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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그 병원에선 투약은 되지만 약사는 없었다[데일리팜=김지은 기자] “퇴근 시간이 다섯시 반인데 퇴근 이후 병상에 나가는 약을 일반 직원들이 담당하는 구조였어요. 병원에 자진해 퇴근 시간을 늦추겠다고 말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약사는 법적 기준 채우기를 위한 수단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300병상 규모 준종합병원에서 근무했던 A약사는 최근 자신이 근무했던 병원에 대한 민원을 국민신문고에 제기했다면서 해당 병원 약제부의 실태를 알려왔다. 약사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는 약사가 퇴근하는 오후 5시 반 이후에도 입원 환자의 의약품 투약이 지속됐고, 이중에는 향정·마약도 포함됐다. 약사가 출근하지 않는 주말에는 간호사도 아닌 일반 직원들이 투약 업무를 담당했다고 주장했다. 병원약사 인력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병원약사회를 넘어 대한약사회의 장기 미제 중 하나이며, 정부는 물론이고 국회도 이에 대한 심각성을 표명했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변화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현행 의료법 시행규칙 제38조 2항에 의하면 300병상 미만 종합병원, 병원 및 요양병원은 '1인 이상', 100병상 이하 병원과 200병상 이하 요양병원은 '주당 16시간 시간제 근무약사'를 두도록 돼 있다. 사실상 ‘1인 이상’이라는 이 규정에서 문제는 출발한다. 병상이 100병상이던 300병상이던 똑같이 약사 1인만을 고용해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300병상 미만의 대다수 병원에서는 약제부장 혹은 약제팀장 직책으로 한 명의 약사만을 고용하는 게 통상이고, 이들 약사가 근무하지 않는 야간이나 주말에는 약사 인력 공백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요양병원도 예외는 아니다. ‘주당 16시간’이라는 기준이 사실상 요양병원들의 든든한 면죄부가 돼 주고 있다. 200병상 이하 요양병원에서는 약사가 16시간만 근무하다 보니 약사가 근무하지 않는 75% 시간에는 고위험약이 사실상 무자격자에 의해 투약되는 실정이다. 일주일을 168시간으로 봤을 때 요양병원들에서는 절반이 훨씬 넘는 75%의 시간에 약사 없이 마약류를 포함한 다양한 고위험약이 투약되는 실정인 셈이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은 지난 선거 당시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300병상 미만 종합병원, 100병상 이하 병원, 200병상 이하 요양병원 모두에 대해 병상 수와 상관없이 약사 1인 인력 기준을 '50병상당 1명 이상'으로 통일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지난해에는 병원약사회와 대한약사회가 함께 병원약사 인력 기준 개선을 위해 공조체계를 이루겠다고도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약사회는 물론이고 정부에서도 병원 약사 인력기준 개선을 위한 눈에 띄는 움직이나 대비는 전무한 실정이다. 병원 이용환자는 외래 환자에 비해 중증일 가능성이 높고, 특히 요양병원 이용 환자는 만성, 복합질환을 가진 노인환자가 대부분이다. 다시 말해 약물 오류를 최소화가 필요하고 안전한 약물치료가 특히 더 필요한 곳이라는 말이다. 약사 인력 공백으로 인한 무자격자 조제는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요인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병원에서 환자가 안전하게 의약품을 투약받고 복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더불어 약사회도 국회와 정부가 이를 위해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 가야 한다.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병원, 요양병원의 약사 인력 공백 문제는 안전을 넘어 환자의 인권의 문제로 봐야 할 것이다. 사실상 무자격자에 의해 투약되는 약물로 인해 약물오남용에 방치된 환자들의 인권이 침해받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현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2023-07-03 15:09:04김지은 -
[기자의 눈] 케미칼사와 바이오텍의 R&D 단상[데일리팜=이석준 기자] 고정 수익을 내는 전통 제약사와 적자 바이오벤처의 시가총액 역전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바이오벤처보다 시총이 낮은 중소형 제약사들은 수두룩하다. 사업 구조 때문이다. 바이오벤처는 R&D가 전부라 해도 무방하다. R&D 프로젝트 성패에 따라 사운이 결정된다. 성공해도 R&D, 실패해도 R&D 때문이다. 전적으로 R&D에 의존하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이 때문에 R&D에 하나 하나에 시총이 들썩인다. 고정 매출을 가진 전통 제약사는 다르다. R&D의 중요성도 강조되지만 R&D가 전부는 아니다. R&D에 실패해도 고정 매출이 남는다. 영업, 마케팅, 기획, 연구 등 여러 부문 사업이 만들어 놓은 자산구조 때문이다. R&D에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존재한다. 다만 고정 매출이 있음에도 'R&D만을 경쟁력'으로 보는 시대 흐름에 매출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외면받고 있다. 바이오벤처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다만 기업가치(시총) 판단 기준이 R&D에만 집중되는 현실을 지적하고 싶다. 기업 가치 평가 척도에는 여러가지가 있기 때문이다. 뒤집어봐야 한다. R&D 자체보다는 R&D를 잘 할 수 있는 회사를 봐야 한다. 전통 제약사도 신약 개발을 한다. 바이오벤처에 비해 고정 매출을 일으키는 사업이 있어 R&D 사업 비중이 낮은 것 뿐이다. 어찌 보면 자체 자금력을 활용한 신약 개발 지속성은 바이오벤처보다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제네릭부터 만들어온 기술력도 축적됐다. 연구진도 풍부하다. 무엇보다 기업가치 중요 척도인 실적을 내고 있다. 최근 만난 60년 전통의 국내제약사 대표(오너)의 항변이다. "수십년 간 R&D에 투자를 하고 있다. R&D는 호흡을 길게 가져야 한다. 당장 결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스텝 바이 스텝, 고난과 인내의 연속이다. 남들은 당장의 결과를 중시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실패의 경험마저도 필요하다. 특히 회사는 본업(고정매출)을 바탕으로 R&D를 추진해야 한다. 승부수도 필요하지만 무리하면 본업이 망가질 수 있다. 본업이 탄탄해야 R&D 자금도 투입할 수 있다. 외부 조달은 한계가 있다. 우리도 이것저것 하고 싶지만 자금력을 고려해 능력에 맞는 R&D를 수행할 뿐이다. 다만 시장(투자자)은 본업의 가치보다는 R&D만 바라본다. 회사가 대부분 매년 1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지만 적자 바이오벤처보다 기업가치가 낮은 이유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바이오벤처를 폄하 하는 게 아니다. R&D만이 기업가치의 우선 척도가 되는 시가총액 역전 현상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전통 제약사는 고정 매출 속에서 R&D를 수행하고 있다. 다만 기업가치는 저 아래에 있다. 특히 중소형 제약사가 그렇다. R&D 가치에 더불어 고정매출 발생 능력도 시총에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한다. 고정 매출은 R&D 지속성을 만들고 R&D 지속성은 R&D 능력, 즉 결과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2023-07-03 06:00:08이석준 -
[기자의 눈]제약바이오 투심 한파, R&D로 돌파해야[데일리팜=황진중 기자] 제약바이오 업계 투자 환경에 한파가 불고 있다.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면서 바이오 업계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업계는 그간 일부 바이오기업들이 연구 결과보다 주가 부양을 위한 임상시험 신청, 환자 투약 개시 등의 소식만 전달한 점을 지적한다. A 바이오기업은 올해에만 미국에서 기술이전 논의 진행, 임상 3상시험 환자 모집 마감, 3상시험에 대한 데이터·안전성모니터링위원회 심의 통과, 아시아 판권 계약 진행 등 호재성 소식을 공개했다. 이 기업이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의 병용요법 2상 결과는 고무적인 것으로 보인다. A사는 질병이 진행하지 않는 무진행생존기간(PFS)이 기존 병용요법보다 4배가량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소식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는 만큼 A사의 주가는 글로벌 임상 3상이 실패할 경우 급격히 추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약의 효능이 과학적으로 사실이기를 바라지만 성과 부풀리기가 과도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A사의 지주회사 격인 B사의 대표가 최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된 점 등도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더하는 데 한몫 거든다. 바이오·투자 업계에서는 금리 인상 등 외부 환경 요인이 커 바이오 분야에 투자를 단행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바이오기업들의 연구개발(R&D) 성과가 미흡하다는 점은 뒷말로만 무성하다. 한 바이오기업 대표는 세미나 후 이어진 뒷풀이 자리에서 "성과가 없고 자금도 부족한 바이오기업은 과감하게 파산·청산하거나 상장폐지 시켜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좀비 바이오기업이 신생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를 막는다는 지적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R&D 성과가 아쉬운 바이오기업이 피합병되거나 청산되는 것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자금 부족으로 더 이상 후보물질 개발이 어려울 시 이를 매각하는 방법도 활용한다. 바이오기업들의 기술이전 등 R&D 성과가 미흡하다는 인식이 투자자들에게 확산하면서 신약개발사에 대한 투자금은 반토막나고 있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상장 시 시장의 기대를 받은 신약개발사 사례를 살펴보면 2021년 주식 시장에 상장한 바이오기업 C사는 공모를 통해 1125억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상장한 D사는 503억원을 공모했다. 올해 주식 시장에 이름을 올린 E사는 260억원을 모집했다. 투자 유치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술력을 입증하거나 R&D 성과를 내고 있는 바이오기업들은 꾸준히 자금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피노바이오는 시드 투자부터 사전 기업공개(IPO) 단계까지 총 551억원을 유치했다. 주목할 점은 협력 가능성이 높은 전략적투자자(SI) 다수가 피노바이오에 투자했다는 점이다. 피노바이오에 투자한 제약바이오기업은 에스티팜, 셀트리온, 안국약품, 롯데바이오로직스 등이다. 셀트리온은 선급금 10억원 규모로 피노바이오의 ADC 기술실시 옵션 도입 계약을 맺었다. 기술료가 최대 1조5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는 계약이다. 오름테라퓨틱은 시리즈C 브릿지 단계까지 총 1296억원을 투자받았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해 미국암학회(AACR)에서 ADC 신약 후보물질 'ORM-5029'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는 ORM-5029의 임상 1상시험계획에 대해서 소개했다. R&D 성과가 곧 바이오기업의 기업가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가 부양을 위한 소식만을 공개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R&D 실패를 인정하고 자산을 매각해 새 활로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어떻게든 R&D 성과를 내는 것이 제약바이오 분야 투자 한파 시기를 돌파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보인다.2023-06-30 11:27:02황진중 -
[기자의 눈] 품절약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이 없어 환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대체 뭐가 문제이고, 정부는 어떤 대책을 갖고 있나.” 지난해 초 오미크론발 코로나 확산으로 발발한 의약품 품귀, 품절 사태가 1년 반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다. 약국에서는 없는 약을 구하는게 일상이 됐고, 환자 복약지도나 상담에 앞서 재고 확보가 우선인 상황이 됐지만 1년이 넘도록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의사들이 모인 한 학회는 기자간담회를 자처해 단순 소아용 처방의약품을 넘어 희귀, 필수약까지 품절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당장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는 의약품이 품절임에도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간담회에 나선 한 의사는 약 품절 초기만 해도 약을 못 구하는 인근 약국의 나태함 때문이라고 오해도 했지만 이런 상황이 1년 이상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다 범위도 확산되고 있는건 약국을 넘어 분명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이번 간담회를 지켜본 약사들은 지금이라도 의사들이 약 품절 상황에 목소리를 보탠데 대해 반가움을 표시했다. 2년 가까이 지역 약국들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정부에 해결을 호소도 했지만 뚜렷한 답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주도로 올해 초 품절의약품 대응 민관협의체가 구성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제도적 측면의 해결안 마련은 갈길이 멀어 보인다. 품절약의 명확한 개념과 분류부터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약 품귀, 품절의 근본적 원인 파악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기 때문이다. 협의체 차원에서 식약처, 약사회, 제약협회 등과 협의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소아용 해열제에 이어 슈도에페드린 성분 슈다페드정 균등공급 추진했지만, 단기적 성과일뿐 현재 약사와 의사, 그리고 환자가 즉면해 있는 약 품절의 근원적 해결에는 동떨어져 있다. 정부는 약 품절 사태는 단순 약국, 약사들의 수고와 고생에 머무르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병원에서의 진단을 통한 약 처방, 약국에서의 조제, 투약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결국 그 결과는 환자에 미치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약 품절 문제에 대한 구조적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할 이유다. 의사는 말했다. “의사 판단, 환자 상태에 따라 꼭 처방하고자 하는 약이 있지만 그 약이 품절이라 처방할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고, 이는 곧 환자의 치료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힘 없는 의사라 환자들에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적어도 품절된 약으로 인해 의사, 약사가 환자들에 미안할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나.2023-06-28 17:35:02김지은 -
[기자의 눈] 우려스러운 '제2의 삭센다' 열풍 조짐[데일리팜=정새임 기자] 5년 전 국내에선 '삭센다 열풍'이 일었다. 집에서 하루 한 번 자가주사로 쉽게 살을 뺄 수 있고, 향정신성 의약품인 기존 비만약과 달리 중추신경계 부작용도 없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병원으로 몰렸다. '강남에서 삭센다 안 하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 유행처럼 돌았다. 무분별한 삭센다 사용에 보건당국이 집중 단속에도 나섰으나 실효성은 그때 뿐이었다. 삭센다는 국내 출시 2년차에 426억원이라는 기록적인 매출을 올렸다. 2023년 현재 또 한 번 다이어트약 열풍이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삭센다의 차세대 버전이 등장하면서다. 삭센다를 탄생시킨 노보노디스크는 삭센다보다 더 편리하고 더 체중 감소 효과가 높은 주사제를 선보였다. 매일 한 번씩 주사해야 하는 삭센다와 달리, 신제품 '위고비'는 일주일에 한 번만 맞으면 된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의 체중은 평균 15% 감소했다. 뒤이어 체중 감소 효과가 가장 강력하다는 릴리의 '마운자로'까지 국내 허가가 머지 않았다는 뉴스에 사람들의 기대감은 최고조로 높아진 상태다. 미국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인플루언서 카다시안 자매가 이 주사제들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 안타깝게도 현재 이 주사제들을 국내에서 구하는 건 불가능하다. 위고비는 국내 허가를 받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공급 물량이 부족해 국내 출시일이 미정이다. 연내 출시가 힘들 가능성도 높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외 직구로 눈을 돌리는 이들도 있다. 그것도 위고비가 아닌 같은 성분을 경구제로 만든 당뇨약을 불법으로 구매하는 것이다. 사실 이 약은 당뇨 치료용으로 용량이 3분의 1 수준이라 구매가 무의미한데도 불법 구매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비만 치료 신약의 효과를 극찬하는 뉴스가 쏟아지는 탓에 이 약을 쓸 수 있는 대상이나 부작용은 제대로 언급되지 않거나 묻히기 일쑤다. 그저 얼마나 살이 빠지는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먼저 열풍이 일어난 미국에선 위고비 원료를 마구잡이로 구매해 복용하는 것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향후 위고비가 출시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주사제를 처방받기 위해 병원 '오픈런'을 뛰거나 웃돈을 주고 불법 거래를 하는 일이 횡행할 수 있다. 사람들의 구매 욕구를 이용한 과장광고도 쏟아질 우려가 높다. 이미 삭센다 열풍에서 나타난 사례들이다. 무분별한 비만약 남용을 막기 위한 선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 약을 쓸 수 있는 경우와 쓰지 말아야 할 경우, 부작용 정보를 명확히 알리고 안전한 사용법을 제시해야 한다. 일부 병원의 과장광고의 남발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도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10kg 이상이 빠졌다는 신약, 알고보면 참여 환자들은 모두 과체중과 비만으로 체질량지수(BMI)가 30kg/㎡ 이하라면 이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또 임상 당시 환자들은 식이조절과 운동을 병행했다. 결국 약은 약일 뿐, 결국 식이조절과 적절한 운동을 이어가지 않으면 체중 감량은 잠시 뿐이다.2023-06-28 06:18:14정새임 -
[기자의 눈] 비대면 진료 계도기간, 약인가 독인가[데일리팜=강혜경 기자] 한시적 비대면 진료 종료와 함께 시작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1일 시작된 시범사업이 벌써 시행 한 달을 앞두고 있다. 복지부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은 비교적 약사사회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설정된 듯 싶었다. 약 배달이 섬·벽지 환자, 거동불편자, 감염병 확진 환자, 희귀 질환자에 대해서만 허용되다 보니 적어도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다는 게 약사사회의 생각이다. 게다가 대상자 역시 해당 의료기관에서 해당 질환에 대해 1회 이상 대면진료한 경험이 있는 재진 환자에 대해서만 허용된 점도 대상자를 대폭 감소시킬 수 있는 단서조항이 됐다. 하지만 비대면 진료를 직접 이용해 본 결과 시범사업이 시행된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시범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현재와 한시적 비대면 진료 때와 달라진 것을 찾을 수 없었다. 화상진료를 원칙으로 예외적으로 음성전화가 가능하도록 했지만, 방문한 적 한 번 없는 이비인후과에서 의사와 음성전화로 1분 남짓 통화로 처방전을 받을 수 있었고, 단 돈 8000원에 약 1시간 만에 퀵서비스로 약을 받아볼 수 있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환자가 시범사업 대상인지 여부를 의료기관이 직접 확인하도록 권고'함에 따라 줄어들었던 비대면 진료 취소 건수 및 신청 건수는 최근새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정부가 '본인확인을 하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시범사업 대상이 아닌 환자를 진료하는 등 고의로 시범사업의 지침을 위반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며 '시범사업 계도기간에도 사실관계에 따라 고의성이 입증되거나 지침을 반복 위반하는 경우 법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 등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에 나섰다. 하지만 이같은 경고에도 쉽사리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대면 진료를 받기 위해 앱을 서칭하는 과정에서 6개월치, 1년치 다이어트약이나 탈모약을 처방해 주는 의원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다. 시범사업이 시행되기 직전인 5월 말 비대면 진료가 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8월 30일 계도기간 종료를 앞두고 장기처방을 받는 이용자들 역시 당연히 늘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처방전을 수용해야 할 약사들 마저도 여전히 처방전 수용과 약 전달의 매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분위기다. 5월 25일 오픈한 대한약사회 처방전달시스템은 여전히 불통인 데다, 앱을 통해 처방전을 받은 사례들이 있다 보니 비대면 진료 처방 흡수는 불법이 아니라는 가정 하에 앱 제휴 등에 관심을 갖는 경우도 일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계도기간은 말 그대로 고쳐져야 하는 기간이다. 한시적 비대면 진료를 곧장 비대면 진료로 제도화할 수 없다 보니, 초·재진 여부를 확인하고, 화상상담에 필요한 장비 등을 갖출 수 있는 기간이 계도기간이어야 한다. 2개월이 남았다. 남은 2개월 동안 정부는 시범사업에서 속속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과 우려점을 귀담아 경청하고, 의약단체와 소비자단체, 원격의료산업회로 구성된 자문단의 의견을 토대로 현재보다 나은 본 사업안을 꾸려야 한다. 허둥지둥 하다가는 말 많고 탈 많은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안이 그대로 본 사업으로 가게 될까 우려스럽다.2023-06-26 10:46:13강혜경 -
[기자의 눈] 복지부의 오답노트는 어디에 있을까[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정부가 2028년까지 5년간 시행할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을 준비 중이다. 제약업계의 관심은 약제비 정책에 쏠린다. 신약부터 제네릭까지 급여 제도 전반의 뼈대가 담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2019년 발표한 제1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서 급여 제도의 거시적인 방향을 '트레이드-오프(Trade-off)'로 설정한 바 있다. 한 마디로 제네릭 약가를 인하하는 대신, 신약 급여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실제 지난 5년 간 정부는 다양한 방법으로 제네릭 약가를 인하했다. 2020년엔 계단형 약가제도를 부활시키며 제도의 틀을 바꿨다. 또 콜린알포세레이트에서 시작된 급여 재평가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이와 함께 1만5000여개 기등재 약에 대한 상한금액 재평가도 진행 중이다. 제약업계는 정부가 제2차 건보 종합계획에서 이러한 재평가 기조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기존 재평가가 임상적 근거를 중심으로 진행됐다면, 앞으로는 사회적 필요성과 비용효과성까지 따질 것이란 전망이다. 두 번째 건보 종합계획 발표를 앞두고 여기저기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 단순히 제네릭 약가를 인하하기 때문에, 혹은 신약 급여 등재에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기 때문에 터져 나오는 비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비판의 근간에는 지난 1차 건보 종합계획에 대한 '평가의 부재'가 있다. 트레이드-오프로 불리는 거시적인 약제비 정책이 과연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평가가 없다는 것이다. 제네릭에선 얼마나 많은 재정을 절감했는지, 이를 통해 얼마나 많은 신약이 급여 목록에 등재됐는지 현재로선 알 방법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트레이드-오프의 기조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니, 제약업계가 반발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건설적인 정책 방향의 설정에 있어 평가와 반성은 필수다. 지나간 일이라고 모두 덮어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더 나은 성적을 얻기 위해 수험생들이 오답노트를 작성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스스로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반성 없이는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어렵다. 제1차 건보 종합계획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오답노트는 어디에 있을까. 지난 5년간 국내 약제비는 얼마나 줄었고 그 반대급부로 보장성은 얼마나 강화됐을까. 1차 건보 종합계획에서 좋았던 부분은 무엇이고 개선할 부분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 없이는 제약업계의 반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더 나은 제도를 만들기 위한 첫 걸음은 과거에 대한 평가와 반성이라는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2023-06-26 06:17:59김진구 -
[기자의눈] 계도없는 계도기간에 방치된 약 배달[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정부 지침과는 관계 없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4주째 계속되고 있다. 계도기간이라는 이유로 방치된 약 배달도 현재진행형이다. 복지부가 계도 없는 계도기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가이드라인, 시범사업 지침은 그저 지키지 않아도 되는 약속이 됐다. 시범사업 지침 발표 이후 한시적 허용의 연장이 아니냐는 약사들의 우려는 고스란히 현실이 됐다. 방관자적인 정부의 태도는 지난 한시적허용 때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당시에도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는 플랫폼들의 문제가 반복됐지만 정부는 업체들을 다독이는 수준에서 아슬아슬 위반을 용인했다. 단번에 시범사업 지침을 변경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까지 백번 양보해도, 플랫폼 업체에 무작정 3개월이라는 시간을 준 건 계도와는 어울리지 않는 태도다. 정부는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의 차이에 따라 달라져야 할 서비스가 무엇인지, 나아가 단계적으로 어느 정도의 기간을 두고 변경하도록 할 것인지 세부적인 지침을 줬어야 했다. 가령 화상 진료 활용, 초진·재진 구분과 약 배달 금지 등을 반드시 적용해야 하는 기간을 단계적으로 제시했다면 현장 혼란은 줄었을 것이다. 또 그래야만 정부의 계도도 가능하다. 당장 초진·재진 구분은 못해도 화상 진료부터 반영하라고 하거나, 약 배달은 중단하고 확실한 초진 허용 대상자만 제공하라는 지침을 줄 수도 있다. 무작정 유예해준 3개월로 인해 의·약사들은 지침을 따라야 할지 혼란스럽고, 플랫폼은 굳이 나서서 먼저 서비스를 바꾸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정부가 만든 셈이다. 조규홍 장관은 22일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시범사업 초기 불안정했던 비대면진료가 안정화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장 우선한 것은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특히 시범사업 평가를 거쳐 비대면진료 법제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플랫폼의 서비스 행태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되지만 이를 통제하지 못하며 정부는 신뢰만 깎아 먹고 있다. 한편으로는 의약계 의견을 반영해 지침은 만들었지만, 내심 현행 서비스에도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그래서 장관이 말하는 국민건강 증진도 공허하게 와닿을 뿐이다. IT 스타트업 업체들도 제대로 관리 감독하거나, 제어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입법화의 필요성만 강조한다고 힘이 실릴 수 있을까. 시대적인 공감대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국민적 신뢰가 없어서는 입법화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2023-06-22 19:44:14정흥준 -
[기자의 눈] 정부 비대면진료 몸살 해소 의지 있나[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기간 3년 동안 시행했던 한시적 비대면진료를 이달 1일부터 시범사업으로 전환한 직후 보건의료계에서는 앓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의료현장과 약국가, 플랫폼 업계는 정부가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은 비대면진료를 시범사업으로 강행하면서 예상됐던 혼란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혼란은 환자가 비대면진료를 선택하는 시작 단계부터 의사 진료·처방을 거쳐 약사 조제·약 배송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에서 발생하는 형국이라 문제 심각성이나 크기가 상당하다. 소관 정부부처인 보건복지부는 대한의사협회와 합의한 원칙을 시범사업에 그대로 담았다는 입장이지만, 보건의료계는 원칙을 따르기 혼란스러운 세부안이 마련됐다는 불평불만을 내놓고 있다. 먼저 진료 부문을 살펴보면 의사들은 비대면진료 시행에 앞서 재진 대상과 초진 대상을 구분하는 것부터 까다롭고 추가 행정력이 소모된다는 입장이다. 비대면진료 신청 환자의 진료기록부를 뒤져야 하는데다 초진 허용 대상을 꼼꼼히 살펴야 시범사업이 허용하는 비대면진료에 부합한다는 불만이다. 특히 화상통화 방식으로 환자 본인확인, 건강보험자격 확인, 비대면진료 대상 여부 확인을 해야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일부 의사들은 신청된 비대면진료를 외면·포기하거나 오는 8월까지 예정된 계도기간에는 초·재진 구분 없이 한시적 비대면진료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 조제약 배송 부문에도 뚫린 구멍은 있다. 시범사업부터 비대면진료 조제약은 '재택 수령 대상자'가 아니면 환자 또는 대리인이 약국을 직접 찾아 대면수령 해야 한다. 환자의 약사 복약지도 권리와 약화사고 위험 축소를 위해서다. 하지만 여전히 직접 수령 대상자가 비대면진료 후 조제약 택배 수령을 선택하면 의약품을 택배로 집에서 받아 볼 수 있는 상황이 곳곳 발생하고 있다. 의약품 장기처방 기간 제한 역시 90일까지지만, 지침과 상관없이 6개월 등 더 긴 장기처방을 내는 의료기관도 허다하다는 전언이다. 물론 복지부가 오는 8월까지는 비대면진료 계도기간으로 설정해 이 같은 위법이 발생해도 당장 문제 삼을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과연 계도기간이 종료되는 9월 1일부터는 이런 위법이나 편법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을지 여부는 확신하기 어렵다. 보건의료기본법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시범사업인 탓에 합법과 위법 간 줄을 타는 경우 위법으로 처분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데다, 당장 의료현장에서 혼선없이 비대면진료를 실천에 옮길 가이드라인이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서울지역 의원급 의료기관의 한 원장은 "비대면진료는 지금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모두에서 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정부 지침이 모호하다. 의사들이 비대면진료를 자신 있게 시행하기 어려운 데다가, 시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갖가지 환자 불만까지 모두 커버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보건의료계 혼란 속 복지부는 자문단을 꾸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기간에 발생한 문제점을 최대한 해소해 제도화를 위한 입법에 나서겠다는 계획만 반복하고 있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하루 전날인 21일 복지부는 긴급하게 2차 비공개 비대면 진료 자문단 회의를 열고 의료계와 약사회, 플랫폼 업계를 향해 위법 비대면진료 행위에 대한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3개월 계도기간 중이라도 시범사업 지침을 반복해 위반하거나 고의적으로 어긴다면 행정처분에 나서겠다는 게 긴급 자문단 회의에서 복지부가 전달한 일방적인 요구다. 재진, 초진 대상을 구분해 비대면진료를 시행하기 어려운 현장 혼란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은 이날 회의에 담기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계도기간이 종료되는 9월부터도 혼란을 완벽히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의료현장에서 비대면진료로 인해 겪는 애로점이 무엇인지 제대로 의견을 수렴하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지 깊이 고민하는 행정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국회 복지위를 앞두고 긴급 자문단 회의를 소집할 게 아니라, 상시 자문단 회의 시스템을 마련해 실시간으로 문제점을 접수하고 해결하는 환경을 구축해야 하지 않을까.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다. 복지부는 이처럼 졸속행정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 비대면진료에 대해 의료법 개정을 통한 제도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자체가 애시당초 국회를 거쳐야 하는 제도화 입법 과정에서 복지부가 복지위 여야 의원들의 송곳 질의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면서 입법이 필요 없는 우회로를 선택하면서 시행됐다. 이미 복지부는 국회로부터 비대면진료 제도화 정공법을 포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 속 시범사업 강행 카드를 꺼낸 복지부가 현장 혼란에 대한 확실한 해결책 없이 제도화 입법을 채근한다면 국회로서도 입법에 저항 없이 동의할 수 없을 것이다. 비대면진료는 의약분업에 준하는 수준의 보건의약계 패러다임 전환을 촉발할 수 있는 제도다. 복지부는 코로나19 3년 동안 비대면진료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제도화와 입법 준비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이미 여러 차례 받았다. 복지부가 여당과 힘을 합쳐 시범사업 우회로를 선택한 지금, 국민과 의료계, 약사회, 플랫폼 업계 혼란 없는 비대면진료 제도화 방안을 제대로 내놓지 못한다면 윤석열 정부가 누차 약속한 '신속한 비대면진료 의료법 개정'은 불가능하다.2023-06-21 20:36:46이정환 -
[기자의 눈] 우리나라 신약 접근성과 합리적 데이터[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우리나라는 신약 급여율이 낮다. 개선이 필요하다." 공감이 가는 얘기지만 정확한 판단을 위해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얼마 전 다국적제약사를 대표하는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는 '글로벌 신약 접근 보고서(Global Access to New Medicines Report)'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신약 출시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미국 제약연구 및 제조사협회(PhRMA)'가 4월 발간한 보고서로, 한국을 포함한 총 72개 국가를 G20, OECD, 지역별로 세분화해 국가별 신약 출시현황 및 건강보험 급여 실태를 조사했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지난 10년 간 미국·유럽·일본 중 시판허가를 승인받은 총 460개의 신약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신약이 글로벌 최초 출시 후 국내 도입되기까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보다 오랜 기간 소요되며 신약 출시율 및 급여율도 OECD 국가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먼저 KRPIA는 우리나라에서 신약의 비급여 출시율이 5%로 타국가(OECD 평균: 18%) 대비 상당히 저조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급여는 말 그대로 국가 지원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의 출시다. 지금과 같은 고가약 시대에 비급여 출시율의 비교 우위가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물론 비급여로 약을 처방 받을 수 있는 경제적 여유를 갖춘 환자들에게는 의미가 있는 수치지만 단연 소수에 불과하다. 더욱이 비급여 출시를 결정하는 것은 국가가 아닌 개별 제약사라는 점도 인지할 필요가 있다. 급여 관련 수치는 더 흥미롭다. KRPIA의 자료에서 신약의 글로벌 첫 출시 후 한국에서 급여까지 걸리는 기간은 총 46개월이었다. OECD 국가 평균은 45개월로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협회는 일본(17개월), 프랑스(34개월)에 비해 한국은 10개월에서 길게는 2배 이상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급여 신약 비율이 22%로 OECD 국가 평균(29%)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과 일본(48%)과 영국(48%)에 비해 절반에 그친다는 점을 피력했다. 사실 처음 해당 자료를 보자마자 든 생각은 '생각보다 높은데?'였다. 우리나라에서 신약이 등재되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급여율이 OECD 국가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던 탓이다. 실제 자료를 보면 급여 등재 기간은 평균 수치에선 차이가 없었다. 일본과 비교를 했는데,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포지티브리스트가 아닌 신약이 승인되면 자국 임상만 거치면 등재되는 네거티브리스트 제도를 택하고 있다. 또 국민건강보험제도인 우리나라의 특수성과 장점도 고려해야 한다. 급여율도 마찬가지다. 급여율 7% 차이는 나라별 특수성을 고려하면 상당한 격차로 봐야 할 지 의문이다. 다만 한국과 가장 비슷한 제도를 구축하고 있는 영국이 48%라는 점은 눈에 띈다. 우리나라와 같이 수많은 국가의 참조국인 영국임에도 불구, 상당히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시장 크기와 영국 NICE의 영향력의 차이도 작용한다는 생각에, 씁쓸함도 크다. 같은 조건이지만 우리나라에는 '패싱'으로 작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나라 급여제도는 장점도 많지만 분명 개선점도 있다. 현 제도 안에서 향후 신약의 등재는 더욱 어려워 질 것이란 우려도 분명하다. 하지만 데이터의 분석에서 조금 더 의미있는 분류를 통한 지적이 뒷받침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가령, 1개 약물의 등재 자체보다 추가된 적응증의 등재율과 같은 실정을 보여줄 수 있는 세부적인 지표를 보여줬다면 더 강렬한 인지를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았을까.2023-06-21 06:00:00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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