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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신약 흥행의 그림자...케이캡·제미글로 특허 정조준[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국내제약사 제품을 타깃으로 한 특허 도전이 크게 늘었다. 국산 신약들이 다국적제약사 제품 못지않은 성적을 내자, 이를 겨냥한 특허 도전도 자연스레 많아졌다는 분석이다.실제 올해 상반기 제네릭사들로부터 특허 도전을 받은 5개 약물 중 3개가 국내사 제품이다. HK이노엔 '케이캡(테고프라잔)'과 LG화학 '제미글로(제미글립틴)' 시리즈는 연매출 1000억원 이상 실적으로 시장을 이끌고 있다. 동아에스티 '주블리아(에피코나졸)'도 연매출 300억원 이상으로 제네릭사들의 특허 도전 타깃이 됐다.잘 나가는 국산신약들, 제네릭사 특허 도전 타깃 됐다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5개 약물이 제네릭사들의 특허 도전 타깃이 됐다. HK이노엔 케이캡, 애보트 크레온(판크레아스 분말), 동아에스티 주블리아, LG화학 제미글로, 베링거인겔하임 트라젠타(리나글립틴) 등이다.이 가운데 케이캡과 주블리아, 제미글로는 국내제약사 제품이다. 주블리아의 경우 일본 카겐제약이 원 개발사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016년 카겐제약으로부터 주블리아의 국내 개발과 독점 판매권을 획득한 바 있다.케이캡, 주블리아, 제미글로 제품사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국내제약사의 오리지널 제품이 다국적제약사 제품 못지않은 흥행을 기록하면서 제네릭사들의 타깃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이바에 따르면 케이캡은 지난해 104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9년 310억원이던 매출이 3년 새 3배 넘게 수직상승했다. 올해 1분기엔 28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다시 한 번 연매출 신기록 달성을 예고한 상태다.LG화학의 제미글로 시리즈는 지난해 1049억원의 매출 실적을 냈다. 2019년 800억원에서 31% 증가했다. 제미글로는 매우 치열한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시장 경쟁에서 후발주자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시리즈 매출 기준 시장 2위로 성장했다.동아에스티 주블리아는 지난해 31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9년 191억원이던 매출이 3년 새 64% 늘었다. 주블리아는 바르는 손발톱 무좀 치료제로는 유일한 전문의약품이다. 바르는 제형이라는 편의성과 경구제 수준의 효능을 갖춘 전문의약품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면서 바르는 손발톱 무좀 치료제 시장의 리딩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이런 경향은 지난해부터 두드러졌다. 지난해의 경우 상반기에 보령 '듀카브(피마사르탄+암로디핀)'와 한독 '솔리리스(에쿨리주맙)'가 특허 도전을 받았다. 하반기엔 유한양행 '레코미드서방정(레바미피드)'과 '한국팜비오'의 오라팡이 특허 도전의 타깃이 된 바 있다. 대부분 관련 시장에서 흥행 중인 제품이다.제약사 82곳 '케이캡' 특허분쟁 참전…역대 최대 규모국내사를 타깃으로 한 특허 도전은 대부분 심판 청구 업체가 10여곳 이상 대형 분쟁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케이캡 특허분쟁은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역대 최대 규모다. 국내제약사 82곳이 도전장을 냈다. 작년 12월 31일 삼천당제약이 결정형특허에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한 이후로, 올해 들어 81개 제약사가 추가로 같은 심판을 청구했다.물질특허에 대한 도전도 이어졌다. 삼천당제약을 비롯한 68개 업체가 올해 1월 26일 이후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했다.케이캡은 총 2개 특허로 보호된다. 2031년 8월 만료되는 물질특허와 2036년 3월 만료되는 결정형 특허다. 물질특허의 경우 당초 만료시점은 2026년까지였다. HK이노엔은 존속기간 연장을 통해 2031년까지로 만료 시점을 늦췄다.특허도전 업체들은 이들은 케이캡 물질특허의 연장된 존속기간 중 일부를 무력화하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만약 케이캡 결정형특허와 물질특허 중 일부까지 추가로 회피하는 데 성공할 경우 2026년 이후 제네릭 조기 발매가 가능해진다.2023년 상반기 제약바이오업계 특허 도전 현황(자료 특허청, 식품의약품안전처) 주블리아에 대한 특허 도전도 10개 제네릭사가 도전장을 냈다. 지난 2월 대웅제약이 주블리아 제제특허에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한 이후 16개 제약사가 추가로 회피 심판에 뛰어들었다.동아에스티는 지난 2월 13일 주블리아 제제특허를 등재했다. 이 특허는 2034년 10월 만료된다. 국내 등재된 주블리아 특허는 이 특허가 유일하다. 주블리아의 경우 PMS가 지난 5월 15일 만료됐다. 특허도전 업체들이 심판에서 승리할 경우 PMS와 무관하게 제네릭 조기 출시가 가능해진다는 의미다.LG화학 제미글로에는 9개 업체가 도전장을 냈다. 제네릭사들은 두 가지 방법으로 제미글로 특허에 도전 중이다. 보령을 비롯한 6개 업체는 지난 5월 제미글로 용도특허에 무효 심판을 청구했다. 신풍제약 등 8개 업체는 같은 날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했다. 이 가운데 5개 업체는 두 심판을 모두 청구했다.특허도전 타깃이 된 제미글로의 용도특허는 2039년 10월 만료된다. 제미글로에는 2030년 1월과 2031년 10월 각각 만료되는 특허가 추가로 등재돼 있다. 제네릭사들이 용도특허를 회피 혹은 무효화하는 데 성공할 경우 2031년 이후 제네릭 발매가 가능해진다.적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 3건…오리지널사의 선제적 방어 전략상반기 제약바이오업계 특허분쟁의 특징적인 모습 중 하나는 오리지널사들이 매우 적극적인 방어 전략을 펼쳤다는 것이다.올해 상반기에만 오리지널사가 청구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은 3건에 달한다. 적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이란, 특허권자가 자신이 보유한 특허를 침해당했는지 특허심판원에 특허효력 범위의 정확한 판단을 요구하는 것이다.그간 적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은 드물게 청구됐다. 2017년 이후 청구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은 단 2건에 그친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만 3건이 새롭게 청구된 셈이다.2023년 상반기 오리지널 제약사의 특허 방어 현황(자료 특허청, 식품의약품안전처) 이달 1일엔 노바티스가 셀트리온을 상대로 알레르기 천식 치료제 '졸레어(오말리주맙)' 제제특허 2건의 적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했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가 졸레어 제제특허 2건을 침해했다는 게 노바티스의 판단이다.셀트리온은 졸레어 바이오시밀러로 'CT-P39'를 개발 중이다. 지난 4월엔 글로벌 임상3상 중간 결과를 발표하는 등 상용화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이미 유럽에선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고, 국내에서도 연내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다만, 특허심판원이 적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에서 오리지널사인 노바티스의 손을 들어준다면 셀트리온의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국내 발매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올해 3월엔 바이엘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대로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 물질특허의 적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했다.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아일리아 시밀러로 'SB15'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임상3상이 마무리돼 상업화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아일리아 물질특허는 2024년 1월 만료된다. 특허심판원 심결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아일리아 시밀러 국내 발매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2023-06-30 06:20:04김진구 -
'트라젠타' 미등재특허 또 있어?…속타는 제네릭사들[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당뇨약 '트라젠타(리나글립틴)' 제네릭 조기 발매를 위한 특허 도전이 난항인 모습이다. 오리지널사가 특허청에 등록만 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등재하지 않은 '미등재특허' 때문이다.특허도전 업체 입장에선 제네릭 발매를 위해 최대 10개 이상으로 예상되는 트라젠타의 미등재특허를 모두 극복해야 한다는 점에서 분쟁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트라젠타 미등재특허에 잇단 심판 청구…9개월 새 8건트라젠타 제품사진.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뉴원사이언스는 베링거인겔하임을 상대로 트라젠타 용도특허(10-2427380)에 대한 무효심판을 청구했다. 이 용도특허는 식약처 특허목록집에는 등재되지 않았다.제뉴원사이언스는 이에 앞서 트라젠타 미등재특허 5건에도 심판을 청구한 상태다.지난해 9월엔 제제특허(10-2051281)에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했고, 작년 10월 용도특허 3건(10-1558938/10-1655754/10-1806786)과 제조방법 특허 1건(10-1541791)에 각각 무효심판을 청구했다.이밖에도 트라젠타 미등재특허에 대한 제네릭사의 도전은 2건이 더 있다. 제뉴원사이언스 외에도 신일제약·유나이티드·한국휴텍스제약·한국바이오켐·한림제약 등이 트라젠타 특허에 도전 중인데, 이들은 올해 4월 트라젠타 제제특허 2건(10-1710881/10-1855323)에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작년 9월 이후 약 9개월 새 8건의 미등재특허가 제네릭사의 타깃이 된 셈이다.미등재특허의 경우 제네릭사 입장에선 이 특허를 극복하지 않아도 후발의약품으로 허가를 받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실제 제품 발매는 사정이 다르다. 오리지널사와 특허침해 소송에 휘말릴 수 있어 부담이 크다.만약 오리지널사가 특허 침해 소송과 동시에 제품 발매를 막아달라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할 경우 제네릭사 입장에선 제품 발매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 특허침해 소송에서 패소하면 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내년 6월 마지막 등재특허 만료되지만…미등재특허가 발목 잡아트라젠타로 식약처 특허목록집에 등재된 특허는 대부분 존속기간이 만료됐거나 제네릭사가 회피 또는 무효화에 성공한 상태다.오리지널사인 베링거인겔하임은 트라젠타로 6개 특허를 특허목록집에 등재했다. 이 가운데 물질특허1(10-1150449)은 지난해 9월 만료됐다. 용도특허1(10-1111101)과 용도특허2(10-0926247) 역시 작년 8월과 9월 각각 만료됐다.2027년 4월 만료되는 제제특허(10-1478983)와 결정형특허(10-1452915)의 경우 제네릭사들이 지난 2016년 회피 혹은 무효화하는 데 성공했다.트라젠타 등재/미등재 특허 현황 (자료 특허청,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약처 등재 특허 중 존속기간이 남은 건 내년 6월 만료되는 물질특허2(10-0883277)뿐이다. 표면적으로는 내년 6월 이후 제네릭 조기발매가 가능한 것처럼 보인다.실제 제네릭사들은 당초 내년 6월 두 번째 물질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제네릭을 조기 발매할 계획이었다.그러나 특허목록집에 등재되지 않은 미등재특허가 발목을 잡고 있다. 미등재특허를 극복하지 않은 상태로 제네릭을 발매할 경우 특허 침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제네릭사 입장에선 제네릭 발매에 앞서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트라젠타 미등재특허 최대 10건 이상"…제네릭사 분쟁 부담↑문제는 트라젠타의 미등재특허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제약업계에선 아직 심판이 청구되지 않은 경우를 포함해 트라젠타 미등재특허가 총 10개 이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트라젠타 제네릭 조기 발매를 위해 추가로 승리해야 하는 심판이 10건 이상이라는 의미다. 제네릭사 입장에선 동시다발로 진행되는 특허 분쟁에 따른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특히 특허목록집에 등재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제네릭사들은 일일이 특허정보를 검색하고 심판을 청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크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제약업계에선 트라젠타 관련 특허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목록집에 등재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네릭사는 숨어있는 특허를 일일이 찾아서 심판을 청구해야 한다. 더구나 오리지널사가 특허청에 특허를 출원할 때는 발명의 명칭을 제품명이나 상품명으로 기입하지 않기 때문에 번거로움이 크고, 몇몇 특허를 놓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그는 "식약처에 등재된 특허를 극복한 업체들은 2024년 6월 이후 9개월간의 우판권(우선판매품목허가)을 확보했다"며 "그러나 최대 10개 이상으로 짐작되는 미등재특허를 극복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경우, 우판권의 효력이 끝난 뒤 제네릭이 발매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트라젠타 용도특허 공개전문 중 일부 발췌. 발명의 명칭에 제품명(트라젠타)과 상품명(리나글립틴)이 포함되지 않았다. (자료 특허청)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트라젠타와 트라젠타듀오의 지난해 처방액은 1325억원으로, 전년대비 2% 감소했다. 올해는 1분기까지 317억원의 처방실적을 냈다. 주요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가운데 자누비아 시리즈와 제미글로 시리즈에 이어 세 번째로 처방실적이 높다.2023-06-28 06:20:42김진구 -
FDA, 청소년·성인 원형탈모증치료제 '리트풀로' 허가[데일리팜=김진구 기자] 한국바이오협회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청소년용 원형탈모증 치료제로 화이자 '리트풀로(리틀레시티닙)'를 허가했다고 27일 소개했다.FDA는 지난해 6월 성인용 원형탈모증 치료제로 일라이릴리 올루미언트(바리시티닙)를 승인한 바 있다. 병변에 국소 작용하는 기존 원형탈모증 치료제와 달리 전신에 작용하는 약물로는 최초 승인이었다.리트풀로는 성인뿐 아니라 청소년까지 적응증을 확보한 첫 치료제다. 이로써 원형탈모증 적응증을 보유한 JAK(야누스키나제) 억제제 계열 약물은 2종으로 늘었다.미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원형탈모증은 신체가 자신의 모낭을 공격해 모발이 빠지게 하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다. 대부분 환자는 인종과 성별에 관계없이 10~30대에 영향을 받는다. 다만 원혈탈모증이 나타나는 시기는 모든 연령대로 다양하다.리트풀로와 올루미언트는 자가면역질환 전반을 치료하는 약물이다. 국소 부위의 증상 완화가 아닌, 질병의 원인을 표적으로 삼고 면역체계를 포함한 전체 신체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특정 효소계열 중 하나 이상의 활성을 차단해 염증 유발 경로를 방해하는 원리다.반면 기존 원형탈모증 치료제인 경구 스테로이드나 국소약물의 경우 특정 부위만을 타깃으로 한다.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화이자 리트풀로의 약가는 연간 4만9000달러(약 6400만원) 수준이다. 이에 대해 화이자는 다른 전문 피부과 치료제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2023-06-27 11:00:50김진구 -
무더기 허가와 철수...중소제약, 규제 혼선에 비용 낭비↑[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중견·중소제약사들이 지난 3,4년간 허가받은 의약품이 시장에서 무더기로 철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묻지마 제네릭 장착’을 시도했고 판매 실적 없이 급여목록에서 대거 사라졌다. 제네릭 약가재평가 시행으로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시도로 비용 지출도 크게 늘었다.◆미생산·미청구 의약품 무더기 급여삭제...중견·중소제약 3·4년 허가 제품 대다수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의약품 322개 품목이 건강보험 급여목록에서 삭제됐다. 이중 미생산 미청구 의약품 300여개 품목이 급여목록에서 퇴출됐다. 보건당국은 최근 2년 간 보험급여 청구실적이 없거나 3년 간 생산실적 또는 수입실적이 보고되지 않은 의약품에 대해 급여목록에서 삭제한다.지난달 급여삭제 의약품은 대형제약사에 비해 중소·중견제약사 제품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대형제약사의 보유 의약품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5월 급여삭제 의약품 322개 중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가장 많은 18개를 차지했다. 라이트팜텍과 유앤생명과학이 각각 14개로 나타났다. 팜젠사이언스와 한국신텍스제약이 각각 10개 품목이 지난달 급여가 삭제됐다. 동구바이오제약, 독립바이오제약, 한국유니온제약, 시어스제약 등도 8~9개 제품이 지난달 급여목록에서 삭제됐다.업계에서는 중소·중견제약사들을 중심으로 규제 강화 이전에 최고가 제네릭을 최대한 많이 장착한 이후 처방 실적이 발생하지 않자 급여 삭제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한다.유나이티드제약을 제외한 대다수 업체들은 지난달 급여삭제 의약품의 허가시기가 2019년과 2020년에 집중됐다.라이트팜텍의 급여삭제 의약품 14개 중 10개 품목이 2019년과 2020년에 허가받았다. 유앤생명과학의 급여삭제 의약품 14개 중 12개는 2020년에 허가받은 제품이다. 팜젠사이언스와 한국신텐스제약의 급여삭제 의약품 10개 모두 2019년과 2020년에 허가받았다.동구바이오제약은 지난달 급여삭제 의약품 9개 중 8개 품목의 허가가 2019년과 2020년에 집중됐고 독립바이오제약은 급여삭제 제품 9개 모두 2019년과 2020년에 승인받은 제품이다.◆작년 1164개 급여삭제 제네릭도 중소제약 비중↑...규제강화에 무더기 허가 후 철수지난해 11월 미생산·미청구 급여삭제 의약품도 중견·중소제약사들의 비중이 컸다.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일 의약품 1164개 품목이 미생산·미청구로 인해 급여목록에서 제외됐다. 당시 라이트팜텍과 경방신약이 가장 많은 44개 품목이 급여목록에서 삭제됐다. 유앤생명과학과 한국신텍스제약이 각각 28개 품목이 급여삭제됐다. 대우제약, 아리제약, 유니메드제약, 한림제약, 바이넥스, 한국파비스제약, 제뉴원사이언스, 한국유니온제약 등 중견·중소제약사들의 급여삭제 품목이 많았다.2019년과 2020년은 유례 없이 많은 제네릭 허가가 쏟아진 시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전문의약품 허가건수는 2018년 1562개에서 2019년에는 4195개로 2배 이상 급증했다. 2020년에는 2616개로 2년 전보다 67.5% 늘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1600개, 1118개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2018년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 이후 정부가 제네릭 규제 강화를 천명했고 2019년과 2020년 중견·중소제약사들을 중심으로 무제한 위수탁을 활용해 제네릭을 최대한 장착했다. 이후 판매실적 없이 3, 4년이 지나면서 급여목록에서 사라지는 모양새다.일부 업체들은 약가제도 개편 이후 최고가 제네릭을 적극적으로 양도·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계단형 약가제도에 따라 기등재 동일제품이 20개가 넘을 경우 후발주자로 진입하는 제네릭은 약가가 15% 낮아진다. 기존에 등재된 동일 약물이 20개가 넘으면 최고가 요건 충족 여부와 무관하게 ‘2가지 요건 미충족 약가의 85%’ 또는 ‘종전 최저가의 85%’ 중 더 낮은 약가를 받는다.개편 약가제도 시행 이후 양도·양수 의약품의 약가 승계가 허용되면서 최고가 제네릭 의약품의 판권 이동도 크게 확산한 것으로 알려졌다.정부가 규제 강화 움직임을 내비치자 제약사들이 사전에 제네릭 제품을 장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일시적으로 제네릭 허가 건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후 새 약가제도 시행 이후에는 이때 허가 받은 비싼 제네릭 제품들이 양도·양수를 통해 활발하게 거래되는 기현상이 연출된 셈이다.사실상 제약사들이 판매 의도가 없었는데도 규제 강화를 대비해 미리 허가만 받고 제도 개편 이후에는 양도·양수 거래 용도로 활용됐다는 지적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최고가 제네릭의 양도·양수 수요가 떨어지면서 지난해부터 미생산·미청구 제네릭 제품들이 무더기로 급여목록에서 사라진 셈이다.◆중견·중소제약사들, 약가재평가 생동성시험에도 비용 지출↑중견·중소제약사들은 정부의 약가 규제에 생물학적동등성시험에도 많은 비용을 투자했다.지난해 전체 생동성시험계획 승인건수는 296건으로 집계됐다. 생동성시험계획 승인건수는 2019년 259건에서 2020년 323건, 2021년 505건으로 치솟았지만 지난해에는 감소세를 보였다. 최근 중견·중소제약사들의 생동성시험 시도 건수가 많았다.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휴온스가 가장 많은 38건의 생동성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휴온스는 2019년과 2020년 각각 11건의 생동성시험에 착수했는데 2021년 19건으로 급증했고 지난해 8건으로 줄었다. 한국휴텍스제약, 한국프라임제약, 동구바이오제약, 알리코제약 등은 지난 3년 동안 30건 이상의 생동성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마더스제약, 메디카코리아, 환인제약, 종근당, 위더스제약, 팜젠사이언스, 하나제약 등이 지난 3년 간 20건 이상의 생동성시험에 착수했다. 종근당을 제외하고 대부분 중소·중견제약사들이 생동성시험 승인 건수 상위권에 포진했다.정부의 제네릭 약가재평가 공고 이후 기허가 제네릭의 생동성시험 시도 건수가 크게 늘었다.보건복지부는 2020년 6월 최고가 요건을 갖추지 못한 제네릭은 오는 2023년 2월28일까지 ‘생동성시험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자료를 제출하면 종전 약가를 유지해주는 내용의 '약제 상한금액 재평가 계획'을 공고했다.제약사들은 이미 판매 중인 기허가 제네릭에 대해서도 생동성시험을 활발하게 전개했다. 제제연구를 통해 제네릭을 만들어 생동성시험을 진행하고 동등 결과를 얻어내면 변경 허가를 통해 약가인하도 피할 수 있다는 노림수다. 이때 위탁제조를 자사제조로 전환하면서 생동성시험 자료 대신 비교용출시험 자료로 대체해 허가변경을 진행하면 ‘생동성시험 실시’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위탁 제네릭의 비중이 큰 중견·중소제약사들을 기허가 제품의 생동성시험에 많이 착수했고 추가 비용 지출로 이어졌다.제약사 한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중견·중소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사전에 확보하지 못한 제네릭 장착에 열을 올렸고, 결과적으로 판매도 못하고 시장에 사라지면서 허가비용만 소모한 셈이 됐다”라면서 “제네릭의 약가재평가에 따라 상대적으로 위탁 제네릭 비중이 큰 중견·중소제약사들이 생동성시험 수행에 불필요한 지출도 커졌다”라고 토로했다.2023-06-27 06:20:31천승현 -
'팍스로비드' 라이선스 1년...제약사 10곳, WHO 인증 시도[데일리팜=황진중 기자]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 제네릭 라이선스를 도입한 제약사 36곳 중에서 일부 기업이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심사(PQ) 인증을 시도하고 있다. 각 제약사들은 코로나19 비상사태 해제에도 PQ 인증을 획득해 공공입찰 방식으로 개발도상국 등에 의약품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26일 WHO에 따르면 팍스로비드 제네릭을 도입한 제약사 36곳 중 1개 기업이 WHO PQ 인증을 받았다. 인도 제약사 헤테로가 첫 팍스로비드 제네릭 PQ 인증을 지난해 12월 획득했다.셀트리온을 비롯한 제약사 9곳은 PQ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포순제약, 마일란, 데사노, 스트라이드파마, 신진, 야오제약, 제지앙 아펠로아, 제지앙 화하이 등이다. 화이자는 팍스로비드 오리지널 제품에 대한 WHO PQ 인증을 받았다. WHO는 PQ 인증을 위해 ▲자문회의 ▲서류 제출 전 회의 ▲평가 서류 접수 등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과 포순제약, 마일란, 제지앙 아펠로아, 제지앙 화하이는 3가지 절차를 모두 밟고 승인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데사노와 스트라이드파마는 서류 제출 전 회의 절차까지 진행했다. 신진과 야오제약은 WHO로부터 자문을 받을 수 있는 회의를 개최했다.WHO PQ는 제조공정과 품질, 임상 결과 등을 평가해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증하는 제도다. PQ 인증을 확보한 제약사는 유니세프와 범미보건기구 등 국제연합(UN) 산하기관이 주관하는 의약품 국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WHO PQ 인증은 국제 입찰을 통해 개발도상국 진출을 위한 방안 중 하나다.2022년 3월 22일 기준 팍스로비드 제네릭을 기술도입한 제약사 수.(자료 국제의약품특허풀) 국제의약품특허풀(MPP)은 지난해 3월 13개국 36개사에 팍스로비드 제네릭과 관련한 라이선스를 부여했다. 화이자가 MPP를 통해 개발도상국 등 중저소득국가에 팍스로비드 제네릭 판매를 허용한 것에 따른 조치다.셀트리온은 팍스로비드 제네릭 완제품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완제품 개발과 생산은 계열사인 셀트리온제약에서 담당한다. 셀트리온은 해외 공급을 맡는다. 제품 생산은 선진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cGMP) 인증 시설인 셀트리온제약 청주공장에서 진행된다.팍스로비드는 알약 형태의 먹는 항바이러스제다. 화이자가 진행한 임상 2/3상시험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입원과 사망확률을 위약군 대비 89%까지 줄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WHO는 경증·중등도 코로나19 환자에게 팍스로비드 처방을 강력하게 권고했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연합(EU)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 사용승인을 획득하고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WHO가 2021년 10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저소득 국가에 공급될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제네릭 조달 시장은 1조7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2023-06-26 12:04:54황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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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 3년만에 무더기 퇴장...규제혼선이 초래한 낭비[데일리팜=천승현 기자] 국내 시장에 진입한지 불과 3, 4년 가량 지난 의약품이 무더기로 급여목록에서 사라졌다. 보건당국으로부터 허가받은 이후 판매 실적이 전무한 상황에서 시장에서 퇴출됐다. 제약사들이 지난 2019년과 2020년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앞다퉈 제네릭을 무더기로 허가받은 이후 판매도 하지 않고 사라지는 모양새다. 정부의 규제 혼선이 사회적 비용 낭비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의약품 322개 품목이 건강보험 급여목록에서 삭제됐다. 이중 미생산 미청구 의약품 300여개 품목이 급여목록에서 퇴출됐다. 보건당국은 최근 2년 간 보험급여 청구실적이 없거나 3년 간 생산실적 또는 수입실적이 보고되지 않은 의약품에 대해 급여목록에서 삭제한다.지난달 급여삭제 의약품의 허가시기가 2019년과 2020년에 집중됐다는 점이 흥미로운 현상이다. 5월 급여삭제 의약품 322개 품목의 허가연도를 보면 2019년과 2020년이 총 221개로 68.6%를 차지했다. 2020년 허가 의약품이 134건으로 가장 많았고 2019년 허가 제품이 87건으로 뒤를 이었다. 2015년 허가 의약품 21개 품목이 지난달 급여목록에서 삭제됐고 나머지 연도는 10개에도 못 미쳤다.지난달 급여삭제 의약품 3개 중 2개는 허가받은 지 4년에도 못 미치는 신제품이라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정부 규제 강화 움직임에 제약사들이 무분별하게 제네릭 허가를 받은 이후 팔지도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진 것으로 분석한다.2019년과 2020년은 유례 없이 많은 제네릭 허가가 쏟아진 시기다.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전문의약품 허가건수는 2018년 1562개에서 2019년에는 4195개로 2배 이상 급증했다. 2020년에는 2616개로 2년 전보다 67.5% 늘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1600개, 1118개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월별 허가 전문의약품 건수를 보면 2018년 월 평균 130개를 기록했는데 2019년에는 월 평균 350개로 치솟았다. 2019년 5월에는 한 달 동안 허가 받은 전문약이 584개에 달했다. 하지만 2020년부터 전문약 허가 건수는 점차 감소했고 예년 수준을 되찾은 모양새다. .2018년 10월부터 2020년 7월까지 매월 100개 이상의 전문약이 쏟아졌고 2020년 8월 23개월 만에 전문약 허가가 100개 미만으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전문약 허가가 월 100건을 넘은 것은 총 4차례에 그쳤다.2019년과 2020년 전문의약품 허가 폭증은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이 직접적인 요인으로 지목된다.2018년 불순물 초과 검출로 고혈압치료제 발사르탄 성분 의약품 175개 품목이 판매 금지됐다. 이때 복지부와 식약처는 ‘제네릭 의약품 제도개선 협의체’를 꾸려 제네릭 난립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8년 7월과 8월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라는 불순물이 검출된 원료의약품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발사르탄 함유 단일제와 복합제 175개 품목에 대해 판매 금지 조치를 내렸다.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제네릭 난립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커졌다. 복지부와 식약처는 2018년 9월부터 ‘제네릭 의약품 제도개선 협의체’를 꾸려 제네릭 난립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제약사들은 정부의 제네릭 규제 강화 이전에 최대한 많은 제네릭을 장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새 약가제도 시행 이전에 이미 허가 받을 수 있는 제네릭은 대부분 확보했다는 관측도 나온다.2020년 7월부터 시행된 개편 약가제도가 정부의 제네릭 난립 억제를 위한 대표적인 정책이다.2020년 7월부터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을 모두 충족해야만 현행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 상한가를 유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개편 약가제도에는 급여등재 시기가 늦을 수록 상한가가 낮아지는 계단형 약가제도가 담겼다. 특정 성분 시장에 20개 이상 제네릭이 등재될 경우 신규 등재 품목의 상한가는 기존 최저가의 85%까지 받게 된다.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을 내비치자 제약사들이 사전에 제네릭 제품을 장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일시적으로 제네릭 허가와 급여 등재가 급증했고 제도 변화 직후 신규 진입이 급감하는 현상이 펼쳐진 셈이다.결과적으로 제약사들은 정부 규제 강화 이전에 가급적 많은 제네릭을 장착하기 위한 무분별한 정책을 펼쳤고 3, 4년이 지나지 않아 시장에서 철수하는 기현상이 연출됐다.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규제 강화 이전에 시장성과 무관하게 무제한 위수탁을 활용해 무분별하게 제네릭 허가를 받았고 이후 판매 성과 없이 시장 철수로 이어졌다”라면서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이 오히려 사회적 비용 낭비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2023-06-26 06:20:39천승현 -
8호 면역항암제 '이뮤도' 상륙…간암 치료 옵션 확대[데일리팜=정새임 기자] 국내 8번째이자 두 번째 CTLA-4 억제 기전의 면역항암제가 등장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10년 넘게 개발을 이어온 끝에 간암에서 첫 면역항암제+면역항암제 조합의 옵션을 탄생시켰다.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의 CTLA-4 계열 면역항암제 '이뮤도(성분명 트레멜리무맙)'에 품목허가를 내렸다. 이뮤도는 진행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간암)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더발루맙)'와 병용해 사용한다.이뮤도는 국내 8번째로 허가된 면역항암제다. 2014년 12월 BMS의 '여보이(이필리무맙)'가 첫 번째 면역항암제로 허가된 이후 ▲오노약품 '옵디보(니볼루맙)' ▲MSD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로슈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 ▲아스트라제네카 '임핀지(더발루맙)' ▲머크 '바벤시오(아벨루맙)' ▲GSK '젬퍼리(도스탈리맙)'까지 총 7개 면역항암제가 들어섰다. 이뮤도 허가로 아스트라제네카는 두 개 면역항암제를 장착하게 됐다.이뮤도는 여보이 이후 9년 만에 등장한 CTLA-4 계열 면역항암제이기도 하다. CTLA-4는 세포독성 T 림프구 연관 항원-4로 주로 T세포 표면에 발현해 T세포의 활동을 제어한다. 이뮤도는 CTLA-4와 CD80·CD86의 상호작용을 선택적으로 차단해 T세포를 활성화함으로써 항종양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기전이다.여보이 이후 등장한 면역항암제는 모두 PD-(L)1 계열로 현재 면역항암제 시장을 PD-(L)1 계열이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LTA-4 계열 면역항암제는 기전적인 특징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반응률과 높은 자가면역질환 부작용이라는 한계를 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여보이는 PD-1 억제제인 옵디보와 병용요법으로만 제한적으로 쓰이고 있다.이뮤도도 개발 과정에서 숱한 임상 실패를 겪으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뮤도는 화이자가 처음 개발한 물질로 2011년 아스트라제네카가 글로벌 개발 권리를 인수했다. 이후 아스트라제네카는 폐암·방광암·두경부암 등 여러 암종에서 임핀지와 병용요법을 시도했지만 임상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간암은 이뮤도의 상업화 청신호를 알린 첫 번째 암종이다. STRIDE 요법(최초 1회 임주도 투여 후 임핀지 4주 간격으로 투여)으로 이뮤도의 독성 우려를 최소화하고 효과를 높임으로써 1차평가변수를 달성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10년 넘게 이뮤도 개발을 진행한 끝에 간암에서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아스트라제네카가 진행한 HIMALAYA 3상 임상 결과에 따르면 이뮤도+임핀지 STRIDE 요법은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 16.4개월을 기록해 표준치료인 넥사바 대비 사망 위험을 22% 줄였다. 36개월 추적 관찰 시점에서 임핀지+트레멜리무맙군과 넥사바군의 OS 도달률은 각각 30.7%, 20.2%로 병용요법의 장기 생존 이점을 확인했다.이어 아시아인 하위분석 결과에서도 이뮤도+임핀지 요법은 글로벌과 일관된 효과를 입증했다. 이뮤도 등장으로 간암 치료 환경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그간 표적항암제 중심이었던 간암에서 면역항암제 옵션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로슈의 티쎈트릭은 면역항암제 최초로 간암 1차 치료에 이름을 올린 약제다. 티쎈트릭은 표적항암제 '아바스틴'과 병용해 우수한 효과를 입증했다. 전체생존기간을 넥사바보다 6개월 가량 늘리며 넥사바 대비 사망 위험을 42% 줄였고, 반응률도 넥사바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면역항암제+표적항암제에 이어 이뮤도+임핀지로 대표되는 면역항암제+면역항암제 조합도 등장했다. 표적항암제가 일으킬 수 있는 수족증후군 등 피부관련질환, 설사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여러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역항암제 효과가 입증되면서 국내 간암 치료 가이드라인에는 면역항암제가 전면에 올랐다. 대한간암학회가 국립암센터가 작년 발표한 '2022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티쎈트릭+아바스틴'과 '이뮤도+임핀지' 요법이 1차 전신 치료로 최우선 권고(A1)됐다. 오랜 기간 간암 표준치료제였던 넥사바를 제치고 올해 처음으로 면역항암제가 우선적으로 권고된 것이다.김보현 국립암센터 소화기내과 교수는 당시 데일리팜과 인터뷰에서 "티쎈트릭+아바스틴 조합이 기존 치료제보다 더 좋은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 입증돼 넥사바 이전에 면역항암제 요법을 더 고려해볼 수 있다고 판단한 근거로 작용했다"며 "이뮤도+임핀지 요법 역시 넥사바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보여 1차 치료제로 권고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2023-06-26 06:18:00정새임 -
보령, 항암제 '렌비마' 특허 도전 첫 관문 통과에자이의 간암치료제 렌비마 제품사진.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보령이 간암치료제 '렌비마(렌바티닙)'에 대한 특허 도전에서 첫 번째 관문을 넘는 데 성공했다. 남은 2개 특허까지 회피 혹은 무효화할 경우 제네릭 조기 발매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전망이다.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특허심판원은 최근 보령이 에자이를 상대로 제기한 렌비마 결정형특허의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에서 보령의 손을 들어줬다.보령은 렌비마 특허에 단독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렌비마 특허 3건에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과 무효 심판을 동시 청구했다. 당시 대웅제약이 특허 도전에 합류했으나, 이내 자진 취하하며 이탈했다.렌비마는 5개의 특허로 보호되고 있다. 2025년 4월 만료되는 물질특허, 2028년 3월 만료되는 용도특허, 2028년 6월 만료되는 결정형특허, 2031년 3월 만료되는 제제특허, 20 35년 8월 만료되는 제조방법 특허다.이 가운데 2035년 만료되는 제조방법 특허의 경우 보령이 특허 도전에 나선 이후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특허목록집에 등재됐다.보령은 물질특허를 제외한 나머지 특허를 회피 또는 무효화한 뒤 물질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제네릭을 발매한다는 계획이다. 후속 등재된 제조방법 특허는 보령이 추가로 극복해야 한다. 다만 이 특허의 경우 보령이 오리지널과 다른 조성물이나 염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비교적 수월하게 회피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보령이 나머지 특허 도전에도 성공해 렌비마 제네릭을 조기 발매하면 항암제 포트폴리오는 더욱 확장될 전망이다. 보령은 2020년 이후 항암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오리지널 제품의 국내 판권 인수와 함께 특허 극복을 통한 퍼스트제네릭 발매가 보령의 주요 전략이다.보령은 지난해 발표한 '5개년 중장기 계획'에서 2026년까지 항암제 퍼스트제네릭 10개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지난해 7월엔 아스트라제네카의 유방암 치료제 '파슬로덱스(풀베스트란트)'의 퍼스트제네릭으로 '풀베트'를 허가받았다.여기에 렌비마를 포함해 ▲입센의 간암치료제 '카보메틱스(카보잔티닙)' ▲BMS의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 '스프라이셀(다사티닙)' ▲노바티스의 백혈병 치료제 '타시그나(닐로티닙)' ▲화이자의 유방암 치료제 '입랜스(팔보시클립)' 등의 특허에 도전장을 냈다.다만 타시그나에 대한 특허 도전은 보령이 제네릭 개발을 중단하면서 자진 취하했다. 입랜스의 경우 1심에서 패배하고 특허법원에 항소한 상태다.스프라이셀에 대한 도전은 보령이 지난해 6월 결정형특허를 회피하는 데 성공하면서 2024년 3월 용도특허 만료 이후 제네릭 조기발매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카보메틱스의 경우 1심에서 패배했지만 제네릭 조기 발매 전략에는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다. 오리지널사인 입센 측은 보령의 심판 청구 이후로 특허 도전의 타깃이 된 청구항을 모두 자진 삭제했다. 이로 인해 보령이 특허 무효를 주장할 대상이 사라졌고, 특허심판원은 각하 심결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보령은 심판에서 패배했지만 사실상 이 특허가 만료되는 2032년 2월 이전에 제네릭을 발매하더라도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 상황이 됐다.렌비마는 에자이의 간암 치료제다. 넥사바(소라페닙),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아바스틴(베바시주맙)과 함께 간암의 1차 치료에 쓰인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렌비마의 지난해 매출은 136억원이다. 2021년 158억원 대비 14%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엔 2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2023-06-23 12:03:53김진구 -
포시가, 박출률 무관 만성 심부전 치료제로 적응증 확대[데일리팜=정새임 기자]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SGLT-2 억제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박출률 보존(HFpEF) 및 경도감소 심부전(HFmrEF) 적응증을 추가 획득했다고 22일 밝혔다.이번에 승인받은 적응증은 만성 심부전(NYHA class II-IV) 환자에서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및 심부전으로 인한 긴급 병원 방문 위험성 감소다. 이로써 포시가는 모든 박출률 범위의 만성 심부전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이번 적응증 확대는 DELIVER 연구를 바탕으로 한다. DELIVER는 좌심실 박출률(LVEF) 40% 이상인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SGLT-2억제제의 임상연구 중 규모가 가장 큰 연구다. 2형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LVEF 40% 이상인 만성 심부전 환자 6263명이 참여했다. 여기에는 제2형 당뇨병 병력이 있거나 심부전으로 입원 중이거나 퇴원한 환자, 연구 등록 시점에 박출률이 40% 이상으로 개선된 환자도 포함됐다.연구 결과, 포시가는 심혈관 사망 또는 심부전 악화(심부전으로 인한 예정되지 않은 입원 및 병원 방문)로 평가한 복합평가변수 발생 위험을 위약군 대비 18% 감소했다. 포시가는 이미 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DAPA-HF연구와 만성콩팥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DAPA-CKD 임상을 통해 위약 대비 2차 평가변수로서의 사망 위험 감소를 확인한 바 있다.포시가는 전체 심부전 악화 및 심혈관 사망 위험이 위약군 대비 23% 더 낮았다. KCCQ(캔자스 대학 심근병증 설문지) 기준 증상 평가 점수는 위약군보다 평균 2.4점 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심일 한국아스트라제네카 CVRM사업부 전무는 "포시가가 제2형 당뇨병, 만성 심부전, 만성콩팥병 3가지 적응증을 모두 가지고 있는 유일한 SGLT-2억제제로서 더 많은 환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2023-06-22 13:40:25정새임 -
직듀오 제네릭 여전한 인기…이달만 14품목 신규허가직듀오 제품사진.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직듀오(다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제네릭에 대한 제약업계의 기대감이 여전한 것으로 비춰진다. 이달 들어서만 직듀오 제네릭 14개 품목이 신규로 허가됐다.후발주자로서 시장을 선점한 기존 제품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데다가, 약가도 낮게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향후 고용량 복합제를 중심으로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날 동화약품 등 13개 제약사가 직듀오 제네릭을 허가받았다. 모두 다파글리플로진 10mg에 메트포르민 500mg이 더해진 약물이다.지난 16일엔 신일제약이 같은 성분·함량의 직듀오 제네릭을 허가받은 바 있다. 이달 들어서만 이 성분·용량 제품 14개 품목이 추가된 셈이다. 신일제약은 이 14개 품목을 수탁 생산한다.이들 14개 업체는 기존에 다파글리플로진 10mg+메트포르민 1000mg 제품을 허가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각 업체마다 직듀오 제네릭 품목이 1개에서 2개로 늘어난 것이다.14개 품목이 더해지면서 전체 직듀오 제네릭 품목 수는 151개로 늘어났다. 용량별로는 고용량 다파글리플로진을 기반으로 한 10/1000mg 제품이 63개로 가장 많고, 10/500mg 제품이 48개로 그 뒤를 잇는다.반면 5/1000mg과 5/500mg 제품은 각각 23개·17개에 그친다. 향후 직듀오 제네릭 경쟁이 다파글리플로진 고용량 제품을 중심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직듀오 제네릭 허가·급여 현황 신규로 허가받은 14개 품목의 경우 후발주자로서 불리한 점이 적지 않다. 기존에 허가를 받고 발매된 10/500mg 용량 25개 제품이 선점한 시장을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약가 역시 높게 받을 수 없다. 현행 계단형 약가제도에선 기등재 동일제품이 20개가 넘을 경우 후발주자로 진입하는 제네릭은 약가가 15% 낮게 책정된다. 기존에 등재된 10/500mg 제품은 약가가 473원에서 402원까지로 책정됐다. 신규 허가 제품들이 급여권에 동시 진입하더라고 350원 미만의 약가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그럼에도 제네릭사들은 신규 품목허가를 강행했다. 제약업계에선 이 시장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경쟁을 원인으로 꼽는다.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규 허가받은 업체들은 모두 복합제 용량 1개 제품만 보유하고 있었다. 보통 복합제 용량이 하나인 경우보다는 여러 개인 경우가 영업에 효과적이라는 점에서 신규 용량 제품을 허가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5월 기준 단일제인 포시가 제네릭의 시장 점유율은 23.5%다. 60개 제약사가 총 14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복합제인 직듀오 제네릭의 경우 시장 점유율은 15.9% 수준이다. 31개 제약사가 총 8억원의 처방실적을 냈다.2023-06-22 06:00:00김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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