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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약사 역량 근원, 연수교육 대안은 있습니까?"약국을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환자가 접하는 정보의 양과 질은 나날이 발전한다. 이제 질병이나 약품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갖추고 약국을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의 흔한 질환은 치료 가이드라인이 확립되고 공개될 것이다. 환자의 건강정보를 확보한 플랫폼 대기업이 가까운 미래에 약국과 경쟁을 벌일 수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비해 약국은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환자와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견해를 지난 기고에서 밝혔다.그러나 현실은 그리 밝지 못하다. “약사는 4차 산업혁명으로 사라질 직업”이라는 이상한 인식마저 퍼져 있는 실정이다. 약사의 역할을 단순 판매, 단순 조제만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약사 직능이 도태되지 않으려면 전문적인 대면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체계적인 일반약 환자 응대, 처방 검토와 중재, 약물 사용 검토 (medication therapy management) 등이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 하나를 던지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약사 교육은 이러한 고급 서비스에 필요한 지식을 제대로 제공하고 있는가?필자의 판단은 단연코 ‘아니오’ 이다. 우선 4년제 약학교육 과정에서 임상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적었음을 상기해야 한다. 그 임상 관련과목도 약물학이 거의 전부였다. 처방을 제대로 검토하고 중재하려면 약물치료의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의사가 처방을 잘못 냈을 때 짚어낼 수 있다. 6년제 교육과정에 약물치료학이 도입됨으로써 치료 가이드라인과 약물의 임상 활용을 더 가르치기는 한다. 그러나 지금 약대의 교육 수준이 고급 지식서비스를 수행하기에 충분한지는 여전히 의문이다.일반약 환자를 제대로 응대하려면 환자상태를 파악해 의사진료가 필요한 경우인지 평가(이것을 트리야지 triage라 한다)할 수 있어야 한다. 꼭 병원진료가 필요치 않고 일반의약품으로 자가치료할 수 있는 경우라면 최적의 치료법을 조언하면 된다. 환자상태에 대한 평가(트리야지)는 약사가 일반약 환자를 응대할 때 반드시 필요하다. 의사 진료가 필요한 상황임에도 자가치료하거나, 자가치료해도 되는 상황임에도 무조건 병원 진료를 받는 것 모두 바람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약대교육에는 이 내용이 반드시 들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진단으로 잘못 인식해 제대로 교육시키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애석할 따름이다. 일선 약국이 일반약 환자를 체계적으로 응대하지 못해왔던 것이 일반약 편의점 판매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를 뒤늦게 인식한 듯 대약에서 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을 하고 있으나 환자평가가 아닌 단순 복약지도는 문제 해결의 핵심이 아니며 문자 메시지로 교육한다는 것 또한 명확한 한계가 있다.최근 주목받고 있는 방문 약료 서비스의 핵심은 약물 사용 검토이다. 그러나 약에 대해서만 알아서는 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 신장 질환자가 당뇨 등 다른 질환도 앓고 있고 여러 약을 복용 중인데 약들이 서로 충돌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질환에 대한 이해는 물론, 의사의 처방 의도를 헤아리고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여 필요한 약물의 우선순위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질환의 병리, 진단기준, 처방 가이드라인, 약물 등 치료 전반에 대한 지식이 요구되는 것이다.문제는 졸업 후 약사들이 접하는 재교육이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전혀 수용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특히 교육 내용이 문제다. 복약지도 위주에서 탈피해 환자평가, 치료 가이드라인, 약물의 임상적 활용으로 전환해야 한다. 약물에 대한 지식만이 아니라 치료 전반에 대한 지식을 함양해야 한다. 그래야 처방 검토와 중재, 약물 사용 검토 등 적극적인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다.약업계에 만연한 제품 홍보성 강의도 문제다. 제품 위주 강의의 문제점은, 환자를 중심에 놓지 않고 제품을 중심에 놓고 사고하도록 길들인다는 점에 있다. 환자를 중심에 놓고 환자를 위해 최선의 치료법을 조언하는 것이 약사의 사명이다. 제품이 중심이 된다면 환자를 위한 최선을 고민하는 자세는 부족해질 수 밖에 없다.역사 속에서 오래 존속한 집단은 위기를 겪지 않은 집단이 아니었다. 위기를 맞아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집단이 살아남았다는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면허라는 울타리에 안주하여 새로운 역할을 개척하지 못한다면 사회의 변화 속에서 약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다. 우리의 모든 역량은, 근본적으로는 교육에서 나온다. 그럼에도 약사 교육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약사사회에는 부족한 듯하다. 필자의 글이 약사의 미래를 밝히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소망한다.2018-11-22 10:11:41데일리팜 -
[기고] "4차 산업혁명, 약사회장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약사회 선거가 한창이다. 대약회장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을 보면, 급격한 사회 변화를 멀리 내다보고 미리 준비하기보다는 당장의 현안이나 회원의 관심이 쏠린 사안을 주로 다루고 있어 아쉬움이 없지 않다. 이에 필자가 생각하기에 약사회가 전략적으로 미리 대비해 나가야 할 사안은 무엇이며 그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지 서너 차례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4차 산업혁명이란 말은 너무 흔하게 듣다 보니 식상해진 면이 없지 않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약사의 미래에 미칠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소 현학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4차 산업 혁명이란 말 대신 필자는 이 글에서 디지털 헬스케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2015년 1월 20일 연두교서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정밀의료 추진계획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중요한 속성이 거의 모두 담겨 있다. 100만명 이상 인구집단의 질환, 유전체, 생활습관 정보를 수집하여 얻은 빅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개인별 맞춤치료를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환자의 건강정보를 수집하고 그렇게 모인 빅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개인 유전체 정보에 따라 맞춤치료를 제공한다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핵심요소가 다 들어있다.이것이 미래 의료의 방향임은 부인할 수 없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우선 값비싼 임상시험을 굳이 하지 않아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쉽게 질환 사이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고 특정 유전체 또는 생활습관이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앞으로 질환과 치료법에 대해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현재는 근거중심의학의 시대다. 임상시험 결과를 통계적으로 분석하여 입증된 사실만이 주류의학의 치료법으로 인정받는다. 주요 질환의 치료 가이드라인은 이미 모두 정립되어 있으며, 대부분의 선진국은 의사들이 진료할 때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도록 관리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주류의학의 이러한 움직임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며, 이에 비해 통계적 근거가 부족하고 주류의학을 보완하는 역할에 있는 한의학 등의 지위는 약화될 것으로 예견된다.더욱 중요한 것은 소비자와 약사의 관계 변화다.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가 의약품과 질환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면서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다. 모바일기기에 간단히 부착하여 심전도를 스스로 측정하고 확인할 수 있는 제품마저 개발된 상황이다. 자가검사를 통해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 더욱 많은 것을 알게 된 소비자는 자신의 몸을 치료하는 과정에서도 주도권을 갖고 싶어할 것이다. 이는 약사가 환자를 대하는 방식이나 현재 약국이 운영되는 형태가 필연적으로 바뀔 수 밖에 없음을 뜻한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플랫폼 대기업이 모바일 기기를 통해 환자의 건강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각종 서비스를 직접 환자에게 제공하게 되면 이들 대기업은 의사나 약사 못지 않은 또는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환자에게 미칠 수 있으며 약사가 환자에게 지니는 영향력은 지금보다 감소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이러한 변화에 약사사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기업이 소비자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한다면, 약사들도 환자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길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약사회 미래 전략의 큰 그림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약사와 환자의 신뢰 관계를 회복하고, 환자를 직접 대면하여 제공하는 약사 서비스를 다양화하고 강화하는 동시에 그 가치를 알려가야 한다. 이는 약사사회가 디지털 헬스케어 외에도 편의점약 판매와 의약품 택배 등의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전략이기도 하다.환자와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비약사에 의한 조제 및 판매 같은 약업계의 고질적인 불법 행태를 척결해야 한다. 일부 약국의 불법을 감싸주는 것은 약사 직능 전체를 위해 전혀 득이 되지 않을 뿐더러 이를 근절하지 않고는 신뢰 회복을 위한 다른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될 뿐이다.그리고 처방전 수용을 위해 병의원 중심으로 편중된 현재 약국가의 실태를 지역사회 community 기반으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에 뿌리박고 지역주민의 건강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약국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 지금껏 이것이 제대로 되기 어려웠던 이유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없었기 때문이다. 병의원 중심의 약국 운영 실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성분명 처방 뿐 아니라 지불제도 개혁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현행 행위별수가제는 의사가 약사를 경쟁자로 인식하게 만들어 의약 협력을 저해하고 무엇보다 의료비 상승을 부추기는 단점이 있다. 주치의제 (인두제)는 지역주민과 약사가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며 의료비 상승을 억제하고 건강관리와 질병예방에 적합한 지불제도라는 점에서 약사사회의 긍정적인 재인식이 필요하다.또한 약사의 역할과 권한을 지금보다 확대해야 한다. 조제와 복약지도라는 수동적인 역할에만 머물러서는 약사 직능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는 데 어려움이 있다. 처방 검토와 중재를 통해 환자를 보호하는 좀 더 적극적인 역할로 옮겨가야 한다. 무엇보다 “돌봄” 형태의 대면 서비스를 개발하고 수가 지급을 통해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 인간 대 인간으로 마주하여 행하는 진심 어린 “돌봄”은 디지털 기기로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대약은 방문약료나 세이프약국 같은 새로운 형태의 대면 서비스가 확대되는 데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서비스는 약사의 가치를 알리고 지역주민과 신뢰를 쌓아 다가오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에 약국의 입지를 강화하는데 소중한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2018-11-21 06:00:56데일리팜 -
[기고] "언제까지 매약노 프레임인가…건설적 대안을"약사 회장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우리 모두는 약사 사회를 변화시킬 공약을 기대하는 데 반해, 여전히 상대 후보 비방을 주요 전략으로 삼는 후보들에게 보내는 실망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선거철이면 항상 의도치 않게 보게 되는 것이 바로 '매약노' 프레임이다. 이제는 ‘편의점 상비약’이 그 질타의 대상이 되어 편의점에 약을 내어준 매약노가 하나의 프레임이 된 듯하다. 그런데 편의점 상비약에 대한 논란을 보며, 왜 굳이 우리가 약을 '내어준 것'이란 논리로 접근할 수밖에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는 약사가 편의점 주인과 밥그릇 싸움을 하는구나'라는 포탈의 댓글을 보면서 국민들이 보는 약사들의 위치가 이정도 수준인 데는 우리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호주, 캐나다, 미국 등지에서도 편의점, 주유소 등에서 상비약을 판매한다. 하지만 정작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은 급히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무턱대고 약을 사먹으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 우리와 다르다. 환자들 스스로 약국에서 약사에게 물어보고 약을 먹는 것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문제는 편의점에서 약을 '파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약사의 필요성, 약사의 역할에 대해 인식하고 안전한 약 복용에 대해 우려하는 습관이 없다는 것이 아닐까. 그 점에서는 과거 '***원 입니다.'라는 말로 환자를 응대한 우리의 잘못도 크다. 이제서라도 매약노 프레임을 벗어나 약사의 역할에 대해 적극 알리고 올바른 약 복용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좀 더 건설적인 계획을 세워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또한 이번 선거에서 많은 약사들이 기대하는 공약 중 하나는 바로 '연수교육'에 대한 것이 아닐까 한다. 개개인의 약사가 직접 약에 대한 전문 지식을 업데이트하거나 약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어떠한지 스스로 알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해외 약사회 사이트를 살펴보면 그러한 '교육 강의'나 제도 및 트렌드 변화에 대한 '뉴스 및 연수 프로그램'들이 주를 이룬다. 최근 각 약사회를 비교하는 과제를 수행하면서 한국 약사회에서 얻을 수 있는 자료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 곤란했던 경험이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IT강국에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기란 식은 죽 먹기일 텐데 하는 아쉬움이 강하게 남았다.금연치료 프로그램, 마약류 통합관리 프로그램 등 새로운 제도가 시행될 때 다급하게 우왕좌왕 개인적으로 적응하기가 바빴고, 제도에 대한 설명이나 대처에 대한 매뉴얼을 자세히 교육 받은 적이 없었다. 해외 약사회 사이트를 둘러보면 비단 전문 지식 뿐만 아니라 이러한 사소한 제도변화나 환자 상담 스탠다드에 대한 교육이 아주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반해 우리는 '4차 산업', '약사 역할 확대'라는 그럴싸한 제목 아래 그저 '약을 잘 파는 기술'만 강조해 온 것은 아닐까.세계적으로 약사들이 처방약을 컨트롤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그 역할이 확대된 점을 생각해보면 국내 약사들에게는 좀 더 차원 높은 교육이 필요하다. 이런 배경에서 우리 모두가 약사회에 바라는 점은 스스로를 '신뢰받는 약사'로 만들어줄 논리, 자원 및 교육이 아닐까 한다. 이제 약사 개개인의 인식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 우리는 그 수준에 맞추어 '건설적인 변화'와 '다각화된 혜안'을 제시해줄 후보를 기다린다. 약사의 전문성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약사들의 퀄리티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약사회가 되길 바란다.2018-11-19 06:00:18데일리팜 -
[특별기고] 스페인 독감 100주년과 바이러스 대비책김영봉 교수매년 겨울철 철새가 움직이는 이때쯤이면 반드시 보도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철새 도래지라는 낭만과 추억의 명소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올해는 1918년 스페인에서 유행하여 5000만 명의 사망자를 낸 악명높은 스페인 독감 100주년이 되는 해 이다. 스페인 독감이라지만 스페인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퍼져 팬데믹이라 부르며 알래스카 오지까지도 우편배달부에 의해 전파되어 한 마을을 전멸시키기까지 하였다.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왜 그토록 많은 사망자를 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미국 질병예방센타 (CDC), 국방연구소 (AFIP), Mount Sinai 의과대학 등 인플루엔자 연구팀에 의해 연구되어졌다. 즉, 100년 전 알래스카의 동토층에서 스페인 독감으로 사망한 여성의 폐조직에 동면중인 바이러스를 역유전자방식을 이용하여 부활시킨 것이다.이 시도 자체도 매우 위험한 일이 될 수 있어 많은 논쟁을 가져왔으나 이 바이러스를 부활시킴으로써 그 강력한 고병원성이 어디서 왔는지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어 특히 젊은 층에서 더 많은 사망률을 보였는지 궁금증을 풀어 줄거란 기대를 가지고 진행한 것이다. 부활된 스페인독감은 H1N1 이란 혈청형에 속하며 최근 유행하는 바이러스와는 다르게 겉껍질을 구성하는 HA 단백질이 변이 되어있어 감염성이 높고, 폴리머라제 유전자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H5N1) 와 혼합된 형태로 동물실험 결과 비교적 높은 치사율을 보여 주었다.그러나 이것 자체만으로도 왜 젊은 20대에서 많은 사망률을 보였는지에 대한 답을 주지는 못하였고 미국 로버트 웨버 박사는 100년 전 젊은층을 중심으로 많은 사망자는 낸 이유를 면역학적 원인으로 해석하였다. 당시 유행하였던 바이러스는 H3형이었고, 새로운 H1 계열 인플루엔자가 나타남에 이에 대한 항체 형성이 안 된 젊은층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어쩌면 이 바이러스가 강해서라기보다는 상대적으로 면역이 약해서 치사율이 높은 것이다. 닭에서 H5N1 바이러스는 이삼일 만에 농장의 모든 닭을 죽이지만 원앙같은 오리종에선 특이한 증상을 안보이는 것처럼 서로가 상대적인 것이다.인플루엔자는 특이하게 8개의 RNA 조각이 하나의 주머니에 들어간 형태로 존재한다. 사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나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모두 같은 형태를 지니고 있어 두 종류의 바이러스가 하나의 숙주 즉 돼지에 동시 감염되면 여기서 서로 혼합된 조합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HA는 8개 유전자중 한 개의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로 종류에 따라 A,B,C 형으로 분리되며 A형에만 16가지 혈청형이 존재한다. 8개 유전자 중 NA 유전자가 있으며 이 유전자가 만드는 뉴라미니데니즈 단백질도 중요한 항원으로 9가지 혈청형으로 구분되어 단순 HA 와 NA 조합만을 계산해도 16X9=144종의 혈청형이 A형 인플루엔자에 존재한다.우리가 맞는 계절 독감백신은 이중 A형의 H1N1, H3N2 와 한종(3가백신) 또는 두 종의 B형 바이러스 (4가백신)를 포함하고 있다. 지금 중국에서는 H5 뿐만 아니라 H7, H9 형의 조류 인플루엔자가 사람에 감염되어 높은 치사율을 보이고 있다. 백신이 최고의 예방책이지만 이 모든 조합의 백신을 생산하기는 불가능하다.최근에는 모든 혈청형을 예방할 수 있는 이상적인 유니버셜 백신 연구를 하고 있지만 설령 만들어 진다 해도 다양한 철새 내에서 인플루엔자도 꾸준히 진화를 하고 있어 완벽한 백신은 불가능해 보인다. 바이러스는 살아있는 세포내에서 증식을 하기 때문에 숙주가 없어지면 세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사람만의 일이라면 소아마비나 천연두 백신처럼 전세계 사람들에게 백신을 주사하여 바이러스가 살 수 있는 숙주를 없앰으로 이를 제어 할 수 있지만 철새를 없애지 않는 한 조류 인플루엔자는 매년 새로운 버전으로 나타날 것이다. 인간은 철새와 공존할 수밖에 없고 새로운 동물유래 인수공통전염병인 신변종 인플루엔자의 출현에 대비하기위하여 새로운 소독제, 치료제, 백신개발이 꾸준히 요구되어지고 있다.2018-10-30 06:15:45데일리팜 -
[특별기고] 온난화가 몰고 올수 있는 바이러스 재앙김영봉 교수온난화와 더불어 녹아드는 빙하는 우리 지구에 단순 이상 기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유령처럼 사라진 수백년 수천년 전 바이러스를 깨우고 있다.바이러스는 살아있는 세포에서만 증식이 되는 특성을 지니고 숙주와 함께 운명을 같이 하여 빙하 속에서 잠들고 있다. 공룡과 맘모스를 죽인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바이러스들은 아직도 알라딘의 요술램프처럼 그 안에서 갇혀있는지도 모른다.평생 바이러스를 전공하였지만 처음 들어보는 바이러스가 아직도 많다. 메르스, 지카, 헨니파, 치쿤구니아 등등 배우지 않았던 새로운 신변종 바이러스 뿐만 아니라 예전에 관심사지 않았던 바이러스들이 나타난다. 바이러스는 언제부터 존재했을까?살아있는 세포가 있어야만 증식되지만 생명체 이전엔 RNA 형태로 존재하고 생명체가 만들어짐에 그 속으로 들어와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1990년대 사람 게놈 프로젝트가 전체 유전자 염기 서열을 밝혔으며 사람유전자의 56% 이상이 바이러스 유전자로 구성되어있고 정작 형태를 만드는데 필요한 유전자는 2%에 불과하다. 즉 인간이 만들어진 후 바이러스가 들어왔는지 바이러스가 인간을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바이러스는 사람 유전자의 일부로 구성되어 있음에 이들 존재의 이유 또한 궁금하다.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의 Thomas Stoeger 교수 논문에 의하면 1만9000개에 이르는 사람유전자 조차 2000개만 연구되는 상황이니 아직도 바이러스유래 유전자까지 연구는 묘연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 유전체 속엔 조상으로부터 수많은 이름 모를 바이러스가 들어온 흔적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흔적을 남기지 않은 바이러스는 아마도 강력한 치사율을 보여 감염자를 모두 죽였기에 그 후손이 없어 우리 유전체엔 흔적이 없을 수도 있다.이러한 바이러스가 오랜 동면중에 깨어난다면 우리면역체계가 이를 준비 못한 상태라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치 동물 유래 바이러스가 사람에 감염되는 경우 사람의 면역체계가 이에 대한 경험이 없어 동물에서는 강력하지 않아도 사람에게는 치명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의 전염성과 독성은 숙주의 면역과 매우 밀접하게 작용하여 아무리 약한 바이러스도 면역이 결핍된 숙주에서는 무서운 바이러스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스페인 헤르난도 코르테스에 의해 남미 아즈텍제국을 멸망시킨건 총이 아닌 이들과 함께 들어온 천연두 바이러스(smallpox virus)였다. 천연두 바이러스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아메리카에 전염되자 이 바이러스는 면역력이 전혀 없는 아메리카원주민에게 매우 치명적으로 증식 전파되어 아즈텍 과 잉카제국의 사람들 90-95%가 이로 인해 사망한 예다.이러한 천연두 바이러스는 에드워드 제너 박사가 도입한 우두바이러스(cowpox virus) 백신 집단접종을 통해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현존하지 않는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은 필요없게 되었고 90년대 이후 출생한 사람들은 백신접종을 안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남미 대륙의 원주민처럼 천연두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와 같은 환경에 갑자기 빙하타고 천연두 걸린 둘리가 나타난다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온난화와 더불어 수천년 전 빙하 속 맘모스가 발견되고 천연두로 사망한 냉동시신이 발견됨에 따라 그동안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천연두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맘모스 또는 어느 동물을 죽게 만드는 우리가 모르는 바이러스가 잠에서 깨어나 인류 대재앙이 일어 날수가 있는 것이다.2018-10-29 12:20:07데일리팜 -
[기고] 2018 FAPA, 가치 창출로 헬스케어 미래 밝혀고기현 이니스트 이사2018년 FAPA(아시아약사연맹) 총회는 10월 24~27일까지 4일간 필리핀 수도 마닐라 PICC(필리핀 국제 컨벤션 센터)에서 'Pharmacists for the Global Goals: Creating Value Beyond Health'을 주제로 개최됐습니다. 우리나라 포함 아시아의 개국약사, 병원약사, 공직약사 포함 제약업계관계자 등 15개국 나라에서 50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FAPA 총회장 Mr. Joseph Wang 은 최상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달성하기 위해 아시아 약사들이 높은 수준의 실력과 탁월함을 갖출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FAPA의 비전이라고 역설하면서 아시아 약사들과 관련 단체들이 끈끈한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해 FAPA의 지속적인 발전이 필요함도 이야기했습니다.세인트 존스 대학의 Dr. Wenchen 은 주제발표에서 UN이 정한 지속가능발전종합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달성함에 있어서 헬스케어의 혁신이 가장 중요한 원동력임을 주장했습니다. 이 가운데 약사들의 역할론을 강조했습니다.FAPA 2018 공개된 라라올라액 포스터 디자인단순한 약의 전문가를 넘어 글로벌 문제인 빈곤퇴치, 양극화, 사회적불평등, 환경파괴 그리고 각국 공통의 지속가능발전 위협요인을 동시에 완화해 나아가는데 있어서 약사들의 적극적인 행동을 요구했습니다. 약사와 약사회가 하나가 되어 나무 보다는 숲을 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아울러 저는 '아미노산 아르기닌 제제의 약국에서의 임상적 및 상업적 가치'에 대한 주제로 포스터 프리젠테이션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습니다. 제가 몸 담고 있는 회사에서 발매한 일반의약품 '라라올라액'에 대해 지난 1년간 국내 약국에서 약국 약사들과 소비자 대상 판매를 한 경험과 주성분인 아르기닌(Arginine)에 대한 문헌고찰로 이루어진 내용으로 아시아 약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제약회사에 있는 국제적 학술대회에서 발표 준비를 하며 글로벌 역량도 계발하고 회사가 글로벌로 도약하는 만큼 이 발표를 통해 회사의 인지도 제고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 여러모로 보람이 있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2018-10-26 10:22:21데일리팜 -
[기고] 장내세균, 뇌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에 영향과거 학계에서는 장과 뇌가 따로 존재하는 별개의 조직이라고 여겨졌다. 그러던 것이 2000년대 들어 장과 뇌가 서로 연결돼 있으며, 두 조직이 긴밀하게 영향을 주고받음을 보여주는 실험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2004년 일본 규슈대 연구진은 인위적으로 장 내 세균을 없앤 쥐를 자극해 스트레스를 유발했는데, 그 결과 실험 쥐가 정상 쥐보다 2배나 많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는 것을 확인했다.대표적인 신경전달 물질이자 '행복 호르몬'으로 널리 알려진 세로토닌은 뇌의 시상하부 중추에 존재하며, 90% 가량은 장 내에서 만들어진다. 2015년 미국 칼텍 연구진은 '무균' 쥐에서 세로토닌 생성이 뚜렷하게 감소했으며, 무균 쥐 장에 특정 미생물을 주입하자 세로토닌 분비가 늘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장 내 미생물이 세로토닌의 분비뿐만 아니라 뇌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다.이러한 결과들을 바탕으로 세로토닌은 장과 뇌가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물질로 주목 받고 있다. 이같은 소통을 전문용어로 '장-뇌 연결축'(gut-brain axis)이라고 부르는데, 바로 장과 뇌 사이에 신호전달을 주고받는 '정보 통로'가 존재함을 의미한다.2017년 스위스 microengineering 연구소 T. Bolmont 교수팀은 실험쥐 두 집단을 대상으로 건강한 쥐의 장 내 세균과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쥐의 장 내 세균을 각각 주입하는 실험을 했다. 교수팀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쥐의 장 내 세균을 주입한 쥐에서 치매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베타아밀로이드가 급증한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는 장 내 세균이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면역력과 뇌질환을 유발하는 단백질의 생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시사한다. 장 내 세균이 난치성 뇌질환인 다발성 경화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되기도 했다. 2018년 5월 미국 하버드 프란시스코 퀸타나 연구팀은 장 내 세균이 특정 아미노산을 분해할 때 나오는 물질이 다발성 경화증을 치료하는 원리를 처음으로 밝혀냈다.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은 뇌가 가진 면역세포인 미세 아교 세포(microglial cells)와 성상세포라는 신경세포를 통해 발생한다. 이 뇌질환은 면역세포가 건강한 신경세포를 공격해 염증을 유발하는 자가 면역계 질환으로, 시신경 손상이나 운동기능 상실로 이어진다.연구팀은 미세 아교 세포가 분비하는 특정 단백질이 성상세포와 결합하면 TGF-α와 VEGF-B의 생성을 조절해 염증이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 특정 단백질이 바로 장 내 세균이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을 분해할 때 나오는 물질이며, 혈관을 통해 뇌로 전달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트립토판은 인간 영양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으로 치즈, 요구르트, 달걀, 우유, 가금류(특히 칠면조) 등에 많이 포함돼 있다. 인위적으로 다발성 경화증에 걸리게 한 쥐와 환자의 뇌세포에 각각 트립토판 분해 산물을 투여하자 전염증성 유전자 발현(TNF, IL-6 등)은 억제되고 항염증성 유전자(IL-10) 발현이 증가해, 결과적으로 염증이 억제됐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이러한 결과들은 신경퇴행성과 염증을 완화시키는 데 있어 장내세균이 중추신경계의 신경세포들을 직접적으로 조절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장-뇌 연결축 개념을 확고히 뒷받침해주는 과학적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과학자들이 장 내 세균 연구를 통해 궁극적으로 멀지 않은 미래에 알츠하이머,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2018-09-13 10:57:29데일리팜 -
[기고] "프로바이오틱스 먹은 초파리, 26일 더 산다"늙지 않으며 아프지 않고 사는 것은 인류의 오랜 염원이었다. 건강과 젊음을 유지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일화를 남겼다. 그 옛날 진시황은 불로초의 존재를 믿으며 동남동녀 수 천명을 각지에 보냈고, 알렉산더 대왕은 청춘의 샘을 찾아 헤매지 않았던가.과학의 발전은 이 풀지 못한 염원을 현실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 줄 것처럼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그러나 과학으로 입증된 무병장수의 방법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과학자들이 말하기를, 수명에 영향을 주는 유전적 요인은 25~30% 정도라고 한다. 나머지 70% 이상은 생활 습관이나 외부적 요인과 관계가 깊다는 것이다.평소 소식(小食)을 하거나 긍정적인 태도로 삶을 대하고 배우자나 이웃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등 여유를 잃지 않는 생활 태도를 유지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수명이 더 길다고 한다.과학과 수명을 논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염색체의 끝 부분을 뜻하는 텔로미어(telomere, 말단소립)이다. 세포의 노화가 진행될수록 텔로미어의 길이는 점점 짧아진다. 짧아지는 텔로미어를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적절한 운동을 통해서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시간을 늦추는 것은 가능하다고 한다(Tucker LA, Prev Med., 2017).최근 제 2의 장기라고 불리는 장내 미생물 또한 인간의 수명 및 장수와 관련이 깊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인간의 장 속에는 성인 기준 약 2kg 정도의 미생물이 공존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중 유익균들은 인간이 분해하지 못하는 섬유질 등의 분해를 돕고 인체에 유익한 짧은 사슬 지방산(SCFAs; short chain fatty acids)을 생산해 건강한 장 환경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장내 미생물과 수명의 연관성은 물고기와 초파리 연구를 통해서 증명된 바 있다.연구팀은 초파리 집단 A와 B 중 한쪽에만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를 섞어 섭취하도록 했다. 프로바이오틱스·프리바이오틱스 혼합물을 섭취하지 않은 A 초파리는 평균 40일 정도 생존했지만 혼합물을 섭취한 B 초파리는 26일을 더 살아 수명이 6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슐린 내성, 염증 및 산화 스트레스 같은 노화와 관련된 만성 질환으로부터 보호되는 것이 관찰됐다.물고기 연구의 경우 평균수명이 6개월 정도인 킬리피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6주차 킬리피쉬의 배설물을 먹이로 만들어 10주차 킬리피쉬에게 섭취하도록 한 결과, 6주차 킬리피쉬의 장내 미생물을 섭취한 킬리피쉬가 섭취하지 않은 개체보다 활동량이 더 많았으며 수명도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뿐만 아니라 실험에서 먹이로 사용된 6주차 물고기의 장내 미생물이 다양성도 크고 유익균의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청년 킬리피쉬의 장내 미생물을 중년 킬리피쉬에게 이식함으로써 장내 미생물이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최근 건강한 사람의 대변 속 장내 미생물을 내시경이나 관장을 통해 환자의 장 속에 투입하는 대변이식술(FMT; Faecal Microbiota Transplatation)이 신의료기술로서 각광받고 있다. 현재는 난치성 대장질환인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CDI; Clostridium difficile infection) 환자에게만 시행할 수 있다.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장염은 항생제가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 상태를 유발하는 설사병인데, 노령 인구가 많아지고 항생제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발병률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앞서 초파리와 킬리피쉬 연구를 바탕으로 무척추동물인 초파리뿐만 아니라 인간과 같은 척추동물인 물고기를 통해서도 장내 미생물의 군집 상태, 장 환경 등이 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장내 미생물과 수명이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확인된 지금,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젊고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이식받음으로써 젊음을 유지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2018-08-20 12:30:59데일리팜 -
[기고] 약사법 수준 넘어선 안전상비약 조정위원회안전상비의약품의 품목 조정 문제로 약사사회가 시끄럽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7년 3월 안전상비의약품 품목조정위원회가 구성되어 지금까지 6차례의 회의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논란과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핵심은 안전성과 편의성의 대립이다.본인은 약사이며 안전상비의약품 제도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이므로 안전성이 우선이냐 편의성이 우선이냐를 논하지는 않겠다. 다만, 안전상비의약품 품목조정을 위하여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 주도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통한 논의에 대하여 절차적 부당성을 지적하고자 한다.약사법 시행규칙 제19조(안전상비의약품의 지정 시 의견청취) 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은 법 제44조의2제1항에 따라 안전상비의약품을 정해 고시하는 경우에는 보건의료 또는 약사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나 공익을 대표하는 사람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고 규정하였으므로 안전상비의약품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의견을 들을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그런데 보건복지부에서는 품목의 조정을 이 심의위원회 결정을 준용하겠다고 공언하였고 심지어 품목 지정에 관하여 표결까지 시행하였다. 이쯤 되면 약사법에서 규정한 의견을 듣는 정도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된다. 더욱이 의견청취의 근거가 되는 약사법 제44조의2 제1항은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자의 등록에 관한 규정이지 안전상비의약품의 지정에 관한 규정이 아니다. 다음 조문을 자세히 보아주기 바란다.제44조의2(안전상비의약품 판매자의 등록) ① 안전상비의약품(일반의약품 중 주로 가벼운 증상에 시급하게 사용하며 환자 스스로 판단하여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서 해당 품목의 성분, 부작용, 함량, 제형, 인지도, 구매의 편의성 등을 고려하여 20개 품목 이내의 범위에서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의약품을 말한다. 이하 같다)을 약국이 아닌 장소에서 판매하려는 자는 시장, 군수, 구청장에게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자로 등록하여야 한다.더 중요한 문제는 안전상비의약품의 지정에 관한 심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소관사항이라는 점이다. 약사법 제 18조(중앙약사심의위원회) 제 1항에 의하면 보건복지부장관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자문에 응하게 하기 위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둔다고 규정하였다. 그리고 약사법에 따라 약사법시행령 제 13조에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기능을 규정한 것을 필두로 제 14조에서 제 22조에 걸쳐 여러 가지 세부 사항들을 규정하고 있다.그리고 식품의약품안전처 예규로 중앙약사심의위원회규정을 제정하여 시행중인데 이 예규 제 11조 3항에는 각 분과위원회별 소분과위원회의 소관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약사제도분과위원회 산하의 의약품분류 소분과위원회 심의사항으로 “일반-전문의약품, 의약외품의 분류,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도록 돼 있다.이와 같은 법적 규정을 볼 때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에 관한 사항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소관이라 볼 수 있다. 현재 구성되어 있는 안전상비의약품 심의위원회는 출발부터 잘못 된 것이다.과거 정부에서는 법과 절차가 무시되었던 일이 많았다고 해도 적폐청산을 통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문재인 정부에서 과거 정부 때 잘못 구성된 안전상비의약품 심의위원회가 존속해야할 명분은 없다. 정부는 안전상비의약품 심의위원회를 즉각 해체하고 안전상비의약품에 관한 심의를 중앙약사심의위원회가 하도록 해야 한다.2018-08-10 06:23:35데일리팜 -
[기고] 반부패 근절과 제약업계의 윤리경영 노력황지만 상무지난 7월 한국제약 바이오 협회의 자율준수 분과위원회의 주요 위원, 관련 정부기관과 컴플라이언스 전문가들은 오스트리아 락센부르크에 위치한 국제 반부패 아카데미(International Anti-Corruption Academy, IACA)에 참가했다.IACA는 반부패 분야의 연구 및 교육을 담당하는 UN 산하의 대표적인 국제기구로 전 세계의 부패 척결을 위한 다자간 공동 이니셔티브로 발족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국제기구와 국내 제약 바이오산업과의 교류의 시작은 국내 모든 산업계에 윤리경영의 확립에 큰 도움을 주고 제약 바이오산업의 국제 협력과 나아가 국민 건강에 보탬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헬스케어 산업에서는 연구와 개발, 제조, 인허가, 영업과 마케팅, 공급, 도매 등 대표적인 6가지 가치사슬(Value Chain)에 각기 다른 부패 유형이 있을 수 있다. 2012년 글로벌 제약회사인 A사는 왜곡된 임상 결과를 포함한 논문을 배포, 불법 광고를 한 혐의로 3조 원의 벌금을 물었다.또한, 논문은 A사의 후원으로 작성된 것인데, 후에 실제 임상 결과가 재분석되자 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 2014년에는 또 다른 글로벌 제약회사인 B사는 도매상을 통해 제약회사의 고객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정부로부터 439여억 원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이와 같이 헬스케어 산업의 부정, 부패는 국내 이슈만은 아니다. 헬스케어 산업이 전문적 영역이라는 특성에 따라 부정, 부패에 대한 인식의 부족함, 취약한 법 체계와 집행, 정부, 의사 및 환자 집단, 산업계의 이해관계 등의 다양한 원인으로 의해 전 세계적으로도 아직까지 부정, 부패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국내 산업의 경우 부정, 부패의 또 한가지 근본적인 원인은 심화된 경쟁이다. 부정, 부패를 방지하게 된다면, 산업 내 규모의 경제 실행을 통한 지속적 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예견된다.그렇다면, 부패 척결을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IACA의 12개 강의를 통해 IACA의 교수들은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무엇보다도 정부, 산업, 의사 단체, 환자 단체 등 모든 이해 관계자들의 책임(accountability)을 기반한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일례로 국내에서 2018년부터 시행된 경제적이익 지출 보고서의 의무 제도는 국내 기업이 보건의료전문가에게 지출한 경제적이익의 기록을 보관하고 관련 기관의 요청 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의무를 갖도록 하고 있다. 2016년 영국에서도 '선샤인 룰(Sunshine rule)'이 제정됐고, 병원과 의사 단체는 제약사로부터 제공받은 경제적이익을 직접 보관,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경제적이익을 제공하는 주체에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보다는 제공받는 주체에도 법적, 사회적 책임을 지운 좋은 사례이다."각 이해관계자 들의 부정, 부패 척결을 위한 리더쉽도 필수이다"최근 많은 국내 제약사들이 국제반부패경영시스템인 ISO37001을 도입하고 있다. 산업계의 부패 척결을 위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자, 국제 표준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과 글로벌 회사들과의 협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주기적 위험 평가의 시행은 부패 해결을 위한 필수 요소이다" 위험 평가(Risk Assessment)는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의 대표적 필수 요소이다. 헬스케어 산업 내 부정,부패는 대표적인 6가지 가치 사슬과 모든 이해관계자가 얽히고설켜 있다. 마케팅 활동을 막게 되면 임상 활동을 통한 부정, 부패가 발생되고, 영업대행업체(CSO)를 활용한 방법이 다시 생겨난다. 관련 기관은 현상을 좇는 정책이 아니라, 종합적인 위험 평가(Holistic approach risk assessment)를 통해 산업의 근본 원인과 중장기 대책을 세우고 반부패 대책 및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산업계 또한, 산업 및 회사 전반에 걸친 정기적 위험 평가를 통해서 해결 전략을 세워야 한다."e컴플라이언스에서 신뢰도 좋지만 더 좋은 것은 모니터링이다" 글로벌사들의 컴플라이언스 오피서들은 IACA 강의에서 모니터링은 부정, 부패 방지의 필수 요소임을 강조했다. 직원 업무에 관한 모니터링은 일탈행위에 대한 처벌이 주요 목적이 아니라 부정, 부패 행위의 방지가 목적임을 강조했다. 빅데이터 분석, 정보 분석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첨단 기술의 활용은 기업과 정부에게 좀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사전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제제와 처벌의 강화가 필요하다"글로벌사인 C사는 2012년에 불법 홍보 활동으로 30억 달러 상당의 합의금과 벌금을 부과 받았다. 그러나 C사가 해당 약품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280억 달러 상당이어서 처벌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사업적 측면에서 부정, 부패 행위에 대한 기회요인을 없앨 정도의 강력한 제제가 필요하다.마지막으로, IACA 연수를 통해 국내 주요 제약 회사들의 지속 성장, 윤리 경영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 IACA와의 교류는 국내 제약산업의 투명성 제고와 해외 진출 그리고 글로벌사들과의 협력에 도움을 줄 것은 자명하다. 이미 부패 방지 체계는 국제 표준화되고 있으며, 여기에 발 맞춰나가고자 하는 국내 회사들은 부정, 부패 방지가 지속 성장 발전의 필수 요소임을 알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2018-08-07 06:22:44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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