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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략 BD로 혁신신약 신성장 동력 주도""다양한 협력모델과 시대적 트렌드에 부합하는 신약개발을 토대로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겠습니다."지난 3월 취임한 이재준(53·사진) 영진약품 대표의 미래비전은 파이프라인 확장과 혁신,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과의 활발한 협력을 통한 라이센싱 전략 및 해외 신규시장 수출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이 대표의 경영전략에 기대가 큰 이유는 그동안 그가 달성한 다양한 BD(사업 개발) 사업의 성공에 있다.글로벌 전략 BD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는 이 대표는 2005년 삼성전자 글로벌 마케팅실 그룹장을 역임하며 마케팅/사업전략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이후 2008년 한국글락소스미스클라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GSK에서는 아태지역사업개발 및 국내 BD전략개발실 상무직을 겸직했다. GSK 재직 당시 주요업적은 아스텔라스 비뇨기 제품, 메나리니 순환기 제품 도입, 그리고 2010년도에 1500억 상당의 동아제약 지분 10% 인수 및 전략적인 제휴 등을 들 수 있다.영진약품으로 자리를 옮기기 직전에는 동아제약 글로벌사업개발실 컨트롤타워(전무)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이 대표는 동아제약 인도네시아 합작공장 설립, 브라질 현지법인 설립, 송도 DM바이오시밀러 및 다수의 혁신신약 글로벌라이센싱(애브비, 아스트라제네카)등의 업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1952년 영진물산을 모체로 일본 주가이[中外]제약과 기술제휴를 맺으면서부터 제약기업의 면모를 갖춘 영진약품은 지난해 1950억의 매출 실현과 600여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중견 제약사로 평가받고 있다.특히 600억원에 달하는 항생제 일본 수출 분야에서는 국내 제약기업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67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영진약품의 장점은 국내외 API/완제 파이프라인 및 역량이 잘 형성돼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시대적 트렌드에 맞게 연구/영업/생산/사업개발/전략과 역량을 접목한다면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연구분야에서는 혁신항암제와 희귀질환으로 집중하는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현재, 영진약품의 주요 연구 파이프라인은 YPL-001, KL-1333으로 대별된다.파트너사인 스웨덴 뉴로바이브사에 기술 이전한 KL1333(미토콘드리아 질병 치료제)은 지난 4월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 승인을 받았다. 영진약품은 최근 KL1333 임상1상 단회투여(SAD)를 성공적으로 완료하여 뉴로바이브와 후기 임상 계획을 설립 중이다.만성폐쇄성폐질환(COPD)치료신약 'YPL-001'도 지난해 11월 미국 임상2a시험을 성공적으로 종료하고, 지난달 미국흉부학회(ATS : American Thoracic Society) 포스터 세션에서 임상결과를 발표했다.이 결과를 바탕으로 영진약품은 후기 임상 진행시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악화예방을 일차적 목표로 설정했다."향후 글로벌 빅파마, 바이오텍, 벤처 및 아카데미와 Open Innovation을 통한 파트너링을 극대화하고 다각적 외형 확장 전략을 구사해 내실 있는 굴지의 제약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습니다."영진약품 대표이사 및 글로벌사업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는 이 대표는 최근 보스턴에서 개최된 BioUSA 파트너 회의에서 다양한 협력모델 논의를 직접 여러 글로벌 파마들과 수행했다.한편 이 대표는 매출 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초석으로, 서로 함께 밀어 주고 끌어주는 가족 친화형 직장문화를 우선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이 대표의 변혁적 리더십과 글로벌 변신을 희망하는 영진약품 임직원의 염원과 저력이 기대된다.2018-06-19 06:30:10노병철 -
북한에서 온 약사가 본 국내 약업 환경은?지난 4월 27일, 11년만의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됐다. 남측 문재인 대통령과 북측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포옹은 남북 국민 머릿속에 각인됐다.6월 12일,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이뤄지며 전세계인의 눈을 집중시켰다.11년만에 조성된 남북 협력무드 속 판문점 선언과 역대 최초 북미 비핵화·평화 합의는 한반도 통일을 향한 세계적 관심을 드높였다. 통일약학에 대한 약사사회 관심 역시 덩달아 커졌다.13일 데일리팜은 북한 함흥약대 교수직을 역임하고 탈북한 박태춘(57) 약사를 만나 북한약사·약학 현실과 남북통일약학을 놓고 대화를 나눴다.박태춘 교수는 1990년 함흥약대 졸업 후 2년간 약대 연구원으로 일했다. 1993년 약대교수 취임 후 2005년까지 13년간 교수직을 이어가며 북한약학인력 양성에 힘썼다. 자신을 따르는 약대학생들과 약학을 공부하며 넉넉한 수준의 식량 배급으로 생활했다.하지만 박 교수에게 먹고 사는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북한을 넘어 더 넓은 세상을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싶었던 박 교수의 열망은 폐쇄적인 공산주의 체제에서 공상에 불과했다.결국 약사이자 교수로서 낮지 않은 사회적 지위를 영위했던 박 교수는 북에서는 꿈꿀 수 없는 '자유'를 향해 탈북을 결심했다.그의 나이 쉰 둘이던 2012년, 박 교수는 당시 17살 고등학생이던 막내아들과 한반도 남쪽을 향해 내달렸다.아내와 군 입대중이던 장남, 차녀는 동행할 수 없었다. 남북 군사분계선 철조망은 박 교수 일가족 5명 모두가 한꺼번에 넘기엔 두껍고 또 거칠었다.국내 최저시급에 준하는 월급. 박 교수가 탈북성공 후 새터민 신분으로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노인요양원에서 일하며 받는 소득이다.박 교수는 이마저도 충분히 행복하고 만족한다고 했다. 북에서 받던 배급과 월급에 비하면 그에겐 사실상 생애 첫 자신만의 소득이 생긴 셈이라고 했다.박 교수는 "북한약사는 사회적 지위가 높은 반면 월급은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는 수준"이라고 북한 약사사회 상황을 압축 표현했다.약학·약사·제약산업이 이미 모두 붕괴된 북한에서 약사는 실소득이 크게 낮은 껍질뿐인 명예직이자 단순 노동자에 그친다는 설명이다.특히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놓고는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밖으로 나와 세계와 조우하자는 악수를 건넸다. 섣부른 기대지만 경제협상 차원의 북한 약학·제약산업 발전도 내다볼만 하다"고 평했다.공산주의 북한 체제와 무너져 버린 화폐경제로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는 경제상황, 세계를 향한 열망, 장남에 이은 막내아들의 군입대 등 열악한 요인들이 박 교수의 탈북 욕구를 자극했다.박 교수는 "남한의 약사 지위나 약학대학 수준, 제약산업 레벨은 당연히 북한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다만 남한과 북한이 손을 맞잡을 때 통일약학은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이하 박 교수와 일문일답.▶북한약사의 사회적 지위가 충분히 높다고 했는데맞다. 북한에서 약사와 의사는 인민들이 바라보는 지위가 높은 수준에 속한다. 북한약대는 함흥약대가 가장 크고 약학 단일학과 대학으로는 유일하다. 약대교원이나 교수는 하루 700g이상, 한달 20kg이상 쌀을 배급받아 넉넉한 식량생활 유지가 가능하다.그렇지만 월급은 교원 3200원, 박사나 교수 5000원으로 사실상 종잇장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런 월급을 가지고는 생계연명을 뛰어넘는 수준의 고품질 생활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북한약사들은 의약품을 현물이나 쌀 외 고기 등 부식으로 물물교환하는 식으로 일부 사익을 추가하기도 한다. 이것은 불법으로 지속가능한 수익구조가 아니다.북한에서 살기 좋은 사람은 권력자다. 행정간부나 노동당 일꾼이 권력이 크다. 약사는 사회적 지위는 높을지 몰라도 권력이 없다.▶탈북을 결심한 결정적 원인이나 계기가 궁금하다북한 체제와 사회에 대한 불만이 컸다. 정부와 정치상황, 붕괴된 화폐경제 등 반감이 커 탈북 계획을 꽤 오랫동안 세웠다. 북한을 넘어 드넓은 세상을 보고싶었다. 약대 교수라는게 평생 외국 한 번 못나가고 비행기 한 번 탈 수 없는 현실을 수긍할 수 없었다. (넓은 세상을 향한 열망으로 인해)내가 당장 하루하루 먹고 사는 일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특히 큰아들도 10년 넘게 북한군에 보냈는데 막내아들마저 군에 보낸 생각을 하니 눈 앞이 핑돌고 숨이 막혔다. 탈북이 해법이라고 생각했고 50대 초반인 나는 17살 막내아들과 탈북했다. 아내와 큰아들, 둘째 딸은 함께 할 수 없었다. 아내는 남한을 향해 뛰기 어려운 현실이었다.▶남한 약학교육과 약사사회를 어떻게 평가하나북한약대는 군대조직을 그대로 본따 적용했다. 약대교수는 약대에 소속된 노동자에 불과했다. 일정한 배급을 타먹고 의미없는 수준의 월급을 받는다. 사유재산을 소유하겠다는 것은 꿈이다. 먹고 사는데 문제는 없는 수준이었지만 쌀만으로는 살 수 없는 게 인간이다. 배급마저도 정부가 주면 받고 안주면 못받았다.남한은 약사 스스로 약국을 개설할 수도 있고, 약국에 취업하거거나 다양한 약학, 제약산업 직군에 지원해 높은 월급을 받는다. 무너진 경제로 돈이 가치 없는 북한에 비해 남한 약사는 평균 월 500만원 이상 급여를 받는 것으로 안다. (북에 비해)매우 넉넉한 상황이다.▶북한 제약산업 현실은 어떤가1980년대까지 북한 제약산업은 자급자족이 가능했다. 북한 내 생산한 의약품으로 북한 인민들을 치료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1990년대 소련이 붕괴되면서 사회주의 시장과 국가의 붕괴도 뒤따랐다. 해외에서 북한에 유입됐던 의약품이나 시약 등이 완전히 끊겼고, 제약산업은 빠르게 쇠퇴했다. 공장은 있지만 의약품 생산이나 개발은 전혀되지 않고 있다.▶통일약학에 대한 견해를 들려달라문재인 정부와 김정은 정부가 조우를 하기위해 만났다.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만나 악수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생존을 위해 폐쇄정책을 벗고 북한을 뛰쳐나온 셈으로, 잘한 결정이다.남북통일이 가까워져 통일약학이 실현되면 남북 제약산업 협력효과가 기대된다. 북한 제약산업은 쇠퇴한 상태지만 대형 제약공장이 5개 정도 있고 소규모 제약공장도 산재했다. 시약과 전기만 제공되면 언제든 생산공장으로써 역할이 즉각 가능하다.북한 제약공장 수준은 남한이 지금 만드는 합성의약품은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정도다. 페니실린 항생제 등 의약품도 원료가 없어 만들지 못할 뿐 제약산업 기술과 하드웨어는 이미 구축됐다. 북한 사람들 역시 머리가 나쁘지 않다. 기본교육과정이 11년제로 구축됐고 약대는 6년제 체제다.더나아가 통일약학이 실현되면 남측 제약사가 북한 제약공장이나 제약사를 인수합병할 가능성도 생긴다. 남한 의약품을 판매하는 시장으로서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북한의 시장경제화가 선행돼야 한다.▶탈북 후 약사가 아닌 간호조무사를 결정한 이유는보건의약분야 일을 원했고 당장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가장 빨리 자격증을 취득하고 취업할 수 있는 직업이 간호조무사였다. 노인요양원에서 일하는 게 적성에 맞고 남한 기준으로 약소한 수준의 급여를 받지만 지금 내 생활에 충분히 만족한다. 남한에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북한 월급에 비하면 몇 배를 받는다.북한약사 새터민은 약대를 입학하지 않아도 다시 약사국가시험을 쳐서 남한 약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하지만 다시 약사국시를 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내가 책을 놓은 게 벌써 10년 가까이 됐다. 추후 약사에 도전할 수는 있겠지만 현 생활에 만족해 지금은 생각이 없다.2018-06-14 06:29:55이정환 -
"하반기 내 공급자단체와 적정수가 개편방안 논의"강청희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상임이사는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면돌파를 택했다. 내년도 의원급 요양급여비용 환산지수 협상 결렬의 책임을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과 강 급여상임이사 파면으로 물어야 한다는 대한의사협회의 입장에 대해서도 솔직했다.데일리팜은 5일 정오쯤 건보공단 원주본부에서 강 급여상임이사를 만났다. 1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인터뷰 내내 친정이었던 의협을 향한 진심 어린 걱정을 엿볼 수 있었다. 수가협상 도중 이례적으로 급여상임이사가 기자브리핑을 자청하고 "수가협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안 된다"고 조언까지 했지만, 의협은 전략을 바꾸지 않았다. 결국 건정심 탈퇴 선언 이후 수가협상 결렬까지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공급자 대표에서 보험자 대표로…▶건보공단 일년 농사라 할 수 있는 수가협상을 끝냈다. 많은걸 느꼈을 것 같다."정말 무거운 자리임을 절감했다. 건강보험 공급자뿐 아니라 이면에서 가입자들과 협상하고 소통하는 역할을 맡았다. 전 유형 수가협상 계약 체결을 이루지 못하고,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 수가협상이 결렬된 부분은 매우 안타깝다. 서로 다른 기대와 요구 사항이 있었고, 마지막까지 조율하지 못했다. 의협 제37대 말부터 39대 집행부에서 상근부회장으로 수가협상을 후면 지원했다. 막후협상으로 3년 간 3.0% 이상의 수가인상률을 의사회원들에게 선물한 경험이 있었다. 공급자 단체가 마지막까지 얼마나 힘든 노력을 하는지 알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 큰 협상이었다."▶의협 상근부회장 출신은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공급자 대표에서 보험자 대표로 위치를 바꿔 협상할 때 막중한 책임감이 있었을 것 같은데."사실 수가협상을 임하기 전 대한약사회 등 공급자 단체는 환영한다고 기자회견까지 했다고 들었다. 오히려 가입자들로부터 의사 출신 급여상임이사가 수가협상 과정에서 공급자 입장을 대변하고 두둔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이번 수가협상을 임하면서 의미가 있었던 부분은 가입자들 또한 적정수가, 적정부담에 대해서 공감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공급자 단체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근거와 자료를 제기해 합리적 설득 논리를 마련한다면 지갑을 열 준비가 돼 있다는 걸 느꼈다. "▶적정수가 이야기를 해보자. 가입자를 설득하려면 논리를 개발해야 할텐데."이번 수가협상에서 대한병원협회가 6년 만에 수가인상률 2.1%를 받았다.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병 관리에 대한 시설 투자, 환자 안전 등에 소요된 비용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가져 왔다. 그래서 가입자들을 설득할 수 있었고,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았다고 본다. 반면 의협은 수가협상 도중 문재인케어를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열었고, 특정 정당과의 협약을 통한 정치공세, 그리고 건정심 탈퇴 등 강경 투쟁을 이어간 방식에 대해 가입자들은 강한 거부감을 일으켰다."▶적정수가 논리 개발은 공급자 스스로 하기엔 어려울 것 같다."적정수가는 무작정 수가를 퍼주거나 인상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유형별 기능과 성과 향상,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각 수가항목의 이윤폭을 균일하게 맞추는 걸 의미한다. 이 부분은 건보공단 임의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만큼, 하반기 내 공급자 워크숍을 열고 수가제도개편에 대한 공론화를 할 예정이다. 유형 분류 문제, 환산지수 차등 적용 등 다양한 방법론이 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번 수가협상을 임하면서 운전자론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협상의 주체는 가입자를 대표하는 재정운영위원회와 공급자를 대표한 의약단체들이다. 여기서 건보공단은 보험자로서 운전자 역할을 하게 된다. 건보공단은 가입자를 대변해서 공급자와 소통하고 협상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다시 가입자들에게 돌아가 공급자의 의견과 상황을 설명하고 올바른 판단을 구하는 양면 협상가의 입장을 갖게 된다. 모두가 이해 가능한 합리적 수준의 요구가 서로 통용되는 구조라 생각한다.현재의 수가결정체계는 정부, 보험자, 가입자, 공급자 그 누구도 마음대로 결정 하지 못하는 안전장치를 가지고 있다. 재정위 소위에서 벤딩 폭을 정하고, 이를 두고 보험자와 공급자가 협상할 때 가입자를 설득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안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결국 재정운영 소위원회의 설득 과정에서 사회 통념상, 이해가 안되는 강경투쟁으로 위협 하는 단체의 입장은 동의를 구하지 못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이번 결과가 그 점을 보여 줬다고 생각한다." '아픈 손가락' 의협…수가협상 아쉬운 점 많아▶수가협상 결과를 이야기해보자. 의협과 치협이 결렬됐다. 합의점을 찾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앞서 이야기 했지만 수가인상률은 재정위의 심의·의결로 결정되고, 공단은 재정위에서 결정한 벤딩을 가지고 협상을 진행했다. 매년 지난해 진료비 증가율, 의료물가지수 등 비용 증가 요소와 외부 연구용역에서 나온 결과를 근거로 수가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의협은 최종 7.5%를 치협은 3.0% 이상을 제시했다. 근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주장한 수가인상률이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치과는 보장성 강화에 따른 이용률 증가로 상대적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 주장이 연구용역 결과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정책적 영향을 소명하기 어려웠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목이다. 외부 연구용역 결과에 근거한 순위와 격차를 무시하고 각 유형 단체의 요구를 수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앞으로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공급자 간 동의를 구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그동안 의협의 행보를 보면 수가협상 결렬은 어느정도 예상된 부분이었다. 8일 열리는 건정심에서 페널티를 받으면 반발이 더욱 심해질 것 같다."의협의 수가인상률 7.5%를 보면 과도하지만, 모든 주장이 틀린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논리와 합리적 설득 근거가 부족했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 타결을 전제로 한 협상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수가협상 도중 진정성, 성실한 협상을 주문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결국 수가협상 결렬을 투쟁동력으로 삼으려고 했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의협은 적정수가를 요구하려면, 진정성 있는 합리적 모습을 보여야 국민 설득이 가능하다는걸 알았으면 한다. 건정심 페널티 부분은 내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 건정심 위원들의 몫이다."▶일부 공급자 단체들이 치협의 결렬 상황을 보고 '아쉽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3차 협상에서 건보공단이 1.1% 수가인상률을 제시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자들도 놀랐다."올해 연구에서 병원의 환산지수 조정률이 예년에 비해 상당히 높아졌다. 보장성 강화 정책에 협조하면서 이뤄진 결과다. 연구용역 환산지수 산출모형은 유형별로 목표진료비를 설정하고 목표진료비 대비 실제 진료비가 어느정도 수준이냐에 따라 환산지수 조정률이 결정된다. 병원의 조정률 인상으로 치과와 격차가 거의 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치과가 예년만큼의 인상률을 가져갈 수 없게 됐다. 그동안은 연구용역에서 치과의 조정률이 병원과 어느정도 격차를 유지했었는데, 이번엔 다른 결과가 나왔다."▶급여상임이사로서 첫 번째 수가협상이 끝났다. 벌써부터 내년을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달라."적정수가 보상은 5년 패키지로 진행된다. 환산지수 인상만으로 모든 것을 보전할 수도 없다. 올 한해의 수가협상 결과만 놓고 모든 협상이 끝났다고 보면 안된다. 보장성 강화가 진행되면서 원가를 산정하고, 플러스 알파가 필요한 부분을 논의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이때 공급자 대표들이 참여해서 적정수가를 설계할 수 있는 구조를 함께 만들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또한 수가협상은 어느 한 축이 수가를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재정위에서 결정하는 벤딩을 외부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배분하는 방식으로 건보공단의 협상력이 상당히 제한받고 있다는 지적도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협상요소라는 개념을 통해 연구용역 도출 조정률에 변동을 적용할 수 있는 기전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 본다. 수가체계 및 환산지수 협상방식 개선을 위해 가입자, 공급자, 학계 등과 소통 체계를 활성화를 계획하고 있다."2018-06-07 06:30:40이혜경 -
"성장통 겪는 마통시스템…마약류 오남용 막는데 필수"김효정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관리과 과장은 데일리팜과 인터뷰에서 "전산보고 특성상 시행착오는 있을 수 있다. 다만 마약류 관리에 빅데이터 기반으로 실사용 현황을 파악하고 정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했다.의료용 마약류 오남용과 유출 방지를 위해 만들어진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 시행된지 2주일여가 지났다. 마통시스템은 지금 성장통을 앓고 있는 중이다.지난 30일에는 첫 중점관리품목 취급보고가 이뤄졌다. 그러나 요양기관, 특히 약국의 경우 아직까지는 청구소프트웨어를 통한 연계보고 등에서 혼란스러운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제도와 함께 시스템을 총괄 지휘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관리과와 안전관리원에는 하루 약 5000건의 질의가 쏟아지고 있어 '전화기에 불이 날 정도'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마통시스템은 전산 보고가 핵심인데, 생소한 시스템을 현장에서 부딪혀가며 사용하는 약국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운 탓이 크다.연계보고 후속 지원 조치나 계도 기간 운영으로 문제를 최소화 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됐지만, 식약처도 청구소프트웨어 연계보고 프로그램의 사전 운용이 충분하지 못한 점을 제도 시행 전 '아쉬움'으로 꼽는다.식약처 김효정(대구가톨릭대 약학과·52) 마약관리과 과장은 "연계보고 프로그램별 개발 기간이 달랐다. 사용자가 충분히 사용한 뒤 제도가 시행되길 원했지만 충족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그만큼 식약처는 일선 요양기관의 도움과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약사를 비롯한 제약·유통업계 도움 없이는 마통시스템 자체가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이와 함께 김 과장은 제도에 거는 기대도 동시에 내비쳤다. 그는 마통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면 마약류 유통과 제조, 판매 등 일체의 현장 현황이 파악돼 실질적인 오남용·유출 예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데일리팜은 마통시스템 정착에 노력 중인 김효정 과장을 만나 현 마통시스템 운영 현황과 시스템으로 인해 그간 탁상공론에 머물렀던 프로포폴 등 마약류 의약품의 체계적 관리 등 기대효과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아래는 김효정 과장과의 일문일답.마통시스템은 식약처가 야심차게 준비한 제도와 사업이다. 제도 운영이 갖는 의미에 대해 설명해달라.2013년 식약청에서 처로 승격이 되면서 복지부와 완전히 각각의 부처로 분리됐다. 복지부가 소관하던 마약류 관련 법을 식약처가 맡으면서 마약류관리정책 주무부처가 됐다.특이하게도 우리나라는 2000년대 후반부터 프로포폴 오남용 문제가 큰 사회적 문제가 됐다. 역사적으로 펜타닐 등 마약 제품 오남용은 엄격하게 관리됐지만, 2011년에야 프로포폴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하면서 잘 드러나지 않던 문제를 인지한 것이다.문제는 사회적 논란에도 정부 차원에서 실제 마약류 유통이나 사용 현황 파악이 어려웠다는 점이다. 마통시스템을 통하면 실제 마약류 사용 현장을 알게 된다. 오남용 객관적인 정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시행한지 2주가 지났다. 그간 준비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마약류 취급보고 제도 자체는 프로포폴 등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향정신성의약품 불법·과다 처방 문제를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2015년 5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마약류관리법)이 개정되면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이어 2014년 마약류 사용·유통 등을 전산보고, 저장, 모니터링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하 마통시스템) 구축이 시작됐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시범사업을 2회하면서 마통시스템 기능과 취급보고 제도에 관한 의견을 반영한 세부 시행 규칙 등이 만들어졌다.중점은 사용자 편의성 제고와 제도 진입 초기 혼란을 최소화 하는 것이었다. 70대 이상 고령 사용자 2명을 포함한 시험 운용자 5명을 통해 시스템을 보완하기도 했다. 특히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요양기관에서 쓰고 있는 청구 프로그램과 연계해 보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대하고 있다.현재 제도는 안정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는 내·외부 평가지만 전산보고 특성 때문에 상대적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다. 아파트 입주 방식을 차용해 5만7000여명의 취급자가 일시에 진입하더라도 혼란을 최소화 하는 쪽으로 유도했다. 지난 3월 1일부터 회원가입을 시작해 4월 27일까지 시범 운영을 하고, 5월 1일부터 보고가 가능하도록 해 '완충' 역할을 하도록 마련했다.마약관리과에 전화 문의가 많다고 들었다. 얼마나 많은 문의사항이 들어오고 있나.안전관리원에서 전화 상담센터를 운영 중인데 5월에만 1일 4000건이 넘는 문의가 들어왔다. 지난주에는 하루에만 4700건의 전화가 걸려왔다. 상담센터 상담원과 마약관리과 직원 합쳐 20명 정도인데, 이들의 1일 수용 건수는 1000건 정도다. '콜백' 시스템을 포함해 3000~4000건이 넘다보니 연결이 잘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조만간 안정화 되리라 본다. 행정처분이 유예된 만큼 불만이 있더라도 기다려줬으면 좋겠다.전산보고 특성상 고령 약사 또는 1인 약사 약국에서는 더 어렵게 느끼고 있다. 누구에게 연락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를 위해 동영상과 교육 자료를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필요 시 연락을 주면 원격 접속으로 도와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계도기간을 활용했으면 한다. 한두번 해서 답답하고 어렵더라도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상담센터는 1670-6721번이니 어려운 부분을 말하면 자세히 도와주겠다. 약사회와도 협력해 도움을 주는 방안을 더 찾아보고 있다.현재 식약처가 가장 무게를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이고, 이 제도를 통해 기대하는 바를 알려 달라.현재로선 무엇보다 제도의 정착이 중요하다. 대규모 사용자들이 빈번하게 전산보고를 하는 환경이다보니 전산 오류 조기 안정화와 보고된 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환경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내년부터는 빅데이터를 통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정보분석 시스템을 갖출 계획을 갖고 있다. 2020년이 되면 본격적으로 마약류 관리 정책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결국 국민이 혜택을 받게 된다. 그동안 과다처방, 의료쇼핑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정말 과다처방이 있었는지, 어떤 환자들이 의료 쇼핑을 하는지 등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마지막으로 약국 등 요양기관과 제약·도매업계에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행정처분 양형 기준이 과하다는 의견이 있다. 올해 안에 재검토를 진행하려 한다. 전산관리로 체계가 바뀌면서 예전보다 보고 항목이 강화됐고, 환경 자체가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어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다만 자율적으로 마약류 사용에 대한 적절성을 스스로 점검하고 확인하는 기회로 활용해줬으면 한다. 불편한 점은 소통협의체로 의견을 주길 바란다. 제도가 잘 안착할 수 있도록 민·관이 협력해 새로운 안전관리 시대를 함께 만들었으면 한다.2018-05-31 06:25:48김민건 -
"바이오벤처와 공동연구…하반기 해외항암제 도입"안주훈 대표 제약·바이오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제네틱스가 국내 바이오벤처와 공동연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활동을 진행한다.바이오제네틱스는 콘돔회사로 잘 알려진 유니더스가 전신으로, 작년말 IT기업인 씨티엘(대표 김병진)과 컨설팅업체인 위드윈홀딩스(대표 안성민)가 주주인 바이오제네틱스투자조합에 인수되며 제약·바이오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지난달에는 광동제약에서 사업개발을 진두지휘했던 안주훈(51) 씨를 각자 대표로 선임했다.현재 바이오제네틱스는 씨티엘 김병진 회장이 대표로 있는 레저용 텐트 전문 제조업체 라이브플렉스 신사동 사옥에 입주해 제약·바이오 사업 진출 준비를 하고 있다.바이오제네틱스의 제약·바이오 사업은 지분 100% 계열사인 바이오케스트가 맡고 있다. 안 대표는 바이오케스트 단독 대표를 맡으며 실질적인 제약·바이오 수장 역할을 맡고 있다.지난 3일 사무실에서 만난 안 대표는 "7월이면 인력 세팅이 완료될 것"이라며 "개발·BD·특허 등 전문가 10여명으로 사업을 시작할 것 같다"고 말했다.바이오제네틱스는 사업초기 신약후보를 도입해 개발 및 국내 등록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소 및 제약(수입)업체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벌일 것이라고 안 대표는 전했다.그는 "내년에는 연구소를 설립하고, 내후년쯤에는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는 제조회사나 수입(유통)업체를 인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신약 후보 도입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달쯤에는 한 바이오벤처와 공동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 신약후보는 올해 전임상 진입이 예상된다.안 대표는 "공동연구가 시작되면 우리쪽 연구원을 일단 벤처에 파견할 계획"이라며 "만일 내년쯤 연구소가 마련되면 이 신약후보에 대한 상업화 개발을 본격 진행하고, 다른 신약과제들도 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하반기에는 해외에서 이미 3상 진행중인 항암제 후보를 도입할 계획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이 후보 도입작업을 진행했었다고 덧붙였다.그는 "계획대로라면 (항암제 후보가) 2021년쯤 국내 품목허가를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등록를 위해 내후년쯤 제약·도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얼리(early) 단계와 레이트(late) 단계 후보를 각각 들여와 수익창출을 하면서 신약개발을 진행한다는 게 안 대표의 구상이다. 이런 방식이 사업 리스크가 더 적다는 이유에서다.안 대표는 "얼리 단계 후보를 가져와서 개발을 진행한 다음 더 비싼 가격에 팔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다"면서 "초기 단계 신약후보를 개발하면서 상업화를 앞둔 신약을 도입해 투트랙으로 운영할 경우 자금운영 등에서 더 수월할 것"이라고 전했다.그는 글로벌 제약·바이오업체 '셀진'의 모델을 언급하면서 적절한 파이프라인의 도입의 중요성을 설파했다.안 대표가 의약품 개발과 해외 도입을 함께 진행할 수 있는 데는 광동제약에서 진행한 전방위적 업무경험이 바탕이 됐다. 그는 28년간 광동제약을 다니면서 RA(의약품 등록)업무로 시작해 이후 개발, BD(사업개발, 라이센스 인)로 영역을 넓혔다. 지금은 고인이 된 최수부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고.안 대표는 광동제약이 첫 직장이었다며 끈을 끊을 수 없는 관계라고 전했다. 그래서 이직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2년만 더 나니면 30년을 채우고, 더 높은 자리를 바라볼 수 있다는 생각도 했어요. 여기가 또 세팅이 안 된 자리여서 주위에서 '험한 세상에 나가지 말라'는 만류도 있었고요. 하지만 조직이 방대해지면 신사업 추진에 잠금장치가 생기더라고요. 투자 리스크를 감안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이런거 걱정없이 내 생각대로 사업을 진행하고 싶었어요. 여기 회장님의 투자 의지도 강했고요."초등학교 교사인 아내의 전폭적인 신뢰도 고민을 덜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는 "아내가 이직한다 했을때 많이 반대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응원해줘서 고마웠다"며 "아무래도 28년 다닌 회사를 옮길 정도면 '혼자 생각을 많이 했다'고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바이오제네틱스는 올해 흑자전환을 바라보고 있다. 전신 유니더스가 원자재가 인상과 해외경쟁에 따른 불황으로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기에 올해는 관리종목 탈출을 위해서라도 흑자전환이 필수적이다.안 대표는 "새로운 경영진의 합류로 기존 콘돔사업 등에서 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제약·바이오 사업이 회사 성장에 새로운 원동력이 되길 기대한다"고 포부를 밝혔다.2018-05-14 06:29:53이탁순 -
"관상 보는 약사요?…그냥 사람을 공부했지요"송용섭 약사특별한 질병이 없는 40대 여성이 가슴이 답답하다며 약국을 찾았다. 약사가 한약을 지어주었고, 먹는 동안은 괜찮다 하던 여성은 약을 끊으면 다시 가슴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원인이 무엇일까."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계시더라고요. 사주를 보니 여린 성격에 시어머니와 자주 부딪히며 기까지 눌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하지 않겠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여성분 기를 살리는 약을 주고, 시어머니도 오시게 해 몸이 약해서 예민한 성격을 보완해주는 보약을 주었고, 몇 개월 지나니 여성분이 시어머니에게 주눅 들지 않고 의연해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어요."오는 19일 서울시약사회 주최로 열리는 '생년월일을 통한 자기 성격 파악 및 패턴 확인 방법' 세미나에 강사로 나서는 송용섭 약사(46·삼육대 약학대)는 약사로는 드물게 명리학과 관상, 수상학에 정통한 '사람' 전문가다.서울 구로구에서 십여 년째 한사랑약국을 운영하는 송 약사는 현재 서울시약사회 법제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상처가 나고 몸에 균이 들어와서 생기는 병, 암, 이런 것들은 약을 먹고 수술을 하면 나아요. 하지만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병은 약도 수술도 듣지를 않아요. 이런 환자들을 어떻게 하면 낫게 해줄까… 한약에서 시작한 고민이 환자의 마음속을 보게 했죠."송 약사가 명리학으로 일컬어지는 사주와 관상, 수상학을 강의하는 전문가가 되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사람의 인생과 성향을 쉽게 판단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대학 다니며 한약을 공부하기 시작한 송 약사다. 학생 때는 아무리 공부해도 이해되지 않아 외우다 포기하기도 했다. 그러다 자연의 이치를 다루는 명리학에까지 관심이 이어졌고, 명리학을 공부하며 다시 접한 '오운육기'학은 한방 원리를 깨우치게 해줬다.그가 이번 강의에도 언급할 '오운육기'라는 말은 명리학에도 나오지만, 동의보감에도 등장하는 말이다. 송 약사는 한약에 대해 "기본적으로 자연에서 작물이 잘 자라고 백성이 질병 없이 살도록 분석한 기후학에서 기인하며, 이 이치가 명리학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명리학에서 시작한 '사람' 공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자기의 생년월일을 모르는 환자도 만났다. 그 환자들까지 알기 위해 관상학, 수상학까지 관심이 갔다."저는 흥미나 재미로 사주를 보지 않아요. 환자의 타고난 사주와 가족 관계를 알기 위해 사주와 관상을 활용하는 거죠. 결국에는 약사도 자신에 대해 알아야 환자를 더 잘 볼 수 있고, 환자를 더 잘 알기 위해 자신을 공부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 세미나에서는 강의를 들으러 오신 약사들이 자기 생년월일을 통해 '자기 성격 파악'을 할 수 있게 한 겁니다."송 약사는 이번 강의를 계기로 약사들이 자기 자신과 환자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환자를 깊이 이해하려는 약사가 좋은 약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또 이 학문에 정통한 약업계 숨은 고수 약사들과 만나 학문 교류를 하는 모임을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한편 송용섭 약사의 '생년월일을 통한 자기 성격 파악 및 패턴 확인 방법' 강의는 19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서울시약사회관 대회의실에서 진행된다. 참여를 원하는 약사는 11일까지 서울시약사회 사무국으로 전화 신청할 수 있다.2018-05-03 06:24:56정혜진 -
"약사들이 만든 근거 기반 건기식 고객이 먼저 알죠"아이비웰니스 윤중식 대표"근거가 있어야 해요. 그래야 약사들도 상담, 판매하며 자신있고 환자도 효과를 봅니다. 어디에서 공격이 들어와도 반박하고 입증할 근거가 있어야 약국 건강기능식품이 살아나요. 그 길은 약사와 약국 신뢰가 살아나고, 약사가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사회적인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길입니다."'약물 부작용 보고'로 이름이 알려진 윤중식 약사(41세·서울대 약학대)가 이번에는 약국 전용 건강기능식품으로 약사 설득에 나섰다. 정말 좋은 제품을 판매하며 약국 신뢰도를 높여보자는 것이다.약사들이 다 함께 손을 잡고 험난한 환경이라는 벽을 넘어보자는 뜻에서 기업 이름을 '아이비웰니스'로 정했다."서울대 약대 95, 96학번 동기들이 약국 상황과 어려움을 극복할 방법을 모색하다가 약국에서만 판매하는 정말 좋은 제품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가진 동기 5명이 모여 전에 없던 새로운 제품, 그러면서 에비던스가 분명한 제품, 약사가 이해하고 잘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죠."윤 약사를 비롯한 5명의 약사 모두 본업이 따로 있지만, 자투리 시간을 내고 온라인에서 소통하며 논문을 연구하고 제품 개발을 진행했다. 이렇게 약 1년의 시간을 투자해 지난 1월 나온 아이비웰니스의 첫 제품은 '브이디엑스(VD:X)'다.브이디엑스는 지난 1월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해 지금까지 특별한 홍보 없이, 1차 생산량인 2500세트를 모두 소진하고 2차 물량을 생산하고 있다."'트랜스글루코시다스가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 등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논문에서 시작했어요. 트랜스글루코시다스는 탄수화물을 올리고당으로 전환하는 효소인데, 저희는 이 효소를 생산하는 업체와 독점 계약을 맺어 브이디엑스를 개발한 거죠."윤 약사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대사증후군을 관리할 만한 제대로 된 제품이 없었으며, 혈압강하제와 고지혈증 약을 복용하는 만성질환 환자와 일반인 사이 사각지대에 놓인 대사증후군 환자를 약국이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서양인보다 탄수화물 섭취량이 월등한 한국인에게, 대사증후군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탄수화물을 제어하는 브이디엑스가 효과적이라는 것이 윤 약사의 설명이다.그러나 막상 제품 판매가 시작되자, 윤 약사는 약국들이 대사증후군 뿐만 아니라 비만, 당뇨 환자에게도 맞춤형으로 제품을 효율적으로 추천, 판매하게 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윤중식 대표가 브이디엑스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논문을 토대로 대사증후군 환자를 타깃으로 한 제품이라고 홍보물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약사님들은 자신의 환자의 상황과 증상에 따라 상담과 판매에 나섰고 그 결과 빠른 시간에 더 많은 제품이 판매된 듯합니다. 무엇보다 다이어트나 당뇨 환자들에게 이같은 제품의 니즈가 컸던 거죠."윤 약사를 비롯해 브이디엑스를 판매하는 약사들은 제품을 복용한 환자들의 당화혈색소 수치가 낮아지고 체중이 줄어드는 등의 임상 결과를 공유하고 있다. 소비자가 먼저 반응을 보이더라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한편 아이비웰니스는 올해 안에 6, 7가지 신제품을 더 출시할 예정이다. 기전과 원료는 모두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학술논문 데이터를 통해 디자인한 근거 중심 제품이라는 점이다.윤 약사는 "뭉뚱그려 설명하고 감으로 제품을 판매하다 보니, 같은 증상에 약국마다 다른 얘길 하고 약국 전반에 대한 신뢰에 소비자가 의문을 가지는 것"이라며 "에비던스를 가진, 질 높은 정보가 뒷받침된 제품으로 소비자를 설득할 때 약사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온라인을 통해 약사님들과 제품을 공부하고 논문을 공유합니다. 이렇게 공부하고, 노력해야 해요 약국은. 약사는 좋은 제품을 자신 있게 권해서 환자 증상을 낫게 하고, 환자는 또 약사를 신뢰하는 선순환이 지금은 깨어진 게 안타까워 이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약국이 좋은 제품을 잘 팔고 잘 키워내야 합니다. 더 많은 약사들이 이 점에 공감해 공부하고, 또 좋은 제품 판매에 나서야 합니다. 그 과정에 아이비웰니스가 일조하는 게 저희 목표이자 즐거움이죠."2018-04-26 06:30:15정혜진 -
필러에 보톡스까지…휴메딕스의 새로운 도전휴메딕스는 지난해 서울 수도권 지역의 필러 영업/마케팅을 에스테틱 사업부로 통합했다.회사는 점차적으로 에스테틱 사업부 일원화를 전국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맞춰 시장 학술활동을 강화하고 대중광고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늘려간다는 마케팅 전략도 세웠다.장윤진 부장이 휴메딕스 본사에서 자사 필러 데일리팜은 최근 장윤진 휴메딕스 마케팅팀 부장을 만나 국내 필러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휴메딕스 이야기를 들어봤다.현재 국내 시장에는 약 20개의 제품이 경쟁 중이다. 글로벌을 포함해 국내 시장이 가장 치열해 다국적사가 "한국을 테스트 마케팅 시장으로 여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장윤진 부장은 "필러시장은 약 1000억에서 1300억 사이다. 매년 사용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가격이 떨어지면서 정체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보툴리늄톡신 시장이 컸지만 이제는 필러가 역전했다"고 덧붙였다.국내사들이 제품 출시를 본격화화하면서 필러 경쟁이 과열됐다. 필러의 정식 사용 허가는 '주름의 일시적 개선'이다. 출시 초창기 팔자 주름에 한정 사용됐지만 최근 콧대 등 얼굴에 입체감을 줄 수 있는 부위에도 사용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휴메딕스 필러 라인인 '엘라비에'는 2012년 국산 제품 중 두 번째로 출시됐다. 2014년 리도카인 함유 제품 엘라비엘-L이 나왔고 이후 프리미엄 제품군인 라이트-L, 딥라인-L, 울트라 볼륨-L 볼륨으로 라인업이 확대됐다.최근 필러 시술 또한 통증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어 리도카인 함유 제품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품목이 됐다. 장 부장은 "필러 시술은 신체 내부로 주입하기 때문에 통증이 있다. 리도카인은 통증을 감소시켜 준다. 함유 여부에 따라 약 50%정도의 만족도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엘라비에 프리미엄 라인인 라이트·딥·울트라 라인은 주름 깊이에 따라 각각 사용된다. 얕은 주름, 중간 주름, 깊은 주름으로 구분한다. 엘라비에가 시장의 선택을 받는 이유는 여러 제품군과 점탄성이 높아 볼륨감이 지속되기 때문이다.엘라비에는 점탄성을 높이기 위해 고순도 원료가 사용됐다. 18개월 장기 임상을 통해 제품력을 입증했다. 장 부장은 "일반적으로 필러 원료로 점안제급이 사용된다. 의료기기는 점안제급 이상을 쓰면 되지만 휴메딕스는 메디컬 등급 원료를 사용해 차별화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환자들은 원하는 결과를 얻어야 한다. 필러는 점탄성이 중요한데 볼륨이 잘 올라오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안 된다. 우리는 이를 위해 18개월 장기 임상을 하는 등 R&D를 통해 제품력 유지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휴메딕스는 10년 이상 히알루론산 관련 기술도 축적했다. 장 부장은 "'겔'이 부드럽게 모양을 만들고 신체 내에서도 유지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장윤진 부장이 인터뷰 중간 엘라비에 제품의 차별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출시 7년차를 맞은 엘라비에는 사용자 편의성도 세심하게 신경쓰고 있다. 보통 주사 바늘은 날카롭게 커팅이 되어 시술 후 멍이나 출혈이 생긴다. 엘라비에 제품에는 끝이 뭉툭한 바늘인 캐뉼라(CANANNULA)가 제품별 사이즈에 맞춰 포함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캐뉼라를 별도 구매해야 한다는 점에 착안했다.휴메딕스는 올해부터 학술 활동을 강화해 코스메슈티컬 기업 입지를 다질 방침이다. 소비자 대상 광고도 버스·지하철·극장·온라인 등 멀티마케팅도 기획하고 있다.지난해 연말 필러 전용 제2공장이 준공돼 수출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중국에서는 이미 판매 중이며 이란,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등 해외 정식 허가를 통해 해외진출 확대 여건이 마련됐다. 현지 파트너십을 통해 진출 할 계획이다. 필러·보툴리눔톡신 제품 판매의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다.장 부장은 "휴메딕스에서도 내년 보툴리눔톡신이 나올 것이다. 또 한번 기회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2018-04-23 06:23:50김민건 -
모델·배우지망생 제주 '섬소녀'의 미국간호사 성공기간호사 김리연(35·사진)씨는 조금 특별한 경력의 소유자다. 빅5병원 간호사를 박차고 나와 모델과 배우 세계의 문을 두드리다 다시 수술실 간호사로 일하며 독하게 공부해 미국 간호사 자격을 취득했다.김 간호사는 2013년부터 지금까지 뉴욕에서 손꼽히는 마운트 사이나이 베스 이스라엘 병원 항암병동에서 일하고 있다.2015년에는 에세이 '간호사라서 다행이야'라는 책도 출판했다.이 책은 조금은 특별하지만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한 청춘 간호사가 꿈을 향해 타박타박 걸어온 과정을 솔직하고 경쾌하게 풀어놓고 있다."지금 이 순간에도 예전의 저처럼 울고 웃으며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을 수많은 간호사와 간호학생들을 위해 책을 쓰게 됐어요. 현실 속 초보 간호사의 희로애락과 더불어 병원 안팎에서 제가 겪은 다양한 좌절과 성취의 경험에 대해 포장과 가식은 걷어내고, 꾸밈없이 친근하게 써내려갔습니다."학력지상주의가 팽배한 우리 사회의 싸늘한 시선은 전문대 간호학과 출신 어린 간호학생의 마음에 스크래치를 남겼다.그러나 그녀는 오히려 "제로 스펙으로 화려하게 성공해 일류 중독 사회에 이단 옆차기를 날려주마"라는 마음가짐으로 두 주먹 꼭 쥐고 세상을 향해 돌진, 소기의 목적을 이뤘다.다음은 김리연 간호사와의 일문일답.▶경력이 궁금합니다.2005년 제주 한라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 2005-2007년 삼성서울병원 신규 간호사로 사회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이후 삼성서울병원 암센터(2008-2010), 서울성모병원 암센터(2011)를 거쳐 2013년부터 지금까지 미국 마운트사이나이 베스 이스라엘 병원 암센터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간호학과에 진학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점수만 맞춰서 합격한 4년제 불문과와 영문과를 졸업하면 과연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이 됐어요. 궁극적으로 외국에 가서 살고 싶었지만, 영어를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원어민보다는 못할 테고, 기술이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이런 생각들은 어머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죠. ▶빅5병원 중 한곳인 삼성서울병원에 합격하기가 쉽진 않았을 텐데요.삼성병원에 가기 위해서 재학생 때 삼성병원 실습 지원을 했어요. 가고 싶은 병원이었지만, 호주에서의 경험처럼 막상 가서 마음에 안들 수도 있기 때문에 몸소 체험을 해봐야 겠다고 마음먹었어요.또 자기소개서를 쓸 때 삼성병원에서 실습을 했었다는 내용을 꼭 넣고 싶어서이기도 했어요. 자기소개서 후에는 입사시험이 있었는데, 입사 시험에 대한 정보가 당시에 제주도에는 많이 없어서 시험은 그냥 보았는데 운 좋게도 합격 했어요. 정말 어려웠는데, 합격했다니 믿을 수가 없었지요. 다음은 면접시험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떻게 하면 전문대를 나왔지만 내가 더 돋보이고, 경쟁자들보다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줄 수 있을까에 집중하면서 그동안의 삼성병원 기출문제를 모두 뽑아서 큐카드를 만들어서 저만의 정답을 만들어 매일 연습했어요.▶간호사로서 보람과 애로사항이 있다면요?원래 성격이 굉장히 소극적이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간호사를 하기에 힘들었어요. 여중, 여고, 여대를 나오고 남자친구 한번 사귀어보지 못한 탓에 레지던트나 인턴과 눈 맞추고 이야기하는 자체가 정말 곤욕이었어요.하지만 당당하게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내가 바뀌어야 되는 구나"라는 것을 첫 입사하는 날 깨달았어요. 그래서 성격을 바꾸기 위해서 많이 노력을 했지요. 퇴사 후에는 모델, 연기자 시험도 많이 봤는데, 꼭 모델일이 좋아서 라기 보다는 성격을 바꾸고 싶어서 일부러 도전한 일이기도 해요. 첫 간호사 생활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말씀하신 것처럼 제가 더 도전적이고, 자유분방한 성향으로 바뀌게 만들어 준 계기가 됐습니다. 실제로 퇴사를 하고 제일 먼저 느낀 감정은 '이제 이 세상에 내가 하고자 해서 못 이룰 일은 없다'였거든요.애로사항이 있다면 저는 항상 간호사가 의사의 하수인이라는 이미지로 남아있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한국에서는 환자 치료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조차 없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그저 보고를 하고, 또 그에 맞는 오더를 받고 실행하는 정도였지요. 삼성병원은 다른 병원에 비해서 간호사가 나름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환자 치료에도 관여를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간호사로 일하는 보람은 뭐라고 설명하기 힘들어요. 저는 실제로 많은 일에 도전해 보았고, 또 그런 일들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지만 간호사로서 일에 만족도와 보람은 특별했어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중요한 직업이라서 그런지 환자분들이 "감사하다"는 한 말씀, 한 말씀이 큰 힘이 되지요. 비록 고되고 힘들지만 그런 보람으로 간호사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간호사는 분명 박봉에 힘든 직업입니다. 웬만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지 않고서는 일을 계속해나가기 힘든 직업이에요. ▶지금은 뉴욕에 있는 마운트 사이나이 베스 이스라엘병원 암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죠?네, 그렇습니다. 2013년 1월 7일 입사해서 현재까지 일하고 있고, 항암 간호사를 하고 있습니다. 항암간호사로서 환자들의 교육, 항암제 투여 그리고 추후관리까지 항암제에 관련된 모든 일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 간호사에 도전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저는 제 자신에 대해서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항상 사회에서 수그러들고, 부끄러움이 많은 그런 학생이었습니다. 전문대를 나왔지만, 나도 나만의 성공, 그러니까 내가 세운 계획과 꿈들을 이뤄가면서 해낼 수 있다고 내 자신에게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그 배후에는 멋진 딸이 되고 싶었던 이유도 있었지요. 그런 모든 이유들이 합쳐져 미국간호사를 꿈꾸게 되었고,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된 것 같아요.왜 미국이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영어를 쓰는 나라는 어디든 괜찮았어요. 호주에 어학연수를 갔을 때 인종차별을 너무 많이 당해서 충격을 받았어요. 그 후로 호주는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나라가 되었지만, 여전히 외국으로 가고 싶은 꿈은 있었지요. 막연히 뉴욕이라는 곳이 멋져 보여서 관심이 있던 와중, 미국에서 강연을 오신 지금의 제 멘토 제이미 김 선생님에게 반해서 뉴욕행을 결심했어요. 현재도 선생님은 저의 멘토이시며 저에게 좋은 조언들을 해주고 계십니다. ▶한국과 미국 간호사의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요?가장 큰 차이점은 '태움'이 없다는 것이에요. 저는 순진하고 살갑지 않은 성격 때문에 신규 때 태움을 많이 당했어요. 그래서 미국에 와서 느낀 점 중에 가장 편한 점도 태움이 없는 거예요. 당연히 미국에도 기싸움을 하고, 또 젊은 간호사들이 일을 더 많이 하긴 하지만 부당한 일이나 대우를 당했을 때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이 차이점인 것 같아요. 아무리 저보다 20살이 많고, 매니저급이라고 해도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다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일반 간호사의 의견이라도 관리자들이 잘 새겨듣고 반영을 하려고 노력한다는 점도 차이점입니다. ▶미국 간호사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이 있다면요?우선 간호학을 모두 공부하셨다고 하더라고 미국 텍스트북을 한권 공부하시는 것을 추천 드려요. 공부하시다 보면 발음도 많이 틀리고, 문화도 배울 수 있어서 나중에 미국 간호사 생활하시는데도 도움이 된답니다. 시험을 보기 전에는 족집게 강의를 수강하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어떤 학원이든 상관없으니 최신 기출문제를 한번 풀어보시고 시험을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간호사라서 다행이야'라는 책도 쓰셨죠?간호사라서 다행이야는 섬에서 자란 수줍은 소녀가 자신만의 꿈을 찾아서 그리고 행복을 찾아서 떠나는 내용의 에세이 입니다. 평범 보다 못한 전문대 졸업생이라는 타이틀로 어떻게 원하는 것을 향해 달려가고 이루어 가는 공감과 고군분투기입니다 이 길을 걸어가는 그리고 걸어갈 동료 간호사들이 행복한 간호사 생활을 하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책입니다. ▶간호사로서 향후 계획이 있다면요?앞으로도 간호사생활을 계속 하고 싶어요. 그리고 지금처럼 간호사에 관련된 컨텐츠도 많이 만들어서 간호사들이 더 공감하고, 재밌어하는 책들을 많이 만들고 싶어요. 또 욕심이 있다면 어려운 간호학생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는 것이 꿈입니다.2018-04-20 12:12:30노병철 -
"금감원, 바이오업계 테마감리…위기 아닌 기회"이승규 부회장금융감독원이 제약·바이오기업 10곳에 대해 테마#감리 실시를 예고하면서 관련업계가 냉가슴을 앓고 있다. 연초 개발비 무형자산화 논란을 일으켰던 셀트리온과 차바이오텍을 비롯해 개발비의 무형자산 처리 비중이 높거나 자산처리 시점이 빠른 기업 등을 우선 선정한다는 입장이어서 나머지 8개사 명단에도 관심이 모아진다.일선 기업들의 혼란이 가중되자 #바이오협회도 수습에 나섰다. 연구개발비의 회계처리에 대한 명쾌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은 채, 칼날을 들이대는 금융당국을 향해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신약개발의 특수성과 국내 실정을 동시 반영할 수 있는 회계처리 기준을 마련함은 물론, 연구개발(R&D) 지원 및 약가정책에 대한 논의로 발전시키려는 의지도 갖고 있다.#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많은 바이오기업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건 맞다. 다만 회계처리가 투명해지는 방향으로 변화돼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분위기"라며 "개별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바이오산업의 장단기 발전방안을 도출해 제안할 생각이다. 바이오업계의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협회가 적극 돕겠다"고 강조했다."BT는 호흡이 긴 산업…IT와 차별성 고려돼야"R&D 투자와 기업가치의 연관성이 높은 대표 산업에는 IT(정보통신기술)와 BT(생명과학기술)가 함께 거론되곤 한다. 하지만 BT는 IT에 비해 호흡이 길고, 성공확률이 희박하다는 차이점을 갖는다.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FDA(미국식품의약국) 허가를 받은 7455개 임상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의약품 후보물질이 임상1상부터 품목허가까지 성공할 확률이 9.6%였다는 미국바이오협회의 조사 결과는 이 같은 신약개발의 어려움을 대변하고 있다. 기초연구나 전임상 단계부터 고려할 경우 성공률이 훨씬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제약바이오업계가 금감원의 감리예고에 당혹스러워하는 이유 역시 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이승규 부회장은 셀트리온과 차바이오텍을 통해 촉발된 개발비 무형자산화 논란이 "그래서 되레 반갑다"고 했다. 제약바이오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꾸준히 제기돼왔던 '거품' 논란을 해소시킬 기회라는 것. 바이오업계의 회계처리 투명성을 강화하고, 상호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렇기에 더욱 정부의 배려(?)가 필요하다.이 부회장은 "10년 전에는 IT 업계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더욱이 바이오산업에는 R&D 투자성과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한계마저 존재한다"며 "신약개발에 투입된 비용을 약가에 반영할 수 없다는 구조적 특성도 고려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개발비 자산인식 시점? 국내는 임상2b상 정도가 적절"그렇다면 바이오기업들이 개발비를 자산으로 인식하기에 적절한 시점은 어느 단계일까.무형자산을 완성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적 실현 가능성이나 기업 의도, 능력 등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이 제시하는 6가지 기준은 자의적 해석이 가능해 논란의 소지가 있다. 제넥신, 바이로메드 등 몇몇 기업들은 임상3상 단계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에 한해 자산으로 인식하는 등 보수적 기준을 적용하기에 이르렀다.이 부회장은 "신약개발 단계를 자산화 기준으로 삼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미국 등 글로벌 기업들은 3상임상에 진입했을 때부터 자산으로 처리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2b상부터 반영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동물실험부터 1상, 2상, 3상 이후 시판허가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 중 2상임상은 작용시간 및 유효용량을 검토하는 전기(2a상)와 최적의 용량 및 용법을 결정하는 후기(2b상)로 나뉜다. 특히 피험자 규모가 월등히 늘어나는 2b상은 피보탈 연구(Pivotal Study)라 불릴 만큼 의약품 허가의 핵심 단계로 알려졌다.이 부회장은 "기업별 입장차는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바이오생태계가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2b상 단계부터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라며 "금융당국이 이 같은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현실성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궁극적으로 바이오기업들이 자체 파이프라인 수를 늘리기 보다 경쟁력 있는 1~2개 파이프라인에 집중하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신약개발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다.이 부회장은 "모호했던 R&D 비용의 자산화 처리기준을 제시하는 한편, 바이오업계 R&D 지원과 약가정책을 아우를 수 있는 포괄적 논의가 필요하다. 초기단계의 스타트업들에게는 다른 잣대를 적용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논란을 통해 바이오산업이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2018-04-20 06:25:00안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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