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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참가한 한올바이오 공모전, 인생 진로 바꿨죠"[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약대 졸업과 진로 선택을 앞둔 그의 눈빛에는 걱정보다는 기대감이 더 많이 담긴 것처럼 느껴졌다.영남대약대 6학년에 재학 중인 송해린(29) 학생은 한올바이오파마가 전국 약대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우연한 계기로 참여하게 된 공모전에서 그의 친구와 함께 대상을 수상한 송해린 학생은 "진로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며 "예비약사로서 더욱 많은 커리어를 경험하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해 창립 50년 만에 처음으로 '약대생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했다. 약대생들은 총 4개 주제 중 하나를 선정해 발표했다. 주제는 ▲글로벌 바이오파마 기업이 나아갈 방향 ▲최근 신약개발 트렌드와 내가 개발하고 싶은 신약 소개 ▲글로벌 마켓의 오픈 콜라보레이션 사례와 한올이 추구할 방향 ▲한올바이오파마를 약대생에게 가고 싶은 회사로 포지셔닝 하기 위한 전략 등이었다.전국에서 38명 19개팀이 공모전에 참가했다. 송해린 학생은 그의 친구와 '한땀'이라는 이름으로 참가했다. 한올바이오파마의 오픈콜라보레이션 전략을 주제로 발표한 그의 팀이 대상을 수상했다.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다른 팀들과는 접근 방식부터 달랐다"며 "희귀난치 질환의 치료제 뿐 아니라 진단부터 치료 후 프로세스까지 '한올케어'라는 이름으로 관리하는 전략을 내놨다. 큰 그림을 그렸다는 평가로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한올바이오파마는 대상 수상자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했다. 미국 보스턴과 메릴랜드 바이오클러스터 방문을 지원했다. 현지에서 제약산업에 종사하는 바이오텍 대표와 하버드대·MIT 교수, 신약개발 IP 담당 변호사, 한올바이오파마의 미국지사 관계자들을 차례로 만났다. 미 식품의약국(FDA)과 국립보건원(NIH) 탐방도 이어졌다.오는 10월부터는 5주간 한올바이오파마의 여러 부서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인턴십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송해린 학생은 "미국탐방에서 굉장히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꼈다"며 "한올바이오파마의 인턴십에서도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아래는 송해린 학생과의 질의응답.-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안녕하세요. 저는 영남대 약대 6학년에 재학 중인 송해린입니다. 이번에 한올바이오파마에서 주최한 공모전에서 운 좋게 대상을 받았습니다. 다른 친구와 함께 '한땀'이라는 이름으로 참가했습니다."-약국이 아니라 한올바이오파마라는 기업으로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저는 아이디어를 내고 팀으로 활동하는 걸 선호합니다. 실습으로 경험한 약국이나 병원은 정해진 프로세스에서 다소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그쪽은 저와 맞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기업은 프로젝트마다 팀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약회사 쪽으로 진로를 결정하게 됐습니다."-공모전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예전에 다른 학교·전공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공모전이나 대외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약대에 와보니 막상 약대생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은 매우 드물더라고요.아쉬워하던 중에 어느 날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데 '한올바이오파마 약대생 공모전' 포스터를 보게 됐습니다. 즉시 친한 언니와 함께 참여하게 됐습니다. 제약업계 트렌드를 많이 알수록 앞으로 커리어에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하고 지원하게 됐습니다."-4개의 지원 분야 중 어떤 주제에 지원했고, 어떻게 준비했는지요."저희는 국내 제약산업의 오픈 콜라보레이션 트렌드와 한올바이오파마의 기업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처음엔 혁신신약의 기술에 대해 설명하는 주제를 선정하려 했습니다. 제일 쉬워보였기 때문입니다.그러나 저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전략을 제시하고 싶었습니다. 오픈 콜라보레이션은 이미 제약업계에 자리 잡은 트렌드입니다. 허가받기 쉬운 신약을 보유한 업체와 콜라보하라고 말할 수도 있었지만 뻔한 답을 하고 싶진 않았습니다.한올바이오파마라는 기업 입장에서 많이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나 사업 방향에 대해서 공부를 하다 보니, 희귀난치질환을 타깃으로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는 희귀난치질환 치료제뿐 아니라 예방, 진단, 모니터링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케어 시스템을 제안했습니다."-앞으로 어떤 커리어를 갖고 싶나요."공모전 대상 수상 이후 한올바이오파마의 지원으로 미국 탐방을 갔습니다. 그 이후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기존에는 약사의 커리어 옵션이 4개에 그친다고 생각했습니다. 로컬약사, 병원약사, 제약회사, 연구원 정도입니다. 이 중에 하나를 고르려고 했습니다.그런데 이번에 미국 탐방을 다녀오면서 정말 다양한 커리어를 가진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커리어에는 정답이 없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이 만든 틀 안에 스스로를 가둬 놓고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로선 앞으로의 커리어에 대해 여전히 고민 중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미국 일정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게 있다면요."특히 기억에 남는 건 보스턴 맥린정신병원에 계시는 김광수 교수님을 만났을 때입니다. 기존에는 약학을 공부하면서 배아줄기세포를 책으로만 접했습니다. 김 교수님을 만나 이번에 배아줄기세포가 정말 분화해서 미니 브레인이 된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책에서만 보던 혁신 기술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어서 정말 기억에 남습니다."-한올바이오파마 인턴십에 참여하게 됐는데 기대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인턴십은 수원에 위치한 한올바이오센터에서 10월 초부터 11월 초까지 5주간 진행됩니다. 미국 탐방 당시 한올바이오파마의 인상이 깊게 남은 계기가 있었습니다. 한올바이오파마의 미국 지사인 HPI 오피스에 방문했을 때입니다. 현지 직원과 대화를 나눴는데, 한올 파이프라인에 대한 열정과 자긍심이 엄청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자부심을 가진 분들과 함께 인턴으로서 일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굉장히 기대가 됩니다.수원 한올바이오센터장님과 인터뷰를 했는데, 다양한 업무를 조금씩 맛볼 수 있게 해주신다고 하더라고요. 스스로 어떤 분야에 가장 관심이 가는지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인턴십 이후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사실 아직 어떤 커리어를 가질지 정확히 정하지 못했습니다. 미국 탐방을 가서 너무 다양하고 신선한 경험을 해서 오히려 더 혼란이 왔기 때문입니다. 물론 긍정적인 방향으로요.다양한 커리어를 가진 분들을 보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다들 자신의 일을 정말 사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도 틀에 얽매이지 않고 내가 진짜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갈 계획입니다. 대학교 수강 신청을 할 때 내가 듣고 싶은 수업을 찾아서 넣듯이, 제 커리어도 제가 좋아하는 여러 분야를 커스터마이징해서 독창적인 커리어를 만들고 싶습니다."-올해 한올바이오파마 공모전에 참여할 약대생들에게 조언을 하자면요."한올바이오파마와 가장 잘 맞는 게 무엇인지 고민했으면 합니다. 저희는 한올바이오파마가 보유한 기술과 가장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회사 혹은 기술이 무엇인지 고민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올바이오파마는 항체기반 신약 플랫폼이 굉장히 잘 갖춰져 있습니다. 여기에 BBB(혈액뇌장벽) 투과 기술이 뛰어난 회사와 콜라보하면 희귀난치질환 중에서도 중추신경계를 타깃하는 질환을 정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접근했습니다.공모전을 준비하면서 한올바이오파마 임직원이 된 것처럼 생각했습니다. 한올에 감정이입을 해서 정말 어떻게 하면 가장 좋은 전략이 나올지 고민하면 좋을 것입니다."-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한올바이오파마 임직원 분들에게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내년에 이 공모전에 지원할지 고민하는 분들에게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완벽한 프로그램이니 많이 지원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2023-09-18 06:17:11김진구 -
미라클 작전을 아시나요?...아프간 약사의 한국약국 정착기[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국에서 일 할 수 있게 해준 약사님과 약사회에 감사합니다. 한국어가 아직 어렵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다음 달에 있는 한국어 시험에 꼭 패스하려고요."인천 미소탑약국에서 직원 교육을 받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인 나임(30)은 어색한 한국어를 더듬거리면서도 감사 인사는 빼놓지 않았다.나임은 지난 2021년 8월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의 ‘미라클작전’으로 구출된 아프간인 중 한 명이다. 당시 한국으로 넘어온 391명 중 7명의 약사가 포함돼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이다.왼쪽부터 임영숙 실장과 김민희 약사, 나임. 아프간에 남은 가족 신변보호를 위해 얼굴은 일부 모자이크했다. 한국으로 넘어온 뒤로 울산에 있는 조선소에서 일을 하던 나임에게 손을 내밀어 준 게 김민희 약사(54·성균관대약대)와 인천 서구약사회다. 약국 근무를 희망하는 마음을 읽은 김 약사가 서구약사회에 교육 지원 가능성을 타진했고, 서구약사회가 선뜻 생활비 지원에 나서면서 지난 5월 나임의 약국 근무가 현실이 될 수 있었다.김 약사와 나임의 인연은 각별하다.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아프간 바그람한국병원 약제실장이었던 김 약사는 당시 테크니션이었던 나임과 함께 일했다.지난 2015년 병원이 철수하면서 한국으로 돌아온 김 약사는 그 뒤로도 메일을 주고 받으며 아프간 현지 동료들과 연락을 이어왔다. 미라클작전 후에도 아프간 약사들이 일하는 조선소에 방문해 멘토 역할을 자처했다.김 약사는 “탈레반이 정권을 잡으면서 이들이 죽음의 위협에 처하자 한동안 뜸했던 연락이 다시 이뤄졌다. 함께 일했던 한국인들을 중심으로 ‘바그람 프렌즈’라는 멘토 모임이 결성돼 초기 정착을 도왔고, 지속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우리모두친구’라는 비영리사단법인을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이어 김 약사는 “나임은 2018년 4년제 약대를 졸업해 약사가 됐고, 아프간 국립병원 신장내과 투석실에서 약사로 일했다. 의사인 형과 함께 한국으로 탈출해 그동안 조선소에서 일했다”고 말했다. 김 약사는 조선소에서 일하던 아프간 약사들의 어려움을 들으며, 이들에게 건강한 정착을 지원하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 그 마음을 알아준 서구약사회는 6개월 간 매달 50만원의 생활비 지원을 결정했고, 나임은 조선소를 퇴사한 뒤 인천으로 거주지를 옮길 수 있었다.김 약사는 “울산에 거주하는 약사 5명에게 의사를 물어봤는데 4명은 의사가 있었다. 하지만 대가족들이라 자녀 교육이나 숙소 문제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미혼인 나임은 가능한 상황이어서 조선소를 그만두고 인천으로 원룸을 구해 올라왔다”고 설명했다.김 약사가 운영하는 미소탑약국에서 약국 실무와 한국어 교육을 주도하고, 지역의 또 다른 약국들도 지원 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주 20시간 근무 계약을 하고 임금을 주고 있는데, 다른 약국들도 고용 지원을 하며 부담을 나누기로 했다.김 약사는 “4개 약국에서 지원사업에 동참해주고 있다. 특히 2개 약국에서는 나임을 1~2일씩 고용하기로 했다. 우리 약국에서 이틀 풀타임으로 일하고, 나머지 약국 2곳에서 3일 정도를 일해 주 5일 근무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김 약사는 “나임은 도매상에서 약이 들어오면 제자리를 찾아 정리하고, 약을 반알로 자르거나 PTP를 까는 업무를 한다. 또 의약품 재고조사도 돕고 있고, 약국 청소 업무도 하고 있다”면서 “약국마다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나임이 한국 약국 환경을 경험해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줬다”고 했다. 가장 큰 장벽인 한국어 교육도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의약품 목록을 한국어 발음으로 정리한 자료를 만들어주고, 약국 일이 없을 때는 한국어 선생님 역할도 해주고 있다.김 약사는 “법무부에서 하는 한국어교육(KIIP)을 온라인으로 받고 있다. 우리도 약국에서 일할 때 사용하는 표현 위주로 교육을 돕고, 아프간과 달리 상품명처방이 나오는 탓에 약 700가지 의약품 목록과 질병명을 한국어 발음으로 읽을 수 있게 정리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나임은 벌써 4개월째 한국어와 실무 교육을 받고 있다. 서른살의 나이에 대학원 진학이라는 새로운 꿈도 꾸고 있다.김 약사는 “나임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학원 진학을 하고 싶어 한다. 공중보건 쪽에 관심이 있어 우리나라 대학원에서 학위를 받고 기회가 된다면 WHO 같은 국제기구로의 취업을 꿈꿔보기도 한다”면서 “언젠가 아프간으로 돌아가는 날이 온다면, 교육과 실무를 겸비한 보건 의료분야의 리더로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냐“고 기대했다.이어 “나도 유엔난민기구와 같은 국제기구에 엘리트 교육을 지원하는 리더십 프로그램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됐다”고 했다.김 약사는 나임 외에도 해외 이주민들의 지원을 위한 고민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NGO단체에서도 새로운 지원 사업들을 시도하고 있다.우리모두친구에서 아프간 엄마들을 위해 ‘엄마도 배운다’라는 온라인 줌 교육 프로그램을 만든 것도 그 중 하나다.김 약사는 “아빠들은 직장에서, 아이들은 학교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접하는데, 배움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엄마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3년 과정의 프로그램이고, 1기 엄마들이 2기 엄마들의 프리셉터가 되고, 나중에는 이들이 다른 국가에서 온 이주민 엄마들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으로 성장 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인터뷰를 마치고 약국을 나오기 전 나임과 가벼운 인사를 나눴다. 아프간에도 ATC를 도입하고 싶다며 웃어 보이는 나임의 표정을 보니, 김 약사가 지원 사업을 시작하며 그렸던 미래의 모습이 한발짝 다가왔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2023-09-13 17:05:03정흥준 -
내공 만랩 곤&리 약사 "약, 잘 알고 당당히 쓰자"[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마데카솔 분말 논란 종결편', '약사의 피로회복 꿀템', 약사가 추천하는 가스찰 때 직빵인 약 모음', '약사가 알려주는 파스 안 아프게 떼는 법', '진통제 뭐가 좋은지 딱 정해드림'얼핏 제목만 봐도 내용이 궁금해진다. 많은 약사들이 ○○약사라는 이름을 내걸고 SNS 활동을 늘려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급부상한 채널이 있다.인스타그램 채널 '약당당'. 휴대전화 터치 몇 번이면 누구든 약의 성분과 효능·효과를 알 수 있지만, 약을 복용하거나 사용함에 있어 미쳐 알지 못했던 디테일 한 내용까지 알려줌으로써 약을 약사와 함께 더 당당히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약당당'이다.약당당은 현고은 약사(44·숙명여대 약대)와 이현정 약사(40·우석대 약대)의 별칭인 '곤약사&리약사의 올바른 건강 이야기'를 콘셉트로 하고 있다.현고은·이현정 약사. 개국과 임상에서의 경험이 만랩에 다다른 두 약사가 직접 먹어보고, 뿌려보고, 붙여보면서 약에 대해 얘기하다 보니 재미는 물론 어려운 내용도 쏙쏙 귀에 박힌다.두 사람이 투합해 채널을 만들자는 논의는 꽤 오래부터 이뤄져 왔다."약사가 아닌데 약에 대해서, 건강에 대해서 얘기하는 소위 인플루언서 분들이 많이 계시잖아요. 물론 가족이 투병을 한다든지 오랫동안 지병을 앓고 있어 웬만한 약에 대해 잘 아시는 경우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단순 콘텐츠를 들여다 보면 '아니올시다' 하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이런 걸 보면서 5월에 '우리가 한 번 해보자' 마음 먹었고, 7월에 첫 영상이 올라갔네요.""맞아요, 인플루언서도 그렇지만 문제는 약국에 와서 약사의 말을 믿지 못한다는 거예요. SNS에서 본 '인플루언서 언니' 말은 찰떡같이 믿으면서 정작 눈 앞에 있는 약사의 얘기는 잘 믿지 못하는 거, 점점 화가 나더라고요. 저희는 인플루언서는 아니지만 재미있고 유익한 콘텐츠를 만들어 보자 해서 약당당을 기획하게 됐어요."두 약사가 본격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앉으니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했다. 실전에서 쌓인 내공을 차례 차례 방출하기에도 무지막지한 양이기 때문이다."한 다리 건너 알고, 오며가며 알고 하던 사이였다가 OTC를 연구하는 모임인 오연모에서 본격적으로 친해졌고 함께 드럭머거도 열심히 공부해 왔거든요. 이런 경험이 콘텐츠 제작에 자산으로 쓰이게 되네요.""'이거 해보자' 하는 게 정말 많았어요. 처음에 30~40편을 찍어두고 순차적으로 업로드 하자고 했었는데,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저희가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지다 보니 새롭게 기획하고 추가하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습니다."매일 콘텐츠가 업로드 되고 있다.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는 물론,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외부의 손을 빌리지 않아 가능한 일이다.약당당 채널은 실생활에서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상황과 궁금한 이야기들을 시작으로 재미있고 유익하게 풀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현정이는 재주가 많아요. 약사로서의 역량이나 내공은 물론이고 일본어도 매우 잘 해 현지 약사 친구들이 많죠. 또 전통주 소믈리에부터 영상 촬영, 편집까지 모두 가능해요. 또 함께 영상을 만들면서 느낀 재주 가운데 하나가 핵심을 깔끔하게 정리한다는 거예요. 주저리 주저리 긴 설명을 핵심만 뽑아 정리하죠.""저는 얼굴 비추는 걸 부담스러워하는데 고은 언니는 즉흥적으로 모두 연기해 줘요. 술 취한 연기부터 가려움, 속이 불편한 연기까지 완벽하게 해내는 덕분에 촬영하고 편집하는 중간중간 키득거리며 웃게 돼요. 또 언니는 레퍼런스를 중요하게 여기다 보니 팩트체크가 확실하죠."약대 홈페이지를 만들고 처음으로 디카를 사 UCC를 찍던 약대생과 소통과 보람을 찾아 S전자를 박차고 나온 약사 둘이 만드는 결과물이다."하루에 연락하는 시간이요? 가족보다 훨씬 길죠. 늘 콘텐츠 제작과 관련된 얘기를 하지만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는 언제고 서로 연락해요." "현정이가 그동안 부천, 파주에서 약국을 하다 보니 물리적인 거리가 멀었는데 저희 약국 근처로 이사를 하면서 더 가까워졌어요. 수시로 연락하고, 일주일에 한 번은 촬영하고."약당당은 '바른 복약지도'다. 복약지도는 약사의 기본이자 책무이며, 약에 대한 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있다."마데카솔 분말을 화장품에 섞어 쓰는 게 '꿀팁'이라며 퍼져 나가고 있는 가운데 탤크 성분이 함유된 마데카솔 분말을 섞어 발라도 되는건지, 타이레놀이 좋은지 이지엔6가 좋은지, 훼스탈이 좋은지 베아제가 좋은지 같은 부분을 중립적으로 관여하자는 겁니다.""최근에는 해외여행이나 직구하시는 분들이 많다 보니 본인이 사온 약, 드시는 약을 가지고 오시는 경우도 많아요. 또 홈쇼핑에서 산 건강기능식품이나 '누가 줬다'는 약을 가져오시는 분들도 많은데 저는 약국에서 일일이 설명해 드리는 편인데, 이걸 넘어 '기왕 사올 거면 제대로 사오셔라', '우선 하나만 사와 보시고 나에게 맞는지 확인하셔라', '다시 해외에 나갈 일이 없다면 대신할 만한 추천제품이 이런 거다', '해외 여행 갈 때 반드시 챙겨야 할 약' 같은 것들을 소개하는 거죠."주변에서의 반응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새내기 약사들이 DM을 보내주기도 하고, 아는 약사님들이 요점 정리가 잘 돼 있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겠다며 연락을 주시기도 해요. 불꽃연기에 대한 피드백도 있고요." 약당당 영상을 촬영하고 있는 곤&리약사. 곤&리 약사는 콘텐츠를 책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가정에 상비약을 구비해 두듯이 저희가 드리는 약 설명서가 '상비책'으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삐뽀삐뽀119처럼 옆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볼 수 있는 책을 출간하고 싶습니다."또 다른 꿈은 상담형 약국을 둘이 함께 운영하는 것이다."요즘은 약을 안 먹어서 탈이 나는 경우보다 너무 먹어서 탈이 나는 경우가 더 많아요. '광고하는 그 거 한 번 먹어보면 좋겠는데', '그게 좋다던데...' 정보가 많다 보니 적절히 거르고, 조합해 줄 사람이 필요한 거죠. 이런 역할을 해야 하는 사람이 동네 약국 약사라고 생각해요.""저희끼리 자주 하는 얘기가 있어요. '우리는 적어도 제품에 초연해지자'. 마진을 생각하지 않고 오롯이 환자에게 맞춰 상담하고 케어하는 약국을 운영하고 싶어요. 후시딘 하나, 훼스탈 하나 사더라도 가고 싶은 약국이면 좋겠어요."약당당은 현재와 같은 약 정보는 물론 쉬어가는 코너로 환자가 약국에서 묻지 못했던 것들, 약사가 말해주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내용도 콘텐츠화 한다는 계획이다."V코드나 야간할증 같은 부분들도 차례로 다뤄보려고 합니다. 건강을 관리하고 케어해 주는 사람으로서 보다 힘 있는 말을 하고, 가치있는 일을 하려는 게 약당당이 하는 일이고 해 나갈 일이라고 생각합니다."2023-09-06 15:29:18강혜경 -
"안전관리 실무자 '제약안전보건연합회' 찾아주세요"[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잘해야 본전인 사람들이 있다. 각 기업에서 안전과 보건을 담당하는 직원들이다. 사업장에서 사고와 재해를 '0'으로 만드는 것이 이들에게 주어진 임무다.지난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로는 제약바이오업계에서도 안전·보건 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회사마다 이 업무를 전담하는 직원을 두고,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와 재해를 막기 위해 노력 중이다.노경석 제약안전보건연합회장(동아제약 안전보건팀 수석).문제는 제약바이오업계가 안전·보건 관리에 이제야 첫 발을 내디뎠다는 것이다.업무를 전담하게 된 직원 입장에선 당장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수밖에 없다. 전형화 된 업무 역할이 없는 상황에서 사고와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방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많은 담당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제약안전보건연합회'가 출범한 배경이다. 지난 6월 출범한 제약안전보건협의회는 각 제약사에서 안전·보건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로 구성됐다. 처음엔 이 업무를 담당하는 몇몇 직원들이 정보를 교류하는 소모임 형태였다. 그러다가 점차 모임의 규모가 커지고 공식 조직으로 가다듬어졌다.연합회 출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노경석(42) 동아제약 안전보건팀 수석이 초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그 역시 안전보건을 전담하는 직원으로서 막막함을 느꼈다고 떠올렸다. 수소문 끝에 다른 제약사의 안전관리 담당자를 만나는 식으로 조직이 점차 확대됐다.노경석 회장은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던 상황이었다"며 "안전·보건 관리를 하려고 해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과연 내가 하는 업무가 옳은 방향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노경석 회장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2021년 11월 이 업무를 맡게 된 이후로 정보와 노하우를 구할 곳이 마땅찮았다. 지난해 중대재해처벌법까지 시행되면서 안전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지만, 여전히 허공을 걷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수소문 끝에 다른 제약사의 안전관리 담당자를 만난 게 시작이 됐다"고 설명했다.출범 두 달 만에 회원사 24곳 확보…"더 많은 제약사 기다리고 있다"현재 연합회에 참여하는 제약바이오기업은 총 24곳이다. 출범 당시 17곳에서 두 달 만에 7곳이 추가됐다.현재 대웅제약, 동국제약, 동아제약, 동아에스티, 동화약품, 삼일제약, 보령, 삼진제약, 셀트리온제약, 안국약품, 에스티팜, HK이노엔, 유유제약, 유한양행, 일동제약, JW중외제약, JW홀딩스, 종근당, 종근당바이오, GC녹십자, 코오롱제약, 한국백신, 휴온스, 휴메딕스 등 24곳이다.노경석 회장을 비롯해 제약안전보건연합회 임원진이 회의 중이다. 좌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노경석 회장(동아제약), 장수예 간사(대웅제약), 박종영 총무(동국제약), 강남식 부회장(GC녹십자), 이은복 감사(휴온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한 정책 방향을 '위험성 평가를 바탕으로 한 자기규율 중심의 예방 체계 구축'으로 잡고 있다. 한 마디로 '알아서 잘하라'는 것이다.물론 사업장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도구를 제공하고 있긴 하다. 다만, 이러한 도구들을 제약바이오기업에 그대로 적용하기엔 무리가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적지 않은 부분에서 GMP와 상충되는 식이다.제약안전보건연합회에 참여한 대다수 회원들이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었다. 그때마다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됐다. A사의 해결책이 B사에게 전해지고, B사가 고안한 방법을 A사가 참고하는 식이었다. 둘 다 방법이 없으면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마련했다. 혼자 고민하는 대신 여럿이 함께 고민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고, 이러한 아이디어는 사고 예방을 위해 현장에 적용됐다.노경석 회장은 "안전을 책임지는 일인 만큼, 기업 간 경쟁이 필요 없다. 우리의 노하우가 다른 제약사로 전해진다고 해서 기밀이 유출되는 것도 아니다. 제약바이오업계가 공동으로 노력해 사고와 재해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노경석 회장은 "여전히 많은 제약사의 안전관리 담당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업무를 혼자 담당하는 직원이라면 더욱 막막할 것이다. 연합회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 우리가 그동안 모은 정보와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노경석 회장은 기자에게 자신이 이메일 주소(nogary@donga.co.kr)를 꼭 기재해달라고 당부했다. 어디선가 어려움을 겪고 있을 안전관리 담당자에게 손을 내밀고 싶다고 그는 강조했다.2023-08-31 06:17:25김진구 -
"대웅제약, 글로벌 헬스케어 ESG 스탠다드 제시"임영주 대웅제약 ESG팀장. [데일리팜=노병철 기자] 대웅제약이 최근 한국표준협회로부터 검증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 이를 토대로 글로벌 스탠다드 ESG 경영확립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앞으로 대웅제약은 '인류와 지구의 건강을 지키는 제약기업' 이라는 ESG 비전 달성을 목표로 기업과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경영기업이 될 수 있도록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영역의 핵심 과제를 선정해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대웅제약의 ESG 전략 키워드는 'CARE for people and planet(인류 지킴이)'으로 요약된다.CARE에서의 C는 인류의 건강을 위한 헬스케어(Care), A는 진보하는 윤리경영(Advance), R은 함께하는 상생경영(Respect), A에는 지속가능한 환경경영(Earth)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대웅제약은 이러한 플랜을 구체적으로 실천·달성하기 위해 기업의 경영활동이 사회 전반(외부)에 미치는 영향과 외부의 환경이나, 사회적 요인이 기업 재무 상태에 미치는 영향을 모두 고려해 평가 분석하는 이중 중대성 평가를 도입하고 있다.이는 매출과 영업 이익이라는 재무적 가치와 함께 사회, 환경적 가치를 모두 고려하는 경영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다양한 루트를 통한 ESG 이슈는 재무적 중요성 평가 분석과 환경·사회적 중요성 영향 평가로 도출된다.재무적 중요성 평가 분석 요소는 메가 트렌드 분석, ESG 지표 분석, 재무적 이해관계자 설문조사 등이며, 환경·사회적 중요성 영향 평가 구성은 미디어 분석, 벤치마킹, ESG 지표 분석, 임직원·협력사·전문가 설문조사 등이다.이중 중대성 평가를 위해 도출된 3대 중대이슈는 연구개발 및 혁신, 의약품 안전 및 품질, 인재확보 및 조직문화 개선에 즉각적으로 적용돼 실시간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임영주(48) 대웅제약 ESG팀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가능성 보고서 가이드 라인·지속가능 회계기준 위원회 등에서 제시하는 ESG 정보공개와 관련된 글로벌 스탠다드를 준수해 대웅제약의 재무·비재무적 성과에 대해 투명하게 소통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다음은 임영주 대웅제약 ESG팀장과의 일문일답.-ESG팀은 무슨 일을 하나=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ESG 전략을 기획하는 팀이다.대웅제약 내 ESG 사무국으로서, 실무 부서와 협력해 전사 ESG 경영을 위한 아젠다를 설정하고 주요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통해 대웅제약의 ESG 경영성과를 이해관계자들에게 알리고 활동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외부기관의 ESG 평가에 대응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실무 부서와 함께, 전사 차원의 모든 활동을 ESG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며 실행할 수 있도록 조율하고 리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구체적으로는 실무 부서와 함께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친환경 제조 공정 구축, 에너지 절감 활동과 더불어, 직원의 안전을 지키고 유해위험요인을 제거하는 안전보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공헌활동과 투명한 지배구조를 위한 준법·윤리 경영 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대웅제약 ESG팀. 사진 왼쪽부터 김혜미, 허기석, 임영주 팀장, 이현주, 김선광.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은 대웅제약에 어떤 의미가 있나=ESG 경영은 잘하는 것만큼 잘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대웅제약이 올해 처음으로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글로벌 헬스케어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ESG 경영의 중요한 첫걸음의 포부를 담았다.특히 지속가능한 경영의 실천 의지를 담아 ESG 전략 'CARE for people and planet'을 제시한 점을 주목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또 대웅제약은 이번에 첫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지속가능경영 이슈에서 중대이슈를 식별하기 위한 '이중 중대성 평가'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3대 중대이슈로 ‘연구개발 및 혁신' '의약품 안전 및 품질' '재확보 및 조직문화 개선'을 도출한 점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대웅제약의 ESG 방향성은=대웅제약은 '우리의 본업인 좋은 약을 만들어 인류와 지구의 건강을 돌보는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대웅제약만이 실천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경영은 바로 고객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토탈솔루션(의약품, 서비스)을 가장 가치 있는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업 미션을 담아 대웅제약은 ESG 전략으로 'CARE for people and planet'을 세웠습니다.-대웅제약의 ESG 전략 'CARE for people and planet'은 어떤 의미인가=CARE는 영어단어로 돌봄, 보살핌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동시에 알파벳 하나하나에도 의미를 담아 약어로 표현한 의미도 있다.C는 인류의 건강을 위한 헬스케어(Care), A는 진보하는 윤리경영(Advance), R은 함께하는 상생경영(Respect), A에는 지속가능한 환경경영(Earth)이라는 뜻을 담았다.'인류와 지구의 건강을 지키는 대웅제약' 이라는 ESG 비전 달성을 목표로 대웅제약과 당사를 둘러싼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경영기업이 될 수 있도록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각 영역의 핵심 과제를 선정하여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특히 '이중 중대성 평가'가 중요해 보입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대웅제약의 경영활동이 환경, 사회, 재무에 미치는 이슈와 중대이슈를 파악하고자 이중 중대성 평가를 진행했다.이중 중대성 평가란, 기업의 경영활동이 사회 전반(외부)에 미치는 영향과 외부의 환경이나, 사회적 요인이 기업 재무 상태에 미치는 영향을 모두 고려해 평가 분석하는 방식을 말한다.이는 매출과 영업 이익이라는 재무적 가치와 함께 사회, 환경적 가치를 모두 고려하는 경영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대웅제약은 재무적 영향도(Financial Impact)와 환경 및 사회 영향도(Environmental·Social Impact)를 평가하고 중대이슈를 도출하여 ESG 전략 수립에 반영했다.이중 중대성 평가에 따라 올해 대웅제약이 가장 집중할 3가지 중대이슈를 선정했다.-그렇다면, 이중 중대성 평가를 위해 도출된 3대 중대이슈는 무엇인가=바로 ▲연구개발 및 혁신 ▲의약품 안전 및 품질 ▲인재확보 및 조직문화 개선이다.연구개발 및 혁신은 사회적 가치를 고려한 의약품을 개발하고,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는 활동을 말한다.의약품 안전 및 품질은 연구개발부터 폐기에 이르기까지 의약품 생산 전 주기에 대한 안전 및 품질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것을 뜻한다.인재확보 및 조직문화 개선은 전문성을 갖춘 인재의 채용, 성장을 위한 임직원 역량강화 지원 및 인재개발 전략 운영을 통한 조직문화 혁신을 의미하고 있다.-이번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시작으로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대웅제약의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검증한 한국표준협회는 '대웅제약은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수렴된 요구사항, 관심사 등 다양한 의견을 보고서에 반영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앞으로도 꾸준히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지속가능성 보고서 가이드 라인), SASB(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 지속가능 회계기준 위원회) 등에서 제시하는 ESG 정보공개와 관련된 글로벌 스탠다드를 준수해 대웅제약의 재무적, 비재무적 성과에 대해 투명하게 소통해 나갈 예정이다.또한, 대웅제약은 매년 보고서를 발행해 대웅제약의 ESG 활동 및 성과를 투명하게 알리고,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ESG 경영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ESG 선도 그룹으로 도약하는 대웅제약으로 거듭날 계획이다.2023-08-29 06:00:20노병철 -
미술사학, 큐레이터 그리고 그림 그리는 약사로[데일리팜=정흥준 기자] 한 컷의 그림이 열 마디 설명보다 설득력을 가질 때가 있다. 최근 젊은 약사들은 SNS로 만화를 그리며 의약품에 대한 정보는 전문적이고 딱딱하다는 대중들의 인식을 바꾸는 역할을 하고 있다.미술사학 석사과정 이후 그림 그리는 약사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최서연 약사. 최서연 약사(이화여대·37)는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인물이다. 낯설고 어려운 약 정보들도 이해하기 쉽게,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만화로 그려내며 주목받고 있다.메시지를 담아내는 탁월한 표현력은 최 약사의 남다른 이력을 듣고 나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화여대 미술사학 석사과정을 거쳐 미술업계에서 약 8년 간 활동했던 최 약사는 약 뿐만 아니라 미술 분야에서도 전문가다.“대학원을 미술사학과에 진학해 서양 현대미술사를 공부했어요. 석사과정을 밟을 때부터 시작해 대략 7~8년 간 미술업계에서 일했습니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아산정책연구원의 미술공간인 AAIPS에서 어시스턴트 큐레이터로 근무했고, 2013년부터 약 6년 동안은 한국미술을 국내외에 소개하는 온라인 플랫폼 ‘도두바(dodooba.com)’의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일을 했죠.”석사 수료 후 이화여대 약대에 편입했던 최 약사는 2018년 졸업을 할 때까지도 미술업계 일을 병행했다. 일정을 조율하며 두 가지 일을 해야 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미술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고등학교 1학년 때 호기심으로 시작해 2년 동안 입시미술도 준비했었어요. 이화여대 광고홍보학과를 전공하면서도 부전공은 미술사학이었습니다. 석사 수료 후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는데 그때 삶에 안정적인 기반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약대 편입 공부를 시작했어요. 전혀 다른 분야였는데 생각보다 더 재밌고 적성에 맞아 진지하게 준비했습니다.”최서연 약사가 인스타(yeonee.pharm)에 의약품 관련 만화를 올리며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사진은 게시물 중 일부. 약대 졸업 후에는 병원약사로 근무했고, 취미 삼아 SNS를 통해 약에 대한 정보를 그림으로 그려 올리면서 주목을 받았다. 최근 출간한 그림책 ‘약, 알고 먹는 거니?’도 최 약사의 SNS를 본 출판사의 러브콜에서 시작됐다.“취미로 시작했는데 여러 회사에서 일러스트 작업을 맡겨 줬어요. 그동안 카드뉴스, 회사 사보나 온라인 플랫폼에 들어가는 만화나 광고, 기사 삽화 등의 작업을 했습니다. 대부분 약사의 지식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었죠. 여러 출판사 관계자 분들도 연락을 줬어요. 그 중 적절한 시기에, 저와 생각이 맞는 형식의 책으로 제안해준 출판사와 손잡고 오랜 시간에 걸쳐 책을 쓰게 됐습니다.”자칫 어렵고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을 최대한 직관적인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힘들고 고민되는 지점이었다. 최 약사는 그림보다 전달할 내용을 정리하는 데 몇 배의 노력을 기울였다. “실생활에서 구체적인 도움이 될 만한 정보, 약국에서 약을 구입할 때 약사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도울 수 있는 정보들을 적절히 선별하고 목록화 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어요. 무엇보다, 너무 익숙해서 당연한 듯 느껴지는 정보라도 그것이 정말 정확한 내용인지 확인하는데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작화 실력은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수차례 수정해가며 최선을 다하는 수 밖에 없었지만, 약학이 그림의 힘을 빌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전달되길 바랐습니다.”최 약사는 자신의 책이 약에 대한 정보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막연한 호기심으로 입시미술을 준비하던 고등학생은 20년 뒤 그림 그리는 약사가 됐고, 그에게 있어 그림은 어쩌면 서로 다른 두 인생을 넘나드는 회전문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림 그리는 약사로서 그의 다음 활동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앞으로의 특별한 계획은 없습니다. 지금도 그림 연습은 틈틈이 하고 있고,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약사로서 공부하고 일하고 그림을 그리면서, 제게 주어지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2023-08-23 17:07:51정흥준 -
"병원지원금법, 실효성 명백…현행법으론 기소조차 못해"우종식 변호사. [데일리팜=이정환 기자] "병·의원, 약국 개설을 앞둔 의사와 약사, 불법 브로커 간 병원지원금 등 금품수수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약사법 개정안은 전혀 모호하지 않을 뿐더러, 입법 실효성이 대단히 높은 법안이에요. 빨리 법이 개정돼야 병원·약국 부동산을 둘러싼 사기 시도나 불법 사례가 대폭 줄고, 불법이 자행 돼도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생깁니다. 지금은 개설예정 의·약사, 브로커가 대놓고 금품을 요구해도 아예 기소 자체가 불가능해서 처벌할 수 없습니다. 의사가 병원지원금을 명분으로 인테리어비용 등 돈을 요구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이 '모호하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법안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거에요."의료계와 약사회에 뿌리 깊이 자리잡은 병원지원금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보류(계속심사) 판정을 받은 약사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이번 21대 국회에서 병원지원금 법안이 좌초되면 일부 의사와 브로커들이 약사를 향해 일방적인 처방전 리베이트 등 금품을 요구하는 상황이 한층 횡행하는 등 자칫 불법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랐다.무엇보다 해당 약사법 개정안은 의·약사, 브로커 등 개설예정자 신분으로 병원지원금 등 뇌물성 이익을 요구하거나 수수하는 '행위'까지 불법으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만큼 '처벌 대상에 대한 모호성' 역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16일 법무법인 규원 우종식(중앙약대) 변호사는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과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병원지원금 규제 법안의 타당성과 명료성, 실효성에 대해 설명했다.우종식 변호사는 현행 약사법은 일부 의사들의 불법 병원지원금 요청을 방치하고 병·의원, 약국 부동산을 매개로 한 분양 사기를 부추기는 맹점이 여실하다고 꼬집었다.병원·약국을 개설 완료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개설예정자 신분인 의·약사, 브로커는 처방전이나 특정 의약품 처방을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거나 주고받아도 이를 불법으로 간주할 법적 근거가 전무하다는 게 우 변호사 지적이다.이는 결국 의·약사, 브로커가 개설예정자라는 법적·신분적 맹점을 악용해 지원금을 수수하고 환자 과잉진료와 건강보험재정 누수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했다.우 변호사는 "지금 약사법은 개설을 완료한 의·약사가 처방전 등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는 행위만 불법으로 규정하고 처벌할 수 있게 했다"면서 "개설예정자 간 병원지원금 수수는 불법에 해당하지 않아 검찰이 기소조차 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우 변호사는 "이런 환경에서 약국 부동산을 잡아야 하는 약사는 절대적 약자일 수 밖에 없고, 의사는 의료기관 개설을 미끼로 돈을 뜯어 내거나 사기를 칠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이번 약사법 개정안은 그야말로 일부 의사의 갑질을 직격하는 법안"이라고 피력했다.법안에 대한 실효성 논란과 모호성 지적에 대해 우 변호사는 "논란의 여지없이 법안은 효과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불법 지원금을 요구하는 의사와 중간에서 수수료 이익을 챙기는 브로커, 지원금을 뜯기는 약사가 서로 이해갈등 없이 완벽하게 담합해 불법 병원지원금을 주고 받는 케이스까지 법안이 잡아내긴 역부족이겠지만, 입법이 완료되면 이를 제외한 수 많은 사례에서 의사와 약사, 브로커가 상호 감시하고 병원지원금 수수 행위를 앞다퉈 고발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다는 게 우 변호사 진단이다.특히 국회에서 논쟁거리가 된 처벌 대상의 모호성에 대해서도 우 변호사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법사위 심사 당시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의료기관·약국 개설을 채 마치지 않은 개설예정자를 불법 대상을 규정하고 처벌하는 것은 과잉규제라고 비판했다.무엇보다 입법이 필요하다는 복지부를 향해서는 병원·약국 개설예정자를 언제부터, 어떤 기준으로 특정할 수 있는지 불특정하고 모호하다고 반박했다.이 같은 유상범 의원 주장은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가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 문제의식과 궤를 같이하는 상황이다.우 변호사는 법안이 불법을 행위로 특정하는 만큼 사전수뢰죄와 명백하게 구분되고 명확성의 원칙에 반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병원지원금 처벌 대상이 개설예정자인지 개설완료자인지 다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우 변호사는 "법안을 잘 살펴보면, 개설예정자를 처벌하는 게 아니라, 개설예정자 신분으로 돈을 요구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게 핵심"이라며 "이 행위를 특정하는 것은 너무 쉬운 일이다. 개설예정자에 매몰되다 보니 모호하다는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우 변호사는 "법안은 의사, 브로커, 약사 간 병원지원금 수수 연결고리를 끊어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면서 "개설완료 여부와 법안은 관련이 없다. 병원 개설을 안 할 의사가 브로커를 통해 약사에 금품을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사기이며, 개설을 대가로 지원금을 요구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부연했다.그는 "개설예정자를 언제부터 어떻게 특정할 수 있는지 여부도 전혀 상관이 없다. 개설예정자라면 당연히 의사이거나 약사일 것이고, 병원·약국 개설권한을 보유한 의·약사 간 금품수수를 논의하는 것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게 병원지원금 금지법의 내용이자 목표"라며 "이 때문에 병원을 개설할 생각이 없거나 신용불량자인 의사가 약사를 범죄 대상으로 삼고 브로커를 통해 지원금을 요구하는 범죄 사례도 크게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나아가 우 변호사는 이번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하지 못하면 사실상 병원지원금을 요구하는 관행은 한층 더 공고해지고 사기 사례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설예정자 신분으로 금품을 주고 받는 것을 처벌하는 입법이 무산됐다는 하나의 판례 수준의 정보들이 의료계와 약사회, 불법 브로커 시장에 유통될 것이란 취지다.우 변호사는 "(입법이 무산되면) 불법이 지금보다 더 날뛰게 될 것이다. 브로커들과 일부 의사들은 더 신나게 됐다. 개설예정자는 병원지원금을 요구해도 처벌되지 않는다는 근거를 확보했기 때문"이라며 "이 법은 약사법 위반을 넘어서 사기까지 연결이 되는 고리를 끊는다. 병원지원금을 요구할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당장 현금이 필요한 의사가 약사들을 대상으로 당당히 고액 병원지원금을 요구하고, 돈을 받고 나서는 의원 개설을 하지 않는 사례도 많다"고 내다 봤다.이어 "이 법안의 실효성이 정말 높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병원지원금이 요구된 약국 매물에 대한 물리적 증거를 해당 매물 계약을 시도했던 여러 명의 약사가 확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며 "내부고발자 처벌 경감 조항과 외부고발자 특례 조항을 담고 있어 약국 부동산 시장을 깨끗하게 만드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2023-08-16 14:20:50이정환 -
"성장호르몬제 한국 최우선 공급...디지털솔루션 제공"[데일리팜=정새임 기자] 한국의 성장호르몬 주사제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저출산으로 소아청소년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아이 한 명에게 투자하는 비용이 커지며 성장호르몬 주사제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성장판 검사의 대중화도 시장 확대에 기여했다. 국내 성장호르몬 시장 규모는 4년새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아이큐비아 기준 작년 시장 규모는 약 2400억원에 달했다.국내 판매되는 성장호르몬 주사제는 모두 소마트로핀을 주성분으로 한다. 소마트로핀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으로 이 물질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으면 성장부전을 겪는다. 소마트로핀을 유전자재조합해 체내에서 동일한 작용을 일으키는 것이 성장호르몬 주사제다.주요 성장호르몬제 매출 변화(단위 억원, 자료 아이큐비아). 과거 외국산이 장악했던 이 시장은 품절 이슈가 이어지며 국내사에 자리를 내줬다. 유트로핀(LG화학), 그로트로핀(동아에스티)이 매출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글로벌 성장호르몬 치료 시장에서 1위인 머크의 '싸이젠'도 국내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매출을 좀처럼 확대하지 못했다. 치료용 시장이 더 큰 글로벌과 달리 비급여 비중이 더 큰 한국에서는 가격과 마케팅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머크는 디지털을 접목한 e-health 솔루션으로 시장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미 14년 전부터 전자 자동화 투약과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이지포드' 디바이스로 디지털화를 주도해온 머크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자가주사 트레이닝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데일리팜은 7년째 싸이젠 마케팅을 맡고 있는 황인겸 한국머크 바이오파마 내분비사업부 총괄을 만나 싸이젠의 마케팅 전략을 들어봤다.황인겸 한국머크 바이오파마 내분비사업부 총괄. -국내 성장호르몬제의 급여/비급여 처방 비중이 어떻게 되나=3.5 대 6.5 정도로 집계된다. 국내에서는 급여 조건이 '해당 역연령의 3퍼센타일 이하 신장'인데, 실제 보험급여를 받으려면 더 많은 조건이 필요하다. 일부 급여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 환자 중에도 성장호르몬 치료가 필요하다고 보여지는 경우가 있어서 비급여로 치료를 받기도 한다.-성장호르몬 시장이 급격히 커지며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머크가 국내 시장에서 집중하는 포인트나 차별점이 있나=대표적으로 e-health 시스템이 있다. 머크가 성장호르몬 치료 시장에서 글로벌 판매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던 주요 전략으로 성장호르몬 치료제 주요 환자인 소아.청소년의 특성을 지속적으로 파악해 디바이스 및 디지털 솔루션에 접목해 왔다는 점을 꼽고 싶다.성장호르몬은 매일 투약해야 하지만 부모가 맞벌이 등으로 관리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어린 환자들은 스스로 정확한 투약과 모니터링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를 위해 머크에서는 투약 기록을 꾸준히 관리하고, 치료 공포심을 없애는 방향으로 다양한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전자 자동화 투약과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이지포드, 자동화 투약기기와 연결되는 '이지포트 커넥트', 이지포드 AR, 그로우링크와 간편한 펜 타입 '알루에타펜' 등이 있다.조만간 알루에타펜의 투약 기록을 모바일로 전송해 확인할 수 있는 디바이스도 새롭게 소개할 계획이다. 앱과 디바이스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며 더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와 기능을 갖춰나가고 있다.-e-health 시스템에 대한 시장 반응은 어떤가?'꼭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도 있을 것 같다.=e-health 시스템이 투약 환경을 서서히 바꿔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스마트워치가 처음 나왔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그 필요성을 잘 체감하지 못했다. 걸음과 건강행동 등을 워치가 트래킹해주는 것을 경험하면서 서비스의 가치가 점점 공고해지고 있다.e-health도 이와 유사하다. 투약 데이터의 트래킹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더 정확한 치료와 결과 분석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경쟁사에서도 최근 이러한 앱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고 알고 있다. 앞으로는 시장의 흐름 디지털 기술과 e-health 시스템으로 이어지리라 본다.-경쟁사가 모두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차별화가 사라지는 것 아닌가?=환자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후발주자들이 많이 나와서 더 좋은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사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각각의 회사의 기술력과 경험치가 다르기 때문에 머크에 여전히 차별화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머크는 7~8년 이상 시장에서 부딪혀가면서 실제 현장에서의 피드백을 반영하며 서비스를 꾸준히 개선해왔다. 이러한 축적된 경험치 뿐만 아니라 해당 서비스에 대한 원천 기술도 모두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후발주자들이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노하우와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머크에 있어서 한국 시장의 중요도는 어느 정도인가.=성장호르몬 치료에서 한국 시장은 매우 중요하다. 현장 의료진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고 제품에 반영하기도 한다. 일례로 원래 싸이젠의 니들 타입이 31게이지에 5mm만 있었는데, 국내 의료진들의 피드백 중 32게이지 4mm가 적합한 환자들이 많아 니들 종류가 다양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를 글로벌에 전달해 한국에서 최초로 해당 니들을 론칭했다. 이후 다른 나라에서도 같은 니즈가 확인돼 해외로 역출시가 됐다.제품 개발에서도 한국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다. 투약할 때 노래가 나오도록 하거나 투약기기에 스티커와 캐릭터를 부착하는 등 아이들의 선호도를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한국 시장에서 시작돼 글로벌 전체에 적용된 사례다.-우리나라에서 국산 제품들의 점유율이 높아진 배경이 해외 제품들의 잦은 품절이었다. 싸이젠 공급 우려는 없는가.=다국적 제약사의 경우 생산량을 급히 늘이는 일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머크 성장호르몬제에 있어 한국이 가장 주요한 국가이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공급을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 전체 생산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이상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상황이다.-최근 주1회 성장호르몬제도 등장하고 있다. 머크도 투약기간을 늘린 신제품 허가를 고려하고 있나.=기존 제제가 임상 현장에서 신뢰도가 높고, 오랜 시간 사용을 통해 검증된 안전성과 효과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으로 대체되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생각된다.특히 부모님들은 내 아이에게만은 효과와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된 제품을 사용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글로벌에서도 주 1회 투약 제품의 출시 이후에도 마켓 쉐어의 변화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선택에 신중한 모습이다.그래서 머크도 장기지속형 성장호르몬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추후 필요하다면 전략적 제휴를 통해 도입을 고려할 수 있다.2023-08-10 12:03:35정새임 -
"아침에 글쓰고 저녁엔 스피치 강사"…장대리의 이중생활장승재 건보공단 예산지사 대리.[데일리팜=이탁순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예산지사 보험급여팀에서 기타 징수금 환수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장승재 대리(36)는 평범한 6년차 직장인이다.하지만 그에게는 또 다른 직업이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스피치 강사가 그것이다. 민원을 처리하는 근무시간 외에 아침에는 글쓰고, 저녁에는 스피치 강사로 일하는 그의 정체는 무엇일까?사실 장 대리는 공단 입사를 위해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을지대학교에서 병원경영을 배우며 건보공단 입사를 꿈꿔왔다. 졸업 이후 명지병원, 대한병원협회 등에서 일했고, 2016년 공단 행정직에 합격했다. 그는 공단이 평생 직업이라고 말한다.스피치 강사로 일하게 된 건 대학시절 총학생회장 도전이 우연한 계기가 됐다. 말을 잘 하고 싶어 평생교육원에서 스피치 지도사 강의를 듣다가 세계적인 강연 프로그램 TED 강연을 알게 됐다. 여러 기업들이 후원하는 TED 강연에는 최고의 명사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장 대리는 한국에서 진행한 TEDx 강연에 우연한 기회로 스탭으로 일하게 되면서 총학생회장보다는 스피치 강사를 꿈꾸게 됐다."스탭으로 열심히 참여하다 보니 좋은 강연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이후 직접 강연할 수 있는 기회가 한 두 번 주어지더니 현재에 이르게 됐지요."그는 퇴근 후 세종시민대학, 충남교육청평생교육원 등에서 소통에 관해 강의를 하고 있다. 강의제목은 '일잘러는 이렇게 말한다'로, 주로 말 잘하는 법에 대해 가르친다.말 잘하는 법은 알고 있던 장 대리, 이번엔 글 잘 쓰는 법을 알고 싶었다."글쓰기를 배운 적은 없었어요. 공단 일을 하면서 받는 민원 스트레스를 남들한테 말하기는 어려워서, 대신 글을 통해 풀고자 했었어요. 그러다 '대통령의 글쓰기(저자 강원국)'란 책을 읽다가 글을 잘 쓰려면 강준만 전북대 교수의 글을 필사해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3년 동안 강 교수님이 기고한 한겨레 칼럼을 필사했어요. 그 이후 글쓰는 게 재밌더라고요."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어려워지자 그는 출근 전 한 시간씩 글을 쓰게 됐고, 3개월이 되니 책을 낼 만큼 쌓였다. 이에 여러 출판사에 투고 요청을 한 끝에 2021년 첫 책을 낼 수 있었다.제목은 '슬기로운 집콕 스피치'로, 그의 장점을 살린 소통과 관련한 말하기 에세이집이다. 그런데 이 책이 석 달 동안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예기치 않은 인기를 얻었다.이후 출판사 등지에서 연락이 많이 왔었는데, 오히려 이것이 그에겐 또 다른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래서 두번째 책 '세상 부르기'는 전자책으로 자가 출판했다.세번째 책은 조만간 출판사를 통해 나온다. 그에게 이 책이 더 소중한 건 아기를 출산한 이후 아내가 책 겉표지를 디자인했기 때문이다."올해 3월에 딸을 출산했어요. 결혼하고 3년 만에 만난 소중한 아이예요. 현재는 아내와 함께 아기를 보기 위해 육아휴직 중입니다. 이번 책은 청년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심리 에세이인데, '나도 서른은 처음이라'가 책 제목이에요. 이번 책의 수익은 전액 소아 장애를 위해 기부할 생각입니다."장 대리는 1년에 한 번씩 책을 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긴 인세 수익은 기부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저는 책 쓰는 것에 대한 즐거움이 있고, 글은 오래 남기 때문에 누구한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아내랑 상의해 인세 수익에 대해서는 취약계층에 기부하기로 했습니다."공단 일도, 글쓰기도, 강사도 모두 쉬지 않고 하고 싶다는 장 대리.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지만, 남을 위한 마음도 큰 만큼 그의 앞으로 활동을 응원해 본다.2023-08-02 15:21:35이탁순 -
승무원 출신 약사의 새로운 꿈을 향한 '두번째 비행'[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승무원으로 일하며 슬럼프를 벗어나기 위한 공부가 시작이었다. 처음엔 영어와 중국어 공부로 시작했고, 영양사 면허까지 따며 자신감이 붙었다. 대학 동기들과 얘기를 나누며 약사의 꿈을 꿨고 2015년 사직서를 제출했다.2년 동안 약대 입학을 준비했고 31살 늦깎이 약대생이 됐다. 올해 약사국가고시에 합격해 새내기 약사가 되기까지는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그동안은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이미애 약사. 데일리팜은 승무원 유니폼을 벗고 가운을 입게 된 이미애 약사(순천대 약대·35)를 만나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경희대 식품생명공학과를 졸업하고 2012년 이스타항공에 입사한 이 약사의 꿈은 어려서부터 승무원이었다.“승무원이 싫어 퇴사한 건 아니었어요. 여느 직장인처럼 슬럼프가 오면서 외국어 공부를 했고 시험 점수를 갱신하면서 재미를 느꼈죠. 어떤 공부를 더 해볼까 찾다가 전공을 살려서 영양사 공부도 했죠.”영양사 면허시험을 합격한 뒤로도 이 약사는 새롭게 공부할 거리를 더 찾았다. 약대에 편입한 대학 동기들과 얘기를 나누며 약사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그때였다.“저는 경험주의자라서 도전하고 경험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대학 동기들 중에 약대에 간 친구들이 많아 얘기를 하다 약사에도 관심을 갖게 됐죠. 당시 항공사에서 승진 대상자였는데,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결정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했어요. 오랜 고민 끝에 결심을 하고 3년 2개월의 승무원 생활을 정리했습니다.”새로운 미래가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3번의 약대편입시험(PEET)을 보고 약대에 입학하기까지는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다.승무원 동기들의 승진, 길어지는 공부, 수험생으로서 가족들을 보는 부담감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약사가 될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었다.“지적인 호기심으로 하는 공부랑 시험을 준비하는 공부는 확실히 다르더라고요(웃음). 수차례 고비도 있었지만 다행히 이겨내고 2019년 순천대 약대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입학 동기들 중에 두 번째로 나이가 많았어요.”활발하고 긍정적인 성격 덕분에 학교 생활은 어렵지 않았다. 주변에선 늦은 나이라며 걱정했지만 이 약사에게 나이는 대수롭지 않았다.“스스로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조금 느리게 가고 있다고만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남들이 하지 않은 많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해요. 올해 국시를 보고 면허를 받았고, 지금은 경기도 약국 4곳에서 근무를 하고 있어요. 다양한 형태의 약국들이라 경험하며 배우고 있는데 다행히 적성에 잘 맞는 거 같습니다.”승무원으로서 익힌 승객 응대와 책임감, 의사소통 능력은 약사로서 일하는 데에도 큰 자산이 됐다. 새내기 약사지만 때로는 능숙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도 3년 2개월이라는 의미있는 시간 덕분이었다.“물론 승객과 환자는 달라요. 아무래도 몸이 불편해서 약국을 찾다 보니 좀 더 응대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죠. 하지만 승무원으로 일을 하고 교육을 받았던 시간들이 지금 많이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이 약사는 아직 진로를 확정 짓지는 않았다. 실무실습을 했던 외국계 제약사에도 관심을 갖고 있고, 한편으론 약국 운영도 꿈꾸고 있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아 서둘러 약국을 개국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약대 진학을 결정했을 때에도 경제적인 이유를 우선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약사로서 다양한 진로를 두고 고민하고 있었다.다만 약국을 운영하게 된다면 환자들에게 한 마디라도 더 해줄 수 있는 상담약국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과거 약국에서의 짧은 기억이 이 약사에겐 약국의 역할을 고민하는 순간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언젠가 약국을 운영할 수도 있을 텐데 그때엔 상담약국을 운영해보고 싶어요. 약대를 가기 전에 역류성 식도염을 심하게 앓았는데, 그때 갔던 약국에서 내게 식습관을 고쳐야 한다는 설명을 많이 했었어요. 지금 돌이켜보니 환자 한 명 한 명한테 그런 얘기를 해주는 게 힘든 일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나도 약국을 한다면 환자들에게 한마디라도 더 해주는 약사가 되고 싶어요. 다만 지금은 제약사에도 관심이 있고, 약사로서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한 진로를 놓고 고민 중입니다.”2023-08-01 17:27:33정흥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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