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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꿈을 위해 멈추지 않는 약사…국제보건활동가로 변신

  • 김민건
  • 2020-10-21 16:34:10
  • 신민주 약사(국제보건 NGO 메디피스 선임간사)
  • 미국 유학 중 자신의 길 개척

[데일리팜=김민건 기자] 누군가에게는 안정적인 직업이자 선망의 대상인 약사. 그러나 약사가 된 뒤에도 자신의 꿈을 향해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국제보건활동가인 메디피스 신민주(31·동덕약대)약사도 그런 경우다.

그가 미국 유학길에 오른 것은 국제보건 기관에서 일하고 싶다는 어릴적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국제보건에 관심을 가진 신 약사는 2016~2018년 미 하버드대학 보건대학원에서 국제보건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며 남들과 다른 자신의 길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하버드에서 국제보건학 석사를 마치고 재작년 국내로 돌아온 신 약사는 현재 국제보건 NGO인 메디피스에서 선임간사로 일하고 있다. 입사 3개월 차 신입이지만 2012년 약대 졸업 후 병원약사와 개국가에서 일한 베테랑이다. 더욱이 올해 초에는 근무약사로 일하며 코로나19로 인한 공적마스크 대란을 겪으며 일선 약사들의 육체적, 심리적 어려움을 함께 했다.

신민주 약사와 메디피스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신 약사는 미국 유학을 위해 근무약사와 병원약사 나이트 근무를 마다하지 않았다. 한 달에 근무 일은 열흘 남짓이었지만 저녁 근무를 마치고 오전에는 학원에서 공부하는 생활을 3년 했다. 보통 결심으로는 쉽지 않은 노력이다.   신 약사는 약대 동기들한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지금 있는 곳이 무슨 일을 하냐"는 질문이라고 한다. 남들이 쉽게 알아주지 않는 일임에도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쏟고 있다. 신 약사는 "쉽게 말하면 개발도상국처럼 도움이 필요한 나라에 의료서비스를 지원하는 일이다. 그러나 아직 딱부러지게 무엇이라고 정의하기에 나에게는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메디피스 사무실에서 신 약사를 만나 안정적인 약사의 길을 벗어나 국제보건활동가로 나선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국제보건NGO란 말 자체가 익숙하지 않다. 어떤 활동을 하나.

신민주 약사는 자신이 국제보건학으로 통해 의료서비스를 받기 힘든 사람을 돕고 싶다고 했다.
  "사실 국제보건 NGO라고 하면 사람들이 잘 모른다. 국제보건이라는 말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개도국에는 의료 소외 지역도 많고, 의료서비스를 못 받는 사람이 많다. 지역별 수요에 따라 사람들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보건사업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현재 베트남과 탄자니아 현지에서 보건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모두가 평등한 건강을 추구하고, 도움을 주고 싶은 사람이 모인 곳이다. 세계적 불평등 지역에서 각자 재능과 역량을 모아 건강권을 추구하는 기관으로 보면 된다.   먼저 볼리비아 엘알또라는 지역에 병원을 짓는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또 지역주민 보건 교육도 맡고 있다. 베트남 중부 지역에서는 베트남 전쟁 당시 고엽제 피해가 많아 선천적 장애를 가진 아동도 있다. 장애아동의 재활치료를 지원하고, 데이케어 센터를 만들어 일하러 나간 부모 대신에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탄자니아에선 신생아 사망 원인을 막기 위한 모자보건 사업 일환으로 감염예방 사업도 하고 있다."

- 약사로서 국제보건사업에 관심을 가진 특별한 계기는 무엇인가   "2010년 약대 3학년 재학 시절 대사협(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에서 우간다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가기 전까지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의 보건 환경에 큰 관심이나 생각을 가지지 않았다. 우간다에선 대학생 신분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는 않았다. 약학팀에서 일하며 주민들에게 조제와 복약지도를 했다. 의료서비스가 큰 질병을 치료하는 건 아니었지만 지역주민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줄서서 진료를 기다렸다. 이런 기본적인 지원과 도움을 간절하게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2010년 약대 3학년 시절 우간다 봉사활동 당시 신민주 약사
- 미국 유학에서 자신의 길을 찾았다고 생각하나   "나는 인도주의 지원에 관심이 많다. 자연재해나 전쟁과 같은 재난상황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국제보건 개론이나 인도주의 대응부터 재난 상황에서 식수 위생, 물류 유통 지원 계획 등을 세우거나 관련 사업을 어떻게 진행할지 배웠다. 한국에선 이런 보건사업을 할 만한 분야는 제한적이지만 모성이나 아동 사망, 신생아 사망률을 줄이는 모자보건사업을 해보고 싶다. 이 분야는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 MDGs)와 지속가능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에서도 중요하게 다루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인식을 개선하는 활동도 하고 싶다. 예를 들어 산부인과에서 검진받는 산모 산전관리를 개도국은 주로 보건소에서 한다. 우리는 산모가 검진을 받는 게 당연하지만 개도국에선 왜 산전 검진을 받아야 하는지 모른다. 주민들이 산전 관리 중요성을 알고 관리를 받도록 행동 변화를 가져오는 게 인식 개선 활동이다. 대학원에서 실습했던 사업도 인식개선 파트였는데 흥미로웠다. 또 가족계획을 세우지 않아 아기를 많이 낳게 된다. 실질적으로 책임지지 못하면서 아동 사망이 증가하고 있다. 산전 검진과 가족계획교육 켐페인 사업을 해보고 싶다. "   - 미국에서 국제보건학을 공부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우선 미국은 교육 환경이 많이 다르다. 특히 국제보건학은 토론이 많아 자기 주장을 해야 하는데 문화적으로 그런 환경에 노출되는 경우가 적고 언어도 다르다보니 더 힘들었다. 국제보건학은 이해관계자를 만나 제한된 환경과 주어진 자원으로 보건의료 사업을 해야 하는 만큼 남을 설득하기 위한 토론과 주장 그리고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인 학문이다." 

메디피스의 보건의료 사업 현장
- 메디피스같은 보건기관에서 약사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UN이나 WHO, 유니셰프 등은 국제보건사업을 수행하는 기구이다. 예로 WHO가 어떤 사업을 발굴하거나 지원하는 펀더로서 역할을 하지만 실질 사업 진행을 위해선 수행기관이 필요하다. 바로 메디피스 같은 NGO이다. 그렇기에 보건 분야에서 약사가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약학도 지역주민을 위해 일하며 보건 분야를 책임지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우선 약사로서 기본적 약학·의료 지식을 갖춘 점이 도움이 된다. 예로 보건교육 관련 자료를 작성할 때 약대 학부에서 배운 질병이나 약에 대한 지식이 쓰인다. 이를 기반으로 국제보건학을 활용한 보건 사업 접근법과 시각을 적용할 수 있다. "

- 올해 메디피스는 코로나19로 인한 약사들의 정신적 어려움을 돕는 상담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의료진과 약사들이 많이 애써주졌다. 나 또한 근무약사로 공적마스크를 경험했다. 당시를 생각하면 오전에 문을 열고 출근하면 시민들이 언제 살 수 있냐고 물으며 하루종일 마스크 업무만 했다. 사실 이런 질문에 답하고 응대하는 건 어렵지 않다. 다만, 마스크가 부족하다는 것에 화를 내는 경우가 정말 힘들었다. 그래서 이번 터치프로젝트에 나도 신청했다. 심리상담 기관에서는 스트레스 해소법 중 하나가 공통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이번 터치프로젝트(심리상담)를 기획할 때 공적마스크에 시달린 약사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심리적 부분을 관리하고자 의료진 심리케어로 방향을 잡았다."   - 보건기관에서 활동 중인 약사는 드물다. 먼저 진출한 선배로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달라   "요즘 많은 약사들을 다양한 분양에서 만날 수 있을 정도로 너무나 잘하고 계신다. 그러나 지금 약대생들은 저희보다 더 다양한 경험과 능력을 갖췄다. 시각을 좀 더 넓히면 약사가 할 수 있는 분야가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 저 또한 지금은 가족이 있지만 앞으로 현장 사업지에서 뛰고 싶다. 국제보건활동에 후배 약사들도 많이 동참했으면 좋겠다. 이 분야에 의사와 간호사 직군이 많다. 아무래도 공통 분모가 있다보니 유대감을 쌓기가 좀더 수월해 보이기도 한다. 약사들이 많이 참여해 함께 공통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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