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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선] 네거티브와 후보 검증의 갈림길12월 13일 개표를 앞둔 대한약사회장 선거가 본격적인 레이스에 접어 들었다. 이제 쟁점은 네거티브 선거다. 선거가 막바지에 치닫게 되면 & 51922;기는 후보는 네거티브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경기에서 이길 수만 있다면 뭐든 해야 한다." 1960년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를 이끌었던 수벨디아 감독의 말이다. 수벨디아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하면 그만이라는 철학 아래 축구 규칙의 빈틈을 계속 찾아다녔다. 전술적 파울 등도 주문했다. 승리를 맛본 자국의 축구팬은 열광했지만 상대 편 나라들은 불만 일색이었다. 페어플레이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동안 약사회 선거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길수 만 있다면 뭐든 해야 한다'는 식으로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 의혹제기 등이 난무했다. 후보자간 비방, 선거규정 위반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제재, 혼탁·과열선거로 인한 회원들의 피로감과 선거 후유증 등 마타도어, 네거티브 선거 부작용은 후보자 3진 아웃제(경고 3번 누적시 피선거권 박탈) 도입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다른 후보자를 비방·허위사실 공표·명예훼손 및 선거관리 규정 위반으로 인해 1심 법원에서 100만원 이상의 벌금 또는 징역형이 선고된 경우 당선이 무효처리 된다. 약사회장 선거 규정상으로 보면 경기에서 이길 수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상대 후보를 비방하고 의혹을 제기하는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도덕성 검증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적지 않다. 마타도어 선거와는 달리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학자들은 네거티브 선거의 중요한 단서를 달았다. 바로 근거 없는 흑색선전이 아니라 '70%의 사실과 30%의 진실'에 기반을 두고 '규정'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즉 '아니면 말고' 식이 아니라 규정 안에서 객관성을 담보한 후보 검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거티브 선거운동의 주 목적은 유권자에게 경쟁 후보에게 등을 돌리도록 하는 데 있다. 추격하는 후보들이 1위 후보를 잡기 위해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네거티브를 비판하는 정치 학자들도 있다. 자신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설득보다 경쟁 후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확산시켜 상대적 이익을 노리는 게 네거티브라는 것이다. 그래서 네거티브는 쉽고, 그 유혹은 강할 수밖에 없다.특히 선거가 임박해 오고 자신의 지지층 확보가 어려울 때 네거티브를 선택하게 된다. 이를 막을 수 있는 해법은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 밖에 없다. 1표라도 더 많은 후보가 승리하는 '승자독식'의 선거라서 더 그렇다.2018-11-25 23:22:43강신국 -
[데스크 시선] 원희목 제약바이오협회장의 과제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10개월 여 간의 비상운영체제를 정리하고, 고대하던 수장을 맞았다. 그 중심의 핵은 원희목 전임 회장의 컴백(Come Back)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어제(19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원 회장을 '제21대 회장 보궐 재추대 자격'으로 선임했다. '회장 보궐 시, 회장 잔여 임기를 보전한다'는 정관 규정을 적극 인용한 결과다. 조만간 서면 총회 보고라는 정관상 마지막 절차가 남아 있지만 이사회 승인을 끝으로 인선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2017년 제21대 제약바이오협회장에 취임한 원 회장은 지난 1월 29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제한 규정을 수용하고, 회장 직을 자진 사퇴했다. 협회를 비롯한 제약바이오산업 발전과 이미지 추락에 조금이라도 누를 끼치지 않겠다는 원 회장의 용단으로 평가된다. 원 회장의 취업 제한은 11월 30일 만료되고, 내달 1일 취임과 동시에 본격적인 회무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재 잔여 임기는 내년 2월까지로 3개월여가 남았지만 그동안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재신임 과정을 살펴볼 때, 이후 제22대 회장까지 연임될 가능성이 높다. 정관상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임기는 2년으로 3번까지 연임할 수 있다. 임기동안 원 회장의 소명과 화두는 엉킨 실타래처럼 꼬여있는 정책과 제도 현안을 올곧이 풀어내는 것이다. 정부는 아직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고혈압·당뇨제 등 만성질환치료제 관련 약가인하와 공동생동 문제가 그것이다. 합목적성이 상실된 보건당국의 약가인하는 협회는 물론 대형·중소제약사를 막론하고, 반드실 막아 내야할 지상과제다. 공동생동은 제약사 외형에 따라 입장이 양분돼 있어 그야말로 '설득과 경청 그리고 협치의 리더십'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 밖에도 헤쳐 나가야할 회무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회원사들이 정부에 밝히고 있는 정책·제도 요청사항으로는 ▲신약 협상 시 개발원가 우대와 적정 약가정책 ▲혁신형 제약기업 지원 정책 ▲신약 등재 후 사후관리 우대(사용 범위 확대 약가 면제) ▲혁신형 제약기업이 개발한 신약의 경우 신속심사와 우선심사 절차 도입 ▲신성장동력·원천기술 인정 절차 간소화 ▲바이오기업 병역특례 TO 확대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선 ▲일자리 창출 우수 제약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등으로 압축된다.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 업계 당면 과제 해결과 숙원사업 달성을 위해 '전력질주 마라톤 전략'이라는 고도의 추진력과 리더십을 발휘할 때다. 회원사들 역시 당장의 개별적 실익을 넘어 협회를 구심점으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다는 각오로 원희목호(號)에 전폭적인 지지와 힘을 실어, 업무 수행 결실을 거둬야 한다. 대한약사회장과 국회의원, 정부기관장을 역임하며 다지고 쌓아온 원 회장 특유의 통찰력과 협상능력 그리고 인적 네트워크가 산업이 처한 위기를 온전히 연착륙시킬 수 있길 기대해 본다.2018-11-20 12:20:00노병철 -
[데스크시선] 유통가 일련번호 의무화 '카운트다운'의약품 유통 라인의 일련번호 의무화가 눈앞에 다가왔다. 그간 업계의 격렬한 반발과 개선되지 못한 난제가 정부의 발목을 잡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도입의 목전까지 다다랐다. 정부와 산업 현장의 쉼 없는 노력이 궤도를 이탈하지 않게 한 동력이었다. 일련번호는 제약과 유통, 사용에 이르기까지 의약품 생애 전주기를 파악할 수 있는 일종의 '주민등록번호'다. 한 쪽에서 라인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다른 한 쪽이 이를 연동하지 못하면 반쪽짜리 시스템이 되고 만다. 따라서 유통업계의 일련번호 의무화는 의약품 제조·생산과 유통의 완전 의무화라고 할 만하다. 물론 소매(사용) 단계인 약국 등 요양기관 미적용과 낱알·앰플당 부착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은 숙제이지만, 현재로선 99.9%에 달하는 전산청구로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는 게 정부와 수행기관의 설명이다. 이 부분을 논외로 하더라도 문제의 약이 발견될 경우 로트번호를 추적해 시간을 들여 파악하는 일, 잊을만 하면 나타나는 가짜 약 사건, 전국에 걸쳐 있는 의약품 수급 문제 등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시스템은 현재 기술에서 일련번호만한 게 없다. 제도 의무화의 시작점을 돌이켜 보면 일련번호 의무화는 보건당국의 주도가 아닌 산업당국의 주도로 첫 발을 뗐다. 2010년 당시 지식경제부는 주류와 의류업계에 도입해 재미 본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를 제약에 도입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하고 보건복지부와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등 범부처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제약+IT 융합' 발전전략안을 내놓고 제약·유통에 RFID 기반 일련번호 의무화 계획을 발표했었다. 산업당국의 주도인만큼 시범사업에서 신개념 전자거래 모델인 RFID를 채택한 업체들에만 일부 투자금 지원이 돌아갔고 나머지는 오롯이 제약과 유통업계 부담으로 돌아갔다. 업계 반발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정책 추진은 늘어질 수 밖에 없었고 그 사이 정부와 수행기관 담당자들은 수시로 바뀌었다. 당연히 일각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제도로 여겨져 왔다. 실제로도 업계 반발에 제도 도입이 1년 이상 늦춰진 이유도 이런 부분이 상당수 작용했다. 이 사이 제약업계는 고전 끝에 생산 라인에 일련번호 탑재를 마무리 했고 마지막 남은 유통업계 의무화가 지리하게 이어져 오늘에 이르렀다. 정부가 일부 투자를 하면 업계는 따라올 것이라는 막연한 아이디어로 출발한 의약품 일련번호 의무화는, 사실 산업계가 감당하기 버거운 상태에서 시행도 전에 착오 수정(가이드라인, 시행일자 등)을 거듭해 10년 가깝게 시간을 들여 완성된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좋게 표현하면 이견 많은 제도를 도입하는 데 '여느 선진국 처럼' 장기간 소통하고 공을 들여 이룩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고, 부정적으로 보자면 '억지춘향'식으로 밀어붙이려다 겨우 궤도에 다다랐다고 할 수 있겠다. 때문에 정계 일각에서 시행에 부정적인 목소리도 내고 있지만 완성단계 앞에 두고 할 소린 아니다. 우여곡절 끝에 정부는 불과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도매·유통업계 의무화 시점에서 보고율을 50~60% 선으로 가닥 잡기로 하고 세부 기준을 마련 중이다. 정부가 업계를 다독여 제도를 점진적으로 시행하고, 기술적으로 충분히 업계를 조력하고 그 사이 발견되는 사각지대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보완한다면, 제약이 그랬듯 유통 또한 충분히 정상궤도를 이탈하지 않고 시나브로 순항할 것으로 전망된다. 40여일 남은 현재 제약·유통의 완전 의무화 순항을 위한 정부와 업계의 막판 '스퍼트'와 파트너십을 기대한다.2018-11-19 06:14:37김정주 -
[데스크시선] 신약성과 평가 '냉정과 열정 사이'얼마 전 유한양행이 모처럼 대형 기술수출을 성사시켰다. 얀센에 항암제 레이저티닙의 기술을 넘기면서 계약금 5000만달러를 받았다. 레이저티닙이 상업화 단계에 도달하면 총 12억5500만달러(약 1조4000억원)를 받는 조건이다. 국내 제약산업 120년 역사상 체결된 기술수출 중 계약 규모는 역대 2위, 계약금은 4위에 해당한다. 증권가에서는 '기다리던 대규모 기술수출', '국내 기업의 기술과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등의 호평을 쏟아내면서 제약·바이오 분야의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쳤다. 각종 언론에서도 '1조4000억원'이라는 계약 규모를 부각시키며 모처럼 성사된 대형 기술수출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물론 유한양행 뿐만 아니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선 충분히 축배를 들 정도의 경사다. 2015년과 2016년 한미약품의 연이은 대형 기술수출 이후 오랜만에 등장한 호재는 충분히 축하받을만한 자격이 있다. 다만 이쯤에서 '조금은 냉정을 찾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기술수출은 기술을 도입한 다국적제약사가 해당 신약의 개발을 맡기로 했다는 신호일 뿐 상업적 성공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한미약품의 올무티닙 권리반환 사례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바 있다. 한미약품은 2015년 베링거인겔하임과 올무티닙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 5000만달러를 받았다. 상업화 단계 도달시 총 7억3000만달러(약 8000억원)를 받는 조건의 대형 계약이었다. 그러나 이듬해 계약은 해지됐고 한미약품은 계약 해지로 계약금과 마일스톤 일부를 포함한 6500만달러(약 715억원)만 손에 쥐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신약 개발 과정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변수"라며 과잉대응을 경계했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주의 종목 창은 연일 파란불이 켜졌다. 한미약품을 '한국 제조업의 구세주'라고 칭송하던 언론들은 신약의 거품론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한미약품을 향하던 환호가 1년만에 실망으로 둔갑했다. 한미약품 이후 많은 국내 제약기업들이 적잖은 규모의 기술수출을 따냈지만 아직 임상단계를 모두 마치고 본격적으로 글로벌 무대에 데뷔한 제품은 아직 없는 실정이다. 냉정하게 따지면 이제 조금씩 가능성을 보여주는 단계라는 얘기다. 모처럼 나온 경사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의도는 없다. 과연 우리들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성과에 대해 얼마나 냉정한 시선으로 판단했는지를 되묻고 싶다. 예전에 비해 정보공개에 대한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인식은 많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들은 자사의 성과를 부풀리려고 하는 의도가 확연하게 엿보인다. 계약금은 한 푼도 받지 못했으면서도 마치 몇 년간의 예상 공급 규모를 마치 확정된 수출 금액으로 발표하는 사례도 눈에 띈다. 기술이전이 아닌 완제의약품 공급 계약에 불과한데도 마치 먼 훗날 유입될 수출 금액을 계약 규모로 발표하는 사례도 많다. 오래 전에 수조원 규모로 체결한 계약인데도 현지 보건당국의 허가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간의 법적 효력이 없는 양해각서(MOU)일 뿐인데도 마치 글로벌 진입을 확정한 것처럼 포장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보도자료도 있다. 일부 기업은 막 임상시험을 시작했을 뿐인데도 낙관적인 결과를 미리 예단하는 내용을 홍보하기도 한다. 언론들의 보도 행태도 달라져야 할 것을 제안한다. 기술이전 계약 소식을 보도할 때 임상시험을 마치고 상업화 단계 진입시 받을 전체 계약 규모를 조명하는 것보다는 확정된 계약금 중심으로 독자들에게 알리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기술이전 계약 건수가 많아지면서 과거에 비해 국내 기업들의 수준과 위상이 많이 올라간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극히 일부 기업들의 성과일 뿐이며 아직 험난하고 긴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지금은 냉정한 시선으로 묵묵히 응원할 때다.2018-11-12 06:10:38천승현 -
[데스크시선] 제약바이오협회장 선임과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은 주권 국가의 자주국방 능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평상시에는 전작권의 중요성을 깨닫기 어렵다. 하지만 유사시에는 국운의 존폐와 수십만 군인 그리고 수백 수천만 국민의 생명이 여기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등한 외교 수행의 전제 조건임은 두말한 필요도 없다. 전작권이 국방 수행의 기본 골격과 몸통이라면 이에 대한 수행 조건은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을 기점으로 국방장관-합참의장-각군 참모총장-군사령관-군단장-사단장 순으로 일사불란한 지휘·명령체계 확립이 중요하다. 오직 승리할 수 있다는 하나된 마음으로 절대 명령 복종과 수행이 있을 때 비로소 그 작전은 성공을 점칠 수 있다. 장성급 고급지휘관 선에서부터 '우왕좌왕' '갑론을박'만 논하다 보면 패색만 짙어질 뿐이다. 10개월여 공석인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후보자 추천을 놓고, 이사장단 14인의 의견과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전작권은 있지만 지휘체계를 잃은 모습이랄까. 전의(戰意: 싸울 의지)는 있지만 전열(戰列:부대의 대열)과 대오(隊伍: 편성 대열)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비쳐진다. 오죽 답답했으면 업계 내부에서도 "회장 선임 없이 지금의 직무대행 비상체제로 계속 가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제약바이오협회장 추천 후보로는 원희목 전 국회의원과 노연홍 전 식약처장, 손건익 전 복지부 차관, 문창진 전 복지부 차관, 이희성 전 식약처장, 이영찬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중 대세론은 원희목 전 의원과 노연홍 전 처장이다. 이 두 사람 중 누구를 추천하느냐를 놓고, 합일점과 중론이 모아지지 않고 있다. 바로 이 대목에서 오와 열이 무너진 것이다. 사실 원 의원과 노 처장 추천·선임문제는 일차방정식이다. 모두 엘리트 코스를 거치고, 흠잡을 곳 없는 경력과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차변이 만족 됐으니 당연히 대변 역시 회원사를 위해 열심히 뛰어 줄 인물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다시 말해 이사장단은 만장일치가 아닌 다득표자를 추천하면 끝나는 문제다. 어려운 결정이 아니다. 그런데 이렇듯 간단한 추천과 선임을 굳이 고차함수로 연결해 풀어내려 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은 이사장단사들이 원하는 회장상 자체가 다름에 있다. 대형제약사와 중소형제약사 간 대정부 정책·제도에 대한 온도차에서 나온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회장 선임 시기가 돌아 올 때 마다 불거져 나오는 '상왕정치' '수렴청정'이다. 모 제약사 회장의 입김이 작용된다는 소문이 횡횡할 정도다. 그러나 이사장단 역시 굴지의 제약사를 운영하고 있는 나름의 전작권을 가진 최고지휘관임을 감안할 때, 이는 과거 악습의 망령으로 치부하고 싶다. 그리고 호사가들이 허공에 분 휘파람 정도로 믿고 싶다. 내일(6일) 협회장 추천과 관련한 이사장단회의가 또다시 열린다. 이번에도 인선에 의견을 모으지 않으면 회장 선임은 해를 넘길 소지가 더욱 커질 수 있다. 내일 소집되는 이사장단 회의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장기화된 회장 추천 문제를 마무리 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유사시 똘똘 뭉쳐 난관을 돌파할 수 있는 단결·협동력이 있느냐 아니면 말 그대로 모래알 조직력이냐를 판가름하는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300일이면 충분히 논의할 만큼 논의가 됐다. 더욱이 거론 후보자 모두 수준급 인사들로 검증된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14인의 대표단이 합일된 후보 추천 도출로 '당파싸움과 상왕정치' 논란과 오명을 스스로 혁파하길 기대해 본다.2018-11-05 06:17:00노병철 -
[데스크 시선] 시대 역행하는 SNS 선거운동 금지'카카오톡 및 네이버 밴드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의한 선거운동을 금지한다. 그러나 후보자의 문자메시지 발송은 허용한다.' 대한약사회가 올해부터 적용하는 새로운 선거관리규정인데 너무 과도한 규제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SNS라는 개념이 너무 포괄적인데다 돈 안드는 선거를 지향한다는 당초 선거관리규정 개정 취지에도 역행하기 때문이다. 논란이 되는 것은 먼저 카카오톡이다. 카카오톡이라는 서비스가 선거규정에 포함되면서 1대 1 카톡대화로 선거운동을 못하는 상황이 됐다. 단체 카톡방의 경우 원치 않는 약사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단체방의 선거운동 제한은 십분 이해가 된다. 하지만 1대 1 카톡대화와 선거규정에서 허용하는 문자메시지가 다른 점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문자메시지는 원칙상 유료다. 그러나 카카오톡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는 분명 돈 안드는 선거에 역행하는 규정이다. 민초약사들도 페이스북 등에 선거관련 의견을 개진하거나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부담이다. 유권자들도 '경고' 처분을 받을 수 있고 후보자가 SNS 선거운동을 하면 경고와 함께 기탁금의 3분 1에 해당하는 범칙금을 내야한다. 거짓정보 유포와 혼탁, 불법 선거를 원천차단하기 위한 SNS 선거 운동 금지라고 하지만 너무 과도한 규제라는 게 중론이다. 모 선거 캠프 관계자는 "약사회 선거 효율화를 위해 온라인 선거를 도입한 마당에 어찌보면 상호 소통하며 가장 돈이 안드는 선거를 할 수 있는 SNS 선거운동을 통제하는 앞뒤가 안맞는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선관위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미 정해진 선거관리규정 준수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케이스에 대한 유권해석을 통해 SNS 선거에 대한 완화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 카카오톡의 경우, 단톡방에서의 선거유세 활동은 금지하더라도 문자메시지와 다르지 않은 개인 카톡은 허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2018-10-29 01:45:06강신국 -
[데스크 시선] 정부의 빅데이터 상업화, 선행 과제는정부와 산업계가 온통 '빅데이터' 사업 열풍이다. 현재 보건의약계 밖의 다른 부처와 산업계는 고르지 못하고 발전이 더딘 빅데이터 정보를 플랫폼에 맞춰 허브로 연결짓는 사업에 막대한 투자와 장기적 계획을 짜는 등 사업 구축에 한창이다. 금융사와 통신업체, 포털을 망라한 커뮤니티 업계는 벌써 자사 데이터 통합과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나서 표준화 모델을 만들기 바쁘다. 보건의약계는 새삼스러운 이야기일 지 모르겠다. 국내 보건의약 빅데이터의 중요성은 일일이 열거할 필요도 없다. 전국민 단일 건강보험 20년치의 정보와 청구·심사·지급 데이터를 총 망라한 우리나라 보건의료 빅데이터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눈독을 들이기 충분할 만큼 방대하고 정교하다. 일찍이 보건의약계에서는 건강보험 빅데이터의 유출과 잘못된 사용을 우려해 정부 안팎으로 감시와 통제가 많았다. 그만큼 유출의 양이 방대하고 파급의 여파가 클 것이란 예측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는 데이터 경제활성화 규제혁신의 일환으로 정보주체 동의 없이도 기업이 개인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개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주체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바이오헬스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사업'을 발표하고 대형병원이 보유한 5000만명의 환자의 가공된 데이터를 공통데이터모델(Common Data Model, CDM)로 표준화시켜 의료기관간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또 하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마이데이터 사업'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자신의 의료정보를 자신이 내려 받아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조건을 이용한 것이다. 이것으로 기업, 즉 제 3자가 동의를 강제적으로 받는 시스템을 만들어 개인이 스스로 자신의 정보를 넘길 수밖에 없도록 하는 마케팅 기법이 나오리란 건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보다 방대하고 고도화 된 보건의약 빅데이터를 보유한 보건당국도 CDM 표준화 작업에 들어가긴 마찬가지다. 아직 타 부처의 상업적 이용에 사용하겠단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시민사회단체는 정부부처 칸막이만 걷으면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빅데이터의 활용은 지능형 소비와 편의를 누리게 한다. 중국은 이미 스마트폰 QR코드 결재가 보편화 된 지 오래로, 여기서 쌓인 빅데이터로 또 다른 시장을 창출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편의를 누리고 있다. 이른바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실현이 우리보다 훨씬 앞서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 등이 빅데이터를 활용한 건강, 오락, 쇼핑 등에서 문화를 바꾸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시민사회단체가 격렬하게 반발하는 원인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국내 여러 개의 쇼핑몰과 인터넷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해놓은 기자 또한 1년에 두어번은 개인정보 유출 사과 공지성 이메일을 받는다. 업체들은 소비자에게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사과 공지 외에는 별 다른 조치 상황을 알려주지 않고, 정부 또한 이를 수수방관 해온 지 오래다. 마치 개인정보보호가 무색하리만치 관심이 없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개인정보보호와 악용 문제는 비단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다. 정부의 빅데이터 활용 소식에 보건의료 시민사회단체와 건강보험노조, 국회에서도 우려와 반발을 하고 있다. 상업화 활용 지원 자체가 보건의료계와 의약계에서는 의료영리화와 맥이 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공공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도록 용도를 제한하는 것이어서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며 "아산과 카카오 측에서 환자 개인정보를 사용하거나 의료법에 저촉되는 일을 한다면 단호하게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방대한 빅데이터를 상업화 조력하는데 주력하기 이전에, 이에 대한 대비책은 얼마나 마련해 놨는 지 묻고 싶다. 미국만 보더라도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은 사실상 파산하고 기업가는 사회적으로 매장을 당하는 사회적·법적 구조 하에 있다. '해외에서 해보니 효과적이다', '세계를 선도하는 IT 강국이 정작 규제에 가로막혀 빅데이터 활용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 이전에, 국민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신뢰가 사회적으로 얼마나 바닥을 치고 있는 지 면밀히 진단해보고 살펴야 하는 게 먼저일 것이다.2018-10-22 06:07:31김정주 -
[데스크시선] 발사르탄 대책과 제약산업 불신의 민낯불순물 발사르탄 파동이 국내 제약산업 규제 강화로 귀결되는 양상이다. 이번 파동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 안전관리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내년 9월부터 제약사가 의약품의 허가를 신청할 때 유전 독성 또는 발암불순물, 금속불순물 등에 대한 안전성 입증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앞으로는 기준규격에 없어도 제약사가 자율적으로 생성 가능성이 있는 유해물질에 대한 안전관리 점검을 실시하고 안전성 검증이 완료된 의약품만 허가를 허용하겠다는 취지다. 국내외 제약사들이 신약을 허가받을 때 화학구조를 분석해 발생 가능한 유해물질에 대한 안전성 여부를 검증해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데, 제네릭 의약품도 유사한 수준의 안전관리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식약처로부터 승인을 받은 이후 적법하게 판매를 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불순물이 발견되면 해당 제약사가 문제의 책임을 지고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식약처는 최근 모든 발사르탄 완제의약품 제조·수입업체에 대해 공통적으로 연속 3개 제조번호에 대한 시험결과 NDMA가 관리기준(0.3ppm) 이하로 관리됨을 입증하는 자료를 갖춰야만 완제의약품 출하를 허용한다고 지시했다. 관련 공정검증자료는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실시한 시험결과를 제출토록 했다. 복지부는 불순물 발사르탄 재처방과 재조제 등으로 발생한 재정 지출에 대해 해당 제약사에 구상권 또는 손해배상 청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불순물 발사르탄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들에게 본인 부담 비용 없이 재처방과 재조제를 인정해줬는데, 이 비용을 제약사가 부담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보건복지부와 협의체를 꾸려 제네릭 난립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발사르탄 파동의 원인이 제네릭 난립과 직결되지는 않지만 무분별한 제네릭 진입으로 다양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제네릭 허가 규제 강화와 약가 인하 등이 예상되는 정책 기조로 전망된다. 정부의 움직임에 제약업계의 강하게 반발한다. 제약업계에서 “수입 원료의약품 업체의 품질관리 소홀로 우연히 발생한 사건의 책임을 제약사에 모두 떠넘기려고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애초에 기준규격에 없는 발암가능물질의 검출로 제약사들은 적법하게 승인받은 원료를 사용하고도 판매금지와 회수에 따른 막대한 손실을 감수한 터라 불만은 당연해 보인다. 발사르탄 파동 이후 나온 일련의 후속조치를 보면 정부가 국내 제약업체들에 깊은 불신을 갖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제약사들이 자체적으로 품질관리 수준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니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추후 유사한 문제가 불거지면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수많은 유해물질 중 발사르탄의 NDMA 시험결과를 지정된 기관에서만 받으라는 지시는 제약사의 품질관리 기준을 못 믿겠다는 정부의 시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판매금지된 발사르탄 의약품에 대해 회수명령을 내리지 않고 직간접적으로 회수를 종용하는 것도 제약사들에 대한 깊은 불신에서 나오는 조치로 보인다. 제약업계에서는 "추후 손실을 입은 제약사가 소송을 제기할 것을 우려해 식약처가 강제회수를 내리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불신이 불신으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정부의 강력한 후속조치에 대해 제약사들이 의아하게 받아들이는 배경은 발사르탄 의약품의 유해성이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화하이 발사르탄 원료의 NDMA 검출량을 근거로 예비 인체영향 평가를 진행한 결과 최고용량인 320mg으로 매일 3년 동안 복용한 경우 자연발생적인 발암가능성에 더해 1만1800명 중 중 1명이 NDMA로 인해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영국의학저널(BMJ)에는 NDMA 검출 발사르탄을 복용한 환자들은 4년의 추적기간 동안 암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았다는 논문도 발표됐다. 물론 국내 제약사들에 대한 깊은 불신은 제약업체가 자초한 측면도 있다. 정부가 모든 유해물질에 대한 기준을 제시할 수 없기 때문에 제약사는 제조·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정부의 기준보다 자체적으로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일부 문제가 노출됐다는 이유로 정부가 평소 갖고 있던 불신을 정책에 반영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모든 규제는 사회적 합의와 충분한 근거를 기반으로 마련돼야 한다. 만약 정부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기업들의 부담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비겁한 행정이다. 평소 규제완화를 외치다 기존에 명분을 찾지 못해 도입을 주저하던 규제를 발사르탄 파동을 계기로 시행하려는 의도는 아닌지 우려된다.2018-10-15 06:10:05천승현 -
[데스크시선] 보살행을 몸소 실천한 조의금 회향1883년 5월 어느 날,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승 경허대사가 충남 서산 천장암에 머물고 있을 당시의 일화다. 그날 천장암에는 읍내 강 부자라는 만석꾼의 부친 49제를 보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절간을 가득 메웠다. 아이며 어른 할 것 없이 보릿고개에 굶주린 사람들은 제사가 끝난 후 음식을 얻어먹기 위해 모여 들었던 것이다. 허기에 지친 사람들은 누렇게 뜬 얼굴로 음식을 바라보며 마른침만 삼키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경허는 제사를 올리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며 바구니에 제사 음식을 모두 담아 절 마당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눠줬다. 맏상주는 "무슨 억하심정으로 남의 49제를 망치냐"며 경허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자 경허는 '할'을 크게 외친 후 제주에게 이렇게 말했다. "돌아가신 망자는 49일째 되는 날 시왕(염라대왕) 앞에 불려나가 생전의 공덕과 악행에 대해 물음을 받게 됩니다. '귀한 생명을 죽이지는 않았는가. 남의 재물을 훔치지는 않았는가.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나눠주었는가.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었는가.' 작고하신 부친께서 생전에 그런 공덕을 많이 쌓았는지는 모르겠으나 극락왕생을 해달라고 자손이 비는 제사를 굶주린 사람들이 마른 침을 삼키고 있는 바로 앞에서 올릴 수는 없는 일입니다. 살아서 못 다한 보시공덕을 이제라도 베풀고 제사를 올리는 것이 돌아가신 분을 위해라도 더없이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이 모습을 보신 부처님과 시황도 좋아 하실 것이오. 망자께서도 흡족해 하실 것이니… 이제 이 빈 제사상으로 고인을 위해 49제를 뜻 깊게 지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러자 불처럼 화가 났던 제주와 당혹스러워 했던 주변 스님들 모두 고개를 떨구고 기쁜 마음으로 제를 올렸다. 49제가 끝난 후 만석꾼은 경허에게 바른 천도를 일깨워 준 보답으로 은화 100환을 시주하겠다며 돈을 건넸다. 경허는 "절간에 재물이 쌓이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그 돈으로 인근 가난한 사람들에게 양식을 나눠주는 것이 큰 인연공덕이다. 부처님은 절에 있는 불상이 아니라 머슴살이 하는 김서방 이서방, 농사짓는 박첨지 최첨지도 모두 부처님이니 그들을 잘 보살피는 것이 참된 불공"이라는 생활 속 실천 법문을 남겼다. 우리나라 미풍양속 중 하나로 조의금과 축의금 문화를 들 수 있다. 이는 위로와 축하의 마음 그리고 십시일반의 협동심 또는 품앗이 등의 뜻을 함축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상황에서는 조의·축의금 자체가 경제적 부담과 스트레스로 작용하기도 한다. 물가상승률과 화폐가치 변화는 경조사 금액에 대한 사회적 통념도 자연스럽게 우상향 곡선으로 바꾸어 놨다. 위로와 축하를 의미하는 '소담한 마디 마음-촌지(寸志)'의 뜻은 온데 간데 없다. 요즘은 봉투에 5만원을 넣는 것도 왠지 멋쩍고, 부족하고, 눈치가 보일 정도다. 다소 친분이 있다면 10만원은 기본이 되어 버린 시대다.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잘 보여야 할 상대라면 30·50·100만원은 넣어야 주는 사람도 받는 당사자도 흡족할 정도로 그 본질이 퇴색하고 있다. 사람의 마음은 남녀노소 대동소이하다. '많이 줘서 싫다'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성인군자와 대인배가 아니고서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조사(부모상·결혼식·돌잔치)에 누가 축의금을 얼마 했고, 화환을 보냈는지 체크 하고, 마음속에 담아 두기 마련이다. 참석 유무와 금일봉 액수는 차후 인간관계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승진이 되느냐, 계약이 성사되느냐 등 절체절명의 순간 묘한 역학함수의 X변수로 작용한 실례를 주변에서 흔히 경험하곤 한다. 그런데 최근 A바이오기업 대표의 부친상과 B제약사 회장의 장남 결혼은 정체성을 잃어가는 이 시대 경조문화에 담담한 경종을 울린다. A사 대표는 석달 전, 부친상을 당했지만 회사 임직원에게 알리지 않고, 4촌 이내의 친지와 죽마고우 친구 5명과 함께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빈소를 찾은 친지와 친구들에게 전의금은 일절 받지 않았다. 천붕지통(어버이를 여의여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참담한 심정)의 애통한 심경 속에 오히려 여비를 챙겨 주는 혜량을 베풀었다. B사 회장도 몇 해 전, 부사장인 30대 아들의 결혼을 임직원도 모르게 비밀리에 진행했다. 신혼여행 이후 소식을 접한 이사급 인사 몇명이 새신랑인 부사장에게 축의금을 전달했지만 이내 돌려받고 말았다. A사 대표는 독실한 크리스찬이고, B사 회장은 유마거사로 불릴 정도로 돈돈한 불심의 소유자다. 두 사람은 종교는 다르지만 종국에 지향하는 목표와 방향성은 같다. 바로 사랑과 배려다. 황금같은 주말, 친분없는 관료적 인연에 따른 결혼식, 상갓집, 돌잔치 초대는 그리 반갑지 않다. 몸은 천근만근이고, 식장은 천리길처럼 멀게만 느껴진다. 벌써 몸이 이럴 진데 마음은 오죽하겠는가. 진심어린 축하와 내면의 위로가 나올 리 만무하다. 136년 전, 경허가 펼친 49제 나눔의 빈 제사상 일화와 두 제약사 오너가 보여 준 조의·축의금 회향이 경조문화 변화의 작은 날개짓으로 작용해 큰 바람을 일으키길 기대해 본다.2018-10-08 06:15:15노병철 -
[데스크 시선] 약사들의 무관심과 그들만의 선거"벌써 선거를 하는군요. 누가돼도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대한약사회장 및 시도지부장선거가 7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예비주자들의 움직임은 바빠지고 있지만 민초약사들의 반응은 아직 관망세다. 6번의 직선제를 경험한 약사들은 어떻게 후보자를 선택해야 하는지 네거티브 정보를 어떻게 분별해야 하는지 안목이 생겼다. 2년 전 개업한 경기지역의 A약사는 소소한 공약의 나열보다 저 후보면 약사회와 약국환경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는 비전을 보여주는 후보를 찾고 싶다고 했다. 이 약사는 "문재인 대통령을 공약보고 찍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저 후보면 나라가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 변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당선된 배경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 약사는 "대한약사회장 선거도 마찬가지라고 본다"며 "저 후보면 약사회가 달라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 후보는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선거구도를 보면 예비주자들은 김종환 서울시약사회장의 피선거권 관련 소송 결과를 기다리며 눈치보기를 하고 있었고, 복수 후보가 양립하자 동문회가 단일화를 암중모색하는 등 과거 선거의 구태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직 선거공고 이전이고 본격적인 후보자들의 정견이나 공약 발표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후보자들을 평가하기는 이른 시점이지만 약사회를 달라지게 할 것 같다는 비전을 제시한 예비주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일 이미지와 비전은 한 순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선거 전략이 가장 발달해 있다는 미국의 예를 보자. 빌 클린턴 대통령은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슬로건으로 걸프전의 영웅 부시 대통령을 이겼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Yes, We Can'이라는 짧은 구호로 선거전을 치렀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으로 보수층의 표심을 결집시켰다. 당선된 대통령들 모두 날 찍으면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과 비전을 제시했다. 단 두달간의 짧은 선거기간이지만 대한약사회장 후보들이 민초약사들의 무관심을 관심으로 돌리려면 '저 후보면 달라질 수 있겠다'라는 메시지 전달이 급선무다. 어떤 후보에게 승리의 여신이 미소지을지 이미 시계는 돌아가기 시작했다.2018-10-01 04:47:17강신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