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옆 약국' 이유 있었네…작년 신규개설 첫 2천곳 돌파
- 강혜경 기자
- 2026-09-01 06:00:46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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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에 잡히는 약국개설] 23. 약국 개설 붐
- 신규 개설 약국 2005곳, 의원 1840곳…약국이 앞질러
- 폐업 1555곳, 450곳 순증…2024년 대비 폐업 줄어
- "권리금 회수 가능한가", "실제 처방건수 얼마나?" 검증 단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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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분명 죽집이었던 거 같은데 언제 여기 약국이 들어섰지?"
"건물 하나에 약국이 7곳인데 그마저도 없던 자리까지 만들어 약국으로 만들더라니까요."
공급 보다 수요가 많은 약국 개국 환경에서 '독점'의 파워 역시 약해지는 모습입니다.
'메디컬 빌딩 1층 독점약국'이 과거 든든한 보장 보험처럼 여겨졌었다면, 최근에는 옆 건물 1층, 옆옆 건물 1층까지도 약국 개설이 시도되면서 이로 인한 갈등이나 분쟁도 늘고 있습니다.
의원과의 전용 복도, 계단, 승강기, 구름다리 등을 갖추고 있지 않고 별도 다중이용시설 등이 없어도 허가에 문제가 없다 보니 '흐르는 처방만 수용하겠다'는 치들약(치고 들어가는 약국)들에게는 이런 유형의 신규 개설이 일종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인식입니다.
소위 컨설팅이라고 불리는 중개업자들까지 이 시장에 발 벗고 나서면서 지난해 신규 약국 개설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약국간 경쟁이 심화되고 비대면 진료 약 배송 같은 변수도 적지 않다 보니 '권리금 회수 가능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들도 팽배해지고 있습니다.
권리금이 우상향하고 있고, 창고형 약국으로 인해 조제약국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지만 의원 이전·발행 처방 감소·치들약 개설 등 돌발 상황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평가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5년 연속 신규 약국 증가세…지난해에만 2000곳 개설
지난해 유독 치들약으로 인한 갈등과 송사가 끊이지 않았던 이유는 신규 약국이 처음으로 2000곳을 넘어섰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데일리팜이 최근 5년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기관 개폐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역대 가장 많은 신규 약국이 작년 한 해 개설됐습니다. 가파르게 치솟던 폐업세 역시 진정되는 특이한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데이터를 살펴보면 약국 신규 개설은 5년 연속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21년 1674곳 ▲2022년 1902곳 ▲2023년 1906곳 ▲2024년 1975곳 ▲2025년 2005곳으로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는 모습입니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처방전 수용 약국의 과밀화 우려 속에서도 현장의 개국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는 걸 방증하는 데이터라고 할 수 있죠.
최근 5년간 순증된 약국은 2193곳으로, 전체 2만5000개 약국의 1/10 수준에 달합니다.

반면 폐업은 주춤해 졌습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해마다 늘었던 폐업이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건데요 ▲2021년 1206곳 ▲2022년 1373곳 ▲2023년 1501곳 ▲2024년 1634곳으로 늘다가 ▲2025년 1555곳으로 흐름이 바뀌었습니다.
연간 순증 규모는 2024년 340곳에서 2025년 450곳으로 확대되며 전체 약국수 증가에 일조했습니다.
◆의원 추월한 약국 개업…'처방 분산' 불가피
처방 매출에 의존하는 현재의 구조 속에서 의원급 의료기관 지표와 비교해 보면 약국 시장의 특수성은 더욱 도드라지는 모습입니다.
의원의 경우 연도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신규 개원은 ▲2021년 1856곳 ▲2022년 2078곳 ▲2023년 1798곳 ▲2024년 1996곳 ▲2025년 1840곳으로 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반면 약국은 단 한 번의 꺾임 없이 늘어나며 의원 개원 속도를 앞질렀습니다.
폐원 역시 ▲2021년 1059곳 ▲2022년 1032곳 ▲2023년 1039곳 ▲2024년 1028곳 ▲2025년 1011곳으로 1010곳에서 1060곳 사이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유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5년에는 약국과 같이 역대 가장 낮은 폐원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개업 늘었는데 소득은 줄어…'속 빈 강정' 딜레마
약국 개설 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폐업이 다소 주춤해졌다고 해서 현장의 경영 여건까지 덩달아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국세청의 통계 데이터를 보면 개설 약사의 연평균 사업 소득금액은 1억116만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약 172만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수도권 약국의 소득 지표가 지방 대비 부진하게 나타난 점은 수도권의 약국 포화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는 게 약사들의 공통된 얘기입니다.
신규 약국이 2000곳 넘게 증가하면서 기존 상권 내 처방전 분산이 심화됐고, 여기에 가파르게 상승한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과 출혈경쟁이 겹치면서 매출은 유지되거나 늘어도 손에 쥐는 실질 소득은 오히려 줄어드는 구조적 압박이 본격화됐다는 겁니다.
대다수 중소형 약국과 신규 진입 약국의 수익성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는 해석이지요.
여기에 창고형 약국의 확산과 계절성 질환 감소, 일반약 판매 하락 등은 2026년에도 약국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현장 약사들의 분석입니다.
◆"객관적인 검증만이 답" 해답은?
권리금이 고공행진하고, 약국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검증'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간의 처방전 수용 행태나 일반약 매출 데이터를 그대로 믿기 보다는, '내 사례'에 적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특히 역량이나 기술적 요인이 반영되는 일반약, 학회약으로 불리는 건강기능식품 등의 경우 약사에 따라 결과값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나의 유형과 성격 등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약국 개설 전문가는 "비싼 권리금과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실질 처방 규모인지 등에 대한 검증이 선행돼야 하며, 컨설팅 등의 얘기를 그대로 믿기 보다는 직접 처방건수 등을 분석하고 리스크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처방전에만 매달리는 천편일률적인 형태로는 고정비 상승과 소득 감소를 방어하기 어려운 만큼,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하고 단골 고객을 확보하는 것 역시 포인트입니다.
약국 체인 관계자 역시 "신규 약국이 역대 최대로 증가한 만큼 신규 개설에 대한 문의 역시 계속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는 대형약국 위주의 문의가 많아진 것도 사실"이라며 "창고형 약국이 본격적으로 생기기 시작한 2026년 개폐업 현황은 보다 시사하는 바가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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