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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와 만든 제품…끊임없는 도전 뒤엔"최문범 대표.자체 물류센터, 배송 시스템, 취급 품목 8000여 종. 한해 200여 종 새 제품 런칭. 수치만 보면 여느 일반 유통회사가 떠오르지만, 약사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한 약국체인 이야기다.그간 다른 약국체인들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않던 데이팜이 소리없이 강한 면모를 보이며 성장세를 타고 있다.9년 전 10명의 약사가 의기투합해 만든 데이팜은 그 지역 중심으로 형성되다 최근에는 전국구로 활동 범위가 넓어졌다. 매년 꾸준히 회원 약국이 늘어 현재는 가맹약국이 전국에 120여 개며 지난해 두자릿수 매출 증가 성과를 보였다.데이팜 역사 뒤에는 이 회사 창립 멤버이자 수장인 최문범 대표(52·원광대 약대)가 있다. 최 대표는 그동안 약사이자 경영자로서 체인 운영, 제품 개발에 누구보다 많은 공을 들여왔다.최 대표가 체인을 운영하며 가장 관심을 두는 부분은 회원 약사들이 약국에서 다양한 제품을 취급, 상담, 판매하며 소비자 편의를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한국형 드럭스토어' 체인을 표방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유통사들과 제휴를 맺어 체인 약국에 독점 공급 통로를 마련하는가 하면 자체 개발한 제품도 수백여 종이다.최근에는 최 대표를 중심으로 가입 약사들이 직접 제품 개발부터 제조, 마케팅 방법까지 함께 고민하고 있다."최대한 회원 약사, 회원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 하고있습니다. 최근 몇 개 제품이 그렇게 탄생했는데 무엇보다 참여한 약사들이 좋아하더라고요. 자신이 머리를 맞대 만든 제품이 시중에 나와 직접 판매한다는데 뿌듯할 수 밖에 없는거죠. 앞으로 더 확대할 생각입니다."데이팜 HIP'S 체인이 자체 개발, 판매 중인 제품들.데이팜 체인 회원 약사들이 직접 참여해 개발돼 최근 체인 약국들에서 판매 중인 샴푸 제품. 최 대표와 가입 약사들의 노력으로 데이팜은 현재 자체 개발 제품을 비롯해 300여개 거래 업체를 통한 수주 제품까지 8000여 개 품목을 보유 중이다. '없는 게 없는' 약국이란 공식이 데이팜 체인 약국들에 적용되는 것도 그 이유다.제품력으로 승부하던 업체는 최근 한층 더 업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다. 가입 약사 대상 학술 교육과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이를 위해 오성곤 약사를 자문으로 초빙하고 회원 약국에서 실시간으로 고객들에 서비할 수 있는 인터넷 방송 시스템을 구축 중에 있다. 더불어 최 대표가 몇 년간 숙원사업 중 하나로 계획 중에 있는 사회법인 '약손모아' 발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다른 약국체인과 경쟁을 넘어 다른 유통업체들과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목표입니다. 약사들도, 고객도 약국의 그런 역할과 기능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체인 운영을 통해 알게됐고요.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약사님들의 의견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더 많은 약사님들의 참여를 기다리는 것도 그 이유입니다. 함께 더 좋은 약국 환경을 만들고자 합니다."2017-02-23 06:14:49김지은 -
이 약사의 도발? "이렇게 일만 하다간"'어두운 눈을 하고 하루종일 약국에 처박힌 스스로를 불쌍히 여기는 일은 그만두자. 웃음도 팔고, 울음도 팔고, 감동도 짜증도 팔자. 다 팔아버리고 껄껄 웃자. 그래서 제가 가진 소중한 것들을 모두 꺼내 약을 짓기 시작했습니다.('이렇게 일만하다가는' 여는글 중에서)'약사가 지은 '특별한' 여행 에세이집이 출간됐다. 어두운 표정의 흰 가운을 입은 약사의 모습이 앞 표지를 장식한 이 책의 마지막장에는 우주를 품은 밝은 모습의 약사가 담겨있다.책을 쓴 장성민 약사(43·삼육대)는 현재 의정부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개업 11년 차 약사다.별다른 홍보도 없이 지난해 출간된 장 약사의 책은 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고, 1쇄 완판이라는 인기에 힘입어 최근 독자들과 함께하는 북콘서트도 성황리에 개최됐다.어릴 때부터 책읽기와 습작을 즐겨하던 장 약사. 그는 고등학생 시절 우연히 여행 서적을 읽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막연한 꿈을 키웠다. 그 꿈은 대학에 들어와 현실이 됐고,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해 번 돈으로 각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다.한번 떠나면 한 두달은 그곳에서 생활하며 사람을 만난다. 약사가 된 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요즘도 하루를 꼬박 좁은 약국 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고단해질 때면 과감하게 한 두달 여행을 떠난다.그렇게 대학때부터 최근까지 20여년간 다녀온 나라만 41개국. 그의 여행 속에서 항상 중심이 되는 것은 '사람'이다. 따로 여행 계획을 세우지 않고 첫 목적지만 정하고 떠난다. 그곳에서 만난 여러 나라 여행객들과 새로운 일정을 설계해 가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사람마다 여행 목적은 다를 수 있잖아요. 제 포인트는 '사람'이에요. 계획을 짜고 그것에 맞춰 다녀온 여행은 일종의 프로젝트를 완수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전 타지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 소통하면서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 생각을 들으며 영향을 받는 그 자체가 좋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내 자신을 돌아보고 일상으로 돌아올 에너지를 충전해요."이 책에는 라오스 남부 섬 마을 돈뎃부터 인도 북부 잠무 카슈미르 등 여행객들이 쉽게 가지 않는 나라, 도시에서 그가 만나고, 겪고 느낀 점들이 그만의 문체로 담겨져 있다.그의 시선을 통해 표현된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에 대한 생각과 그의 문체 곳곳에는 장 약사가 평소 즐긴다는 문학적 소양이 그대로 묻어나 읽는 재미를 더한다.약국을 운영하는 약사인 동시에 한집의 가장인 그가 매년 한두달 시간을 내 떠날 수 있다는데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하지만 장 약사는 그것이 곧 삶의 한 부분이며, 이에 자신의 삶을 맞추다보면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가정에서도, 약국에서도 양해를 구했어요. 여행 때문에 약국도 친한 대학 동기와 동업으로 운영하고 있죠. 아내에게는 제가 한달 여행을 하면 똑같이 한달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줘요. 약국에서도 제가 여행을 간 기간만큼 함께 일하는 동료 약사에게 시간을 내주고요. 그만큼 여행하는 시간은 제게 소중한거죠. 진부할지 모르지만 노력하면 안되는 일은 없더라고요."장 약사는 어릴때부터 소설을 좋아했고 대학부터 여행을 하며 간간이 습작하다 보니 어느 새 여행에세이 작가가 돼있었다. 좋아서 즐겨하다 그게 자신의 특기이자 이력이 됐다는 것이다. 책이 입소문 나면서 대학에서 요청이 들어와 강단에도 설 기회가 생겼다.장 약사는 "이 책이 일반 독자들에게는 약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동료, 후배 약사들에게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용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책을 쓴 것도 우연한 기회였어요. 여행도, 문학도 평소 제가 좋아해 계속해 왔던 것인데 이런 결과물이 탄생할 줄 예상 못했죠. 책에 쓴대로 평범하게 살던 제가 어느 순간 바쁜 사람이 돼 있었죠. 이번에 신입 약사들이 탄생했다는데, 후배들도 약국 이외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꾸준히 했으면 해요. 약국이란 공간에서 혼란스럽고 답답함을 느끼는 동료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에게도 이 책이 잠시 휴식이었으면 합니다."2017-02-22 12:14:56김지은 -
"시민들 '건강 공포마케팅'서 벗어나길"임영빈 약사커지는 헬스케어 시장, 범람하는 건강기능식품 마케팅을 우려섞인 시선으로 바라보던 약사. 이 약사는 공부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블로그를 운영했고, 블로그의 핵심적인 내용만 모아 책을 펴냈다.충북 충주에서 싱싱약국을 운영하는 임영빈(34·조선대) 약사가 쓴 '시니컬한 약사의 약이 되는 독설'이 출간됐다. 책은 지난달 인쇄를 마치고 이달 서점에 유통됐다.제목부터 '시니컬한 약사'라고 지칭한 건 그의 직설적인 화법과 잘못된 정보를 바로 잡기 위한 공격적인 논리 때문이다. 그러나 임 약사가 의도한 건 아니다."다른 약사들도 그렇겠지만, 잘못된 정보에 호도돼 약국을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그게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은 게 한 두번이 아닐 거에요. 약사 말은 안 듣고 TV에 나온 건 철썩같이 믿으니까요. 인체와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만성질환에 이르기까지 아는 내용을 총망라했습니다."하루 1500여명이 방문하는 블로그를 눈여겨 본 출판사가 2014년 임 약사에게 책 출간을 의뢰했다. 한번도 전문적으로 글을 써본 적 없어 집필에 애를 먹고 중간에 포기할까도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2년 반 만에 책을 완성했다.그렇게 완성한 책은 '배불리 먹은 한 끼 식사, 몸에서 어떻게 사용될까'와 같은 일상적인 내용부터 스트레스, 호르몬, 면역체계와 같은 인체와 관련한 것, 약과 건강기능식품, 좋은 제품을 고르는 방법, 좋은 병원과 약국 판별법 등 다채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블로그는 질환 메커니즘과 추천 제품 등을 자유롭게 썼는데, 책을 쓰려니 제 의도나 욕심만큼 잘 정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제 생각의 반 정도밖에 담기지 않은 듯 하지만, 우선 일반인을 대상으로 건강에 대한 의미있는 정보들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의미를 둡니다."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한 알로 다 되는 건 없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단다.임 약사는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있어 환자들이 질환을 잘 이해했으면 좋겠다는 목적이 있었다"며 "약국에서 자주 접하는 '한 알로 다 되는거 없어요?', '판콜 말고 판피린 주세요' 같은 환자 질문에 답을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인체시스템이 대략적으로 봐도 이렇게 복잡하니 한 알만 먹고 다 좋아지는 약이나 건식이 없다는 점, 만성질환 관리는 약(건식) 뿐 아니라 식사, 운동, 생활습관 전부 중요하다는 점, 난립하는 저품질 건식(방판, 홈쇼핑, 저가 약국 건기식)에 대한 경종, 국민들이 천연마케팅, 공포마케팅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점 등을 생각했습니다. 국내 건기식 시장 실태와 제품 선택 기준도 담았습니다."그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 약사가 보기엔 평이하다 느낄 수도 있지만, 건기식 부분은 관심 있는 약사들이라면 참고할 만 하다"며 "대중이나 약사사회에 니즈가 있다면 또 다른 책을 출간할 생각도 있다"고 덧붙였다.2017-02-20 12:00:00정혜진 -
"약국현장과 학문의 가교 역할 해야죠"김명철 약사최근 경기도약사회가 연수교육 등에 초청할 강사를 추천받은 결과 김명철 약사(47세·중앙대 약학대)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강사 중 한 명에 선정됐다.인천에서 17년 째 온누리동산약국을 운영하는 개국 약사이면서 인천시약 연수교육을 시작으로 온누리약국체인 강의, 서초에듀팜, 서울시약 목요강좌 등에서 활동하는 전문 강사인 김명철 약사에게 좋은 강의와 공부하는 노하우를 묻자 그는 '이끌어주신 선배 약사와 주변 약국들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다."공부하다 보니, 가르치게 됐다"김명철 약사는 약국과 강의는 물론, 인천시약사회 회무에도 참여하고 있다.대한약사회 약사교육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인천광역시약사회 약학이사, 인천광역시 남구분회 부회장, 온누리약국체인 학술전문위원, 아로파협동조합 학술자문위원 등 학술과 관련해 그가 맡은 직책도 다수. 이렇게 되기까지 최병철 박사의 영향이 컸다."약국을 열고 강의를 많이 들었는데, 최병철 박사님 강의에서 감명을 받았습니다. 사고의 폭을 넓혀주셨다 할까요. 강의 들은 후 혼자 복습하고 정리하다 보니 박사님 추천으로 병태생리학까지 공부하게 됐죠."최 박사 권유로 중앙대 약학대 병태생리학 대학원에 진학하고 여기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이후 임상약학 강사로 활동하게 됐는데, 그렇게 맡은 강의가 좋은 평가를 받으며 지금은 이곳저곳의 러브콜을 받는 인기 강사가 됐다. 3월부터 부천시약사회 8주 강의와 온누리약국체인 강의가 예정돼 있다."약국 현실과 학문을 잇는 다리 되겠다"그가 강의를 준비할 때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약사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것'이다. 많은 약사들이 논문을 찾고 공부할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서다."현장에 계시는 약사님들이 궁금해하는 것에 대한 답은 논문이나, 서적, 저널에 있지만 워낙 바쁘다 보니 일일이 찾을 수 없죠. 특히 환자들과 상담할 때, 해답은 처방전에 나오는 약물과 일반의약품, 건기식 등으로 어느 정도 해결이 된다고 봅니다. 그 원리를 병태생리학으로 설명하는 데 주력합니다."약사 강의는 대부분 약사들이 하루 약국 근무를 마친 후 늦은 시간에 열린다. 피곤함에도 애써 찾아오는 약사들을 생각하면 그는 '강의를 허투루 준비할 수 없다'고 말한다. 더 많이,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자료들은 인터넷을 활용한다. 전문 서적을 기본으로 하되, 최신 정보가 담긴 저널과 논문은 대부분 구글에서 검색해 얻고 있다. 그는 '이 자료들을 잘 가공해 약사들에게 쉽게 전달하는 것이 다리 역할 아닐까 한다'고 설명했다."워낙 훌륭한 강사들이 많이 계시지만, 저는 약국을 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인 듯 해요. 같은 상황에서 일하고 있으니 현장에 있는 약사들에게 더 필요하고 밀접한 정보를 줄 수 있지 않을까요. 같이 동행하는 느낌을 주는 듯 합니다. 빠른 이해를 위해 그림 자료도 많이 활용하고요."마지막으로 워낙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김 약사에게 '시간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 묻자 '여러가지 일로 약국을 자주 비우는데, 주변 약국에서 많이 도와준다. 그 점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꼭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약국은 환자의 아픔과 가족사까지 들어주는 동네에서 사랑방 같은 곳이기도 합니다. 약사는 'HEART'를 가졌으면 해요. H:Humanism, E:Emotion, A:Attitude R:Responsibility T:Trust 인간적이면서, 때론 감성적 태도로 책임을 다하면 환자 신뢰를 얻지 않을까 생각합니다."2017-02-16 06:14:51정혜진 -
"약국 문 닫고 참여하는 학회 될 겁니다"'○○○학회 참석차 자리를 비웁니다'동네 병원에 갔다 닫힌 문 앞에서 심심치 않게 보게 되는 문구다. 학회 참석을 위해 자리를 비우는 의사들, 지속적인 재교육과 업데이트가 요구되는 전문가들에는 어찌보면 당연한 상황일지 모른다.개국 약사들의 사정은 다르다. 학회에 참석해 새로운 정보를 얻고 지식을 업그레이드 하고 싶지만 막상 지역 약사들이 참석할만한 학회는 뚜렷하게 떠오르지 않는다.개국 약사의 대표 학회를 표방하며 5년만에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인 대한약국학회. 그 중심에 신임 강민구 회장(50·우석대 약대 교수)이 있다.4년간 연임 한 유봉규 교수 바통을 이어받은 강 회장은 학회의 비전과 미션을 새로 정립하고 최근 학회 역사상 처음으로 임원 워크숍도 진행했다. 학회를 단순 운영하는 데서 벗어나 제대로 '경영'을 해보잔 생각에서다."제 이력이 조금 특별해요. 약대 졸업 후 복지부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다 무작정 미국으로 갔죠. 그곳에서 MBA를 전공했어요. 당시는 생소한 학문이었죠. 그것을 시작으로 팜디를 해 존슨앤드존슨 본사에서 다년간 비즈니스 관련 업무를 하다 캐나다로 넘어가 약사면허를 취득했어요. 돌고돌아 한국으로 와 후학을 양성하고 있네요. 그러다보니 경영 마인드가 내재돼 있죠. 학회도 그런 면에서 제대로 경영을 해보고 싶은겁니다."그는 항상 경영에서 말하는 '효율'과 '효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약학도, 약사사회도 단순히 아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그것을 적용하고 또 실행해 그에 맞는 결과가 도출되는 효율, 효과의 두박자를 고루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3만여명 개국 약사가 매일 약국에서 환자를 만나 조제하고 상담, 복약지도를 하는 모든 상황이 '임상' 그 자체인데 이것에 대한 효율, 효과적인 관리가 안되는 게 안타깝다는 것이다. "약국에서 약사들이 하는 모든 활동이 생생한 임상이잖아요. 이 현장이 얼마나 근거중심으로 케이스가 나오는지, 약사가 효율, 효과적으로 일하는지, 또는 사회가 부여한 역할을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는지, 약사의 역할과 기능이 얼마나 잘 세팅돼 있는지 등에 대한 데이터를 추출하고 분석할 수 있는 곳도 바로 약국이죠. 하지만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현재로선 부족하다는 거에요."약사사회에 대한 도전과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선 무엇보다 약국이란 임상 현장의 객관화, 데이터화가 절실하다는 게 강 교수의 설명. 명확한 데이터를 통한 근거 중심으로 사회에 약사의 가치를 알리고 설득시켜나가야 한다는 것이다."약사회는 직능단체이다보니 연구나 분석을 통한 목소리를 내도 이익때문이란 인식이 들 수 있어요. 하지만 학회는 다르죠. 학회 성격을 살려 객관적인 데이터를 추출하고 교수와 약사 등을 넘어 각계각층의 토론을 통해 체계적인 함의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거에요. 이를 통해 약사의 가치를 올리고 나아가 환자에 도움이 되고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방안을 만들어 가는 노력을 하겠다는 겁니다."협회에는 현재 120여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10여명의 약대 교수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개국 약사들이다. 강 회장은 임기 중 전체 개국 약사의 1%에 해당하는 300여명 약사가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이를 위해 약사들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학술, 편집, 교육위원회를 강화했다. 이 위원회를 통해 지역 약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자 한 것이다."약사들도 의사처럼 정기적으로 학회에 참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단순히 학회 회원이 된다는 개념이 아닙니다. 약국을 벗어나 다양한 전문가들과 학문 교류를 하며 학술지 투고, 학술대회 등에 참여해 자신의 지식과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 중심에 우리 대한약국학회가 있을 것입니다."2017-02-14 06:14:51김지은 -
"2일만에 접수 마감…약사 교육열 대단"대한약사회가 의욕적으로 마련한 봄 학술세미나가 수강접수 단 이틀만에 마감돼 약사들의 교육열기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좋은 강의만 있으면 이를 수강할 약사들은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듣고 싶은 강의에 그만큼 목말라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봄 학술세미나를 기획, 주관한 대한약사회 양덕숙 부회장은 수지 코헨의 특강을 지켜보며 좋은 강의를 약사들에게 소개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약학정보원장과 학술담당 부회장을 맡고 있는 양 부회장에게 봄 학술세미나 개최배경과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대한약사회 봄 학술세미나 어떻게 진행되나.대한약사회가 개최하는 봄 학술세미나 주제는 'SNL: 5주 완성 건강상담 실전 노하우 (OTC&건기식편)'다. 회원들의 건강상담 능력 강화와 약국경영 활성화를 목적으로 마련됐다. 혈액순환, 콜레스테롤, 당뇨, 면역, 피부질환, 알레르기, 스트레스 등 다빈도 질환에 대한 건강상담을 주제로 한 강의가 제공된다. 강의는 오는 26일부터 3월 26일까지 매주 일요일마다 열리며 총 5주 과정이다.- 대한약사회가 학술세미나를 마련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봄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게 된 계기는.지난해 수지코헨 약사 초청 심포지엄이 약사 회원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약사 회원들의 높은 학구열을 보며 회원들에게 정말 필요한 강의가 무엇인가 고민했다. 최근 일반인들의 건강이나 의약 관련 지식과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약국 약사의 상담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약사는 약학적인 지식에 입각해 명확한 근거 중심의 OTC와 건기식 상담을 제공해야 하고 소비자들의 약국 친화도를 높여야 한다. 그래서 OTC와 건기식에 대한 효과적인 상담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세미나를 마련했다.- 벌써 사전신청 마감이라고 들었다.지난 2일부터 사전접수를 시작했는데 약 이틀 만에 300명 이상 신청을 했다. 세미나에는 OTC와 건기식 분야에서 실력 있는 12명의 연자를 초청해 양질의 강연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노력했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학술 세미나에 공연과 전시 부스 등을 포함해 다채롭게 구성했다. 그리고 SNL-Sunday afterNoon Live, OTC와 건기식을 5주 만에 완성하는 사이다 같은 강의 등 광고 카피라이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부분이 회원들께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않았나 생각된다. - 봄 학술 세미나, 어떤 특징이 있나.학술세미나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똑똑한 환자를 내 고객으로 만드는 근거 중심(evidence base) 강의'다. 엄선된 전문강사가 생생한 건강상담 노하우를 전달하기 때문에 우리 회원 약국의 건강상담 능력을 확실하게 향상할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자부한다. 특히 강연 사전 신청 온라인 페이지에서 회원들이 평소에 궁금했던 내용을 질문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질문을 취합해 5회차 강의 Case Study 시간에 강사들과 수강생 간에 토론이 진행된다. 임상적으로 곤란한 case에 대한 경험 있는 강사의 해법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일방향 강의가 아닌 회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양방향 강의라는 것도 이번 세미나의 특징입니다.- 다음 학술 세미나는 계획은.대한약사회와 지역약사회와 공조를 통해 지방 순회 강연을 개최할 예정이다. 다음 강연은 이번에 새로 개관한 부산시약사회 강의장에서 할 예정이다. 서울 강사진과 지역 강사진이 함께 참여하는 강의 프로그램을 구성해 지방 회원들의 학술적 욕구를 해소하고 최신 지견 등을 공유할 예정이다.- 대한약사회 회무를 시작하기 전부터 유명 강사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약사 교육에 대한 소신이 있다면.바쁜 약국 업무로 OTC와 건기식 공부에 투자할 시간이 부족하고 재고부담 등으로 약국의 OTC 취급이 다소 위축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OTC와 건기식 수요 확대를 위해서는 약사의 상담능력 강화와 지속적인 판매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약사회원들이 OTC와 건기식에 대해 자신감을 얻고 약국 OTC와 건기식 판매가 활성화되고 경영 환경이 개선됐으면 한다.현재 약학정보원 원장을 맡고 있다. 이러한 좋은 교육 콘텐츠를 모든 회원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온라인 동영상 강좌로 제작해 데이터베이스화 해 사이버 연수교육 등의 형태로 제공할 생각이다. 온라인 강좌이지만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 리얼타임(real-time) 강좌로 특별한 교육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채널과 시스템을 활용해 준비 중이다. 약사는 전문가로서 꾸준한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제고해야 한다. 향후에도 양질의 학술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우리 회원들의 학술적 실무적 역량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2017-02-13 06:14:49강신국 -
"메디폼, 1등보다 리더가 되겠습니다"넘버원 브랜드로써 토탈 상처관리 시스템 제공습윤드레싱제 메디폼"매출 순위에 대한 집착을 좀 내려 놓기로 했어요. 올해는 제품의 적절한 활용과 질환 홍보에 주력할 생각입니다."1등은 고달프다. 추격을 견제하고 새로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찾아내야 한다. 각종 시셈과 루머에도 단연 첫번째 타깃이 된다. 문제가 발생하면 욕도 대표로 먹는 경우가 많다.습윤드레싱제 시장에서 '메디폼'은 1위 브랜드이다. 국내 업체 제네웰이 2002년 개발한 이 제품은 일동제약이 맡아 출시한 이후, 2014년 판권을 넘겨 받은 먼디파마가 현재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판권 이동 당시 일동의 막강 영업력이 배제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지만 지난해 3분기 먼디파마는 시장점유율을 되레 34.6%까지 끌어 올렸다.데일리팜이 만난 메디폼 브랜드의 OTC(의약외품, 의료기기) 부문 PM(Product Manager) 정우경 먼디파마 차장과의 인터뷰 역시 쉴 새 없이 달려 온 기색이 그대로 묻어났다.정우경 차장-2014년에 품목을 가져오면서 부담도 컸을 듯 하다.말 그대로 쉬지 않고 달린 느낌이다. 워낙 습윤드레싱제 대표 브랜드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사실 '1위'라는 타이틀에 집착했었던 집착했던 부분도 있었던 듯 하다.하지만 이제는 경쟁에만 연연하지 않고 리딩 품목으로써 질환 자체에 대한 인지도 향상과 상황에 적합한 제형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상처'에 대한 토탈케어 시스템을 제공한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일동제약에 비하면 먼디파마의 영업조직은 규모 면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인원 수가 작은 것은 맞지만 소수의 영업사원(MR, Medical representative)들이 일당백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하루에 많게는 10~15개 약국을 방문하고 디테일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국의 주요 약국들 중 어느 한곳에 대해서도 소홀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3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만들어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생각한다.-제품라인이 많다.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우선 폼, 하이드로콜로이드, 리퀴드 등 3가지 제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메디폼, 메디폼A, 메디폼실버(화상용), 메디폼밴드 등은 폼 타입으로 보호층, 흡수층, 접촉층의 3중구조로 이뤄져 외부병원균과 이물질을 차단하는 것이 특징이다.메디폼H, 메디폼H밴드, 메디폼H밴드주니어 등은 얇은 하이드로콜로이드 제품으로 노출 부위 상처에 주로 쓰이며 방수가 필요하거나 밴드사용이 어려운 굴곡 부위에 사용할 수 있는 메디폼리퀴드가 액상형 품목이다.이들 제품 중 메디폼A와 메디폼밴드는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있으며 나머지 제품들은 의료기기로 허가돼 있다.-먼디파마의 '메디폼'이 된 이후 제품라인이 다양해졌다는 느낌이 든다.2014년 총 11개 품목으로 마케팅을 시작했는데, 현재 소매(Retail)용 제품까지 합치면 30종의 품목을 갖추고 있다.지난해 6월 출시한 '메디폼H 뷰티'의 경우 여성 소비자들이 피부 트러블로 인한 얼굴 등 노출부위 상처 관리에 고민이 많은 것에서 착안, 출시하게 됐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기존 메디폼H와 같이 상처 부위에 습윤 환경을 조성, 상처관리를 도우면서 노출 부위의 상처에 좀 더 알맞도록 디자인과 기능을 더한 것이 특징인데, 출시 6개월째인 11월 기준으로 336% 성장했다.-향후 새로운 제품을 더 선보일 계획인가?메디폼의 자체 경쟁력 향상을 위해 기존 제품의 단점을 보완한 신제품을 1년에 최소 1품목은 론칭하고자 했다. 제네웰 역시 이부분에 공감하고 개발에 적극 동참했고 이같은 노력은 올해도 계속될 것이다.정확히 결정된 사항은 아니지만 신규 하이드로콜로이드, 폼 타입 제품을 계획하고 있다. 먼디파마가 메디폼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전략적인 부분으로 넘어가 보자. 최근에는 OTC 마케팅에 있어 대 약사 학술 커뮤니케이션이 강조되고 있는 추세다. 이와 관련한 메디폼의 활동이 있었나?현재까지 경기도약사회, 강남구약사회 등 지역약사회를 통한 올바른 상처 관리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으며 별도 컨퍼런스 및 유관 학회 참여 등을 통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약국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약사들이 제품의 장점 등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가이드북 역시 제작·제공하고 있다.-메디폼은 소비자에 대한 접근성도 중요한 품목이다.물론이다. 약국 내에도 소비자들이 다양한 습윤드레싱재 중에서 상처와 상황에 적합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전용 POP 오픈 매대를 운영하고 있다.지난해 3월에는 쿵푸팬더3 개봉을 기념해 주인공 '포'와 함께 애니멀 파크와 주요 영화관, 장난감 매장 등을 찾아 쿵푸팬더 캐릭터가 그려진 메디폼H 주니어 제품을 선물하기도 했다.또한 10월부터는 아직 습윤드레싱제 사용에 대한 인지가 취약한 '남성'들을 위해 영국 프리미어리그 구단인 맨체스터시티 구단과 공식 헬스케어 제품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맨체스터시티 선수의 이미지를 활용해 대중버스와 약국 POP를 활용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끝으로, 메디폼의 가장 큰 자부심은 무엇이라고 생가하는가?앞서 말한대로 꾸준한 신제품 출시와 국산 제품인 메디폼의 세계화라 말하고 싶다.먼디파마의 지역본부(Region)는 유럽과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를 관리하고 있는데, 현재 2~3 국가 정도 론칭됐다.메디폼은 이미 병원 관련 제품들은 수출을 시작으며 리젼에서는 베타플라스트라는 이름으로 '베타폼'이 출시돼 있다. 단순히 판권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메디폼 브랜드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안으로는 소비자들한테 직접 선택하는 계기를 마련하되, 약사들의 역할을 배제하지 않기 위해 지속적인 소통을 진행할 것이며 넘버원 브랜드로써 단순히 '습윤드레싱'이 아닌 '드레싱'의 올바른 개념 확립을 위한 프로모션 활동을 전개할 것이다.2017-02-08 06:14:59어윤호 -
"얼어붙은 바이오생태계, 정부가 녹일 차례"전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그리고 그 중심에 '제약바이오'가 있다.우리나라도 이러한 추세를 따라 모든 정부부처가 4차 산업혁명의 전략적 대응방안을 모색 중인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가 세운 프레임은 바로 '#바이오산업 육성'이다. 현재 국내 바이오산업의 규모는 비록 글로벌 시장의 2%에 불과하지만, 묵묵히 내공을 쌓다보면 아스트라제네카나 길리어드 같은 스타기업이 나오고 10%, 20% 이상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 덕분에 가능한 비전이었다.이상호 PD물론 그를 위해서는 반드시 수반돼야 할 조건이 있다. 바로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의지다.산업부 산하기관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소속 #이상호 바이오·의약PD는 "몇몇의 스타인력에 의해 제약산업을 육성할 수 있었던 시대는 지났다"며, "바이오 생태계를 산업적으로 활성화 시키기 위해선 정부의 과감한 R&D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 여파로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이는 일도 오롯이 정부의 손에 달려있다고 봤다.잠자고 있던 우수 IP(지적재산권)를 시장으로 끌어내고 임상 검증단계를 거쳐 상업화 하는 전 과정에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가 그리는 바이오벤처의 미래를 함께 들여다 봤다."바이오PD 반년 '이노베이션'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다"지난해 7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 합류해 7개월차를 맞는다는 이상호 PD는 성균관대 약대를 졸업한 뒤 유한양행, 대웅제약을 거쳐 브릿지바이오 창립멤버로까지 참여했던 제약통이다. 속된 말로 '이 바닥(?)에서 놀 만큼 놀아봤다'는 얘기다. 바이오벤처라는 새로운 길에 들어선지 4개월 여 만에 돌연 바이오PD로 방향을 튼 이유 역시 단순하다고 했다. 국가의 산업기술 R&D를 기획, 평가하고 연구자들이 보다 쉽게 창의적인 도전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에 적임자라는 막연한 기대심리가 있었다고. 그런 그이지만 바이오PD로서 보낸 반년 동안 "전혀 다른 세계를 경험했다"고 했다. 특정 기업에 소속돼 있을 때는 내부자 자격으로 다소 편협한 시각에 갖혀 있었다면, 이제 야생환경에 놓인 연구자들의 민낯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글자로만 알던 이노베이션(innovation)을 리얼로 만난 기분"이라는 게 이 PD의 생생한 표현이다. 깊이감이나 기술적 완성도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고, 이를 산업적으로 키워낼 수 있는 눈을 가진 분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것이 현재 정부가 담당해야 할 역할이라고 진단했다."실패는 밑거름…리스크 줄이는 전주기 프로그램 만들겠다"그가 체감하게 된 새로운 깨달음은 바이오벤처에 수반될 수 밖에 없는 리스크를 연구자 개인이 떠안지 않고, 정부와 공동 분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필요성이었다. 기술력과 사업력을 고루 갖췄다고 평가되는 아이템이 있다면 연구자들의 창업 부담을 덜어주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바이오 연구개발 스타트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 개발 기간이 길고 높은 비용이 소요되는 제약바이오 분야의 특성상 여전히 빛을 보지 못한 채 잠들어있는 혁신적 아이템들이 너무도 많은 현실을 6개월간 직접 체감했한 탓이다.이 PD는 "본래 바이오산업은 숱한 실패를 거치면서 시장의 니즈와 보완점을 깨닫고 동기부여가 되는 법인데, 1세대 바이오벤처는 한번 실패하면 재기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지는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며,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정부가 일일이 지시하는 형태가 아니라 바이오산업의 뿌리가 정착할 수 있도록 산업부 차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현재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프로그램은 바이오신약 스타트업의 초기 R&D 비용을 지원하는 '유망 바이오 IP 사업'. 그동안 신약개발 지원프로그램이 중간관리나 후기 단계에 치중된 탓에 소위 데스밸리(death valley)라 불리는 시리즈A 펀딩을 받기까지의 초기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많았던 점을 간파해 고안한 프로그램이다. 저변에는 한미 사태 이후 냉각기로 접어든 벤처캐피탈(VC) 분야에 온기를 불어넣으려는 의도도 일부 깔려있다. 2월 중 공고 예정인 유망바이오 IP 사업'과 기존 '유망바이오 IP 사업화 촉진 프로그램'이 시너지를 내고, 바이오기업 육성펀드와 연계되면 그야말로 창업부터 시리즈A, B 펀딩, 상용화로 이어지는 전 주기 R&D 지원시스템이 완성되는 셈이다.이 PD는 "정말 열심히 했는데 불가피하게 실패하는 경우도 있지 않나. 성실실패라는 규정으로 페널티를 면제해주는 등 바이오벤처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며, "실패를 통해 배워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상상할 수 없는 마일스톤을 거머쥐는 날이 올 것이다. 바이오가 가진 냉탕과 온탕을 직시하게 된 지금부터 진정한 경주가 시작됐다고 봐도 좋다"고 말했다.2017-02-07 06:14:54안경진 -
"국내 의과학 기초 신약개발 인식 부족""약효-임상자료, 연계해 논리적 설명해야""국내 제약산업은 신약 물질 약효에만 집중한다. 아직 임상시험 디자인·통계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해서다. 하지만 그 물질이 왜, 어떻게 질병을 치료하는지 임상데이터로 설명하지 못하면 해외시장 문턱을 넘는 건 불가능하다."27개. 지금까지 시판허가 된 국산신약 갯수다. 이들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된 신약은 2개(LG생명과학 팩티브·동아ST 시벡스트로) 뿐이다. 국내 제약산업이 보유한 신약 성적표인 셈이다.글로벌 신약을 향한 국가적·산업적 염원은 수년 째 지속 중이지만 아직까지 국내 제약산업은 제네릭 기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몇몇 선도 제약사들만이 신약 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이런 신약 기근 현상을 최대한 빨리 탈피하기 위해 국내 제약사들이 집중해야 할 분야는 어디일까.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글로벌지원팀 소속 해외제약전문가 임현자(58) 박사는 임상시험 설계·통계에 무게를 둬야 세계가 주목하는 신약개발에 한 걸음 가까워진다고 말한다.아무리 좋은 치료물질을 발굴해도 그 물질과 임상시험 데이터가 연계된 튼튼한 논리구조가 담긴 허가신청서를 작성할 수 없으면 높은 해외장벽을 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특히 국내 제약사들은 의약품이 질병을 치료하는 결과에만 집중하는 탓에 해당 의약품이 어떻게 치료에 작용하는지 과정을 설명하고 설계하는 데 취약한 구조라고 지적한다.의약품을 통한 이익창출 등 가시적 성과에 집중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걸리는 의약품 임상 디자인 대비 약효 입증에만 관심이 쏠려있다는 시각이다.30일 데일리팜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진흥원 해외제약산업 컨설턴트가 된 임 박사를 만나 국내 제약산업과 신약 임상시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임 박사는 캐나다 사스캐츄완 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는 임상시험 설계와 수행, 분석, 보고에 이르는 임상시험·통계 전문가다.진흥원 해외제약산업 컨설턴트는 주로 독일, 중국, 아랍 등 해외 국적 제약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임 박사는 작년 12월 사스캐츄완 의대 교수직 안식년을 맞아 한국인으로는 이례적으로 해외컨설턴트로 임용됐다.그에게 왜 컨설턴트직을 지원는 지 묻자 "의약품 마케팅 보다 초기 단계인 기초과학, 임상시험 R&D 중요성에 대한 니즈가 서로 맞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동안엔 주로 개발이 끝나거나 완성 단계 치료제를 해외 시장에 기술 마케팅하는 컨설팅이 다수 이뤄졌다면, 이제는 그 보다 앞선 신약 임상연구에 대한 국내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 기회가 생겼다는 것.임 박사는 "아직 국내 제약사들은 의과학에 기초한 신약 개발 마인드가 부족한 것 같다. 특히 초기 임상시험 설계에 대한 중요성을 덜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해외의 경우 빅파마는 물론 벤처 제약사들도 임상시험 중요성을 이해하고 미흡한 부분은 FDA 등 규제기관이나 임상 전문 외주업체와 논의해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그는 "국내 제약산업은 대체로 전임상 동물실험에서 사람 대상 임상시험으로 넘어가는 단계의 임상설계 수준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를 중심으로 국내사들의 컨설팅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다음은 임 박사와 일문일답.-국내 제약산업의 임상시험·통계 수준은 어느정도인가=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생각한다. 특히 임상통계의 경우 중요성을 파악한 기업이 드문 것 같다. 또 국내는 의약품 임상시험을 임상통계나 치료제 물질 데이터 분석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어떻게든 신약 물질을 임상시험 데이터와 연결지어 치료효과를 입증할 수 있을지만 집중하기 때문이다.사실 임상시험은 통계나 분석보다 초기 임상디자인이 더 중요하다. 임상시험을 어떻게 디자인하고, 그 연구의 타당성과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높일지를 고민하는 부분이 국내 제약산업의 취약점이다.임상시험 종료 후 데이터를 통계·분석하는 일 보다 중요한 것이 임상설계다. 설계가 잘 된 연구는 다양한 방법으로 통계·분석이 가능하다. 설계가 잘못되면 아무리 뛰어난 통계전문가라도 논리적인 결과서를 만들기 어렵다.-임상시험과 통계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당장 임상팀을 꾸리기 어려운 게 국내사들의 현실이다=맞다. 이제 막 신약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는 국내 산업에게 임상전담팀을 당장 꾸리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다만 적극적인 상담을 통한 임상설계는 가능하다.예를들어 진흥원만 하더라도 기업이 도움요청만 한다면 임상시험 관련 고품질 자료와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의 임상시험 설계를 원한다면 외주 임상전문업체들도 많다.그런데도 아직까지 다수 국내사들은 임상시험 설계에 소극적이거나 외부 자문없이 자체적으로만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추후 재임상이나 불필요한 추가비용이 생길 수 밖에 없다.-임상전문가로서 FDA 등 해외 분위기를 들려준다면=나는 캐나다에 거주중이지만, 현지 제약사들의 자문요청 등으로 FDA에 출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해외의 경우 빅 파마는 이미 임상통계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어 다수 전문가들을 보유중이다. 단순히 의학·약학 라이센스 취득자 뿐만 아니라 통계전문가, 규제 관련 법학자까지 완비한 빅 파마가 많다.벤처 역시 임상에 공을 들이는 것은 기본이자 당연한 문화로 자리잡았다. 자신들의 역량이 부족하다면 FDA 등 규제기관이나 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허가신청을 위한 사전 임상상담 서비스를 활용해 자신들이 개발중이 의약품 임상을 어떻게 설계해야할지 외부 자문을 구하는 게 일반화됐다.-국내 의약품 임상이 나아가야할 방향은=깊이있는 임상시험 설계·통계에 대한 자각이 더 필요하다. 기업은 별도 임상팀을 두지 않더라도 적극적으로 전문가 리뷰를 받은 뒤 임상시험에 착수해야 한다.임상팀을 갖춘 제약사라면 임상전문가를 늘려야 할 때다. 치료물질과 약효·안전성 임상 데이터를 논리적으로 연계시켜 타당성을 입증해야 한다.이런 방식에 익숙해져야 글로벌 허가나 해외 기술수출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무조건 약효에만 집중하면 나중에 근거가 미약해 공들인 임상시험을 아무데도 쓸 수 없게 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내가 진흥원에 온 이유도 지금껏 축적한 임상시험 분야 지식과 경험을 국내사들에게 자세히 알려주기 위해서다. 임상분야 중요성을 깨닫고, 잘 설계된 임상시험이 많이 시행되는 생태계 구축에 힘 쓰겠다.2017-01-31 06:14:59이정환 -
"특허분쟁, 이젠 바이오가 대세된다"안소영 변리사"이제는 #특허분쟁이 합성의약품에서 바이오약물로 넘어가는 게 아닌가,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안소영국제특허법률사무소는 국내에서는 드물게 의약품 특허만 전담 관리하는 특허법률사무소로, 제약업계에서는 정평이 나 있다. 주로 국내 합성의약품 제조회사 대리를 많이 맡았던 이 사무소는 최근 바이오의약품 업체를 도와주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특히 변리사 9명 중 4명이 바이오의약품을 전담마크하고 있을 정도로 바이오 영역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처럼 바이오 분야에 신경쓰는 이유에 대해 안소영(57) 대표에게 물어보니 이같은 답변이 돌아왔다.안 대표는 "바이오의약품은 합성의약품보다 다툼이 많을 수 밖에 없어요. 합성의약품은 화합물의 물질특허를 바탕으로 분쟁이 일어난다면, 바이오의약품은 기술적으로 복잡한데다 물질 자체보다 단계별 기술이 중요하기 때문에 관련 특허뿐만 아니라 다툼도 많습니다"고 말했다.실제로 바이오 분야 특허분쟁은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작년 노벨상 0순위로 언급되던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유전자의 특정 부위를 절단해 유전체 교정을 가능하게 한 기술) 기술도 미국에서 UC버클리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연구진이 특허권을 놓고 소송을 진행중이다. 여기에는 국내 바이오벤처 '툴젠'도 관여돼 있다.굳이 미국으로 눈을 돌리지 않아도 국내에서도 바이오의약품 특허분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선발 바이오시밀러 업체들과 원개발사들간의 특허소송이 대표적 예다.셀트리온은 최근 항암제 '리툭산' 특허도전에 나서 5건중 4건을 승소, 2개의 특허는 아예 무효 처리됐다. 리툭산 특허도전을 이끈 셀트리온의 대리인이 안소영특허법률사무소였다."국내 변리사업계에서 바이오약물에 특화된 데는 저희가 유일할 거에요. 앞으로 바이오약물 특허분쟁은 국내에서 더 활발하게 진행될 거라고 예상합니다."안 변리사의 전망은 해외에서 점차 늘고 있는 바이오 특허분쟁에 기인하고 있다. 이런 분쟁들이 추후 국내에서도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더구나 한국은 미국과 맺은 FTA로 지난 2015년부터 허가-특허 연계제도가 도입돼 해외기업 입장에서도 특허분쟁은 피할 수 없는 통과의례가 되다시피 했다.안 변리사는 국내 진출을 원하는 해외기업들의 특허 관련 문의가 최근 급증했다면서 특히 의약품 원료 등을 국내에 공급하는 인도나 중국 업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작년에는 인도의 대형 특허법인이 초청해 현지 업체들을 대상으로 강의할 기회가 있었어요. 한국 변리사 초청 강연은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올해는 중국에서도 그런 기회들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해외 오리지널업체들도 국내 로컬 변리사사무소에 문의해 향후 특허분쟁에 대비하는 케이스도 늘고 있다. 안소영 대표 변리사가 바이오 전담 변리사를 잇따라 영입한 것도 해외기업들의 니즈를 반영한 것이다. 최근엔 전문 통역사까지 고용했다.안 변리사와 바이오의약품 특허는 사실 오랜 인연을 갖고 있다. 이화여대약대를 나와 본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안 대표는 94년 특허청 박사특채 1호로 공직의 길에 접어들었다.특허청 근무 당시 생명공학과가 처음 생겼고, 안 대표가 창립멤버로 활동하게 된 것. 당시 근무경험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특허분쟁에 대한 이해를 높였고, 2000년부터 시작된 변리사 활동에 도움이 됐다고.로펌에서 나와 독립한 2006년에도 바이오의약품 관련 특허분쟁 승소 사건이 회사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당시 미국 암젠사와 국내 제약업체 사이에 빈혈치료제 'EPO' 관련 분쟁이 있었는데, 안 변리사는 CJ헬스케어의 대리를 맡아 승리로 이끌었다."아주 역사적인 사건이에요. 국내 제약사들이 고전하고 있었고, CJ헬스케어도 대법원에서 패소해 파기환송된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극적으로 판결이 뒤집어 진 거죠. 아마 2006년 개업하고 특허심판원에서 승소 확정 심결이 났던 걸로 기억해요."그리고 최근 셀트리온 사건까지 안 변리사는 바이오의약품 특허분쟁에 계속 관여해왔다.그의 커리어 중 최고의 사건이라면 2000년대 중반 플라빅스 특허소송을 빼놓을 수 없다. 안 변리사는 삼진제약을 대리해 승리로 이끌었고, 삼진제약은 동일성분을 조기 출시해 시장선점이 가능했다. 그 제품이 연간 600억원대 매출을 자랑하는 플래리스다. 이 사건 이후 삼진제약은 안소영 변리사와 파트너십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지난 2015년 대법원까지 가는 다툼 끝에 제일약품이 원개발사 BMS에 승소한 엔테카비어 제제특허 사건도 안 변리사가 대리인을 맡았다. 이 사건 승소로 제네릭 발매시기를 앞당길 수 있었다.박사학위 취득과정부터 육아와 공부, 일을 병행하면서 하루 4시간 자는 것이 이제 익숙해졌다는 안 변리사는 그럼에도 밤새워가며 준비해서 이긴 사건이 가장 보람이 있다고 전한다.안 변리사는 "17년 변리사 생활 중 올해가 저한테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것 같아요. 바이오의약품 특허업무에 전문성을 키워 우리 사무소가 한국의 대표 바이오 특허법률 회사로 이름을 알리는 터닝포인트 한해가 되길 기원합니다"라며 의지를 되새겼다.2017-01-26 06:14:59이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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