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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공급부족 보고, 현장 품절난 해결될까[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행정예고한 '생산·수입·공급 중단 보고대상 의약품 보고 규정' 고시 개정안에는 공급부족 보고 의무화 내용이 담겼다. 그동안 보고 대상은 공급중단 의약품에 한했지만, 총리령에서 위임한 일정 기준의 생산·수입이 부족한 경우에도 식약처에 보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이 같은 내용이 갑자기 만들어진 건 아니다. 지난해 10월 4일 총리령이 개정이 이뤄지면서 이미 예견 된 내용이다. 특히 공급부족의 경우 업체의 자율로 보고하도록 운영되면서, 최근 식약처에서 인지하지 못하고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공급부족이 여러차례 문제가 됐었다.대표적으로 지난해 분만유도제 '옥시토신' 성분의 주사제 공급 부족을 들 수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0월 28일 '동일 성분으로 품목허가된 중외옥시토신주 또한 공급중단 상황인 바, 동일성분 대체 의약품 없어 일정기간 시장에 공급 부족예상되나, 2024년 11월 14일 공급 예정'이라면서 식약처에 공급부족 보고를 진행했다.문제는 옥시토신 시장 점유율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JW중외제약은 공급부족을 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당시 JW중외제약은 식약처를 제외한 산부인과, 도매업체 등에 의약품 공급부족 사실을 알렸다. 점유율 30%의 유한양행의 공급부족 보고 이유가 JW중외제약의 품절 사태 때문이었고, 이어서 현장에서 분만유도제가 부족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나서야 식약처가 움직일 수 있었다.식약처는 행정적인 지원을 해줄 수 있는 규제기관이다. 당시 JW중외제약은 원료의약품 문제로 인해 완제의약품 생산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식약처가 표준품 분양 등의 지원 역할을 하면서 공급 차질 없이 생산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공급부족 보고 기준과 제도 의무화가 나온 이유도 이때문이다. 식약처가 매일 500개가 넘는 국가필수의약품과 수천개의 공급부족 현황을 파악하는 일도 쉽지 않다. 보고가 제대로 이뤄져야 필요한 지원이 이뤄지게 되는데 지원을 고민하기도 전에 품절이 이뤄지면 손 쓸 기회도 없게 된다. 이로 인해 이번 공급부족 보고 의무화는 현장에서 필요한 의약품의 수급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다만, 현재 마련된 공급부족 기준을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다. 계절적 요인이나 특정 감염병 등이 발생할 경우 공급부족을 예측할 수 없고, 이때는 제대로 된 보고가 이뤄질 수 없다는 예외적인 사유가 존재한다. 이는 현장에서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의견조회 기간을 잘 활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2025-03-27 06:02:48이혜경 -
[기자의 눈] 리보세라닙 '2연속 허가 불발'이 준 교훈[데일리팜=차지현 기자] 킬레가 또 데켕게. 과거 투자 설명회(IR)에서 진양곤 HLB 회장이 인용했던 문구다. "꽃이 피면 보게 될 것이다"라는 뜻의 힌디어 표현이다. 신약개발은 단기적인 성패로 판단할 게 아니라,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과정에는 다소 부침이 있더라도 결국에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내포돼 있다.HLB가 10여년간 공을 들인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이 미국 시장 문턱을 또다시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 2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종보완요청서(CRL)를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CRL 수령이다. 병용요법 파트너사의 현지 생산 시설 문제가 이번에도 발목을 잡았다.발표 당일 HLB 시가총액은 하루 새 2조6147억원이 증발했다. HLB그룹 상장 계열사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HLB생명과학(-29.94%), HLB제약(-29.92%) 등이 하한가로 장을 마쳤다. 신약 허가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했던 지난달 27일과 비교하면 HLB그룹주 시총은 약 8조원이 사라졌다.허가 불발에 대한 주주의 실망감이 유독 컸던 이유는 회사가 줄곧 신약 승인을 자신했기 때문이다. 특히 HLB 측은 CRL 재심사 서류와 관련해 FDA가 지적한 사항은 경미했고 이번만큼은 승인이 보류될 확률이 거의 없다고 거듭 피력해 왔다. 진 회장이 허가 기한일을 앞두고 계열사 지분을 지속해서 매입한 것도 승인 자신감의 표현 중 하나였다.신약개발은 불확실성이 큰 업종이다. 그래서 경영진의 믿음과 신념이 중요하다. 투자 유치, 내부 직원 이탈 관리, 실패 극복 등 모든 면에서 경영진의 확신과 뚝심이 핵심 성공 요소가 된다. HLB가 리보세라닙 말기 위암 대상 임상 3상 실패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고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던 건 오너의 전폭적인 의지와 지원이 뒷받침된 덕분이다.다만 경계해야 할 부분은 바이오산업에서 100% 장담할 수 있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무리 임상 데이터가 긍정적이라고 해도 최종 승인 여부는 그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신약 승인은 임상 데이터 유효성 외에도 기존 치료제 대비 가치 등 복합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이뤄진다. 또 신약 허가가 항상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과장된 기대감은 신뢰 하락을 초래한다. 투자자들은 이미 '승인이 유력하다'거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다'라고 외치던 기업이 약속을 지키지 못한 수많은 사례를 목도했다. 여러 차례 비슷한 패턴을 경험하면서 시장에서는 경영진의 말을 더욱 신중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신약개발 업종의 리스크를 인정하는 솔직한 기업과 장밋빛 전망만 강조하는 기업, 이 중 장기적으로 신뢰를 받는 건 전자 아닐까.물론 100%가 없다는 건 리보세라닙 승인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FDA 승인을 받으면 국내 기업이 임상과 허가 등을 독자적으로 수행해 미국 진출에 성공한 첫 항암제가 된다. 중간 단계에서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수출하지 않고 국내 기업의 역량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하다. 승인 소식이 침체된 국내 바이오 업계에 활력을 가져올 것으로도 기대된다.또 하나. 개별 기업이 신약개발에 실패한다고 해서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신약개발에서 실패는 이상한 일이 아니라, 오히려 흔한 일이다. 실패는 다음 도전의 밑거름이 되고 축적된 연구 데이터는 결국 산업 발전에 기여한다. 진 회장의 '킬레가 또 데켕게'라는 말처럼 지금의 과정이 어떤 결실로 이어질지는 끝까지 가봐야 안다.2025-03-25 06:18:58차지현 -
[데스크 시선] 첨단재생의료 강국 도약의 조건[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지난 2월 개정 첨생범(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전격 시행되면서 줄기세포치료제 시장이 한층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5년 전 제정된 관련 법률은 첨단재생의료 안전성을 증진시키고, 관련 분야 기술 혁신과 의약품의 품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함 등이 목적이다. 특히 이번 개정 첨생법에서 주목되는 점은 기존 중대·희귀·난치질환자에 국한된 임상연구 대상자 범위를 모두 풀고, 범위를 확대한 부분이다.다시말해 임상시험 중인 의약품도 해당 질환 대체약물이 없거나 중대·희귀·난치질환자일 경우 심의워원회로부터 안전성 및 치료계획 승인을 받아 투약이 가능해졌다. 이는 의사와 환자에게는 새로운 치료 옵션 확대 기회 제공은 물론 기업에는 세포치료제 연구개발의 폭을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세포·유전자치료제를 비롯한 글로벌 재생의료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건당국과 국회의 시대적 흐름에 부합한 첨생법 개정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천만다행스러운 일이다. 업계 추정 2019년 글로벌 재생의료 시장은 32조원에서 5년 안에 17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성장율로만 놓고 비교했을 경우 케미칼의약품 보다 6~8배 가량 높다.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이 새로운 먹거리로 부각됨에 따라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신속 개발 프로그램 등을 도입하며 첨단재생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FDA는 의학적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재생의료치료제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우리 보다 빨리 첨단재생의료치료제 신속심사제도(RMAT)를 운영하고 있다. EU는 첨단의료제품(ATMP)의 개발과 시판허가를 촉진하기 위해 2007년 특별법을 제정, 이를 통해 EU 회원국 간의 제품 안전성과 사후 추적관리에 대한 효율성을 업그레이드시켰다.우리나라는 2001년 이래 15개 품목의 세포치료제 제조허가 실적을 보유하고 있지만 2019년 4월 이후 전무하다. 2021년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에서 개발한 킴리아주에 대한 품목허가 이후 4건의 수입 유전자치료제 품목허가 실적만 있을 뿐이다. 반면 일본은 2016년 2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의료기기 10개, 체외의료진단기기 1개가 우선협의·신속심사 지정을 받았다. 2020년 이후에도 13개 제품을 품목허가하며, 내수 및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보다 한발 앞선 상태다.한국의 첨생법은 제외국의 장점을 최대한 반영해 무결점에 도전하려는 노력이 역역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선에서는 시행령을 통한 세부적인 법적 보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업계는 줄기세포치료 강국 중 하나인 일본의 관련 법률을 참고·응용해 제도적 미미점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피력하고 있다.일본이 줄기세포치료 강국이 될 수 있던 배경에는 임상연구 지원에 대한 유연한 시스템과 신기술의 빠른 확산을 위해 신속허가제도를 마련한 정부의 노력에 기인한다. 일본은 이미 11년 전, 의료기관에서 제한 없이 세포치료를 할 수 있도록 재생의료 등의 안전성 확보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이 법의 핵심은 위험도에 따라 규제를 구분한 것인데, 위험도가 낮은 세포치료는 의약품이 아닌 첨단재생의료 제품으로 규정하고, 의약품 허가를 받기 전에도 시술이 가능하도록 했다. 대신 위험도가 높은 시술의 무분별한 시행을 막기 위해 세포치료를 시행하는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허가를 받도록 규정해 최소한의 규제만 유지했다.지난해 기준 일본은 3581개의 세포 배양 가공시설이 운영되고 있고, 5724건의 의료제공 계획서가 제출된 것으로 확인된다. 수도권인 관동지방이 2966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 각 지역별로 골고루 재생의료 계획서를 제출했다. 어느 지방에 살더라도 주변에 재생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시설이 있다. 재생치료 전문병원이 성업 중이며, 전세계 환자가 몰려들고 있다. 2022년 한 해 세포치료를 받은 환자는 7만3819명, 투여 횟수는 11만4077건에 이른다.안전성에 중대한 문제가 없고, 잠재적 효능이 있고, 대체약물이 없고, 환자 수가 적어 임상3상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 운영되는 일본의 조건부 조기 승인제도도 눈길이 가능 대목이다. 케미칼·바이오의약품은 물론 세포·유전자치료제 역시 빠른 시장 선점이 관건이다. 치료제의 획기성과 유효성이 인정될 경우 우선 대면상담을 통한 3개월 이내 심사제도 운영은 재생의료 주권 확립과 글로벌 선도국으로 발도움하기 위한 필수불가결 조건이다.2025-03-24 06:00:50노병철 -
[기자의 눈] 의료 A.I와 다양·확장성의 고민[데일리팜=황병우 기자] 지난주 막을 내린 '키메스 2025(KIMES 2025)'는 예상대로 인공지능(A.I)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부스는 병원 시스템, 영상진단, 환자 모니터링, 챗봇 상담, 전자의무기록(EMR)까지 A.I를 전면에 내세운 기업이 가득했다. 대형 부스 곳곳에는 'A.I 기반'이나 'A.I 솔루션' 등의 문구가 전면에 내걸렸고, 관람객들의 눈길 역시 자연스레 A.I 기술에 쏠렸다.인공지능이 기술 혁신 첨병으로 떠오르면서 최근 키메스에서는 예상됐던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조금만 깊게 들여다보면 아쉬움도 존재한다.대다수 기업들이 선보인 A.I 기술은 결국 '영상 판독 보조' 혹은 '진단 정확도 향상'에 집중돼 있었다. CT, MRI, X-ray 등 기존 의료 영상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특정 질환을 빠르고 정확히 짚어내는 식이다.물론 의료 현장에서 진단 속도와 정확도는 중요한 요소다. 각 기업이 내세운 인공지능 혁신 역시 면면을 살펴보면 분명한 차별성을 지닌다.부스라는 공간 안에서 회사의 특색을 보이는데 한계가 존재하지만 취재 중 접한 "그래서 뭐가 다른건가요?"라는 반응은 올해 키메스를 관통한 A.I 키워드가 지난 몇년과 달라졌을까라는 의문으로도 이어지는 듯 한다.최근 정부와 산업계, 의료계 모두가 입을 모아 디지털 헬스케어와 인공지능 기반 의료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말한다.막상 현장에선 인공지능 기술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고민과 과제가 존재하는 분위기다.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활용도 측면에서는 아직도 보수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글로벌 의료기기 회사들이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는 상황에서 국내 스타트업 회사들은 자본이라는 격차를 기술 발전으로 좁혀야하는 숙제도 남아 있다.A.I 기술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업, 정부, 병원이 함께 풀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데이터 접근성의 장벽 완화다. 현재 의료 데이터는 개인정보 보호, 법적 문제 등으로 인해 대형 병원과 일부 연구기관에만 집중되어 있다.다양한 A.I 솔루션 개발을 위해서는 다양한 의료기관, 환자군, 생활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 데이터를 안전하게 비식별화해 산업계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생태계 마련이 시급하다.여기에는 A.I 기술의 표준화 작업 가속화도 포함되어 있다. 병원마다 다른 전산 시스템, EMR 포맷, 데이터 처리 방식 등이 인공지능 솔루션의 확장성을 가로막는다.A.I 기업과 병원이 손쉽게 연계할 수 있도록 관련 인터페이스와 데이터 표준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키메스 2025를 돌아보며 느낀 점은 명확하다. 더 이상 '우리가 A.I를 도입했다'는 선언만으로는 차별성을 가질 수 없다는 점이다. 의료 현장의 구석구석까지 A.I가 스며들 수 있도록 '다양성'이라는 키워드에 방점을 찍어야 할 시점이다.이는 산업과 정책, 그리고 의료계가 함께 고민할 몫이다. 내년 키메스에선 한층 더 다양해진 인공지능 솔루션들이 모습을 드러내길 기대해 본다.2025-03-24 06:00:45황병우 -
[기자의 눈] 편두통 치료환경 개선과 접근성 딜레마[데일리팜=손형민 기자] 편두통 치료제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국제 가이드라인이 최근 CGRP(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 계열 치료제를 1차 치료제로 새롭게 권고했기 때문이다. 대한두통학회 등 국내 가이드라인도 이에 발맞춰 CGRP 치료제를 1차 치료제로 권고하기 시작했다.하지만 국내에서 이 같은 권고가 현실적으로 적용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국내 보험 급여 기준이 지나치게 까다롭기 때문이다.릴리의 앰겔러티, 한독테바의 아조비 등은 CGRP 항체를 표적하는 약제로, 편두통 치료제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된다. 이들은 두통 예방뿐만 아니라 기존 치료제로 급성 편두통이 완화되지 않았던 환자에 효과를 보이는 임상데이터를 확보했다.편두통은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일상생활 또는 업무에 큰 불편을 초래한다. 기존 치료제들은 환자에게 일시적인 증상 완화 효과만 있었을 뿐 근본적인 치료가 어려웠다.CGRP 계열 치료제의 등장으로 이 같은 고민이 해결될 것으로 보였지만 약제 접근성은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CGRP 계열 치료제들을 급여로 처방받으려면 ▲최소 1년 이상 편두통 병력 ▲투여 전 최소 6개월 이상 월 두통일수가 15일 이상이면서, 그 중 한 달에 최소 8일 이상 편두통형 두통 ▲투여 시작 전 편두통장애척도(MIDAS) 21점 이상 또는 두통영향검사(HIT-6) 60점 이상 ▲3종 이상의 편두통 예방 약제에서 치료 실패를 보여야 하는 등 복잡한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또 12개월 투여 후 급여가 중단된다.신경과 전문의들은 편두통 환자가 100명 이상 내원해도 급여 조건에 부합하는 경우는 한자리 수일만큼 극히 드물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전문가들은 여러 연구에서 대부분 투여 중단 후 3개월 내에 편두통이 재발한다고 나타나는데, 다시 급여로 투여 받기 위해선 억지로 통증을 참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100% 비급여일 때보다 오히려 치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CGRP 계열 치료제는 고비용 약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각국의 보험급여 기준은 다소 까다로운 편이다. 다만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은 환자 접근성을 고려해 비교적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추세다.미국의 경우 기존 예방 치료제 2개 이상 실패 후 CGRP 계열 치료제 사용이 가능하다. 치료 시작 전 사전 승인이 필요하며 12주에서 24주 사이의 효과 평가를 통해 지속 사용 여부를 결정한다.유럽은 국가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3개 이상의 기존 예방 치료제 실패 후 CGRP 계열 치료제 사용을 권고한다. 약물 투여 후 12주간의 시범 치료 후 재평가하게 된다. 독일, 영국 등에서는 기존 치료제 실패 요구 조건을 완화하거나 면제하기도 한다.국내 편두통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보험 급여 기준을 현실적으로 조정하고, 환자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신약의 국내 도입을 가속화할 수 있는 정책적 배려도 고민해야 한다.최근 경구용 CGRP 신약 아큅타가 등장했으며 애보트의 엡티네주맙 등 신약들이 추가로 등장할 예정이라는 소식도 있지만, 급여화까지 이뤄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정부 입장에서도 다양한 신약을 급여 적용하기 위해서는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급여 기준이 실제 현장에서의 치료 접근성과 괴리되지 않도록 고민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급여 적용 이후에도 환자들이 적절한 가격으로 신약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와 개선 방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2025-03-21 06:17:37손형민 -
[기자의 눈] 약사 폭행한 환자에 약사법이 적용된 의미[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최근 약국에서 복약지도 중인 약사를 폭행한 환자가 법정에서 ‘약사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간 약국에서 벌어진 각종 협박, 폭행 사건 등에서 형법상의 모욕, 폭행죄 등이 적용됐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이 환자는 복약지도 중인 근무약사의 태도가 불만이라는 이유로 욕설을 하며 약사의 등과 뒷목을 잡아당겨 폭행했고, 법원은 이 환자에게 약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18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약사를 폭행한 환자에 약사법을 적용, 유죄가 선고된 판결이 다소 생소할 수 있다. 일반 시민은 물론이고 심지어 약사, 사법 기관까지도 지난해 약국과 약사, 약국 이용 환자·소비자를 외부 폭행으로부터 보호하는 개정 약사법 시행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약사, 약국 관련 사건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변호사조차 이번 판결은 약사사회에 의미있는 판례라고 평가했다. 약사폭행방지법이 시행된지 1년이 됐지만 시행 사실을 수사기관은 물론이고 사법기관에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약국 내 폭행 사건이 폭행죄로 신고되면 수사 단계에서 피의자와 피해 약사 간 합의로 종결되거나, 피의자의 유죄가 확정되더라도 100만원 이하 벌금의 경미한 처벌이 나오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했다.이 변호사는 또 이번 판결을 계기로 약국에서 환자의 돌발 행동 등으로 피해를 보거나 불미스러운 일을 겪은 약사가 더 적극적으로 수사기관에 관련 사실을 알리는 한편, 약사법 혐의를 적용해 가중처벌이 될 수 있도록 어필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실제 지난해 시행된 약사폭행방지법은 가중처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 법은 약사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약사와 약국 이용자에 대한 폭행 또는 협박에 대해 가중처벌하는 내용을 담았다.구체적으로 약사법 제22조의2 제1항 ‘약국의 시설, 기재, 의약품, 그밖의 기물 등을 파괴·손상하거나 점거해 약사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 약사법 제22조의2 제2항 ‘조제 또는 복약지도 업무를 수행하는 약사 또는 약국 이용자를 폭행·협박한 경우’에 해당된다. 혐의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약국에서 발생하는 진상 환자의 폭언, 폭력 수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번 법 개정도 지난 2018년 6월 경북 포항의 한 약국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사건으로 직원 1명이 사망했고, 약국장은 사건의 후유증으로 결국 약국을 폐업했다.수많은 약사와 약국 종사자들이 겪은 고통을 밑거름으로 국회와 약사사회가 힘을 합쳐 통과시킨 이번 법이 제대로 현장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선 약사는 물론이고 국민이 관련 법을 제대로 인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약국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폭언이나 폭력 등의 불상사를 약사는 물론이고 약국을 찾은 환자가 법으로 보호 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장치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약사사회가 나서야 할 때다.2025-03-19 16:37:36김지은 -
[데스크시선] 신장질환제 급여와 재정 건전성[데일리팜=노병철 기자] 투석환자 건보재정 지출이 천문학적 금액을 뛰어 넘으면서 초기 신장질환 약제비 관리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국내 만성 신장질환 환자는 2017년 20만6061명에서 2021년 28만2169명으로 36.9% 증가, 특히 80대에서는 82.8% 급증했다. 현재 만성 신장질환 환자는 30만명을 훌쩍 넘어선 단계다. 이에 혈액투석 환자 역시 기하급수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현재 10만 여명의 환자에 지출되는 건보재정은 3조원에 육박한다.보건당국은 투석을 비롯한 만성신장질환에 대한 재정 절감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증가 추세를 멈추기에는 역부족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처방의를 비롯한 학계에서는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선제적이면서도 적극적인 보험급여를 통해 투석 등 만성신부전증에 대한 재정 지출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은 신장질환과 관련된 혁신 신약들이 대기 중인 점이다. 이와 관련된 약물은 20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바이엘 만성신부전치료제 케렌디아정을 들 수 있다. 최근 케렌디아는 제2형 당뇨가 있는 만성 신장병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아 일선 병의원에 공급되고 있다. 보건당국이 케렌디아 급여적정성을 적극 검토한 이유는 결국 사회적 비용 절감에 있다. 만성 신장질환이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면 혈액투석·복막투석·신장이식 치료·수술요법으로 넘어가는데, 연간 3000만원 안팎의 비용이 소요돼 그 과정에 약물요법을 적극 개입해 이를 극복하자는 여론을 적극 감안한 것으로 평가된다.경구용 신성빈혈치료제에 대한 급여 도전도 환자단체를 비롯한 학계에 희소식이다. 관련 약물은 JW중외제약 에나로이·미쓰비시다나베 바다넴 등이 있다. 신장질환과 관련된 이들 혁신신약의 신속한 등재절차가 요구되는 이유 역시 환자 치료옵션 확대와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들 수 있다. 더욱이 EPO 주사제로만 편재된 기존 신성빈혈치료제에 비해 경구용 알약형태라 환자 복약 순응도 역시 현격히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정제형 신성빈혈치료제는 일반 신장질환 환자를 배제하더라도 투석환자의 빈혈치료 임상데이터를 기반했을 때 기존 주사제 대비 10~20% 가량 재정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혈전과 관련한 이슈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업계에 따르면 기존 약제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보여져 이를 문제 삼아 약가협상에 제동을 거는 것은 논리적 모순에 가깝다. 특히 최근 미쓰비시다나베 바다넴의 경우 FDA 승인을 비롯해 독일·영국 등 유럽 주요국에 등재되며 안전·유효성 그리고 비용효과성까지 인정받아 국내 보건당국도 급여화 추진에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하지만 신성빈혈치료제 분야에서 가장 기대가 컸던 아스트라제네카의 국내 철수는 많은 환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본사 차원의 고가약가정책 일환으로 보건당국과 제대로된 협상 조차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약품 유통 실적 자료에 따르면 국내 EPO 신성 빈혈치료제 외형은 1000억원 수준이며, 주사제·정제 모두 처방되는 해외시장은 10조원에 달하는 측면을 고려할때 뼈 아픈 철수 결정으로 여겨진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쓰비시다나베 바다넴과 JW중외제약 에나로이는 한국시장과 그 뜻을 함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미쓰비시다나베 바다넴은 최근 3년 간 3번째 보험등재에 도전하고 있다. 신약임에도 기존 EPO 대비 연간 약제비가 30~50만원 가량 낮게 책정됐다. 한국 환자와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철학이 없고 서는 불가능한 약가 정책이다.더욱 중요한 점은 기존 약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가 점차 증가, 혈압 변화나 구역구토 등의 부작용에 따른 새로운 기전의 치료가 요구되는 실정이다. 신성빈혈 치료제 허가 당시 "규제 과학 전문성을 바탕으로 안전·효과성이 충분히 확인된 약물이 신속하게 공급되도록 함으로써 환자에게 치료 기회가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식약처의 의지 천명에 대해 이제 심평원이 화답할 때다.2025-03-19 06:00:16노병철 -
[기자의 눈] 규제샌드박스와 약사회의 악연[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반대', '신중검토'... 뭐 하나 녹록한 게 없다.규제샌드박스 태풍이 되살아 나면서 특례 찬스에 탑승하고자 하는 업체와 이를 방어하고자 하는 약사회간 입장차가 첨예해질 전망이다.'혁신의 실험장'으로 불리는 규제샌드박스에 대한 정부 입장은 대단히 호의적이다.신기술과 신서비스의 원활한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혁신성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시장진출의 기회를 주거나 시간과 장소, 규모에 제한을 두고 실증테스트를 허용하는 혁신의 실험장으로 '국민의 생명이나 안전에 위해가 되지 않는 한 마음껏 도전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장'이라고 할 수 있다.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게 만든 모래놀이터(sandbox)에서 유래한 제도로, 2016년 영국 정부가 금융 분야에 최초로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한 이후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60여개국에서 선(先) 허용-후(後) 규제 방식의 '규제샌드박스'를 운영하고 있다.규제샌드박스의 장점도 적지 않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여러 금융회사의 예금상품을 비교할 수 있도록 제도가 변경된 것과 개인별 체질특성 및 건강상태에 따른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소분·판매가 허용된 것 역시 규제샌드박스의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기업의 경우 글로벌 혁신경쟁에서 우위 선점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고, 소비자 역시 혁신 제품·서비스에 대한 선택권 확대, 편리성 향상이라는 효과를 맛볼 수 있다. 정부도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정교한 규제체계 설계가 가능하다 보니 기업, 소비자, 정부 모두 득이 되는 셈이다.국무조정실에 따르면 '19년 1월 규제샌드박스 제도가 도입된 이후 1737건의 사업승인이 있었고, 372건의 규제개선이 이뤄졌다.하지만 유독 보건의료체계 관련 규제샌드박스 만큼은 이견이 크다. 아니, 이견을 넘어 이해관계자인 약사회, 신청기업은 물론 정부에서도 박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약사회는 정부가 공공영역이어야 할 보건의료에 민간기업 진출을 허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인식이다. 신청기업 또한 국민의 생명이나 안전에 위해가 되지 않은 한 마음껏 도전하고 시도해 볼 수 있어야 하지만 반쪽짜리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 역시 소관부처와 주관부처간 온도차로 인해 다른 아젠다에 비해 추진 자체가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오는 25일 신산업규제혁신위원회에 아젠다로 오르는 화상투약기 품목 확대·한약사 약국 설치, 수의사 인체약 직접구매 역시 이날 회의에서 조정안이 도출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복지부와 약사회 모두 해당 안건에 대해 '신중검토'와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보니, 이견사항 등에 대한 조정·권고안을 내는 신산업규제혁신위원회 조차 조정·권고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먼저 화상투약기의 경우 2년의 특례기간 동안 운영실적이 저조했고 공공심야약국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등 정책변화가 발생, 약효군 확대 등이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복지부와 약사회 주장이다.수의사 인체약 직접구매를 플랫폼에서 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안 역시 약사회는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약국을 거치지 않고 수의사가 플랫폼에서 의약품을 직접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이다.국무조정실은 규제샌드박스가 신기술·신서비스의 시장진출을 촉진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갈 수 있도록 실증사업들에 대한 법령정비 현황을 주기적·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약사회는 잇따르는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에 대해 지금까지 처럼 앞으로도 반대를 외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낡은 관행을 철폐하고 규제를 개선해 더 나은 방안을 만들어 가겠다는 취지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반드시 모든 규제가 개선과 타파의 대상은 아니라는 점은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다. 늘 규제 개혁이 혁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2025-03-18 16:38:57강혜경 -
[기자의 눈] 약국 전문약사 배출 제대로 준비해야[데일리팜=정흥준 기자] 허울뿐인 국가 전문약사제도가 되지 않기 위해 앞으로의 2~3년은 중요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지난 2년 동안 국가 전문약사는 721명 배출됐다. 오는 12월에는 미특례 약사가 처음으로 응시 자격을 갖는 제3회 시험이 예정돼 있다.병원약사회는 TF를 운영하며 전문약사의 안정적 배출에 더해 적절한 보상 체계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 전문약사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인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유명무실한 제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대한약사회도 병원약사회를 도와 적정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할 때다. 약사 전문성에 대한 인정뿐만 아니라 약국에 편중된 약사 인력 문제를 일부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전문약사는 당장 개국 약사들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는 제도다. 약국 약사를 대상으로 한 ‘통합약물관리 전문약사’는 오는 2027년 첫 배출을 목표로 약사회가 준비하고 있다.약사회는 전문약사 배출을 위해 작년 연구용역을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련약국의 지정부터 수련교육 인정 기준, 시험 문제 출시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병원약사회와 달리 민간자격시험을 운영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모든 걸 새롭게 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감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행착오를 겪어보지 않고 곧바로 국가 자격시험과 전문약사 배출 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지역 약국에 전문약사 자격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찬반으로 나뉘겠지만, 전문약사 배출이 향후 약국을 찾는 소비자 인식에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는 크게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최근 다이소 건기식을 비롯해 약국을 위협하는 여러 이슈에 약사회는 매번 약사 전문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전문성을 갖춘 약사가 꼭 ‘전문약사’ 자격을 취득할 필요는 없겠지만 환자들이 다른 서비스, 다른 위상을 느낄 때 약사회 메시지에는 보다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물론 무작정 배출만 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 약사회가 어떤 과정과 기준으로 전문약사를 배출하고, 이들의 활동을 관리할 것이냐에 달려있다. 무엇보다 전문약사가 약국에 어떻게 포지셔닝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다.약국 전문약사가 배출되기까지는 약 2년의 시간이 남아있다. 또 병원에서 근무하는 전문약사들의 안정적 배출과 보상 마련에도 앞으로 2~3년은 중요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지고 있는 걸 지키는 것만큼이나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그게 곧 지키는 힘이 될 수 있다.2025-03-17 20:12:30정흥준 -
[기자의 눈] 글로벌 임상시험 강국의 착시와 숙제[데일리팜=김진구 기자] 한국은 글로벌 임상시험 강국이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글로벌 임상시험 점유율은 4.04%다. 미국(22.02%), 중국(13.59%), 스페인(4.09%)에 이어 4위에 해당한다. 도시를 기준으로 했을 땐 서울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다. 2017년 이후 줄곧 1위를 지키고 있다.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임상시험 글로벌 점유율 순위는 2021년 6위에서 2022년 5위, 2023년 4위로 매년 한 계단씩 상승했다. 스페인과의 점유율 차이는 0.05%에 불과해, 지금까지의 추세라면 글로벌 3위 임상시험 국가로의 진입이 예상된다.그러나 아쉬운 점도 분명히 있다. 양적으로는 확실한 임상시험 강국으로 자리 잡았지만, 질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가장 단적인 사례가 최근 새로운 신약개발 트렌드로 떠오른 항체-약물접합체(ADC) 관련 임상이다. 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작년 5월 기준 전 세계에서 600건 이상의 ADC 관련 임상시험이 ClinicalTrials.gov에 등록돼 있지만, 한국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등록된 ADC 임상시험은 한 건도 없다. 단순히 인구수가 적기 때문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인구수가 한국의 절반 수준인 대만에서도 27건의 ADC 임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임상시험의 질적 수준을 높일 시점이다. 특히 임상시험 관련 규제 개선이 임상시험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방법일 수 있다.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분산형 임상시험(DCT)’이 첫 발을 뗐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분산형 임상시험이란, 웨어러블 기기나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임상 데이터를 수집하고, 시험약을 우편으로 배송하는 등 탈(脫) 병원화된 임상시험을 의미한다. 환자는 의료기관에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다. 분산형 임상시험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가 꼽힌다.그간 업계에선 분산형 임상시험의 도입을 꾸준히 요구했다. 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분산형 임상시험 시범사업에 돌입키로 했다. 2027년까지 시범사업 기간 동안 6건의 분산형 임상시험을 진행한 뒤, 이를 바탕으로 정식 제도화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한국이 글로벌 임상시험 강국으로 성장한 배경으로 수준 높은 인프라가 꼽힌다. 우수한 의료진과 병원 시설, 임상시험 참가자들의 높은 교육 수준 등이다. 이를 통해 한국은 양적으로는 확실한 임상시험 강국이 됐다.그러나 질적으로는 아직 채울 게 많다는 지적이다. 우수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이제는 임상시험의 질을 높일 때다. 규제 개선은 임상시험의 질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도 ADC와 같은 첨단의약품의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국내에서 혁신신약을 개발할 수 있어야 비로소 한국은 임상시험 강국을 넘어 제약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2025-03-17 06:19:18김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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