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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기다린 화이자, 입랜스·파슬로덱스 병용급여 근접왼쪽부터 입랜스, 버제니오, 키스칼리 [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약 2년을 기다려야 했던 화이자가 드디어 '입랜스'의 '파슬로덱스' 병용 보험급여 확대에 근접했다.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화이자의 인산화효소(CDK4/6)억제제 입랜스(팔보시클립)와 아스트라제네카의 파슬로덱스(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했다.양사 모두 지난해 상반기 급여 확대 신청을 각자 제출했으며 입랜스는 위험분담계약제(RSA, Risk Sharing Agreement) 확대, 파슬로덱스는 일반 급여 확대 트랙을 적용받게 된다.이에 따라 일반 등재 약물인 파슬로덱스는 심평원에서 재정영향 평가만을 받게 되지만 RSA 약물인 입랜스는 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을 진행해야 한다.◆입랜스+파슬로덱스 병용, 그간의 과정들=급여 확대까지 아직 관문이 남아 있지만 화이자 입장에서는 여기까지 오는데 우여곡절이 많았다.병용요법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는 이른바 '입랜스 논란'이 불거졌던 2017년부터 있었다. 그러나 입랜스가 같은해 11월 1차요법으로 갓 등재됐고 파슬로덱스는 단독등재도 이뤄지지 않았던 상황이었다.사실 파슬로덱스는 국내 허가된 지 10년이 넘은 약이다. 단독요법의 경우 비용효과성을 두고 보건당국과 회사 간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는데, 입랜스 병용요법이 주목받게 되면서 급여등재 요구가 늘기 시작했다.이같은 기류 속에서 병용의 첫 등재 시도는 2018년 상반기였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당시 단독등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입랜스·파슬로덱스 병용급여 신청을 냈으며 비슷한 시기에 화이자 역시 급여확대 신청을 접수했다.하지만 정부는 단독요법 미등재를 이유로 아스트라제네카에게는 급여신청 철회 요구를, 등재목록에 이름이 있던 화이자에게는 '반려' 통보를 보냈다.이후 아스트라제네카는 파슬로덱스 단독요법 등재를 위해 대체약제 가중평균가 이하 약가를 수용, 협상면제 트랙을 통해 지난해 4월 등재됐다. 화이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파슬로덱스의 급여 적용이 사실상 확정된 3월 두번째 병용 급여 확대 신청을 제출했고 이번에 약평위를 통과하게 됐다.◆경쟁약물의 진입…기다린 셈이 된 화이자=고군분투한 성과지만 화이자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도 있다. 파슬로덱스의 단독 등재를 기다리는 동안 후발 CDK4/6억제제가 허가를 받고 빠르게 등재 절차를 시작했기 때문이다.게다가 경쟁약물이 2개다. 첫번째는 릴리의 '버제니오(아베마시클립)'로 지난해 5월 식약처 승인 직후 등재 신청을 제출했다. CDK4/6억제제와 파슬로덱스 병용요법으로 등재된 약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버제니오는 이를 주 적응증으로 RSA 급여권 진입을 노릴 수 있게 됐다.두번째 약물은 노바티스의 '키스칼리(리보시클립)'이다. 이 약은 앞으 2개 약물과 달리, 적응증 상 파슬로덱스 병용시 1차요법 환자를 포함하고 있지만 폐경 전 여성은 제외돼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키스칼리는 지난해 10월 식약처 허가가 떨어졌는데, 이미 승인이 예정된 상황에서 등재 신청을 마쳤다.등재 절차 역시 그간 진전이 있었다. 버제니오는 지난해 9월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 현재 약평위 상정을 앞두고 있다. 허가가 가장 늦은 키스칼리 역시 지난달 암질심 관문을 넘었다.즉 정황상, CDK4/6억제제와 파슬로덱스 병용요법은 큰 차이 없이 3개 약물이 등재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약가협상 시기가 겹치게 될 확률도 있다.한 다국적제약사의 약가(MA, Market Access) 담당자는 "경쟁약물에 대한 등재 논의가 동시에 이뤄지면 정부가 협상력을 높여 재정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반대로 환자 입장에서는 기다리는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2020-02-20 06:20:46어윤호 -
리덕틸에 벨빅마저...험난한 비만약시장 도전스토리[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지난 10년간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굴곡이 많았다. 시장점유율 1위 '리덕틸'이 2010년 심혈관계 부작용 위험을 이유로 돌연 퇴출되면서 빈 자리를 채우려는 제약사들간 쟁탈전이 치열했다. 국내 기업들이 '기존 치료제보다 체중감량 효과가 뛰어나고 안전하다'는 신제품을 적극 도입하고, 당뇨병 치료제의 용법용량만 바꾼 '삭센다'의 등장으로 비만치료제 시장은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다.그런데 '벨빅'이 암발병 위험 증가 사유로 시장철수 수순을 밟으면서 찬 물을 끼얹었다. 한때 시장을 주름잡던 대형 품목들이 연달아 안전성 문제에 발목이 잡히면서 시장 자체가 위축될지 모른다는 긴장감이 감돈다. 벨빅 퇴출로 반사이익을 누릴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비만시장 10년만에 규모회복...'벨빅' 안전성 논란에 찬물20일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35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5.4% 늘었다. 지난 2017년 4분기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2년 여만에 70% 이상 확대됐다. 3분기 누계 시장규모는 1009억원이다. 지난 2009년 이후 10년만에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원 고지를 넘었다.일동제약 '벨빅'에 이어 광동제약이 동아에스티와 손잡고 '콘트라브'(성분명 부프로피온/날트렉손)를 발매하는 등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한 비만신약을 도입하고,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친 데 이어 GLP-1 기반 당뇨병 치료제 빅토자의 용법용량만 바꾼 '삭센다'가 등장하면서 예전 기세를 회복했다는 분석이다.2010-2019년 비만치료제 시장 분기별 매출 추이(단위: 억원, 자료: 아이큐비아) 그런데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비만치료제 시장에 다시금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한때 국내 비만치료제 매출 1위에 올랐던 '벨빅'(성분명 로카세린)이 시장퇴출 수순을 밟으면서다.미국식품의약품국(FDA)은 지난 13일(현지시각) 원개발사인 에자이에 '벨빅'의 시장철수를 요청했다. 비만 환자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CAMELLIA-TIMI 61 임상에서 암 발병 위험 증가 소견이 관찰됐다는 이유다.CAMELLIA-TIMI 61은 본래 벨빅의 장기 효과와 심혈관계 안전성을 평가하려는 취지에서 기획된 글로벌 임상시험이다. 2014년 1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전 세계 8개국 473개 의료기관에서 제2형 당뇨병 등 심혈관계 위험인자를 지닌 비만한 성인 1만2000여 명을 벨빅 또는 위약복용군으로 나눈 뒤 심혈관계 원인에 의한 사망과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주요심혈관사건(MACE) 발생률 등을 비교했다.2년 전 유럽심장학회(ESC 2018) 당시만 해도 벨빅 복용군의 MACE 발생률이 6.1%,로 위약군(6.2%)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는 결과를 발표하면서 안전성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2018년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에 발표된 벨빅의 CAMELLIA-TIMI 61 연구 결과(자료: NEJM 2018;379:1107-1117) 하지만 FDA에 따르면 2018년 6월까지 관찰기간을 늘린 최신 분석에서 벨빅 복용군의 원발암 발생률(462명, 7.7%)이 위약군(423명, 7.1%)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벨빅 복용군은 췌장암, 대장암, 폐암 등 일부 암종의 발생률이 높았고, 치료기간이 증가할수록 위약군과 암 발생률 차이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FDA는 의료진들에게 "벨빅 처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벨빅을 복용 중인 환자들에게 연락해 임상시험 중 암 발생 위험이 증가했음을 알리고, 복용을 중단하도록 조치하라"고 권고했다. 다만 벨빅 복용이 암 위험 증가에 직접 관여한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으며, 벨빅을 복용했다는 이유로 별도의 선별검사(screening)를 받을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FDA의 이같은 조치에 국내 시장도 빠르게 반응했다. '벨빅' 판매를 담당하는 일동제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벨빅 판매나 처방중단과 관련한 공식입장을 결정하기에 앞서 선제적으로 벨빅정과 벨빅XR정 2개 품목의 판매중단 결정을 내렸다.같은 날 식약처도 "로카세린 성분 의약품의 위해성(암 발생 위험 증가)이 유익성(체중조절 보조)을 상회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판매중지와 함께 회수·폐기를 결정했다.◆시부트라민 퇴출 이후 시장부진 장기화...안전성 갈증↑기대를 모았던 비만약 퇴출은 처음이 아니다. 과거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름잡았던 식욕억제제 '시부트라민' 성분 의약품이 지난 2010년 9월 안전성 문제로 퇴출된 이후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장기 부진에 빠졌다.시부트라민 비극은 2010년 1월 유럽의약품청(EMA)이 애보트가 2003년부터 98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결과 '리덕틸'(성분명 시부트라민) 복용 환자의 11.4%에서 심장발작 등 심혈관계 위험이 증가했다는 이유로 판매중단을 결정하면서 촉발됐다.국내 식약처는 EMA 조치 이후 시부트라민 처방 자제를 경고하고 시장에는 잔류토록 허용했는데, 같은 해 10월 미국 FDA마저 "시부트라민의 유익성이 위험을 초과한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자 판매금지 결정을 내렸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순) 시부트라민 성분의 리덕틸, 리포머, 실크라민, 슬리머, 슈랑커, 시부펙스 제품사진 당시 '리덕틸'을 비롯해 한미약품의 '슬리머', 동아제약의 '슈랑커', 종근당의 '실크라민', 대웅제약의 '엔비유', 유한양행의 '리덕타민' 등 39개사 60개 품목이 직격탄을 입었다.아이큐비아의 분기별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를 보면 2009년 2분기 282억원에서 시부트라민 성분 의약품 퇴출을 겪고 난 2011년 2분기 139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시부트라민의 공백만큼 시장규모가 축소한 셈이다.국내 시장 영향력은 미미했지만 시부트라민 이전에는 '암페타민'이 의존성, 남용 우려로 일찌감치 처방중단됐다. 펜터민과 펜플루라민을 함께 복용하는 '펜-펜요법'은 심장판막이상 등 심혈관계 부작용을 이유로 FDA로부터 제조, 판매금지 처분을 받았다.펜터민, 펜디펜트라진 성분의 향정신성의약품은 환각, 우울감과 같은 부작용 발생 우려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로슈의 지방분해억제제 '제니칼(성분명 올리스탯트)'은 한때 우리나라가 미국에 이어 매출 2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를 끌었지만, 간손상 위험과 지용성 비타민제를 별도 복용해야 한다는 불편감으로 인해 성장세를 멈췄다.이 같은 일련의 사태는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시장에서 '효과가 좋고 안전한 비만치료제'에 대한 갈증을 키웠다. FDA는 비만치료제를 허가하는 조건으로 5% 이상의 체중감량 효과를 입증한 임상시험 결과 외에 추가 임상을 통해 약물의 지속적인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도록 요구하면서 허가기준을 강화하기에 이르렀다.2020-02-20 06:20:40안경진 -
녹십자, 페리덱스 등 연고 3종 공급가 20% 인상[데일리팜=정혜진 기자] GC녹십자가 '페리덱스'·'바스포'·'후시메드' 등 일반의약품 연고 3종 공급가를 20% 인상한다.GC녹십자는 최근 거래업체와 도매업체에 이같은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인상된 공급가는 4월 1일부터 적용된다.GC녹십자 관계자는 "원가, 재료비 상승에 따라 판매가 20%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페리덱스연고'는 구내염치료제로 미란 또는 궤양을 수반하는 난치성 구내염, 설염에 효능을 허가받았다. 덱사메타손이 주성분이다.바르는 항생제 '바스포연고'는 바시트라신이 주성분이며, 경미한 베인 상처, 긁힌 상처, 화상의 감염방지 등 상처치료에 두루 쓰인다. 퓨시드산나트륨이 주성분인 '후시메드연고'도 화상, 피부상처에 널리 쓰이며 여드름치료에도 사용되고 있다.2020-02-19 15:22:32정혜진 -
지엘파마 졸음예방약 타이밍정...옛 명성 되찾을까최근 리뉴얼된 타이밍정 [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졸음 예방 일반의약품 '타이밍(정)'이 올해 상반기 재출시를 앞두고 있다.지엘파마(대표 최상규·구 크라운제약)는 당초 2018년 10월 식약처 재허가를 획득하고, 2019년 3월 약국 론칭을 계획했지만 생산공정·조성물 개선에 따른 허가변경(2019. 9)으로 출시가 1년여 가량 지연됐다.1980년대 선보인 타이밍정은 졸음 예방약의 '대명사'로 생산직 근로자·수험생들을 중심으로 소비층을 형성하다 회사 여건 상 판매 중단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2017년 지엘팜텍(대표 왕훈식)이 크라운제약을 인수하면서 새롭게 재허가 작업이 시작됐다.타이밍정 주성분은 무수카페인 50mg으로 각성 효과에 따른 졸음 예방 적응증을 가지고 있다. 1회 100~300mg을 1일 1~3회 경구투여 한다.무수카페인은 '수분이 없는(無水)' 상태의 카페인으로 자양강장제 박카스와 감기약 판콜 등의 일반약에도 30mg이 첨가될 정도로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비교적 안전한 약물이다. 두통, 편두통, 각성 작용을 나타내는 약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크라운제약이 1980년대 당시 판매했던 졸음예방약 타이밍정 광고 이미지. 타이밍정의 TPO전략(Time·Place·Occasion)은 공항·항만·터미널 등 교통요충 지역 인근 약국을 통한 파일럿·선원·버스·트럭·택시 운전기사 등을 주요 타깃으로 설정하고 있다.최근 고속도로·국도를 막론한 대형 차량 운전자들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인명피해 사례가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타이밍정의 출시는 새로운 대안점 중 하나로 평가된다.최상규 지엘파마 대표는 "25년여 만에 리뉴얼 재출시 되는 타이밍정에 대한 기대가 크다. 현재 국내 굴지의 일반약 전문 제약사와의 코마케팅은 물론 직거래 영업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조만간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2020-02-19 06:19:02노병철 -
편두통 신약 '엠겔러티', 종합병원 진입 박차[데일리팜=어윤호 기자] 비급여 출시된 편두통 신약 '엠겔러티'가 빠르게 종합병원 처방권에 진입하고 있다.관련업계에 따르면 CGRP 표적 편두통 예방 약물 엠겔러티(갈카네주맙)는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빅5 종병 중 서울대병원과 신촌세브란스병원, 그외 강북삼성병원, 동탄섬싱병원, 노원을지대학교병원의 약사위원회(DC, drug commitee)를 통과했다.이 약은 뇌에서 편두통 증상을 유발하는데 주요 역할을 하는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분자에 결합해 수용체와의 결합을 차단하는 인간화 단일클론 항체 약물이다. 해당 계열로는 국내 최초진입 약제다.국내에서는 지난해 4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 같은해 9월 승인됐다. 또 최근에는 우발성 군발두통 치료제로 미국 식 FDA 품목허가를 추가 획득하기도 했다.앰겔러티 허가는 삽화편두통환자(월 평균 편두통 일수 4~14일) 1773명이 6개월 간 참여한 EVOLVE-1과 EVOLVE-2 연구와, 만성편두통환자(월 평균 두통 일수 15일, 편두통 일수 8일 이상) 1113명이 3개월 간 참여한 REGAIN 연구를 기반으로 이뤄졌다.삽화편두통환자 대상 두 건의 임상을 통해 6개월 간 월 평균 편두통 발생 일수를 비교한 변화 전반에서 베이스라인(앰겔러티 투여군 9.2일, 위약 투여군 9.1일)과 비교해 편두통 치료에 대한 앰겔러티 투여군의 위약 대비 치료 유익성을 입증했다.특히 한국인이 참여한 EVOLVE-2 임상 연구에서는 앰겔러티 투여군(226명)에서 6개월 간 월 평균 편두통 발생 일수가 위약군(450명) 대비 2일 더 감소했고(앰겔러티군 4.3일, 위약군 2.3일), 6개월 간 편두통 발생 일수가 50% 감소한 앰겔러티 투여 환자는 59%(위약군 36%), 75% 이상 감소한 환자는 34%(위약군 18%), 100% 감소한 환자는 12%(위약군 6%)였다.주민경 신촌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편두통은 상상 이상의 고통으로 환자 삶의 질을 저해한다. 월 4~5일 이상의 편두통을 경험하는 환자는 예방치료를 통해 삶의 질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그간 고혈압, 뇌전증 약물 등이 예방치료에 권고됐던 상황에서 앰겔러티의 출시는 고무적이다"라고 설명했다.한편 CGRP계열 치료제의 상용화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임겔러티 외에도 노바티스와 암젠이 공동개발한 '에이모빅(에레뉴맙)', 테바의 '아조비(프레마네주맙)' 등 약물들이 시장에 진입한 상태다.2020-02-19 06:15:41어윤호 -
'유럽시장 홀로서기' 셀트리온 "첫해 점유율 10% 목표"김호웅 셀트리온헬스케어 의학·마케팅본부장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셀트리온그룹이 올해 유럽에서 홀로서기 행보를 본격화 한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의 해외 유통을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유럽 주요국가에 설립된 14개 법인을 통해 '램시마SC'를 직접 판매한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이번달 독일을 시작으로 다음달 영국, 네덜란드 등 주요 시장에서 램시마SC를 순차 출시하고, 연말까지 유럽 전역으로 판매망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유럽 전역에 직판망을 구축한 다음에는 캐나다와 미국도 직판 체제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김호웅 셀트리온헬스케어 의학·마케팅본부장(전무)을 14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크론병대장염학회 연례학술대회(ECCO 2020) 현장에서 만났다. 학회기간 내내 빡빡한 일정을 소화 중이라는 김 본부장은 "몇년새 회사의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임상자문단을 꾸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내로라 하는 연구자들이 먼저 임상참여에 관심을 보여온다"며 "바쁘긴 하지만 재미있고 신이 난다"는 소감을 밝혔다.램시마SC의 직접 판매는 유럽 시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인프라가 충분하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결정이다.김 본부장은 "어느 회사나 현 상황에서 제품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지 않나. 첫 제품인 램시마를 유럽 시장에 발매한지 올해 7년차를 맞았다"며 "(직판을 시작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직판 체제로 전환할 경우 직접적으로 기대되는 효과는 수익률 극대화다. 파트너사와 협업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발생했던 수익배분이 사라지고, 의약품가격 결정 등 유연성이 배가될 수 있다.실제 '램시마SC'는 각 국의 규제기관으로부터 인플릭시맙 성분의 강점과 피하주사제라는 편의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통상 유럽 국가들이 의약품가격을 정할 때 기존 약제와 비교하는 등의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치는데, '램시마SC'의 경우 '휴미라' 투여 후 내성이 생겼거나 치료효과가 떨어지는 환자들에게 중간 단계 옵션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장점 등이 반영되면서 만족스러운 수준의 가격이 책정됐다는 설명이다.김 본부장은 올해 연말까지 유럽 TNF-α 억제제 시장 내 '램시마SC'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가 집계한 전 세계 TNF-α 억제제 시장규모는 약 50조원이다. 그 중 유럽이 20% 비중으로, 10조원가량을 차지한다. 바이오시밀러 출시 후 시장규모가 축소됐음을 감안하더라도 7조원 남짓 정도로 시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작년 11월에 첫 적응증으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 대한 사용 허가를 받았고, 올해 6~9월경에는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등 염증성장질환(IBD) 적응증 확대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김 본부장은 "영국을 예로 들면 첫 제품인 램시마가 인플릭시맵 시장에서 90%에 가까운 점유율로 올라가는 데 10개월이 걸렸다. 두 번째 제품인 트룩시마는 오리지널을 넘어서기까지 기간이 6개월까지 단축됐다"며 "경험치가 쌓이면서 시장침투에 가속도가 붙었다"라고 소개했다.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에 이어 네 번째로 선보이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램시마SC'가 기존 램시마보다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인플릭시맵 최초의 피하주사제라는 강점 덕분에 휴미라 등 성분이 다른 TNF 알파 억제제 시장 전체를 공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최근에는 환자들의 편의성을 배가시키고 질병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약물농도, 약물에 대한 항체(ADA) 농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모니터링 키트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유투브 동영상 등 마케팅 전략 다변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김 본부장은 "램시마SC는 피하주사 제형임에도 혈중약물농도가 높게 유지된다. 덕분에 치료효과가 뛰어나고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에게 획기적인(innovative) 인플릭시맵을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2020-02-18 06:15:40안경진 -
유통협, '과징금 개선' 위해 TF구성..."투트랙 전략"[데일리팜=정혜진 기자] 유통협회가 정부의 과징금 개선안 문제를 전담하는 TF를 구성한다. 회장단과 TF가 투트랙으로 움직여 도매업체 과징금 기준의 과도한 인상을 막겠다는 복안이다.한국의약품유통협회(회장 조선혜, 이하 유통협회)는 협회 내 미래발전위원회 위원들을 주축으로 TF팀을 구성해 과징금 개선 문제를 두고 정부 설득에 나서기러 최근 결정했다.복지부는 현재 병원, 약국, 도매업체, 제약사 등의 관련 단체에 과징금 상향 조정안을 전달하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복지부가 과징금 상향을 추진하는 이유는 지난 메르스 사태 때 삼성의료원의 과징금이 지나치게 낮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전염병 확산 상황에서 의료기관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 삼성의료원이 영업정지 처분을 갈음하기 위해 납부한 과징금이 806만원인데,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부과기준이라는 의견이다.복지부는 기타 요양기관과 도매업체, 제약사 등에 새로운 과징금 기준을 제시했다. 최근 입법예고된 개정안에 따르면 도매업체 과징금 기준은 최고매출액 200억 원 이상으로 매출구간은 변동 없으나, 최고 구간 과징금이 57만원에서 224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도매업계는 개편된 과징금 산정기준이 도매업체 형균 순수익률 3.5%를 기준으로 한 점이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협회는 상향 조정된 과징금을 줄이고자 복지부와 논의를 거듭하고 있지만 진전이 없자, 최근 열린 최종이사회에서 TF 구성안이 건의됐다.TF는 과징금 인상률을 비롯해 부당한 행정처분 적용 사례, 행정처분 항목 개선 등 근거와 자료 중심의 개선안을 마련해 유통협회 회장단과 함께 정부를 설득할 예정이다. TF와 회장단,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다만 현재 코로나19 사태에 정부 다수 인력이 집중돼 정부와 유통협회 논의가 재개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유통협회 관계자는 "젊은 임원들이 주축이 되어 관련 내용을 회장단에 보고하고 함께 대안을 마련하겠다"며 "과징금 인하보다는 행정처분 항목 수정이 좀 더 현실적인 방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2020-02-17 18:03:25정혜진 -
'타그리소' 작년 글로벌매출 3.8조...전년비 70%↑타그리소[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아스트라제네카의 표적항암제 '타그리소'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4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냈다. EGFR 변이를 동반한 비소세포폐암(NSLCC) 환자의 1차치료제 적응증을 추가한 이후 빠른 속도로 시장규모를 키우면서 회사 매출성장을 견인했다.14일(현지시각) 아스트라제네카의 실적발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66억6400만달러(약 7조8680억원)의 매출을 냈다. 전년동기대비 4% 증가하면서 지난 3분기에 이어 분기매출 신기록을 경신했다.지난해 누계매출은 243억8400만달러로 전년보다 10% 올랐다. 항암제와 호흡기계, 심혈관계 등 3개 사업부의 핵심제품이 고르게 성장하고, 중국 등 신흥시장과 일본, 미국 등 유럽 지역을 제외한 해외 매출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실적상승을 주도했다는 분석이다.파스칼 소리오트(Pascal Soriot)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이 성장하고 신제품들이 선전하면서 지난해 고무적인 매출실적을 달성했다. 다이이찌산쿄와 공동 개발한 유방암 신약 '엔허투(Enhertu)와 백혈병 신약 '칼퀀스' 등을 허가받고, 중국에서 '린파자'를 난소암 1차치료제로 허가받는 등 긍정적인 성과를 얻었다"라고 밝혔다.타그리소의 글로벌 분기매출 추이(자료: 아스트라제네카) 아스트라제네카 매출을 끌어올린 대표품목은 폐암치료제 '타그리소'다. 타그리소는 지난해 4분기에만 글로벌 시장에서 8억8400만달러(약 1조435억원)를 벌어들였다. 전년동기대비 49% 성장하면서 회사의 간판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누계매출은 31억8900만달러(약 3조7643억원)로 전년보다 71% 늘었다.타그리소는 EGFR 변이를 동반한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에게 사용되는 약이다. '이레사', '타쎄바', '지오트립' 등 1·2세대 EGFR 티로신키나아제억제제(TKI) 복용 후 내성(T790M 변이) 생긴 환자의 2차치료제로 최초 허가를 받았지만, 지난해부터 EGFR 변이를 동반한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1차치료제로 허가받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매출성장세가 가팔라졌다.콘퍼런스콜에 따르면 4분기 기준 타그리소를 1차치료제로 허가한 국가는 80개국이다. 그 중 18개국만이 1차적응증에 대해 급여를 적용하고 있다.회사 측은 여전히 폐암 1차적응증에 대해 급여를 적용하지 않은 국가가 많다는 점에서 향후 매출성장 잠재력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연말에는 중국 국가의료보험(NRDL)에 타그리소가 폐암 1차치료제로 등재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타그리소는 국내에서도 폐암 1차요법에 급여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작년 10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1차치료 급여확대 신청 결과 '보류' 판정을 받은 이후 전체생존기간(OS)에 대한 추가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영국에서는 올해 초 보건임상연구원(NICE)으로부터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치료제로서 급여권 진입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에서 제시한 표시가격이 30정에 5770파운드(약 885만원) 지나치게 비싸 비용효과성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사유다.2020-02-17 12:15:43안경진 -
한국코와 "케라티나민크림, 손씻기후 보습관리에 효과"케라티나민크림 제품사진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한국코와는 손씻기 후 보습관리에 케라티나민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17일 밝혔다.'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손소독제와 비누를 사용한 꼼꼼한 손씻기가 권장되지만, 동시에 피지와 각질층 손상에 따른 피부건조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건조로 인한 피부균열 또한 바이러스와 세균이 들어갈 수 있는 위험요소라는 점도 적절한 보습관리의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건조한 피부는 피부장벽 형성에 필요한 유분과 천연 보습인자가 감소해 유수분 균형이 깨진 상태를 밸런스가 깨진 상태를 의미한다. 차고 건조한 날씨, 노화로 인한 피지 분비량 감소 등이 주원인으로, 피부의 유분 보호막이 감소되면 세균감염을 비롯한 각종 트러블이 발생하기 쉬워진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수분 뿐 아니라 적당한 유분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한국코와의 '케라티나민 코와 더블유크림'은 우레아, 감마오리자놀, 글리시레틴산 3가지 복합성분의 보습 크림이다. 국내에서 일반의약품으로 유통되는 우레아크림 중 유일하게 감마오리자놀 성분을 함유한다. 감마오리자놀은 쌀겨에 포함되어있는 유성 성분으로 피지선 활성화 작용에 대한 기대를 받고 있다.한국코와 관계자는 "항산화 성분으로 잘 알려진 감마오리자놀은 피지선을 확대하고 피지선 세포를 증가시켜 피부를 보호하는 양질의 유분을 만들어준다. 유분장벽을 통해 외부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며 "케라티나민 크림은 거칠어진 손과 발뒤꿈치, 팔꿈치 등의 각화증에 뛰어난 효과를 발휘할 뿐 아니라 항염증 작용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2020-02-17 10:18:19안경진 -
약정원·IMS 무죄 판결...제약업계, 정보사업 확대될까[데일리팜=정혜진 기자] 의료정보의 빅데이터 사업 관계자들이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제약업계 데이터 사업이 활성화될 지 주목된다.때마침 개인과 기업이 정보를 활용하는 데 있어 중복 규제를 없애는 '데이터 3법'도 국회를 통과하면서, 제약업계 빅데이터 산업이 무르익을 법적·제도적 환경이 갖춰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정보 판매·구입한 관계자들 대부분 '무죄' 판결검찰이 약정원,한국IMS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제출한 환자 데이터 출력물.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4일 환자의 처방·조제 정보를 취합·가공·판매·구입한 대한약사회 약학정보원과 한국IMS 관계자 대부분에게 무죄를 선고했다.사건은 검찰이 약학정보원(이하 약정원)과 한국IMS(현 아이큐비아, 이하 IMS), 지누스를 기소하며 시작됐다. 약정원은 약국 조제 정보를, 지누스는 병의원 처방 정보를 익명화해 IMS에 판매했다. IMS는 가공된 처방·조제 정보를 제약사들에게 판매했고 제약사들은 이를 마케팅에 활용했다.사건은 국내에 개인정보보호법이 도입된 후 처음으로 진행된 대규모 환자 의료정보 빅데이터 사업의 법적 타당성을 따진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담당 검사는 관계자들에게 각각 3~5년의 중형을 구형했으며, 증거로 동원된 환자 정보도 50억 건에 달했다.법원 판결에 제약업계는 물론 국내외 기업과 정부의 귀추가 주목된 이유는, 판결에 따라 국내 '의료 빅데이터 사업'의 향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생산자에게 소비자 정보가 중요해졌지만, 생산자 중 제약사는 소비자(환자)가 처방·조제받은 정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처방조제 정보는 개인의 민감정보로, 섣불리 접근했다간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반되기 때문이다.검찰 기소로 약정원과 IMS, 지누스 기소로 의료정보 빅데이터 사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로 5년이 흘렀고, 그 사이 다른 데이터 취급 업체들도 의료정보 사업에 쉬이 손대지 못한 채 법원 결정을 기다려왔다.이번 판결에서 약정원과 IMS는 개인정보를 취합했어도 암호화를 통해 '익명화' 작업을 거쳤고, 실제 외부로 유출된 개인정보가 없었다는 점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이 항소할 가능성은 남았지만 1심 판결 만으로 상징성은 크다.전 한국IMS는 판결을 진행하는 동안 그간 한국에서 진행해온 데이터 취합,가공 사업을 전면 중단하다시피 했는데, 무죄가 입증되며 국내 사업에 다시 눈을 돌릴 가능성도 크다. 업체들은 개인의 의료정보라 해도 익명화 처리를 분명히 했다는 전제로 지금보다 더 구체적인 조건이 더해진 의료 빅데이터를 생산해낼 계획도 세울 것으로 보인다.결과적으로 정보 구매자인 제약사들은 단순히 의약품 처방량에서 한층 구체화된 수준 높은 의료 빅데이터를 구매할 방법이 가능해졌다. 장기적으로는 의약품 처방에 있어 환자의 연령·지역 뿐 아니라 복용 기간, 질병 기전에 따른 의약품 처방량까지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생산, 구매, 소비할 수 있는 단초가 이번 판결로 마련된 셈이다.◆의약품 판매데이터 모이는 도매, 빅데이터사업 물밑 준비이미 도매업계와 정부기관은 빅데이터 중요성을 감지해 발빠르게 나섰다.A도매업체는 여러 요양기관으로 판매되는 의약품 정보를 가공해 빅데이터를 생산하고 있다. '빅데이터 사업이 우리의 미래 먹거리'라고 공공연히 밝혀온 B도매업체는 지난해 적지않은 연봉을 약속하고 빅데이터 전문가를 영입했다.심평원 본원에 위치한 빅데이터센터 정부기관인 심평원 의약품정보센터도 제약사·도매업체의 의약품 출하보고 데이터를 이용한 빅데이터사업을 시행한다고 발표한 지 오래다.제약사 중에는 GC녹십자가 눈에 띈다. GC녹십자는 최근 투자회사와 함께 의약품 IT·정보기업인 유비케어를 2088억에 인수했다.의약품 생산자인 제약사가 의약품 처방통계자료를 생산하는 기업을 소유한다는 점에서, 일각에선 자료의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이번 딜이 제약업계 역대 2위 인수액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제약사들도 의약품 정보사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의견에는 이의가 없다.한 대형 도매업체 관계자는 "우리도 정보 사업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정보와 관련된 사업의 시장성이 더 확대될 거라 전망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관련사업에 어떤 방식으로든 연결점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데이터3법' 통과도 일조..."개인정보 철저 보호가 관건"'데이터3법'이 국회를 통과했다는 점도 제약업계 빅데이터 사업에는 호조다.데이터3법은 개인정보와 관련된 3개 법안(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의 중복 규제를 없애 개인과 기업의 정보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했다. 법안 핵심은 추가 정보의 결합 없이는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안전하게 처리된 가명정보의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다. 가명정보를 이용하면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 빅데이터 생산에 법적 제재가 상당부분 사라진다.정부의 인공지능(AI)을 통한 신약개발 전략 관건은 개인정보에 대한 철저한 보호다.제약사가 고액을 지불해서라도 얻으려는 정보는 단순 처방금액의 규모나 변화뿐 아니라, 개별 환자의 질병과 발병 시기, 치료 과정에 관한 자세한 정보이다. 환자의 복용 약물 변화와 병용처방 여부, 처방 용량 변화까지 읽을 수 있는 디테일한 정보가 '사업성 있는 데이터'로 평가받는 실정에, 여러 기업이 의료정보에 접근하면 개인정보 유출 우려는 더욱 커진다.한 제약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개인정보 관리가 걸림돌이 됐고, 이 때문에 소위 '돈'이 되는 의료 정보사업이 불가능하다시피 했다"며 "그러나 철저한 익명화만 담보되면 너도나도 개인의 의료정보를 가공하려 할테니, '돈이 되는 정보'를 만들고자 기업들이 개인정보 보호에 소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제약업계도 지금보다 디테일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개인정보를 철저히 보호한다는 전제 하에 의료 빅데이터를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지금도 다수의 시민단체는 환자 본인의 승인절차 없이 자신의 의료정보가 활용되도록 허용하는 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 주장하며 데이터3법의 위험성과 개인정보보호법의 중요성을 지적하는 형편이다.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AI는 결국 양질의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해 활용하느냐에 달렸다"며 "신약개발 역시 마찬가지다.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은 빅데이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했다.이어 "법의 테두리 안에서 기술적으로 확실한 익명과 가명이 보장된다면 개인의 의료정보를 활용한 빅데이터 생산은 환영이다. 그 전제는 철저한 익명성과 가명성, 개인정보 보호다"라고 강조했다.2020-02-17 06:18:17정혜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