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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 진짜 실력 중 하나는 생산본부 능력"김재우 전무[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개발, 임상, 생산, 커머셜 등 4개 본부 체제다. 각 단계를 거쳐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다.이중 생산 본부는 '숨은 에이스'로 평가받는다. 나머지 본부처럼 외부 스포트라이트는 받지 못하지만 '바이오시밀러 개발부터 상업화'까지 전과정을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이다.전체를 관철하며 고품질 의약품을, 적기에, 지속적으로 글로벌에 공급하는 것이 생산 본부의 핵심 역할이다. 4개 본부 특성을 꿰뚫어봐야 가능한 일이다.다만 이같은 생산 본부 역할은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그렇다보니 오해도 받는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국한된 역할을 하고 나머지 '상업화 기술과 현지 인프라' 등은 파트너사(CMO 등)에 의존한다는 시선이다. 실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비이오의약품 개발 및 상업화 관련 풀 밸류 체인(full value chain)을 장착하고 있는데도 말이다.김재우 삼성바이오에피스 생산본부장(52, 전무)은 "바이오의약품 개발사의 완성된 가치는 개발-임상-생산-상업화(커머셜) 단계가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가능하다. 에피스는 이같은 밸류체인을 갖추고 있고 생산본부 역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업계에서 생산 및 공급 역량은 진짜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데일리팜은 최근 김재우 삼성바이오에피스 생산본부장을 만나 바이오의약품 업체의 생산 및 공급 역할 및 중요성에 대해 들어봤다.다음은 일문 일답.삼성바이오에피스 조직 체계부터 알고 싶다개발, 임상, 생산, 커머셜 4개 본부 체제로 구성돼 있다. 단계별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상업화 관련 full value chain을 담당하고 있다.생산본부도 역할별로 나눠져 있다고 들었다생산본부는 각 임원 체제 하에 3개 팀이다. 제조공정 기술이전(MSAT), 외주 생산관리, 공급망 관리(SCM) 등이다. 자체적으로 글로벌 수준의 생산운영 관리 역량을 갖추고 있다.팀별 구체적인 역할은제조공정기술 담당 부서(MSAT: Manufacturing Science And Technology)가 실험실(lab)에서 개발이 완료된 원료의약품(DS), 완제의약품(DP) 등의 제조공정 기술 이전 역할을 담당한다.이는 실험실 단계(lab scale)의 기술을 공장 생산 시설(상업적 scale)에 맞게 공정을 개발해 적용하는 과정을 통해 상업적 규모의 제품 시험생산(PPQ: Process Performance Qualification)을 하고, 판매 허가 획득을 위해 삼성바이오에피스 제품의 생산 프로세스가 규제 당국 요구사항에 맞게 설계됐는지 입증하는 일을 말한다.이후 생산관리팀과 SCM팀에서 외주업체 생산 전 과정의 운영 프로세스 및 품질 관리, 적정 수요 예측 및 재고·공급망 관리 역할 등을 수행한다.삼성바이오로직스 CMO 사업과의 차이가 분명해 보인다CMO는 말 그대로 위탁 생산(contract manufacturing)을 의뢰받아 원료 의약품을 '위탁 제조'하는 역할이다. 즉 세포주를 위탁받아 상업적 규모로 생산하고 그것에 대한 서비스 비용을 받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범주 내 일부에 해당되는 사업이다.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상업화 full value chain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외탁 생산 활동 외에 기술 이전부터 품질관리, 공급망 관리 등 제품이 시장에서 판매될 수 있기 위한 모든 기능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바이오의약품 개발사 입장에서 생산본부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제품 판매회사로 적기에, 고품질 제품을, 지속적으로 환자들에게 공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산본부를 바이오의약품 전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이를 조율한다.또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경우 원가를 절감하고 적정 재고 수준을 유지해 적기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이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은 온도에 민감한 단백질이기 때문에 물류에 대한 솔루션이 중요하다. 따라서 각국의 파트너사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며 공급 안정성과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리더십과 전문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것이 생산본부의 역할이다.생산본부 가동으로 실제 사업적 측면에서 어떤 효과(비용절감 등)를 가져왔는지. 수치로 증명할 수 있는 사례가 있는가2016년 1분기 유럽 시장에서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를 출시했을때다. 예상보다 수요가 급증한 시장 상황에서 5차례의 고객 수요 변동 계획(demand planning)에 모두 재빠르게 대응했다. 이는 출시 첫 해 10개월만에 시장 매출 1억불을 돌파하는 성과(1억60만불)로 이어졌다.베네팔리를 유럽에서 판매할 당시는 바이오시밀러 산업 초창기로 해외 선진 제약사들도 바이오시밀러 제품 수요가 어느 정도가 될지 몰랐다. 때문에 고객사도 제품 물량을 보수적으로 요청했는데 막상 판매 하다 보니 베네팔리 '이름처럼' 제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한국 특유의 '스피드'와 CMO와의 긴밀한 협업을 바탕으로 초기 급격한 수요 증가를 완벽히 소화했다.공급 역량으로 입찰 결과를 뒤집은 사례도 있다고 들었다임랄디 바이오시밀러 관련 덴마크 입찰시장에서 모 경쟁사가 낙찰 받았으나 당국에서 원하는 일정 기간내 제품을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덴마크 당국은 제품 공급 역량이 강한 삼성바이오에피스에 SOS를 요청했다. 이때 임랄디로 공급 물량 일부를 대체해 입찰 결과를 바꿨다. 그 때 신뢰 관계로 현재 임랄디는 덴마크에서 60%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타 글로벌제약사도 삼성바이오에피스처럼 생산관리 측면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가 바이오의약품 산업은 제조 리드타임이 길고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운전자본 부담이 높은 반면 공급 부족(shortage) 발생에 대한 리스크가 커서 생산 관리 업무 난이도가 매우 높다.실제로 굴지의 글로벌 제약사조차도 생산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다. 최근에는 화이자가 홍역을 치른 사례가 있다.2017년 캔자스 주 소재 제조공장(호스피라 인수로 확보) FDA 실사 결과 '오염된 공정으로 환자들에게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공장 가동을 멈췄다. 이후 3년에 걸친 개선 활동으로 해결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2019년에는 1700명의 고용을 책임지던 인도 제조 공장 두 곳을 폐쇄(shutdown)하기도 했다.환자에게 필요한 의약품을 제공하는 일은 한 치의 오류가 없어야 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기업 신뢰도에 회복이 어려운 타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국내외 모든 다국적 제약사가생산 관리 업무를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여기고 있다.삼성바이오에피스만이 가진 생산관리 측면의 강점이 있다면다양한 국가의 전문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 공급 탄력성(flexibility)과 적기의 리드타임을 이끌어내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이다.특히 외주 생산 모델을 글로벌 공급망 체계에서 도입했다. 이는 결과적으로도 만족스러운데 2016년부터 5년간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는데 단 한번도 공급 차질이 발생한 적이 없다.이러한 실력 형성을 위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데이터 중심(data driven)으로 통계적 사고에 입각한 제품 리드타임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즉 통계 데이터를 분석해 그 변동을 최소화하면 가장 변덕이 심한 고객의 요구도 대응을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경쟁 업체보다 우위에 있기 위해서는 실수를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다년 간 쌓아온 노하우를 암묵적 지식에서 형식적 지식으로 내재화하기 위한 경험 자산화 활동인 레슨 런드(lessons learned)를 반복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하지 않고 ‘오늘보다 더 개선된 내일’을 위해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여 전문성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향후 중점 추진 과제는국내 산업 전반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도 지속 고민하고 있다. 어떤 기업이라도 우리가 가진 생산 관리 노하우와 설비 활용 등에서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찾도록 문을 열어놓고 있다.현재까지 해왔던 것처럼 실수없이 환자에게 적기에, 고품질로 지속적으로, 저렴하게 바이오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이다.2020-07-02 06:25:32이석준 -
"생동CRO 분야 1위 수성 목표…기회는 왔다"오수연 본부장[데일리팜=이탁순 기자] 바이오코아는 국내에서 처음 생긴 생동CRO이다. 2001년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해 지금까지 오면서 우리나라 제네릭 역사를 같이 써오고 있다.생동성시험 시장은 제도변화에 민감하다보니 부침이 심하지만 바이오코아는 흔들리지 않고 계속해서 정상을 지켜왔다. 다만 최근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 바이오코아도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3년전 바이오코아에 합류한 오수연 신약개발사업본부장도 바이오코아와 역사를 같이 한 생동 1세대이다. 1998년 단국대의대 약리학교실에서 생동성시험 연구원으로 시작해 13년째 관련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코아에서는 CRO 총괄 본부장으로 운영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다.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올해 바이오코아가 예전처럼 1위를 수성할 수 있는 기회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경쟁이 치열한 생동시장 속에서 몇 년전 바이오코아는 인력들의 변동으로 ‘위기’라고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인력들이 정상화되었고 그 어느 때보다 직원들이 단합하여 열심을 내어주고 있기 때문에 올해의 실적은 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사실 올해 생동성시험 시장도 제도에 의해 큰 변혁이 예상되고 있다. 자체 생동성시험을 진행한 제네릭을 우대하고, 진입순서에 차등을 주는 약가제도가 7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제약사의 생동성시험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다만 식약처가 준비한 공동·위탁 생동성시험 규제안이 좌초되면서 시험증가 기대감은 다소 줄어들었다. 하지만 제네릭 개발이 약가에 더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약가제도 변화는 생동CRO 업계에 분명 ‘호재’라는 분석이다.오 본부장은 그러나 제도와 상관없이 신뢰성있는 품질과 서비스로 파트너쉽을 가진 1위 기업을 달성하겠다고 자신하고 있다."바이오코아는 경험적 측면(레퍼런스)과 업계 인지도에서 가장 강점인 회사입니다. 분석법개발에 성공한 성분이 많은데다 식약처 결과보고서 승인 경험도 많습니다. 꾸준히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프로토콜과 분석법을 개발해왔고 이제는 제네릭 회사뿐만 아니라 신약개발만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도 저희를 찾고 있습니다."바이오코아 직원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바이오코아는 최근 3년, 30건 이상의 신약과제도 수주해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주로 비임상 독성동태시험에서의 약물분석과 신약성분의 ADME(흡수, 분포, 대사, 배설)의 절대치를 분석하여 신약개발 성공률을 높이는 시험인 임상 0상 시험 그리고 임상 1상 시험 등이다. 초기 임상시험기간은 약 2~3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분석 CRO로서는 높은 수익을 바라볼 수 있다.오 본부장은 "기술력이 받쳐주는 바이오코아는 사실 제도에 의해 생동건수가 변화한다해도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면서 "생동이 줄면 복합제나 개량신약 개발수요로 임상1상이 증가할 것이고, 신약분석 건도 앞으로는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그러나 이런 자신감에도 걱정은 숨어 있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건강한 시험대상자를 모집하는데 어려움이 크다."임상시험에서 시험대상자가 6개월간 중복참여를 금지하는 약사법 개정안도 영향을 받고 있지만, 지금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지원율 자체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의료기관도 베드마다 칸막이를 설치하거나, 간격을 넓히는 등 방역에 신경쓰고 있지만, 시험대상자 참여가 줄면서 임상 시험이 지연되는 문제가 발행하고 있습니다."그래도 다행인 점은 최근 임상시험 수요에 맞춰 의료기관이 늘었다는 점이다. 이에 시험 진행에 다소 여유가 생겼다는 설명이다.바이오코아는 최근 사옥 이전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110명 이상의 인원과 시설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있다. 오 본부장은 "인원은 항상 필요인력의 120%대로 유지하고자 충원하고, 최신형 장비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바이오코아는 초저온냉동고 19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LC/MS분석기기도 올해 추가되면 총 17대가 된다. 이런 최신 설비를 충당하기엔 현재 가산동 임대 공간이 협소하다고 판단하고 있다.오 본부장은 ”생동시험은 ‘약사법’과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개정으로 임상시험관리기준(GCP)에 따라 시험의 모니터링, 안전성 평가, 데이터 매니지먼트 같은 업무들이 수반되어야 한다“면서 ”바이오코아는 이런 변화에 맞춰 사업부를 개편해 왔고, 2010년부터 임상 모니터링 서비스를 실시해 다른 업체보다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으로도 높은 품질과 서비스로 제약사 제품 개발이 성공적으로 마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2020-06-29 12:17:54이탁순 -
"신약후보물질 발굴에 집중...R&D 차별화로 승부"[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일동제약이 신약개발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환골탈태하고 있다. 새 연구소장이 왔고, 새 비전이 선포됐다. 조직이 대대적으로 재정비됐으며, 프로젝트팀이 신설됐다. 연구 인력·예산이 크게 늘었고, 포트폴리오는 대거 정리·재편됐다. 최근 2년 안에 벌어진 일들이다.얼마 전에는 공개적으로 신약개발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28일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주최로 열린 '제약바이오 사업개발연구회(K-BD-Group) 오픈이노베이션 포럼'에서 서진식·최성구 일동제약 부사장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앞으로 신약 개발을 잘 하는 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이런 방향을 설정하고, 여기에 맞춰 대대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중심에는 최성구 부사장(연구개발본부장)이 있다. 2017년 12월 일동제약에 합류했다. 그는 일동제약의 변화를 한 마디로 정리했다. “안 되는 건 버리고 잘 하는 건 더 잘하게 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일동제약 본사에서 그를 만나 최근의 R&D 전략 변화의 이유와 방향 등을 물었다. -일동제약이 최근에서야 본격적으로 신약개발에 뛰어든 모습이다. 어떤 배경에서인가.2017년 말 일동제약에 합류했다. 처음 왔을 땐 사실 조금 놀랐다. 예전에 일했던 얀센과 연구소 문화가 달랐다. 조직은 경직된 편이었고, 부서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 인프라와 예산도 넉넉하진 않았다.분위기부터 만들고자 했다. 연구소다운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가장 먼저 미션과 비전을 설정했다. ‘We Change, Life Changes’라는 미션을 만들었다. 단순히 만들고 선포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모두에게 서명을 받았다. 윤웅섭 사장도 직접 서명했다. 연구소 로비와 회의실에 커다랗게 걸어뒀다. 자신의 서명이 들어간 미션과 비전을 매일 보도록 했다.최성구 부사장이 일동에 합류한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미션과 비전을 만드는 것이었다(사진 위). 최 부사장은 연구소 직원의 서명을 받아 자주 볼 수 있도록 로비와 회의실에 걸어뒀다.(사진 일동제약) -취임하자마자 연구소장실을 다른 팀에게 넘겼다고 들었다.그 다음은 공간이었다. 창의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선 공간이 매우 중요하다. 회의목적에 맞는 자리 배치와 공간구성이 필요했다. 권위를 상징하던 연구소 로비에는 카페테리아를 만들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은 직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 됐다.가장 큰 공간을 차지하던 연구소장실을 일반 직원들에게 넘긴 이유도 같다. 나에겐 그렇게 큰 방이 필요 없다. 더 열정적으로 일하는 직원들에게 필요한 공간이다. 나는 지금 구석의 창고를 개조한 방에서 지낸다.이어 조직을 재정비했다. 벽을 무너뜨리고 싶었다. 여기에 신규조직을 만들었다. ‘iLEAD’, ‘CIIC’, ‘HARD’라고 이름 붙였다. 특정 프로젝트만을 수행하는 일종의 별동대 같은 조직이다. 예산과 인력을 마음껏 쓸 수 있도록 했다. 당연히 퍼포먼스가 좋다. 새로 만들어낸 후보물질 대부분이 이 팀에서 나왔다.-파이프라인을 대대적으로 정리한 점도 눈에 띈다. 애써 연구한 파이프라인을 정리하는 게 쉽진 않았을 텐데.일동제약의 주력 치료군은 무엇일까. 없다는 게 결론이다. 개발에 성공한 2개 이상의 치료군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장이 크거나 미충족 의료수요가 큰 곳에 집중하기로 했다.가능성이 낮거나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것은 전부 쳐냈다. 5개로 정리된 파이프라인을 토대로 주력사업을 선정했다. 그렇게 정리하다보니 남은 것이 암, 비알코올성간질환(NASH), 중추신경계(CNS), 안질환, 메타볼릭증후군이다. 여기에만 집중해서 가자고 생각했다.일동제약의 파이프라인. -최근 몇 년간 업계에선 유행처럼 NRDO(No Reaserch Development Only) 모델이 확산됐다. 그러나 앞선 발표에서 일동제약은 ‘후보물질 발굴에 집중하고 개발은 다른 회사에 맡기겠다’고 했다. 유행과는 반대다. 후보물질 발굴에 자신감을 보이는 근거가 있나.NRDO는 신약후보물질을 직접 발굴하지 않고, 오직 개발에만 집중한 뒤 되파는 사업모델이다. 일동제약이 나아가고자 하는 길은 그와 반대다. 오직 신약후보물질 발굴에만 집중하고, 개발에선 손을 떼는 것이다.우리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자 해서 내린 결론이다. 지난 2년여간 파악한 바로는 일동제약의 장점은 신약후보물질 발굴에 있다. 분자설계 등 특정 분야에 천재적인 직원이 몇몇 있다. 이들을 iLEAD, CIIC, HARD팀에 배치했다. 이들로부터 지금도 매일 아이디어가 쏟아진다. 일동 내에서도 아이디어가 많아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NRDO 회사처럼 후보물질을 살 필요가 없다.여기에서 필요한 게 스토리다. 이 연구를 왜 해야 하는지, 이 후보물질이 왜 가치가 있는지 논리와 명분부터 찾아야 한다. 연구의 모델링과 스토리라인을 잡을 수 있도록 컨설팅을 받도록 하고 있다. 컨설팅은 일동제약 자회사인 애임스 바이오사이언스가 담당한다.-후보물질 발굴에 집중하는 모델의 성공을 위해선 뒤를 이을 개발업체 선정이 중요할 텐데.그렇다. 좋은 개발업체를 모으기 위한 관건은 속도다. 연구 속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우리 목표는 후보물질 발굴로 특허를 낸 뒤 2년 안에 IND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우리 후보물질을 사서 개발할 업체에겐 속도는 큰 메리트다. 2년 안에 IND 들어갈 경우, 개발에 5~7년이 걸린다는 가정 하에 특허기간만 최소 13년이 보장된다. 여기에 임상시험 기간이 존속기간 연장으로 인정받으면 20년 넘게 특허를 방어할 수 있는 약물을 만들어주는 셈이다. 개발업체도 좋고, 일동 역시 매년 받는 로열티가 많아서 좋다.속도를 내기 위해 후보물질 발굴 이후 개발 직전까지 세팅하는 작업을 외주에 맡긴다. 아이디어를 내고 설계하는 것까지는 일동이 담당하고, 직접 합성하고 실험하는 작업은 외부 업체가 담당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최대 규모의 CRO와 손을 잡았다. IND를 위한 서류작업과 시험용의약품 생산 역시 글로벌 최고 업체와 함께한다. -앞서 일동이 보유한 후보물질을 공개하며 공동개발 혹은 인수할 파트너사를 적극 물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최근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Bio International Convention, 바이오USA)’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홍보했다. 관심을 보인 업체가 있었나.바이오USA 전까지 26개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 중에는 글로벌 Top20 업체도 적지 않다. 특정 질환군에 특화된 글로벌 제약사와 벤처캐피탈도 있었다.이번 바이오USA에는 솔직히 홍보에 큰 힘을 들이지 않았다. 15분짜리 홍보영상을 올렸을 뿐이다. 올해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동이 보여줄 후보물질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쏟아진다. 그럼에도 10개사가 면담을 요청해왔다.-특히 공을 들이고 있는 후보물질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현재 임상1/2상 중인 'IDX1197'이 있다. 위암을 타깃으로 개발 중이다. 일동이 보유한 파이프라인 중에는 진척속도가 가장 빠르다. 이르면 올해 말 미국에서 2상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암의 경우 아직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2상이 끝나자마자 승인받는 것을 목표로 한다. 2년간 임상2상을 진행한다는 가정 하에, 2024~2025년이면 미국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나머지는 대부분 전임상 단계다. 그중에 녹내장 치료 후보물질에 주목하고 있다. 녹내장은 언멧니즈가 큰 시장이다. 또, 임상시험이 굉장히 간단하다. 점안제이기 때문에 할 게 별로 없다. 약물의 양도 매우 적다. 같은 양이라도 경구제에 비해 굉장히 경제적이다. 지금은 IDX1197이 가장 많이 진척돼 있지만, 녹내장 치료제의 개발속도도 매우 빠르다.2020-06-25 06:15:46김진구 -
"늘어난 약국 분쟁, 임차약사 권리 찾아주고 싶다"왼쪽부터 약국변호사 닷컴의 정하연·김재윤현정민 변호사·[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천정부지로 오른 약국 자리 권리금, 임대료 속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찾기 위해 건물주, 임대인과 힘겨운 분쟁을 이어가는 임차 약사들이 적지 않은 시대다.약국 자리 상가임대차, 권리금 등 약국 관련 법률 분쟁을 전문적으로 맡아 진행 중인 ‘약국변호사 닷컴’(법무법인 명경 서울).이곳 변호사들은 지난 2015년 상가임대차보호법의 개정 직후 임차 약사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법률적으로 풀어내는 한편, 약국 자리 분쟁 관련 최고의 해결사를 자처하며 이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지난 1일부터는 데일리팜 전문컨설팅 법률상담편을 담당하며 독자들이 겪는 약국 관련 크고 작은 분쟁들을 법적으로 명쾌하게 해결해 주고 있다.약국변호사 닷컴 김재윤 대표변호사와 정하연·현정민 변호사를 만나 약국 자리 관련 분쟁이 늘어나는 이유와 임차 약사들이 부당하지 않게 권리를 찾을 수 있는 방법 등을 알아봤다.-상임대차보호와 관련해 전문적으로 변호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 분야에 집중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김재윤 변호사(이하 김)=지난 2015년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권리금 보호조항이 신설되면서 약국에서 특히 관련 분쟁이 많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됐다.사실 약국은 다른 업종과 비교했을 때 임대인이 임차인의 권리금을 인정해주지 않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아무래도 고액이다 보니 임차인을 쉽게 말해 쫓아내고 권리금을 본인이 약탈하려는 관행이 존재했었다고 볼 수 있다.하지만 법이 바뀐 만큼 임차 약사들 위한 법률적 조언을 하고, 또 권리를 찾아줄 수 있겠단 생각에서 이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뤄보자 결심했다. -약국 상가임대차 관련 법적 분쟁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보인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김 =아무래도 많이 늘어난 추세다. 특히 기존에는 권리금이 없었는데 약사가 약국을 운영하며 개척해 권리금이 형성된 경우 분쟁이 발생했다. 이때 임대인이 임차 약사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런 분쟁이 특히 많았던 것 같다.정하연 변호사(이하 정)=일반적인 건물은 월세만 제대로 들어오면 건물자가 세입자들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하지만 건물주가 약사이거나 병원 관계자인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약사가 약국 자리를 2곳 분양 받아 한곳을 임대를 준 후, 이 약국이 잘된다 싶으면 이 자리를 뺏으려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경우 2015년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기본적으로 법 개정으로 임차 약사들의 권리 보장이 커진 만큼 분쟁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 분야를 전문적으로 진행한 만큼 관련 사건도 많이 맡았을 것으로 보인다.김 =우리 법률사무소의 경우 약사님들이 소송 제기 시점에 선임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하는 시점부터 선임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만큼 선제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건데, 관련된 증거 수집부터 법률 전문가들이 개입해 진행한다 보니 의뢰인이 불리하게 결과가 나올 확률이 줄어드는 것 같다.악화될대로 악화된 상황에서 전문가를 찾는다면 그때는 이미 손쓰기 힘든 상황이 되기 마련이다. 초기 분쟁이나 손해가 예상될 때 전문가에 자문도 받고 차근차근 대처하면서 방법을 찾는게 큰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정 =한 사례를 예로 들자면 약국 권리금 관련해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초창기에는 계약갱신 요건이 5년이라고 해석해, 그 기간이 지나면 갱신이 불가능하다고 대부분이 판단했다. 하지만 우리 측 변호사들은 상황에 따라 조금 다르게 해석하고, 임차인에 승산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당시 상담을 받으셨던 약사님도 당시 우리 측의 가능하다는 해석을 믿고 따랐고, 결국 대법원에서도 관련 내용이 인정됐고, 우리 사무소가 약사님들에 알려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법률사무소는 소송을 담당하는데 집중한다면 우리는 그 전 단계에서부터 의뢰인들이 난감해 하는 부분을 확인하고, 함께 과정을 준비해 간다. 그렇다 보니 우리도 분쟁의 각 단계별 대응 노하우와 재판에서 유리할 증거 수집 노하우 등이 쌓이게 된 것 같다.현정민 변호사(이하 현)=최근 맡았던 사건인데 광주의 한 메디컬빌딩 약국 관련 분쟁이었다. 해당 약국 자리 임대인이 그 건물 앞 쪽에도 약국 자리를 갖고 있는 상태에서 임차 약사를 내쫓고 다른 신규 임차인을 데려오려고 한 상황이었다.이 과정에서 임대인과 임차 약사 간 소송이 진행된 상태였는데, 임대인은 임차인 측이 제시한 권리금이 고액으로 평가됐다면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임차 약사의 자문과 변호를 맡아 차근차근 대응한 끝에 권리금을 전부 회수하는 선에서 합의를 이끌어 냈다.점차 약국 관련 분쟁에서 승소한 비율이 높아지다 보니 요즘은 우리 사무소 측에서 상대 측에 내용증명 등을 발송하면 오히려 합의를 요청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소송으로 계속 가서 유리한 부분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최근 약국 관련 분쟁의 경우 적지 않은 비율이 협의로 마무리되는 것도 그런 이유다.-약국 권리금이 워낙 높아졌다. 임차 약사들이 권리금을 지키기 위한 조언을 해준다면.현 =가장 기본적인 부분인데 분쟁이 발생했을 때 모든 과정을 최대한 문서로 남기는 게 좋다. 전화 통화 상의 대화를 녹취하는 경우도 있지만 말은 당사자나 상대나 두서 없이 할 가능성이 큰 만큼 내용증명이나 문자메시지 등을 남겨두면 증거 자료로 활용하기 용이하다.상담을 하면 많은 의뢰인들이 증거자료가 갖고 있다고 하지만 막상 받아보면 대화 녹음 파일이 대부분인데 장시간 대화 중 상대가 말실수를 한마디 했다 해서 법원이 그것을 인정하지는 않는다. 수개월에 걸쳐 건물주나 임대인을 설득해야 해 권리를 찾아가는 과정인데, 그들의 안 된단 의사 표현과 임차인이 이를 설득하고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 증명돼야 보상도 가능한 것이다.정 =약국의 경우 다른 업종에 비해 초기 투자 비용부터 볼륨이 큰 만큼 계약 체결 시부터 더욱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계약서 작성 시 특약의 경우 더 주의를 기울여 한다.일반적인 임대차계약 내용은 공인 중개 정도면 큰 문제는 없지만 약국은 다른 업종들에 비해 변수가 많은 게 특징이다. 그 최소한의 장치가 특약인데, 단순히 특약 내용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것이 안지켜졌을 경우에 대응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확실한 약속을 받을 필요가 있다.-데일리팜에서 전문컨설팅 법률상담 코너를 맡아 진행하게 됐다. 앞으로 약사사회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현 =데일리팜 법률상담 코너는 바쁜 약국에서 약사님들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법률적 조언을 얻고 상황을 미리 진단을 해볼 수 있는 장치라 생각한다. 더 심각해 질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실시간까지는 아니지만 최대한 빠르게 질문이나 상담 요청에 대한 답을 드리면서 그 내용도 명쾌하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김 =상담 코너를 통해 접수된 질문이나 상담 내용을 통해 우리 변호사들 역시 약국가의 법적 분쟁이나 고민꺼리 등 최근 이슈를 알게 되는 것 같다.이 분야에 전문으로 도움을 두고자 노력하고 있는 만큼 많은 약사님들이 갖게 되는 법률 문제에 있어서는 가장 잘 도움을 드리는 변호사들이 되고 싶다.2020-06-18 17:47:22김지은 -
"약국하며 취미로 시작한 미술, 또 다른 꿈이예요"[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누군가는 이상하게 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저는 약국을 좋아하면서, 미술도 좋아하는 약사일 뿐이예요. 취미로 시작했는데 이젠 조금 더 진지해졌죠. 흔히 말하는 N잡러라고 생각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박진실 약사. 최근 서울 서대문구에 미술 갤러리를 오픈한 박진실 약사(이화여대‧43)의 이야기다.용산에서 약국을 운영하며 취미로 관심을 갖던 미술이었지만, 3년만에 갤러리를 마련하며 작가들과 대중을 연결해주는 역할로까지 활동을 넓혀가고 있다.오는 8월에는 갤러리 소속 작가 10여명과 함께 부산 국제화랑아트페어(BAMA)에 참여할 예정이다. 약국과 갤러리를 오가며 아트페어를 준비하고 있는 박 약사를 만나 새로운 도전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2018년 우연한 모임에서 미술작가를 만나 도록을 봤었는데 강렬한 끌림이 있어 그림에 흥미를 가지게 됐습니다. 그 이후로 아트페어를 다니며 그림을 하나씩 모으고, 작가들과도 관계를 맺어 왔어요. 취미로 시작했던 일인데 3년 만에 이렇게 갤러리까지 열게 됐네요."3년 전 아트페어에서 그림을 접하던 박 약사는 이젠 갤러리 소속 작가들과 함께 부산아트페어에 전시를 하게 됐다.부산화랑협회는 온라인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참가 갤러리들의 작품을 미리 선보이고 있고, 미라클갤러리의 작가들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오픈한 미라클갤러리. 박 약사의 N잡러로서의 면모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유통‧마케팅회사 ‘미라클어스’의 대표로 유튜브 영상 기반의 앱을 개발했고, 이를 통해 갤러리와 인문학 교육센터 등 문화콘텐츠 영상을 연결하는 활동을 하기도 했다.이번에 문을 열게 된 오프라인 갤러리도 이러한 발자취들의 연장선상에 있었다."원래는 앱을 개발하면서 온라인으로만 갤러리를 운영하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미술의 특성상 실물을 보고 싶어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갤러리도 필요했습니다. 처음에는 약국이나 병원, 카페 등을 활용해 전시를 하려고 했었는데 좋은 기회로 갤러리를 오픈할 수 있었어요."코로나로 인해 아직은 못 하고 있지만 추후에는 공간대여를 통해 갤러리의 문을 더욱 개방한다는 계획이다."갤러리의 문턱이 너무 높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공간대여를 통해 홍보 효과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나중에는 이곳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과 공간에서 전시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갤러리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저녁 7시 30분까지 운영중이고, 직원을 고용해 관리를 맡겼다. 박 약사는 갤러리 수익에 대해 묻는 질문에 “오픈 초기지만 적자를 보지는 않고 있다”며 웃어보였다.또 박 약사는 약국과 갤러리라는 서로 다른 꿈을 균형있게 이뤄가고 싶다고 말했다."약국에도 관리약사를 두고 일주일에 3~4번씩 나가고 있어요. 다들 약국하면서 어떻게 하냐고 묻는데, 제가 좋아서하는 일이니까요. 어떤 것보다 더 즐겁게 하고 있어요. 약국도 잘 운영하면서 새로운 꿈도 차근히 이뤄가고 싶습니다."2020-06-17 18:04:53정흥준 -
"약국 미청구액 추적 지원…전국 200억 규모 될 것"최종수 약학정보원장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국마다 부지불식간 넘어간 미청구, 미지급금이 꽤 된다고 봅니다. 적게는 몇 만원에서 많게는 몇 백만원까지 될 수 있고요. 그간 놓쳤던 부분을 발견하고, 권익을 찾도록 지원하는 게 이번 프로그램의 목적입니다.”대한약사회가 민생 회무의 일환으로 회원 약사 권익보호를 위해 추진한 ‘약국 미청구·미지급 요양급여비용 찾기’ 사업. 약학정보원(이하 약정원)이 약사회의 이번 사업 실현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약정원은 최근 ‘미지급 미청구금 조회 프로그램’의 개발을 완료하고 오는 15일 일선 약국에 배포할 예정에 있다.이번 프로그램 개발에 핵심 역할을 맡은 최종수 약학정보원장(61·서울대)은 약국에서 청구를 놓쳤거나, 누락됐거나, 청구는 했지만 지급이 되지 않은 요양급여비용이 전국적으로 수백억대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실제 프로그램 테스트 과정에서 최 원장 자신을 비롯해 약사회 임원 중에도 미지급된 청구금액이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대로 발견되기도 했다는 것. 10여개 테스트 대상 약국 중 대다수에서 미지급, 미청구금이 발견됐다는 게 최 원장의 설명이다.최 원장은 “약국 업무가 바쁘다 보니 요양급여비용 심사통보서를 일일이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확인을 해도 기본적인 원천징수 때문에 금액이 낮아졌구나 하면서 그냥 넘어갈 수 있다”면서 “또 이것을 일일이 찾아서 확인하고, 재청구하는 과정 자체가 쉽지 않아 엄두를 못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 약국, 약사들의 일손을 줄여 돕고자 했다”고 말했다.그간 약국에서는 요양급여비용 청구 후 심평원에서 반송이나 지급불능 등의 사유로 청구금의 삭감, 미지급금이 발생하고 건보공단의 보험자격 심사에서 지급이 거절됐는데도 이를 확인하지 못해 금전적 손해를 보는 경우가 발생해 왔다. 청구가 완전 누락된 경우도 존재했다.일부 개선은 됐지만 최근까지도 공단에서 관련 내용에 대해 별도로 안내하는 시스템 등도 마련돼 있지 않아 그간 약국 별로 모르고 넘어간 미청구, 미지급이 상당할 것이라는 게 약사회와 약정원의 계산이다.법에서 보장하는 재청구 가능 기간이 3년인으로 정해져 있는 만큼, 약사들이 그 기간 동안의 손해를 보전 받게 하려는 것이 약정원의 목표다.약정원은 이번 프로그램을 일선 약국들이 잘 활용하고, 손해를 제대로 보전 받게 하기 위해 최근 전국 각 지부 별로 연계된 PharmIT3000 AS업체들에 대한 교육도 진행했다. 최 원장은 “유효 기한인 3년 안에 미지급, 미청구 된 부분에 대해서는 한 번에 쉽게 확인하는데 더해 재청구하는 것까지 지원하려는 게 이번 프로그램의 목적”이라며 “과거 미청구 미지급금의 재청구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본 프로그램을 통해 매달 미지급 미청구금을 조회해 약국의 보험급여비 청구 관련 손실을 원천적으로 방지하도록 한단 점에서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이번 프로그램은 PharmIT3000를 사용 중인 약국에서 자동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최 원장은 “이번 미지급, 미청구 프로그램 보급으로 약국에서 이미 입은 손해를 보전받는데 더해 향후 손해를 방지했으면 한다”면서 “나아가 현재 PharmIT3000 새 버전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고객 관리 부분의 대대적인 업그레이드와 더불어 프로그램의 세부적 부분들을 사용자 편의에 맞춰 많이 바꿨다. 기대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2020-06-11 17:57:05김지은 -
"원격의료, 1차의료 기반 제한적 도입해야"이상이 교수 [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원격의료,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제외한 1차 의료 기반의 커뮤니티 케어에만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정부와 의료계, 시민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첨단 기술을 억지로 막을 수 없는 일이죠. 대형병원과 동네의원 간 의료전달체계를 보전하면서 지역사회 의료가 원격의료를 기반으로 활성화할 수 있는 초석을 쌓을 때입니다."코로나19는 우리 사회의 비대면 산업을 촉진했고, 이는 수면 아래 가라앉았던 원격의료 활성화로 이어졌다.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코로나19가 가져온 국가경제의 피해를 타파할 해법으로 '한국판 뉴딜'을 제시했고 원격의료는 그 한 가운데 위치했다.3일 데일리팜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이자 제주의대 의료관리학 교수직을 맡고 있는 이상이(56) 교수를 만나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원격의료 최적화 방향을 들어봤다.이상이 교수는 원격의료는 이분법적으로 바라볼 의제가 아닌데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찬반 양론이 확고하고 진영 논리가 구축돼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논의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상급종합병원과 동네의원, 의료 영리화와 4차 산업시대에 수용해야 할 첨단기술 등에 대해 특정 직능이나 진영에 따라 찬반이 격론 중이란 현실을 고려해 국내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다.이 교수는 자신을 의료민영화 반대론자라고 분명히 말했다. 그러면서도 원격의료를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제외하고 1차 의료 기반의 커뮤니티 케어에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면 의료 영리화를 피하면서도 의료의 공공성 강화와 의료전달체계 구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를 위해 동네의원 중심의 1차 의료가 해야 할 일과 병원 의료(3차 의료)가 해야 할 일을 명료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원격의료 전면 허용은 상급종병 쏠림 현상을 심화시켜 동네의원을 말라죽게 하는 데서 더 나아가 지역사회 의료의 존립을 위협한다는 게 이 교수 견해다.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의사들이 정부의 원격의료 도입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이유 역시 이것 때문이라고 했다.이 교수는 "원격의료를 무차별적으로 국내에 도입한다는 것은 지역사회 의료의 말살을 의미한다. 대한민국 의료 체계의 지속 가능성이 없어지는 것"이라며, "이를 피하려면 1차 의료 강화 방안으로서 원격의료를 커뮤니티 케어 수준에서만 적용하는 혜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이 교수는 "병원 의료가 해야 하는 역할과 지역사회의 1차 의료가 해야 할 역할을 분명하게 구분해 원격의료를 도입하면 정부와 의료계가 고민 중인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에도 한 걸음 가까워진다"며, 이럴 경우 "의료계의 강도 높은 반발도 한층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이 교수는 의료계를 향해 이젠 원격의료를 무조건 반대할 게 아니라 1차 의료를 살릴 방책으로서 현명하게 생각해서 대안을 마련할 때라고 말했다.정부의 숙제로는 의료계가 정부와 현 정권에게 갖고 있는 불신감의 해소를 꼽았다.특히 정부와 의료계, 시민사회가 함께 모여 원격의료와 1차 의료의 발전을 둘러싼 사회적 합의를 이루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대토론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게 이 교수 생각이다.3자가 모두 동의하는 공감대를 넓혀나가는 작업을 먼저 시작해야 추후 갈등 없는 원격의료의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취지다.이 교수는 "원격의료를 향한 의료계 반대를 해소하려면 결국 의사와 정부 사이에 대화가 필요하다. 의협이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는 게 의정 간 원격의료 갈등의 씨앗"이라며 "의료계, 정부, 시민사회 3자 간의 정치사회적 토론과 대타협을 통해 서로가 동의할 수 있는 합의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해당 토론에 포함돼야 할 안건은 커뮤니티 케어 단계에만 원격의료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1차 의료는 지역사회 의료를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며 "원격의료를 지역사회 중심의 1차 의료에만 적용하면 동네의원과 지역사회 의료를 동시에 살리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현재 1차 의료는 아파서 찾아온 환자를 단순히 치료만할 뿐, 지역사회의 일상적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에는 별 관심이 없다. 만성질환 관리, 단골 의원, 단골 약국이란 역할이 빠져있다"며 "대타협을 위한 토론을 통해 원격의료를 제도적으로 본 궤도에 올려놓고 지역사회 의료가 뿌리를 내리면 동네의원의 입지가 한층 커진다"고 내다봤다.결과적으로 이 교수는 원격의료 활용이 우리나라 1차 의료가 발전하기 위해 가야할 길이라고 했다. 물론 원격의료는 철저히 의료 영리화와 선을 그어 따로 적용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동네의원 중심의 지역사회 의료와 병원 중심의 의료를 완전히 분리하는 틀 속에서 제한적으로 원격의료를 활용하면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정신을 담아내는 정책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그는 "지역사회 원격의료로 의사 대면진료를 대체하자는 것은 아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고령자 등 내원이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원격의료를 적용해 일상적 건강관리를 활성화하자는 것"이라며, "노인 장기요양 보험 등급을 기준으로 왕진 서비스와 함께 원격의료 활용함으로써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 체크하는 시스템이 가능해진다"고 피력했다.그는 "이렇게 되면 지역사회에서 약사의 역할도 커진다. 원격의료는 책임성과 지속성을 담보한 약물 전문가의 파트너십을 필요로 한다"며 "단골 의원이 생기면 단골 약국도 만들어진다. 단골 약사의 역할이 커지면서 지역사회의 약물 오·남용 이슈도 줄어든다"고 부연했다.아울러 이 교수는 정부가 원격의료라는 본질을 명확히 표현하는 용어 대신에 비대면 의료란 대체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초지능과 초연결의 시대다. 첨단 기술인 원격의료를 활용하지 않겠다는 것은 수구적 태도로, 기술 활용론이 옳다"면서 "정부도 비대면 진료란 단어로 혼란을 유발하기보다는 의료계와 논의를 펼쳐가면서 사회·경제·정치적 공론화를 거쳐 정면돌파하는 게 옳다"고 덧붙였다.2020-06-04 06:17:34이정환 -
"희귀약센터 운영비 전액 국가지원, 제1과제로 총력"[데일리팜=이정환 기자] "희귀난치질환자 치료제를 책임지는 기관이 기본 운영비 부족으로 애를 먹는 현실은 개선돼야 한다고 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기획재정부가 보건의료 사각지대에서 공익을 위해 애쓰는 희귀필수의약품센터의 운영비는 국고로 지원해줘야 한다는 게 원장으로서 바람입니다. 실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김나경(57·대구가톨릭약대) 신임 원장이 센터의 예산 국고 지원률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희귀필수약센터의 정상 활동에 필요한 기본 운영비가 없어 애를 먹는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를 찾아 공감대를 이끌어 내겠다는 취지다.2일 김나경 원장은 서울 시청역 희귀약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센터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김 원장은 센터가 기본 운영비 예산 부족으로 어려워하고 있는 현실을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특히 김 원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던 수익금 편법 활용 문제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었다.이에 김 원장은 운영비 부족 사태와 수익금 편법 활용 의혹 개선을 최우선 해결 과제로 삼겠다는 방침이다.희귀약센터는 식약처 산하 기관으로, 최근 5년 간 운영비 국고 보조율은 평균 37% 수준이다.이 때문에 해외에서 의약품을 수입해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약가 차액을 운영비로 사용하는 관행이 이어져왔다.국회는 이를 편법으로 판단, 식약처를 향해 약가 수익금을 기관운영비로 쓰는 관행을 해결할 것을 주문했었다.김 원장은 식약처와 기재부, 국회에 센터 기본 운영비 국고 지원율 100% 필요성을 설득하는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김 원장은 "예산 부분에서 정부와 언론에 많은 도움을 요구할 방침이다. 희귀약센터가 환자들이 정말 아픈 곳을 보듬어주고 공익을 위한 기관이라면 운영비 정도는 국고로 지원해줬으면 하는 게 원장의 입장"이라며 "식약처와 기재부도 이같은 바람에 공감한 상태다. 구체적인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 원장은 "(정부가) 어느정도까지 지원할 수 있는 상황인지 내년도 예산까지 맞물려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희귀필수약 환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부분을 필두로 예산 작업에 나서겠다. 정부가 수용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부연했다.특히 환자 편의를 최우선으로 희귀필수약 국내 수급이 안정화하고 활성화하도록 센터 업무를 풀어나가겠다는 게 김 원장 비전이다.김 원장은 "전국 환자들이 가능한 편리하고 안전하도록 정부, 약사회 등 유관기관과 힘을 합쳐 어려움을 풀어가고자 한다"며 "약사법적, 제도적 문제해결이 필요하다면 식약처와 함께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식약처에서 허가심사를 전담하고 대전청장으로 일하며 공무에 대한 보람도 많이 느꼈다. 공직에 발을 들이기 전에는 종합병원 약사로 일했다"며 "이런 경험을 기반으로 센터가 우리사회에서 소외된 환자들에게 할 수 있는 모든 부분에서 역량을 다 할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덧붙였다.2020-06-03 20:47:25이정환 -
23년차 병원약사의 인생 2막 개국 도전기[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병원에서의 생활과 더불어 그간 다방면에서 해온 경험들이 약국을 하는데 다 도움이 되더라고요. 약국을 운영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다양한 능력을 필요로 하는 거더라고요.”약대 졸업 후 줄곧 병원에서 근무하며 약제팀장까지 지낸 약사가 50대에 첫 약국을 개국했다. 지난해 서울 광진구에 예은약국을 개국한 최혁재 약사(50·경희대약대)는 누구보다 열의에 차 있었다.최 약사는 병원 약사들 사이에서는 꽤 이름이 나 있는 인물이다. 국내 한 대학병원에서 20년 넘게 몸담으며 이 병원 약제팀장, 한약물연구소 부소장 등을 역임한 데다 병원약사회 홍보위원장, 법제이사 등으로 다양한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병원약사회를 넘어 대한약사회에서도 여러 직책을 맡았었다.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 총무이사를 비롯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전문심의위원,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연구소 운영위원, 대한약사회 약물오남용예방교육 강사 등으로 활동했다.그런 그가 돌연 병원을 떠나 개국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의아해 하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개국이 자신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자평했다.“약국을 해 보니 약국장은 그야말로 멀티플레이어가 돼야 하더라고요. 저와 같이 직원을 따로 고용할 수 없는 소형 약국 약사는 더 그렇고요. 하다못해 당장 그간 조직 생활을 해 오면서 컴퓨터 당 기기를 다뤄온 것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또 병원에 있다 보니 끊임없이 공부한 것도 복약지도는 기본이괴 상담과 매약에 큰 도움이 됐고요.”최 약사는 자신의 첫 약국을 개국 위해 병원에서 나온 후 밤낮없이 공부하고, 주말도 없이 다른 약국에서 근무약사로 일했다. 모든 과정이 더 나은 약국을 열기 위한 노력이었다.그의 그런 노력이 통한 걸까. 개국한 지 1년도 채 안된 약국은 어느새 약대생이나 개국을 준비 중인 초보 약사들이 일부러 찾아오는 곳이 됐다.“제가 나온 약대 학생들이 가끔 약국을 찾아 와서 물어보니 실습생들 사이에서 소문이났다고 하더라고요. 현재 근무약사로 일하는 후배들도 찾아와 약국 운영하는 방법이나 상담, 매약하는 모습을 배우겠다며 보고가기도 하고요. 어찌보면 저도 초보 개국 약사인데 신기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한 일이죠.”최 약사는 그의 특기인 한방을 약국에서도 적용하고 있고, 이런 부분은 일부러 내세우지 않아도 환자들이 알아주고 있다. 개국한지 오래되지 않고 규모도 작지만 단골 환자가 적지 않고, 지역 주민들이 찾아오는 약국이 된 것도 그 이유다.“병원에 있다 보니 전문약과 영약학, 한방 등에 대한 지식은 많았지만 상대적으로 일반약에 대한 정보가 적었어요. 그래서 개국을 결심한 이후에는 잠도 못자고 약국 제품을 분야별로 정리하고 공부하며 저만의 파일을 만들었어요. 그런 부분을 알아주시는 건지 상담을 받은 환자들은 다시 찾아주시는 경우가 많더라고요.”병원을 넘어 약국에서 자신의 인생 2막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최 약사. 그는 새삼 약사로 일할 수 있는 지금의 시간이 행복하게 느껴진다고 했다.“약국에 나와 보니 어렵고 힘든 점도 많지만 확실히 행복한 부분도 있더라고요. 조직 안에서는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개진해도 반영될 수 있는 확률이 적었다면 약국에서는 제 의지대로 여러 시도를 하고, 그 결과를 바로 확인해볼 수 있다는 점이 재밌고요. 약국에서 인생 2막을 연 만큼 저와 또 우리 약국을 찾은 환자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2020-06-02 16:02:47김지은 -
"회계사 출신 사업부 총괄, 제 리더십은 말이죠"전세환 전무 [데일리팜=어윤호 기자] 특정 분야에서 탁월한 인재와 다방면을 아우르는 인재, 기업들이 모두 필요로하는 존재들이다.여기서 한발 나아가, 회사들은 특정 분야에서 출중한 인재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다방면을 아우르는 리더로 육성하고 있다. 글로벌제약사에서도 이같은 트렌드는 두드러진다.대부분의 제약사는 마케팅, 영업, 인사, 재무, 법무, 약가, 학술, 대관, 인허가, 품질관리 등 부서의 임직원들에게 포지션 변경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CEO 채용에 있어 마케팅, 영업 경력을 필수로 여겼던 제약사들이 변모하고 있는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좋은 사례가 있다. 전세환(46)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전무는 CFO 출신의 사업부 총괄(BUD, Business unit director)이다. 재무 전문가인 회계사 출신이지만 당뇨순환기사업부의 마케팅·영업을 지휘하고 있다.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스쿨 MBA를 마친 그는 글로벌회계컨설팅기업(PWC)에 근무했다. 이후 한국애보트 재무 매니저로 제약업계에 발을 들였고 노바티스 본사와 미국법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에 합류하면서 재무뿐 아니라 R&D, BD 등 영역에서도 역량을 쌓았고 2018년 당뇨순환기사업부 총괄로 선임됐다.회계사 출신의 사업부 총괄, 전세환 전무를 만나 봤다.-어떻게 보면 아직까지도 많은 케이스는 아니다. BUD 이전에도 아스트라제네카에서 다양한 업무에 관여했다고 들었다.한국아스트라제네카 CFO 자리를 제안받아 2015년 9월 합류하게 됐다. 재정, IT, 구매 등 제약업계 일반적인 CFO의 영역을 넘어서, 사업개발(BD)과 커머셜 엑설런스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영역을 동시에 맡았다.개인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에서 이런 좋은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 외국 국적의 전임 대표이사(리즈 채트윈)가 고국으로 돌아간 후 6개월 공백 기간에는 대표이사 사장 역할을 대행하기도 했다. 당시 타그리소 2차 급여 등 중요한 미션들이 있었는데,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거둘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이후 CVRM(당뇨순환기사업부)으로 넘어와 사업부 총괄을 하게 됐다. 그동안 다양한 나라의 제약 업계 내에서 쌓아온 경험과 지식이 현재 업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다고 생각한다.-한국법인과 외국법인 경험을 두루 갖추기도 했는데, 차이점이 있는가?오랜 기간 외국생활을 했기 때문에 이것이 아스트라제네카의 특성인지 한국의 문화인지는 구별이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다. 우리나라 업무 환경에도 10여년 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 리더로 일하는 분들이 무척 어려운 환경에서 일한다고 생각한다. 환자의 의료접근성을 본다면 한국의 의료시스템은 굉장히 선진화돼 있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정부 정책에 따라 약가제도 등 많은 변화의 여지가 있고, 노동 환경도 고려할 점이 많다.이와 같은 다양한 불확실성 요소가 존재하는 다이내믹한 마켓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성장해야 하므로 한국의 리더들이 굉장히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잘 헤쳐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향후 커리어에 대한 계획이 있는가?지금까지의 커리어를 돌아봤을 때, 내가 목표로 한 특정 포지션이 있다기보다, 해당 업무를 통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또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더 많이 고려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늘 내가 세운 목표대로, 계획한 대로 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현재 이후의 JOB을 고려할 때에도 내가 그 역할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고, 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 같다. 특히 임원급 이상 레벨에서는 개인의 목표와 회사의 요구 사이에서 밸런스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점점 더 많이 든다.지금보다 더 큰 영향력을 미치고 배울 수 있는 자리가 있다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국내 법인의 총괄 자리일 수도 있고, 글로벌 업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런 커리어 여정 때문에 자신의 의사나 결정과 관계없이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고생한 가족들에게는 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있다.-현재 맡고 있는 사업부 얘길 해보자. 얼마전 녹십자로부터 '아타칸'까지 회수하면서 CVRM은 사실상 내분비, 순환기, 심혈관계 등을 전반적으로 아우르고 있는데, 어떤 콘셉트로 운영되는 것인가?이 부분을 설명하려면 AZ 본사의 전략을 먼저 설명해야 할 것 같다. 왜 여러 치료 영역의 제품들이 CVRM이라는 이름으로 통합됐는지를 살펴보면 회사가 어떤 전략적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는 지 알 수 있다.회사는 심혈관(Cardiovascular), 신장(Renal), 내분비(Metabolism) 질환들이 서로 연관성을 가지고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한다는 CaReMe(케어미)라는 콘셉트를 일찌감치 도입하고 2018년부터 사업부 이름을 CVRM으로 명명했다.이는 만성질환 영역에서 AZ 비즈니스의 중심이 제품이 아닌 환자로 옮겨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이 환자에게 가장 도움이 될까를 고민해보면 통합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그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인식을 개선하는 역할을 아스트라제네카가 담당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CaReMe(케어미)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고객들에게 좀 더 설득력 있고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접근할지를 고민하던 끝에 아타칸에 대한 사업적 결정도 이뤄졌다. 아타칸을 2020년부터 CVRM 영업조직에서 직접 취급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우리 영업조직은 환자와 의료진의 요구와 상황에 따라 아타칸과 브릴린타, 포시가를 통합적으로 디테일링하게 되면서 제품군 간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이와 같은 노력은 새롭게 추가된 임상적 근거와 허가사항 업데이트를 통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포시가는 DECLARE 임상 연구를 통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신장 질환과 심부전에 유일하게 1차 예방효과를 입증했고, ARB 계열 고혈압제제 아타칸이 심부전 적응증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부가적인 신장 혜택도 나타낸 바 있어 두 제품 간의 시너지가 더욱 기대된다.-그렇다면 단기적, 그리고 구체적으로 CVRM은 어떤 목표를 갖고 운영될 계획인가?CaReMe(케어미) 전략을 실현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역시 '포시가'다.현재 다양한 연구 디자인을 적용한 포시가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이를 통해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혜택을 드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물론 브릴린타와 아타칸 역시 CaReMe를 실현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제품이다.이러한 사업부의 비전과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약만 좋아서는 안 된다. 내부적인 역량도 굉장히 중요하고 조직문화도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통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면서 문화를 다져 나가고 있다.집단지성을 잘 발휘할 수 있는 회사가 경쟁력을 갖는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회사가 되기 위해서 조직 내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성만 있으면 혼돈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를 잘 개발시키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것을 잘 융합하여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역량을 잘 갖춰져야 한다.-계속 제약업계에 몸 담을 생각인가?개인적으로 제약산업에 애정이 많다. 계속 남을 것 같다. 부친이 뇌종양으로 투병하시면서 혁신 신약을 통해해 환자의 일상을 실현하는 가치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피상적으로 이야기하는 제약회사의 가치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제약회사에 왜 다니는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 봤다.과거 미국에서 영업 현장에 나갔던 당시, 한 환자 보호자가 나에게 한 말이 잊히지 않는다. 약을 직접 개발한 사람도 아닌데 어찌 고맙다고 하냐는 질문에, 재무 업무를 통해 회사의 자원이 좋은 약을 개발하는 데 할애하는 것 아니냐고 답하는 말을 듣고 큰 울림이 남았다.2020-05-28 12:20:51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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