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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미친 약사, 건강한 커피 공방대표로 거듭나다"약국은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 까페는 건강한 커피와 따뜻한 소통을 통해 마음의 병을 예방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했어요. 그 마음이 이렇게 큰 변화를 가져올 줄은 몰랐죠."한집 건너 한집이 프랜차이즈 커피숍인 요즘이지만 직접 원두를 선별하고 로스팅해 제조까지 하는 커피 전문점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전문가가 약을 짓는 약사라면, 더 드물 수 밖에 없는 일이다.지난달 방배동에 커피 전문점 엔터하츠(ENTERHEARTS)를 개업한 정화용 대표(38·중앙대 약대). 정 대표는 현재 약국을 운영 중인 약국장인 동시에 여의도와 동탄, 이번 방배동까지 3곳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는 엔터하츠의 대표이기도 하다.보통 주업을 따로 두고 커피숍을 운영한다면 갖고 있던 자본을 투자해 부업이나 소일거리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정 약사는 커피에 입문하게 된 시작부터 남달랐다."졸업 후 제약사에서 일하면서도 항상 목마름이 있었어요. 어려서부터 워낙 식음료나 음식 플레이팅 등에 관심이 많았어요. 대학 시절 조주기능사 자격증을 따기도 했고, 회사 다니면서 요리, 와인, 막거리 등 각종 아카데미를 찾아다녔죠. 그러던 중 커피를 접했는데, 신세계더라고요. 무엇보다 원두 선택부터 로스팅, 블렌딩까지 제조단계에 모두 참여할 수 있단게 매력적이었었죠."10년 전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후 당시 함께 공부하며 알게된 동료들과 국내에는 없는 커피 관련 자료를 검색하고 실기도 직접 해보며 연륜을 쌓아갔다.그러던 중 단순히 커피를 만드는 것을 넘어 좋은 커피를 감정할 수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당시 국내에서는 흔하지 않던 큐그레이더 자격증에 관심이 생겼다. 커피감별사라 불리는 큐그레이더는 생두, 원두 맛이나 특성을 감별해 커피 등급을 결정하는 직종을 말한다. 하지만 국내에선 관련한 교육이나 자격증 시험도 들어와있지 않았던 때라 함께 공부하던 사람들과 무작정 미국으로 떠나 자격증을 취득해 왔다. 정 약사가 대한민국 큐그레이더 1세대라고 불리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회사를 나와 약국에서 근무약사로 일하면서 틈틈이 공부하고 저녁에는 커피 스터디를 했어요. 항상 커피 관련 책이나 자료가 손에 들려있으니 선배 약사나 동기들에 정신 차리라는 말도 많이 들었었죠. 당시에는 그 자체가 즐겁고 좋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커피 관련 강사도 하게됐지만 프리랜서이니 현실적인 부분이 쉽지 않더라고요. 잠깐은 그래서 주업인 약국에 매진하게 됐죠. 약국도 개국하게 됐고요."약국을 운영하며 주업인 약사에 열중하면서 커피에 대한 열정은 접어두자했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 우연히 지인의 부탁으로 커피 쪽 일을 하게 된 이후 잠깐 꺼뒀던 열정에 다시 불이 붙었고 그렇게 서울에 10평 남짓 작은 커피 공방을 차렸다.작은 동네 커피전문점이었지만 정 약사가 직접 로스팅한 건강하고 맛좋은 커피는 입소문을타고 인기를 끌었다. 그런 반응에 힘입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테이크아웃 중심 커피숍을 여의도에 오픈했다. 최근에는 내방역 매장을 정리하고 방배동에 대형 매장까지 문을 열었다.이번 매장에 더 애착이 가는 이유는 인테리어 하나까지 정 약사가 직접 정성을 쏟았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그간 해보고 싶었던 디자인을 적용해보려 했다. 정 약사의 그런 노하우를 배우고 경영 컨설팅을 받고 싶단 사람이 하나 둘 생기면서 최근에는 지인이 동탄점을 여는데 도움도 줬다. "약국은 아내가 약사이다보니 도움을 많이 줘 고맙게 이 일에 전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커피가 좋았고 직접 만든 공간에서 찾아오신 분들이 소통하며 편안함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는데 일이 많이 커졌죠. 우리 까페 인테리어와 커피 맛을 좋아하시고 까페에서 즐거워하시는 손님들을 보면 많이 뿌듯해요. 예전에는 정신차리란 동료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부러워 하는 분들이 조금 더 많은 것 같네요."약국과 까페를 병행하기가 쉽진 않았다. 고비도 많았지만 약사이기 때문에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더 용기를 냈다.새로운 분야에 흥미나 관심이 있는 후배 약사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며 그 속에서 행복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사실 커피를 공부하는 과정에서도 약사이기 때문에 도움이 됐던 부분이 많았어요. 하다못해 커피에 신맛을 내는 유기산의 원리만 해도 그 분야에 대해 공부를 해 왔기 때문에 이해가 더 쉬웠고요. 또 이 일을 하는데 약사이기에 더 신뢰를 하는 부분도 있고요. ‘역시 약사는 다른 일은 안돼’란 인식을 바꿔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끝까지 도전하고 싶었고요. 후배들이 새 분야에 도전하며 좋은 사례를 많이 만들었으면 해요. 저도 그런 예가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2018-04-14 06:22:38김지은 -
"케미칼·바이오 융복합 글로벌 헬스케어기업 도전"김좌진 마더스제약 대표2011년 아남제약 인수로 제약산업에 첫 발을 내딛은 마더스제약의 외형 확장 전략과 빠른 성장 속도에 관심이 주목된다.김좌진(58) 마더스제약 대표는 특유의 리더십과 마케팅 전략으로 10억 남짓의 아남제약 매출을 3년 만에 100억대까지 끌어 올렸다.마더스제약 파이프라인은 신약후보 물질 개발과 위수탁,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생약제제, 화장품 생산·유통으로 대별된다.지난해 323억 매출을 달성한 마더스제약은 영업이익 47억, 순이익 37억의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중 위수탁 분야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250억으로 생약제제 용출·정제라인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주력 생약제제 위수탁 품목은 스티렌(30개 제품)과 레일라(10개 제품) 제네릭 제품이다."마더스제약의 창립이념은 '건강한 마음, 건강한 육체, 건강한 사회'입니다. 이러한 경영철학을 근간으로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효과좋은 약을 공급하기 위해 연구개발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항상 발전과 성장을 거듭해 임직원 모두가 성취감을 얻고,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제약기업으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주력 일반의약품은 2012년 출시된 콘드로이틴 성분의 '콘티600'을 들 수 있다. 이 제품은 육체피로와 신경통, 관절염, 병 후 체력 저하에 적응증을 가진 비타민제로 약사와 소비자들에게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홍삼, 제피아스코르브산, 판토텐산칼슘, 산화마그네슘 등이 첨가된 아드레큐도 마더스제약 대표 일반의약품으로 꼽힌다. 아드레큐는 부신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치료제로 피로회복에 효과적이다.원광제약에서 생산되는 경옥고와 우황청심환 현탁액, 소합원(소화제) 등도 매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눈여겨 볼 건기식으로는 루테인제제 메가아스테인, 오메가3·EPA제제 등이 있다.영국 직수입 색조화장품 W7도 인기가 높고, 바디케어 제품 그레이콜도 조만간 론칭될 예정이다."현재 마더스제약은 약국 체인망(40곳)과 직거래 약국(1600곳), 도매거래처(200곳)를 통해 일반의약품을 유통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제품력은 물론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군으로 개국약국과 함께 동반성장하는 일반의약품 전문제약사로 제2의 도약을 약속드립니다."150여명의 임직원이 몸담고 있는 마더스제약은 영업직 50여명, 연구개발 인력 20여명, 생산직 70여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현재 늘어나는 주문량으로 경산 제1공장 외 6000평 규모의 제2공장도 2020년까지 신축할 계획에 있다. 부지는 전북, 천안, 제천, 경산 등을 물색 중이다.현재 운용하고 있는 물류센터(대지 1200평·사용면적 700평) 역시 물량 과포화로 올해 중으로 용적률이 배가된 물류센터를 이전·신축할 예정이다.약국체인사업과 OTC·ETC 유통분야를 기반으로 외형을 다져온 마더스제약의 향후 비전은 10년 내 국내 1위 제약기업을 넘어 글로벌 NO.1 헬스케어기업으로의 도약이다."절대로 멈추거나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100년의 기업으로의 성장을 위해 영속적인 운용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직원들에게 목표의식 함양과 그에 따른 합리적 성과보상체계를 만들어 함께 발전하는 회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바이오신약 개발에도 앞장서 케미칼과 바이오를 융합한 토탈 헬스케어기업으로 발돋음하겠습니다."2018-04-11 06:22:53노병철 -
"콜대원 어린이감기약 1위, 도전은 계속됩니다"이정희 대원제약 이사대원제약의 첫 일반의약품(OTC) '콜대원'이 출시한지 2년이 지나면서 약국시장에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작년 하반기에는 키즈 제품이 어린이 감기약 부문 판매량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세가 무섭다. 올해 1분기에도 전년동기대비 100%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2016년 9월 OTC 시장 진출당시 '물음표'로 가득했던 업계 분위기도 '느낌표'로 바뀌고 있는 중이다. 그 중심에는 한국화이자에서 OTC 마케팅을 담당했던 이정희 헬스케어 사업부 총괄 이사가 있다.그는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한길로 차근차근 걷겠다"며 겸손하게 말했다.그의 말대로 대원제약 OTC는 대형제약사에 비하면 갈 길이 먼 게 사실이다. 현재 론칭한 브랜드도 감기약 '콜대원'과 위장약 '트리겔' 뿐이다. 마케팅·MR 인력도 소수정예로, 큰 회사와 비교하면 10분의1 정도다.하지만 정예멤버들이 열사람 몫을 하고 있다. 지방에 별도 인력이 없어 제주도도 본사 담당자가 한달에 한번 방문할 정도다. 지방에서 진행하는 약사 초청 행사도 빼놓지 않는다.사실 이정희 이사가 2016년 대원제약에 합류할 때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는 애경산업-보령메디앙스-한국와이어스-한국화이자 등 10년 넘게 화장품-OTC 마케팅을 담당했다.화이자에서는 챕스틱, 센트룸, 애드빌 등 거의 모든 제품을 경험했었다. 그런 그가 OTC분야에서는 초보인 대원제약을 선택할때는 도전의식이 컸다."우연한 기회에 지인을 통해 오퍼가 들어왔어요. 사실 그때까지도 대원제약 OTC에 대해 잘 알지 못했어요. 오퍼가 들어왔을때도 OTC를 시작한지 3~4개월쯤 됐을 거에요. 과연 OTC 비즈니스 생리에 대해 잘 알까 걱정이 들었죠."하지만 개인적으로 좋은기회라고 생각했다. 못해도 밑질거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비록 규모는 작았지만, 대원제약이 OTC를 통해 사업다각화를 하려는 의지가 보였어요. 실제로 지난 2년동안 일하면서 투자의지가 강해 동기부여가 됐어요. 힘들긴 했지만, 하는만큼 성장하다보니 보람도 느꼈고요."이 이사는 합류하고 나서 어린이감기약 론칭, 가격구조 개선, 약사 커뮤니티 확대를 전면에 내걸었다.사실 콜대원 키즈 론칭은 내부에서도 반대가 심했다. 어린이 감기약 대부분이 처방약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1회용 포장과 아세트아미노펜-이부프로펜 교차복용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있다고 판단해 제품론칭을 밀어붙였다."보통 아기 해열제를 병원 처방을 통해 가져오는데, 상당량이 남아 버리기 일쑤고, 다른 종류의 해열제로 교차복용하기가 힘들어요. 아이 키우시는 분들이라면 모두 공감할 내용입니다."콜대원키즈는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제품이 따로 있어 교차복용이 가능하고, 1회용 포장에 적정용량이 있어 사용이 편리한데다 오남용·폐기 문제에서 자유롭다.그는 회사 개발팀을 어렵사리 설득해 키즈 제품 론칭을 주도했다. 콜대원 키즈는 작년 하반기 출시했는데, 그해 3분기 IMS데이터 기준 어린이감기약(OTC) 부문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콜대원 콜드·코프·노즈 제품 및 콜대원 키즈 해열제 2종·코프·노즈 제품가격구조개선과 약사 커뮤니티 확대는 1차 소비자인 약사들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서려는 시도였다. 특히 콜대원은 광고품목이어서 투자비용이 높았다. 그럼에도 당장 마진에 손해가 보더라도 가격구조 개선을 통해 장기적으로 판매량을 높이자는 의견에 경영진이 호응하면서 유통가격을 개선할 수 있었다."성장의 원동력은 아무래도 약사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거였어요. 우리가 작은 조직이지만, 웬만한 행사에는 다 따라다니면서 좋은 관계가 형성될 수 있었어요. 물론 우리 MR들은 매일 야근하고, 지방 출장도 잦았지만 그만큼 약사사회의 인식이 달라지는 걸 피부로 느꼈습니다."대원제약은 올해 OTC 100% 목표를 잡았다. 이미 올해 1분기 전년동기대비 142% 성장을 달성했다. 현재 7:3 판매비율을 보이고 있는 콜대원 성인용과 키즈 제품의 세일즈도 동반상승이 예상된다.트리겔의 경우 약국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2025년 500억원 매출 달성 목표를 정했다. 이정희 이사는 이 비전에 맞춰 충원 및 제품 론칭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OTC사업이 지속 성장하려면 그만한 제품 라인업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준비를 잘 하고 있으니까 앞으로는 지속적으로 신제품도 나올 수 있을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약사사회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지속적으로 광고에 투자할 계획입니다."2018-04-09 06:25:10이탁순 -
보호주의 '끝판왕' 인도네시아...수출 성공 비법은양웅열 지사장"대웅제약 인도네시아 지사가 아시아 원료·완제의약품 허브기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향후 3년 내 바이오의약품 수출 1000억 달성을 위해 현지 규제당국과 제약사·유통회사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습니다."2015년 시작된 대웅제약 글로벌 우수인재 프로그램이 점진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직원들의 글로벌 마인드와 업무역량 강화를 위해 지원자를 선발해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지사로 인력을 파견하는 인재육성제도다. 현재 9명의 직원이 지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각국 지사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인도네시아 지사의 역할과 비중 그리고 성과가 주목된다.인도네시아 콘트롤타워는 클리닉과 종합병원 영업을 거쳐, 블록버스터 고혈압치료제 올메텍 PM을 담당한 양웅열(42) 지사장이 책임지고 있다.글로벌 우수인재 프로그램 1기 출신 양웅열 지사장이 해외 파견을 자원한 이유는 현지 경험과 감각을 쌓고, 새로운 업무에 도전해 최상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자기와의 도전 때문이다."고여있는 물은 언제나 썩기 마련입니다. 제 자신 스스로 성장이 멈춰 있지 않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은 열망이 강했습니다. 또한 회사 내 자율적 순환보직제도를 통해 많은 업무를 경험하고, 그 성공 경험들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보고 싶었습니다."인도네시아는 자국보호주의 정책이 강하기로 유명한 국가 중 하나다. 현지 로컬제약사가 이미 생산하고 있는 제네릭은 수입이 불허될 정도다. 때문에 차별화가 확실한 개량신약이나 바이오시밀러 같은 제품이 아니면 현지 제조생산을 해야만 허가를 받을 수 있다. 허가가 가능한 품목도 최소 4~5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양 지사장은 특유의 추진력과 도전정신으로 바이오의약품 신성빈혈치료제(EPO)를 발매 6개월 만에 N0.1 품목으로 육성시켰다.다음은 양웅열 지사장과의 일문일답.▶지사장님 소개 부탁드려요. 영업을 통해 작은 병원부터 대학 및 메이저 병원담당까지 경험했으며 마케팅 PM시절 회사의 간판품목인 올메텍을 담당하며 성공적으로 이끌어본 경험도 있습니다. 또한 관리자로 도전하여 많은 후배들을 육성하는 경험을 통해 제자신도 성장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현재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글로벌 우수인재로 발탁돼 인도네시아 지사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글로벌 우수인재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 부탁드려요.글로벌 우수인재 프로그램은 대웅제약이 올해로 4년째 실시하는 직원성장 프로그램입니다. 글로벌 마인드와 업무역량을 강화키 위해 다양한 교육과 훈련을 진행하고 있으며, 사내 공고로 현재 직무와 상관없이 희망자를 모으고 서류와 면접 전형을 걸쳐 1차 합격자를 선발하고 있습니다.지원 국가의 현지 언어, 문화, 해외에서의 실무지식에 대한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교육을 받고 지사 탐방과 현지근무 체험을 하게 되며 일정기간마다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야 선발하고 있습니다. 대웅제약은 현재까지 직원 9명(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을 해외로 보냈으며 모두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젊은 인재들입니다. ▶글로벌 우수인재 프로그램에 도전한 계기가 있나요?고여있는 물은 언제나 썩기 마련입니다. 제 자신 스스로 성장이 멈춰 있지 않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은 열망이 강했습니다. 또한 회사 내 CDP를 통해 많은 보직을 경험, 그 성공경험들을 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해외에 대한 도전으로 이어가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회사 내 좋은 시스템인 글로벌 우수인재 프로그램에 도전, 최종 1기로 선발 되었습니다. ▶평소 어학능력은 어떻게 배양했나요?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글로벌 우수인재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일정기간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통해서 현지 언어와 문화 시스템에 관해 교육을 받고 테스트를 통해서 검증 받으면서 실력을 향상시켜 왔습니다. 또한 부족한 부분을 위해 자기주도 학습을 통해 꾸준히 노력해 오고 있습니다. ▶지사장님의 담당 업무 그리고 직원 구성과 규모도 궁금합니다.현지 지사/법인은 하나의 작은 회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영업/마케팅/일반관리/RA/법무 포함해 직원들이 각자 맡은 직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각자 맡은 위치에서 현지등록 제품에 대한 마케팅과 서포트 및 관리를 통해 끊임없이 신사업 확장과 새로운 기회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루 일과도 궁금합니다.출근 시 중요한 알림이나 기타 홍보사항에 대하여 직원들에게 공지하며 특이사항들을 체크합니다. 다음 매니저들을 통해 업무보고나 의사결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우선순위로 진행하며 각 부서별 담당자들과의 매일 1:1로 업무파악도 하며 가장 중요한 직원 개인의 애로사항이나 요청사항을 체크해 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로열티를 갖게 해 업무 달성률을 높이고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일도 병행하고 있습니다.동남아시아는 특성상 이직률이 높아 업무의 연속성이 떨어지며 그로 인해 여러 사업들의 진행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새로운 사업에 대한 기회를 얻기 위해 현지 유력업체나 현지에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과의 미팅을 통해 현지에 대한 정보와 네트워크를 쌓는 작업들을 꾸준히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웅 법인의 사업 확대 방안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지 직원들과 소통하며 업무를 파악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요.문화나 종교 모든 것들이 다르기에 걱정됐지만 사전 글로벌 우수인재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문화나 종교에 대한 특성에 대하여 충분한 학습을 해왔으며 파견되기 전 한국에 근무하는 인도네시아 직원들과의 만남을 통해 어느 정도 익숙해지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한 언어가 다르지만 어색해하지 않고 꾸준히 직원들과 매일 1:1로 얼굴을 보면서 대화하고 들어주면서 서로 공감대를 자주 갖고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즉시 해결해 주는 자세를 보이자 직원들도 저를 신뢰하며 더욱 따르게 되었습니다. ▶향수병과 현지음식도 큰 장애물이지 않을까요?사실 저는 특이하게도 향수병이라든지 음식에 대한 거부반응 또한 크게 없었던 것 같습니다. 타고난 글로벌 인재인가 봅니다. 처음 마음가짐이 온전히 나를 내려놓고 이 사람들을 이해하고 알아가자는 마음이었고 처음 이곳에 와서 현지인들만 가는 전통시장이라든지 낯선 곳도 매주마다 경험하기 위해 돌아다녔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빨리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빠른 현지화에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현지 지사 업무 중 애로사항이 있다면요?현지 정부규정 및 제약에 따른 우리 제품의 허가/등록 부분 일 것입니다. 인도네시아는 타국보다 자국보호주의가 강하기 때문에 제약산업에서 현지 로컬회사가 이미 생산하고 있는 제네릭은 수입허가가 불허되기 때문에 정말 차별화된 기술의 개량신약이나 바이오시밀러 같은 제품이거나 아니면 현지 제조생산을 해야만 허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허가가 가능한 품목도 최소 4년에서 5년의 기간이 걸리기에 인내심을 갖고 업무를 진행하는 점이 어려운 점입니다. ▶현지 지사장 업무의 역할과 책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현지에서 대웅제약의 브랜드를 알리고 우리사업의 기회와 영역을 확대해 향후 글로벌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 인도네시아에서 먼저 글로벌 제약사로서의 입지를 다져 놓는 것이라 생각합니다.물론 그러기 위해서 우리의 품목들이 각 영역에서 충분한 영향력이 있을 만큼 시장장악력을 가져가야 합니다. 또한 현지 직원들을 한국에서의 다양한 성공경험 방식을 접목해 현지에서 직원들을 육성해 이들이 현지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사장직을 수행하면서 어떤 성과를 내셨나요?무엇보다 정량적인 성과로 현지 최초 허가받은 바이오의약품인 EPO를 발매 6개월 만에 시장 NO.1 으로 만든 것이 주요한 성과입니다. ▶글로벌 우수인재 프로그램 도전을 희망하거나 준비 중인 직원에게 조언이 있다면요?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도전해보면 분명 기대 이상의 것들을 얻을 수 있고 경험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가진 능력에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선물 같은 거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현지 지사, 법인, 공장을 세울 계획인 국내 제약사들에게 조언이 있다면요?사전 철저한 현지조사를 바탕으로 최적의 인원 선발을 통한 사전 프로그램(대웅의 글로벌 우수인재프로그램과 같은)을 통해 준비되고 검증된 사람이 현지에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발굴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향후 비전과 계획이 있다면요?2020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있어 인도네시아가 먼저 선봉에 서는 것입니다.2018-04-06 06:22:10노병철 -
젊은 여약사와 회계사는 왜 제약사 진로를 선택했나권난희 약사(사진 왼쪽)와 김나래 회계사는 28세 동갑내기 친구다. 제약사 내 전문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공개와 신약개발과 관련한 투자 설명회가 많아지면서 일명 '주담'이라 불리는 주식담당자가 주목받고 있다.약학대학 입문 자격시험(PTEET)을 거친 6년제(전문대 이상 2년+약학대학 4년) 약사가 배출되면서 개국·공직약사로의 진출 외 제약사 개발약사에 도전하는 약대생도 부쩍 늘었다는 분석이다.회계나 세무분야를 전공한 경영·경제학도생들도 제약·바이오분야 등 헬스케어산업의 외연확장으로 인재들의 노크가 활발하다.지난 21일 데일리팜은 일양약품에서 근무 중인 제약사 근무 경력 1년차 권난희(28·PEET 3회 졸업생) 약사와 3년차 김나래(28) 미국 공인회계사(AICPA)를 만나 이들의 제약사 적응기와 미래에 대한 고민을 들어봤다.다음은 권난희 약사·김나래 회계사와의 일문일답.▶전문 자격증을 가지고 제약사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권: 입학 후 병원, 약국, 대학원 연구실 실습 등이 교육과정에 다 포함되어 있었다. 메디컬센터나 대학병원도 경험해 봤다. 그런데 내가 생각한 자유로운 분위기와는 달랐다.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평생 직장인데 즐기면서 해야지 않나.약대 시절부터 제약사에 들어가겠다 생각했지만, 당시 기업 입사를 생각한 약대 동기들은 많지 않았다. 약을 만드는 제약사를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개발부는 약사 관점에서 약을 봐야 한다. 뜻이 있다면 도전이 나쁘지 않다. 은사님이 제약사에서 오래 일하셨는데 면접 조언을 해주시는 등 도움을 많이 주셨다.김: 처음부터 제약사에 들어가겠다 마음먹은 것은 아니다. 제약산업 공부를 하다보니 발전 가능성이 커 보였다. 매일 개발을 해야 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실제로 어느 정도 일하다 보니 발전 가능성이 정말 크다. 만족하고 있다.▶정확히 하는 일이 궁금하다.권: 원래 제약 마케팅에도 관심이 많아 SNS 기자단과 화장품 등 신제품 마케터 활동도 많이 했다. 막상 입사 후 개발팀 일이 잘 맞았다. 본사에서 시장 상황을 파악해 제품 개발부터 발매, 영업사원 교육까지 전담하는 일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OTC 제품 1개, ETC 제품 2개를 출시했다.김: 재무팀에서 외화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더 빨리, 더 싸게 외화를 확보하고 송금하는 것이다. 전반적인 회사 내 현금이 나를 통해 움직인다. 공시도 담당해 주가를 관리한다. 회계 업무 자체가 회계만 한다고 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다른 부분과 연관성이 있다. 공부를 해야 실무적으로 조언 할 수 있어 타 부서와 소통을 많이 하고 있다.김나래 회계사(사진 왼쪽)와 권난희 약사가 제약사 내 전문직에 대해 말하고 있다. ▶각각 입사 1년차, 3년차다. 무엇을 느꼈나.권: 약대에서 제약사 본사나 연구소 쪽으로 실습을 많이 해야 한다. 약대 교육을 통해 약에 대한 기전을 4년 내내 배우고, 기본적인 가이드라인 등 규정과 공장에서의 QC/QA(품질관리 및 보증)도 배운다. 지원자 수가 적기도 하지만 회사에서 5주 간 실습을 잘 받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약대생의)제약사 현장 실습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김: 주변을 보면 회계법인에 들어간 경우가 많다. 똑같은 업무만 배정받아 쉽게 매너리즘에 빠지고, 성장 가능성에 대해 하소연을 많이 한다. 나는 한 기업의 실무를 맡다보니 매일 새로운 업무를 경험한다. 비용이나 원가에 대한 내용도 보고, 수출 등 업무에도 참여해 배울 점이 많다. 이 업무가 정적인 일은 아니다.예로 중동에 외화 송금 시 특정 단어가 들어간다거나 해당 국가가 글로벌 규제를 겪는 경우 송금이 안 된다. 여러 이슈로 환율이 움직이다보니 글로벌 뉴스부터 소소한 이슈까지 신경써야 한다.▶사회초년생인데 회사를 다니면서 어려웠던 점은.김: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업무에 힘들고 제약사 자체가 낯설었다. 원료 같은 것들도 생소했다. 팀장님이 차근차근 배워나가라고 격려해줬다. 또 한미약품 사태 이후 공시가 강화되는 추세다. 계약 체결과 파기 등 공시로 주가가 급락하고 폭등하다보니 중요하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전화를 붙잡고 일을 못 한 적도 있다. 투자자분들이 화날 수도 있지만 신경질적인 대응보다 믿어주셨으면 한다. 그런 부분을 신경 써서 좀 더 빨리 정확하게 전달하겠다.권: 제약사에 들어오면서 가장 막막했던 것은 업계에서 "여약사는 혼내면 울거나, 결혼 후 퇴사, 적응 못하고 1년 만에 약국 갈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낸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 나는 약사다 보니 기본기가 있어 업무 숙지가 빨랐다. 전공이 다른 것이었으면 이렇게 못 했을 것 같다. 앞으로 좀 더 비중이 있고 시장성 있는 품목을 맡고 싶다. 향후 진두지휘 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자기개발을 위한 노력이 있다면.권: 동향 파악과 최근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동기 약사들과 연락을 많이 하고 있다. 제약사에 있지만 약국이나 병원 업무와도 겹치기 때문이다. 요즘 허가특허에도 관심을 가지고 강의에 나가서 공부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주말마다 대한약사회 강의도 듣고 있다. 또 인터넷을 통해 별도로 공부도 하고 있다.김: 제약업계에서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이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래서 자기개발에 투자하며 노력하고 있다. 세무 공부를 하고 있는데 지금 업무는 물론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재무전문 관리사도 공부하고 싶다. 자기개발을 꾸준히 하다 보면 유리천장을 뚫을 수 있지 않을까. 같은 출발선에 섰지만 여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사라지면 제약산업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후배들에게 조언이 있다면. 권: 업무적으로는 팀장님이나 팀원들이 많은 힘이 된다. 다른 팀 친구들과 스트레스를 같이 풀고 친해지면서 회사 다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약사라는 데 뜻이 있다면 앞으로 시험제도가 어떻게 되든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특히 면접을 통해 약사가 될 자격을 보기에 진정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김: 업무가 힘들 수도 있는데 이 길을 택한 것은 열려있는 기회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도전을 반대하지 않는다. 제약사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제약업계 전반에 대해 공부를 하면 면접 시 도움이 된다. 깊숙한 공부보다는 기본적 지식 정도는 가져야 되지 않을까 싶다.2018-03-26 12:25:32김민건 -
"약대에서 문학동아리로, 다시 시인과 약사로"안미현 약사지난해 조용히 발간돼 교보문고 시집 코너에 자리한 시집 '구름 위를 걷다'. 시인 김종우, 류정환, 모현숙, 박윤배, 서정랑, 안미현, 정진명, 최선자 등 8명의 시인의 작품이 10편 씩 수록돼 있는데, 유독 독특한 이력의 시인이 눈에 띈다.'그물왕국', '피꼬막을 삶는 저녁' 등의 작품을 실은 안미현 시인(충북대 약학대·50)은 시인인 동시에 현재 강원도 원주에서 25년 째 '해오름약국'을 운영하는 베테랑 약사이기도 하다. 약국을 운영하며 시를 쓰는 그를 두고 동료들은 '시인이 된 약사'가 아니라 '약사가 된 시인'이라고 칭한다."원래 문학도가 꿈이었으지만, 부모님 만류로 약대에 진학했습니다. 그래선지 약대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어요. '허송세월 할 바에 좋아하는 문학을 실컷 하자'란 마음으로 문학 동아리에 가입했습니다. 대학 4년 내내 동아리 귀신으로 살다 얼떨결에 졸업했지요.당시 약사국시에 여학생 1명이 떨어졌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과동기들은 모두 '낙방생이 미현이 아니냐'고 할 정도로 저는 무늬만 약대생이었어요."그러나 동기들의 예상을 깨고 안 약사는 졸업과 동시에 관리약사로 취업하고 1년 만에 약국을 개업한다. 안 약사는 '지금까지 쉬지 않고 25년이나 약국을 하게 될 줄은 자신도 몰랐다'고 말했다."제가 약대에 입학할 때는 자기 꿈보다 가족 의견, 부모님 의지가 더 막강했던 시대였어요. 희망 학과를 문예창작과에서 약학대로 변경했지만, 저 역시 하얀 가운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렵다는 약학대에 합격했다는 성취감도 있었고요."약국을 운영했지만 문학을 하고 싶다는 원래 기질은 어디 가지 않았다. 안 약사는 30대 후반, 보통 '지금 자기 자리에 안주하기 십상인 나이'에 문학잡지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합동사화집 '새로운 감성과 지성 1,2,3,4,5,8집'에 참여했고, '붉은 파도', '피꼬막을 삶는 저녁', '비의 변주', '다이어트', '허물', '놓치다' 등 지금까지 수많은 작품을 내고 여러 시집에 참여하는, 어느덧 중견 시인이 됐다. "학생 때는 약대보다 문학동아리에 푹 빠져 살 정도로 약학과 문학의 경계가 뚜렸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경험이 쌓여선 지 약사와 시인이 아주 큰 차이가 있는, 별개의 직업이란 생각은 하지 않아요. 약사로서 환자를 잘 살피고 관찰하다 보면, 오히려 시를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요. 몸이 아픈 사람, 마음이 아픈 사람을 만나는 것은 시인에겐 오히려 축복입니다. 시도 결국 사람살이를 기록하는 작업이니까요."안 약사가 이런 생각을 하기까지 매개가 된 건, 역시 약국을 찾는 안 약사의 '환자'들이었다."막상 개국을 하고보니 약국이 단순히 약만 조제하고 투약하는 곳이 아니더라고요. 약은 약사와 환자를 이어주는 매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 약을 먹기 전에 환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충격을 받았는지, 가족 간 유대관계는 어떤지, 타고난 성향은 어떤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체득했습니다."안 약사는 환자들의 이런 사정을 짧은 시간에 알아내기 힘들지만, 약사가 적극적으로 대화를 주고 받는게 환자를 도울 수 있는 첫걸음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지금은 그래서 "직업인으로서 약사도 중요하지만 소명의식을 가진 전문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비록 마음 뿐일지 몰라도, 주변에 실제 행동하고 실천하는 훌륭한 약사님들을 보고 많이 배우려고 노력중한다"고 강조했다.그래서 소속된 약국체인을 통해 다른 약사들과 주저 없이 자신의 시를 공유한다. 문학에 관심 있는 지역 주민, 환자들과 책 이야기, 시 이야기를 하며 수다를 떠는 것이 무엇보다 즐거운 일이라고 느낀다."바쁘고 척박한 약업 환경이지만, 감수성의 끈을 놓치지 않고자 애쓰시는 약사님들이 많습니다. 음악이나 연극, 독서는 물론이고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는 '덕후' 놀이도 그래요. 약국을 경영하며 별도로 공부도 하고, 강연도 하고, 취미 활동도 다양하게 하시는 약사님들을 뵈면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지역 문화행사라든가 모임에 적극 동참해서 나누고 상생하는 약국을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2018-03-19 12:24:24정혜진 -
살사댄스 강사로 나선 약사, 관절전문약국 꿈꾸다김승주 약사 직업은 분명 약사인데 명함에는 약사에는 쉽게 어울리지 않는 이력이 빽빽하게 적혀 있다.최근 수원 평생학습관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살사 댄스 강좌를 시작한 김승주 약사(50·중앙대 약대). 김 약사는 요즘 댄스와 건강, 대체의학 등 다양한 분야 전문 강사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있다.김 약사는 대학 졸업 후 우연히 한 방송에 출연하면서 춤에 입문하게 됐다고 했다. 당시 한 인기 예능프로그램에 나오면서 함께 나왔던 출연자들과 인연을 맺고 그 속에서 동호회를 하면서 처음 살사 댄스에 눈을 떴다."당시 춤을 가르치셨던 분이 국내 살사댄스 1세대셨어요. 제가 배울 때는 국내에서 라틴문화나 살사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거든요. 살사댄스에 매료되면서 자연스럽게 라틴문화에 푹 빠지게 됐어요. 지인들과 라틴문화연구회를 만들어 몇 년간 문화를 공부하고 매회 기념 파티도 열었죠. 자유로운 그들의 문화를 국내에 알리고 공유했으면 했어요."낮에는 약국에서 근무약사로 일하고 저녁에는 살사바에서 함께하는 사람들과 어울려 춤을 추고 또 자신이 배운 것을 전수했다. 낮에는 약사로 저녁에는 춤 전문가로의 2개의 삶을 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자신이 춤을 추는 것도 행복이지만 안무를 짜 살사바에 온 일반인들에 가르치는 데 흥미를 느끼면서 자연히 강사로서의 삶을 꿈꾸게 됐다는 김 약사. 고심 끝 강사로서의 전문 역량을 키우고 싶단 생각에 고려대 명강사 최고위과정에 입학했다. 약사로 약과 건강에 대해선 전문가지만 강사로서도 능력을 갖고 자신이 그간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연구했던 분야를 다른 사람에 전수하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도 찾아왔다."최고위과정 입학 과정에서 교수님이 약사이면서 춤 강사를 했다는 점을 신선하게 보시더라고요. 그 점에서 내 직업인 약사와 내가 좋아하고 빠져살았던 춤을 접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죠. 그러던 중 기업체에 건강 강의를 하게 됐는데 사람들이 예상보다 더 건강하게 사는 삶에 대해 관심이 크고 도움을 받고자 하는 바람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상담전문 약국을 개국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죠."약국을 개국하기 전 1년간 창업스쿨도 다녔던 김 약사. 그는 영양사가 진행하는 건강수업이 인기가 높은 모습을 보고 약의 전문가인 약사가 이런 부분을 맡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그래서 꿈을 안고 처방전에 의존하지 않는 상담 위주 약국도 열었지만 고정 수입이 없다보니 저녁, 주말 시간까지 반납하고 매약 매출을 창출해야 하는 구조가 쉽지만은 않았다. 그렇게 약국 문은 닫았지만 김 약사의 꿈은 아직 멈추지 않았다."춤만큼 좋은 운동이 없어요. 요즘 근육, 관절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약사로서 이 부분에 좋은 제품을, 춤 전문가로서 근육, 관절 운동이 될 수 있는 안무를 만들어 환자들에 도움이 되고 싶은 꿈이 있어요. 강사로서 관련 강좌도 계속 하고 싶어요. 약사로서 약국 안에서만 살기 보다는 강사로서 또 춤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계속 새로운 꿈을 꾸고 있습니다."2018-03-17 06:22:33김지은 -
세계은행이 놀라워했다는 국내 건강보장 체계는?세계은행은 1989년 완성된 한국의 보편적 건강보장(Universal Health Coverage, 이하 UHC) 시스템을 높게 평가했다.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가운데 의료행위와 약제에 대한 급여기준을 정하는 시스템은 개발도상국이 배워야 할 만큼 놀라운 제도라고도 했다.데일리팜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원주 본원에서 진행된 '베트남 건강보험제도 개선 연수과정'에 참여한 세계은행 Caryn Bredenkamp 박사와 베트남 보건부 Le Van Kham 건강보험국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심평원은 이번 연수과정이 베트남, 인도네이사, 필리핀 등 아세안 국가를 동북아책임공동체로 보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적극 지원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보고 있다.Caryn Bredenkamp세계은행(World Bank) 선임경제학자 겸 지역보건담당자 Caryn Bredenkamp세계은행의 역할을 소개해달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와 함께 3대 국제경제기구 중 하나인 세계은행이 한국의 보건의료시스템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궁금하다."세계은행은 국제경제기구로 세계 여러나라, 특히 개발도상국에 재정과 관련한 컨설팅을 하고 있다. 우선 은행인 만큼 자금을 빌려주는게 가장 큰 역할이다. 가난한 나라에는 저금리로 자금을 빌려주고 있는데, 이들이 자국의 보건의료분야 인프라를 개발하거나 투자할 수 있는데 사용하도록 조언해주고 있다.재정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은 기술적 지원을 원한다. 자금을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한 것이다. 이번 컨설팅 국가인 베트남 보건국과 사회보장청 관계자들과 함께 한국에 왔다. 월드뱅크는 2년 동안 베트남에 기술적인 지원과 조언을 해주고 있고, 이번 한국 방문은 베트남이 심평원에서 UHC 솔루션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게 목표다."베트남의 UHC를 위해 한국을 선택한 배경이 있나."한국은 1989년에 UHC를 완성했다. 베트남이 세계은행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으면 했던 첫 번째 이유다. 모든 국민들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으면서 재정적으로 보호 받을 수 있게 됐고, 우리는 한국이 예측 불가한 재난적 의료비에서 보장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두 번째는 한국의 건강보험은 굉장히 포괄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으로 이어지고 있고, 새로운 의료서비스나 의약품이 진입할 때 신중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 때문이다. 비용효과성을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국민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지 판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은 이해관계자들과 상의해서 급여기준과 가격을 정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국민들이 심평원, 건보공단의 시스템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 마음에 든다.세 번째는 IT를 이용한 빅데이터 수집에서 강점을 보였다는 것이다. 빅데이터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 빅데이터를 가지고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3월 6일부터 8일까지 베트남 관계자들은 심평원에서 연수과정을 밟았다. 앞으로 세계은행은 두 나라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할 예정인가."두 나라의 브릿지 역할을 생각하고 있다. 베트남은 2025년까지 UHC 95% 달성이라는 목표가 있다. 이를 위해선 어떤 도전이 필요한지, 제도적인 문제는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한국은 UHC 달성에 공헌했고, 히스토리가 길기 때문에 베트남이 도움 받을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본다. 의료서비스와 의약품 급여기준을 정하고, 의료의 양과 질을 관리해서 평가하는 시스템을 전수 받았으면 좋겠다.그리고 다른 나라도 한국에 와서 심평원 시스템을 배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한국은 모든 국가에게 보건의료시스템의 모델이 될 수 있다. 특히 한국보다 작은 나라에 도움을 주리라 본다. 행위별수가제도, 약가제도, 심사매뉴얼 등을 정말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심평원과 건보공단이 분리돼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게 굉장히 인상 깊다. 심사와 평가를 심평원이 독립적으로 맡은 부분은 현장의 의사, 약사들이 더 좋게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Dr. Le Van Kham베트남 보건부 건강보험국장 Dr. Le Van Kham3일 동안 한국 심평원에서 연수과정을 밟았다. 적용하고 싶은 보건의료시스템이 있었나."우리에게 이번 연수과정은 의미가 있었다. 가장 배우고 싶은건 급여기준 설정이다. 한국은 심평원에서 행위와 약제 기준을 설정한다는데, 어떻게 하고 있는지 더욱 자세히 알고 싶다. 심평원, 건보공단, 복지부 등과 위원회를 구성해서 단계별로 진행한다고 들었다. 세부 기준과 가격을 정하면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고, 논의한다는데 인상깊었다. 그 다음은 IT를 활용한 빅데이터 수집과 분석 방법이다. 미래의 보건의료서비스를 예측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베트남도 현재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중앙에서 모으고 있다. 하지만 활용법을 모른다."베트남 보건부는 UHC 달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현재 베트남은 인구의 86%가 건강보험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이를 2025년까지 95%로 끌어올리는게 목표다. 그렇게 하려면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 그래서 보건의료시스템을 개혁하려고 한다. 재정을 확보하고 1, 2차 의료기관 의사들의 역량을 강화해서 의료서비스 질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게 목표다. 이를 위해 월드뱅크의 대출을 진행 중이거나 준비 중인게 3개다."심평원 국제협력단장 류종수류종수 심평원 국제협력단장(사진 중앙)월드뱅크의 UHC 사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월드뱅크는 사회가 안정화돼야 생산성이 늘고, 펀딩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들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게 건강보험이다. 1880년대 독일 비스마르크 시기를 보면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건강보험제도와 연금제도를 도입했다. 세계은행 또한 어려운 나라의 국민 건강 보장을 위해선 시스템이 준비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많은 사업을 하고 있는 걸로 안다."베트남 뿐 아니라 다른 개발도상국 국가들을 초청해 연수과정을 한 것으로 아는데."페루, 콜롬비아, 이란, 바레인,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가나, 이디오피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을 대상으로 연수과정을 진행했다. 우리가 UHC를 하면서 시행했던 정책들, 성공했던 사례나 실패했던 사례를 알려줬다. 이들이 우리나라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갈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필요한 제도를 뽑아서 도입할 수도 있다. 베트남이나 필리핀 같은 경우 심사, 청구, 평가 등이 보험국이나 사회보장청에 나눠져 있다. 이들 국가의 경우 심평원처럼 한 기관에서 모아서 통합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게 숙제라고 한다."연수과정을 보면 문재인정부의 신남방정책과도 이어진다는 생각이 든다."심평원은 베트남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신남방정책 국가들과 국제협력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에 교육한 베트남의 경우 2025년까지 UHC 달성을 위해 개념, 제도, 기술 등이 필요한데 이런 기반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줄 예정이다. HIRA 시스템에 대한 아세안 국가들의 관심이 늘면, 이들은 점차 한국의 의료, 의료기기, 의약품을 선호하고 친근감을 갖게 된다. 우리의 산업이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HIRA 시스템 수출이 아니더라도 개발도상국에 긍정적인 역량과 솔루션 제공으로 기술적인 지원을 하면서 한국이 가진 4차산업의 지식자산이 진출할 수 있는 교량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2018-03-15 06:20:45이혜경 -
"가격·사이즈 더 줄였다"…유비케어 오토팩 'EX-12'유비케어 박환영 PM이 데일리팜과 인터뷰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2년 전부터 1일 처방 건수 75건 미만 약국을 대상으로 자동조제기(ATC) 출시를 준비해 온 유비케어는 지난해 오토팩 3종을 내보이며 '소형약국 전용 조제기'를 약국가에 알렸다.올해는 이보다 더 가격을 내리고, 사이즈를 작게 만든 EX-12 모델을 선보여 약국 경영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9일 데일리팜은 소형약국전용 자동조제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유비케어의 오토팩 박환영 PM을 만나 신제품 출시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었다.유비케어는 지난해 CAP 3종(CAP-52FS, CAP-72FS, CAP-92FS)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소형약국 ATC 시장에 진출했다. 실적은 소위 대박이었다. 2016년 대비 매출이 200% 이상 성장했으며, 카세트 개수가 가장 작은 모델인 CAP-52는 130% 이상 급증했다. 1일 처방전 75건 미만 약국에서 편의성과 클린조제 목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다만 아직까지 소형약국에서 구매하기에는 초기 비용 부담, 장비 사이즈, 처방전 변경 등이 장벽으로 존재했다. 유비케어는 직접 1일 처방전 50건 미만 약국의 고민을 들으며 신제품에 적용해봤다. 반자동조제기 가격과 비슷한 1000만원대에 크기는 드링크냉장고 보다 작으면서 반알조제기능과 카세트 확장 기능을 갖춘 EX-12가 탄생한 배경이다.사이즈·성능·가격 3박자 갖춘 'ATC'…작은 약국에서도 '복약상담'에 집중ATC는 약국 또는 병원 처방전달시스템(OCS) 프로그램과 연동해 환자 처방전을 바코드로 읽으면 자동으로 약을 분류하고 분배·포장·인쇄 하는 장비다. 클린조제는 물론 환자와 소통할 수 있는 시간 확보가 가능해진다.문정이화약국에서 필드테스트 중인 유비케어 오토팩 EX-12. 카세트 1단을 추가한 모습이다.무엇보다 소형약국은 비좁은 조제실에 부담을 느끼는 점을 착안해 조제실에 적합한 크기로 신제품을 설계했다. 가로 67Cm, 두께 49Cm, 세로 120Cm 사이즈로 기존 CAP 모델과 비교해 가로·두께는 동일하며, 가장 작은 모델인 CAP-52 대비 30Cm 낮아졌다. 여성 약사의 눈높이 보다 낮다.박환영 PM은 "EX-12 모델은 확장(Extension)이라는 의미와 카세트 개수인 12개를 결합해 만든 제품으로 세상에서 가장 작은 자동조제기"라고 말했다. 그는 "반자동기 수준의 합리적인 구매 가격과 컴팩트한 사이즈로 설계돼 1일 처방전 50건 미만의 약국에서 부담없이 쓸 수 있다. 사용하던 장비에 카세트 개수를 확장할 수 있는 신개념 ATC"라고 강조했다.EX-12의 표준 판매가는 1000만원대로 예정됐다. 700~800만원대 반자동기에 OCS시스템 추가 가격(평균 200~300만원)을 고려하면 가성비가 뛰어나다. 특히 20개 단위 카세트를 3단(총 60개)까지 확장 할 수 있어 최대 72개의 카세트 사용이 가능하다. 빈번한 처방 변경 대응을 위한 기능으로, 소형약국의 어려움을 반영했다.여기에 유비케어가 특허받은 반알조제장치(FSP)를 사용할 수 있다. 해당 특허는 카세트 개수를 줄이지 않고도 반알조제가 가능하게 한 것이다. 박환영 PM은 "손으로 만지지 않아도 반알 및 모든 형태의 정제약을 조제할 수 있다. 조제 후 남은 약은 자동으로 회수돼 다음 조제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오토팩만의 차별화된 기능"이라고 설명했다.필드테스트를 통해 입증된 효율성…"작은 약국일수록 다빈도 처방에 필요"EX-12는 오는 3월 15일 국제의료기기 전시회 키메스(KIMES)에서 공개된다. 현재까지 진행 중인 약국 필드테스트를 통해 현장에서 효율성이 나타나고 있다.문정이화약국 차미사 약사는 EX-12를 사용하며 "고혈압 등 장기처방 조제로만 ATC를 사용하고 있는데, 가장 빈번하게 쓰이는 감기·위장약·항생제 등 다빈도 의약품에 사용하면 일수가 짧아도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소형약국에서의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그는 먼저 "조제 시간 단축으로 피로도가 줄었다. 남는 시간을 환자 복약상담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가 처방전을 주면 조제실로 들어가 대화가 어려운 반면 조제는 장비가 하고 약사가 검수를 하면 환자 병력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다는 것이다.무엇보다 EX-12를 선택한 결정적 이유는 '공간' 활용이었다. 타 회사의 ATC는 옷장처럼 여닫는 방식으로 추가 공간이 필요하지만, EX-12는 설치할 크기만 확보하면 돼 공간 활용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했다.박환영 PM은 "EX-12는 약사들의 얘기를 듣고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소형약국의 고민을 굉장히 많이 반영했다. 가격이나 카세트 확장 부분은 업계에 없던 파격적인 부분"이라며 소형약국에서 쓰기에 편리한 장비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올해 EX-12가 유비케어 오토팩 전체 판매 비중 30%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2018-03-09 06:20:20김민건 -
세계는 이중항체 개발경쟁…"ABL은 자신있다"지난 1월 24일 국내 상위 제약업체 동아ST는 ABL바이오와 신규 면역항암 기전의 이중항체 신약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 인 계약을 체결했다.ABL바이오가 연구중인 면역항암 기전의 이중항체신약 2개 파이프라인에 대한 글로벌 독점권을 갖고, 세포주 개발 및 공정개발, 임상개발과 상업화를 추진한다는 내용이다.ABL바이오는 지난 2016년 설립한 이제 막 3년차에 접어든 신생 벤처다. 동아ST는 그런 ABL바이오의 어떤 매력에 끌렸을까?출발은 늦었지만, ABL바이오는 국내 이중항체 분야에서 가장 빠른 회사다. 작년에는 국내 개발 이중항체 후보 최초로 임상단계에 진입하기도 했다.동아ST와 계약후 2월말 이상훈(55) ABL바이오 대표를 찾았다. 그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60여 가지의 이중항체가 개발중"이라면서도 "ABL바이오 파이프라인이 혁신적인 베스트인클래스 또는 퍼스트인클래스 후보여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감 찬 말투로 말했다.최근 플랫폼기술 '펜텀바디'로 연구중인 한미약품을 비롯해 종근당, 동아ST 등 국내 상위 제약사들이 뛰어들면서 잘 알려진 이중항체는 글로벌 신약개발 시장에서는 이미 몇년전부터 핫한 키워드였다.암젠은 이중특이성 CD19 항체와 CD3 T세포 항체가 연결된 'BiTE(BISPECIFIC CD19-DIRECTED CD3 T-CELL ENGAGER) 플랫폼을 활용한 백혈병치료제 '블린사이토'를 지난 2014년 FDA로부터 승인받기도 했다. 블린사이토는 지금까지 승인된 최초의 이중항체 약물이다.암젠에 이어 제넨텍, 바이오젠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바이오기업들이 이중항체를 개발 중이다. 특히 암세포를 죽이는 역할을 하는 'T세포' 활성화를 막는 PD-1, PD-L1 단백질을 타깃으로 하는 면역관문억제제(예;키트루다, 옵디보)가 나오면서 이중항체 개발에 전세계 제약사들이 목을 매고 있다.이상훈 대표는 "면역관문억제제가 항암치료제로 각광받고 있지만, 아직 반응률이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이에 나머지 70% 반응률을 채우기 위해 다른 표적항암제 또는 면역억제제와 병용하는 방법이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이중항체는 쉽게 말하면 두가지 병용 치료 약물을 한 약제에 담은 것이다. 항암제로 보면 표적항암제-표적항암제, 표적항암제-면역억제제, 면역억제제-면역억제제로 나눌 수 있다.작년 8월 임상에 들어간 ABL001은 혈관내피성장인자(VEGF)와 신생혈관을 조절하는 물질인 Dll4에 동시에 결합하는 이중항체다. 동아ST에 기술이전된 후보는 면역세포와 암세포에 동시에 작용하는 후보물질이다.ABL바이오는 현재 5가지의 후보물질을 도출해 상업화연구에 착수했는데, 항암제뿐만 아니라 파킨슨치료제도 있다. 또한 항체에 항암약물을 결합하는 기술인 ADC 이중항체도 개발중이다. ADC 이중항체는 레고켐바이오와 공동연구하고 있다.ABL바이오는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국내외 파트너사들과 공동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동아ST를 시작으로 또다른 복수의 제약사와 기술이전을 논의중이다.이 대표는 "글로벌사와 경쟁하다보니 현재 4개 이중항체 과제는 글로벌사와 공동연구하고 있다"며 "이 과제들은 미국 IND가 목표"라고 전했다.ABL바이오는 한화케미컬에서 바이오사업을 총괄한 이상훈 박사와 신약개발 연구인력이 한화의 바이오사업 철수 이후 의기투합해 만든 벤처회사다. 한화케미컬에서도 이중항체 경험이 있어 창업후 연구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ABL바이오는 2016년과 2017년 외부기관으로부터 총 3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그는 "직원 37명 중 12명이 박사이고, 나머지는 석사학위 소지자들"이라며 "더욱이 박사 출신 임직원들은 영어가 능통해 해외제약사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ABL바이오는 좋은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기업 수준의 연봉을 지급하고 있다.또한 "대기업과 달리 의사결정이 빠른 점도 우리가 이중항체 분야에서 앞서 갈 수 있는 비결이었다"고 이 대표는 덧붙였다.이상훈 대표는 서울대 생물공학교육학과를 나와 미국으로 건너가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이후 다양한 제약사에서 경험을 쌓았다. 노바티스에 합병된 카이론을 시작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제넨텍, 엑셀레시스 등에서 일했다. 한국에서는 유진산 박사와 2009년 파멥신을 창업했고, 2014년부터는 한화케미컬에서 바이오사업을 총괄했다. 그는 한화케미컬이 바이오사업을 중단한 2016년 2월까지 마지막 멤버로 있었다.ABL바이오의 연구실과 사무실은 하얀 색채로 밝고, 칸막이가 없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평소 연구원들의 자율성와 창의성을 중시한 이상훈 대표의 철학이 담겨있다.그는 "한국에서는 직장을 자주 옮기는 사람을 문제있는 사람으로 보지만, 미국에서는 이직할때 그런 도전을 받지 않는다"며 "색깔이 다른 4개 회사와 일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연구원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열린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현재 판교테크노밸리 파스퇴르연구소 2층에 입주해 있는 ABL바이오 사무실은 오픈 스페이스와 화이트 컬러로 눈길을 끄는데, 자율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중시하는 이 대표의 철학이 반영됐다.이 대표는 "과학자들은 억압받는 걸 싫어한다"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오로지 사이언스에 초점을 맞춰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면서 "새로운 직원들도 인터뷰 과정에서 자유롭고 창의적 사고를 가진 인재를 걸러내 선발했다"고 덧붙였다.2018-03-09 06:20:12이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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