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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선] 약국은 보건의료의 외딴 섬"문전에서 단골약국, 그리고 지역으로 돌아가라." 이는 일본 후생성이 2015년 10월 23일 발표한 환자를 위한 약국 비전이다. 초고령화 사회의 위기감에 일본 정부가 약국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의사 눈치 볼 것도 없었다. 폭발적인 노인환자 증가에 따른 재정을 절감을 위해서는 단골약국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일본 정부는 비전 선포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비전 선포 이후 2016년 단골약국제도를 본격 시행했다. 단골약사 복약지도료는 건당 700엔(7000원)이다.2017년 5월 28일 우리나라로 눈을 돌려보자. 서초동 대한약사회관에서 약국약료의 비전과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여기서 보건복지부가 약국을 보는 시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5개 국가 사업중 약국의 역할은 없었다. 현재 ▲고혈압-당뇨병 등록 관리 사업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 ▲만성질환관리 수가 시범사업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 ▲보건소 모바일헬스 케어 시범사업 등 5개 국가 사업이 시행 중이지만 약사 참여는 전무한 실정이다. 약사 참여는 고혈압-당뇨병 등록 관리 사업에서 등록환자에 대한 비용감면이 전부다. 모두 의원 중심의 사업이라는 이야기다. 정부의 전형적인 의사눈치보기다.2016년 기준 약국에서 사용되는 약품비는 10.7조원, 조제료는 3.6조원이다. 총 14.3조원의 재원이 투입된다. 그러나 약국 관련 정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최근 복지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화상투약기 도입, 상비약 품목 확대 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성균관대 이의경 교수는 "약국은 보건의료의 독립된 섬"이라며 "약국관련 정책이 너무 적다"고 말했다. 현재 지역약국들은 국민과 함께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서울시의 세이프약국, 경기도약사회의 공공심야약국, 약준모의 공공심야약국 운영비 지원 등이 그것이다.새 정부가 출범했다. 초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지금, 정부도 약국 활용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일본처럼 단골약국제를 통한 수가보전이 힘들다면 미래약국에 대한 비전과 장기적인 청사진이라도 제시해야 할 시기다. 새정부 출범과 함께 약국은 정부의 청사진을 기다리고 있다.2017-05-29 06:14:51강신국 -
[데스크시선] 스위스, 그리고 한국의 건강주권미국은 헬스케어 산업 최고의 강대국 답게 글로벌 50대 기업(2015년 기준)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다. 화이자, MSD, 존슨앤존슨, 길리어드, 애보트 등이 내노라 하는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이다. 일본은 미국의 뒤를 잇고 있다. 다케다 다이이지산쿄, 아스텔라스 등 무려 9개 일본기업이 세계 50대 제약기업에 포함돼 있다. 베링거인겔하임, 바이엘 등 독일이 3개의 글로벌 기업을 보유하고 있고, 영국(GSK, 아스트라제네카), 프랑스(사노피, 세르비에), 덴마크(노보노디스크, 룬드백) 아일랜드 (샤이어)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글로벌 50대 기업을 2개씩 보유하고 있는 나라로 꼽힌다.이들 국가를 제약강국이라고 표현한다. 특히 이들 중에서 눈여겨볼 나라가 있다. 인구 800만명의 작은나라 스위스다. 제약계 종사자라면 스위스가 제약강국이라는 것은 다 알고 있다. 스위스는 대표적 제약기업 노바티스 로슈를 포함해 무려 5개 기업이 글로벌 50대 기업에 포진해 있다. 노바티스와 로슈의 연 매출액은 100조원에 달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매출 규모다.반면 제약·바이오산업에 실패한 필리핀은 오리지널 의약품을 세계 각국의 평균치보다 15배 비싼 가격으로 구입(2010년 기준)하고 있다. 상당수 아시아 국가들이 다국적제약기업의 지배를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도 제약주권을 말하기에는 너무도 부족하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위기상황에서 다국적기업들에 치료용 백신을 요청한 경험은 바로 건강(제약)주권과 직결된 문제다. 미국, 일본,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의 주요 국가들이 제약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은 확고한 건강주권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이들 국가는 혁신신약 개발해 성공해 이를 상용화 시켰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개발을 기반으로 2014년~2015년 연속 매출액 세계 1위 제약기업에 오른 노바티스와 조류인플루엔자 치료제, 에이즈 치료제, C형 간염 치료제 개발로 단숨에 2015년 기준 매출액 세계 7위에 오르고 순이익 세계 1위를 기록한 길리어드 등은 혁신신약 개발로 성공신화를 써내려간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즉, 신약개발 성공은 한 나라의 건강주권 확보와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다. 신약개발은 곧 국가의 신기술 응용능력을 반증하는 바로미터기 때문이다.하지만 신약개발은 10년 이상 1조원 정도를 투자해도 성공확률이 1/5000에 불과한 프로젝트다. 만일 성공하면 최대 20년 동안 전세계 독점판매권이 부여되는 고수익 사업이기도 하다. 따라서 ‘퍼스트인클래스’든 ‘베스트인클래스’든 특정 제약기업 혼자서 끌고 나가기 힘든 프로젝트다. 정부와 산학연이 머리를 맞대고 이끌어야할 과제가 신약개발인 셈이다. 해서 성공적인 신약개발과 정착을 위해서는 현실적인 정부의 지원책과 신약 약가정책 개선 등 제도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내 제약기업 및 연구자들의 뛰어난 추격능력과 상용화 개발 능력을 선진국 핵심기술과 접목시킬 방안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또 국내 신약개발 선도기업들이 글로벌 임상시험을 통해 거대시장에 진출해 전주기 신약개발을 경험하도록 지원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한국 기초과학 및 기술투자 자금 규모가 일본대비 1/5~1/30 수준으로 절대량이 부족한점도 개선돼야 한다. 미국이 10000개의 씨앗을 뿌려 10개를 성공시켜 산업을 지속시킨다면 한국은 500개의 씨앗을 뿌리므로 성공확률이 낮을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자금의 절대량을 늘리거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것이다.특히 글로벌진출을 꾀하는 국내개발신약이 갖춰야할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자 신약 수입국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수출국의 사용실적과 보험약가라는 점에서 약가정책 개선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세계에서 네번째로 개발된 국내개발 백혈병 치료제 신약 슈펙트가 글리벡 개발 이후 10여년 만인 2012년 시판허가를 받았고 치료 효과에서 글리벡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가는 글리벡의 47% 수준이라는 점은 곰곰히 생각해봐야 한다.슈펙트는 출시 5년째인 2016년 1000억원의 국내시장에서 7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치고 있다. 고혈압치료제 카나브와 당뇨병치료제 제미글로는 국내 판매실적과 글로벌 진출 성과 면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국내개발신약이다. 아시아와 남미시장을 넘어 유럽, 일본, 미국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는 이들 신약이 직면한 문제점은 역시 낮은 국내 보험약가라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카나브의 터키진출 실패였다.따라서 이젠 정부와 산업계 학계 연구자들이 건강주권 확보를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할때다. 건강주권을 잃으면 국가주권을 잃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5월 30일 한국제약바이오산업협회 4층 강당에서 진행되는 데일리팜 26차 제약산업 포럼에서는 정부와 기업, 투자업계의 전문가들을 불러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제언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건강주권 확보를 위한 효율적인 실행 방안은 무엇인지 관심이 모아진다.[스위스처럼…새 정부에 제시하는 제약바이오산업 정책 제언 [26차 미래포럼 신청 바로가기]2017-05-22 06:14:50가인호 -
[데스크 시선] 약가결정구조 이원화 10년과 '비밀주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평가결과가 다음달부터는 공개될 전망이다. 약가결정 구조가 이원화된 이후 꼭 10년만이다. 늦어도 한 참 늦었지만, 이제라도 투명행정을 주창하겠다니 다행스럽다고 해야할까.심사평가원 측은 회의결과가 비공식 '루트'로 알려지는 과정에서 정보가 왜곡되거나 불분명하게 유통되는 일이 자주 발생해 결과를 공개하게 됐다고 했다. 직접적으로는 지난달 약평위에 상정됐던 면역항암제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한 몫했다.여기서 한꺼풀 들어가 보자. 심사평가원 측은 정보공개 이유로 '왜곡된 정보' 운운하며 남 탓했다. 진정 문제는 과도한 비밀주의였는데도 말이다. 가령 신약의 경우 약가결정구조가 이원화돼 있기 때문에 약평위 의결과 심사평가원의 복지부장관 보고, 약가협상, 건정심 의결, 복지부 고시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급여가 최종 결정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정부는 이 제도를 어떻게 운영했을까. 식약처 허가 후 심사평가원에 급여결정 신청이 접수되면 복지부 고시가 나올 때까지는 어느 단계에 있는 지 깜깜이였다. 특히 항암제 등 중증질환치료에 쓰이는 약제들의 경우 이 기간이 더 길어서 말그대로 '함흥차사'였다. 오죽했으면 환자들이 아픈 몸을 이끌고 직접 거리로 나서고 있겠나.다시 말해 보험약가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복지부, 심사평가원, 건보공단까지 모두가 비밀주의나 원칙주의에만 매몰돼 있었다. 심지어 약평위 결과는 평가대상이 된 제약사에게도 곧바로 전달되지 않았다. 어떻게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조차 많은 시일이 지나야 확인 가능했다.이런 행태를 빗대 제약사들은 "'자기 할 일만 충실히 하자'는 주의, 전체 보험제도 그림을 그리지 않는 각자도생주의"라고 쓴소리를 내뱉는다. 거듭 말하지만 심사평가원의 이번 방침은 투명행정과 소통 차원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결정이다.그러나 심사평가원만 그럴 게 아니라 이 참에 건보공단(약가협상)도 협상결과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복지부가 나서서 급여결정 신청부터 약가협상까지 전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등재절차 진행 약제 정보공개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다.환자단체 한 관계자도 "이런 시스템이 있으면 예측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각 절차마다 법정처리기한을 준수하고 있는 지 알 수 있도록 날짜별로 진행상황이 공개되면 좋겠다"고 했다.'자기 일만 충실히 하는' 범생이 기관이나 조직, '각자도생'한다는 비판을 넘어설 길은 명백해 보인다. 약제급여평가와 등재 전 절차에 대한 소통노력, 누가 귀기울이고 실천에 나서야 할까.2017-05-15 04:00:48최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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