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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브 신약 개발 보령제약, 용각산이 일등공신"

  • 이탁순
  • 2017-06-26 12:14:59
  • 50살 용각산... 과립제, 캔디류 등 다양한 제품으로 확장

|인터뷰| 김지혜 보령제약 용각산 PM

김지혜 보령제약 차장이 용각산 출시 50년과 관련해 지난 22일 데일리팜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종로5가 보령약국만큼 인지도가 높은 약국이 있을까. 라디오 광고 영향으로, 30대 이상 세대들은 직접 가보지 않았어도 종로5가 보령약국 만큼은 귀에 익을 것이다.

약이 저렴하다는 소문에 지방에서도 올라올만큼 유명했던 보령약국은 고혈압신약 '카나브'를 만든 보령제약의 모태이기도 하다. 김승호(85) 회장이 1957년 창업했으니 어느덧 60년 세월을 견뎌냈다.

지난 22일 보령제약을 방문하기 위해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에서 내려 출구로 나오니 손님으로 가득찬 보령약국이 한눈에 들어왔다. 10여명쯤 되는 약사 앞에 손님 두서명이 상담을 받고 있을만큼 보령약국의 명성은 옛날 그대로였다. 지금 보령약국은 김승호 회장의 동생 김경호씨가 운영하고 있다.

보령약국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직선 거리로 보령제약 본사 건물이 보인다. 보령약국이 저렇게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신기한 풍경이다. 종로5가역에서 보령제약까지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찾기는 덕분에 수월했다.

보령약국의 성공은 1963년 보령약품주식회사 설립으로 이어졌다. 보령약품주식회사는 1966년 2월 26일 사명을 보령제약으로 바뀌었다.

60년 보령제약 역사에서 모태가 보령약국이라면, 성장기를 이끈 주역으로 이 제품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올해로 50년이 된 '용각산'이다. 보령약국이 지금도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것처럼, 용각산 역시 활발한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보령약국에서 보령제약으로, 용각산에서 카나브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는 보령제약의 히스토리는 그래서 더 흥미롭다.

26일은 진해거담제 '용각산'이 국내에 출시한지 딱 50년이 되는 날이다. 67년부터 지금까지 50년간 판매돼 왔으니 어찌 부침이 없었겠는가. 특히 올드한 이미지로 각인돼 젊은층 사이에서는 잊혀져가는 브랜드였다.

그러던 용각산이 작년부터 젊은 이미지로 재무장해 새롭게 부활의 찬가를 부르고 있다. 트레이트마크나 다름없는 산제 대신 과립제로 리뉴얼한 '용각산 쿨'이 젊은층 공략에 나선 것.

특히 용각산쿨은 미세먼지 이슈와 맞물리면서 올해 1분기에는 매출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배 이상 성장했다. 작년 용각산·용각산 쿨이 약의 7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니 올해는 블록버스터 기준인 100억원 이상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용각산 부활 프로젝트는 작년부터 프로덕트 매니저(PM)로 일하고 있는 김지혜(40) 차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독과 대웅제약을 거친 김 차장은 작년초 보령제약에 합류하자마자 '용각산'의 마케팅을 맡아 눈코뜰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해는 출시 50주념을 기념해 '용각산'에 대한 신문광고, 약사 대상 판촉 프로모션, 포럼 등 다양한 마케팅을 준비했다.

김 차장은 "용각산 쿨은 작년초부터 TV 광고를 시작했지만, 옛 용각산으로 신문광고를 하는 것은 진짜 오랜만의 일이에요. 올해 50주년을 맞아 그동안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하다는 의미로 용각산과 용각산쿨에 대한 부자관계를 내세워 신문에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작년 TV광고로 올드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자 용각산 쿨을 띄었지만, 용각산의 매출도 덩달아 뛰는 효과를 봤다. 용각산은 그전에도 오랜 고객층이 형성돼 있어 꾸준함을 보였지만, 용각산쿨 TV 광고 이후부터 어른 세대들에게 용각산이 재환기되고 있는 것이다.

"용각산이 올드한 이미지로 젊은층에 다가가지 못했기 때문에 용각산 쿨은 처음부터 20~30대 세대를 겨냥했어요. 일단 먹기편한 과립제와 컬러풀한 패키지 디자인을 도입했고,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브랜드 탈바꿈을 시도했습니다. 패러디 광고와 이소룡을 활용한 미소용(미세먼지 소탕엔 용각산) 메시지 모두 젊은층을 염두한 것이었어요."

용각산쿨이 완전히 다른 형태로, 브랜드 변화를 이끌고 있지만, 용각산은 67년 출시때부터 그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이 소리가 아닙니다'로 대표되는 광고문구처럼 미세분말 제형을 고수하고 있고, 패키지 역시 옛것 그대로다.

다른게 있다면 작년 패키지를 더 고급스런 재질로 바꾼 것 정도. 금속 원통 앞에 있는 한자는 일본 용각산사의 가문 문양을 딴 것이다.

우리나라 용각산이나 일본 용각산도 패키지에 똑같은 문양이 있다. 김승호 회장은 보령약국 경영을 동생에게 넘기고 보령제약을 세우면서 도약을 위한 제품이 필요했다.

그 당시 일본 용각산은 국내 정식 수입되지는 않았지만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한국인들에게도 유명한 제품이었다고 한다.

용각산은 길경가루, 세네카, 행인, 감초로 처방된 생약인데, 특히 주재료인 길경(도라지의 약재명)은 우리나라 즐겨먹는 음식이자 폐와 기관지를 다스리는데 널리 쓰인 한약재이다보니 한국인들과도 기호가 맞았다.

그러나 60년대는 일본과 국교가 열리기 전이라 용각산을 정식 수입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다. 김승호 회장은 일본으로 건너가 어렵게 일본 용각산사와 기술제휴를 맺고 국내 출시할 수 있었다. 당시 성수동에 자리잡은 보령제약 공장에서 첫 생산했던 제품도 용각산이다.

용각산은 출시하자마자 히트를 쳤다. 특히 당시 2차 산업혁명으로 중도농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보령제약은 지금도 일본 용각산사로부터 원료를 수입해 기술제휴 형식으로 일본과 동일한 패키지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참고로 일본 용각산사는 240년째 이어져오고 있는 일본의 의약품 제조업체다. 대대로 의사집안이던 용각산 가문은 대표 품목인 용각산을 통해 세를 불렀고, 현재는 용각산 산제뿐만 아니라 과립제, 캔디류 등 다양한 브랜드로 일본 대표 제약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용각산 캔디류만 우리돈으로 약 1000억원, 100억엔 이상 매출을 올린다고 들었어요. 특히 미세먼지 영향 때문인지 중국인 관광객들이 가족 선물로 많이 구매한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일본 드럭스토어 가보면 다양한 용각산 제품이 진열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제형뿐만 아니라 젊은층 기호에 맞게 맛도 다양하다. 용각산사는 용각산을 목과 관련된 질환 전문 브랜드로 확장시켜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그래서 보령제약도 용각산 브랜드 확장에 주목하고 있다. 용각산, 용각산쿨 뿐만 아니라 캔디류, 가글, 기능성마스크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브랜드를 확장시킬 계획이다.

"일본에서 캔디류가 성공한 것을 보면 우리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또 최근엔 미세먼지가 워낙 이슈여서, 이를 예방하고 완화할 수 있는 호흡기 관련 제품으로 토탈 라인업을 꾸릴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어요."

김 차장은 앞으로 용각산을 100억을 넘어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토탈 라인업 제품으로 확장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용각산은 1967년 6월 26일 발매한 이후 지금껏 7800만갑 넘게 판매돼왔다. 50년간 판매된 용각산을 일렬로 늘어뜨리면 그 길이가 한반도 남북을 두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라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중요한 건 초창기 보령제약에게 용각산이 없었다면 고혈압신약을 개발해 세계에 판매하는 지금의 보령제약도 없었다는 것이다. 2차 산업혁명 당시 출시돼 인기를 모은'용각산'이 4차 산업혁명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대에 또한번의 전성기를 맞이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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