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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구매 인센티브제 무엇인 문제인가저가구매 인센티브제가 이달부터 전격 시행됨에 따라 제약업체, 도매업소, 요양기관의 눈과 귀가 쏠려 있다.저가구매를 통한 수익을 요양기관에 인센티브형식으로 돌려줌으로써 저가구매를 유도하고 약가 거품을 걷어내 당초 목표인 약가인하를 관철시켜 증가하는 국민 비용부담을 줄여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것이 저가구매 인센티브제(시장형실거래가제)이다.사실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도는 본래 입찰병원들을 타깃이라고 보여진다. 이는 ‘바잉파워’를 통한 입찰을 통해 실제 거래 되는 저가구매를 투명하게 함으로 약가인하를 현실화하는 주된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9월 들어 시작된 부산대병원 입찰과 경희대병원 입찰을 통해 시작된 결과물을 봤을 때 이 제도는 몇 가지 문제점들이 있다.그 원인은 대략 몇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첫 번째 저가로 의약품을 구매한 요양기관들의 가중평균가를 근거로 가격을 인하하는 제도에서 인하하는 상한선을 둔 점이다.두 번째는 R&D 투자 비율에 따른 메리트 제공 폭의 문제점이다. R&D 투자금액 대비 30%에서 72%까지 차등을 두고 인하 폭을 조정 해준다는 것이다.세 번째는 병원의 의약품 사용이 원내와 원외의 비중이 10대 90이라는 점을 간과 한 것이다.네 번째는 전체 의약품 사용량의 60%에 해당하는 약국들이 저가로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먼저 국내 제약산업 육성이라는 측면에서 갑작스런 가격인하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고해서 가격을 인하 하는 상한선을 설정한 점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그 폭을 10%로 고정해 상한가의 99% 인하된 가격에 사더라도 그 다음해에 인하하는 폭은 최대 10%인 것이다. 결국 나머지 금액은 정부가 할인해서 산 요양기관에 70%를 제공해야만 한다.두 번째 문제로 인한 혜택까지 포함하면 최대 3% 정도의 인하만 가능하다는 점이다.이 상태로는 결국 그 인하 폭으로 인한 의약품 비용 절감보다는 저가로 구매한 병원이 가져가는 인센티브 규모가 엄청날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다.삼성의료원이나 중앙병원이 2000~4000억원 규모이면 현재 입찰이 시행된 병원들처럼 저가에 사는 경우 그 수익은 70%를 인센티브로 제공 한다 하더라도 몇 천 억원에 이를 전망이다.이를 충당해야 하는 약가인하는 결국 10%에 해당되므로 정부는 결국 재원부족 사태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세 번째 문제는 1원 입찰 사태를 촉발한 점이다.병원들의 원내 처방으로 사용되는 의약품 규모가 10%이며 원내코드를 입찰을 통해 확정지어야만 원외 처방이 나가는 점을 감안하고 10%에서 1원에 낙찰을 받더라도 수익적 측면에서 90% 원외 처방에서 수익을 충당하면 실제적으로 도매나 제약은 이익이기 때문이다.게다가 약가인하가 가중평균치를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서 앞서 지적했던 인하 폭에서 제약은 절대적으로 주판알을 튕겨 1원 입찰을 용인했을 가능성이 크다.네 번째 문제는 결국 원외 처방을 수용하는 약국의 입장에서 보면 제약은 절대적인 수익의 근원이므로 저가구매에 응할 이유가 없으며 수익보전 차원에서도 불가를 천명 할 것이 자명하다는 점이다.처방권은 여전히 의사나 병의원이 가지고 있으므로 구조적으로 약국이 바잉파워를 활용해서 공동구매 등을 이용해 저가구매를 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다.여기서 추가적인 문제점은 같은 요양기관에 공급된 제품의 가격이 규모에 따른 현격한 차이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즉 1원에 공급되는 제품이 약국에는 상한가격으로 공급 되는 것은 분명한 불공정거래다.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본인부담금 차이가 만들어 낼 혼란으로 의약품을 시장경쟁체제로 만들어 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또한 1원 낙찰을 통해 제공된 의약품의 변칙적인 -불법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유통을 통해 원외로 나오는 경우 이를 막을 방법이 없으며 이런 유통은 불 보듯 뻔하게 작동 될 것이다.병원이 사용하는 적정량보다 많은 수량을 매입하고 미사용 의약품을 다른 도매를 통해 반품내지 교품을 하는 경우 그 의약품이 약국으로 유통되고 수익을 적정하게 분배 하거나 본인부담금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경우 10년 의약분업 토대를 일시에 무너뜨릴 수도 있다.의약품 사용량의 60%에 해당하는 약국의 경우 위의 지적대로 제조사의 주판알에 의한 저가구매를 통한 인센티브는 전혀 받을 도리가 없다는 것은, 3년 한시적임에도 불구하고 초기 진입부터 복지부의 의도나 시뮬레이션과는 관계없이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실패의 단초가 될 것을 암시한다.보험제도가 갖는 의미가 상조에 있다면 전국민 의료보험을 강제화 한 것은 건강의 부익부 빈익빈 격차를 줄여보자는 차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그런데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도는 국민에게도 실제적인 이익이 환수되지도 않고 대형병원과 도매, 제약이 수익을 적정하게 챙겨가는 제도로 변질되어 갈 것이라는 암울한 예측은 제도 시행 초입부터 원천적 개선 내지 폐지 논란이 일 수 밖에 없음을 부연해 준다.결론적으로 말해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도는 애당초 근시안적 시각 설정에 문제가 있다.처음의 취지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에서 시작된 것이라면 시행 초기에 드러난 문제점들은 시뮬레이션이나 예측 되는 문제점들은 너무 단순하게 설정하고 진행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큰 영향력을 행사할 제도라면 더 멀리 보되 시장을 먼저 생각해보고 정교하게 설계했어야만 했다.저가구매 인센티브제를 통한 보험재정의 절감의 목적은 결국 약가거품을 제거해 국민들의 부담을 줄이고 이익이 되는 명분으로 가져가야 할 것이다.그럼에도 현재 진행 중 드러나고 있는 상황들은 국민들에게 전혀 이익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저가구매 인센티브의 조속한 보완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2010-10-11 08:57:12데일리팜 -
시장형 실거래가제와 성분명 처방얼마전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의료보험의 우수한 예로 거론한 적이 있었다.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 우리의 의료보험 체계를 부러워 한다니 참으로 가슴 뿌듯하고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한 이십년 전만 생각해봐도 돈 없는 사람이 아프면 서러우면서 치료도 제대로 못받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 곳이 대한민국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전국민의료보험제도로 이제는 암환자 본인부담률이 5%로까지 혜택을 볼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 그런데 지금 보험재정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관련자들이 노심초사하고 있으며 보험재정 절감을 위해서 여러 가지 제도를 개선책으로 내 놓으며 노력하고 있다.시장형 실거래가제도도 그 중 하나인데 이 제도는 기존의 실거래가청구제가 실효성이 없다보니 인센티브주는 것으로 제도를 보완해서 시장에서 제 역활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제도에서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큰 틀에서 의약품을 구매하는 축은 두 축이 있는데 하나는 병․의원이고 다른 하나는 약국이다. 그런데 병원이나 의원은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을 수 있지만 약국은 현재 시스템으로는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제약회사 입장에서는 약품 선택권이 있는 병원이나 의원에는 판매촉진의 목적으로 내키지는 않지만 약가를 인하해서 공급을 할 수 있겠지만 그 결과물로 상품명이 인쇄된 처방전으로 조제하는 약국에는 약을 싸게 공급할 필요가 없다는것은 삼척동자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결과적으로 연간 의약품 사용량이 8조원 정도인 약국시장에서 이 제도는 전혀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병․의원에 저가 공급을 하더라도 약국에만 제대로 된 가격에 공급한다면 약가인하는 전국누진제이므로 실제 약가인하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판단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약국공급가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것이다.미국의 한지역에서는 의약품공동구매제도(여기에는 병원,약국,의원이 다참여함)를 통해서 2~3년 사이에 15% 정도 약가를 인하한 사례도 있다. 이 제도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서는 우리도 강제로 지역 공동구매제를 시행해서 약가인하효과는 효과대로 보고 현재 약국가가 우려하는 약국간 약가차이로 인한 부작용도 없애는 방법으로 제도를 보완하던지 아니면 처방약의 일부분은 성분명으로 처방해서 제약회사가 약국에도 싸게 공급할 동기를 만들던지 해야할것이다.일선약국이 다빈도의약품들의 경우 보통 대여섯군데의 제약회사 제품을 구비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불용의약품이 발생하고 그 중 일부분은 제약회사로 유효기간 경과 의약품으로 반품되고 일부분 불용 폐의약품으로 소각처리되고 하는 일들이 의약분업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반복되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고 비생산적이다 할수있다.이번 기회에 시장형실거래가라는 제도도 살리고 사회적인 낭비요소도 없앨겸 처방약의 일부분은 성분명으로 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의료보험 재정절감의 목적도 이루고 10년이 넘은 의약분업이라는 제도가 진일보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관계자들은 유념해 주기를 바란다.2010-10-04 13:21:41데일리팜 -
저가구매제, 조제약값 '난매전쟁'하라는 것지금의 실거래가상환제가 어디를 가도 조제약값이 같은 것에 비해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는 약국마다 본인부담금이 모두 틀리는 심지어 같은 약국에서도 어제와 오늘 약값이 틀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상한가가 만원짜리인 약을 9,000원에 산다면 1,000원 마진이 생기고, 환자는 30%인 300원을, 약국은 마진의 70%인 700원을 받는 것이죠.이것을 종합병원의 처방전에 실지로 대입해보면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총약제비가 100만원쯤 되는 환자의 본인부담금은 30만원입니다.약을 10% 저가 구매했다 가정하면 본인부담금이 27만원 쯤 나옵니다. 3만원 넘는 약값차이가 난다면 환자가 가만이 있겠습니까?환자가 옆집 약국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것을 본다면, “비싸서 나왔나?”하며, 약국은 당연히 싸게 받으려고 할 것입니다. 이것이 첫 번째 문제점입니다.수 십 년간 약사들의 위상을 가장 엉망으로 만든 것이 난매였습니다. 제값을 받는 약사가 오히려 도둑놈이 되었는데 이제는 모든 약국이 조제약값으로 난매전쟁하라는 얘기입니다.실제로는 계산법이 조금 더 복잡합니다. 아까는 들어가는 약이 똑같이 10% 저가 구매했을 경우이고 처방전이 넘칠 정도로 약 가짓수가 많이 나오면 A는 10%, B는 5%, C는 2%, D는 1% 등 마진률이 틀리게 됩니다.A는 상한가약과 싸게 산 약이 섞여있으면 어떻게 하실겁니까? B약을 짓다가 보니 모자라 급해서 다른 곳에서 빌립니다. 싸게 줄까요? 비싸게 줄까요?10월1일부터 12월 31일까지 4/4분기에 사입한 약이 적용되는 것은 내년 2월부터 입니다. 같은 약인데도 할증이 다르면 사입량을 곱해서 평균을 구합니다.그런데 중간에 약이 품절이 되어 엄청 비싸게 사입했어도 컴퓨터를 다시 고치지 않는 한 얼떨결에 할인해줘야 합니다.약이 올 때마다 가격과 양을 평균약가로 맞춰야 하는 겁니다. 이러다 1년쯤 후에 자동으로 10% 약가 인하가 됩니다. 할인받았다고 신고했으니 당연히 약가 인하가 되는 것이죠.너무 많은 약국들이 저가 구매했다면 20%까지 약가인하가 됩니다. 약가인하가 좋은신가요? 오히려 과거 10년 동안 무대포같이 강제 약가인하를 하여 약국에서 본 손해가 얼마나 많은지 아시지 않습니까?또한 구입내역신고제도는 폐지가 되었습니다만 엄청 싸게 샀으면서 덜 싸게 샀다고 신고할 수도 있고 싸게 사지도 않았으면서도 싸게 샀다고 할 수도 있겠지요.평균가격을 구해야 하므로 저가구매 인센티브를 청구한 약국은 구입내역서를 관리해야 한다고 되어있습니다.물론 판매한 제약회사나 도매상 것하고 똑같아야 합니다. 사실 이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만약에 아까 총약제비 100만원 처방에 저가구매를 30%로 적용한다면 본인부담금이 20만원대로 떨어집니다!여기와 동네약국과 비교가 되겠습니까? 그러나 인센티브로 30%나 받는 요양기관이 있을까요? 있습니다. 바로 병원입니다!저가구매 인센티브제의 최대 수혜자는 문전약국도 환자도 아니고 바로 병원입니다. 병원은 원내조제를 통해 지금도 30%정도를 받고 있습니다.1원짜리도 있답니다. 병원의 리베이트가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도를 통해 합법적으로 됩니다.같은 처방이면 병원 원내조제가 약국 원외조제보다 훨씬 싸집니다. 병원에 원내코드가 있어야만 원외처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약회사는 도매상을 통해 1원에도 공급하는 것입니다.병원원내공급으로 손해본 제약회사들이 약국에 싸게 주겠습니까? 천만에 말씀입니다! 약을 구하기만 해도 다행이겠지요!이런 저런 이유로 점점 원내조제률이 높아만 가고 있습니다. 편하게 원내조제하면 20만원, 약국에서 지으면 30만원됩니다!병원에서 조제하는 것이 훨씬 싸니까 선택분업하자고 할겁니다. 정부와 국민들 모두 좋아할 것입니다. 몰래 저가구매를 준비하고 있는 문전약국들이 제일 먼저 망합니다.저가구매 인센티브제를 지금 무슨 반대하는 서명 운동한다고 해서 이미 10월 1일부터 실행이 되는 법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하지만, 딱 한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6만 약사가 똘똘 뭉쳐 싼 약을 사지 않는 겁니다. 즉, 단 1%의 인센티브도 거부하는 겁니다.그대신 정정당당하게 수가인하라고 하십시오! 약값을 10%인하할 수 있으면 실지로 약값을 내는 환자에게 모두 혜택이 가야 정당합니다.조제약의 마진이 붙는 순간, 조제료는 사라질겁니다. 병원의 원내조제로 들어가는 약값이 1원이랍니다. 누가 봐도 엉터리인 이것은 명백한 병원과 병원구내약국의 담합입니다.저가구매 인센티브제도는 이것을 정당화시키는 과정입니다. 약국을 제외하고 병원만 저가구매를 하게되면 리베이트가 되지만 약국이 섣불리 따라 하면 제도화되는 겁니다.여기서 동네약국은 희생양이고, 문전약국은 이용만 당할겁니다. 이런 엉터리 저가구매제를 반대한다는 입장에서 싼 약은 사지도 조제하지도 말 것을 6만 약사에 강력히 제안합니다.2010-09-27 11:26:32데일리팜 -
누구를 위한 복지부장관 내정자인가지난 8월8일 진수희 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되었다. 내정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집요한 공격을 받았던 BBK사건 방어 등 현 정권탄생의 공신으로 꼽힌다. 언론에 보도되었던 그의 발언을 살펴보면 작은 정부, 감세정책 등 국정 마인드도 대통령과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다.시민사회단체들은 일제히 진수희 내정자의 자질과 철학, 그리고 비전문성을 문제 삼아 복지부장관 철회를 강도 높게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반발의 중심에는 ‘의료민영화’에 대한 크나큰 우려가 관통한다.기획재정부는 현 정권 출범부터 의료를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과 일자리 확충을 기치로 의료민영화 정책을 강하게 추진해왔다. 그 선두방안으로 영리병원 허용을 줄곧 밀어붙였다. 영리병원 도입 시 의료양극화는 물론, 건강보험제도 그 자체가 뿌리부터 흔들릴 위험성이 크다는 우려에 기획재정부는 검증되지 않고 왜곡된 사례만 되풀이했다.기획재정부는 보험사기를 막는다는 명분하에 건강보험공단이 업무상 보유하고 있는 개인의 질병정보까지 민간의료보험사에 제공해야 한다는 입법안을 제출했을 정도로 무모하다. 보건의료에 대한 최소한의 개념만 이해하더라도 이렇듯 막무가내 식으로 나가진 못할 것이다.의료를 공적 영역이 아닌, 시장논리로 운영하는 미국의 ‘의료재앙’을 그토록 따라가려는 경제부처와 의료시장주의자들의 집착은 편집증으로 불 릴만 하다.우리나라의 의료비 증가율 속도는 OECD국가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현행 행위별수가제 하에서 이를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유럽 선진국들은 이미 20여 년 전부터 의료비증가속도를 억제하는 기본기전으로 총액계약제를 도입하였으며, 병원의 포괄수가제를 통해 이를 보완하면서 의료의 질 하락을 막는 제도적 장치도 구축했다.이대로 간다면 우리나라는 급증하는 의료비로 건강보험이 감당불능에 빠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건강보험이 보장해주지 못하는 여백을 민간의료보험에 맡겨야 한다는 의료시장주의적 주장은 국가재정의 부담완화와 의료민영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목적과 맞닿아 있다. 역사적으로, 경험적으로 작은 정부와 감세를 내세웠던 정부가 복지를 확충한 사례는 없었다. 경제논리와 시장주의 철학이 지배하는 마인드로 보건의료를 공공적 시각으로 접근할 수는 없다.보건복지 분야만큼 각 집단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첨예하게 충돌하는 곳도 드물다. 보건의료와 사회보험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이 전무한 상태에서 난이도 높은 보건복지정책의 성공적 수행은 불가능하다.우리나라의 복지예산 비중은 OECD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건강보험 보장성은 최하위에서 더욱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보건복지를 총괄하는 부처의 수장으로 내정된 인사의 과거 언행은 경제부처의 장이나 했을 법한 내용이다. 그에게서 복지철학과 경륜의 어떤 흔적도 찾아보기 힘들다.광폭하고 야만적인 일방질주에 힘겹게 버티며 전체 국민을 위한 보건의료를 꽃피우려던 피와 땀이 진수희 내정자의 복지부 장관임명을 기점으로 자본과 경제논리에 모질게 휩쓸려 버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이유이다.2010-08-16 06:33:53데일리팜 -
금융비용 선결제 추가보상 이뤄져야의약분업이 시작 된 지 10년이 되었고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진행되어 온 분업의 골격들이 바뀌어 가고 있다.특히나 올해 하반기는 쌍벌제와 저가구매인센티브제, 그리고 의약품의 구매 금융비용 인정제도로 인해 논란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의약품의 마진을 인정하지 않는 실거래가상환제를 포기하고 위 세가지 제도를 시행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아무래도 건강보험재정 문제에 있지 않나 싶다.노인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만성질환 및 중증질환자의 증가, 출산율의 저하, 그리고 수가 및 의약품 가격 상승으로 인한 재정의 악화는 실제 국민들이 내는 보험료와 담배보조금, 국고 보조금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조만간 이를 것으로 보이는 바 정부의 고육지책일 것이다.필자는 위의 문제들 중 의약품 구매 금융비용 인정 부분에 대한 세부적인 사안에 대한 제안과 더불어 우려되는 사항을 짚고자 한다.금융비용에 대한 부분은 금융사들이 마케팅수단으로 사용하는 할부금융과 마일리지제도 혹은 캐쉬백형태로 나눌 수 있다. 할부의 경우 3개월 기준 보통 1%의 추가적인 비용이 들지만 카드사들은 전략적으로 이를 사용액에 따른 캐쉬백과 함께 사용한다.공급자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금융비용은 주로 회전일을 단축하거나 매출을 높이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다른 산업에서는 일반적이다.일단 정부에서 제시한 안을 보자.예대금리 기준 6%를 12개월로 나누어 월달 0.5%를 기초로 3개월 회전을 기본으로 하고 1개월 단축 할 때마다 0.5%를 추가 하는 형식을 취했다. 나름 합리적인 기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왜 하필이면 3개월인가? 약국과 제약 혹은 약국과 도매의 회전 평균일이 90일인가?똑같은 의약품을 구매하여 사용하는 병원들의 회전일은 평균 180일에 달한다. 기준을 잡는 3개월이 우선 의아심이 든다. 물론 정부 입장에서 이 부분에 대한 기준을 잡는 일이 어렵다는 것은 이해가 간다.도매가 제시한 안을 보면 2.1% 즉 월 0.7%를 제공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는 반대로 생각 해보아야 할 일이다. 도매는 3개월 회전이면 2.1%를 제공하고도 충분한 회전에 따른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한다고도 볼 수 있다. 공급자 입장에서 빠른 수금으로 인한 자금유동성 확보로 인한 메리트가 제공하는 마일리지에 충분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더불어 카드사가 제공하는 마일리지와 공급업자가 제공하는 캐쉬백을 분리 한다고 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상 카드사에서 일반인에게 제공하는 마일리지는 형태가 다양하지만 구매금액의 0.5%를 제공한다. 이는 카드사들이 가맹점에서 받는 수수료의 일부를 구매자에게 리턴하는 형태이다. 하지만 카드사의 정상적인 마일리지를 정한 기준은 없는 것으로 안다.따라서 이러한 분리가 공급자가 카드사에 수수료 명목으로 제공하는 수수료에서 구매자에게 리턴되는 부분인지 아니면 순수히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순수 마일리지인지 구분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필자가 생각하는 금융비용 인정 부분의 포인트는 두 가지이다.그 하나는 합리성이다. 약가 마진을 제공한다면 그 마진의 폭을 누구도 인정하는 수준의 합리적인 대안이 도출돼야 후일에도 문제 소지를 없앨 수 없다. 정책이라는 것이 시대적인 상황을 비추어 바뀔 가능성은 항상 존재 하지만 그래도 10여년간 유지 했던 실거래가상환제의 틀을 깨는 취지의 제도라면 조금의 문제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그래서 제안을 하고자 한다. 우선 0.5% 정부안을 받아 들이는 전제 조건하에 제품이 도착 1개월 후에 결제시에는 1.5%, 2개월 후에는 1.0%, 3개월후에는 0.5%라면 즉시결제시에는 한달 결제를 미리 당겼으므로 0.5% 추가는 불가피 해 보인다.제품도착 후 즉시결제시에 0.5%를 추가 하면 2% 수준이 될 것이다. 만일 도매협회가 제시한 1개월 후 2.1% 안이라면 2.8%가 된다.또 한가지는 투명성이다. 약국에 관한한 팜스넷이 10년전 출범하였고 이미 3-4개 업체와 'b to c' 형태의 전자상거래를 하고 있는 약국이 전국 약국 2만개 중에 70~80%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또한 전자세금계산서가 내년1월이면 강제화되고 제조업이나 유통에서 의약품정보센터에 생산 및 거래실적으로 모두 보고하는 세상이다. 특정약국에 전문약에 한해 정부가 굳이 의도한다면 약국장보다 재고 현황을 더 세밀하게 파악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그렇다면 전자상거래를 추천한다. 의약품 전자상거래는 10년의 분업의 역사와 함께 약국시장에서는 대중화돼 있고 이미 약국 대다수가 접하고 있는 현실이다. 전자상거래를 통한 거래는 카드 결제, 그리고 즉시 결제가 아닌 선결제 방식이다.즉, 제품이 도착하기 전에 결제가 이루어지는 방식이며 공급자는 이미 이루어진 매출에 대한 부실채권이나 잔고 관리가 불필요한 시스템이다. 이는 기업의 생리상 자금회전이 빠르기 때문에 오는 이익은 상당하다. 그리고 거래 자체가 노출돼 투명성은 당연지사이기도하다.그럼 여기서 위에 즉시 결제가 아닌 선결제라면 추가적인 보너스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결론적으로 금융비용 인정에 대한 세부적인 합의안 도출은 정부, 도매협회나 제약협회 그리고 약사회가 위의 두 가지 사안을 중심으로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누구도 손해 보지 않는 협상은 없다. 협상의 제 1원칙은 내가 손해보는 느낌이라야 비로소 테이블에서 악수를 할 수 있다. 긍적적인 합의안이 만들어져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2010-08-09 06:30:49데일리팜 -
의약품 생산·유통 전문화 요원한가어떤 산업이든지 생산과 유통이 분리되어 전문화시스템으로 운영돼야 경제순환의 효율성에 기여되는 것이다. 그래서 유통을 산업의 정맥이요, 산업의 인프라라고도 한다.그런데 유독 우리나라만이 아직도 1차산업의 구조처럼 생산자(제약사)가 생산을 하고 유통과 판매도 직접하고 있다. 거기에 의료기관이 편승되어 의약품유통의 전문화의 길인 유통일원화제도를 가로막고 있는 현실이다.1994년 7월부터 시행된 종합병원유통일원화 제도는 도매업계가 각고의 노력 끝에 의약품 도매유통 비중을 25%에서 54%로 확대시켰다. 그리고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도매유통이 증가일로에 있다.이러한 도매유통업계의 선진 유통체계 확립을 향한 기대와 성과는 결국 의약품산업의 경쟁력 향상으로 기여하는 것이다. 또한, 그 힘은 결국 제약산업의 경쟁력으로 기여된다는 점에서 재삼의 변론이 없다.도매가 유통을 책임하면 종전의「판관비 의존형 복제의약품 영업 일변도」에서「연구·개발 투자의 중요성」을 갖도록 각성시키는 것이며, 특허기술 및 국산 신약 등 의 개발을 촉진케 하는 촉매작용이 되는 것이다.나아가 의약품 유통물류의 대형화·선진화를 유도함으로써 의약품 물류의 효율성을 향상시켜 약가안정과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다.반면, 제약사와 종합병원 간의 직거래를 차단함으로써 불법리베이트 수수 등 거래부조리 발생을 크게 완화하고 감소시키는 것으로 예상될 뿐 아니라 쌍벌죄 제도 및 시장형실거래가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서도 실질적으로 유통일원화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현재와 같은 다양한 판매경로로는 능률과 효율의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증대로 제약 본연의 임무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치열한 국제적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생산과 유통의 역할분담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망된다.어떤 산업이든지 산업의 성장은 생산과 유통의 균형적 성장이 동반돼야 글로벌 경쟁에서 선점할 수 있다. 절름발이 산업의 구조로 어떻게 경쟁을 하겠는가? 현재 의약품 도매유통업계가 기존의 유통일원화제도를 향후 3년간만 더 유예시켜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앞서 제시한 명분이 아니더라도 기존의 제도를 좀 늦게 폐기하면 무슨 문제가 있는지 궁금하다. 의약품 유통일원화제도가 도매업계의 요구가 아닌 국가성장의 동력산업으로 보는 거시적인 시각, 제약산업과 의약품유통산업을 전문화하는 시각으로 보는 의약업계의 오피니언 리더들의 역할이 기대된다.2010-08-05 06:24:41데일리팜 -
기등재 의약품 평가·정비 쟁점과 대안2010.7.16.에 건강보험 적용 대상 의약품의 새로운 평가·정비 방안이 제시되었다. 주요 내용은 기존의 “효능군별 경제성 평가”결과에 의한 정비는 제한점이 많아서 “성분별 평가”로 대체하여 조기에 정비한다는 것이다.본고에서는 “기등재 의약품 평가·정비”의 과정과 쟁점 그리고 대안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1.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도입2006.5.3. 정부는 “건강보험 약제비 적정화 방안 시행”을 발표하였다. 건강보험 재정의 효율적 활용을 위하여 제시된 동 방안의 주요 내용은 좋은 의약품의 가격과 사용량을 적정화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하여 기존의 보험적용 의약품 관리방식(Negative List System)을 선별등재방식(Positive List System)으로 변경하였다.선별등재방식의 시행으로 일반의약품 중 복합제 742품목을 보험적용대상에서 제외하였고, 2년이상 생산되지 않았거나 요양기관으로부터 청구되지 않은 의약품 7300여 품목을 보험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2007년까지 단기적인 목록정비를 시행하였다.중장기적인 방안으로는 약효군별 비용·효과분석을 실시하여 등재목록을 정비하기로 하였다. 구체적으로는 2007.4에 49개 약효군으로 분류하여 의약품을 평가·정비하는 계획을 발표하였다.이에 따라 2007년에 “편두통 치료제”와 “고지혈증치료제” 2개 약효군을 시범적으로 평가한 결과를 반영하여 급여목록에서 제외하거나 가격을 인하하는 조치를 시행하였다. 동시에 나머지 47개 약효군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비용·효과평가 결과에 따라 정비하여 보험적용 의약품의 품목과 가격을 적정화하기로 하였다.2.기존 '기등재 의약품 평가' 과정과 쟁점약효군별 평가·정비 방안에 따라 2009.8에 고혈압치료제의 평가 용역이, 2009.12에는 소화성궤양용제 등 5개 효능군 평가 용역이 발주되었고, 2010.6에는 당뇨병약의 평가 용역이 공고되었다.즉, 1개 효능군(고혈압치료제)은 평가가 완료되었고, 5개 효능군은 평가가 진행 중이며, 1개 효능군은 평가 준비 중으로 46개 효능군 중 처방량과 재정부담이 많은 7개 효능군의 의약품이 평가 단계에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진행속도는 당초에 제시된 2011년까지 완료하려는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정부는 2010.3월에 고혈압치료제의 평가결과를 반영하기 위한 전단계로 용역결과에 대한 의견수렴을 실시하였다. 이 과정에서 연구대상 환자와 요법, 분석방법 등에 대하여 제약업계와 의료계로부터 이의가 제기되었다.이에 따라 정부는 이해관계자가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방법론의 도출이 곤란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효능군별 기등재 의약품 전체를 상호 비교하는 연구의 특성상 1년이라는 기간에 약품의 특성을 고려한 평가를 수행하기가 사실상 곤란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동시에 연구방법과 이해관계가 복잡하여 결과 도출에 장시간이 소요되어 단기간 내에 사업을 완료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하였다. 또한 평가의 지연으로 보험약품비의 절감도 지연된다는 것도 제시하였다.그러나 이에 대하여 시민단체 등은 정부가 2008년부터 지난 3년간 평가를 게을리 하다가 장시간이 소요되고 보험약품비의 절감이 지연된다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또한 고혈압치료제 평가에서 제기된 문제가 시정되어야 할 사항이라면 시간이 지연되더라도 반영하여 기본 틀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이러한 이견과 지적은 현재 진행 중이거나 진행 예정인 평가에 반영하면 상대적으로 조기에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3.새로 제시된 '기등재 의약품 평가·정비 방안'의 검토정부가 새로이 제시한 기등재 의약품 평가·정비 방안의 기본 취지는 두 가지이다.첫째는 사업을 조기에 수행하여 보험약품비를 적정화함으로써 국민의 부담을 경감한다는 것이다. 사업의 목적이 약제비 절감이므로 논쟁이 없는 간단한 평가방법으로 단기간 내에 사업을 완료하여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비용도 줄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건강보험이 3년이나 5년간만 지속되는 제도가 아니라는 측면에서 사업의 조기 수행 보다는 효과가 기대되고 지속성있는 틀 내에서 사업을 수행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제시된 조치가 시행되고 나면 내재되어있는 근본적인 문제인 약효군별 평가가 언제 제기되고 시행될지 모르기 때문이다.둘째는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수용가능성을 제고한다는 것이다. 약효군별로 평가할 경우 결과의 예측이 어려워서 급여대상 의약품 품목이나 가격의 조정이 어려우므로, 기계적이고 일괄적인 평가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측과 수용의 한계에 대하여 당사자인 제약사의 부정적인 주장과 견해는 당연하고 언제나 똑 같을 것이다.자신에게 불리한 사항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기등재 의약품은 국내에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선별등재방식을 운영하는 국가의 사례를 보면 어떤 의약품이 문제가 있다는 것은 제약사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즉, 비용·효과평가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정비기준으로는 두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는 관련 문헌과 전문가 자문결과 임상적 유용성이 부족한 의약품은 급여에서 제외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선별등재방식이 시행된 2007년 이후에 조기에 시행되었어야 할 당연한 조치로 판단된다. 왜냐하면 이는 평가의 제한점으로 제시한 장시간의 연구나 당사자 간 갈등 등의 문제없이 조기에 시행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둘째는 가격이 동일 성분 최고가의 80% 이상인 경우 보험적용에서 제외함을 원칙으로 하되, 최고가의 80% 수준으로 인하하는 경우 보험적용 대상에 포함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2007년 이후에 조기에 시행할 수 있었던 조치로 판단된다. 2007년부터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 시행됨에 따라 의약품 가격의 조정기준이 변경되었다.즉, 특허가 만료된 신약의 복제약이 보험급여 대상으로 등재될 경우 기존 신약(오리지날)은 원가격의 80%로 조정되고, 첫 번째 복제약(제네릭)의 가격은 원가격의 68%(오리지날의 85%)로 정하는 기준이 시행되었다. 따라서 2006년 이전에 등재되고 복제약이 있는 성분의 원제품(오리지날)과 복제약은 정부의 조정이나 이해관계자의 조정신청에 의하여 80%와 68%로 조정될 수 있었고, 조정되었어야 할 것이다.효능군별 정비 일정으로는 고혈압치료제는 2010년 하반기 중 건정심에 상정하고, 나머지 46개 효능군의 경우 2011년 하반기까지 고시 시행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제약사가 급여기준선까지 가격을 인하하는 경우 3년에 나누어 가격을 인하한다는 것이다.그러나 고혈압치료제를 건정심에 상정하기 위해서는 평가과정과 결과에 대하여 제기된 이의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논란만 계속하다 폐기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46개 효능군을 2011년까지 고시하여 시행하다는 것은 약효군별 평가는 포기하고 성분별로 기계적인 가격 조정만 하겠다는 것으로 판단된다.4.기등재 의약품 평가·정비 방안은?“기등재 의약품의 평가·정비”는 보험적용 의약품에 선별등재방식을 적용한다는 원칙 하에서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선별등재의 선별기준은 비용효과성이다. 비용효과성은 두 가지 측면에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하나는 성분별 평가로 동일 성분 의약품의 가격을 단순 평가하는 것이다. 동일 성분, 동일 제형 및 동일 함량 의약품(동일 의약품)은 가격의 비교로 보험적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즉, 동일 의약품은 동일 가격이어야 한다. 복제약의 약효동등성이 입증되지 않은 과거에는 가격이 보험급여 목록에 등재되는 순서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되었다. 그러나 약효동등성이 입증된 현 상황에서는 과거의 관행을 인정하더라도 동일 의약품의 가격은 동일하거나 그 편차가 최소화되어야 한다.2006.3에 건강세상네트워크가 동일 의약품 중에서 상대적으로 고가인 혈압강하제의 급여제외를 요청한 것이 그 예이다. 당시 동일 의약품의 최저가와 최고가의 차이가 10배나 되었다. 그러나 “약제비 적정화 방안”과 동시에 조정하겠다고 하였으나 아직까지 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이는 금번에 정부가 성분별로 가격을 조정하겠다는 내용과 동일한 것이다. 따라서 이 조치는 원칙을 정하여 조기에 기계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물론 제약업계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하여 연차별로 점진적인 조정도 고려되어야 한다.다음으로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서 제시된 “약효군별” 비용·효과 평가결과를 반영하여 비용(가격) 대비 효과적이지 못한 의약품은 성분 전체 또는 개별 의약품을 선별등재목록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물론 가격의 조정으로 비용효과적일 수 있는 의약품은 제약사 스스로의 가격조정 요청에 따라 선별등재목록에 포함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이러한 과정은 신약의 보험 적용여부 평가 시에 해당 신약을 동일 효능군과 비교·평가함은 물론 동일 효능군의 기존 의약품도 신약과 비교·평가하여 보험등재여부와 잔류 여부의 결정에도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이러한 원칙과 과정은 의약품 뿐 아니라 의료재료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즉, 의료재료에도 선별등재방식이 적용되어 보험등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평가, 새로운 의료재료에 대한 가격 협상 그리고 동일 의료재료에 대한 가격조정 등이 의약품과 동일하게 적용될 필요가 있다.비용효과분석에 의한 보험적용 여부의 결정은 의약품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행위별수가제를 적용하는 상황에서는 의료행위에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즉,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새로운 시술방법이 보험적용에 포함될 경우 새로운 시술방법이 대체할 수 있는 기존의 시술방법은 보험적용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미국의 경우는 새로운 의료행위가 신청될 경우 기존 의료행위를 평가하여 필요할 경우 기존 의료행위를 삭제하는 조치를 매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새로운 의료행위가 추가되기만 하지 기존 의료행위가 삭제되는 경우는 없었다. 의료재료나 의약품도 마찬가지이다.이번에 제시된 성분별 평가에 따른 정비방법은 당연히 조기에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약효군별 평가를 포기하거나 폐지해서도 안 될 것이다. 두 가지의 평가는 동일 의약품에 대한 가격 비교와 동일 효능군에 대한 비용 대비 효과 비교로 그 비교 대상과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또한 성분별 평가는 가격수준의 평가로 재정적인 측면만 강조되나, 약효군별 평가는 의약품의 효능이라는 치료적인 측면을 포함하고 있고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성분별 평가 보다 파급효과가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약효군별 평가에는 이미 제기된 바와 같이 방법, 시간 및 비용 등의 제한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선별등재방식을 활용하는 다른 나라의 사례와 그간 기존 평가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하여 시행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2010-07-26 06:30:59데일리팜 -
일반약 슈퍼 판매, 누구의 잘못인가?의약분업이 실시 된지 10년이 지나는 동안, 우리의 약업환경은 엄청난 변화를 겪었고, 또 현재 겪고 있는 중이다.현재 우리 개국약사들은 일종의 처방전 중독증에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국을 개설함에 있어 최우선이 주변에 의원이 몇 개 있으며 하루 처방전은 몇 건이나 되며, 내가 개설하는 약국 인근에 또 다시 개설 가능한 약국이 있는지가 관심사일 뿐이다.거의 모든 약국들이 처방전 위주로 이전, 재편되고 전체 의약품 생산량의 약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던 전문의약품의 비율이 80%를 넘어서고 있으며, 표 1-1에서 보듯이 이제는 일반의약품의 비율이 전문의약품 대비 20% 이하로 떨어져, 일반의약품을 활성화 하고자 노력하는 일부 약사들의 의욕조차 꺾어 버리는 지경에 이르렀다.또한, 일반의약품의 급격한 몰락과 함께, 약국 매출의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던 한약제제도, 갈수록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약국의 새로운 매출원으로 기대를 모았던 건강기능식품조차도, 처방전에 밀려 방판이나 인터넷판매에 비해 총 매출액 대비 겨우 3% 남짓 약국에서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을 뿐이다.이러한 변화 외에도 일반의약품 슈퍼 판매, 일반인 약국개설, 약국의 법인화 등 작금의 상황에서, 우리 약사들이 알게 모르게 잃어가고 있는 부분은 없을까 깊이 고민을 해 보아야 할 때다.무엇보다도 최근에 이르러 우리 약사 사회에서 심각하게 다루어지는 것은, 의약분업 이전에는 그 누구도 꺼내지 않던, 아니 발상 조차도 할 수 없는 일반의약품의 슈퍼 판매 및 더 나아가 단어 조차 생경한 ‘심야응급약국’이라는 신조어에 약사회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는 지경이다.즉 부작용이 거의 없다고 인정되는 제품을 필두로 국민의 편의성이라는 명목 하에, 일부 일반의약품을 슈퍼나 편의점에서 판매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조용하게, 그러나 거세고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과연 이러한 의약품 슈퍼 판매 움직임이 단지, 시대의 조류이며 약사회가, 현 집행부가 무능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인지, 아니면 현 정부가 일반의약품을 슈퍼에서도 판매하고자 작정을 해서 생긴문제인지, 과연 우리 약사들은 아무런 잘못도 없는지 스스로에게 깊이 반문해야 할 때다.그러면 약사들이 약국에서만 약을 취급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바로 약은 일반 식품과는 달라서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우리들은 말하고 있지만, 과연 우리 약사들이 소위 안전한 약으로 분류된 일반의약품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해 뒤 돌아보고 난 후, 그러한 주장을 펼치는지 반성을 해야 한다.조제와 더불어 약국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의 하나인 일반의약품 판매에 있어 의약분업 이전과 비교해서 우리가 일반의약품을 취급하는 자세, 또는 판매하는 마음가짐이 심각할 정도로 해이해 진 것을 볼 수 있다.깊이 생각할 것도 없이 처방 조제와 비교해서 일반약 판매(일반의약품,한약제제, 건강기능식품 등)에 대해 대단히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이러한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어 의약분업 이후에 배출된 새내기 약사들은 일반의약품을 약국에서 취급하는 것 조차도 아예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약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일반의약품 중에서 과연 우리 약사가 진정으로 약사의 본 정신을 바탕으로 복약지도를 해 주는 약이 얼마나 되는가?. 고객이 “타이레놀 주세요” 했을 때 과연 우리 약사 중의 어느 정도가 타이레놀에 대한 복약지도를 해 주는가?반성을 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게보린, 훼스탈, 박카스, 타이레놀”등 국민들에게 가장친숙하고 잘 알려진 ‘약’을 판매 하면서 과연 우리는 복약지도를 하였는가 생각하고 성찰해야 한다.더불어 흔히 복약지도라 하면 대부분 처방조제의약품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사실 각 가정마다 가벼운 질환에는 굳이 병·의원을 찾지 않고 일반의약품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일반의약품에 대한 복약지도가 더 절실하고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그렇지만 현실은 일반인들이 손쉽게 구입해서 복용하고 있는 각종 소화제나 진통소염제, 해열제 및 영양제 등이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배우고 또 인지하고 있는 약사들조차, 처방의약품에만 집중하느라고 일반의약품에 대한 복약지도를 아예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반인들이 진통제를 약국에서 구입하거나, 아니면 슈퍼에서 구입하는 것에 대한 차별점을 전혀 느낄 수 없고, 소위 ‘약’이라는 것이 단지 약국에서는 약사가, 슈퍼에서는 주인이, 단순히 ‘돈을 받고 건네주는 물건’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즉 우리가 그토록 우리 약사들만이 취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약’이 약사의 복약지도가 빠진 ‘누구나 취급할 수 있는 일반 공산품으로 전락해 버리도록 방치했다고도 할 수 있다.다시 말해, 복약지도를 하지 않는다면 일반인들에게 약국에서 ‘박카스’나 ‘타이레놀’을 파는 것하고 일반 슈퍼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것 하고의 차이점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어차피 고객이 특정 제품을 요구하면 적절한 값을 받고 건네주는 행위는 일반 슈퍼 주인이나 약국의 약사나 차이점이 전혀 없는 것이 현실이니까 말이다.이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약사들은, 약사의 가장 기본 권리이자 의무인 복약지도를 하지도 않으면서 “약은 오로지 약사들이 약국에서만 취급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어찌 보면 ‘억지’를 부리고 있는 형국이다.일반의약품의 복약지도 상실에 더하여, 어쩌다가 휴일에 진통제라도 구입하려고 문을 연약국을 찾으려 하면 차를 타고 시내 중심가로 나가지 않으면 하루 종일 두통에 시달려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보면 의약품 슈퍼판매 주장이 전혀 이해하지 못할 부분도 아니라는 생각마저 든다.약사 및 약국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지역주민의 건강을 일차적으로 책임지는 것인데, 단지 처방전이 오지 않는 다는 이유만으로 병·의원과 맞추어 약국 문을 여닫고 심지어는 휴일 당번약국마저 외면하여 국민들에게 불편을 야기한 것은 일종의 직무유기라고 할 수도 있다.이것은 2008년 통계청에서 조사한 보건의료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 약국이 최하위를 기록한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이러한 고객의 불편 사항들이 누적되어 세계 그 어느 나라에서도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심야응급약국 운영’이라는 고육책을 내 세워 일반의약품의 슈퍼판매를 저지하고자 하는 정책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결과적으로 복약지도가 실종된 상태에서 일반의약품을 약국에서 판매하나 슈퍼에서 판매하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고, 휴일이면 진통제 하나 구입하려고 온 종일 약국을 찾아 헤매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면, 도대체 우리는 무슨 명분으로 일반의약품의 슈퍼판매를 반대하고 저지할 수 있을 것인가.다시 말하면, 의약품 슈퍼 판매 주장이 나올 수 밖에 없도록 한 것은 전적으로 우리 약사들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의약분업에 의해 거의 모든 약사들이 처방의약품에 몰두하느라고 일반의약품을 소홀히 하여 발생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로 인해 일반의약품은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결국에는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나 아닌지 냉철히 생각해보아야 한다.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가장 먼저 약사들의 의식의 전환이 필요한데 이제 일반의약품은 더 이상 처방조제의 들러리가 아닌 약국 매출의 주역이며 그 출발점은 약사의 본연의 자세, 즉 복약지도를 통한 일반의약품의 매출이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의약품의 슈퍼 판매를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대한약사회를 통한 정관계의 로비도 아니고, 머리띠 두르고 과천 청사 앞에 가서 시위하는 것도 아닌, 오로지 우리 약사들의 가장 본원적인 권한이자 책임인 복약지도뿐이라고 생각한다.가벼운 소화제나 감기약은 물론 심지어는 위생용품을 구입하는 고객에게도 복약지도를 시행해야 하며 지역주민이 가장 필요로 할 때, 그 자리에 언제나 우리 약사들이 있어주는 것만이 의약품의 슈퍼판매를 저지할 수 있는 힘이며 더 나아가 약사들의 위상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또한, 약사회는 더 늦기전에 일반의약품의 복약지도 중요성을 회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주지 시키고, 복약지도 매뉴얼을 제작 배포하여 회원들이 손 쉽게 응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 나아가 새내기 약사들이 일반의약품에 대해 좀 더 쉽게 접근하고 익숙해 질 수 있도록 교육하여 약국에서의 일반의약품의 맥이 끊기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사실 약사회 조차도, 부득이하게 의약분업 이후 처방조제에 거의 모든 회세를 쏟은 반면, 상대적으로 일반의약품, 더 나아가 한방이나 건강기능식품에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라면, 지금부터라도 회세의 많은 부분을 일반의약품 활성화에 할애를 해야 하고 그리고 회원 모두가 함께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일반의약품의 복약지도를 통해 지속적으로 지역주민과의 신뢰를 쌓고 다시금 예전의 약사의 위상을 찾는다면, 우리 약사들이 아닌 지역주민들에 의해서 ‘일반의약품의 슈퍼 판매’뿐 아니라 ‘심야응급약국 운영’이라는 고육책도 자연히 사라질 것이라고 확신한다.2010-07-15 08:38:14데일리팜 -
만경대어린이병원 류 선생과의 만남소아과는 1,2,3과를 마련하였으나, 개원이 늦어진 관계로 아직 한 분만 배정이 되었다고 한다. 동그란 얼굴에 동그란 눈동자가 반짝이는 젊은 선생이다. 류 선생이라 한다.많이 반가왔지만, 첫 인사는 절제되어 나온다. 선생은 우선 우리가 기증한 여러 기기들의 사용법에 관심이 많았다. 기관지 확장제 흡입을 위한 기계, 산소농도, 혈압, 맥박, 심전도 모니터링 기계, 산소발생기, 검이경, 검안경, 후두경 등이다.주로 소아 구급환자들을 맡게 되실 거라 한다. 전원을 연결했는데, 작동을 안 한다. 혹시? 전기가 들어오지 않나요? 했더니 역시 그 문제다. 전기가 안 들어오고 있었다.각종 기기 운용의 가장 큰 장애물인 전기 문제는 남측 실무진의 가장 큰 숙제였다. 다행히 바로 해결되어 기계 작동에 대한 설명을 드렸다. 보낼 때는 잘 몰랐는데, 막상 와서 보니, 세세한 부분이 미흡했다. 작은 연결관, 후두경의 영아용 블레이드 등 빠진 물품을 확인하고, 다음 물자반출 시 보충하겠노라 했다.선생은 작년 가을 의대를 졸업하고 올 해 이 곳으로 발령받았다고 한다. 의사가 되어 첫 직장인 셈이다. 처음엔 사실 한숨이 조금 나왔다. 그래도 2차 병원급이고 중환도 올 수 있는데, 이제 막 졸업한 선생이 할 수 있을까? 라는 염려를 안 할 수가 없었다.좀 더 특화되어 수련을 받을 사람들은 의대에 남아 남쪽과 같은 전문의 수련과정을 받지만, 대부분, 이렇게 바로 배치된다고 한다. 의대 4, 5학년 때 과가 정해져서 해당 과 스승님 아래서 참관하다가, 6학년 때 임상실습을 돌고, 졸업하는 것이다.첫 날이고, 서툴고, 나의 주안점은 기계보다 실제적인 치료방침들을 점검하는 것이었기에 욕심을 내었었다. 준비했던 수액요법과 영양평가 등, 급한 맘에 많은 양을 전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일방적인 교육이 되어버렸다. 아직 추운 진료실에서 장시간 이야기 듣기가 힘들었을 것이다.틈틈이 이 곳 환아들의 질병분포 및 특정 질환의 치료법 등에 대해 물어보았을 때 아직 시작을 안 하여 잘 모르겠다는 대답만을 들었다. 처음엔 대답하기 난감해서인가 싶었는데, 추 후 선생입장을 생각하니 그럴 만도 했다.기계들의 작동법을 설명하는 중에, 참사들과 관련된 위원들의 참여가 훌륭했다. 혈액채취, 심전도, 각종 모니터링, 안이비과(안과, 이비인후과) 기기측정, 치과치료, 복부 초음파 검사 등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도와주셨다. 좀 쑥스럽거나 거북할 수도 있었을 텐데 아무 거리낌이 없었다. 다들 열심히 듣고 질문하며 익혀가는 동안 어느새 어둑해졌다.처음 만남의 흥분과 긴장이 다소 풀린 늦은 밤. 숙소 베란다 밖을 본다. 빗 속에 번져가는 나트륨 불빛이 곱다. 저 너머 무수한 창마다 잠들어 있을 사람들을 생각한다. 조금만 더, 안으로, 살아있는 피부로 닿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낮에 잡았던 선생의 손바닥 만큼의 온기로나마 계속 만나졌으면 생각한다.셋째 날 아침, 벌써 마지막 만남이다. 류 선생도 첫 날의 긴장을 다소 풀고 인사한다. 어제 나누었던 이야기 중 미진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재점검하고, 남은 시간 궁금한 것들을 이야기해 보라 하니, 남에서는 고려의학(한의학)을 어떻게 접목시키는가 한다. 솔직히, 나는 잘 모른다.더구나 협진의 경험도 없고, 다소 배타적인 것이 사실이다 했더니, 류 선생은, 치료의 어려운 부분에서는 항상 고려의학 선생들과 함께 한다고 한다. 자신은 겹쳐지고 보완되는 부분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반가운 이야기다. 다음에 만날 때는 류 선생이 익힌 부분을 나에게 알려주기로 했다.특정 질환의 방사선학적 진단을 두고 ‘기능의학과’ 선생과 이야기를 나눴다. 북은 영상의학과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뢴트겐만 다루는 분이 있고, 초음파, 심전도, 내시경 등을 ‘기능의학과’ 선생이 모두 함께 다룬다고 한다. 류 선생의 4년 선배라는 선생 역시 젊고 예리한 눈을 가졌다. 꼼꼼히 듣고 묻는 선생은 이미 각 기기의 매뉴얼을 모두 외운 상태이다.산부인과, 안이비과, 검사실, 고려의학, 구강과 선생들을 두루 뵈었다. 약사이신 부원장님의 흐믓해 하는 모습을 뵈며 우리 또한 좋았다. 09년 8월 15일 준공하고도 물자반출이 늦어 이제야 세팅이 되었다. 그 동안 애태우며 병원 개원을 기다리던 주민들과 관계자들께 미안하고, 이제라도 되어 맘의 짐이 다소 놓였다. 물론, 각 수액들과 세세한 물품들의 도움은 여전히 필요하다. 무난히 전달되기를 바라는 맘 간절하다. 필자약력 -의학 석사-전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과 소화기영양분과 전임의-전 건국대학교 충주병원 소아과 전임강사, 조교수-현 신천연합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실무기획의원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류 선생과 ‘화이팅’을 나눈다. 의대에서 간접적으로 접하던 환자들이나, 직원들과 많이 다를 것이다. 첨으로 독립되어 진료를 하다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의사자신의 점검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남에서와 다름없는 선배의 잔소리가 이어진다. 더불어 나의 처음을 생각하였다.체제를 떠나, 누구에게나 자신의 길에 선 첫 걸음을 두고 느끼는 불안과 설레임은 비슷할 것이다. 류 선생과 나눈 응원과 감사의 눈빛을 맘에 담고 작별인사를 나눈다. 또, 빠른 시간 내에 볼 것 같다. 아무렇지 않게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고, 6월 중순 개원하여 7월 중순경 방북하면, 그네의 한 달이 어찌 흘렀는지 나 역시 떨린 맘으로 귀 기울일 것 같다.첫 방북이었던 08년 11월은 추웠다. 그 때는 체할 만큼의 ‘추위’를 만나고, 그 속에서도 견뎌내며 그 불씨를 살리려는 몸짓을 보았다. 2010년 봄에는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났다. 어느 정도 안정된 교육과 삶을 보장받은 사람들일 것이다.다음에 만나질 때는 아이들을 보고 싶다. 그 어머니들을 보고 싶다. 가능하다면, 류 선생의 진료실에 참관이라도 하고 싶다. 입원 환아들이 있다면 그 아이들의 가슴소리를 직접 들어보고 싶고, 수액을 놓아주고 싶다.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천안함 관련 정부발표 및 북의 답변 등으로 갈등은 더욱 첨예해 지고 있다. WHO 나 유니세프가 정부를 통해 지원하던 백신들의 반출도 일체 금지되었다고 한다. 6월의 추가지원 및 7월의 방북은 많이 어려울 지도 모른다. 우리가 미처 보내지 못한 수액들 없이, 그저 경구약 만으로 우선 치료하게 될 지 모른다.인간은 참 슬픈 동물이다. 누구도 가질 수 없고 주어지지도 않은 권력을 행사하여 타인을 낙인찍고 정죄하려 한다. 우리는 남과 북이라는 지역과 체제만의 분리가 아니라, 이미 마음으로 크게 갈라져 있다. 우주적 시간으로 보자면 우리의 생은 서로서로에게 연결되어 수 천 년을 흐른다.지금 내 몸이 속한 곳과 마음의 밭이 어디에 있든, 보다 자연스럽게 땅으로 닿았으면 좋겠다. 꽃들이 새들이 땅을 가려 피고 울지 않듯이, 우리의 맘도 그렇게 자랐으면 좋겠다. 북의 아이들, 남의 아이들이 어른들이 못 만난 세상을 만날 수 있으리라 희망을 가져본다. 그 희망은 누구도 꺾을 수 없다.이번에 찍은 사진들 중 가장 아끼는 장면이다. 세 사람의 평양시민들과 함께 간 산부인과 선생님이 함께 걷고 있다. 곁에 선 나무들처럼 자연스럽다. 너무 늦지 않은 시간에 이렇게 걷는 이들이 많아지기를, 더 이상 특별한 사진이 아니기를 기원한다.2010-06-09 16:27:45데일리팜 -
"평양 가는데 왜 압록강을 건너야 하는지"‘압록강을 건너고 있습니다’라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고려항공 기내에서 듣는 이 멘트는 여운을 남긴다.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가 생각나고, 저 강을 건너 이제 도착할 북녘 땅을 생각하며 묵직해 진 맘으로 창 밖을 바라보게 한다. 서울에서 평양을 가는데 왜 압록강을 건너야 하는지도 씁쓸히 되뇌이며.평양 순안공항엔 비가 내리고 있다. 봄비라 하기엔 쌀쌀하다. 그래도 한결 차분한 맘으로 둘러보게 된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길에 늘어선 나무들은 언제 봐도 아름답다. 누구는 자작나무라 했고, 누구는 포플러 나무라 했는데 확신이 없어 이번엔 사진을 찍어간다.보통강려관에 짐을 풀고 민화협(민족화해협력위원회) 주최 환영만찬을 받는다. 북에서의 식사는 대체로 깔끔하고 담백하여 입에 맞으나, 이 많은 음식들을 받기에 미안하고 불편한 맘이 앞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민감한 시기의 방북이라 참사들도 우리들도 말을 아낀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민감하지 않은 적이 언제는 있었나 싶다.그리고 어른들의 복잡한 행로로, 우리 아이들의 오늘이 포기되거나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맘을 추스린다. 그래서 오지 않았는가.전날 밤을 설치고, 심양을 거처 오는 길이 그저 피곤하여 일찍 잠자리에 든다. 누워 생각한다. 지난 방북 때 우연히 만나 바로 헤어질 수 밖에 없었던 의료진과는 달리, 이번엔 만날 사람이 바로 소아과 의사이고, 그 분과 아이들 진료에 대해 논의하러 온 것이다! 생각할 수록 설레고 믿기지 않는 일이다.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까. 내 이야기 위주로는 아닐 것 같다. 이 곳, 평양에서도 만경대구역이라는 곳에 살고 있는 아이들과 가족들에 대해, 그간의 의료현황에 대해 알아야 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우선은 여기 선생님이 원하는 것, 나누고 싶은 것들을 먼저 들어봐야지. 생각하며 잠을 청한다.둘째 날 새벽, 언제나처럼 5시면 눈이 떠진다. 남과 북이 시차가 없다는 것이 새삼 편안하다. 내가 이 곳 선생님과 나누고 싶은 건 무얼까. 정리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수액요법과 영양평가 및 모니터링, 추가로 보충할 사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어디까지 될는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목록을 작성해 본다.날이 밝았다. 비가 간간히 내려 여전히 쌀쌀하다. 아침식사 후 보통강변에 서다. 비오는 강물은 언제나 아련하다. 수려한 버드나무들이 늘어선 경치가 일품이다. 가끔씩 지나가는 자전거 탄 이들, 괭이자루를 어깨에 지고 바삐 걷는 이들, 강 건너 낚시하는 이들, 빗 속에도 노 저어 가는 카누 선수들. 강변은 서너 개의 낮은 계단으로 정리되어 있고, 강둑엔 아무런 인공 조형물 없이 그저 나무와 흙 뿐이다.그나마 몇 안 되는 계단사업만으로도 보통강이 많이 오염되었다고 한다. 내 눈에는 이 정도도 훌륭하다 생각이 되었지만. 어쩔 수 없이 남쪽 4대강의 수 십 개의 보들이 생각난다. 맘이 아프다. 필자약력 -의학 석사-전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소아과 소화기영양분과 전임의-전 건국대학교 충주병원 소아과 전임강사, 조교수-현 신천연합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실무기획의원 개선문 기념품가게에서 평양지도를 구해, 지나는 길들을 확인해 본다. 평양을 동서로 가르며 흐르다가 급격히 서쪽으로 꺾이어 흐르는 대동강과 그 지류인 보통강을 보다. 보통강려관이 이 곳이군. 이 전에 묵었던 양각도는 여기. 옥류관이 여기. 끄덕이며 손 끝으로 짚어가며 평양지리를 익히고 있는 시간이 신기하다.어디서든 지도보기를 좋아했었는데, 낯선 평양을 지도로 살피다 보니 바짝 맘에 와 닿는다. 숙소에서 작업장을 오가는 길은 모두 작은 버스를 이용해 다닌다. 따라서 정작 평양에 왔다해도, 시내는 모두 버스 창 밖으로 비치는 모습이었다. 오늘은 특별한 경험을 했다.개선문에서 안내해 주시던 강사와 기념 사진을 찍자고 했더니, 우리의 손을 끌고 개선문 앞 도로를 쭉 걸어 나와 개선역 부근에서 사진을 찍게 했다. 차창으로 뵈던 현장을 발로 밟아 걷노라니 필름 속으로 갑자기 쑤욱 들어온 느낌. 바로 곁에 전차를 기다리던 시민들이 서 있고, 차들이 지난다. 발바닥에 와 닿는 땅의 느낌. 밟아보기 전엔 몰랐다.드디어, 을 보았다. 평양에서도 서쪽 외곽의 변두리 동네이다. 주로 다니던 중심부에 비해, 다소 시골스럽다. 좁은 담벼락 길을 꺾어 병원 정문에 다다르다. 기다리시던 부원장님 및 여러 분들이 환영해 주신다. 다들 시간이 없다는 생각에 서둘러 담당 선생님을 만난다. [하 편에서 계속]2010-06-09 15:57:48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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