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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진료 법안, 약배달 플랫폼 활성화 안 되게 할 것"[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의사, 약사분들에게 부탁드립니다. 비대면진료 법안을 꼭 세부적으로 살펴 봐주세요. 플랫폼 업체 난립 등 의·약사가 우려하는 안전장치를 담을 수 있는 만큼 담았습니다. 병원·약국에 가고 싶어도 몸이 불편한 국민을 위한 법안이에요. 전문가분들이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닌, 법안의 본질을 파악하고 제대로 된 입법에 많은 힘을 실어주길 부탁드립니다."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비대면진료 법안 통과로 전 국민이 대면진료가 아닌 비대면진료를 받게 되고, 약 배달 서비스 등 플랫폼 기업이 무규제 수준으로 활성화 되지는 않을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자신이 대표발의한 비대면진료 의료법 개정안에서 '비율 제한' '의료인 책임 명확화' '비대면 진료 지침 마련' 등 세부 조항으로 산업 활성화로 인한 부작용을 막을 안전장치를 충분히 마련해 뒀다는 설명이다.최혜영 의원은 의료계와 약사회를 향해 "법안을 차분하고 꼼꼼히 읽고 환자와 국민을 제일 앞에 두고 살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비대면진료란 키워드를 무작정 반대해 법안의 본질을 외면하거나 훼손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이었다.특히 최 의원은 비대면진료 법제화 성공 후 보건의료 정책 근간을 흔드는 플랫폼 기업이 기승을 부릴 경우 플랫폼을 따로 규제할 의료법 또는 약사법 개정안을 추가 발의할 의지도 드러냈다.24일 국회 보건복지위 전문기자단은 의원회관에서 최 의원을 만나 최근 재차 뜨거운 감자가 된 비대면진료 법안 취지와 파급력 등을 물었다.비대면 진료 플랫폼, 약 배달 서비스 등 산업 활성화가 아닌 보건의료정책 차원의 법안. 최 의원이 발의한 비대면 진료 의료법 개정안의 첫 번째 원칙이다.3년째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면서 한시적 허용 된 비대면 진료는 닥터나우 등 다양한 비대면 진료·처방·조제·투약 플랫폼을 양산하는 결과를 낳았다.최 의원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 기업들이 내 법안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산업 활성화가 아닌 보건의료정책 부족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법안을 발의했기에 (플랫폼 활성화와)출발 지점부터 다르다"고 분명히 했다.최 의원은 일각에서 우려하는 플랫폼 기업의 부정적 확산이나 보건의료 정책 훼손 등 문제점을 막기 위해 "법안 작성 과정에서 보건복지부, 민주당 보건의료 전문위원, 국회 법제실과 치밀하게 논의했다"고 피력했다.단편적으로 추진하거나 짧은 기간 내 만들어진 법안이 아닌 충분한 논의와 숙성 과정을 거친 법안이란 취지였다. 물론 향후 국회 심사 과정에서 생각지 못한 부분이나 더 보완해야 할 점을 정비해 나가겠다고 했다.최 의원은 비대면진료 법안이 섬·벽지에 거주하거나 교정시설 수용자, 군인 또는 거동이 현저히 불편한 장기간 동일상병·동일처방 환자, 고혈압·당뇨병 등 복지부령으로 정한 만성질환자, 수술·중증희귀난치환자에 국한해 적용될 것이란 점을 여러 번 강조했다.비대면진료가 법제화된다고 해서 모든 국민이 필요 이상의 비대면진료를 받게 되거나, 대면진료가 지나치게 쪼그라들거나, 비대면진료 규제를 악용한 플랫폼 업체들이 난립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실제 최 의원 법안은 '비율 제한'(안 제34조의2제6항)과 '의사 책임 명확화·의료사고 피해보상'(안 제34조의2제7항·제8항), '복지부장관의 비대면 진료 지침 마련·권고'(안 제34조의2제10항) 등 비대면진료가 낳을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 할 안전 장치들이 곳곳에 배치됐다.특히 '대면진료 원칙 명시'(안 제34조2제1항·제2항) 조항을 따로 마련해 비대면진료가 보건의료정책 차원의 대면 진료 보완재임을 법률로 구체화했다. 최 의원의 비대면진료 철학이 엿보이는 부분이다.최 의원은 최근 자신의 법안을 향한 관심과 기대, 걱정과 우려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플랫폼 업체들의 무분별한 상업화 움직임이 보건의료적·사회적 논란을 낳을 경우 패널티를 줄 수있는 추가 법안을 내겠다고 했다.(자료=최혜영 의원실) 현재 발의한 법안은 의료법 개정안으로, 아직 법제화하지 않은 비대면진료의 기본 개념과 정의, 규제 안전망을 법제화하는 데 무게를 뒀지만 파생된 문제가 계속되면 약사법 개정 등으로 문제해결에 앞장선다는 의지다.최 의원은 "발의한 법안은 의료법 개정안이다. 의사와 환자 간 비대면진료 범위를 규정하는 개정안이기에 불법 플랫폼을 직접 처벌하거나 규제하는 조항은 없다"면서 "법안 논의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조항 추가를)검토하고, 추가 약사법 개정안 필요성도 살펴보겠다"고 했다.특히 법안이 의료 영리화를 부추기는 법안이 전혀 아니라고 했다. 최 의원은 "민주당은 의료영리화에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며 "비대면진료가 의료 영리화로 들어서는 길이 될 수 있다는 시민단체, 국민 우려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대형병원 쏠림, 비대면 전용 의료기관 등을 막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최 의원은 비대면진료 법안을 발의했지만, 진료의 제1원칙은 여전히 대면이란 소신도 밝혔다. 환자는 의사를 직접 만나 병증을 설명하고, 진료가 이뤄지고, 처방을 받아 투약하는 현행 의료체계가 무너져선 안 된다고 했다.최 의원은 "대면으로 진료해야 정확한 진단과 처방, 치료가 가능하다. 대면진료 원칙을 법률에 명시한 이유"라며 "비대면진료는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직접 갈 수 없어서 생기는 환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한적·보조적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해 달라"고 부탁했다.최 의원은 "현재 복지부가 의료법과 약사법 규정을 넘는 행위를 하는 플랫폼 업체들에 대해 지도 감독을 하면서 비대면 진료 중개업무가 보건의료 질서를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비대면 진료·조제 중개 플랫폼'을 마련할 계획으로 안다"면서 "의약단체와 복지부가 세부 내용을 논의 중으로, 국회는 법망 안에서 비대면진료가 이뤄지도록 진력할 것"이라고 했다.비례대표로 제21대 국회에 입성한 최 의원은 국민들을 위한 입법 활동과 장애인 비례대표로서 역할을 다 할 뜻을 밝혔다.최 의원은 민주당 대표적 험지로 분류되는 경기도 안성에서 재선을 위한 바쁜 발걸음을 내딛을 채비 중이다. 안성은 국민의힘 4선 김학용 의원이 자리한 지역이다.최 의원은 "후반기 복지위에서 비대면진료 법안 등 국민을 위한 입법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장애인권리보장법안과 탈시설법안 등 장애인 권리 확대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어 "22대 국회에서도 지금처럼 열심히 일하는 국회의원으로 남기 위해 경기도 안성에 자리를 잡고 노력할 계획"이라며 "안성이 경기도지만 도농복합지역으로 보건의료기관이 매우 부족하다. 경기의료원 소속 안성병원이 있지만 산부인과도 없어서 지역 주민들이 출산을 비롯한 진료에 걱정이 매우 크다. 대한민국 어디서나 질 좋은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 도와달라"고 덧붙였다.2022-07-25 06:02:24이정환 -
"15년넘게 책으로 환자 마음까지 치유, 북닥터로 불려"[데일리팜=김지은 기자] 2007년 어느 날 안지원 약사(47·이대 약대)는 약국에서 한 달치 수면제 처방을 꾸준히 받아가는 환자에게 수면제를 복용해야만 하는 이유를 물었다. 자녀와 갈등으로 수면제 없이는 잠을 못 잔다는 환자에게 안 약사는 자신이 읽고 있던 책을 건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약국을 다시 찾은 환자는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렇게 안 약사의 ‘북닥터’ 활동은 시작됐다.서울 서초구에서 세븐약국을 운영 중인 안 약사는 지난 2007년부터 약사로서 약을 통해 환자의 몸을 치유하는 데 이어 ‘북닥터’라는 이름으로 15년이 넘게 마음 치유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그가 직접 지은 북닥터는 책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치유한다는 의미다.유년 시절 책을 좋아했지만 세 아이의 엄마가 되고 육아에 한창이던 10여년은 책과 담을 쌓기도 했다.그러던 중 문득 영혼이 고갈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그때부터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50권의 책을 읽었고, 여유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인상 깊은 책이나 문구를 보면 자신이 만났던 누군가에게 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곧 상담의 시작이 됐다.“책을 읽다 보면 약국에서 만난 환자나 사적으로 만난 지인이나 권해주고 싶은 사람이 떠올랐어요. 그러면 그 문구를 체크해 전달하거나 책 앞에 떠오른 사람을 메모해 놓기도 했죠. 그렇게 책을 권하면 대부분 마음에 변화를 찾더라고요. 그 과정이 뿌듯했고요. 약국에 있다 보면 마음 때문에 몸에 이상이 오거나 아픈 사람들도 많거든요. 그런 분들의 마음이 치유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약국에서 환자들과 대화하는 것을 워낙 좋아하는 그이지만, 그 과정에서 달라지는 환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조금 더 전문적으로 마음을 치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안 약사는 최근 사이버대학교에서 상담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다. 취미 삼아 책을 매개로 시작됐던 일이었지만 그에게 새로운 역할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무엇보다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의 마음도 치유되는 것을 느꼈다는 그다. 한때 약사로서 회의감을 느끼기도 했던 그였지만, 환자의 피드백을 보며 오히려 자신의 직능에 대한 의미를 찾게 되는 계기가 됐다.“어느 날은 한 젊은 환자가 얼굴 빛이 안 좋더라고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자살을 언급하는 거에요. 조제가 밀려있었는데 무조건 기다리라고 했어요. 그리고 장시간 이야기를 하고, 병원에도 같이 가주고, 밥도 같이 먹었어요. 그 친구가 제 덕에 자살 생각을 접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느꼈죠. 단순한 일이 아니구나. 내가 더 전문적으로 공부해야겠구나 하고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도 했죠. 저 역시 약사로서의 의미를 찾지 못할 때 이런 경험들이 큰 힘이 됐고요.”독서 이외에도 안 약사의 취미는 무궁무진하다. 웬만한 취미부자는 저리 가라 할 정도다. 3년 넘게 배우고 있는 드럼부터 보컬, 최근에 시작한 룸바 댄스까지. 단순 취미로만 보기에는 부족할 정도로 한번 시작하면 열정을 불태우는 그이다.안 약사는 취미 삼아 시를 쓰기 시작한 후 시인으로 등단하기도 했다. 현재도 꾸준히 시를 쓰고 피드백을 받고 있다.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약사회 활동에도 적극 참여 중인데, 서초구약사회 문화복지위원장, 대한약사회 문화복지위원회, 동물약품위원회 위원, 마약퇴치운동본부 이사, 의약품안전사용 강사를 맡고 있다.“다양한 취미와 사회 활동을 하면 그 경험이 곧 환자와의 대화, 상담에 자양분이 되더라고요. 약국에서 약사가 약으로만 환자와 이야기하기에는 한계가 있거든요. 여러 경험들을 바탕으로 환자와 대화를 시도하고, 그 과정에서 힐링과 치유를 줄 수 있는 것, 그것이 제가 약국에서 환자를 만나고, 또 제 스스로 힘을 얻는 바탕이 됩니다.”2022-07-20 17:58:04김지은 -
"TAVI시술, 안전하고 회복빨라...급여 적용돼 대중화 기대"[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경피적 대동맥판삽입술, 일명 TAVI(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 시술이 최근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더욱 안전하면서도 회복이 빠른 최신 시술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TAVI 시술이 국내에 도입된 2010년 이후 지금까지 이 시술로 치료를 받은 환자는 5000명 내외로 추정된다. 도입 초기엔 이 시술을 할 수 있는 병원 자체가 많지 않았고, 이후로는 급여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그러나 올해 5월 보건복지부가 수술 불가능군과 고위험군(STS 점수>8%), 80세 이상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 대한 TAVI 시술을 완전 급여로 전환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임상현장에선 이 시술의 대중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국형돈(38)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국내에서 이 시술을 받을 수 있는 환자는 4만명 내외로 추정한다"며 "최근 보험기준이 완화됐고, 이 시술을 시도하려는 병원이 많아지고 있다. 시술을 받는 환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국내 도입 12년 만에 급여 적용…TAVI 시술 받는 환자 늘어날 것"TAVI 시술은 2002년 프랑스에서 처음 고안했다.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 대동맥 판막을 교체하는 개흉수술을 대신해 허벅지 혈관 등 다른 접근 경로를 통해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시술이다. 그간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나 수술 고위험군 환자의 치료 대안으로 활용돼 왔다.기존의 수술적 치료는 개흉에 따른 위험 부담이 컸다. 반면 TAVI 시술은 개흉의 부담 없이 판막을 갈아 끼울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입원 기간과 회복 기간이 짧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혔다.그러면서도 기존 수술과 효과는 비슷하다. 10년 넘는 기간 동안 전 세계에서 환자의 예후를 추적 관찰한 결과, 대부분 연구에서 수술과 동등 혹은 우월하다는 점이 입증됐다. 이러한 점이 인정돼 한국에서도 최근 보험급여 적용이 결정됐다.국형돈 교수는 "국내에는 2010년 처음 시도됐다. 일본보다 도입이 2년 빨랐다"며 "다만 일본은 누적 시술 건수가 최소 2만건 이상인 반면, 한국은 5000건 정도에 그친다"며 "일본의 인구가 더 많은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일본에선 우리에 앞서 건강보험을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국 교수는 "고령이거나 동반 질환이 있어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는 약물 치료도 효과가 크지 않아 TAVI 시술이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현재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의 25~30%가 수술을 하지 못하는 환자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최근 보험기준이 완화되면서 이 시술을 받는 환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대형병원 TAVI 시술 도입 확산세…여러 진료과 유기적 협진 관건"국 교수는 TAVI 시술이 대중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또 다른 이유로 이 시술법을 도입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지금까지 TAVI 시술은 허가제를 통해 허가 받은 병원에서만 할 수 있었다. 최근엔 허가제가 신고제로 바뀌었다. 현재 국내 45개 병원에서 TAVI 시술을 한 건 이상 시행한 것으로 확인된다. 국 교수는 활동적으로 이 TAVI 시술을 하는 병원은 15~20곳으로 추정했다.생각보다 TAVI 시술을 하는 병원이 많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국 교수는 "자격을 아주 까다롭게 유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에 따르면 TAVI 시술을 하기 위해선 심장내과, 흉부외과, 영상의학과, 마취과 등의 전문의가 모여 TAVI 시술을 하기에 적절한 환자인지 회의를 개최하고, 회의 결과를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한양대병원의 경우 흉부외과 2명, 심장내과 중재시술 전문의 2명, 심장초음파 전문의 1명, 마취과 1명, 영상의학과 1명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국 교수는 "앞으로도 이러한 자격 요건은 까다롭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TAVI 시술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 증가와 건강보험 급여 적용에 따라 TAVI 시술 센터를 운영하려는 병원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국 교수는 전망했다.국 교수는 "관건은 여러 진료과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협업하느냐가 될 것"이라며 "초기엔 진료과 간 영역 다툼이 없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심장내과와 흉부외과 등이 팀 유닛으로 합쳐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국내 최연소 오퍼레이터 자격…"새로운 시술 분야 개척할 것"국 교수가 속해있는 한양대병원도 최근 TAVI 시술을 도입한 병원 중 하나다. 한양대병원에선 올해 7월 TAVI 시술 센터 자격을 얻었다. 최근 첫 번째 TAVI 시술을 진행했다. 시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환자는 현재 회복 중이다.이를 위해 고대안암병원에 있던 국 교수를 초빙해왔다. 국 교수는 국내 TAVI 시술 의사 가운데 가장 젊은 교수로 꼽힌다.TAVI 시술의 경우 센터 뿐 아니라 시술자에 대한 자격도 엄격히 관리하는데, 새롭게 시술을 시작하려는 의사에게 지도감독관을 보내 10차례 정도 지켜보게 하고 있다. 과정 상 오류가 없는지 확인하고 시술자가 충분히 독립적으로 시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그제야 자격을 주는 식이다. 국 교수는 풍선확장형과 자가확장형 TAVI 시술의 지도감독관 자격을 갖고 있는 유일한 30대 의사다.국 교수는 "다른 대형병원에 비해선 한양대병원이 시술 경험이 많지는 않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나이가 어리지만 다른 병원에서 시술 경험이 많다는 점을 강점으로 보고 있다. 이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우려고 한다"고 말했다.국 교수는 "볼륨을 확장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면서 한양대병원의 입지를 다질 계획"이라며 "현재는 중증 유증상 대동맥판막협착증으로 범위가 한정돼 있지만, 적응증을 넓히고자 한다. 중증이면서 무증상인 환자 혹은 중등도이면서 유증상인 환자를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에 TAVI 시술을 접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국 교수는 "동시에 잠재된 환자를 발굴하고 진단율을 높이는 데도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대동맥판막협착증은 놓치고 지나가기 쉬운 질환이다. 개인적으로는 성북구를 포함한 주변 1차 병원 의사들에게 진단에 대한 홍보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국 교수는 마지막으로 "진료의 질은 반드시 진료의 양과 비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진료과 간 협진이 필수이다 보니, 대형병원의 경우 영역 다툼이 적지 않다. 반면 한양대병원은 초창기이기 때문에 더욱 유기적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2022-07-20 12:11:35김진구 -
"의약품 품질 고도화는 필수...딥러닝 솔루션으로 해결"[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쪼개진 알약, 캡슐이 파손된 약, 이물이 혼합된 주사제 등 불량 의약품 접수 사례는 나날이 늘고 있다. 반면 의약품 품질 기준은 점점 까다로워져 미국을 비롯한 해외 규제기관은 의약품 품질관리 규제와 자료 심사 기준을 강화한 상태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의약품 품질 고도화는 선택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직 국내 제약업계의 변화는 미미한 편이다. 이미 숙련된 전문인력을 재교육하기도 번거롭고, 해외 기기를 수입해 쓰는 실정에서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고민에 빠진 제약업계에 손을 내민 곳이 있다. 딥러닝 기반 이미지 분석으로 다양한 유형의 불량 사례를 찾아내고, 완제품 조립, 충전량 측량 뿐 아니라 로트번호와 바코드 인식으로 생산이력 추적 등 제조부터 유통 전 과정에 걸쳐 품질 고도화를 유지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코그넥스다.예소원 코그넥스 이사 코그넥스에서 제약·의료기기·포장 산업 영업을 총괄하는 예소원 이사는 데일리팜과 인터뷰에서 "의약품을 해외 수출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품질 고도화 니즈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사람이 일일이 완제품을 검사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코그넥스는 자체 개발한 딥러닝 솔루션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국내 의약품 품질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40년 업력의 비전 전문 기업 코그넥스는 7년 전 스위스 기업 비디 시스템즈를 인수하며 자체 딥러닝 솔루션을 갖췄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매년 순이익의 15%를 연구개발(R&D)에 쏟으며 비전 알고리즘, 바코드 리더기 등 3D 제품들을 자체 솔루션으로 구성하며 기존 머신비전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예 이사는 코그넥스 비전 솔루션이 고객사의 니즈에 따라 맞춤형 구성이 가능해 활용도가 높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원재료부터 약의 모양, 포장 형태, 패키징 종류가 무수히 다른 의약품들도 비전 솔루션의 간단한 학습만 거치면 원재료 이물 검사, 가공 결과의 오차, 용기 크랙 검사 등을 모두 높은 정확도로 수행할 수 있다. 특히 용기가 다양하고 투명하거나 유리로 이뤄져 있어 기존 전통적인 비전 시스템으로 감지가 힘든 결함도 코그넥스 솔루션은 빠짐없이 잡아낸다.아직 많은 제약사들은 이물·결함 검사를 사람이 직접 수행한다. 하지만 의약품 품질 기준이 높아지면서 객관적이고 정확도가 높은 검사는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 예 이사는 "숙련된 작업자라 하더라도 매번 같은 결과를 낼 수 없기에 일정한 환경에서 객관적인 기준을 지닌 머신의 자동화 검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코그넥스 품질 검사 솔루션(사진: 코그넥스코리아) 이어 그는 "오픈소스를 활용한 일반적인 딥러닝 솔루션은 자체 '뉴럴 네트워크(신경망)'가 없어 이미지를 획득하고 수집하고 분류해 트레이닝하기까지 일주일 가까이 소요되지만, 뉴럴 네트워크를 갖춘 코그넥스의 솔루션은 500장의 이미지를 완벽히 학습하기까지 단 두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제조사들이 코그넥스의 솔루션을 선택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실제 다수 글로벌 제약사 뿐 아니라 글로벌 최대 유통 기업들이 코그넥스 솔루션을 택했다. 코그넥스가 먼저 진출한 반도체, 모바일, 유통, 자동차 시장에서는 단연 우위를 점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제조분야 대기업부터 중견기업까지 코그넥스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제약업계에서는 비록 후발 주자이지만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이란 자신감을 그는 드러냈다. 실제 수출 비중이 큰 대형 제약사를 중심으로 코그넥스를 찾는 사례가 많아졌다.예 이사는 "최근에는 코로나19로 국내·외 진단키트 업체들의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조립형태나 진단키트에 마킹된 문자, 시약이 떨어지는 부분에서 섬유의 정도 등 전반적인 것들을 딥러닝으로 검토하고 있고, 해외 지사로도 확대 적용되는 추세"라며 "코그넥스를 낯설어했던 기업들도 우리 솔루션을 써본 후 예상보다 좋은 피드백을 줬다. 기존에 썼던 비전보다 편하고, 기존에 검사할 수 없었던 검사까지 가능해져 정확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피드백이 많았다. 품질 검사에 투입했던 인력들을 다른 곳에 활용할 수 있어 생산수율도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예 이사의 목표는 제약업계에서 코그넥스 사용 경험을 충분히 쌓아가는 것이다. 코그넥스의 인지도를 높여 다양한 상황에서 코그넥스를 떠올릴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예 이사는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우리 제품을 쓰면 훨씬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고 편리할 텐데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고객사가 구체적인 활용 아이디어가 없어도 코그넥스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다"며 "코그넥스 솔루션은 그만큼 광범위한 활용도를 갖고 있고 무엇보다 어떤 비전이나 딥러닝 솔루션보다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2022-07-15 06:17:37정새임 -
식약처 챔버오케스트라가 있기에...따뜻했던 처·차장 퇴임식[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MFDS) 챔버 오케스트라가 창단했다. 일종의 동호회 활동인데 회장은 서경원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이 맡았다. 서 원장은 2015년 처음 손에 잡았던 클라리넷을 분다.MFDS 챔버 오케스트라의 창단 소식은 알음알음 입소문을 탔지만, 본격적으로 식약처 직원들 사이에서 유명해진 건 지난 5월 26일 있었던 김강립 전 식약처 처장의 퇴임식 덕이다.운영지원과에서 지난해 창단한 MFDS 챔버 오케스트라에 연주를 요청해 왔지만, 연주할 장소가 본부동 로비인 만큼 22명 단원이 모두 참석할 수는 없었다. 악기 별로 8~9명의 인원을 추려 한 달 간 4곡을 연습했다.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끝나고 역대 처·차장 퇴임식 가운데 가장 따뜻했다는 직원들의 평가가 있었다고 한다. 직원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직접 연주한 곡으로 처장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데 큰 의미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챔버 오케스트라는 다음달 있었던 김진석 전 식약처 차장의 퇴임식에서도 연주를 선보였다.MFDS 챔버 오케스트라가 특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시작부터 남달랐기 때문이다. 데일리팜은 MFDS 챔버 오케스트라 회장인 서경원 원장을 포함해 총무이자 바이올린을 맡고 있는 이제명 식품안전인증과 사무관, 플루트의 최선옥 약리연구과장, 첼로의 김방현 제품화전략지원단 임상시험팀 보건연구관, 바이올린의 최민정 유전자재조합의약품과 주무관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MFDS 챔버 오케스트라 창단 이전, 식약처 내부에 특별히 공식적인 오케스트라가 존재하지는 않았다.다만 서 원장이 가입한 종교 모임인 신우회에서 2015년부터 매년 2월 연주회를 열었는데, 코로나19로 중단된 이후 피아노 담당이었던 이정길 특별자문관이 퇴임을 하면서 지금까지 열지 못하고 있다.서 원장은 "이정길 특별자문관이 퇴임하시면서, 1년에 한 번씩 연주회를 열어주면 미국에서 돌아오겠다고 이야기 하고 가셨다. 연말에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열게 되면 꼭 초대를 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MFDS 챔버 오케스트라는 서 원장의 신우회와 이제명 사무관이 참여하고 있던 '오송 챔버' 내 식약처 직원들로 함께 구성된 오케스트라로 생각해도 무방해 보인다.이 사무관은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는 두 딸과 친해지기 위해 오송 지역에서 운영하는 바이올린 레슨 프로그램에 참여하다 '오송 챔버'까지 가입하게 됐다.'오송 챔버'는 지역 주민들이 참여해 운영하는 오케스트라로 이곳에 이 사무관 뿐 아니라 김방현 보건연구관, 최민정 주무관 등 다른 식약처 직원들도 가입해 있으며, 총 40여명의 단원으로 구성돼 있다.이 사무관은 "올해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MFDS 챔버와 오송 챔버가 함께 연합으로 식약처 후생관 대강당에서 오송 주민을 초청해 오케스트라 연주를 진행하는 게 목표"라며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 음악을 비롯해 클래식까지 다양한 공연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MFDS 챔버 오케스트라에 참여하게 된 이유 혹은 계기를 묻자, 5명 모두 지역 주민과의 화합과 소통, 서열 없는 자유로움 등을 꼽았다.악기 마다 개성 있는 소리가 합주로 하나의 소리를 내 듯, 챔버 활동을 하면서 식약처, 부서, 지역을 떠나 모두가 평등하게 화합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관현악기를 어떻게 처음 접하게 됐을까.(왼쪽부터) 김방현 제품화전략지원단 임상시험팀 보건연구관, 최선옥 약리연구과장, 서경원 평가원장, 최민정 주무관, 이제명 사무관. 서 원장은 어릴 적에는 피아노 연주를 했다고 한다. 관악기는 피리 정도밖에 불어 본 적이 없었었는데, 클라리넷을 불게 된 건 순전히 아들 때문이었다고. 초등학교 때 브라스 밴드 필수 교육과정으로 클라리넷을 배워야 했던 아들이 중학교 때 바이올린을 배우게 되면서, 클라리넷을 놓게 되자 남게 된 악기를 서 원장이 물려 받아 문화센터에서 배우다 보니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한다.이 사무관은 앞서 언급한 대로 두 딸의 영향이 컸다. 아들을 낳으면 함께 검도 등 운동할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두 딸의 아빠가 된 이 사무관. 딸들과 친해지기 위해 바이올린을 시작했고, 지금은 비록 3번 바이올린을 맡고 있지만 두 딸과 함께 1번, 2번, 3번 바이올린 연주를 하며 즐거운 생활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최 과장은 약대를 전공으로 마흔 살에 미국으로 포닥을 떠난 시절, 2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음대에서 플루트 레슨을 받았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음악을 좋아했고, 피아노를 연주했지만 항상 들고 다니는 악기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고. 최 과장은 한국에 돌아와서도 플루트 연주를 종종 했고, 식약처에서 오케스트라 활동을 할 수 있어 마음속으로 감동하고 감사하다고 거듭 강조했다.김 연구관은 어릴 적 바이올린, 피아노, 첼로 가족 3중주를 꿈꾸는 엄마의 목표로 첼로를 잡게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억지로 첼로를 잡아서 인지 1년 하고 포기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어느새 첼로 소리가 그리워 문화센터를 찾아 혼자 다시 첼로를 배우고 있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고 한다. 개인 연습을 하다가 오케스트라에 참여하면서 단체 연습을 하면서 오는 위로감, 편안함이 너무 좋은 요즘이라고 한다.최 주무관은 약대생 시절에도 교양수업으로 음악수업을 들을 정도로 음악을 좋아했다고 한다. 바이올린은 초등학생 시절 3년 정도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한 적이 있었고, 약대생 시절에는 동아리에서 대금을 켰다.바이올린을 다시 잡게 된 건 오송 지역광고에서 바이올린 레슨을 보게된 게 계기였는데, 악기를 다시 시작하게 되면서 무채색이었던 삶이 다채로워지고 감각세포가 깨어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최근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심사로 바쁜 나날을 보냈는데, 음악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최 주무관은 서 원장이 오케스트라 회장으로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어 힘이 되고 있다는 말을 보태기도 했다.2022-07-14 17:34:36이혜경 -
"디지털 헬스케어기기 시장, 활성화 적극 지원하겠다"[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를 활용한 의료기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을 전망이다.채규한 식약처 의료기기정책과장은 5일 전문지 출입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 건강 패러다임이 치료 중심에서 예방과 관리가 중요한 시대가 되고 있다"며 "우리 국민들의 니즈를 보면 건강기능식품의 수요와 의약품 셀프메디케이션이 올라오고 있고, 스마트워치 등 디지털 헬스기기 수요도 올라오고 있다"고 설명했다.채 과장은 "세상이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를 맞으면서, 의료기기의 가치 또한 중요한 포션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디지털 기술이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활용되려면 정확성이 높아져야 하는데, 규제를 입증할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식약처가 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미충족 의료를 충족시키고, 디지털 헬스기기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도록 검증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식약처 의료기기정책과의 역할이라는 얘기다.식약처는 이를 위해 올해 2월 디지털 헬스케어 전담부서인 디지털헬스규제지원과를 신설했다.채 과장은 "새로운 디지털 영역의 규제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해선 외부 현장과 소통하면서 길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직접 개발하고 있는 기업· 연구소와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규제 역량을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현장 소통의 일환으로 오유경 식약처장은 5일 디지털 헬스케어기기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의 생산 업체인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는 채 과장도 동행했다.이 자리에서 오 처장은 과학적 지식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적극적인 규제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반도체를 활용한 혁신기술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혁명이 가속되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채 과장은 "의료기기는 생동성 시험으로 같은 걸 만들어 내야 하는 의약품과 달리 기본적으로 계속 변화하고 진화해야 하는 기술"이라며 "또한 개발되고 나면 의료행위와 맞물려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데 있어 의약품과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따라서 항상 변화하고 진화하는 의료기술을 대하는 과정에서 국민과 의료인들의 요구도를 따라가기 위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도 했다.채 과장은 "공무원의 입장에서는 관리만 하면 편하겠지만, 변화와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니즈를 반영하지 못하면 국민들과 의료인, 업계의 불만이 많을 것"이라며 "많은 변화를 슬기롭고 스마트하게 관리하고 항상 체크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갖고 업무를 임하겠다"고 다짐했다.채 과장은 "좋은 역량이 산업화가 되고 새로운 산업이 만들어지고, 국민이 행복해지는 게 꿈"이라며 "누구나 안전한 의료기기로 자신의 안전을 지키고 건강해질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2022-07-06 15:59:17이혜경 -
"렉라자 전체생존기간 38.9개월...괄목할 만한 데이터"[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3년 이상의 전체 생존기간(OS· Overall Survival)을 달성했다는 것은 굉장히 괄목할 만한 성적이라고 생각합니다."최근 서울에서 개최된 '2022 아시아암학회 국제학술대회(AOS 2022)'에선 제약업계의 이목을 끄는 데이터가 발표됐다. 국산 폐암신약 렉라자의 전체 생존기간 데이터다.임상은 국내 17개 기관에서 이전에 EGFR 티로신 인산화효소 억제제(TKI) 치료를 받고 질병이 진행된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 7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매일 1회 경구로 렉라자 240mg을 투여해 렉라자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EGFR T790M 돌연변이 양성인 환자 76명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은 38.9개월로 나타났다.이번 데이터가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3세대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오시머티닙(제품명 타그리소)'에 견줄만한 데이터인 동시에, 렉라자의 단독 치료제로서의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는 평가다.학술대회에서 이 데이터를 발표한 한지연 국립암센터 폐암센터장(혈액종양내과)은 "항암제 임상시험에서 중요한 평가 지표는 결국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을 얼마나 개선했는지 여부"라며 "LASER201 임상을 장기 추적한 결과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이 38.9개월을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괄목할만한 성적"이라고 강조했다.◆"직접 비교 어렵지만…타그리소 못지않은 결과"한 센터장은 경쟁 약물인 오시머티닙과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렉라자가 기존 표적치료제 못지 않은 성적을 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3세대 EGFR 표적치료제의 첫 번째 약제인 오시머티닙은 다양한 임상이 동시 진행된다. 임상시험 별로 등록된 환자의 특성이나 임상 디자인이 달라 렉라자의 이번 임상 결과와 개별적으로 대조하긴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렉라자의 경우 1/2상까지 확인된 반면, 오시머티닙은 임상3상까지 진행됐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다만 오시머티닙의 대표적인 임상인 AURA 3상 결과에 따르면,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인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26~28개월로 나타난다.한 센터장은 "오시머티닙은 현재 글로벌에서 표준 치료(standard of care)로 쓰이는 반면, 렉라자는 국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 수치적으로 봤을 때, 렉라자도 충분히 못지않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에서도 렉라자의 LASER201 임상 데이터에 대해 이견 없이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렉라자, 간질성 폐렴·혈소판 감소증 발생률 낮아"한 센터장은 렉라자의 안전성에도 주목했다. 1·2세대 EGFR 표적치료제는 물론, 경쟁약물인 오시머티닙보다도 부작용 발생률이 낮게 나타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1·2세대 EGFR 표적치료제는 피부독성이 심한 편이다. 폐암 세포에 효과적이지만 정상 피부 세포도 표적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발진이나 가려움증 등 피부 트러블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반면 3세대 표적치료제는 변이 만을 선택적으로 타깃한다는 점에서 독성은 적고 효능이 우수하다. 이는 환자의 삶의 질 측면에서 큰 차이를 낳는다.특히 동일한 3세대 치료제이지만 부작용 측면에서 오시머티닙과 렉라자가 차이를 보인다고 한 센터장은 설명했다.그는 지난 1년 렉라자를 처방한 경험을 소개하며 "오시머티닙은 오래 사용하는 경우 간혹 간질성 폐렴이나 혈소판 감소증이 발생해 문제가 되기도 한다"며 "렉라자의 임상1/2상을 장기적으로 안전성 프로파일을 모니터링하면 흥미롭게도 간질성 폐렴 혹은 혈소판 감소증 발생률이 굉장히 낮은 것으로 나온다"고 말했다.한 센터장은 "렉라자로 치료 받는 환자 입장에선 3년 여 꾸준히 복용하는 동안 더 낮은 부작용 발생률이 장점이 될 수 있다"며 "렉라자도 간혹 1·2등급 수준의 저림 증상이 나타나지만 빈도는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한 센터장은 "아무래도 한국에서 개발한 약제이기 때문에 처음 임상이 진행될 때도 국내 연구자들이 애정을 갖고 독성 모니터링을 잘 진행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폐암도 유방암처럼 치료옵션 다양해질 것"렉라자를 비롯해 최근 개발되는 최신 폐암 치료제들이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한 센터장은 내다봤다.한 센터장은 "폐암은 앞으로 유방암의 길을 걸을 것"이라며 "유방암이 1960년대부터 정밀의학의 영역에 들어가 환자 생존기간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것처럼 폐암도 다양한 치료옵션이 마련돼 생존기간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최근에는 폐암 영역에서도 EGFR 변이를 기점으로 치료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며 "환자 개별 특성과 질병 메커니즘에 적합한 최선의 병용요법이나 치료 전략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고 설명했다.한 센터장은 '기적'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며 환자들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주문했다.한 센터장은 "지금까지는 기적이 흔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기적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료 현장에서 오랜 기간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기적을 자주 경험한다"며 "특히 비소세포폐암 중에서도 유병률이 높은 EGFR 변이, ALK 변이를 가진 환자의 경우엔 최근 치료옵션이 다양해졌기 때문에 좌절하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2022-07-04 06:19:13김진구 -
"30년 간 약국에서 빚은 시...유일한 놀이이자 위로였죠"[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사와 시인은 비슷한 점이 아주 많아요.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약을 주느냐, 언어를 선물하느냐 차이죠. 결국 사람을 관찰하고 공감하는 것은 같습니다."하얀 가운을 입은 시인. 안미현 약사(충북대 약대·54)는 30년 차 베테랑 약국장이면서 동시에 1000편이 넘는 시를 쓴 시인이다.안 약사는 시인과 약사는 비슷한 삶의 결을 가지고 있다고, 꾸준히 쓰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지만 그동안 약국과 시를 지켜내는 일엔 늘 진심이었다. 강원도 원주 아이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안 약사는 최근 첫 시집 ‘징그러운, 안녕’을 발간했다. 서울에서 출간 기념 사인회를 열며 동료 약사들로부터 축하를 받기도 했다.안 약사는 지난 2006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해 꾸준히 동인지 활동을 해왔지만 작품들을 개인 시집으로 묶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그동안은 시집을 내지 않아도 시인이라고 생각해 굳이 책으로 엮을 생각까지 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우연히 건강에 빨간 불이 켜지면서 미뤄왔던 시집 한 권을 내고 싶어졌습니다. 다행히 원고는 준비하고 있었기에 수월하게 시집을 낼 수 있었죠.”안 약사는 약대 졸업 후 1년 만에 약국을 열었고, 태백과 원주로 약국을 옮기며 쉼 없이 약국을 운영해왔다.물론 약대생일 때부터 문학동아리 활동을 하며 써온 시 역시 한 번도 놓은 적이 없었다. 약사가 되고, 약국을 운영하면서도 곁에는 늘 시가 있었다.“나홀로 약국을 한다는 것은 아주 외롭고 지난한 시간을 견디는 일이에요. 특히 제가 개국할 때만 해도 약국 귀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약국 외 활동은 꿈도 못 꾸던 시절이었죠.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약국 안에서 할 줄 아는 유일한 놀이가 시 쓰기였습니다.”약대 입학 전부터 문학을 사랑했던 안 약사에게 시 쓰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취미였고, 결국 수많은 시들이 그의 약국 안에서 이름을 얻었다.“시인이 돼야겠다고 마음 먹은 적은 따로 없어요. 시를 쓰고 생각하는 순간, 모든 사람이 시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약사와 시인은 비슷한 점이 아주 많아요.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약을 주느냐 언어를 선물하느냐 차이에요. 사람을 관찰하고 공감하는 것은 같습니다. 표현 방식이 다를 뿐 사람과 언어를 통해 자아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같다고 봅니다.”안 약사는 시를 쓰는 것만큼 약국을 찾아오는 환자들에게도 애정을 쏟고 있다. 앞으로도 약사와 시인으로서의 삶을 모두 가꿔 나갈 계획이다.“아이약국을 찾아오는 환자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즐거운 약국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꾸려가고 싶어요. 또 첫 시집이 나왔으니 이후 시들을 모아 두 번째 시집을 내야겠죠.”그는 약사이면서 또 다른 삶을 꿈꾸는 동료 약사들에게 가진 능력을 맘껏 펼쳐 보이라고 조언했다.“훌륭한 능력을 가진 약사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죠. 혼자 가지고 있는 것과 가진 것을 내보이는 것은 종이 한 장 차이에요. 나를 펼쳐 보이는 과정에서 성장하고, 주변 사람들과 교감하며 느끼는 희열은 돈으로 못사는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말고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을 준비해 보기 바랍니다.”2022-06-29 18:25:37정흥준 -
트렘피어, 건선성관절염 급여확대...IL억제제 세대교체[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인터루킨(IL) 억제제 시장에서 후발 주자들의 경쟁이 한창이다. 영역은 건선에서 건선성 관절염으로 확대됐다.이 시장의 선두 주자는 얀센의 IL-12/23 억제제 '스텔라라(우스테키누맙)'다. 허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30%대의 높은 성장률을 자랑한다. 아이큐비아 기준 작년 스텔라라 매출액은 361억원을 기록했다.얀센의 새로운 목표는 후속 약제인 '트렘피어(구셀쿠맙)'로의 세대 교체다. 트렘피어는 최초의 IL-23 억제제로 지난 2018년 국내 출시했다. 연 매출액은 251억원으로 스텔라라, 코센틱스 다음이다. 동시에 트렘피어는 두 번째 IL-23 억제제 '스카이리치(리산키주맙)'의 도전을 받고 있다. 스텔라라가 보유한 시장 점유율을 타사에 뺏기지 않고 트렘피어로 세대 교체를 이루는 것이 얀센의 중요 과제다.이정현 한국얀센 트렘피어 마케팅 부장 한국얀센 트렘피어 마케팅팀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3명으로 구성된 트렘피어팀은 지난달 급여 적용된 건선성 관절염 마케팅 활동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2016년 말 국내 허가 준비부터 트렘피어를 맡아온 이정현 부장은 데일리팜과 만남에서 "판상 건선은 트렘피어를 포함해 다양한 치료제가 있고 건선 환자분들의 치료제 인식도 많이 높아진 상태"라며 "지난해까지 온전히 판상 건선에 마케팅을 집중했다면, 올해는 건선성 관절염의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 중요성을 알리는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아직까지 건선성 관절염에 대한 질환 인지도가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올해 트렘피어 마케팅팀에 새로 합류한 강혜지 PM은 "건선 환자들의 삶의 질 측면에서도 건선성 관절염 등 동반질환 관리가 중요하다. 의료진과 환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피부 증상 개선이 유지되는 것 뿐만 아니라 관절 부위 통증이 있을 때 건선성 관절염을 의심하고 조기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건선성 관절염에 쓰일 수 있는 인터루킨 제제로는 트렘피어 외에도 IL-17 계열의 코센틱스(세쿠키누맙)와 탈츠(익세키주맙)도 있다. 여기에 스카이리치도 지난 1월 건선성 관절염 적응증을 획득했다. 아직 급여권은 아니지만 개발사인 애브비가 급여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결국 IL-17 계열과의 차별성, IL-23 내에서 트렘피어의 장점을 어필하는 것이 마케팅팀의 역할이다. 이 부장은 "관절은 한 번 손상이 일어나면 되돌릴 수 없어 방사선학적 손상 억제를 가장 중요한 치료 지표로 본다. 트렘피어는 4주마다 투여했을 때 위약 대비 유의한 방사선학적 손상 억제 효과를 보였다"고 강조했다.이어 그는 "건선성 관절염은 건선 피부 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70% 이상으로, 관절염 악화 전까지는 주질환인 건선의 치료 효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장기간 깨끗한 피부를 유지한다는 장기적 효과 측면에서 트렘피어의 치료 혜택이 더 크다"고 부연했다.이 부장이 언급한 장기 지속 효과는 트렘피어의 5년 장기 임상연구와 국내 환자에서 5년 리얼월드 데이터로 입증됐다. 이는 트렘피어보다 늦게 등장한 후발 약제와 차별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증 건선 환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환자들이 장기 지속 효과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도 트렘피어에 긍정적인 부분이다.강혜지 한국얀센 트렘피어 마케팅 PM아예 약제끼리 직접 비교(Head-to-head)를 통해 우월성을 내세우기도 한다. 얀센은 IL-17 억제제 코센틱스와 트렘피어를 직접 비교한 ECLIPSE 연구를 통해 트렘피어가 기전적으로 건선 병변이 재발하지 않고 피부증상 개선 효과를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단서를 제공했다. 강 PM은 "이 연구에서 병변 재발에 관여하는 조절 T세포를 유지하는 작용이나 상주 기억 T세포 수 감소가 트렘피어에서만 나타났다. 계열 간 기전 차이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연구라 볼 수 있다"며 "임상 현장에서도 IL-17과 IL-23 간 구별화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IL-23 억제제가 IL-17보다 상위 기전으로서 투여 간격이 길어 환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점이다"라고 설명했다.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노바티스가 실시한 ARROW 임상이다. 하지만 해당 임상에서는 1차평가변수인 16주차에 목표 병변에서 '완전히 깨끗한' 또는 '거의 깨끗한' 상태를 달성한 환자 비율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지 않았다. 강 PM은 "ARROW 임상은 결론적으로 두 약제군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아 두 약제가 차이가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또 이 연구는 전체 대상 환자가 40명에 불과했고, 16주 단기 결과라는 점에서 1년 간 1048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 ECLIPSE 연구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동일 계열의 스카이리치와 구별되는 지점으로 이들은 트렘피어가 유일한 '완전 인간 단일클론 항체(fully human antibody)'라는 점을 꼽았다. 항체의약품은 쥐 등 다른 종의 염기서열을 최소화해 부작용과 약효 감소를 일으킬 수 있는 면역원성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화 단일클론 항체(humanized antibody)인 스카이리치가 90%에 가까운 인간 유래 염기서열을 보유하고 있다면 트렘피어는 100% 인간 서열로 구성돼 있다.이 부장은 향후 다양한 맞춤형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트렘피어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대부분 약제가 깨끗한 피부를 달성하는 수준에 도달하면서 최근 환자와 의료진 니즈가 세분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피부는 깨끗해졌는데 가끔 조금 올라오는 것이나 가려움이 사라졌으면 한다거나, 치료 후 남은 색소 침착까지 없어지길 바라는 것이다"라며 "이들에게 맞는 맞춤형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2022-06-23 06:18:08정새임 -
"적응증 별 인력 배치...고객 맞춤형 조직변화에 성공"닉 호리지 대표 [데일리팜=어윤호 기자] 다국적 제약사들은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한다. 활발한 인수합병과 분할 뿐 아니라, 신약 개발의 트렌드에 따라 다양한 조직을 축소하거나 확장하며 부서 통합이나 개편에도 주저함이 없다. 효율과 생존을 위한 진화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로슈 역시 마찬가지다. 항암제 전문기업 이미지가 강했던 이 회사는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면서도 타 질환에 대한 관심을 늘려 나가고 있다.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의 후속작 '조플루자'를 내놓았으며 중추신경계(CNS) 질환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내부 조직 변화도 크다. 이 회사는 본사 차원에서 조직의 업무 방식과 운영 모델을 신속하고 유연하게 만드는 '애자일트랜스포메이션(Agile Transformation)'을 추진했다. 이는 일반적인 제약사 직원들이 제품 별 담당을 정하는 것과 달리 질환, 즉 특정 적응증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한국로슈 역시 2018년부터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이를 적용했다. 그 과정에서 적잖은 인력 조정 및 이탈 이슈가 발생하기도 했다.로슈 한국법인의 이 같은 행보의 중심에는 닉 호리지(Nic Horridge) 대표이사가 있다. 그는 2018년 10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약 4년 간 로슈 한국법인을 이끌고 있다. 데일리팜이 닉 호리지 대표를 만나, 달라진 로슈와 앞으로의 로슈에 대해 들어 봤다.-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 구상 후 2년이 지났다. 시행 후 어떠한 장점이 있었는지 궁금하다.=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은 글로벌 차원에서 시작된 조직 문화 혁신이다. 헬스케어 기술과 의료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정보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로슈의 포트폴리오 역시 새로운 치료 영역으로 성장하며 꾸준히 진화했다. 과거의 비즈니스 방식이나 운영 모델로는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최고의 결과물을 신속하게 전달하겠다는 로슈의 목표를 이뤄내기 어렵다고 판단, 추진한 게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이다.지금은 치료 영역 또는 환자군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해 환자의 치료 여정에서 필요한 실질적인 니즈를 파악하고 최적의 의사 결정을 내리는 조직으로 진화했다. 알츠하이머, 안과질환 등 로슈에게 생소한 분야에서 진단과 치료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빠르게 파악해야 했는데,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 이후 신속하게 파악, 이해하고 비즈니스 전략을 짤 수 있었다.-변화의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실제 임직원들이 느끼는 분위기는 어땠는가?=적응의 과정을 거쳐 이제 서서히 열매를 맺고 빛을 발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느꼈던 가장 큰 어색함은 자율적인 의사 결정 체계였던 것 같다. 스스로가 리더로서 '국내 의료 생태계에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답을 찾아야 했던 셈이다.회사를 떠난 직원도 있었다. 로슈에 몸담았던 이들이 다른 자리에서 헬스케어 업계의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점은 무척 긍정적이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자신에게는 맞지 않는다고 표현했던 사람들이 있었고, 이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지만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자 하는 몇몇 직원들과는 아쉽게도 이별하게 됐다. 또 한편으로는 이 과정에서 젊은 직원들이 새롭게 리더의 역할을 맡게 됐고 로슈의 비전 달성을 돕는 신선하고 새로운 관점들이 성공적으로 조직에 녹아 들 수 있었다.-'티쎈트릭'의 폐암 1차 치료 급여 확대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급여 등재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 및 향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PD-L1 양성 및 EGFR 또는 ALK 유전자 변이가 없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등 특정 환자군의 1차 치료에 티쎈트릭이 확연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의료진과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치료제 옵션이 많아 지는 것 자체도 큰 가치가 있으며 의료진들도 역시 이러한 점에 대해 동의하고 계신다.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단순히 의약품의 허가와 보험급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의약품에 대한 의료진의 이해도를 높이는 것도 포함된다. 궁극적으로 최적의 환자에게 티쎈트릭이 안전하게 처방될 수 있도록, 한국의 의료진들과 협조하며 필요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다.-작년 상반기에 폴라이비의 급여를 신청했는데, 아직 특별한 소식이 없다.=개인적으로는 조부께서 림프종으로 돌아가셨고, '맙테라' 이후 특별한 치료제가 등장하지 않아 관심이 높은 영역이다. 폴라이비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최근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폴라이비 사용 환자들의 전체생존기간(OS)이 기존 요법 대비 유의한 개선을 보였고 최근 1차 치료에서도 20여년 만에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해 EMA에서 승인, 새로운 옵션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사용되고 있는 만큼 국내 환자들에게도 임상적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로슈가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개발 중인 '간테네루맙(Gantenerumab)'이 있다. 아두헬름 등 많은 제약사가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고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로슈가 개발 중인 간테네루맙은 베타(β)-아밀로이드 표적 항체치료제로 환자들의 뇌세포를 사멸시키는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줄여 증상을 개선하는 기전이다. 올 해 하반기에 3상 임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더불어 알츠하이머 치료 영역에서 로슈는 치료제의 개발 뿐 아니라 환자의 조기 발견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증상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에서 환자에게 치료제를 처방할 경우, 이미 벌어진 뇌 손상의 재생이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간테네루맙의 임상 연구 결과가 성공적이라는 전제 하에, 이러한 로슈의 접근 방식은 환자들에게 아주 가치 있는 해결책을 제공할 것으로 생각한다.-한국로슈 대표로 부임한 지 4년째다. 그동안 국내 헬스케어 생태계에 어떤 인상을 받았는가?=4년여 간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 등 한국로슈의 여러가지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재임 기간 동안 전례 없는 팬데믹 상황을 겪으며 우리의 일상과 업무에 많은 변화가 생겼지만, 다행히 한국 정부의 훌륭한 리더십으로 주변국에 비해 타격이 적었다고 생각한다. 매우 인상 깊었다.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신약 접근성은 35%로 미국(87%), 영국(59%), 일본(51%) 등에 비해 크게 낮다. 급여 등재까지 평균 601일의 시간이 소요되고, 약제비 지출 중 신약이 차지하는 비중도 20% 내외에 불과하다.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한참 못 미친다. 국가 재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전체 약제비를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도 혁신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정부의 관련 공약이 잘 이행될 수 있도록 로슈는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다.-최근 헬스케어 정책 변화를 예고한 새 정부에 제약기업의 수장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새 정부가 내세운 헬스케어 정책에 대해서는 기대가 크다. 로슈의 경우 다수의 희귀중증 질환 관련 혁신 의약품을 개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신속 등재 제도 등 한국 국민의 신약 접근성 제고를 위한 정부의 의지가 매우 반갑다. 혁신 신약에 대해 보다 신속하고 폭넓은 접근성 확대가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2022-06-21 06:13:19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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