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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건기식상담사 배출과 약국의 위기[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정부가 건기식상담사를 새로운 직업으로 발굴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약사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주관부처인 식약처는 올해 개인 맞춤형 소분 건기식을 법제화하고, 2023년까지 순차적으로 자격증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유관 직능의 반발에 부딪혀 추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만약 건기식상담사가 배출된다면 약국가엔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상담사 육성을 중단한다면 앞으로 늘어나게 될 건기식 소비자와 상담 수요를 약국이 오롯이 담당하게 될까.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작년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5조원을 넘어섰다. 2020년 대비 약 1200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고령화와 코로나, 건강에 대한 관심사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건기식 시장은 날로 팽창하는 중이다. 반면 약국 시장은 오히려 쪼그라들고 있다. 건기식 유통채널별 비중을 살펴보면 약국은 지난 2020년 6.7%의 비중을 차지했지만, 작년에는 4.9%로 줄어들었다. 이는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채널의 비중이 2020년 48.5%에서 작년 63.4%로 약 15% 가량 성장하면서 오프라인 채널들이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도 온라인 유통 채널의 강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독경제를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건기식 시장이 법제화를 통해 활성화된다면 온라인 채널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쉽게 예단할 수는 없지만 맞춤형 소분 건기식 시장이 열릴 경우, 기존 완제품 건기식 수요자들 중 상당수는 새로운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말그대로 건기식 시장은 격변의 시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분명한 건 정부가 새로운 직업을 발굴한다는 계획을 세울 만큼 건기식 시장의 성장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일부 약국체인이 약국과 약사를 활용한 건기식 상담 모델들을 개발, 도입하고 있지만 전체 약국수를 감안하면 미흡한 수준이다. 대한약사회도 소포장 제품을 생산하고, 약국에서 활용할 상담 알고리즘을 개발하겠다는 방향성을 세웠지만 아직 특별한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약국 건기식 시장은 약국 밖으로 조금씩 빠져나가는 중이다. 건기식상담사에 대한 약사사회의 반발은 결국 건기식 시장에서 약국의 역할을 어떻게 확대할 것이냐에 대한 질문으로까지 이어질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는다면 올해 약국은 4.7%보다 더 낮은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 것이다.2022-01-04 18:56:18정흥준 -
[기자의 눈] 규제의 임인년, 관행과 원칙의 거리두기[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어느 해가 그러지 않았겠냐마는, 올해 역시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규제가 작년보다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GMP 관련 규제 전반의 허들이 높아진다. 당장 이달부턴 제약사의 의약품 임의제조 행위에 정부가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제도가 시행된다. 여기에 더해 정부와 국회는 GMP 전담조사관을 도입해 의약품제조소를 실사할 수 있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GMP 위반 시 품목허가 취소와 함께 최대 1년까지 업무정지 처분을 내리는 내용의 개정안도 국회 계류 중이다. 혹자는 지나친 규제가 제약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그러나 규제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는다. 원인이 되는 사건은 늘 있다. GMP 규제 강화는 지난해 연쇄적인 의약품 임의제조 사건이 발단이 됐다. 한두 제약사의 일탈인 줄 알았던 임의조제가 다수 제약사에서 확인됐다. 제약업계는 국민의 신뢰를 잃어야 했다.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몇몇 제약사의 경우 억울할만한 부분도 엿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같은 항변은 대중의 공감을 얻는 데 실패했다. 사정을 늘어놔 봐야 관행이란 이름으로 '원칙'을 지키지 않았음을 강조하는 꼴이었기 때문이다. 비단 지난해만의 일도 아니다. 2018년엔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가, 2019년엔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 제제가 허가내용과 다른 방식으로 제조된 것으로 밝혀져 허가가 취소됐다. 모두 기본과 원칙에 충실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건이다. 임인년 새해를 맞이해 제약업계는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다른 어떤 곳에서 원칙 대신 관행이 자리 잡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야 한다. 어디선가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 지금 당장 고쳐야 한다. 작은 상처라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곪아 터지게 마련이다. 식약처도 원칙에 충실한 기관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문제가 터졌을 때 기계적으로 원칙을 들이밀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원칙만 앞세워 해당 제약사를 처벌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일선 제약사들의 일탈이 관행이 됐다면, 왜 그렇게 됐는지 배경을 조금 더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규제기관으로서 식약처의 역할은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더 나은 방향으로 원칙을 만드는 것이다. 규제 자체가 문제를 야기한다면 '새로운 원칙'을 만드는 것도 식약처의 역할이라는 의미다.2022-01-04 06:15:34김진구 -
[기자의 눈] 건기식 쪽지처방, 이제는 입법이다[데일리팜=이정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건강기능식품 쪽지처방 근절을 위한 공정거래규약 시행을 공표하면서 건기식 산업에 상당한 충격파를 예고했다. 다만 건기식 공정규약은 강제성이 없다는 측면에서 추가적인 입법이 뒤따라야 리베이트 규제 실효성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건기식 공정규약은 건강기능식품협회가 제정한 공정규약이자 자율규제안을 공정위가 수용·인증한 것으로 강제성이 없다. 물론 해당 규약은 건기식협회 내 공정경쟁규약심의위원회를 두고 규약 위반 업체 조사와 함께 경·중징계를 결정할 수 있게 해 어느정도 건기식 불공정거래를 규제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중징계 결과에 따라 적게는 1000만원 이하에서 많게는 1억원 이하 위약금을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건기식 쪽지처방을 직접적으로 규제·관리하는 법이 불분명한 점은 훗날 건기식 리베이트 영업 유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건기식 업체와 병·의원 양쪽 모두에게 쪽지처방으로 인한 환자의 특정 건기식 유인행위가 명백한 불법이란 시그널을 입법으로 보내줘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다. 다행히 국회 역시 건기식 쪽지처방이 소비자와 건기식 산업, 일선 의료기관, 약국가에 미치는 악영향을 파악하고 법 개정에 나선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지난해 9월 일선 의료기관이 특정 건기식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고 건기식을 쪽지처방하는 관행을 처벌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 상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외 건기식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베이트 행위를 근절할 근거가 없는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다. 불법 건기식 쪽지처방 이슈는 지난해 일선 산부인과 병·의원에서 특정 업체로부터 뒷돈을 챙긴 뒤 쪽지처방전을 발행한 사태가 적발되면서 수면위로 부상했다. 공정위는 건기식 업체의 불법 리베이트와 일선 의료기관 쪽지처방이 사실상 관행화했다고 바라보고 건기식협회와 공정규약을 제정하며 즉각 개선에 나선 상태다. 여기서 더 나아가 건기식 리베이트 제공 업체와 수수 병·의원을 처벌하는 의료법 개정이 성공해야 실질적인 건기식 쪽지처방 근절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된다. 법안을 발의한 김원이 의원은 "리베이트를 주는 건기식 업체와 의사를 모두 처벌하는 쌍벌제 규정이 필요하다"며 입법 타당성을 강조했다. 국내 건기식 시장은 연평균 10% 가량 성장세를 기록하며 약 5조원 규모를 구가중인 상황이다. 의약품·의료기기 리베이트와 전쟁에 방점을 찍었던 과거에서 나아가 건기식 리베이트를 막아 소비자 혼란을 축소시키는데도 무게중심을 둘 때다. 새해 건기식 리베이트 근절이 담긴 의료법 개정안의 심사·처리로 일선 병·의원의 건기식 쪽지처방으로 인근 약국이 골머리를 앓는다는 뉴스가 끊길 미래를 기대한다.2022-01-03 06:00:00이정환 -
[기자의 눈] 공단 약가관리실 명칭변경과 인사 이동[데일리팜=이혜경 기자] 건강보험공단이 내년 1월 1일부터 약가관리실을 약제관리실로 명칭을 변경한다. 초대 약가관리실장으로 발령 받았던 이용구 실장은 오늘(29일) 취임하는 강도태 신임 이사장을 보좌하는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1년 동안 4부(약가제도기획부, 신약관리부, 사용량관리부, 제네릭관리부) 1TF(의약품전주기관리부)의 약가관리실 꾸려왔던 이 실장은 약가관리실을 떠나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올해 민관협의체를 통해 제약업계와 11번의 만남을 가졌고,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한 사용량-약가연동협상 지침 등 제도 개선 작업을 약제관리실장으로 오는 정해민 실장에게 바통을 넘기게 된다. 제약업계 안팎으로 실부장 교체를 두고 온갖 소문이 무성하지만 이 실장은 건보공단 최연소 이사장으로 새로 취임한 강도태 이사장을 도와야 하는 비서실장이라는 중책을 맡으며 인사이동이 필요했고, 김한영 약가제도기획부장은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환수 건을 모두 마무리 짓고, 부서 내 팀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한 송민석 팀장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인천경기지역본부로 떠나게 된다. PV지침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던 박재현 부장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연고지가 있는 용인서부지사로 돌아가게 됐다. 건보공단 약가관리실은 올해 1월 1일 신설됐다. 건보공단 내 약제관련 부서가 신설된지 14년 만이었다. 지난 2006년 건보공단에 없던 의약품 가격협상 담당 부서가 급여개발추진단 내 약가협상팀으로 신설되면서 의약품 등재 방식이 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건보공단 약가협상으로 이원화 됐다. 신설 1년 만에 약가관리실은 약제관리실로 새롭게 명칭을 바꾼다. 별 생각 없이 본다면 '이름 하나 쯤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약가관리실의 명칭 변경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보험자인 건보공단이 약가 관리를 넘어서 의약품의 전주기를 관리하겠다는 선언적 의미와도 같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006년부터 건보공단은 보험자로서 제약회사와 '약가'를 가지고 협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앞으로 생산부터 공급, 사후관리까지 모든걸 협상테이블에서 관리하도록 제대로 된 시스템을 약제관리실에서 갖추겠다는걸 의미한다. 건보공단이 이미 심평원 조직 내 약제관리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눈치를 보지 않고 약가관리실의 명칭을 약제관리실로 바꾸는 건 그만큼의 자신감도 내포하고 있다. 여러 명칭을 두고 고민을 했지만 최종적으로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업무 지원 역할을 주가 될 수 밖에 없는 만큼 약제관리실이 최종 낙찰됐다는 후문이다. 약제관리실을 이끌 인물은 정해민 실장으로 낙점됐다. 이용구 실장의 비서실장 발령으로 후임 인사를 두고 기획상임이사의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해민 실장은 지난 1년간 서울대보건대학원 교육파견연수를 다녀왔으며, 직전까지 급여상임이사 소관실에서 급여보장실장, 급여1선임실장 등을 맡아 수가 및 약가 등 급여 관련 사업을 진행하면서 의약단체 및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에 능했던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지난 1년 간 약가관리실은 심평원 급여재평가와 식약처 임상재평가와 맞물려 건보공단 스스로 급여환수라는 협상카드를 들고 나왔고, 7년 만에 PV지침 개정을 앞두고 있다. 약가관리실 신설은 건보공단 내 약가 관련 업무 위상 강화 뿐 아니라, 실제 제약업계에 안팎으로 여러 파장을 가져올 만큼 여파가 강했다. 이번 약제관리실로 명칭 변경과 인사이동 또한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2021-12-29 16:51:13이혜경 -
[기자의 눈] 제품개발 발상의 전환, 경쟁력 삼아야[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위염을 치료하는 PPI(proton pump inhibitor), 초기요법에 도전하는 저용량 3제 고혈압 복합제. 최근 우리나라 의약품 개발은 거창하진 않지만, 조용한 혁명이 일고 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성분을 개발한 퍼스트인클래스 신약도 아니고, 대중에 관심을 한몸에 받는 치료제도 아니지만, 우리만의 독창성과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감히 혁명이라 부를만 하다. 위염을 치료하는 PPI제제는 지난달 대원제약에 의해 처음 상업화됐다. 기존 성분인 '에스오메프라졸'의 적응증을 추가한 것으로, 그렇게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 오리지널사들이 자사 보유 의약품의 적응증을 잘도 추가하는 모습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PPI 제제의 위염 적응증을 획득한 건 세계 최초 사례였다. 그만큼 제약사와 식약처의 고민이 컸던 사안이었다. 제약사는 에스오메프라졸10mg의 위염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기존 위염 적응증이 있는 파모티딘 20mg 제제와 비교임상을 진행해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불순물 사태로 사실상 퇴출당한 라니티딘 공백으로 위염 치료 대안으로 PPI 제제의 필요성이 대두된 터라 매우 시의적절한 제품이 탄생한 것이다. 사실 대원제약은 2019년 라니티딘 사태 이전부터 제품개발을 고민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최초 스타트를 끊은 위염 치료제 PPI제제는 한미약품 등 다른 국내 제약사들도 상업화를 목전에 둔 상태다. 초기요법에 도전하는 저용량 3제 고혈압 복합제도 후기임상에 돌입했다. 이 역시 국내외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최초의 의약품이다. 기존 3제 복합제들은 1제, 2제 제품을 쓰고 혈압이 안정되지 않는 환자가 선택하는 후순위 약물이었다. 하지만 최근 학계에서는 3제 복합제를 먼저 쓰게 되면 혈압 안정 기간이 더 지속된다는 결과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환자 치료의 효율성 면에서 3제 복합제가 초기요법으로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학계에서 먼저 나온 아이디어, 제약업계가 바로 화답하고 있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이를 입증하기 위한 제품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다. 특히, 근래 섞고 섞는 복합제 개발에 노하우를 터득한 국내 제약업계가 빠른 속도로 상업화에 근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식약처의 허가 지원만 뒷받침된다면 세계 최초 타이틀을 기대해볼 만 하다는 것이다. 위염 치료 PPI, 초기요법 3제 고혈압 복합제는 국내 제품개발 경쟁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적합하다. 사실 신약개발 경쟁에서는 K-제약이 글로벌 기업에 비해 자본과 경험에는 밀린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신약개발 업체의 목표도 개발 중간 과정에서 글로벌 기업에 기술이전이지, 단독으로 신약을 상업화하는 게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발상 전환을 통한 이러한 제품개발은 K-제약이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다. 한발 늦게 시작한 우리 제약산업은 제품개발 측면에서 점점 진화하고 있다. 처음엔 제네릭으로 시작했다 염변경 제네릭, 서방성제제, 복합신약으로 제제기술이 계속 발전하는 모습이다. 이제는 효능변경을 입증하는 진화된 제품개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비록 세계 무대를 누비는 제품은 아닐지라도 이러한 제품개발만으로 국내 환자들에게 이득이 될 것이다. 굳이 K-제약의 경쟁력을 찾자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드는 돈에 비해 성공률이 낮은 신약개발보다 우리만의 최초 사례를 발굴하는 게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효율적일 것이다. 제약·바이오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정부가 장기적 육성 관점에서 지원 대상에 대해 한번 고민해 볼 시점이다.2021-12-27 15:57:03이탁순 -
[기자의 눈] 요양병원 약사인력 기준, 이대론 안된다[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사가 사전 조제해 둔 약에 간호사가 약 한알 정도를 의사 처방, 감독 하에 추가한 것이다. 이것은 ‘의사의 직접 조제’로 볼 수 있어 무자격자의 조제 행위가 아니다.” 약사법 위반으로 복지부로부터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은 한 요양병원 원장은 최근 법정에서 약사의 사전 조제와 간호사의 조제 개입에 대해 ‘정당한 행위’라며 항변했다. 법정에서 드러난 이 요양병원의 실태는 충격적이었다. 의사가 소위 ‘묶음 처방’으로 특정 처방 조합을 설정해 약사, 간호사와 공유했고, 약사가 입원환자의 일주일 분량 약을 미리 조제해 두면 간호사가 최종적으로 해당 약을 환자에 전달했다. 때에 따라 묶음 처방에 한, 두가지 약이 추가로 처방돼 나오면 간호사는 약사가 사전에 조제해둔 약에 직접 해당 약을 추가해 환자에 투약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법원 판결에서 요양병원의 의약품 조제와 관련한 약사법 위반, 이에 따른 관련 기관의 과징금부과 처분 취소를 청구하는 소송 내용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요양병원에서의 약사 역할 범위, 그에 따른 의약품 조제, 관리에 대한 문제가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요양병원 의약품 조제, 투약 실태에 대한 문제제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병원약사회는 물론 대한약사회도 해당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하며 약사 인력기준 재조정 등을 요구한 바 있다. 문제는 초고령화사회 속 요양병원 수가 계속 늘고 있는 가운데 약물관리의 취약성과 불법적인 의약품 조제, 투약의 문제는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200병상 이하 중소 요양병원은 주당 16시간 이상 시간제 약사를 두도록 규정돼 있다. 그렇다 보니 200병상 이하 규모 요양병원은 약사 1인의 주당 16시간 근무 기준 채우기에만 급급한 곳이 대다수이고, 이 안에서 약사의 역할은 조제 정도에만 한정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실제 앞선 판례에서도 병원에 고용된 약사는 주 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주 16시간 병원에서 근무했으며, 병원 관계자들도 법정 진술에서 ‘약사가 1초도 쉬지 않고 일해야만 하루 분량의 약 조제가 가능하다’고 증언했다. 요양병원의 물리적 숫자가 늘고 있는데 더해 입원 환자 중 중증 환자 비율이 높고 다제 약물 복용 환자가 많다는 점은 심각하게 들여다 볼 문제다. 그만큼 약사의 역할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는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 치료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약사회는 ‘약사가 해야 할 역할을 스스로 지켜내자’는 취지에서 더 강력하게 요양병원 인력기준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 정부도 환자 안전 차원에서 더 이상 병원, 요양병원 약사 인력기준을 방치해선 안될 것이다.2021-12-21 17:14:53김지은 -
[기자의 눈] 경구용 코로나약, 원활 수급책 세워야[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전 세계가 코로나19 대유행을 끝내기 위해 경구용 치료제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영국에 이어 덴마크가 두 번째로 MSD(미국 머크)의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를 승인했으며, 유럽연합(EU)과 미국 등도 승인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화이자의 경구 치료제 '팍스로비드'도 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우리나라도 준비 대열에 합류했다. 몰누피라비르 승인 심사를 개시한데 이어 MSD, 화이자와 31만2000명분(MSD 24만2000명 분, 화이자 7만명 분)의 선구매 계약을 맺었다. 구매를 위해 예산도 대폭 늘렸다. 당초 정부가 경구용 치료제를 위해 배정한 예산은 362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추가 구매 예비비로 1920억원을 의결했다. 총 2282억원을 경구용 치료제에 투입하는 것이다. 총 구매 물량으로만 보면 충분한 물량의 경구용 치료제를 확보한 것 같다. 하지만 두 치료제의 장단점이 구체화되는 가운데 과연 현명한 구매였는지 의문이 드는 건 사실이다. 정부는 일단 입원하지 않은 확진자 중 중증으로 갈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경구용 약을 처방해 물량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12월 19일 기준으로 주간일평균 코로나19 확진 현황을 볼때 현재 우리나라는 매일 평균 6834명 환자가 발생하며 평균 755명이 입원한다. 입원하지 않은 일평균 6079명 중 60세 이상 고령자, 비만, 당뇨병, 심장 질환 등 기저질환을 갖고 있던 환자가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구매한 몰누피라비르는 이론적으론 모든 코로나 변이에 효과적이어야 하지만 이번 임상에서는 의문을 남겼다. 5~8월 확진된 환자 그룹의 중간 분석에서는 입원 및 사망 위험을 위약 대비 절반 가량 낮췄지만, 8~10월 확진된 환자 그룹에서는 효과가 크게 떨어지면서 전체 효능이 30%로 하향됐다. 델타 변이가 우세했던 후반기에서 효능이 낮아짐에 따라 몰누피라비르가 델타 변이에 그다지 효과가 없다는 의미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또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RNA에 삽입되는 리보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로 장기 안전성 우려가 제기돼 대상 환자군을 설정하기 위한 허가당국의 고민이 깊다. 결국 몰누피라비르의 투여 환자군은 일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화이자는 팍스로비드 임상 분석 결과 고위험군 환자에서 89% 효능이라는 우수한 데이터를 발표했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들로 보면 팍스로비드가 보다 넓은 환자군에서 쓰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화이자는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이 낮은 비입원 환자(EPIC-SR)와 밀접접촉자의 예방 치료용(EPIC-PEP) 임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14일 화이자 발표에 따르면 팍스로비드는 고령층이 아닌 건강한 성인이나 위험인자가 있지만 백신을 접종한 사람 등 표준위험군에서는 위중증 확률을 70%까지 줄일 수 있다. 위의 전망대로라면 몰누피라비르 24만2000명분은 생각만큼 많이 쓰이지 않는 반면 팍스로비드 7만명 분은 턱없이 부족한 양이 될 수 있다. 또 예상보다 낮은 몰누피라비르의 효과에 팍스로비드의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 실제 화이자는 지난 8월 코로나19 백신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31만명 분의 선구매에 안심하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2021-12-20 06:15:25정새임 -
[기자의 눈] 또 사회적 거리두기...그래도 멈출 수 없는 회무[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코로나 확진자 수가 늘면서 내일(18일)부터 다시 '잠시멈춤'이 시행된다. 확진자수가 7천명을 넘어서고,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도 확산세를 보이자 정부는 내년 1월 2일까지 전국의 사적모임 인원 제한을 4인으로 축소하고 식당·카페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제한하는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대면접촉을 최소화해 감염 전파를 막겠다는 의도다. 새 거리두기 개편 효과가 발생할 때까지는 1~2주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특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한 모든 확진자에 대해 재택치료를 기본으로 하겠다고 밝히면서, 재택치료 대상자 역시 2만5000명을 넘어섰다. 여기에 재택치료 대상자 가족 등까지 포함하면 자가격리자는 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네의원들은 재택치료환자 관리 체계를 완비했다. 단골환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특징을 십분 활용해 확진자를 단골 의료기관에 우선 배정하는 방식으로 재택치료의 안정성을 높이겠다며 '재택치료관리 의원급 의료기관 서울형' 출범식 등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했다. 반면 약사회는 여전히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재택치료환자 도매상 약 배달 문제가 제40대 대한약사회장 선거 막바지에 주요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도매상이 약을 배송해 주는 데 대한 전반적인 정서적 반발이 일단 크다. 여기에 지역간, 약국간 의견차도 크게 엇갈리다 보니 중지를 모으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한약사회장 수장 교체도 주효했다. 최광훈 후보가 차기 대한약사회장에 당선되면서 도매상을 통한 약배달을 정부와 협상해 온 현 집행부의 동력이 일부 상실됐고, 최광훈 당선인의 의중은 약사회가 약 전달 체계에 대한 지침을 짜는데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제 약사회의 숙제는 12월 현재부터 내년 3월까지 '결이 다른' 두 집행부가 회무 공백없이 연속성을 꾀하며 호흡을 맞추냐는 부분이다. 위드코로나는 잠시멈춤이 될 수 있지만 약사회무는 잠시멈춤이 존재할 수 없다. 연속성을 가질 수밖에 없는 약사회무에서 회장이 교체된다고 특정 일까지 모든 업무를 완수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최 당선인은 내년 1월 중순 인수위원회를 가동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수위가 가동되기까지는 아직 한 달이나 남았다. 한달간 손놓고 재택치료환자 약 전달 체계 마련을 미룰 수만은 없는 일이다. 선거규정 개정이야 시간을 가지고 차근차근 고쳐나갈 수 있겠지만, 당장 코앞에 닥친 현안은 회무 철학이 다르고, 참모가 다르고, 지지자층이 다른 현 회장과 차기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임에 틀림없다. 갈등과 반목의 약사회 선거는 끝났다. 더 이상의 갈등과 반목, SNS를 통한 상호비판은 의미가 없다. 이제는 '추락한 약사 직능을 되돌리고 산적한 약사회 현안을 기필코 해결할 야권유일후보' 최광훈 당선인과 '지난 3년간 대한약사회장으로 하루도 쉬지 않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감염병 시대 약사·약국의 역할과 위상을 만들어내며 대한약사회원들 지켜온' 김대업 회장의 회원을 생각하는 마음이 더해져야 할 때다. 그래야만 가랑 비에 옷 젖듯 세를 확장하고 있는 각종 비대면 진료-약 배달 플랫폼으로부터 공공재인 약과 약국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2021-12-16 13:15:57강혜경 -
[기자의 눈] 약국 수급 불균형과 전문약사제도[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코로나 장기화와 방역 지침 강화로 약국 경영난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신규 개설 약국들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개국을 희망하는 약사들은 처방으로 인한 기대 수익을 낮추면서 매약 비중을 높이고, 인건비와 권리금을 줄일 수 있는 입지를 찾고 있다. 소위 ‘치들약국(치고 들어가는)’의 사례도 점점 더 늘어난다. 이런 상황이지만 다음달 말이면 또다시 약 1900명의 신규 약사들이 배출된다. 현재 약국에 종사하는 약사의 비율대로 새로운 약사들이 배치된다고 가정한다면, 약 1300명의 약사들이 약국으로 쏟아져 나오는 셈이다. 약국의 수급 불균형, 근무약사 구직난, 권리금의 상승 등으로 이어지는 파장은 예정된 수순이다. 2022년은 전문약사제도 시행을 위해 마무리 준비를 해야 하는 해다. 전문약사제도는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약사들을 국가가 인증해 배출한다는 취지로 2023년 4월부터 시행된다. 약 1년 4개월의 시간 동안 전문약사제도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를 마무리하고, 나아가 전문약사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약업계 시장 환경을 만들어내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식 시험을 거쳐 빠르면 2025년부터 첫 전문약사들이 배출되고 이들이 과연 약사사회에서 얼마나 다양한 역할을 하게 되는지가 관건이다. 단순히 병원과 제약업계에 적합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약사들이 많아진다고 균형적인 인력 배치가 무조건적으로 뒤따르는 것은 아니다. 의료기관과 산업계가 전문약사를 활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또는 전문성은 필요하지만 자체적인 체질 개선을 이루지 못해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는다면 전문약사제도는 훈장으로 남게 될 가능성도 높다. 가령 의료기관과 산업계가 전문약사를 채용했을 때 이익을 얻을 수 있고, 그 이익을 다시 약사에게 되돌려줄 수 있어야 약국으로의 인력 편중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여기엔 의료기관 인증평가, 제약사 인센티브 등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도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이달 산업약사를 포함한 전문약사제도 연구용역보고서가 마무리 된다. 이후에도 전문약사 교육부터 시험, 보상체계에 대한 논의까지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 남아있는 1년 4개월 대한약사회와 정부, 의료기관, 산업계 관계자들이 전문약사제도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성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약국 근무약사가 전문약사에 도전하고, 이후 병원 또는 제약사 취업을 고민하도록 만드는 환경을 조성해야만 지금의 인력 편중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될 것이다.2021-12-14 19:21:40정흥준 -
[기자의 눈] 모더나, 한국형 공감소통 익혀야[데일리팜=정새임 기자] "한국에 모더나 지사가 설립됨으로써 mRNA 백신의 원활한 공급을 돕고, 한국 정부·언론·학계와도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모더나가 지난 2일 일부 기자들을 대상으로 연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그간 모더나의 한국지사 설립은 초미의 관심사였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온 국민에게 알려진 미국 바이오텍이 한국지사를 만든다는 건 잠깐 코로나19 백신만 판매하고 끝나지 않으리라는 걸 시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도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던 모더나다. 나아가 모더나가 한국에서 원액 생산을 위탁하거나 공장을 설립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베일에 쌓인 한국 지사의 손지영 대표 선임 발표가 난 것도 이날이다. 공식적인 활동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기에 간담회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한국지사의 구성과 활동, 한국에서의 활동 계획, 국내 기업과의 협업 등 궁금한 것들이 많았다. 그런데 모더나가 언급한 소통이란 정말 쌍방향이었을까. 간담회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그날 자리에 참석한 모더나 관계자로는 본사에서 온 의학부사장과 한국지사의 의학부사장 단 두 명뿐이었다. 한국 지사의 신임 대표도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참석한 이들은 모두 의학부 담당이라는 이유로 기업 활동과 관련된 어떠한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인력 구성이 어떻게 될 것인지만 겨우 들을 수 있었다. 백신이 아닌 기업 관련 질문은 홍보 대행사를 통해 따로 하라는 답이 전부였다. 모더나는 회사가 말하고자 했던 '부스터샷 개발 계획'과 '심근염 부작용'에 한해 상세한 내용을 전했다. 물론 백신과 관련된 부분도 중요한 내용임이 틀림없다. 문제는 언론과 대중이 역시 궁금해하는 한국지사의 활동과 협업에 대해서는 입을 꾹 닫았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모더나 입장에선 한국지사의 활동이 큰 이슈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이 궁금해하는 점도 충실히 답하려는 모습이 진정한 소통 아닐까. 관계자가 불참한 뒤 담당자가 없어 답할 수 없다는 답변은 불통에 가깝다. 모더나의 엇나간 소통이 아쉬운 대목이다.2021-12-13 06:10:00정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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