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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외부자본 약국 잠식, 복지부 신중론이 키운다

  • 이정환 기자
  • 2026-09-15 06:00:00
  • 요약

[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오늘날 약사사회 최대 화두는 거대 외부 자본과 결합한 '창고형 약국'과 교묘해진 '신종 약사면허 대여약국'이다. 겉으로는 면허를 가진 약사가 약국개설자로서 전면에 서 있지만, 실상은 외부 투자자가 대형 약국 개설에 소요되는 자금을 대고 조제와 의약품 판매에 따른 매출 연동 방식으로 이익을 회수,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는 기형적 지배구조가 점차 덩치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약사의 직능적 독립성과 복약지도의 질을 훼손하고, 과다 판매와 밀어내기 등 상업적 영리 추구를 부추겨 결국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건강보험재정 누수를 가속화하는 심각한 사안이다.  

국회에 변종 면대약국, 편법성 창고형 약국 싹을 자르기 위한 법안들이 다수 발의된 배경이기도 한다. 서영석, 전진숙, 김윤, 전현희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약사법 개정안은 약사·한약사 광고에 대한 사전심의위원회를 신설하거나 개설 단계에서 지자체의 사전 심의와 자금 출처 확인, 자료 요구권 등을 부여해 외부 자본의 경영 개입을 원천 차단하려는 취지가 담겼다.

날로 지능화되는 자본의 약국 침투를 막아내려면 국회 계류 법안들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가 절실한데도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법안에 신중 검토 의견 제출을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약사 직능의 권한인 약국개설권을 지자체가 거절할 수 있게 허용하는 법안이 통과되면 자칫 지자체 재량권 남용이 우려되므로 섬세한 법 조문 설계를 토대로 사안을 신중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게 복지부 논리다.

복지부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이대로는 우후죽순 개설되는 대형 약국들이 대자본이 원하는 방향으로 휘둘리는 미래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긴 역부족이다.

약사 면허가 보장하는 자유나 규제 과잉을 단편적으로 우려해 법안 처리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다가는 입법 공백에 따른 면대 창고형 약국들의 득세를 지켜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복지부는 입법에 막연히 부정적인 입장이나 난색을 표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법안심사 과정에서 실효성 있는 조문 대안을 직접 설계해 국회에 제시하는 적극행정을 펼쳐야 한다. 자금 대여와 지분 투자 간 경계 설정, 매출액 연동 수익 배분 계약의 위법성 기준 등 현장에서 작동 가능한 구체적 판단 지표를 법제화하는 데 정부가 앞장서야 마땅하다.

다행히 복지부 기류에도 긍정적인 변화의 신호가 감지된다. 최근 복지부 곽순헌 보건의료정책관은 "약국 규모 자체가 아니라 누가 돈을 대고 경영을 지배하는가가 핵심"이라며, 외부 자본이 개입해 수익을 회수하고 약사의 판단을 왜곡하는 구조를 관망하기만 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관계기관 합동조사와 이상징후 모니터링, 감시 강화를 공언한 것은 올바른 방향이다. 다만 행정 단속과 사후 적발만으로는 치밀하게 법망을 피하는 외부 자본의 침투를 완전히 막아내기 어렵다.

사후 감독 강화 의지를 넘어 입법 차원에서도 구체적 복지부 대안을 조율해 법 통과를 견인하는 전향적인 행정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자본의 영리 논리가 약국의 전문성을 잠식하는 미래를 막기 위한 복지부의 적극 행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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