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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헬스케어의 새로운 길을 열자참신했던 구글 지도는 이제 필수내비게이션 앱이 됐다. 전 세계를 손가락 터치 몇 번으로 여행하고 싶다면 구글어스를 사용하면 된다. 디지털 세계와 현실세계의 융합을 경험하고 싶다면 증강현실 지도인 포켓몬고를 하면 된다. 이 세 가지 앱은 모두 스마트폰에서 구동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주변의 세상을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보여준다. 최근 디지털 연결성이 강화됨에 따라,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지도 위에 표현할 수 있다. 지금의 세계무역, 헬스케어 물류, 그리고 기술융합을 통해 실현되는 모든 일들은 10년 전에는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가령 일본 도쿄에 있는 심장병 환자는 단 하루만에지구 반대편으로부터 심장박동기를 받을 수 있다. 한중일 3국과 미국 또는 싱가폴 사이에 임상연구를 위해 민감한 생물학적 샘플을 단 하루만에 운송할 수도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헬스케어 산업의 연결을 휩쓸고 있는 새로운 기술은 바로 사물인터넷(IoT)이다. 우리가 모바일에서 세계 각지를 둘러 볼 수 있듯이, 곳곳에 구축된 센서가 생성하는 데이터를 네트워크를 통해 확인함으로써 실시간으로 화물의 위치를 추적하고화물의 온도, 압력, 포장상태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제약회사들은 이러한 기술을 활용해 민감한 화물의 장소, 빛노출, 습도, 기압 및 충격 여부 등에 관한 중요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특히 제약바이오산업에서 가장 중요하면서 그동안 배송과정에서 잘 확인되지 않았던 화물의 온도에 대한 무결성과 안전성을 확보할수 있다. 헬스케어 산업은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이미 세계적 시장을 형성했으며,수출입 헬스케어 화물의 약 40%가 온도에 민감한 제품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의 산업이 제품의 수출입 및 배송에 대한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 가시성과 통제가 중요하듯, 의약품 시료나 임상 샘플, 바이오미생물 등의 헬스케어 화물 역시 운송과정의 가시성과 통제가 중요하다. 헬스케어 제품은 온도 등에 민감하며, 대체 불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페덱스(FedEx)의 '센스어웨어'와 같은 솔루션은 화물의 온도를 감지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헬스케어 기업이 실시간으로 온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제약 및 바이오업계에 새로운 길을 제시한 고도의 정밀기술이라 볼 수 있다. 이 무선센서들을 통해 전 세계 어디에서나 화물의 온도 모니터링이 가능해졌으며, 중요한 헬스케어 제품들의 배송 여정은 한층 더 똑똑해지고 간편해졌다.이와 같이 헬스케어 산업은 디지털 등의 기술이 결합돼 그동안 우리가 알고있던 개념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한다.2018-01-18 06:14:54데일리팜 -
[특별기고] 정부의 약가 규제 방향에 대한 단상에피펜(EpiPen) 사례는 미국에서보다 적극적인 약가규제 필요성을 주장하는 학자나 시민단체등에 의해 종종 인용된다. 에피펜은 치명적인 알러지반응인 아나필락시스등의 치료제로 사용되는 에피네프린을 자가 주사할 수 있도록 개발된 의약품이다. 밀란(Mylan) 사는 2007년 독일머크(Merck KGaA)사로부터 에피펜 품목을 인수한 이후 약 100달러였던 약가를 2016년 약 600달러에 이르기까지 500% 가량 인상하였다. 미국은 약가규제가 제일 약한 국가중의 하나이다.신약 등재 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을하여야 하고 그과정에서 약가가 규제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공공보험인 메디케어는 제약회사와 약가협상을 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된다. 사보험회사가 제약회사와 약가협상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협상력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수요공급법칙이 원활하게 작동한다면 정부가 굳이 약가를 규제할 이유 는없을 것이다.그러나 의약품시장은 수요공급법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특수한 시장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고,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그이유로 거론된다. 첫째는정보비대칭성(information asymmetry)이다. 환자들은 의약품의 작용기전, 효과 및 부작용 발생가능성 등에 대하여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렵고,의사들 또한 수많은 의약품 모두에 대하여 충분한 지식을 갖추기 어렵다. 따라서 의약품의 선택이 해당 의약품의 가치에 대한 정확한 평가없이 이뤄지기 쉽다. 둘째는 환자취약성(vulnerability of patients)이다. 이는 완치가 어려운 중증질환일수록 더욱 큰 영향을 미친다. 자신 또는 가족의생명이 걸려있는 상황에서 적정약가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셋째는 중재자(intermediary), 즉 의사의 존재이다. 전문의약품의 경우 의사의 해당 의약품에 대한 평가 및 선호도 등이 의약품 선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의사는 약값을 부담하지 않으므로,약가에 대한 고려는 부차적인 것이 되기 쉽다. 마지막으로 보험의 존재이다. 보험으로 인하여 환자도 약값의 상당부분을 직접 부담하지않게 되고, 이는고가의약품을 보다 쉽게 선택하게끔 하는 요인이 된다. 위와 같은 이유들로 인하여 의약품에 대한 수요는 약가에 덜 민감하게 된다. UC 버클리 Talha Syed 교수는 제약회사의 약가결정은 해당 의약품의 R&D 비용 등 원가와도 무관하다고 지적한다. 수요자의 의약품 구매의사 및 능력, 공급자의 독점여부 등 마켓파워 및 정책적 차원에서의 약가인하 압력 등이 약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경쟁제품이 없어 공급자가 강력한 마켓파워를 갖는경우, 별다른 약가인하 압력이 없다면, 공급자는 상당수의 환자가 의약품을 구매하려고 하는 최대한도까지 의약품 가격을 올리려고 할 것이다. 그 단적인 예가 에피펜사례이다. 그렇다면 약가규제의 방향은 어떠해야 할까? 미국에서의 관련 논의들을 살펴보며 놀랐던 점은,환자들의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 보장 못지않게 기업의 향후 연구개발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측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제약회사와의 협상 등을 통해 약가를 낮게 책정할 경우 현재 시점에서 환자들의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은 향상 되겠지만, 제약회사들의 기대이윤 감소로 인하여 미래의 의약품 연구개발에 대한 유인이 줄어들 것이고, 이는 궁극적으로 환자들에게도 해가된다는 것이다. 이에 직접적인 약가인하보다는 공공펀드 조성을 통한 연구개발비용 지원, 사망률, 이환율 등 치료효과 지표의 호전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 등과 같은 정책대안이 논의된다. 연구에 의하면 1990년부터 2004년까지 FDA가 신약 승인한 1284개 의약품 중 약34%가 새로운 성분의의약품(new molecular entities; NMEs)이고, 약 66%는개량신약(incrementally modified products; IMPs)인데, NMEs의 경우 42%가 FDA의 'priority' review를 받았고 58%는 'standard' review를 받았으며, IMPs의 경우12%가 'priority' review를, 88%가 'standard' review를받았다. 'Standard' review를 받는 의약품은 'me-too drug'이라고도 일컬어지는 데, 이는FDA가 해당의약품이 다른 대체의약품과 비교하여 안전성 및 유효성 측면에서 유의미한 향상(significant improvement)을 나타내지 않는다고 평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 수 이상의 NMEs와 약 90%에 달하는 IMPs가 'me-too drug'이라는 사실은 개발되는 신약 중 상당수가 실질적인 치료효과 향상과 큰 관련이 없을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 일으킨다. 이는 정부가 약가 차등화 등을 통하여 제약회사의 신약개발에 관여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된다. 논의되고 있는 다양한 약가정책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value-based pricing이다. 의약품 연구개발의 성과가 실질적인 치료효과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자는 시도로써 귀추가 주목된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6년 3월 메디케어에 value-based pricing을 도입하자고 제안하였는 데, 그골자는 환자들의 치료효과에 따라 보험회사가 제약회사와 약가를 재협상하고 그에 따른 할인액(또는리베이트)을 보험회사가 환자들에게 전달하게 하는 것이다. 치료효과를 판정하기 용이한 객관적인 대체표지(surrogate marker)가 존재하는 콜레스테롤저하제나 항암제가 우선적인 적용대상으로 언급되었다. 오바마 행정부의 위 제안에 대한 후속조치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지만,그 의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생각한다. 수요공급법칙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하는 의약품 시장의 특성상 약가규제 자체는 불가피하다고 여겨지지만, 그 방향에 대해서는 보다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우리 제약회사들의 신약개발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약가규제 또한 그에 맞게 이루어져야 하지않을까? 현재의 환자 접근성 향상만을 강조한 나머지 미래 제약산업의 입지를 축소시키는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할 것이다. 이재상 변호사(의사, 법무법인 태평양)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2001)/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전공의 과정 수료 및 가정의학과 전문의 자격 취득(2009)/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및 제1회 변호사시험 합격 (2012)/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2012~현재)/ 현재 UC 버클리 LL.M. (master of law) 과정 재학 중2018-01-08 06:14:54데일리팜 -
[기고] "만성비염 환자 코 관리와 하이퍼토닉 활용"최근 만성 비염을 앓고 있는 연예인이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주기적으로 코 세척 하는 모습을 보고 생리식염수를 찾는 환자들이 늘어 난 적이 있다. 또한 이비인후과 의사가 비염환자들에게 코 세척을 권면하면서 약국에서도 코 세척에 대한 지도의 필요성을 많이 느낀다. 의왕시에서 30여년간 약국을 경영하면서 피부로 느낄 만큼 점차 증가하는 질환 중 하나는 환경오염과 공해의 증가에 따른 코 관련 질환이다. 그 중에 알레르기 비염이 대표적인데 발작성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등이 주요 증상이다. 비염은 장기화 되었을 경우 만성비염, 부비동염 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코 증상 이외에 안구 소양감, 두중감, 두통, 권태감, 피로감, 인지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일생생활에 지장을 준다. 비염은 만성질환으로 환자들이 약을 처방 받아 오는 경우도 있지만, 약국에서 일반약을 구입해 복용하거나 코에 직접 뿌리는 비액을 사용하여 관리하는 경우도 많다. 비염 증상 개선을 위해 사용하는 항히스타민제 성분의 약 복용시 부작용으로 수기현상(졸음)이나 입마름, 피부건조증 등이 올 수 있고 일시적으로 증상 개선은 되지만 원인치료가 되지 않아 장기적으로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콧물이나 코 막힘이 있는 경우 소비자는 빠르게 효과를 보는 경구용 의약품이나 약물성 스프레이 제품 구매를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약물성 스프레이를 구매 고객에게 하루 세 번 이상 사용하지 않고 사용시간도 3시간 이상의 간격을 둬야 한다고 복약지도를 하고 있지만 습관적으로 남용하여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만성 코 질환을 앓는 환자들을 조금 다르다. 치료 효과와 더불어 이미 많은 부작용을 경험해 안전성을 중요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필자는 낮에는 효과가 빠른 약물성 제품을 사용하더라도 저녁에는 비약물성 제품인 비강 분무액을 사용하여 세척할 것을 권유한다. 비염증상이 심한 경우는 약물성 제품을 사용하더라도 개선된 경우 비약물성 제품을 병용사용 하는 방식이다. 노인환자의 경우 입맛이 없어 식사량이 줄면서 근육이 줄어들기 때문에 항히스타민제 성분의 약을 복용하는 경우 졸음으로 인한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노인 요양원의 예를 들어 보면 야간에 코 막힘이나 건조감, 입마름으로 잠이 깨어 일어나다 낙상으로 인한 골절이 발생하면 생명문제로 직결되기도 한다. 어르신이 잠결에 일어나 코 세척을 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또, 코막힘이나 코 건조감을 해결하기 위해 약물성 분무액을 권하기도 부담스럽다. 이럴 때 선택할 수 있는 제품군은 등장성 식염수 제품과 하이퍼토닉 코 스프레이다. 필자는 하이퍼토닉 제품(한독 페스 내추럴 비강분무액)을 더 선호하는데, 약물성 분무액에 비해 안전하고 등장성 식염수 제품에 비해 효과가 보장된다. 부드러운 분사력으로 소아부터 노인까지 만성비염을 앓는 환자도 사용하기 쉬운 점도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난방으로 실내 건조가 심해지면 가습기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야간에 코 건조감으로 잠이 깬다는 일반인들에게도 비약물성 비강 분무액을 권유하여 효과를 본 경우가 많았고 안전성으로 지속적으로 재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지속적인 코 관리는 비단 환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니다. 약사들의 코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약국에서 소아나 노인환자의 처방약을 가루약으로 조제하다 보면 약의 분진으로 코에 자극이 되기도 하고 감기 환자와 면전에서 상담하고 복약지도 하는 경우에도 바이러스에 쉽게 노출된다. 이러한 경우에도 비약물성 비강 분무액을 사용하여 세척한다면 비염이나 감기를 예방 할 수 있기에 지속적인 코 관리를 추천한다. 코 질환이 과거 봄과 가을 환절기 시즌 마케팅 대상이었다면 최근에는 계절이나 날씨에 상관없이 일년 내내 꾸준히 찾는 제품이 된 만큼 약국에서도 관련 질환이나 증상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2017-12-20 06:14:54데일리팜 -
[특별기고③] 지출보고서가 만들어 낼 변화'지출보고서를 왜 도입하려고 하는가'는 제도 도입 전부터 가장 많이 마주했던 질문 중 하나다. 물론 지출보고서를 통해 '의약품 거래 과정의 투명성 제고를 통한 자정작용 강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은 여러 번 언급된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기대하는 행동의 변화는 어떤 것일까'에 대한 설명은 충분히 설명되지 못한 감이 있다. 이번 주제에서는 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일단 지출보고서에 담길 내용은 불법적인 경제적 이익이 아니다. 따라서, 이를 기반으로 리베이트를 확인하겠다고 하는 것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말이다. 누군가 실수로 불법적인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고 지출보고서에 기록하지 않는 한, 이를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지출보고서를 통해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합법의 범위 내에서 지급된 경제적 이익일 것이다. 합법의 범위 내에서 지급된 경제적 이익을 관리하겠다는 것은 크게 세 가지 정도의 의미를 지닌다. 첫 번째는 불법과 합법의 경계에 있는 것들을 적절히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더 이상 과거처럼, '드러내놓고 불법적인'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관련 법령이 엄격해질수록 리베이트도 점차 지능화될 것이고, 형식적으로는 합법의 형식을 가장할 것이다. 시판 후 조사를 활용한 리베이트 제공이나, 제삼자를 경유한 리베이트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형식상 합법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것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꼼꼼히 확인할 수 있다면, 불법적인 경제적 이익의 제공을 발견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견본품 제공의 경우를 보자. 요양기관에 견본품을 제공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지만, 그 제공의 정당성이 있어야 한다. 필요 최소한의 범위 내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해당 의료인이 그 의약품의 제형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한 목적에도 부합해야 한다. 지금까지 체계적으로 관리된 자료가 없어서 이러한 것들을 확인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면, 지출보고서 제도의 도입으로 이러한 것들의 확인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임상시험 지원도, 제품 설명회도, 시판 후 조사도 마찬가지다. 지출보고서를 검토하다 보면 이렇게 우리의 '상식'에 반하는 경우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상식’에 반하는 경우를 발견하는 능력과 기술 또한 발전할 것이라 기대된다. 두 번째는 자정노력 제고다. 의약품 공급자에겐 자신이 제공한 경제적 이익을 최소한 이 정도의 형식으로라도 관리하게 함으로써, 영업사원 또는 영업·마케팅 대행업체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의 책임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리베이트 사건이 발생하면, 가장 치열한 법적 다툼 중 하나가 ‘양벌규정의 예외 적용’이다. 약사법은 영업사원과 같은 회사의 고용인이 위반행위를 한 경우라도 그 영업사원이 속한 사용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하도록 하면서, 예외적으로 사용인이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 한 경우 그 적용을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사용인 입장에서는 양벌규정을 적용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영업사원 개인의 일탈에 불과한 위법행위를 '회사는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으며', 'CP(Compliance) 운영 및 교육 등을 통하여 충분한 주의와 감독'을 기울였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때로는 '몰랐다'는 사실이 사용인에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 지출보고서 제도가 시행되면 '몰랐다'는 주장은 점차 힘을 잃어갈지도 모른다. 회사 차원에서 지출보고서를 작성·관리·보관하는 것은 단순히 제공되는 내역을 짜집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약사법·공정경쟁규약 및 내부의 CP와 일치하는지 등을 확인하는 과정을 포함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지출보고서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상식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위험한 신호(signal)가 확인될 수 있었다면, 더 이상 몰랐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할 수 있다. 몰랐다고 말하는 게 어려운 상황이라면, 애초에 적극적으로 영업사원과 영업·마케팅 대행업체의 행위들을 관리·감독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다. 이제는 기업 실무자의 관리가 아닌 기업의 최고책임자에 대한 관리와 책임에 대한 문제가 될 것이다. 일부에서는 지출보고서에 기록된 사실을 토대로 위험요소 등을 사전에 확인하고 회사차원에서 이를 알리는 시스템을 구축·운영하려는 듯하다. 현장의 건강한 노력들이 확산되길 기원한다. 의료인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합법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제적 이익의 제공은 명확하게 그 사실을 반영하여 관리하게 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고, 반대로 그 정당성에 의문이 있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의 제공은 그 사실이 기록·관리 된다는 사실 만으로 충분한 자정노력의 제고를 기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정부 입장에서 경제적 이익 제공의 현상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때때로 국내 리베이트의 규모가 얼마나 되느냐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답할 수 없는 문제다. 애초에 리베이트가 불법적인 것이기 때문에 이를 모두 확인할 수 없고, 제한된 가정에 가정을 통한 추산 정도만 가능하다. 특정 연도 수사기관의 수사를 통해 확인된 리베이트 금액 정도는 산출해 낼 수 있지만, 이 역시 충분하지 않다. 이 수치는 리베이트의 정도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인식 수준과 이에 따른 수사기관의 수사의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수사된 사건의 수가 늘어나므로 그 금액을 잠정적으로 확정할 수 없고, 이에 따라 연도 간 비교 같은 시계적 분석을 할 수 없다는 점 역시 한계다. 하지만, 동 제도가 도입되면 의약품 공급자가 통상적으로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그 수준의 정도는 어떻게 변해가는 지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정보를 플랫폼 삼아 향후 업무 담당자는 새로운 정책 도구로써 또는 정책을 평가하는 도구로써 이를 활용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출보고서 제도는 단순히 행위규범만을 정한 제도가 아니다. '누군가는 무엇을 해서는 안 된다. 이럴 경우 어떤 형벌에 처한다'와 같이 직접적인 행위규범을 명시한 제도도 아니다. 단순히 현행 법률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사실을 작성하고 기록하게 한 단순한 제도다. 하지만, 기록하고 작성하게 될 정보의 힘은 생각보다 강하다. '햇빛은 최고의 살균제다'라는 말처럼, 지출보고서 제도가 의약품 시장의 투명성 제고에 기여하길 기대한다.2017-11-29 06:14:54데일리팜 -
[특별기고②] 지출보고서, '햇빛'이 될 수 있을까?"햇빛은 최고의 살균제다." '경제적 이익 등에 관한 지출보고서 제도'는 의약품 공급자가 자신이 제공한 경제적 이익을 체계적으로 관리·보관하도록 함으로써 스스로의 자정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제약회사가 의료인 등에 공급한 경제적 이익에 관한 내용을 대중에 공개하도록 하는 선샤인 액트(Sunshine Act)가 도입(2013년)된 이래, 국내에서도 이와 유사한 제도의 도입 필요성이 시민단체나 언론 등을 통해 꾸준히 제기되었다. 초기에는 복지부가 제도의 객관적 효과성 확인 등을 이유로 제도 도입에 조금 신중한 입장을 취해 왔다. 그러나, 미국의 선샤인 액트가 안정적으로 정착을 하고 실제 다양한 연구를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됨과 동시에, 국내 유수의 제약사 등이 굵직굵직한 리베이트 사건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게 됨으로써, 자연스럽게 지출보고서 제도에 대한 도입의 필요성이 힘을 얻게 되었다. 통상적으로 법률은 그 제도의 큰 골격을 만들고, 구체적인 시행방법이나 방식은 시행령 또는 시행규칙의 형식을 빌린다. 지출보고서 제도의 큰 틀을 엮는 약사법 개정 논의는 2016년 8월 국회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의 약사법 개정안 발의로 시작되었다. 당시, 관련 단체는 우려의 입장을 표했다. 의료인이나 제약 관련 업계에서는 제약기업의 경제적 이익 제공 내역을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은 의료인과 제약 업계 모두에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과잉 입법이라고 주장했다. 일리(一理)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문제는 이러한 어려움을 인정하고서라도 이를 작성& 65381;보관토록 하여 관리할 공익적 필요성이 인정되느냐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전술하였듯이 미국의 선샤인액트가 안정적으로 정착된 후, 다양한 연구를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됨과 동시에, 국내 유수의 제약사 등이 굵직굵직한 리베이트 사건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게 됨으로써, 공익적 필요성이 설득력을 얻었고, 해당 법률은 2016년 12월 공포& 65381;시행되게 되었다. 당시 관련 법률안에 대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검토보고서의 내용은 이러한 취지를 잘 반영하고 있다. (현재도 각 협회 회원사 등은 '공정경쟁규약'에 따라 경제적 이익 제공시 그 내용을 제약협회에 제출하고 있고, 의약품공급자에게 지출보고서 작성 및 제출 의무 부여 시 의약품공급자의 자정능력이 제고되어 의약품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불법 리베이트 억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입법취지는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미국의 前 연방대법관 브랜다이스(Brandeis, Louis Bembitz)는 '햇빛은 최고의 살균제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면서, 사회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그 사회가 가진 다양한 악습을 제거하는 가장 효율적이고 강력한 수단임을 역설하였다. 지출보고서 제도가 향하는 방향 역시 이와 동일하다. 지출보고서 제도를 만들어가는 실무자들이 해당 제도에 큰 기대를 가지는 것 역시 이러한 이유다.2017-11-28 06:14:54데일리팜 -
[특별기고①] 정부는 왜 불법 리베이트를 규제할까일반적으로 시장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 시장에서 자유로운 거래는 적어도 누군가는 손해를 보지 않으면서 누군가의 효용을 증가시키거나, 최선의 경우에는 거래 주체 모두의 효용을 증가시키는 것을 보장한다. 그런데 때로는 시장이 이런 효율적인 자원 배분에 실패하기도 한다. 경제 주체들의 자유로운 경제 활동의 결과가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바람직하지 않은 거래(또는 상품)가 적정 필요량보다 과다 생산되거나,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거래가 적정 필요량보다 과소 생산되는 것이 대표적 경우다. 정부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으므로 이 경우 정부의 규제 또는 개입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만약 의약품 거래에서도 위와 같은 엉뚱한 결과가 만들어 진다면, 의약품 거래에 대한 정부의 개입은 정당성을 얻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의약품 거래에 있어서는 어떻게 효율적인 자원 배분에 실패하는 것일까? 첫 번째는 의약품 거래 구조의 특수성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상품의 선택과 비용은 이를 직접 소비하는 사람이 선택하고 지불한다. 소비자는 자신이 지불하게 될 상품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비용과 필요성을 꼼꼼히 비교하여 결정을 내린다. 그러나 의약품은 다르다. 일단 소비자가 비용을 직접적으로 지불하지 않는다. 우리가 소비하는 의약품 대부분은 건강보험제도의 급여 대상이다. 환자는 평소에 보험료를 내면서 건강보험의 재정에 기여하다가 질병에 걸리면 건강보험의 급여를 지급 받는다. 즉, 표면적으로 보험자(국민건강보험공단)가 의약품 소비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제삼자 지불방식이라고도 하는데, 자신이 직접 지불하는 비용(Out of pocket cost)이 아니라면 소비자는 해당 비용의 지불에 둔감해질 가능성이 크다. 상품의 비용과 필요성을 꼼꼼히 비교하는 기능이 약해지는 것이다. 더군다나 의약품의 경우에는 어떤 의약품을 복용할지 환자가 직접 선택하지 않는다. 의사는 환자보다 더 많은 전문성과 정보를 지니고 있고 의료인은 법률에 따라 배타적인 역할과 권리를 부여 받았으므로 환자는 의사의 의약품 선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가 직접 의약품을 선택하는 것도 아니고, 비용을 지불하는 것도 아니라면 의약품의 소비는 사회적 적정량보다 많아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의약품의 과다 소비는 직접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우리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두 번째는 의약품이라는 상품 자체의 특징이다. 의약품은 우리의 생명, 신체와 건강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때때로 우리가 입는 경제적 손실은 경제적 보상으로서 충분하고 쉽게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생명과 신체의 손실은 그렇지 않다. 의약품의 오남용은 생명과 신체에 영향을 미치므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과 관련 있다. 일반적으로 재화는 양(+, postive)의 효용을 갖는다. 다다익선(多多益善)이란 말이 이를 대변한다. 추가적인 상품의 소비로 증대되는 효용의 수준은 감소할지 몰라도, 그 재화의 소비가 절대적인 효용의 수준 자체를 감소시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의약품은 다르다. 더 많은 의약품의 소비가 소비자의 만족도 증가(건강 회복)를 보장하지 않는다. 질병의 증세와 신체적 조건에 따른 최적의 의약품 소비량이 있으므로, 추가적인 의약품 소비가 더 좋은 결과를 낳지 않으며, 오히려 의약품 남용으로 해(害)를 끼칠 수 있다. 의약품은 질병의 치료라는 본래의 목적에 따라 선택되어야 하는 것이지, 경제적 이익 수수와 같은 이유에서 선택되어서는 안되는 이유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환자는 의약품의 선택과 관련하여 충분한 전문성과 정보를 지니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의약품의 선택이 의약품 본래의 목적에 부합하게 이루어지도록 정부가 개입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의약품 산업 구조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앞에서 이야기한 두 가지 이유가 의약품 자체와 관련되어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이유라면, 이는 우리 제약산업 고유의 상황과 관련 있다. 우리 제약산업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제네릭 의약품 생산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동일 성분을 지닌 제네릭이라면 비슷한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대체 가능한 상품이 시장에 많다면, 치열한 경쟁을 통해 가격인하와 질 개선 등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의약품 거래 구조의 특징과 의약품 자체의 특징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리베이트 제공과 같은 비정상적 방법으로 자신의 이윤을 지켜나가는 지대추구 행위(rent seeking)가 만연할 우려가 높아지는 것이다. 이러한 지대추구 행위는 결국 제약 산업의 건강한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된다. 소중한 사회적 자원이 의약품의 질 개선과 새로운 의약품의 개발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지대추구 행위에 사용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희귀한 자원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곳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조성정책 역시,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 되는 것이다. 리베이트 얘기가 나오면 누군가는 영업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제약업계를 탓한다. 제약업계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또다시 경영진에 그 책임을 돌리거나, 일선의 영업 직원에게 책임을 돌리곤 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전문 직업인으로서 양심을 저버린 의료인을 탓하기도 한다. (물론, 정부의 정책 실패 역시 빠질 수 없는 이야기다.) 하지만 살펴보았듯이, 의약품 리베이트는 의약품과 관련된 구조와 체계의 산물이다. 리베이트를 누군가의 개인적·도덕적 문제로 치환해서 대증요법으로서 정책을 생산해 내는 것은 간단하고 편리할 수 있지만 근본적일 순 없다. 의미있고 효과적인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없는 것이다. 조금은 느려 보일 수 있지만, 불법행위에 대한 엄정한 대응과 유통과정의 개방과 투명성 제고 등 기본으로 돌아간 정책이 필요한 때이다.2017-11-27 06:14:54데일리팜 -
[특별기고] 의약품 임상시험은 '필요악' 인가팔, 다리가 기형인 아기들, 그 충격이 얼마나 컸을 지는 상상하기도 어렵다. 이른바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 사건. 입덧 억제제로 판매된 약을 복용한 산모들 중 상당수가 팔, 다리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기형아를 출산하였다. 제약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 사건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이 임상시험, 나아가 의약품 개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 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 사건 직후인 1962년, 미국연방정부는 Federal Food, Drug, and Cosmetic Act를 개정하여 안전성 뿐 만아니라 유효성까지 입증되어야 신약 허가가 가능하도록 하였고, 임상시험 시행에 앞서 임상시험승인(“Investigation of New Drug” (IND) authorization)을 받도록하였다. 제약회사들은 임상시험 승인을 받기위하여 대조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입증할 수 있는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하여야 하였고, 유효성 입증을 위하여 이중맹검(double blind) 방식의 대규모 3상임상시험을 시행하여야 하였다.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약물의 체내, 흡수등을 평가하는 1상 임상시험이나소규모 환자들을 대상으로하는 2상 임상시험만으로는유효성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임상시험, 특히 3상 임상시험의 시행은 신약개발 비용 및 시간을 상당히 증가시켰다. 미국에서 1970~1982년에 시행된 93건의 임상시험을 분석한 연구에 의하면, 3상 임상시험에 평균적으로 소요되는 시간은 36개월(1상 임상시험은 15.5개월, 2상 임상시험은 24.3개월)에 달하였다. 신약개발비용에 대해서는 조사별로 편차가 크나, 평균적으로 약 8억달러에 달한다고 평가되고 있고, 그중 임상시험비용이 50% 이상을차지한다. 임상시험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은 제약회사들의 R&D 투자 및 신규기업들의 시장진입을 주저하게 한다. 임상시험을 한다고하여 성공한다는보장도 없다. 연구에 의하면 1상 임상시험을 시작한 신약후보 물질 중 21.5%만이 최종적으로 FDA 승인을 받았다. 3상 임상시험까지 진행한 경우에도 약 1/3이 FDA 승인을 받지 못하였다. R&D 투자가 줄어들게 되면 그만큼 신규 개발되는 의약품이 줄어들 것이고, 이는 궁극적으로 환자들의 피해를 낳게될 것이라는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엄격한 제도에 대한 반작용일까? 지금 미국에서는 이른바 "right to try" 입법이 한참 진행중이다. 말기환자이면서 다른 치료제가 없는 경우에는 아직 FDA 승인 전이라고 하더라도 별도의 FDA 승인 절차없이 미승인 약제를 처방할 수 있도록하자는 것이주요 내용인데, 2017년 9월 현재 37개 주에서 관련 법령을 제정하였다.이에 대한 미국 학계의 시각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임상시험에 참여하기 어려운 말기환자들이 별도의 FDA 승인절차를 통하여 미승인 약제를 처방받는 제도가 이미 마련되어 있을 뿐만아니라(다만 이에 대해서는 과도한 준비서류 및 소요시간으로 인하여 해당절차를 이용하기가 용이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위와같은 미승인 약제 사용을 전면적으로 허용할 경우 임상시험에 참여할 환자를 모집하기 어려워지는 등 임상시험진행이 어렵게 되어 결과적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약품 개발을 늦추게 된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입법 움직임은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이른바 neo-Lochnerism의 일환이라는 지적도있다. 임상시험은 필요악이고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Right to try” 입법을 경계하는 미국학자들은 임상시험의 순기능을 강조한다. 대규모 연구를 통하여 안전성 및 유효성이 확립되어야 많은 환자들 및 의사들이 이를믿고 안심하고 약을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의과대학에 다닐 때, 임상약리학 수업시간 교수님의 첫마디는 "모든약은 독이다"였다.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 사건을 통해 갖게 된 경각심을 늦추기에는 의약품의 위험성이 너무나 크다. 의약품은 실제 인체에 투여해 보기 전에는그 위험성을 정확히 알 수 없다.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도 동물실험에서는 기형발생이 확인되지 않았다. UC 버클리Talha Syed 교수는 "안전성대접근성(개발속도및비용)"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하여 임상시험 규제를완화할 경우 그만큼 안전성 확보는후퇴할 수 밖에 없다. 임상시험 규제를 지나치게 강화할 경우 의약품 개발이 지연되고 개발비용이 증가하여 의약품을 사용하기 어렵게 된다. 안전성을 일정수준 이상 유지하면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중 대표적인 것이 의약품 신속승인제도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이오의약품에서 바이오마커를 통해 임상효과가 확인될 경우 사망률 감소 등과 같은 최종 임상효과에 대한 확인없이도 일정 조건하에 의약품을 승인하는 제도(accelerated approval)로, 우리나라에서도 첨단바이오 의약품법 제정을 통해 맞춤형 심사, 우선심사, 조건부 허가 등과 같은 유사한제도 도입을추진 중인 것으로알고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이기는하지만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하여 의약품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 및 시간을 줄이려는 노력도 시작되었다. 안전하고 효과있는 의약품 후보 물질을 찾기위하여 제약회사들은 시행착오(trial-and-error)을 무수히 반복하여야 하고 이 과정에 막대한 비용 및 시간이 소요되는 데, 빅데이터 및 AI를 활용한 후보물질 발굴을 통하여 이를 상당부분 감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노력이 성공할 경우, R&D 비용 및 시간에 대한 제약회사들의 부담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모든 제도가 그러하듯 이 임상시험 또한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 비록 신약개발 비용과 시간을 증가시키긴 하였지만, 제도 강화 이후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 사건과 같은 대형 약화사고는 되풀이되지 않고있다. 안전성에 대한 보장을 유지하면서도 접근성을 보다 확대하여 나가는 제도 운용의 지혜가 필요할 때다. 이재상 변호사(의사, 법무법인 태평양)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2001)/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전공의 과정 수료 및 가정의학과 전문의 자격 취득(2009)/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및 제1회 변호사시험 합격 (2012)/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2012~현재)/ 현재 UC 버클리 LL.M. (master of law) 과정 재학 중2017-11-22 06:14:59데일리팜 -
[기고] 안전한 화장품 생활위해 오늘도 우리는...경인식약청이 관할하는 경인지역은 소비자가 밀집된 수도권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많은 화장품 제조업체가 소재하고 있으며, 아울러 우수화장품인증(CGMP)을 받은 업체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CGMP 지정제도는 2011년에 소비자 보호 및 국민보건향상에 기여코자 “우수 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에 관한 세부사항을 정하고 이를 이행하는 제조업자를 인증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초기에는 국민적 관심이 크지 않았으나 이제는 CGMP 마크를 먼저 확인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홈쇼핑에서는 CGMP 인증업체 제품을 우대하고 있으며, 우리 CGMP 인증 화장품을 선호하는 동남아시장 등지에서 화장품산업은 성장동력 산업이면서 국가브랜드 이미지의 주역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우리 경인식약청은 최근 국내외적인 불황을 극복하고 다시 한류와 함께 세계로 뻗어갈 수 있도록 화장품 산업 진입 시점부터 함께 하면서 화장품 산업 발전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기능성화장품의 범위 확대 정책이 시행됨에 따라 염모제, 탈색 탈염제, 제모제, 탈모 완화제, 여드름 완화제 등이 의약외품에서 화장품으로 변경되면서 산업계의 혼란이 최소화되도록 우리는 업계와 간담회, 설명회 등을 통해 변화되는 제도에 대한 이해를 돕고 소통하고 조정하여 집행하였다. 또한 우리청은 화장품 제조 시설 변경 및 CGMP 기준 여행여부 평가와 그 결과에 따른 보완사항 준비 등 맞춤형 현장 기술지원서비스가 무료 컨설팅으로 업계의 큰 호응을 받고 있으며, 화장품 GMP 기준 위반사례 또는 자주 지적되는 보완사항 및 향후 정책 방향 등을 안내하는 등 CGMP 제도 정착에 최선을 다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청은 민·관·산·학 전문가와 함께 우수한 화장품 품질 제고와 수출 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최신 동향을 업계에 전파하는 연구회를 운영하여 우수 연구모임으로 수상받기도 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증강현실 또는 소비자로부터 사용 의견을 데이터화하여 개인별 맞춤 화장품을 찾아주는 서비스 플랫폼이나 정보통신기술 기반 피부 진단 기기 및 3차원 메이크업 프린터 등을 활용한 화장품을 개발, 정보기술과 화장품 융합기기 개발되고 있는 최신 화장품 개발 트렌드에 맞춰 업계의 품질관리체계를 선도하고 있다. 이와 아울러 소비자가 화장품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어린이가 주로 사용하는 화장품 등 취약분야에 대한 홍보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자외선차단제 등 다소비화장품의 안전 사용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시중 유통중인 제품을 수거·검정을 통한 품질검증, 모니터링을 통한 허위·과대 광고 단속과 우수화장품인증제조업체에 대한 정기 평가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2017-11-21 06:14:54데일리팜 -
[특별기고] 정부 R&D, 철저한 실패까지 인정하라최고의 혁신기업 구글에서는 실패를 장려한다. 실패를 장려하는 정도가 아니다. 모두가 동의할 만한 이유로 실패한 팀에 대해서는 보너스가 주어지고, 공개 석상에서 동료들의 박수갈채를 받고, 매니저들의 뜨거운 포옹을 받으며, 연봉이 인상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하기 위한 몇 달 간의 휴가를 가게 된다. 예를 들어 팀원 30명이 2년 이상 해오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보다 차라리 다른 회사와 협력하는 것이 낫다고 결론을 내린 뒤 구글 X CEO인 아스트로 텔러에게 통보해버렸다. 그 다음날 아스트로 텔러는 전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연단으로 그 팀 직원들을 올라오게 한 뒤 이렇게 말했다. “고맙습니다. 이분들이 프로젝트를 확실히 끝내버린 덕분에 우리는 더 빠르게 다른 혁신에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여기 이 팀보다 더 구글X의 혁신에 기여한 팀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는 그 팀원 전원에게 휴가를 주었다. 그 결과 구글 무인차, 구글 글래스 등과 같은 세상에 없는 혁신적인 제품들이 개발될 수 있었다. 실패는 다른 관점에서 보면 소중한 경험이다. 어설픈 성공보다 철저한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 많다. 수년전에 정부연구개발과제로 항체신약을 개발하던 연구자가 있었다. 현장점검결과 부정적인 결과가 발견되고 있어 조기중단을 고려했으나 여러가지 사정으로 1년간 더 지원되었다. 1년이 지난 후 공식적으로 부정적인 결과가 보고되고 중단되었다. 그 연구자는 나중에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은 항체신약 분야에 가장 잘나가는 벤처기업 CEO 중 한명이다. 실패는 성공의 또 다른 이름이다. 비소세포성폐암치료제인 이레사는 미국 FDA에서 2003년 3차 치료제로 승인되었다가 2005년 퇴출되었다. 폐암환자의 생존율 개선에 도움이 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 후 10년이 지나서 미국 FDA에서는 이레사를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하였다. 추가 연구를 통해 EGFR 유전자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렇듯 실패를 어떻게 접근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성공이 될 수도 있다. 미국 NIH에는 'Drug rescue'을 통해 개발도중 실패한 약물이 다른 질환에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는 연구를 대규모로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연구개발사업의 실패과제는 2% 내외이다. 미국의 혁신성과 및 성공률이 약 10%이니 거꾸로 말하자면 약 90%가 실패과제다. 그러나, 누구도 실패과제라고 부르지 않는다. 단순히 '성공' '실패'로 나누지 않고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관리하고 자원화한다. 의도적인 실패만 아니라면 별도의 제재도 없다. 최근 우리나라가 일부분야에서 기술을 선도하는 국가가 되면서 세상에 없던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세상에 없던 기술을 개발하는 일은 실패 확률이 오히려 99%에 가까운 일이다. 실패 확률이 높을수록 민간이 투자하기 어렵다. 하지만, 1%의 성공이 99%의 실패를 보상하고도 남기 때문에 정부가 지원해야 하는 명분이 된다. 특히 신약개발을 비롯한 보건의료 R&D는 1만분의 1의 확률을 위해 도전하는 고위험 분야이다. 지금보다는 확실히 더 많은 실패가 필요하며 실패결과는 신속하게 공유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정부연구개발사업도 실패를 장려하면 안되는가? 실패를 빨리 보고하고 나머지 돈은 연구자가 다른 주제의 연구에 쓸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오히려 매몰비용이 최소화되지 않을까? 연구자들의 모럴해저드가 걱정되는가? 구글에서도 모든 실패를 장려하는게 아니다. 모두가 동의할 만한 이유를 가진 실패에 대해서 장려하고 있다. 실패연구는 전문가가 동의할 정도로 철저하게 분석해서 논문으로 검증한다면 모럴해저드를 예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버드의대에서는 'Journal of Negative Results in Biomedicine' 저널을 발행하여 실패를 공유하고 있다. 공유된 실패는 유사한 연구를 진행하는 연구자에게 많은 도움이 되며, 연구자에 따라 부정적인 결과가 긍정적인 결과로 활용되기도 한다. 최근, 보건산업진흥원에서는 실패연구결과를 실어주는 논문 창간을 준비하고 있다. 논문 창간의 성공여부는 실패를 인정하는 문화와 이를 지원하는 제도가 함께 뒷받침해줘야 한다. 무엇보다도 과학자들의 인식의 전환과 참여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실패연구결과 논문이 토대가 되어 언젠가 실패연구도 상을 주는 때가 오기를 기대해본다.2017-11-16 06:14:54데일리팜 -
[기고] 약국의 가장 큰 리스크는 바로 약사 자신근무약사로 일 할 때 그 지역에서 조금은 충격적인 이야기로 약국가가 술렁였습니다. 아주 오랜 동안 한 동네에서 랜드마크처럼 약국을 운영했고, 필자 역시 지나다니면서 눈에 익은 약국이었습니다. 지난 세월, 시간의 축척을 말해주듯 약국출입문과 건물은 그 약사님의 나이와 비슷해 보였습니다. 그 약사님은 자녀들도 장성했으니, 덤이라고 생각하는 남은 여생을 약국을 하며 지역봉사도 하시고, 소일거리로 하실 모양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역 약사회의 교육이 있을 때 가끔 뵈었던 약사님은 꽤 건강하고 활기차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약사님은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지셨고 그 이후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약국가가 술렁인건 그 이후 였습니다. 갑작스런 유고에 약국의 사정을 알지 못하는 유족들은 제약회사의 채무 상환요구와 약국정리에 무척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는 곧이어 식당자리로 바뀌었고 그 동네의 랜드마크는 사라져버렸습니다. 약사 출신인 저 역시 깨닫지 못했던 약국의 리스크는 약사님 본인이었다는 것을 이 일을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 약사님께서 Risk mangement를 해 두셨다면 유족들은 어떤 방향으로 미래가 흘러 갔을까 하는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만약 저런 상황이라면 약사님께서 평생을 바쳐 이룬 약국의 명성을 하루 아침에 헐값의 권리금으로 대체되는 일은 없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 약국을 평생 그 자리에서 했다면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속에 남아 있는 장소였을 것이고 많은 인연이 오고 갔던 곳 일텐데 그 곳을 남겨둘 순 없었을까 하는 복잡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이 일을 하면서 상담하다 보면 어처구니 없는 사연들을 듣기도 합니다. 3형제가 토지와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가, 둘째가 사망하면서 상속이 발생했고 둘째의 유족들은 상속세를 납부하지 못해 둘째의 지분인 1/3을 국세청은 공매로 부쳐졌다가 낙찰되었고, 공매 낙찰자는 1/3 의 건물을 허물어 버리고 토지를 팔아 버렸습니다. 결국 100억대의 건물이 반이 허물어 지고 남은 형제들은 남은 지분들을 헐값에 매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자산 형성기에 3형제에게 남은 건 법정다툼으로 인한 상처와 아쉬움과 후회였다고 합니다. 삶의 리스크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경제적인 리스크를 비롯해 인간관계, 건강, 갑작스런 사망 등등 개개인 마다 느끼는 위험들은 그 종류가 더 다양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약국에서 약사님들께서는 건강 위험에 노출된 사람이 경제적, 인간관계 마저 위험에 함께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매일 매 순간 느끼고 볼 것입니다. 건강은 무엇보다 중요한 위험 요소인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본인의 노동이 수입원이기에 건강이 허락되지 않으면 주요 수입원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다시 회복해서 제 자리로 돌아오면 다행이겠지만 큰 질병의 경우에는 결국 건강이 재무적인 리스크까지 몰고 온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경제적 리스크를 차단하고 관리하는 방법이 수입원의 다양화 입니다. 리스크 매니지먼트라고 해서 반드시 보험이라는 금융상품 만으로는 준비할 수 없습니다. 약국을 하시는 동안 수입원 다양화를 통한 위험관리와 여태까지 잘 쌓아온 자산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리스크 복구 비용으로 쓰는 일이 없도록 적절한 금융상품도 준비해 두어야 합니다. 규모도 크고 유명한 회사들이 위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무너지는 일들과 인명사고가 나는 일을 우리는 일상에서 많이 봅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이야기는 반면교사가 되기도 하지만 크나큰 절망감을 주기도 합니다. 가장 중요한 나의 가족을 위협하고 내 삶을 위태롭게 하는 위험에 대해서는 어떤 관리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집에 소화기가 있어도 정작 불이 났을 때 소화기가 작동하지 않거나 작동법을 모른다면 그 소화기는 그저 집안의 빨간 소품 정도일 것입니다. 전문직 약사에게 가장 큰 리스크는 바로 약사님 자신입니다. 다른 표현을 한다면, 약국에서, 약사로서 삶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도 약사님 자신입니다.2017-11-14 12:14:54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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