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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간 3년 지난 인슐린 판매한 약사, 선고유예 받은 이유[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사용기간이 3년 가까이 지난 인슐린 주사제를 환자에게 조제·판매한 약사에 대해 법원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면서도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을 내렸다. 의정부지방법원은 최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약에게 벌금 50만원의 형에 대해 선고를 유예한다고 판결했다. 경기도에서 C약국을 운영하는 A약사는 2025년 6월 약국을 방문한 환자에게 처방전에 따라 인슐린 주사제인 '노보믹스 30 플렉스펜' 1개를 판매했다. 그러나 해당 의약품의 유효기간은 2022년 7월 31일로, 사용기한이 약 2년 10개월 이상 경과된 상태였다. 현행 약사법 제47조 제1항 제4호 가목은 변질·변패·오염·손상되었거나 유효기간 또는 사용기간이 지난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판매 목적으로 저장·진열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A약사는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약사로서의 주의의무 성실 이행을 강조하며 약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의약품을 판매하는 약사는 고도의 주의를 기울여 재고를 관리하고 사용기한을 제때 확인할 의무가 있다"며 "해당 의약품은 냉장보관이 필요한 피하 주사용 약품(인슐린 펜)으로서 유효기한이 지나지 않았더라도 상온 보관 시 변질 우려가 큰 제품인데, 유통기한이 3년 가깝게 지난 것은 평소 재고관리가 부실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판매 전 보관 상태나 사용기한을 반드시 확인했어야 함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만연히 판매한 점을 볼 때, 적어도 미필적 고의는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다만 법원은 피고인이 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과 사건 이후의 대응 행태를 참작해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피고인이 약을 판매한 후 먼저 유효기한이 지난 사실을 구매자에게 알려 변질된 약품 사용으로 인한 실제 피해를 막으려 노력한 점, 과거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2026-07-24 11:52:53강신국 기자 -
명동에서 부산 해운대까지…외국인 타깃 K-약국 '파죽지세'[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의료·뷰티 인프라에 쓰는 소비 규모가 올해 상반기 만에 1조원 고지를 돌파하며 역대급 호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외국인 의료소비액이 9423억원으로 1조원을 목전에 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국인을 타깃으로 한 K-파마시 역시 K-열풍에 힘 입어 붐처럼 확산되는 모습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이 줄고, 곳곳에 '임대문의'만 적혀 있던 서울 중구 명동은 이제 '약(藥)', '약(药)', 'Pharmacy', 'DrugStore' 등 간판으로 도배된 약국거리가 관광객들을 맞고 있습니다. ◆성형 보다는 시술→애프터 케어 '관심' 작년 1~5월 외국인 의료 소비액은 6085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일년 새 54.9%의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비 건수도 222만건으로 전년 132만건 대비 68.6% 늘어났습니다. 월별 소비액을 보면 1월 1273억원이던 소비액은 3월 2044억원, 4월 2499억원, 5월 2512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연달아 갱신했습니다. 5월 소비액은 전년 동원(1439억원) 대비 74.6% 폭증한 수치로, 관광데이터랩은 K-뷰티 열풍과 원화 약세, 방한 관광객 급증이 맞물리면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 의료관광 수요가 전방위로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면, 외국인 관광객들의 트렌드도 점차 바뀌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 성형수술 같이 수술에 대한 니즈가 높았다면, 최근에는 보톡스·필러·레이저 같은 비교적 부담이 적고 회복이 빠른 비수술 피부 시술을 선호하면서 성형외과와 피부과의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침습수술 중심에서 레이저·쁘띠시술 등 비침습 영역으로 대세가 바뀌면서 외국인의 '피부과 의료관광'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입니다. 실제 성형외과 비중은 25.8%에서 20.1%로 5.7%p 하락한 반면 피부과는 52.9%에서 55.5%로 전년 대비 2.6%p 상승했습니다. 약국이 주목받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피부 시술 이후 '애프터 케어'에 대한 니즈가 약국으로 몰리고 있는 겁니다. 전체 의료 소비액 가운데 약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5.7%에서 올해 11.1%로 1년 새 2배 이상 증가하면서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나타냈습니다. 약국은 소비 건수 기준으로 전체의 67.7%를 차지해 압도적 1위를 차지했습니다. 약국 역시 의약품, 화장품에 그치지 않고 울쎄라, 써마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가정용 디바이스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국관광공사 측은 "높은 의료 수준, 합리적인 가격 경쟁력, K-뷰티의 인기 등 다양한 요인으로 한국 의료웰니스 관광이 각광받고 있다"며 "해외마케팅 국가를 다각화해 의료관광객 유치 확대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피부과 전문의의 높은 기술력, 최신 장비 투자 등으로 피부과 방문을 위한 방안이 늘고 있고, 안과와 치과 등 심미치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방한 시장별 의료관광객 행동 패턴을 분석해 나가겠다는 계획입니다. ◆부산으로 옮겨붙은 명동 K-파마시 랠리 K-파마시에 대한 열풍은 작년 9월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명동 번화가 내 3층 짜리 건물이 약국으로 변신하면서 주변 약국을 중심으로 우려의 시선이 나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기존에 형성된 약국에서 관광사와 손을 잡고, 혹은 자체 POP와 베스트 셀러 상품들을 위주로 영업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당시만 해도 약국에서 판매되는 효자상품은 우황청심원, 파스류 같은 품목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여드름, 화이트 토닝 등에 효능·효과가 있는 의약품 연고류들이 각광받기 시작했고, 이후 시술 후 사용할 수 있는 PDRN(Poly Deoxy Ribo Nucleotide) 성분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시장을 견인했습니다. 최근에는 의약품과 화장품에 대한 경계 마저 사라지고 있습니다. 약국 개설도 계속해 '붐'을 이루고 있습니다. 작년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9개월간 서울 중구에 개설된 외국인 타깃 약국 수는 28곳에 달합니다. 작년 9월 2곳, 11월 2곳, 12월 5곳, 1월 5곳, 2월 4곳, 3월 4곳, 4월 2곳, 5월 2곳, 6월 2곳으로 개설이 집중됐던 작년 12월~올해 3월 만큼의 속도는 아니지만 계속해, 꾸준히 약국이 늘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명동과 인접한 남대문이나 신당동까지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명동 랠리가 부산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의 방문이 집중되는 해운대와 남포동을 중심으로 명동의 K-파마시를 본 딴 약국들이 증가하고 있는 건데요, 레디영약국이나 베리뉴약국 같이 지역을 확장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부산에서는 올해 3월부터 이런 흐름이 이어지며 6곳의 K-파마시가 개설됐습니다. 3월 블루랩약국에 이어 4월 부산레디영약국, 해운대베리뉴약국이, 5월에는 베러미약국(해운대구)과 빅샤인약국이, 6월에는 베러미약국(중구)이 신규로 개설됐네요. 부산을 찾는 외국인들이 늘어남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되는데 현재도 인테리어 등을 진행 중인 곳들이 있어 점차 약국 수 역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여기에 올해만 신규 약국 9곳이 개설된 성수와 작년 9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7곳이 개설된 마포, 옵티마웰니스뮤지엄약국과 옵티마웰니스뮤지엄신사약국이 개설된 강남, 강남레디영약국이 개설된 서초 등까지 더하면 최소 50여곳의 K-파마시가 개설됐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약국 입점하고 싶은데" 업체들 노크 의약품을 넘어 화장품·의료기기 업체들도 약국을 노크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목표는 올리브영과 함께 K-파마시가 K-뷰티의 한 축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약국 내 진입을 통한 매출 상승, 약국 판매 화장품이라는 신뢰 확보 크게 두 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PDRN, EGF, PDLLA, HA 같은 대동소이한 성분을 중심으로 효능·효과에 대한 홍보에 나서고 있는 겁니다. 판로를 찾다 보니 약국 전용 온라인몰은 물론 바로팜, 모두의약국 같은 플랫폼들까지 K-뷰티 전용관을 만들어 입점 업체 모시기와 약국 영업 등을 일부 대행해 주면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모습입니다. 최근에는 영업·마케팅을 대행해 주겠다는 컨설팅 업체들까지도 쏟아지고 있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어떤 제품이 변별력 있게 다가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다만 비쉬, 유리아쥬 등이 약국 화장품으로 전성기를 누리다 의약분업 이후 거품이 꺼지면서 25년 여 만에 재연되는 약국 화장품 붐을 약사들이 잘 이어나가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약국이 더마코스메틱의 신뢰 받는 채널로 각광받고 있는 만큼 가격을 중심에 둔 약국간 출혈 경쟁이나 전문성이 상품에 가려지는 등의 악순환이 재발돼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파마브로스 대표를 맡고 있는 임별 약사는 "면허라는 신뢰의 장벽은 타 리테일들이 따라올 수 없는 약국만의 영역으로, 약국은 제품을 파는 곳이 아닌 이해를 파는 공간이 돼야 한다"며 "외국인 광광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면 Theads, X(구 Twitter) 같은 SNS관리부터 시작해 보시라"고 조언했습니다.2026-07-24 11:50:24강혜경 기자 -
[32] FDA 최초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제 '라이온실'라이온실(Ryoncil®, remestemcel-L-rknd, Mesoblast Inc.)은 미국 FDA가 최초로 승인한 동종 골수 유래 중간엽줄기세포(Mesenchymal Stromal Cell, MSC) 치료제로, 2024년 12월 생후 2개월 이상 소아 환자의 스테로이드 불응성 급성 이식편대숙주병(Steroid-Refractory Acute Graft-versus-Host Disease, SR-aGVHD) 치료제로 승인되었다. SR-aGVHD는 동종 조혈모세포이식(allogeneic Hematopoietic Stem Cell Transplantation, allo-HSCT) 후 발생하는 가장 심각한 합병증 중 하나로, 이식 환자의 약 30~50%에서 발생한다. 이 질환은 공여자의 동종반응성 T세포가 수혜자의 조직을 이물질로 인식하여 공격함으로써 발생하는 면역매개성 질환이다. SR-aGVHD의 표준 초기 치료는 전신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이지만, 약 50%의 환자는 스테로이드에 반응하지 않으며, 이러한 스테로이드 불응성 환자에서는 효과적인 치료 선택지가 매우 제한적이다. 라이온실은 건강한 공여자의 골수에서 분리한 동종 중간엽줄기세포(MSC)를 이용한 세포치료제이다. 생후 2개월 이상 소아 환자의 스테로이드 불응성 급성 이식편대숙주병(SR-aGVHD)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되었으며,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후 발생하는 중증 면역학적 합병증에 대해 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MSC 치료제라는 점에서 중요한 임상적 의미를 가진다. MSB-GVHD001 연구(NCT02336230)는 동종 조혈모세포이식(HSCT) 후 발생한 SR-aGVHD 소아 환자 54명을 대상으로 수행된 다기관, 전향적, 단일군 임상시험이다. 대상 환자는 국제골수이식등록소(International Bone Marrow Transplant Registry, IBMTR) 중증도 지수(Severity Index) 기준 Grade B~D의 SR-aGVHD 환자였으며, 피부 병변만 있는 Grade B 환자는 제외하였다. SR-aGVHD는 메틸프레드니솔론 2mg/kg/일 또는 이에 상응하는 용량으로 치료한 후 3일 이내에 질환이 진행하거나 7일 이내에 호전되지 않는 경우로 정의하였다. 또한 스크리닝 이전에 2차 aGVHD 치료를 받은 환자는 연구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주요 유효성 평가변수는 28일째 전체반응률(ORR)과 반응 지속기간이었다. ORR은 완전반응(CR)과 부분반응(PR)을 포함하였다. 28일째 ORR은 70.4%(95% 신뢰구간[CI], 56.4~82.0%)였으며, 완전반응은 29.6%(95% CI, 18.0~43.6%), 부분반응은 40.7%(95% CI, 27.6~55.0%)였다. 반응 발생 시점부터 질병 진행, 급성 이식편대숙주병에 대한 새로운 전신 치료 시작 또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까지의 반응 지속기간 중앙값은 54일(범위 7일~159일 이상)이었다. 가장 흔하게 보고된 비실험실 이상반응(발생률 ≥20%)은 바이러스 감염, 세균 감염, 원인 미상의 감염, 발열, 출혈, 부종, 복통 및 고혈압이었다. 줄기세포치료제는 무엇인가? 세포 기반 치료(Cell-based therapy), 특히 줄기세포 치료(stem cell therapy)는 질병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기보다는 손상된 조직의 기능을 회복하고 질병의 진행을 조절하는 데 초점을 두는 재생의학(regenerative medicine)의 핵심 치료기술이다. 특히 기존 치료법으로 충분한 효과를 얻기 어려운 난치성 질환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체내 줄기세포의 활성화와 조절을 통해 조직 항상성을 유지하고 손상된 조직의 재생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한다. 또한 필요한 경우 외부에서 줄기세포를 공급하여 감소하거나 손상된 세포 집단을 보충함으로써 조직의 구조와 기능을 회복시키고자 한다. 줄기세포는 자기재생(self-renewal)과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differentiation)을 동시에 지닌 세포로 정의되며, 이러한 특성 때문에 오랫동안 기초연구와 임상연구의 중요한 대상이 되어 왔다. 재생의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손상된 조직을 재생하거나 기능을 상실한 세포를 새로운 세포로 대체하는 데 있으며, 이를 위해 인간 다능성 줄기세포(human pluripotent stem cells, hPSCs), 배아줄기세포(ESC),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성체줄기세포(adult stem cells), 전구세포(progenitor cells) 등 다양한 종류의 줄기세포가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줄기세포 치료의 발전과 함께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치료를 상업적으로 제공하는 사례도 증가하면서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부 사설 의료기관에서는 줄기세포를 모든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이른바 '마법의 세포(magic cells)'로 홍보하며 검증되지 않은 시술을 시행하였고, 이로 인해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한 사례도 보고되었다. 따라서 줄기세포 치료는 과도한 기대나 막연한 환상을 경계하면서도, 축적된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올바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현재 재생의학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줄기세포의 생물학적 특성과 치료기전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뿐 아니라 안전성 확보와 품질관리 기술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줄기세포 치료는 향후 다양한 난치성 질환에서 중요한 치료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줄기세포 치료는 줄기세포의 자기재생과 분화 능력을 이용하여 손상된 세포와 조직을 재생하거나, 외부에서 공급한 세포를 이용하여 기능을 상실한 조직을 회복시키는 치료법이다. 치료에 사용되는 줄기세포는 세포의 공급원에 따라 크게 자가줄기세포(autologous stem cells)와 동종줄기세포(allogeneic stem cells)로 구분된다. 자가줄기세포는 환자 자신의 세포를 채취하여 사용하는 방법으로 면역거부반응의 위험이 낮은 장점이 있으며, 동종줄기세포는 건강한 공여자로부터 얻은 세포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대량생산과 표준화가 가능하여 산업화와 상용화에 유리한 특징을 가진다. 줄기세포치료제의 종류는 줄기세포치료제는 사용되는 줄기세포의 기원과 분화능(potency)에 따라 크게 배아줄기세포치료제, 유도만능줄기세포치료제 및 성체줄기세포치료제로 구분된다. 줄기세포는 분화할 수 있는 범위에 따라 전능성(totipotency), 만능성(pluripotency), 다분화능(multipotency), 단분화능(unipotency)으로 구분된다(Figure 1). 분화능은 줄기세포가 생성할 수 있는 세포의 범위를 의미하며, 재생의학에서 줄기세포의 활용 가능성과 치료 전략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전능성 줄기세포(Totipotent stem cells)는 가장 높은 분화능을 가지며, 배아와 배외조직을 포함한 생명체를 구성하는 모든 세포를 생성할 수 있다. 따라서 수정란(zygote)과 초기 분열기 세포는 배아뿐 아니라 태반과 같은 배외조직까지 형성할 수 있어 완전한 개체를 형성할 수 있는 유일한 세포이다. 이후 배반포(blastocyst)가 형성되면 이러한 전능성은 소실된다. 만능성 줄기세포(Pluripotent stem cells)는 외배엽(ectoderm), 중배엽(mesoderm), 내배엽(endoderm)의 세 배엽에서 유래하는 거의 모든 체세포로 분화할 수 있지만, 태반과 같은 배외조직은 형성하지 못하므로 완전한 개체를 형성할 수는 없다. 대표적인 예로 배반포의 내세포괴(inner cell mass)에서 유래한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 ESC)와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iPSC)가 있다. 배아줄기세포(ESC) 치료제는 수정 후 약 5~7일째 형성되는 배반포의 내세포괴에서 유래한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이다. ESC는 인체를 구성하는 거의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만능성(pluripotency)을 가지며 증식능 또한 매우 우수하다. 따라서 재생의학 분야에서 가장 이상적인 세포원으로 평가받지만, 종양형성 위험과 배아 사용에 따른 윤리적 문제로 인해 임상 적용에는 상당한 제한이 존재한다. 유도만능줄기세포(iPSCs)는 성숙한 체세포에 특정 전사인자(Oct4, Sox2, Klf4, c-Myc)를 도입하여 유전적으로 재프로그래밍함으로써 만능성을 획득한 줄기세포이다. iPSC는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한 자기재생 능력과 분화능을 가지며, 체내 대부분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 배아를 사용하지 않아 윤리적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으며, 환자 자신의 세포를 이용한 맞춤형 재생치료, 질환모델 개발 및 신약개발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제조과정의 복잡성과 유전적 안정성 및 종양원성에 대한 지속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다분화능 줄기세포(Multipotent stem cells)는 특정 조직이나 계통(lineage)에 속하는 여러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지만, 분화 범위는 해당 조직 내로 제한된다. 대표적인 예는 중간엽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s, MSCs)로, 골아세포(osteoblast), 연골세포(chondrocyte), 근육세포(myocyte), 지방세포(adipocyte) 등 중배엽 계통의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 또한 조혈모줄기세포(hematopoietic stem cells, HSCs)는 적혈구, 백혈구 및 혈소판 등 다양한 혈액세포를 생성하는 대표적인 다분화능 줄기세포이다. 단분화능 줄기세포(Unipotent stem cells)는 가장 제한된 분화능을 가지며, 특정 조직에서 하나의 성숙세포 유형으로만 분화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기재생 능력은 유지하여 손상된 조직의 유지와 재생에 기여한다. 대표적인 예로 골격근의 위성세포(satellite cells)는 새로운 골격근 세포만을 생성하며, 피부의 기저세포나 정원줄기세포(spermatogonial stem cells)도 단분화능 줄기세포에 해당한다. 현재 임상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것은 성체줄기세포(Adult Stem Cell, ADC) 치료제이다. 성체줄기세포는 출생 이후 다양한 조직에 존재하며 조직의 항상성과 재생을 담당한다. 대표적으로 조혈모줄기세포(Hematopoietic Stem Cell, HSC), 중간엽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 MSC), 신경줄기세포(Neural Stem Cell, NSC), 각막윤부줄기세포(Limbal Stem Cell) 및 골격근 위성세포(Satellite Cell) 등이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이러한 중간엽줄기세포는 골수, 지방조직, 제대혈, 제대 및 태반 등 다양한 조직에서 비교적 쉽게 분리할 수 있으며, 증식능과 면역조절능이 우수하여 현재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이거나 허가된 줄기세포치료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의 연구는 MSC의 직접적인 분화능보다는 파라크린 효과와 면역조절 기능이 임상적 치료 효과의 핵심이라는 점을 일관되게 제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MSC는 현재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의 중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줄기세포를 직접 투여하는 치료뿐 아니라 줄기세포가 분비하는 EV와 엑소좀을 이용한 무세포 치료제가 차세대 재생의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살아있는 세포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줄기세포의 주요 치료 기전을 활용할 수 있어 안전성과 제조의 표준화를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증간엽줄기세포치료제는 무엇인가? 중간엽줄기세포(MSC)는 비조혈성(non-hematopoietic) 다분화능 전구세포()로, 주로 골수에 존재한다. 골수 내 비조혈성 줄기세포의 존재는 약 130여 년 전 처음 제안되었으며, 이후 방추형(spindle-shaped)의 섬유아세포와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플라스틱 표면에 잘 부착하며 식세포 기능이 없는 세포 집단으로 관찰되었다. 이러한 세포는 이후 중간엽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 또는 중간엽기질세포(Mesenchymal Stromal Cell)로 명명되었으며, 1970년대에 그 생물학적 특성이 체계적으로 규명되었다. 현재 국제세포·유전자치료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Cell & Gene Therapy, ISCT)는 이러한 세포를 중간엽기질세포(Mesenchymal Stromal Cell)라고 부를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MSC가 모든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엄격한 의미의 줄기세포라기보다는, 조직을 지지하는 기질세포의 특성을 가지면서 제한적인 분화능과 면역조절 및 재생 촉진 기능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구 및 임상 현장에서는 Mesenchymal Stem Cell이라는 용어도 여전히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두 용어 모두 MSC라는 동일한 약어를 사용한다. 시험관 배양 조건에서 MSC는 비교적 높은 증식능을 가지며, 장기간 배양을 통해 다수의 세포로 확장할 수 있다. MSC의 대표적인 특징은 자기재생 능력과 다분화능이다. 시험관 조건에서 MSC는 지방세포, 연골세포 및 골세포로 분화할 수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건세포, 섬유아세포, 근육세포 및 기타 간엽계 세포로의 분화 가능성도 보고되어 있다. MSC는 단순히 다른 세포로 분화하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사이토카인, 성장인자 및 세포외소포(EVs)를 분비하여 주변 세포의 기능을 조절한다. 이러한 분비 인자는 염증반응을 억제하고 면역세포의 활성을 조절하며, 혈관신생과 조직재생을 촉진하는 데 관여한다. 또한 MSC는 골수 미세환경에서 조혈모세포를 지지하는 니치(niche)의 일부를 구성하며, 조혈모세포의 생존, 유지, 호밍(homing) 및 자기재생에 기여한다. MSC는 먼저 자기재생을 통해 동일한 줄기세포를 지속적으로 생성하여 줄기세포 집단을 유지하며, 이후 다양한 생리적 신호와 성장인자의 자극을 받아 특정 조직으로의 분화가 결정(commitment)된다. 분화가 결정된 MSC는 전구세포(progenitor cell) 단계를 거치면서 계통 특이적인 유전자 발현이 증가하고, 점차 기능을 갖춘 성숙세포로 분화하게 된다. MSC는 골형성(osteogenesis), 연골형성(chondrogenesis), 근육형성(myogenesis), 골수기질세포 형성(marrow stromagenesis), 건 및 인대 형성(tendogenesis/ligamentogenesis), 지방형성(adipogenesis) 등 다양한 중배엽 계통으로 분화할 수 있다. 골형성 과정에서는 MSC가 골아세포 전구세포를 거쳐 조골세포(osteoblast)로 분화한 후 최종적으로 골세포(osteocyte)로 성숙하여 골조직을 형성한다. 연골형성 과정에서는 연골세포(chondrocyte)와 비대연골세포(hypertrophic chondrocyte)를 거쳐 연골조직을 형성하며, 근육형성 과정에서는 근모세포(myoblast)가 서로 융합하여 근관(myotube)을 형성한 후 성숙한 골격근으로 발달한다(Figure 2). 또한 일부 MSC는 골수 미세환경을 구성하는 기질세포(stromal cell)로 분화하여 조혈모세포의 생존과 자기재생을 유지하는 니치를 형성하며, 건과 인대에서는 건세포와 섬유아세포로 분화하여 결합조직의 항상성을 유지한다. 지방형성 과정에서는 전지방세포(preadipocyte)를 거쳐 초기 지방세포를 형성한 후 성숙 지방세포(adipocyte)로 분화하여 에너지 저장과 지방대사에 관여한다. 이와 같이 MSC는 하나의 세포로부터 골조직, 연골조직, 근육조직, 지방조직 및 다양한 결합조직을 구성하는 세포를 생성할 수 있는 다분화능을 가지며, 이러한 특성은 MSC가 조직의 성장과 항상성 유지 및 손상된 조직의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생물학적 근거가 된다. 다만 최근 연구에서는 MSC가 손상된 조직으로 직접 분화하여 조직을 대체하는 비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밝혀졌으며, 실제 치료 효과는 분화 자체보다 다양한 성장인자, 사이토카인 및 세포외소포(extracellular vesicles, EVs)를 분비하여 면역반응을 조절하고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촉진하는 파라크린(paracrine) 기전에 의해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MSC는 다분화능을 가진 줄기세포인 동시에 강력한 면역조절 및 조직재생 기능을 수행하는 치료세포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이식편대숙주병, 자가면역질환, 퇴행성 관절질환, 심혈관질환 및 신경계질환 등 다양한 난치성 질환의 세포치료제로 개발 및 활용되고 있다. 중간엽줄기세포치료제의 작용기전은 MSC 치료제의 치료기전에 대한 개념은 지난 20여 년 동안 크게 변화하였다. 초기에는 이식된 MSC가 손상 조직으로 이동하여 다양한 기능성 세포로 직접 분화함으로써 조직을 재생시키는 것이 주요 기전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최근의 전임상 및 임상 연구에서는 체내에 투여된 MSC의 대부분이 수일에서 수주 이내에 소실되며, 실제 분화율도 매우 낮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럼에도 임상적 치료 효과가 지속된다는 점에서 현재는 파라크린 효과(paracrine effect) 와 면역조절(immunomodulation) 이 치료 효과의 핵심 기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첫 번째 기전은 세포대체(cell replacement)이다. 일부 조직에서는 줄기세포가 손상 부위에 정착(homing)하여 해당 조직의 기능성 세포로 분화함으로써 조직을 직접 재생할 수 있다. 조혈모줄기세포가 정상적인 혈액세포를 재생하는 과정은 이러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성체줄기세포, 특히 중간엽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 MSC)는 실제 분화율이 매우 낮아 직접적인 조직 대체가 치료 효과의 주된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두 번째 기전은 파라크린 효과(paracrine effect)이다. 현재 가장 중요한 치료기전으로 인정되는 이 과정에서 줄기세포는 혈관내피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VEGF), 간세포성장인자(Hepatocyte Growth Factor, HGF), 섬유아세포성장인자(Fibroblast Growth Factor, FGF), 인슐린유사성장인자(Insulin-like Growth Factor-1, IGF-1), 혈소판유래성장인자(Platelet-Derived Growth Factor, PDGF) 등 다양한 성장인자를 분비하여 혈관신생을 촉진하고 세포 생존을 증가시키며 조직 재생을 유도한다. 동시에 항염증성 사이토카인과 항섬유화 인자를 분비하여 손상 조직의 미세환경을 회복시키는 역할도 수행한다. 세 번째 기전은 면역조절(immunomodulation)이다. 특히 MSC는 선천면역과 적응면역 모두를 조절하는 특성을 가진다. MSC는 T림프구의 과도한 활성화를 억제하고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 Treg)를 증가시키며, 염증을 유발하는 Th17 세포를 감소시킨다. 또한 B 림프구의 항체 생성과 자연살해세포(NK cell)의 세포독성 활성을 조절하며, 대식세포를 염증성 M1 표현형에서 조직 재생을 촉진하는 M2 표현형으로 전환시킨다. 이러한 면역조절 기능은 자가면역질환, 이식편대숙주병, 만성염증성 질환 등에서 중요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 번째 기전은 항염증 및 항섬유화 효과이다. 줄기세포는 Interleukin-10, Transforming Growth Factor-β(TGF-β) , Prostaglandin E₂(PGE₂), Indoleamine 2,3-dioxygenase(IDO), TNF-stimulated Gene-6(TSG-6) 등의 생리활성물질을 분비하여 과도한 염증반응을 억제하고 섬유화를 감소시킴으로써 조직의 기능적 회복을 촉진한다. 최근에는 세포외소포(EVs)와 엑소좀(exosomes)을 통한 세포 간 신호전달이 줄기세포치료의 핵심 기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EV에는 microRNA, mRNA, 단백질, 지질 및 성장인자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손상된 세포로 전달되어 유전자 발현과 세포 기능을 조절함으로써 조직 재생을 유도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줄기세포의 치료 효과가 살아있는 세포 자체뿐 아니라 줄기세포가 분비하는 생물학적 정보 전달체에 의해 상당 부분 매개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으며, 최근에는 EV 및 엑소좀을 이용한 무세포(cell-free) 치료제 개발로 연구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중간엽줄기세포의 공급원, 생물학적 특성 및 임상적 활용은? MSC 치료제는 세포의 유래 조직(source), 공여 방식(donor type) 및 제조 전략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세포의 유래 조직에 따라서는 골수 유래 중간엽줄기세포(Bone Marrow-derived MSC, BM-MSC), 지방 유래 중간엽줄기세포(Adipose-derived MSC, AD-MSC), 제대혈 유래 중간엽줄기세포(Umbilical Cord Blood-derived MSC), 제대(Wharton's jelly) 유래 중간엽줄기세포(Umbilical Cord-derived MSC, UC-MSC), 태반 유래 MSC, 양막 유래 MSC 및 치수 유래 MSC 등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골수, 지방조직 및 제대 조직은 현재 임상용 MSC 제조에 가장 널리 이용되는 공급원이며, 최근에는 채취가 용이하고 증식능이 우수한 제대 및 태반 유래 MSC의 활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공여 방식에 따라서는 자가(autologous) MSC와 동종(allogeneic) MSC로 구분된다. 자가 MSC는 환자 자신의 세포를 이용하므로 면역거부반응의 위험이 거의 없지만, 제조 기간이 길고 환자의 연령이나 기저질환에 따라 세포의 증식능과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동종 MSC는 건강한 공여자로부터 확보한 세포를 대량 증식하여 제조할 수 있으므로 균일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으며, 필요 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off-the-shelf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현재 허가되었거나 개발 중인 대부분의 MSC 치료제는 동종 MSC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골수에서 MSC는 전체 단핵세포(mononuclear cell)의 약 0.001%에 불과한 매우 희귀한 세포이며, 공여자의 연령이 증가할수록 세포 수와 증식능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MSC는 골수뿐 아니라 지방조직, 제대, 제대혈, 태반, 양수, 활막, 치수, 골막, 힘줄, 간, 폐, 뇌, 말초혈액, 각막, 흉선, 비장 및 난관 등 다양한 조직에서도 분리될 수 있으며, 조직의 종류에 따라 증식능, 분화능, 면역조절 기능 및 분비체(secretome)의 특성이 서로 다르다. 골수는 MSC가 처음 체계적으로 규명된 대표적인 공급원으로 현재까지 가장 많은 임상 경험과 안전성 자료가 축적되어 있다. 골수유래 MSC는 골분화와 연골분화 능력이 우수하며, 이식편대숙주병(GvHD), 골·연골질환 및 면역매개성 질환을 대상으로 가장 폭넓게 연구되어 왔다. 그러나 골수 내 MSC의 비율이 매우 낮아 치료에 필요한 세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체외 증식이 필수적이며, 장골능에서 시행하는 골수 흡인은 침습적인 시술로 통증, 출혈 및 감염의 위험을 동반할 수 있다. 또한 공여자의 연령과 건강 상태에 따라 세포 수율과 증식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지방조직은 지방흡입술이나 수술 과정에서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으며, 골수보다 많은 수의 MSC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방조직을 효소 처리하여 얻은 기질혈관분획(Stromal Vascular Fraction, SVF)에서 부착성 세포를 배양하면 지방유래 MSC를 제조할 수 있다. 지방유래 MSC는 초기 세포 수율과 증식능이 우수하여 대량 생산에 적합하며, 지방분화와 연부조직 재생 능력이 뛰어나 퇴행성 관절질환, 연부조직 손상, 상처치유 및 염증성 질환을 대상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다만 공여자의 비만, 대사질환, 채취 부위 및 제조 공정에 따라 세포 특성이 달라질 수 있으며, SVF와 배양된 AD-MSC는 구성 성분과 규제 체계가 서로 다르므로 구분해야 한다. 제대는 출산 후 폐기되는 조직을 이용하므로 채취 과정이 비침습적이며 윤리적 문제가 거의 없다. 특히 제대 내부의 점액성 결합조직인 와튼젤리(Wharton's jelly)는 MSC의 가장 중요한 공급원 가운데 하나이다. 제대유래 MSC는 성인 조직 유래 MSC보다 세포가 상대적으로 젊고 증식능과 자기재생능이 우수하며, 장기간 배양 후에도 세포 노화가 비교적 늦게 나타난다. 또한 HLA 발현이 낮고 면역조절 기능이 우수하여 동종 세포치료제 개발에 가장 적합한 공급원으로 평가된다. 하나의 제대에서 충분한 세포를 확보하여 마스터 세포은행(Master Cell Bank)을 구축할 수 있으므로 표준화와 대량생산에도 유리하다. 다만 공여자 간 변이와 제조 공정에 따른 품질 차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제대혈에서도 MSC를 분리할 수 있으나 분리 성공률이 낮고 세포 수율이 일정하지 않아 임상용 MSC 제조에는 제한적으로 이용된다. 반면 제대 조직, 특히 와튼젤리는 MSC 확보가 용이하여 현재 제대유래 MSC의 주요 공급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태반과 양수는 출산 과정에서 확보할 수 있는 주산기 조직으로 비교적 젊은 세포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태반은 양막, 융모막 및 탈락막 등 여러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어 분리 부위에 따라 세포의 특성이 달라질 수 있으며, 태아 유래 세포와 모체 유래 세포가 함께 존재할 수 있으므로 세포의 기원을 확인하고 제조 공정을 표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수유래 MSC 역시 우수한 증식능과 분화능이 보고되고 있으나 임상적 활용 경험은 아직 제한적이다. 활막유래 MSC는 연골형성 능력이 우수하여 관절연골 재생에 적합하며, 치수유래 MSC는 치아 및 두개안면 조직 재생 분야에서 연구되고 있다. 골막유래 MSC는 골형성 능력이 뛰어나 골결손 치료에 활용 가능성이 높고, 힘줄유래 MSC는 건과 인대 재생 연구에 이용되고 있다. 이 외에도 간, 폐, 뇌, 각막, 흉선, 비장 및 난관 등 다양한 조직에서 MSC와 유사한 기질세포가 분리되고 있으나, 조직마다 증식능, 분화 성향, 면역조절 능력 및 분비체의 특성이 서로 다르므로 치료 목적에 적합한 공급원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MSC 공급원의 선택은 단순히 세포를 많이 얻을 수 있는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치료 대상 질환, 요구되는 작용기전, 자가 또는 동종 사용 여부, 공여자의 특성, 채취의 용이성, 초기 세포 수율, 체외 증식능, 면역원성, 유전적 안정성, 세포은행 구축 가능성 및 대량생산의 표준화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조혈모세포 이식(HSCT)은 무엇인가? 조혈모세포 이식(Hematopoietic Stem Cell Transplantation, HSCT)은 조혈모세포(Hematopoietic Stem Cell, HSC)를 이용하여 손상되거나 기능을 상실한 조혈계와 면역계를 재건하는 대표적인 세포치료법이다. 조혈모세포는 혈액을 구성하는 모든 세포의 기원이 되는 다분화능을 가진 성체줄기세포로, 자기재생 능력과 적혈구, 백혈구 및 혈소판을 비롯한 모든 혈액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동시에 갖는다. HSCT는 이러한 조혈모세포를 환자에게 이식하여 새로운 조혈계를 형성함으로써 정상적인 조혈기능과 면역기능을 회복시키는 치료법이며, 현재까지 임상적으로 가장 성공한 줄기세포치료로 평가받고 있다. 조혈모세포는 주로 골수에 존재하지만, 과립구집락자극인자(Granulocyte Colony-Stimulating Factor, G-CSF)를 이용하여 말초혈액으로 동원한 말초혈액 조혈모세포(Peripheral Blood Stem Cell, PBSC)와 출생 시 채취한 제대혈(Umbilical Cord Blood, UCB)에서도 얻을 수 있다. 이들 조혈모세포는 골수 니치(bone marrow niche)에 존재하면서 평생 동안 혈액세포를 지속적으로 생성하여 조혈 항상성(hematopoietic homeostasis)을 유지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HSCT는 공여자의 유형에 따라 자가이식(autologous HSCT)과 동종이식(allogeneic HSCT)으로 구분된다. 자가이식은 환자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미리 채취하여 냉동 보관한 후, 고용량 항암화학요법 또는 방사선치료를 시행한 뒤 다시 이식하는 방법이다. 면역거부반응이나 이식편대숙주병(Graft-versus-Host Disease, GvHD)의 위험이 거의 없으며, 다발골수종과 일부 림프종의 표준치료로 사용된다. 반면 동종이식은 건강한 공여자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방법으로, 급성 및 만성 백혈병, 재생불량빈혈, 골수형성이상증후군(Myelodysplastic Syndrome, MDS), 선천성 면역결핍질환 및 다양한 유전성 혈액질환에서 널리 시행되고 있다. 동종이식에서는 공여자의 면역세포가 잔존 암세포를 제거하는 이식편대백혈병 효과(Graft-versus-Leukemia, GvL)를 기대할 수 있는 반면, GvHD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특징이다. 조혈모세포의 공급원(Source)은 크게 골수 유래 조혈모세포(Bone Marrow-derived HSC), 말초혈액 조혈모세포(PBSC) 및 제대혈 조혈모세포(Umbilical Cord Blood Stem Cell)로 구분된다. 골수 유래 조혈모세포는 가장 오랜 임상 경험과 풍부한 근거를 보유하고 있으며, 말초혈액 조혈모세포는 G-CSF를 이용하여 말초혈액으로 동원한 후 성분채집술(apheresis)로 채취하므로 더 많은 조혈모세포를 확보할 수 있고 생착 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다. 반면 제대혈 조혈모세포는 HLA 적합성이 다소 낮더라도 이식이 가능하며 GvHD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확보 가능한 세포 수가 적어 성인 환자에서는 생착이 지연될 수 있다. HSCT는 현재까지 가장 성공적으로 확립된 줄기세포치료로 인정받고 있으며, 백혈병, 림프종, 다발골수종, 재생불량빈혈 및 선천성 면역결핍질환 등 다양한 혈액질환의 표준치료(standard of care)로 자리 잡고 있다. 대부분의 줄기세포치료제가 조직 재생이나 면역조절을 통해 치료 효과를 유도하는 것과 달리, HSCT는 손상된 조혈계를 새로운 조혈계로 대체하여 장기간 정상적인 조혈기능과 면역기능을 회복시키는 대표적인 세포대체치료(cell replacement therapy)라는 점에서 독보적인 임상적 의의를 갖는다. 스테로이드 불응성 급성 이식편대숙주병SR-aGVHD)는 무엇인가? 급성 이식편대숙주병(acute Graft-versus-Host Disease, aGVHD)은 동종 조혈모줄기세포이식(allo-HSCT) 후 발생하는 가장 심각한 면역학적 합병증 중 하나이다. 공여자의 면역세포가 수혜자의 정상 조직을 비자기(non-self)로 인식하여 공격함으로써 발생하며, 주로 피부, 간 및 위장관을 침범한다. 질환이 중증으로 진행하면 다장기부전과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현재 급성 GVHD의 표준 1차 치료는 고용량 전신 코르티코스테로이드(systemic corticosteroids)이다. 그러나 약 30~50%의 환자는 스테로이드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으며, 이러한 상태를 스테로이드 불응성 급성 이식편대숙주병(Steroid-Refractory Acute Graft-versus-Host Disease, SR-aGVHD)이라고 한다. SR-aGVHD는 일반적으로 메틸프레드니솔론(methylprednisolone) 2mg/kg/day 또는 이에 상응하는 용량의 스테로이드를 투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3일 이내 질환이 진행하거나, 5~7일간 치료 후에도 임상적 호전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또한 초기에는 치료에 반응하였으나 스테로이드 감량 과정에서 질환이 다시 악화되는 경우도 포함된다. 아직 국제적으로 완전히 통일된 정의는 없지만, 대부분의 임상시험과 치료지침에서는 이러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SR-aGVHD의 병태생리는 공여자 T림프구의 지속적인 활성화와 과도한 염증반응에 의해 설명된다. 이식 전 시행되는 고용량 화학요법이나 전신 방사선조사(total body irradiation)는 피부와 장점막 등 정상 조직의 손상을 유발하며, 손상된 조직에서는 손상연관 분자패턴(Damage-Associated Molecular Patterns, DAMPs)과 다양한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방출된다. 이러한 신호는 수혜자의 항원제시세포(APC)를 활성화시키고, 이어 공여자의 T세포가 활성화되면서 IL-2, TNF-α, IFN-γ, IL-1 및 IL-6 등의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대량으로 분비한다. 이후 활성화된 세포독성 T세포와 자연살해세포(NK) 세포는 피부, 간 및 장 조직을 공격하여 조직 손상을 더욱 증폭시킨다. 특히 장점막이 손상되면 장내 세균과 내독소(endotoxin)가 혈류로 유입되어 전신 염증반응을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형성된다. 임상적으로 SR-aGVHD는 침범 장기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나타낸다. 피부 침범 시에는 광범위한 홍반성 발진과 수포가 발생하며, 심한 경우 표피 박리까지 진행할 수 있다. 간 침범 시에는 황달, 혈청 빌리루빈 상승 및 간기능 이상이 나타나며, 위장관 침범 시에는 대량의 수양성 설사, 복통, 혈변 및 장출혈이 발생하여 가장 불량한 예후와 관련된다. 여러 장기가 동시에 침범된 경우에는 중증 감염, 영양실조 및 다장기부전의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SR-aGVHD는 동종 조혈모줄기세포이식 후 치료 관련 사망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이며, 장기 생존율을 현저히 저하시킨다. 특히 Grade III 또는 Grade IV 급성 GVHD에서 스테로이드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치료 관련 사망률이 매우 높으며, 사망의 주요 원인은 중증 감염과 다장기부전이다. 이러한 이유로 SR-aGVHD에서는 스테로이드 이외의 2차 치료가 필요하다. 현재 JAK1/JAK2 억제제인 룩소리티닙(Ruxolitinib)은 성인과 12세 이상 소아의 SR-aGVHD 치료에 승인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한편, 중간엽기질세포(MSC) 치료는 활성화된 T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조절 T세포(Treg)를 증가시키며, 항염증성 사이토카인과 다양한 생리활성 인자를 분비하여 면역 항상성을 회복시키는 기전으로 치료효과를 나타낸다. 최근 SR-aGVHD 치료의 패러다임은 단순한 면역억제에서 면역 항상성 회복과 조직 재생을 동시에 추구하는 재생면역치료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MSC는 과도한 면역반응을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동시에 손상된 장점막과 조직의 회복을 촉진하는 대표적인 면역조절 세포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더 나아가 MSC가 분비하는 세포외소포(EVs)와 엑소좀(exosomes)을 이용한 무세포 치료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향후 SR-aGVHD 치료의 새로운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라이온실은 어떤 약제인가 라이온실(RyoncilⓇ, remestemcel-L-rknd)은 동종 골수 유래 중간엽기질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제로, 스테로이드 불응성 급성 이식편대숙주병(SR-aGVHD)의 치료를 위해 개발되었다. 초기 임상개발에서는 중증 SR-aGVHD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초기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제1/2상 연구가 수행되었으며, MSC 투여 후 완전반응과 부분반응이 확인되고 양호한 안전성이 입증되어 후속 임상개발의 기반이 마련되었다. 이어 치료 대안이 거의 없는 소아 SR-aGVHD 환자를 대상으로 Expanded Access Program(EAP)이 시행되었으며, 실제 진료환경에서도 일관된 치료반응과 생존율 개선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적정 용량과 투여 일정이 확립되었고, 허가를 위한 핵심 임상시험인 MSB-GVHD001이 수행되었다. MSB-GVHD001 연구(NCT02336230)는 메틸프레드니솔론 2mg/kg/day 또는 이에 상응하는 용량의 스테로이드를 투여한 후 3일 이내 질환이 진행하거나 7일 이내 임상적 호전이 나타나지 않은 소아 SR-aGVHD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된 다기관, 전향적, 단일군 제3상 임상시험이다. 대상 환자는 동종 조혈모줄기세포이식 후 국제골수이식등록소(IBMTR) 중증도 기준 Grade B~D의 SR-aGVHD 환자였으며, 피부 단독 Grade B 환자는 제외하였다. 대상 연령은 생후 2개월부터 17세까지였고, 1차 유효성 평가변수는 28일째(±2일) 전체반응률(ORR)이었다. 라이온실은 2×10⁶ MSC/kg 용량으로 4주 동안 주 2회 정맥 투여하였다. 치료 효과는 28일째(Day 28)에 평가하였으며, 부분반응(PR) 또는 혼합반응(MR)을 보인 환자에게는 주 1회씩 추가 4주간 투여하였다. 또한 완전반응(CR)에 도달한 후 질환이 재발한 환자에게는 주 2회씩 최대 4주간 재투여하였다. 미국 내 20개 의료기관에서 총 55명의 환자가 등록되었으며, 최소 1회 이상 치료를 받은 54명을 대상으로 유효성을 분석하였다. 대상 환자의 약 89%가 Grade C 또는 Grade D의 중증 환자였으며, 28일째 전체반응률은 70.4%(95% 신뢰구간 56.4–82.0%)로 사전에 설정한 목표치를 충족하였다. 하위군 분석에서도 Grade B, C 및 D 환자의 전체반응률은 각각 50.0%, 69.5% 및 76.0%로 일관된 치료효과를 보였다. 또한 28일째 치료반응은 180일 생존율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여 조기 치료반응이 장기 예후를 예측하는 중요한 지표임을 시사하였다. 반응 지속기간의 중앙값은 54일이었으며, 새로운 전신치료를 시작하거나 사망하기 전까지의 중앙 지속기간은 111일이었다. 약력학 분석에서는 활성화된 T세포 관련 바이오마커인 TNFR1과 ST2의 혈중 농도가 치료 후 유의하게 감소하였고, 활성화된 CD3⁺CD4⁺CD25⁺HLA-DR⁺ T세포 역시 감소하여 라이온실의 면역조절 기전을 뒷받침하였다. 안전성 평가에서는 모든 환자에서 이상반응이 보고되었으나 새로운 안전성 신호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MSC 치료에서 우려되는 이소성 조직 형성이나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면역원성도 관찰되지 않았다. 이러한 임상개발 결과를 바탕으로 라이온실은 2024년 미국 FDA로부터 생후 2개월 이상의 소아 스테로이드 불응성 급성 이식편대숙주병(SR-aGVHD) 치료제로 승인되었으며, 미국에서 최초로 허가된 중간엽기질세포(MSC) 치료제가 되었다. 현재 허가된 권장 용량은 체중 1kg당 2×10⁶개의 MSC이며, 주 2회씩 4주간 총 8회 정맥 투여한다. 28일 평가에서 부분반응(PR) 또는 혼합반응(MR)을 보인 환자는 주 1회씩 최대 4주간 추가 투여할 수 있으며, 총 투여 횟수는 최대 12회이다. 완전반응 후 재발한 환자에서는 임상의의 판단에 따라 재투여가 가능하다. 라이온실은 냉동 보관된 세포치료제로 공급되며, 사용 직전에 해동하여 정맥 점적주입한다. 투여 중에는 주입 관련 이상반응과 과민반응을 면밀히 관찰해야 하며, 세포의 생존율과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약제와 동일한 주입 라인에서 혼합 투여하거나 과도한 물리적 교반은 피해야 한다. 이러한 용법·용량은 MSB-GVHD001 임상시험에서 확립된 프로토콜을 근거로 하며, 미국 FDA 허가사항에도 동일한 내용으로 반영되어 있다. 라이온실의 약리적 기전은? 라이온실의 치료효과는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손상된 조직으로 직접 분화하여 조직을 재생시키기보다는 면역조절(immunomodulation)과 주변분비(paracrine signaling)를 통해 주로 나타난다. 정맥으로 투여된 MSC는 폐와 비장 등 미세혈관이 풍부한 조직에 일시적으로 머무르며, 체내의 염증성 미세환경(inflammatory microenvironment)에 노출되면 다양한 면역조절 인자와 생리활성 물질을 분비한다. 여기에는 Prostaglandin E₂(PGE₂), Transforming Growth Factor-β(TGF-β), Hepatocyte Growth Factor(HGF), Interleukin-10(IL-10), Indoleamine 2,3-Dioxygenase(IDO), Nitric Oxide(NO), Tumor Necrosis Factor-Stimulated Gene-6(TSG-6)를 비롯하여 세포외소포(EVs)와 엑소좀(exosomes) 등이 포함된다(Figure 3). 이들 분비인자는 다양한 면역세포에 작용하여 과도한 면역반응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활성화된 CD4⁺ 및 CD8⁺ T림프구의 증식과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감소시키고, 조절 T세포(Treg)의 생성을 촉진하여 면역관용을 유도한다. 또한 자연살해세포의 세포독성 기능을 억제하고, 수지상세포의 성숙과 항원제시 기능을 감소시켜 후속 T세포의 활성화를 제한한다. 라이온실은 대식세포의 표현형에도 영향을 미친다. 염증성 M1 대식세포를 항염증성 M2 대식세포로 전환시켜 IL-10과 같은 항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반면, TNF-α, IFN-γ, IL-1β 및 IL-6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감소시킨다. 이러한 면역환경의 변화는 염증 반응을 완화하고 조직 손상을 억제하며,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MSC가 분비하는 세포외소포(EVs)와 엑소좀이 이러한 면역조절 효과의 상당 부분을 매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V에는 microRNA(miRNA), mRNA, 단백질, 지질 및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며, 표적세포로 전달되어 유전자 발현과 세포 기능을 조절한다. 따라서 라이온실의 치료효과는 살아있는 MSC 자체의 작용뿐 아니라 MSC가 분비하는 분비체(secretome)와 EV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이해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라이온실은 손상된 조직을 직접 대체하는 세포대체 치료제가 아니라, 과도하게 활성화된 면역반응을 선택적으로 조절하여 염증을 감소시키고 조직의 자연적인 회복을 촉진하는 면역조절 세포치료제로 분류된다. 이러한 작용기전은 줄기세포치료제의 개발 패러다임이 단순한 조직 재생 중심에서 면역조절과 분비체(secretome), 세포외소포(EVs)를 활용한 재생면역치료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라이온실(RYONCIL)의 허가임상은 어떻게 진행되었는가? RYONCIL의 유효성은 다기관, 전향적, 단일군 임상시험인 MSB-GVHD001(NCT02336230)에서 평가되었다. 본 연구에는 동종 조혈모줄기세포이식(allo HSCT)을 받은 소아 환자 중 International Blood and Marrow Transplantation Registry Severity Index Criteria(IBMTR) 에 따라 Grade B~D(단, 피부 단독 Grade B는 제외)의 스테로이드 불응성 급성 이식편대숙주병(SR-aGVHD) 환자가 등록되었다. SR-aGVHD는 메틸프레드니솔론(methylprednisolone) 2mg/kg/day 또는 이에 상응하는 용량의 스테로이드를 투여한 후 3일 이내에 질환이 진행하거나(progression), 또는 7일 연속 치료에도 임상적 호전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로 정의하였다. 또한, 등록 이전에 급성 GVHD에 대한 2차 치료(second-line therapy) 를 받은 환자는 연구에서 제외하였다. RYONCIL은 2×10⁶MSC/kg 용량으로 정맥주사하였으며, 주 2회씩 4주간 총 8회 투여하였다. 투여 28일째(Day 28) 에 부분반응(Partial Response) 또는 혼합반응(Mixed Response)을 보인 환자는 동일 용량(2×10⁶ MSC/kg)을 주 1회씩 추가 4주간 투여하였다. 반면, Day 28에서 완전반응(Complete Response, CR)을 달성한 이후 급성 GVHD가 재발한 환자는 동일 용량을 주 2회씩 추가 4주간 다시 투여하였다. 총 55명의 환자가 등록되었으며, 이 중 54명이 RYONCIL 치료를 받았다. 치료받은 환자(n=54)의 인구학적 특성은 다음과 같았다. 연령 중앙값은 7세(범위: 생후 7개월~17세)였으며, 여성은 36%였다. 인종 분포는 백인 56%, 기타(other) 19%, 흑인 15%, 아시아인 6%, 미국 원주민 또는 알래스카 원주민 6%였으며, 히스패닉은 33%, 비히스패닉은 65%였다. 동종 조혈모줄기세포이식을 시행하게 된 기저질환은 혈액악성종양이 67%, 비악성 질환이 33%였다. 등록 당시 SR-aGVHD의 중증도는 Grade B 11%, Grade C 43%, Grade D 46%였으며, 장기 침범 양상은 피부 단독 26%, 하부 위장관 단독 39%, 다장기 침범 35%였다. 등록 시점까지 스테로이드를 투여받은 기간의 중앙값은 8일(범위: 2~46일)이었다. 본 연구의 주요 유효성 평가변수(primary efficacy endpoints) 는 투여 28일째(Day 28)의 전체반응률(Overall Response Rate, ORR) 로, 완전반응률(Complete Response, CR) 과 부분반응률(Partial Response, PR) 을 포함하였다. 또한 반응 지속기간(Duration of Response) 도 주요 평가변수로 분석하였다. 연구의 유효성 결과는 표 4(Table 4) 에 제시되어 있다. 기저 질환 중증도에 따른 투여 28일째(Day 28) 전체반응률(Overall Response Rate, ORR) 은 다음과 같았다. Grade B 환자에서는 6명 중 3명(50%), Grade C 환자에서는 23명 중 16명(70%), Grade D 환자에서는 25명 중 19명(76%) 이 전체반응을 달성하였다. 전체반응을 보인 3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반응 지속기간을 분석한 결과, Day 28에서 반응이 확인된 시점부터 사망 또는 급성 이식편대숙주병(aGVHD)에 대한 추가 전신치료가 필요하게 될 때까지의 중앙기간(median time)은 111.5일(범위: 9일~182일 이상)이었다. 여기서 추가 전신치료(systemic therapy)는 RYONCIL 이외의 전신 치료를 새롭게 시작하거나, 또는 메틸프레드니솔론 2mg/kg/day 또는 이에 상응하는 용량까지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증량한 경우로 정의하였다. 이 결과는 RYONCIL에 반응한 환자의 상당수에서 약 3.7개월 이상 치료반응이 유지되었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182일 이상 반응이 지속되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중증 환자인 Grade C 및 Grade D에서도 각각 70%와 76%의 높은 Day 28 전체반응률을 나타내어, RYONCIL이 스테로이드 불응성 급성 이식편대숙주병(SR-aGVHD) 환자에서 의미 있는 치료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라이온실 승인은 줄기세포치료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어떻게 제시하는가? 2024년 12월 18일 미국 FDA는 동종 골수 유래 중간엽기질세포(Mesenchymal Stromal Cell, MSC) 치료제인 라이온실(Ryoncil®, remestemcel-L-rknd)을 생후 2개월 이상의 소아 스테로이드 불응성 급성 이식편대숙주질환(Steroid-Refractory Acute Graft-versus-Host Disease, SR-aGVHD) 치료제로 승인하였다. 라이온실은 미국에서 최초로 승인된 MSC 치료제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번 승인은 단순히 하나의 새로운 세포치료제가 허가되었다는 의미를 넘어, 줄기세포치료제의 치료 개념과 개발 방향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할 수 있다. 초기 줄기세포치료는 투여된 줄기세포가 손상 조직에 장기간 생착한 후 필요한 세포로 분화하여 조직을 직접 대체하거나 재생한다는 개념을 중심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지난 20여 년간 축적된 연구에 따르면, 정맥으로 투여된 대부분의 MSC는 체내에 장기간 생존하거나 손상 조직에 안정적으로 생착하여 기능성 조직세포로 분화하는 비율이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여러 질환에서 MSC 투여 후 항염증 및 조직보호 효과가 관찰되면서, MSC의 치료효과는 세포의 직접적인 분화와 조직 대체보다는 주변 미세환경을 조절하는 생물학적 작용에 의해 나타난다는 개념이 주목받게 되었다. 이에 따라 MSC는 단순한 ‘조직 재생용 줄기세포’라기보다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분비하는 일종의 살아 있는 생물학적 조절체(living biological regulator) 또는 약물전달체로 이해되고 있다. MSC는 사이토카인(cytokines), 성장인자(growth factors), 케모카인(chemokines), 지질 매개체 및 다양한 분비단백질을 방출하며, 세포외소포(Extracellular Vesicles, EVs)를 통해 단백질, 지질, mRNA 및 microRNA 등의 생리활성 물질을 주변 세포에 전달한다. 이러한 분비체(secretome)는 면역세포의 활성과 염증반응을 조절하고, 세포사멸을 억제하며, 혈관신생과 조직 회복에 유리한 미세환경을 형성하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MSC 치료의 중심 개념은 투여 세포가 직접 조직을 구성하는 세포대체(cell replacement)에서, 세포가 분비하는 물질을 통해 치료 효과를 유도하는 주변분비(paracrine signaling) 및 면역조절(immunomodulation)로 이동하고 있다. 라이온실의 승인 적응증은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준다. 급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은 공여자 유래 면역세포가 환자의 피부, 간 및 위장관 등의 정상 조직을 공격하여 발생하는 중증 면역질환이다. 따라서 치료의 핵심은 투여된 MSC가 손상 조직으로 분화하는 것이 아니라 과도하게 활성화된 면역반응과 염증성 조직 미세환경을 조절하는 데 있다. MSC는 실험적 연구에서 활성화된 T림프구의 증식과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을 억제하고,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 Treg)의 기능을 촉진하며, 수지상세포,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 NK Cell) 및 대식세포의 활성을 조절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왔다. 또한 대식세포가 염증 촉진성 표현형보다 항염증 및 조직회복성 표현형을 나타내도록 유도할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다만 라이온실의 정확한 생체 내 작용기전은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으며, 이러한 면역조절 작용이 실제 임상효과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는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라이온실의 승인은 MSC의 임상적 가치가 반드시 높은 분화능이나 장기 생착능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즉, MSC의 중요한 치료적 특성은 손상 조직을 직접 구성하는 재생능(regenerative capacity)뿐만 아니라 염증반응과 면역세포의 기능을 조절하는 면역조절능(immunomodulatory capacity)에 있다는 사실을 임상개발 측면에서 뒷받침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향후 줄기세포치료제의 개발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살아 있는 MSC를 직접 투여하는 기존 방식은 공여자 간 생물학적 차이(donor variability), 배양 조건에 따른 세포 특성 변화, 제조 배치 간 품질 변동(batch-to-batch variability), 동결·해동에 따른 생존율과 기능 저하, 보관 및 운송의 어려움, 투여 후 체내 분포의 불확실성 및 신뢰성 있는 역가시험(potency assay) 확립의 어려움 등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MSC 유래 EV와 기타 분비체를 이용한 무세포치료제(cell-free therapy)가 주목받고 있다. EV는 살아 있는 세포와 달리 증식이나 비정상적 분화 가능성이 없고, 상대적으로 보관과 운송이 용이하며, 특정 유효성분이나 작용기전에 기반한 품질관리가 가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세포를 유전적으로 조작하거나 배양 조건을 최적화하여 특정 치료물질이 풍부한 EV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EV가 세포치료제보다 본질적으로 표준화가 쉽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EV는 세포의 종류, 공여자, 배양배지, 산소농도, 배양기간, 분리·정제방법 및 보관조건에 따라 입자의 수, 크기, 구성성분과 생물학적 활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엑소좀(exosome)은 EV의 형성과정이 확인된 특정 하위집단을 의미하므로, 단순히 크기가 작은 EV를 모두 엑소좀으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실제 의약품 개발에서는 ‘엑소좀’보다 ‘세포외소포’라는 용어를 우선 사용하고, 해당 제품의 생성기전과 특성이 충분히 확인된 경우에만 엑소좀으로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Giebel 등은 라이온실이 EV 치료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FDA 승인을 치료용 EV 분야의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하였다. 이들은 라이온실의 승인이 MSC와 그 분비산물의 치료 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향후 MSC 유래 EV 치료제 개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았다. 다만 라이온실의 승인을 MSC 유래 EV 치료제에 대한 FDA의 유효성 또는 안전성 인정으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된다. 라이온실은 살아 있는 동종 MSC를 유효성분으로 하는 세포치료제이며, EV는 별도의 제조공정과 품질특성을 가진 독립적인 의약품이다. 따라서 라이온실의 승인이 EV 치료제의 규제 요건을 직접 확립한 선례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는 세포의 치료효과를 분화능만으로 설명하지 않고, 면역조절과 분비체 작용을 포함한 복합적인 생물학적 기능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개념적 선례를 제공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향후 MSC 기반 치료제는 크게 세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첫째, 살아 있는 MSC의 면역조절 및 조직보호 기능을 활용하는 세포치료제이다. 둘째, MSC 유래 EV와 분비체를 이용하는 무세포치료제이다. 셋째, 유전자 조작이나 배양 전처리를 통해 특정 치료기능을 강화한 차세대 MSC 또는 공학적 EV 치료제이다. 이러한 치료제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작용기전과 연계된 핵심품질특성(Critical Quality Attributes, CQAs)을 규명하고, 제조공정의 표준화, 배치 간 일관성, 생체분포, 유효용량 및 장기 안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역가시험은 단순히 세포 수나 EV 입자 수를 측정하는 수준을 넘어, 제품이 목표로 하는 임상적 작용을 실제로 반영해야 한다. 예를 들어 면역질환 치료제라면 T세포 증식 억제, 염증성 사이토카인 감소 또는 대식세포 기능 조절과 같은 생물학적 활성을 측정하는 시험이 고려될 수 있다. 다만 하나의 시험만으로 MSC나 EV의 복합적인 작용을 모두 설명하기 어려우므로, 세포 또는 입자의 특성, 주요 유효성분과 기능적 활성을 함께 평가하는 다중지표 기반의 역가평가 체계가 필요하다. 결국 라이온실의 FDA 승인은 줄기세포치료의 중심 개념이 ‘세포를 이용한 직접적인 조직 재생’에서 ‘세포의 면역조절 및 분비 기능을 이용한 질병 미세환경의 조절’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다. 이는 직접적인 세포대체치료의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줄기세포의 치료적 가치가 분화능 외에도 주변분비, 면역조절, 조직보호 및 미세환경 재구성과 같은 다양한 기능에서 나타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앞으로 줄기세포치료제는 살아 있는 세포 기반 치료와 EV·분비체 기반 무세포치료가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제조공정의 표준화, 품질 일관성 확보, 작용기전과 연계된 역가시험의 확립 및 장기 안전성 검증이 차세대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참고문헌 1. Ivana Erceg Ivkoši´c et al. “Unlocking the Potential of Mesenchymal Stem Cells inGynecology: Where Are We Now?” J. Pers. Med. 2023, 13, 1253. 2. Saber Kariminekoo et al. “Implications of mesenchymal stem cells in regenerative medicine” ARTIFIAL CELLS NOMEDICINE, AND BIOTECHNOLOGY, 2016VOL. 44, NO. 3, 749–457). 3. VilimMolnar et al. “Mesenchymal Stem Cell Mechanisms of Action and Clinical Effects in Osteoarthritis: A Narrative Review” Genes 2022, 13, 949. 5. Bernd Giebel, A milestone for the therapeutic EV field: FDA approves Ryoncil, an allogeneic bone marrowderived mesenchymal stromal cell therapy, Extracell Vesicles Circ Nucleic Acids. 2025;6:183-90. 6. Aaron Etra, “Ryoncil (remestemcel-L-rknd): the first approved cellular therapy for steroid-refractory acute GVHD Blood. 2025 October 16; 146(16): 1897–1901. ‘7. 7. 기타 인터넷 자료(보도 자료, 제품 설명서 등).2026-07-24 06:00:42최병철 박사 -
"약국은 처방전만 받는 곳이 아닙니다"…'약국 덕후'의 실험[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국 한편 무지개 가발을 쓴 마네킹이 서 있다. 손목과 무릎에는 보호대를 착용했다. 약을 기다리는 아이들은 스티커사진을 찍고, 무더운 여름에는 얼음컵에 시원한 박카스를 마신다. 누군가는 ‘약국 같지 않은 약국’이라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임종섭 약사(43, 영남대)에게는 이 모든 시도가 고객이 약국을 조금 더 편안하고 즐겁게 이용하도록 돕기 위한 작은 배려이자 실험이다. 최근 ‘어서 오세요 희망약국입니다’를 출간한 임 약사는 책에서도 약보다 사람을 먼저 이야기한다. 약국은 처방전을 받아 약을 조제하는 곳에 그치지 않고,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각자에게 맞는 선택을 함께 찾아가는 공간이라는 생각에서다. 글을 쓰는 약사이자 네 곳의 약국체인에 가입한 이른바 ‘약국체인 콜렉터’, 약국 곳곳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경영 실험가. 임 약사가 꿈꾸는 동네약국은 환자가 먼저 말을 걸고, 약사 역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약은 사람을 만나기 위한 수단"…동네약국 사용법 책에 담았다 ‘어서 오세요 희망약국입니다’는 임 약사가 약 1년 6개월 동안 신문에 연재한 건강칼럼을 다듬어 엮은 첫 단행본이다. 당초 책 제목으로는 연재 당시 사용했던 ‘동네약국 사용설명서’를 고려했다. 하지만 약에 대한 딱딱한 정보서보다는 수필과 에세이에 가까운 책의 성격을 살리기 위해 현재 운영 중인 약국 이름을 담아 ‘어서 오세요 희망약국입니다’로 정했다. 그가 운영하는 약국 이름도 ‘희망약국’이다. 약국을 인수한 직후 코로나19를 겪었고, 건물 내 병원이 폐업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약국 이름처럼 희망을 놓지 않고 버틴 끝에 현재는 새로운 병·의원들이 입점하면서 경영도 상당 부분 회복됐다. 임 약사는 “처음에는 현재 운영하는 약국 이름을 그대로 책 제목에 사용한 것뿐이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여러 어려움에 처한 약사들이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책에는 전문적인 약학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 약국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 상담 과정에서 배운 소통의 의미가 주로 담겼다. 약사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진통제 두 통’을 달라는 고객의 말을 ‘두통’으로 알아듣고 머리가 어떻게 아픈지 계속 질문했던 일도 소개했다. 임신테스트기를 구매한 고객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인사했다가 싸늘한 시선을 받은 경험도 담았다. 두 사례 모두 환자의 말을 정확히 듣고, 상대방이 처한 상황을 함부로 추측하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 경험이었다. 임 약사는 “약국에서 하는 일은 약 성분만 보고 약을 골라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맞는 약을 찾아주는 일”이라며 “같은 약이라도 연령과 성별, 생활습관, 약을 받아가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복약지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약사는 약을 수단으로 사람을 대하는 직업”이라며 “지식을 뽐내거나 강요하기보다 고객이 올바른 약을 선택하도록 조언하고,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것이 약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책의 또 다른 목적은 일반 소비자에게 동네 약국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환자들은 약국에서 어느 정도까지 질문해도 되는지 몰라 말을 꺼내지 못하고, 약사 역시 먼저 대화를 시작하는 방법이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임 약사는 이 책을 통해 환자들이 약국에서 증상이나 생활 습관, 복용 중인 약 등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기를 바랐다. 그는 “약국에서 이런 것도 물어봐도 되고, 이런 이야기도 할 수 있고, 이런 도움까지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곳이 많지 않다”며 “일반 소비자들이 동네약국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이용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책을 썼다”고 설명했다. 새내기 약사와 약대생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기대했다. 임 약사는 “책에 대단한 약학적 지식이 담긴 것은 아니지만, 약학적 지식을 어떻게 표현하고 환자와 대화를 이끌어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약사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약대생과 새내기 약사들이 상담과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네킹부터 스티커사진기까지…"약국은 오늘도 실험 중" 임 약사의 약국에는 책에 담긴 사람 중심의 철학이 경영 곳곳에 녹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보호대를 착용한 마네킹이다. 보호대는 포장만 보고는 실제 두께나 착용 모습, 관절을 움직였을 때의 조임 정도를 알기 어렵다. 고객이 제품을 구입할 때마다 포장을 뜯어 보여주기도 쉽지 않고, 약사가 일일이 착용법을 설명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해결책을 고민하던 임 약사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약 5만원에 마네킹을 구입했다. 마네킹의 손목과 무릎 등에 보호대를 직접 착용시켜 고객이 모양과 두께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처음에는 옷을 입히지 않은 마네킹에 보호대만 채웠다가 다소 흉물스러운 모습에 집에서 운동복을 가져와 입혔다. 사람으로 착각한 고객들이 놀라거나 아이들이 울기도 하자 동료 약사가 선물한 무지개 가발도 씌웠다. 효과는 분명했다. 고객들은 제품을 직접 보고 만져본 뒤 구매할 수 있었고, 구매 후 반품도 줄었다. 보호대 진열대로 자연스럽게 시선이 향하면서 관련 제품 매출도 늘었다. 임 약사는 “보호대는 실제 착용 모습을 봐야 어느 정도 두께인지, 몸을 움직일 때 얼마나 조이는지 알 수 있다”며 “고객들이 직접 확인하고 고를 수 있게 하니 설명하기도 편해지고 판매량도 늘었다”고 말했다. 메디폼과 밴드 등도 포장 일부를 개봉해 고객이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했다. 한 장에 1만~2만원에 달하는 제품을 샘플로 사용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고객이 두께와 크기를 직접 확인하면 선택은 한층 쉬워진다. 임 약사는 고객이 약국에 머무는 시간에 대해서도 나름의 원칙을 갖고 있다. 단순 조제가 늦어져 오래 기다리게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아픈 환자의 불편은 신속히 해결하되, 고객 스스로 제품과 건강정보를 살펴보며 즐겁게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약국 내 고객 동선과 제품 배치, 계절별 진열을 수시로 바꾼다. 최근에는 처방을 기다리는 어린이와 보호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스티커사진기도 설치했다. 사진에는 약국 영업시간과 함께 ‘나는 날마다 더 건강해지고 있어요’ 등의 문구가 인쇄된다. 일부 고객은 출력된 사진 가운데 한 장을 약국에 붙이고 나머지를 가져간다. 현재 사진기 주변에는 약국을 찾은 고객들의 사진이 빼곡히 붙어 있다. 여름에는 약국 전용 컵홀더와 얼음컵을 마련해 박카스 등 드링크 제품을 시원하게 마실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희망약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재미를 만들기 위해서다. 임 약사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일단 실행해 보고, 고객 반응과 매출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본다”며 “반응이 좋으면 계속하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시도한다. 이런 실험들이 약국 운영을 재미있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약국 경영에 대한 관심은 약국체인 가입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현재 온누리, 휴베이스, 참약사, 메디팜 등 네 개 약국체인에 가입해 있다. 가입 비용이 적지 않지만 각 체인이 가진 제품, 교육, 인적 네트워크와 경영 시스템의 장점을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온누리 체인에서는 다양한 제품과 협업 상품, 휴베이스에서는 인테리어와 교육·인적 네트워크, 참약사에서는 젊은 약사들의 새로운 시도, 메디팜에서는 특화 제품과 학술적 강점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 확산하는 창고형 약국과 동네약국의 관계는 아울렛과 백화점에 빗대 설명하기도 했다. 아울렛은 익숙한 제품이나 이월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 찾아가는 곳이고, 백화점은 설명을 듣고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고르기 위해 방문하는 곳이란 인식을 바탕으로 동네약국 역시 가격만으로 경쟁하기보다 환자의 상황을 듣고 적절한 제품을 추천하는 상담 역량으로 차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같은 제품을 놓고 가격으로는 창고형 약국을 이길 수 없다”며 “동네약국은 제품군과 상담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각자 처한 환경에 맞게 계속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형마트가 등장하면서 동네 쌀집과 문방구는 줄었지만, 소비자의 새로운 수요를 읽어낸 편의점은 오히려 늘어났다”며 “동네약국이 과거의 쌀집이나 문방구가 될지, 변화에 적응한 편의점이 될지는 우리 약사들의 선택과 노력에 달렸다고 본다”고 말했다. 책을 쓰고, 라디오에 출연해 건강을 이야기하고 약국 안에서는 오늘도 새로운 실험을 이어가는 임 약사. 후배 약사들에게는 자신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약국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그는 “약국장이 즐겁게 일하면 함께 일하는 약사와 직원도 즐겁고, 약국을 방문하는 고객 역시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며 “다만 단순히 일을 하지 않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만나고 약국에서 일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일해야 즐거운지는 사람마다 다르다”며 “자신에게 맞는 지점을 찾고 새로운 시도를 이어간다면 약국 운영도 충분히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2026-07-22 06:00:52김지은 기자 -
"아일리아, 투여 유연성 Up…황반변성 장기 치료 근거 강화"[데일리팜=손형민 기자] "황반변성 치료는 이제 단순히 투여 간격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환자 상태에 맞춰 얼마나 유연하게 치료 전략을 가져갈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습니다. 한 치료제로 최대 24주까지 치료 간격을 늘릴 수 있으면서도, 필요하면 4주 간격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유승영 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나 신생혈관성(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wAMD) 치료에서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의 가장 큰 강점으로 투여 간격의 유연성과 치료 지속성을 꼽았다. 신생혈관성 황반변성은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발생해 출혈과 삼출(exudation)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노인성 실명 질환으로, 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VEGF) 치료를 장기간 지속해야 한다. 다만 반복적인 안구 주사와 잦은 병원 방문은 환자와 보호자 모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 한 글로벌 조사에서는 환자 10명 가운데 6명이 치료 시작 후 2년 이내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보고될 만큼 치료 순응도는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최근에는 반복적인 주사와 병원 방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치료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투여 간격을 최대한 연장할 수 있는 장기 지속형 치료제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환자 상태에 따라 투여 간격을 조절하며 치료를 지속하는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아일리아 고용량 제제(8mg)는 지난 2월 유지요법 시 최대 24주 간격으로 투여할 수 있도록 허가사항이 변경됐다. 동시에 최소 투여 간격도 기존 8주에서 4주로 단축되면서 병변이 안정적인 환자는 주사 횟수와 병원 방문 부담을 줄이고, 반대로 질환 활성도가 높은 환자는 보다 짧은 간격으로 치료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하나의 치료제로 환자 상태에 따라 투여 간격을 넓히거나 좁힐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허가 변경은 글로벌 임상 3상 PULSAR 연구의 156주(3년) 연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해당 연구에서 아일리아 8mg 투여군은 시력 개선 효과와 중심망막두께(CRT) 감소 효과가 3년까지 일관되게 유지됐고 새로운 안전성 문제도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 참여자의 60%는 최종 투여 간격을 4개월 이상 유지했으며, 이 가운데 40%는 5개월 이상, 24%는 6개월 이상의 투여 간격을 달성했다. 장기 치료에서도 효과와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치료 부담까지 줄일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한 셈이다. 유 교수는 "한 번이라도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일 수 있고 주사 간격을 한 달이라도 더 늘릴 수 있는 치료제에 대한 필요성이 컸었다. 고용량 등 차세대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해당 치료제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이러한 변화가 시장에도 반영된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Q. 아일리아 8mg의 투여 간격은 항-VEGF 치료제 중 가장 길다. 그 배경이 된 약물 특성은 무엇인가? 아일리아는 '덫(Trap)'과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어 VEGF를 양팔로 끌어안는 방식으로 완전히 감싸서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한다. 특히 아일리아 8mg은 기존 2mg보다 몰 용량을 4배 높인 고용량 제형으로, 조직에 조금 더 잘 침투할 수 있도록 설계돼 침투가 조금 더 빠르고 깊게 이뤄지며 반감기도 길다. VEGF를 완전히 감싸주기 때문에 신생혈관 억제 효과도 조금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VEGF-A, VEGF-B, PlGF 등 여러 혈관신생 인자를 동시에 표적해 신생혈관 형성을 억제시킨다. 즉, 아일리아 8mg는 특별한 약물 구조를 바탕으로 VEGF를 강력하게 잡아주는 동시에, 고용량 설계를 통해 유효 농도가 오래 유지되면서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 같다. Q. 임상 현장에서 투여 간격 연장에 따른 이점을 기대할 수 있는 환자군이 별도로 구분되는지 궁금하다. 습성 황반변성은 노폐물이 쌓여 조직이 망가지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 신생혈관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러한 조직 손상이 더 많이 진행됐거나, 그 사이에 노폐물이 많이 축적됐거나, 혈관 자체가 섬유화된 경우에는 아일리아 8mg이 효과적인 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결절성 맥락막 혈관병증(PCV)이라고 하는 혈관 자체에 꽈리 모양의 병변이 있는 환자가 약 30~40% 정도를 차지하는데, 아일리아 8mg는 PCV 환자에서 신생혈관의 활성을 조금 더 잘 낮춰주는 것 같다. 효과도 더 좋은 편이고, 효과가 좋다 보니 투여 간격도 조금 더 길게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혈관 자체에 꽈리 모양의 병변이 있는 PCV 환자에서 치료 반응이 좋은 편이다. Q. 아일리아 8mg의 장기 임상 데이터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이번 PULSAR 연구는 3년, 156주까지 연장해서 진행한 연구다. 1, 2년 차 연구 결과를 보면, 환자들이 초기 3회 주사로 질환을 어느 정도 안정화한 이후 치료 간격을 3개월, 4개월, 나아가 6개월까지 늘릴 수 있었던 경우가 꽤 많았다. 이전에는 보통 2개월마다 주사를 맞아야 했는데, 치료 간격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일반적으로 2년 이후 치료 효과가 다소 감소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아일리아 8mg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러한 결과가 3년까지 그대로 유지됐고, 주사 횟수를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성도 동일하게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나온 2세대 항-VEGF 치료제의 임상 연구 가운데서는 가장 긴 장기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었다고 볼 수 있다. Q. 아일리아 8mg이 특히 효과적이었던 사례를 소개해 달라. 우리나라에서는 혈관 끝에 꽈리가 생기는 형태의 환자가 많다. 치료 결과를 볼 때 이 꽈리를 얼마나 잘 없애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존 아일리아 2mg도 다른 약제보다 꽈리를 잘 없애는 편이었는데, 최근 경험으로는 아일리아 8mg이 꽈리를 더 잘 없애 주는 것 같다. 꽈리가 없어지고 나면 유지 치료 간격도 더 길어지고, 주사 횟수도 줄어들게 된다. 예전에는 꽈리를 닫기 위해 레이저 치료를 함께 시행해야 하는 경우가 70~80% 정도로 많았는데, 최근에는 아일리아 8mg만으로도 꽈리가 잘 닫히는 것을 많이 경험하고 있다. 아일리아 8mg 치료 시 레이저를 함께 시행했을 때는 80~90% 정도에서 꽈리가 닫히는 것으로 보인다. PULSAR 연구에서는 약 50~60% 정도의 결과가 보고됐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그보다 조금 더 높은 비율로 꽈리가 잘 닫히는 것 같다. 특히 이런 형태는 우리나라 환자에서 많이 보이는 유형인데, 이런 환자에서는 아일리아 8mg가 기존 아일리아 2mg이나 다른 약제보다 조금 더 효과가 좋다고 생각한다. 기존 아일리아 2mg에서는 세 번 정도 주사했을 때 약 40% 정도 닫히는 것으로 봤는데,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아일리아 8mg에서는 70~80% 정도까지 좋아지는 것 같다. 물론 연구 결과에서는 약 60% 정도로 보고돼 있다. 이런 형태의 환자는 우리나라에서 약 30~40% 정도를 차지한다. 실제 사례를 보면 주사를 한 번 맞고 2주 후에는 꽈리가 줄어들기 시작하고, 세 번째 주사를 맞으러 오는 시점에는 꽈리가 거의 없어진다. 혈관 덩어리도 많이 작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고 12주 시점에는 꽈리가 완전히 없어졌다. 이렇게 되면 이후에는 주사 간격을 크게 늘릴 수 있다. 결국 이런 꽈리를 얼마나 잘 닫아주느냐가 중요한데, 그 점에서는 아일리아 8mg이 조금 더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다. Q. 이 시장에 다양한 치료옵션들이 등장했다. 치료제 선택 기준이 궁금하다. 가장 먼저 혈관의 형태를 본다. 신생혈관의 형태가 크게 네 가지 정도 있는데, 형태에 따라 약제 반응이 조금씩 다른 것 같다. 그 다음에는 효과가 가장 좋은 약을 선택하고, 세 번째는 1년 동안 조금이라도 덜 맞을 수 있는 약을 선택한다. 오히려 그게 더 경제적이라고 생각한다. 바이오시밀러가 경제적인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주사치료로 인한 병원 방문 등의 간접비용을 고려해 보면, 일 년에 한 번이라도 덜 맞을 수 있다면 그게 결국 더 경제적일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안전성이다. Q. 아일리아 2mg 바이오시밀러가 많이 출시됐는데, 오리지널 의약품인 '아일리아'만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과 완전히 동일한 약은 아니다. 아일리아의 큰 장점은 가장 오랜 기간 축적된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치료를 하면서 환자들의 치료 반응을 확인하고, 치료 간격을 어떻게 늘려갈지에 대한 경험을 가장 많이 축적해 왔다. 또 안정성에 대한 데이터도 충분히 확보돼 있고 많은 환자들이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사용해 온 약이기도 하다. 이처럼 결국 가장 큰 장점은 치료 간격을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에 대한 경험도 충분히 쌓여 있고, 약의 안정성과 치료 반응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바이오시밀러도 오리지널과의 동등성은 입증됐지만, 아직 아일리아처럼 장기간의 데이터는 가지고 있지 않다. Q. 황반변성 장기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아일리아 등 2세대 항-VEGF 치료제가 나오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환자의 삶의 질이다. 환자 가운데 전라도에 사시는 분이 계셨는데, 혼자 병원에 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서울에 사는 아드님이 직접 모시고 올라와 하루 주무시고 주사를 맞은 뒤 다시 내려가는 생활을 반복했다. 이에 2개월마다 치료가 필요해도 불가피하게 3개월에 한 번 방문하라고 말씀드렸다. 그래서 두 달과 세 달의 차이가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 치료 간격이 조금이라도 늘어나면 환자의 삶의 질도 좋아지고, 치료 결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2~3주 정도 늘어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말씀하시는데, 그 차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치료 간격을 늘리면서 저와 환자분들의 부담도 많이 줄었고, 진료하면서 그런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2026-07-22 06:00:44손형민 기자 -
여름철 묽은 변이 반복된다면? 위장관 회복 3단계 솔루션여름철 약국에서는 갑자기 변이 묽어지거나 설사를 한다며 지사제를 찾는 고객이 늘어난다. 계절 특성상 상한 음식이나 세균 감염으로 인한 급성 설사가 증가하지만, 실제 상담에서는 여름철 생활 방식의 변화가 원인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더위로 식사를 거른 뒤 한꺼번에 많이 먹거나, 일반 식사 대신 과일·냉국·찬 음료를 자주 섭취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더위 탓에 요리가 힘들어지며, 외식과 배달도 늘어난다. 여기에 수면 부족과 피로, 발한에 따른 수분·전해질 손실까지 겹치면 평소에는 편하게 먹던 음식에도 위와 장이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 이때 지사제나 생약 정장제로 묽을 변을 가라앉히는 게 우선이지만, 반복되는 증상이라면 위장관 전체의 리듬을 함께 살펴야 한다. 변의 상태는 위의 저장과 배출, 소장의 소화와 흡수, 대장의 수분 회수와 위장관 점막 상태가 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묽은 변은 대장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여름철 위장관 리듬의 변화 위는 들어온 음식을 일정 시간 저장해 위액과 섞은 뒤, 소장이 처리할 수 있는 양만큼 조금씩 내려 보낸다. 위장 운동이 지나치게 느려지면 더부룩함과 조기 포만감으로 식사량이 줄고, 반대로 음식이 충분히 섞이고 소화되기 전에 빠르게 이동하면 소장과 대장이 처리해야 할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음식의 종류와 섭취 방식이 이러한 위장관 리듬을 흔든다. 과일이나 과일주스, 당이 많은 음료를 한꺼번에 많이 마시면 흡수되지 못한 과당이 장 안에 남아 수분을 끌어들여 묽은 변이 증가한다. 유당분해효소 활성이 낮은 사람은 아이스크림과 유제품을 먹은 뒤 가스와 설사가 늘고, 무설탕 음료와 간식에 들어있는 소르비톨 등의 당알코올도 복부팽만과 삼투성 설사를 일으킨다. 체력 보충을 위해 먹는 기름진 보양식도 문제다. 적당량이면 에너지와 단백질 보충에 도움이 되지만, 보양식은 대개 과식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식후 위대장반사가 예민한 사람은 식사 직후 복통과 배변 긴급성으로 화장실을 찾게 된다. 더위에 섭취가 늘어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역시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에게는 위장관 운동과 분비를 자극해 묽은 변을 악화시킬 수 있다. 위와 소장, 대장은 따로 움직이는 기관이 아니라 음식의 이동 속도와 소화 및 흡수 상태를 서로 전달하며 하나의 리듬을 만든다. 지사제나 생약 정장제로 눈에 띄는 묽은 변이 줄었더라도, 위장관 환경이 충분히 안정되지 않으면 소화불량, 복부팽만, 입맛 저하와 묽은 변이 여름 내내 반복되는 이유다. 반복되는 묽은 변, 떨어지는 체력과 입맛…여름철 건강 악순환의 시작 묽은 변이 이어지면 소장과 대장에서 수분과 나트륨을 비롯해 전해질을 충분히 흡수·회수하지 못해 갈증, 입마름, 어지러움, 무기력감이 나타날 수 있다. 음식을 먹으면 다시 설사할까 걱정해 식사량을 지나치게 줄이면서 식후 더부룩함, 조기 포만감, 복부팽만, 꾸르륵거림, 간헐적인 복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한동안 적은 양만 먹다가 갑자기 평소 식사량으로 돌아가면 위가 음식을 받아들이고 내려보내는 과정에 부담을 느끼며 조금만 먹어도 속이 답답하거나 식후 곧바로 화장실을 찾는 일이 반복되기도 한다. 설사가 심할 때 하루 이틀 동안 식사량을 줄이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죽·미음·음료 중심의 제한식이 1~2주 이상 이어지면 에너지와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져 전신 체력 회복이 늦어지고, 규칙적인 위장관 운동리듬과 기능을 되찾는 데 불리하다. 그 결과, 설사 때문에 못 먹고, 못 먹으니 체력이 떨어지며, 체력 저하와 불규칙한 식사가 다시 위장관 회복과 식욕을 방해하는 악순환이 만들어진다. 급성기 증상 관리부터 위장관 운동리듬 회복까지 여름철 건강 악순환을 막기 위해 반복되는 여름철 묽은 변 상담은 급성기, 회복기, 안정기의 3단계로 나누어 목표와 관리법을 달리할 수 있다. 첫 번째 급성기의 목표는 잦은 수양성 변을 줄이고, 탈수를 예방하는 것이다. 배변 횟수와 변의 상태, 복통 여부를 확인해 지사제나 생약 정장제를 허가된 용법·용량에 따라 단기간 사용하고, 경구수분보충액를 병용한다. 특히 갈증·입마름·어지러움·기운없음·소변량 감소가 뚜렷한 고객은 반 포도당과 나트륨이 적절한 비율로 포함된 경구수분보충액을 보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두 번째 회복기의 목표는 불안정해진 위장관 운동을 조절하고, 회복에 필요한 식사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묽은 변이 줄어도 식후 더부룩함, 조기 포만감, 복부팽만, 꾸르륵거림이 남아 있다면 위장관 운동조절제가 포함된 OTC 소화제를 1주일가량 병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일반 효소식품에는 아밀라아제와 프로테아제 등 탄수화물과 단백질 분해효소 중심으로 구성되어, 위장 운동리듬 회복목적으로 활용하기엔 한계가 있다. 식사는 죽과 미음에만 오래 머물지 말고, 복통과 설사가 가라앉는 정도에 따라 일상식으로 단계적으로 돌아간다. 초기에는 잡곡밥보다 소화가 편한 흰밥을 선택하고, 계란찜·두부·흰살생선과 같이 지방이 적은 단백질을 소량씩 더한다. 푹 인힌 감자와 당근, 기름기 적은 맑은 국이나 된장국도 활용할 수 있다. 과일이나 생채소, 많은 양의 나물은 변이 형태를 되찾은 뒤 소량씩 추가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 안정기의 목표는 장내환경과 식사 리듬을 유지해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다. 영양제 구성으로 보자면, 좋은 균을 공급하는 프로바이오틱스와 장환경 개선을 돕는 사균이나 포스트바이오틱스, 소화부담을 낮추는 효소식품 병용을 추천한다. 각각의 역할이 다르기에, 복합하여 먹는 게 장 환경 개선에는 더 이득이다. 만일, 여름 내내 컨디션에 따라 위장운동이 영향을 받는 타입이라면, 여름만이라도 위장운동에 도움되는 식품을 꾸준히 병용하는 것도 추천하다.2026-07-21 11:54:30데일리팜 -
아보다트에 카나브·린버크...'적응증 쪼개기' 특허전략 진화[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적응증 쪼개기’가 제네릭사들의 핵심 특허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적응증 쪼개기란, 제네릭사가 오리지널 의약품의 여러 적응증 중 특허 장벽이 남은 일부 효능·효과만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방식으로 후발의약품의 조기 발매를 노리는 전략이다. 과거 아보다트‧가브스‧자렐토‧케이캡 등을 거치며 성공과 실패를 반복해 온 이 전략은, 최근 오리지널사와의 실리적 합의와 이에 따른 제네릭 조기 발매 등으로 더욱 정교하게 진화하는 모습이다. 카나브 = '단백뇨 감소' 적응증 제외와 제네릭 조기진입 전략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령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피마사르탄)' 용도특허 분쟁은 적응증 쪼개기 전략과 제네릭사-오리지널사 간 실리적 조율이 결합된 형태로 평가받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카나브의 적응증은 ▲본태성 고혈압 치료 ▲고혈압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성 만성 신장질환 환자의 단백뇨 감소 등 두 가지다. 보령은 ‘당뇨병성 신장 질환의 예방 또는 치료용 약학적 조성물’라는 이름의 특허를 등록하며 권리범위를 넓혀 놓았다. 동시에 이 특허는 카나브의 두 번째 적응증 추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 2023년 2월 카나브 물질특허가 만료된 뒤 한동안 카나브 제네릭은 발매되지 않았다. ‘단백뇨 감소’와 관련한 카나브 미등재 용도특허의 존재 때문이었다. 이에 알리코제약‧대웅바이오‧동국제약‧한국휴텍스제약‧한국프라임제약은 이 용도특허에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 심판을 청구했다. 이들은 카나브의 미등재 용도특허를 우회하기 위해 제네릭의 적응증을 오직 '본태성 고혈압 치료'로만 한정해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오리지널의 특허 영역인 '단백뇨 감소' 효능은 제품 허가사항(용법·용량/효능·효과)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한 뒤,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한 것이다. 1심인 특허심판원은 지난해 1월 제네릭사들의 손을 들어주는 심결을 내렸다. 특허심판원은 심결문을 통해 ‘의약용도 발명의 특허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 임상 처방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혼용 가능성이 아니라 제품 자체의 허가 사항 및 설명서에 기재된 용도만을 기준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제품 설명서에 단백뇨 관련 효능이 기재돼 있지 않다면 특허 침해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보령은 이에 불복해 즉각 항소했다. 항소심 과정에서 보령은 처방 현장에서 혼용 가능성을 주장했다. 다만 최근 보령은 알리코제약‧대웅바이오‧동국제약‧한국휴텍스제약 등 4개사에 대해 소송을 취하했다. 보령 측에 따르면 이들 4개사는 두 번째 적응증인 단백뇨 감소 목적의 마케팅을 하지 않는 대신, 고혈압 치료 목적으로만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 반면, 이러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한국프라임제약과는 소송을 지속하고 있는 상태다. 결과적으로 제네릭사들은 적응증 쪼개기 전략과 함께 오리지널사와의 실리적 조율을 통해 제네릭 판매와 관련한 특허 리스크를 해소하게 됐다. 그간 제네릭사들은 미등재 용도특허 리스크 때문에 적극적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없으나, 이번 소 취하를 통해 제품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보령 역시 단백뇨 감소 관련 용도특허를 지킬 수 있게 됐다. 아보다트 = 전립선비대증과 탈모 적응증 분리 성공 GSK의 '아보다트(두타스테리드)' 분쟁은 제네릭사가 적응증 쪼개기 전략을 통해 오리지널의 연장된 물질특허 장벽을 처음으로 우회해 진입한 사례로 꼽힌다. 아보다트는 ▲양성 전립선비대증 치료 ▲남성형 탈모 치료를 적응증으로 보유하고 있다. 당시 GSK는 전립선비대증 적응증의 허가 지연 기간을 근거로 물질특허 존속기간을 연장해 둔 상태였다. 이에 제네릭사들은 연장된 물질특허의 효력이 허가 지연의 원인이 된 특정 적응증에만 미친다는 법리에 착안해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했다. 특허심판원은 제네릭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특허심판원은 전립선비대증과 남성형 탈모증은 임상학적으로 완전히 다른 질환이므로, 전립선비대증 허가 지연으로 연장된 물질특허의 효력이 탈모 적응증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을 바탕으로 제네릭사들은 특허 침해 위험이 남은 '전립선비대증' 적응증을 제품 허가 사항에서 의도적으로 삭제하고, 특허 효력이 미치지 않는 '남성형 탈모 치료' 적응증으로만 제품을 우선 허가받아 시장에 조기 진입했다. 이후 연장된 물질특허 기간이 완전히 만료된 후에야 제품에 전립선비대증 적응증을 추가하는 전략을 취했다. 이는 특허 만료 전이라도 특정 적응증 시장을 선점해 실리를 챙길 수 있음을 보여준 최초의 성공 사례로 기록됐다. 가브스 = 당뇨병 병용요법의 일부 적응증 분리 시도와 좌절 반면 노바티스의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가브스(빌다글립틴) 분쟁은 적응증 쪼개기 전략이 무산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가브스는 단독요법을 비롯해 설포닐우레아 병용요법, 메트포르민 병용요법, 인슐린 병용요법 등 당뇨병 치료와 관련한 총 5개의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이 중 오리지널사의 물질특허 존속기간이 연장되는 데 핵심적인 근거가 된 적응증은 '설포닐우레아 등과의 병용요법'이었다. 제네릭사들은 특허 존속기간이 연장된 원인이 전체 5개 적응증 중 이 1개 적응증의 허가 지연 때문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쪼개기 회피를 시도했다. 제네릭사들은 특허 연장의 빌미가 된 해당 병용요법 적응증을 자사 제품 허가 사항에서 의도적으로 삭제하고, 연장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고 판단한 나머지 4개 적응증만으로 제품 허가를 신청하며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특허심판원은 제네릭사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심판원은 존속기간이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은 연장의 직접적인 근거가 된 특정 적응증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치료 대상이 되는 목적 질병인 '당뇨병 치료' 전체에 미친다고 결론내렸다. 결국 적응증 쪼개기를 시도했던 제네릭사들은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해야 했고, 특허가 완전히 만료된 후에야 제품을 시장에 출시할 수 있었다. 자렐토 = 가처분 기각으로 이어진 '적응증 삭제' 우회와 실리 확보 바이엘의 직접작용 경구용 항응고제(DOAC) '자렐토(리바록사반)' 분쟁은 물질특허 자체의 연장을 무력화하는 데는 실패했으나, 적응증의 의학적 독립성을 무기로 실제 판매권을 유지하는 데 성공하며 실리를 챙긴 사례다. 자렐토는 크게 두 가지 치료 효과를 인정받은 약물이다. 하나는 부정맥 환자의 뇌졸중을 막아주는 ‘심방세동(NVAF) 적응증’이고, 다른 하나는 혈전 생성을 막아주는 ‘정맥혈전증(VTE) 적응증’이다. 이 중 정맥혈전증(VTE) 적응증이 특허 기간 연장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제네릭사들은 물질특허 자체의 존속기간 연장을 무효화하려던 최초의 시도가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되자, 곧바로 적응증을 분리하는 우회로를 택했다. 제네릭사들은 자렐토의 두 적응증이 의학적으로 완전히 구분되는 별개의 질환이자 사용 환자군 자체가 다르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제네릭사들은 제네릭 제품 허가 단계에서 연장 특허의 원인이 된 VTE 적응증을 아예 삭제하고, 연장 특허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NVAF 적응증만 남겨두는 형태로 제네릭 품목허가를 취득했다. 오리지널사인 바이엘은 제네릭사들을 상대로 특허권 침해금지 가처분을 제기하며 즉각 대응했다. 바이엘은 실제 처방 현장에서 두 적응증 간의 혼용 처방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바이엘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존속기간이 연장된 물질특허권의 효력이 연장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특정 적응증(VTE)에만 제한적으로 미친다고 판단했다. 성질과 대상이 완전히 다른 적응증(NVAF)만을 채택해 출시된 제네릭 제품은 연장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비록 물질특허 연장을 무효화하는 분쟁은 제네릭사의 패소로 막을 내렸지만, 제네릭사들은 적응증 삭제라는 우회 전략과 가처분 기각 판결을 통해 특허만료에 앞서 제품을 시장에 안착시키는 실리를 챙겼다. 이후 제네릭사들은 자렐토의 연장 특허가 최종 만료되는 시점에 맞춰 빠져 있던 VTE 적응증을 마저 추가하는 방식으로 제품의 온전한 효능·효과를 확보했다. 케이캡 = 연장 물질특허 효력의 포괄적 인정과 진입 장벽 HK이노엔의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테고프라잔)'을 타깃으로 삼은 제네릭사들의 대규모 적응증 쪼개기 공세는 법원이 물질특허의 포괄적 효력을 인정하면서 가로막혔다. 케이캡은 최초 허가받은 ‘미란성·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를 시작으로, 이후 ‘위궤양 치료’,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했다. 이 중 특허 연장의 근거가 된 것은 최초 허가 적응증었다. 국내 80여개 제약사들은 적응증 쪼개기를 통해 케이캡의 연장된 특허 존속기간 장벽을 허물고자 했다. 케이캡의 물질특허 존속기간이 최초 허가 적응증(미란성‧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때문에 연장됐다는 점을 공략해, 제네릭 허가 사항에서 최초 적응증을 삭제하고 후속 적응증인 '위궤양 치료'나 '유지요법' 등만 남겨두는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특허법원과 대법원은 제네릭사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오리지널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비록 적응증이 세부적으로 분리돼 있더라도, 테고프라잔이라는 약물의 본질적인 약리 작용 활성 성분이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청구된 적응증들 역시 '소화성 궤양 질환군'이라는 동질적인 치료 범주에 묶여 있으므로,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이 후속 적응증에도 그대로 미친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로 케이캡 제네릭사들은 물질특허가 완전히 만료되는 2031년 8월까지 제품을 상업적으로 출시할 수 없게 됐다. 린버크 = 자가면역질환 ‘멀티 적응증’ 시장의 사법부 판단 관건 제약업계의 관심은 애브비의 JAK 억제제 계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린버크(우파다시티닙)'에 대한 적응증 쪼개기 전략의 성패로 쏠린다. 린버크는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성 관절염 ▲축성 척추관절염(강직석 척추염‧비방사선학적 축성 촉추관절염 ▲아토피 피부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 6개의 적응증을 보유한 '멀티 적응증' 약물이다. 제네릭사들는 이러한 멀티 적응증의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당초 종근당 등 16개사는 2036년 만료 예정인 결정형특허를 회피하며 물질특허가 끝나는 2032년 5월 이후 제네릭 출시를 준비해 왔다. 그러나 최근 동구바이오제약 등 12개사가 연장된 물질특허까지 겨냥해 '적응증 쪼개기' 심판을 제기하며 흐름이 바뀌었다. 이들은 물질특허 연장의 원인이 된 류마티스 관절염을 제외하고 아토피 피부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 나머지 적응증만으로 품목허가를 신청하며 2030년 12월 조기 출시를 추진 중이다. 아보다트‧가브스‧자렐토‧케이캡‧카나브 등 그간의 적응증 쪼개기 전략에 대한 법원의 판단 기준을 살피면, 린버크 적응증 쪼개기 분쟁에서의 쟁점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질환군의 동질성 여부'다. 케이캡 판결에서 법원은 대상 질환들이 하나의 약리적 카테고리에 묶여 있을 경우 연장 특허의 효력을 포괄적으로 인정했다. 반면 린버크의 적응증들은 피부과(아토피 피부염), 소화기내과(궤양성 대장염 등), 류마티스내과(류마티스 관절염 등) 등으로 치료 영역과 대상 장기가 완전히 분리돼 있다는 점에서 법원이 이들을 동일 질환군으로 묶어 판단할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둘째, 처방 현장에서의 '대체 가능성과 혼용 우려'다. 의사가 각 적응증별로 제품을 대체 처방할 우려가 적고, 각각 독립된 치료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면 적응증 쪼개기가 인정받기 수월하다. 린버크의 경우 각 질환별로 처방 가이드라인과 급여 기준이 엄격하게 분리되어 있어 교차 처방의 여지가 좁은 편이다. 셋째, '특허 연장 사유와의 인과관계'다. 린버크의 물질특허 연장 사유가 후속으로 추가된 특정 적응증의 허가 지연 때문이었다면, 제네릭사들은 연장 원인과 무관한 초기 적응증만을 타깃으로 설정해 특허권 효력 범위를 좁히는 논리를 전개할 수 있다.2026-07-20 06:00:56김진구 기자 -
"복스조고 급여 발판…희귀질환 포트폴리오 확장"[데일리팜=황병우 기자]국내 첫 소아 연골무형성증 치료제 '복스조고(보소리타이드)'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열었다. 동시에 삼오제약에는 20여 년간 이어온 희귀질환 사업을 한 단계 확장하는 전환점이 됐다. 복스조고의 국내 도입과 출시를 총괄한 지창덕 삼오제약 희귀전문의약품 사업부 상무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혁신 치료제와 국내 의료환경을 연결하는 새로운 상업화 모델을 구현하고자 했다. 데일리팜은 지창덕 삼오제약 희귀전문의약품 사업부 상무(51)를 만나 복스조고 출시의 의미와 희귀질환 사업 전략, 그리고 향후 비전을 들어봤다. "복스조고는 그동안의 경험을 한 단계 발전시킨 프로젝트" 지 상무는 복스조고를 기존 희귀질환 치료제 출시와는 결이 다른 프로젝트로 평가했다. 삼오제약은 지난 20여 년간 Fabry(파브리병), Gaucher(고셔병), Pompe(폼페병), MPS(뮤코다당증), PKU(페닐케톤뇨증) 등 다양한 희귀질환 치료제를 국내에 도입·공급하며 전문성을 축적해 왔다. 복스조고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지만, 단순한 제품 추가를 넘어 사업 운영 방식과 상업화 역량을 한 단계 고도화한 계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지 상무는 "복스조고는 하나의 신제품이라기보다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새로운 방식으로 구현한 프로젝트이자, 희귀질환 사업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는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복스조고는 국내에서 성장판이 닫히지 않은 생후 4개월 이상 소아 연골무형성증 환자를 대상으로 허가된 최초의 약물 치료 옵션이다. CNP 유사체 기전을 통해 FGFR3 신호전달 경로를 조절하는 혁신 치료제로 평가받는다. 그는 "국내 최초 치료 옵션이라는 점도 중요하지만, 환자와 보호자에게 '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이 더 큰 의미"라며 "연골무형성증은 저신장뿐 아니라 반복적인 수술과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하는 만큼, 성장 개선을 넘어 장기적인 건강관리와 삶의 질 향상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희귀질환은 제품이 아니라 치료 환경을 만드는 일" 지 상무는 제약업계에서 25년간 경험을 쌓았으며, 이 중 15년 이상을 희귀질환 분야에 집중해 왔다. 글로벌 희귀질환 기업에서 조직 설립과 신제품 론칭을 주도하며 다양한 상업화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복스조고 프로젝트는 이러한 경험을 국내 의료환경에 최적화해 구현한 사례다. 그는 "글로벌에서 축적된 혁신을 국내 의료환경에 맞게 연결하고, 실제 환자 치료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복스조고는 바이오마린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추진됐다. 바이오마린의 연구개발 역량과 글로벌 경험, 삼오제약의 국내 실행력이 결합해 혁신 치료제를 국내 의료현장에 안착시키는 구조다. 다만 그는 희귀질환 사업의 본질은 제품 자체가 아니라 치료 환경 구축에 있다고 강조했다. 지 상무는 "희귀질환은 제품 하나를 출시한다고 시장이 형성되는 분야가 아니다. 환자 발굴, 진단, 치료 시작, 장기 관리까지 모든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치료가 환자에게 전달된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희귀전문의약품 사업부 내에서 의료, 마케팅, 환자지원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운영 체계를 구축했다. 그는 "조직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전문성과 실행력"이라며 "작지만 강한 조직을 기반으로 의료진과 환자에게 필요한 지원을 신속하고 정교하게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복스조고는 끝이 아니라 더 큰 시작" 지 상무는 복스조고를 단일 제품의 성과를 넘어 희귀질환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한 프로젝트로 평가했다. 그는 "복스조고를 통해 확인한 것은 단일 혁신 치료제의 성공 가능성이 아니라, 정교한 위험분담제도(RSA) 기반의 약가 및 급여(P&R) 과정과 실제 임상 근거(RWD) 기반의 성과 평가 체계를 구축하고, 작고 강한 조직을 바탕으로 민첩한 실행력을 확보함으로써 환자 중심의 희귀질환 상업화 모델을 현실화할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삼오제약은 이를 기반으로 희귀질환 분야에서 축적한 전문성을 토대로 파이프라인뿐 아니라 전문의약품 전반으로 상업화 역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의료진, 환자, 정부, 학회, 글로벌 파트너를 연결하는 통합 협업 모델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지 상무는 "희귀질환 사업은 단기 성과보다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연결하는 과정 자체에 더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해 더 많은 환자들이 혁신 치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가 치료를 시작하는 순간이야말로 우리의 역할이 시작되는 시점"이라며 "복스조고는 하나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더 많은 희귀질환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2026-07-20 06:00:48황병우 기자 -
제네릭과 신약 사이, 약가인하로 본 가중평균가의 역설경쟁하면 가격이 내려간다. 경제학의 기본 명제이고, 한국 약가 제도도 이 명제 위에 설계돼 있다. 제네릭 진입을 허용하고 시장에서 경쟁하게 두면, 약가는 자연스럽게 합리적인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논리다. 그런데 이 논리를 끝까지 따라가다 보면, 처음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풍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역설의 장치, 가중평균가 그 중심에 가중평균가라는 장치가 있다. 동일 제품군 내에서 각 제품이 얼마나 팔리는 지를 반영해서, 많이 팔린 약의 가격이 전체 평균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는 구조다. 저가 제품이 많이 팔릴수록, 그 치료군 전체의 가중평균가는 내려간다. 여기까지는 합리적이다. 시장의 실제 모습을 정직하게 반영하는 숫자니까. 그런데 이 숫자가 같은 치료군에서 뒤따라 나오는 신약의 급여 등재 기준선으로 쓰이는 순간,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 연결은 모든 신약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치료제 대비 임상적으로 우월하다고 인정받는 혁신 신약이라면, 경제성평가를 거쳐 그 가치에 맞는 약가를 받는 경로를 탄다. 가중평균가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길이다. 문제는 그 다음 줄에 있는 신약들이다. 바로 대체제가 있는 비열등 입증신약으로, 국내에서 개발되는 신약 중 적지 않은 신약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글로벌 수준의 임상을 끌고 갈 수 있는 회사가 많지 않은 현실에서, 이 경로의 가격 천장은 이미 대체약제 시장이 정해놓은 셈이다. 가중평균가는 모든 신약의 가격을 좌우하는 통계장치라기보다, 이런 국내 개발 신약들이 지나가는 등재 경로의 출발선을 정하는 장치에 가깝다. 시장이 효율화될수록, 혁신의 보상 천장은 오히려 낮아진다. 즉, 오늘의 저가 경쟁이 내일의 신약 가격 기준선을 만든다. 정부 입장에서는 재정 절감이지만, 신약을 준비하는 제약사 입장에서는 미래 수익의 잠식이다. 구조가 유도하는 선택 이 구조를 끝까지 따라간 제약사라면 한 가지 질문에 도달하게 된다. 이 안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가. 이 구조 안에서 기업들이 택하게 되는 방향은 의외로 단순해 보인다. 생동 시험을 통과한 제품이 최고가로 진입하려는 유인이 강해진다. 고가 제네릭이 많을수록 가중평균가는 높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의 도덕성 문제가 아니라, 현재 제도가 만들어내는 합리적 유인 구조다. 반대로 허가자료를 허여하는 순간 가중평균가는 회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으로 넘어간다. 자료를 제공받은 회사는 요건 미충족으로 20% 인하된 가격에 시장에 들어오고, 그 저가 제품이 가중평균가를 끌어내린다. INSIGHT 가중평균가를 지키는 일은 개별 회사의 이해관계를 넘어, 국내 제약산업이 미래에도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유지하는 문제다. 어획량을 유지하려면 어린 물고기를 놓아주는 질서가 필요하듯, 당장의 가격 경쟁에서 눈앞의 이익만 좇다 보면 산업 전체가 유지해온 가치가 서서히 사라진다. 당장은 보이지 않지만, 가중평균가가 무너지는 속도는 한번 시작되면 되돌리기 어렵다. 다만 이 부담을 느끼는 정도는 회사마다 다르다. 현재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을 가진 회사는 가중평균가가 곧 다음 제품의 가격이라 이를 적극적으로 지키려 하지만, 신약 파이프라인이 없는 제네릭 전업 회사에게는 당장 자기 일처럼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그래도 지켜야 하는 이유 그럼에도 이 계산에서 자유로운 회사는 없다. 신약 파이프라인을 이미 보유한 회사라면, 오늘의 저가 제네릭 매출 몇 억을 지키려다 내일의 신약 시장 수십억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자기잠식에 빠질 수 있다. 파이프라인이 아직 없는 회사도 예외는 아니다. 오늘의 제네릭 전업사가 내일의 개량신약이나 국내 신약을 준비하는 회사가 되지 못할 이유는 없고, 그 치료군에서 신약이 계속 나오지 못하면 시장 자체가 매력을 잃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는 경쟁 자체가 아니라, 그 경쟁이 만들어내는 균형이다. 제도의 몫도 있다 이 문제를 제약사의 절제만으로 풀 수 있다고 보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약가 담당자들을 가장 답답하게 만드는 지점은 따로 있다. 비열등 입증 신약의 가치가, 국내 개발이든 외자사 제품이든 관계없이, 임상적 근거나 치료적 필요성과 무관하게 가중평균가라는 기계적 통계장치 하나에 전적으로 묶여 있다는 사실이다. 다만 이 경로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국내 개발사 입장에서는 그 영향이 더 직접적으로 다가온다. 동일 성분 제네릭 시장의 가격 흐름과 무관하게, 국내 개발 신약이 실제로 제공하는 임상적 유용성이나 치료 순응도 개선 같은 가치가 별도로 평가받는 경로가 마련되어 있다면, 제약사 입장에서도 가중평균가 방어에만 매달릴 이유는 자연히 줄어들 것이다. 그런 통로 없이 이 부담을 제약사의 자발적 절제에만 기대는 구조라면, 그 절제는 매출 목표 앞에서 오래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WARNING 시장에서 큰 역할도 없이 가중평균가 계산에만 영향을 주는 제품들이 계속 쌓이면, 그 부담은 다음에 나올 신약의 가격으로 돌아간다. 실제 사례에서도 가중평균가 기반으로 등재되는 신약은 동일 계열 최초 등재 신약보다 낮은 가격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중평균가 자체도 매해 우하향해온 것이 현실이며, 저가 제네릭 유입이 계속되는 구조라면 앞으로 그 하락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다음 신약의 출발선을 지키는 일 이 글이 모든 입장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당장의 매출과 생존이 걸린 회사에게 절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쉬운 요구가 아니고, 이 구조 안에서 최고가로 진입하고 자료를 허여하지 않는 선택은 개별 회사 입장에서는 여전히 합리적이다. 다만 눈앞의 숫자에 쫓기다 보면 이 계산이 후속 파이프라인의 가치까지 깎아먹는다는 큰 그림을 놓치기 쉽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럴수록 주기적으로 다시 꺼내, 늘 같은 기준으로 되짚어봐야 한다. 정리하면,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는 이렇게 좁혀진다. CONCLUSION 자체 개발 제네릭 자체가 무의미한 건 아니다. 생동 시험을 직접 수행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연구개발 역량이고, 그 경험은 이후 개량신약과 신약 개발의 기초 체력이 된다. 정부도 이 가치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어서, 생동을 거치지 않은 품목은 상대적으로 낮은 약가를 받는다. 문제는 그 역량이 이미 경쟁이 과열된 영역으로 쏠릴 때 생긴다. 결국 남는 것은 두 가지다. 동일 성분에 필요 이상의 제품이 몰리지 않도록 스스로 계산하는 일, 그리고 우리가 개발할 신약이 기존 치료제보다 나은 점을 근거 자료로 명확히 증명하고 그 가치가 약가에 반영되도록 정부와 제도 개선을 협의하는 일. 이 계산을 업계의 자발적 절제에만 맡겨두는 한, 다음 국산신약의 출발선은 계속 낮아질 것이다. 서로 다른 진영의 몫처럼 보이지만, 결국 국내 제약산업의 미래라는 같은 목표를 향한 서로 다른 접근에 가깝다. 오늘의 약가 인하는 오늘로 끝나지 않는다. 그 숫자는 결국, 아직 나오지 않은 다음 신약의 출발선에 먼저 도착해 있다.2026-07-16 06:00:44박준섭 이사 -
'안전한 약'이라더니…지사제 허가변경이 던진 편의점약 논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제제의 소아·청소년 적응증 삭제 절차에 착수하면서 약사사회 내부에서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는 그동안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논의가 있을 때마다 대표적인 추가 요구 품목으로 거론돼 왔다. 복약지도가 비교적 단순하고 오남용 우려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식약처가 최근 납 노출 우려 등을 반영해 만 19세 미만 사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허가사항 변경 절차를 진행하면서 약사사회에서는 "의약품 안전성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경제계와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 요구가 이어지고 정부도 일정 부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례가 정책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시판 후 안전관리의 현실…"만약 편의점에서 판매됐다면" 이번 허가사항 변경은 단순히 한 성분의 사용 연령이 바뀐 사례로만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제제는 2019년에도 원료 중 납 검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만 2세 미만과 임부·수유부 사용이 제한된 바 있다. 이후 추가적인 위해성 평가와 품질검사 결과를 토대로 올해 다시 소아 적응증 삭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약사사회에서는 이를 의약품 안전관리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한 사례로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전한 의약품’이라는 개념 역시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확인 시켜 준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의약품은 허가 이후에도 이상사례 보고와 품질관리, 해외 규제기관의 안전성 정보 등을 반영해 허가사항이 지속적으로 변경되기 때문이다. 현재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의약품이라 하더라도 새로운 근거가 축적되면 사용 대상과 복용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약사사회에서는 이번 사례를 최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문제와 연결해서 바라보는 분위기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약준모)은 최근 정책보고서를 통해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사례를 근거로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논의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약준모 측은 "당시 지사제는 편의점 확대 요구 품목 가운데 대표적인 효능군이었다"며 "만약 품목 확대가 이뤄졌다면 허가사항 변경 이후 연령별 사용 제한을 현장에서 어떻게 관리할 수 있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약준모는 현재 편의점 위해의약품 판매차단시스템은 제품 판매 여부만 통제할 수 있을 뿐 실제 복용자의 연령이나 사용 목적까지 확인하는 기능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약국에서는 약사가 연령과 증상을 확인한 뒤 복약상담과 함께 다른 치료 선택지를 안내할 수 있다는 점을 차이로 제시했다. 일선 지역 약국 약사들도 이번 사태를 단순 허가 변경의 행정 절차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수도권의 한 개국약사는 "당시 경제계에서는 지사제를 편의점 판매 품목에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는데 만약 실제 판매가 허용됐다면 이번 허가사항 변경 이후 회수와 소비자 안내를 어떻게 했을지 의문"이라며 "이번 사례는 의약품 안전관리에 전문가 개입이 필요한 이유를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약사회 관계자는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선정 역시 접근성뿐 아니라 허가사항 변경 가능성과 시판 후 안전관리 체계까지 함께 고려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안전성 평가는 정치적 판단이 아닌 식약처와 중앙약사심의위원회 등 전문기구 중심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접근성과 안전성의 균형…정부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 정부는 그동안 국민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를 비롯해 비대면진료, 의약품 재택수령 등 다양한 정책을 검토해 왔다.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국민 불편을 줄이기 위한 취지에서다. 반면 약사사회는 접근성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의약품은 일반 소비재와 달리 허가 이후에도 안전성 정보가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허가사항이 변경되는 특성을 가진 만큼 전문가에 의한 관리체계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의약품은 시판 이후 이상사례 보고와 위해성 평가, 품질검사 결과 등을 토대로 사용 대상이나 용법·용량, 주의사항 등이 수시로 변경된다. 이번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제제 사례 역시 의약품 안전관리 체계가 작동하면서 허가사항이 변경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앞으로의 정책 논의도 단순히 편의점 판매 품목을 늘릴 것인지 여부를 넘어 변화하는 안전성 정보를 국민에게 어떻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고, 변경된 허가사항을 현장에서 어떻게 관리할 것 인지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접근성 확대 정책이 추진될수록 판매 채널 확대 자체보다 변화하는 안전성 정보에 대응할 수 있는 관리체계와 전문가 개입 구조를 함께 마련하는 것이 국민 안전을 담보하는 핵심 요소라는 지적이다. 지역 약사회 한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특정 품목의 허가사항 변경에 그칠 문제가 아니라 의약품 안전성은 새로운 근거에 따라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 준 사례"라며 "안전상비의약품 정책 역시 접근성 확대뿐 아니라 시판 후 안전관리와 허가사항 변경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까지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2026-07-15 06:00:50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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