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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대체조제, 필연적 흐름대로 간다[데일리팜=김정주 기자] 대체조제 간소화 논의가 예년과 다르게 실효적으로 진척되는 분위기다. 이달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국정감사를 포함해 항상 빠지지 않는 국회의 관심사항이기도 한 이 이슈가 조만간 법안 통과로 한발짝 나아갈 수 있을 전망이다. 김대업 대한약사회장도 17일 열린 전국여약사 대표자회의에서 내달 간소화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확신했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올 초 내놓은 ’2021년 건강보험종합계획‘ 세부일정에서 대체조제 장려금제도와 궤를 같이 하는 ’처방·조제 약품비 절감 장려금제도'에 대해 연내 개선안을 만들어 확정짓기로 한 데에 더해, 국회 일정을 고려할 때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의약분업 이후 의료기관과 약국간 일종의 보이지 않는 권력(?) 갈등으로 치부돼 등한시 돼왔던 대체조제는 '동일성분 의약품 조제'라는 본연의 의미가 있음에도 이조차 시비거리가 되는 등 부침이 심했던 게 사실이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보험급여 의약품 2개 중 대략 1개 꼴로 대체조제가 합법적으로 가능한 대상이지만, 아직까지 대체조제율이 고작 0.4%에 불과한 것은 아직도 이 문제가 의약사 간 깊은 골로 남아있다는 것을 대변해준다. 실제로 대체조제에 대한 의료계 불신과 오해, 거부감은 아직도 강하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정책현안분석 '대체조제 활성화 정책의 제문제'에 따르면 의사 96%가 대체조제 활성화와 심평원 시스템을 통한 사후통보(간소화)를 반대하고 있고, 의사 3명 중 1명이 '대체조제 불가' 표시를 한 처방전을 발행하고 있다. 모든 외래처방 약제를 모든 약사가 임의대로 바꿔 조제하는 것이 아님에도 마치 처방권이 상당수 조제권으로 치환되는 듯한 이미지가 아직도 강하게 자리하고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법으로, 시스템으로, 물리적인 제반 환경을 만들어도 주체자가 변하지 않고 완고하다는 건 여전히 불씨가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대체조제, 즉 동일성분 의약품 조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관심을 필연적으로 확산시킬 수 밖에 없다. 한정된 재원 안에서 가능한 보장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합리적인 의약품 사용과 선택, 관리에 대한 인식 개선을 더 이상 후순위로 미뤄둘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 사회가 수용하는 기준 안에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어 최대다수에 이익이 돌아가도록 합리적인 기반을 만들고 실행해가는 것은 그 사회의 성숙도를 말해준다. 수십년간 정부와 국회, 의약계는 대체조제 활성화에 대해 방법과 방향은 알고 있었지만 실행할 만한 흐름을 제대로 잡지 못해왔다. 오히려 회피해왔다는 게 과하지 않은 표현일 것이다. 건강보험의 진일보와 함께 이를 구체적으로 마주하고 해결하려는 태도와 노력은 필연적인 흐름이 됐다.2021-10-18 20:13:04김정주 -
[데스크 시선] 위드 코로나, 비대면 진료 재검토를[데일리팜=강신국 기자] 단계적 일상회복, 이른바 '위드 코로나'를 논의할 '코로나19 일상회복위원회'가 이번 주 출범한다. 정부는 국무총리 중심의 코로나19 일상회복위원회를 구성해 민간 전문가,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방역전략 전환의 로드맵을 마련할 예정이다.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11월9일쯤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복지부는 위드코로나를 대비해 재택치료 확대방안을 마련했다. 현재 코로나 확진자는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 등에 격리돼 치료를 받는다. 그러나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면 경증 코로나 환자는 집에 머물면서 의료진이 비대면으로 환자 상태를 점검하는 방식이 도입된다. 중중환자만 전담병원 등에서 관리를 하겠다는 것이다. 의료자원의 효율적 활용이 중요한 명분이지만, 하루 2000~3000명씩 쏟아져 나오는 코로나 확진자를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어진다는 걱정도 깔려 있다. 11월 도입이 유력한 위드 코로나 시대에 재택치료만큼 중요한 이슈가 비대면 진료 전면 재검토다. 지금은 전화 한 통이면 별다른 제약 없이 전화로 상담을 하고, 약국에 팩스로 처방전을 보낸 뒤 약을 택배로 받을 수 있다. 정부가 한시적으로 허용한 비대면 진료 지침 때문에 가능하다. 그러나 위드코로나 시작되면 한시적 비대면 진료 대상은 명확해진다. 바로 재택치료자나 자가격리된 확진자의 가족들이다. 이들에게는 비대면 진료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 특히 만성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데 약이 떨어졌을 경우, 비대면 진료 만큼 효율적인 수단은 없다. 복지부는 이번 달 중으로 향정 등 마약류, 오남용우려의약품에 대한 비대면 처방을 제한하는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보다 중요한 점은 무차별적으로 허용 중인 비대면 진료 문제다. 위드코로나 도입, 재택치료 확대와 함께 비대면 진료도 한정적으로 집중해서 시행해야 한다. 대상은 재택치료자나 자가격리자로 한정하는게 타당하다. 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도 이참에 비대면진료 전면 재검토에 힘을 모아야 한다. 꼭 필요한 사람에게, 한정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이번 주부터 가동될 '코로나19 일상회복위원회'가 기회다.2021-10-12 01:05:31강신국 -
[데스크시선] 부광약품의 약물 재창출 양심선언[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생명을 살리는 신약을 개발하는 '약(藥) 과학자'의 사명과 철학은 무엇에 방점을 둬야 할까. R&D 전과정에 직접 참여한 경험은 없지만 지근거리에서 그들과 교감·동고동락하며 얻은 소중한 교훈은 바로 '양심'이다. 신약의 제1 가치는 효능도 중요하지만 부작용을 얼마나 제어할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자 변수다. 이는 임상적 통계 미학으로 일컬어지곤 한다. 1950년대 개발돼 임산부 입덧치료제로 사용된 탈리도마이드 성분이 기형아 유발 의약품으로 낙인찍힌 후 다시금 다발성 골수종·한센병 치료제로 약물 재창출된 경우가 좋은 실례다. 우리나라 합성의약품의 역사는 90년 정도로 유럽에 비해 50년 가량 뒤쳐져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바이오기업 기술특례 상장제도 도입 이후 '신약 개발=상장=돈방석'이라는 '일확천금' '먹튀'를 일삼는 사이비 제약바이오기업이 횡행한 현실은 반드시 바로잡아야할 과제로 평가된다. 일부 악덕 기업주의 KRX 상장·주가 유지를 위해서 임상·통계 변수 자체를 임의로 조작한 사례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임상시험 결과가 긍정적으로 기대된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주주들에게 희망고문으로 막대한 투자 손실을 유발한 실례도 다반사다. 이러한 제약바이오산업 현실을 감안했을 때, 최근 부광약품의 레보비르에 대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중단 선언은 업계·투자자들에게 적잖은 시사점과 화두를 던지고 있다. 그동안 일부 외자사들의 임상시험 포기를 알리는 보도자료 배포는 왕왕 있었지만 토종제약사 중에서는 역대급 사례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부광약품의 갑작스런 발표는 꿈을 먹고 자라는 주식시장에 패닉을 몰고 왔다. 심리적 지지선인 2만원대 주가는 기대심리 실망감으로 수직낙하, 9월 30일, 10월 1일, 10월 5일, 10월 6일 4거래일 연속 하락해 1만2000원선에 머물러 있다. 부광약품 B형간염치료제 레보비르는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터지면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수혜주에 편입됐고, 지난해 7월 임상시험 성공 기대심리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역대 최고치인 4만25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수 경쟁기업들의 근거가 빈약한 보여주기식 경쟁적 임상시험 등등의 여파 그리고 레보비르 자체의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유의미한 임상결과 도출에 대한 전망 '희비'가 교차되면서 주가는 2~3만원대 강보합 박스권을 유지해 왔지만 결국 2년 전인 2019년 평균 1만원대 초반 수준으로 회귀했다. 국산 신약 11호 레보비르는 지난해 4월 위약과 함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공개·무작위 배정 방식의 제2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당시 국내에서 개발한 약물 중 코로나19 환자 대상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건 레보비르가 처음이었다. 임상의 발단은 한국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환자 검체로부터 분리한 바이러스에 대한 시험관내 시험(in vitro)에서 '레보비르'의 효과가 코로나19의 치료에 사용 중인 '칼레트라'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음을 확인한 것에 기인했다. 이후 8월에는 코로나19 치료효과 특허도 등록했다. 특허명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치료하기 위한 L-뉴클레오사이드의 용도'다. 이 시점에서 부광약품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양성대조군으로 렘데시비르를 사용해 인간 폐세포내 효과를 확인, 원숭이 신장 세포에서 진행한 시험에서도 효과가 나타나 특허가 등록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2월에는 FDA로부터 레보비르에 대한 코로나19 임상 2상 시험계획서(IND)를 승인, 중증 환자를 제외한 코로나19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위약 대비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을 진행했다. 그리고 2021년 9월 30일, 레보비르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에 도전해 오던 부광약품은 "두번째 2상 CLV-203 임상시험에서 주평가변수를 미충족했다"고 밝히며 개발 포기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임상에서는 활성 바이러스 양 감소를 평가했으나 위약군 대비 레보비르 투약군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고혈압을 앓고 있는 중등증 환자 대상 임상에서는 바이러스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했지만 경증도 환자군에서는 바이러스 감소 경향을 뚜렷하게 확인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부광약품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은 뼈아픈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러한 임상결과는 비단 레보비르에 국한된 사안은 아니다.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MSD 몰누피라비르를 제외하면 그동안 '수혜주'로 기대를 모았던 상당수 헬스케어기업들의 예정된 수순일지 모른다. 신약 개발 성공 확률이 0.001%에 도전하는 일이긴 하지만 실패가 자명한 임상을 주가부양 명목으로 부여잡고 있는 비양심적 기업윤리는 범법행위나 마찬가지다. 부광약품의 이번 선언적 결단이 대한민국 '임상 투명화의 모범사례와 디딤돌'로 작용하길 기대해 본다.2021-10-07 06:15:00노병철 -
[데스크시선] 사용량 연동 약가제도와 '귤화위지'[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우리나라 약가 사후관리 제도는 크게 실거래가 조사 약가인하, 사용량 연동 약가인하, 급여범위 확대 시 인하, 특허 만료 약가인하로 나뉜다. 이중 '특허 만료·급여범위 확대에 따른 약가인하'는 통상 만국 공통으로 범용적 규제 수단으로 쓰인다. 또 '실거래가제도'의 근본 기전은 일본·대만 등에서 추출해 왔고, '사용량 연동'은 호주·프랑스 등의 국가에서 발췌해 온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G7국가 간 다양하고 선진화된 급여기준과 약제비 산출 방법을 '인용'함에 따른 효율적 재정운용이라는 대명제에 기반한다. 그런데 유독, 2007년 도입된 '사용량 연동 약가협상'은 제약바이오업계를 비롯한 법조계에서 조차 그 실효성과 합목적성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이 제도는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보건복지부령 제 787호) 제13조 제4항 및 제5항 제1호와 약제의 결정 및 조정 기준(보건복지부 고시 제 2020-297호) 제8조 제2항에 근거를 두고 있다. 취지를 풀어 말하면 보험 등재된 의약품이 예상보다 많이 판매되어 보험재정에 부담이 되는 경우 제약사와 건보공단 간 협상을 통해 약가를 인하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크게 신약과 제네릭 부문으로 나뉘는데, ▲유형 가(신약) ▲유형 나(신약) ▲유형 다(협상하지 않고 등재된 약제·제네릭) 등으로 구분돼 있다. 유형 가는 건보공단과 협상된 예상청구금액이 30% 이상 증가한 경우가 대상이며, 유형 나는 유형 가 협상에 의해 상한금액이 조정된 제품이 전년도 청구금액보다 ①60% 이상 증가, ②10% 이상 증가하고, 50억원 이상 증가한 경우다. 유형 다는 등재 4차년도부터 매 1년마다 전년도 청구금액보다 ① 60% 이상 증가 ②10% 이상 증가하고, 50억원이상 증가한 경우 대상에 포함된다. 제외 대상은 ▲연간 청구액 합계가 15억 미만인 동일제품군 ▲동일제제 산술평균가 미만인 품목 ▲저가의약품 ▲퇴장방지의약품 ▲방사선 의약품 중 Fludeoxyglucose F18 injection ▲사전인하약제의 사전인하율이 제9조의 협상참고가격에 의하여 산출된 인하율보다 큰 품목 ▲자진인하신청에 의한 인하약제의 인하율이 제9조의 협상참고가격에 의하여 산출된 인하율보다 품목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제8조 제2항 제8호 단서에 따라 상한금액을 조정하지 아니하는 경우 등이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협상하지 않고 등재된 약제와 제네릭군이 주축이된 유형 다 적용에 따른 2018·2019·2020년도 약제비 절감 금액은 85억·173억·352억원 정도로 파악된다. 비공개된 신약에 대한 약가인하 유형 가·나를 포함하더라도 500~600억원 안팎의 밴딩 구간으로 추정된다. 재정절감 기준점과 눈높이를 어느 가늠자에 맞추느냐에 따라 그 성과와 실효적 가치는 '높다면 높고 낮다면 낮은 금액 수준'으로 평가된다. 그렇지만 시장 팽창성에 따른 일자리 창출과 거시경제 차원의 GDP 상승을 감안하면 괄목할 수치는 아니다. 사용량 연동 약가인하제도의 왜곡된 폐해에 따른 제약바이오업계의 참담한 한숨소리 외에도 특히 주목되는 점은 헌법학자들이 본 헌법정신과의 정면배치 여론이다. 우리 헌법은 크게 나눠서 제1장 총강, 제2장 국민의 권리와 의무, 제3장 국회, 제4장 정부(제1절 대통령·2절 행정부), 제5장 법원, 제6장 헌법재판소, 제7장 선거관리, 제8장 지방자치, 제9장 경제, 제10장 헌법개정 등 총 130조항과 부칙 6조로 구성돼 있다. 이중에서 광의의 헌법적 해석과 사용량 연동 약가인하제도가 상충되는 부분은 제2·9장의 권리와 의무, 경제 조항이다. 제2장 국민의 권리와 의무 제23조 ③항은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제9장 경제 제119조 ①항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 제123조 ③항은 '국가는 중소기업을 보호·육성하여야 한다.' 제126조에서는 '국방상 또는 국민경제상 긴절한 필요로 인하여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경영을 통제 또는 관리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현재 시행 중인 사용량 연동 약가제도는 위에서 언급한 우리나라 최고 단계의 불가침 법률이자 법위의 법인 헌법의 각론적 명시적 조항을 차제하더라도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적 정의와 대전제라할 수 있는 전문과도 그 궤도를 상당 부분 이탈해 있어 보인다. 헌법 전문의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 타파'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한 민주질서 확립' '경제 등 모든 영역에서의 기회 균등'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할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 완수'로 요약되는 점과 견주어 해석해도 판단의 관점은 명확해 보인다. 분류상 귀책도 이 제도의 맹점이다. 일본의 경우, 신약 중에서도 해당 약물이 1000억원 매출 이상일 때만 사용량 연동 약가제도를 적용하지만 우리나라는 제네릭까지 범주에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일부 국가는 개별 품목에 대한 약가인하 보다는 사회적 기업 육성을 목적으로 총액 매출에서의 기부금 책정 등의 우회·자발적 기부금 유도 정책을 펼치고 있는 부분도 벤치마킹해 볼만하다. 아무리 훌륭한 제외국의 제도라할지라도 그것을 어떻게 받아 들이냐에 따라서 '감귤이 탱자가 될 수도 있음(귤화위지)'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경험적 교훈이다.2021-09-28 06:15:00노병철 -
[데스크 시선] '위드 불순물' 시대를 준비할 때[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이 국내 제약업계를 강타한지 어느덧 3년이 지났다. 2018년 발사르탄 함유 의약품 175개 품목이 판매중지와 회수 조치를 받았고 이듬해에는 오랫동안 문제없이 사용해왔던 라니티딘 성분이 퇴출됐다. 작년에는 당뇨치료제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메트포르민에도 불순물 불똥이 튀었다. 최근에는 발사르탄, 로사르탄, 이르베사르탄 등 다빈도 고혈압치료제가 또 다른 불순물의 검출로 회수됐다. 의약품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불순물이 나왔다는 소식은 더 이상 낯선 뉴스가 아닌 시대다. 발사르탄 파동에서 검출된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은 애초에 발사르탄 원료에서 규격기준이 없는 유해물질이다. 애초에 정부와 제약업체 누구도 발사르탄 원료에서 NDMA 검출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새로운 리스크의 등장에 정부의 불순물 의약품을 대처하는 방식도 조금씩 달랐다. 기존에는 불순물 초과 검출 사실이 확인되면 해당 의약품 전체에 대해 신속하게 회수와 판매중지 등의 조치를 내렸다. 2018년 발사르탄의 경우 식약처는 2015년 1월부터 문제의 원료를 한번이라도 사용한 완제의약품을 대상으로 판매를 중단했다. 이때 상당수 제품은 문제의 원료를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판매가 중지되기도 했다. 2019년 식약처는 라니티딘제제에 대해 전 제품의 판매 중지 조치를 결정했다. 니자티딘제제는 불순물 초과 검출 제조번호에 대해서만 회수를 결정했지만, 회수가 완료될 때까지 해당 제품의 판매를 금지했다. 지난해 메트포르민제제는 불순물이 초과 검출된 31개 제품 전체에 대해 제조·판매중지와 처방제한 조치를 내렸고 이후 문제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면 판매를 허용했다. 식약처는 최근 로사르탄, 발사르탄, 이르베사르탄 등 사르탄류 3개 성분이 함유된 36개사 73개 품목에서 불순물이 기준을 초과 검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때 문제가 확인된 183개 제조번호에 대해서만 제약사의 자진 회수를 진행토록 했다. 해당 제품 전체에 대해서는 판매중지를 내리지 않은 첫 불순물 후속조치다. 미국과 유럽과 마찬가지로 문제가 노출된 제품만 자진회수를 유도하면서 업계나 소비자들의 피해와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사실 정부는 불순물 후속조치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노출했다. 처음 불순물 이슈가 불거졌을 때 식약처는 219개 품목의 판매중지 조치를 내렸다가 이틀 만에 문제가 없다고 확인된 104개 제품을 구제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식약처는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의 후속조치로 2019년 11월 제약사들에 모든 원료·완제의약품에 대해 NDMA와 같은 니트로사민계열 불순물 발생가능성 보고서 제출을 지시했고 1년 6개월 만인 지난 5월에서야 자료 제출이 완료됐다. 식약처는 모든 의약품은 니트로사민류 불순물 시험 검사 없이 출하가 가능하다는 원칙을 세웠다. 상시 불순물 점검 시스템이 가동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번에 사르탄류 고혈압약에서 검출된 불순물은 니트로사민류가 아닌 새로운 유형이었다. 새로운 유형의 등장에 불순물 의약품의 후속조치 원칙도 새롭게 설정됐다. 지난 5월 캐나다에서 AZBT 불순물 위험성이 불거지자 식약처는 지난 6월 제약사들에 3개 사르탄류 원료와 완제의약품에 대해 시중 유통 가능한 유효기간내 모든 제조번호에 대해 AZBT 불순물 시험검사 후 결과를 8월31일까지 제출할 것을 주문했다. 자료 제출이 완료되자 식약처는 불순물 검출 의약품이 발생하면 기준을 초과한 제조번호에 한해 회수와 함께 판매중지·사용제한 조치가 내리되 동일 제품이라도 기준 이내 제품은 제조와 판매 등을 허용하는 원칙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식약처는 지난 9일 사르탄류 의약품의 불순물 검출과 회수 소식을 알리는 보도자료 첫 문장을 “고혈압치료제인 사르탄류 성분 함유 의약품 중 아지도 불순물(AZBT)에 대한 안전성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일부가 AZBT 1일 섭취 허용량을 초과했으나 인체 위해 우려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라면서 유해성보다는 안전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언제 어느 제품에서 불순물이 검출될지 모르는 ‘위드 불순물’ 시대를 선언하면서 문제의 제품 색출보다는 안전한 의약품 사용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불순물 파동의 여진은 아직도 제약업계를 때리고 있다. 2019년 10월 건보공단은 제약사 69곳을 대상으로 20억3000만원 규모의 구상금을 납부할 것을 요구했다. 2018년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의 발생 이후 환자들에 기존 처방 중 잔여기간에 대해 교환해주면서 투입된 금액을 제약사들로부터 돌려받겠다는 보건복지부의 결정에 따른 후속조치다. 제약사들은 불순물 책임이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얼마 전 건보공단의 승소 판결이 나왔다. 사전에 위험성을 예상하지 못했더라도 결과적으로 제약사들이 만든 제품에서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에 책임의 의무가 있다는 판단이다. 최근의 불순물 원칙이 적용된다면 판매중지도 없었고 불순물 원료를 한 번이라도 사용한 제품을 처방받은 환자들에게 일일이 통보해서 교환 받도록 하는 호들갑은 없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건보재정을 축낸 범인을 잡아서 돈을 받아내려는 노력도 없었을 것이다. 3년 전 불순물 낙인이 찍힌 의약품은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제약사들은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건보재정을 소요한 책임을 따지는 절차도 중요하지만 과연 그때 정책이 옳았는지 한번쯤 점검해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이제 진정한 ‘위드 불순물’ 시대를 준비할 때다.2021-09-23 06:15:02천승현 -
[데스크시선] 병원지원금, 법만으로 편법 근절될까[데일리팜=김정주 기자] 내달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에선 병원지원금 근절을 위한 입법 노력이 한창이다. 벌써 여당과 제1야당 모두 의약사 간 담합의 싹을 도려내기 위해 약사법 안에 강력한 처벌 규정을 두는 법안을 각각 제출한 상태다. 특히 이번 법안들 속엔 정부의 고민거리였던 의료기관과 약국 개설 '예정' 의약사를 비롯해 부동산업자 즉 '브로커'까지 처벌 선상에 두고 감시할 수 있는 근거도 담겨 있다. 입법 가능성이 뚜렷해짐에도 불구하고 분양 또는 입점 현장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여전히 과목별, 진료의별, 입지조건별 병원지원금이 구체적인 형태로 거론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의료기관은 초기 자금이 많이 들고, 약국 경영에은 처방전 유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면 더 깊숙이 숨어들어갈 지언정 사라지기 힘들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당국의 강력한 처벌·관리 의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수없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병의원과 약국의 면면을 현미경 보듯 감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일면 납득 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런 점을 미뤄보아 이번 법 개정안은 정부와 국회, 약사사회의 정화 의지가 함축적으로 담긴 시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다. 그렇다면 과연 법 개정 이후에는 병원지원금이 사라질까. 이 의문은 시작부터가 잘못됐을 지도 모른다. 앞서 언급한 의료기관과 약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진다면, 또는 수요자가 있다면 병원지원금은 또 다른 형태, 혹은 제 3의 이해관계자에게 흘러들어갈 수 있는 사각지대가 반드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입지 좋은 건물의 소유주가 한 쪽에는 할인 입점 같은 특혜를 주고 다른 한 쪽에는 은밀하게 경쟁을 유도해 셋값을 고가로 책정하거나 스스로 매개체가 되어 변칙적이고 일방적인 '신종' 계약조건을 만들어 임대차계약 등에 반영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익을 보는 자가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따로 생겨난다면 '무늬만 근절'이 되는 셈이다. 처방전에 종속적인 약국들은 그간 담합과 관련해 여러 방면으로 사각지대에 노출돼 왔다. 쪽지처방과 구름다리, 기관 간 흡사 통로처럼 연결된 옆문 설치 등 이를 금지하는 내용이 약사법 안에 매우 구체화 돼 있을 정도로 이런 구조적인 문제는 이미 현장 깊숙이 파고들어 있다. '병원지원금 제공이 곧 담합'이라는 공식은 아니라고 할 지라도 이 행위가 안정적 자금 활용과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인 처방전 유입이라는 상호기대 안에 맺어진 거래라면, 분명 그 자금이 마르지 않고 흐르도록 조장하는 매개, 즉 '변종'행위가 생겨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제도를 도입하고 운영하는 것 이상으로 설계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2021-09-17 06:12:10김정주 -
[데스크시선] GS그룹, 바이오진출 연착륙 조건[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최근 GS그룹(회장 허태수)이 '1000조원 헬스케어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도약의 시발점은 국내 보툴리눔 톡신기업 휴젤 지분인수다. GS그룹 컨소시엄은 지난달 25일 휴젤 최대주주인 베인캐피탈 주식·채권 등을 포함해 46.9%의 지분을 1조7240억원에 인수했다. 싱가포르에 거점을 둔 CBC 투자운용그룹 등이 컨소시엄에 참여해 투자를 도왔고, GS의 실제 현금성 투자금액은 5000억원 안팎이지만 모든 경영권은 GS에 있다. GS 최고사령탑인 허태수 회장의 '휴젤 베팅'이라는 대결심의 원천은 뭘까. 기업가적 마인드로 접근해 유추해 본다면 사업 확장성에 방점이 있다. 직설화법으로 '당장에 돈이 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휴젤은 현재 매출 주력 섹터인 미국·중국에 법인·지사 설립을 완료하고, 제품을 시판 중이거나 조만간 론칭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유럽·호주 등 유력 유통기업과 현지 파트너십 구축도 사실상 마친 상태다. 제품력과 인적 네트워크가 탄탄히 결합된 휴젤의 성장속도로 볼 때, 10년 내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빅3인 엘러간(보톡스), 갈더마(디스포트), 멀츠(제오민)와 어깨를 나란히 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휴젤은 매출 2110억원을 달성했는데,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36·24%로 탄탄한 내실구조를 갖고 있다. 사실상 '100만원을 팔면 50만원 가량이 남는 구조'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특히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사용기한은 3년으로 허가받았는데, 제품 판매 소진기간은 6개월을 넘기지 않고 있어 생산 대비 재고회전율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 중 제3 생산공장이 준공되면 현재 생산 케파보다 10배 정도가 높아져 매출액 역시 퀀텀점프가 기대된다. 올해부터 중국 섹터에서의 매출 발생에 시동이 걸렸고, 내년 북미지역 제품 론칭이 본격화될 경우, 5년 내 1조 외형 실현도 허풍이 아니다. 하지만 세계 최고를 표방하는 GS그룹이 보툴리눔 톡신 제품 하나만을 보고 5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슈팅했을리는 만무하다. 그렇다면 GS와 휴젤의 크로스로 얻을 수 있는 팽창성과 시너지는 뭘까. 첫 번째는 GS샵과 GS홈쇼핑을 통한 뷰티 제품 라인업 확장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류시스템 강자로 평가받고 있는 GS 특성상, 의약품·건기식 전문 물류·유통사업 진출도 충분히 노려 볼만 하다.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GS-휴젤의 성장과 미래가치도 중요하지만 절대 간과해서는 안될 불문율이 있다. 바로 제약바이오업계의 특수성을 철학과 이념과 사상으로 이해하는 점이다. 헬스케어분야는 (GS)건설·에너지·유통과 달리 생명을 다루는 특수·규제산업이다. '신약 개발=돈방석' '1000억원 투자 시, 3년 내 결과물 도출' 등등의 허황된 야망과 신속한 투자금 회수를 바라는 경영 마인드로는 백전백패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드림파마가 알보젠에 넘어가고, CJ그룹의 CJ헬스케어가 한국콜마에 인수합병된 사례는 제약바이오기업의 특수성을 깨달은 대기업 총수의 깊은 회한이 담긴 뼈 아픈 결정의 산물이 아니었을까 싶다. 여기에 더해 이른바 '돈 냄새'를 맡고 덤벼드는 온갖 투자운용·벤처캐피탈과 결탁된 '가짜 제약바이오기업 CEO'들의 일확천금을 노린 코스피·코스닥 상장 사기극과 임상조작은 헬스케어산업을 좀먹는 악의 축이다. 2개월여 만에 속전속결·일사천리로 진행된 GS-휴젤 인수전을 보면서 가장 높이 평가할 부분은 직원들의 일체 잡음과 소란 그리고 동요와 불안이 일어나지 않은 점이다. 과거 여타의 M&A 사례에서는 고용불안·보상과 관련한 노사갈등이 끊이질 않았지만 휴젤 인수전은 '담백함' 그 자체였다. 휴젤의 독립채산경영을 인정한 허태수 회장의 혜안(慧眼)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GS휴젤'의 초일류기업 성장 조건은 바로 지금처럼 믿고 기다려 주는 지혜와 통찰의 안목이다.2021-09-06 06:15:00노병철 -
[데스크 시선] 가산 재평가 개정과 입해산사[데일리팜=노병철 기자] 2012년 시행된 약가 가산제가 이달 1일부로 전격 폐지 위기를 맞고 있다. 약가 가산제도 변경에 따른 재평가로 475개 품목이 일괄 약가 인하되며, 가산 종료에 따른 해당 제약기업들의 연간 손실액은 최대 9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불합리한 정책·제도 변화에 항변한 일동제약, 광동제약, 애보트, 레오파마, 프레지우스카비 등 6개 국내외 제약사들은 행정소송을 제기해 37개 품목에 대한 한시적 약가인하 집행정지 결과를 얻어 냈다. 제약사들이 보건복지부 조정신청제도를 건너뛰고 행정소송이라는 법적 초강수를 둔 이유는 간단하다. 조정신청·협의를 진행하는 동안 약가 인하 방어 기전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언제, 어떻게 결론날지 모르는 보건당국과의 조정 기간 중 예고했던 대로 이미 가산제는 폐지될 가능성이 99.99%로 추정돼 이후 모든 경제적 손실은 고스란히 기업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 이런 까닭에 약가 보존에 있어 조정신청제도는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제도다. 약가 가산제는 일괄약가인하 충격 완충과 채산성 보장에 따른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제약기업의 연구개발 노력에 따른 가치 반영 등을 목적으로 탄생됐다. 제도 시행에 따라 오리지널은 70%, 혁신형제약 제네릭·원료 직접생산은 68%, 제네릭은 59.5% 까지 가산 적용돼 혜택을 받아 왔다. 제네릭이 최초 등재되면 처음 1년 간 약가가산을 부여, 이후 동일성분 제품 생산 제약사가 4개사 이상이 될 때까지 기간 제한없이 가산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개정고시안을 살펴보면 가산 기본 적용기간은 3년으로 한정, 심평원의 판단을 거쳐서 1년 단위로 최대 2번 연장돼 사실상 5년까지만 가산이 적용된다. 다만 개량신약 단독 등재 의약품은 제외된다. 아울러 건보공단과 제약기업 간 공급협상에서 약가인하 시 해당 의약품 공급이 원활치 않을 경우 과징금까지 부과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채산성에 목적을 둔 기업의 영리추구 권리를 심각히 침해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개량신약 단독 등재 의약품은 이번 약가인하에서 제외되는 반면 다수의 제네릭 출시 이후 다양한 이유로 단독으로 오리지널만 등재되어 있는 경우의 의약품까지도 가산이 종료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과거 동일성분이 제네릭으로 급여 등재 후 시판됐다 하더라도 5년 이내 급여 삭제되어 오리지널 단독 제품만 등재 중이라면 가산을 유지해야 한다는 여론에 수긍이 간다. 보건복지부가 약가 가산제 합목적성을 뒤로 하고 입장을 선회한 이유는 '제도 시행 10년간 의약품이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어 공급 리스크가 소멸됐다'는 오판·피상적 해석에 기반한다. 지금까지 해당 의약품이 안정적으로 공급된 원인은 복지부의 판단처럼 '기간'이 아닌 약가보전이라는 채산성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즉 약물의 원활한 공급은 약가와 원가율의 상관관계에 있지 5·10년 동안의 가산기간 설정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제약업계가 주장하는 행정소송 항변 논리인 '행정법상 신뢰보호 원칙 위배' '합리적 해석이 결부된 약가인하에 따른 중대한 매출 손실' 부분도 충분히 공감 되는 대목이다. '즉각적인 처분성이 없더라도 향후 이에 따른 경제적 불이익과 권리 침해가 확실시 될 경우 행정소송의 요건 충족과 이번 약가인하 집행정지 결정이 이를 방증한다. 때문에 일부 대형로펌 관계자들은 집행정지·본안 소송 승소 가능성도 희박하지 않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10년 동안 유지되어 온 약가 가산제는 일괄약가인하 반대급부로 제약산업을 성장·독려키 위한 혜택·보장적 성격의 제도였다. 더구나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서의 K-바이오 육성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거시적 청사진과도 상충된다. 제약산업의 발전 근간은 특정기업에 국한된 연구자금 지원이 아니라 영속성 유지를 위한 합당한 약가 유지가 관건이다. 바다 속에 들어가 모래알 하나까지도 낱낱이 파헤치겠다는 편협하고 어리석은 입해산사(入海算沙)식 약가정책으로는 더 이상 대한민국 헬스케어산업의 도약을 기대하긴 어렵다.2021-09-04 06:15:00노병철 -
[데스크 시선] 코로나 위기와 제약산업 지형변화[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실적을 보면 전체 시장 판도가 빠른 속도로 재편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생 바이오기업 취급을 받았던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어느덧 매출 선두권을 장악했다. 올해 상반기 셀트리온의 매출은 8887억원으로 ‘부동의 업계 1위’ 타이틀을 보유했던 유한양행을 가뿐히 넘어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반기 영업이익 2411억원은 유한양행(373억원), 녹십자(161억원), 종근당(535억원), 대웅제약(413억원), 한미약품(458억원) 등 이른바 ‘빅5’로 불리는 국내제약사 5곳을 합친 것보다 많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영업이익률은 30%를 상회하며 다른 제약기업들과 뚜렷한 차별을 보인다.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전통제약사들과의 격차도 점차 벌어질 태세다. 독립법인으로 출범한지 갓 3년이 지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분기 매출 1446억원을 올리며 수십년 역사의 전통제약사들을 가뿐히 제쳤다. 50% 육박하는 이익률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불과 2년 전에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진단키트업체들이 속속 매출 1조원을 넘어서며 순도높은 실적을 과시하고 있다. 비슷한 유형의 전통제약사들의 엎치락뒤치락 실적 비교가 공허한 계산으로 전락한 느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국의 장기화는 제약산업 판도 재편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으로 실적이 껑충 뛰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위탁 생산에 이어 모더나 코로나19백신의 생산도 준비 중이다. 물론 코로나19라는 돌발 변수로 일부 바이오기업이 수혜를 입었다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의 위탁생산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묵묵히 진행한 오랜 투자가 성과로 이어졌을 뿐이다. 일부 업체는 대기업 계열 모회사의 든든한 실탄이 있었기에 급성장이 가능했다는 시샘의 눈초리도 있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국내 의약품 산업에서 성공보다 실패 경험이 더욱 많다. 대다수 전통제약사들이 동일한 영역에서 우물 안 경쟁을 펼치는 사이 신생 기업들이 새로운 영역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은 곱씹어볼만한 현실이다. 많은 제약사들은 아직도 한정된 제네릭 시장에서 무한복제를 반복하며 과당경쟁을 펼치고 있다. 조금이라도 시장성이 보이면 100개 이상의 업체가 동시다발로 진입하면서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펼치는 것은 아주 오래된 관행이자 전통적인 전략으로 자리잡았다. 정부 정책에 따라 제약사들의 전략도 점차 진화했다. 지난해 7월 약가제도 개편으로 계단형 약가제도가 시행됐다. 기등재 동일제품이 20개가 넘을 경우 후발주자로 진입하는 제네릭은 약가가 15% 낮아지는 내용이 핵심이다. 특정 제네릭 시장을 선점하는 제약사들은 20개 업체를 모집해 후발주자의 약가를 떨어뜨리는 전략이 확산했다. 제약사들의 과당경쟁은 급기야 동일한 의약품이라도 하나의 임상시험 자료로 허가받은 의약품 수를 제한하는 이상한 규제를 초래했다. 많은 전통제약사들은 의료 현장에서 경쟁업체를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전략으로 매출 증대를 꾀한다. 특정 업체가 새로운 시장에서 성과를 내면 많은 제약사들은 모방하기 급급하다. 최근 일부 신약이나 개량신약 성과가 점차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100년이 넘는 국내 제약역사에서 아직도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한 신약을 하나도 배출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시국 이후 의약품 산업도 많은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과연 제약사들은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할 준비가 돼 있는지 진정어린 고민이 필요할 때다.2021-08-30 06:15:15천승현 -
[데스크 시선] 병원지원금, 단속과 처벌이 우선이다[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신규개설 과정에서 약사가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지원금 문제가 이제는 의사와 약사의 문제에서 건물주와 약사의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인테리어 비용, 개업준비금, 처방수요에 따른 피(Fee), 의료기관 임차료 대납 등 다양한 방식의 지원금이 존재한다는 게 약국 전문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결국 받는 의사, 주는 약사, 중간에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브로커 모두의 문제다. 보건복지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제도개선에 나서겠다고 발표해 그나마 다행이지만 늦어도 한참 늦었다. 약국 전문 부동산 업자는 "인테리어 비용을 약사가 부담하는 방식은 이미 관행화돼 있을 정도"라며 "지금도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데도 적발 건수는 0건이다. 어찌 보면 리베이트인데 정부가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부와 약사회는 ▲지원금 지급금지 의무대상자에 개설예정자 포함 ▲지원금 알선 브로커 처벌근거 마련 ▲신고포상금제 도입 ▲자진신고자 처벌 경감 등을 골자로 한 약사법 개정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법 개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실제 단속을 하고 처벌을 해야 한다. 형사법 전문가들은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보다, 단속 건수를 늘리는 게 범죄예방의 더 실효적인 수단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징역 6개월을 1년으로 하는 것보다, 적발 건수를 늘리고 조사를 더 많이 하는 게 실효적인 제재 방안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약분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수정하지 않으면 병원지원금 해결은 어렵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처방전을 다수 확보할 수 있는 A급약국 자리에 들어가기 위한 시장경쟁이 병원지원금 확산과 태동의 핵심 이유이기 때문이다. 약사들끼리 자리 경쟁을 하면서, 3000만원 지원금이 5000만원이 되고 1억이 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공인중개사 자격을 갖고 나름 합법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약국 전문 부동산 관계자는 "지원금을 주지 않고는 좋은 약국 자리 구하기는 솔직히 힘들다"며 "개업을 하려는 약사는 많은데, 자리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이고, 다음은 처방조제건수가 약국경영의 핵심이 된 게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의원과 가장 가까운 약국에 가는 환자들의 패턴을 바꿀 수 있는 정책은 많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이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법 개정을 준비 중인 복지부도 지원금 관련 단속과 처벌, 처방 분산이 가능한 의약분업 보완책, 단골약국 대책, INN(국제일반명)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 의사와 약사가 지원금을 주고 받는 관계가 되면 무분별한 약의 오남용을 막아 국민 보건향상에 기여한다는 의약분업의 목표는 퇴색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2021-08-23 00:20:32강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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