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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갖고 정치해선 안 된다"결국 의약품 재분류가 의·약간 논의의 테이블에 올랐다. 의약분업 이후 11년만이다. 정부는 중앙약심 회의를 통해 의약품 재분류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의대상에는 일반의약품의 의약외품 전환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앙약심 회의가 의·약간 밥그릇 싸움으로 공전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 이유로 중앙약심 회의에 참석하는 위원들이 의사단체와 약사단체가 추천하는 인물들로 구성돼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의협 추천인사들은 의료계 입장인 일반의약품의 의약외품 전환을 내세울 것이고, 반대로 약사회 쪽 인사들은 전문의약품의 일반의약품 전환만을 주장하다보면 결국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의약분업 이후에도 매년 재분류 논의를 하자고 했지만, 의약간 서로 눈치보다 10년간 소득이 없었다는 점에서 전혀 근거없는 얘기는 아니다. 정부는 그러나 동수로 구성된 공익대표가 의·약 간 정치적 문제로 흐르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으로 기대감을 갖고 있다. 다수결 원칙이 적용될 수 있도록 공익대표의 역할을 기대하는 눈치다. 어찌됐든 실적이 나와야한다는 얘기인데, 이 역시 너무 정치적인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 약물은 부작용 우려 등으로 의사가 처방해야 사용할 수 있는 약과 그렇지 않은 약으로 나눈 것이다. 분류의 가장 큰 잣대는 '안전성'이다. 전문약은 의사 것이 아니고, 일반약도 약사 것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지금 분류 논의는 의·약사간 합의를 우선해 안전성 등 과학적인 기준은 무시하는 것 같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위원 구성도 의·약사할 것 없이 약물 부작용 전문가들로 구성된다면 정치적 이유로 이견이 발생할 일도 없을 것이다. 여론만 보고 서둘러서도 안 된다.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과학적인 논의를 충분히 거치고 합의에 나서야 한다. 이번 의약품 재분류가 환자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의·약사, 사용자들이 잊지 않아야 한다.2011-06-09 06:40:10이탁순 -
의대생 성추행 파문 좌시하면 안된다본과 4년을 함께 공부한 동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환자 성추행으로 입건된 의사가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최근 의대 본과 동기 여학생을 집단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자신을 성추행 가해자라고 밝힌 1인에 따르면 피해자와 가해자 3명은 지난달 동아리 MT로 가평을 찾았다. 피해자인 A씨는 게임으로 취한 상태였고, 자다가 배를 긁기 위해 상의를 젖히고 있었다고 한다. 이 모습에 넋을 잃고 5분간 성추행 행위를 지속했다는게 가해자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K대홈페이지에 작성한 해명글을 통해 "술을 먼저 사온 것은 A양이었다. 술을 마시면서 분위기를 살렸다. (가해자) 법적 처벌이 가능하다고 하기 전에 A양이 원인을 제공한 책임도 법적 효력에서 배제할 수 는 없는 문제"라고 밝혔다. 이 같은 해명글은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자 K대생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까지도 가해자 학생을 출교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해지면서 나왔다. 강간이나 성폭행과 같은 중대범죄의 경우에만 출교조치를 할 수 있다는 교칙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건은 법적 판단으로만 치부하기엔 문제가 있다. 성적인 범죄는 물질적, 금전적 피해보다 피해자의 정신적 피해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A양은 4년간 같은과 생활을 하고 있던 동기를 믿고 MT를 갈 수 있었다는 전제가 동반되기 때문이다. A양은 가해자들이 법적 처벌을 받더라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가해자 3명이 평범한 대학생이 아닌 향후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질 미래 의사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더욱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매년 강간범으로 입건되는 의사가 증가하고 있다. 올해 초 감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강간범으로 입건된 의사 수는 2006년 35명, 2007년 40명, 2008년 48명으로 매년 증가했다. 이런 추세에서 미래 의사들이 저지른 동기 여학생 성추행 사건은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선을 넘어버렸다. 술에 취한 의사가 병실에서 환자를 성추행 사건에 이어 동기 여학생을 집단 성추행한 사건까지. 의사들은 전문가로서 일반인보다 더 깊은 윤리의식을 지녀야 한다. 환자든 동기든, 성범죄 사건은 절대 벌어져서는 안되는 일이다. 의사 사회적으로 자정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이며, 의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에서는 그들의 윤리를 일깨워줄 수 있는 교육 시간을 더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2011-06-07 06:40:15이혜경 -
검찰 전담반 조사 앞둔 제약업계검찰의 제약업계에 대한 리베이트 조사가 본 궤도에 오른 것 같다. 사실 검찰의 리베이트 조사는 지난 5월 전담반 구성과 함께 제약업계 최대 이슈 중 하나였다. 그래서인지 업계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그동안 각종 루트를 통해 제보된 사안들에 대한 사전 조사 과정을 거친 검찰은 국내 K제약, 다국적 J제약을 거쳐 2일에는 도매업체인 S약품과 의료기관인 원주 W병원에 대한 방문 조사를 진행했다. S약품과 W병원은 업계를 통해 확인된 내용이며 이외에도 검찰 조사를 받은 업체나 요양기관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로써 지금까지 확인된 사례만 놓고 보면 주요 상위제약사 4곳과 중견사 2곳이 타깃이 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은 깨졌다. 도매업체와 의료기관이 첫 조사 대상이 됐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K제약과 J제약의 경우는 전담반 구성 이전 복지부 의뢰로 진행된 식약청 중수단 조사가 검찰에 이관된 데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S약품과 W병원에 대한 정보를 캐기 위한 정보전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혹시나 우리 회사가 연루될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복지부 합동조사반 표적이었던 도매 및 문전약국도 마찬가지다. 복지부가 조사결과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부족한 경우는 검찰로 이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찰 조사가 본격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 6월은 리베이트 이슈로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말그대로 잔인했던 지난 4월은 리베이트와의 전쟁 전초전이었던 셈이다. 결론적으로 리베이트를 둘러싼 이슈는 검찰과 업계간 진검승부만 남겨 놓게 됐다. 리베이트 관행을 뿌리 뽑으려는 검찰과 사전답사를 통해 리베이트 조사를 경험한 업계의 진검승부가 어떤 결과를 내놓을 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2011-06-03 06:30:20이상훈 -
외자사 제네릭 진출, 현명한 대응을다국적제약사의 제네릭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국내 제약 시장에 제네릭을 판매하고 있는 곳은 노바티스 제네릭 사업부인 산도스가 유일하다. 산도스가 제네릭 판매에 나선지는 벌써 수 년이 지났으나, 올해 들어 출시 품목을 늘리는 등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화이자와 프레지니우스카비가 항암제 제네릭을 발매해 향후 제네릭 시장을 놓고 국내사와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화이자의 제네릭 판매에 대한 영업 방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산도스와 프레지니우스카비는 국내사와 협약을 통해 국내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오지지널이 국내사 영업망을 활용해 국내 시장에 빠른 안착을 하는 전략과 비슷하다. 외형 성장을 위해 국내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판매 대행을 선택하고 있지만, 제네릭조차 이 같은 영업 방식이 일반적이 된다면 국내사들에게는 큰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다. 국내사를 먹여 살리는 제품이 제네릭 제품이기 때문이다. 또 자칫하면 다국적사 제네릭을 갖고 국내사들이 경쟁을 해야 할 처지에 놓일 수 있는 것도 큰 문제다. 이에 따라 다국적사 제네릭 시장 진출에 대해 국내사들은 신중한 대처가 필요하다. 아마도 국내사의 최고의 대안은 다국적제약사들이 제네릭 시장을 넘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국내사가 제네릭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국적제약사가 자랑하는 우수한 제네릭을 뛰어넘는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귀결된다. 다국적제약사들은 제네릭에도 격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름하여 퀄리티 제네릭이다. 이제 국내사들도 생동성 시험에 근거한 제네릭 생산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상당수 의사들은 생동성 시험 자체를 못 믿는다는 통계까지 나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국내사 제네릭도 임상에 근거한 자료 확보가 필요하다. 국내사들은 코 앞만 보고 판매 대행으로 이득을 얻기보다는 좀 더 먼 미래를 위해 국내용이 아닌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제네릭을 만들어야 할 시점이다.2011-06-01 06:30:27최봉영 -
'약은 약사에게' 여기에 정답이 있다지난 28일 토요일. 약사사회에서는 의미 있는 행사 2개가 열렸다. 개국약사가 동료약사들과 함께 복약지도 강의를, 다른 쪽에서는 일반약 슈퍼판매 관련 토론회가 진행됐다. 28일 저녁 6시 30분 강남구 중앙약국의 이준 약사는 '30초 복약지도와 일반약 판매 매뉴얼'을 주제로 약사 눈높이에 맞춘 강의를 진행했다. 같은 날 저녁 8시 대한약사회 4층 강당에서는 '건강한 약사상 재정립을 위한 합동 토론회'가 열렸다. 주제는 일반약 슈퍼판매였다. 주제와 방법론의 차이가 있었을 뿐 모두 약사들의 직능과 역할을 고민하는 자리였다. 일반약 슈퍼판매 찬성론자들의 핵심 아젠다는 국민 불편이다. 반면 약사회를 필두로 반대론자들의 핵심 논리는 안전성이다. 결국 일반약 슈퍼판매를 막기 위한 해법은 국민 불편을 해소하고, 의약품 안전성을 위해 약사가가 약을 관리하고 판매해야 한다는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면 된다. 얼핏 보면 간단한 내용이지만 여기에는 엄청난 이슈들이 숨어있다. 국민 불편 해소를 위해서는 국민들이 아플 때 장소난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약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심야응급약국이나 5부제 운영 등이 논의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의약품은 편의성보다 안전성이 중요하다는 국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는 복약지도가 핵심이다. 일반약 슈퍼판매에 반대한다는 한 국회의원은 "지금도 약국에서는 복약지도 없이 약이 판매되는데 슈퍼에서 취급 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다"며 "일반약을 약사들이 독점하려면 그에 따른 책임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제 약사들이 주인공이다. 약사회를 원망하기에, 정부를 비판하기에도 너무 많이 와 버렸다. 지금도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당번약국 운영 활성화와 철저한 복약지도는 바로 실천할 수 있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이 명제는 아직도 유효하다.2011-05-30 06:40:05강신국 -
감기에 항생제 남용 부추기는 의원들전국 의료기관 감기 항생제 처방률이 공개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0년 하반기 약제급여적정성평가를 토대로 종별, 지역별, 과목별 편차를 비교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통해 결과를 내놨다. 평가결과 의원급의 경우 사업 초기인 2002년 73.57%였던 것이 2010년 들어 8년 새 50%에 근접한 52.69%로 눈에 띄게 줄었지만, 최근 몇 년 새 감소 폭이 둔화됐다는 것이 심평원의 분석이다. 이번 결과에서 지역별, 과목별 또는 지역 과목별로 항생제 처방률을 비교해 보면 그 편차는 두드러졌다. 광주 지역 의원 항생제 처방률이 52.84%였던 반면 전북 지역 의원은 45.34%를 기록해 두 지역 편차가 무려 7.5%p 벌어졌다는 점은 감기 환자의 항생제 처방이 의료기관 의지에 따라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지역-과목 간 교차 분석 결과 경북 지역 외과 의원 항생제 투약이 56.61%였던 반면 전북 지역 외과 의원이 31.85%로 나타났다는 대목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게다가 이번 평가 과정에서 항생제 처방률 100%인 의원도 있었다고 하니, 항생제 처방에 대한 일부 의사들의 무개념이 도를 넘었다고 해도 결코 과하지 않은 듯 하다. 급성상기도감염의 원인은 대부분 바이러스로, 일부 세균감염이 강력히 의심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세계적으로 항생제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약을 많이 먹고자 '용한 병원'을 찾는 국민들과 이에 대해 교정은 커녕 부추기는 의료기관들의 행태에서 '항생제 공화국'이라는 오명의 줄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심평원은 항생제 처방을 부추기는 의료기관들을 대상으로 기획 현지조사와 감산지급방안 등 악성 기관에 대한 패널티를 고려 중이다. 스마트폰용 앱을 만들어 국민에게 공개해 쉽게 각인시킬 수 있는 묘책까지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항생제 처방 감소의 가장 기본은 의료기관 스스로 항생제 남용을 줄이려는 노력에 있을 것이다. 처방을 요구하는 환자들에게 내성 등 부작용에 대해 적극 알리고 계도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2011-05-27 06:40:10김정주 -
숨겨진 거짓청구기관 명단한의원 한번 잘못 찾아갔을 뿐인데...A씨가 사실을 알았다면 황당했을 것이다. 그는 습열두통으로 부산의 D한의원을 2009년 3월 2일 내원해 진료를 받았다. 그런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실적을 보면 다음날인 3월3일부터 12월20일까지 무려 123일을 더 내원한 것으로 돼 있다. A씨의 신상정보를 이용해 123일치 허위 진료기록을 만들어 122만원의 건강보험 급여비를 부당취득한 것이다. 이 한의원은 이런 형식의 거짓청구로 20개월간 무려 2억여원을 불법 착복하다가 등통나 명단공표 대상에 오르는 불명예까지 안게 됐다. 명단공표는 복지부, 건보공단, 심평원, 해당 지자체, 보건소 홈페이지를 통해 6개월간 진행된다. 하지만 공표대상 기관숫자가 너무 적다보니 국민들의 관심을 끌만한 수준이 되지 못한다. 더욱이 관련 홈페이지를 들어가봐도 일부러 공표대상을 찾아 서너단계를 헤매지 않는 이상 내용을 확인조차 할 수 없다. '공표대상에 포함된 대표개설자만 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2008년 3월 28일부터 시행된 거짓청구기관 명단공표제도는 행정처분과 형사처벌에 더해 인격적 형벌을 가함으로써 예방적 효과를 극대화시킨다는 목표로 도입됐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최근 2차 대상기관 명단을 공표했지만 여전히 있으나 마다한 상태에 머물고 있다. 이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홈페이지 내부에 숨겨있는 콘텐츠부터 과감히 초기화면으로 끌어내야 한다. 인터넷 공간을 통해 망신을 주겠다는 정부가 되려 망신당하지 않으려면 말이다.2011-05-25 06:40:10최은택 -
슈퍼판매, 국민 설득이 해답이다일반약 약국외 판매 대안으로 제시될 대국민 의약품 구매 불편 해소 방안 발표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약사 사회에서는 여전히 대국민 의약품 구매 불편 해소 방안에 대한 입장을 하나로모으지 못한 채 내부 갈등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약사 사회에서는 실체도 없는 국민 불편이라는 논리에 무작정 끌려갈 바에는 차라리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통해 난국을 돌파하자는 의견까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약사 동호회인 약사들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이 전국 보건소를 상대로 의약품 구매 불편 민원을 취합한 결과에서도 의약품 구매 불편 관련 민원은 1년에 고작 36건에 지나지 않았다. 대한약사회가 지난해 실시한 심야응급약국 시범사업에서도 심야시간대 약국 방문객은 일평균 20명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숙취해소제 등을 요구하는 고객을 제외하면 실제 상비약이 필요한 환자의 수는 더욱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ㅡ 그러나 문제는 정부가 이 같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일반약 약국외 판매 논란이 불거졌느냐는 것이다. 이미 정부도 심야시간대 의약품 구매 불편이 실제 국민들에게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을 지도 모른다. 국민 불편은 일반약 약국외 판매를 위한 명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이번 일반약 약국외 판매 논란이 논리적으로 정부를 설득하는 것으로 끝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말해준다. 논리적인 대결이 아니라면 방법은 국민 불편을 명분으로 일반약 약국외 판매를 추진하려는 정부 의지를 꺾을 수 있는 약사들의 힘을 보여주는 것 뿐이다. 그리고 그 힘은 약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정부를 성토하는 것이 아니라 약사 개개인이 국민들에게 약사들의 전문성을 각인시키기 위한 노력하는 모습과 희생을 통해 모아질 것이다. 국민들의 안전한 의약품 투약을 위해 노력하는 약사들의 모습이 전해져 국민들이 약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비로소 정부를 상대할 수 있는 힘이 모아진다는 것이다. 실체도 없는 국민 불편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뒤집기 위해 약사들이 대정부 투쟁이 아닌 국민 불편 해소 방안을 내놓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록 실체가 없다고 하더라도 국민 불편이 발생한다면 약사들은 언제든지 희생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 이만큼 국민들을 위해 약사들이 희생하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약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비로소 정부도 실체없는 국민 불편이라는 명분을 내려놓을 것이기 때문이다.2011-05-23 15:10:24박동준 -
오프라벨 심사 실효성 높여야식약청이 심평원에서 요청한 오프라벨(허가초과 사용 의약품)의 안전성·유효성 심사를 처음으로 마무리했다는 소식이다. 이 가운데 심평원은 비급여(전액 환자부담) 사용을 인정했지만 식약청이 불승인한 사례도 1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식약청의 심사가 실효성을 담보한다고 볼 수는 없다. 심사결과가 늦게 통보되는 탓이다. 식약청의 불승인 판정 시점은 심평원의 승락으로 이미 해당 병원에서 오프라벨 의약품을 환자에게 사용하고 난 이후다. 현행 법령에서도 식약청 심사결과와 상관없이 비급여 사용 승인은 심평원이 내리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식약청이 "그 약을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해도 이는 대답없는 메아리일 뿐이다. 이미 사용됐기 때문이다.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대부분 오프라벨이 위급한 상황에서 사용이 이뤄지기 때문에 식약청의 답변을 기다리기에는 환자의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결국 식약청이 빨리 심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법 밖에 없다. 병원의 오프라벨 신청이 심평원과 식약청에 동시에 이뤄지는 방법도 그 하나다. 이는 두 기관이 긴밀한 업무공조로 이뤄낼 수 있다고 본다. 또 하나는 심사경험을 더 많이 축적하는 일이다. 즉 의사의 사용경험보다 식약청이 더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심평원의 요청에 의한 심사경험을 하나하나 쌓는 일도 도움이 되겠지만, 병원의 요청이 없더라도 미리 선제적으로 연구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만하다. 따라서 최근 식약청이 예산을 들여 오프라벨 의약품의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연구를 외부에 맡기기로 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 모든걸 떠나 식약청의 인력과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은 이제는 말해도 입만 아프다. 오프라벨 의약품을 검증하는 작업은 결코 의사를 못 믿어서가 아닐 터다. 부족한 증거를 과학적으로 찾아보자는 취지가 더 크다. 검증을 통해 안전이 우려된다면 사용하지 않는 게 마땅하다. 경험을 따지기 전에 환자가 먼저라는 생각은 오프라벨에서도 유효하다.2011-05-18 06:40:20이탁순 -
끝이 안보이는 양·한방 대립2007년 8월 서울고등법원 판결이후 5년이상 끌어온 일명 'IMS(중재적근육신경자극술)' 소송이 13일 대법원의 판결로 일단락됐다. 2004년 강원도 태백시 엄모 씨가 실시한 IMS 시술 행위 방법이 침술행위의 자침방법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엄 씨의 행위는 한방의료행위라는게 대법원의 판결이다. 하지만 양·한방간 해묵은 갈등거리였던 1회용 바늘을 이용해 심부근육을 자극하는 IMS 시술행위가 의료행위인가 한방의료행위인가에 대한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엄 씨의 행위는 침술 행위로 해석될 수 있지만 IMS 행위가 한방 의료행위인 침술행위에 해당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것이다. 2심에서 엄 씨가 승소했기 때문에 이번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의료계는 한껏 자신감을 보였다. 한의계가 노태우 전 대통령 폐속의 침 사건을 침구사들의 불법의료행위라며 여론화시키는 모습이 IMS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긴장했기 때문이었다는 말이 새어나오기도 했다. 때문인지 이번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의료계는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잠재울 수 있는 기회"라고 반색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결국 양·한방은 2004년부터 법원으로 부터 '듣고 싶은 말'은 듣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아이러니한 것은 "사정만을 들어 IMS 행위가 한방 의료행위인 침술행위에 해당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심에서 심리를 열 것"을 주문한 대법원 판결문을 두고 의협과 한의협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리면서 "환영한다"는 입장을 펼쳤다는 것이다. 한의협은 한의사의 고유 의료행위인 침술을 IMS라는 미명 아래 양방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기회를 노리고 있던 일부 양의사들에게 경종을 울렸다면서 대법원의 판결을 반겼다. 의협은 IMS와 침술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지은 판결이라며 적극 환영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결국 서울고등법원 판결 이전까지 IMS를 둘러싼 양·한방 대립 2라운드가 시작되는 것이다. 한나라당 안홍준 의원은 지난 13일 열린 병협 정기총회 석상에서 의사와 약사간 직역갈등을 이야기하면서 "보건 의료 전문가끼리 서로 인정하고 협력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반약 슈퍼판매 뿐 아니라 IMS 또한 각 직역간 이해관계로 인해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같은 판결문을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대립하기보다, 객관적인 판단으로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을 찾아야할 때가 아닐까.2011-05-16 06:40:00이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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