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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치료 지형도 바뀌나…'지데이트로', 반응률 94% 기록

  • 손형민 기자
  • 2026-09-15 06:00:44
  • 요약
  • 투여 12개월 후 90% 질병 진행 없이 생존
  • 뇌전이 환자 모두 반응…CR 70% 확인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GSK가 최근 확보한 ROS1 양성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제 '지데이트로'가 보다 앞선 치료 단계에서도 높은 반응률을 보였다.

ROS1 TKI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서 객관적반응률(ORR)은 94%에 달했고, 12개월 무진행생존(PFS)율은 90%로 나타났다. 기저 뇌전이가 있는 환자 가운데 두개강 반응 평가가 가능했던 10명은 모두 치료에 반응했다.

지데이트로(Jideytro, 지데삼티닙)는 지난 7월 미국에서 이전 ROS1 TKI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의 후속치료제로 허가됐다. 이번 결과를 토대로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까지 사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 연례학술대회(WCLC 2026)에서 알렉산더 드릴론(Alexander E. Drilon) 미국 메모리얼슬론케터링암센터 교수는 진행성·전이성 ROS1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1/2상 ARROS-1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알렉산더 드릴론(Alexander E. Drilon) 미국 메모리얼슬론케터링암센터 교수의 발표 모습.

지데이트로는 ROS1과 주요 내성 변이에 활성을 가지면서 뇌 침투력을 높이고 TRK 억제를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차세대 경구 TKI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7월 지데이트로를 이전에 최소 1개의 ROS1 TKI를 투여받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ROS1 양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 치료제로 허가했다.

GSK는 올해 누발렌트 인수를 통해 지데이트로를 확보했다. 이번 WCLC 발표는 현재 후속치료에 한정된 허가 범위를 넘어 초치료 가능성을 살펴본 데이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ORR 94%…12개월 PFS 90%

ARROS-1은 ROS1 양성 진행성 비소세포폐암과 기타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지데이트로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글로벌 1/2상 연구다.

임상1상에서는 이전 ROS1 TKI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25~150mg 용량을 평가했다. 2상에서는 권장 2상 용량(RP2D)인 100mg을 1일 1회 투여했다.

이번 효능 분석에는 ROS1 TKI 치료 경험이 없고 독립중앙평가위원회(BICR) 기준 측정 가능한 병변을 가진 환자 94명이 포함됐다. 데이터 컷오프는 올해 4월 16일이며 추적기간 중앙값은 15.2개월이었다.

환자의 연령 중앙값은 59세였다. 여성과 비흡연자의 비율은 각각 59%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북미 40%, 아시아·태평양 31%, 유럽 29%로 구성됐다. 연구 시작 당시 CNS 전이가 확인된 환자는 17%였고, 27%는 이전 백금기반 화학요법 치료 경험이 있었다.

BICR 평가 결과 지데이트로의 ORR은 94%(88명)였다. 완전반응(CR)은 15%(14명)에서 확인됐다.

반응의 지속성도 확인됐다. 반응 환자 가운데 반응지속기간(DOR)이 6개월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 비율은 96%, 9개월 이상은 94%, 12개월 이상은 86%였다. PFS 중앙값 역시 미도달했으며, 12개월 PFS율은 90%로 집계됐다.

드릴론 교수는 "지데이트로가 TKI 미치료 ROS1 양성 폐암 환자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활성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높은 초기 반응률뿐 아니라 반응이 장기간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주요 결과로 제시했다.

ARROS-1 연구의 임상 결과. ORR은 94%로 집계됐다. 

뇌전이 환자서도 효과 두각

CNS 활성도 이번 발표의 주요 결과 가운데 하나였다.

ROS1 양성 비소세포폐암은 질환 경과 중 뇌전이가 문제가 될 수 있어 약제의 뇌 침투력과 두개강 질환 조절 능력이 치료 선택에서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연구 시작 당시 뇌전이가 있으면서 두개강 반응 평가가 가능했던 환자는 10명이었다.

이들 환자의 두개강 객관적반응률(IC-ORR)은 100%(10명)였다. 이 가운데 70%(7명)는 두개강 완전반응(IC-CR)을 보였다.

두개강 반응이 6개월 이상 유지될 것으로 추정된 비율과 9개월 이상 유지율은 모두 100%였다. 12개월 이상 유지율은 78%였으며 두개강 DOR 중앙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또 연구 시작 당시 뇌전이가 없었던 TKI 미치료 환자 78명에서는 BICR 평가 기준 CNS 진행 사례가 관찰되지 않았다.

드릴론 교수는 지데이트로의 개발 목표로 ROS1 활성과 내성 변이에 대한 활성을 유지하면서 뇌 침투력을 확보하고 TRK 억제를 최소화하는 점을 제시했다.

치료중단 4%…TRK 억제 최소화

안전성 분석에는 지데이트로 100mg을 투여받은 진행성 ROS1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532명이 포함됐다. TKI 치료 경험 유무와 관계없이 안전성 평가가 가능한 환자를 분석한 결과다.

가장 흔한 치료 중 발생 이상반응(TEAE)은 말초부종으로 42%였다. 이어 혈중 크레아틴포스포키나아제(CPK) 증가와 변비가 각각 23%, 체중 증가 22%, AST 증가 19%, ALT 증가와 미각이상이 각각 18%였다.

호흡곤란과 관절통, 말초감각신경병증은 각각 17%에서 보고됐다.

3등급 이상 이상반응은 체중 증가 7%, CPK 증가 5%, 호흡곤란 4%, 고중성지방혈증 3% 등이었다.

치료 관련 이상반응 가운데 15% 이상에서 나타난 사건은 말초부종 34%, 체중 증가와 CPK 증가 각각 18%, 미각이상 17%, AST 증가 15%였다.

TEAE로 인한 용량감량은 12%, 치료 관련 이상반응에 따른 용량감량은 11%였다. TEAE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4%, 치료 관련 이상반응으로 중단한 환자는 1%였다.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ROS1 양성 폐암에서는 효능뿐 아니라 내약성이 치료제 선택의 주요 변수다. 지데이트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TRK 관련 신경계 독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차세대 ROS1 TKI 경쟁…효능·내약성·CNS 활성

발표 후 이어진 리뷰 세션에서는 지데이트로가 기존 ROS1 TKI 사이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지가 다뤄졌다.

제임스 치신 양(James Chih-Hsin Yang) 대만국립대 교수는 지데이트로를 평가할 핵심 요소로 효능, 내약성, CNS 활성을 꼽았다.

ROS1 표적치료는 '잴코리(크리조티닙)'와 '로즐리트렉(엔트렉티닙)'을 시작으로 '옥타이로(레포트렉티닙)', '탈레트렉티닙' 등 차세대 TKI가 잇따라 등장하며 선택지가 늘었다.

양 교수가 제시한 임상시험 간 간접비교에서는 초치료 중앙 PFS가 크리조티닙 19.3개월, 엔트렉티닙 15.7개월, 레포트렉티닙 31.1개월, 탈레트렉티닙 46.1개월로 나타났다.

다만 서로 다른 임상시험은 환자 특성과 추적기간, 평가방법이 달라 수치를 직접 비교해 약제 간 우열을 판단할 수는 없다. 양 교수 역시 임상시험 간 중앙값을 단순 비교하거나 합산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짚었다.

OS 데이터도 아직 성숙하지 않았다. 기존 연구에서 잴코리의 OS는 51.4개월, 로즐리트렉은 47.8개월, 옥타이로의 경우 74.6개월이었다. 탈레트렉티닙은 OS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3년 OS 비율은 65.3%였다.

반면 지데이트로는 이번 분석의 추적기간 중앙이 15.2개월로 짧아 OS 결과가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양 교수는 특히 ORR 94%를 두고 폐암 초치료에서 확인된 초기 효능 데이터 가운데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12개월 PFS율 90%와 아직 도달하지 않은 PFS 중앙값도 반응 지속성을 보여주는 근거로 언급했다.

내약성 측면에서는 장기간 TKI를 투여해야 하는 특성을 고려할 때 TRK 관련 지데이트로의 신경학적 독성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을 강조했다.

CNS 활성 역시 주요 강점으로 꼽았다. 높은 두개강 반응과 함께 기저 뇌전이가 없던 환자에서 CNS 진행이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은 뇌질환 조절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양 교수는 지데이트로가 효능과 내약성, CNS 활성이라는 세 요소를 동시에 갖춘 치료제 후보라는 평가를 내놨다.

다만 차세대 ROS1 TKI끼리 직접 비교하는 무작위 임상은 현실적으로 시행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희귀 분자아형 특성상 차세대 치료제 간 직접 비교 연구가 쉽지 않으며 현재 지데이트로의 별도 3상 시험도 계획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결국 초치료에서 지데이트로의 위치를 판단하려면 추적기간이 더 필요하다. 현재까지는 높은 반응률과 1년 PFS, 두개강 활성에서 긍정적인 초기 결과를 보였지만 기존 차세대 ROS1 TKI와의 직접 비교 근거는 없다.

드릴론 교수는 이번 결과가 TKI 미치료 환자에서 지데이트로의 추가 개발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향후 관건은 현재의 높은 초기 반응과 CNS 조절 효과가 장기간 PFS와 OS로 이어지는지 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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