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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밖 내다본 엔젤로보틱스, 웨어러블 로봇 대중화 승부

  • 황병우 기자
  • 2026-09-14 06:00:44
  • 요약
  • M20·H10 앞세워 재활부터 일상 복귀까지…동남아 시장 확대
  • 행동의도 읽고 필요한 힘만 보조…위치 아닌 힘 제어로 차별화
  • 동남아 인허가 성과 사업화 주력…산업·방산으로 성장축 다변화
조남민 엔젤로보틱스 대표 발표 모습

[데일리팜=황병우 기자]엔젤로보틱스가 의료 현장에서 검증한 웨어러블 로봇 기술의 대중화에 방점을 찍고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중증 보행장애 환자의 재활을 넘어 경증 환자의 일상 복귀와 가정 내 보행 관리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의료기기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행동의도 파악과 정밀 힘 제어 기술은 산업안전과 방산으로 확장한다.

조남민 엔젤로보틱스 대표는 지난 1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웨어러블 로봇이 대중화되려면 가격이 낮아져야 하고 누구나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병원과 가정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결되는 커넥티드 헬스케어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서 일상으로…가격·편의성 낮춰 대중화 모색

엔젤로보틱스의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은 중증 환자용 엔젤렉스 M20과 경증·중등도 환자용 엔젤슈트 H10으로 나뉜다.

3등급 의료기기인 엔젤렉스 M20은 중증 보행장애 환자의 재활 훈련을 지원하며 뇌졸중 환자의 로봇 보행훈련에 건강보험 선별급여가 적용된다. 엔젤슈트 H10은 고관절의 부족한 힘을 보조해 경증·중등도 보행장애와 수술 후 일상 복귀를 돕는 2등급 의료기기다.

의료용 제품은 현재 국내 130여개 의료기관에 150대 이상 공급됐다. 엔젤로보틱스는 병원에서 확보한 임상 경험과 안전성을 기반으로 복지관과 보건소, 운동재활센터를 거쳐 가정용 시장까지 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엔젤로보틱스 주요 제품(회사 발표자료 발췌)

조 대표는 의료기기 허가 체계가 웨어러블 로봇 대중화를 위한 안전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의료기기로 인정받았다는 것은 정부가 일정 수준의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의미"라며 "가격과 성능뿐 아니라 건강보험 등 제도적 지원까지 함께 고려해야 더 많은 사람이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술적 차별점으로는 착용자의 행동 의도에 맞춰 필요한 힘만 제공하는 제어 방식을 내세웠다. 로봇이 사전에 설정된 동작을 이끄는 위치 제어와 달리 착용자가 움직이려는 순간을 감지해 토크와 보행 궤적을 조절하는 구조다.

엔젤슈트 H10은 7개 센서와 행동 예측 알고리즘으로 착용자의 움직임을 파악한다. 보행 속도와 관절 가동 범위 등은 엔젤라 프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보행 보조와 앉기·서기, 관절운동 제한, 저항 훈련, 부하 조절 등 5개 훈련 기능을 제공한다.

조 대표는 웨어러블 로봇 기업 간 외형적 차이가 크지 않다는 질문에 실제 착용 과정에서 기술 격차가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설정된 값대로만 움직이면 사람이 로봇에 끌려가게 된다"며 "보행 의도를 읽고 자연스럽게 힘을 전달하는지가 실제 사용성의 차이를 만든다"고 답했다.

동남아부터 해외 공략…인허가 이후 매출 전환 과제

해외 사업은 태국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우선순위를 뒀다. 엔젤렉스 M20은 세 국가의 의료기기 인증을 확보했고 올해 말레이시아에서 공식 출시됐다. 엔젤슈트 H10도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서 의료기기 등록을 마쳤다.

조 대표는 미국과 유럽이 더 큰 시장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인허가와 사업화 경험을 쌓기 위해 동남아시아를 먼저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FDA와 CE는 서로 다른 허가 체계와 복잡성을 갖고 있다"며 "가장 가까운 동남아시아 시장부터 인허가와 사업화 경험을 축적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는 150~200명을 대상으로 임상 연구를 마쳤다. 다만 국가별 매출 규모와 판매 목표는 공개하지 않았다. 동남아시아에서 연이어 인허가를 확보한 만큼 앞으로 현지 공급을 늘려 반복 매출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회사는 동남아시아에서 인증받은 제품의 공급 확대와 함께 의료기관 밖으로 판매 채널을 넓혀 사업화 속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의료용 제품에서 확보한 기술을 산업안전과 방산에 적용해 매출 기반을 다변화하는 전략도 병행한다.

회사는 인구 고령화 등과 함께 웨어로봇 기술이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회사 발표자료 발췌)

의료서 확보한 안전성…산업·방산으로 적용 범위 확대

엔젤로보틱스는 의료 분야에서 확보한 안전 설계와 행동의도 기반 힘 제어 기술을 산업안전과 방산으로 옮기고 있다. 하나의 웨어러블 로봇 플랫폼을 바탕으로 의료에서는 보행 재활과 보조, 산업 현장에서는 근골격계 부담 경감, 방산에서는 병사의 하중 부담과 임무 수행을 지원하는 구조다.

방산에서는 LIG넥스원과 선택형 다관절보조용 의복형 유연착용로봇 시작품을 개발 중이다. 계약금액은 9억원이며 계약기간은 2027년 7월까지다. 구체적인 양산 시점이나 매출 목표는 공개되지 않았다.

조 대표는 "헬스케어의 엄격한 제도 안에서 안전성과 인체 영향을 검증해야 방산으로도 기술을 확장할 수 있다"며 "국가 안보와 보안이 걸린 분야인 만큼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밝히는 데는 제한이 있다"고 전했다.

뇌의 행동 의도를 읽어 로봇을 제어하는 브레인 투 로봇 프로젝트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한다. 엔젤로보틱스는 2032년까지 이어지는 7년짜리 국책과제의 주관기관을 맡았다. 총사업비는 약 300억원이다.

현재는 설계와 개념을 구체화하는 초기 단계다. 행동 의도를 로봇 제어로 연결하고 로봇이 수집한 감각 정보를 다시 사람에게 전달하는 양방향 시스템 개발이 최종 목표다.

조 대표는 "세상에 없던 의료기기는 기술이 구현됐다고 곧바로 시장에 내놓을 수 없다"며 "다양한 시험과 인허가를 거쳐 안전한 기술을 내보내는 것이 회사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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