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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약 급여화, 약사·한약사와 불필요한 갈등 원치 않아""약사와 한약사는 모든 한약제제 급여화를 위해 한의사와 협력해야 하는 관계다."김경호 대한한의사협회 보험부회장은 최근 데일리팜과 만나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방안이 담긴 보고서가 한의사와 약사(한약조제약사), 한약사의 갈등으로 비춰지는 부분을 우려했다.건강보험공단이 발주한 '첩약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기반 구축 연구(연구책임자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임병묵 교수)' 보고서가 공개되자, 대한약사회, 대한한약사회, 한국한약학과교수협의회 등 약사와 한약사 관련 단체는 즉각 반발했다.시범사업 대상에 약국과 한약국은 배제된 체, 한방 병·의원만 포함됐기 때문이다.이와 관련 김 부회장은 "협회 의견 제시를 할 때 국민을 위해 첩약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보다 광범위한 상병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며 "보고서에는 한방 요양기관만 포함돼 있지만, 협회는 불필요한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현재 보고서 대로라면 시범사업 대상 질환의 경우 요통, 기능성 소화불량, 알러지 비염, 슬통, 월경통, 아토피 피부염 등 상위 6개 질환(1안)과 1안에 갱년기장애, 관절염, 뇌혈관질환 후유증관리, 우울장애, 불면증, 치매를 포함한 상위 12개까지 포함하는 2안이 마련돼 있다.김 부회장은 "1안과 2안 질환 모두 진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의사만 시범사업 대상에 포함된 것 같다"며 "진단권을 배제하고 갈등 유발로 제도 시행이 늦어지는걸 바라지 않는다. 조금 더 빨리, 더 많은 질환의 급여를 원한다"고 덧붙였다.만약 제도 시행을 앞두고 보건복지부가 약사와 한약사까지 포함된 시범사업 방안을 최종적으로 마련한다면, 이 또한 환영한다고 밝혔다.김 부회장은 "첩약에 대한 건강보험이 확대되고 정착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이 마련된다면 환영한다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자격증과 면허증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 한약조제약사 자격증 만으로 제한된 진단범위까지 침해하는 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따라서 진단권이 필요한 첩약 급여화에 대한 불필요한 갈등 보다, 모든 한약제제에 대한 급여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데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했다.김 부회장은 "한약제제 연구도 시작됐다. 숫자가 적은 첩약 보다 규모가 더 큰 한약제제에 대한 급여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서로 협력해서 파이를 키우자. 첩약 처럼 적응증이 한정된 게 아닌 모든 한약제제에 대한 급여가 적용될 수 있도록 약사회가 함께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2019-02-22 06:17:09이혜경 -
"방문약료+약물교육, 약국경영 시너지 효과로"약물안전사용교육 체험학습을 설명하는 김보현 약사메디팜일진약국을 찾은 건 주변 병의원이 문을 닫은 저녁 7시였다. 처방 손님은 없었지만 인사돌, 까스활명수와 같은 일반의약품을 찾는 환자가 끊임 없어 인터뷰가 자주 끊겼다.서울 성동구 소재 용답시장 가까이에 위치해선지 동네 주민은 물론 상인들이 주로 약국을 찾았는데, 혼자 약국을 지키는 김보현 약사(52, 삼육대 약대)는 잠시도 앉을 틈이 없었다.'이렇게 약국이 바쁜데도 약물안전사용교육을 10여년 째 병행할 수 있었던 동기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먼저 나왔다."현장에서 직접적으로 오는 반응을 보면 이 일을 안 할 수가 없어요. 아이들과 학생, 어르신을 직접 만나서 교육을 하고 약에 대해 설명하고 나서 피드백이 오고, 다음에 같은 곳에 또 교육을 갔을 때 전보다 긍정적인 반응과 변화가 눈에 보이거든요. 그 순간 아이디어를 얻고 새로운 걸 또 기획하고. 제가 이런 걸 너무 좋아합니다."김 약사가 처음 약물안전사용교육에 나선 건 2007년이었다. 녹색소비자연대가 기업 후원을 받아 사회기여 프로그램으로 기획한 것인데, 약물안전사용교육이 거의 처음 시작된 단계였다.당시만 해도 교육의 주체는 약사였지만 사업의 주체는 기업이었다. 그러던 것이 한국마퇴본부와 보건소, 식약처 등 정부와 관련 단체가 사업을 주도하게 되고 조찬휘 집행부가 '약바로쓰기운동본부'를 본격화하면서 비로소 사업의 주체도 명확하게 약사회가 되었다. "처음 강사로 참여했을 때에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주체가 약사이니, 사업을 기획하고 이끄는 것도 약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라고요. 약바로운동본부가 자리잡히면서 정부 예산을 받는 약사 주도 사업이 된 셈인데, 조찬휘 회장님 집행부의 큰 업적이라고 봐요."햇수로 하면 김 약사가 교육 강사로 뛴 지 벌써 13년이다. 사업의 태동부터 안정기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참여한 셈이다. 그가 모신 본부장만 4명에 이른다. 강사 뿐 아니라 최근에는 식약처 공모 '청소년 약 바르게 알기 사업' 교육교재 제작과 대한약사회 약바로쓰기 운동본부 체험학습 교육교재 개발에도 참여한 연구원이다."가장 뿌듯하고 신선한 경험은 교육에 활용할 체험학습 교구와 프로그램을 기획한 일입니다. 지난해 꼬박 매진했어요. 기존 교육에 들어갈 6가지 커리큘럼을 만들었는데, 연령에 따라 세세하게 구분한 점이 자랑할 만 하죠. 시범사업을 해보니 학생들 반응이 거의 폭발적이었어요. 실험과 체험으로 약을 경험한 아이들은 즉시 약을 대하는 태도와 행동이 달라집니다."아이들은 약을 자르고 갈았을 때 물에 얼마나 빨리 녹는지를 보며 '약을 함부로 자르거나 갈아 먹으면 안된다'는 것을 배웠다. 상비약을 접하며 상비약함 관리법을, 인서트를 읽는 방법을 배우며 주의사항과 복용법을 익혔다. 앉아서 일방적인 강의만 들을 때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교습법이었다. 약국을 운영하고, 연 간 수십 차례 안전사용 교육을 나가는 김 약사에게 또 다른 주력 활동은 방문약료다. 2013년부터 이어온 방문약료를 그는 지난해에만 70여 차례 참여했다.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를 대하며 김 약사는 마음이 찡했던 경험도 있었다.60이 다 된 지체장애 자제분과 함께 사시는 90이 된 어르신이었다. 기초생활수급자 대부분이 그렇듯, 이들도 정부가 지원하는 의료서비스 외에는 건강을 관리할 여력이 없음이 분명한데 김 약사에게 어르신이 쌈짓돈으로 산 오메가3와 비타민C, 루테인 제제를 내보였다. '우리 아들 건강해지라고 샀는데, 어떻게 먹어야 하냐'며 말이다.김 약사는 방문약료와 안전사용 교육, 약국 환자 관리 세가지 활동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며 서로에게 계속해서 시너지효과를 주기에 힘들어도 이 활동들을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그는 "젊은 약사들은 확실히 아이디어가 뛰어나다. 우리같은 약사들이 4~5시간 짜내야 하는 아이디어를 그들은 1시간 만에 기획한다"며 "자신과 직능, 또 국민과 재정 절감을 위해 더 많은 약사들이 이러한 활동에 나섰으면 한다. 약사 개인의 보람이자 약사사회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가능성이기도 하다. 약물안전사용교육과 방문약료 사업 모두 더 많은 약사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2019-02-21 06:00:45정혜진 -
"물리치료사에서 약사로"…국시 수석합격 고성원 씨제70회 약사국가시험 수석 합격의 영광은 늦깎이 약대생 고성원(32, 부산대)씨에게 돌아갔다.지난 2006년 인제대 물리치료학과에 입학했던 고성원 씨는 졸업 후 서울아산병원에서 1년간 근무를 했던 물리치료사였다.어려서부터 약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던 고 씨는 PEET시험을 보고, 2015년도 부산대 약대에 입학하게 된다.고 씨는 "물리치료사를 하면서 시간적으로 하루에 볼 수 있는 환자의 수는 한정적인데, 약사는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뿐만 아니라 약은 작은 크기와 모양에도 불구하고 병을 치료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어려서부터 관심이 많았다"고 전했다.막상 공부를 하면서는 관심 외 분야에 대해서도 많은 공부를 해야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규칙적인 생활관리와 과목별 요약정리본 등을 통해 늘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씨는 "공부할 때 많이 힘들고 어려워서 걱정이 많았는데 수석연락을 받고 정말 기분이 좋았다"며 "최대한 정해진 생활규칙대로 움직이며 공부하려고 노력했고, 다들 비슷하겠지만 과목별 요약정리본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훌륭한 교수님들 아래서 수업을 받아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또한 고 씨는 같이 공부한 동기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현재 창원의 한 약국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그는 향후 근무약사로서 경험을 쌓은 후 경남 지역에서 개국을 하는 것이 목표다.그는 "근무약사로 일을 하면서도 교육활동에 많이 참여하고 싶다. 약사라면 당연하게 아는 내용이지만 일반인들은 모르는 내용이 많다"며 "내가 알고있는 보건지식들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현재 창원 지역 약국에서 일을 배우고 있다. 경험을 많이 쌓고난 이후 부산, 창원 등 경남 지역에서 개국을 하는 것이 목표다. 아직은 많이 배우는 단계다"라고 덧붙였다.2019-02-18 19:07:53정흥준 -
약사출신 심평원 3년차, "약가전문 변호사가 목표"약대를 졸업하고, 바로 로스쿨에 합격했다. 그러나 곧 휴학계를 냈다. 약사 출신 변호사에게 실무 경험은 필수적이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병원약사 6개월, 개국약사 6개월을 경험하고 다시 로스쿨로 돌아갔다.박관우(33·삼육약대) 변호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입사 3년 차다. 로스쿨 졸업 후 법무관으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1년, 식품의약품안전처 1년, 법무부 1년을 근무하고 2016년 10월 심평원에 입사했다. 지금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1회용 점안제 약가인하 소송을 지원하고 있다."약사 출신 변호사로서, 직능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어요."박 변호사는 약대생 시절부터 외부활동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우연히 참석한 공직약사 설명회에서 약사 출신이면서 행정고시를 패스해 공직약사로 일하고 있는 선배를 만났다. 선배의 조언 덕분에 약사이면서 법조인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으면 약업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고, 그렇게 로스쿨 진학을 결심했다.하지만, 약사를 꿈으로 약대에 입학했던 만큼 졸업 후 약사로서의 생활을 하고 싶었다. 졸업과 동시에 로스쿨에 합격했지만, 휴학했다. 약사 직능에 대한 업무의 이해도를 높여야 약사 출신 변호사로서 기여도가 더 클것이라 생각했다."보험약제 분야에 보다 기여하고 싶습니다"심평원 법규송무부는 건강보험 관련 이슈를 모두 다룬다. 박 변호사는 상급종합병원 지정, 치료재료 등 심평원 내 자문 업무를 두루 수행했다. 약사 출신인 만큼 신약 등재부터 약가산정 업무와 관련된 법률 자문도 했다. 리베이트 법률 검토, 7.7약가 고시 개정에 이어 최근에는 1회용 점안제 약가인하 소송에 관여하고 있다.약대에서, 그리고 현장에서 배운 약무 경험을 토대로 심평원과 관련된 법률 이슈를 검토하는 일이 재밌다는 박 변호사. 이를 토대로 어떻게든 약업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게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 했다.그래서 목표가 생겼다. 건강보험 특히 약가 부분의 전문 변호사로 인정 받는 것이다."식약처가 하드웨어 역할을 한다면, 심평원은 소프트웨어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박 변호사는 식약처 법무관 생활을 1년 했다. 식약처는 허가를 주업무로 하기 때문에 하드웨어 역할을 하는 것 같단다. 그에 비해 심평원은 급여 등재, 수가, 평가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어 소프트웨어 측면이 강하다는 생각이다. 바이오헬스 육성 정책이 느는 상황에서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만큼, 그 부분에 일조를 할 수 있었음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공직약사를 준비하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공직약사는 제약업계를 거시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지방이전한 기관이 많아 수도권 이외 지역 거주에 대한 장벽이 있다.하지만, 약사 업무의 전문성에 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이 공직이기도 하다. 박 변호사는 "약사로서 보람을 느낄 수 있어 공직약사를 추천한다"며 "건강보험의 경우 한정된 재원으로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목표를 세우고 있어, 여기에 맞는 역량을 보여줄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2019-02-07 06:22:17이혜경 -
"첨단바이오법 '조건부 신속허가'는 세계적 흐름"바이오의약품은 이미 케미컬의약품을 넘어 제약산업의 대세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산업 역시 조연에서 주연으로 서서히 역할을 탈바꿈하고 있다.모처럼 탄력을 받은 바이오의약품 산업 활성화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되는 법안이 '첨단바이오의약품법'이다.그러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이 제정안에 대해 일각에선 안전성 우려를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이와 관련한 바이오의약품 업계의 입장을 강석희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장에게 들었다. 그는 안전성 우려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올해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대한 전망도 함께 물었다.다음은 강 회장과의 일문일답.▶올해 국내외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트렌드를 정리하자면?"이미 바이오의약품은 케미컬의약품을 뛰어넘어 글로벌 제약산업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이런 흐름이 더욱 굳혀질 것이다. 특히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의 개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또한, CAR-T 세포 치료제, RNAi치료제 등 이른바 '3세대 첨단바이오의약품'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세포유전자치료제에 대한 규제 완화 방침을 밝히는 등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는 상황이다."▶국내 바이오시밀러는 올해 글로벌 기업 또는 오리지널 제품과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다. 어떻게 보나?"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의 바이오시밀러는 퍼스트무버의 입지가 확고하다고 본다. 이미 글로벌 제약사의 견제를 뚫고 세계 시장에 진출하지 않았나. 개발뿐 아니라 생산·유통 능력까지 국제 사회에서 인정을 받았다. 바이오의약품 제조시설이 대규모로 구축돼 있어 이미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다. 오리지널 제품과 치킨게임으로 진행 중인 원가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여기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IPRF BWG(국제의약품규제자포럼 바이오시밀러 워킹그룹)의 의장국으로 바이오시밀러 관련 규제를 선도하고 있다. 후발주자들이 한국의 위상을 따라잡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바이오시밀러를 제외한 나머지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전망은 어떤가? 주목하는 업체 혹은 제품이 있나?"유망 기술 혹은 플랫폼을 보유한 우수한 바이오업체가 국내에 매우 많다. 협회장의 입장에서 어느 한 군데만 꼽는 것은 조심스럽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다만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최근 들어 글로벌제약사들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원천기술과 파이프라인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 임상시험 범위를 1·2상으로 넓히면 한국의 다수 기업이 다양한 바이오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줄기세포치료제 등의 첨단 분야에서 개발이 한창이다. 올해에도 몇몇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현재 국회에 '첨단바이오의약품법'이 계류 중이다. 일각에선 법안의 핵심인 '조건부 신속허가'에 대해 안전성을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를 제기한다. 이에 대한 의견은 무엇인가?"조건부 신속허가 제도는 이미 시행 중이라는 점을 먼저 말하고 싶다. 현행법에서 고시를 통해 시행되던 것을 첨단바이오법 제정을 통해 법적 타당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또한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도 생각해야 한다.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는 환자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전 세계적으로도 이런 관점에서 조건부 신속심사를 도입·확대하는 추세다. 안전성 역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2상 임상시험에서 이미 3상 수준의 유효성 데이터를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오히려 세포치료제의 초기 단계에서는 안전성을 강화하는 내용이 법에 담겼다."▶이외에 바이오의약품 산업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바이오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 업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모두가 한 목소리로 인력이 모자란다고 한다. 숙련된 인력을 키워야 한다. 인력 양성을 위해 정부가 조금만 거들어줬으면 한다.이와 관련해 아일랜드의 사례를 꼽고 싶다. IT산업이 급격히 기울자 아일랜드 정부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바이오의약품 산업을 선정하고, 이를 집중 지원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이 인력 양성이었다. NIBRT라는 인력양성 기관을 만들어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웠다. 그 결과 내로라하는 바이오기업들이 아일랜드로 몰린다. 세제 혜택의 영향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우수 인력이 있는 곳으로 기업이 몰리게 마련이다."▶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식약처의 전문 심사인력도 더 확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7년을 기준으로 유전자재조합 분야에서만 심사건수가 1200건에 달했다고 들었다. 그러나 심사 인력은 전부 15명 정도에 그치는 실정이다. 산술적으로 1명이 80건씩 담당해야 한다. 반면 미 FDA는 1명당 10건 내외로 들었다. 훨씬 꼼꼼하면서도 신속한 심사가 가능한 것이다.또한, 첨단 바이오의약품의 특성과 가치를 반영한 별도의 허가 또는 약가등재 절차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바이오의약품이 타깃으로 하는 희귀난치성 질환의 경우 임상시험 자료가 일부 부족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해야 한다는 의미다."▶마지막으로 올해 협회의 목표를 말해 달라."바이오의약품 업계 종사자들이 화합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한다. 기념식의 형태든 시상식의 형태든, 바이오의약품 산업을 대표하는 협회로서 산업 종사자들을 격려하고 이들이 소통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또한 민관 소통의 창구 역할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협회는 이미 '다이나믹 바이오'라는 바이오의약품산업 발전전략 기획단을 운영하고 있다. 협회 소속 업체들과 식약처 담당 공무원들이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만남을 주선하는 것이다. 업체는 식약처에 직접 현안을 문의할 수 있고, 식약처는 현장의 애로사항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2019-01-31 06:22:31김진구 -
근무약사→사시합격→연수원 차석…이젠 김앤장으로평일 오후 한적한 약국, 잠시 숨을 고르며 컴퓨터 앞에 앉은 근무약사는 습관처럼 사법시험 합격기를 찾아 읽었다."나는 왜 그동안 치열하게 살지 못 했을까". 이름 모를 누군가의 합격기를 읽어내려갈 때마다, 근무약사의 마음 한 켠에는 아쉬움이 자랐다.그렇게 시작한 신림동 고시생활. 근무약사는 2년만에 사법고시를 차석으로 패스했다. 사법연수원 역시 차석으로 수료한 이 약사는 국내 최대규모 로펌인 '김앤장'에 취직해 오는 2월 출근을 앞두고 있다.약사 출신 변호사, 이제하(31, 영남대) 씨의 이야기다. 인터뷰를 위해 카페에서 만난 그의 첫 인상은 차분하고 따뜻했지만, 굳게 다문 입술에는 지난 수년간의 시간이 담겨있는 듯 보였다.그는 2007년 영남대 약대에 입학 후 한 번의 휴학 없이 2011년 졸업했다. 곧장 군 입대를 한 그는 전역하던 해에 약사 국가시험에 합격한다. 이후 본가인 김해에서 근무약사로 일을 하던 그는 약 13개월 만에 사법고시 도전을 결심한다."2013년에 전역해 김해에서 1년간 약사 업무를 하다가, 2014년 4월에 상경해 사법시험을 준비했어요. 약사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보단 치열하게 살아본 경험이 없었던 아쉬움과 아직 도전의 기회가 남았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시작하게 됐죠.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때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이었어요."가족들과 친구들 중에 법조인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사법고시 도전이라는 중대 결정을 내리기까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은 다름아니라 본인의 성향이었다. 대화와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그는 인터뷰 내내 ‘도전’과 ‘치열하게’라는 표현을 거듭 사용했다."사법고시를 준비할 때 이정도로 열심히 살았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열심이었죠. 당시에는 실패하더라도 얻는 것이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원래 도전하는 것을 좋아해요. 물론 실패하더라도 돌아갈 곳이 있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더 용기낼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아침에 시작한 고시공부가 늦은 새벽에 끝나는 것은 일상다반사였다. 때론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 태블릿을 세워놓고 교과서를 읽으면서 밥을 먹었다."실패의 리스크가 크다는 점이 가장 힘든 부분이었어요. 현재 사법시험은 폐지됐지만 합격률이 높지 않기에 필연적으로 불합격률이 높은데, 노력이 끝내 보상받지 못 할 수도 있다는 스트레스를 받으며 공부한다는 것이 가장 어려웠어요."다만 그는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았던 준비 기간 동안 스스로도 성장하고 있다고 체감했다. 그 결과 차석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고시를 패스할 수 있었다. 사법연수원에서의 2년도 마찬가지였다.사법연수생들은 시험 성적에 따라 원하는 진로를 선택할 수 없게 된다는 부담감을 떠안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짓누르는 부담감 속에서도 그는 차석으로 연수원을 수료하며, 김앤장에 취직했다.김앤장이라는 대형로펌을 선택한 이유에는 약사로서의 전공을 살리고 싶다는 판단과 개인적인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검찰 진로에 대해선 형사법보다 민사법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해 배제했고, 법원은 우리 기수부터는 10년간의 법조경력이 있어야 판사로 임관할 수 있어요. 결국 재판연구원이 선택지에 남았는데 소송보다는 자문분야에 관심이 더 많았고요. 또 약사로서의 전공과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이해가 제 강점이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지식재산권, 건강보험 이슈 등의 분야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이외에도 그는 연수원에서 만난 아내와 지난 12월 결혼을 했고, 인제대 약대에 재학중인 여동생도 있었다. 때문에 장남으로서 가계에 도움을 줘야한다는 책임감도 컸다는 것."수입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약국을 운영하는게 더 좋을 수도 있어요. 워라밸도 마찬가지고요. 판례와 제도, 법제정 등이 매번 새롭게 변화하기 때문에 늘 공부하고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삶이죠. 하지만 만약 자신이 바라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약사나 약대생이 있다면, 두려워하지말고 도전했으면 좋겠어요."그는 약사라는 직업은 다른 직업군보다 실패에 대한 부담이 적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이어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든 말든 실망스러운 일은 일어난다, 그러나 그 실패를 통해 자신을 알게되고 남들과는 다른 독창성을 갖게된다'며 미국 쇼호스트 코난오브라이언의 말을 인용했다.2019-01-22 17:57:31정흥준 -
인삼 '진세노사이드' 성분으로 치매 신약 개발 도전주성수 대표"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해 질병으로부터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다양한 원천·특허기술을 바탕으로 혁신 신약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주성수(54) 노벨젠메드 대표는 천연물의약품 임상·개발 분야 국내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다.신약후보물질 개발 전문기업 노벨젠메드는 2017년 8월 교원창업으로 설립된 회사다. 현재 강릉원주대학교 해양분자생명과학과 교수인 주 대표의 그동안 성과와 가능성을 학교 측이 인정하고 승인한 것이다.노벨젠메드의 대표적 신약후보물질은 인삼 열매에서 추출·합성한 진세노사이드 성분을 이용한 치매치료제 개발이다.현재까지는 알츠하이머를 완치하거나 또는 병의 진행을 중단시키는 치료제는 없다. FDA가 승인한 네 가지 치료제 정도가 증상을 완화시키고, 병의 진전 속도를 늦출 수 있을 뿐이다. 글로벌 빅파마들의 치매 치료 신약 개발도 괄목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대부분 임상시험과 연구단계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인삼의 생리활성 성분인 진세노사이드(Rg)가 알츠하이머 유발 원인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 펩티드(Aβ42) 생성억제는 물론 효과적인 제거와 함께 기억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세틸콜린을 다량으로 생산하도록 도와주는 효능이 있음을 밝혀내 다수의 SCI급 국제논문에 소개했습니다."아울러 비만을 비롯한 숙취·간기능 개선에 유익한 다량의 불포화지방산을 다량 함유한 인삼열매의 약리적 특성·효능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한 조성물 특허 기술 8건을 국내 기업에 이전해 올해 상반기 중 '모멘트Q'라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다.동해안에서 자생하는 톳을 활용한 아토피 치료제 개발도 기대된다.주 대표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톳의 활성성분은 면역조절기능이 우수하고 항염·항균 작용이 높다."톳은 다중기작형 소재로 입증됐습니다. 현재 우리 연구실에서 면역조절·항균효능을 가지는 단일물질을 확보해 새로운 분자구조를 확인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활성물질을 포함하는 추출물 상태의 기능성원료 및 단일물질 동정을 통한 항아토피 신약후보물질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주 대표의 특허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톳 원료를 이용한 아토피·여드름 피부용 화장품 '아라혼'은 회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2018년 출시된 아라혼은 신규 브랜드임에도 효능이 좋다는 입소문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아토피와 여드름 피부를 포함해 전 연령대의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는 2세대 아라혼 제품 8종을 출시할 계획이다.여기에 더해 노벨젠메드는 국내 자생 식물에서 추출한 'X' 'Y' 성분이 탈모와 독감에 상당한 효능·효과가 있다는 것을 랩 임상 결과 밝혀냈다.다음은 주성수 대표와의 일문일답.-대표님의 약력 소개 부탁드립니다.=미국 롱아일랜드 대학교 의학미생물학 석사·중앙대학교 약학대학 약학박사 취득(1992~2003), 중외제약 개발부(1993~1999),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임상의학부(1999~2001), 한독약품 개발부(2001~2002), 중앙대 약대·충북대 수의과대 초빙교수·전임연구교수(2002~2009), 국립 강릉원주대학교 해양분자생명과학과 교수(2010~현재) 등의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7년 교원창업해 노벨젠메드 대표이사를 맡고 있습니다.-2018 바이오 코리아-보건산업 유공자 포상식에서 충북도지사 표창을 받으셨는데, 어떤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하셨나요?=이 포상은 보건의료 기술 및 제품개발, 해외 수출 및 거래, 글로벌 진출 및 교류 등 우리나라 보건산업 발전에 기여한 사례 발굴과 포상을 통하여 제약기업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국내 보건산업 기업들의 사업개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하여 마련한 시상입니다.약 2개월간 실시한 공적 평가를 바탕으로 전국 15명의 유공자에게 시상이 되었는데 저는 그 중 2018년에 새롭게 부여하는 충청북도 도지사상을 개인 자격으로 최초로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습니다.주요 공적내용으로는 의약 및 생명과학 분야의 전문가 활동, 국가 전략 산업인 바이오·헬스 산업 전반에 대한 연구개발을 통한 전문 인재 양성, 지역 기업뿐만 아니라 유관기업으로의 기술이전과 공동연구를 통한 기술 산업화, 보건 산업분야의 산학 컨소시엄 형성을 통한 인적․물적 자원 pool 구축에 대한 공적을 인정받았습니다.-특허기술을 이용한 국책과제(4억6000만원 지원)를 수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연구를 진행 중인가요?=치매는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환자 가족에게도 고통을 안기는 질병이며, 현대 사회에서 치매는 더 이상 개인과 가족이 아닌 우리사회 모두가 책임져야 할 국가차원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불치의 퇴행성뇌질환으로 알려진 치매연구는 최근 글로벌 제약회사인 화이자가 연구개발을 포기할 정도로 연구가 어렵고 근치개념의 치료제 개발은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고려인삼 약리활성 성분이 치매의 원인물질 제거와 인지능 개선물질인 아세틸콜린 분비를 유도하여 치매 극복의 가능성을 확인 한 바 있습니다. 이 연구의 결과가 특허로 연결되었고 신약개발에 앞서 기능성 신소재 개발 국책과제에 선정되어 개별인정형 원료 등록을 목표로 국책연구가 진행 중입니다.-인삼의 진세노사이드 성분을 활용한 숙취개선·간 기능 보호용 조성물 특허를 비롯해 8건의 기술이전을 진행한 것으로 압니다.=인삼은 뿌리, 줄기, 잎, 열매 등 식물 전체가 약리활성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익기 직전의 인삼열매에는 매우 높은 함량의 진세노사이드가 포함되어 있고 자체 분석결과 일부의 성분(Re, Rd)은 뿌리에 비해 월등히 많은 양이 존재하고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뿐만 아니라 비만 및 숙취․간기능 개선에 유익한 다량의 불포화지방산을 다량 함유한 인삼열매의 약리적 특성 및 효능을 확인하여 등록된 조성물 특허 기술 8건에 대한 기술들이 최근 기업에 이전되어 기능성 원료로 개발 중에 있거나 제품화 준비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또한 강릉해안에서 자체 동정 및 대량배양에 성공한 미세조류(플랑크톤)로부터 고가의 원료인 퓨코잔틴 대량생산 특허기술이 등록되어 기술 및 노하우 이전 협의 중에 있습니다.-진세노사이드 성분을 이용한 알츠하이머 의약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아는데, 이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현재까지는 알츠하이머를 완치시키거나 중단시킬 수 있는 의료적 치료는 없습니다. 미국 식품의약처(FDA)가 승인한 네 가지 약만이 이 질환에 관련된 증상을 완화시키고 병의 진전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만,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 후에 약을 복용한다고 해도 이전처럼 회복이 되거나 직접적인 치료에 사용되는 전문의약품이 없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더군다나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치매 신약 개발 산업은 주목할 만한 결과는 없는 상태로 대부분 임상실험 및 연구단계에 있는 실정입니다.최근에는 몇몇 외국계 거대 제약회사들에서 치매 신약 개발 자체를 포기하는 곳도 생기고 있을 만큼 치매 치료약을 새로 만드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수 십 년간 인삼의 생리활성 성분인 진세노사이드(Rg)가 알츠하이머 유발 원인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 펩티드(Aβ42) 생성억제 및 효과적인 제거와 함께 기억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세틸콜린을 다량으로 생산하도록 도와주는 효능이 있음을 밝혀내어 다수의 SCI급 국제논문에 소개되었습니다.특히 자체 연구결과 '약리 활성물질인 Rg만 분리하여 시험한 결과보다 특정 진세노사이드가 많이 함유된 천연추출물 상태가 더 효과적인 것이 입증' 우리가 예로부터 사용해 오던 방식의 인삼이 항알츠하이머 천연물의약품으로 개벌될 가능성이 높음을 확인했습니다.이와 같이 알츠하이머 유발 원인 물질의 생성을 억제 및 제거하는 물질을 규명함에 따라 과거 인삼열매는 인삼뿌리의 성장과 상품성에 저해된다는 이유로 '인삼열매가 열리면 모두 따 버리는 귀찮은 대상'에서 '의약학적으로 귀하게 사용될 수 있는 물질'로 개발 가능성을 열었으며 인삼열매의 가공(증포 및 발효 공법) 기술이 더해질 때 최상의 항알츠하이머 약리 효과가 나타남을 확인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연구의 결과로부터 "머지않은 미래에 효과적이면서 안전한 항알츠하이머 신소재가 탄생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톳의 부탄올 분획물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아토피 치료제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압니다.=우리 연구실 자체연구를 통해 동해안에 자생하는 33종의 해조류를 대상으로 실시한 생리활성물질 탐색연구에서 원료의 공급이 수월하고 우수한 생물학적 활성을 가지는 소재로서 톳이 선정된 후 수년간 연구를 수행하여 톳의 활성성분이 면역조절능이 우수하고 항염 항균효능이 수반됨을 확인했습니다.특히 면역억제, 항염, 항균 효능은 아토피 치료에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필수요소이며, 톳이 이와 같은 효능을 동시에 가지는 소위 '다중기작형 소재'로 입증되었습니다. 최근까지 우리연구실에서 면역조절 및 항균효능을 가지는 단일물질을 확보하여 새로운 분자구조를 확인하는 단계에 있으며 활성물질을 포함하는 추출물 상태의 기능성원료 및 단일물질 동정을 통한 항아토피 신약소재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아토피 피부염, 알츠하이머, 항암, 인플루엔자와 관련한 원천기술을 보유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많은 연구에서 인간 질병의 치료제는 자연에 있음이 확인되고 있어 건강한 수명연장을 돕는 천연물질의 연구는 필연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생물다양성에 대한 나고야 협정 발효 후 천연자원은 해당 국가의 이익창출에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원천기술의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저의 기술 중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난치성 질병인 아토피, 알츠하이머, 암, 바이러스 감염 등에 대한 신약개발 수준의 원료를 확보했고, 이 물질들로부터 상당한 수준의 효능을 확인해 신약 특허기술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모공이 있는 자리에서 발모 효능이 뛰어난 신약후보물질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부분도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톳을 이용한 아토피 개선 기능 식품, 인삼 열매를 이용한 숙취해소 기능식품, 부처손을 이용한 천연방부제(소독제)를 올해 상반기 출시한다고 알고 있습니다.=톳을 이용한 아토피 및 알러지 개선 건강기능식품은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된 자료를 토대로 시제품이 성공적으로 제작 생산되어 식약처에 관련 허가신고를 마치는 대로 출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아울러 우리나라 인삼열매 연구 1세대로 평가받는 저의 기술을 통해 오랜 시간 준비한 숙취해소 및 간기능 개선 기능성식품이 '모멘트Q'라는 제품명으로 품목 제조신고를 마치고 설 전후로 출시될 예정입니다.특히 수년전 옥시사건으로 나라가 떠들썩했을 때 몸에 해롭지 않은 강력한 천연방부제(소독제) 개발을 목표로 강원도 산지에 자생하는 부처손 연구를 수행 한 결과물이 곧 제품화 되어 많은 사람들이 안심하고 사용하는 천연살균제를 소개할 예정입니다.이외에도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효능이 탁월한 천연소재를 확보하고 있어 단일물질 확인 시 타미플루급의 신약탄생도 기대하고 있습니다.-세포배양 기술, 유전자재조합 기술, 세포형질전환 기술, 실험동물효능검색 기술 등에 관한 사업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우리 연구실에서는 천연물 의약신소재 개발과 더불어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필요로 하는 유전자재조합, 세포형질전환, 세포 대량배양을 직접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 목적유전자 탑재 등에 활용되는 non-plasmid 벡터를 이용하는 세포내 침투시스템을 확립했을 뿐 아니라 동물줄기세포의 불멸화에 성공해 기술력이 점차 진화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바이오의약품의 성분 및 효능 분석을 객관적으로 표준화하는 기술을 접목해 사업의 질적, 양적 우수성이 입증되고 있어 중장기 5개년 사업계획으로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현재 출시 중인 아라혼 화장품 6종에 대한 제품 설명 부탁드립니다.=특허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톳 원료를 이용한 아토피 및 여드름 피부용 화장품 6종(아라혼)을 2018년 상반기에 출시했습니다. 신규 브랜드임에도 효능이 좋다는 입소문이 빠르게 시장에 확산되고 있으며,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호평받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에는 아토피와 여드름 피부를 포함해 전 연령대의 소비자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구성된 2세대 아라혼 제품 8종을 출시할 계획입니다.-향후 대표님의 계획과 포부(경영전략)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교원창업을 시작한 배경에는 '건강한 수명연장'이라는 큰 목표를 세웠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노벨젠메드라는 회사명은 novel + gene + medicine으로부터 탄생되었습니다. 즉 '인간에 유익한 신물질을 발견하고, 필요로 하는 유전자의 도입과 전환을 통해 건강한 수명을 돕는 의약품 개발을 추구함'을 의미합니다.현재 회사의 운영과 R&D 재투자를 위한 캐쉬카우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대규모의 자금이 필요로 하는 바이오 신약연구를 조기에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루트의 투자유치를 기획하고 있습니다.교수로서의 한계는 분명 존재하겠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원천기술과 새롭게 추가되는 기술들을 단계별로 구분하여 신약과 신소재를 필요로 하는 제약 및 바이오회사와 공동 개발연구 또는 기술양도를 실시하고, 실질적인 산업화를 돕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new drug discovery 전문 기업을 일구고자 합니다.2019-01-21 06:20:05노병철 -
"제약산업 글로벌 지원, 해외 전문인력 연계 매칭"(왼쪽부터) 김혜선 보건복지부 해외의료사업지원관(국장)과 김현숙 해외의료총괄과장. 정부가 국내 제약산업과 의료기기 등 '메디칼·파마시 한류'를 지원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다.이 중 국내 제약계가 주목할 만한 사업은 해외진출 온-오프라인 지원으로, 해외 제약 현장에서 뛰고 있는 전문가를 초빙해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는 국내 제약사와 매칭, 연계시켜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김혜선 보건복지부 해외의료사업지원관(국장)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있은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에서 이 사업의 열쇠인 'GPKOL(Global Pharma Key Opinion Leader)'의 개념과 운영계획을 소개했다.특히 김 국장은 다양한 나라의 제약 전문 인력풀을 갖추고 글로벌 진출을 꿈꾸는 제약사들에 '맞춤형 온라인 컨설팅'을 지원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그러면서 그는 오프라인 교육 등에도 이를 활용해 우리 제약의 신약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의약품 조달시장에서 발군의 실적을 거둘 수 있도록 후방지원하겠다고도 했다.의료수출 분야에선 ICT를 기반으로 한 우리나라의 원격협진 시스템을 해외에 소개해 성과를 올릴 계획도 세웠다.다음은 김 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이 자리에는 부연 설명을 위해 김현숙 해외의료총괄과장이 배석했다.▶식품의약품안전처에도 해외진출 지원 프로그램이 있을텐데 업무 중복은 없나?김혜선 국장(이하 김혜선) "식약처에도 제약 지원 프로그램이 있지만 우리(복지부)와는 다르다. 식약처는 백신 관련 지원사업이고 복지부는 의약품 조달시장 사전적격심사를 지원하는 개념이다."▶올해 사업 목표는?김혜선) "단연 어느 나라에 얼마나 진출하냐는 것이다. 과거 외국인 환자 의료 유치 부문은 2017년 당시 사드 문제 때문에 감소했다가 지난해엔 그 전년도 수준으로 회복했다. 이번엔 전략 지역을 잘 가려서 유치에 힘쓸 생각이다. 진출 부문의 경우 해외 의료 진출 지원이 시작된 지 올해로 10년이 된다. 앞으로 향후 10년을 내다보면서 어떻게 갈 것인가 방향을 제대로 정해보려 한다. 많은 사람이 향후 5년 안에 중국이 우리를 쫓아올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때문에 이대로 있다간 우리의 해외 진출이 멈출 수도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장기 계획을 짜야 한다. 과거를 토대로 향후를 대비하고 나라별로 어떤 항목과 아이템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전략을 구체적으로 세울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단기적으론 정부가 추진하는 '신북방·신남방' 지역이 신흥국으로서 좋은 기반이 된다는 사실이 확인된 부분도 일부 있다. 따라서 각 나라 상황에 맞는 보건의료시스템을 연구하면서 여기에 맞는 제약·의료기기·병원 시스템·의료서비스 동반 패키지 진출의 기회를 잡으려 한다."▶일자리 창출도 기대해볼 수 있나?김혜선) "물론이다. 아무래도 이 부분을 활성화 하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주어 경제 활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예컨대 제약의 경우 다른 제조업이 1억원의 성과를 얻는다고 가정하면 제약은 수치상 2배가 많다. 수출은 국내 기반을 갖고 가는 것이라서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GPKOL에 대해 설명해달라. 김현숙 과장(이하 김현숙) "인프라는 보건산업진흥원에서 운영 중인데, 현직 종사자로 구성돼 있다. 법무법인이나 기업에서 연결을 원하면 찾아주는 것이다. 우리는 이들과 적합한 전문가를 매칭시켜 무료로 컨설팅을 해준 뒤, 소정의 자문 비용을 인력풀 위원들에게 지급한다. 제약 분야의 경우 해외 제약 전문가들을 해외 제약기업에서 초빙해 대면컨설팅을 해준다. 인력풀을 7명 정도 갖고 있다. 28개국의 229명의 GPKOL 네트워크를 구축한 상태다. 같은 방식으로 의료 부문인 GHKOL은 239명을 보유하고 있다. 인력풀은 각 나라 지역별로 다양하게 포진돼 있어 온라인 컨설팅 방식으로 진행한다."▶해외 진출을 위한 관건은 전문인력 확보다. 어렵지 않나. 김현숙) "진흥원의 경우 해외 진출 전문성을 가진 인력을 뽑아 운영하는 집단이다. 복지부는 100% 해외 의료사업만 한다. 우리(복지부) 조직은 약품과 의료기기, ICT 관련 사업이 있는데, 진흥원의 내부조직은 더 세분화 돼 있다. 진흥원 전체 조직으로 보면 해당 팀에서 분야별로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시너지가 있을 것이다. 이를 총괄하는 복지부 입장에선 흩어진 업무를 규합해 시너지를 내는 역할을 한다. 진흥원 소속 전문가들이 장기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게 중요한 데, 젊은 전문가들이 빨리 합류해 일하되 지속해서 경력을 쌓아가며 장기간 일해야 상대 나라들과 접할 수 있다. 진흥원이 역량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계속 협의하고 있다. 조직의 일원으로서 전문성을 갖고 오래 머무는 환경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다."▶예산 배분은 어떻게 하고 있나?김혜선) "사업 규모와 선정된 사업의 질에 따라 배분할 것이다. 의료기관 해외 진출 프로젝트 사업은 10~13개 정도 지원받아 왔고, 제약은 매년 다르다. 이 분야는 글로벌 컨설팅 사업이므로 매년 5개 기업이 일정하게 뽑히고 있다. 현지화 강화 지원의 경우도 GMP 등 지원을 하는 것인데, 여기에는 매년 10개 기업을 선정해 지원한다. 의료기관 해외진출 프로젝트의 경우 작년에 23개를 지원했다. 올해 예산 자체는 15억원을 지원하는데 발굴과 본격화, 정착 지원 등 단계마다 다르다. 어느 단계에 집중되느냐에 따라 지원 개수와 금액에 차이가 날 것이다."▶ICT 기반 의료시스템 분야를 지원한다고 했다. 그러나 해외 기반은 우리보다 IT가 약한 측면이 있어서 그간 수출 등 해외 진출이 쉽지 않았다. 복안이 있나?김혜선) "IT 기반에 의료기기 시스템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인데, 기술 자체는 정부의 영역이 아니다. 그러나 효과가 있는 사례도 발견됐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ICT 환경이 매우 좋아 진출하기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웨어러블 모바일을 활용하는 것이 그것이다. 예컨대 의료 서비스 낙후 지역은 이 부분 필요하다. 실제로 시범사업을 해보니, IT 환경이 우리보다 좋진 않아서 국내 최고 성능의 기술을 적용할 수 없었다. 즉, 그 나라 환경에 맞는 제품들을 내보내야 성공한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는 작년 인도네시아에 ICT 기반 업체와 길병원이 컨소시엄 시범사업을 지원받아 수행했다. 그 나라 시범지역은 우리 기술 도입이나 보건의료 시스템 개편에 대한 의욕이 있었다. 우리가 좋은 장비를 갖고 가서 도움을 주려했더니 환경이 맞지 않아 한단계 낮은 시스템으로 적용했고, 주효했다."▶원격협진을 말하는 것인가?김혜선) "그 개념도 있다. 인도네시아 시범사업에서 보자면, 우리나라 식으로 보건소가 위치한 지역보다 더 낙후된 지역, 쉽게 말해 보건지소와 같은 공간을 만들어서 의료진이 환자를 진찰하고 그 내용을 전산화 해 보건소로 보내면 여기서 의사가 보고 처방하는 방식으로 연계를 한다. 즉, 의료진 간 협진이다."▶타 부처와 협업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김현숙) "관계부처와 협업은 잘 되는 편이다. 중기부나 산자부는 이미 우리가 하는 방식과 비슷한 사업을 하고 있었다. 이들 부처와 협의회를 만들어 참여해보니 우리 사업을 개방적으로 받아줬다. 환자 유치나 의료관광은 문광부랑 밀접하게 협의해 인천공항 안내센터도 만들었다. 법무부의 경우 의료비자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 이 외에도 대사관 프로그램과 코트라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사업이 있다. 복지부 내에서도 보건산업 육성에 대한 중요성이 많이 부각된 덕분에 조직도 커졌다."▶사업을 추진하면서 느끼는 점은?김혜선·김현숙) "대사관을 통해 외국 분들을 만나다보면 그 나라와 우리의 의료 수준을 비교하게 된다. 즉, 그 나라들과 비교해볼 때 우리의 의료기술이 상위에 있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일본이 올림픽을 준비 중인데 현재 치료와 관련한 고민이 많다고 들었다. 우리나라 의료서비스기관들은 기본적으로 영어 소통이 가능해 국제진료센터를 갖추고 있는데 반해 일본은 제대로 되지 않는다. 그런 것을 보면 지난 10년이 헛되지 않았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끝으로 당부 말씀은?김혜선) "정부가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란 지지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함께 나아갈 방안을 모색해 '코워크' 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같이 가자'는 말을 하고 싶다. 우리는 현장의 목소리 계속해서 경청해 반영할 것이다. 우리가 방향을 정하고 개선하는 근거는 단연 현장의 목소리다.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생각과 어려움을 만나서 계속 듣고 해법을 모색하는 적극적인 행보를 할 것이다. 의료 진출은 벌써 10년이 됐다. 지난 10년을 토대로 앞으로의 10년을 내다보며 일할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미진한 기초도 있을 것이다. 올해는 우리가 진출할 나라를 전략적으로 분석하는 기초자료를 탄탄하게 만들고 향후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다. 2~3년 정도 소요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깊이 있는 자료를 만들 생각이다."2019-01-17 06:25:14김정주 -
"의료 빅데이터요? 아는 사람이 다뤄야 빛이 나죠"가톨릭의대 의생명과학연구원 의료정보학교실에서 김헌성 교수를 만났다. 우리 속담 중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란 표현이 있다. 아무리 훌륭하고 좋은 것이라도 다듬고 정리해 쓸모있게 만들어야만 값어치가 있음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다.김헌성 교수(가톨릭의대 의료정보학교실·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최근 의료계에서 자주 언급되는 '빅데이터'가 이 속담 속 '구슬'이나 다름없다고 믿는다. 빅데이터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환자들로부터 제공되는 데이터가 넘쳐나지만 이를 제대로 해석하지 않아 무의미한 정보에 그치고 마는 경우를 숱하게 목격해 왔기 때문이다.진료현장과 학계를 넘나들며 임상데이터를 다룰 기회가 잦았던 김 교수는 "여러 데이터분석업체들과 만나면서 '의료데이터 전문가'의 공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도 IT 전문성을 갖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Data Scientist)와 비슷한 눈높이를 가지고 협업할 수 있는 전문가가 확보돼야 한다는 생각이다.이러한 고민 끝에 김 교수는 지난달 갑작스럽게 '빅데이터임상활용연구회'를 창립했다. 의료정보학회에서 만난 동료 차원철 교수(삼성융합의과학원 디지털헬스학과), 윤덕용 교수(아주대학교 의료정보학과)와 스터디모임을 하던 중 "판을 조금만 키워보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김 교수는 "내친 김에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세미나 일정까지 잡고 보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회장이란 직책도 부담스럽기 이를 데 없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데이터에 관심이 있지만 배울 기회가 없어 주저했던 의료인과 의료계에 관심이 있는 데이터 전문가 사이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고도 덧붙였다.김 교수는 과거 학회장에서 만났던 한 데이터 분석업체와의 사연을 통해 그간 현장에서 느껴온 답답함을 털어놨다. 해당 업체는 "당뇨병 환자가 혈당조절 효과를 높이려면 월요일 오전에 병원을 방문하는 편이 좋다"고 광고하고 있었다. 다소 엉뚱한 메시지의 근거를 따져물으니, 업체 측은 다음과 같은 논리를 펼쳤다.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월요일 아침에 방문하는 환자그룹은 혈당조절이 잘 되고, 금요일 오후에 방문하는 환자그룹은 혈당이 불량한 경향을 나타냈다는 것이다.김 교수는 "데이터에서 정보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지만, 해석에 오류가 발생한 전형적인 사례"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금요일 오후 특히 4시 이후 예약 환자들은 대개 시간을 맞추기 위해 허겁지겁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목하고 약만 처방받아 가길 원하는 환자들도 제법 된다. 약 처방은 필요하지만, 바쁜 일정 때문에 진료시간을 맞추기 어려운 까닭이다.김 교수는 "이처럼 진료시간을 내기 힘든 환자들은 평소 혈당조절을 위한 자가관리도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에 반해 월요일 오전에는 상대적으로 여유를 가진 환자들이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 환자들과 직접 대면하는 임상의사이기에 내릴 수 있는 현장감 있는 결론이다.김 교수는 "금요일에 병원에 방문한다고 해서 혈당이 나빠지는 것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자가관리가 부실한 환자들이 금요일에 내원할 확률이 높은 것"이라며 "데이터에서 정보를 얻어내는 과정에서 인과관계가 어긋나 생겨난 오류"라고 지적했다. 데이터 분석 초기 단계부터 임상의사가 참여했다면 이토록 현실과 동떨어진 결론에 도달하진 않았을 것이란 부연이다.비단 데이터분석 업체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의료정보학교실 소속인 김 교수는 언제부턴가 "저는 의사인데 빅데이터,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같은 분야를 꼭 배워야 할까요? 아니면 도태되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고 있다. 무분별한 자극적인 정보가 넘쳐나면서 많은 의료인들이 불안과 혼란스러움을 경험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김 교수는 "그럴 때마다 '아니요'라고 답한다. 하지만 의료계가 급변하는 시기일수록 올바른 정보와 지식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동료들에게 전달해야 겠다고 마음 먹게 됐다"고 밝혔다.'데이터(data)'에서 '정보(Information)'를 추출하는 과정은 그리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다만 '정보(Information)'를 의학적으로 접목시키기 위해서는 의학적인 개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논리다.김 교수는 "의료데이터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당연히 의료진이지 않나. 지금껏 현장에서 지켜본 바로는 대부분의 데이터가 단순 정보 수준에 멈춰있을 뿐, 지식 단계로 넘어가지 못해 안타깝다"며 "데이터에서 정보, 지식으로 이어지는 모든 과정에 의료진들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조직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은 빅데이임상활용연구회는 오는 24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창립세미나를 갖는다. 김 교수는 "단순히 교과서적인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실용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 발전을 꿈꾸는 산·학·병 젊은 전문가집단으로 자리잡는 것이 연구회의 목표"라고 소개했다. 데이터에서 정보를 추출해 지식 수준으로 풀어낼 수 있는 역량을 함께 키워가자는 포부다.2019-01-10 06:15:14안경진 -
"건강비밀 찾아라"…건기식 스타트업 도전장낸 약사"건강기능식품의 최고 전문가는 약사라고 생각해요. 해외직구가 급증하고 건기식 정보가 쏟아지면서 잘못되고 과장된 정보를 '팩트 체크'해야겠다는 생각에 주성분 논문 수 백편을 분석한 게 창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약사 전문지식과 소비자 건기식 니즈와 결합이 제 스타트업 모토입니다."약대 졸업 후 석사·박사 과정을 수료한 약학박사가 전공 전문지식을 활용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에 나서 주목된다.학위 취득 후 근무약사로 일하며 건기식 추천 플랫폼 '건강비밀' 서비스를 개발, 성공 벤처에 도전중인 남윤진 약사(33·중앙약대)가 그 주인공이다.남 약사는 1년 전만해도 글로벌 제약사 취업이나 약대 교수를 '내 갈 길'로 여겼던 약물학 전공 약학박사였다.약사 직능 외 최신 트렌드나 4차산업혁명이 가져올 다채로운 직업군의 미래를 민감하게 관측하며 3권의 관련 저서를 출판하는 등 깊은 관심을 가진 게 남 약사의 차별점이라면 차별점이었다.특히 온·오프라인에 넘쳐나는 건기식 정보는 남 약사의 최대 관심사였다. 약사도 제대로 구분하기 어려운 수 많은 건기식 주성분 정보가 비전문가 일반 대중에 무차별적으로 왜곡돼 노출되는 문제를 해소해야 겠다는 결심을 내린 것도 그 때문이다.체내 기능성 강화에 하등 도움을 줄 수 없는 수준의 미량 성분이 포함됐거나, 효과가 밝혀지지 않은 성분, 미량만 포함된 부원료가 포함됐는데도 마치 해당 성분이 건강기능을 단박에 활성화시키는 것 마냥 홍보되는 광고를 그냥 지켜볼 수만 없었다.학위 취득 후 시간 강사와 연구원을 거쳐 근무약사로 일하던 남 약사는 넘쳐나는 주성분 별 건기식 정보를 정리해야 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뜻이 맞는 약대 동기들과 함께 400여편 논문을 선정, 분석에 착수했다.이 과정에서 남 약사는 건강기능성과 주성분 간 상호관계를 논리적으로 연결짓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회계사인 사촌 형이 해당 건기식 알고리즘을 활용한 스타트업을 창업해보자는 제안을 하면서 남 약사의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남 약사는 "사촌형과 함께 스타트업을 기획하면서 젊은 창업인에게 정책·금전적 지원을 해주는 '서울창업 허브'에 도전했다'며 "사업에 합격하면 스타트업에 전력하고 탈락하면 일단 멈추기로 합의했고, 최종 합격해 지난해 4월 법인을 설립했다"고 말했다.남 약사는 "400여편의 건기식 논문과 약학 전문지식을 결합한 알고리즘으로 소비자 자가진단 후 개인 맞춤형 건기식을 추천하는 플랫폼이 제가 선보인 창업 서비스"라며 "개개인에 필요한 영양소와 건기식이 다른데도 소비자는 전문적 도움을 얻기 힘들고 기업은 제품 홍보에만 매몰된 점이 서비스에 기획 이유가 됐다"고 했다.남 약사가 개발한 소비자 건기식 추천 플랫폼의 이름은 대표적 영양성분인 비타민(vitamin)과 식사의 영문표기인 밀(meal)을 합친 '건강비밀(vimeal)'이다. 자신만의 맞춤형 건기식 개인정보를 정확하고 비밀스레 추천한다는 의미도 담겼다.소비자가 건강비밀 웹페이지에 접속, 활력·스트레스·간·면역력·눈·심장·체지방·소화기·치아·잇몸·뼈·관절·집중력·생활습관 등 자신이 관심이 있는 건강 항목을 복수 선택한 뒤 알고리즘에 따른 몇 가지 질문에 응답하면 필요한 기능성 성분 결과와 함께 추천 건기식 제품 정보가 제공된다.건기식 추천 플랫폼 박사학위 취득과 근무약사로 일하는 와중에도 이같은 스타트업 창업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을 묻자 남 약사는 "내 생각과 아이디어를 직접 반영한 나만의 결과물·창조물을 갖고 싶었다. 세상의 뭇매를 맞더라도 독자적 아이템을 사업화하겠다는 의지가 건강비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남 약사는 스스로를 겁이 많다고 표현했다. 4차산업혁명이 도래한 오늘날 일차원적인 약사로 남는데 위기의식을 느꼈고, 약사 전문성을 최대한 살린 스타트업 창업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남 약사는 "현대사회에서는 약사 뿐 아니라 어떤 직능이든 자신의 직업의 미래를 걱정하며 위기의식을 갖기 마련"이라면 "약대 졸업 후 약사면허를 따고 석사,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도 오롯이 내가 만든 사업을 하고 싶었다. 위기 속 스스로를 완전히 초원 한가운데 떨어뜨려 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건강비밀 서비스는 지난해 베타오픈을 거쳐 올해부터 정식 서비스를 오픈했다. 누구든 회원가입 없이 무료로 비밀 플랫폼에서 주성분을 추천받을 수 있다. 폭넓은 사용자층을 확보하고 그들로 부터 신뢰를 얻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스타트업 걸음마 단계인 현재, 남 약사는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면서 온라인 건강비밀과 오프라인 약국을 접점을 찾아 약사 전문성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심중이다.남 약사는 "건강비밀이 오프라인 약국의 약사 상담을 완벽히 대체하거나 뛰어넘을 수는 없다. 결국 소비자는 약사와 직접 만날 때 가장 합리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정보가 빽빽히 적힌 문서 한 장보다 약사의 한 마디가 효과적일 수 있다. 건강비밀과 약국 간 연결고리로 소비자 정보제공 수준을 높이는 게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이어 "정식 서비스를 올해 시작한 만큼 올해는 실 수익을 내긴 어렵다고 본다. 반복적인 서비스 업데이트와 투자로 스타트업을 끌고 갈 것"이라며 "내가 할 수 있는 역량을 다해 건강비밀 헬스케어 플랫폼의 이상향 구현에 힘쓸 계획이다. 특히 지역 의약품 안전에 헌신중인 개국약사들의 역량이 전국에 미칠 수 있는 일을 하고싶다"고 덧붙였다.2019-01-09 15:01:35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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