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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릭, 토탈 헬스케어 파트너가 되겠다"크리스토프 피가니올 대표이사한국 생활을 한 지 6년 반이 됐다는 쥴릭파마코리아 대표이사 크리스토프 피가니올. DHL 등 물류기업을 거쳐 쥴릭파마 대표이사를 맡아 쉽지 않은 한국 시장에 발붙이기까지 짧지 않은 기간이 걸렸다.피가니올 사장은 최근 데일리팜과 만나 '발을 붙인' 이후, 올해 쥴릭의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환자 서비스 영역 확대 ▲의약품 시장 내 협력업체 확대 ▲환자 교육 프로그램 확대 라는 세가지 목표를 제시했다.최근 노사 분쟁 등 예민한 문제도 안고 있어 분주한 연말을 보내고 있는 피가니올 사장에게 3가지 목표 외에도 쥴릭과 관련된 질문을 던졌다.- 우선 노사 문제에 이목이 쏠려있다. 쥴릭의 분명한 답변이 필요하다.현재 노사가 합의를 위해 지속적인 대화를 하고 있고 조만간 합리적인 선에서 타결이 될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 최근 보도된 기사에 다소 과장되거나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외국, 특히 프랑스 노사 분위기와 비교해 한국 노사 관계와 문제, 어떤가.크게 다른 것은 없다. 어디에나 노사 분규가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다만 프랑스에 비해 한국은 공적인 영역(노사문제)에 사적인 영역을 결부시키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가족이나 여가, 개인 프라이버시같은 것들. 문화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어찌됐든 교섭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이다. 노사가 평화적으로 의사를 타결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럼 쥴릭이 제시한 3개 목표에 대해 묻겠다. 환자 접근성을 높인다? 환자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점이 유통업체로서는 이색적이다.새롭게 추가된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특수 의약품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을 바탕으로, MSL(Medical Scientific Liaison, 특수의약품 통합 서비스)과 MCM(Multi Channel Marketing, 멀티 채널 마케팅)을 구성했다. MSL과 MCM을 통해 쥴릭파마는 소비자들에게 특수 의약품에 대한 마케팅과 정보 제공 서비스를 결합, 제공하게 됐다. 단순 복약을 통한 건강 증진 외에도 환자의 통합적인 헬스케어를 위해 쥴릭파마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김포 쥴릭파마코리아 물류센터 내부- 업계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한다는 목표는?이미 약국 약사가 활용할 수 있는 '파마시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약국의 약사들이 금연이나 천식 등 질병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환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질병정보 중심 교육 프로그램이다.환자 중심 교육 프로그램도 있다. '페이션트 프로그램'인데, 환자들을 위한 의약품 및 질병 정보 제공 서비스다. 이 두가지 외에도 홍콩, 대만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성공한 서비스나 프로그램을 한국에도 도입할 예정이다. 이밖에 제약사는 물론, 같은 도매업계 업체와 유통협회, 약국과 약사협회, 환자협회 등 관련 기관과 단체들과의 협업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제약사의 해외진출 지원 체계를 궁금해하는 곳이 많다.보령의 '카나브'가 좋은 예다. 한독 '케토톱'도 쥴릭과 함께 아시아 진출 과정에 있다. 해외에 많은 조직망을 가진 쥴릭의 노하우가 발휘된 경우다. 앞으로도 이런 노하우를 기반으로 더 많은 한국 업체의 해외 진출을 도울 계획이다.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다국적사들은 일본, 중국, 호주와 뉴질랜드, 인도 외의 다른 아시아 국가를 한데 묶어 하나의 계약으로 진출하고싶어 하는 경향이 크다. 이 묶음 중에서는 한국 시장이 가장 주도적이기도 한데, 다국적사가 쥴릭과 계약하면 한번의 계약으로 많은 아시아 국가에 동일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쥴릭은 '파마링크'라는 법인을 통해 이런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른 업체, 혹은 다른 영역의 제품과의 콜라보레이션은 어떤가.지난해 길리어드사와의 코프로모션으로 '하보니', '소발디'를 유통했다. 코프로모션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우리 노하우를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한다. 특히 바이오 제제를 생산하는 업체에게는 쥴릭의 콜드체인 유통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마케팅 인력과 영업 조직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현재 네슬레의 건기식 '부스트' 약국 영업도 진행 중이다. 의약품에 국한되지 않고,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건 중요하다. 환자를 중심에 놓고 보면 '질병 치료'과 '건강 증진'을 위해 모두 부합하는 활동이다. 단순 제품 유통 뿐 아니라 서비스, 정보 제공 등이 이러한 목표 아래 접목되는 것들이다. 토털 헬스케어 파트너로서의 쥴릭파마의 입지를 다져가겠다.2016-12-19 06:14:50정혜진 -
"필요없는 약 안팔 수 있는 용기를 갖자"약사가 있는 곳이면 전국 어디든 종횡무진 달려가 강의하는 약사가 있다.서울 은평구에서 은평프라자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정병욱 약사(49·중앙대)는 요즘 누구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루 3~4시간 잠을 자고, 주말에도 쉴 수 없는 빡빡한 일정에는 강의와 교육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동료 약사와 약대생, 제약사 영업사원 등 그의 강의를 듣는 대상도 다양하다. 약국을 운영하며 외부 강의를 병행하는 약사들이 많이 늘었다지만, 정 약사 강의는 수강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그 중심엔 약국에서 직접 환자를 응대하는 그의 기본 마인드와 전체 약사사회에 대한 고민이 자리하고 있다.정 약사가 강의에 나선 것은 2007년부터였다. 의약분업 이후 약의 주체인 약사가 그 역할을 잃어가는 데 아쉬움이 누구보다 컸다.무엇보다 전문의약품에 대한 약사의 역할이 의약분업 전보다 축소된 데 문제의식을 그는 느꼈다. 약을 병의원에서 처방하면서 약사는 그 약을 얼마나 더 잘 알고 설명할 지 고민보다 어떤 자리에서 처방전을 더 받을 수 있을지 생각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복약지도 때 '식후 30분에 드시라'는 말만 반복한다고들 하는데, 의약분업 후 환자에게 약과 질환에 대해 설명하기 보다 어떤 약국 자리에서 처방전을 더 많이 받고 어떻게 약을 잘 담아줄 지 고민하는 상황이 됐잖아요.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약에 대한 공부가 소홀해 질 수 밖에 없었고요. 너무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강의를 통해 많은 것을 알려드리지 못해도 공부에 대한 열정을 자극하고 싶었죠."그렇게 시작한 게 벌써 10년이 넘어가고 있다. 이제 그는 지역 약사회와 제약사 등에서도 믿고 맡기는 강사가 됐다.최근에는 서울시약사회가 32주 일정으로 진행 중인 목요강좌에서 27주째 약사들을 만나 강의하고 있고, 전국 각 분회와 지부 약사 연수교육, 보충교육에서도 약사들을 만나고 있다.휴일도 없이 계속되는 강의와 교육 준비에 더해, 수업 후에도 계속되는 수강생들의 질문에 메일과 문자 메시지 등으로 계속 답을 하다 보면 잠자는 시간도 부족한 게 현실이다."워낙 많은 지역을 다니고 쉴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요즘 건강도 조금 안좋아졌어요. 그래도 계속 강의하고, 힘을 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강의를 듣는 동료 약사님들의 눈빛 때문입니다. 목요강좌는 20주가 넘어가는데도 60세가 넘는 선배 약사님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들으시고 강의 후에도 열정적으로 질문하시곤 하세요. 그런 모습을 보면 지치지 말고 계속 강의를 준비하고 교육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정 약사는 약사가 의사와 종속 관계가 아닌 동등한 위치에서 협력하며 환자를 케어해 가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이 약에 대한 끊임없는 공부에 있다고 생각한다.처음 약국을 시작할 때만 해도 약을 많이 판매하는 것이 좋은 약사라고 생각했었지만 그 역시 공부를 하며 조금씩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환자에게 큰 도움을 주는 약사는 오히려 약을 덜 권하는 데 더해 환자가 요구하는 약을 상담을 통해 판매하지 않는 용기도 필요하다는 게 그의 말이다."공부로 실력을 쌓은 후 약을 안팔 수 있는 용기가 생겼어요. 판매를 거부한다는 게 아니라 환자가 약을 복용하려는 이유를 충분히 듣고 맞지 않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는 거죠. 당장은 경영에 마이너스일 수 있지만 그보다 더 큰 약사에 대한 신뢰가 쌓이더라고요. 우리 약국에 많은 환자가 오지는 않지만 단골 환자들이 다른 약국에서 구입한 약을 가져와 문의할 정도의 신뢰가 쌓인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이게 곧 약사 직능이 유지되는 이유이고요. 체력이 되는한 강의를 통해 내 동료, 후배들의 직능을 지켜가는 데 힘을 보태려고 합니다."2016-12-16 12:14:54김지은 -
"기초과학, 혁신 신약개발 발판삼아야"빈센트 들로름(32) 한국파스퇴르 결핵 연구팀 팀장경기도 성남시 판교에는 에볼라, 결핵, 간염 등 공중보건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국제 생명공학 연구기관이 있다.#바로 한국파스퇴르 연구소(Institut Pasteur Korea, IPK)다. 국제 연구기관이다 보니 다인종 연구자들이 함께 일하고 있으며, 결핵 치료제 개발로 인류 삶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프랑스에서 건너 온 연구자도 있다.지난해부터 한국파스퇴르에서 결핵 연구팀 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빈센트 들로름(Vincent Delorme, 32) 박사.그가 한국에 오게 된 이유는 #결핵 때문이다. 2013년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발굴한 혁신신약 다제내성 결핵 치료제 'Q203' 성과를 접하고 한국에서의 결핵 연구를 결정했다.데일리팜은 최근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빈센트 들로롬 박사를 만나 인간과 병원체(결핵균)간 상호작용 연구를 통해 결핵균의 비밀을 풀어나가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다음은 일문일답.-프랑스에서 온 연구자라 낯설다. 자기소개 먼저 부탁한다.에콜 센트랄 마르세이유(Ecole Centrale Marseille) 대학교에서 화학 및 생화학을 전공했다. 이 분야에서 더 많은 과학적 지식을 쌓고자 프랑스 엑스-마르세이유(Aix-Marseille)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2년 간 박사 후 과정으로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원, 파스퇴르ㅡ릴리 연구팀을 거쳐 2015년부터 한국 파스퇴르 결핵 연구팀 팀장을 맡고 있다.-프랑스에서는 무엇을 연구했나.국립보건의학연구원에서 결핵 원인균인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을 연구했다. 기초연구부터 중개연구(translation)까지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해 경험을 쌓았다. 가장 중요했던 연구 목적은 결핵균이 어떻게 환자와 상호 작용하는지 알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효과적인 약을 개발하는 것이었다.-파스퇴르 연구소는 신약개발, 특히 질병 기초연구에 강점이 있다고 한다.기초과학 연구는 신약개발에 필수다. 전 세계적으로 제약사들이 진행한 많은 프로젝트가 실패하고 있다. 이유는 질환과 표적, 그리고 약에 대한 기초 과학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파스퇴르 연구소는 기초과학 연구 프로젝트를 장려한다. 그 프로젝트가 연구적으로 충분히 완료되었을 때 기술 응용을 위해 산업계에 전달하는 방식을 추구한다.우리는 이것을 중개연구(translation)라고 말한다. 한국파스퇴르 연구소도 마찬가지다. 약에 대한 생물학적 지식은 화학적 지식 만큼 중요하다. 어느 하나 없이 신약개발을 이룰 수 없다.결핵 연구팀 연구실 내부에서 빈센트 박사가 설명 중이다.-한국에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2007년 박사 후 과정 동안 한국파스퇴르에서 결핵 연구팀 설립을 준비 중이던 연구자를 알게 되며, 한국파스퇴르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무엇보다 나를 놀라게 한 점은 Q203의 우수한 연구성과였다. 이 연구에 참여한다는 것이 무척 흥미로웠다. 프랑스 외무부에서 제공하는 연구자 지원 프로그램에 자원해 오게 됐다.-현재는 어떠한 연구를 하나.연구팀은 2명의 연구원과 1명의 박사 후 과정 인원으로 구성된다. 항결핵제(Anti-tuberculosis drugs) 발굴과, 약물 작용기전, 박테리아와 인간 간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 방법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구팀 인원이 적기 때문에 국내외 다른 기관과 협업해 실제 임상연구를 위한 그들의 연구 아이디어와 기술을 활용하는 게 우리의 전략이다.-연구성과가 있나.현재 약재내성 결핵균에 치료 효과가 있는 화합물을 연구 중이다. 목표는 화학물 작용 기전을 이해하고 한국 제약사와 협업해, 화합물들이 실제 임상 단계로 갈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것이다.브라질 연구팀과 새로운 결핵균 표적 발굴을 위한 공동연구 중이며, 인도네시아 대학과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경기도 지원을 받아 J2H바이오텍과 새로운 항결핵제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한 팀에서만도 다양한 연구협력을 진행 중이다. 파스퇴르 연구소는 국제네트워크라는 독특한 '만남'이 있다는데.전 세계 파스퇴르 연구소는 그들만의 특수한 연구분야를 가지면서 동시에 서로의 연구분야를 보완해주는 역할을 한다.매년 프랑스에서 국제네트워크라는 정기 미팅을 하는데, 공통 연구주제를 정해 전 세계 연구진과 논의하고 향후 프로젝트를 얘기하는 자리다.전 세계 연구팀의 프로젝트를 요약해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있다. 이 안에서 다양한 연구기술과 자료를 공유하기 때문에 양질의 과학적 지식은 물론 우리의 연구들이 깊은 관련성을 가지게 된다.예를들면 현재 고체상태 핵 자기공명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한국파스퇴르 연구소는 관련 기술이 없어 프랑스파스퇴르 연구팀과 같이 하고 있다.개발 중인 결핵 치료제에 관한 설명이 연구실 내부에 붙어있다.-한국과 프랑스의 연구문화가 다른 점이 있다면 말해달라.개인적으로 가장 큰 차이는 연구비 지원 부분이라고 본다. 한국은 연구비 사용에 있어 융통성을 더 많이 가진다. 총 연구비 금액 역시 프랑스 보다 크다. 무엇보다 중요한 강점으로 본다.그러나 정부가 짧은 기간 동안 수량화된 결과물(발행 논문, 특허수)로 연구자를 평가하는 점은 해당 연구분야에서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지식은 짧은 기간 동안 정량화 할 수 없다. 자유로운 연구 분위기가 더 나은 과학과 혁신을 만드는 열쇠고 우리 삶을 개선하게 될 것이다.-한국파스퇴르 결핵 연구팀의 연구방향과 목표는 무엇인가.우리 팀은 숙주(인간)와 병원체간 상호작용과 영향을 계속 연구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결핵균의 새로운 생리학적 사실을 발견할 것이다. 이것이 또 다른 과학적 질문으로 이어져 결국 '박테리아(결핵균)'의 비밀을 푸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궁극적으로 더 좋은 치료제 개발로 이어졌으면 한다.(전부는 아니지만) 많은 과학자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어한다. 개인적으로 인류 삶 개선이 최종 목표다. 전 세계 공중보건 비상사태 리스트(WHO)에 올라간 결핵을 리스트에서 제외 시키고 싶다.2016-12-13 06:14:49김민건 -
"한국 제약산업, 중국행 급행열차 타라""인허가·리베이트 감시 강화 오히려 기회""중국 제약시장은 역동적으로 커 나가는 중이다. 의약품 품질 수준과 보건당국 인허가 기준은 하루가 다르게(rapidly) 높아지고 있다. 가능한 빨리 중국 시장을 겨냥하라."중국은 우리에게 가깝고도 먼 나라다. 정치·사회, 역사·문화적 유사점과 차이점이 혼재하고 경제·외교적으로 떼어놓을 수 없는 사이다. 제약산업만 놓고 보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조약 체결에 따른 영향을 세밀히 분석·전망하고 비관세 장벽에 대한 대응책까지 마련해야 하는 현실이다.특히 수 십억 인구를 보유한 중국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여느 국가들도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낙점중이라 시장 선점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합성의약품 시장 성장세 둔화로 전세계 제약산업이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자 중국 등 파머징 마켓 진출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실제 미국과 유럽의 2018년 연평균 성장률이 5%대에 그치는 대비 중국의 기대 성장률은 10%~13%(출처 한국제약협회)에 달한다.이쯤되자 정부도 중국 현지 시장접근(MA, Market Access) 전략 등 국내 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제약산업지원단 제약글로벌 지원팀 소속 해외제약전문가 펑 타오(54) 상임컨설턴트를 새롭게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4일 데일리팜은 펑 타오 박사를 만나 중국 제약산업의 특징과 효과적인 공략법을 들어 봤다.중국 심양약대(ShenYang Pharmaceutical University)를 졸업한 펑 타오 박사는 1991년부터 25년 간 로슈, BMS, J&J, 앨러간, 노바티스 등 글로벌 '빅 파마'에서 글로벌 영업 헤드 역할 등을 맡은 중국MA 베테랑이다.한국보건산업진흥원 펑 타오 해외 상임컨설턴트그는 자신을 "25년동안 중국 제약산업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과정을 직접 목도했다. 높은 중국 문화·산업 이해도를 토대로 한국 기업의 현지진출 성공을 컨설팅하기 위해 왔다"고 소개했다.펑 박사에 따르면 중국 제약시장은 브랜드(오리지널) 의약품이 20%, 복제 의약품(제네릭)이 80%를 차지해 한국과 시장 구조가 유사하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가 미국FDA, 유럽EMA 등 국제 가이드라인을 모티브로 신약 인허가 장벽을 높이고, 제네릭 약효 동등성 기준을 강화한 것이 오히려 국내사들에겐 현지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이자 적기라고 했다.고품질 제네릭에서부터 합성신약, 바이오의약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저품질인 현지 기업을 상대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에 좋은 산업환경이 마련됐다는 것이다.특히 중국 경제여건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의약품 소비와 수요도 덩달아 급상승 중이라 현지 시장을 기민하게 읽지 않으면 훗날 넘어야할 장벽이 까마득하게 높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펑 박사와 일문일답.-중국 제약시장 현황을 들려달라.=한국과 비슷하게 제네릭이 주도하는 시장이다. 다만 현지 기업 간 경쟁 속도는 하루가 다르게 빨라지고 있다. 아마 한국보다 더 치열할 거라고 생각한다. 5000여 개 제약사들이 시장경쟁 중이다.특히 최근에는 의약품 시장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품질이나 동등성 검사가 강화됐다. 미국FDA 만큼의 인허가 규율이 중국이 추구하는 롤모델이다.-한국은 지금 윤리경영이 트렌드다. 중국은 어떤가.=중국도 마찬가지다. 수 년전 불거진 영국 빅 파마 GSK의 중국 리베이트 이슈를 기억할 것이다. 당시 사건이 중국 제약산업과 의료계에 미친 영향이 매우 크다. 현지 제약사들은 윤리경영을 내세우고 영업사원들의 리베이트 금지 등 자정활동을 강화했다.구체적으로 유흥업소 등 접대 관련 횟수나 제한이 생겼다. 제약사가 주관해 의사 등에게 해외 여행을 제공하는 것도 모두 금지됐다. '양표제'라는 것도 도입했다. 세무당국이 제약사 발급 영수증과 병원 발급 영수증을 이중 체크한다. 한치 오차가 없어야 하는게 양표제다.-중국은 국토 면적이 매우 넓고 인구도 많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산업적 특성이 있나.=중국은 30개가 넘는 성(省)과 수백개의 주(州)로 이뤄졌다. 문제는 각각 성마다 의약품 가격정책이나 의료보험체계가 다르다는 것이다. 한국은 통일된 의료보험체계가 있고 약가자료나 산정기준이 동일하다. 결국 제약사 입장에서 현지 진출을 하려면 30여개 약가 체계를 파악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때문에 현지 이해도가 높아야 하고, 전략도 치밀해야 한다. 이것이 중국 시장의 특수성이다.-설명대로라면 중국 내 시장경쟁은 점점 심화되고 불법 감시수준과 인허가 기준도 크게 강화됐다. 통일되지 않은 약가정책도 변수다. 국내사들은 어떻게 시장 전략을 짜야할까.=한국 제약사들에게 지금의 중국은 기회다. 경쟁심화, 불법감시·인허가 기준 강화는 중국 내 모든 기업들이 맞닥뜨리고 있다. 결국 윤리경영을 하지 않거나 품질 경쟁력을 높이지 않는 현지 제약사들은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이점에 주목해야 한다.중국에 아직 없는 미충족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고 고품질 제네릭·혁신신약·바이오신약·희귀약에 집중해라. 저품질 의약품은 더는 승산이 없다. 물론 기업별 체급에 맞는 제품전략을 세워 어떤 품목에 주력할지는 개별 제약사가 선택할 몫이다. 고민된다면 컨설팅을 신청하라.-한미약품이나 보령제약 등 몇몇 국내사들은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해 이미 진출해 있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나.=당연하다. 중국 정책과 문화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 특히 제약산업 정책은 변화무쌍하다. 현지 정책에 둔감하면 상황인식도 과거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 또 중국은 빈부격차가 크고 시장이 다원화돼 있기 때문에 현지법인을 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대응력 차이는 여실히 드러난다.-향후 국내사들에게 제공할 중국 진출 비전을 들려달라=중국은 다른 나라보다 10배 많은 생산기업들과 10배 많은 자금을 보유했다. 수준 높은 제약전문 인력들도 많아지고 있다. 앞으로 중국 제약산업이 무섭게 성장해 나갈 수 밖에 없는 이유다.한국은 PIC/s와 ICH에 정회원 가입해 품질수준을 빠르게 높였다. 중국은 거대한 시장이다. 헤쳐나갈 길이 멀지만 뚫으면 비전이 많은 국가인 셈이다. 품질과 제품의 독특성이 해결책이다.2016-12-05 06:14:50이정환 -
"한국인에 맞는 항혈전요법, 따로 있다"심혈관계 고위험군에게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을 병용 투여하는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은 어느덧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표준요법으로 자리를 잡았다.미국심장학회(ACC)와 미국심장협회(AHA)의 최신 가이드라인은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에게 12개월의 이중항혈소판요법을 권고함은 물론, 출혈 위험이 적다면 12개월 이상도 고려할 수 있다고 공표했다(JACC 2016;68:1082-115). '에피언트(프라수그렐)'나 '브릴린타(티카그렐러)' 등 한층 강력해진 #항혈소판제의 사용도 일반화 되는 분위기다.하지만 체형부터 비만율, 식습관을 비롯한 생활양식에 이르기까지 서구인과는 임상적 특성이 너무도 다른 한국인들에게 똑같은 가이드라인을 적용해도 될지는 여전히 의구심이 든다. 동양인은 백인에 비해 두개내출혈 위험이 높다는 등 인종차에 대한 근거들도 쌓여가고 있다.이처럼 인종과 관계없이 획일적으로 자행되는 항혈소판 치료에 처음 브레이크를 걸었던 이는 경상의대 #정영훈 교수(창원경상대병원 순환기내과)였다.동아시아인과 서구인은 임상적 효과와 안전성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동아시아인 패러독스(East Asian Paradox)'를 2011년 처음 주창했던 정 교수는 그로부터 3년 뒤, ACC·AHA 전문가그룹과 함께 동아시아인 대상의 항혈소판요법에 관한 합의문을 도출하기도 했다(Nat Rev Cardiol. 2014;11:597-606)."한국인을 위한 항혈소판 치료 전략은 한국인이 제일 잘 알지 않겠냐"는 정영훈 교수는 지금 이 순간도 다양한 임상 데이터들을 토대로 동아시아인 패러독스의 원인과 해결책을 찾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정 교수와의 만남을 간단한 질의응답으로 정리해봤다.- 2011년 세계 최초로 동아시아인 패러독스를 언급하셨다고 들었다. 어떠한 내용인지 자세한 소개를 부탁 드린다.심혈관질환 발생률이 인종별로 차이를 나타낸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 않나. 일반적으로 동아시아인은 서구인에 비해 죽상동맥혈전성 사건 발생이 적고, 출혈성 사건의 발생 위험이 높다. 이런 성향은 항혈전제를 복용한 뒤 두드러지기도 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환자 치료제 결정에 상당히 중요한 이슈로 작용할 수 있다. 동아시아인에서 항혈전제의 임상적 효과와 안전성이 서구인과 차이가 있다는 점이 '동아시아인 패러독스(East Asian Paradox)'의 근간이다.- 인종에 따라 치료전략을 달리 하는 방식이 요즘에는 보편화 됐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서양 가이드라인을 따라가는 게 일반적이었던 것 같다. 동아시아인 패러독스를 연구하게 된 계기가 있나?혈소판기능검사를 통해 한국인의 클로피도그렐 반응성을 확인하고, 반응성이 떨어져 있는 환자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 인지가 초기 연구 주제였다. 기존 연구들을 보면 관상동맥질환 치료를 위해 스텐트삽입술(PCI)을 시행했을 때 서구인보다 동아시아인의 예후가 좋다고 보고됐기 때문이다. 당연히 한국인은 클로피도그렐에 대한 반응성이 좋을 것으로 에상했는데,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클로피도그렐 반응성과 가장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 간의 CYP2C19 대사효소 유전자 돌연변이가 동아시아인에서 서구인보다 2배가량 많아 반응도가 떨어지는 현상을 보인 것이다. 10년 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내용이다. 이 때부터 동아시아인에서 클로피도그렐 효과가 떨어지지만 죽상동맥혈전성 사건 발생률은 적다는 동아시아인 패러독스 현상을 포착하고, 깊이 고민하게 됐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무엇인가?아직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긴 힘들다. 향후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동서양인의 혈전 성향(thrombogenecity) 차이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혈전 성향은 혈소판 활성도만으로 설명하기 힘든 개념으로, hCRP 같은 혈중 염증수치와 응고계 활성도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기존에 발표됐던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동아시아인은 서구인에 비해 혈중 염증수치나 응고계 활성도가 낮고, 혈전 성향도 낮았다. 쉽게는 피가 덜 끈적하다고도 표현할 수 있겠다. 미국 방문교수로 근무했던 2010~2012년 당시, 실제로도 한국인과 미국인의 혈전 발생 성향에 많은 차이가 있음을 체감했다.이러한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동아시아인에게 클로피도그렐을 복용하도록 한 뒤 혈소판 활성도가 높아지더라도 혈전 생성이 쉽게 이뤄지지 않고, 강력한 항혈소판제를 사용하면 출혈 위험도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 대한 이중항혈소판요법 기간이 중요한 임상적 이슈다. 동아시아인 패러독스를 적용한다면 한국인의 이중항혈소판요법 기간도 달라야하지 않나?그렇다. 스텐트 시술을 받은 대규모 환자(9961명)를 장기간 관찰한 DAPT 연구에서는 이중항혈소판요법을 30개월간 유지하는 것이 12개월간 유지하는 것보다 죽상동맥혈전성 사건 발생을 29% 감소시킨 것으로 보고됐다(JACC. 2015;65:2211-21). 그러나 한국에서 진행된 DES-LATE 연구(5045명)는 36개월의 이중항혈소판요법이 12개월 유지요법보다 이점을 나타내지 못했다(Circulation 2014;129:304-12). 물론 대상군의 위험도 차이 때문일 수 있겠지만, 서구인에 비해 동아시아인의 죽상동맥혈전성 사건 발생이 적은 것도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서구인처럼 심혈관계 위험도가 높은 그룹에서는 장기 이중항혈소판요법이 효과가 있지만, 낮은 군에서는 혜택이 두드러지지 않는 것이다. 즉 단순 스텐트 시술을 받은 안정형 협심증 환자에게는 클로프도그렐만으로도 충분하고, 위험도가 높은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 한해 강력한 P2Y12 억제제 사용을 권하고 싶다. 급성기 환자라도 1~3개월이 경과하고 나면 허혈성 사건보다 출혈 발생 위험도가 커지므로 P2Y12 억제제 감량 또는 클로피도그렐 전환을 고려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PLATO, PEGASUS-TIMI 54 연구 등을 근거로 프라수그렐이나 티카그렐러 같은 항혈소판제 사용도 늘어나는 것 같은데?프라수그렐보다는 티카그렐러가 여러 대규모 연구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며 사용률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 약제는 클로피도그렐보다 보다 빠른 시간 내에 강력한 혈소판 억제효과를 나타낸다는 특징을 갖는데,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50%에 육박할 정도로 사용률이 급증하는 추세다. 하지만 이런 강력한 약제를 장기간 사용했을 때 한국인에게 임상적 효과가 있을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소규모지만 몇몇 임상 결과들에서는 오히려 출혈 위험도만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한다. 클로피도그렐과는 반대로 서양인보다 동아시아인에서 같은 용량에 대한 약물 농도 및 약제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동아시아 지역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801명)를 대상으로 진행된 PLATO 연구를 예로 들면, 티카그렐러 표준용량(180mg 부하용량 및 90mg 1일 2회)은 클로피도그렐 표준용량(300mg 부하용량 및 75 mg 1일 1회)에 비해 죽상동맥혈전성 사건을 감소시키기는 커녕 되려 중증 출혈 발생을 증가시키는 경향을 보였다(Circ J. 2015;79:2452-60). 급성 심근경색으로 입원한 한국인 대상의 KAMIR-NIH 레지스트리에서도 티카그렐러와 클로피도그렐 투여 후 6개월간 비교한 결과 죽상동맥혈전성 사건 발생률은 차이가 없고, 중증 출혈이 티카그렐러군에서 높았음을 알 수 있다(Int J Cardiol. 2016;215:193-200).- 한국을 포함해 동아시아인에 적합한 항혈소판요법은 무엇인가?한국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클로피도그렐 사용만을 고집하자는 것은 아니다. 개별 환자가 가진 혈전 발생 및 출혈 위험도를 면밀히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급성 심근경색이나 다혈관질환을 동반한 환자, 위험인자 관리가 잘 안 되고 복잡 병변에 복잡한 스텐트 시술을 한 경우라면 허혈성 임상사건 발생 위험이 올라가기 때문에 강력한 P2Y12 억제제를 이용한 장기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고령이나 저체중, 뇌졸중 또는 출혈의 과거력 등이 있는 환자에게는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 또는 아스피린과 클로프도그렐 이중항혈소판요법을 가능한 짧은 기간 동안 고려하는 게 좋겠다. 혈소판기능검사를 통해 환자의 항혈소판제 반응도를 평가하고 이에 따라 용량을 조절하는 방안도 가치가 있을 것이다.- 한국인에 맞는 항혈소판치료 전략을 찾기 위해 조언한다면?일본은 자국민 대상의 임상연구 자료가 없으면 새로운 약제의 허가를 받을 수 없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약력학 및 약동학 자료조차 요구하지 않고 대부분 미국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모방하고 있다. 일본처럼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점도 많음을 인정한다. 인종별로 심혈관계 약제의 임상효과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고민들이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상당수 글로벌 임상연구들이 기획 단계부터 다양한 인종을 포함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기도 하다. 국가 차원에서는 한국인 대상으로 진행된 약력학 및 약동학 자료를 유심히 살펴, 이를 가이드라인에 적극 반영하려는 자세도 필요할 것이다.2016-11-29 12:14:52안경진 -
"국내 첫 의사 7만8천명 대규모 조사""진료 현장에 있는 의사들의 현실을 파악하고 싶었다."이용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최근 데일리팜과 만나 11월 21일부터 12월 9일까지 시행되는 '2016 전국의사조사(KPS)'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이번 KPS는 의협에 신상신고를 한 의사 7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처음으로 국내 의사들의 교육, 수련, 진료, 근무 환경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과 건강상태, 활동실태, 향후 계획을 파악한다는데 의미가 있다.의료정책연구소 또한 이번 KPS를 두고 '역대 최대 규모의 전국의사조사'라고 홍보하는 한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의협의 주요 의사결정과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근거자료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다음은 이용민 소장의 일문일답.-전국의사조사를 시작하면서, 보도자료를 통해 최대 규모의 조사라고 했다. 어떤 의미인가.그동안 의협은 과별, 직역별 경영실태를 조사했다. 개원가 위주였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의협에 신고된 7만8000여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답신율을 최대 20%까지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1만5000여명의 데이터가 모이게 된다. 모수가 크다는걸 의미한다.-조사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11월 21일부터 12월 9일까지 약 3주간 이메일을 통해 조사를 진행하게 된다. 큰 주제의 전체 문항은 48개다. 그동안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 과별, 직역별로 조사된 자료는 있었지만 현실적인 문항을 담은 조사는 없었다. 우리가 진행할 예정이다.-KPS를 통해 조사하고 싶은 내용은 무엇인가.현직에 있는 의사들이 처한 현실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만들고 싶었다. 그동안 기계적으로 조사했던 항목이 있다. 그 외 의사들이 느끼고 있는 자신들의 처지에 대한 실질적인 조사를 하고 싶다. 의사들의 교육, 수련, 진료, 근무환경을 파악하면서 각종 의료정책 현안과 이슈에 대한 의사들의 인식수준을 파악할 예정이다. 그리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오픈할 계획이다.-이번 조사에서 가장 크게 의미를 두고 있는 항목이 있다면.큰 주제의 전체 문항이 48개다. 의사의 근무현황, 근무실태, 건강상태를 물어봤다. 특히 생활습관이나 건강습관에 대한 질문은 결과가 나오면 국내 첫 데이터가 될 수 있다. 의사들의 경우 다른 직군보다 책상에서 일하는 시간이 많다. 일반인이나 다른 전문직군과 비교했을 때 건강상태가 어떤지 분석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보고서는 언제 완성되나.내년 정기총회 이전에 완성해 보고할 계획이다. 설문조사가 완료되는 12월에는 기초통계 정도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 KPS는 올해를 시작으로 일회성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3년, 5년 마다 한 번씩 진행되는 정례적인 조사가 되길 바란다.2016-11-28 06:14:51이혜경 -
"B형간염 관리정책, 예서 조금만 더 가자"대한민국의 #B형간염 관리정책은 '성공적'이었다.1995년 모든 영유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시작한 데 이어 주산기 감염 예방사업까지 실시하면서 신생아 환자 발생 자체가 감소됐다. 한때 10%에 육박하던 B형간염 표면항원 양성률이 2011년 2.9%로 떨어질 만큼, 만성 감염자수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지난 10년간 B형간염 주산기감염 예방사업으로 절감된 비용이 3751억원이라니 이만하면 경제적 효과도 어마어마하다 하겠다. 이제 B형간염도 '퇴치'를 바라볼 날이 머지 않았단다.그런데 B형간염을 정복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있다. 현재 B형간염 조절프로그램이 놓치고 있는 '사각지대'를 돌이켜봐야 한다.지난 6개월간 우리나라의 B형간염 관리대책을 평가하는 정책연구용역사업과제에 참여해 온 #김윤준 교수(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는 '국가 바이러스 감염 통합관리 시스템'에서 그 답을 찾았다. 2020년까지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뒤 2025년 B형간염 유병률 1%, 치료율 95%와 C형간염 유병률 0.3%, 치료율 90%에 도달하고 2030년 B형과 C형간염을 퇴치한다는 플랜이다.#대한간학회 추계학술대회 현장에서 만난 김윤준 교수와 자세한 얘기를 나눠봤다.- B형간염 환자가 많이 줄었다는데, 현황은 어느 정도인가.전반적으로 B형간염 환자수는 줄어드는 추세다. 급성 B형간염은 2011년 462건이 신고된 후 점차 감소하고 있다. 2015년에는 155명이 신고됐는데, 20대 이상이 94.8%를 차지했다. 40대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은 만성 환자군이 반영된 영향으로 보이는데, 20대가 다음 순위를 차지해 따라잡기 접종(catch-up vaccination)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산모의 B형간염과 주산기 B형간염도 하향세다.문제는 새터민, 외국인 근로자 같은 특수상황에 놓인 그룹이다. 2007년 통일부 하나원 보고를 보면 2004~2007년 건강검진을 시행한 북한이탈주민 6087명 중 B형간염 환자가 669명으로 이상소견자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비슷한 시기 한국인의 B형간염 표면항원 양성률이 4% 전후인 점을 미뤄볼 때 북한에서는 백신접종 등 B형간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한간학회가 2008년부터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무료 간 건강검진 결과에서는 중국과 몽골 근로자에서 높은 양성률이 보고된다.- 정책연구 목표가 현재 B형간염 관리대책을 평가하는 것으로 안다.그렇다. 일단 B형간염 주산기 예방사업이 비용효과적이었음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평가 결과 백신 3회 접종과 재접종을 완료하고 검사 결과를 등록한 대상자 중 약 9만명(97%)이 표면항체 양성으로 면역을 획득했다. 지난 10년간 B형간염 주산기감염 예방사업에 투입된 예산이 174억원인데, 예방조치를 실시하지 않았을 경우에 소요되는 총 의료비용과 비교하면 3751억원의 직접 의료비용이 절감된 셈이다.2014년부터 국가예방접종사업의 접종완료율을 95%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12세 이하 연령층 대상으로 모든 예방접종을 무료로 전환했다. 그 결과 B형간염 백신 예방접종률은 전국이 96.3%, 지역별로는 94.2%~98.2%로 보고된다. 국가예방접종 사업의 성과로 성인의 B형간염 표면항원 양성률은 4.6->3%로, 영유아는 0.2% 수준으로 줄었으니 그만큼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만 하다.- 모든 정책에는 아쉬움이 있지 않나.B형간염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국가적 대책과 관리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 아쉬웠다. 가령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의 가족이라던지 혈액제제를 자주 수혈받아야 하는 환자,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 주사용 약물 중독자, 의료기관 종사자, 수용시설의 수용자나 근로자, 성매개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그룹을 B형간염 노출 고위험군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 밖에 만성 B형간염에 대한 감시체계가 부재한다는 사실도 개선돼야 한다. 미국에서는 만성 B형간염이 모두 신고대상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만성 감염자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에서 별도의 감시나 변화를 추적하고 있지 않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주 외국인에 의한 B형간염 유행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주 외국인들에게도 적절한 의료제공이나 교육이 필요하다는 얘기다.마지막으로 수직감염 위주의 정책을 수평적 감염경로로 확장하려는 노력도 수반돼야 할 것이다. 20대에서 급성 감염률이 높지 않았나. 국가적 예방접종 이후에도 10세 미만의 소아를 대상으로 B형간염 표면항원 양성률에 대한 평가가 정확히 이뤄져야 함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표면항체 음성인 환자들이 추후 성관계 등을 통해 수평감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책과 더불에 예방조치 실패자에 대한 관리강화가 필요하다. 수직감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대책이 마련돼 있는 반면, 수평적 감염경로에 대해서는 유병률 자료 자체가 거의 전무하고, 이에 대한 대책이나 국민의식이 부족한 실정이다.- 수평감염 경로를 차단하자 함은 catch-up vaccination과 연계되는 내용인가.그렇다. 가령 미국은 주산기감염 예방정책과 더불어 정기예방접종을 시행하는 한편, 고위험 소아집단에 대해 catch-up 예방접종을 시행한다.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11~12세 모든 아동에 대해 예방접종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청소년과 성인의 고위험집단도 포함된다.- 다른 나라에서도 catch-up 백신접종이 시행되고 있나.대만의 간염 관리체계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선도적인 B형간염 예방접종 모델이라 평가된다. 현재 모든 신생아와 의료종사자에게 예방접종이 시행되고 있으며, 신생아 때 예방접종 시기를 놓친 학동기 어린이를 대상으로 catch-up 예방접종이 시행된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산모의 기본검사로 B형간염 항원검사를 표준검사로 시행하고, 모든 B형간염 표면항원과 B형간염 e항원 양성 산모에게서 태어난 신생아에게 0, 2개월차에 B형간염면역글로불린(HBIG)을 투여함으로써 수직감염을 방지하는 데 힘써왔다. 1995년부터는 B형간염 e항원 음성 산모에게서 태어난 신생아에게도 HBIG와 백신을 함께 접종한다.- B형간염 관리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완치도 가능한건가.현재 항바이러스치료제로는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C형간염이 완치(cure)를 목표로 한다면 B형간염은 안정적인 조절이 목표다. 간염의 만성화에 따른 장기 대책과 함께 보다 거시적 안목에서 전염경로를 차단해야 할 것이다. 물론 향후 통일시대에 대비한 프로토콜로 준비돼야 한다. 신규감염을 예방하고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국가 바이러스 간염 통합관리시스템을 제안드리고 싶다.세계보건기구(WHO)의 비전을 본따 2030년까지 B형간염과 C형간염을 퇴치한다는 목표 아래 역학팀과 관리팀, 평가 및 감시팀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학회 차원에서는 2020년까지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B형간염 유병률 2%와 치료율 90%, C형간염 유병률 0.5%와 치료율 70%로 시작해 2025년까지 B형간염 유병률 1%, 치료율 95%와 C형간염 유병률 0.3%, 치료율 90%, 2030년에는 B형, C형간염을 퇴치한다는 국가 바이러스 간염 통합관리 5개년 계획을 제안드리는 바다.2016-11-24 12:14:54안경진 -
"한약사 문제도 엄밀히 검토할 과제""의료일원화, 교육일원화부터 단계 추진해야"의료정책을 잘 아는 한의약 정책담당 국장은 의-한, 한-약 갈등을 어떻게 풀어갈까.의료통인 이형훈(50, 행시38) 한의약정책관은 23일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들과 만나 환담을 나눴다. 이 정책관은 말을 아끼면서도 의료일원화, 양방과 한방 용어문제, 한약사 업무논란 등에 대해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의료일원화의 경우 교육일원화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양방과 한방이라는 표현보다는 의과-한의과로 쓰는 게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또 한약사 문제도 신중히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다음은 이 정책관과 일문일답-보건의료정책과장 때 의료일원화가 잠깐 이슈가 됐다. 정책관이 된 지금도 벗어날 수 없는 의제인데=교육과 면허, 임상 등을 한꺼번에 추상적으로 논의하다보니까 갈등이 지속돼 왔다. 최근 의학계에서 교육을 먼저 선행해야 한다는 등의 아이디어를 제공했었다. 긍정적으로 평가한다.의료일원화를 하려면 교육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교육시켜서 인력을 배출하려면 적어도 6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기존 면허자를 어떻게 해야할 지도 고민이 필요한 문제다. 특히 기존 면허자에 대한 부분은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고민할 게 많다.-의료계에서 양반이라는 용어에 거부감이 있다. 용어부분은 어떻게 보나=(원격의료 시범사업 토론회에서 나온) 홍성의료원장 발언에 울림이 있었다. (의료원장 지적대로) 국민의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이다. 갈등 상황을 해소하는데 있어서 이를 최우선에 놓고 토론하고 협의해 나가겠다. 정답은 현장의 목소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듣도록 하겠다.양방과 한방 표현은 갈등의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의과, 한의과 명칭이 양쪽 모두 받아들이는데 부담이 없는 듯하다.-한약사 문제는 어떤가 =충분히 검토해야 할 과제다.-한의약 발전 계획은=이미 5개년 계획이 수립됐다. 전임자가 충실한 방향으로 잘 짜놓았다. 이를 충실히 이행해 나가도록 하겠다.2016-11-24 06:14:59최은택 -
"40대 B형간염, 동반질환 관리가 관건"우리나라에서 #B형간염 만큼 백신의 혜택을 톡톡히 본 질환이 있을까.한때 'B형간염 천국'이라 불리던 대한민국은 1995년 B형간염 백신이 국가예방접종사업에 도입되면서 유병률이 눈에 띄게 줄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980년대 초 8.6%에 육박하던 B형간염 표면항원 양성률이 15년만에 5%대로 낮아졌으며, 2011년 3.0%를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그러나 B형간염바이러스는 여전히 국내 만성 간질환자들의 발병원인 중 60~70%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직접작용항바이러스제(DAA) 개발로 완치를 넘보는 C형간염과 달리, B형간염 환자들은 대부분 완치가 어려워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만 한다. 전체 환자의 70%가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차지할 만큼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이 고령화 됨에 따라 고혈압, 당뇨병 등 동반질환 관리부담도 상당해졌다.대한간학회에서 B형간염과 C형간염 가이드라인 개정위원으로 참여해 온 #김창욱 교수(의정부성모병원 소화기내과)는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와 더불어 내성 발현율이 낮은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등장하면서 B형간염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 되었다"면서 "개별 환자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김창욱 교수가 말하는 만성 B형간염 환자의 약물선택 노하우를 공유해본다.-1995년 도입된 B형간염 백신의 영향으로 국내 환자수가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된다. 최근에는 다나의원 사태 등 사회적 이슈와 신약출시가 맞물리면서 오히려 C형간염으로 관심이 쏠리는 것 같은데?20년 전만해도 전체 인구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많았던 B형간염 환자수가 이토록 줄어들 수 있었던 데는 전 국민 대상으로 시행된 백신접종의 영향이 컸다. 이제 20대 이하 연령대에서는 B형간염 환자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그럼에도 전체 인구의 3%정도는 여전히 B형간염을 가지고 있으며, 40세 이상 중장년층이 10%에 가까운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간염→간경화로의 진행은 10~20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다 보니 국가 차원의 백신접종이 시행되기 전 연령대가 40대로 접어들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B형간염 항체를 가진 이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가 백신을 접종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각심을 갖고 주의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물론 최근 10여 년새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나타내는 경구약물들이 임상현장에 도입된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과거에는 간경화로의 진행이 빨라 합병증을 관리하는 것만도 버거웠다면, 이제는 비교적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40~60대 연령층이 늘어나면서 해당 연령대에 흔히 동반되는 고혈압, 당뇨병을 앓고 있는 B형간염 환자들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B형간염은 B형간염대로 관리하면서 동반질환 관리에도 유념해야 한다.- 말씀하신 대로 현재 나와있는 경구 항바이러스제들은 완치가 불가능하기에 복용기간이 길다는 한계가 있다. 장기간 약물치료를 위해 고려해야 할 요인을 꼽는다면?그렇다. 현재로서는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이 평생 약을 먹어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장기간 약을 복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신기능이 중요한 고려요인이다. 설령 B형간염 환자가 아니더라도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으면 결국 신장기능에 문제가 생기게 되지 않나. 심장, 뇌혈관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물론 투석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실제 신장투석 환자의 절반가량이 당뇨병, 20%가량은 고혈압으로 인해 투석을 하게 된다는 보고도 나온다. 간과 신장기능이 함께 나빠지는 ‘간신증후군’의 경우 1~2주안에 환자가 사망할 수도 있을 만큼 심각하다. 즉 고혈압 또는 당뇨병을 동반한 B형간염 환자들은 고혈압, 당뇨병 자체만으로도 신기능이 악화될 우려가 있는 데다 항바이러스제의 영향으로 위험요소가 가중되므로 신장 안전성을 나타내는 항바이러스제를 선택하는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대한간학회 B형간염 가이드라인 개정위원으로 참여하지 않았나. 개정 작업에선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었나.지난해 발표된 B형간염 가이드라인에서는 내성바이러스 치료방법에 관련된 최신 논문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또한 만성 신부전을 비롯해 B형간염 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동반질환과 B형∙C형간염 동반감염, 항암치료나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는 암환자, 소아 환자에 관한 내용들도 포함됐다. B형간염 자체를 조절하는 것보다도 B형간염 환자들이 갖고 있는 동반질환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치료할 것인지에 좀더 초점을 맞췄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 그 외 수직감염과 관련해서는 가임기 여성들의 치료에 대한 내용도 정리했다. 엄마가 B형간염 환자인 경우 아이의 예방접종을 통해 수직감염을 90~95%가량 예방할 수 있다고 보고된다. 나머지 5~10%에 대한 조절방법을 좀 더 명확하게 정리하려 했다. 향후에는 B형간염 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건강 문제들을 보다 세분화해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B형간염 환자의 약제선택 기준으로 신기능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셨다. 현재 출시된 약제들을 비교한다면 어떤가?통계적으로 봤을 때 신기능이 나쁜 환자에게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TDF)을 썼을 때 신기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근거는 없다. 미국간학회나 유럽간학회가 TDF와 엔테카비르 2가지 성분이 신기능악화에 미치는 영향을 단정지을 수 없다고 말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그렇지만 리얼라이프를 포함한 기타 자료들을 근거로 TDF의 위험성이 좀 더 높다고 보는 게 통상적인 견해다. 가이드라인에서도 치료 시 염두해야 할 사항으로 설명하고 있다. 8~10년 된 TDF의 장기데이터를 보면, 신독성이나 골밀도상 평균 수치는 타 약제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된다. TDF를 쓰면서 신독성이나 골밀도 문제가 발생하는 환자들도 있지만 좋아지는 사람도 있어 평균값에 차이가 없어지기 때문이다.하지만 평균이 괜찮다고 해서 아예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 않나. 물론 엔테카비르를 사용하는 경우에서도 신독성이 나타날 수는 있다. 둘 중 어떤 약제를 사용하든지 장기간 약물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의료진들은 엔테카비르에 비해 TDF가 신독성이나 골밀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신장기능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가진 환자의 경우 TDF 사용에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신기능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 어떤 방법들을 사용해야 하나?우선 신기능이 악화되는 기전부터 이해해볼 필요가 있다. 신장 근위세뇨관에서는 사구체에서 걸러졌던 아미노산, 여러 단백질 성분, 인, 칼슘의 재흡수가 일어난다. 이 곳에서 재흡수가 잘 되지 않으면 위 성분들이 빠져나가게 되는데, 심한 경우 소변에서 인이 많이 빠져나가는 인산염요증(phosphaturia)이 발생하게 된다. 이 경우 혈액에 인이 부족해져 뼈에서 혈액으로 인이 빠져나가게 되고, 뼈나 신장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따라서 정기적으로 신장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크레아티닌 수치를 체크하고, 소변검사를 통해 소변에서 당이 검출되거나 미세 단백뇨가 발생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추적검사를 통해 위험성이 발견되면 약제 교체를 고려해야 하고, 가령 고령이거나 당뇨병, 신장질환의 과거력이 있다면 처음부터 신기능 악화 위험이 있는 약제를 피하는 것도 고려할 만한 요소다.- 새롭게 출시될 TAF(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성분에 대한 견해는.TDF의 경우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신장이나 뼈에 독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그에 비해 TAF는 테노포비르 성분이지만 TDF가 갖고있는 약점을 보완했다. TDF 사용 시 신독성이나 골독성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을 TAF 제제로 전환할 경우 기존 TDF의 부작용을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B형간염을 완전히 없애는 약은 아니기에 현재 약제를 안정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환자는 처방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B형간염 치료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있다면?B형간염 환자들 중에는 약을 오랜기간 복용하는 데 대해 부담을 가지시는 분들이 꽤 있다. 의료진 입장에서도 환자가 약을 끊을 수 있게 되길 바라지만 실제로 약 복용을 중단할 수 있는 경우는 전체 환자의 7%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환자들에게 고혈압, 당뇨병 환자가 매일 약을 먹으면서 질환을 조절하듯이 B형간염도 ‘조절’하는 질환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알약 하나 먹는 것만으로 B형간염이 억제되고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이미 약을 복용할만한 가치가 충분하지 않나.최근 비만율의 증가로 많아지면서 B형간염과 지방간을 함께 가지고 있는 환자들도 늘어나는 추세인데, B형간염이 약으로 잘 조절된다 하더라도 지방간이 간경화로 진행되거나 비만으로 인해 당뇨병, 고혈압, 신장질환, 중풍 등 여러 가지 질환에 노출될 위험도 있기 때문에 B형간염 환자들은 체중관리에도 힘써야 한다. 마지막으로 북한과의 통일을 대비해서는 B형간염, C형간염, 간경변증 등 북한 주민들이 많이 가지고 있는 간질환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2016-11-22 06:14:59안경진 -
"현 전원시스템 2차선 도로 수준…목표는 6차선"홍순철 고대안암병원 진료협력센터장"1, 2차병원에서 의뢰해주던 환자만 보던 3차병원의 시절은 지났다. 중증질환자는 3차 병원에서, 만성질환자들은 1, 2차병원에서 진료를 볼 수 있는 환경이 정착돼야 한다."올해 고대안암병원 진료협력센터장을 맡은 홍순철 산부인과 교수. 그는 진료협력센터를 1, 2차병원과 3차병원의 가교 역할을 하는 곳이라 말한다.정부는 지난 5월 2일부터 1년 간 전국 13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의뢰·회송(되의뢰)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고대안암병원은 13개 병원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올해 초부터 진료협력센터를 강화하고 전국 1700여곳의 1, 2차병원과 되의뢰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상태다.-진료협력센터의 역할은 무엇인가.진료협력센터는 중간 역할자다. 1, 2차병원으로부터 환자를 의뢰 받기도 하고 회송하기도 한다. 그들과 관계를 돈독하게 하기 위해 협력병원 체결식을 마련하기도 한다. 진료 의뢰와 회송은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과정이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도가 높은 환자를 진료하고, 1차와 2차병원은 경증환자를 진료토록 해야 한다. 그동안 1, 2차병원에서 의뢰를 하는 '한쪽' 시스템이었다면, 이제는 의뢰 받은 환자를 회송하는 '양쪽'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1, 2차병원에서는 환자들이 3차병원을 가면 돌아오지 않는다고 불만을 이야기 한다. 왜 그렇다고 보는가.각 진료과별 의료진들이 되의뢰의 필요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면서 생기는 문제다. 장기 입원환자나 만성질환자들은 상급종합병원에 적절하지 않다. 재활병원과 요양병원이 맞는 환자는 그 곳으로 회송을 해야하고, 한 달 이상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만성질환자들은 지역병원으로 보내줘야 한다. 하지만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명의' 일 수록 되의뢰가 필요한 환자들이 더 자주 찾는다. 결국 신규 환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지게 된다. 이 부분에 대해 의료진들을 이해시키는게 필요하다.-의료진들에게 되의뢰의 필요성을 어떻게 설명해주고 있나.고대안암병원의 경우 각 진료과를 돌면서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개별 진료과별로 설명회를 하고 나면, 되의뢰율이 증가한다. 의료진, 특히 교수들을 대상으로 상급종합병원의 수익구조 개선과 1, 2차병원과 상생·협력을 강조한다. 서로 이해가 되면, 환자의 흐름이 1, 2차병원과 상급종합병원 모두 원활하게 흐를 수 있게 된다. 그게 진료협력센터의 가장 큰 역할이다.-그렇다면 진료협력센터의 중점사업은 되의뢰 시스템의 확립인가.되의뢰 시스템 확립도 진료협력센터의 큰 사업 중 하나지만, 진료협력병원장들과 협력방안 마련 또한 다른 사업 중 하나다. 전국 1700여곳의 협력병원장들을 위해 1년에 4번 세미나를 열고 있다. 연수평점이 인정되기도 하고, 협력병원장들은 새로운 정보와 최신 술기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진료협력센터장을 맡고 느낀 점은 무엇인가.그동안의 진료협력은 소통의 문이 좁았다. 도로로 보면 1, 2차선 정도였다. 지금은 5, 6차선의 큰 소통의 통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을 한다면 의료사고도 막을 수 있고, 되의뢰율도 높아질 것으로 봉니다. 진료회송과 의뢰의 의료전달체계 확립은 환자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서로의 경쟁은 국가 전체적으로도 효율성이 떨어진다. 의료자원 낭비를 초래하기 때문이다.앞으고 6차선 폭의 소통의 통로를 열 예정이다. 그러면서 자유롭고 원활한 의료전달체계를 만드는게 목표다. 일방통행이 아니라, 해결하기 어려운 환자를 믿을 수 있는 상급종합병원에 의뢰하고, 그곳에서 치료된 환자는 되의뢰가 이뤄지는 선순환구조를 진료협력센터가 맡을 계획이다.2016-11-21 06:14:48이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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