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허투, 뇌전이 유방암 첫 치료옵션...진료현장서 호평"
- 손형민
- 2023-12-21 06: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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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은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
- 엔허투, DESTINY BREAST 01~03 연구로 뇌전이 유방암 환자 유효성 입증
- 실제 진료현장서도 효과 확인…'초기 유방암 환자에 사용할 근거 확보'
- 약평위에 상정되지 못한 엔허투…“비급여 치료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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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의 뇌전이 효과를 호평했다.
엔허투는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로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을 개선했다. 최근 공개된 임상 결과에서 엔허투는 그간 치료 옵션이 없었던 뇌 전이 유방암 환자에게서도 효과를 나타냈다.
뇌 전이는 전이성 유방암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전이 형태 하나로 환자의 약 14.2%에서 발생한다. 유방암이 뇌에 전이된 경우 치료제가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을 통과하는 데에 한계가 있어 치료가 어렵고 더 나쁜 예후를 보인다.
엔허투의 등장은 뇌 전이 유방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옵션이 처음 생겼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다만 보험급여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현재 엔허투는 지난 5월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지만 그 이후 절차인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는 상정되지 못하고 있다.
이 교수는 환자와 의료진들이 현장에서 엔허투의 효과를 체감하고 있지만 높은 비급여 가격으로 인해 처방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Q.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가장 흔히 나타나는 전이 형태는 무엇이며 발생률과 예후는 어떠한가?
유방암 유형 중에서도 HER2 양성 유방암에서 뇌 전이가 가장 흔히 나타난다.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에서 낮게는 30%, 높게는 50%까지 뇌 전이가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뇌 전이는 뇌 MRI 촬영을 통해 진단한다. 다만 MRI를 몇 개월 간격으로 자주 하기 어렵다 보니 뇌 전이 관련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전이가 어느 정도 진행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미 신경 손상까지 나타났다면 회복이 잘 되지 않고 다음 치료도 어려워지게 된다. 뇌 전이가 너무 늦게 발견되면 수술을 해도 더 이상 치료 방법이 없는 경우가 많다. 뇌 전이 외에 뇌수막 전이도 나타날 수 있는데 뇌수막 전이는 특히 치료가 어려워서 한 달 안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Q. 뇌 전이 유방암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뇌 전이는 다른 장기에 전이가 나타났을 때 보다 예후가 더 나쁘다. 뇌 전이가 발생했을 때 환자의 신경 증상이 너무 심하면 후속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또 수술 후 어느 정도 회복하더라도 뇌 전이는 간과 같은 다른 장기로의 전이에 비해 치료제 투과가 잘 안 된다는 문제가 있다.
처음 뇌 전이가 발견되면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진행했더라도 재발 시 위치가 좋지 못한 경우가 많다. 수술도 어렵고 방사선 치료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면 시도해볼 수 있는 치료법이 없다.
Q. 엔허투가 뇌 전이 환자에게 효과를 보인 데이터가 공개됐다
일반적으로 뇌 전이 환자가 항암제 임상에 포함되는 것 자체가 어렵다. 그러나 지난 10월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 공개된 DESTINY-Breast01, 02, 03 임상에는 각각 뇌 전이 환자가 포함됐다.
그동안 뇌 전이에 대한 데이터 자체가 별로 없었는데 이번 엔허투 연구에서는 뇌 전이 환자에 대한 반응률까지 높게 나왔다.
기존에는 뇌 전이 환자에게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에 사용되던 표적 치료제 캐싸일라(트라스투주맙엠탄신)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경험상 효과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 항암화학요법으로 전환해보려 해도 뇌까지 치료제 전달이 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다.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도 할 수 없어 몸 상태가 악화된 환자들은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남아 있어도 써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연구는 개별 환자 사례를 통해 엔허투가 뇌 전이에도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고 지금까지 뇌 전이 환자 데이터를 대규모로 분석한 연구 자체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Q.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뇌전이 환자에서 엔허투의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실제 환자 사례와 함께 설명 부탁드린다
엔허투를 사용하면 확실히 뇌 전이 병변이 잘 줄어든다. 실제 임상에서 뇌 전이가 있는 환자에게 사용했을 때 병변 조절이 잘 돼서 치료제를 바꾸지 않고 3년 이상 치료를 지속하고 있는 환자도 있다. 이전에는 폐암을 제외하고 뇌 전이 발생 환자가 몇년씩 생존하는 사례는 없었다.
또 1차 표준치료 후 뇌 전이 때문에 2차 치료로 넘어 가야 하는 환자가 있었는데, 당시 엔허투가 막 국내에 도입될 시점이라 약제를 사용하지 못했다. 기존 치료제를 6개월 정도 사용했지만 환자 상태가 악화됐다. 방사선 치료까지 했으나 신경 증상이 심해져 환자가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였다.
이후 엔허투로 치료하면서 신경 증상이 호전됐고 지금은 걸어서 외래를 보러 오실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다. 뇌 MRI 상에서도 뇌 전이 병변이 많이 줄어들었다.
치료 방법이 마땅히 없었던 뇌 전이 환자군에게 엔허투라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생겼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Q. 뇌전이에 유효성을 보인 엔허투의 임상 결과가 향후 치료 가이드라인에도 반영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뇌 전이가 있는 경우 보통 국소 치료를 먼저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2023 ESMO에서 엔허투 뇌 전이 환자 데이터가 발표되면서, 반드시 국소 치료를 하고 엔허투를 사용해야 하는 지 고민이 생겼다. 방사선 치료 후 괴사(necrosis)가 발생하는 환자도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와 같은 해외 가이드라인에도 이런 내용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앞으로 엔허투에 대한 뇌 전이 환자 데이터가 더 많이 나오면 국소 치료를 반드시 먼저 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방사선종양학과 의료진들도 엔허투가 나온 후부턴 국소 치료를 먼저 하지 않고 치료제부터 쓰는 것이 더 낫지 않냐는 이야기를 한다. 뇌 전이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를 보인 데이터가 나온 만큼 효과 있는 약제를 더 조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이다.
Q. 실제 진료 현장에서 엔허투를 사용하기 위한 선결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뇌 전이 환자를 포함해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가 이렇게 오래 살 수 있는 치료제는 지금까지 없었다. 현재 국내에서 암 치료 시의 본인부담률이 5%인데 기본적인 약가가 비싸다 보니 본인부담률을 5%로 맞추면 정부 입장에서는 재정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연령대는 대부분 40~50대이다. 엔허투 등의 치료제를 사용하면서 환자 상태가 괜찮아지면 경제활동도 어느 정도 가능할 수 있다. 특히 해당 연령대는 가정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인 경우가 많다. 엔허투를 사용함으로써 40~50대 여성들이 엄마로서의 역할, 사회경제적 활동을 다시 해낼 수 있게 된다면 가정과 사회를 유지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방암 환자의 뇌 전이가 악화돼 신경 증상이 나타났을 때의 간병비, 요양병원 입원비 등을 고려하면 경제적 부담이 치료제 비용과 비등하거나 오히려 더 높을 수도 있다고 본다.
치료제의 비용효과성을 잘 살펴보기 위해선 사회경제적인 활동을 해야 하는 연령대의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제를 사용하지 못해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환자들이 치료 방법을 선택할 때 엔허투가 아직 급여가 되지 않는 문제 때문에 고민을 많이 다. 의료진은 뇌 전이 환자에게 엔허투를 우선 사용하고 싶어도 환자 입장에선 이를 수락하기가 쉽지 않다.
Q.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의 치료 성적이 많이 좋아졌지만 약가가 비싸 환자들이 요양병원과 같은 보조요법(supportive care)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환자분들은 한정된 예산으로 치료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데, 대학병원 의료진을 믿고 표준치료에 신뢰를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
뇌 전이가 발생하면 환자 상태가 무조건 바로 안 좋아진다는 것이 불과 몇년 전까지의 인식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뇌 전이 환자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다.
이제 뇌 전이는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적절한 시점에 효과가 좋은 치료제로 치료를 실시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희망을 가지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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