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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심사평가원의 분석심사로 가는 길대구·경북지역 의사회 임원들과 간담회를 할 때가 있다. 의료계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보면 심사평가원의 분석 심사가 무엇이냐고 왕왕 물어볼 때가 있다. 의사회 임원 분들이라 그래도 많이 알고 있지만 환자 진료 보기 바쁜 의료 현장에서 새로운 심사제도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심사평가원의 여러 가지 업무 중 가장 근간이 되는 것은 요양급여비용의 심사 업무이다. 요양급여비용의 심사란 알기 쉽게 말하면 이렇다. 의료기관이 환자 진료 후 급여비용을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지급 받기 위해 심사평가원에 청구하는데, 그 비용이 기준(고시, 지침 등)에 맞게 되어있는지 확인하여 지급할 금액을 확정하는 일련의 업무이다.그동안 청구 단위 건 별로 심사를 해왔던 것이 오랫동안 해왔던 방식이다. 이는 청구가 들어오는 즉시 심사가 이루어지고 그에 따른 비용이 전액 지급(인정)되거나 조정(삭감)되는 방식이다.분석심사는 2019년에 도입한 것으로, 의료기관에서 청구되는 비용을 곧바로 조정하는 것이 아니다. 분기 별로 집적된 청구자료를 분석하여 의료의 질이 떨어지거나 낭비 요인이 있으면 일종의 컨설팅인 중재를 먼저 시행한다. 그 이후에도 지표의 변화가 없을 경우 그 때 조정하는 방식이다.이는 조정(삭감)위주에서 벗어나 사전 고지와 중재(컨설팅)를 통해 거시적 관점에서 적정 진료를 유도하고 합리적인 지출 관리를 도모한다는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의료계 입장에서는 기존의 청구건 단위 심사방식보다는 가일층 선호할 수 있는 심사방식이라 할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계(대한의사협회)는 분석심사 제도가 지불제도 개편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막연한 의심과 우려로 참여하지 않았다.노령인구 증가, 급여 확대 등 변화하는 의료환경에 발맞춰 의료계가 선호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의료계가 선뜻 참여하지 않은 것은 심사평가원 입장에서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목이다.사람은 누구나 보수적인 측면이 있다.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부담감은 항상 상존한다. 특히 새로운 제도나 시스템 도입은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면 이해는 간다. 비록 한시적이고 조금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의료계가 참여하게 된 것을 환영하는 바이다.분석심사 제도에 대한 취지와 목적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소통과 협력을 해 나간다면 주마가편(走馬加鞭)처럼 빠르고 완성도 높은 심사제도로 정착될 것이다. 더불어 신뢰(信賴)라는 가장 강력한 채널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2022-06-22 06:00:09황대능 대구 지원장 -
[기자의 눈] ESG 경영도 측정·관리할 수 있을까[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미국의 경제학자 피터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If you can not measure, you can not manage)"고 말했다. 기업 경영에 있어 성과를 측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 말이다.그의 발언은 현대의 기업 경영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기업들은 매년 '숫자'로 표현된 성과를 측정하고 이를 관리하며 개선점을 찾는다.기업 경영의 새로운 화두로 자리 잡은 ESG도 이런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최근 제약바이오업계에선 많은 기업이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등 비재무적 요소를 경영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대형 제약사는 물론 중소형 제약사들도 앞 다퉈 ESG 경영을 선언하고 있다.그러나 비재무적이라는 한계 때문에 성과 관리가 쉽지 않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 받는다. 기업 입장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기준'이 마땅치 않다. ESG 경영 기획을 담당하는 실무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를 측정할만한 적절한 지표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물론 ESG를 평가하는 지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거래소는 'KRX ESG 사회책임경영지수', '코스피200 ESG 지수', 'KRX 탄소효율그린지수' 등 7개의 ESG 관련 지수를 만들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상장 기업들의 ESG 등급을 매년 평가·발표한다. ISO26000이나 ISO14001 등 국제표준도 있다. 자체적으로 연차보고서를 발간하며 ESG 경영 성과를 관리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다만 제약사들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도 공존한다.이러한 가운데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바이오팜의 사례가 제약업계의 관심을 끈다. 최근 두 회사는 '금액'으로 환산된 사회적 가치 기여도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3399억원을, SK바이오팜이 1521억원을 사회에 기여했다는 내용이다. 이 금액의 환산에는 SK그룹이 지난 2019년 자체 개발한 '사회적 가치 평가지표'가 활용된 것으로 전해진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금액이 아니다. 얼마나 많은 금액을 기여했는지보다 사회적 기여도를 수치화했다는 시도 자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올해의 성과 지표를 토대로 내년 계획을 세우고, 세부 계획을 달성하려는 노력이 가능해졌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제 두 기업은 더 나은 성과 달성을 목표로 할 수 있게 됐다.ESG 경영을 선언한 모든 기업이 SK그룹의 평가지표를 따를 필요는 없다. 각각의 방식으로 측정된 사회적 가치를 늘어놓고 기업간 우열을 다툴 필요도 없다. 나아가 ESG 경영실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쓰인 숫자나 지표가 그 자체로 목표가 돼서도 안 된다.ESG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경영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선 이를 측정하려는 시도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최근 잇따른 ESG 경영 선포에 대해 제약업계 일각에선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는, 진정성 있는 ESG 경영을 위해 경영진의 의지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이를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2022-06-21 06:14:02김진구 -
얼굴만 봐도 건강이 보여요 12-미간눈썹과 눈썹 사이를 미간이라 한다. 오늘은 미간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미간(眉間) 즉 눈썹과 눈썹 사이의 상태에서도 건강을 읽어 낼 수 있다.◆눈썹과 눈썹 사이에 가로 주름이 생겼다. → 폐의 기능 저하를 관찰해 볼 수 있다. ◆미간에 세로 주름이 생겼다.→간장(肝臟) 건강에 이상 신호이므로 환자에게 간 건강에 유의하도록 하고 개선시키는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미간에 세로 주름이 생긴 경우 간에도 세로 주름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간은 화(怒)나는 감정과 스트레스와 밀접하다. 미간의 세로 주름은 스트레스가 쌓여 간의 기능이 저하된 상태다.간의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화학적으로 해독이 안 된 노폐물을 동반한 더러운 피가 온몸을 돌게 된다. 그 더러운 피가 뇌로 가면 뇌신경세포에 산소와 영양공급이 잘 안 되고 또한 노폐물을 걷어오지 못하게 된다. 이 경우 뇌신경 주위 모세혈관에 문제가 생기고 자연히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짜증이 나면 미간을 찌푸리게 되고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점점 주름이 깊어지게 된다.미간의 주름이 늘어나거나 미간 피부색이 진해지고 있다면 간 건강에 빨간 신호라 생각하고 간 건강을 보살펴줘야 한다. 물론 병원 검사에 이상이 나타나는 질병상태까지 진행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미병상태에서 질병상태로 진행되지 않도록 예방학적인 측면에서도 환자를 케어해야 한다. 간은 혈액을 저장하는 장기이고(간장혈 肝藏血) 간에 저장한 혈액이 충실하지 않으면 다음의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2022-06-20 18:46:52데일리팜 -
[기자의 눈] 비약사 식약처 차장 하마평 무성[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임명된지 한달이 되어간다. 오 처장은 지난달 27일 제7대 식약처장으로 취임했다. 약사 출신의 오 처장이 임명되면서 식약처 고위직 인사이동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현재 식약처 차장과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은 각각 김진석 차장과 서경원 원장이 맡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31일자로 발령 받아 1년 3개월 째 업무를 수행 중이다. 김강립 전 처장이 2020년 11월 발령 받은 이후 4개월 만에 차장과 평가원장의 교체가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정권이 바뀌면서 진행된 식약처장의 임명으로 서열 2순위인 차장 교체는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지고 있다.특히 김 차장은 지난 14일 식약처 기자실을 방문해 퇴임 인사를 전한 만큼, 이달 안으로 차장 교체가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김 차장의 공식 퇴임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후임 차장 임명 시까지 남은 기간 동안 휴가를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1년 3개월 동안 차장직을 이끈 김 차장은 경성약대를 졸업하고 KAIST MBA를 마친 후 질병관리본부에서 역학조사과장, 약무정책과장을 지낸 인물이다. 2010년 식약처로 소속을 옮겨 한약정책과장, 대변인, 위해사범중앙조사단장, 의료기기안전국장, 경인식약청장, 바이오생약국장, 기획조정관을 맡다 차장으로 임명됐다.약무직 출신의 차장이 떠나는 후임 자리를 두고, 현재로선 비약사인 행정직 출신의 차장이 임명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지배적이다. 약사 출신의 식약처장이 임명된 만큼, 2순위 자리에는 행정직 출신의 차장이 앉아 처장을 돕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는 얘기다.현재 후임 처장으로 행정직 출신 4~5명이 거론되고 있으며, 식품 쪽 전문가들이 물망에 오른 상태다. 약사 출신의 처장이 의약품을, 식품 전문가가 식품 분야를 맡아 식약처 업무의 전문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해본다.2022-06-20 09:00:01이혜경 -
[데스크시선] R&D와 ESG, 국제약품의 도전정신[데일리팜=노병철 기자] 3세 경영이 본격화된 국제약품이 점안제 연구개발 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제약품은 지난 16일 국내 최초로 레바이아점안액2%(레바미피드)에 대한 식약처 허가를 획득했다. 삼일제약과 손잡고 공동 개발한 이 약물은 글로벌 빅파마 오츠카 이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선보인 제품이라는 점에서 박수 받을 만하다. 레바미피드는 안구건조증 환자의 각결막 상피 장애 개선에 효과가 있으며, 2300억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히알루론산·디쿠아포솔나트륨 성분 주도의 안구건조증 시장에 새로운 옵션으로 각광 받고 있다.세파계항생제·안과용제에 특화된 1200억 외형의 국제약품의 글로벌 경영 도화선은 2011년 오너 3세인 남태훈(43) 대표의 입사 시점과 궤를 함께하고 있다. 1959년 설립된 국제약품 승계 구도는 창업주 고 남상옥 회장과 남영우(82) 명예회장을 거쳐 지금의 남태훈 대표로 이어지며, EU GMP 수준의 생산시설과 혁신의약품 연구개발기업으로서 사명을 다하고 있다. 지금의 R&D 강소제약으로 변모 역시 혹독한 경영수업을 성실히 수행해 내며, '도전정신과 배려'라는 기업이념을 실천하고 있는 남 대표의 숨은 실천적 노력과 무관치 않다.국제약품은 1986년 설립한 중앙연구소를 통해 지속적으로 R&D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황반변성·녹내장 치료제 등 안과 질환에서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주요 대학, 국책 연구기관, 정부 부처 등과 신약 및 개량신약을 꾸준히 발굴하고 있어 향후 그 가능성을 높게 평가 받고 있다. 특히 당뇨병에 의한 망막변성 치료제인 타겐-F를 중심으로 한 안과 영역에서는 국내 독보적인 시장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생산시설·제품을 기반으로 내수는 물론 중국, 베트남, 중동, 아프리카 등에 전략적 수출 역량도 집중하고 있다.남 대표의 5대 경영 지표는 '실천경영' '효율경영' '이익경영' '준법경영' '사회적 책임경영'으로 압축된다. 사이클로스포린 함유 무자극성 안약 조성물·제조방법 특허(2016), 설파살라진·히알루론산 함유 안약 조성물 특허권(2017), 제약회사 최초 황사마스크 자동화라인 도입(2019), 고용노동부 강소기업 선정(2019), PIC/S GMP(2019), 여성가족부 여성을 위한 사회공헌기업상 수상(2020), 1회용 점안제 생산라인 준공(2020), 메디마스크(KF94) 미국,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 수출을 위한 공급 계약 등은 남 대표를 필두로 인화단결된 임직원 모두의 쾌거이자 성과다.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의료현장·취약계층을 비롯해 국민적 마스크 수요대란 당시 남 대표가 펼친 온정의 손길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의 모범 교범으로 기록된다. 국제약품 임직원들의 마스크라인 '24시간 풀가동 체제'에 힘입어 대구·경북지역, 제생병원, 노인복지관 등에 대량의 마스크와 손소독제·체온계 등 방역물품이 원활히 기부됐다. 여기에 더해 울진·삼척 산불사태 때에는 이재민 지원과 피해 복구를 위해 성금·구호물자를 지원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국제약품은 적십자 회원유공장 명예장을 받기도 했다.윤리경영에 대한 실천적 노력도 눈 여겨 볼 대목이다. 기업은 고객, 임직원, 주주, 협력사,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 관계자로부터 얼마나 깊은 신뢰를 얻고 있는가에 따라 사회적 가치가 결정된다. 기업 스스로 강력한 윤리기준을 수립하고 그것을 영속적으로 실천할 때 비로소 바로 설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2019년 부패방지경영시스템(ISO37001)을 인증 받은 국제약품은 이제 ESG(지속가능경영 척도/환경·사회·지배구조) 개념을 적극 도입, 윤리적 사고·행동 수준을 한 단계 높임으로써 글로벌 스탠다드를 준수하며, 공동의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국제약품의 창업정신은 '국민에게 사랑을 전하는 기업'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이 같은 경영철학은 지난 40여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장학사업과 노인복지관·환경보호 봉사활동에 그대로 배어 있다. 그리고 감염병의 정점을 찍은 코로나19 사태에 있어 나눔을 몸소 실천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은 정도경영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맹목적 성장과 투자에 방점이 찍힌 신약개발 만능주의는 더 이상 환대 받지 못한다. '가장 좋은 약은 사랑입니다'라는 생명 존중에 대한 가치 실현이야 말로 이 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제약기업의 이상이 아닐까.2022-06-20 06:15:01노병철 -
[기자의 눈] 대통령의 출근길 브리핑[데일리팜=이탁순 기자] 형식이나 내용과 상관 없이 대통령이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는 점은 언론계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일이다.국민들의 알 권리 충족 측면에서 대통령의 한마디는 정부 부처 누구의 말보다도 강력하기 때문이다.기자 입장에서는 필터링을 거친 제3자를 통해 부처나 기관의 입장을 듣기보다는 당사자가 사안에 직접 답변한다면 궁금증 해소에 더할 나위 없다.그런 의미에서 복지부나 식약처, 그 산하기관의 언론 대응도 숨바꼭질에서 벗어나 당사자가 직접 나서서 소통하기를 기대해본다.그동안 해당 부처는 특정 언론을 대상으로 비공식 소통을 줄이고, 공식 브리핑에 중점을 뒀다. 하지만 다수 언론이 원하지 않으면 브리핑 개최가 쉽지 않았다.또한 공식 소통 명목으로 담당자 라인을 직접 만나거나 심지어 전화통화도 어려웠다. 대부분 답변은 대변인실이나 홍보실을 통해서 가능했고, 이러다 보니 답변을 얻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답변이 시원찮아도 후속 질문하기 어려웠다.작년 식약처는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를 향상 시킨다는 이유로 일정 근무시간대는 외부 전화를 제한하기도 했다. 전화번호도 담당자 번호가 아닌 대표번호만 공개했다. 민원상담 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고자 한 조치였지만, 문제는 언론의 전화까지 차단하면서 정보 획득 기회는 더욱 사라졌다는 것이다.최근 심평원도 전문인력 이탈을 막을 해법으로 이 같은 업무집중 시간제를 검토하고 있어 기자 입장에서는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심평원이 검토하고 있는 업무집중 시간제는 언론과 소통이 약화되는 부작용은 없기를 바란다.부처나 기관의 수장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기자 앞에서 매일 브리핑을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언론과 직접 소통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를 보건 부처도 언론을 다룰 때 감안했으면 한다.물론 언론과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민감한 사안이 공개될까 걱정되는 점도 이해는 한다. 하지만 정확하고 구체적인 답변이라면 의혹이 생길 리도 없다.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코로나19가 터지고 언론과 매일 브리핑하면서 어떻게 신뢰를 얻었는지 돌아보면 이해하기 쉽다.이번 대통령의 출근길 브리핑을 통해 각 부처도 이전보다는 개방적이고 친화적인 언론관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2022-06-16 17:59:23이탁순 -
[기자의 눈] 새 출발 선언한 명문제약의 숙제들[데일리팜=이석준 기자] 명문제약이 새 출발을 알렸다. 3년에 걸친 최대주주 지분 매각 추진을 철회하면서다. 2020년 11월부터 붙었던 '매각설' 꼬리표를 떼어냈다.꽤나 구체적인 경영 정상화 노력도 선언했다. 건강기능식품 전문조직을 신설하고 키미테 패취 경험을 살려 암 및 수술 등에 필요한 붙이는 전문약 개발에 도전한다. 구조조정까지 언급했다. 2020년 일부 영업조직을 외부 아웃소싱으로 돌리는 구조조정 이후 2년 만이다. 3년 연속 적자 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다.다만 명문제약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이곳저곳 손 볼 곳이 많다.명문제약은 실적, 재무구조, 기업가치 부문에서 삼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 3년(2019~2021년) 영업손실과 순손실 합계는 각각 492억원, 550억원이다. 영업했지만 수익을 창출하지 못했다.계속된 적자에 일부 지표도 악화됐다. 이익잉여금은 2018년말 151억원에서 2019년말 -83억원으로 마이너스(결손금) 전환됐다. 이후에도 순손실이 쌓이면서 결손금 규모는 2020년말 337억원에서 지난해 말 400억원까지 확대됐다.명문제약 총차입금에서 단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기준 90%를 넘어섰다. 규모는 757억원으로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104억원의 7배가 넘는 수준이다.기업 가치도 낮아졌다. M&A 이슈로 2020년 12월 22일 9490원(종가)까지 치솟았지만 매각설 장기화로 2022년 5월 12일 3350원으로 저점을 찍었다. 6월 14일에는 326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고점 대비 3분의 2토막이다. 매각설 이슈가 해소됐지만 주가는 여전히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여기까지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숙제라면 잠재적 숙제는 시장과 임직원의 신뢰 회복이다.명문제약은 2020년 11월 26일부터 2022년 6월 3일까지 매각설 관련 6번의 '미확정', 2번의 '부인' 공시를 냈다. 이에 시장 일각에서는 표면적으로 매각설은 일단락 됐지만 불씨는 살아있다고 판단한다. 2021년 3월 12일에도 부인 공시를 냈지만 뒤집은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임직원 신뢰 회복도 중요하다. 내부 직원들은 3년 걸친 매각설로 혼란에 빠졌다. 그 사이 '차라리 회사가 팔려야 한다'는 여론도 형성됐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직원들의 동요다.명문제약은 이번 매각설 철회와 경영 정상화를 선언하고 임직원의 헌신과 희생, 책임감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그리고 임직원의 땀방울이 헛되지 않도록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을 약속했다. 혼란스러움과 어려움이 있겠지만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회사 대응과 노력에 힘을 모아주기를 당부했다.다만 신뢰 회복 없이는 회사의 당부가 임직원의 노력으로 이어질 리 만무하다. 새 출발을 알린 명문제약. 임직원의 신뢰부터 회복해야 경영 정상화를 위한 첫 발을 내딛을 수 있다.2022-06-15 06:10:50이석준 -
[기자의 눈] 비대면 진료 제도화 추진, 눈치보는 정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한마디로 ‘동상이몽’이다. 최근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앞두고 정부, 의·약계의 입장과 태도를 보고있자면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이다.지난 9일에는 보건의료발전협의체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비대면진료협의체’의 사전 회의가 열렸다. 복지부가 주도한 이번 자리에는 약사회, 의사협회 참여가 예정돼 있었다.하지만 의협은 여러 이유를 들어 불참을 결정했고, 결국 이날 자리는 복지부와 약사회만의 반쪽자리 만남에 그쳤다.의협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자리의 참석 여부를 두고 내부에서 혼선이 있었고, 일부 임원은 참석하는 쪽으로 오해해 언론에 잘못된 팩트를 전달하는 등 오류도 있었다.문제는 이번 자리를 예고하는 기사가 공개된 후에 보인 복지부의 태도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자에게 연락을 해 와 이번 만남 자체가 공개된 것을 극도로 꺼리는 모습을 보이는 한편, 이날 회의는 애초부터 복지부와 약사회만의 만남으로 추진됐다고 주장했다.이에 더해 비대면진료협의체 구성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단 점을 강조하면서 정부와 의약 단체가 관련 논의 자리를 가진다는 점을 외부에서 알게 된 데 대해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하지만 복지부 주장과는 달리 이날 회의 이전에 약사회는 물론이고 의사협회에도 참석을 요청하는 공문이 발송된 사실이 확인됐고, 이 자리에서는 비대면진료 협의체 구성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었던 점 역시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이미 비대면 진료 제도화가 새 정부 국정 과제로 결정된 상황에서 더 이상 제도 도입을 부인하는 것은 힘들어진 상황이라는 것을 의·약계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 안에서 환자 안전을 지키면서도 각 직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최선을 찾으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게 됐다.이런 상황에서 의료계, 약사회는 물론이고 정부까지 서로의 동향을 살피며 눈치만 보기에 급급해 하는 모습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의약분업 이후 22년 만에 의약계 최대 변화이자 변혁을 앞둔 시점에서 정부와 의·약계, 환자와 학계까지 최선의 제도 설계를 위해 머리를 맞대도 부족한 상황이다.제도 설계, 추진의 갈 길이 워낙 먼 만큼 한 발이라도 더 서두르려는 정부의 의중은 충분히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자칫 그 과정이 성급하게, 혹은 서로의 공감대가 일정 부분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점이다.2022-06-13 15:38:46김지은 -
[데스크 시선] 불신 자초한 K-제약바이오[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바이오기업의 기업공개(IPO) 시장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올해 들어 상장 문턱을 넘은 바이오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상장을 신청한 업체도 크게 줄었고 게다가 상장 신청 계획을 변경하거나 철회하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 지난 몇 년 간 매년 수십개 바이오기업들이 상장에 성공한 것과 대조적이다.불과 얼마 전만 해도 투자업계에서는 바이오기업의 상장은 희소식이었다. 대어급 바이오기업이 계속 쏟아졌다. 상장 바이오기업의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100 대 1을 훌쩍 넘기기 일쑤였다.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2배로 결정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따상’도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상장 직후 연이어 주가가 치솟으며 조 단위 시가총액을 형성하는 기업이 속출했다. 그야말로 바이오기업의 흥행불패 시대가 계속되는 듯 했다.그러나 최근 들어 바이오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모양새다. 상장에 성공했더라도 주가가 공모주를 하회하는 현상도 부쩍 많아졌다.상장을 준비 중인 바이오기업들은 이러한 위축된 투자심리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신약 개발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바이오기업 입장에선 주식시장 상장은 꼭 필요한 연구비 조달 창구다. 상장에 실패하면 임상시험 차질로 신약 개발 확률은 더욱 떨어지고 우수 인재 이탈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개발 속도가 매우 중요한 신약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상장 계획 차질로 기업의 존폐마저 걱정해야 할지도 모른다.최근 바이오기업 투자 위축은 전반적인 국내 주식시장 부진과도 무관치는 않다. 하지만 기존에 상장한 기업들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놓으면서 불신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는다.많은 바이오기업들은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주식 시장에 입성했다. 기술특례 상장제도는 현재 수익성은 낮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상장 심사 기준을 낮춰주는 제도다. 지난 2005년 12월 헬릭스미스(옛 바이로메드)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기술특례로 상장한 바이오기업은 100개를 훌쩍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기술수출 상장 바이오기업 중 신약의 상업화 성과를 낸 업체는 크리스탈, 코아스템, 안트로젠 3곳 뿐이다. 크리스탈은 지난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소염진통제 ‘아셀렉스’의 시판 허가를 받았다. 코아스템과 안트로젠은 각각 줄기세포치료제 '큐피스템'과 '뉴로나타알주'의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다만 3개 업체가 내놓은 신약 제품들은 아직 상업적 성공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물론 일부 기업은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 성과를 내기도 했고, 현재까지 순조롭게 신약 개발이 진행되며 성공에 조금씩 근접하기도 한다.하지만 냉정하게 따지면 대다수 바이오기업들은 신약 성과가 거의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안타깝게도 역사가 100년 넘는 전통 제약사를 포함해 수많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한 신약을 배출한 경험은 아직 없다.단지 신약 성과가 부진하다는 사실만으로 비판 받을 필요는 없다. 그동안 바이오기업들이 실체보다 부풀려서 장밋빛 비전을 제시하면서 정작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무책임한 분위기가 확산되며 투자자들의 불신도 커진 듯 하다.많은 바이오기업들은 신약 개발 초기 단계인데도 마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것처럼 홍보했다. 결국 검증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임상시험에 실패했거나 허가가 불발됐을 때에도 마치 실패가 아닌 것처럼 포장하려는 기업들도 숱하게 등장했다.상장을 통해 많은 자금이 유입된 것만으로 많은 바이오기업들은 마치 성공을 보장 받은 것처럼 우쭐대는 모습도 보였다. 투자기관들조차 바이오기업의 신약 개발 응원보다는 적당한 수익률로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목표가 뻔히 보이기도 했다.지난 2년 간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많은 바이오기업들이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고 개발 단계마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장밋빛 희망을 제시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시대가 저물고 있는데도 딱히 눈에 띌만한 성과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지금도 바이오기업들이 자사의 신약 성과를 부풀리면서 홍보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들 때가 많다. 기업 내에서는 “데이터가 안 좋아서 허가는 어려울 것이다”라는 결론을 내놓고도 상장을 위해 많은 투자자들이나 환자들을 현혹시키는 의심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신약은 과학의 영역이다. 극단적인 장밋빛 기대감이 회사의 비전이 될 수는 없다.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를 향한 불신을 스스로 자초한 건 아닌지 성찰이 필요할 때다.2022-06-13 06:16:52천승현 -
[기자의 눈] '소통의 중요성' 일깨워준 유통 규제 개선[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지난달 한국의약품유통협회 이사회에서는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됐다. 생물학적제제 유통 규정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개선된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며 업계 부담을 덜어줬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만난 이사회 관계자는 "식약처가 업계 의견을 반영했다"며 긍정적인 목소리를 냈다.업계가 가장 반긴 부분은 여러 생물학적 제제를 하나의 용기에 배송해도 된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저장 온도 2~8℃를 절대 벗어나면 안 된다는 규정에 업체들의 고민이 많았다. 인슐린처럼 다수 약국에 소량씩 배송해야 하는 제제는 어떻게 배송을 하느냐는 하소연이 나왔다. 그렇다고 한 개씩 개별 배송용기에 담기엔 비용 부담이 매우 컸다. 무엇보다 현장의 목소리는 일체 배제된 일방적인 규정 강화에 업계 반발이 컸다.이에 식약처는 지난 4월 유통업체 여러 곳을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당시만 해도 반신반의한 분위기가 강했다. 일부 업체들은 조용히 생물학적 제제 유통을 포기하겠다고도 했다. 마진도 낮고 배송도 번거로운 생물학적 제제를 비용을 들여가며 취급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거래사들과 관계 차원에서 했지만, 손해를 보면서 사업을 할 순 없다는 얘기다.약 한 달 뒤 식약처가 발표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으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새 가이드라인에서 식약처는 "용기 개폐에 따라 내부 온도가 변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별도의 수송용기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하나의 수송용기로 복수의 의료기관과 약국에 수송할 경우 반복적 용기 개폐 등 실제 수송 조건에서 저장온도가 유지됨을 사전에 검증하고 그 범위 내에서 수송하라"고 설명했다. 즉 사전 검증을 통해 복수의 제제를 하나의 용기에 담아도 괜찮다는 뜻이다. 만약 불가피하게 수송 도중 용기 개봉 시간이 길어져 저장온도를 벗어난 온도가 기록됐다면, 도매상 입증을 통해 온도 관리 의무를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겠다고 했다.자동온도기록장치의 온도기록 주기도 의약품 특성, 수송설비, 수송시간 등을 고려해 업체가 자체적으로 정하도록 유연성을 뒀다. 권고 사항은 10~15분마다 최소 1회 이상이다.뒤늦게나마 식약처가 실현 가능한 제도를 위해 현장을 방문하고 업계 애로사항을 반영한 가이드라인을 개정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물론 여전히 일부 업체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낸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아무래도 비용이다. 하지만 비용은 제약사와 유통업체 간 유통 수수료 문제와 얽혀있어 식약처에 마냥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문제다. 의약품을 지정된 온도에 맞춰 배송하는 것은 이전부터 지켜야 할 원칙인데, 콜드체인 비용을 정부가 지원해 주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다. 생물학적제제가 점점 더 늘어나는 상황에서 업계도 스스로 표준화된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춰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생물학적제제 콜드체인 규정 개정은 국민적 이슈가 된 사건이 발단이 되며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이 때문에 규제가 시행된 이후에야 업계와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정부는 잘못한 쪽은 업계이므로 소위 '까라면 까'라는 마인드가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제도를 실행하는 주체는 업계이기에, 무리하고 일방적인 제도 변경은 사고만 일으킬 뿐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앞으로 정부와 업계가 상호 의견 교환을 통해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제도를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2022-06-13 06:15:14정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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