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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원도 못가져 가는 인생…알맞게""운동화는 이 자식아, 부잣집 새끼들이나 신는거여, 부잣집 새끼들이나….(草堂自傳, 金基運 著)" 아침 끼니를 굶고, 점심끼니 마저 기약이 없었던 가난하고 엄혹했던 일제치하의 어느 추석이 가까워졌을 무렵 어머니는 악에 받쳐 운동화 한 켤레를 사달라고 조르는 아들 김기운을 회초리로 때리며 소리 질렀다.김기운 백제약품 회장은 아흔 다섯 현역이다. '뜨거운 피와 붉은 입술'을 가졌던 스물 일곱 청년은 1946년 백제약방을 창업한 이래 69년을 의약품 유통업 외길을 걸으며 많은 것을 이뤄냈다.'호판단가운 지속적경영(好判斷加運 持續的經營).' '좋은 판단에 운이 따르면 지속적으로 이어 경영한다'는 이 말은 김 회장의 인생여정과 딱들어 맞는다. 어찌보면 매순간 좋은 판단을 했다기보다, 무엇인가 판단 한 후에 그를 성취하기 위해 무진장 애를 써 결과적으로 좋은 판단이었다는 추억으로 기억된다는 말이 더 정확할 듯하다.서당에서 천자문과 명심보감을 뗀 소년 김기운은 도저히 중학교에 갈 형편이 안돼 보통학교를 1년 더 다녀 7년 만에 무안보통학교를 졸업했다. "아버지와 큰 아버지가 1년 더 다니면 큰 덕이 될 것이라고 하신 말씀이 귓전에 생생한데 그 깊은 뜻을 아직도 모르겠다"고 김 회장은 말한다.월급 3원짜리 견습사원으로, 열여섯 나이에 의약품 도매업을 겸했던 이또상점에 취직한 김 회장은 당시 55세 이또사장이 늘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도 통신 강의록을 가지고 약종상이 되기 위해 밤낮없이 공부했다. 약방을 열기위해서였는데 당시 나라 경제사정에서 약방은 희망이었기 때문이다.나이 스물 즈음 약종상시험 1,2차에 합격(50명이 지원해 3명 합격)했으나 최종적으로 어리다는 이유로 불합격처리돼 낙담했지만, 곧바로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외운것 잊어버릴까 겁이났어. 안 잊어버리려고 다시 공부에 매달렸지." 그 과정에서 폐결핵까지 앓고 만주까지 갔던 김 회장은 결국 약종상 시험에 합격해 1946년 8월6일 목포에서 백제약방 문을 열었다.백제약방은 69년 세월 속에 작년 매출 7455억원의 백제약품으로 자라났다. 백제약품 역사는 사실상 대한민국 의약품 유통선진화의 역사나 한가지다. 서울영업본부, 호남영업본부, 영남영업본부 등 3본부는 완벽하게 전국 유통망을 연결한다.물류와 상류라는 측면에서 최고기업으로 꼽힌다. 관계회사로 1982년 설립된 제약회사 초당약품이 있다.백제약방은 육영과 육림의 뿌리다. 초당대학교와 백제고등학교를 비롯해 초당림을 관리 운영하는 초당산업이 있다. 초당산업은 전남 강진의 1000Ha 돌산에 흙을 퍼나르며 500만주의 나무를 심어 국내 최대 인공육림 단지로 조성했다. 그곳에 가본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숲'이라고 말하곤 한다. 김 회장은 산림자원 조성과 관리에 노력한 공로로 1987년 동탑산업 훈장을 수훈했으며, 2007년에는 제2회 대한민국녹색 대상을 수상했다. 5월15일 오전 김 회장의 집무실을 방문했을 때 그는 고요한 표정이었다. 십수년전 인터뷰 갔을 때와 다르지 않았다. 온화한 표정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에 1946년 8월6일 희망에 부풀어 백제약방의 문을 열던 청년의 모습이 겹쳐보이는 듯했다. 해서 현역 장수 CEO에게 건강 관리법만 들으려던 계획은 과거이야기로 확장됐다.아시아 최장수 CEO 김기운 회장은 저녁엔 꼭 혈압을 잰다. 아침엔 체중을 달아본다. 의사가 체중을 62kg에 맞추는 게 좋겠다고 한 때문이다. 김 회장은 내일 어떻게 되더라도 오늘 지켜야할 원칙에 충실한 게 건강관리법의 첫걸음이자 끝이라고 조언한다. ▶ 올해 연세가?"다 아시면서. 1921년생이니까 아흔 다섯이겠지."▶ 1946년 백제약품 창립 이래 아시아 최장수 현역 CEO이세요."그렇게 됐나봐. 1946년에 백제약방 문을 열었으니 올해가 69년째네."▶2013년에 세계 최장수 CEO로 상도 받으셨죠."한국전문경영인 학회에서 상을 받았어. 그쪽에서 조사를 했는데 미국이나 일본, 유럽에서 나같은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하더군."▶ 요즘도 꼭 출근하세요?"그저 차한잔 마시고 집에 들어가는 게 전부지 뭐. 회사야 전문 경영인들이 다 알아서 잘하니까 내가 뭘 걱정할 게 있겠어."▶ 회장님, 아주 정정하시고 표정이 온화로우신데요. 건강을 유지하는 비법을 알고 싶습니다."보기엔 좋을지 몰라도 나이 먹으면 병원 살다시피해. 어쨌거나 기자양반이 물었으니…. 웬만하면 요즘 90까지는 사는 거 아닐까? 건강법이라는 뭐 있겠어. 그렇지만 오늘 살다가 내일 죽더라도 원칙이라는 건 있어야 한다고 봐."▶어떤 원칙을 갖고 있으신데요?"저녁엔 꼭 혈압을 재 봐. 아침에는 체중을 달아보고. 의사가 말하기를 체중은 62kg을 넘지 않도록 하래. 그게 내게 맞는 체중이라는 거지. 체중이 넘치면 당뇨가 온다고 했어. 가급적 맞추려 애는 써. 이게 원칙인거지 나한테는."▶그래서 혈압과 체중은 원칙대로 유지하세요?"혈압은 130에 70을 유지하고 있어. 체중은 오늘 아침에 달아보니 62.5kg이야. 500그램이 넘치는 거지. (62kg에) 맞춰야 겠지. 다행히 당뇨는 없어."▶식사는 어떻게 하세요?"아침과 점심 두끼 먹어. 저녁 한끼는 꼭 채소와 과일쥬스를 마시지. 주스만으로 허기가 지면 식사를 약간 해 보충하는 정도야."▶건강에 특히 좋은 음식이 있을까요? 잠은 ?p시간 이나 주무세요."그런 건 없어. 대신 무엇이든지 먹어. 가리지 않고. 하루에 다섯시간에서 일곱시간은 푹 자지."▶운동은 어떻게 하시죠?"실내 운동을 해. 한 10분은 몸 푸는 운동을 하고, 20분 정도는 걷는 거야. 99%는 매일 운동을 해. 모르긴 몰라도 1%도 안빠질지 몰라. 서울대 노인연구소장님이 그러셨던가? 걷는게 제일 좋다고. 30분 정도 매일 걸으면 100세는 보장한데."▶이렇게 건강하신 걸 뵈니 담배는 아예 피시지 않은 것 같습니다."좀 피웠었지. 끊은지 35년된 거 같아."▶식사조절, 운동 못지 않게 마음관리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마음관리는 간단해. 난 평생 오늘 일은 오늘 일, 내일 일은 내일 일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어. 오늘 일은 오늘 끝을 내야해. 공연히 걱정할 필요없어. 화내도 밥먹고 잘 자, 난."▶어떻게 그게 가능하죠?"모르지. 사람들이 내게 대범하다고는 했었지. 부모님도 그렇게 말씀하셨던 게 생생해. 아주 오래된 이야기지만 세무서에서 자료를 다 가지고 갔었어. 그래도 밥먹고 잘 잤어. 그랬더니 아버지 어머니가 그러시대. 목에 가시가 걸려서 밥이 넘어가냐고. 잠을 못자면 약을 먹고라도 자야해. 그래야 내일 일을 할 수 있잖어."▶ 제게도 원칙이 제법 있긴하지만…."올바른 인식을 공감하여 그 공감을 행동으로 옮길 때 원칙이라고 할 수 있어. 모두가 담배 끊어야 한다고 생각하잖아. 그러면 공감한 거니까 행동으로 옮겨야지. 그래서 초당대학 등 학교에 가면 학생들에게 강조해. 전공과목의 달인이 되어라, 영어 회화를 꼭 해라, 인성이 중요하다고 해. 공감하면 실천하라는 거지. 뭔가 실천하는 사람은 정직하고 부지런한 거지. 70년 가까이 회사를 해 보니까 결국 정직하고 부지런한 사람과 같이 일할 수 밖에 없어."▶ 백제약방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이름에서 백제하면 호남을 이르는 말로 아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허허허. 그런 뜻이 아니야. 백명을 구한다는 뜻이지. 다시 넓혀서 말하면 천명을 구하고, 만명을 구한다는 뜻이야. 의약품을 통해서 말이지. 삼국시대의 백제가 아니야. 난 신라 경순왕 후예야."중학생이어야 할 열여섯 나이에 월급 3원(당신 이발요금 10전~20전)을 받고 의약품을 취급하던 이또상점 견습사원으로 들어간 소년 김기운(왼쪽)과 아흔 다섯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2015년 5월의 김기운 회장.▶ 백제약방 어떻게 창업하셨나요?"그 때 나이가 스물 일곱이었어. 지금하고는 환경이 아주 다를 때였어. 서당을 한 3년 다니고, 고향에서 보통학교인 무안초등학교를 졸업했지. 열여섯 되던 해에 영락없이 농사를 지어야 했는데 부모님이 '그래선 안된다'며 목포로 보냈어."▶ 목포에 나오셔서 무슨 일 하신거죠?"중학교라고 하는 게 전국에 몇개 없었지. 대학은 말할 것도 없고. 반은 일본 사람들이 들어가고, 나머지를 한국사람들이 들어가던 시절이야. 끼니를 걱정하던 때니 학교는 언감생심이지. 도매상에 취직했어."▶ 왜 하필 도매상이었죠?"당시에 목포는 한반도 6대 도시 중 하나였어. 일본 사람들이 쌀을 일본으로 실어나르던 통로였지. 의약품 도매상이 2군데 있었는데 한마디로 잘나가는 곳이었어. 이 도매상 약업무에서 일했는데 낮에는 일하고 밤엔 양약종상 강의를 3년 받으며 공부했어. 한번 들어가본 이또사장이 나이가 55세 였는데 공부를 하는거야. 충격을 받았어. 그때 나라 분위기는 그 나이에 공부를 안했거든. 지금이야 다르지만. 그걸보고 나도 아주 열심이었지. 꼭 약방을 차리겠다는 꿈이 생겼으니까. 일본에 주문해 통신강의록을 보고 공부했어. 제조만 없지 나머지 기술이 다 나와 있어 밤새는 줄 몰랐어. 조제나 뭐나 지금과 전혀 달랐는데 약 원료가 한 3000종 됐어. 전부 지식을 습득했어." ▶ 도매에서 소년이 한 일은 구체적으로 뭐였죠?"약 주문하는 거야. 일본 다케다 같은데다 주문을 넣고 했지. 후지사와, 산쿄, 쿄와 등 다 주문했어. 그리고 나면 전국 큰 약국에 약을 보냈어. 열심이니까 회사에서 인정해 줬어. 일본인 사장이 주문하고 이런 업무를 맡겼는데 그 사장이 열심히하고 능력만 되면 누구든 차별을 하지는 않았어. 나중에 회사 경영하는데 큰 참고가 됐어."▶ 도매상 입사해 받은 첫 월급 얼마였죠?"월급으로 3원 받았어. 나중에는 10원까지 받았지. 월급이 세배나 오른 거지."▶ 3원이면 어느 정도 값어치가 있는 거죠?"당시에 이발한번 값이 15전이었어. 일본 유학생에 게 30원씩 보내던 시절이었지. 나는 이돈 아끼려고 산꼭대기 이발소에서 머리를 잘랐어. 거긴 10전이었어."▶ 백제약방이 거대기업 백제약품이 되었습니다. 69년 역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은 무엇이죠?"언제나 그랬지만 외국 도매 유통은 아주 발전해 있었어. 따라가기 바쁜 시절이었지. 우린 목포를 벗어나 전국 유통망 갖고 싶었는데 월경 금지같은 저항이 아주 ?옥? 그래서 주장했어. 법에도 없고, 언젠가 없어질 월경금지를 넘어서기 위해 참 많이 싸웠어.당시 내게 동조하는 사람 없었어. 제약사들도 시끄럽게 한다 해서 다들 싫어했지. 내 주장을 반박하지 못하면서도 말야. 힘들었지만 전북으로, 영남으로 유통망을 넓혀 나갔지. 15년 남짓된 이야기야. 근데 지금은 어때. 지역 제한 없잖아. 지점 하나 낼 때마다 치열한 투쟁을 벌였고, 항상 욕먹고 살았어. 그렇지만 법대로 하고 싸우고 견뎠어."▶ 69년 경영으로 얻은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경영을 통해 네가지를 얻었다고 생각해. 우리 가정의 평화, 회사 직원들의 평안, 이웃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능력, 사회환원이지 않을까 싶어."▶ 우리 사회에 복지가 화두입니다. 기업의 역할은 없을까요."회사가 고용을 창출하니 역할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 그렇지만 직원 복지나 사회 환원은 아직도 부족하다고 봐. 모든 기업들이 복지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국가 복지도 걱정할 것 없을 것 같아. 죽어서 돈 갖고 가는 건 아니니까. 쓸만한 데 알맞게 써야 해. 나 뿐 아니라 모든 사업가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돈…. 악착스러워봤자 10원도 못가져가. 공수래공수거야."▶ 회장님 인생을 지탱하는 좌우명이 궁금합니다."많은 돈 가지려하지 말라는 거야. 먹고 살 정도면 된다고 생각해 왔어. 그래서 양은숙 복지재단에 마음을 많이 쓰고 있어. 10억원 출연해 시작했는데 지금 출연금이 50억 가량돼. 매년 3억씩 모으고 있는데 올해도 대학생들 50명에게 장학금 1억원 주고, 연탄지원, 쌀 지원에 1억7400만원 가량 썼어. 소아암 수술 지원비 1000만원도 책정해 놨어. 독거노인 등 복지사업 10년 정도했고. 백제약품과 초당약품 등 회사 수익이 나아지면 더 출연해서 재단이 커질수록 혜택을 높여가고 싶어. "▶ 한 사람의 의지가 푸른 숲을 만들었습니다. 돌산에 흙을 옮겨가며 심은 나무가 장성한 거죠. 속되지만, 나무로 재미 좀 보셨나요."그렇지 않아. 나라가 보장을 해주면 좋을 텐데. 일본같은데는 1/3 정도는 나무를 사주거든. 인건비가 남자 는 하루 10만원, 여성은 4만원 정도인데 숲을 관리하는데 참 많이 들어. 다른 건 몰라도 산림 관리인에게 만큼은 매일 전화걸어 보고 받고 체크해. 매월 초엔 꼭 내려가 직접 확인해. 내가 시작한 일이니 내가 완성해야지."90분 가량 인터뷰를 마치고 나설 때 김기운 회장은 말했다. "수고했어."2015-06-02 06:14:59조광연 -
"스웨덴 프로비가 동국을 선택한 배경은요"(왼쪽부터)프로비 니클라스 비아름 부사장과 라디크리슈나 헤메드 아시아퍼시픽 지사장, 니클라스 라르손 연구소장스웨덴 기업 #프로비(PROBI)는 강소기업이다. 작지만 강한 기업이다.연구개발 위주로 직원은 50여명밖에 안 돼지만, 유산균을 포함하는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서 '프로비'는 이미 거물급이다.특히 20년 넘는 연구 끝에 개발에 성공한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LP299v(락토바실러스 플랜타럼 299v)'는 프로비를 세계에서 가장 기술력이 앞선 기업으로 만들었다.LP299v는 44건의 인체적용 시험을 포함해 113편의 효능, 효과에 관한 논문이 있다. 또한 PCT 국제특허 14개 등 국제적으로 200여 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세노비스를 포함해 다농, 크래프트 등 세계적 기업들이 프로비의 균주를 사용하고 있다. 이런 프로비가 국내 파트너로 동국제약을 선택했다.동국제약은 프로비가 직접 만든 프로비마게(PROBI MAGE) 완제품을 직수입하고 있다. 지난해 백화점 등 일반유통을 통해 이름을 알린 프로비마게는 보다 업그레이드된 약국 전용 제품 '프로비마게 플러스'를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다.지난 28일 프로비마게 플러스의 제품교육을 위해 프로비 본사 임원들이 동국제약을 찾았다. 데일리팜은 프로비 니클라스 비아름 부사장과 니클라스 라르손 연구소장, 라디크리슈나 헤메드 아시아퍼시픽 지사장을 만나 국내 프로비바이오틱스 시장과 프로비 제품의 가능성을 엿봤다. 인터뷰는 통역을 통해 거의 니클라스 부사장과 일대일 질의응답으로 이뤄졌다.▶프로비를 잘 모르는 독자들를 위해 회사 소개를 부탁드린다.프로비는 프로바이오틱스 R&D 중점회사다. 1980년대 환자들이 쉽게 섭취할 수 있는 유산균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계기로 연구를 시작했다.연구인력 40% 이상이 박사과정을 거쳤다. 대부분을 R&D에 집중하고 나머지 부분은 아웃소싱해 조직을 슬림하게 유지하고 있다.스웨덴 룬트(lund) 대학에서 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84년에는 유산균이 함유된 과일음료 '프로비바'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유제품을 제외한 제품군에서 유일하게 유산균이 함유돼 있는데, 현재 북유럽 기능성 음료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국내 파트너로 동국제약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프로비는 선택적으로 해외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그동안 프랑스 다농, 호주 세노비스, 미국 크래프트 등 탑레벨 제약회사들과 손을 잡았다.동국제약은 한국시장에서 OTC 선두주자로, 아시아 시장에 관심이 많은 프로비로서는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프로비마게에 사용된 유산균 균주 LP299V는 어떤 장점이 있는가?알다시피 락토바실러스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연구된 유산균이다. LP299V는 50건 이상 인체 임상시험을 거쳐 IBS(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과 관련 효능을 인정받았다.헛배부름, 복통, 배변불량, 변비, 설사 등에 효능이 있다는 것이 검증됐다. 한국에서는 아직 프로바이오틱스가 IBS에 인정이 안 되지만, 스웨덴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는 LP299v를 IBS 개선용으로 사용되고 있다.특히 폴란드에서는 소화기 내과 전문의 60%가 IBS에 LP299v 제품을 추천할 정도다.피라미드꼴로 설명하자면 맨 아래쪽이 치료하기 쉬운 증상의 유산균 제제라면, 맨 위쪽에는 IBS 같은 고치기 어려운 증상에 적용되는 제품이 있다. LP299v는 맨 꼭대기에 있다고 보면 된다.▶프로비마게의 스웨덴 현지 반응은 어떤가?3년 전 제품을 출시했는데, 1년만에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스웨덴에서는 50만병이 판매됐다. 현재 마켓쉐어는 40% 정도이며 전세계 4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프로비마게 플러스는 어떤 제품인가?1캡슐당 식약처 권장 일일 섭취량 최대치인 유산균 100억 마리가 함유돼 있다. 상온에서도 2년 동안 이 함유량이 유지된다.또한 장내에서 만노스 결합을 이뤄낼 수 있는 독자적인 특허기술이 적용돼 유산균의 장내 점착성을 높이고 체내 흡수력을 향상시켰다.개인차는 있지만 하루 한일씩 꾸준히 섭취하면 2주 정도 후면 증상개선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북유럽에서 유산균 제품이 발달된 이유는 무엇인가아무래도 낙농업이 발달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관련 여러 산업이 발전해 있다. 일반 기능성식품과 요구르트, 건기식을 포함해 프로바이오틱스 소비도 높은 편이다.▶혹시 우리나라 김치를 대상으로 유산균 시험을 해본적이 있나?그렇지는 않다. 대부분 룬트대학 학생들 구강이나 대변에서 채취된 유산균으로 연구를 한다. 그 중 김치를 먹은 학생이 있다면 우리가 연구했을지도 모르겠다.(웃음)▶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지역 진출 국가는 어디인가?싱가포르에 지사가 있고, 중국과 말레이시아, 홍콩, 인도, 파키스탄 등에서 파트너를 통해 제품을 유통시키고 있다. 다른 국가에서도 파트너사를 찾고 있다.2015-06-01 06:14:52이탁순 -
"ICER 탄력 적용? 기준부터 엄격히 정해야"심평원 정보공개 청구 이어 국회 토론회 추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정보공개청구서를 접수했다.최근 3년 간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한 신약 목록과 이 때 약제별로 감안된 #ICER값을 공개하라는 내용이었다.심평원은 해당 업체의 영업상 비밀이라는 이유에서 '공개불가' 결정했다. 경실련은 행정소송을 만지작거리다가 일단 이의신청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경실련 측은 잴코리캡슐이 급여평가 과정에서 ICER값을 매우 높게 인정받았다는 말을 듣고 정보공개청구를 결심했다.사회정책팀 남은경(43) 국장은 "환자 접근성을 위해 필요하다면 탄력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이 과정이 정당했는 지, 투명했는 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더구나 ICER값이 탄력 적용되는 약제는 고가약일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남 국장은 "탄력 적용에 앞서 기준부터 엄격하게 정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데일리팜은 남 국장에게 ICER값 정보공개 논란과 관련한 '히스토리'를 들어봤다.다음은 남 국장과 일문일답-정보공개청구는 언제 접수했나=4월말경이었다.-어떤 내용이었나=최근 3년간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한 신약 목록과 ICER값을 달라고 했다.-정보공개청구 이유는=어느 시점부턴 지 모르겠지만 돌연 ICER값이 상승했다. 이런 일이 있으면 당연히 정해진 절차를 거쳐한다. 그래서 그 내용을 알고 싶어서 요청한 것이다. 복지부, 심평원 모두 명쾌하게 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신약 목록과 ICER값을 보면 추적이 가능하다고 보고 정보공개 청구한 것이다.-잴코리 로비시도 의혹이 계기였나=맞다. 약평위 논의과정에서 ICER값이 높게 책정됐다는 말을 들었다. 중증질환치료제에 불가피하게 ICER값을 탄력 적용한다고 해도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는 게 타당하다. 임의로 결정하거나 주먹구구식으로 했다면 분명 문제다. 비공식적인, 이른바 '네고'가 있었다면 전혀 다른 얘기가 된다.-답은 얻었나=불승인됐다.-이유는 =통과결과(품목)는 홈페이지를 보면된다고 했고, ICER값은 (해당업체의) 영업상 비밀이라서 안된다고 했다.-어떻게 대응할 건가=법적 대응도 검토했지만 일단 이의신청하기로 했다.-항암제나 희귀질환치료제에 ICER값을 탄력 적용하는 건 환자 접근성을 고려해 전향적으로 검토된 것으로 안다=설령 그렇다고 해도 기준은 명확해야 한다. 약평위에 한꺼번에 많은 의약품이 안건으로 올라가면 위원들이 일일이 다 체크하기 어렵다. 결국 심평원이나 복지부의 실무검토 결과를 추인하는 경우가 많이 생길 것이다. 따라서 탄력 적용한다면 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 더구나 건강보험 재정에 영향이 큰 고가약들 아니겠나. 공보험 원칙상 근거없이 자의적으로 결정되는 구조는 맞지 않다.-국회 토론회도 검토하는 것 같던데=몇몇 의원실에 제안해 놓은 상태다.-어떤 취지인가=약제비 적정화 방안 시행이후 그동안 시도된 약가제도 전반을 검토하고 평가해보자는 차원에서 추진하게 됐다. 약가 일괄인하를 실제 소비자가 체감했는 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보험약가가 어느정도 '적정화'됐다는 평가도 나오는데, 정말 그런 지 한번쯤 공론화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족한 측면이 있으면 추가적인 조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잴코리 사건과 관련한 감사원 감사청구 결과는=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가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진행 절차를 봤더니 아직 '검토 중'으로 확인됐다고 들었다.-시민단체의 이런 움직임을 환자들은 우려하기도 한다=솔직히 안타깝다. 우리는 원칙에 맞는 지, 그렇지 않은 지를 보고 문제제기한다. 이런 게 환자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행동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 아쉽다. 기준과 절차는 공개되고 사회적 합의과정을 거쳐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 측면도 있지만 이런 것들이 명확해지지 않으면 역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다. 어렵더라도 투명하고 정당한 절차를 마련하기 위해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게 우리 판단이다.2015-05-28 06:14:51최은택 -
"웹툰·블로그…의약품 광고는 진화 중""의약품 광고 공익성과 책임성은 매우 중요한 가치다. 의약품은 일반 공산품과 달리 인체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웹툰과 블로그 등 온라인 광고도 급격한 증가 추세에 있다. 광고심의 중요성이 갈수록 부각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한갑현 대한약사회 사무총장(54, 중앙대 약대)이 최근 제약협회 의약품광고심의원회 위원장에 재선임됐다.한갑현 위원장의약품광고심의위원회 사상 첫 비 제약산업계 출신으로 지난해에 이어 연이어 재 선임된 것은 그만큼 위원장으로서 심의업무의 효율적 수행과 회의 진행을 잘하고 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의약품 대중광고 심의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이 유일하다. 특히 의약품 광고 안건을 심의하다보면 위원들간 적합, 수정재심, 부적합 등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최근에는 온라인 광고가 크게 늘면서 광고심의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사실이다.한 위원장은 심의위원 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이를 조정하고, 합리적인 결정에 도달할 수 있도록 조정자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의약품 광고가 점차 다변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잘 조율할 수 있는 위원장의 역할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한갑현 위원장을 만나 의약품 광고심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일문일답.광고심의위원회 구성은 어떻게 돼 있나.-광고 심의위원회는 국내외 제약산업계는 물론 의사와 약사 등 보건의료 전문가 및 법조계와 광고학계, 방송협회 및 소비자·여성시민단체 추천 인사 등 모두 13명의 위원들로 구성돼 있다.위원들은 의약품 광고심의의 중요성을 고려, 매주 화요일 거의 빠짐없이 참석해 심의의 완결성을 높이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광고심의위원들은 당초 제약업계 인사 위주에서 심의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약학회, 대한변호사협회, 한국언론학회, 한국방송협회, 소비자단체와 여성단체 등 외부 추천 인사들이 전체 심의위원 13인중 8인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도록 바뀌었고, 위원장도 반드시 외부단체 출신 위원이 맡도록 변화됐다.가족과 직장 외에는 심의위원 구성원들이 가장 자주 만난다고 볼 수 있다. 실질적인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식사자리 등 교류가 많은 편이다. 실제 지난해 가을 워크숍에는 심의위원 13명 전원이 참석하기도 했다.심의의결건수가 많다보니. 전원합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사안에 따라 원활한 회의진행을 위해 그 자리에서 거수표결도 진행한다.의약품 광고심의 흐름은 어떻게 변하고 있나?-광고심의건수는 폭증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연간 600건에서 지난해 2762건으로 4배 이상 폭발적으로 증가했다.인터넷 홈페이지 광고와 웹툰 등 온라인 의약품광고가 크게 늘면서 2010년부터 기존 인쇄와 방송의 매체 구분에서 온라인 분야를 독립, 별도로 신설하기도 했다.다양하고 기상천외한 온라인 광고매체의 등장 등 심의건수가 다양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심의위원회가 1300회까지 성공적으로 회의진행을 하고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충분히 평가할만한 대목이라고 생각한다.의약품 광고규제는 심한편이다. 회사의 창의적인 카피나 작품을 콘셉트에 맞게끔 나왔는데 약사법 등 광고심의 규제에 묶이는 부문은 개인적으로도 안타깝다고 생각한다.특히 건강기능식품 광고품목에 영양제 등이 많아 의약품하고 겹치는 부문도 많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다만 의약품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광고심의 없이 그냥 넘어가면 시민단체 언론 국회 등에서 문제제기를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심의과정은 필요하다고 본다. 온라인 광고가 크게 늘었다. 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과거 인쇄와 방송매체로 대중광고 매체가 단순했던 것과 달리 웹툰과 블로거 등 SNS를 비롯한 인터넷 온라인 광고가 급증하면서 갈수록 명쾌한 판단을 하기가 까다로워지고 심의 결정에 참여하는 위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는 것은 맞다.지난해부터 한국언론학회와 대한변호사협회 추천 인사가 추가로 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보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하지만 규정상 10인이상 20인 이내에서 심의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는만큼 인터넷 관련 전문성이 있는 심의위원의 충원 필요성과 함께 상대적으로 젊은 위원의 추천 선임도 필요한 사항이다.또 제약업계 추천 위원은 임기 1년, 외부단체 위원은 임기제한이 없는데 따른 부조화의 문제도 있을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보완책 마련도 필요한 사항이라고 판단한다..광고 심의는 국내에만 있는 제도다. 어떻게 생각하나.-기본적으로 의약품광고 심의는 '의약품'과 '광고'의 경계선에서 그 적절성과 합리성을 극대화한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제도다.의약품광고에 대한 사전심의제도 자체가 외국에서는 없는 제도이고, 또 광고의 성격상 창의적 표현이 불가피한데 식약처가 인정한 해당 의약품의 효능효과를 자구 그대로만 기술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집할 경우 사실상 광고의 존재 이유 자체를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따라서 의약품광고심의 권한을 쥔 식약처와 이 권한을 위임받아 운영하는 의약품광고심의위원회, 그리고 국회와 언론, 시민단체, 제약산업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틈바구니속에서 위원회가 중심을 잡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최근 광고심의 회의가 1300회를 돌파했다. 의미는?제약협회가 1989년 2월 의약품광고자율심의위원회를 구성, 첫 회의를 가진 이래 26년만이다.매주 한차례 심의 회의에 오른 광고신청건수가 이 기간동안 총 2만 3802건에 달했다.연 평균 심의건수는 1990년대 614건에서 2000년대 659건으로 소폭 증가했다가 2010년이후에는 2380건으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의약품 광고심의는 지난 26년간 큰 변화를 겪었다. 1989년이래 제약협회 주도로 업계 자율로 운영되던 의약품광고 사전심의제도는 1993년 2월 보건복지부의 '의약품 대중광고 관리기준' 마련으로 의무화 된 이래 현재에 이르고 있다.앞으로 온라인 광고 등에 대한 명확한 지침 마련과 제약사 등 광고 집행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2015-05-26 12:14:52가인호 -
"제약사 분들은 저를 마귀라고 할 거예요"강릉아산병원 약제팀 김해숙 약사실습 오는 학생들에게는 친절하고 꼼꼼한 선생님이지만, 제약사 직원들에게는 엄격하고 철저한 약제팀 문지기다. 병원 30년을 일하며 눈물 쏙 뺀 제약사 직원들에게 '마귀'라는 별명도 얻었다며 소탈하게 웃었다.강릉아산병원 약제팀 약사위원회 소속 김해숙 약사(53, 영남약대)의 업무는 신약 심사다. 신제품을 가지고 오는 제약사 사람들에게 신약 성분부터 효과, 제형 별 데이터, 분절·가루 조제 시 안전성 자료를 요구한다. 부족한 부분은 자료가 갖춰질 때까지 제약사 직원을 괴롭힌다."의사 처방권만 따내면 다 됐다고 생각하는 제약사 직원들이 저를 만나서 혼이 많이 났어요. 데이터와 자료, 부족한 포장 문제를 일일이 지적하고 고쳐지지 않으면 절대 코드를 주지 않거든요. 제약사 분들은 저를 마귀라고 할 거예요."그 역할을 했기에 2000여 가지의 약물이 큰 사고 없이 병원 내 환자들에게 처방, 조제되고 있다. 김 약사는 이 업무만 10년을 넘게 했다. 조용하고 온화한 그이지만 의약품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단호한 표정이 언뜻언뜻 스쳤다. 깐깐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김 약사의 '약에 대한' 올곧은 의지가 엿보였다."예전과 다르게 요즘은 한해에 출시되는 신약만 수십수백개에요. 의약품 안전성과 부작용 검토 역할을 여기에서 하지 않고 조제실로 넘어가면 그 다음부터는 컨트롤할 수 없게 됩니다. 부작용이 나 환자라도 다치면 겉잡을 수 없어요. 위험을 최소화하는 마지노선이 약사위원회라는 생각을 하면 제가 엄격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제약사 직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러면서 제약사도 역량을 키워나가야 하지 않을까요."김해숙 약사는 영남대를 졸업하고 곧바로 경북대병원에 들어갔다. 근무약사 3개월을 경험하고는 출퇴근이 정확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일할 수 있는 병원이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시작한 병원 생활이 경북대를 거쳐 96년부터 지금의 강릉아산병원에 적을 두었다. 병원약사만 이제 30년째를 맞았다.임상약사라는 목표만 보고 병원에 들어왔지만 환경은 부족한 것이 많았다. 약사들이 교육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병원에 요청하며 많은 것을 바꿔놓는 동안 병원에서 관리자급이 되었다. 한국에서는 아직 부족한 환경이지만 임상약사가 약사 직능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믿음에 꾸준히 공부하고 꾸준히 밀어부쳐왔다."배우는 것이 좋아 숙명약대 대학원 수업을 들었어요. 지난해에는 일주일에 두번씩 서울로 강의를 들으러 다녔습니다. 비행기로 왕복하며 주변에서는 '대단하다', '힘들겠다'고 말했지만 저는 배우는 내용과 공부하는 것 자체가 너무 재밌어 그 시간이 행복했습니다."배움의 열정은 교육에 대한 열정으로도 이어졌다. 김 약사를 비롯한 약사들의 노력으로 강릉아산병원은 약대 4년제 시절부터 전국에서 약대생을 받아 2주간 실습을 진행해왔다. 병원과 임상 업무를 알면 보다 제대로 된 약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병원 동의를 얻어 약제팀이 진행한 과정이었다."임상을 알면 병원은 물론 제약사, 약국 어디를 가도 제대로 알고 일하는 약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약사는 환자를 면밀히 관찰하고 그 과정에서 약물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알고 있어야 의사나 간호사에게 약사로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니까요. 학생들에게도 같은 내용을 가르쳐요. 매 실습마다 3명 이상을 받지 못하는 건 이런 내용을 하나하나 가르치기 위해서에요. 더 많은 인원은 제대로 교육 하지도, 받지도 못하거든요."질병 증상과 의료 용어를 왜 배워야 하냐는 학생들에게, 김 약사는 병원 차트를 보여준다. 단 하나의 사례를 보여주고 '이 환자의 지금 상태, 약물 투여 범위, 병의 진전 정도를 일일이 의사에게 물어볼테냐'고 물어보면 고개를 끄덕인다. 다음부터 학생들은 아무 불평 없이 교육하는 대로 따라온다. 공부할 동기를 만들어주는 게 김 약사의 방식이다."병원 실습이 10주가 아니라 10개월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학생들이 배우고 경험할 게 너무 많거든요. 10주 간 실습에도 최대한 많은 걸 느끼도록 노력합니다. 덕분에 저희 병원 실습을 지낸 학생들은 누구보다 제대로 배우고 간다고 자부해요. 실제 현장에 투입된 후 능력을 발휘하는 학생도 많고요."약사가 나아갈 방향이 임상약사에 있다고 생각하는 김 약사. 그는 조제와 검수 뿐 아니라 처방전 검토, 약품 식별, 약물 부작용 판단 모두를 약사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아우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병원 시스템과 약사 인력 충원은 물론 약사 자신과 약사를 바라보는 시선 모두가 변하길 희망한다."약사 업무는 좁히기 시작하면 조제까지 기계가 대신할 수 있는, 협소하고 한정된 직능이지만 넓혀보면 병원과 약국에서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약사가 관여해야 하는 직능이에요.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활동할 수 있다는 뜻이죠. 제 후배들이 더 많은 일을 더 넓은 사회에서 해내길 바랍니다. 그 바탕은 임상이고요, 당장은 미국처럼 되기 어렵겠지만 하나하나 바꿔가다 보면 언젠가 제 후배들이 의사와 대등하게 일하는 그런 날이 올 거라 믿습니다."2015-05-26 06:14:49정혜진 -
"약물감시 특화 CRO 에이플러스 봐주세요"김상희 대표임상시험수탁기관(CRO, 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언제나 뜨겁다.이제는 국내외 제약사를 가릴 것 없이, 임상시험의 질 향상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서울은 최근 세계 임상 건수 1위 도시로 부각될 정도로 활발한 연구활동이 진행되는 도시다.당연히 글로벌 CRO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도 역시 상승했다. 비단 퀸타일즈와 같은 대형 CRO 뿐 아니라 여러 국적의 다양한 CRO들이 한국에 상륙하고 있다.이중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임상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있어 주목을 끈다. 주인공은 대만 국적의 CRO '#에이플러스서울(A Plus Seoul Inc)'.이 회사는 1997년 대만에서 설립된 PPC(Protech Pharmaservices Corporation) 그룹의 자회사로 대만, 한국, 중국, 일본, 홍콩 및 싱가포르 등에서 아시아 임상연구에 15년 이상의 경험을 축적했다.특히 2010년에는 대만에서 아시아 다국가 임상에 대한 일본 허가당국(PMDA)의 실태조사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첫번째 CRO가 되기도 했다. 데일리팜이 한국 진출 5년을 맞은 에이플러스 김상희 대표를 만나 아시아 CRO 시장과 회사의 전략에 대해 들어 봤다.-아직 '에이플러스'라는 이름이 낯선 느낌이 있다. 어떤 회사인가.에이플러스가 속한 PPC그룹은 임상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사업부 외 중앙실험실(Central Laboratory) 서비스 및 임상시험 기관에 Study Coordinator(전문 간호사, SC; CRC; Clinical Research Coordinator)를 파견하는 SMO (Site Management Organization)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에이플러스서울은 2010년 1월에 피피씨코리아(PPC Korea)라는 회사명으로 설립됐으며 2011년 임상시험 수탁 사업부가 에이플러스로 분리됨에 따라 한국 지사도 에이플러스서울로 사명이 변경됐다.-이제껏 진행한 프로젝트는 어떤 것들이 있나.회사는 각 아시아 국가의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치료 분야에서 수 백 건의 임상시험을 수행해 왔다.에이플러스서울의 경우 설립 이래 한국에서 여러 치료분야(심혈관 질환, 악성 신생물, 내분비 질환, 중추신경계 질환, 호르몬 및 면역계 질환, 혈액계 질환, 백신, 비뇨기계 질환 등)에 걸쳐 제1상에서 제4상에 이르는 임상시험들에 대해 주요 국내 제약사 및 다국적 제약사들과 협력하고 있다.2014년에는 한국에서 수행된 제3상 연구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실태조사를 성공적으로 완료, 현재 해당 신약이 시판허가를 앞두고 있다.-에이플러스 만의 특화된 서비스, 뭔가.시판전 및 시판후 약물감시(PV, Pharmacovigilace) 업무 대행이다.임상시험에서 안전성 정보 관리 뿐만 아니라, 시판 후 수집된 의약품 안전성 정보에 대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KIDS, Korea Institute of Drug Safety & Risk Management)에 보고하는 업무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또한 최근 강화되고 있는 약물감시 규정에 발맞춰 국내 제약사들이 약물감시 체계를 수립하도록 지원하고 제약회사 내 약물감시 업무 일부 또는 전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PV업무는 에이플러스가 제공하는 가장 특화된 서비스다.-아태지역 임상 관련 규제를 볼 때 주요 나라별 특징은 무엇이며 한국과 어떻게 다른가?한국의 경우 임상시험 계획 신청(IND 신청) 부터 기관에서 개시모임까지 6개월 이내 완료가 가능하지만 중국은 IND를 승인받는 데만 최소 1년 이상 소요된다.이는 대만도 마찬가지다. 중국에 비해 신속한 Start-up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임상시험 실시기관의 환경 및 연구진의 경험에 있어서도 한국, 일본, 대만은 아시아 국가에서 제반 여건이 성숙돼 있다고 볼 수 있다.-CRO산업은 인건비 비중이 70~80%에 달하는 노동집약적 산업이다. 그만큼 임상시험모니터링요원(CRA)가 중요한데, 국내 법인에서 채용에 어려움은 없는가?애로사항이 분명 있다. 특히 제대로 된 경력자를 뽑기 힘들다. 신입 CRA로 지원하는 인력은 많은 편이다. 최근에는 간호, 약학을 떠나서 생명공학 쪽 전공자들도 CRO 취업을 원하고 있다.그런데, 신입 CRA 채용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신입 채용시 1년 가량은 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일종의 투자가 필요한 셈이다. 그런데 워낙 경력 CRA가 귀하다 보니, 시간을 들여 인력을 키워도 금방 이직해 버리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향후 회사의 계획은 무엇인가?아시아 지역 임상시험 수탁기업으로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신뢰받는 CRO 기업이 되고자 노력할 것이다.한국에서 국내 및 다국적 제약사들이 신뢰하는 Long-term CRO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임상시험 업무의 퀄리티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전문적인 직원들의 열정적이고 책임감 있는 임상시험 수행을 통해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앞서 언급했듯이, 국내에서는 아직 체계적으로 실시되고 있지 않은 약물감시 업무(PV)의 위탁서비스를 통해 회사는 지속적인 경쟁력을 키워나갈 생각이다.글로벌 CRO의 체계적인 업무지침(SOP, 표준업무지침) 및 네트워크와 함께, 각 나라의 법규 및 임상시험 환경에 적합하도록 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을 통해 한국의 제약사로부터 수준높은 임상시험 수탁기관(CRO)이라는 평판을 쌓아갈 것이다.2015-05-21 06:14:52어윤호 -
"현지조사로 병의원 진료 지장주면 안돼"한창언 보험평가과장"요양기관 현지조사는 어떤 경우에도 환자 진료에 지장을 줘서는 안된다."복지부 한창언 보험평가과장은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심평원 등 현지조사 업무 담당자들에게도 공평하고 합리적으로 실사에 임하라고 강조했다고 했다.당사자(피조사자)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에서 조사를 진행하라는 당부였다.한 과장은 또 부당청구 적발 뿐 아니라 요양기관이 잘하는 점을 발굴해서 다른 요양기관에 전파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제도를 잘 몰라서 발생할 수 있는 부당청구 등을 방지하기 위해 순회강연 등도 활성화 할 것이라고 했다.다음은 한 과장과 일문일답.-요양기관은 항상 현지조사에 대한 불만이 많다=현지조사로 인해 환자진료에 지장이 있어서는 안된다. 다만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라 실사가 운영돼야 하는데 현지조사 사실을 사전에 통보하지는 않는다. 아마도 불만은 이런데서 생길 것이다.하지만 미리 통보하면 중요한 자료가 변조되거나 은폐, 은닉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불가피하다.-보완책은 없나=조사인력들에게 최대한 친절하고 공정하게, 또 합리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고의성이 있거나 중대한 위반행위는 엄단하는 게 원칙이지만, 제도 자체를 몰라서 생긴 경미한 위반행위는 적발보다는 개선할 수 있게 재량도 발휘한다.-조사인력 규모는=심평원 소속 인력이 130명 정도다. 또 건보공단 인력 7명 정도가 지원한다. 복지부 인력은 10명 내외다. 솔직히 인력은 태부족이다.-현지조사를 거부하는 사례가 여전히 존재한다. 현지조사로 적발되는 것보다 조사를 거부할 때 받는 처분이 더 낮기 때문인데=국정감사에서도 거듭 지적됐다. 처분을 강화하는 쪽으로 법령을 개정하려고 준비 중이다.-재발방지를 위해 다빈도 위반사례를 적극 홍보할 필요도 있어 보이는데=중요한 얘기다. 심평원 등의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 내용은 게시하고 있다. 교육 홍보활동도 진행하고 있는 데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개인적으로 요양기관이 잘하는 부분도 발굴해서 다른 요양기관이 알 수 있도록 전파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잘못한 것만 잡을 게 아니라 잘한 것도 공유하면 좋지 않을까.-기획현지조사는 예고하고 실시하던데=적발 목적이 아니라 올바른 청구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진행하는 현지조사다. 연초에 기획조사 대상을 미리 알리고 나중에 현장에 나가서 확인한다.2015-05-18 06:14:52최은택 -
"재주는 국내제약이, 돈은 외자 CRO가"이영작 초대회장한국임상CRO협회가 14일 공식 출범했다. 미래엔 글로벌 제약산업 매출의 50% 가량을 CRO업체가 차지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까지 내놨다. 하지만 국내 상황은 녹록치 않다.다국가임상은 외자계 CRO가 시장 대부분 차지한 상황이다. 업체 간 가격 경쟁도 심하다. 특히 국내사조차 해외 임상을 진행할 때 국내CRO를 외면하는 게 현실이다.이영작(74) 한국임상CRO협회 초대회장은 "국내CRO 발전을 위해 정부에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외자CRO와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다음은 이 회장과 일문일답.-협회 창립은 어떤 의미를 갖나=한국임상CRO협회는 산자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출범하게 됐다. 정부도 CRO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지원방식에 대해선 횡설수설하는 면이 있다. 협회가 나서 국내CRO 발전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회원사는 몇 곳이나 되나=일단 12개 업체로 출발했다. 드림씨아이에스, 씨엔알리서치, 엘에스케이글로벌파마서비스, 에이디엠코리아, 서울CRO, 지디에프아이, 클립스, 심유(이상 정회원), 파마CRO, 메디컬엑설런스, 서초CRO, 헤밀턴 CS(이상 준회원) 등이다. 이영작 초대회장 약력 -서울대학교 학사-오하이오주립대학교 대학원 통계학 석사-오하이오주립대학교 대학원 통계학 박사-한양대학교 석좌교수-라이프코드 회장-미국국립보건원 의료통계분석실장-한미문화재단 이사장-현 LSK글로벌파마서비스 대표이사 -국내 CRO 현실은 어떻게 보나=시간이 지나면 CRO가 곧 제약산업이 될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제약/CRO산업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이는 CRO가 이제는 제약산업에 있어 필수적인 인프라라는 뜻이다. 아직 국내에선 제약사와 CRO가 갑을관계로 인식된다. 업체끼리 가격경쟁도 심하고, 국내 제약사 해외진출에도 국내CRO는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열악하다.-왜 이런 현상이 나오게 됐나=데이터 매니지먼트나 통계관리 등 일부 분야는 이미 외국CRO 수준을 갖췄다. 그러나 국내 제약사나 정부조차 국내CRO를 외면한다. 해외진출 과정에서도 국내 CRO는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배제된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외자CRO에 국내 제약산업이 종속될 우려가 있다. 외자 CRO는 국내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 기업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국내 CRO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국내 제약사들이 해외에 나가서 임상을 하면 상당 부분 정부 지원을 받는다. 정부지원을 받는 업체는 의무적으로 국내 CRO를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 부족하면 컨소시엄 형태도 괜찮다. 물론 국내 CRO도 글로벌 수준을 갖춰야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국내 CRO가 해외진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한국임상CRO협회가 지난 14일 출범 기념식을 가졌다.-협회는 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쓸데없는 규제가 적지 않다. 당분간 이런 규제 개선에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다.-덧붙이고 싶은 말씀이 있나=국내사가 글로벌 리더가 되고자 한다면 국내 CRO와 반드시 손을 잡을 필요가 있다. 삼성이 바이오로 해외진출을 꾀한다고 하지만 실제 활약하는 건 퀸타일즈다. 국내사가 재주를 부리고 돈은 외자 CRO가 챙기는 셈이다. 대한민국 CRO 없이는 제약산업의 세계화도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2015-05-15 06:14:50최봉영 -
"토크콘서트서 약국과 인생 이야기 해봐요"늘픔 이윤정(이대약대 5학년)·이유리(덕성약대 5학년)·김한진(덕성약대 5학년) 학생.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토크콘서트 열풍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세대와 분야를 막론하고 한 자리에 모여 소통하고 교감하는데 사람들은 열광하고 있다.그 바람이 약업계 안으로도 파고 들었다. 업체와 약사 단체 등이 속속 토크콘서트를 개최하기 시작한 것이 약대 학생들에까지 번졌다.그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건 늘픔(대표 이유리)이 주최하는 전국 약대생·약사 토크콘서트. 약국 개국 조건, 경영 비법을 이야기하는 데 급급한 행사들 중 당당하게 '약사는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원론적인 주제를 안고 나섰기 때문이다.당장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 않겠단 생각에 시큰둥할 법도 한데 지난해 열린 첫 콘서트의 반응은 뜨거웠다. 100명 참석을 예상하고 준비한 행사에 200여명이 몰려 앉을 자리가 부족하더니 행사 후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참가자들은 높은 호응을 보여줬다.여느 토크콘서트와 달리 선배 약사의 삶과 가치관을 허심탄회하게 듣고 공유한 것이 가슴에 울림으로 전달됐다는 게 참여 학생들의 후문이다. 이유리 대표(덕성여대 약대 5학년)는 "늘픔 활동을 하면서 정말 좋은 선배 약사님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분들의 이야기를 다른 친구과도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며 "우연히 TV 프로그램을 보다 토크콘서트 방식을 떠올려 진행하게 됐고, 이렇게까지 높은 관심과 참여가 있을 줄은 예상 못했다"고 말했다.예상치 못한 반응에 두 번째 열리는 이번 토크콘서트는 당당히 지방행을 선택했다. 지난해 행사에서 많은 지방 약대생들이 거리상 한계로 참석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호소했기 때문이다.'네 안의 열정을 꺼내봐'를 주제로 열리는 두 번째 늘픔의 토크콘서트는 노용수, 이지향, 염승훈, 오성곤 약사가 연좌로 나와 약사로서의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이야기할 예정이다. 강연 이후에는 선배 약사들과 약대생들 간 자유로운 토크 시간도 이어진다. 이번 행사의 기획단장을 맡은 김한진 학생(덕성여대 5학년)은 "지난해도 올해도 연좌인 선배 약사님들을 수소문하고 섭외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며 "좋은 선배 약사님들을 전국 곳곳에 학생들이 공평하게 만나고 뜻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하고 싶어 호남으로까지 영역을 넓혔다"고 했다.행사 홍보 전부터 호남권 약대 학생들이 몰리면서 130여명 학생이 등록을 마친 상태다. 늘픔은 약사, 약대생 토크콘서트를 자신들만의 브랜드로 만들어 폭을 더 넓혀가고자 하는 포부도 갖고 있다.늘픔이 이윤정 학생(이대약대 5학년)은 "지난해 행사에 참여했다 깊은 감명을 받고 늘픔 활동까지 하게 됐다"며 "개인적으로 약사로서 삶의 지표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 되는 시간이 된 만큼 더 많은 친구들이 뜻깊은 시간을 공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한편 늘픔의 두 번째 약사·약대생 토크콘서트는 오는 16일 전남 광주 조선대학교 서석홀 4층 대강당에서 오후 5시 30분부터 진행된다.2015-05-13 12:14:50김지은 -
"내 인생 바꿔준 세 사람 강·민·이"기업에 소속된 이가 지난 4월 과학기술훈장 창조장을 받았다. 이는 매우 드문일이고 이 훈장은 연구자 혹은 과학자에겐 인생 최고의 영예다. 1974년 입사한 그는 동아제약 공채 21기다. 어림잡아 30년을 연구원과 연구소장으로 살았고, 나머지 10여년은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매년 제약업계 최고 연봉을 받는 전문경영인 명단이 공개되면 그는 늘 최상위권에 올라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한다.김원배 동아ST 대표이사 부회장(67세)은 서울약대 출신으로 서울의대 출신의 강신호 회장과 함께 대한민국 제약산업을 선두에서 이끌어 온 인물이다. 신약개발 등 R&D 부문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속된 말로 '맨땅에 헤딩'하며 단단한 바이오 포트폴리오 구축의 주춧돌을 놓았고, 자이데나와 같은 케미칼신약, 스티렌과 같은 천연물신약을 성공시켰다.아담한 키에 안경, 그리고 적은 말수, 여기에 조용한 미소까지 번지면 그는 영락없는 연구자 모습이다. 하지만 "서울약대 진학부터 동아제약 입사까지 큰 꿈이나 뚜렷한 계획이 있던 건 아니었다"고 회고한다."점수에 맞춰 대학을 선택했고, 졸업할때까지 뭘하고 살지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군대있을 때 제약회사 다니던 친구가 찾아와 제약사 괜찮은 거 같다고 해서 제대 후 입사하게 됐어요. 입사해서도 가만히 생각하니 성격상 연구하면 자유의지도 관철시킬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제겐 큰 영향을 미친 세분의 스승님이 계십니다."김 부회장은 과학기술훈장 창조장을 받기 이전 이미 장영실 상만 다섯 번 받았고, 특허청에서 과학기술상 지석영 상을 수상했다. 산업기술진흥협회로부터는 기술경영인 상을 받기도 했다. 보건의 날에는 의약품 연구개발을 통한 인류 건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훈했다.신출내기 연구자가 어떻게 동기를 부여받고 족적을 남기는 연구자로 성장하게되며, 경영인으로까지 발탁돼 장수하는지 궁금했다. 그를 5월 6일 오후 용신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투명한 유리잔에 담긴, 박카스 디를 마시며 이야기는 시작됐다.김원배 동아에스티 부회장은 연구자로 출발한 자신에게 터닝포인트를 마련해 준 세분의 스승이 계신다고 말했다.▶연구자에게 과학기술 훈장 창조장은 어떤 의미인가요."기업 연구자가 받기 어려운 상이라 제겐 더 각별합니다. 창조장 받고 인생을 돌아보게 됐는데, 인덕을 참 많이 봤더군요. 꼽아보니 세 분의 스승이 계시더라고요. 능력이 뛰어난 것도, 잘 태어난 것도 아니었는데 이 분들의 영향으로, 부족한 제가 성장했구나 새삼 느꼈습니다."▶세 분의 스승, 누구세요?"강신호 회장님, 민신홍 박사님, 이상희 전 과기부장관님이세요. 모두 회사와 관련된 분들이죠. 강신호 회장님은 창의력이라는 점에서 제게 많은 영감을 주셨어요. 회장님은 누구라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에게 대해 늘 왜? 라는 물음표를 찍으시죠. 정말 그럴까? 왜 그럴까? 저대로 있는 게 정말 옵티멀(optimal)한 건가라고 물으셨죠. 연구자인 제게 발상의 단초를 제시해 주신거나 다름없는데 이렇게 문제의식을 갖다보니 재미있게, 자연스레 몸에 배이게 됐어요."▶민신홍 박사님으로부터 뭘 배우신 거죠?"제가 연구원일 때 연구소장님이셨는데 품격있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대인관계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배려란 무엇인지 몸으로 보여주셨죠. 겸손해져야겠다고 다짐한 것도 소장님 덕분입니다. 민 소장님은 연구자로서 꾸준히 탐구하시면서도 연구자인 제게 자유, 다시 말씀드려 많은 기회를 허락해 주셨어요."▶이상희 전 과기부장관님도 동아제약 출신이신데요."연구소 상사셨을 때 일로 저를 단단하게 훈련시켜 주신 분이죠. 새 프로젝트를 많이 맡겨 주셨는데 당시엔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죠. 몰입, 몰두라는 게 또 무슨 의미인지 몸으로 보여주셨는데요, 한마디로 이 분은 한번 일을 잡으시면 시간 개념이 없으세요. 밤샘은 예삿일이죠."▶아는 분만 아는 이야기지만, 이상희 전 장관님과 함께 큰 일을 해내셨죠?"이 전 장관님은 항상 '10년 후 일어날 일을 가지고 일하자'라고 말씀하셨죠. 일을 크게 보고, 기획하고, 조직화하는데 탁월하셨죠. 많이 배웠습니다. 5공화국 시절로 기억합니다. 민정당 정책연구소에서 이 전 장관님이 일하실 때인데 갑자기 부르시더니 '유전공학이 국가를 육성하는 시대다. 대통령께 브리핑 해 국가 주요 사업이 될 수 있게 자료를 만들어 보라'고 하시더군요. 고백컨대 유전공학이 뭔지 제대로 몰랐어요. 방법이 없잖아요. 밤샘 독학했죠. 지금 생각해도 공들여 일목요연하게 잘 만들었던 것 같아요."▶좋은 결과 얻으셨나요?"저돌적이신 이 전 장관님이 해내셨죠. 길목에서 대통령께 브리핑을 하셨어요. 해서 유전공학 기술 근처에라도 가본 5명으로 유전공학센터를 설립하고 이어 대학내 유전공학과 설치, 유전공학연구조합 창립 등 유전공학과 관련한 패키지가 모두 성사됐습니다. 돌아가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님이 연구조합 초대 이사장을 맡으셨었죠. 전 이 과정에 참여하고 지켜보며 일은 어떻게 하는지 원리를 터득했다고나 할까요."▶ 세분의 스승도 훌륭하시지만 새 것을 받아들이는 감수성도 대단하신것 아닌가요."내 방식대로 살면 되지하고 살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늘 평온하고, 온자한 모습을 지닌 동기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사람들에겐 배울게 많구나 깨달았어요. 마음이 바뀌니 자연스레 남의 말을 경청하게 되더군요. 경청은 마법이나 다름없더군요. 예를들면 어느 가정에서 쓰는 비방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고 쳐봐요. 그러면 연구자들은 자기가 알고 있는 과학의 관점으로 그 사람의 주장이 틀렸음을 입증하는데 온 신경을 쓰게 됩니다. 그렇게 시간을 써서 대체 얻는 게 뭐죠? 없어요. 그저 시간이 아까울 뿐이죠. 하지만 경청하면 달라집니다. 천연물 신약 개발엔 경청이 큰 몫했습니다. 잘 들어준다 소문나니 자꾸 찾아오더군요."▶동아ST가 다른 제약사와 견줘 일찍 바이오의약품을 세팅하는데 부회장님 역할이 컸다고들 합니다."유전공학 브리핑 자료 만들며 독학하다보니 이거다 싶더라고요. 1983년께 회사에 유학을 보내달라고 했죠. 허락을 받아 여기저기 회장님 이름으로 편지를 쓰다가 제휴 관계로 가깝던 오츠카제약의 세포공학 연구팀, 요즘말로 유전자재조합 단백질 치료제 연구팀에서 1984부터 1년간 연수를 받게 됐죠. 오츠카제약에 갔는데 연못에 떠있는 바위 조형물을 보고 창의성이란 낱말을 되새기게 됐어요. 생각의 틀을 깨는 것, 이게 바로 신약 개발의 출발점이라는 생각을 굳혔죠. 제 인생 스승 한분을 외국에서 추가하라면 돌아가신 아키히코 회장님을 꼽고 싶습니다."▶오츠카제약에 도착해 배고픔으로 배운게 뭔가요."유전공학과 관련해 6개월을 배우고 나머지 기간은 1주일씩 연구팀을 돌며 신약개발 과정을 눈으로 익혔어요. 책에서 본 그림으로 신약개발을 짐작하던 때 오츠카 연구원들이 실제로 유전자를 꺼내 자르고, 붙이고, 다른 미생물에 넣어 단백질을 대량생산하는 모습 정말 감동적이었고 신세계더군요. 한가지도 놓치고 싶지 않았고, 어서 한국에 돌아가서 해봐야 겠다는 욕망이 꿈틀거렸어요. 신약개발 과정에서도 많을 걸 배웠는데, 어떤 물질을 어떤 기준으로 선별하고, 단계마다 고, 노고(Go/No Go) 판단을 하고, 실험이나 자료는 어떤 게 우선인지 눈치껏, 할 수 있는 만큼 호기심을 채우는 일이 기뻤어요. 나중에 동아는 어떻게 신약개발 실패율을 줄일 수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게된 토대가 된 것같아요. 결국 현장에서 배우는게 빠르더군요. 해서 나중에 신약개발조합에 제안해 국내 연구자들을 오츠카제약에 많이 연수보냈죠."▶ 당시 일본과 기술 차이가 몇년 하는 식의 비교가 많았는데, 현장에서 보시니 어땠나요."1978년 당시 야마노우치 안전성연구소에 들렀는데 연구 인원만 300명이더군요. 지금도 우리 나라 제약사 중 300명 연구원을 가진데가 몇 곳 안되는데 말이죠. 30년 지나도 못 따라겠다는 좌절감이 들기도 했죠. 그렇다고 손 놓으면 영원히 못하는 거니까 우리 방식대로 해야겠다 다짐했어요. 다국적사가 100개의 프로젝트를 한다면 우리는 작은 돈으로 2~3개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죠. 지금도 유효한 생각이라고 확신합니다."연구자는 귀를 열어 겸손하게 경청할 때 아이디어를 포착할 수 있으며, 의외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바이오 기술 배워 오셨는데, 그래서 뭘 하셨나요."회사에 와서 바이오 제품을 만들기로 했죠. 임원진 앞에서 이건 꼭 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는데 용어자체가 낯설 때니 애썼다며 고개만 끄떡이는 정도였어요. 어렵사리 뜻맞는 연구원 5명과 조그만 방안에서 생명공학연구팀을 만들었죠. 당시 엘지가 100여명 연구원이 있을 때라서 회사에선 그거 안 될거란 말이 많았어요. 그게 오히려 독기를 품게 만들었어요."▶누구나 독기를 품지만 오래 지속하기 힘들텐데요."뭔가 보여주자 결의를 했죠. 진단시약이 제일 만만해 보였어요. 애보트가 전량 수입해 판매할 때죠. 어려운 과정 참 많이 겪었어요. 그래도 열정만은 대단했죠. 세상에 있는 걸 왜 우리가 못하느냐는 단순한 열정 말이예요. 집에 못간 날 허다했죠. 효소면역법에 기반한 진단시약 정말 힘들었어요."▶궁금해 집니다. 그래서 어떻게 됐죠?"플레이트에 항원이든 항체든 코팅을 하려면 말려야 하는데 알고 있던 감압 건조법으로 하면 항원 항체가 죄다 빨려 나가는 거죠. 생산성이 형편이 없는 거예요. 좌절했어요. 이런 저런 수소문 끝에 선진국 어느 공장 견학을 가게 돼 공정을 쓱 보곤 무릎을 쳤어요. 사진을 찍었죠. 나오다 필름을 모두 뺏기고 망신을 당했지만 해법을 찾았다는 생각에 환호했어요. 그때 본게 뭐냐면 코팅할 플레이트를 콘베이어 벨트위에 놓고, 드라이기 열풍이 나오는 터널을 지나며 건조시키는 방법이었죠. 콜럼버스 계란 세우기인데 우리 생각을 가로 막은 건 단백질은 열에 약하다는 것이 전부였죠. 고정관념의 타파와 현장의 중요성 깨달았죠."▶회사에서 믿지 않으시던 분들 코가 납작해 졌겠는데요."아닙니다. 제품이 나갔는데 일주일도 안돼 반품으로 돌아오는 겁니다. 진단시약은 한번 쓰고 나면 오염이 되는데 영양성분이 많이 들어가 상하는 거죠. 방부제 넣는걸 생각조차 못했던 겁니다. 문제를 해결하고 납품이 되고 하니까 회사에서 뭣 좀 하나보다 하시데요."▶탄탄대로가 열렸네요."B형간염백신을 하자 이렇게 의기 투합하고 의기양양 했는데, 회사가 승인하지 않았어요. 너무 아쉬웠죠."▶실망하셨나요."실망이야 했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잖아요. 성장호르몬으로 눈길을 돌렸어요. 일단 기술이 확립되니 G-CSF, 인터페론 등 순식간에 성공하더라고요. 지금 수출 효자품목을 그때 다 한거나 마찬가집니다. 더 고난도인 EPO 개발에 도전했지만 당시 국내엔 산업화 할 수 있는 연구자가 없던 터여서 대학도 찾아가고, 러시아 연구소까지 갔죠. 마침 EPO 연구한 게 있어서 공을 많이 들였는데 다른 기업이 계약했죠. 아쉬웠습니다. 결국 EPO 만들어내 수출도 하고 있어요. 그런식으로 생물의약품을 단시간내 많이 만들었어요. 스스로는 5명의 열정이 대견해요. 지금도."▶ 동아에스티 안에 생명공학 제품이 반듯하게 자리잡도록 하는데 크게 기여하셨지만, 상업적 성공을 거둔 신약과 개발하는데도 관여하셨죠?"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와 항생제 시벡스트로는 상당히 많이 관여 했어요. 자이데나는 연구소장할 때, 팀장이었던 유무희 박사가 주도했죠. 회사가 심장약 개발 연구력이 누적돼 있었던데다 당시 삶의질(QOL) 의약품이 강조되던 때였거든요. 유쾌하게 개발된 신약이예요."▶시벡스트로는 글로벌 신약이자 블록버스터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독특한 개발기원이랄까 뭔가 사연이 있을 것다는 예감이 듭니다."이상희 전 전 장관께서 동경대 약대출신으로 자기 집에 연구소를 차려놓고 부인은 약국을 하던 분을 소개해 줬어요. 세파계 항생제 신약 개발에 심취했던 분이죠. 2년정도 했어요. 그 분이 물질 만들면 우리가 평가해 피드백 하고 했죠. 그런데 좋은 게 나오면 경쟁사 연구가 더 나은 걸 내고하며 답보 상태였어요. 해서 세파계를 버리고 다른 항생제를 연구했는데 그게 오늘날 시벡스트로죠."▶한 프로젝트가 답보상태면 회사가 기다려 주지 않을 텐데요."시벡스트로 담당 연구팀장이 비판을 많이 받았어요. 시벡스트로가 효과는 좋은데 풀지 못한 숙제를 안고 있었거든요. 평가를 전체 연구소가 받으니까 시벡스트로 팀이 원망의 대상이 되는 거죠. 이 팀장이 상당히 주눅들어 프로젝트 포기하겠다고 당시 연구소장이던 제게 이야기를 꺼네더군요. 그래서 제가 말렸어요. '7년간 했으니 너보다 잘할 사람이 없다. 물질은 좋은데, 약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도 알지 않느냐. 좀더 해봐라'고 말해줬어요. 문제는 우연히 풀렸죠. 재미과학자가 회사에 와 세미나를 부탁했는데 색다른 개념의 프로드럭 이론을 제시하더군요. 이 방법으로 단번에 성공했습니다."▶시벡스트로가 잘 나가니 과거 기술수출을 놓고 가정법도 나옵니다. 만약 동아가 했다면 같은 가정법이죠."국내서 임상하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감염증 환자는 로컬 클리닉에 많은데 종합병원만 임상할 수 있는 환경이었죠. 실험실에서 드라마틱했고 동아가 국내 1위 기업이었지만 실패를 감당할만큼은 아니었거든요. 더구나 국내 투자환경도 신기술엔 인색했죠. 투자에 원금보장같은 옵션이 따라 붙는게 정석일 정도였으니까요. 라이센싱 아웃하는 방법 밖에 없었어요. 돌이켜보면 아쉽지만 시벡스트로 기술을 가져건 미국 회사처럼 우리나라 제약회사들이 하면 그 또한 훌륭한 비즈니스가 될 겁니다."▶동아에스티는 케미칼, 바이오, 천연물 등 포트폴리오가 반듯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스티렌, 모티리톤 같은 천연물 신약 어떻게 나오게 된겁니까."연구소 사이트로만 말씀드리죠. 천연물 연구 왜 했냐하면, 중간에 뭔가 보여주기 위해서였어요. 신약연구는 아시다시피 십여년이 보통이다보니 연구소 홀로 지속성을 유지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개발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천연물을 하기로 한거죠."일본 야마노우치 안전성 연구소 연구원만 300명에 이르는 것을 보고 일본과 기술격차가 30년도 넘겠구나 실망도 했지만 세상에 나와있는 것을 우리가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대책없는 자신감과 열정도 가득했다고 말한다. 왼쪽이 연구원 시절 김원배 부회장.▶천연물에도 시벡스트로처럼 기막힌 인연이 있을 것 같아 기대되는데요."서울대 천연물연구소 이은방 교수님 연구발표를 보고 찾아가 스티렌을 개발한 이후 다음 프로젝트는 모티리톤이었죠. 서울대 미생물실에서 박사과정을 하는 중에 약대생이 있었는데 부군이 한의사였어요. 그 분이 쓰는 처방을 연구개발한 게 바로 모티리톤이예요. 결국엔 남의 이야기 많이 듣고 그런데서 아이디어를 얻게된 겁니다.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있으면 어디든 찾아가 함께 해보자고 권유하는 일을 많이 했어요. 제약회사 입장에서, 또 광범한 의미에서 이는 적극적인 연구행위 입니다."▶천연물 신약에 대한 부회장님 관점은 뭔가요."서양 과학 입장에서 의약품은 질병의 원인 타깃을 찾고 이에 들어맞아 효과를 내는 물질입니다. 당연히 신약도 그런 식으로 설계되겠죠. 천연물은 좀 다릅니다. 타깃이 한 두개가 아닌 것같습니다. 몇개의 작용점이 있는데 평가와 허가 기준은 서양 의학계 기준에 따릅니다. 천연물이라는 건 동양지식을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개발 과정, 허가제도 같은 것도 우리가 기준을 만들어 정립해야 한다고 봅니다. 천연물은 우리가 선진이잖아요. 임상시험법,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건축만해도 그래요. 우리 고유의 건축기술과 융합없이 현대건축 기법이 도입되다보니 프랑스, 노르웨이처럼 자기들만의 건축양식이 형성되지 않았잖아요. 천연물신약이 바로 그래요."▶천연물의 가능성 어디서 찾을 수 있나요."의학 진단 기술 발전과 경험지식이 합쳐지는 새 길이 모색돼야 합니다. 진단기술이 발전해 질병 예측 수단이 많아지면 질병이 비가역 단계로 들어서기 전, 즉 가역 단계에서 건강상태로 되돌리는데 천연물의 역할이 있다고 봐요.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 FDA가 천연물약 2개를 허가했어요. 이는 단순한 합니다. 효과가 없는데 허가해 줬을까요? 치료보다 예방과 관리에 돈을 쓰는 게 의료보험 재정절감에도 효율적이죠. 천연물은 이런 방향으로 발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봅니다."▶ 약 30년은 연구원과 연구소장으로 지내셨고 또 10여년을 대표이사 사장과 부회장 등 경영진이시다. 연구를 바라보는 관점에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요."차이가 있습니다. 연구원에게 연구란 기술적, 학술적 가치가 얼마나 있느냐를 많이 보게 되죠. 동기유발이 바로 여기서 됩니다. 그래서 제제연구 보다 신약 연구를 선호하게 됩니다. 한데 연구소장 입장으로 보면 연구의 성공 가능성에 눈이 더 갑니다. 비로소 상품으로서 가치가 있나를 고려하게 되는 것이죠.그래서 연구를 이끄는 리더는 다양한 분야와 소속 연구원들의 심리를 고려해 격려할 줄 알아야 합니다." ▶ 그럼 경영자의 눈은 어디에 가 있나요."경영자는 연구투자 이익과 다른 시설투자, 생산능력을 확장, 기존 제품에 대한 판촉과 프로모션을 저울에 올려 무게를 달게 됩니다. 시각이 바뀌니 연구소를 보며 생산성을 높이라고 말하게 됩니다. 저 역시 연구가 미래를 먹여 살릴건데 하면서 회사 투자 결정을 원망도 하던 연구소장 출신인데도 말입니다. 입장은 그렇게 다르더라고요."▶ 여유로운 시간이 주어지면 무엇을 하세요."사실 취미가 없어요. 그래서인지 요즘엔 인문학적 식견 높이려 강의도 듣고 합니다. 이제서야 삶의 본질, 정체성을 고민해 봅니다. 사람이 시기가 있나봐요. 제가 가진 걸 내려주고, 주변을 키워주고, 육성하고 싶어요. 간혹 너무 약학에만 빠져있었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연구자, 경영자로서 성공적인 삶이셨는데 부회장님에게 앞으로 일은 어떤 것일까요."좋아서 몰두하는 일 하고 싶어요. 돌이켜보니 10년 단위로 인생을 설계하고 실천하며 살았더군요. 질문을 받고 보니 회사를 생명공학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겠다며 미친 듯 뛰어다녔던 과거 10년 단위 삶이 떠오르네요. 유전자치료제였는데 우리나라에선 임상이 어려워 이나라, 저나라 허가당국 문을 두드렸거든요. 이 때 열정을 다시 불러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식품 소재에다 발효 기술을 접목해 뭔가 만들고 주변에 나눠주고 하고 싶습니다. 물론 회사 일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재밌있게 말이죠."▶ 신약개발과 가치를 전파하는 전문 칼럼니스트는 어떨까요. 제가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아아, 그건 아닌 것같은데…."2015-05-12 06:14:59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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