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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병원, 누구를 위해 허용하나지난달 말 보건복지부가 경제자유구역 내 투자개방형 외국 의료기관, 즉 영리병원 개설 허가 절차를 담은 법령을 공포했다.이번에 허용된 투자개방형 외국 의료기관은 국내 자본이 50% 투입되고, 내국인이 운영할 수 있는 세부법령까지 마련돼 사실상 국내 영리병원이라 해도 틀리지 않다.그간 정부는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의 극렬한 반발에도 영리병원 수순을 단계적으로 밟아왔다.내국인 환자 진료 보장과 국내 의료진 90% 구성이 가능하다는 점, 경제자유지역이 특구라고 하지만 사실상 전국 16개 시를 포괄한다는 점 등 국민이 공분하고 시정을 촉구하는 문제는 단 하나도 해결하지 않은 채, 공포를 강행했다는 것은 현 정권이 영리병원 추진에 얼마나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지를 단박에 보여준다.공공의료기관이 10% 이하인 우리나라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틀 안에서 공보험을 유지시키고 있다.급여권에 취합된 보건의료 서비스들을 심사와 평가, 사후관리 등을 이용해 저렴한 가격에 적정 질을 유지시키는 것이 건강보험이라면, 영리병원은 당연히 비급여 증가로 인한 의료비 폭등과 질 저하, 지역 간 격차를 부추길 것이라는 점에서 위험하다.그렇다면 과연, 영리병원 허용은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최근 민주통합당 김용익 의원이 이를 막기 위해 외국 의료기관의 내국인 진료 금지 입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최소한의 장치를 걸어두려 하고 있지만, 병원계의 국내 의료기관 역차별론과 의료비 폭증, 의료 불평등 문제 등 앞으로 꼬리를 물고 불거질 논란은 적지 않아 보인다.우리나라 보건의료 정책이 국민의 보편적 복지와 의료 평등화를 큰 줄기로 정의돼 진일보해왔다면, 이와 상반된 색을 지닌 이 제도는 반드시 재검토 돼야 할 것이다.2012-11-05 06:32:00김정주 -
약사인력 부족, 새 병원약사회장의 중책"무엇보다 병원약국 인력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하죠. 병원약국 무자격자 조제도 인력문제에서 비롯돼잖아요. 새 회장은 이 부분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 줬으면 합니다."병원약국 약사인력 부족 문제가 2013년 국정감사를 계기로 또 다시 떠올랐다. 그동안 병원약사 인력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돼 왔지만 이 문제가 곧 병원약국 무자격자 조제로 이어지면서 사회적 파장까지 일으키고 있는 분위기다.병원약사들도 이번 국감을 계기로 각종 언론에서 인력부족에 따른 무자격자 조제 문제가 대두되면서 마치 병원약국이 무법 공간인 것처럼 비춰지는 데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보건복지부도 지적이 계속되자 병원 내 무자격자 조제 실태를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이 가운데 오늘 저녁 새로운 병원약사회장이 탄생한다.문제를 의식이라도 한 듯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병원약사 인력문제 해결을 중점 공약으로 내세웠다.신임 병원약사회장은 현재의 분위기를 문제 해결을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개별 병원 내부, 약사사회 문제가 국회, 정부로 이어지면서 국민적인 이슈로까지 이어진 병원약사 인력 부족과 무자격자 조제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새로운 병원약사회장의 어깨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워졌다.2012-11-02 10:37:26김지은 -
함정촬영과 전문카운터"약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종업원에게 약을 주문하고 현장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전의총, 약사아들 팜파라치 등에 의해 고발당한 약국에서 나오는 하소연이다.이런 약국들도 있었지만 실제 고발된 약국 중 넥타이를 맨 전문카운터의 무자격자 약 판매도 있었다.그러나 약사단체에서는 불법행위를 유도한 뒤 함정촬영 증거물은 받아들일수 없다며 보건소에 건의하고 국민권익위원회에도 찾아 다녔다.결국 '함정촬영'이 블랙홀이 되면서 전문카운터 문제를 송두리째 빨아들여버렸다. 약국들의 자기반성 없이 무자격자 약 판매 논란을 외부의 탓으로 자연스럽게 돌려 버린 셈이다.대한약사회 약국자율정화TF는 최근 악성 카운터 고용약국 17곳을 고발하기로 결정했다.명단을 보니 기자의 집 근처 약국도 있었다.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2~3명의 카운터들이 상주하는 약국이다.지금도 지나가다 보면 넥타인 맨 카운터들이 약사 보다 더 친절하게 약을 팔고 있다. 약사회가 고발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는지도 궁금했다.몰카 고발 약국 중 억울한 곳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약국도 있다. 함정촬영 논란에 악성 카운터 약국들만 소나기를 피해갔다.2012-10-31 06:30:00강신국 -
제약 노조, 대등한 파트너로 인식해야제약업체 노동조합이 최근 심상치 않다. 그동안 사측 입장에 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진 제약 노조지만, 최근에는 여기저기서 갈등기류가 포착되고 있다.노조들이 반발하는 근본적 이유는 사측이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최근 민주노총 가입 과정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제약사들이 대표적이다.사측은 비협조적인 노조는 입을 막고 뿌리를 제거해 어떻게든 발본원색한다는 게 노조 관계자들의 이야기다.최근 근화제약 노동조합도 M&A 과정에서 소외됐다며 반발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경영진들이 노동조합을 파트너로 인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제약 노조는 올초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됨에도 대외적으로 입을 닫았었다. 약가인하 때문에 연봉이 동결돼도 군소리 하나 없었다. 이 모든 게 내 회사를 살리겠다는 주인의식이 있기에 가능했다.그들이 이제 제 목소리를 내겠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귀를 닫아버리고 있고, 노사간 파트너십은 온데 간데 없다.사측도 이제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어차피 노동자 협조없이는 지금의 약가인하 파고를 넘을 수 없다. 참고 견디라는 70~80년대 인식으로는 회사를 제대로 꾸려나갈 수 없다.싫은 말을 하더라도 사측은 노조를 파트너로 인식해야 한다. 그들은 노동자들의 대표이며, 회사의 주인이기도 하다.그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며 회사 주인으로서 마땅하다.2012-10-29 06:30:34이탁순 -
갈팡질팡 자기모순에 빠진 식약청식약청이 사회적 이슈에 대해 기준을 못잡고 휘둘리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최근 국정감사 기간에 대기업에서 생산한 라면에서 발암물질이 발견됐다던 언론보도에 따라 식약청은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식약청 결론은 검출된 발암물질이 매일 먹어도 안전한 수준이라는 것이었다.이에 따라 식약청은 검출량이 극미량으로 안전한 수준이라고 보도자료까지 내며 안전성을 강조했다.하지만 하루만에 입장이 바뀌었다.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라면을 회수하기에 이른 것이다.탤크 파동 때도 다르지 않았다.식약청은 의약품에 포함돼 첨가돼 있는 탤크가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라고 발표했지만 결국에는 여론에 밀려 해당 의약품을 회수했다.이에 따라 업체가 입은 피해는 적게는 수 천만원에서 많게는 수 억원에 이르렀다.식약청이 여론에 따라 갈팡질팡한 결과에 해당 업체들의 운명이 좌지우지된 것이다.식약청이 다루는 이슈는 사회적으로 관심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식약청이 식품이나 의약품 등에 있어 완벽한 감시 활동을 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다만 국민적인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판단이라는 한 가지 기준 아래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할 필요가 있다.과학이라는 명확한 판단을 기준으로 식약청의 입장을 정하는 것만이 업체나 국민에게나 질타를 받지 않는 방법일 것이다.2012-10-26 12:37:39최봉영 -
경쟁사 성공에 박수치며 반전을 꿈꿔야남의 성공에 대해서 박수치면서 축하해줄 수 있는가? 아니 그냥 남도 아닌 경쟁사 혹은 사내 경쟁자의 성공에 대해서 축하해 줄 수 있는가? 우리나라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남의 성공을 인정하고 축하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특히 사활을 걸고 싸우고 있는 IT업계에서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하지만 최근 TV광고에서 보았던 재밌는 IT 광고(카피)를 소개하고자 한다. LG옵티머스(LG전자의 스마트폰)의 TV 광고인 데 광고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는 이중인격입니다. 동료의 승리에 박수쳐 주지만, 잠 못 들며, 잠 못 들며 반전의 날을 준비하는 나는 당신 입니다.'(LG 옵티머스G 광고).위의 광고는 필자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먼저 LG전자는 필자가 처음으로 약 1년간의 직장생활을 했던 곳이다. 그 당시(1987년)에도 지금처럼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국내외에서 TV, 냉장고 등 많은 부문에서 경쟁을 하였지만 양사간의 격차는 크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서 LG전자와의 격차를 벌이면서 양사의 격차는 매우 커졌다. 이런 시점에서 위와 같은 LG전자의 광고는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나는 이중인격이라는 표현은 LG전자의 솔직한 생각을 표현한 것같다. 상대방의 승리에 박수를 치고 있지만 속은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이다. 당연한 생각이다. 그러면서도 잠못 들며(2번 강조) 반전을 기다린다는 것이다. 너무 너무 진솔한 광고 카피인 것 같다. 광고 카피에 대한 의도가 필자가 생각하는 LG전자와 삼성전자간의 관계가 아닌 일반적인 관계의 이야기 일수도 있다. 하지만 광고의도가 어떻든 간에 광고를 보고 어떻게 느끼고 해석하는 가가 더욱 중요한 것 같다.비지니스는 전쟁이다. 전쟁에서는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하지만 패배할 수 도 있다. 문제는 패배했다는 사실이 아니고 패배 후 어떻게 반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패배자는 패배 한 것에 대해서 변명을 하게 된다. 변명을 하게 되면 패배의 요인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고 패배의 요인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향후에도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패배에서 승리로 전환 및 도약하기 위해서는 먼저 승패의 결과를 객관적으로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승패의 결과를 객관적으로 인정한 후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경쟁할 것은 경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IT업계에서도 구글과 삼성전자, 애플 등이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합종연횡하여 경쟁할 것은 경쟁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있는 것처럼 국내 제약업계도 필요할 때 협력하고 경쟁하는 전략이 필요한 것 같다. 특히 국내 제약산업이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내제약사 간에 혹은 다국적 제약사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한편 제약업계에서도 협력에 대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최근 I제약과 D제약이 항암제 치료제 개발에 연구개발과 판매를 협업하였다는 소식이다. 국내 제약사간의 협력에 아주 좋은 사례인 것 같다. 보다 많은 협력 사례가 나왔으면 좋겠다. 얼마전 제약·바이오 정책 연구를 하는 여러 부처의 출연 연구소 연구원들을 만난적이 있었다. 한참 동안 제약. 바이오산업에 대해 논의 하다가 제약·바이오산업의 협업을 논하기 전에 출연기관(연구원)간의 협업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였다.최근 보건복지부(보건산업진흥원)는 제약산업을 위한 M&A전문펀드를 조성중에 있다. 이 과정에서 제약사의 참여도 중요하지만 제약사의 협업도 중요한 성공의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경영의 키워드는 개방과 협력이다. 아무쪼록 국내 제약업계에서도 A제약사가 B제약사의 성공을 축하하면서 잠못 들며 잠못 들며 반전의 날을 준비한다는 광고 카피가 나오는 날을 기대해 본다.2012-10-25 15:00:52데일리팜 -
국립병원 국산약 사용 움직임, 환영한다국립 대학병원들이 오리지널 의약품과 견줘 현저히 밀리는 국산의약품 납품비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여러 대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작년 국정감사 지적사항을 이행하는 과정으로 만시지탄(晩時之歎)이자 보완의 성격이기는 하지만 '그러함에도' 적극 환영한다. 늦었다고 판단하는 그 순간이야말로 가장 빠른 출발시점이자 그 만큼 다급한 현실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같은 분위기가 이들 병원을 뛰어 넘어 공립병원 등 더 많은 의료기관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국산의약품은 품질이나 가격면에서 소위 오리지널 의약품에 비해 못할 것이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국립 대학병원 등의 구매시스템상 경직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국립병원들이 대부분 개량신약이나 제네릭인 국산 의약품이 오리지널 대체재나 보완재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데도 상대적으로 국산의약품에게는 배려차원이나마 기회가 많지 않았다. 글로벌 일본의 제약산업이 정부와 의료계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성장해온 것과는 사뭇 다른 형편이다. 국산약에 대한 국립병원의 배려가 이 정도라면, 다른 곳은 따져볼 필요가 없는 지경이다.최근 국내 제약산업, 특히 국내 제약회사들은 정부의 일괄약가인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의료계가 국산신약과 개량신약, 제네릭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천군만마나 다름없을 것이다. 대체제가 없는 오리지널이라면 마땅히 그 제품을 선택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품질은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국산 신약과 개량신약, 그리고 제네릭을 배려하는 분위기가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목숨을 건져내는 의료계가 국내 제약산업도 살려내는 분위기 형성에 적극 앞장서기를 기대한다.2012-10-25 06:44:51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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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하기 편하게 해줄 인물은?"선거요? 누가 당선돼도 마찬가지 아닌가요."기자가 취재차 방문한 약국의 약사가 한 말이다. 이 약사는 "이 사람이다 하는 후보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매번 그 나물에 그 밥 아니냐"고 이번 선거에 대해 냉소적으로 평가했다.10월17일은 대한약사회장 선거를 50일 앞두고 선거공고가 있는 날이다. 대약회장 출마를 염두에 둔 예비보만 6명이고 곧 출마선언과 출정식도 이어진다.그러나 민초약사들은 예비후보자들에게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모 예비후보는 "이렇게 선거바람이 불지 않는 경우는 처음 보는 것 같다"며 "투표율이 낮아지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이 예비후보는 "일반약 약국 외 판매 등 대약과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약사들의 염증이 심화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일견 타당한 지적이다. 일반약 약국 외 판매, 전의총의 약국고발, 약사 아들의 팜파라치 사건 등 약사들은 지난해부터 악몽 같은 나날을 보냈다.약사들이 생각하는 대약회장의 선결조건은 단순했다.익명을 요구한 서울지역의 한 분회장은 "성분명 처방, 처방전 리필제 등 요란한 구호는 이제 먹히지 않는다"며 "약사들이 원하는 약사회장 제1조건은 약국하기 편하게 만들어 줄 사람"이라고 단순 명료하게 정리했다.민초약사들은 약국하기 편하게 해줄 사람을 찾고 있다. 그러나 쉽지 않은 모양이다.2012-10-24 06:30:02강신국 -
[칼럼] 침묵하던 약사회의 '대체조제 독립운동'잠들었던 대체조제 문제가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의약분업 초창기 처방되지 않는 의약품들이 수북이 재고로 쌓여갔을 때 약국들은 정부에 대고 '성분명처방을 실시하거나 적극적인 대체조제 활성화 조치를 내놓으라고 아우성을 쳤었다. 그러나 화끈하거나 달콤한 대답은 없었고, 흐르는 세월속에 문제는 만성화되는 가운데 대체조제라는 대안은 서서히 잊혀져갔다. 해마다 심평원이 '대체조제 인센티브 비율이 어땠다'고 발표할 때만 '아 그런게 있었나' 할 정도로 대체조제란 단어는 희미해 진게 사실이다. 이미 지역약사회 총회의 단골 건의사항에서도 자취를 감출만큼 약사들 조차 스스로 포기하는 양상을 보여왔다.영락없는 백년하청(百年河淸)이다. 더는 호출받지 못할 대안으로 치부됐던 '대체조제'는 예기치 못한 장소에서 튀어 나왔다. 물론 약사회는 "불쑥 나온게 아니라 꾸준한 노력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어쨌든 건강보험공단과 약사회간 2013년 수가협상장에서 대체조제는 살아났다. 공단은 '약국이 대체조제를 열심히 해 약품비를 줄인다면…'이란 부대조건을 걸었고, 약사회는 '(대체조제를) 열심히 해 약품비를 지금보다 20배 줄이겠다'고 화답했다. 병원 등 다른 유형보다 훨씬 높은 2.9% 인상률을 받아내는데 약국은 성공했다. 공단이 의협에게 제시했던 '성분명처방'이란 부대조건은 의협의 거부로 소멸됐다.약사회와 약국에게 부대조건이 있는 2.9% 수가인상률은 '직장인의 가불'이나 다름없다. 대체조제 활성화로 약품비를 절감하지 못하면 2014년도 협상에서 불이익을 치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대한약사회는 22일 '대체조제 활성화와 관련한 현황 및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기자회견을 주도한 인물은 수가협상단장을 맡았던 박인춘 부회장이었다. 그는 평소 스탠스와 달리 의사들의 기본정서를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4699개 생동품목 대상으로 대체조제 운동에 착수한다"고 선언했다. '약사회의 대체조제 독립운동'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한다.'대체조제 운동'은 전국 약사들의 마음을 움직여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 낼 수 있을까? 상황은 호락하지 않다. 이 '운동'에 공감한다 손쳐도 극복해야 할 현실적 장애물이 많기 때문이다. 인천의 김태욱 약사는 데일리팜 네티즌 뉴스를 통해 장애물을 다섯가지로 들었다. 그러나 핵심은 '환자동의와 의사들과 마찰'에 대한 우려다. '대체라는 말'에 일레르기를 일으키는 환자들로부터 동의를 얻는 과정은 쉽지 않다. A의원에서 처방된 약이 B의원에서는 대체약이 되는 현실을 환자들에게 설득해 내야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의사들과 마찰도 마찬가지다. 약사법상 가능한 일이지만, 이웃한 의사들이 불편해 할 경우 대체를 강행하기란 현실적으로 거북하고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공공의 선(善)도 개인의 이해관계로 좁혀지면 아주 다른 차원의 문제로 변질되는 사례는 주위서 흔히 볼 수 있다. 너나없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환영하지만 내 지갑에서 돈이 나가는 보험료 인상에는 극구 반대하는 '우리들'처럼 말이다. 대체조제 운동도 마찬가지 문제다. 지역 의사회와 약사회간 처방의약품 목록 합의가 유명무실화되면서 해마다 빚어지고 있는 과도한 의약품 구매와 불용재고의약품이라는 악순환, 제약회사 종속화 경향 등에 약국들은 치를 떨지만 개별약국의 투쟁으로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현실은 외면하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단체를 의지하려하는 것이다. 이같은 태도를 비난할 수도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사들이 '약사회의 대체조제 운동'을 공동의 결실로 거둬들이고자 한다면 원희목 전 대한약사회장이 사력을 다해 만들었다고 자부하는 '의사응대 의무화 법'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원 전 회장이 법제정을 추진하면서 그렇게도 의미를 부여했던 법은 오늘 날 어떤가. 사문화다. 나중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를 언덕삼아 '이의있다'고 의사들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약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따져보면 한방에 문제를 속시원하게 해결해 줄 '원샷 액트(One-shot Act)'는 사실상 없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문제의 첫 단추라도 풀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신념에 찬 '엔분의 일(1/N)'의 투쟁과 적용 가능한 법의 실천 뿐이다. '약사회의 운동'은 그래서 '약사 개인의 운동'을 필요로 한다.2012-10-23 12:24:50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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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착한 손 캠페인' 행동으로 보여줘야대한의사협회가 전국의사가족대회에서 '착한 손 캠페인'을 선언했다.사회 엘리트 집단의 보수적 면모를 탈피하고 먼저 다가가고, 실천하자는 의미에서다.착한 손 캠페인은 사회적 약자를 지켜주기 위한 '착한 손으로 지켜주기', 허례허식을 없애고 절주·금연을 실천하겠다는 '착한 손으로 씻어버리기 캠페인' 뿐 아니라 '건강한 환자와 의사관계 형성 켐페인' 등으로 구성됐다.캠페인 선언으로 전국의사가족대회는 의사들이 그동안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하지만 착한 손 캠페인이 의사들의 자정 선언식으로 끝나면 안된다.이미 일선 의사들 사이에서는 이번 캠페인인 전체 의사가 아닌 의협의 '보여주기식' 캠페인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그도 그럴 것이, '착한 손으로 씻어버리기'를 선언한 당일 행사장인 일산 킨텍스 곳곳에서는 뒤풀이가 진행됐고, 그들이 직접 선언한 절주, 금연이 순식간에 깨진 것이다.폭탄주를 마시던 A의사는 "나는 캠페인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말까지 했다.의협은 10월 내 착한 손 캠페인 중 하나인 '착한 손으로 지켜주기'를 실천하기 위해 울릉도 보건지소를 찾아 의약품을 지원하는 등의 자원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의협 차원에서 캠페인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 캠페인의 의미가 본질을 헤치지 않기 위해서는 일선 의사 회원들까지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2012-10-22 06:30:23이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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