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6-06-22 12:18:05 기준
  • 비오킬
  • 동국제약
  • 혁신형
  • 한올바이오파마
  • AI
  • 풀미칸
  • 약가
  • 점안제
  • 천연물
  • 원료의약품 등록
팜스타트

[특별기고] 'PDRN' 의심하던 약사가 두 눈으로 본 것

  • 최다은 기자
  • 2026-06-22 09:43:43
  • 이미나 선운포도약국 약사
이미나 약사(선운포도약국) 

요즘 약국에서 PDRN을 찾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 연어에서 온 성분이 피부 재생에 좋다더라, 시술 후에 바르면 좋다더라 하는 이야기가 돌면서다. 처방전을 들고 온 손님도, 피부에 바를 것을 고르러 온 손님도 "PDRN 들어간 거 있어요?"라고 먼저 묻는다. 약국 안에서 이 네 글자가 차지하는 자리는 눈에 띄게 넓어졌다.

그리고 그 흐름은 이제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PDRN은 K-뷰티의 한복판에서 주목받는 핵심 성분이 됐고, 그 변화는 숫자보다 약국 현장에서 먼저 느껴진다. 동료 약사들을 만나면, 번역기를 켜 든 외국인 손님이 PDRN 성분의 약국화장품을 콕 집어 찾는다는 이야기가 부쩍 늘었다.

'K-약국 투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약국이 K-뷰티 쇼핑의 한 코스가 된 것이다. 과거 우리가 파리의 몽쥬약국을 순례하던 풍경이, 이제는 거꾸로 한국의 약국에서 펼쳐지고 있다. 약사가 곁에서 고성분·고기능 제품을 직접 골라 주는 공간이라는 점이 그 인기의 한 축일 것이다.

사실 PDRN은 내게도 낯선 성분이 아니다. 나는 진작부터 약국을 방문한 손님에게 PDRN 재생 크림을 권해 왔다. 레이저나 시술 뒤 예민해진 피부를 빠르게 회복시키고 싶을 때, 화상이나 쉽게 아물지 않는 상처가 흉터 없이 아물길 바랄 때, 또 항생제 연고를 쓸 만큼 감염이 걱정되진 않지만 깨끗한 재생을 바라는 상처에 나는 PDRN을 먼저 떠올린다.

그런데 약사인 나는 이런 성분일수록 효능 설명보다 먼저 따지는 게 있다. 원료가 어디서, 어떻게 왔는가. 같은 이름을 달고 있어도 그 뒤에 어떤 원료와 공정이 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물건이 되기 때문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PDRN 함유'라는 한 줄만으로는 제품을 권하지 않는다. 시장에는 함량을 부풀리거나 시험성적서를 흐릿하게 내세우는 제품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성분표에는 그저 '연어 DNA'나 '소듐 DNA'만 적어두고 PDRN인 양 파는 경우도 흔하다. 그래서 누군가 좋은 성분이라고 말할 때마다, 나는 한 발 물러서서 그 출처를 의심하는 버릇이 있다. 직업병이라면 직업병이다.

그런 내게 제대로 확인할 기회가 생겼다. 파마리서치가 강릉에서 연 'RE:BORN RTM(라운드테이블 미팅)'에 초청을 받은 것이다.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공개 행사가 아니었다. 약사 여덟 명을 포함해 임직원 등 관계자까지 모두 열여섯 명 남짓이 모인 소규모 좌담 자리였다. 

첫날은 강릉에 모여 팜뷰티 시장과 약국 채널 전략, PDRN 제품 차별화를 두고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고, 둘째 날 오전에 공장을 둘러보는 일정이었다.

사실 가는 길부터 만만치 않았다. 내가 사는 광주에서 강릉까지는 열차를 두 번 갈아타고도 여섯 시간이 넘게 걸린다. 게다가 나는 365일 문을 여는 약국을 지키는 약사이고, 일곱 살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이틀을 통째로 비운다는 건 솔직히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갔다. 추천을 하려면 내가 먼저 봐야 한다는 생각이, 그 모든 번거로움을 이겼기 때문이다.

가는 날, 전국적으로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두 번째 열차의 차창에 빗줄기가 길게 그어지는 걸 보며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좋은 말은 누구나 한다. 나는 그 말이 어디에 발을 딛고 있는지, 이 비를 뚫고 가서라도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좌담회 자리부터 인상적이었다. 회사가 설명하고 약사가 듣는 구도가 아니라, 약사가 의문을 던지면 회사가 받아내는 방식이었다. 좌담회 화제는 자연스레 약국 현장의 고민으로 모였다. 손님이 재생 크림이나 PDRN을 찾을 때, 약사는 무엇을 기준으로 '좋은 제품'을 가려내야 하는가.

원료의 출처와 순도, 의약품과 화장품의 구분, 믿을 만한 시험 근거와 같은 잣대를 약사가 쥐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책임 있는 권유가 가능하다는 데 생각이 모였다. 나아가 그 상담 역량이야말로 K-뷰티 흐름 속에서 약국이라는 채널을 한 단계 넓힐 기회라는, 솔직하고 기대 섞인 이야기도 오갔다. 그리고 다음 날, 회사는 공장을 통째로 열어 보였다.

공장 이야기로 들어가기 전에 짚어둘 게 하나 있다. 같은 'PDRN'을 표방해도 원료 출처와 분자량, 제조공정이 다르면 다른 물건이 된다. 약리학의 표준 리뷰(Squadrito, 2017)가 짚는 사실이자, 약사인 나에게는 익숙한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그 원료는 왜 하필 연어 계열 어류일까. 어류 같은 척추동물의 DNA는 사람의 유전 서열과 상동성이 높아 면역 반응 가능성이 낮고, 식물성 원료와는 이 지점에서 갈린다.

여기서 더 중요한 건 '어떻게 다듬었나'다. 같은 연어에서 출발해도 분자량이 어긋나거나 불순물이 남으면 A2A 결합 같은 핵심 작용과 안전성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파마리서치는 PDRN을 분자량과 순도 기준으로 정제·규격화하는 자사 기술을 'DOT(DNA Optimizing Technology)'라 부른다.

다만 여기까지는 발표 자료에 적힌 이야기다. 그래서 나는 DOT가 자료 속 이름인지, 라인 위에서 실제로 도는 시스템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이 마음이 나를 빗속을 뚫고 공장까지 이끌었다.

둘째 날, 공장에 들어서려면 먼저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 우리가 오염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특수복을 갖춰 입고, 절차를 거친 뒤에야 문이 열렸다. 안내하는 분이 말했다. 이렇게 공장을 외부에 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고. 보안 문제도 있고, 무엇보다 내부를 통째로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그 말이 묘하게 마음에 남았다. 떳떳하지 않으면 굳이 약사를 불러 다 열어 보일 이유가 없다. 가운을 입고 문턱을 넘는 그 순간, 보여준다는 행위 자체가 이미 하나의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공장 안에 발을 들이자 처음 든 생각은 '생각보다 훨씬 깔끔하다'였다. 막연히 떠올렸던 분주함이나 어수선함은 없었다. 작업하는 분들은 각자 맡은 역할이 또렷이 나뉘어 동선이 겹치지 않았고, 누가 무엇을 책임지는지 한눈에 들어왔다. 큰 소리 하나 없이 공정이 막힘없이 흘렀다. 잘 굴러가는 시스템은 시끄럽지 않다는 걸, 그 차분한 공기가 말해주는 듯했다.

그날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검수 공정이었다. 완성된 원료에 이물질이 섞이지 않았는지, 첨단 검사 장비가 먼저 원료를 훑었다. 사람이라면 놓칠 수 있는 미세한 불순물까지 잡아내도록 설계된 단계였다.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기계가 한 번 걸러낸 것을, 작업자가 다시 눈으로 하나하나 확인하고 있었다.

자동화가 당연해진 시대에, 굳이 사람 손을 한 번 더 거친다. 비효율처럼 보일 수도 있는 그 한 단계가 나에게는 오히려 신뢰의 증거로 보였다. 생각해보라. 이건 DNA 수준의 의약품 원료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한 톨의 불순물이 분자량 규격과 최종 품질을 흔들 수 있는 영역이다. 순도를 끝까지 지키겠다는 태도가 그 이중·삼중의 확인 공정에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원료가 약국 전용 브랜드 리쥬비의 제품으로 이어진다. 리쥬비넥스크림과 리쥬비-에스 앰플, 공장에서 본 그 공정의 끝에 있는 이름이다.

흥미로웠던 건 담당자의 설명이었다. 사람 눈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고 했다. 아무리 숙련된 작업자라도 집중력에는 끝이 있고, 미세한 차이를 사람이 끝까지 다 잡아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검사 장비를 최대한 늘리고, 더 정밀하게 고도화하려 계속 애쓰고 있다고 했다.

'사람 손맛'을 자랑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못 보는 영역을 기계로 메우겠다는 쪽이었다. 사람과 기계가 서로의 빈틈을 덮고, 그 위에서 다시 기계의 비중을 높여간다.

이 태도는 말로만 그치지 않았다. 파마리서치는 지금 강릉에 제5공장을 짓고 있다고 했다. 더 큰 생산 능력과 더 정밀한 설비를 갖춘 GMP 공장이라고 한다. 완성형을 자랑하는 게 아니라 더 나아질 여지를 인정하고 거기에 투자하는 셈이다. 오늘 본 깐깐함이 도착점이 아니라 방향이라는 뜻으로 들렸고, 나는 그 솔직함에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견학 중 한 약사님이 던진 질문 하나가 기억에 남는다. PDRN 원료를 어떻게 마련하고, 왜 그렇게 품질 관리에 공을 들이느냐는 것이었다. 돌아온 답은 단순하지 않았다. 원료를 확보하고 다듬는 일에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갔다. 연어는 정해진 시기에만 돌아오고, 그렇게 얻은 것도 곧장 제품이 되는 게 아니라 분자량과 순도 기준에 맞을 때까지 여러 번 정제하고 골라내는 과정을 거친다고 했다.

원료를 다루는 방식도, 앞서 라인에서 본 검수 공정과 다르지 않았다. 결국 그 까다로움이 품질로 이어지는 셈이다.

연어 원료에 대해 약사라면 한 번쯤 던질 법한 질문이 또 있다. 회귀 연어를 쓴다는 게 실무적으로 무슨 의미냐는 것이다. 파마리서치의 연어는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동해생명자원센터와 맺은 협력 관계를 통해 확보된다.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연어를 인공 부화시켜 동해안 하천에 방류하고, 산란을 위해 회귀하는 어미연어를 국가 기관이 포획해 채란하는 자원조성 체계를 갖추고 있다. 멸종을 걱정해야 하는 야생 자원을 무분별하게 잡아 쓰는 구조가 아니라, 방류와 회귀로 순환·보충되는 국내 관리 자원을 기반으로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연어가 어디서 왔는지 거슬러 추적할 수 있다는 점, 약사 입장에서 보면 이 '추적 가능성'이야말로 원료를 신뢰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축이다.

그렇게 한 바퀴를 돌고 나오며 받은 인상은 '우리는 이걸 약사들 앞에 다 열어 보일 수 있을 만큼 떳떳하다.' 였다. 원료의 출발점부터 정제, 검수, 생산까지 통째로 보여주는 자신감은 발표 자료의 문구로는 흉내 낼 수 없는 종류의 메시지였다.

신뢰가 갔다고 해서 모든 걸 뭉뚱그려 권할 수는 없다. 오히려 약사가 할 일은 분류와 허가 범위를 정확히 구분해 안내하는 것이다. 파마리서치는 같은 PDRN 계열 기술을 의약품과 화장품으로 모두 상업화했기에, 제품마다 성격이 다르다는 걸 더더욱 짚어줘야 한다.

공장을 다녀온 뒤 가장 오래 곱씹은 건 제품이 아니라 약사의 자리였다. 특히 기계가 한 번 거른 원료를 작업자가 다시 눈으로 확인하던 검수 장면이 오래 머릿속에 남았다. 아무리 정교한 시스템도 마지막엔 사람이 한 번 더 본다 - 팜뷰티 시장에서 그 마지막 한 번을 약사가 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가 기술과 근거를 투명하게 열어 보이는 만큼, 약사는 그것을 끝까지 따져 소비자에게 건네야 한다. 약사는 단순한 판매 창구가 아니라, 성분과 소비자 사이에 선 마지막 눈이어야 한다.

정리하면, 내가 파마리서치 PDRN에 신뢰를 갖게 된 근거는 화려한 광고가 아니었다.

첫째,  PDRN을 분자량과 순도 기준으로 정제·규격화하는 DOT 기술. 둘째, 사람과 기계가 서로를 보완하며 끊임없이 고도화하는 정제·검수 시스템. 셋째,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동해생명자원센터와 연결된, 추적 가능한 국내 원료 수급. 넷째, 의약품과 화장품의 분류를 명확히 구분해 책임지는 구조. 좌담에서 묻고, 공장에서 보고, 직접 확인했기에 할 수 있는 이야기다.

물론 공장이 잘 관리된다고 효능이 곧장 입증되는 건 아니다. 그 둘은 다른 이야기다. 의약품인 리쥬비넥스크림은 허가된 적응증 범위에서 쓰고, 호전되지 않는 상처라면 진료를 권해야 한다. 화장품 라인은 어디까지나 피부 컨디션 관리 목적임을 분명히 안내하는 것이 좋다. 어떤 성분도 만능은 아니니까. 이런 전제를 또렷이 세워두는 것이야말로, 비판적으로 훈련된 약사 동료들에게는 약점이 아니라 신뢰의 근거가 된다.

돌아오는 길에도 비는 그치지 않았다. 그런데 들어올 때와는 기분이 달랐다. 성분의 출처를 두 눈으로 보고 나니 권하는 말의 무게가 달라졌다. 광주에서 강릉까지 빗속에 여섯 시간을 달려 들어갔던 그 이틀이 나에게 남긴 건, 바로 그 차이였다.

필자 약력

-전남대학교 약학대학 졸업
-조선대학교 임상약학대학원 졸업
-<다이어트+건강 둘을 잡다> 출간


  • 익명 댓글
  • 실명 댓글
0/500
등록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약국e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