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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나쁜 시력 '0.2', 누군가에겐 기적"변석호 교수 [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어떤 질환에서 신약의 개발이 더딘 이유는 보통 둘 중 하나다. 질환의 인지도가 떨어지거나 약의 개발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노바티스의 원샷 유전자치료제 '럭스터나(보레티진 네파보벡)'는 이 모두에 해당하는 상황을 뚫고 탄생한 약이다. RPE65 유전자의 이중대립형질 돌연변이로 인한 유전성망막질환(IRD, Inherited Retinal Dystrophy), 럭스터나는 이름만 들어도 어려운 이 희귀유전질환의 첫번째 치료옵션이다.IRD는 망막 시세포의 구조와 기능을 담당하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발생하는 희귀난치성질환이다. 약 20가지 이상의 다양한 안과 질환이 포함돼 있으며 270개 가량의 원인유전자들이 알려져 있다.이중 RPE65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IRD는 눈에 들어온 시각 정보를 신경 신호로 변환해 뇌로 전달하는 망막 내 시각 회로(visual cycle)에 이상이 생겨, 시각 손실이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불과 6명의 국내 환자가 발견된 이 질환은 환자의 절반 이상이 청소년기인 16~18세에 법적 실명 상태에 이르고 대부분 완전 실명으로까지 진행되는데,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없어 증상을 일시적으로 늦추는 보존적 치료만을 진행하고 있다.럭스터나는 이 같은 와중에 등장한 실명을 막을 수 있는 약물이다.데일리팜은 변석호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를 만나 RPE65-IRD와 럭스터나의 의미에 대해 들어 봤다.그는 최근 대한안과학회에서 발행하는 영문학술지인 Korean Journal of Ophthalmology에 게재된 RPE65-IRD 관련 Consensus Paper에 저자로 참여하기도 했다.-이번에 발표된 Consensus paper가 RPE65 변이 IRD에 대한 내용을 개념정리부터 전체 내용을 총 망라한 가이드라인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이런 페이퍼가 나왔다는 것은 곧 RPE65-IRD의 진단부터 관리까지에 대한 내용이 잘 정립이 안돼 있었다고 봐도 되는 것인가?=그렇다고 할 수 있다. 질환의 특성을 보면 치료제가 적용될 수 있는 IRD는 굉장히 드물다. 그래서 대부분 의사들은 경험이 없다. 이런 질환이 있고, 이 질환을 찾아야 한다 하는 얘기를 담았다.이 질환에 대한 약제가 처음 나왔기 때문에 IRD 전체 환자들, RPE65 변이가 아닌 다른 유전자 변이 환자들도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하지만 질환 자체와 진단, 치료 등에 대해 정리된 내용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이 질환을 경험해 보거나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서 내용을 정리하게 됐다.주로 RPE65-IRD라는 질환이 어떤 질환이고 환자들은 어떤 환자가 이 질환의 범주에 속하는지, 세계적인 역학과 우리나라에서 역학은 어떤 지, 유전자 변이, 돌연변이가 어디까지 보고돼 있는지, 유전자 진단에 대한 내용과 어떤 환자들이 유전자 진단을 해야 하는지 등 내용을 다루고 있다.-언급한 대로 유전자 검사를 해야 하는 대상을 찾는 것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어떤 부분들을 체크해서 유전자 검사를 진행해야 하는가?=환자들의 가장 특징적인 것은 어릴 때부터 시력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신생아 때는 알기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력이 정상인에 비해 많이 떨어지고 야맹증이 동반된다.그런데 요즘은 밤에도 밝은 곳들이 많아서 야맹증이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 또한 증상이 심한 환자들은 눈 떨림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같은 유전자 변이 환자라고 해도 증상이 덜 심한 환자들도 있고, 야맹증을 발견 못하는 경우도 있는 등 환자마다 특성이 다르다.즉 소아의 경우 증상 만으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금 의심스럽다면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약이 없었던 상황에서, 럭스터나가 나왔다. 안과질환 최초의 유전자 치료제로 화제가 됐던 약이기도 한데, 이 약의 가치를 어느 정도라 보는가?=그 점은 사실은 안과의사들도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일 수도 있다. 나는 럭스터나로 환자를 치료한 경험이 있어서 알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시력이 안 좋은 환자들은 병원을 오지 않기 때문에 의사들이 이 환자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그러니까 이런 환자가 시력 개선이 된 것이 얼마나 이 환자의 생활이 개선됐을 지에 대해서 가늠하기 어렵다. 안과에서는 시력과 시야 두 가지를 측정한다. 이 시력과 시야라는 지표는 정상인을 기준으로 해서 얼마나 더 떨어져 있는지 측정하는 것이다.럭스터나 치료를 했던 환자의 경우 시야나 시력이 개선이 많이 됐는데, 시력이 0.2정도였다. 환자가 아닌 일반인에게 시력 0.2는 좋은 상태가 아니라 느껴지겠지만 안보이다가 0.2로 시력이 개선된 사람에겐 엄청난 일이 될 수 있다.진료했던 환자가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크게 놀란 경험이 있다. 실명에 이를 수 있는 환자가 위기를 벗어난 것이다. 정상인의 눈으로 치료효과를 판단해선 안 된다.-럭스터나는 IRD 환자 중에서도 극소수를 타깃한다. 어찌보면 굳이 대상환자가 이리 적은 유전자형에서 먼저 약이 나온 것이 의아하기도 하다.=RPE65유전자 변이는 외국에서도 굉장히 드물게 나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계와 업계에서 이 유전자를 주목하고 안과질환에서 처음으로 이 유전자에 대한 치료제가 나온 이유는 특성상 치료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개인적으로 현재 개발 중인 다른 유전자형을 표적하는 약제들은 럭스터나보다 개선정도가 못할 것이라 예상한다. RPE65 유전자의 특징이란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럭스터나 치료 효과에 대한 평가 잣대가 엄격하면 앞으로 나올 약제들은 보험급여 등재 등 처방 환경 진입이 어려울 것이란 생각에 걱정스럽다.-급여는 참 어려운 여정을 밟고 있다. 럭스터나는 지난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비급여 판정을 받았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아니라는 점, 고가 약제라는 점 등 장애물이 많다. 급여 기준을 두고도 정부와 제약사 간 입장 차가 있는 모습이다.=급여 문제는 복잡하고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 이견이 존재하는 부분이 럭스터나가 유전자 대체요법이다 보니, 대상이 되는 세포의 잔존 여부와 인정기준 등인 것으로 안다.의사로서 말하자면, 살아있는 세포를 평가하는 기준이 아주 명확할 수는 없다. 치료를 해 봐야만 알 수 있는 케이스들이 존재한다. 워낙 희귀질환이니 그 케이스가 얼마나 될지 조차 가늠이 어렵다.2023-05-15 06:00:00어윤호 -
"포시가, 최다임상 보유...SGLT-2 급여확대로 경쟁력↑"[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지난 4월부터 실시된 SGLT-2 억제제 급여 확대로 여러 당뇨병 약제들과 SGLT-2 약제들의 병용 처방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급여 확대엔 약제별 임상 근거가 전제조건으로 달려 임상 유무에 따라 세부 적용에 차이를 보인다. SGLT-2 억제제 중에서도 가장 많은 임상을 보유한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입지가 더욱 높아지리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김종화 대한당뇨병학회 보험대관이사.김종화 부천세종병원 내분비내과 진료과장(대한당뇨병학회 보험·대관이사)은 "포시가는 국내 처음으로 나온 SGLT-2 억제제로 동일 계열 약제 중 관련 임상 연구가 가장 많다"며 "스타틴 계열에서 리피토와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보건복지부는 4월 1일부터 당뇨병 치료제 SGLT-2 억제제의 병용 급여 확대를 적용했다. 고시에 따르면 일부 약제로 한정됐던 설포닐우레아(SU) 2제 병용요법 급여가 SGLT-2 억제제 전체로 확대됐다. 3제 요법으로는 ▲메트포르민+SU+SGLT-2 ▲메트포르민+DPP-4+SGLT-2 ▲메트포르민+치아졸리딘디온(TZD)+SGLT-2를 급여로 쓸 수 있게 됐다.하지만 이번 급여 확대엔 약제별 최소 한 개의 임상시험 실시라는 단서가 붙었다. 이 때문에 국내 SGLT-2 억제제 5종 중 관련 임상이 없는 약제들은 급여 대상에서 제외됐다. 예를 들어 SU+SGLT-2 억제제 2제요법에서 근거가 없는 대웅제약 '엔블로(에나보글리플로진)'는 급여 적용이 안 된다. 엔블로가 SU계열과 병용 임상을 통해 효과를 입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메트포르민+TZD+SGLT-2 3제요법에서도 임상 근거가 없는 MSD의 '스테글라트로(에르투글리플로진)'와 엔블로 역시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다.이번 급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2제요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제도 제한적이다. DPP-4+SGLT-2 2제요법에선 포시가와 스테글라트로만 자누비아(시타글립틴)와 함께 1종 환자 전액부담으로 쓸 수 있다.다양한 예외사항 속에서 가장 폭넓게 쓰일 수 있는 약제는 단연 포시가다. 김 진료과장의 말처럼 포시가는 총 15건의 임상시험을 통해 단독요법과 타 계열 당뇨병 약제와의 병용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임상에는 메트포르민 뿐만 아니라 설포닐우레아, 인슐린, DPP-4 억제제, TZD, 설포닐우레아+메트포르민, DPP-4+메트포르민 등 다양한 병용요법이 포함됐다. 포시가의 활용도가 높아진 배경이다.혈당조절과 함께 심장 질환 및 심장 기능 보호 효과를 입증함으로써 포시가는 심혈관 등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SGLT-2 억제제를 우선 고려하도록 진료 지침이 변화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김 진료과장은 "우리나라 2형 당뇨병 환자들의 비만도가 점점 높아지고 심부전을 지닌 환자들도 늘어나고 있다"며 "글로벌 가이드라인이 기저질환이 있으면 (효과가 있는) 적합한 약제를 먼저 쓰라고 바뀌었고, SGLT-2 억제제가 DPP-4 억제제, TZD 등과 좋은 궁합을 보여주고 있어 병용요법을 적절히 사용하면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 진료과장은 오랜 기간 처방 경험과 임상 데이터가 쌓이면서 포시가가 고지혈증 치료에 쓰이는 스타틴 계열 약물 리피토와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 리피토는 아토르바스타틴 성분의 고지혈증 치료제로 국내 출시 25년이 된 올드 드럭이다. 특허 만료 이후 100개 이상 제네릭이 시장에 출시됐지만 리피토는 여전히 약 2000억원의 연처방액을 자랑한다.포시가도 올해 본격적인 제네릭 경쟁 체제를 맞이한다. 지난달 출시된 급여 등재된 다파글리플로진 성분 제네릭만 150여개(복합제 포함)에 달한다. 포시가 입장에선 병용 급여 확대로 활용도가 넓어진 동시에 제네릭의 공세를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제네릭 홍수 속에서도 오리지널의 강점은 유지되리란 기대다.오히려 그는 제네릭 급증으로 발생할 SGLT-2 부작용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김 진료과장은 "당뇨병 환자에서 SGLT-2 억제제를 무분별하게 쓴다면 독이 될 수 있다"며 "SGLT-2 억제제 처방이 필요한 환자를 명확히 판단해 적절한 환자에게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2023-05-09 06:17:50정새임 -
"세포치료 신약·오픈이노·CDAMO 삼각편대 구축"[데일리팜=황진중 기자] "3세대 두창 백신 적응증을 원숭이 두창(엠폭스)까지 확대하기 위해 질병관리청과 협력 중입니다. 태동 단계에 있는 바이오 분야 인공지능(AI) 신약개발사와 오픈이노베이션을 진행하고, 세포유전자 치료제·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분석생산(CDAMO)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원성용 HK이노엔 바이오연구소장이 사업 청사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 HK이노엔). 원성용 HK이노엔 바이오연구소장(51)은 최근 데일리팜과 만나 개발 중인 자사 파이프라인과 오픈이노베이션 현황, CDAMO 사업 확장에 대한 비전을 소개했다.HK이노엔 바이오연구소는 지난 1984년 CJ제일제당 종합연구소 설립 당시부터 연구개발(R&D) 역량을 쌓았다. 순수 국내기술로 간염 예방 백신 '헤팍신-B'를 개발해 1985년 출시했고, 1994년 세계 최초로 녹농균 백신 '슈도박신주' 개발에 성공했다. 1998년에는 신성 빈혈치료제 '에포카인'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2008년에는 2세대 두창 백신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받고 R&D를 진행 중이다.원성용 바이오연구소장은 경희대학교 생물학과에서 학사 학위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텍사스 메디컬 브랜치 대학교(UTMB)에서 미생물학·면역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캘리포니아주 라호야에 있는 스크립스연구소에서 면역학·유전학 분야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국내에서는 CJ제일제당에 입사해 제약연구소 생물의약센터 수석 연구원 직급으로 백신 연구그룹장 직책을 담당했다.이어 원 소장은 GC녹십자랩셀 세포치료제 연구소에서 연구기획팀, 전략팀, 사업개발팀 팀장을 역임했다. GC녹십자홀딩스 전략실에서 투자팀 팀장으로 일했다. GC녹십자홀딩스 관계사인 미국 아티바의 부사장으로 근무했다. 지난 2021년부터 HK이노엔 바이오연구소장직을 맡아 일하고 있다.원 소장은 "HK이노엔 바이오연구소는 과거 CJ제일제당 생물의약센터가 전신이며 백신과 단백질 치료제 중심의 R&D를 진행해왔다"면서 "현재는 오랜 기간 쌓아온 백신과 단백질 치료제 R&D 노하우에 기반을 두고 새로운 치료제의 콘셉트와 기술을 이용해 기존 백신·단백질 치료제가 지니고 있는 기술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발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원 소장은 이어 "세포유전자 치료제까지 R&D 영역을 넓혀가고 있으며, 바이오의약품 개발 경험과 최신 자동화 시설을 갖춘 세포유전자치료제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으로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HK이노엔이 필요로 하는 기반 기술을 보유한 여러 회사들과 공동연구 및 개발을 진행하는 등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HK이노엔 바이오연구소는 자체 파이프라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HK이노엔 바이오연구소가 개발 중인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은 수족구 백신(국내 1상), 항암제(유럽 1상), 3세대 두창 백신(비임상),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비임상)와 기초연구 단계인 항암제와 플랫폼 기술 등 총 11건이다. 이 중 세포유전자 치료제가 6건을 차지하고 있다.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환자의 세포를 질환 치료에 맞춰 개량한 후 다시 환자에게 주입해 암세포 등을 사멸시키는 약물이다. 면역세포에 특정 항원을 인지할 수 있는 CAR를 넣어 암세포를 더 효율적으로 타깃할 수 있도록 개발한 CAR-T 치료제 등이 대표적이다.원 소장은 "3세대 두창 백신 'IN-B002'는 2세대 두창 백신에 비해 안전성과 투여용이성 향상을 목표로 비임상 유효성과 독성 시험을 진행 중"이라면서 "곳곳에서 발병되고 있는 원숭이 두창(엠폭스)까지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해 질병관리청과 엠폭스 감염 원숭이 모델에서의 방어능 시험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원 소장은 또 "기초연구 단계인 항암제 'IN-B005'와 'IN-B014'는 고형암을 타깃으로 하는 항체와 CAR-T 세포치료제다"면서 "현재 시험관(In vitro)에서 유효성 확인 등 기초연구를 마무리하고 이달부터는 고형암미세환경(TME)을 구현한 3D 암조직 모델과 동물모델을 이용한 비임상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HK이노엔 바이오연구소는 공동연구 등을 위주로 오픈이노베이션에도 나서고 있다.HK이노엔 바이오연구소는 앱클론(CAR-T),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엑소좀), 와이바이오로직스(항체), GC셀(CAR-T·NK), 온코빅스(화합물), 지아이셀(CAR-NK), 에이인비(AI) 등과 신약 후보물질 공동연구 업무협약(MOU)을 맺고 후보물질 발굴, 공동개발, CDMO 분야 등에서 협력하고 있다.원 소장은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이 복합적으로 필요하다"면서 "융합하기 위한 기술을 모두 갖고 있는 회사는 없으므로 각 기업이 보유한 기술에 기반을 두고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원 소장은 "바이오의약품 분야 AI 신약개발은 데이터와 경험부족으로 아직 태동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원 소장은 이어 "기존에는 항체 치료제 및 CAR 기반 세포치료제에 이용될 수 있는 신규 항체절편과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신규 항원을 발굴할 시 수많은 자원과 시간을 할애해 시행착오를 반복해야만 가능했다"면서 "이제는 정제된 데이터의 학습과 실험실에서의 새 데이터 생성을 통한 피드백으로 새로운 AI 신약개발 모델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성공할 시 상대적으로 적은 자원과 짧은 기간으로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이 확보된 바이오신약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HK이노엔 바이오연구소 연구원이 자동화 세포 생산 플랫폼 기기(Automated Cell Manufacturing platform)를 검수하고 있다(사진 HK이노엔). HK이노엔 바이오연구소는 CDMO에서 나아가 CDAMO까지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HK이노엔 바이오연구소는 자동화된 설비 등에 기반을 두고 셀인셀즈로부터 줄기세포 유래 오가노이드 치료제의 국내 임상시험용 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 또 브렉소젠과 엑소좀 치료제 개발용 세포주 CMO 계약을 맺었다.원 소장은 "HK이노엔은 경쟁력 있는 인력과 첨단 시설 인프라를 확보해 국내 임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는 회사들과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 CDMO 영역에 안주하지 않고, 자체 보유하고 있는 생산, 분석 기술과 인력 인프라를 활용해 백신, 단백질·항체 치료제 등 모든 유형의 바이오의약품을 아우를 수 있는 CDAMO 사업역량을 갖출 것"이라고 제시했다.원 소장은 "바이오의약품은 고부가가치 의약품 사업 영역이며, 여러가지 기술을 융합해 다양한 유형의 치료제 개발이 가능한 분야"라면서 "전세계적으로 바이오의약품 R&D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고, 이에 따라 관련 규제가 새롭게 생기거나 엄격해지고 있지만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GMP) 인증 시설은 아직 부족해 CDMO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원 소장은 이어 "세계적인 경향에 맞춰 HK이노엔 바이오연구소는 기존에 보유한 바이오의약품 개발, 생산역량 및 경험, 최신 GMP 생산 인프라 등에 기반을 두고 CDMO 사업에 이어 분석 기능을 더한 CDAMO까지 확장해 국내외 기업에게 의약품 연구에서 상업화까지 전 과정에 걸친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원 소장은 "CDAMO 사업을 진행하면서 자체 파이프라인 개발은 물론 차별화된 파이프라인 확보를 목표로 경쟁력 있는 기업과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글로벌 감염·항암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2023-05-04 06:17:09황진중 -
"230억 규모 악템라, 류마티스 관절염 리딩"(왼쪽부터) 이창수 JW중외제약 바이오전략사업부 악템라팀장과 홍승기 PM. [데일리팜=노병철 기자] 류마티스 관절염 바이오의약품 악템라(토실리주맙)가 출시 10년 만에 외형 200억원을 돌파하며, 관련 처방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2018년 매출 100억을 달성한 악템라는 지난해 230억원 상당의 실적으로 올리며, 류마티스 관절염치료제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류마티스 관절염 처방 실적만 놓고 보면 전통적 강호 제품인 휴미라·엔브렐·레미케이드를 뛰어 넘는 수치다. 이창수 JW중외제약 바이오전략사업부 팀장은 "악템라는 주력 적응증인 류마티스 관절염 외에도 전신형 소아 특발성 관절염·다관절형 소아 특발성 관절염 등에도 효능효과를 가지고 있는 만큼 학술 심포지엄 강화를 통해 꾸준한 외형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홍승기 JW중외제약 바이오전략사업부 PM도 "악템라는 크게 정맥주사·프리필드시린지·오토인젝터 등의 제형으로 나뉜다. 현재 매출액의 70% 가량은 정맥주사가 차지하고 있지만 투약 편의성이 크게 개선된 오토인젝터에 대한 의사·환자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제형별 고른 매출 확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악템라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메토트렉세이트(MTX)에 내약성이 없거나, 지속적인 병용투여가 부적절한 경우에 단독요법으로 투여해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MTX의 경우 다양한 부작용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가 상당수인데, 악템라는 이러한 환자군에서도 병용투여 대비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타 성분 대비 단독요법에 대한 유효성이 여러 문헌을 통해 입증돼 왔다.다음은 이창수 JW중외제약 바이오전략사업부 악템라팀장과 홍승기 PM과의 일문일답.-악템라 제품 라인업에 대한 소개는홍 PM=악템라는 토실리주맙(tocilizumab) 성분의 IL-6 사이토카인 저해제로서 항류마티스약물(DMARD) 이다. 악템라는 크게 정맥주사(I.V.) 제형과 피하주사(S.C.) 제형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I.V.의 경우 80mg, 200mg, 400mg 3가지 용량이 존재하며, S.C.의 경우 자가 투여 할 수 있는 프리필드시린지와 오토인젝터 2가지 형태로 출시돼 있다.-악테라의 최근 5년 간 국내 매출 추이는홍 PM=악템라는 2018년 연 매출 100억원을 달성, 연평균 약 20%의 성장을 기록하며, 작년에는 외형 230억원을 달성했다.-최근 3년 간 악템라 글로벌 매출은홍 PM=악템라 글로벌의 경우 2020년 30억 달러(약 4조)에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1년 35억 달러(약 4조7000억), 2022년에는 3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악템라의 글로벌 및 국내 허가상 적응증은이 팀장=악템라의 경우 글로벌에서 류마티스 관절염(RA), 전신·다관절형 소아특발성관절염(sJIA, pJIA), 거대세포동맥염(GCA), 타카야수동맥염, 전신경화증 연관 간질성폐질환(SSc-ILD),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 중증도 코로나19에 대한 적응증을 가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제형별로 허가 적응증이 상이하다. I.V.의 경우 RA 및 sJIA, pJIA에 대한 적응증을 가지고 있으며, S.C.의 경우 RA와 GCA에 대한 적응증을 가지고 있다.-오토인젝터에 대한 환자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안다. 용법용량·사용법·사용상 주의사항은홍 PM=오토인젝터와 같은 피하주사의 경우 토실리주맙 162mg이 0.9mL 프리필드 되어있는 펜 제제로 환자가 직접 자가 투여할 수 있는 제형이다. 사용법은 환자가 오토인젝터의 뚜껑을 열고 피하주사 투여부위에 대고, 볼펜과 같이 주사버튼을 딸깍 소리가 나게 누르면 약 20초간 약액이 투여되게 된다. 자가 투여가 가능하여 매번 약물 투여를 위해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으로 병원 방문이 제한적이었던 팬데믹 시기에도 원활하게 치료가 지속 가능하였던 장점이 부각되기도 했다.-휴미라, 레미케이드, 엔브렐 등의 바이오의약품 대비 악템라의 장점은이 팀장=악템라는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IL-6 저해제로 TNF-α 저해제인 휴미라, 레미케이드, 엔브렐과의 작용기전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차이점이 있다. 그 중에서 악템라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기존 메토트렉세이트(MTX)에 내약성이 없거나, 지속적인 병용 투여가 부적절한 경우에 단독요법으로 투여하여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MTX의 경우 다양한 부작용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하는 고 연령 환자가 상당수인데, 악템라는 이러한 환자군에서도 병용 투여 대비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타 성분 대비 단독요법에 대한 유효성이 여러 문헌을 통해 입증돼 왔다. 이 부분이 RA 환자에 있어서 악템라의 큰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악템라 주력 적응증 처방 매출만 놓고 볼 때, 휴미라·레미케이드·엔브렐 매출을 뛰어 넘었다는데홍 PM=악템라의 주 적응증인 RA 환자에 대한 처방 매출을 비교해 봤을 때, 2021년 2분기부터 TNF-α 저해제 제품을 뛰어넘어 RA 시장에서의 탑셀러(top seller)로 성장했다. 악템라 만의 장점을 부각해 계속해서 탑셀러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하겠다.-악템라 적응증 추가와 관련한 임상 현황과 계획은이 팀장=국내의 경우 악템라 글로벌 적응증 중 일부만이 허가되어 있다. CRS의 경우 허가초과 급여로는 처방이 가능하지만, 정식 적응증으로는 확보되어 있지 않다. SSc-ILD와 타까야수동맥염은 적응증 추가에 대한 노력은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어 아쉽게 생각한다.-코로나19 팬데믹이 악템라의 우상향 매출 곡선에 긍정 영향을 미쳤다. 엔데믹시대에 접어든 현재, 지속적 실적 향상을 위한 계획은홍 PM=글로벌 악템라 매출과 같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매출 증가가 있었고,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며, 이 부분에 대한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향후 지속적인 실적 유지 및 향상을 위해서는 악템라의 주 적응증인 RA 시장에서 매출 확보가 가장 관건이라고 생각한다.류마티스관절염 역시 65세 이상의 노인환자 비율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어, 노인환자에서의 악템라에 대한 안전성 및 유효성에 대해 중점적으로 활동할 계획에 있다. 감염병에 대한 환자들의 우려가 있는데, 특히 2030세대 환자들의 자가 피하주사 오토인젝터에 대한 반응이 높은 점은 고무적이다.-바이오전략사업부의 경우 독립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데이 팀장=바이오전략사업부는 크게 악템라·헴리브라·항암제 등 3개 팀으로 이뤄져 있다. 일종의 바이오의약품 스페셜 팀으로 각 제품별 전국 단독 팀으로 운영 중이다.-권역별 처방 포지션 비율은홍 PM=악템라의 권역별 처방 비율은 RA 환자 분포와 유사하다. 서울·수도권과 지방과의 처방비율을 비교해본다면 약 6:4 정도로 분포되어 있다.-지금까지 매출 성장을 위해 어떤 활동을 펼쳐 왔나이 팀장=악템라 론칭 초창기부터 해외연자를 국내에 초청해 심포지엄 진행하며, 글로벌 처방 동향과 최신지견을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어 왔다. RA만 적응증을 가지고 있고, 2차 치료제로서의 이미지 강해 1차 치료제로의 쇄신을 위해 악템라만의 장점 부각시키는 활동에 집중, 우리만 가지고 있는 적응증 홍보(sJIA, GCA)에 많은 노력을 기울렸다.이외에도 ▲모노처방(단독요법)에 대한 장점 부각 ▲코로나19 치료제로 FDA 승인 이후 국내는 긴급사용승인 활동 ▲CAR-T 치료시 CRS 발생을 막기 위한 악템라 처방 등과 같은 류마티스 관절염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활동도 전개했다.-향후 비전과 계획은이 팀장=현재 악템라 물질특허는 만료됐지만 제형특허는 아직 기간이 남아있다. 2024년 하반기쯤 악템라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예정돼 있고, 이에 따른 약가인하(20%)도 예상된다. 악템라는 2023년 모노테라피 및 노인 안전성을 기본 방향으로 국내 RA시장에서의 확고한 자리 매김을 목표로 활동할 것이며, 시밀러 출시 이후에도 전체 볼륨을 유지하기 위해 학술심포지엄 등을 기획하고 있다.홍 PM=악템라는 RA 시장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향후 악템라 바이오시밀러 발매 등이 예정되어 있어, 시장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악템라만의 특징과 오리지날리티를 부각해 관련 적응증시장 M/S 1위를 굳건히 수성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2023-05-03 06:00:00노병철 -
"팬데믹 속 지역약국·약사 역할 제대로 평가받아야"백영숙 대한약사회 학술이사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코로나 팬데믹 기간 지역 약국 약사들은 많은 역할을 했다. 그에 반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고, 관련 내용에 대한 분석도 없다. 이번 논문이 코로나 동안 지역 약국 약사 역할을 확인하고, 팬데믹과 같은 비상사태 속 약사의 지침을 만드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3년여에 걸친 코로나 확산 기간 지역 약국 약사가 수행한 역할을 항목별로 분석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된다.백영숙 대한약사회 학술이사(52·동덕여대 약대)는 최근 성균관대 사회약학 박사과정 졸업 논문으로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지역 약국 약사의 역할 중요도와 수행도 영향 요인 분석’을 발표했다.이번 논문에서 백 이사는 팬데믹 등 비상사태 시 지역 약국 약사 서비스와 관련한 지침, 사회가 요구하는 약사의 역할 확장 등에 대한 해외 사례를 소개하는 한편, 본 연구에서 팬데믹 기간 지역 약국 약사 역할 중요도와 실제 수행도 현황을 조사하고 결과를 분석했다.백 이사는 무엇보다 천재지변 등 비상사태 시 셧다운 하지 않고 환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보건의료서비스 기관이 약국이라는 점에서 이번 연구가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코로나 상황에서 지역 약국들이 실제 많은 역할을 수행했지만 현재까지 그 역할의 중요도와 수행도, 이에 미치는 요인, 제한 용인 등에 대한 연구나 분석 결과가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이 기간에 지역 약국이 수행한 역할을 제대로 평가해야 추후 같은 상황이 반복됐을 때 추가로 약사가 기여할 부분을 찾을 수 있다는 게 백 이사의 생각이다.“2018년 박사학위 수료한 졸업 논문 준비는 미루고 있던 중 2021년 우연한 기회로 도전하게 됐다. 당시는 코로나가 한창인 상황이었다. 팬데믹 속 지역 약국에서 참고 할 만한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이 전무한데 더해 지역 약국 약사가 하는 역할이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하는 점이 아쉬웠다. 그래서 이 주제에 대해 연구해 보자고 결심했다.”백 이사는 FIP에서 지난 2016년 재난에 대비해 예방/완화, 준비, 대응, 회복 등 4개 단계별로 약사 역할을 제시한 지침을 바탕으로 국내 지역 약국 약사들의 역할을 분석했다.이를 위해 약국 약사 450여명을 대상으로 각 단계별로 코로나 동안 약사들이 인식한 역할의 중요도와 수행도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이번 조사 결과 ‘예방’ 단계에서 지역 약국 약사는 내방객에 손 위생, 사회적 거리두기, 올바른 마스크 사용법 등의 감염 방지 교육에 대한 수행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지불식 간에 약사들이 환자에 관련 감염 예방을 위한 설명을 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셈이다.더불어 ‘준비’ 단계에서 약사들은 무엇보다 약국이 수행할 역할로 ‘만성질환 의약품을 포함한 전문약 공급량의 사전적 확보 및 재고량’ 조정을 꼽았다. 실제로 안정적인 전문약 공급을 위한 약사의 수행도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백 이사는 코로나로 의약품 품귀가 심각한 상황에서도 주기적으로 전문약 복용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약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약사의 변경, 대체조제 등이 이번 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봤다.실제 이 결과는 ‘대응’ 단계 설문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만성질환 의약품의 공급부족과 품절 발생 시 처방의에게 연락해 처방품목이나 처방 일수 등 변경, 수정 및 대체조제 활성화’ 문항에 대한 수행도 점수가 높게 책정됐다.“팬데믹 기간에 지역 약국에서 전문약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보여주는 결과다. 의약품 재고 확보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적극적으로 의료기관과 소통하며 변경, 수정, 대체조제에 나선 점이다. 세계적으로 팬데믹이 지속될수록 의약품 공급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다. 이번 연구를 통해 지역 약국 약사가 의약품의 지속적 공급과 관련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음이 확인됐다.”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백 이사는 정책 제안도 했다. 팬데믹 속 약국의 중요한 역할인 의약품의 안정적 지속 공급을 위한 노력을 저해하는 제도의 개선이다. 대체조제 절차 간소화 등이 그것이다.더불어 방역 정책에서 약사도 보건의료 한 축으로 참여하며 역할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약사 역할을 제한하는 요소를 개선해야 추후 유사한 팬데믹과 같은 위기상황에서 약사가 더 많이, 효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지역 재난이나 팬데믹 대응팀에 약사가 참여해 지원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2023-04-19 17:33:50김지은 -
"대면·비대면 융합 임상 대세"...임상연구 1세대의 조언이영작 LSK글로벌PS 대표(사진 LSK글로벌PS).[데일리팜=황진중 기자] "환자가 필요에 따라 병원에 가기도 하고 거주지에서 참여하기도 하는 임상시험인 '하이브리드 임상시험'이 대세가 되기 시작했다. 하이브리드 임상은 비교적 간단한 준비와 임상시험 실시지원기관을 통해 규제 완화에 따라 손쉽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이영작 엘에스케이글로벌파마서비스(LSK Global Pharma Services·LSK글로벌PS) 대표(81)는 최근 서울 중구 퇴계로 LSK글로벌PS 본사에서 데일리팜과 만나 미래 임상시험의 장점과 규제 개선 방향 등을 제시했다.LSK글로벌PS는 지난 2000년 설립된 국내 전주기 서비스 제공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이다. 신약 개발 컨설팅부터 1~3상임상시험, 역학연구 등 의약품 개발 전주기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이영작 LSK글로벌PS 대표는 국내 1세대 임상시험 연구자로 꼽힌다. 그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통계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 통계학 분야를 담당했다. 한국임상CRO협회 회장을 역임했다.이 대표는 "정부기관과 대학교, 제약사, CRO 등 80여 기관이 참여하는 '임상시험변화이니셔티브(CTTI)'라는 비영리기관이 임상시험의 미래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면서 "2030년에는 어떤 형태로 임상시험이 이뤄질지 알리기 위해 각종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미국 등 의약 선진국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분산형 임상시험(DCT)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 DCT는 주로 디지털 기기를 적용해 진행하는 비대면 임상시험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이후 말라리아 치료제가 효능이 있는지 알아보는 임상이 미국과 캐나다에서 전자, 원격으로 진행됐다.DCT와 관련해 디지털·비대면임상(Digital Clinical Trial)이라는 개념보다 분산형임상(Decentralized clinical Trial)이라는 개념이 더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DCT는 미국에서 40여년 전에 이미 이뤄지기도 했다. 해당 임상시험은 '남성의사건강연구(PHS)' 연구다. PHS1과 PHS2가 있다. PHS1은 아스피린의 심근경색 예방효과와 베타카로틴의 암 예방효과를 연구하기 위한 대규모 임상이다. 1981년에 미국의사협회에 가입한 40~84세의 남성 의사 약 26만명 중 2만2071명이 치료 전 단계를 거쳐 4개 군으로 무작위 배정된 후 이중맹검 방식으로 진행됐다.참가자들은 혈액샘플을 냉동팩으로 포장해 우편으로 연구자 등에게 보냈다. 베이스라인, 6개월, 1년, 이후 매년 2페이지 분량의 설문지를 우편을 활용해 제출했다. 연구결과 아스피린은 심근경색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있고 베타카로틴은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결론이 확인됐다. 해당 임상 결과로 저용량 아스피린을 심장질환 환자에게 처방하고 있다.이 대표는 "임상시험 선진국에서는 유연성이 있으므로 DCT가 가능하다"면서 "우리나라는 임상시험의 원칙보다 방법에 매여 있으므로 임상시험 선진국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DCT가 가장 활발한 곳은 미국"이라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센터(CDC) 등은 항암제 임상시험 등도 DCT를 활용하겠다고 발표하고 연구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 대표는 "국내에서 활발한 대부분의 다국가 임상은 항암 임상시험"이라면서 "국내에서는 다국적 분산형 임상시험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분산형 항암 임상시험 지침을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 1~2년 내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국 제약사들이 많이 채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도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고자 하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이 대표는 DCT과 관련한 규제가 개선되더라도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므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이 대표는 "DCT는 기존과 다른 형태의 임상시험이므로 전문인력을 교육시키는 등의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어떤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 누가 교육시킬지에 대한 문제부터 누가 교육 비용을 감당할 것인가라는 문제 등 해결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이영작 LSK글로벌PS 대표가 하이브리드 임상시험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 LSK글로벌PS).기존 임상시험에서 DCT보다 더 나아간 하이브리드 임상시험에 대한 변화도 감지된다. 하이브리드 임상시험은 필요에 따라 원격·비대면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환자가 직접 병원에도 방문하는 임상시험이다.이 대표는 "최근 추세를 보면 DCT로의 전환 속도가 줄어드는 듯 하다"면서 "미국에서는 DCT에서 나아가 하이브리드 임상으로 가고 있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브리드 임상시험은 비교적 간단한 준비 등으로 국내에서도 손쉽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 대표는 "하이브리드 임상시험이 가능하려면 재택건강관리(홈 헬스케어 서비스) 관련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숙련된 임상 간호사가 의사의 지시를 받으면서 홈 헬스케어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보스턴에 있는 터프트 대학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임상 3상시험에서 환자 1명당 백만개의 데이터 포인트가 수집된다. 현재는 10억개의 데이터포인트가 확보된다. 10여년 만에 데이터 규모가 1000배 이상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이 대표는 "활동기록기로 6개월 간 맥박을 측정하는 임상시험을 한다고 했을 때에는 웨어러블을 통해 1분마다 맥박을 쟀을 시 환자 1인당 6개월 간 26만개의 데이터가 수집된다"면서 "해당 임상 대상자가 260명이라고 했을 때 6800만개의 맥박 데이터가 모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대면 임상시험 방식은 대상자가 2주에 한 번씩 병원에 가서 측정한다고 했을 때 6개월 간 전체 3380개 데이터만 수집되므로 규모가 비교될 수 없을 뿐 아니라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 대표는 "미국에서는 DCT나 하이브리드 임상시험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국내는 준비가 되지 않았으므로 끌려갈 수밖에 없다"면서 "국내 제약사가 해외로 진출하기 전에 국내에서 DCT와 하이브리드 임상시험 등을 해보는 경험이 필요하지만 제도적으로 뒷받침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이 대표는 "제일 중요한 것은 임상시험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라면서 "임상시험은 정밀과학이 아니고 비정밀과학"이라고 말했다.이 대표는 "우리나라 임상시험은 근거 데이터 확인(SDV)에 목숨을 걸지만 미국에서는 근거 데이터 검토(SDR)가 SDV를 대체할 수 있다"면서 "데이터 규모가 커지면 SDV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기존에는 병원에서 의사들이 환자를 관찰하는 것이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대규모 데이터를 수집하므로 클리니컬 사이언스에서 데이터 사이언스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2023-04-13 06:18:01황진중 -
"비대면진료 로드맵이 없다...업계 전반에 불확실성"[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비대면 진료를 초진부터 할지, 재진부터 할지에 대한 논쟁은 소모전에 불과합니다. 각각의 입장차는 이해하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비대면 진료가 보다 건설적으로 논의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당장에 급급하기 보다는 5년, 10년 후의 의료 환경과 비대면 진료를 생각해 봤으면 한다는 얘기입니다."이달부로 코로나19에 따른 한시적 비대면 진료가 종료된다. 정부가 국민이 의료기관을 이용하면서 감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코로나19 감염병 위기대응 심각 단계의 위기경보 발령 기간에 허용했던 전화 상담·처방 한시적 허용이 오는 5월부터 '경계단계'로 하향됨에 따른 조치다.국민의힘과 보건복지부는 지난 5일 당정협의에서 보건의료기본법 제44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새로운 보건의료제도를 시행하기 위하여 필요하면 시범사업을 실시할 수 있다'는 근거를 들어 제한적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관련 업계들의 분위기는 밝지만은 않다.비대면 진료가 국정과제에 포함될 만큼 정부가 추진 의지를 갖고 있지만, 의료계와 약계의 반대로 인해 사실상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 속에서 사회전반에 걸친 경험자산이 확보됐음에도 불구하고 입장차로 인해 제자리 걸음에 불과하다.김성현 대표. 비대면 진료·약 배달 서비스 올라케어 운영사인 블루앤트 김성현 대표(46)로부터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3661만건 비대면 진료, 어떻게 생각하나?= 사회전반에 걸쳐 경험자산을 확보하게 됐다고 생각한다. 오미크론 대유행 상황에서 많은 분들이 비대면이라는 방법으로 진료를 받았다.비대면 진료에 대한 평가가 나뉠 수 있지만 직접 비대면 진료를 시현해 보면서 사회적으로 우려했던 부분들이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반증도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가장 우려했던 특정 의사·병원 쏠림 현상이나 의약 종속, 약물 오남용이나 의료사고에 대한 눈에 띌 만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물론 여전히 비대면 진료의 한계와 약 배달의 안전성과 안정성 등이 거론되지만, 사회적 이점이 더 컸다고 생각한다.관련 업계 종사자로서 안타까운 부분은 얽힌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제도를 안착시켜야 할 정부의 역할이 크지 않다는 데 있다. 거시적 관점에서 비대면 진료를 어떻게 안착시킬 것인지 합의할 수 있는 부분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본다.◆의료적 접근성 높은 우리나라, 비대면 진료 성공 담보할 수 있나?= 우리나라의 의료적 접근성이 높다는 데 대해서는 공감한다. 하지만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는 기나긴 시간 대기를 하고 고작 3분도 채 안되는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부분이다. 단순히 거리나 비용에 대한 허들 보다는 시간의 허들이 높다는 얘기다.또 심리적 허들도 존재한다. 모든 경우가 그렇지는 않지만 처방전을 발급받기 위해 처음 보는 의사를 내원해 치부를 드러내기 쉽지 않은 심리적 요인도 있다. 지방의 경우에는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료에 대한 거리적 허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비대면 진료, 약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올라케어. 장기적으로는 수요가 공급보다 월등히 앞서는 의료 시장에서 현재와 같은 의료체계가 얼마나 지속 가능한가 하는 부분이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 체계를 들여다 보면 65세 이상 인구비율은 13%에 불과하지만, 이 구간대에서 건보재정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10년 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경우 만성질환자의 비율이 80%를 육박하게 된다. 의료 수요 증가라는 미래가 정해진 상황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다.3차 의료기관에서 진료받기 위해 1, 2차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처럼 대면 진료를 받기 위해 비대면 진료로 먼저 상담해야 하는 상황이 올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당장의 성공을 담보한다기 보다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비대면 진료를 포함한 의료적 도움과 운동이나 식사, 복약 순응도 등에 대한 도움을 통해 '올바른 라이프케어'를 만들어 나가는 게 목표다. 그래서 '닥터' 등의 이름을 사용하는 비대면 진료, 약 배달 플랫폼과는 차이가 있다. 올라케어는 청소년에 대해 사후피임약 처방을 시스템적으로 제한했으며, 제휴약국의 이름과 위치 등도 공개하고 있다.◆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제도권 편입에 대한 생각은?=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으로 인해 30여개에 육박하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들이 생겨났고, 전적으로 또는 부수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엔데믹 상황을 맞아 일부 플랫폼들의 경우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도태됐다.코로나19로 인해 형성됐던 버블이 꺼지고 있는 것이다. 산업에서 거치게 되는 필연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비대면 진료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 높게 형성돼 있다.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업계가 고객의 가치를 실현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투자 역시 어려울 수밖에 없다.난립한 플랫폼에 대한 인증은 업계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올라케어의 경우 원격의료산업협의회 등에 소속돼 있지는 않지만 사용자와 업계종사자, 이해관계자가 모두 이해하고 만족할 만한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본다. 또한 제도권 편입과 무관하게 고객 가치 창출과 수익 창출은 업계가 짊어져야 하는 숙제라는 생각이다.모처럼 단순히 현재의 이익에 연연하기 보다는 사회전반에 걸쳐, 미래 변화를 아우르는 비대면 진료 정책이 만들어 지기를 바라는 바다.한편 김성현 대표는 2014년 LG전자 GMO 온라인 사업전략 팀장과 2015년 삼성 SDS 사업기획실 수석 컨설턴트, 2018년 메디센서 사업총괄 사장 등을 거쳐 2019년 블루앤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블루앤트는 올라케어 이외에도 의사 커뮤니티 플랫폼인 '닥플'과 보험심사 사전 심사 솔루션 'Rxplus'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2023-04-11 17:16:45강혜경 -
"공격적 유방암에 효과"…CDK4/6 막내 키스칼리의 자신감[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전이성 유방암에 쓰이는 CDK4/6 억제제 후발주자인 노바티스의 '키스칼리(성분명 리보시클립)'가 기존 약물과는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기존 CDK4/6 억제제들은 시도하지 않았던 공격적인 유방암에서도 효능을 입증하면서다. 공격적인 유방암은 젊은 환자들이 많은 한국에서 비교적 흔히 나타날 수 있는 형태인데 지금까지는 독성이 높은 항암화학요법을 써야 했다.임석아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인터뷰에서 "젊은 유방암 환자들은 암 성장 속도가 빨라 공격적인 양상을 보여 내장 전이를 동반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지난 20~30년 간 항암화학요법을 쓰던 지침이 있어 CDK4/6 억제제를 써도 될지 의문이 있었다. 키스칼리의 최근 연구는 CDK4/6 요법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줬다"고 강조했다.임 교수가 언급한 키스칼리 최근 연구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RIGHT Choice 임상이다. 호르몬수용체 양성(HR+)/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ER2-) 유방암 환자 중 증상이 나타난 내장 전이 환자, 질병 진행이 빠르거나 증상이 나타난 비내장전이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현재 HR+/HER2- 진행성 유방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CDK4/6 억제제와 내분비요법 병용요법이 표준 치료로 사용되고 있지만, 여전히 질병의 진행이 빠르거나 내장 전이 위기 환자에서는 항암화학요법이 쓰였다. 전이성 유방암은 폐, 간, 뇌 등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흔한데 이렇게 전이가 이뤄지면 숨참, 통증 등 증상이 나타난다. 이 경우 호르몬 치료제 만으로는 빠르게 암 크기를 줄이기 힘들다. 표적치료제인 CDK4/6 억제제가 등장했어도 해당 환자들에서 효과를 입증한 데이터가 없었다.키스칼리는 CDK4/6 억제제 계열 중 유일하게 공격적인 유방암에서도 병용화학요법 대비 개선된 효과를 입증했다.임상 결과, 키스칼리+내분비요법 병용요법군의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24.0개월로 대조군 12.3개월 대비 약 1년 연장했다(HR=0.54). 키스칼리 병용군의 치료 실패까지의 시간 중앙값은 18.6개월로 대조군 8.5개월 대비 10개월 이상 길었다(HR=0.45).안전성 측면에서도 키스칼리 병용군은 병용화학요법군 대비 치료와 관련된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률 및 이로 인한 치료 중단 비율이 낮았다.임 교수는 "키스칼리를 포함해 최근 2년 간 HR+ 유방암에서 CDK4/6 억제제 사용이 크게 늘었다"며 "HR+ 유방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꾼 CDK4/6 억제제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어 더 활발히 쓰일 수 있는 환경이 자리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임석아 교수-RIGHT Choice 연구를 아시아 전문의들이 먼저 제안했다고 들었다. =한국을 포함한 타이완,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 전문의들이 젊은 유방암 환자의 치료를 개선하기 위해 함께 모여 토의하고 공부하는 연구자 모임이 있다. 저도 참여 중인 이 모임에서 CDK4/6 억제제 병용요법이 병용항암화학요법보다 삶의 질을 개선하면서 항암효과도 더 좋을 수 있겠다는 의견이 있었고, 제약사에 연구 제안을 했다. 제안을 한 이유는 60~70대 고령 환자 위주인 서양에 비해 아시아에선 40~50대 젊은 환자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젊은 유방암 환자들은 암 성장 속도가 빠르고 세포 분열이 비교적 활발해 공격적인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간이나 폐 전이가 동반될 확률이 높은 것이다.그간 이들은 호르몬수용체 양성(HR+) 환자임에도 항암화학요법을 1차 치료제로 썼는데, 호르몬 치료제 만으로는 암을 작게 만들어 증상을 개선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려서다. 항암화학요법을 쓰면 1~2개월 이내 암이 작아져 증상 개선이 된다. 다만 독성도 강하다. 이들에게 힘든 항암화악요법 대신 호르몬치료와 표적치료제 병용요법을 쓰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공감대가 있었다.연구진의 제안에 노바티스 키스칼리팀이 응했고, RIGHT Choice 연구를 실시해 실제 개선효과를 입증했다.-RIGHT Choice 연구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이전에도 호르몬 치료제와 CDK4/6 억제제를 경구 항암제와 비교한 임상은 있었다. 그런데 두 개 주사제로 된 세포독성 항암제 병용요법과 비교해 개선 효과를 보인 것은 이 연구가 처음이다.보통 항암치료를 시작하면 일단 종양 크기가 작아진 후 다시 커지고 내성이 생기는데 질병 진행까지의 시간, 즉 항암치료 후 좋아졌다 다시 나빠지기까지의 시간이 대략 5~6개월 정도였다. 임상에서 키스칼리 병용군의 치료 실패까지의 시간 중앙값은 18.6개월로 대조군 8.5개월 대비 약 두 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도 대조군보다 약 1년 연장됐다.특히 이번 연구엔 폐경 전 여성도 포함돼 보다 공격적인 간이나 폐 전이가 있는 폐경 전 환자에서 보다 편안한 초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낸 연구여서 더욱 의미가 있다.제한점이라면 대조군으로 두 가지 세포독성 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는 환자를 등록 기준으로 하다보니 간 기능이 정상범위이고 일상수행 능력이 어느정도 유지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다. 일상수행능력이 매우 불량해 거의 침대에 누워있을 정도의 환자까지 포함된 것은 아니다.중요한 건 증상이 있는 내장전이 환자 중에는 항암화학요법을 하기도 부담스러운 경우가 있었다. 동시에 정말 CDK4/6 억제제 병용요법을 써도 될지 의문이 많았다. 이 연구는 'CDK4/6 요법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게 한 연구다.-키스칼리는 세 가지 CDK4/6 억제제 중 가장 나중에 등장한 약제다. 그런데 최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매출을 보면 키스칼리의 약진이 눈에 띈다. 키스칼리처럼 비교적 새로운 약제에 대한 신뢰도는 어떤지? =흥미로운 데이터인 것 같다. 입랜스·버제니오·키스칼리 세 가지 CDK4/6 억제제 임상 연구에 모두 참여했기 때문에 약제별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일률적으로 치료제를 처방하기보단 안전성과 환자의 환경,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약제를 쓰는 편이다.폐경 후 여성은 부작용과 연령, 폐 색전증이나 정맥 혈전증의 유무, 폐렴에 걸릴 확률 등을 고려한다. 이 외 골수기능, 간기능, 심전도 이상여부, 설사 등을 함께 고려해 결정한다.폐경 전 여성은 생각할 수 있는 옵션이 많지 않았다. 입랜스를 쓰려면 양쪽 난소를 절제해야 했다. 다행히 난소절제 후 입랜스 병용요법을 쓰면 항암화학요법을 쓰지 않아도 됐고, 백혈구 수치가 다소 떨어지는 등의 증상 외에는 부작용도 적은 편이어서 이 방법을 주로 썼다. 이후 키스칼리의 MONALEESA-7 연구를 통해 폐경 전 여성들도 난소 절제를 하지 않고도 키스칼리 병용요법을 쓸 수 있게 돼 중요한 역할을 했다.-CDK4/6 억제제 시장이 커지며 사용량이 늘고 있고, 조기 유방암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향후 CDK4/6 억제제가 보다 활발히 쓰일 수 있는 환경이 자리잡으리라 전망하는지? =재작년~작년 사이 CDK4/6 억제제 처방이 상당히 많이 자리잡았다고 본다. RIGHT Choice 연구가 나오면서 초치료로 항암화학요법을 하던 환자까지도 CDK4/6 억제제 병용요법을 쓰는 사례가 올해 더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아직 급여권은 아니지만 조기 유방암 중 재발률이 높은 고위험군에서도 보조호르몬 치료로 CDK4/6 억제제를 써볼 수 있다. 다만 어떤 환자에게 어떻게 쓸지 가이드라인이 자리 잡히려면 추가 데이터가 나와야 할 것이다.2023-04-11 06:18:19정새임 -
실전 제약사 '영업왕'이 전하는 종합병원 영업 전략은[데일리팜=정새임 기자] "로컬 영업이 게릴라전이라면 종합병원(종병) 영업은 정보전에 가깝습니다. 주요 고객과 주변 이해관계자를 폭넓게 관리하며 고급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죠. 경쟁사와의 지략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병원이 어떻게 의약품을 구매해 처방하는지 전반적인 시스템을 철저히 파악해야 합니다."이상원(48) 아주약품 이사는 최근 데일리팜과 인터뷰에서 '꽁꽁 숨겨 놓은 제약영업의 비밀(병원편)'을 쓰게 된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약 1년 간 틈틈이 기록한 23년의 제약영업의 노하우가 책 한 권에 빼곡히 담겼다. 혹자는 '업무 노하우를 이렇게 다 알려줘도 되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생각은 확고했다. 그는 "종병 영업은 기본기를 바탕으로 전략적으로 진행되는 종합예술인데, 많은 제약사들이 주먹구구식으로 관리한다"며 "직원 교육이 필요한 제약사, 종병 영업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가 한권쯤 필요하다"고 답했다.이상원 이사2001년 종근당에서 제약 영업을 시작한 그는 로컬과 종병을 두루 거치며 '영업왕' 타이틀을 얻었다. 2011년 대웅제약으로 이직해 신사업전략본부에서 신제품 론칭과 판매를 담당했다. 조영제·항암제 등 신사업의 니즈와 확장성을 검토해 정규 사업으로 만들어내는 일을 했다.그는 대웅제약에서 종병 영업 직원들을 위한 내부 교육을 준비하면서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그간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 온 인수인계를 체계적으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다."도서관을 뒤져봐도 기본서 외에는 영업 실무를 위한 자료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제약사 내 교육 체계가 잡혀있지 않으니 사수에 따라 인수인계가 천차만별이에요. 대부분 영업부에 교육을 맡겨 놓고 왜 실적이 안 나오냐고 압박하는 구조죠."이 이사는 종합병원 영업을 종합예술에 비유했다. 특정 분야에 대한 회사의 개발 청사진, 마케팅 정책, 담당자의 노력 삼박자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다. 특히 제네릭·개량신약 위주로 경쟁이 치열한 국내사에게 강조되는 부분이다.그는 "남들과 같은 수준의 유통·마케팅 정책으로는 교수와 병원, 도매 업체가 굳이 이 제품을 선택할 만한 메리트를 느끼지 못한다"며 "회사는 장기적으로 어떻게 제품 라인 업을 구축할 것인지, 의사와 학회, 병원과 어떻게 함께 성장할 것인지 명확한 방향성과 청사진을 제시하고, 그게 정책적으로 표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종병 담당자는 고급 정보를 빠르게 캐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자사 의약품이 병원에서 처방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병원 약제위원회(DC), 입찰에 대한 정보를 발 빠르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이 이사는 강조했다. 매년 병원마다 입찰 시기, DC 일정, 위원회 구성 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종병 영업은 고급 정보전입니다. 이해 관계자들을 통해 올해 입찰이 언제 진행되고, 어떤 품목이 단독지정을 받는지, DC는 언제 열리고 위원회 명단은 어떻게 되는지, 위원 중 자사 약제를 추천해줄 교수가 누군지 등을 빨리 파악해 적극적으로 약제를 어필해야 합니다. 넋 놓고 있다간 이 병원에서 매출이 0이 됩니다. 약제과도 잘 살펴야 합니다. 약이 들어가긴 했는데 처방이 안나오면 소모부진 품목으로 분류해 다음 심사에서 빼버리죠. 결국 약 등록부터 처방까지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파악하고, 관계를 쌓아 설득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비록 CP가 강화되고 코로나19로 영업 방식도 변화했지만, 기본 시스템을 이해하면 변화하는 흐름에도 자신만의 영업 전략을 펼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이 이사는 "제약영업에 왕도는 없지만 정도는 있다. 기본기를 익힌 후 담당자와 회사가 전략적으로 영업을 펼침으로써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며 "이 책이 전략적인 영업을 위한 기본기 함양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고 전했다.2023-04-05 06:17:15정새임 -
"혁신·개량신약 점안제 리딩기업으로 발돋움할 것"[데일리팜=노병철 기자] "레바아이는 국제약품 R&D 능력과 가능성을 입증한 개량신약이다. 이를 기반으로 안과질환제는 물론 케미칼·바이오분야 혁신신약 개발에 더욱 매진해 연구중심 제약기업으로 입지를 공고히 다질 계획이다."김영관(58) 국제약품 연구개발본부장이 제시한 R&D 청사진은 점안제를 중심으로 한 개량신약·혁신신약 라이선스 아웃과 제품화'로 대별된다.지난달 1일 출시된 레바아이점안액2%는 국내 최초이자, 세계 두 번째로 허가받은 레바미피드 성분의 안구 건조증 치료제로 국제약품의 오랜 노하우와 기술력이 집약된 안구건조증 치료제다.김영관 본부장은 "레바미피드는 위점막·장점막·구강·결막 등 점막에서 분비되는 뮤신의 분비를 촉진시켜 점막을 보호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며 "레바아이점안액 국제약품의 자체 특허(레바미피드의 가용화 방법)기술로 현탁액 특유의 자극감과 이물감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레바아이점안액은 국내 15개 대학병원에서 진행된 임상에서 위약대비 우월성을 입증, 성인 안구건조증 환자의 각결막 상피 장애 개선에 대한 효능효과를 인정받았다.기존 치료제는 하루 5∼6회 투약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이 제품은 하루 4회로 점안 횟수를 줄여 투약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다.김 본부장은 "레바아이의 개발기간은 7년의 기간이 소요됐다. 제품화 성공 요인은 최고경영자의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 그리고 개발·제제·합성·분석연구팀의 노력과 팀워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김 본부장이 밝힌 국제약품 R&D센터의 강점은 빅파마 대비 인원은 적지만 '할 수 있다' '해보자' '된다'는 자신감과 동기부여 그리고 틈새시장을 정조준 한 'FOCUS on the Key Sector'에 그 근간을 두고 있다.특허 무효화에 따른 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로 대별되는 베실산암로디핀의 국내 단독 제네릭 출시도 국제약품 R&D센터의 방향성과 김 본부장의 사안을 꿰뚫는 혜안에서 비롯됐다.현재 국제약품이 확보한 파이프라인은 크게 합성·개량신약 각각 2종류로 나뉜다.안과전문 제약기업답게 대부분의 라인이 안과질환 관련 약물이다.우선 합성신약 KJ12002(세포괴사 타깃 실명질환에 대한 시신경보호 점안제), KJ14003(파타나토스 타깃 난치성 망막질환 치료제)은 개발 도중에 라이선스 아웃 계약 체결이 완료되는 성과를 보였다.KJ16002(mPGES-1 억제를 통한 염증치료제), KJ22001(신호전달 타깃 항혈소판치료제) 등은 임상1·2상 후 라이선스 아웃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미 제품화 단계에 성공한 개량신약 KJ13001(감염치료제), KJ14002(안과질환제 녹내장 3제 복합제 치료제) 이외에 KJ14004(안과질환제 안구건조증 치료제), KJ16001(안과질환제 안구건조증 치료제)도 글로벌 빅파마와의 라이선스 아웃 전략을 염두에 두고 임상을 디자인하고 있다.김 본부장은 "안구건조증의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각광받고 있는 레바아이는 향후 국제약품의 핵심 제품군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완성해 국내외 환자들의 질병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개발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고 싶다"고 밝혔다.한편 김 본부장은 1992년 국제약품을 시작으로 제약바이오업계에 첫발을 내딛었으며, 국제약품 제제연구소 입사 후 QC팀, 생산본부를 거쳐 공장장을 역임하고, 현재 연구개발을 총괄하고 있다.2023-04-05 06:00:43노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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