대) 약사가 그 주인공인데, 현재 그는 서대문구약사회 윤리위원장, 의료보험위원장으로도 활동 중이다.이 약사가 서대문 지역에서 유명한 이유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약국 경영 을 잘하는데다, 자신이 직접 만들고 축적한 노하우를 아낌없이 주변 약사들과 나누려 하기 때문이다.그중 하나가 손수 만든 프로그램 공유. 금연 지원 사업이 시작될 당시 그는 직접 엑셀을 이용해 그만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이 약사에게도 새롭게 시작된 제도의 처방전 접수, 약제비 계산 등은 하나 하나 녹록지 않았다. 평소 책을 찾아가며 독학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익히고 약국 운영에 관련한 데이터 관리에 관심을 가져온 게 큰 도움이 됐다.그렇게 개발한 프로그램은 자신의 약국 활용에만 그치지 않았다. 더 많은 약사가 효율적으로 활용했으면 하는 생각에서 지역 약사들에게도 흔쾌히 프로그램을 공유했다."아마추어다 보니 부족한 실력이지요. 하지만 약국 환경을 잘 알아 다른 약사님들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가장 간단하지만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엑셀로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주변 약사님들이 도움됐다고 하시면 뿌듯하더라고요."최근에는 당뇨 소모성 재료 지원 처방전을 접수 받는 주변 약사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알고 자신이 만든 엑셀 파일을 무료로 지원하고 교육까지 하고 있다.서대문구약사회 회원들에 자신이 만든 당뇨 소모성 재료 보험급여 관련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는 이근호 약사 모습.프로그램 설치를 어려워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약사들에게는 시간을 쪼개 약국 PC를 원격 조정해 설치를 돕기도 한다.세브란스병원 인근서 대형 문전약국을 운영 중이라 한시가 바쁜 그이지만 동료 약사들을 돕는 시간을 아깝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한다.대부분 세브란스병원 문전약국들은 이 약사가 개발한 엑셀 파일을 쓰고 있다.이 약사가 만든 당뇨 소모성 재료 보험급여 엑셀 프로그램."세브란스병원에서 당뇨 소모성 재료 처방전 발행이 많아지면서 이곳 문전약국 약사님들이 어려워들 하시더라고요. 일부 업체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지원 중이지만 컴퓨터가 익숙하지 않은 약사님들한테는 까다로운 부분들이 있어요. 그래서 컴맹도 숫자만 입력하면 손쉽게 계산이 가능하도록 최대한 간편하게 파일을 만들었죠."이 약사는 현재 서대문구약사회 소속 회원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약사들이라도 도움을 요청하면 기꺼이 나서고 있다.자신의 힘이 닿는 한 앞으로도 많은 동료 약사들을 위한 만물박사 역할을 자처할 생각이다."개인보다 물론 약사회나 약국 대상 프로그램 업체 차원에서 전문 인력들이 나서면 더 좋은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죠. 하지만 컴맹인 약사도 약국 경영에 도움이 되는 편리한 프로그램을 함께 사용하면 좋잖아요. 앞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주변, 동료 약사들과 함께 나누며 약국을 경영할 생각입니다."2016-01-25 06:14:50김지은 -
"바닷속에서는 모든 근심 다 날아가죠""가장 힘든 것은 바다 맨 밑에 있을 때야. 왜냐하면 다시 올라와야 할 이유를 찾아야 하거든."1988년 국내 개봉된 영화 '그랑블루'에서 주인공 자크(장-마크 바)가 잠수할 때 기분을 여주인공 조안나에게 말할 때의 대사다.누구가에겐 바다는 공포지만, 잠수부 자크에게만은 다시 육지로 올라오고 싶지 않을만큼 그 자체로 '안식처'였던 것이다.성지훈 한미약품 대리(총무팀·34)에게도 바다는 천국이자, 삶의 일부분이다."물속에 들어가 있으면 오롯이 그 세계에만 집중할 수 있어요. 고요하고 편안하죠. 어떤 생각도, 어떤 걱정도 없어요. 물방울 소리만 들리죠. 이곳이 바로 천국입니다."성 대리가 바닷 속에서 또다른 인생을 발견한 건 지난 2009년 필리핀 어학연수 때의 일이다. 스노쿨링 체험 중 황홀한 바닷 속 세계에 현혹돼 점점 깊은 바다로 들어가게 됐다는 이야기다.어학연수 기간의 절반은 스쿠버다이빙으로 보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자격증도 취득했다. 필리핀 세부, 마닐라, 코론, 보홀, 모알보알, 보라카이 등 내로라하는 다이빙 포인트는 안 가본 데가 없었다.한국에 돌아와서도 바다속 세계가 잊혀지지 않았다. 직장을 다니면서 휴가기간에는 다시 바다를 찾았다. 국내 제주도는 물론 사이판, 일본, 태국, 필리핀 등 그동안 50여곳을 돌아다녔다. 다이빙 횟수만 70여회에 달한다."처음엔 다채로운 물고기들과 산호, 절벽 등 바닷 속 풍경이 좋아 들어갔어요. 지금은 바다가 품어주는 따뜻한 느낌, 고요함과 편안함이 좋아요. 바다에만 들어가면 직장이나 일상에서 받았던 스트레스, 고민들이 말끔히 사라져요. 심오한 바다 앞에서 내가 고민하고 힘들어 했던 부분들은 정말 아무 것도 아닌 게 돼죠."그렇게 자애로운 바다도 때로는 위협이 된다. 위험했던 순간들도 많았다. 3년전 보홀 발리카삭에서 잠수를 할때는 산소통 가스가 떨어져 동료 4명이 번갈아 호흡기로 숨을 쉬며 겨우 수면 위로 올라오기도 했다. 그때는 정말 죽는지 알았다며 성 대리는 멋쩍게 웃었다. 그러면서 물속 세상을 제대로 구경하려면 안전수칙을 제대로 인지하고,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그래도 성 대리에게 바다는 떼어놓을 수 없는 삶의 일부가 됐다. 바닷 속에서 나온 후 망망대해 배위에서 휴식을 즐기다보면 온 세상이 다 내 것 같다고."바다에 있으면 어지러웠던 마음이나 고민도 말끔히 정리가 됩니다. 이제는 제 삶의 일부가 돼서 휴가만 주어진다면 어김없이 따뜻한 나라로 떠나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작년 한미약품 기술수출 성과로 주변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는 성 대리는 회사에 대한 프라이드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어학연수를 다녀오고 곧바로 2010년 한미약품에 입사해 회사 살림을 관리하는 총무팀에서 일하고 있다.한미약품 입사 이후 휴가를 활용해 해외 다이빙포인트를 찾았던 그는 올해도 어김없이 짬을 내 사이판이나 말레이시아 바다에 갈 계획이다.현재 중급 자격증 '어드밴스'를 가지고 있는 성 대리는 강사 자격증도 욕심은 나지만 현재처럼 취미로 즐기는 것도 좋다며 만족해했다. 죽기 전에 전세계 다이빙 포인트를 모두 가보는 것이 목표라는 성 대리는 바다 속뿐만 아니라 바다 밖의 삶에서도 한미약품처럼 최고를 꿈꾼다.2016-01-21 06:14:00이탁순 -
"징역형 선고 받았지만…환자 위해 살겠다"한정호 충북대병원 교수"반성하고, 자숙해야 하는 상황이예요."13일 오전, 대한의사협회에서 만난 #한정호 충북대병원 내과 교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재판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고환암이 재발해 사망하는 악몽에 시달리고 있단다.그는 지난 6일 청주지방법원으로부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았다. #넥시아 개발자인 최원철 교수에 대한 모욕죄와 명예훼손죄가 성립된 것이다. 이튿날 바로 항소했다.모욕죄와 명예훼손죄는 인정하지만,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 받으면 자신의 모교를 떠나야 하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교수는 충북대병원에 남아있길 희망했다.그에게 청주는 고향이자, 삶의 터전이다. 한 교수는 가족 때문에 그곳에 남아있길 원한다. 어릴적 아버지를 여의고, 홀로 계신 어머니와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동생과 단칸방에서 생활하며 어린시절을 보냈다. 결혼을 한 지금도 한 교수는 부인과 두 딸, 그리고 어머니와 동생과 한 집에서 살고 있다."다른 지역 큰 병원에서 스카우트 제안이 온 적 있었어요. 주변 사람들이 왜 충북대병원에 남느냐고 물었죠. 그때 드는 생각이 우리 엄마와 동생, 가족들이었어요. 우리 식구들이 아프면 결국 충북대병원을 찾고, 친구들이나 친구 부모님이 사고를 당하면 우리병원에 와야해요. 고향 사람들 모두가 좋은 병원에서 진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게 꿈이죠."소박한 꿈이지만, 그에게 버릴 수 없는 꿈이자 목표다. 그런 그가 고소·고발에 휩싸이고, 법원을 들락날락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한 교수는 어릴적 이야기를 꺼내면서 불의를 참지 못하는 '강박증'이 있다고 했다.중학교 3학년 때 학교에서 추천한 모자보다 500원 저렴한 모자의 단체구매를 이끌었다가 퇴학 당할 뻔한 사연, 고등학교 3학년 때 성적 상위권의 '특별반'에 들어갔지만, 그곳에만 에어컨이 있는 모습을 보고 탈퇴했다가 퇴학 당할 뻔한 사연을 구구절절 읊었다. 선생님들로부터 "아이들을 선동하느냐"는 이야기 까지 들었다고 한다.강박증은 스스로 아픔을 겪으면서 더 심해졌다. 의대 4학년때 후방십자인대파열로 수술을 하다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됐다. 5번의 수술과 49번의 수혈을 받고 6개월 간 보조기를 착용했다. 선배 의사의 실수로 오른쪽 다리 신경이 잘려서 5급 장애등급이 내려졌다. 의사는 신경 1~2mm의 작은 실수지만, 환자가 된 한 교수는 평생 보행장애를 겪게 됐다."슈퍼박테리아 감염도, 신경이 잘린것도, 모두 의사의 실수 때문이었어요. 그때부터 의사는 실수하면 안된다는 강박증이 생겼고, 인턴, 레지던트 생활 때 집에 안가고 병원에 붙어있었어요."그에게 좌절은 한 번더 찾아온다. 지난 2005년 고환암을 진단받아 개복수술을 했지만, 림프절까지 번져 항암치료를 시작해야 했다. 암 재발 통지를 받는 꿈을 꾸는 날이면 엉엉 울면서 깨어났다. 그때 자신의 침대에 놓여있던 것이 '기적의 암치료법' 등의 각종 전단지였다."암환자 침대에만 그런 전단지가 쌓이더라고요. 읽다보면 90%는 맞는 말이에요. 하지만 5~10%가 거짓말이죠. 논문이 조작되거나 증례보고에 의존하는 수준으로 의학적 검증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전단지들이 많더라고요. 문제는 치료를 하는 사람이 의사였다는거죠. 환자들이 보호됐으면 하는 바람에 고소, 고발을 하고 컬럼으로 세상에 알려왔던거죠."그동안의 비판은 모두 환자를 위한 행보였다는 얘기다."암환자들이 보호를 받았으면 했어요. 의학적 검증절차가 다르다는 부분을 지적하고 싶었는데, 다른 문제로 시간을 소진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드러내기 보다 환자들이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자문역할을 하면서 자숙하려 합니다."2016-01-14 06:14:53이혜경 -
"식·의약 위해관리, 대립 불필요했다""식약처와 소비자원 간 협력을 강화해 국민생활에 필요하고 믿을 수 있는 식·의약 위해관리 체계를 마련해 나갈 계획입니다."가짜 백수오 파동은 지난해 국민 먹거리(건강기능식품) 불안을 야기했다. 발암물질이 함유된 모기기피제 논란도 식약당국과 소비자당국 간 엇갈린 주장으로 혼란을 부추겼다.건기식, 의약외품 분야 위해문제 부상으로 식약처는 그야말로 분주한 날을 보냈다.식약처는 올해 신년사에서 '국민 불안·기업 불만 제로'를 주요 정책 운영방안 중 하나로 제시했다. 지난해와 같은 논란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다.식약처는 국민 불안 제로 현실화를 위해 우선 식·의약 분야 R&D DNA를 뜯어 고치기로 했다. 자체연구와 출연연구 비중을 높이고, 용역연구를 대폭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소비자원과는 MOU 체결로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식약처 소비자위해예방국은 식약처 R&D와 소비자원 협력 강화 등 이런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총괄하는 부서다.데일리팜은 #김성호(56·서울약대) 소비자위해예방국장을 만나 향후 식약처 연구개발 방향과 위해관리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식약처와 소비자원은 지난해 백수오 사태·모기기피제 안전성 등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 불필요한 대립이었다. 사안을 바라보는 관점차이로 불거진 일이었다. 양해각서를 체결한 만큼 올해는 혼란없이 식·의약품 안전관리에 나서게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분기별로 임원급 협의를 정례화하고, 위해성 사안 별로 공동연구·공동조사로 한 목소리를 낼 것이다.소비자원은 공권력이 없어서 위해성 문제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식약처가 나서야 할 영역이다. 과학적 위해관리가 올해 위해예방국 운영 방향의 핵심 중 하나다.- 같은 사안을 놓고 왜 정반대 결과를 냈을까.= 가짜 백수오를 예로 들면, 이엽우피소는 이전에 안전성이 검토된 적이 없었다. 중국에서는 이엽우피소가 백수오로 쓰이고 있다. 독성자료나 논문 등은 매우 광범위한 정보와 위해 관련 내용이 담긴 경우가 있는만큼 사안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왜곡된 결론을 내릴 수 있다.식약처와 소비자원은 이런 부분에서 의견조율과 협의가 잘 안됐다. 그래서 이엽우피소에 대한 입장차를 보인 게 사실이다. 모기기피제 안전성 논란도 같은 배경에서 빚어졌다.올해 이엽우피소 독성연구 결과가 나온다. 모기기피제도 재평가를 진행 중이다. 과학적 연구로 위해성 결과를 내놓을 것이다.- R&D 정책 방향이 바뀐다.= 외부 연구용역 비중을 낮추고, 자체연구와 출연연구 중심으로 R&D 정책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외부 연구 비율이 높다보니 책임성이 떨어지고, 실질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식품·의약품 등의 안전기술 진흥법' 제정으로 출연금을 확보했다. 창의적인 민간기술을 유연하게 반영해 실용성 높은 R&D를 운영할 계획이다.R&D 예산이 약 800억원에 달한다. 세부적인 일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진행하지만 방향설정은 소비자위해예방국이 맡는다. 올해는 많은 연구보다 장기 비전을 명확히 설정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쇼닥터(SHOW DOCTOR)'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국민 건강에 위해를 주거나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내용이 매스컴을 통해 국민에 전파되면서 최근 다양한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산업, 방송, 의료진 등 다양한 영역이 결합된 문제라 아직까지 위해성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책을 세우지는 않았다.좀더 논의가 필요하다. 다만, 부정확한 의학정보 등이 국민들에게 유입되는 것을 막는 방향으로 위해성 관리를 진행할 계획이다.- 소비자위해예방국 운영계획을 소개해 달라.= 소비자위해예방국은 할 일이 참 많은 부서다. 백수오 등 식품, 건기식에서부터 담배, 의약품, 의약외품 등 국민들이 일상에서 쓰고있는 거의 모든 제품들의 위해관리를 담당한다.결국 국민 불안을 해소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다만, 정부가 모든 분야의 독성평가를 할 수는 없다. 확실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해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위해관리책을 세워나갈 것이다.2016-01-11 06:14:59이정환 -
"커뮤니티의 힘, 휴베이스 성장 원동력"스스로 정한 목표에임에도 불구하고 목표라는 이름의 실적에 끌려다니기 쉬운 게 기업 생리다.하지만 지난해 12월 31일자로 200명 회원을 돌파한 휴베이스 멤버들에게서는 목표에 끌려가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닌 '우리 생각을 관철하고 실현하다 보니 실적이 따라오더라' 하는 능동적인 태도가 느껴졌다.#휴베이스가 강조해온 것은 '집단지성', '약사들로 이뤄진', '자발적 체인' 등 형이상학적 이미지였다.7일 #김성일 휴베이스 전무이사를 만나 휴베이스가 많은 약사들로부터 호응을 받아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물었다. 데일리팜은 휴베이스 안팎의 디테일을 파헤치고자 주력했다.휴베이스 김성일 전무이사20개월만에 회원 200명..비결은 '커뮤니티'의 힘회원 200명 돌파는 창립 20개월만의 성과다. 2016년 1월 6일 현재 가입 회원 203명으로 이중 개국약사가 156명이다. 전국에 150여개의 휴베이스 약국이 운영 중인 것이다.김 이사는 "300명 돌파도 머지않았다"며 "증가율을 보면 올해 10월 안에 300명 돌파가 예상된다"고 자신했다.휴베이스는 알려진 대로 여느 체인과 비교해도 가입비가 높다. 당초 760만원으로 시작한 가입비는 분기마다 인상을 거듭해 올해 1분기 1090만원으로 인상됐다. 올해 4분기에는 1240만원까지 오르는데 향후 3000만원까지 치솟는다. 간판, 인테리어 비용 모두 약사 별도 부담인 점을 감안하면 약사가 부담할 금액은 상당하다.높은 가입비와 까다로운 가입 절차임에도 회원 증가를 자신하는 여유, 연회비를 계속 인상하는 배짱은 어디에 기반하는 걸까."20명이 생산한 콘텐츠와 200명이 생산한 콘텐츠는 다릅니다. 760만원에 가입한 약사는 20명이 생산한 콘텐츠를 이용하기 시작했지만 점차 더 많은 약사가 참여해 서로 다른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내므로 뒤늦게 합류한 약사가 축적된 콘텐츠에 대해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하는 건 당연하지 않습니까."더 좋은 서비스를 위해 휴베이스 본부 인원도 훌쩍 늘었다. 운영비가 많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보통 PB제품으로 수익을 올려온 기존 체인과 비교해 휴베이스가 다른 행보를 보이는 지점이 여기다.김 이사는 "높은 가입비는 높은 기회비용을, 높은 참여 의지를 이끌어온다"며 "휴베이스의 가입비는 '함께할 의지'를 금액으로 산정한 것"이라고 정의했다.하지만 단순 참여의지로 해석하기에 휴베이스 회원들의 만족도는 꽤 높은 편이다. 쉽게 말해 '가입비가 아깝다'고 말하는 회원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우리 멤버들은 '돈이 빠진 다단계'와 같다고 말합니다. 휴베이스에 가입한 약사가 또 다른 약사를 가입시키고 가입시키거든요. 우리 회원들에게 가입 동기를 물으면 하나같이 '멤버십 약사, 약국이 너무 좋아보여서', '멤버십 약사가 적극 추천해서'라고 입을 모읍니다."김 이사는 "가입 후 약국 경영자문 서비스, 회원 간 커뮤니티, IT시스템 등 서비스를 경험한 회원들은 '가입비를 더 받아도 된다'고 입을 모은다"고 전했다.회원들이 경험하는 그 '몇천만원이 아깝지 않은 서비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뉘는데, 어플과 전자 시스템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서비스는 기계적인 소속감과 편리함을, 회원 중심의 소통 커뮤니티는 감상적인 충족감을 제공한다.휴베이스가 운영하거나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SNS대화방 로고들온라인과 오프라인 200% 활용한 체인 시스템휴베이스 온라인 IT기술 론칭은 지속적으로 보도된 바와 같다. 포스는 물론, 클라우드 기반의 의약품 DB시스템 활용, 단골손님 어플리케이션에 이어 올해 새로운 서비스가 도입된다."올해 안에 자기 약국 경영분석을 스스로 해볼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합니다. 매입, 매출 분석은 물론 여타 데이터를 약사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거죠. 여기에 의약품과 상품 자동 입출고를 도입해 도매업체 자동발주까지 되도록 연말 목표로 개발 중입니다."온·오프라인 모두에서 진행되는 교육과 강의도 빼놓을 수 없다. ▲회원약사가 스스로 만든 UCC 영상 '우리약국 1등제품 판매법' ▲신개념 약국경영 강의 ▲약국 세무 ▲동물약 ▲약국 공간활용법 등 콘텐츠는 계속 개발되고 있다.온라인을 통한 SNS 커뮤니티도 빼놓을 수 없다. 휴베이스 약사라면 각자가 적어도 8~10개, 많게는 십여 개의 대화방에 참여하고 있다.휴베이스 회원들이 만든 단체대화방이 30개 이상 개설된 상태. 처음 가입한 회원은 ▲인큐베이터 ▲리뉴얼 ▲경영자문 ▲10개 권역 중 해당 지역본부 소속 ▲본부장 및 본부, 개별회원 모임 등의 방에 의무적으로 소속돼 2~3일 간 오리엔테이션을 받는다.이후 전체회원 모두가 참여한 ▲전체방 ▲네이처스 ▲휴포스 ▲휴베이스팜 등 4개 방에 참가해 정보를 공유한다.해당 약국들끼리만 모이는 방도 수십개. 약국 주변 병의원에 따라 ▲내과 ▲소아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신경외과 ▲안과 등 방에 선택적으로 참가하고 ▲먹방&여행 ▲다이어트 ▲자동차 ▲패션&뷰티방 ▲여행방 ▲골프방 등 취미와 관심사에 따른 방에 역시 참가한다. 선택적인 방은 약사들끼리 자발적으로 만든 것들이다.지난해 4월 제주도에서 진행한 전체 회원 워크숍이렇게 대화방에서 교감을 쌓은 회원들은 1년에 한번 워크숍에서 만난다. 소속감과 인간적인 정서 공유를 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지난해 제주도에서 진행한 워크숍에는 100명 회원 중 95명이 참석했다.김 이사는 "지난해 'Let's HUBASE'를 주제로, 올해는 'All in HUBASE'를 주제로 오는 4월 워크숍을 진행한다"며 "200명 이상의 인원이 함께할 행사여서 현재 준비가 한창이다"라고 귀띔했다."회원 약국 300곳이 목표...보건의료 전반에 변화 주겠다"휴베이스가 '300'이라는 숫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회원 약국 300곳이 채워지면 휴베이스 창립 시 그렸던 모델이 완성되는 최소한의 숫자이기 때문이다.김 이사는 "회원 약국 300곳 돌파와 '약국 모델' 완성이 올해일 것으로 예상하고, IT 서비스나 워크숍 내용, 품질 좋은 PB제품 개발 및 확대, 교육 콘텐츠와 시스템 등을 올해 안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또 다른 약국모델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고했다.그렇다면 또 다른 모델은 무엇일까. 김 이사 역시 '아직은 알 수 없다'고 말한다. 다만 지금 모인 회원들을 중심으로 이미 만들어지고 있고 앞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가입 회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이 커뮤니티 안에만 있어도 내가 약국하는 방식, 상담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느낀다'는 겁니다. 단체방에서 약사들끼리 각자 관심사, 건강관리, 다이어트 등 소소한 정보를 교환하는데 자기도 모르게 환자 상담에서 그 내용들을 읊고 있더란 거죠. 집단지성의 힘이 이런 거라 생각합니다."최근 휴베이스가 출시한 감기약 PB. 약사 의견을 수렴해 노스카핀 성분을 더하고 포장에 약사 메모란을 만들었다. 종합감기, 코감기, 목감기 세종류를 출시했다.아울러 '휴베이스끼리만 잘 살자'는 생각에서 벗어나 약업계 발전과 약사의 사회적 기여라는 큰 틀까지 목표로 삼고 있다. 이 개념이 차기 약국모델에 또한 녹아들 예정이다.그는 "약사와 약국이 중요한 이유는 국민건강과 제약 모두에 맞닿아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지금 국민들은 지불한 비용만큼 좋은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약사가 상담을 잘 하게 되면 국민들은 지불한 금액보다 좋은 건강서비스를 받게 되고, 그럼 우리나라 보건의료계 전체의 질이 높아질 것입니다. 또, 약사가 좋은 제품을 선별해 판매하면 국민건강에 일조하는 건 물론 장삿속으로 건강제품 만드는 제약사와 건기식 업체가 줄어들 겁니다. 제약산업 자체가 합리화되는 거죠."국내 제약산업을 바꾼다는 큰 꿈을 위해 지금 한곳의 약국부터 바꿔가고 있는 휴베이스는 이제 막 구르기 시작한 바퀴와 같다."바퀴를 밀면 마찰계수에 이르기까지 힘이 들지만, 계수를 넘어 바퀴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바퀴가 굴러갑니다. 휴베이스 창립멤버들이 '마찰계수'에 이르기까지의 노력하니 이제 바퀴가 저절로 굴러가 회원수도 어렵지 않게 계속해서 늘고 있죠. '거창한' 목표같지만 이제 구르기 시작했기에 앞으로는 더 빨리 발전할 겁니다. 지금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것만 봐도 확신할 수 있습니다."2016-01-08 12:14:51정혜진 -
"부작용 리포트, 미국 약사도 인정할 퀄리티"엄준철 약사약사들이 '이런 자료는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약물학 정보. '아무리 검색해도 나는 찾을 수 없던데'라며 다시 한번 보게 되는 연재. 더 나아가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한 약사.데일리팜에서 2년 넘게 한달에 한 번 '약물 부작용 리포트'에 출연한 #엄준철 약사(성균관대·36)다."#부작용 리포트를 한달에 한 편 작성하기 위해 무수하게 많은 논문과 자료를 찾습니다. 99%가 영문으로 된 원본 자료이고요, 기왕이면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FDA와 같은 정부 기관이 발행한 자료를 비중있게 다룹니다. 미국과 유럽 등 약물 연구가 활발한 나라의 자료를 거의 모두 본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줄의 데이터를 작성하기 위해 세가지, 네가지 자료를 기본으로 확인합니다. 긴 시간과 노력, 정성이 들어갑니다."엄준철 약사는 연구원도 아닌, 교직에 있는 약사도 아닌 군포 편한약국을 운영하는 개국약사다. 6일 기자가 편한약국을 찾았을 때 그가 가장 먼저 보여준 것은 약국 창고에 쌓인 영문 원서였다. 10여권의 책은 형광펜과 밑줄, 정갈한 메모 등 공부한 흔적이 빼곡했다. 엄 약사에게는 자랑거리나 다름 없다.엄 약사가 주로 공부한 영어 원서의 약물학 정보집들공부한 흔적들. 모든 장이 꼼꼼한 필기와 밑줄로 가득하다."졸업 후 대학원 약제방으로 진학했는데 당시 미국약사면허 열풍을 타고 'FPGEE'라는 외국약사 인증시험과 토플, 미국비자, 영어말하기 시험 등을 공부했습니다. 결국 한국에서 약국을 개업했고 이후로 쭉 그때 공부한 기반으로 지금도 필요한 정보를 영어 원문에서 찾고 있습니다. 같이 공부했던 대학동기와 선배들은 지금 미국약사로 많이들 일하고 있죠."엄 약사의 약물학 연재는 여러 매체에 소개됐다. 경기도약사회지에 1년 간 연재를 했고, 대한약사회나 주변 권유로 그때 그때 자료를 모아 필요한 콘텐츠를 만들었다.이에 따른 잊지못할 에피소드도 있다. 연재를 보고 많은 약사들과 다양한 분야에서 자문을 구해왔다. 가장 특별했던 기억은 '수면제 범죄 악용' 사건을 맡은 변호사로부터 자문 요청이었다."수면제 범죄악용 기사를 보시고 변호사분께서 전화가 왔습니다. 현재 졸피뎀 관련 성폭행 사건으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사건 담당 변호사인데, 졸피뎀에 대한 학술 자료를 받아 법정진술에 사용하고자 자료를 요청한 것이지요. 미국 FDA 인증자료를 상세하게 '사실조회사항'이라는 문서로 제공해 드렸습니다. 이밖에 식약처, 잡지사 등 질문과 기사 자문을 응했습니다."그렇다면 유독 엄준철 약사에게 '전문가들의 자문'이 이어지는 이유는 뭘까. 영어공부를 해 미국 약사 자격증 공부를 한 약사가 우리나라에 적지 않은데도 말이다.엄 약사 PC에 저장된 최신 약물 정보 사이트 즐겨찾기 목록."미국 약사면허시험을 한 경험이 있어 필요한 자료를 '미국 용어, 조건'에 맞춰 잘 찾는다는 점, 또 한국 약국 상황을 잘 알기에 외국 지식을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잘 가공한다는 점 아닐까요. 이미 외국어와 외국 약물학 지식이 풍부하신 분들이 너무나 많이 계시지만 이런 점에서 제가 좀 더 특화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엄 약사는 책으로 공부한 외국 약물학 정보를 기반으로, 최신 정보는 미국 약사회 자료, FDA 자료, 미국 약학 전문지에 올라오는 정보, 최신 논문을 참고한다. 검색 능력 역시 탁월하다. 끊임 없이 찾고, 찾고 또 찾아 '가장 적확한 정보'가 나올 때까지 찾는다. 그렇게 한줄 한줄을 쌓아 한 편의 부작용 리포트를 완성한다."미국이나 유럽 자료를 많이 인용하지만, 제가 만든 한 편의 보고서는 미국, 유럽 약사들도 알지 못하는 내용까지 담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자료 검증부터 취합까지 세세하게 공을 들인 결과지요.사실 부작용이나 상호작용 설명은 인서트에 다 기재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내용이 엄청나게 많고, 단순 나열에 그쳐 이해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원리를 알면 훨씬 쉬워지는데, 안타깝게도 영어로 된 원서를 보고 영어 논문을 검색해야 이해가 됩니다. 미국에서도 이 분야는 이제 시작단계에요. 누가 알기 쉽게 정리한 것도 아직 없고요. 각 사안별로 안전성 서한이나 사례, 보고서 등을 토대로 업그레이드 하는 게 좋습니다. 저는 이 작업을 하고 있어 약사님들께 '미국 약사들도 모르는 내용들'이라고 자신합니다."환자 잘 보이는 곳에 '부작용 제보'를 안내해놓았다.엄 약사가 이렇게 공을 들이는 이유는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에게 더 좋은 정보를 제공해 약사 직능을 격상시키고 우리나라 약사 직능을 미국의 그 수준만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힘들게 만든 콘텐츠를 더 많은 약사님들과 공유하는 것, 그리고 언제나 '최상의, 최신의' 약물 정보를 전해드리는 것은 결국 '약사'를 위해서입니다. 일반인들에게 복약정보지가 제공되는 시대입니다. 정보지에 적힌 내용보다 훨씬 더 전문적인 내용을 약사가 알고 있어야 합니다."엄 약사는 미국의 예를 들었다. 미국은 일반인도 약물에 대한 지식 수준이 우리보다 높은데, 그럴 수록 약사는 더 많이, 더 깊이 공부해 약물 지식 수준이 높은 일반인에게도 '전문인'으로서 정보를 제공한다. 엄 약사는 '우리나라도 그러기 위해서 먼저 약사들이 높은 수준, 좀 더 디테일한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상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제가 약물 정보를 최대한 정확한 정보를 디테일하게, 알기 쉽게 전하겠습니다. 어떤 약물은 부작용 정도가 어떤지, 병용 금기 약물은 '어떤 기전으로, 어떤 이유에서' 병용하면 안되는지 레퍼런스를 끈질기게 찾고 있거든요. 한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더 많은 약사님들이 '내가 알고 있는 것도 공유하자'고 나서주시는 겁니다. 높은 수준의 정보를 함께 만들고 공유해 우리 약사들 전반적으로 더 '전문직능'에 가까워졌으면 합니다."엄 약사의 자부심과 자신감으로 똘똘 몽친 의약품 부작용 리포트는, 그의 열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연재될 예정이다.2016-01-07 06:14:59정혜진 -
8년간 100번…한번 거르지않고 공부한 '독한 약사들'스터디팜 커리큘럼을 준비하는 황은경 약사(왼쪽)와 스터디팜 방장을 맡고있는 최혜원 약사(오른쪽)한달에 한번, 가볍게 시작한 생화학 스터디 모임이었다. 하지만 회차를 거듭하면서 생화학 지식은 물론 경영 노하우, 진상환자 응대법을 공유하고 나면 열두 명 약사들에게 뿌듯함과 후련함이 차올랐다. 언제부터인가 다음 모임을 기다리게 되었다.부산 사하구 12명의 약사들이 시작한 약물 스터디 모임 '스터디팜'이 오는 12일 100회 모임을 앞두고 있다. 한달에 한번이니 횟수로 꼬박 8년 째다. 매월 두번째 화요일에 모이기 시작한 지 100번째가 됐다.모임을 준비하고 매달 주제를 정해 스터디에 필요한 제약사 PM을 섭외하고 있는 사하구 오거리약국 황은경 약사는 "가볍게 시작한 모임이었고, 새로 나오는 약물, 달라지는 제형을 조금씩 공부해보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시작은 여약사회 안에서 생화학을 같이 공부해보자는 거였어요. 신약은 계속 출시되고, 같은 약물이라 해도 제형이나 투여법이 달라지니 '우리가 공부하지 않으면 젊은 약사들에게 많이 밀리겠다'는 다짐이었죠. 그래서 지금 모인 약사님들 절반 이상이 60대 이상의 선배님들이에요."현재 스터디팜에 참여하는 약사는 십여 명. 괴정약국 최혜원 약사, 유성약국 이정숙 약사, 하나로약국 장세구 약사, 대선약국 김영배 약사, (전) 명문약국 노태호 약사, 동화약국 박용진 약사, 동해약국 배성진 약사, 배약국 배연휘 약사, 정성약국 송한근 약사, 장림 중앙약국 이영혜 약사, 대성약국 이은정 약사, (새)명문약국 이지원 약사, 제일약국 임성조 약사, 영화약국 홍순철 약사, 큰사랑약국 배효섭 약사, 개나리약국 박가민 약사, 진구에서 약국을 하고 있는 윤태원 약사, 손규환 약사, 서구에서 참여하는 서보민 약사 등이다.최혜원 약사가 스터디 모임 때마다 준비하는 멤버들 식사.8년 전 스터디팜의 첫 스터디 주제는 인슐린주사였다. 병원 근무를 해보지 않은 약사는 약국에서 인슐린주사를 처방조제만 해봤지 정확한 사용법을 배울 곳이 마땅치 않았다. 병원 근무를 했던 약사라 해도, '펜'형으로 출시된 인슐린주사가 생소하긴 마찬가지였다. 환자가 질문을 해오면 당황할 가능성이 남아있었다.그래서 지금도 전문약이든 일반약이든 주제를 정하면 한달 전 해당 제약사 PM을 미리 섭외한다. 제품 정보 뿐 아니라 환자가 질문할 수 있는 내용을 약사들이 꼼꼼히 체크하고 공부한다. 스터디가 100회를 맞았으니, 약사들이 '마스터'한 약물도 100가지나 되는 셈이다."의무감에 빡빡한 학습만 있었다면 스터디가 이렇게 장기간 이어지지 않았을 거에요. 한시간 정도 머리를 채우고 나면 다음엔 배를 채울 제철 음식을 먹으며 그간 속상했던 일, 약국에서 있었던 일을 또 한참 얘기해요. 그러면 알찬 2시간 스터디가 끝이 나죠."머리를 채우고 몸과 마음을 함께 채운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멤버들은 괴정약국 최혜원 약사 집에 모여 공부를 하는데, 공부가 끝나면 최 약사가 준비한 제철 음식을 푸짐하게 먹는다. 도다리 철이면 도다리찜을, 대구 철에는 대구탕을 먹는다. 먹고 이야기하다보면 스트레스도 풀린다.스터디팜 멤버들황 약사는 스터디팜에 대해 '연수교육에서 피상적으로 접할 수밖에 없는 제품 정보를 한달에 하나씩 깊이있게 공부할 수 있다'는 것과 '약사 사모임으로서 오랜동안 학술 공부를 해왔다는 점'을 자랑거리로 꼽았다."사하구약사회에서 일정 금액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시작하면 누구나 '약사로서 나눌 수 있는 즐거움'을 스터디를 통해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은 우리 멤버 모두 8년 후 200회까지 가보자는 자신감이 대단해요. 지금껏 해왔으니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2016-01-05 06:14:56정혜진 -
"현장 애로사항 적극 청취…기업 체감정책 추진"보건산업 육성 중점 과제 선정..."막중한 책임 느낀다"2015년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국내 제약산업이 도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한미약품의 잇단 기술수출 '잭팟'은 부정적인 제약산업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불식시키는 데 기여했고, 제약계 종사자에게도 자신감을 불러일으켰다.#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은 데일리팜 신년인터뷰에서 '제약산업계 역사상 기념비적인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앞서 정 장관은 올해 신년사에서는 '제2의 한미약품 사례를 창출하기 위한 규제 개선에 힘쓰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는데, 데일리팜 신년인터뷰에서 "제약산업의 현장 애로사항을 적극 청취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 기업이 체감하는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제약산업을 위시한 '보건산업 육성 및 미래대응'은 정 장관이 밝힌 올해 보건복지부 3대 중점추진 과제 하나이기도 하다.정 장관은 "제약산업 육성 주무부처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 기업의 수익창출과 연구개발 투자가 선순환을 이룰 수 있도록 약가제도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제지원과 제약산업 육성관련 사업확대 등을 위해 관계부처와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다음은 데일리팜과 정 장관의 신년인터뷰 내용이다. 정 장관의 바쁜 일정으로 인해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됐다. '상편'에서는 '제약산업 육성지원 방안'을 다룬다.- 먼저 병신년 새해 보건복지부 중점추진 과제를 소개한다면?= '방역체계 개편과 의료관련 감염대책', '의료비 부담완화 및 필수의료 확대', '보건산업 육성과 미래대응' 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방역체계 개편과 의료관련 감염대책 강화 일환으로 질병관리본부장이 차관으로 격상되고, 역학조사관을 대폭 확충했다.앞으로 감염병 진료부터 임상연구와 교육을 전담하는 감염병 전문병원을 운영하고, 선진국 수준의 튼튼하고 안전한 방역체계 구축을 위해 인적·물적 자원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다.구체적으로는 병원 내 감염관리실 설치, 중환자실 격리병상 등 의료기관 시설기준을 개선하고 감염관련 수가도 개편할 예정이다. 응급실 과밀화 해소와 음압병상 구비 등 응급실 감염관리도 대폭 강화한다. 정부와 의료계가 합심한 병문안 개선 캠페인도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일부 대형병원 쏠림완화, 일차의료 및 지역별 거점병원 역할정립과 활성화 등 의료전달체계 개편노력도 지속해 나갈 것이다.의료비 부담완화 및 필수의료 확대 일환으로는 선택진료비 부담 경감을 위해 선택의사 축소를 지속 추진하고, 의료질평가지원금을 대폭 확대해 병원 내 의료서비스 질 향상과 환자 안전제고에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또 결핵환자 치료비 전액지원, 장기이식환자 보장성 강화, 고위험 신생아 집중치료 지원 등 중장기 보장성 확대계획도 차질 없이 추진한다.저출산 대책 일환으로는 임신·출산 건강보험 진료비 본인부담금을 현 20~30% 수준에서 5%까지 대폭 낮출 계획이다. 또 호스피스 완화의료 활성화, 치매가족상담 건강보험 수가 신설 등으로 고령사회 대비책도 마련한다.보건산업 육성 및 미래대응 일환으로는 '의료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지원 법률' 하위법령을 조속히 제정할 계획이다. 같은 맥락에서 외국인환자 종합지원창구 개설, 외국인환자 대상 미용·성형 부가가치세 환급제도 도입 등도 본격 추진한다.또 미래 성장동력인 첨단 재생의료제품, 유전자 치료제 연구개발, 바이오의약품 등 바이오헬스산업을 활성화하고, 국내 우수한 의료와 ICT를 결합한 디지털헬스케어를 의사와 의료인 간 응급원격협진 및 도서벽지, 군부대, 원양선박, 요양시설 등 의료취약지를 중심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디지털헬스케어 해외진출도 보다 확대해 나가겠다.정 장관은 지난해 11월 제약계 단체장과 만나 애로사항을 직접 챙겼다. 보건복지부장관이 취임 초 제약계 단체장을 만난 건 이례적인 일로 평가됐다.- 한미약품 등 혁신형 제약기업의 잇단 기술수출 성사 등으로 제약산업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제약산업 육성지원 계획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정부는 제약산업이 미래 성장동력이라는 인식 아래 2020년 세계7대 제약강국 도약을 목표로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해 체계적으로 육성·지원 중이다. 특히 연구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양대 축으로 정부와 제약업계가 함께 흔들림 없이 추진해 온 결과물이 한미약품과 같은 성과였다고 생각한다.이로 인해 제약산업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제약산업 육성 주무부처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 앞으로도 제약업계 간담회 등을 통해 현장 애로사항을 적극 청취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 기업이 체감하는 정책을 추진하도록 하겠다.특히 기업의 수익창출과 연구개발 투자가 선순환을 이룰 수 있도록 약가제도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또 세제지원과 제약산업 육성관련 사업확대 등을 위해 관계부처와 협력할 것이다.- 제약 7대 강국 도약을 실현하기 위해 그동안 추진해온 사업과 실적을 소개한다면?= 신약개발 R&D 투자 강화, 투융자 자본조달 활성화, 핵심 전문인력 유치·양성, 전략적 해외 진출 확대, 선진국 수준의 인프라 구축 등 5대 목표를 설정하고 세부과제를 수립해 추진 중이다.신약개발 R&D 투자 강화 분야에서는 지난해 성과가 적지 않았다. 아셀렉스캡슐, 자보란테정, 시벡스트로주와 시벡스트로정, 슈가논 등 5개 신약이 신규 허가됐고, 시벡스트로의 경우 국내 개발신약 중 두 번째로 미 FDA 허가를 받았다.대규모 수출계약 등 글로벌화에 성공한 사례도 잇따라 창출됐다. 혁신형 제약 기술수출 사례(1~11월)만 봐도 총 13건에, 최대 71억2350만 달러 규모의 기술료 수입 성과를 얻었다. 지난해 12월14일 기준 환율을 적용하면 약 8조4164억원에 달하는 액수다.전략적 해외진출 확대 분야에서는 정부가 협력을 통해 에콰도르 자동승인인증제도, 페루 위생선진국 등록 등을 통해 신흥국 중심의 해외진출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상시험 컨트롤 타워로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를 설립해 전문인력 교육과 글로벌 임상시험 유치, CRO 등 유관산업도 육성 중이다.- 올해 예산을 포함해 최근 5년간 제약산업에 지원된 R&D 예산은 규모는?= 한미 FTA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국내 제약산업 역량강화를 목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해 신약개발 R&D를 지원 중이다. 구체적으로 복지부는 2012~2016년 신약개발 R&D에 연평균 539억원을 투입하고 있다.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3개부처가 공동 투자하는 '범부처 전주기 신약개발 사업', '시스템통합적 항암신약개발사업', '제약산업 특화지원', 미래창조과학부와 공동으로 줄기세포치료제 및 유전자치료제 분야에 투자하는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기술개발사업' 등이 그것이다.- 제약업계는 여전히 정부 지원정책에 불만이 높은 게 사실이다. 가장 대표적인 게 신약 약가정책에 대한 불만이다. 보다 획기적인 신약 약가우대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약업계 요구, 어떻게 생각하나?= 신약의 혁신적 가치와 임상적 유용성이 개선된 약제의 가치를 약가에 반영하기 위해 위험분담제 도입, 등재절차 개선 등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개발된 신약의 약가우대를 통해 연구개발 유인을 제공하고,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 바이오의약품 약가제도 개선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 약가 산정기준 개선에 대한 관련 업계의 요구도가 크다. 소개해 달라.= 제약산업의 전략적 투자분야로 바이오의약품에 국내 제약업계의 관심이 높다는 점 잘 알고 있다. 또 현재 약가기준이 합성의약품 중심으로 운영돼 있는 만큼 바이오의약품에 보다 합리적인 약가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한다.이런 맥락에서 올해래 생물의약품에 부합한 약가기준을 정비할 계획이다. 현재도 고비용 제조공정 등 바이오의약품의 특성을 고려한 별도 산정기준(시밀러 등재 시 오리지널 대비 70% 약가 산정·조정)을 두고 있다.여기에 더해 생물의약품의 특성, 임상적 유용성 개선정도, 제약산업 발전 기여도 등을 적정하게 반영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제약업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도록 하겠다.- 끝으로 제약산업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국내 제약산업은 지난해 신약개발과 해외진출 분야에 있어서 '제약산업계 역사상 기념비적 성과'를 얻었다.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보이지 않는 길을 묵묵히 걸어온 제약계 종사자들에게 감사한다.정부는 앞으로도 신약개발 역량강화와 글로벌화를 통한 혁신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또 제약업계와 소통을 강화하면서 체감도와 만족도 높은 정책을 펴나가도록 노력하겠다.제약업계도 과감한 연구 투자를 통해 신약개발에 더욱 매진하고,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에 국내 질 좋은 의약품이 진출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주길 바란다.2016-01-04 06:14:59최은택 -
"엄마의 커리어, 아이에겐 자긍심입니다"김민영 차장"딸에게 자랑스런 엄마가 되고 싶어요." 김민영(33) #한국에자이 항암제 마케팅팀 차장은 엄마의 사회활동이 아이한테도 좋은 경험으로 남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그녀는 어릴 때 어머니가 육아 때문에 회사를 그만 둔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고 고백한다."엄마도 외국계 휴대폰 회사에서 일하셨어요. 저처럼 직장에 남고 싶은 마음이 컸을텐데, 결국 회사를 그만두셨어요. 커서 생각하니 그때 나를 키우기 위해 어머니의 커리어를 포기하신 건 아닌지 죄송한 마음이 있어요. 그때 회사를 다니셨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고요."김 차장은 지난 10월 GWP코리아가 주관하는 '자랑스런 워킹맘 100인'에 선정되는 기쁨을 안았다. GWP코리아는 2002년부터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을 선정해 시상하는 미국 GPTW연구소의 한국지사다.GPTW는 일하기 좋은 기업 모델을 개발해 미국에서는 98년부터 유력 경제지 '포츈'지와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을 도입해 발표하고 있다.그녀는 작년 첫 아이를 낳고 회사에 복귀해 에자이 차세대 성장동력을 책임질 '심벤다', '할라벤' '렌비마' 등의 항암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아이를 낳고 회사업무가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물론 힘든 점도 있지만, 일하는 만족도가 더 크다"고 곧바로 답이 나왔다."시장상황을 극복하고, 창의적인 사업 프로젝트 개발이 나왔을때 만족도가 높아요. 출산 전후로 혈액암제제 '심벤다', 유방암치료제 '할라벤'이 런칭됐고, 내년 2월에는 새로운 항암제인 '랜비마'가 런칭을 기다리고 있어요. 이런 도전과제들이 계속해서 저를 개발한다고 생각하니 일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GWP코리아의 자랑스런 워킹맘 100인상 수상 모습그래도 엄마는 엄마다. 이제 갓 21개월된 아이를 집에 두고 나온다는 게 편치 않을터. 더구나 아이를 맡아 키우는 친어머니에게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업무특성상 미팅이나 행사들이 늦게 끝날때는 아이도 아이지만, 어머니에게 특히 죄송하더라고요. 해외출장을 길게 갈때는 부산에 계신 시어머니가 맡아주시기도 하는데 부담스런 측면이 없지 않아 있어요."그래도 회사와 동료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다며 고마워했다.김 차장은 2009년부터 한국에자이에서 일했다. 숙명여대약대를 나와 사노피에서 MR로 활동하다가 빠른 결정과 능력위주 인재를 중시하는 에자이에 끌려 합류했다.당시 한국에자이는 50명 규모의 작은 조직이었다. 아시아 3개국 판권을 보유한 항TNF제제 '휴미라'와 치매치료제 '아리셉트' 외에 알려진 제품도 별로 없었다. 최근에야 자체개발 항암제들이 나오면서 규모를 키우기 시작한 것이다.여성사원도 많지 않았다. 지금껏 출산휴가를 간 임직원은 김 차장이 세번째였다. 올해 육아휴직 사례도 처음으로 나왔다.하지만 최근 여성인원들이 늘어나면서 회사도 여성인재 복지에 신경을 쓰고 있다. 현재 에자이 직원 166명중 38명이 여성이다. 올해도 5명의 여성인재를 새로 뽑았다.작년부터는 '여사우의 날'을 지정해 여성인력들의 목소리를 듣고, 취미생활도 돕고 있다. 한달에 한번 생리 고통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위한 보건휴가도 시행되고 있다. 또한 수유실을 마련해 김 차장같은 워킹맘들이 맘편하게 회사를 다닐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수유실은 막혀진 공간에 냉장고와 소독기를 포함해 유축이 편하도록 소파도 마련돼 있다.삼성동 한국에자이 본사 사무실에 운영하고 있는 수유실 모습2014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고홍병 사장은 직원들과 소통하는 기업문화를 강조하면서 특히 여성 인재들의 복지와 근무환경 향상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결과 워킹맘 뿐 아니라 본인의 능력을 발휘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유연한 조직체계로 자리잡았다.이같은 경영성과로 고 사장은 올해 GWP코리아가 선정한 '최고경영자상'을 받았고, 회사는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2년 연속 선정되면서 김 차장의 '자랑스런 워킹맘 100인상'과 함께 3관왕에 올랐다."사실 수유실을 쓰는 직원이라곤 저밖에 없어요. 가끔 아무도 없는 수유실에서 휴식을 취하는 근무자들도 있어 불편했는데, 사장님이 나서서 필요한 직원만 쓸 수 있도록 문단속 관리에 철저하라고 지시해 감동받았죠. 덕분에 8개월 정도 수유를 유지할 수 있었어요."육아에 대한 회사의 배려로 김 차장은 일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특히 에자이는 휴미라, 아리셉트를 잇는 포스트 성장동력으로 항암제를 적극 밀고 있기 때문에 김 차장의 역할이 중요하다.유방암제제 할라벤의 경우 환자들을 기다리게 할 수 없어 심평원 약가를 전폭 받아들여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약가로 출시했다.할라벤의 경우처럼 전이성 유방암환자의 약제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보험 약제는 적극적인 환자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본인부담을 줄여주고 있다.무엇보다 환자들이 질병에 대한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를 인지할 수 있도록 각종 캠페인과 홍보책자 지원, 교육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녀는 환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것이야말로 제약회사의 영속적 성장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마케팅 직원인 본인이 해야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내년 론칭을 계획하고 있는 렌비마는 현재 허가받은 갑상선암 뿐만 아니라 간암, 신장암에서 적응증 확장 계획도 갖고 있어요. 앞으로 한국에자이가 항암제 전문 제약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제가 할 일이 많아요.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임하는 엄마의 모습이 아이에게는 나중에 자긍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일도 잘하고, 아이도 잘 키우는 워킹맘의 모습, 앞으로도 보여줄겁니다."2015-12-28 06:14:58이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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